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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책 어때요 300자서평/ 성인숭배 外

    *성인숭배 성인숭배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였다.이것은 삼위일체에 관한 해석을 둘러싸고 교회가 동서로 나뉜 것이나 중세에 연옥이 탄생한 것,훗날 기독교가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로 분열된 것만큼이나 극적인사건이었다.그러나 이 거대한 종교적 사건은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이 책은 성인숭배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교회사와 사회경제사 그리고 상징형성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여준다.프린스턴대 교수인 저자는,성인숭배를민중의 미신과 교회의 권력의지에 의해 탄생된 것으로 보는 도식적인 이분모델을 비판한다.1만 6000원. *중국민족의 창세신이야기 중국은 57종의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로 각 민족마다 고유한 신화를갖고 있다.여기에 이민족의 각종 신화가 유입돼 발전한,다양한 고사까지 감안하면 중국민족의 신화는 실로 방대하다.이중 우주 삼라만상과 문화현상에관한 과학적인 해석이 담긴 창세신화는 고대인의 원시사유를 그대로 반영하는,신화의 핵심이다.깨지지 않은 알과 같은 혼돈상태를 분리해 하늘과 땅을나눈 거인 반고,오색돌로 하늘을 보수하고 진흙으로 인간을 빚은 여와,인류의 시조가 된 복희 등 중국인의 창세신 이야기를 민족과 고사별로 엮었다.1만 5000원. *줄리아니-위기를 경영한다 1993년 107대 뉴욕시장이 된 줄리아니는 시장 재임 8년동안 ‘범죄천국’뉴욕의 범죄를 3분의2나 줄이고,69만여명의 시민을 생활보호대상에서 벗어나게 했다.이 책은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보여준 리더십의 원칙들과 함께 그의 개인사도 소개한다.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복싱을 배우며 상대와 맞설 때에는 무엇보다 침착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일,어머니로부터 배워 몸에 밴 독서습관으로 전문가 의견에만 의존하지 않게 된 일,전립선암과 싸우며 적기에 결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 등을 적었다.1만 5000원. *영혼의 도시 라싸로 가는 길 프랑스의 여성 문화인류학자인 저자가 1927년 발표한 티베트 여행기.20세기 초반,금단의 땅이던 티베트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 여행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서양인 최초로 티베트 수도 라싸에 이른 저자는 라마승 용덴과 둘이서시골 노파행세를 하며 3000㎞나 걸어서 여행했다.중국 윈난(雲南)에서 출발해 라싸에 이르는 여정과,라싸에서 영국 통상부가 있던 갼체로 향하는 모험을 그렸다.티베트 문화에 배어 있는 신비하고 미신적인 풍토를 비판적으로해석한 저자와,티베트 사원에서 교육받은 용덴의 시각차도 비교해 볼 수 있다.1만 8000원.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케임브리지 이슬람사 8000이슬람은 13억명의 신도를 가진 세계 최대 종교 가운데 하나지만 가장 많이 왜곡돼 알려진 종교이기도 하다.힌두교가 뉴에이지운동 등을 통해 은밀히세계의 저변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이슬람교는 가시적이고 전투족인 선교를통해 영향력을 확대한다.이슬람 문명과 한민족이 얼마나 가까운 관계였는가를 입증해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려시대 개성 주변에 무슬림끼리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으며,소주를 ‘아락주’라고 부른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슬람의 다양한 종교적·문화적 스펙트럼을 통해 이슬람의 진면목을 보게 한다.2만 원. *경도(經度)와 태도 뉴욕 타임스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9·11테러 이후의 세계를입체적으로 조명한 글모음.유태계 미국인인 그는 미국과 이슬람이 함께 번영하는 윈·윈게임을 만들어내고자 고민한다.오늘날 세계질서를 이해하려면 초강대국과 초강대시장뿐만 아니라 초강대개인(super-empowered individuals)의 존재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그의 ‘현명한 이기주의’는 배타적 애국심을 강요하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인 ‘갱의 논리’와 구분된다.미국 일급 지식인들의 미국관을 가늠케 해주는 책이다.1만 7000원.
  • 손길승회장 한·중·일 원탁회의 강연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은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6회 한·중·일원탁회의에 참석,‘세계질서 재편과 한·중·일 협력체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손회장은 “세계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북미와 유럽에 이은 강력한 경제공동체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역사,문화적 동질성과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갖춘 한·중·일 3국이 보다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열린세상] 요즘의 미국, 요즘의 북한

    미국 특사가 북한을 방문한다.북·일 관계에 이어 북·미관계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하지만 미국은 포용보다는 강경 기조에서 북한의 태도를 타진하는 데 무게를 두는 듯하다. 어쨌든 요즘의 미국,요즘의 북한은 사뭇 역설적 느낌을 준다.미국은 세계최강국이자 유연성과 개방성을 자랑으로 삼는 나라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의 하나이고 ‘벼랑 끝 외교’와 완고함으로 버텨온 나라다.한데 최근 이 두 나라의 움직임은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다. 부시의 미국은 9·11테러 이후 반테러전선을 중심으로 신세계질서를 능동적으로 구축하는 전략에 몰입해 왔다.이 전략은 9·11테러로 인한 세계적인 연민과 분노,그리고 테러를 없애자는 선의(good will)를 바탕으로 아프칸 전쟁에서 유례 없는 세계 동맹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미국의 헤게모니를 보장하는 이런 동맹 체제를 지속하려면 ‘공공의 적’이 계속 있어야 하는 바,부시 정부는 이라크를 바로 지목했다. 하지만 후세인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미국의 기획은 차질을빚고 있다.우선 주요 국가들의 협조가 원활치 않다.중국과 러시아는 일찍부터 등을 돌렸고,슈뢰더의 독일이 뒤를 이었다.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아셈 회의에서 “전쟁에 대한 분별력과 책임을 중시하는 지성적 태도”를 강조하면서 전쟁불가피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미국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고이즈미 총리조차 대 이라크 전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영국과 이탈리아가 미국 편에 있으나,국제 사회의 동의 없이 전쟁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국제 정치에서 ‘역고립’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전쟁에 관한 한 단결하는 전통을 가진 미국 내에서도 부시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민주당 대슐 상원 원내총무는 “부시가 선거를 겨냥해 전쟁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고,앨 고어 전 부통령은 9·11테러 이후 조성된 세계 사회의 우호적 연대의식을 적대감과 우려감으로 변질시켰다고 일침을 가했다. 미국 경제의 불안으로 미국 언론의 논조도 점점 전쟁 회의론으로 바뀌고 있다.부시의 리더십이 독단주의에 빠져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음에 대한 안팎의 비판으로 부시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에 비해 요즘 북한은 전례 없이 유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중국 및 러시아와 결속력을 과시한 뒤 일본과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열어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고이즈미와 한국 정부를 매개로 미국이 대북 대화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하는 노련한 ‘외곽 전술’도 병행했다.아시안게임에도 참여하여 남북관계의 진전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했다.무엇보다 큰 사건은 신의주를 북한 체제와는 완전히 다른 자본주의 특구로 만드는 조치이다.중국마저 놀라고 있는 이 조치는 개방 개혁을 향한 북한 내부의 이견이 해소되었음을 알리는 징후이자,이제부터 북한의 변화가 언제든지 제스처로 끝날 수 있는 정치 전술적인 변화가 아니라 한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알린다. 이 시점에서 미국 특사의 북한 방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악의 축’ 인식을 바꾸지 않고,북한이 무기 사찰과 관련한 선물 보따리를 냉큼 주지 않는 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하지만 북한의 변화 의지가 확인된다면 미국으로서도 강경 입장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이다.한반도에서 ‘군사 논리’가 ‘외교 논리’로 전환하는 계기가 과연 마련될 것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장 경직된 나라가 유연하게 행동하고 가장 유연한 나라가 경직되게 행동하는 역설적 상황을 보면서 이런 변화의 시기야말로 지혜로운 리더십이 국가 이익에 참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마키아벨리의 말처럼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여우의 간지와 사자의 결단력을 함께 구사할 수 있는 지도력이 요구되는 것이다.요즘의 미국,요즘의 북한을 바라보며 문득 우리의 대권주자들은 과연 역동적인 국제 정세를 주도할 안목과 능력을 준비해왔는지 묻고 싶어진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 사회학
  • 책/ 승자학 - 우향우 보수파의 ‘나쁜 교과서’

    “오늘날 세계라는 것은 ‘현대’도 아니며 나아가 ‘탈현대’도 아니다.오직 고대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 테러집단이 첨단무기를 손쉽게 장악할 수 있는 지금,기독교식 성선설적 외교정책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탈냉전 제국들의 붕괴와 그것이 초래한 무질서는 우방의 해체를 촉발했고 새로운 피의 동맹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그 결과 새로운 전사계급을 탄생시켰는데,그들은 어느때보다 잔인할 뿐만 아니라한층 더 잘 무장하고 있다.전사들을 무찌르는 데 필요한 것은 대응속도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법률이 아니다.그것이 바로 미국이 추진하는 세계질서 구도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 베스트셀러 ‘발칸의 유령들’의 저자이자 토론사회자인 카플란의 ‘승자학’(원제 Warrior Politics)은 한마디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지배의 정당함을 역설하는 책이다.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지가 “카플란의 저서는 미 우파의 필독서”라 평했듯이 그의 시각은 이미 화석이 돼 오른쪽으로 굳어 있다.때문에 이 책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견고한 보수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한 ‘참고용’으로 읽힐 뿐이다. 미국에서는 지금 ‘럼즈펠드 웨이’라는 이름의 리더십 학습바람이 불고 있다.여기서 럼즈펠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미국이 지목한 테러국가들을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미 국방장관을 일컫는다.뉴욕타임스 지가 적절히 지적한 대로 그는 ‘근육질의 매니저’다.힘에 의한 평화를 주장하고 동서냉전이 끝난 뒤에는 미국인들의 안보불감증을 끊임없이 지적해온 매파다.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상대를 무자비하게 짓밟아 놓기도 하는 ‘카우보이 잭슨주의자’부시를 비롯한 미국의 강경그룹에게는 더없이 구미에 맞는 책이다. 저자는 냉전이 끝나고 새로운 국제질서가 필요한 지금,미국이 세계의 ‘리바이어던’노릇을 하고 다른 나라들은 느슨한 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는 그 전례를 서기전 3000년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도시국가들,서기전 321년 찬드라굽타 마우리아가 인도 동북부에 건설한 제국,로마제국의 통치방식,그리고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초·연·제·한·위·조 사이의 합종연횡에서 찾는다. 세계질서에 관한 저자의 인식은 매우 현실적이고 비관적이다.그는 자기희생을 내건 기독교 윤리는 위선인 만큼 군주는 자기보존 본성을 추구하는 이교도의 윤리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 마키아벨리,인간의 본성을 비관적으로 본 홉스,인구 증가가 비극을 초래한다고 여긴 맬서스를 오늘날의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열쇠로 본다.나아가 민주적 가치를 적용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비록 비민주적일지라도 질서유지에 가치 있는 이념,즉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런 관점에서 볼 때 공산주의를 용인해 평화를 지키려 한 카터보다는 공산주의에 대해 강경책을 취한 레이건이 더 현실적이며,테러를 묵인한 클린턴보다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부시가 훨씬 도덕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지배 전략의 본질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 책은 문자 그대로 살기등등한 ‘전사정치학’이다.힘이 곧잘 정의로 둔갑해버리는 국제사회의 현실을 읽게 하는 ‘나쁜’교과서다.무엇이 과연 도덕이고 미덕인가.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씨줄날줄] 스위스

    얼마전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은 나라의 하나로 스위스를 꼽았다고 한다.만년설의 알프스가 동화처럼 솟아있고,라인·도나우·론강이 출발하는 그림같은 나라.‘소녀 하이디’가 생각나고,괴테의 ‘동경의여행’,실러의 희곡 ‘윌리엄 텔’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스위스는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초극한 영세중립의,평화국으로 더 깊게 각인돼 있다.국제적십자사 본부,국제노동기구,세계보건기구,국제통신연합 등이 이 나라에 있는 것도 평화와 중립의 상징성 때문이다.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다다이즘 선언’이 이곳에서 이뤄진것도,당시 유럽 예술가들이 꿈꿨던 반전·반전통·반질서란 이상의 추구와 무관치 않다.‘다다’는 현기증 나는 폭력(전쟁)과 세계질서를 거부한 즉흥과 무질서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의 표현이었다. 스위스가 10일 유엔의 190번째 회원국이 됐다.국제정치의 ‘영원한’국외자의 자리를 떨치고 스스로 새로운 자리매김에 나섰다는 게 인상적이다.스위스의 독립과 중립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고대 로마시대부터 주변국 지배를 받았던 스위스는 신성로마제국 땐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다 1648년 독립을 쟁취했고,1815년 빈 회의에서 영세중립국을 인정받았다.당시 유럽 열강의 이해와 맞아떨어진 완충국으로의 재탄생이었다.유럽의 대부분 국가가 참여한 1세계대전 때 스위스는 어느 진영에도 참여하지 않고 무사했다.2차대전 때도 오스트리아 등 주변 모든 국가들이 포연에 휩싸였지만 온전했다.철저한 자기방어 의지와 무장이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스위스는 한 평론가의 지적처럼 마침내 껍데기를 벗고 세계 무대에 등장했다.주요 표결 등에서 중립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며 자신들의 입지를 어떻게 넓혀 갈지 주목된다.스위스 정부 관계자는 중립국의 위치를 일탈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도적 지원,환경,빈곤감소,인권,국제법,무역 등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평화중재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유엔과 중립국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시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세계인들이 지켜보고 있다. 최태환 논설위원 yunjae@
  • [사설] 재개되는 한·미 대규모훈련

    한국과 미국이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연합전시증원연습(RSOI)과 독수리연습(Foal Eagle)을 통합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지난 1994년 이후 중단된 팀스피릿 훈련과 유사한 훈련이다.팀스피릿보다 인력동원 등 규모는 작으나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지상군 병력과 항공모함이 참가하며 한·미 연합군의 군단이 투입되는 대규모 상륙작전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8년만에 재개되는 한·미 대규모 훈련은 한반도 안정과 한·미 군사동맹 강화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동북아에서의 자국 영향력을 강화하고 북한을 ‘힘의 외교’로 압박하려는 미국의 의도도 숨길수 없다는 점에서 그 파장을 유념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이동맹국인 미국과 합동 동원태세를 점검하는 것은 당연하고,또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국제적으로 테러전쟁이 진행중이고,국내에서는 월드컵과 지방선거 및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다.안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일부 보수층의 불만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반면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진전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북한은 과거 팀스피릿 훈련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며 주한미군 철수 및 남북대화 거부 명분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서 남북한 모두가 유연성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튼튼한 안보와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남북간평화공존과 평화교류를 실천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언급한 것으로 보여진다.안보를 튼튼히 하면서북한도 자극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다. 결국 남북한과 미국이 역지사지 차원에서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 외에는 그 답이 없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이 동북아의 기존 질서를깨고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해야한다.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에 있어 과거 클린턴행정부와는 생각을 달리하고 있으며,남한도 햇볕정책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새로운 국제질서를외면할 수는 없다.북한도 세계질서와 한반도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이제 ‘벼랑끝 전술’은 통하지않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남북 국방장관 회담 등 대화에 나설 것을촉구한다.군사이동이나 훈련에 대해 핫라인을 통해 사전통보하고 나아가 군사훈련 참관을 제도화한다면 군사적 신뢰도 늘어날 것이다.북한 당국은 군사훈련 통보의 수령을 거부하는 등 강경대응으로만 일관할 것이 아니라 국제현실을직시하고 유연성있는 자세를 갖기 바란다.
  • [데스크 칼럼] 北·美 갈등과 햇볕정책

    현 정부가 추진해온 대북 햇볕정책이 위기인 것처럼 들린다.9·11 뉴욕 테러참사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거치면서 한·미관계가 예전같지 않고,햇볕정책에 대한 이견도노출되고 있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북한·이라크·이란에 대한 ‘악의 축’ 발언과 이를 구체화하는 미 고위관리들의 강경 대북메시지가 연일 빛을 발하고 있는 터다.테러전쟁 이후 세계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려는 미국의 글로벌 전략으로 볼 때 미국의 대북기조는 강성을 띨 수밖에 없다.북한이 보유하고 있거나,개발중인 대량살상무기가 수출과정에서 테러조직들에 넘겨져 테러무기화하는 것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세계전략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어떤 그림인지 지금 단계에서 정확히 알 수는 없다.세계 유일의 대국을 꿈꾸는 것인지,아니면 수백년 동안 세계 중심에 서온 서(西)로마제국을 지향하는 것인지….분명한 것은단일 초강대국인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구축으로 이해된다.즉 힘이 좌우하는 국제정치의 게임과 룰이 바뀌고 있는것이다.테러전쟁 이전의 시각으로 미국을 바라보거나 국제질서를 생각해서는 안된다.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프랑스외무장관이 7일 우방인 미국의 신외교방식에 대해 ‘일방적’이라고 직접 비난한 것도 미국의 독주에 대한 우려와반감의 표시다. 짐작컨대,미 국무부 한국담당 부서에서도 한국관련 보고서를 올리고 있을 것이다.고위층들의 잇단 대북 강경발언은 한국정부가 추진해온 햇볕정책을 약화시키고,한국내의갈등을 부추기고,반미감정을 확산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내용일 것으로 추측된다.미국통인 외교관들도 실무차원에서는 우리의 햇볕정책과 평화공존 노력을 이해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그러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하는 백악관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클린턴 정부와의 차별성과 부시 대통령의 인기 및 중간선거 승리 등을 감안할 때 한반도 문제는 세계전략의 종속변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울화 치미는 일이다.그러나 국제사회는 과거 제국주의 시대와는 판이하지만,여전히 힘이 지배하는 냉엄한 질서와 체계속에서 움직인다.미국과 동맹관계인,그리고 강국이 아닌 우리로서는 한·미공조관계와 햇볕정책의 수위 및 접근 방식을 새로 조율할수밖에 없는 처지다.부시 정부는 이미 전 클린턴 정부 때우리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만든 ‘페리 프로세스(Perry Process)’를 사실상 폐기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방문을이끌어 내고자 했던 페리 보고서는 제출된 뒤 1년4개월이나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북한의 미온적 태도로 역사의 뒷전에 물러서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선택은 무엇일까.그것은 햇볕정책의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1994년 대북 봉쇄정책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CNN이 서울 모호텔 7층 전체를 세내는 전쟁위협은 최소한 막아야 한다.한반도에 다시 긴장이조성되고,전쟁의 공포가 되살아나는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의 세계전략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고격한 울분을 토로하는 것은 ‘중간국가’로서 실리추구 외교가 아니다.오는 20일 한·미 양자차원에서 햇볕정책의기본이 지켜지도록 조용히준비할 일이다. 양승현 정치팀장
  • [2002 지구촌 이슈] (2)순풍타는 유럽통합의 길

    ◆통화이어 정치·안보통합 잰걸음. 지난 1일 유로화 통용으로 관념적 차원에 머물던 유럽통합이 현실의 일이 됐다.물가 상승,현금 도난 등 소규모 혼란은 있었지만 유로랜드(유로화를 쓰는 12개국)는 안정적으로 경제·사회적 통합의 길에 들어섰다. 이번 성공은 유럽인 모두에게 ‘유럽합중국’을 생각할 기회를 줬다.유로화는 통화수단이지만 ‘하나의 유럽’을 향한 정치적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제 유럽은 다음 단계로 정치·안보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벨기에 라켄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는 정치적 결정기구인 헌법회의의 창설에 합의했다.2003년까지 신속대응군 6만명을 창설하는 것 외에도 EU는 독자적 정보능력을 가진 정보기구도 만든다.미국의 안보 우산에서 벗어나 유럽 스스로가 방위능력을 갖겠다는 의지다.냉전 붕괴의결과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방위군의역할분담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나토는 EU보다 먼저 동진(東進)을 시작했다.지난 99년 폴란드 체코 헝가리등 3개국이 나토에 가입했다.세계질서에 있어 미국과 EU의 주도권 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EU도 통합 범위를 동구권으로 넓혀가고 있다.2004년 10개국이 EU에 가입한다.구 소련연방이었던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개국도 포함돼있다.두차례나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유럽대륙이 진정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유럽통합은 강력한 블록경제의 등장을 의미한다.이미 유로랜드는 지난해 세계 수출에서 17.7%를 차지,미국(14.7%)을능가했다.EU회원국이 확대되면 유로랜드 인구는 5억명이 된다.단일통화 사용으로 유로랜드 경제의 성장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물론 통합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다.EU에 가입한 영국 스웨덴 덴마크는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았다.유로랜드 12개국은고용진작과 경기부양을 위해 쓸 수 있는 통화주권을 유럽중앙은행(ECB)에 양보한 셈이다.그러나 국가별로 다른 경제상황에 맞춰 27인의 ECB 집행이사회가 발빠른 대응을 하기는어렵다. EU의 동진에 대한 회원국간 의견도 다르다.일단 EU는 동유럽의 값싼 노동력 유입을 막기 위해신규 회원국의 서유럽진출을 7년간 유예시켰다.EU에서 농업보조금을 받고 있는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은 폴란드의 가입으로 보조금이 깎일까 걱정이다.나라별로 다른 세율도 걸림돌이다. EU집행위와 각 국가간 권력 분할 논란도 남아있다.EU에서목소리가 큰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유럽통합이라는 대의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에서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인의 통합의지.지난해 덴마크 국민들은 유로가입,아일랜드 국민들은 EU확대안을 부결시켰다.이번 유로화 도입은 유럽통합의 가능성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그래서 유로화 도입은 실패해서는안되는 정치·경제실험이었다.유럽통합의 가시화로 아메리카대륙을 포함,아시아권에도 유사한 통합의 움직임이 이어질것이다.지구촌을 가르는 큰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임영숙 칼럼] 희망의 씨앗

    새해 첫 날 매봉산에 올랐다.전국 각지,아니 서울에만도여러 곳에 매봉산이란 이름의 산이 있는 것을 보면 매봉산은 평범한 산이다.그러나 서울 남산 자락인 우리 마을 앞산 매봉산은 참 아름다운 산이다. 산에서 새해 첫 해돋이를 보겠다는 욕심도 없이 아침을먹고 느긋하게,등산이라기보다 산책하는 마음으로 오르는산길은 상쾌했다.평소엔 많은 사람들이 아침 산책을 나오는 곳인데,유명한 해돋이 명소로 발길을 돌린 탓인가 오히려 새해 첫날 매봉산은 한적했다.밤새 내린 눈으로 겨울나무 가지마다 하얗게 핀 눈꽃이 맑은 햇살에 반사돼 눈부셨고 키 작은 철쭉 잎에 내려앉은 눈송이들은 목화꽃처럼탐스러웠다. 산 정상의 팔각정에 올라서니 남쪽 처마에 고드름이 달렸다.처마의 고드름은 어린 시절 정월 풍경의 하나였다.푸근한 마음으로 팔각정을 한바퀴 돈다.이 팔각정에 서면 마치 서울의 중심에 선 듯한 느낌이 항상 든다.남쪽으로는 관악산과 우면산,구룡산,대모산 연봉이 병풍처럼 둘러싼 강남의 빌딩 숲이 보이고 발 아래엔 한강이 유유히 흐르며북쪽으로는 북한산,도봉산,수락산 연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차가운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며 어느해인가 설악산과 동해에서 맞았던 새해를 떠올린다.그때처럼 멀리 떠나지 않고도 맛보는 이 여유와 조용함을 올 한해 계속 간직하고싶다. 팔각정에서 내려와 올라왔던 길과는 다른 길로 산을 내려가는데 저쪽에서 누군가 나를 보며 웃는다.아는 사람인가하고 보니 아니다.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삽으로 땅을 고르고 있었다.밭 한 뙈기 정도의 땅을 삽으로 파 엎고 돌멩이와 나무뿌리를 골라내고 수평을 고르는 중이었다.눈 속에서 뒤엎어진 땅의 속살이 부드럽게 눈을 찌르고 흙냄새가 싱그럽게 코에 와닿는다. 새해 첫날 한껏 열린 마음이 낯선 사내에게도 스스럼 없이 말을 건네게 한다.“무얼 하세요.” “오는 2∼3월에꽃을 심으려고 화단을 만드는 중이오.” 그는 산기슭 땅을 미리 고르게 해놓아야 봄에 꽃을 심기 좋다면서 이곳 저곳을 가리키며 자신이 속한 동호회에서 심은 나무들이라고 말한다.주목이나 영산홍 같은,야산에서는 보기 힘든 정원수들을 이 산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그러고 보니 이 사내처럼 나무를 심고 산을 가꾼 사람들 덕택이었던 것이다. 올 한해도 지난해처럼 어지러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2년을 ‘전쟁의 해’로선언하고 지난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여온전쟁을 확전할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미국 주도의 새로운세계질서 재편과 함께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으로 치솟은 부시 대통령의 인기를 오는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까지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니 올 한해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없을 듯싶다. 나라 안 상황도 복잡하다.6월에 지방자치 선거,8월에 국회의원 재·보선,12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5∼6월에월드컵 축구대회를,9∼10월에 아시안게임을 개최해야 한다.특히 선거 과정에서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풀린 돈과 정치가 모처럼 회생기미의 경제 발목을잡아 민생이 더욱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없지 않다. 그러나 새해 첫날,봄날의 꽃을 위해땅을 고르는 사람은내게 희망을 안겨주었다.그가 장 지오노의 아름다운 소설‘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닐지라도 우리 사회엔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희망의 씨앗을심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그렇다. 〈…세상은/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그러나 세상은 살만한 곳.//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것을 생각한다./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한해가 가고/또 올지라도//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을지로 입구에서 무교동으로 꺾어지는 길 모퉁이에 세워진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 시비를 아침 출근길에 다시 읽는다. 임영숙 /대한매일공공정책연구소장 ysi@
  • 신년 사설/ 국가 進運 지도력 선택에 달렸다

    역사는 새로운 시대 정신에 의해 발전한다.한 국가의 진운(進運)은 그 시대 정신에 투철한 국민의 선택에 따라 크게좌우된다.우리는 바로 그 선택을 제대로 해야 하는 2002년·임오년의 새해 첫날 아침을 맞게 된 것이다. 지금 21세기를 개척하는 한국의 시대 정신은 화합과 선택과 경제발전일 것이다.그 어느 때보다 남북간·지역간·계층간의 화합이 요구되고 있고,미래의 발전을 위해 국가 지도력을 선택해야 하며,이런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세계는 냉전체제가 종식되고 이념 대결이 완화되어 왔으나작년 9·11테러 사건을 계기로 세계질서는 ‘반테러연대 대(對) 테러지원국’의 구도로 급작스럽게 전환되고 있다.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새로운 국제질서 재편은 미국의독주를 견제해 오던 러시아와 중국이 반테러연대에 참여하는가 하면 일본은 ‘테러와의 전쟁’에 편승하여 군사대국으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중이다.한반도를 둘러싼 일본과중국의 경쟁적 세력 대립 구도는 동북아 정세에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변수로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올해 두 차례의 중요한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는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국가최고지도자를 뽑는 12월의 제16대대통령선거이고, 다른 하나는 이에 앞서 6월에 실시하는 시·도지사 등을 뽑는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선거다.이와 함께 60억 세계인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 대회와 부산 아시안 게임도 성공적으로 치러내지않으면 안된다. 이번 대선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적 도약을 이끌 수있는, 그리고 비전이 있고 사회 통합을 꾀할 수 있는 지도력을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금년 한해는 양대선거를 앞두고 연초부터 각급 선거후보 선출을 위한 각 정당의 경선 절차로 조기에 선거 열기가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선거 열풍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거나 과도한 대권경쟁이 경제를 멍들게 해서는 안된다.또 정치권이 극한 대립을 벌여 국정을 마비시키거나 힘으로 상대방을 밀어붙여서도 안될 것이다.각 정당과 정파는 비전과 정책 대결로국민들의 올바른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다가오는 대선은 우리 헌정사에 있어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3김 시대’이후의 새로운 정치문화를 구축하는의미도 크다.정당정치 측면에서는 ‘1인 지배 체제’의 정당구조를 탈피하고,공직후보 선출 과정에서의 국민 참여 등우리 정치사에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획기적인 정치실험이 시도되고 있다.한국의 정당정치가 선진 민주주의 대의(代議)정치로 한 단계 발전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는 경기침체를 벗어나고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느냐가 될 것이다.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의 본격적인 관세 인하와 유럽연합(EU)의단일 통화인 유로화의 통용,그리고 엔화의 약세 등 국제 여건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서도 우리가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세계 시장에서 생존하기가 힘들 것이다. 경기회복의 불씨를살리면서도 건설 등 일부 내수 업종의 과열을 경계해 경제거품이 다시 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임기 5년의 사실상 마지막 해다.그런 만큼빈부 격차의 해소와 복지 정책의 보완 등 현 정부가 역점을두어 추진해온 중산층·서민층 생활안정 시책을 집중적으로보강해야 할 것이다. 6·15공동선언 2주년이 되는 올해도 남북관계는 정치 상황과 주변 정세에 비추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어려울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관계도 교착상태에 있고, 북·일관계는 최근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 격침사건’으로 더욱 나빠지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정책은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한반도가 세계 위기의 중심지로 부각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각종 갈등 현상이 증폭되면서 사회적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국가 정책의 결정 과정은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밟아야한다.건강보험,교원정년 문제 등에서 이를 절감해 왔다.지난해에는 국가인권위가 출범하고 의문사진상규명위,민주화보상심의위 등이 활동하는 등 국민인권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올해는 이런 기구들이 제몫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공직기강 확립과 부패척결을 강조해 왔지만최근의 각종 게이트 사건에서 보았듯이 권력형 비리가 꼬리를 물고 있다.이들 부패의 연결 고리가 되는 전근대적 연고주의를 끊기 위해서는 인사 탕평책과 함께 검찰 등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임기말의 국정운영은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기보다는 그동안 추진해온 국정과제의 마무리 작업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김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직을 사퇴한 것도 양대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고,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차질없이 치르기 위한 것이라고 할 때,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국정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대한매일신보사는 올해 ‘민영화의 원년’을 맞게 됐다.지난해부터 착수한 소유구조 개편이 이달로 완결됨으로써 사원이 최대주주가 되는 명실상부한 독립언론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우리는 항일구국의 창간 정신을 이어받아공익정론지로서 국민과 독자 여러분 앞에 새로운 결의로 다가갈 것을 약속 드린다.
  • 노벨평화상 공동수상 아난/ 유엔 개혁한 국제분쟁 해결사

    21세기 첫해이자 제정 100주년이 되는 올 노벨평화상의 영광은 유엔과 코피 아난 사무총장에게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냉전 종식후 유엔은 세계질서와 평화유지라는 본연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왔으며 아난 총장은 유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수상은 유엔이 탈냉전시대에 날로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데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 도구’임을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특히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모든 행동이 유엔 내에서 조율돼야 한다는 점을 미국에상기시키는 측면도 강하다. 1945년 출범한 유엔은 회원국 189개국의 거대 조직으로,미국 뉴욕 본부에만 5만2,1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30개 산하기구를 두고 있다.출범 초기 21개국 135만명이 ‘유엔군’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전에 참전했으며,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끈질긴 경제봉쇄를 단행해 인종차별을 철폐시켰다.콩고,나미비아,동티모르 등 식민지 국가의 독립을 도왔다. 1997년부터 유엔의 살림을 맡은 아난 총장은 빈곤과 문맹,에이즈퇴치와 인권신장을 위해 힘써왔다.‘춤추는 외교관들의 모임’이라고 지탄받던 유엔을 개혁하고 평화유지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역대 총장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에이즈와 빈곤 퇴치를 위한 그의 노력은 올해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에이즈 발견 20주년을 맞아 지난 6월 열린특별총회에서 에이즈 퇴치를 지구촌 첫 공동목표로 설정,선진국들로부터 3억5,000만달러(약 4,550억원)의 재정지원을이끌어냈다.또 최빈국들의 부채탕감과 이들 국가 상품의 무관세·무할당 시장개방 등을 골자로 한 10년 행동계획을 채택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동안 산하기구가 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유엔이 받기는처음이다. 박상숙기자 alex@
  • 美 아프간 공격/ 전문가 대담

    “전쟁의 진행방향을 제대로 진단하기가 학자 입장에서도참으로 난감하다.” “전쟁이 어떻게 확산될 것인가는 불투명하다.”사상 유례없는 동시다발 테러와 이에 대한 응징을큰 그림으로 한 21세기 첫 전쟁은 전문가들의 전망마저 어렵게 하는 것일까.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나흘째인 10일대한매일이 마련한 좌담에서 남주홍(南柱洪) 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 교수와 허찬국(許贊國)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전쟁의 ‘마지막 장면’을 그리기를조심스러워 했다. 적과 전선이 불분명한 테러전(戰) 특유의성격에다, 이슬람과 서방세계의 갈등구조까지 겹친 이 생소하고 복잡다단한 전쟁을 고전적 방식으로 분석하기가 어쩌면 무리일 수 있다.현재 아프간 전선에서 미국의 우세는 압도적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으로 대표되는 테러세력이 끝내 잡히지 않는다면?’ ‘게다가 미국의심장부에서 추가로 테러가 발생한다면?’ 바로 이런 변수들을 아무런 경험적 토대 없이 분석해내야 하는 ‘불운’을오늘날의 전문가 집단은 타고 났는지도 모른다. 정치팀 김인철(金仁哲) 차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서 두 전문가는 이번 전쟁으로 북·미간,남·북간 관계가 부정적으로흐를 것으로 우려했다.또 세계경제와 우리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대한 성격을 규정해달라. 일각에서는 서방 패권주의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남주홍 교수]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응징 보복전으로 봐야한다. 미 국민의 분노의 발로다.미국 패권주의 등 이념적·체제적 접근은 아직 이르다.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반미·반전운동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테러는 문명에대한 도전으로,이를 응징하는 것은 정당성을 지닌다. 미국의 공격이 광범위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전개 양상으로 보면 상당히 조심스럽고 제한적이다.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전쟁이라는 형식을 계산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허찬국 소장] 동감한다.앞으로 어떻게 확산될 것인가는 불투명하지만,미국이 지금까지는 조심스럽게 외과적인 접근으로 테러행위에 대해 직접적 응징을 취하는시기다.회교국가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상당히 두드러진다. ■ 미국이 지상전을 감행할 것으로 보나. [남 교수] 미국이 제공권을 장악하긴 했지만,전면 지상전은가급적 회피하면서 아프간 반군을 내세워 내전 형식으로 유도할 것으로 본다.대신 미군은 특공작전,즉 소규모 특수부대가 들어가 ‘찾아가 부수고’ ‘때리고 빠지는’ 유격작전을 펼 가능성이 높다.겨울이 시작되기 전 이달말쯤 반군을 주축으로 한 강력한 지상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허 소장] 이번에 미국의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단순히 크루즈 미사일 몇개 쏘고 끝내지는 않을 것이다.미국 고위관리들에게서 과거 수십년을 끌어온 냉전식 구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의 암살까지를포함, 테러조직의 축출을 달성하기 위해 끝까지 작전을 펼것이다. ■이번 전쟁이 이라크 등 제3국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남 교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아프간만 때려서 테러를 발본색원할 수는 없다.테러 지원국가까지 응징하겠다는것이 ‘부시 독트린’이다.그것은 이라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전선을 확대한다면,전쟁이 장기화해 최소한 올해 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이것이 미국의 딜레마다. ■전쟁이 확대될 경우 아랍권 전체의 반미 목소리가 분출되면서 이른 바 ‘문명 충돌’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허 소장] 그건 너무 센세이셔널한(선정적인) 시각이다.빈라덴은 그런 시나리오를 바라겠지만,아랍국이라도 나라마다이해관계가 천차만별이다.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 [남 교수] 이번 전쟁의 뿌리는 팔레스타인 문제다.문명 충돌로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친 레토릭이다. ■이번 전쟁이 세계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남 교수] 이번 전쟁으로 세계는 앞으로 이념이 아니라 테러,오일,인권 등 국제적 현안을 중심으로 그때그때 재편될것이다.항구적인 적과 우군이 불분명해지는 것이다.지금처럼 테러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 등과 단결한 적이 과거에 있었는가.또 급속한 정보화로 앞으로는 모든 지역분쟁이 곧바로 국제분쟁화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다. [허 소장] 미국의위력행사가 더욱 과감해지면서 약소국가들이 피곤해질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미국 내에서 민주적절차에 따라 미국의 힘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상당부분 힘을 얻었다.70년대 중반 이후 CIA(중앙정보국)의 요인 암살등이 미국의 국내법으로 규제받아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그런데 이번 테러로 이런 법치국가로서의 ‘안전핀’이 빠졌다.지금 당장은 회교국에 대한 자극을 삼가고 있지만,시간이 지나면서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의지대로 행동할것이다. ■아프간에서는 맹공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미국 내에서는 생화학 테러 등 추가 테러 공포에 떨고 있는데. [남 교수] 그것이 이번 전쟁이 어려운 이유다.보이지 않는전선에서 무차별적으로 생화학 테러를 가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이것은 미국뿐 아니라,영국과 프랑스 등 지원국에도 해당되는 우려다.물론 우리나라 역시 예외일 수 없다.추가테러가 발생할 경우 끝이 없는 보복의 악순환이 빚어질것이다.아주 심각하다. ■추가 테러가 발생하면 전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남 교수] 만일 추가 테러를저지른 해당국은 가차없는 강력한 응징을 받을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전장(戰場)이 확대되고,미국 내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전쟁양상이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미묘한일이 벌어질 것이다.학자 입장에서도 예측하기가 난감하다. ■미국이 우리에게 전투병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나. [남 교수] 만일 지상전이 장기화되고 미군의 피해가 속출하면,미국이 전투병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하지만,우리가 먼저 파병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는 없다.파병은 미국이 요청이 있을 때 결정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요청에 응해야 하나. [남 교수] 최소한 과거 걸프전때 다국적군 형태의 국제사회의 참여가 있는 상황에서만 응해야 한다.또 참전하더라도월남전 때처럼 전방작전을 맡으면 안된다.PKO(평화유지군)처럼 후방작전을 지원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 ■이번 사태가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허 소장] 일단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 같다.무엇보다소비 및 투자심리가위축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가뜩이나미국과 EU(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이 테러 이전부터 경기가 안 좋았는데,더욱 안 좋아진다면 큰 낭패가 아닐 수없다.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의 관건이 수출이 타격을 받을것이다.특히 지금이 수출을 대체할 내수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취약한 상태라 경제회복 속도가 더욱 늦춰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유가는 당초 우려보다는 괜찮은 편이지만,만일 전쟁이 이라크로 확대된다면 불안정해질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가 큰 산유국인데다,중동 산유국들이 결속할 공산이크기 때문이다. ■테러가 발생한지 한 달이 됐는데, 경제적 여파는 어떻게나타났는가. [허 소장] 테러 직후에 주가가 폭락했었지만, 지금은 테러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환율도 진정된 상태다.대규모 자금이동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미국은 대규모 금리인하와 재정추가지출의 대책을 내놨다. 우리나라도 발빠르게 금리인하와 추경을 논의하고 있다.결론적으로,지수상 금융지표는 테러 이전과 큰 차이 없다. ■이번 사태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등 한반도 주변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남 교수] 북·미관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적어도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화를 재개하기는 어렵다.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북한을 곱게 볼 리 없다.부시의 대북 이미지는아주 안 좋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도 불확실해졌다.김대중(金大中)정부는북·미관계가 개선돼야 남북관계가 호전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우리가 지난번 장관급회담때 북한에 반(反)테러선언을 제안했는데, 북한은 이에 화답은커녕 오히려 어제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우리 입장이아주 곤란해졌다. ■일본이 이번에 자위대를 파병하고 나섰는데. [남 교수] 이를 계기로 우리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우리 언론과 학계는 ‘자위대’가 아니라,‘일본군’으로 불러야 한다.일본군의 국방예산은 현재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다. 정리 김상연 김미경기자 carlos@
  • 신간 맛보기

    ■‘해리포터’의 모든 주문 어원 추적. ▲머글 마법 백과사전(해리포터를 사랑하는 머글들의 모임엮음,박재규 그림,빛살무늬 펴냄)= 지난 해 출판계 최고 소식은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그러나 재미는 있었는데 개운치 못한 구석이 있다.무슨 말인지 모르는 마법의 주문 등을건성건성 뛰어 넘으며 줄거리 중심으로 읽느라 책맛이 반쯤줄었을 수도 있다.이런 답답함을 가시게 해줄 해설서가 나왔다. 지은이들은 유럽의 한국 유학생들로 유럽인들도 이해하기어려운 ‘해리 포터’를 한국 독자들에게 쉽게 풀어주기로의기 투합,6개월 동안 만나서 토론하고 연구했다고 한다.‘해리 포터’에 나오는 모든 주문의 어원을 추적해 자세하게설명했다.등장하는 신화·전설 속의 신들과 상상의 동식물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실었다.8,500원. ■세계정치 베스트사이트 1,000곳. ▲사이버 공간의 세계 정치(하영선 편,이슈투데이 펴냄)=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인 저자가 세계정치 관련 베스트 사이트1,000곳을 추천.1단계로 하교수는 지난 99년부터 제자들과함께 세계정치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뒤졌다.이어 박사급 연구진이 전공분야에 따라 먼저 검토한 뒤 20여명이 공동토론을 거쳐 방문할 만한 사이트를 골랐다고 한다. 정부·공공기관 사이트를 비롯,안보 언론 산업 정보 환경인권 등 관련 사이트를 망라했다.하교수는 “21세기 복합공간인 세계정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한반도가 세계질서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정치학계의 극단을 오가는 사이버공간 논의에 균형있는 시각을 제공하고 싶다”고 출간의도를 밝혔다.1만9,000원. ■“山과 時는 통한다” 산행에세이. ▲산아,산아(이향지 지음,창해 펴냄)= 속세에 연연하지 않고묵묵히 제 몫을 해낸다는 점에서 산과 시는 닮았다.이 공통분모를 온 몸으로 옮겨온 ‘산꾼 시인’이 내놓은 세번째 산행 에세이.이번엔 직접 찍은 사진과 서양화가 서시환씨의 그림도 곁들여 보는 맛이 배로 늘어났다. 그의 그윽한 시선과 부지런한 발길이 닿은 곳은 북한산,소백산,지리산 등 이름난 곳도 있고 석룡산,두타산,가지산,고루포기산등 처음 듣는 곳도 있다.어딜 가든지 지은의의 도타운 ‘산 사랑’은 한결 같이 빛난다.‘산꾼’으로서의 특유한 심미안과 ‘시인’으로서의 글맛을 버무렸다. 하산 직전에 보게 된 오타산의 깊은 속내를 읊은 “얼마나더 걸어가야 나는 알게 될까”라는 독백을 보면 그의 산행은 멈추지 않을 것 같다.1만2,000원. 이종수기자
  • [기고] 테러 고리 가진자가 풀어야

    이슬람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폭력과 테러가 연상된다.지난 50년간 팔레스타인 분쟁이라는 창을 통해 이슬람을 접하고,미국과 유대중심의 언론 정보가 아랍과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양산해 왔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분쟁은 종교와는 상관없는 민족갈등과 영토회복 투쟁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2,000년 가까이 살아왔던조국을 이스라엘에 뺏기고 나라 없이 유랑해야 하는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의 영토 되찾기 투쟁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무모한 몸짓은 항상 패배만을 안겨주었다.설상가상으로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는아랍의 기존 영토마저 이스라엘에 강점당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안을 통해 빼앗은 땅에서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지만,지금까지도 유엔은 번번이 미국의 반대로 아무런제재를 가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향한 아랍인의 저항은 민족적 응어리이다.만약 힌두교나 기독교,어떤 다른 종교를 믿는 집단이 팔레스타인의 처지가 되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도 이슬람은 본질이 아니다. 흔히 이슬람과 서구가 대립하는 문명의 충돌로 팔레스타인 분쟁을 설명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 설득력이 약하다.다만강경 급진세력들이 조직의 결속을 다지고 서구와의 투쟁을정당화하기 위해 이슬람이란 겉옷으로 포장하는 것이다.우린 지금까지 겉옷만 보고 이슬람을 판단해 왔고 이슬람이가진 본질과 가르침은 들여다 볼 겨를조차 없었다. 나아가 이슬람의 호전성은 아랍인들의 유목적인 삶의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목축과 교역이 주가 되는 경제활동에서 부족이나 국가사이에 긴장과 충돌이 계속되면 교역로가 차단되고,생존을 위해 침략과 약탈이 자행된다.이때약탈은 도덕적 양심을 초월하는 생존을 위한 경제취득의방편이 된다. 따라서 이슬람과 테러는 전혀 상관이 없다.이슬람의 어원은 평화이다.어떤 종교보다도 평화를 추구하고 비폭력적절충과 화해를 강조한다.분명한 기준과 제도를 통해 다른종교와 소수민족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베푸는 종교도 이슬람이다. 아랍인들의 일반적인 성향이 반미를 깊이 깔고 있다고 해서 그들 모두가 과격 테러리스트 집단에 동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절대다수는 폭력보다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갈구하고 있다.미국중심의 세계질서를현실로 받아들이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편입되어 살아가고 있는 한,대립보다는 화해를 원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의 과도한 보복공격이나 엄청난 민간인의 희생이 따르는 폭격은 또 다른 테러를 양산하게 될 것이다.결국 이런 테러의 악순환의 고리는 가진 자가 먼저 푸는 것이 순리라 생각된다.미국이 세계의 최강자로서빼앗긴 자의 아픔과 약자의 응어리에 귀 기울이는 유연한자세를 갖추고 팔레스타인 문제를 하루빨리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길만이 테러의 근거지를 약화시키는 가장 확실한응징이 될 것이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 한국이슬람학회 회장
  • 美 테러전쟁/ 후쿠야마 교수 美紙 기고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의 저자인 프랜시스후쿠야마 미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이번 테러공격으로미국의 독주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그는 16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에서 미국은 홀로 세계질서를 만들어나갈수 있다고 생각해온 ‘자아도취’에서 깨어나 국제사회의한 일원으로 상호 협력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美 독주시대 끝났다””. 우리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한순간 파편으로 무너져내리는 광경을 목도했다.곧이어 워싱턴 펜타곤 건물도공격당했다.나는 이번 사건이 우리 아버지 세대에게 진주만 공습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세대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본다. 하지만 11일 공격 이후 미국은 제 2차세계대전 당시 그랬던 것처럼 외국인 혐오증과 인종차별이심한,‘고립적인’ 국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오히려 내적으로는 국민들이 보다 단결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문제에 보다 강력하게 개입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개인들에게 있어 역경은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참사의충격을 공유함으로써 국가적 특성을 창출할 수 있다.남북전쟁은 최초의 연방정부 수립을 가능케했고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을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역설적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는 개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신변잡기에 사로잡히게 해 그들이 보다 큰 공동사회의일원이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클린턴 행정부 시절 오랜 경제호황과 국제사회 주도는 미국인들을 자아도취에 빠뜨렸다.미국인들은 공공의 일과 국경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흥미를 잃었다. ‘희생’을 공유함으로써 미국인들은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세계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세계무역센터 공격은 미국과 외부세계와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더이상 미국의 독주는 없다는 것이다. 보다 큰 변화는 바로 심리적인 것이다.진주만 공습 이후에 미국땅에서,그것도 감히 수도 워싱턴에서 외부의 적이대규모로 미국인을 죽인 일은 없었다.이는 미국은 언제나안전한 천국이며 일방적으로 세계질서를 규명할 수 있다는자아도취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균형의상태’는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적들도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사실상 ‘균형’을 갖게 된 셈이다.미국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독단적인 행동이 초래할 수 있는 대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이것은 미국이 다른 세계와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일종의 현실감각을 갖게 할 것이다. 이번 테러공격에 대해 어떤 방식의 대응이 이뤄질지는 미국과 유럽이 이번 테러공격의 본질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달려있다. 첫번째 이슈는 테러범들에 의해 자행된 위협의 본질과 관계가 있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단언했듯이 이번 공격이 범죄가 아닌 ‘전쟁행위’라면 반응은 군사적인 것이다. 유럽이 미국인들의 이번 테러 공격에 대해 느끼는 분노나가해진 위협의 정도를 축소 해석한다면 미국과 유럽간에는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테러리즘과의 전쟁은 적을 군사적으로 패배시키는 것을의미한다.잠재적인 적이나 이를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서도선제공격이 이뤄질 수도 있다.이는 1회성의 크루즈 미사일 공격으로 수행될 수 없으며 지속적인 군사적 작전이 수행돼야 함을 의미한다.미국은 이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없다.적이 빈 라덴이라면 적어도 러시아와 파키스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또 온건한 아랍국가들과의 정보협력과 유럽 동맹국들의 군사지원을 요구한다.이런 공식은 바로 독단주의가 아닌 상호협력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 공격을 통해 보다 단결되고 자아도취적이지않으며 친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독단적으로 세계의 질서를 규정하려 하지 않는 유연성을 가진‘평범한 국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정리 이동미기자 eyes@
  • [데스크칼럼] 북한과 합리성

    강한 바람은 외투를 여미게 하지만 햇볕은 외투를 벗게한다.햇볕정책은 북한의 두터운 냉전의 외투를 벗게하는 유용한 정책이다.평양에 햇빛이 비치면 깊은 어둠 속에 있는 북한의 모습도 차츰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북한은 냉전의 외투를 벗고 세계적인 시대의 흐름에 조심스럽게 그리고 점진적으로 동참해야 한다.햇볕정책은 북한과 세계를 연결해주는 튼실한 다리가 될 수 있다.한국정부는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에 많은 지원을 해왔다.김대중 대통령의 북한방문은 햇볕정책의 찬란한 금자탑이었다.그러나 그 찬란하던 빛이 조금씩 퇴색하고 있다.북한이 변화를 거부하고 그 결과 햇볕정책도 잘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이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변화는 체제유지에 중대한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세계의 대응도 냉담할 것이다.냉전이 끝난 지금의 세계질서에서는 합리성이 중요하다.냉전시대에는 합리성보다는 적과 우방으로 나누는 2분법적 논리가 지배적이었다.북한은 그러한 냉전논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러시아나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한국·미국등과의협상에서도 적지않은 이익을 얻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은 그러나 과거의 브링크먼십(brinkmanship·벼랑끝외교전략)의 효용성이 다 떨어졌다는 것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상호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또 시대가 바뀌었음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냉전이라는 이름아래 군림하던 독재체제들은 무너지고 억압받던국민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북한은 이러한 전환의 시대를 살아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햇볕정책이 잘 작동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은 우선 남한과의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대화가 활성화돼야 남북간의 교류의 폭도 넒어진다.남북교류가 넓어지면 북한 지원에 대한 남한의 국민적 합의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북한과의 대화가 단절됐기 때문에 북한 지원을 일방적인 퍼주기식 지원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특히 서울 방문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그의 서울 방문은 김대통령의 평양방문과 함께 한반도의역사를 새로 쓰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방문 자체로 끝나서는 안된다.평양으로 돌아간후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평화가 증진되고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면 남북문제가 모두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남북문제에는 너무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그런 차원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에 조급함을 나타내는 것도 좋지 않다.역사는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북한이 너무 빨리 변화하기를 바라서도 안된다.햇볕을 너무 많이 쬐면 피부가 상하듯이 북한이 너무 빨리 변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북한이 점진적으로 변하도록 지원하되 일방적인 지원을 해서는 안된다.북한이 상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교훈을깨닫도록 해야 한다. 북한도 특별한 나라가 아니라 합리적인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창순 편집위원 cslee@
  • 北-러 “北로켓 위협 안된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일 (현지시간) “북한의 로켓 계획이 순수히 평화적인 목적을 띠고 있으며, 따라서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는 국가에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모스크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측 정상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을통해 이같은 내용의 공동선언에 합의,서명했다. 양측은 공동선언을 통해 미·러간 지난 1972년 체결됐던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이 “전략적 안정의 초석이자 공격용 전략무기 감축을 위한 근거”라고 지적하고,두 정상이 21세기에도 “국제 안보 강화를 위해 전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공동선언에서 “주한 미군의 철수 문제가 (한반도내)산적한 문제 해결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간주하고 있으며 주한 미군철수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안정에 기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역시 “북한측의 이같은 입장을 이해하며,한반도의평화와 안정은 비군사적인 수단을 통해서만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명시했다. 양측은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외국간섭배제,남북한 합의 존중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하고 동등하고 새로운 세계질서 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또 “남북한과 유럽 및 러시아를 연결하는철도수송로 구축에 합의,실현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명시하고 국제 호혜원칙에 입각,이사업의 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명시했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프리호지코 대통령 행정실(크렘린)부실장은 “이날 단독 회담때 김 국방위원장이 탄도탄 발사 유예조치를 오는 2003년까지 유예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5일 오전으로 예상됐던 김위원장과 푸틴대통령간 제2차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김위원장일행은 5일 밤 열차편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났으며 현지 금속공단을 둘러보고 관광을 한 뒤 8일 오전 모스크바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모스크바 전경하특파원 lark3@
  • [사설] 북·러 정상회담 이후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모스크바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8개항의 ‘북·러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양국의 우호협력관계를다졌다.북·러 정상회담이 한국은 물론 주변국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그 결과가 세계질서와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이유 탓일 것이다.그런 면에서 우리는북·러 공동선언문을 접하면서 기대와 함께 우려가 교차한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북한과 러시아는 공동선언문에서 “한반도의 평화와안정은 비군사적인 수단을 통해서만 확보되어야 한다”고 합의했다.또 “6·15 남북공동선언에 입각해 독자적이며 평화적인 통일을 지향하는 남북한 국민들의 노력에 대한 지지가한반도 통일에 기여할 것”이라고 표명했다.이는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생각과도 일치되는 것이다.따라서 북한과 러시아가 함께 한반도 평화정착에 더욱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기대한다.아울러 북한과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합의했다.두 철도의 연결은 북한과 러시아는 물론 남한의 경제적인 이익과 한반도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같은 결정을 환영하며 이른 시일내에 관련국들의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본질적으로 평화적인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존중하는 어떤 국가에도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나,주한미군철수 문제에 대해 이해를 같이했다는 점 등은 앞으로의 북·미대화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된다.북한이 남북대화를 중단한 것은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는 남북대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중국과의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미국 및 일본과 협조체제에 있는 남한과 대립체제를 형성할 경우,한반도는 또다시 강대국들의 이해가 엇갈리는 각축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물론 오늘의 세계질서가 흑백논리가 지배하는상황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이어서 주변국들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그러나 남북한이 주변국들의 이해의 변수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만은 자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남북한의 최대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 및 경제발전이다.이해가 엇갈리는 복잡한 국제질서 속에서 어떻게 하면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과 북이 획기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느냐 하는 방향 선택이 우리 민족의 앞날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지금부터 남북대화는 물론 북·미대화에 적극 나서는 실리외교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 노암 촘스키著 ‘숙명의 트라이앵글’

    중동은 아시아·아프리카·유럽 등 세대륙을 연결하는 전략요충지로 흔히 ‘세계의 화약고’로 불린다.지난 50여년사이 이 곳에서는 네차례의 중동전쟁,이란·이라크전쟁,걸프전 등 국제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 분쟁의 중심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대결이 자리잡고 있다.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사생결단식 대치상태는 1917년 영국의 발포어외무장관이 유대인 금융가 로스차일드경(卿)에게 유대인국가를 건설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이스라엘이 건립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시대 최고의 언어학자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꼽히는 노암 촘스키의 저서 ‘숙명의 트라이앵글(1·2)’은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중동문제를 다룬 고전이다.‘트라이앵글’은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3자를 일컫는 것이다. 또 중층적 의미로 지식인·정치가·언론 등 3자를 말하는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중동문제는 종교적,인종적 갈등 이전에 미국이자리잡고 있는 정치적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다.미국인이면서도 미국을 비판하는 지성인의 면모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세 꼭지점 가운데 두 꼭지점인 미국과 이스라엘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일부 분석가들은 이같은 관계가 미국사회에서 유대인이 차지하는 위치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고 풀이한다.일면 사실이기도 하다.그러나 촘스키는 미국·이스라엘간의 ‘특별한 관계’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과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고 지적한다.중동의 석유를 소련의위협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미국의 정책에 대해 이스라엘이‘현대의 스파르타’로서 미국의 정책을 잘 수행해주고 있다는 것이다.또 이스라엘은 미국이 직접 나설 수 없는 ‘더러운 일’을 도맡아 수행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지난 1982년 이스라엘은 미국의 무기로 레바논을 침공했다.당시 이스라엘의 표면적인 목표는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제거였다.그러나 실제목표는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에서 추방하려는 데 있었다.이스라엘군은 군사적 용도와 무관한 도서관마저 파괴하고약탈했다.그러나 미국의 신문은 이에 침묵했으며,레바논인들이 이스라엘군을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촘스키의 이 저서는 지난 1983년 첫 출간된 이래 1999년까지 10쇄를 거듭했다.이번 책은 팔레스타인 출신 학자 에드워드 사이드의 서문을 붙여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다.이 책은 이미 국제정치와 중동문제에 관한 고전 반열에 올라 있으며,중동정치에 대한 촘스키의 기념비적 저서로 꼽히고 있다.특히 이 책은 중동정치를 현상 그대로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그 ‘현상’과 ‘사실’ 뒤에 숨은 허구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어 지성계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예를 들어 PLO라 하면 ‘자살폭탄테러단’을 떠올리기 쉽다.그러나 그들이 테러에 나서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이스라엘의 무모한점령지 확장정책과 팔레스타인 사람을 포함한 아랍전체에대한 인종차별에 있다는 것이다.또 이스라엘과 아랍의 충돌을 흔히 ‘다윗과 골리앗’으로 비유하면서 이스라엘에 동정표를 던져왔으나 이 역시 허구라고 지적한다.같은 맥락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PLO를 ‘거부주의자’라며 비난해 왔는데 정작 거부주의자는 1차대전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 전체인구의 90%를 차지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국가적 자결권을 부인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원조’라는 것이다. PLO와 다른 아랍세계가 다른 인종과 평화롭게 공존하지 못하는 인종주의의 화신들로 묘사된 데는 미디어의 조작과 공모가 큰 역할을 했다.미디어는 정치가들의 위장된 중립에근거를 마련해주며,이에 일부 자유주의적 지식인들이 가세하고 있다.미국의 외교정책-언론-지식인의 유착을 파헤쳐온 저자는 책에서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의 야만성을 폭로하고있다.유달승 옮김,이후,각 권14,000원. 정운현기자 jwh59@
  • [대한광장] 대권후보, 국정부터 힘써라

    민주당의 김중권 대표가 대권후보를 조기에 가시화하자는주장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집권당 대표로서 대권후보 선정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발언으로 여겨진다.이 문제의 본질이 후보 선정의 ‘시기’가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성공여부’라는 점을 김 대표는 깨닫지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권후보 선정은 빨리 하건 늦게 하건 모두 나름대로 득실이 있을 수 있다.조기에 선정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차기 주자의 통솔아래 보다 책임있게 치를 수 있다.이 과정에서 차기 주자는 대선에 앞서 자신을 알릴 수 있으며,능력을 검증받을 수도 있다.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우선 대선 분위기가 조기에 과열될 수 있고,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그 부담을 차기 주자가 모두 덮어써야 하는위험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권력 핵심부에서 가장 우려하듯이 너무 일찍 레임덕 현상이 시작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을 택하건 득실이 모두 있다 보니 타협책으로 당권과 대권 분리론이 나오기도 한다.내년 초 전당대회에서당 대표를 뽑아 그의 책임하에 지방선거를 치르고,중반께대권후보를 선정하자는 안이다.일견 절묘한 타협책으로 보이기도 하지만,여기에도 이것을 주장하는 세력의 정치적계산이 숨어 있다.자신들 속에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으니우선 당권이라도 확실하게 장악하고,그것을 토대로 차기주자 선정문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대권후보를 언제 그리고 어떻게선정하느냐가 대국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하는 전략차원이 아니라 근시안적이고 정파적 이익만을 앞세우는 전술 차원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지금 국민들의 관심은 누가 대권주자가 되느냐에 있지 않다.국가적으로도 그 문제보다 시급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경제위기,공교육 붕괴,의료보험 재정파탄,실업문제 등직접적으로 국민들을 괴롭히거나 불편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문제들이 쌓여 있다.국제적으로도 한국은 탈냉전 이후새로운 세계질서가 구축되는 와중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그런데 지금 대권후보라고 자칭하는 인사들 중 과연 이러한 난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밝히거나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누가 있는가? 정치인이 대권에 관심을 갖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그러나 책략만으로 대권에 다가서려고 해서는 곤란하다.그들에게도 걸어야 할 정도(正道)가 있는 것이다. 명색이 대권주자라면 대권을 향한 전술에만 골몰할 것이아니라 전략적 차원에서 국책의 문제를 고민하는 모습을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그 들이 걸어야 할 정도다. 민주당 내에서 대권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이 상기해야 할 평범한 진리가 하나 있다.현 정부가 성공하지못하면 집권도 어렵다는 사실이다.따라서 그들이 해야 할일은 외곽으로 돌면서 세를 과시하거나 강연정치를 하고다니는 것이 아니다.후보 선정 날짜 잡는 일에 골몰하는것도 아니다.보다 근본적인 일 즉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국내외적인 난제를 푸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있을까를 고민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중요하다. 1997년 대선과정에서 집권당의 대권 주자가 당시 대통령과 어떻게 하든지 거리를 두려고 애쓰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보았다.많은 국민들에게 그것은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비춰졌고,선거결과도 좋지 않았다.당시 그 대권 주자가 왜그러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당시 대통령 선거 시기에 심각한 경제위기가 초래됐기 때문이다.만약 지난 정부하에서 경제가 크게 발전하고 안정됐다면 그러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자는 망한다고 했다.민주당의 대권 주자들은 이러한 지난날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지금부터라도 좀더 국정에 힘쓰고,야당과 대화에 나설생각부터 해야 할 것이다.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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