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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오스카와 따뜻한 과학/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오스카와 따뜻한 과학/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지난달 27일부터 개최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의 스타는 우사인 볼트도, 이신바예바도 아닌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라 할 수 있다. 일명 ‘블레이드 러너’인 그는 태어날 때부터 무릎 아래 뼈가 없어 생후 11개월 때 무릎 아래를 모두 절단했다. 의사들은 ‘평생 걸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의족에 의지해 걸음마를 배웠고, 롤러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타고, 나무에도 올랐다. 열일곱살 때 육상에 입문한 그는 1년 만에 ‘2004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2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400m 준결승에 조 3위로 올라와 비록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 어떤 선수보다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누구보다 진한 감동을 전 세계 팬들에게 안겨주었다. 비장애인 선수와 함께 트랙에 서고자 했던 그의 꿈이 7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오스카의 성공을 장애를 극복한 인간 승리의 휴머니즘 드라마쯤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단순한 육상선수가 아니라, 달리지도 걷지도 못한 장애인이 보조기기를 장착하면서 장애가 없는 선수들과 당당히 실력을 겨루는 ‘직업인’이 되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장애인에게 있어 보조기기, 즉 보조공학은 신체기능의 일부를 담당할 뿐 아니라 세상으로 그리고 직업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장애 없는(barrier-free) 세상이 되어 간다는 말은 바로 보조공학이 장애 없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애인의 증가, 고령화시대의 도래는 보조공학 시장의 규모를 급속히 넓혀 나가고 있다. 2005년도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210만명이 넘는 등록장애인의 50% 이상이 보조기기를 사용하고 싶어 한다. 또한 500만명에 이르는 고령인구의 잠재적 수요를 포함한다면 보조공학 산업의 활성화는 필요불가결하다. 현재 4조~5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는 국내 보조공학 관련 시장도 연 평균 9%대의 성장을 예견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엄청난 성장과 수요에도 불구하고 규격화·표준화에 따른 기본적인 품질의 부재, 산업육성정책 및 개발지원의 부족, 수요자의 구매력 부족 등이 높은 수입 의존과 국내시장의 부진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2005년부터 로또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직업생활에 필요한 각종 보조공학기기를 장애인 고용사업체와 직업훈련기관에 무상으로 임대 또는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약 2만 2000명의 장애인에게 4만 3000점에 이르는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해 왔다. 근로장애인에 대한 보조공학기기의 지원은 장애로 인한 작업 불편을 덜어 지원 전보다 약 40% 이상 생산성을 높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애인의 직업 복귀를 돕는 미국의 직업재활국(Office of Vocational Rehabilitation)에 따르면 장애인에게 투입되는 총 공적 급여액과 보조기기 적용 이후 세금납부액을 비교할 때 6배에서 20배에 이르는 비용-편익 증진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하니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국가 경제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런 보조공학 산업이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사회에 맞는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수요자에 대한 공적 급여 지원의 확대라든가, 보조공학 서비스 전달체계의 개선, 참여 기업의 전략적 육성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오스카는 ‘비장애인과 동등한 직업적 역량을 보여준 모범적 사례’라는 점이 높이 평가돼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되는 2011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 필자와 점심을 하는 자리에서 향후 ‘오스카 재단’을 설립해 지뢰로 발이나 다리를 잃은 장애인들에게 의족을 지원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던 그의 표정은 진지하고도 향기로웠다. 첨단과학은 이제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되고 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개발과 이에 대한 기업의 투자,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어우러져 ‘따뜻한 과학’이 장애와 만나 ‘장애 없는 세상’이 되는 때가 머지않기를 고대해 본다.
  • [스포츠 돋보기] ‘달리기 즐거움’ 아이들에게 알려주자

    지난 4일 막을 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주인공은 단연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였다. 남자 100m에서 실격의 충격을 안기더니, 200m에서는 보란 듯 1위를 차지했고, 400m 계주에서는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그런데 볼트는 이전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선배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대구는 대회 기간 내내 이 매력에 들썩였다. 그 매력은 다름 아닌 즐거움. 볼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피나는 노력으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레이스와 삶을 즐기고 있었다. 대구에는 볼트만 있었던 게 아니다. ‘텐텐’(10종목 톱10 진입)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 한국 선수들도 있었다. 비록 성적은 하위권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김건우(남 10종경기), 너무 잘하고 싶어서 저지른 실수에 눈물 흘렸던 김국영(남 100m), 자신이 작성한 한국 타이기록을 넘고도 고개숙였던 최윤희(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레이스를 마친 뒤 한참을 허리를 펴지 못한 정혜림(여 100m) 등. 그들의 눈물과 쓸쓸한 뒷모습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 육상이 풀지 못한 숙제를 그들에게 맡겨놓은 듯한 씁쓸한 기분에 휩싸이게 했다. 사실 경기력의 차이는 명백했다. 애초에 상대가 안 되는 게임이었다. 세계무대에 나선 것만으로 의미는 충분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1등이다. 경제도, 공부도,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관중 동원 논란이 있었지만 오전 경기 시간대에 대구 스타디움을 찾은 어린이들은 즐거웠다. 상상도 못해 본 속력으로 달려가는 세계의 건각들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손뼉을 쳤다. 경기를 보고 나온 어린이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대구의 살인적인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 달리며 소리를 질렀다. 내가 볼트라고. 맞다. 어린이들은 달려야 한다. 그래야 성장판이 자극을 받아 뼈가 자라고 키가 큰다. 또 폐활량이 좋아지고, 심장과 근육이 튼튼해진다. 다 아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1등이 아니면 해봤자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김국영이 초·중·고교를 거치면서 많은 친구들을 잃은 이유다. 2, 3등하던 친구들은 대부분 육상을 그만뒀다. 그래서 외롭게 달렸다. 대부분의 한국 육상 대표선수들이 비슷하다. 그러니까 한국 육상이 안 된다. 육상은 기초운동이다. 기초는 높이보다 두께가 중요하다. 한국은 언제 나올지 모르는 1등을 위해 기초를 높게만 만들어 왔다. 이번 대회는 이런 한국 육상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달리게 놔둬야 한다. 성적 걱정 없이, 1등 걱정 없이, 차사고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즐기다 보면 언젠가 1등도 나온다. 안 나와도 즐거우면 그만이다. 그만큼 튼튼해지니까. 촌스럽게 1등 한번 못해 본 것처럼 너무 나무라지만 않으면 된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정책으로… 자서전으로…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정책으로… 자서전으로…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 ‘정책으로 승부’ 보폭 넓히는 朴 국감서 4년준비 정책 펼 듯…대구육상 방문 대중접촉 늘려 당초의 상상을 뛰어 넘는 방향으로 흐르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기존 정치권의 구도를 흔들 태세여서 기존 구도의 ‘절대 강자’인 박 전 대표도 이 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친박(친박근혜)계 6선인 홍사덕 의원은 4일 ‘안철수 현상’에 대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감의 한 가닥이다. 선진국들도 빠짐 없이 경험했고, 극복했던 현상”이라면서 “현상이 제도(정당정치)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당은 이런 현상이 지속되지 않도록 극복해야 한다.”면서 “극복 노력과 별개로 한나라당은 보궐선거에서 당을 대표하는 후보를 내고, 가야할 길을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도 보궐선거 국면에서 드러나는 온갖 ‘돌출 변수’에 바로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9월 정기국회를 계기로 대권 주자로서의 ‘정책 행보’를 더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는 19일부터 10월 8일까지 계속되는 국정감사에서 여러 정책을 풀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당내 대선후보경선 패배 때부터 4년여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구상해온 정책의 ‘종합판’을 국감을 통해 펼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정책 행보’와 함께 대중과의 접촉면도 점차 넓히고 있다. 지난 3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을 찾았을 때는 웃는 얼굴로 관람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경호원이 이들을 제지하려 하자 “그러지 마세요.”라고도 했다. 저녁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인사동을 찾아 젊은이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관건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이다. 당은 이미 ‘무상급식 2라운드’의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기로 하는 등 복지 노선을 박 전 대표가 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친이(친이명박)계가 미는 후보가 일방적으로 선출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이 실제로 정치판을 뒤엎을 정도로 강력해지고, 한나라당이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박 전 대표는 지금처럼 서울시장 선거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박근혜 때리기’ 수위 높이는 鄭 “박근혜, 남북축구때 관중들이 태극기 들었다고 화내”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연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공격적 발언을 쏟아내 귀추가 주목된다. 정 전 대표는 4일 출간한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에서 2002년 9월 열린 남북 축구경기, 2009년 당 대표 재임 당시 등 박 전 대표와 얼굴을 붉혔던 각종 ‘비화’를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남북 축구경기 당시) 박 전 대표가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면서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치자 박 전 대표는 구호로 ‘통일조국’을 외치기로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다시 내게 항의했다.”고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또 당 세종시특위 구성 과정 때의 마찰을 소개하면서 “화를 내는 박 전 대표의 전화 목소리가 하도 커서 같은 방에 있던 의원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는 바람에 민망했다.”, “마치 ‘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로 들렸다.” 는 등 박 전 대표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남북 축구경기) 당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는데 왜 항의를 했겠는가.”라면서 “정부가 해결할 사안이었다.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고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진행되면 좋지만, 남북 관계가 변화한다고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지난 3일 “가스관 연결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지난 2일 박 전 대표의 미국 외교전문지 기고문에 대해 대필 의혹도 제기했다. 이처럼 정 전 대표가 ‘박근혜 때리기’에 나선 것은 여권 대권후보 중 부동의 1위인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전 대표는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를 비판하기보다 제일 중요한 정치인이므로 경험했던 사례를 말하는 게 도리고, 국민도 알면 참고가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에 사재 2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정 전 대표는 이번 자서전 출간을 계기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변·역전… 달구벌 달군 9일간의 드라마

    9일 동안의 달구벌 열전이 지난 4일 막을 내렸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났다. 202개국에서 모여든 육상선수들은 이제 2년 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난다. 여러 드라마가 교차한 대회였다. 이변과 역전이 속출했다. 영웅이 퇴장하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없던 징크스가 생기기도 하고 깨지기도 했다. 나름대로 풍성한 대회였다. 한국인들은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보면서 육상의 재미에 새삼 눈을 떴다. 치열한 대회였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기록이 너무 적게 나왔다. 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일정인 남자 400m 계주에서야 첫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우사인 볼트-요한 블레이크 등 정예멤버가 모두 출전한 자메이카가 37초 04를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자국이 세웠던 37초 10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대회 단 하나의 세계신기록이었다. 대회신기록은 단 2개. 대회 타이기록은 하나만 나왔다. 여자 창던지기 마리야 아바쿠모바(러시아)가 71m 99로 대회 기록을 세웠다. 데일리프로그램의 저주를 깬 여자 100m 허들 샐리 피어슨(호주)도 12초 28로 이번 대회에서 유이하게 ‘챔피언십 레코드’를 경신했다. 이외엔 여자 투포환의 밸러리 애덤스(뉴질랜드)가 21m 24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게 다였다. 남자는 단 한명도 대회신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기록 흉작이 뚜렷한 대회였다. 경쟁구도 부재가 컸다. 거물급 스타들이 대회에 불참하면서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빠졌다. 스포츠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한번 상상해보자. 최정상급 스프린터 타이슨 게이(미국)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참가했다면 남자 100m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경쟁자를 옆에 둔 볼트가 좀 더 스타트에 신중하지 않았을까. 또 이들 셋이 한꺼번에 뛰었다면 기록 향상은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남녀 마라톤의 최고 강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는 다음 달 열리는 베를린마라톤 때문에 대구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들이 참여한 레이스와 없는 레이스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이번 대회, 이런 사례가 유독 많았다. 여자 높이뛰기 세계선수권 3연패를 노린 블란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는 허벅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도 1년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쟁 구도가 어그러지면서 기록보다 순위싸움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기록은 없어도 드라마는 남을 터다. 남들과 다른 다리를 가진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가 트랙에서 달리고 인구 10만명이 안 되는 그레나다의 19세 청년 키라니 제임스가 금메달을 땄다. 차가운 숫자보다는 따뜻한 이야기의 힘이 더 큰 법이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시론] 대구육상대회가 남긴 과제들/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시론] 대구육상대회가 남긴 과제들/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올림픽 및 월드컵축구대회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제전’으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제13회인 대구대회가 열전 9일간의 막을 내렸다. 대회가 뿜어낸 열기와 흥행은 역대 최고로, 그 주인공은 역시 대구 시민이었다. 대회 유치 100만명 서명운동, 깨끗한 대구 환경 만들기에서부터 교통질서 유지, 자원봉사자와 서포터스 참여, 관람 열기 등 모든 분야에서 성숙하고 적극적인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202개국 1945명의 참가선수와 50만명에 육박한 관중이 함께 보여 준 축제 한마당은 ‘육상 대구’의 이미지를 세계 각국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거리환경을 포함한 주변 기반시설, 대구 스타디움과 연습장 등 경기시설, 선수촌을 중심으로 한 숙박시설 등은 국제대회를 치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반면 대회 운영의 세부적인 부분, 통역 및 안내요원의 전문교육 부족과 관중 수송을 위한 셔틀버스 운영 문제 등 여전히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규모의 국제대회를 자체 교육에 의해 양성된 심판 및 대회운영 요원과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비교적 원만하게 치러낸 것은 가장 큰 성과로서 차후에 보다 큰 대회를 위한 귀중한 경험과 역량이 될 것이다. 대구 도심을 중심으로 다채롭고 풍성하게 개최된 총 170여종의 문화행사에 100여만명의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룸으로써 스포츠이벤트와 문화행사의 연계가 또 다른 가치를 창조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경기력 부분은 기존의 육상강국 미국의 저력과 다음 개최국인 러시아의 경보를 중심으로 한 선전이 두드러졌다. 우사인 볼트를 앞세운 자메이카는 미국과 단거리 자존심 대결에서 근소한 우세를 나타냈으며, 장거리와 마라톤에서는 케냐가 단연 최강임이 확인됐다. 대회 초반 스타선수들의 부상에 의한 훈련 부족과 지나친 부담, 높은 습도와 낮과 밤의 현저한 기온차에 따른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전반적인 세대교체 추세, 대구스타디움 특유의 야간시간대 풍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록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우수한 기록들이 수립됐고 마지막 경기인 남자 400m 계주에서 우사인 볼트가 포함된 자메이카팀이 37초 04의 경이적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극적인 클라이막스를 연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장대높이뛰기의 이신바예바(러시아)와 100m 허들의 다이론 로블레스(쿠바) 등 기존 대표 스타들이 우승권에서 멀어진 반면 남자 400m의 키라니 제임스(그레나다), 여자 7종경기의 타티아나 체르노바(러시아) 등과 같이 새로운 스타들이 유독 많이 나타남으로써 육상의 세대교체와 함께 스포츠에서는 영원한 승자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우리 선수들의 부진을 들 수 있다. ‘10-10 프로젝트’를 내세워 야심찬 준비를 해왔으나 세계 수준의 높은 벽을 실감하였다. 그러나 김덕현의 도약, 김현섭과 박칠성을 앞세운 경보, 400m계주와 1600m계주, 10종경기의 김건우 등의 한국신기록 수립을 통해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었다. 육상경기는 더욱 체계적인 계획에 의한 장시간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노력하면 분명히 가능하다는 것을 동시에 확인시켜 주었다. 선택과 집중에 의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추진, 과학적인 훈련프로그램에 의한 꿈나무 육성, 해외전지훈련 및 국제대회 출전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화 등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이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가장 큰 숙제는 대회 효과를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서 투입한 순수 대회예산 2466억원을 비롯해 도시기반 시설, 육상진흥센터, 선수촌 건립비 등에 투입한 예산을 고려할 때 대회시설 재활용 방안과 새로운 자산 창출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육상경기를 하나의 스포츠만으로 간주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육상경기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와 국민건강 및 스포츠산업을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 미래지향적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안철수 출마?” 광클릭 “짜장면도 표준어” 환영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안철수 출마?” 광클릭 “짜장면도 표준어” 환영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주말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주 후반에 터져나온 그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설은 ‘광클’(광적인 클릭)을 끌어내며 삽시간에 검색어 7위로 올라섰다. 안 원장은 “정치는 혼자서 바꿀 수 없다는 생각에 (주위의 정치 참여 권유를) 거부했지만 서울시장은 혼자서도 바꿀 수 있는 게 많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식발표 선언만 남았을 뿐 출마 쪽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주 후반이 안 원장이었다면, 초·중반 뉴스메이커는 단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었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 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뇌물을 준 의혹을 받고 있는 곽 교육감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교육감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주간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로 기소된 일명 ‘왕재산’의 총책이 설립한 보안업체(2위)도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지원넷’이라는 이름의 이 업체는 이명박 대통령 친척 부부가 사는 서울 광진구의 모 아파트 차량 주차시스템 설치 계약도 따낸 것으로 밝혀졌다. 행적이 묘연한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며느리는 3위에 올랐다. 이 집의 유모가 화상으로 살갗이 벗겨진 모습을 공개했는데, “카다피의 다섯째 아들 부인인 에일린이 자신의 딸이 계속 울어대자 때리라고 명령했고, 그 명령을 내가 거부하자 끓는 물을 얼굴에 끼얹었다.”고 주장해 충격을 줬다. 스포츠 소식도 변함없는 네티즌들의 관심사. 프랑스 프로축구팀 AS모나코에서 뛰던 박주영이 영국 아스널로 이적한 소식은 4위, ‘번개’ 우사인 볼트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당한 사연은 6위, 김경문 전 두산베어스 감독이 신생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소식은 9위를 차지했다. 표준어로 당당하게 승격한 짜장면(5위)도 인터넷을 달궜다. 국립국어원은 표준어인 ‘자장면’보다 일상생활에서 훨씬 많이 쓰이는 ‘짜장면’의 현실적 위상을 감안해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다. 도로에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자신의 차로 다시한번 친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소식은 8위를 차지했다. 검찰은 앞선 사고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버스 안에서 60대 한국인 승객에게 욕을 하고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미국인 영어강사는 10위에 올랐다. 김정은기자 hyun@seoul.co.kr
  • [2011 대구세계육상] 한우물 판 마라톤 헛물 켰다

    [2011 대구세계육상] 한우물 판 마라톤 헛물 켰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한국 마라톤 에이스 정진혁(21·건국대)은 다리가 풀렸다. 허벅지 근육이 뒤틀렸다. 탈진해 말도 제대로 내뱉지 못했다. 레이스에 모든 힘을 다 쏟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고도 기록은 2시간 17분 4초, 23위였다. 우승을 차지한 케냐 아벨 키루이(2시간 7분 38초)와는 9분 26초 차이가 났다. 거의 10분 가까이 늦었다. 메달을 기대했던 단체전에서도 6위에 그쳤다. 격차가 너무 크다. 이런저런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수준 차가 너무 컸다. 한국 육상은 그나마 마라톤에 희망을 걸었지만 역시 오판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스스로 수준을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했다. 전략은 빗나갔고 훈련도 효율적이지 않았다. 총체적인 부실이다. 대표팀 정만화 코치도 인정했다. 4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 경기가 끝난 직후 “준비가 부족했다. 대구의 무더위에 맞춰 준비했는데 빗나갔다.”고 했다. 대표팀은 그동안 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를 승부의 열쇠로 봤다. 대략 30㎞ 지점에 이르면 케냐 등 아프리카 선수들이 나가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시나리오에 맞춰 훈련을 진행했다. 스피드를 높이기보다는 꾸준히 버티는 레이스를 구상했다. 그런데 이날 대구 날씨는 24~26도, 습도 57~65%. 달리기에 쾌적한 수준이었다. 아프리카 선수들은 자유자재로 속도를 올렸다 내렸다 했고, 한국 선수들은 좀체 따라붙질 못했다. 정 코치는 “정진혁이 2시간 10분대 밑으로 뛰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 날씨가 이렇게 선선할 줄 알았다면 스피드 위주의 훈련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안 없는 훈련의 결과는 참담했다. 단체전(같은 나라에서 출전한 상위 성적 3명의 기록을 합산)에선 이웃나라 일본(2위)-중국(5위)에도 밀렸다. 이명승(32·삼성전자)이 2시간 18분 05초로 28위, 황준현(24·코오롱)이 2시간 21분 54초로 35위였다. 황준석(28·서울시청)은 2시간 23분 47초로 40위였고 김민(22·건국대)은 2시간 27분 20초로 44위를 기록했다. 정 코치는 “황준현과 황준석이 가벼운 통증을 호소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모두들 컨디션은 좋았다.”고 했다. 전반적인 수준 차이라고밖에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다. 사실 구조적인 문제다. 선수 자원 자체가 워낙 적다. 전국체전 일반부 마라톤에 출전하는 선수는 50명이 채 안 된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힘든 마라톤을 기피한다. 스피드 위주의 세계 마라톤 조류에도 좀체 적응을 못하고 있다. 정 코치는 “체계적인 스포츠 의학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런던올림픽은 채 9개월이 안 남았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30m 앞두고… ‘성별 논란’ 세메냐 2연패 물거품

    성 정체성 논란의 주인공 캐스터 세메냐(20·남아공)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위해 1등을 유지해야 할 거리는 딱 30m였다. 세메냐는 이 거리를 버텨내지 못했다. 4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지막날 여자 800m의 우승자는 러시아의 마리아 사비노바(26·러시아)였다. 세메냐는 2위에 그쳤다. 세메냐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달렸다. 초반 중위권에 머물다 결승선을 100여m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오는 예선에서의 전략을 똑같이 구사했다. 대회 2연패가 눈앞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있었다. 결승선 50여m를 앞두고 사비노바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왔다. 결승선 30m를 남겨두고 추월당한 세메냐는 다시 순위를 뒤집을 만한 힘도, 거리도 남아있지 않았다. 사비노바는 올 시즌 최고 기록인 1분 55초 87로 1위를 차지했고, 세메냐는 1분 56초 35로 은메달을 땄다. 그래도 세메냐는 아직 젊다. 여자 해머던지기에서는 러시아의 타티아나 리센코(28)가 우승했다. 리센코는 77m 13을 던져 이 종목 세계기록(79m 42) 보유자로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베티 하이들러(독일·76m 06)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5000m에서는 소말리아 출신으로 영국에 귀화한 모하메드 파라(28)가 13분 23초 36의 기록으로 1등을 차지했다. 한편 자메이카와 미국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여자 400m 계주에서는 미국이 이겼다. 비안카 나이트-앨리슨 펠릭스-마르쉐벳 마이어스-카멀리타 지터가 이어 달린 미국은 41초 56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이로써 각각 여자 100m와 16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땄던 지터와 펠릭스는 2관왕에 올랐다. 자메이카는 2위를 차지했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경보 50㎞] 박칠성 “이젠 꼴찌 아빠가 아니다”

    꼴찌에서 톱10까지. 결승선을 통과한 박칠성(29·상무)은 아내와 아들·딸부터 찾았다. 자랑하고 싶었다. “아빠는 더 이상 꼴찌가 아니다.” 꼴찌를 벗어난 정도가 아니었다. 한국 육상의 유이한 톱10을 이뤄낸 순간이었다. 박칠성이 지난 3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경보 50㎞에서 7위에 올랐다. 남자 경보 20㎞에서 6위를 차지한 김현섭에 이어 한국 선수 가운데 두 번째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3시간47분13초를 기록해 한국 기록도 새로 세웠다. 이전 기록은 지난 4월 자신이 작성한 3시간 50분 11초였다. 3분 가까이 앞당겼다. 박칠성과 꼴찌의 인연, 7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20㎞ 경보에 출전했다. 중장거리를 뛰다 경보로 전향한 지 5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당시 경험이 너무 적었다. 정신없이 걷고서 1시간 32분 41초로 골인했다. 순위는 41위. 완주 선수 41명 가운데 꼴찌였다. 최선을 다한 레이스였지만 마음속에 상처로 남았다. 박칠성은 이날 “세 바퀴(6㎞) 남기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아내와 아이들 생각하면서 버텼다. 아테네에서 꼴찌를 한 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치열한 레이스였다. 한때 16위까지 처졌던 박칠성은 30㎞ 지점을 지나면서 한두 명씩 따라잡기 시작했다. 가장 힘든 순간, 극한의 정신력을 발휘했다. 45㎞ 지점을 통과할 무렵엔 중국 쉬파광을 제치고 일곱 번째 순위를 확보했다. 단 한 차례 경고도 없었다. 박칠성은 원래 경보 20㎞가 주종목이었다. 한국 기록을 두 차례 갈아치웠고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선 15위에 올랐다. 20㎞와 50㎞를 병행하던 박칠성은 올해부터 50㎞로 주종목을 바꿨다. 스피드와 지구력을 두루 갖춰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칠성은 “더 준비해 내년 런던올림픽에선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꼴찌의 신화는 계속된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오랜만에 한국도 新났다

    오랜만에 한국도 新났다

    ‘38초94’.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한국 남자 400m 계주팀이 4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38초대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 5월 달성했던 39초04 한국기록을 3개월 남짓 만에 0.1초 단축했다. 한때 한국인에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벽이었다. 그러나 짧은 기간 초고속 상승세로 38초대에 진입했다. 올해보다 내년 전망이 더 밝다. 현 한국 남자 400m 대표팀은 결성 8개월 만에 한국기록을 2번 경신했다. 대회를 치를 때마다 기록이 점점 좋아진다. 대표팀 오세진 수석코치는 “현재 대표팀 전력은 80% 정도다.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했다. 한국기록은 세웠지만 예선에선 탈락했다. 조 5위, 전체 13위에 그쳤다. 그래도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첫 주자 여호수아는 조에서 가장 빠른 0.153초 출발 반응 속도를 보였다. 2번 주자 조규원-3번 주자 김국영까지 물 흐르듯 바통터치가 이어졌다. 마지막 주자 임희남의 스퍼트도 준수했다. 상대팀들보다 개인 기록에선 뒤졌지만 팀워크로 대등한 대결을 펼쳤다 오 코치는 “오늘, 희망을 봤다. 팀원들의 호흡이 더 좋아질 내년이면 우리도 사고 한번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금 추세라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男400m 계주] ‘달구벌 피날레’ 레게 스프린터들 新났다

    [男400m 계주] ‘달구벌 피날레’ 레게 스프린터들 新났다

    최강의 팀이 최고의 호흡으로 연출한 최고의 기록 드라마였다. 네스타 카터-마이클 프레이터-요한 블레이크-우사인 볼트로 이어지는 자메이카 계주팀은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인 남자 400m 결승에서 37초 0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자메이카는 2009년 베를린대회에 이어 400m 계주 2연패를 달성했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들이 세운 세계기록(37초 10)을 깨뜨리며 신기록 없이 막을 내릴 것 같던 이번 대회에 최고의 선물을 줬다. 카터(최고기록 9초 78)와 프레이터(9초 88), 블레이크(9초 89)와 볼트(9초 58)가 각각 자신의 최고기록을 낸 것을 더하면 39초 13. 이날 계주 1라운드에서 한국이 수립한 새 한국기록(38초 94)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이 한 마음으로 줄지어 달려면서 1명의 선수가 할당된 100m를 평균 9초 26에 주파한 것과 같은 믿을 수 없는 기록이 나왔다. 계주의 ‘매직’이다. 첫번째 주자 카터의 스타트 반응속도는 0.163초. 결승 진출 8개 팀 가운데 6위다. 결코 좋은 출발은 아니다. 그러나 바통이 넘어갈수록 자메이카는 빨라졌다. 물 흐르듯, 끊김 없이 바통이 넘어갔다. 프레이터는 7레인을 따라잡고 2위로 블레이크에게 바통을 넘겼다. 곡선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펼친 100m 우승자 블레이크는 마지막 주자인 볼트에게 선두로 바통을 넘겼다. 혼자 뛰는 볼트도 빠르지만, 팀을 위해 뛰는 볼트는 더 빨랐다. 볼트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지도, 세리머니를 펼치지도 않고 혼신을 다해 결승선을 끊었다. 2위 프랑스와의 기록차는 무려 1.16초. 블레이크와 볼트는 나란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100m에서의 실수를 200m 우승과 계주 신기록으로 만회한 볼트와 기회를 놓치지 않은 블레이크는 당분간 단거리 무대를 양분할 기세다. 객관적인 기량에서는 볼트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블레이크의 상승세 또한 무시하기 힘들다. 이와 함께 자메이카는 2대회 연속 단거리 3종목(100m, 200m, 400m 계주)을 석권했다.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단거리 왕국’은 더욱 공고히 다져졌다. 볼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이 매우 기대된다. 올 시즌에는 초반에 (부상 때문에) 힘들었는데 올림픽이 있는 내년은 처음부터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 대회는 내가 전설이 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실격과 우승, 세계기록 수립으로 이어진 드라마를 되돌아봤다. 올림픽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2011 대구세계육상] 씁쓸한 ‘美笑’

    이번에도 미국이 웃었다. 4일 끝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이 금메달 12개, 은 8개, 동 5개로 종합 1위를 기록하며 1983년 헬싱키 대회 이후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미국 육상의 자존심이었던 남자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패권을 넘겨줬을 뿐 아니라 ‘영원한 라이벌’ 러시아의 추격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트랙 부문에서 7개의 금메달을, 필드에서는 남·여 높이뛰기,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10종경기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문제는 남자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 완전히 밀렸다는 것. 자메이카는 남자 100m에서 요한 블레이크, 남자 200m에서 우사인 볼트가 우승해 지난 대회에 이어 타이틀을 석권했다. 400m 계주에서도 자메이카가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따는 동안 미국은 바통터치에 실패하며 레이스를 끝마치지도 못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스프린터 왕조’로 군림했다. 100m의 경우 1983년부터 1991년까지 칼 루이스가 3연패했고, 1997~2001년 모리스 그린이 다시 3연패를 달성했다. 200m에서도 모리스 그린(1999년), 존 카펠(2003년), 저스틴 게이틀린(2005년), 타이슨 게이(2007년)가 정상을 지켰다. 그나마 여자는 상황이 좀 낫다.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고, 100m에서 카멀리타 지터가 우승해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200m에서는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에게 밀려 4연패에 도전한 앨리슨 펠릭스가 동메달로 무너졌고 지터도 은메달에 그쳤다. 2013년 모스크바 대회를 개최하는 러시아의 도전도 거셌다. 러시아는 9개의 금메달을 따며 종합 2위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하면 1983년 1회 대회 이후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획득한 메달 수가 208개(소련 75개)로 미국(250개) 다음으로 많은 육상 강국이다. 케냐도 중·장거리 종목과 남·여 마라톤에서 모두 7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3위에 올랐다. 아시아권에서는 중동 국가들의 부진으로 트랙에서 전멸했으나 중국과 일본이 필드에서 금메달을 한 개씩 수확하며 7위와 11위에 올랐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정책으로… 자서전으로…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정책으로… 자서전으로…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 ‘정책으로 승부’ 보폭 넓히는 朴 국감서 4년준비 정책 펼 듯…대구육상 방문 대중접촉 늘려 당초의 상상을 뛰어 넘는 방향으로 흐르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기존 정치권의 구도를 흔들 태세여서 기존 구도의 ‘절대 강자’인 박 전 대표도 이 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친박(친박근혜)계 6선인 홍사덕 의원은 4일 ‘안철수 현상’에 대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감의 한 가닥이다. 선진국들도 빠짐 없이 경험했고, 극복했던 현상”이라면서 “현상이 제도(정당정치)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당은 이런 현상이 지속되지 않도록 극복해야 한다.”면서 “극복 노력과 별개로 한나라당은 보궐선거에서 당을 대표하는 후보를 내고, 가야할 길을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도 보궐선거 국면에서 드러나는 온갖 ‘돌출 변수’에 바로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9월 정기국회를 계기로 대권 주자로서의 ‘정책 행보’를 더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는 19일부터 10월 8일까지 계속되는 국정감사에서 여러 정책을 풀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당내 대선후보경선 패배 때부터 4년여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구상해온 정책의 ‘종합판’을 국감을 통해 펼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정책 행보’와 함께 대중과의 접촉면도 점차 넓히고 있다. 지난 3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을 찾았을 때는 웃는 얼굴로 관람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경호원이 이들을 제지하려 하자 “그러지 마세요.”라고도 했다. 저녁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인사동을 찾아 젊은이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관건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이다. 당은 이미 ‘무상급식 2라운드’의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기로 하는 등 복지 노선을 박 전 대표가 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친이(친이명박)계가 미는 후보가 일방적으로 선출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이 실제로 정치판을 뒤엎을 정도로 강력해지고, 한나라당이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박 전 대표는 지금처럼 서울시장 선거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박근혜 때리기’ 수위 높이는 鄭 “박근혜, 남북축구때 관중들이 태극기 들었다고 화내”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연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공격적 발언을 쏟아내 귀추가 주목된다. 정 전 대표는 4일 출간한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에서 2002년 9월 열린 남북 축구경기, 2009년 당 대표 재임 당시 등 박 전 대표와 얼굴을 붉혔던 각종 ‘비화’를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남북 축구경기 당시) 박 전 대표가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면서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치자 박 전 대표는 구호로 ‘통일조국’을 외치기로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다시 내게 항의했다.”고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또 당 세종시특위 구성 과정 때의 마찰을 소개하면서 “화를 내는 박 전 대표의 전화 목소리가 하도 커서 같은 방에 있던 의원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는 바람에 민망했다.”, “마치 ‘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로 들렸다.” 는 등 박 전 대표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남북 축구경기) 당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는데 왜 항의를 했겠는가.”라면서 “정부가 해결할 사안이었다.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고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진행되면 좋지만, 남북 관계가 변화한다고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지난 3일 “가스관 연결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지난 2일 박 전 대표의 미국 외교전문지 기고문에 대해 대필 의혹도 제기했다. 이처럼 정 전 대표가 ‘박근혜 때리기’에 나선 것은 여권 대권후보 중 부동의 1위인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전 대표는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를 비판하기보다 제일 중요한 정치인이므로 경험했던 사례를 말하는 게 도리고, 국민도 알면 참고가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에 사재 2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정 전 대표는 이번 자서전 출간을 계기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장거리는 지구력? 이제는 스피드다!

    지난 100년간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은 51분 19초나 앞당겨졌다. 단순히 선수들의 기량 발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끈기와 체력이 가장 우선시됐던 장거리 종목에서도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마라톤의 세계 최고기록은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2008년 베를린마라톤대회에서 수립한 2시간 3분 59초로, 첫 공식 기록인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 존 하예스(미국)가 달린 2시간 55분 18초에 비해 크게 단축됐다. 게브르셀라시에의 기록은 100m를 17초 63에 달린 것이다. 마라톤도 빨리 뛰지 않으면 우승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4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 경기 역시 스피드 싸움이었다. 2시간 7분 38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한 아벨 키루이(케냐)는 15㎞ 이후 강력하게 스퍼트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페이스는 점점 빨라졌다. 30㎞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온 키루이는 이후 10㎞ 이상 사실상 홀로 레이스를 펼쳤다. 2위를 차지한 빈센트 키프루토(케냐)의 기록과 2분 32초나 차이 났다. 선수들의 작전에서도 드러난다. 후반부에 스퍼트를 올린다는 작전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5분대를 달리려면 5000m는 13분 20초 이내, 1만m는 27분대에 끊어야 한다. 현재 일류 마라토너가 되기 위해서는 5000m를 14분대로 달리는 것이 정석이다. 기록 단축을 위해 세계 유명 대회는 코스를 점차 평평하고 쉽게 만들고 있다. 평탄한 코스일수록 선수들이 빠른 스피드를 발휘해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기록 10개 중 6개가 탄생한 로테르담 마라톤대회는 최고 표고차가 20m도 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 코스 역시 평탄 코스였다. 국채보상기념운동공원을 출발해 같은 구간(15㎞)을 두 바퀴 돈 후 12.195㎞를 더 달려 출발지로 돌아오는 루프코스로 구성됐고 표고차 역시 40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또 다른 장거리 종목인 5000m와 1만m 경기에서도 스피드 싸움은 치열하다. 이번 대회에서 기권의 아쉬움을 남긴 장거리 스타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는 2004년 5000m를 12분 37초 35 만에 주파해 세계 기록을 다시 썼다. 대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벌써 세 번째…美 바통의 악몽

    미국 남자 400m 계주팀이 또 바통 터치에 실패했다. 4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3번 주자 다비스 패튼이 마지막 주자 월터 딕스에게 바통을 못 넘겨줬다. 벌써 3번 연이어 나온 바통 터치 실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계주 예선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나왔다. 이듬해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바통 터치 구역을 벗어났다. 실격. 그동안 실수였고 그럴 수도 있다고 자위했었다. 그런데 자꾸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이제 미국의 바통 터치 실수는 우연을 넘어 실력 문제로도 보인다. 징크스라면 고약하고도 단단한 징크스다. 사실 400m 계주 종목 자체가 의외성이 큰 종목이다. 바통 터치는 언제든 돌발변수가 터질 수 있는 화약고다. 100m를 9초대에 주파하는 선수 여럿이 순간적으로 엉킨다. 바통을 전달하는 순간은 0.1초에 불과하다. 미세한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미국은 올림픽 실수 뒤 준비를 많이 했다. 바통 터치 방식을 바꾸고 대회 직전 반복 연습도 많이 했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았고 심리적으로도 흔들렸다. 실수가 반복되면서 의식 과잉이 됐다. “잘 해야 한다. 잘 해야 한다.” 오히려 이게 안 좋은 결과를 낳았다. 하필 3번 실수 모두 패튼이 연관돼 있다. ‘억세게 운 없는 사나이’다. 베이징올림픽 땐 마지막 주자 타이슨 게이가 3번 주자 패튼이 넘겨주는 바통을 놓쳤다. 베를린 대회에선 3번 주자 숀 크로퍼드가 마지막 주자 패튼에게 바통을 넘기는 과정에서 터치 구역을 벗어났다. 대구에서 또 바통 터치 실수의 장본인이 된 패튼은 트랙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우승자가 결정되고도 한참을 엎드려 스스로를 자책했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선 미국 남자 400m 계주팀의 징크스가 깨질까. 새로운 흥밋거리가 생겼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함께 달린 대구 시민들… 가장 빛났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주인공은 대구시민과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손발 맞지 않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대회를 가장 빛나게 한 것은 대부분의 경기 때마다 가득 찬 관중과 수준 높은 응원 매너였다. 관람석을 가득 메운 관중은 경기장을 함성과 박수 소리로 채웠다가도 선수가 출발선 앞에 선 순간에는 침묵하는 등 경기의 특성에 맞춘 응원을 선보였다. 100m, 200m 등 단거리 종목에서는 경기장 스크린에 나타난 대회 마스코트 살비의 ‘쉿~’ 소리에 맞춰 숨을 죽였고, 리듬감이 중요한 높이뛰기나 멀리뛰기 등 도약 종목에서는 선수들의 발걸음에 맞춰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대회 전 흥행 참패에 대한 우려와 달리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2007년 오사카 대회와 달리 일별 최저 입장 관중도 80%(5만 4000명)가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대회 흥행을 위한 ‘꿈나무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조직위와 대구시는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평일 오전 경기에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대구지역 초·중·고교생들의 단체 관람을 기획했다. 동원 논란이 있었지만 실제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은 눈앞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육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조직위는 대회 기간 모두 330개 학교 17만여명의 학생이 경기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라민 디악 회장은 “수많은 어린이가 스타디움을 찾았다. 그것이 우리가 여태껏 찾아 헤매고 보고 싶었던 결과”라면서 “이것이 이번 대회의 특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대회 운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직위는 미숙한 경기운영과 상황 대처로 연일 지적을 받았다. 대회 초반에는 식사와 숙소 등 기본적인 서비스 측면에서 일부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밤늦은 시간 경기가 끝난 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시민들이 한데 엉켜 북새통을 이루는 등 교통 불편은 계속됐고, 여자 마라톤에서는 두 번 출발을 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대회 초반 일부 준비가 미흡해 관중과 취재진에게 불편을 끼친 점이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보완했고 앞으로 열리는 국제행사 때 큰 교훈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다. 디악 회장은 “우리는 반(反)도핑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 2000명에 이르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모두를 대상으로 한 도핑 검사에서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면서 “그레나다, 튀니지, 콜롬비아 등 육상 약소국에서 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 등 이번 대회는 육상의 저변을 확대하는 기능을 했다.”고 총평했다. 대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2011 대구세계육상] ‘들러리’ 한국 육상

    [2011 대구세계육상] ‘들러리’ 한국 육상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결국 ‘남의 잔치’였다. ‘텐텐’(10개 종목 톱10 진입)을 외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던 한국 육상은 높은 세계의 벽만 실감했다. 1995년 예테보리 대회를 개최한 스웨덴, 2001년 에드먼턴 대회의 캐나다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의 ‘노메달 개최국’이란 오명을 안게 됐다. 사실 메달에 대한 희망은 말 그대로 희망일 뿐이었다. “운 좋게 얻어걸리면 가능하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정도였다. 하지만 공식 목표인 텐텐의 절반조차 이루지 못한 것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남자 경보 20㎞의 김현섭(26)이 6위에 올랐고, 남자 경보 50㎞의 박칠성(29)이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7위를 차지했다. 남자 멀리뛰기에서는 김덕현(26)이 시즌 최고 기록과 함께 예선을 통과했으나 이튿날 세단뛰기 예선에서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결승 무대는 밟지도 못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실력의 한계와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 채 줄줄이 무너졌다. 굳이 결과를 정리하자면 ‘투텐’이다. 잔치의 주인공이 아니라 들러리였다. 한국 육상은 2007년 대구가 개최지로 선정된 뒤 2년이 지난 2009년에야 오동진 회장이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외국인 코치를 데려오고, 해외 전지훈련을 보내는 등 본격적인 대회 준비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31년 묵은 남자 100m 한국 기록도 깨졌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를 따는 등 성과가 있었다. 그래도 2년은 세계 육상의 중심에 접근하기에는 짧디짧았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한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 스타들과 기량을 겨루며 수준의 차이를 느끼고, 자신감을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수확이다. 김현섭과 최윤희(25·여자장대높이뛰기), 박봉고(20·남자 400m), 남자 400m 계주팀 등은 세계대회에서 얻은 패기를 앞세워 내년 런던올림픽 무대를 꼭 밟겠다는 각오다. 애초에 목표를 높게 잡는 건 당연하다. 목표대로 안 됐다고 무조건 나무랄 일은 아니다. 육상은 기초체육이다. 하루아침에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여전히 질책보다는 격려와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오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 심판으로 활동한 국내 400여명의 지도자들과 대표 선수들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시각 자체가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육상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2007년 오사카 대회가 끝난 뒤 일본 육상의 등록 선수가 1만명 이상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도 그런 붐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우사인 볼트 “100m 결승 ‘set’을 go’로 잘못 듣고 출발 실격”

    우사인 볼트 “100m 결승 ‘set’을 go’로 잘못 듣고 출발 실격”

     ’인간 총알’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지난 3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3회 대구 세계육상대회 남자 200m 결승에 시즌 최고 기록(19초4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인터뷰를 통해 지난 8월 27일 부정 출발로 남자 100m 실격을 당했던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볼트는 “계속해 스타트 훈련을 열심히 해왔는데 긴장하고 흥분한 상태에서 ‘가자’는 생각만 거듭하다 그만 ‘셋(set)’이라는 소리를 ‘고(go)’로 잘못 듣고 출발해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실격만 아니었다면 기록을 9초60까지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며 당시 볼트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볼트는 이어 “100m에 대한 목표 의식이 더 커졌다.”면서 “이번에 100m를 못 뛰었다는 아쉬움으로 각오가 더 새롭다. 나는 전설이 되고 싶다. 내년 시즌을 기대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볼트는 4일 남자 400m 계주에 출전해 대회 2관왕을 노린다. 경기는 오후 6시30분에 1회전, 8시 35분에 결승전이 열린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호주 피어슨, 대구세계육상 女 100m 허들서 세계신기록 우승

    호주 피어슨, 대구세계육상 女 100m 허들서 세계신기록 우승

     호주의 샐리 피어슨(25)이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피어슨은 3일 대구스타디움에서 계속된 대회 8일째 결승에서 12초28의 대회 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해 최고기록인 12초48을 찍었던 피어슨은 이날 준결승에서 12초36을 기록하며 0.12초나 단축하는 등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대구세계육상-케냐 키루이, 男 마라톤 2연패

    대구세계육상-케냐 키루이, 男 마라톤 2연패

     케냐의 아벨 키루이(29)가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키루이는 4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공원 앞을 출발해 청구네거리~수성네거리~수성못~대구은행네거리~반월당네거리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오는 15㎞ 구간을 두 번 왕복한 뒤 같은 구간 12.195㎞를 달리는 변형 루프(순환) 코스로 설계된 42.195㎞ 레이스에서 2시간7분38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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