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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환기적 도전과 정부의 개혁정책/박관용 정치특보 충남대서 특강

    박관용 대통령정치특보는 26일 충남대 경영대학원과 공군본부에서 「전환기적 도전과 정부의 개혁정책」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강연내용을 간추려 본다. 국내외적으로 전환기적 도전을 받고 있는 어려운 상황속에서 2년전 문민정부가 탄생했다.문민정부 출범의 의미는 오랜 권위주의 체제를 무너뜨렸다는 정치사적인 의미보다는 당면한 전환기적 도전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통치철학을 가진 정부가 탄생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해야 된다고 본다.이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대단히 국운이 있는 나라라고 본다.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 개혁이다.정부가 추진한 개혁은 낡은 관행을 고쳐 우리가 안고 있는 고질병(한국병)을 치유하고 그 바탕위에서 급변하는 세계사의 흐름에 동참하려는 개혁이다.말하자면 세계화를 위한 개혁이고 개혁을 통한 세계화인 것이다. 개혁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혁명보다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소감이다.어떤 의미에서 혁명이나 쿠데타는 무력에 의해 쉽게 어떤 제도를 바꿀 수 있다.그러나 개혁이라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하고 합법성과 합리성을 가져야 추진이 가능하다. 정부가 취한 일련의 개혁조치는 총론적으로 국민적 지지를 완전히 받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개혁조치가 국민 개개인의 문제로 귀착돼 자기의 이해와 기득권이 부딪칠 때,다시 말해 개혁의 각론 부분에 이르면 얘기가 달라진다.예를 들어 금융실명제의 당위성을 외쳐대던 인사도 금융자산을 실명화하고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 이르면 정부를 비판하고 불평한다. 금년은 분단 50년이 되는 해이다.이제 민족의 마지막 고통인 분단 50년의 시련을 극복하고 민족통일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의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그러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안보태세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하고 남북문제에 대한 국론분열을 지양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이런 바탕위에서 북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접촉을 통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세계사의 흐름이나 한반도의 주변정세로 볼 때북의 폐쇄체제는 변할 것이고 변할 수 밖에 없다.그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는 북의 자체내 문제라기 보다는 오히려 변화를 유도하는 남의 역량에 관한 문제라고 본다. 오는 6월27일에는 4대 지방선거가 실시된다.지방분권화 시대,지방경영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 것이다.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지방자치제의 실시를 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원을 뽑는 정치적 행사만을 부각시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오히려 지방정부를 중앙정부의 집행기관의 지위에서 완전히 독립된 경영주체로 탈바꿈시킨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이제 지방정부도 독립된 경영주체로서 법령과 제도를 고쳐야 하고 국제교류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지방경제를 활성화해 재정을 튼튼히 해야 하고 지방의 고유문화를 발굴·육성해야 한다. 우리가 가야 할 목표는 과거가 아니다.미래요,세계다.어려운 시기에 과거를 논하는 것은 앞으로 나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도덕성과 정통성을 갖고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하는 이상,우리는 미래로,세계로 함께 뛰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이 땅의 지식인들은 개혁의 공론을 세워주어야 한다.개혁의 주도 역할을 맡아주어야 한다.
  • 변혁의 시대에 부쳐/이윤호 LG경제연 대표이사(기고)

    ◎세계흐름 아는 인재 키우자 신문·잡지·TV등 대중매체를 통하여 이 시대의 이름깨나 알려진 석학이나 유명인사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공통된 의견은 변화의 폭과 속도가 넓고 빨라서 과거나 현재의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예측하기가 점점 힘들다는 것이다.앞으로의 30년동안에 일어날 변화가 과거 인류의 역사가 이루어 낸 변화보다도 더 크리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따라서 변화의 정체를 정확히 알고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국가나 기업,심지어는 개인까지도 결국은 도태하거나 뒤처지게 되리라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예언이자 경고다. 그렇다면 공간적으로는 전세계,시간적으로는 이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변화의 맥은 무엇일까?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가지 변화를 열거할 수 있을 것이나 다음의 두가지를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변화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갈수록 경쟁 격화 첫째,경쟁이 더욱 격화되리라는 점이다.사회주의의 붕괴와 자본주의체제의 확산은 경쟁원리의 보편적인 적용으로 나타나고 있다.WTO체제의 출범이나 공기업의 민영화나 규제완화,그리고 기업인사에서의 능력주의의 강화 등은 각각 국제사회·국가차원 그리고 기업과 개인차원에서 경쟁원리의 적용이 강화되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가진 경쟁자의 출현과 기술의 눈부신 발전도 기존제품의 진부화를 가속화하면서 경쟁을 촉진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교통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국경의 의미,국가의 의미를 급속히 축소시키고 있다. 이와같은 범세계적인 경쟁의 확산은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증폭시키게 마련이다.경쟁의 시대,불확실성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경쟁우의 요소인 효율성에 더해 신축성·신속성·창의성을 갖추어야 한다. 둘째,정보화 사회·지식사회가 피부에 와 닿을 만큼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다.일부학자들은 1950년대부터 시작된 정보화 사회가 1990년대 들어서면서 성숙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와 관련하여 두가지 측면에 주목하여야 한다.하나는 정보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측면이다.똑같은 계산을 주판으로 하는 사람,계산기로 하는 사람,컴퓨터로 하는 사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계산의 정확성·신속성·처리용량면에서 누가 가장 우월한 지위에 서게 될 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정보화 사회 가속 또 다른 측면은 어떤 정보,어떤 지식을 축적하고 활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정보나 지식을 적절히 사용하면 노동소요량 감축,재고감소,에너지절약,원자재 절감 등 생산에 필요한 투입물을 줄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기업에서 유행하고 있는 「리엔지니어링」도 정보기술과 지식자산을 활용하여 일의 절차를 재설계하는 것이다.앞으로 국가나 기업이나 개인이나 그 개체의 가치와 경쟁력은 지식을 획득하여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문제는 과연 국가단위·기업단위에서 우리가 과연 이러한 변화를 남보다 먼저 수용할 자세와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또 우리가 이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때까지 시간이나 우리의 경쟁자들이 기다려 줄 것이냐 하는 문제다. 이에 대한 대답은 결코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무한경쟁시대,불확실성의 시대,정보화 시대에 살아남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키워야 한다.세계의 흐름을 아는 인재,행동은 신속하고 사고는 신축적이며 창의적인 인재,정보기술을 잘 활용하고 지식자산을 풍부하게 가진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수용능력 갖춰야 그러나 우리의 여건은 이런 인재를 키울 토양이 척박하다.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권위주의적인 요소들,개인주의를 무조건 금기시하는 집단주의적인 요소,경쟁을 경원시하는 태도,형평에 대한 강한 집착,경직적인 관료주의와 관존민비의 전통,여기에 더해 부실한 교육제도 등을 고려할 때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세계의 흐름,인류문명의 흐름을 바로 보지 못하고 이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세계사의 뒷전으로 밀려 굴종의 세월을 보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새삼 되새겨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한국형」 트로이목마 아니다/구본영 정치2부기자(오늘의 눈)

    8일 상오 11시 경북 울진 포구.이따금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비릿한 갯내음 속에서 한국표준형 경수로인 울진3호기의 핵심인 원자로 설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북한에 제공될 한국형 경수로의 「참조발전소」인 이 국산 원자로가 기술력과 안전성,그리고 경제성을 맨처음 드러내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격려사를 한 나웅배부총리 겸 통일원장관은 한국형경수로 지원이 민족발전 공동계획의 일환임을 강조하면서 북측에 한국의 중심적 역할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그는 특히 북측이 한국표준형에 대해 『실체가 없는 유령이고 허구』라며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을 겨냥,『북측에 울진 3·4호기를 참관토록 할 용의가 있다』고 제의했다. 이종훈 사장 등 한전관계자들도 『울진 3·4호기는 영광3·4호기를 모델로 하여 한미양국이 공동개발한 최신의 기술이 적용되고 안전도도 최대한 높인 것』이라며 북측의 안전성 시비를 일축했다. 북한이 한국형경수로의 기술수준을 트집잡는 것은 한국형을 받지 않으려는 핑계로 보인다.한국형 경수로를 받아들일 경우 건설과정과 그 이후 남한의 정확한 실상이 북한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체제동요가 예상되기 때문에 쉽사리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현실일 것이다. 북한당국 스스로가 한국형경수로를 「트로이의 목마」라고 지칭하고 있는데서 오히려 그들의 속사정이 읽혀진다.한국형경수로가 체제와해의 촉발장치가 되어 결국은 흡수통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그들의 두려움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역설적으로 북한당국이 흡수통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도 한국형경수로를 수용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만 할 시점이다.한국형경수로 수용은 남북한이 「공존」속에 민족공동체를 일궈내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북한측은 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핵폭탄이 아니라 전력 에너지라면 경수로를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고 세계에 40억달러나 되는 경수로 건설비용을 부담할 나라는 한국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아울러 개혁과 개방이라는 세계사의 대세를 외면하고선 경제난 등 그들의 총체적 난국을 결코 헤쳐나갈 수 없다. 엄연한 현실도 직시해야 할 것이다.
  • 삶의질 제고위한 사회개발과 복지과제/나라정책연­도시발전연 심포지엄

    코펜하겐 사회개발정상회담으로 삶의 질과 사회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라정책연구회(회장 양건·한양대 교수)와 도시발전연구소(소장 권철현·동아대 행정학교수)가 27일 하오 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우리사회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사회개발과 복지과제」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권소장과 한림대 최균(사회복지학) 교수의 주제발표를 소개한다. ◎쾌적한 도시의 창출/환경 친화적 정책으로 접근해야/권철현 동아대 교수 삶의 질은 물질적인 생활상태뿐 아니라 내면적 심리상태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라 정의 될수 있다.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개발은 물질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사회정책이외에도 다차원적인 접근방식이 요구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사회개발정책은 성장지향형 복지모델과는 달리 공동체 구성원들 모두에게 개발의 성과가 돌아 가는 정책,즉 공간적 접근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정책적 과제로 어메니티(amoenitas 라틴어로 쾌적함·즐거움이란 뜻)를 제시하고자 한다. 어메니티란 인간이 개체적인 생명체로 존재하고 생활하면서 인간이 주체가 돼 인갑답게 살수 있는 유기체를 실현하는 것으로 생활의 편리함 안전성 역사성을 담보하는 21세기에 부합하는 쾌적도시를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같은 새로운 발전모델과 정책은 세계사의 흐름에 우리 사회 안팎의 문제를 복합적이고 중층적으로 고려한 종합적 균형적 모델과 정책이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언급하자면 첫째 사회개발정책및 삶의 질의 세계화를 보다 포괄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고 그에 상응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형평성과 효율성이 상호상승적 접합을 통해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독일이 통일비용을 최소화하고 정치적 불안정을 극복하는데 서독의 생활조건과 복지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는가 하는 역사적 경험은 순조로운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서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주고 있다. 둘째 사회개발 주체를 다원화해야 한다.오늘날 서구 복지국가의 정당성위기나 과부하정부는 결국 사회개발정책이 중앙권력에 집중된데 따른 폐해라 볼수 있다.중앙권력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상대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크게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사회개발은 무엇보다 환경친화적인 정책을 중심으로 전개돼야 한다.21세기를 준비하는 모범적인 도시들이 환경공생도시 환경모범도시등으로 불리고 있듯이 삶의 질이 환경문제와 분리될수 없다.따라서 사회개발은 쾌적한 삶의 공간을 만드는데 노력해야 한다. 물론 복지빈국인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욕구의 충족보다는 절대 빈곤의 문제,상대적 빈곤의 극복과 형평성의 문제가 여전히 사회개발의 중심이 돼야 하겠으나 쾌적한 환경,문화적 욕구총족이 도외시되고서는 21세기에도 후발형 사회구조를 벗어 날수 없다고 본다. ◎한국형 복지모델 구상/재산세·토지세 등 늘려 재원 마련/최균 한림대 교수 한국사회는 지난 30여년동안의 지속적인 경제개발을 통해 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다양한 사회적 위험을 증가시켰다.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사회복지정책부문이다.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과 사회적 평등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복지의 균형이 필수적이다.이를 위해 사회복지제도의 확충,조세제도의 개선,물가정책및 고용정책의 수립등과 같은 국민생활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책을 개혁해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국민적 동의와 참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민생활의 안정과 생활보장이 우선적으로 전제돼야 한다.따라서 사회복지부문의 개혁은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선행돼야 할 작업이다.이는 현정부가 현재까지 진행한 하드웨어적인 개혁작업과 함께 이제는 국민의 생활과 직결돼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개혁이 중심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국민적 요청과도 의미를 같이 한다고 할수 있다. 더욱이 한국적 복지모형의 구축은 국민들의 사회복지요구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일한국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필수적으로 검토돼야 할 사항이다.즉 통일을 대비하는 입장에서 협소한 체제와 이념을 초월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적이고 복지지향적인 국가체제의 설립이 절실하다. 이는 서독의 「민주와 복지」토대가 독일통일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의 현실적인 여건상 국가의 사회복지비지출을 단시간에 급증시킨다는 것은 상당한 한계를 내포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복지모형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스웨덴의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또는 통합복지국가)」모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부문의 개혁을 위한 기본방향으로는 국가의 재정책임성 강화,전달체계의 민주성 확립,통합적이고 유기적인 사회복지체계의 운영을 통한 생산적 복지모형을 들수 있다.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조세부담증대,공채발행,세출구조의 조정,목적세의 신설,조세재원의 확대등과 같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사회복지와 관려된 목적세의 신설은 국민적 동의를 확보하면 가능하며 현재 다른 나라에 비해 비중이 낮은 재산세나 토지세와 같은 직접세의 과세강화와 같은 방법을 통한 재원마련은 소득재분배의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 나웅배 통일부총리에 듣는 대북정책(국정 어떻게 돼갑니까)

    ◎“「한국형」 안받으면 한푼도 부담안해”/경수로 공급 한국이 중심… 북은 오산 말아야/한반도 긴장 여전… 정치인 방북 시기상조/「김일성 조문」 있을수 없는일… 당시 정부 조치 적절 경수로 공급협정 체결 1차시한(4월 21일)을 한달가량 앞두고 미­북한간 「한국형」여부 줄다리기로 한반도에 서서이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나웅배부총리 겸 통일원장관을 만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영학박사에 서울대 교수출신,그리고 재무·상공장관과 기획원부총리의 관록이 두드러지는 경제통,거기다 국회 외무통일위원장을 지낸 4선의 서울 출신 현역의원.약간은 생소한 통일분야 업무의 총책임을 맡은지 한달 남짓된 나부총리는 화려한 이력서와 61세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을 만큼 격식을 차리지 않는 유연함과,합리적 사고로 정평이 나있는 사람이다. ○우리측과 대화해야 그러나 평양측이 「한국형」을 거부,결국은 북·미 제네바합의가 깨지고 말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나도는 상황 때문인듯 그의 어조는 평소와는 달리 단호했다. 『한국형경수로를 공급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는 단 한푼의 재정 부담도 할 수 없는 겁니다.한국형이 애당초 미·북간 제네바협상의 합의사항이었습니다.이 점에 대해 북한당국이 잘못 판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나부총리는 우리의 어깨너머로 미국과의 직접협상에만 매달리고 있는 북한의 행태를 겨냥 『남북대화가 없을 경우 사실상 대북 경수로 지원등 미·북합의사항의 원만한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북한이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경수로 문제도 미국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와의 대화로 풀어보겠다는 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등 파국을 자초하지 않는 한 남북경협등 실질적 교류·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온건입장을 빠뜨리지 않고 덧붙였다.북한의 변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이른바 「보수적 실용주의」가 자신의 대북정책 추진기조라고 설명했다. ­문민정부 들어 5번째 통일부총리로 임명됐는데 너무 잦은 경질로 통일정책의 일관성이나 안정성 유지에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새정부 출범초기 현실보다는 희망적 시각에 의해 정책상 약간의 모호성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통일부총리가 총리진급등으로 몇분 바뀌었지만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란 확고한 입장에 흔들림이 없고 우선 남북간 화해·협력을 추구한다는 기조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저 자신의 통일정책 추진기조도 마찬가집니다. 다만 세계사의 큰 흐름에 맞춰 남북한도 하루속히 화해·협력단계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보수적 실용주의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남북이 서로 접촉하면서 변화하고 변화하면서도 접촉을 늘려가는 「다면적 접촉·변화개방론」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우리를 철저하게 외면한채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만 관심을 보여 남북관계는 냉전시대 때나 다름없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실정입니다.다만 경제전문가가 통일부총리에 기용됐으니 남북경협분야등 실질적 분야에서 돌파구가 열리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11월 8일 정부가 경협 활성화 조치를 취했습니다만 단선적인 교류차원이 아닌 구조적 협력수준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이를 위해 소리는 덜내면서도 실현가능한 시범적인 사업부터 착실히 진척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북한이 당국간 대화는 외면하면서 남한의 민간기업,미국·독일등 서방측 기업에 손짓을 보내고 있는데…. ○김 추기경 방북 고려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꺼려하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이 과연 대북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북한도 외자도입등 경제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우선 남북간 긴장부터 풀어서 투자여건을 마련하는 게 필수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겁니다.정부는 먼저 임가공과 생필품 교류분야부터 단계적으로 경협을 확대해 나가고 대북 협력사업의 신청도 받아나갈 계획입니다. ­북한쪽 호응이 신통치 않지만 경제분야 이외에 종교·학술·문화분야의 교류도 시도는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남북 사이에는 여러 분야에서 오고감이 활발해져야 신뢰와 평화분위기가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적법절차에 따라 추진되고 남북관계 개선에 실질적 도움이 되며 성사가능성 높은 사회문화분야 민간 교류는 우선적으로 허용,지원하려 합니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김일성사망후 조문문제와 관련해 당시 우리 정부의 조치가 적절치 못했다며 오해를 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남북관계 50년사를 되돌아보거나 우리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 조문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김일성 사망 당시 정부의 조치는 적절했다고 보기 때문데 어떤 조치고 취할 생각은 없습니다.조문파동이 남북대화에 장애가 된다는 것은 대화를 회피하려는 북한측 억지일 뿐입니다. ­김이사장이 김수환추기경과 이기택민주당총재의 방북을 허용하라고도 제의했는데…. ▲남북간 긴장이 전혀 풀리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인의 개별적 방북은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키우는 등 남북관계에 혼선만 초래합니다.다만 김수환추기경의 방북은 지금은 4월의 소위 평양축전 등으로 인해 시기가 맞지 않지만 적절한 시기를 택해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북한의 한국형경수로 거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뭔가 더 얻어내려는 전술인지 핵합의 파기를 각오한 배수의 진 인지 궁금합니다.사실 그들로선 남한 기술자들이 방북,원자로를 건설해주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든 일일텐데요.애초 제네바에서 미국과 합의할 때 한국산 원자로가 그들 체제유지에 위험요소가 될지 여부를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뭐라 단정하기는 힘든 사안입니다.우리입장만 얘기하자면 한국형과 우리의 중심적 역할을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 그 어느 누구보다 많은 재정부담을 하기 때문입니다.이것이 보장되지 않는 한 우리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단 한푼의 돈도 댈 수 없고 이 경우 제네바 핵합의 이행은 어려워질 것입니다.KEDO와의 대화 뿐만 아니라 남한과의 대화가 없을 경우 사실상 대북 경수로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북한이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경수로지원 이외에 송전시설등 추가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데요. ▲북­미 경수로 전문가회의에서 북측이 경수로 이외에 운전훈련용 시뮬레이터,송·배전 시설등의 추가지원을 요구해 왔습니다.정부로선 이 추가 요구사항들이 대부분 제네바 합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어깨너머로 미­일등과의 관계개선에만 매달리는 북한을 남북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낼 복안은…. ▲북한이 김일성조문 불허에 대한 사과와 국가보안법 철폐등을 사실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남북대화 전망은 밝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그러나 제의만을 위한 형식적 대화제의나 실속없는 모양갖추기식 남북대화는 이제 지양되어야 합니다.남북관계의 진전과 북­미 관계개선은 상호보완적이어야 합니다.북­미 연락사무소 개설시기도 경수로 공급등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남북관계도 진전되는 등 한반도 전체 분위기가 호전되는 것과 보조를 맞춰가며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 2지망 합격자도 1지망 에비후보에/96학년도 대입기본계획 세부내용

    ◎내신40%이상 반영… 전기 3번 응시가능/수능 12월22일 발표… 23∼27일 특차전형 96학년도 대학입시 기본계획은 95학년도와 비교할 때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채 부분적으로 개선,보완된 것이 특징이다. 신설되거나 바뀐 내용중 중요한 부분은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본고사 억제 ▲수능 듣기평가 강화 등 3가지다. 내신성적을 교과목의 경우 15등급으로 나눠 40% 이상 반영하고 수능시험은 4개영역에서 2백문항을 출제하며 특차와 전기 3번,후기 1번으로 나눠 치르는 입시일정 등은 지난해와 다름없다.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농어촌학생을 대학입시에서 특별선발하자는 것은 지난달 농림수산부의 농정개혁보고에서 구체화됐다.농어촌 지역은 도시보다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 대학진학이 어렵고 농촌지역의 교육을 활성화하자는 것이 그 배경이다. 교육부가 이 제도를 채택키로 함에따라 희망하는 대학은 자율적으로 세부기준을 정해 농어촌 지역 학생들을 일정한 비율로 정원외로 특별선발 할 수 있게되고 교육법시행령 등 관계법령도 정비될 계획이다.그러나 입학정원의 몇 %까지 허용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교육부는 늦어도 5월까지는 법령정비와 세부지침마련을 완료할 계획이다.정원외 특별전형은 현재 외교관이나 상사원 등의 자녀들에게 정원의 2%까지 허용돼 있다. 농어촌 학생들을 대학진학에서 우대해주는 제도가 마련되면 여건이 비슷한 광부의 자녀나 도시빈민들에 대한 특별전형 허용문제도 제기될 전망이다.또한 농어촌 학생에 대한 명확한 개념확립과 판별문제가 과제로 남는다. ◇본고사 94학년도 입시에서 14년만에 부활된 대학별필답고사(본고사)는 부활된 첫해에 9개 대학이 채택했고 다음해인 95학년도 입시에서는 37개 대학이 치렀으나 실시의 당위성문제가 계속 제기돼 왔다.수험생의 부담을 과중하게하고 2중전형을 하고 있다는 문제점 때문에 주로 중하위권대학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었다. 교육부는 이에따라 채택여부는 대학의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가능한한 실시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국어·영어·수학중심에서 학과별로 수능시험을 보완하는 면에서 최소화하는방안을 권장하고 있다.예컨대 사학과의 경우 국사와 세계사를 본고사과목으로 하자는 것이다.또한 외국어 과목을 채택할 때는 회화능력이나 작문능력을 평가하도록 권하기로 했다. ◇내신성적 40% 이상을 입학성적에 의무적으로 반영한다.교과성적은 15등급으로 나눠 80%를 반영하고 출석성적은 5등급에 10%,특별활동·행동발달·봉사활동도 5등급에 10%를 반영하는 것은 95학년도와 똑같다.내신성적산출은 「고등학교 학업성적 관리지침」과 「고교내신성적제 시행지침」에 따른다. ◇수학능력시험 11월22일 4개 영역으로 나눠 치러지는 수능시험은 1교시 언어 60문항 60점,2교시 수리탐구Ⅰ 30문항 40점,수리탐구Ⅱ 60문항 60점,외국어 50문항 40점 등 2백점 만점이다.96학년도 시험에서는 출제원칙은 변동이 없으나 ▲변별력을 제고하고 ▲외국어영역의 듣기평가의 반영도를 높인다는 것이 달라진다.3월말까지 국립교육평가원이 시행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지만 듣기 문항이 몇 문항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변별력을 높이기위해 난이도 조정이 따를 전망이다. ◇일반전형절차 수능시험점수가 12월22일 발표되면 23일부터 27일까지 특차전형이 실시되고 96년1월7일부터 21일까지 전기대입시,2월9∼13일 사이에 후기대 입시가 치러진다. 95학년도와 같이 정원의 40%안에서 각 대학은 특차선발인원을 정할 수 있고 전기대는 1월8·13·18일중 하루를 입시일로 정한다.후기대는 2월10일 하루에 입시를 치른다.전후기는 물론 특차에서도 각 대학은 2지망까지 지원하게 할 수 있다. 복수지망을 허용할 경우 2지망합격자를 1지망이 예비후보에 포함하도록해 불공평시비를 제거한 점은 95학년도와 다르다.전기모집에서는 입시일이 다른 대학에 복수지원 할 수 있으나 입시일이 하루인 후기·추가모집에서는 복수지원할 수 없고 전기에서 여러 대학에 합격하면 한 대학만을 선택,등록해야한다.입시일자가 같은 전문대와 개방대학간에도 복수지원이 금지된다. ◇입시관리업무 대학입시의 관리에 대한 교육부의 간여범위가 올해부터 축소돼 대학입시 정보제공업무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넘겨져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대교협이모아 발표할 예정이다.97학년도부터는 대교협이 독자적으로 입시제도의 집행업무를 맡는다.대교협은 진학잡지사에서 제공하던 대학별 합격가능 점수분석결과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학마다 달라 복잡했던 입시원서가 간소하게 통일되고 원서대금과 전형료를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 “민족의 대학에서 세계의 대학으로”/이수성 서울대총장 취임사

    금년은 광복 50주년의 해입니다.민족의 진운과 서울대학교의 정향은 언제나 궤를 함께해 왔고 새로운 시대의 격랑 속에서 우리 대학이 앞으로 걸어야할 힘겨운 역정 또한 민족의 장래와 유리될 수 없다는 전제 속에서 본인은 서울대학교가 수행해야 할 역할과 관련하여 평소 가슴 속에 묻어온 몇가지 생각을 감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근대 100여년간 세계사가 민족의 외연에서 강하게 작용할때 마다 올바르게 응전할 역량을 축적하지 못한 채 식민지와 민족분단이라는 통한의 역사를 우리는 겪었습니다.통합과 분열의 세계적 해일속에서 우리는 온갖 분야에 걸쳐 무한경쟁이라는 치열한 쟁투에 직면하고 있습니다.정치·경제·교육과 문화·과학기술의 대 개혁이라는 격변의 과정에서 대학이 감당해야할 책무는 너무도 큽니다. 『누가 조국의 장래를 묻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엄청난 믿음과 기대의 함축입니다.전국의 곳곳에서 우수한 인재를 서울대학교에 맡기고 성원해 준 바탕에는 우리 민족의 현재와 미래의 명운이 서울대학교에 달려 있다는 국민의 간절한 여망이 있습니다. 한 세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서울대학교는 한 민족의 대학이라는 차원을 넘어 세계 속의 대학으로 변신해야 할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이제 우리는 외래의 학문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면서 사회변화에 추종하던 과거의 태도에서 벗어나 학문과 사회변화를 앞장서서 이끌어야 할 적극적 자세를 가져야 할 때입니다.현대사회는 다기한 학문의 통합적 공동연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우리는 대학사회에 만연되어 온 학문 영역별 이기주의와 학과를 중심으로한 폐쇄성 또한 극복해야만 합니다. 서울대인 모두가 생각해야 합니다.물질주의 문명의 탁류에 휩쓸려 대학 조차도 지금까지 사회의 가치와 규범을 떠받치던 일을 소홀히 한 채,시류에 안주하며 사회의 도덕적·정신적 구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오지 못했습니다.공기와 해양과 토질이 오염되고,입학시험의 파행적 관행이 교육의 정도를 벗어나도 우리는 남의 탓만 하였습니다.공동체 의식이 박약하고 도덕적으로쇠락해가는 우리 사회를 대학은 외면했습니다.대학교육이 정신적으로 재충전되어야 할 당위를 절감하고,지식과 인격이 똑같이 소중하다는 평소의 확신이 대학의 운영에도 필요하다고 본인은 생각합니다.대학은 이제 가치 지향적 관점에서 학문적 윤리와 사회적 덕성의 지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도덕성을 겸비한 전문인」의 육성을 통해 「나라와 민족에게 헌신하는 대학」을 이루는 것은 국민의 요구입니다.끝없는 학문적 탐구와 민족의 진로에 관한 진지한 고뇌도 대학의 몫입니다. 뼈아픈 성찰에서 얻은 크나큰 교훈과 배일진의 신념으로 서울대학교는 재출발해야 합니다.우리는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서도 위기를 극복한 민족의 저력이 우리에게 있고 갖가지 역사적 도전을 감연히 돌파해 온 대학의 정신이 우리의 심장 속에 온존합니다. 권위주의보다는 민족주의를,소아적인 영웅주의보다는 합의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갖가지 난제를 우리는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 대학이 추구해야 할 몇가지 교육의 정향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민족교육의 정향입니다.어떠한 세계적 경쟁에서도 그 주체는 엄연히 단위국가나 민족입니다.국적없는 교육은 역사적 표류일 뿐입니다.자랑스런 민족의 문화적 전통을 승계하고 국학의 내실화를 다지는 일 또한 세계화의 과정에서 참된 자부심을 견지하면 변화를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적응력의 원천이 됩니다.서울대학교는 안일과 까닭없는 폄하,헛된 우월의식에서 벗어나 가장 진지하고도 겸허한 자세로 민족의 희망에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는 인간교육의 정향입니다.치열한 경쟁의 시대에서 고결한 인성과 예절을 지키며,공동체의 시민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협력과 이타적 헌신을 다하는 덕성을 함양하는 것은 교육의 필지적인 목표입니다.지역 빈부 각종 집단 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통일 조국에서 주체적 역할을 담당할 지도자를 길러내는 일 또한 온 겨레가 서울대학교에게 부과한 책무입니다.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 대신 더불어 살며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가치체계를 정립하여 아름다운 공동체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 역시우리의 사명입니다.학문적 편견을 초월한 상호 이해,인문사회·예체능·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균형있는 발전 또한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세번째로 국민문화생활의 수준과 국제경쟁력의 제고에 앞장서는 일도 서울대학교에 주어진 과제입니다.표준적 대중을 예정한 기계적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첨단의 통신·정보 혁명과 유전자를 포함한 생명과학에 동참하여 국민의 문화수준을 높이고 국제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총체적 교육체계,소수가 아닌 다수의 정예화와 전국민의 상향평준화,그리고 끝없는 창조력의 개발에서도 서울대학교는 그 선도적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이러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내는 것은 우리를 믿고 키워준 조국과 민족,그리고 사회에 보은하는 길입니다.
  • 분단국대통령의 「통곡」/이재근 서울신문 통일안보연구소장(서울광장)

    유럽순방의 정상외교를 펼치던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 7일 통일독일의 상징물인 브란덴부르크문 앞에 섰을 때의 장면은 감동적이었다.정치·경제적인 통합에 이어 법률적으로까지 완전 통일된 독일을 방문한 첫 한국의 대통령에게 베를린은 또한 각별한 의미로 다가섰을 것이었다. 여기 이르러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생각했다는 대통령은 『서베를린의 자유는 서울의 자유였다』면서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져 베를린필하모니가 베토벤 제9교향곡의 「환희」를 「자유」로 노래했을 때 서울은 진정한 환희였다』고 연설했다.서베를린의 승리가 서울의 승리였기에 한반도의 통일도 꿈이 아니라 현실로 이룰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국국민의 감회를 전했다.베를린의 활기와 번영을 보면서 그는 남북통일에 대한 대통령으로서의 「무서운 책임감」을 이런 형식으로 다짐했을 것이다. 분단국 대통령의 「웅변」은 마치 「통곡」처럼 들렸다고 수행기자들은 써보냈다.8일자 조간 서울신문은 숙연한 김 대통령의 베를린연설을 놓고『그것은 차라리 통곡이었다』고 표현했다.웅변속에 숨은 대통령의 상심을 기자들은 읽었을 것이다. 통일은 이제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와 방법의 문제이다.그리고 그것은 한반도적 시각에서 벗어나 「역사의 진전」이라는 세계사적 시각에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인식이다.그 역사의 진전은 몇가지 방향에서 이뤄져 왔고 또 그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의 통일도 필연적이다. 먼저 인간의 자유화를 향한 진전이다.인간의 자유의지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는 이제 세계의 보편적 가치가 되고 있다.다음으로 민족자주의 회복이다.동일한 언어·혈통·문화라는 기준에 따른 구소련의 해체,독일의 통일이 그것이다.그다음이 평화의 확산이며 세계공동체의 확립이다.동서간의 이념분쟁과 체제경쟁을 매듭짓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기축으로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것,예컨대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결성등이다.그런 것들이 바로 한반도문제의 세계사적 시야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반도통일은 어떤 방식으로 실현하느냐는 것인데 대통령은 이번 「베를린 연설」에서도 흡수통일이나 무력통일이 아닌 민족공동체 건설이라는 구도에 따라 통일문제에 접근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북한의 경수로 건설을 통한 에너지문제 해결,민간차원의 대북교류,곡물 등 북한에 필요한 원료와 물자를 장기적으로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세계에는 지금 거역할 수 없는 세가지 큰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하나는 개혁이다.이 개혁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그런 점에서 이념적이라기보다 실용적이요 현실적이다.다른 하나는 세계화이다.UR협정,WTO체제는 그것을 대표하며 인권,환경,빈곤퇴치 등 「인간안보」를 내세운 사회개발 정상회의 등이 그러하다.세번째가 탈냉전추세의 지속이다.그러나 한반도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냉전의 고도이다.이는 북한도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임과 동시에 남쪽의 냉전적 요소도 완전히 극복해내야 한다는 요청도 된다. 기자들에 의해 「웅변」을 담은 「통곡」으로 묘사된 이 「베를린 연설」을 통해 우리는 김영삼 대통령의통일인식의 지평이 활짝 열렸음을 확인하게 된다.그것은 냉전적 관변 통일론과 감상적 통일지상주의를 함께 극복하는 세계사적 인식의 통일론이다. 탈냉전의 시각에서 동반자로 보면서 교류를 통해 북한을 개방시키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자는 것,다시 말해 「햇볕론」이다.강한 바람으로 옷을 벗기기보다 따뜻한 햇볕을 쬐여 스스로 옷을 벗게 한다.이럴 경우 북한을 위협하는 강경론은 물론 북한을 흡수통일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도 피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된다. 게르만인들은 그들 국가 민족의 통일에 관한한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그 역사의 현장에 서서 대통령은 북한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어떤 분야에서도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우리의 3단계통일방안의 과정을 축소하기 위해 요구되는 어떤 노력과 희생도 감수할 것이라고 했다.그런 점에서 우리 대통령의 베를린 상심기행은 환희의 여로이기도 하다.
  • 평화와 번영의 세계건설 주도(사설)

    김영삼 대통령은 11일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고있는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에서 한국의 국가발전 과정에하나의 획을 긋는 뜻있는 연설을 했다. 김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지구촌 사회개발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국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이를 위해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규모를 「우리의 경제능력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나아가 개도국의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지원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는 한국이 우리의 빈곤,우리의 고통문제를 뛰어넘어 남의 고통,세계의 빈곤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겠다는 뜻이다.한국은 이제 나의 문제가 아니라 남의 문제를 위해서도 공헌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있음을 선언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또 불과 50여년만에 경제성장과 사회개발,정치발전을 아울러 성취한 한국이 개도국들에게 하나의 개발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보도된대로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는 세계도처에 아직도 산재한 빈곤·실업·차별등 인간생활의 실제문제를 세계적차원에서 공동해결을 모색하는 국제회의이다.인류의 문제에 대한 인류의 새로운 자각이자 모색인 것이다. 냉전이 종식된 지금 국제평화와 안보를 참으로 위협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바로 잠재해있는 지역적·사회적 불평등에서 오는 분쟁이 될 것이라는 자각과 이는 곧 세계공동의 과제라는 인식때문이다.신속한 대응이고 세계사의 새로운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의가 이런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해결한 것은 물론 없다.「코펜하겐 선언」이 구속력을 갖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문제의 바른 인식은 문제해결의 좋은 출발이 될 것이다. 김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의연설은 한국이 이런 역사적 변화를 바로 보고 있으며 한국은 인류의 문제해결과 평화와 번영의 세계건설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임을 세계에 천명한 것이다.
  • 갈리 사무총장 유엔사회개발 정상회의 개막 연설(논단)

    ◎“빈곤 추방·고용 창출 새사회계약 맺자”/절대빈곤 13억… 15억은 의료혜택 못받아/투자늘려 실업해소… 사회통합의 지름길/가난의 희생자 70%가 여성… 불평등·차별 처결 나설때 유엔사회개발정상회담의 메시지는 분명하다.국제사회는 오늘날 세계에서 사회적 불평등,소외와 빈곤에 반대하는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창설 50주년을 기념하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자문해야 한다.우리는 유엔헌장의 의무사항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왔으며,『모든 사람의 경제·사회적 진보』를 촉진시켜야 할 엄숙한 사명을 충실히 이행해왔는가. 오늘날 세계경제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그 영향이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알고 있다.개인간의 전통적인 유대를 갉아먹고 모든 국가와 지역을 주변화시켰다.빈부격차는 확대일로에 있다. ○빈부격차 확대 일로 따라서 오늘날 우리에게 부여된 임무는 집단적인 사회적 책임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세계 각지의 국가와 남녀에게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범세계적 차원에서 새로운 사회계약이 요구된다.그것이 이번 세계정상회담의 초점이 돼야 한다. 유엔총회가 지난 92년 이 정상회담 개최를 주도적으로 요구했을 때 그 목적은 사회개발을 국제사회의 주요한 우선관심사로 추진하자는 것이었다.우리는 빈곤과의 싸움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사회적 소외및 분열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생산적 고용을 어떻게 창출해나갈 것인지,국제적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어떻게 일깨울 것인지를 논의할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코펜하겐 세계정상회담은 국제사회 자신과 그 미래,인간개인의 역할에 관해 국제사회가 시작한 심각한 반성과 논의의 과정중 일부분이다.국제사회는 리우환경정상회담·카이로인구회의 등을 통해 인간개인의 위치에 대해 심사숙고해왔다. 정의에 기초한 사회질서내에서만 인간개인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사회개발은 말해준다.사회적 영역에서의 진보 없이는 진정한 경제발전이 불가능함도 일깨워준다. 기성모델이나 해답은 분명히 없다.그러나 내가 「우선적 목표」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우리가 정의를 내리는 일은 가능하다.그 목표는 기본적으로 세가지이며 여러분과 토의할 주제이기도 하다. ▲개인에게 사회보호를 제공하고 ▲사회통합을 지원하며 ▲사회적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첫번째 목적은 사회에 소속된 개개인을 보호하는 일이다.사회개발촉진과 인권보호간의 불가분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논의의 출발단계부터 유념해야 한다. 인권의 사회적 중요성은 48년의 보편적 인권선언에서 명백히 표현됐고,66년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에서 더욱 강조,재확인됐다. 현재 13억명이 절대빈곤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15억명이 가장 기본적인 의료보장혜택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기억돼야 한다.요즘 세계빈곤층의 70%이상이 여성이며,여성이 우선적으로 빈곤의 희생자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과욕·무관심과 투쟁” 어느 곳에서나 사회적 불평등이 시정될 필요가 있는 반면 그러한 문제점이세계 모든 지역에서 똑같은 강도와 규모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돼야 한다.최종선언문 초안에 『대부분의 개발도상국,특히 아프리카와 후진국의 상황은 위험수위에 달했고 특별한 관심과 행동을 필요로 한다』고 적은 대목은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제안하고 싶은 두번째 우선적 목표는 사회통합촉진이다.사회통합을 위한 첫단계는 과욕및 무관심과 싸우는 일이다.장소및 명분을 불문하고 모든 차별은 척결대상이다.인내심을 갖고 연대와 행동을 보여야 한다.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은 사회내에서 제 위치를 찾는 방법을 배우도록 보장돼야 한다. ○가치의 보편성 확신 이와 같이 정상회담이 빈곤퇴치노력과 사회통합촉진및 생산적 고용확대간의 연계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요즘 고용은 사회통합에 필수적인 반면 실업은 사회적 불이익을 심화시키는 소외의 한 형태다.국가는 역동적인 사회정책을 펴야 할 주된 책임을 지닌다.사회개발은 전체범위,특히 입법부문에서 정치적 행동을 요구한다. 그러나 사회개발은 개별국가의 책임만은 아니며 전체로서 유엔의 책임이다.어떤 유형의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연대활동이 국제적 규모에서만 구체화될 수 있다.유엔체제는 사회진보를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왔다.유엔개발계획(UNDP)·국제노동기구(ILO) 같은 많은 기구가 이 분야를 주도해왔다.그러나 이 사회계획에서 우리는 비정부기구의 탁월한 동원능력과 사기업및 투자자에 의해 제안된 통합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모든 선의의 기관과 사람이 참여할 때 사회조화를 보장할 영구적인 통합을 성취할 수 있다. 사회조화확보는 세번째 목표다. 정치·사회문제간에는 분명히 상호작용이 있다.정치가 추구하는 목표중 하나가 사회적 열망을 현실화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정치환경이 조화로운 사회개발의 선결과제인 동시에,역동적인 사회환경이 정치안정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불평등과 특권이 횡행하고 만족할 만한 사회통합을 허용하지 않으며 다수의 소외를 방치하는 국가는 전례 없는 사회적 분출을 겪게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개발촉진과 평화유지간에는 불가분의 연계성이 존재한다.민주주의는 평화와 개발간의 연결고리다.민주주의는 평화를 보장하며,민주주의 없는 영구적인 사회개발은 생각할 수 없다. 내가 유엔의 최우선목표를 여러분께 자꾸 강조하는 이유는 인간을 위한 우리 행동의 밑바탕이 되는 가치의 보편성을 확신하기 때문이다.유엔사무총장으로서 차세대에 대한 집단적인 책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래서 여기서 채택될 중요한 권고안이 국가와 인간의 생활의 일부분이 되도록 적절한 이행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유엔이 취하기를 바란다.우리가 여기서 재정의하고 재창출하는 과정을 밟고 있는 사회행동에 세계은행 등도 전적으로 동참하길 기대한다. ○세계은행 동참 기대 우리가 논의할 사회개발계획은 국제사회가 ▲위기가 불가피하다는 생각과 ▲불평등과 ▲분열된 세계사회에 각각 반대한다는 의지를 전반적으로 밝히는 한 방법이다.사회문제를 보편적인 최우선관심사로 제기함에 있어서 우리 의도는 국제사회의 집단적 미래에 대한 책임을 떠맡고 이상적인 범세계적 유대관계를 새롭게 다짐하자는 것이다.
  • 대EU 수출전진기지 “기반 다지기”/한·영 정상회담의 의의

    ◎전자공장 등 5년동안 9억달러 투자/97년까지 대영박물관에 한국실 개관 영국의 임금은 싸다.세제나 정부지원면에서 유럽연합(EU)의 어느 나라보다 투자환경이 좋은 곳 또한 영국이다.한국의 기업들이 EU시장의 공략을 위한 생산시설을 집중적으로 영국에 설치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영협력위 활성화 김영삼 대통령의 영국방문,8일 메이저총리와의 정상회담은 한국의 유럽시장 생산거점 역할에 걸맞도록 양국관계에 기름을 치기 위한 것이었다. EU안에서 지금까지 한국기업의 최대투자국은 독일이었고 영국은 그 다음 차례였다.그러나 영국의 투자환경이 개선되면서 투자증가율면에서 독일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다.삼성은 북잉글랜드의 윈야드지역에 99년까지 9억달러를 투자해 복합전자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LG전자도 북잉글랜드의 뉴캐슬지역에 1천3백만달러를 들여 전자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포스코개발은 3백만달러를 들여 철강기술개발회사를 이달안에 차리려 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처럼 EU시장의 생산기지가 되고 있는 영국과의 정부간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데 정상회담의 초점을 맞추었다.이날 회담에서 유명무실한 상태에 있던 한·영 산업협력위원회를 활성화해 민간차원의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점이나 외무차관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한 점등에서 정상회담의 지향점을 잘 읽을 수 있다.김대통령은 또 이미 합의된 한·영과학기술공동협력자금의 조속한 설치를 촉구하고 대영박물관안에 97년까지 한국실을 개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전체적으로 새로운 양국관계의 설정보다는 전통적인 우호관계의 원활화를 추구한 셈이다. 영국은 51개의 영연방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나라다.세계5위의 교역대상국이며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특히 영국은 우리의 4각외교 대상국인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의 중심국가 가운데 하나다. ○4각 외교체제 보완 청와대의 한 외교관계자는 이날 정상회담의 외교적 의미에 대해 『우리의 주변 4각외교에 대한 보완체제를 구축했고 주요외교현안에 대한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국제적 지지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나라정상은 우리의 주요외교현안인 북한핵문제,OECD가입문제,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문제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남북대화의 재개를 포함한 핵합의문의 합의사항을 북한이 충실히 이행하도록 촉구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이 문제에 대한 공동인식을 재확인했다.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합의여부가 발표문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정상이 포괄적으로 『전통적 우호협력관계를 정치·경제·문화등 제반분야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이들 여러 현안에 대한 우리의 정책에 대해 국제적 지지기반을 확충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북핵문제 공동인식 현재 두나라의 교역량은 수출입이 15억달러수준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상대방 시장점유율은 매우 낮아 한국의 영국시장 점유율이 0.7%고 영국의 우리시장 점유율은 1.8%다.두나라가 무역균형을 이루고 있음은 경제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뜻한다.그럼에도 시장점유율이 낮으므로 발전의 여지가 크다는 이야기가 된다. 김 대통령의 영국방문과 메이저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균형상태에 있는 두나라의 경제협력을 확대시키고,EU시장의 생산거점에 대한 한국기업의 활동을 보다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김 대통령 영 상원의장 만찬 답사 한평생을 한국의 민주화에 몸바쳐 왔으며 9선의원을 거치면서 의회민주주의의 길을 걸어온 나로서는 영국의 의회정치를 이끌고 계시는 의원 여러분과 자리를 같이 하게 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귀의회는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심금을 울리는 웅변장이며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토론장입니다.그런 바탕위에서 인류사에 길이 빛나는 대헌장과 권리청원,권리장전 등을 산출할 수 있었습니다.귀의회에서 태동되고 고양된 자유민주주의는 이제 세계의 보편적 가치와 제도로 정착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날 일제 식민통치,국토의 분단,동족상잔등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뿌리내리기에 매우 척박한 땅이었습니다.그러나 오늘날 한국은 문민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으며 신흥공업국의 선두에 설 만큼 산업화에 성공했습니다.2년전에 출범한 문민정부는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을 추진해 왔습니다. 우리는 인간으로 누리는 기본적 자유와 권리가 우리의 휴전선 북쪽으로도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나와 한국국민은 대승적인 자세로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끈질긴 노력을 해왔습니다.그 길만이 북한이 국제사회의 당당한 성원이 되고 우리와 함께 평화통일로 가는 「기회의 창」을 활짝 열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우리의 이런 입장에 대해 귀의회와 영국민들의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세기의 위대한 지도자 처칠경은 「미래의 제국은 정신의 제국이다」라고 말했습니다.처칠경의 통찰처럼 21세기의 세계는 정의와 평화,인간과 자연의 조화등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증진에 기여한 나라들에 의해 향도되어 갈 것입니다.우리는 귀국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해 온 점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우리 정부도 「세계화」정책을 통해 국제교류를 증진시키고 인류공통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이런 점에서도 우리 양국은 정부는 물론 의회차원에서도 상호지원과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 그것은 차라리 통곡이었다/숙연한 김 대통령의 베를린 연설

    ◎한반도통일 확신하는 환희의 웅변/「무서운 통일 책무」의 다지머이 가슴 쳐 높이 26m,너비 65.6m.1791년 고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입구 성문을 모델로 삼아 운터덴 린덴 거리의 서쪽끝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세워진 건축물.나폴레옹군이 이문을 통해 입성한 이래 수많은 행진과 퍼레이드의 행사장이 됐던,베를린의 18개 옛 성문가운데 현존하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브란텐부르크. 김영삼대통령이 7일 통독의 상징물 브란덴부르크를 방문했다.독일이 법률적으로까지 완전히 통일된뒤 이곳을 찾은 한국의 첫 대통령으로서 그에게 어떤 상념이 떠올랐는지는 어렵잖게 유추할 수 있다.그는 스스로 이곳을 보고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곧이어 있은 황태자궁에서의 연설석상에서다. 브란덴부르크는 동서독의 분단과 함께 5개의 성문을 닫았었다.분단의 상징이었던 브란덴부르크는 그러나 1989년 12월 22일 다시 통일의 상징으로 명예를 회복했다.그해 11월 9일 국경이 개방된지 몇주 뒤 서독의 콜 연방총리는 모드로 동독총리와 동·서독의 여러 정치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문을 열어젖힘으로써 자신의 이름과 브란덴부르크의 이름을 세계사에 다시 한번 빛나게 했다. 김 대통령은 황태자궁 연설에서 서베를린의 자유를 서울의 자유로 바꾸어 노래했다.그는 연설말미에서 『서베를린의 자유는 서울의 자유였다』면서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져 번슈타인의 베를린 필하모니가 베토벤 제9교향곡의 「환희」를 「자유」로 노래했을 때 서울은 진정한 환희였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은 이어 이는 서베를린의 승리가 서울의 승리였기 때문이며 한반도의 통일도 꿈이 아니라 현실로 이룰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국국민의 감회를 전했다.그것은 「웅변」이었다.그러나 이를 듣는 한국 기자단이나 수행원들에게 분단국대통령의 「웅변」은 마치 「통곡」처럼 가슴을 쳤다. 김대통령이 유럽순방 연설문 가운데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황태자궁 연설이었다.너무 많은 주문과 추고때문에 연설문 작성자들은 황태자궁 연설문 이야기가 나오면 고개를 흔들 정도다.김대통령이나 한국국민에게 통일만큼 절실한 과제는 없을 것이다.베를린의 활기와 번영을 보면서,또 독일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김대통령은 통일에대한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특유의 표현인 「무서운 책임감」으로 바꾸어 놓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구체적으로 곡물을 비롯,북한에게 필요한 원료와 물자를 장기저리로 제공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우리의 북한 정책측면에서 이같은 언급은 매우 진전된 것이고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할 내용이었다.그러나 기자들에게 더 가슴깊이 와 닿은 말은 『우리는 3단계통일방안의 과정을 축소하기 위해 요구되는 어떤 노력과 희생도 감수할 것』이라고 한 대목의 포괄적인 의미였다. 베를린의 자유를 서울의 자유로 바꾸어 이야기한 김대통령의 꿈꾸는 듯한 표정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3단계과정의 축소를 위해 어떤 희생도 치르겠다는 그 말의 깊은 뜻은 무엇일까.김 대통령은 콜 총리가 브란덴부르크문을 열어젖히는 장면과,김 대통령이 앞장서 많은 우리 각료및 정치지도자들과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함께 건너는 장면을 오버랩시키고 있지는 않았을까. ◎독 외교3단체 초청 연설 요지 독일과 나의 인연은 멀리 20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내가 다니던 서울대학교는 유럽식 학풍이 두드러진 곳이었으며 그 가운데서도 나의 전공이던 철학분야는 독일의 학풍이 풍미했습니다.나의 졸업논문도 칸트의 「비판철학」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1986년 11월초,나는 생애 처음으로 베를린을 찾게 되었습니다.내가 처음 만난 베를린은 육지 속의 섬으로 외떨어지고,다시 동서로 갈라진 「격리와 분단」의 도시였습니다.그러나 오늘 나는 새봄의 기운이 싹트는 이 아름다운 도시의 한 가운데,활짝 열린 브란덴부르크문을 지나 이곳에 왔습니다. 돌이켜보면,내가 베를린과 처음 만나던 86년 이후 세계는 바탕으로 부터 바뀌었습니다.지난 10년의 세계는 「인간의 자유화」,「민족자주의 회복」,「평화의 확산」,「세계의 공동체화」라는 방향으로 전진한 것입니다.이러한 역사의 진전을 극명하게 상징하는 곳이 아마도 이 베를린일 것입니다. 나는 오늘 브란덴부르크문을 지나오면서 판문점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세계가 달라졌음에도 한반도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그러나 역사의 힘은 한반도의 통일을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는 지난 1957년 독일연방공화국의 유럽공동체 가입이 독일 통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해 벌어졌던 토론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역사는 당시 독일의 유럽통합 참여결정이 통일을 가로막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앞당기는 요인이 되었다는 점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나는 올해 초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국가목표로 세계화를 선언하였습니다.나는 한국의 세계화가 한반도의 통일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촉진시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문제는 한반도의 독특한 상황 앞에서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통일을 실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우리는 독일과 다른 역사를 물려 받았습니다.단절과 폐쇄 속에 남과 북은 이념과제도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이질화의 길을 걸어왔습니다.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우리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을 취하는 것이 현실적인 것입니다.그것이 바로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화해협력 단계」,「남북연합 단계」,「1민족 1국가」의 3단계 통일방안입니다. 독일과 한국은 각기 유럽과 아시아에서 서로 유사한 경험을 지니며 유구한역사를 이어왔습니다.양국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독일과 한국을 더욱 가깝게 이어준 것은 전후의 세계사가 가져다 준 민족분단이라는 공통의 아픔이었습니다. 특히 자유의 최전진 기지였던 서베를린과 서울은 깊은 운명적 유대를 느껴왔습니다.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져,번슈타인의 베를린필하모니가 베토벤 제9교향곡 「환희」를 「자유」로 노래했을 때 서울은 진정 환희였습니다.서베를린의 승리가 서울의 승리였기 때문입니다. 두도시는 결코 억압될 수 없음을 역사 속에서 실증했습니다.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으로 화답한 것처럼 독일의 통일은 한반도의 통일로이어질 것입니다.21세기 희망과 세계를 향해 우리 두 나라 국민이 함께 손잡고 나아갑시다.서울과 베를린이 세계공동체의 선봉이 되게 합시다.
  • 문명의 융합(외언내언)

    진리를 고뇌하는 위인의 조상이 교문 앞에서 젊은이들을 맞는 소르본대학의 분위기는 겉만으로도 「권위」보다는 인류가 지닌 「자유」에의 동경을 느끼게 한다.오다가다 들른 나그네조차도 그 맑은 물 같은 지성의 분위기에 젖게 된다.전쟁수행능력이 출중하거나 경제적으로 기름진 것만으로는 메울 수 없는 아름답고 고답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우리 대통령이 그 소르본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명예박사학위」를 논문학위보다 더 명예스러운 것으로 여겨 함부로 남발하지 않는다는 대학에서 수여한 것이라 자랑스럽다. 수락연설을 통해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가 미래의 지구촌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문명의 충돌」이 아닌 「문명의 창조적 융합」을 촉구했다.경쟁과 충돌의 갈등으로서가 아닌 보완과 융합의 질서가 다름아닌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화의 이념이다.역사의 진보에 공헌한 프랑스의 위대함을 높이 평가하는 우리가 금세기를 마감하는 시점에 그 프랑스와 만나 다음 세기를 위한 인류에의 기여를 다짐하게 된 것은 우연이아니다. 지식인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지적협력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소르본의 지성이 다가오는 세기의 세계사를 운용하는 동북아의 중심축을 이루는 한반도의 정치지도자에게 지혜를 당부하는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그 역사적 소임을 다하기 위해 필연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그 수락의 연설에서 문명의 융합 논리를 펼친 것은 현철한 메아리를 동반하게 될 것이다. 동서의 만남을 비관한 키플링의 예언이 백남준의 새로운 예술 앞에 공허해진 지도 몇해가 되었다.『도덕과 정치와 문학분야에서 소리나는 메아리』를 당부한 빅토르 위고의 가르침이 살아 있는 광장 앞에서 동방의 정치지도자가 펼치는 새로운 메시지가 새롭게 빛나는 메아리로 오래 번지기를 기대한다.
  • 한­불,고속철 제3국 공동진출/김 대통령­미테랑 회담

    ◎TGV기술 조기이전 합의 【파리=김영만 특파원】 김영삼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 이틀째인 3일하오 파리시내 파비용 가브리엘에서 열린 프랑스 경영인연합회초청 오찬 모임에 참석,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외개방정책을 설명하고 프랑스기업의 적극적인 한국투자를 촉구했다. 김 대통령은 오찬연설을 통해 프랑스가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통신·우주항공·환경 등의 분야에서 한국기업과 보다 활발한 산업기술협력이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한국정부는 프랑스기업의 한국진출,한국기업과의 협력,제3국 공동진출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어 영빈관에서 장 클로드 페이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한국의 OECD가입과정에서 사무국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소르본대학에서 명예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김 대통령은 학위수락연설에서 『동아시아는 세계경제의 3대 중심축의 하나로 떠오르고있고 한국은 바로 그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유럽통합은 물론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에 중심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밝히고 『프랑스와 한국사이의 협력증진은 유럽연합과 아태경제협력체(APEC)를 잇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상오 파리 개선문에 있는 무명용사묘에 헌화하고 파리시청 환영행사에도 참석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과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2일하오(한국시간 3일 상오)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의 고속전철 건설과정에서 처음부터 테제베(TGV)의 기술이전을 시작,완공시점에는 기술이전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두나라 정상은 또 한국의 고속전철이 완공된 뒤에는 한국과 프랑스가 제3국의 고속전철 건설에 공동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유종하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밝혔다.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프랑스가 보유하고 있는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이 지연되고 있는데 우려를 표명했으며 미테랑대통령은 『약속은 꼭 지킬 것』이라면서 두나라 실무전문가들의 이견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한국측에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한국과 프랑스 정부는 가압경수로의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코드개발등 원자력 안전분야에 대한 공동연구센터의 설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남북통일 시간문제”/김 대통령 특파원 간담 【파리=박정현 특파원】 김영삼 대통령은 3일 파리주재 한국특파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세계사적 흐름으로 볼 때 남북통일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면서 『북한이 변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며칠전에 북한에서 기가막힐 일이 일어났다』고 밝히고 『이런 사실도 북한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형항공기 개발사업과 관련,『양국이 각각 40%씩의 비율로 참여하고 20%는 제3국을 참여시키기로 했다』고 말하고 『아시아의항공수요는 중국만 해도 당장 1백50∼2백대를 필요로 할만큼 크기 때문에 많은 유럽선진국들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 대통령 3·1절 기념사 요지

    우리는 오늘 벅찬 감격과 새로운 결의로 기미독립운동 일흔여섯돌을 맞았습니다.광복 50주년에 맞는 3·1절은 우리 모두에게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뜻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문민정부는 기미독립운동의 정신과 선열들의 이상에 충실한 나라를 만들고자 개혁에 매진했습니다.「변화와 개혁」은 나라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우리 사회에는 새로운 활력과 희망이 넘치고 있습니다.지금처럼 우리 민족의 자존이 높아진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선열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는 아직도 먼 길을 가야 합니다.세계의 뒤편에 머물며 타율의 역사를 살던 비운에 종지부를 찍고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서 민족의 뜻을 활짝 펼치는 영광을 실현해야 합니다.그것이 기미독립운동 일흔여섯돌을 맞은 우리의 결의이자 광복 50주년을 눈 앞에 둔 우리 모두의 소망입니다. 지금 우리는 세계사의 거대한 새 흐름과 마주하고 있습니다.정보화시대,WTO 출범,지역통합등 거대한 물결이 세계화시대를 열고 있습니다.여기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한가지 뿐입니다.시대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분야가 세계화되고 세계일류 수준으로 올라서야 합니다.그것만이 21세기에 우리가 생존과 번영을 확보하며 세계의 중심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3·1운동은 「역사창조의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자존의 의지와 자결의 원칙에 의해 민족의 밝은 앞날을 창조하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우리는 지금 스스로의 결단으로 세계화의 길로 나서고 있습니다. 3·1운동은 또한 「민족단합의 정신」을 말하고 있습니다.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민족애와 공동체의식으로 뭉치는 것은 민족의 자랑스런 저력입니다.그것은 어떤 시련과 도전도 이겨낼 수 있는 우리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1백년전보다 더 큰 역사의 도전 앞에서 우리는 세계화의 기치 아래 다시 하나가 되어 힘차게 전진해야 합니다. 3·1운동은 나아가 「공존공영의 정신」을 갈파하고 있습니다.독립선언서는 동양평화와 인류공영이 겨레의 이상임을 천명했습니다.우리는 이제 세계 모든 나라와 당당하게 경쟁하고 협력해 나가면서 민족의 앞날을 개척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더 크게 기여해야 합니다. 반세기가 다하도록 분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은 민족사의 수치입니다.선열들이 세우려 했던 나라는 결코 분단된 조국이 아니라 통일과 선진의 자주독립국가입니다.남과 북은 이제 통일의 큰 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남과 북은 먼저 화해하고 협력하는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우리는 이미 북한의 경수로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경제협력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우리는 모든 면에서 북한과 교류하고 협력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이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북한은 특히 같은 민족에 대해 비방 중상하는 일을 즉각 중지해야 합니다.이는 「민족자존」과 「민족단합」의 3·1정신에도 반하는 일입니다.아울러 남과 북은 다같이 실현 가능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부터 착실히 실천에 옮겨나가야 합니다.나는 기미독립운동의 76주년이 북한이 3·1정신을 회복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충심으로 기대합니다.그리하여 분단 50주년인 올해가 통일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해로 민족사에 기록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는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역사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피와 땀,용기와 지혜가 요구되는 때입니다.우리 모두 3·1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통일과 선진의 21세기 일류국가라는 겨레의 소망을 기어이 이루어 냅시다.우리 자손들이 정의와 도의가 충만한 나라의 국민으로서,자존과 단합으로 빛나는 민족의 일원으로서 자랑과 긍지를 누리는 새 시대를 우리 손으로 만듭시다.이 세계의 모든 나라,모든 민족이 동경하고 선망하는 신천지를 우리 세대가 엽시다.그리하여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을 앞서 이끄는 한민족의 위대한 역사를 우리가 창조합시다.
  • 무한한 가능성의 땅(시베리아 대탐방:1)

    ◎우랄산맥에서 태평양 연안까지 1,380만여㎢/러시아인 “시베리아 없는 러시아 선택않겠다”/석유·광물 등 “무진장”… 선진국 진출경쟁/지구 최대 자원보고… 언론사상 최초의 본격 취재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거대한 대륙「시베리아」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한때 미국과 옛소련의 양극 대립구도속에서 「베일속 경제」로 치부돼 왔던 대륙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시베리아가 겨울잠을 깬 것은 대륙 개발을 둘러싼 열강들의 「다툼」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새로운 경제전쟁시대가 열리자 열강들 사이에는 시베리아가 21세기 마지막 남은 「자원의 보고」일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일본 등 열강들이 앞다퉈 시베리아 경제권 탐색에 다시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시베리아 자치지역들도 한때 고철덩이에 불과했던 거대한 기업에 자본이라는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일단 시장경제체제로 댕겨놓은 불은 대륙풍을 타고 얼어붙은 동토를 녹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서시베리아의 한 자치지역에는 2차대전 직후 세워놓았던 「시베리아개발계획」을 수정해 다시 진행시키고 있다.남북으로 계획된 철도·자동차도로가 북극권을 잇기 위해 한창 건설중에 있다.우리와 가까운 극동지역은 시베리아 지역가운데 가장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신태평양경제권」에 발빠르게 진입해가고 있다.시베리아 사람들의 발걸음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고 눈에 보일 정도로 그들의 생활은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러시아 연방 땅크기의 3분의 2,미국과 유럽대륙을 합친 크기의 시베리아의 면적은 모두 1천3백80만㎦. 우랄산맥에서 태평양 연안까지 광대하게 뻗친 이 대륙은 수백년전부터 천연자원의 보고로 알려져왔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의 생산량이 세계1위를 기록하고 있고 각종 광물자원 역시 매장·생산량이 세계1,2위를 다투고 있다. 미국의 케네디 전대통령은 시베리아지역을 가리켜 『러시아가 미래와 우주를 정복할 비밀무기』라고까지 불렀다. 러시아인 자체도 시베리아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러시아인들에게 「러시아 없는 시베리아」와 「시베리아 없는 러시아」가운데 하나를 택하라고 묻는 다면 이들의 답은 단연 「러시아 없는 시베리아」다.시베리아 지역내 19개 자치정부가 90년 초 「시베리아협력기구」를 탄생시키며 독립을 꾀하려한 것도 시베리아 자원의 위력을 들어 중앙정부에 「도전장」을 낸 것이었다. 시베리아 「변화의 바람」은 동쪽 끝인 극동지역과 서쪽끝인 우랄지역 양끝에서 동시에 불고 있다.유럽에서 볼 때 시베리아의 「시작」인 우랄과 서부시베리아 지역은 유럽 열강들의 자본이, 반대쪽인 연해주 하바로프스크주등 극동지역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력이 미치기 시작했다. 우랄과 서시베리아 지역은 유럽 각국으로 향하는 송유·가스관이 거미줄 처럼 얽혀 있는 곳이다.천연가스 석유 석탄등 에너지 자원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옛 소련의 비밀무기공장 등을 축으로 기계공업이 한때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던 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서방의 자본들은 이들지역에서 낡은 송유관을 교체해주는데 힘쓰고 있고 지역 수송망등 이 지역 기간시설에도 투자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특히 시베리아 최대 가스전이 있는 튜멘지역은 혹한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럽대륙과의 가스관 확충등 기간수송망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합작은 시베리아지역으로부터 원자재를 가져가는 「교환무역」에서부터 다국적 컨소시엄을 구성,진출하는등 여러형태를 띠고 있다. 서시베리아 지역가운데 노보시비르스크주는 30년전 세계 최대의 대규모 학술·연구단지를 조성,「시베리아의 두뇌」로 불렸던 지역.이 지역은 핵물리학자등 수천명의 러시아 과학자가 서방의 학자들과 함께 러시아 경제를 되살리는 프로젝트에 정열을 바치고 있다. 동시베리아 지역은 거대한 「비철금속덩이」라고 표현되는 시베리아 최대 알루미늄 생산도시가 있는 지역이다.이 지역 역시 광물 등 부존자원은 엄청나나 개방바람과 함께 불어닥친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과정에서 힘겨운 자본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세계최대의 원목 생산공장이 수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리며 민영화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한 예 이기도 하다.그러나 군수산업의 민수활용이 늘어나고 내륙의 수송로 예니세이강을 산업에 적극 활용하는 등 산업전반에 새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극동지역은 우리나라 시베리아 진출 전초기지로 극동 최대의 국제전용부두가 있는 지역이다.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나라등 동북아시아 각국의 외국자본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3조㎥에 달하는 사하공화국의 천연가스개발에는 이미 우리나라가 사업타당성 조사에 착수했으며 8천㎞의 해안선을 따라 발달된 수산업,북극관광루트 개발등은 눈여겨볼만하다. 시베리아 지역에 러시아의 미래가 달렸다는 말에 비판을 가하는 사람도 있다.러시아 현정부의 정치력이 광대한 시베리아 지역의 경제통합을 이룩해낼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자원의 효율적인 관리·개발에 현 정부가 힘쓸 「여력」이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단기적인 경제효율성만을 고집한다면 시베리아는 「해답」을 줄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냉전체제가 붕괴된 뒤 새 양상인 「경제전쟁」,급변하는 세계사적 경제흐름속에서 시베리아는 분명한 답을 주고 있다.문명학자들은 다가오는 21세기는 막대한 자원의 보유가 곧 국제정치를 움직이는 새 지렛대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자산」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은 시대적 국제사회의 책무일 수 있다.국제사회의 흐름은 빈국들의 사회개발문제에 점차 관심을 쏟기 시작하고 있다.결국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서만이 이같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시베리아는 바로 상호 의존시대를 맞아 인류가 공동으로 가꾸고 개발을 모색하는 공동노력에 한 모티브를 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특별취재단 장정신 (단장·편집 부국장) 유세진 (국제1부 차장) 이기동 (모스크바 특파원) 김주혁 (국제1부 기자) 유 민 (정치2부 기자) 김현철 (경제부 기자) 송기석 (사진부 기자) 이호정 (사진부 기자) 최병규 (사진부 기자)
  • 깨끗한 공직사회(민주화에서 세계화로:2)

    ◎「이권­뇌물의 부패고리」 끊었다/“정치자금 한푼도 안받는다” 대통령선언이 기폭제/「윤리법」 강화… 부정축재 원천봉쇄/부처 이기주의로 엄두 못내던 정부조직 대수술 작년 6월부터 약 2개월 동안에 걸쳐 진행된 공보처의 지역 민방 사업자 선정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정경유착 악습 차단 지역 민방 사업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꼽히는 막대한 이권으로 알려져 지역별로 첨예한 경쟁을 보였다.실질적인 평가작업은 위원장인 오린환 장관과 8명의 평가위원 전원이 투명한 심사를 위해 서울시내 모처에서 합숙까지 하며 진행됐다.치열한 로비전이 펼쳐지고 정치결탁설 및 이전투구식 매터도까지 나돌았지만 민방허가 과정은 어느 때보다도 깨끗하고 공정·투명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민방 사업이 문민정부 들어 우리 공직자들이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차단한 대표적인 사례라면 93년8월 결정된 경부고속철도 차량 선정은 외국 업자로부터의 검은 대가를 배제한 모범적인 경우로 꼽힌다.과거대형 국책사업을 둘러싸고 종종 정치자금 수수설이 오갔기 때문이다. 박유광 고속철도건설공단 이사장은 『파격적인 차관 조건 등 가격이나 운영 경험에서 TGV측이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결과』라며 『대형 사업에 흔히 따르는 잡음이 하나도 없었던 것은 문민정부의 달라진 공직풍토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초 과거 고질화된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솔선해서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천명했다.취임 2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이 선언은 전체 공직사회의 정화를 가져온 큰 계기로 평가된다. ○관가 풍속도 바뀌어 서울 광화문의 정부종합청사나 과천의 제2종합청사 주변 음식점에는 과거처럼 업자들이 점심을 대접하며 뒷거래를 하는 광경이 거의 사라졌다.지금은 많은 공무원들이 구내식당을 이용한다.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이 되어도 관청 주변을 맴도는 업자들이 보이지 않는다.관가의 풍속도가 바뀐 것이다. 토지개발공사나 도로공사·주택공사 등 정부투자기관에서 공사발주 때 으레 따르던 업자들의 중앙부처나 정치권에의 상납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토개공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 해의 발주물량이 수천억원이나 되는데도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는 상납이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또 공직자의 재산공개는 검은 돈을 챙길 소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작년에 인천 등 일부 지방에서 세금비리 사건이 터진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결과적으론 정부가 공직자 비리에 좀더 다각적이고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다. 재산공개의 범위가 확대돼 앞으로는 4급 이상,대민 접촉이 많은 국세청과 감사원 공무원들은 6급까지 모든 재산을 등록해야 한다.비리 공직자에 대해서는 금융실명제의 예외를 인정,금융거래 추적을 가능케 했다.이는 공직자 윤리법을 고치면서까지 추진한 사항이다.이미 뇌물을 받은 사실이 적발될 때에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따라 추징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개혁의 제도화가 착착 이뤄지고 있다. ○정부정책 신속결정 예산 부풀리기와 낭비도 크게 줄었다.재경원의 이영탁 예산실장은 『종전 같으면 각 부처에서 예산을 불려 조직과 인원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했으나,요즘은 부처마다 개혁 분위기에 맞춰 스스로 몸집에 맞는 예산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행정의 효율성이 높아진 점이다.이달 초 발표된 산업용지 공급 원활화 대책과 중소기업 지원 9대 시책은 농어촌 산업지구를 새로 지정해 농지전용 절차를 간소화하고,유망한 중소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도산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종전 같으면 경제기획원을 중심으로 재무·상공자원·농림수산·건설·교통부 등 여러 부처가 부처 이기주의에 집착해,길 경우 몇 달 동안 결론을 내지 못하고 밀고 당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번에는 재정·예산·금융 등 「경제 3권」을 한손에 쥔 재정경제원 내에서 의사결정이 매우 신속하게 이뤄졌다.종전에 기획원과 재무부간의 이견 조정으로 애를 먹던 비능률이 제거되고 행정의 효율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서비스 행정 탈바꿈 또 도로·항만·철도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분담하던 건설부와 교통부도 건설교통부로 통합된 뒤 한 부처에서 업무협의가 끝남에 따라 신속하고도 종합적인 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을 입안,집행하고 있다. 종전에 잡다한 대민 업무까지 담당하던 통상산업부나 정보통신부 등도 군살빼기에 따라 『이권에 개입하려고 해도 조직과 인원이 없어서 못한다』는 조크성 불평(?)까지 나온다. 이는 지난 연말 30년만에 단행된 혁명적인 행정조직 개편의 결과다.냉전 체제의 종식과 무한경쟁 시대의 돌입이라는 세계사적 조류는 작고 강력한 정부의 구현을 요구한다. 정부조직 개편은 이런 추세에 맞춰 관료의 규제를 서비스로,군림하는 자세를 봉사하는 행정으로 탈바꿈함으로써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종전의 재무부와 상공자원부가 대립할 때 경제기획원이 중재하던 균형의 기능과 공룡 부처가 된 재경원에 대한 견제수단이 적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앙 정부의 1백15개 과가 폐지되고 1천2백명이 공직에서 물러난 조직개편은 지속적으로 여러 부문에서 행정의 효율과 능률성을 높이는긍정적인 결과를 빚어낼 전망이다.
  • 부전공 이수자 교사임용 우대/「책가방 없는날」 재난대비 훈련

    ◎교육부 개선안 마련 교육부는 8일 우수교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등 교사를 임용할 때 두 과목이상의 복수자격을 소지하거나 부전공 이수자를 우대하는 등의 교원인사·자격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또 교사임용시험문제와 사립학교교원 임용기준및 절차를 공개하는 등 교사임용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와함께 지방교육의 자치화를 위해 내년부터 현재 국가공무원인 교육공무원을 지방공무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세계화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외국어교사를 채용할 때 회화능력을 반영하고 교사양성교육시 원어민을 활용해 교육하며 세계문화의 이해와 세계지리,세계사교육을 보강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일본과 유럽등지에서 지진과 홍스 등 자연재해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국민학교의 주5일제 수업이나 책가방 없는 날을 활용,학생들에게 재난대비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 팥쥐어멈처럼(송정숙 칼럼)

    단 20초만에 첨단문명의 구조물을 건설쓰레기로 만드는,무서운 재앙을 만난 일본사람들이 그들의 시련을 어떻게 수렴하는지를 우리는 보았다.발달된 정보통신기기로 시차와 거리를 완벽하게 극복한채 볼 수 있었다.그들은 몸부림치며 실신하지도 않았고 악을 쓰며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았다.그런 중에서도 줄을 섰고 무엇보다도 「조용」했다. 그 모습은,졸지에 불행과 만난 이웃이 안쓰럽고 걱정스럽던 우리 마음 한편에 어떤 예감을 심었다.아마도 그들은 이 불행조차도 세계의 칭송속에 「극복」할 것이고,그것은 동시에 우리의 자학증(자학증)을 발동시키리라는 예감이었다.과연 두 예감은 다 적중했다.그들은 현명하게 대처했고,마치 의붓자식 지청구 주듯 「우리사람들」을 빗대는 신랄함을 발휘하며 우리의 입 있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과연 일본사람들은 다르고,훌륭하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다른 외국의 보도를 인용하여 그 신빙성을 보증하며 칭찬했다. 기회있는대로 남의 미덕을 기리고 대비하여 자기반성을 하는 일은 나쁜 일이 아니다.그러나 콩쥐 구박하는 팥쥐어멈같은 이런 지청구식 비판에 이제는 진력나고 신물도 난다.그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를 찬찬히 훑어보는 일이 더 긴요하련만. 그들 지진시민들 곁에는,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위로한답시고 달려가 원한의 핑계를 만들어주는 「마이크」도 없었고 설움을 부추기며 「억울한 넋두리」를 확성하여 반복하는 「활자」도 없었다.지진의 도괴밑에 깔린 주검들을 파내는 처참한 모습에 망원렌즈까지도 서슴없이 들이대고 공개하여 두려움을 확대재생산하고,성급하게 「보상금」을 충동하고,누구에게 책임의 올가미를 씌울까를 「특종」으로 경쟁하는 어마어마한 위력의 「매스컴」도 없어 보였다.영안실에 안치된 즐비한 주검들을 시시때때로 클로즈 업 하여 보도용으로 활용하는 따위는 할 줄 모르는 듯한,냉철하게 시민을 존중해주는 사회.시민들의 「조용한 질서」는 그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일본의 지진이 일어난 곳은 「간사이」지방이다.지진 이전에 「간사이」하면 우리에게 떠오르는 것은 간사이 국제공항이었다.첨단공법으로 최근에 완공시킨 거대한 구조물이다.이 국제공항의 지역이름이 지진 지역과 같다는 것이 안팎사람들에게 일깨워지는 일을 일본의 보도들은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국제공항만이 아니다.국제도시 「오사카」가 지진지역과 인접한 곳임을 상기시키는 일도 별로 눈에 안 띄었다.오직 「고베」로만 국한시키는 절묘한 「축소보도」였다.「공정보도 신드롬」같은 것에 안 걸리는 「불공정한」 나라.성수대교사고 뒤 서울의 모든 다리가 당장 주저앉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세계 방방곡곡에 들리도록 외친 우리의 「양심적인 보도」에 비하면 매우 「비양심적」이기도 한 나라. 오래전에 일본에서 민항기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그때 일본의 언론은 일제히 항공기결함의 가능성에만 눈에 불을 켰다.모든 보상과 책임의 문제가 다 끝난 뒤에 일본의 한 잡지는 그때 그 비행기 조종사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었음을 오랜 시간에 걸쳐 조사하여 특집으로 실었다.그들의 「양심의 발현」은 그렇게 시간이 걸렸다.항공기사고가 날 때마다 목청이 터지도록 종사자들의 잘못을 캐내는 일에 혈안이 되는 우리와는 정말 다르다. 시민을 지청구 줘서 애정결핍에다 의심꾸러기를 만들지 않고 주검의 품위까지 완벽하게 보호하여 모두가 함께 가장 현명한 해결을 할 것이라는 신뢰를 쌓아온 나라의 국민은 질서와 예의를 지키는 일에 신념이 생긴다.고베시민도 그랬다. 「구호품」을 선뜻 받았다가 「비지떡」받고 「쌀떡」으로 갚는 일이 될까봐 손을 함부로 내밀지 못하고 조심스레 선별수용하는,생선회칼보다 예리한 이기주의.그게 자율적으로 뭉쳐 국가단위의 집단이기주의로 발달하니까 세계사람들이 미덕이라고 칭찬이 자자했다. 소단위로 분할된 우리의 집단이기주의가 자괴와 자학의 원인이 되는 것에 비하면 얼마나 약고 얼마나 현명한가.그러면서도 노상 제식구 지청구 주기에 신명이 나 있는 우리는 꼭 서로가 의붓 부모자식만 같다.
  • 우승제「열려라,방」/김경욱「아크로폴리스」/운동권비판 신세대소설출간

    ◎열려라…/혁명·섹스 교차시키며 「운동」 희화화/아크로…/순수성 상실·교조성 거침없이 질타 이념이 무너진 시대,신세대의 눈에 비친 운동권은 어떤 모습일까.최근 출간된 두 장편소설 「열려라,방」(중앙일보사 펴냄)과 「아크로폴리스」(세계사 펴냄)는 이같은 질문에 의미 있는 답변을 해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69년생인 신진 작가 우승제씨가 지은 「열려라,방」은 섹스행위와 혁명을 자주 교차시키면서 운동권을 적극 상업화한 소설.또 71년생 김경욱씨의 「아크로폴리스」는 대학생활을 자전적으로 그리면서 운동권에 대한 냉소와 반대논리를 거침없이 개진하고 있다. 따라서 20대 중반인 두 신진작가의 소설은 이제까지의 문단 경향과 확연히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공산권몰락이후 비록 무뎌지긴 했지만,문단에서는 운동권 이념을 존중해 반대논리 언급을 금기로 여겨왔기 때문이다.이들의 작품은 아울러 운동권에 대한 신세대 시각이 어떤지를 보여줘 운동권을 다룰 작품들의 변화를 시사해준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열려라,방」은공단지대 허름한 단칸방에 기거하는 주인공 윤민식이 혁명과 관능 사이에서 방황하는 내용을 우화적으로 그렸다.윤은 방음이 되지 않는 방 때문에 여자친구와의 성관계에서 자주 실패,곤혹해 한다.옆방에는 노동자들과 함께 혁명을 꿈꾸다 결국 변절한 예언가가 산다.여자친구의 종용과 예언가의 꾐에 빠져 윤은 혁명반대세력을 옹호하는 글을 써주고 그 대가로 정사를 치르기에 안전한 방을 제공받는다.그러나 윤은 곧 혁명세력과 그 반대세력 양쪽으로부터 공격받으면서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는데 실패한다는 줄거리이다. 이 소설은 「한 개인이 이 사회에서 자기만의 공간을 갖기가 이토록 힘든가」하는 실존적 물음을 던져주기도 하지만 이는 표피적인 것에 불과한 듯하다.필요이상으로 정사장면을 등장시킨데다 무거운 주제를 따라잡기에는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의식이 빈약하다.90년대 들어 많은 민중현장소설들이 연애소설의 경향을 띠지만 이처럼 본말이 전도된 경우는 없었다.그러나 이 소설은 가벼움을 무기로 삼은 작가가 혁명과 운동을 노골적으로 희화화함으로써 운동권을 다룬 어느 소설보다도 재미있는 읽을거리로 만드는데는 일단 성공하고 있다. 「아크로폴리스」는 작가가 조직에 얽매이기 싫어하고 책과 영화 당구 등에 심취했던 대학에서의 문학청년 시절을 다소 감상적으로 회고한 작품.이야기 곳곳에 운동권 선후배들이 끼어드는데 작가는 이들에 대한 비판과 반대를 서슴지 않는다.국민학교 때 광주에서 5·18을 겪었다는 작가는 죄의식을 갖는 기존작가와는 달리 운동권의 교조성·순수성의 상실 등을 꾸짖는 신세대의 당당함을 보여준다.이 젊은 작가에게는 조산 중에 죽은 어머니를 뒤따라 자살한 여자친구 세현,현실을 떠돌며 섬을 꿈꾸다 군에 입대한 친구 형섭 등의 기억이 보다 실존적인 아픔으로 다가서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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