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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악몽 떠오른다…치사율 99% ‘인간 광견병’ 주의보 “박쥐가 매개체”[핫이슈]

    코로나 악몽 떠오른다…치사율 99% ‘인간 광견병’ 주의보 “박쥐가 매개체”[핫이슈]

    미국에서 광견병에 걸린 박쥐가 다수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을 공통 숙주로 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 공통 전염병이다. 사람이 광견병에 걸려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물을 두려워하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공수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광견병으로 인한 인간의 치사율은 100%에 가깝다. 다양한 포유류가 숙주 동물이 될 수 있으며, 과거에는 개를 통해 주로 감염됐지만 최근에는 박쥐와 여우, 원숭이 등의 야생동물도 매개체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박쥐의 경우 치명적인 에볼라를 비롯해 니파병, 마르부르크뿐만 아니라 광견병 바이러스 등을 가진 ‘자연적 바이러스 저장고’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최근 미시간주(州)·일리노이주를 비롯해 미국 곳곳에서 광견병에 걸린 박쥐가 발견됨에 따라, 미 보건 당국은 박쥐에 접촉하거나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시간 보건당국은 이달 초 “이 지역에서 광견병에 걸린 박쥐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은 2022년이었다”면서 “박쥐를 발견하면 반드시 보건 당국에 연락하고, 반려견 등이 박쥐와 접촉하거나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일리노이보건국(IDPH)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리노이주의 주택 2곳에서 박쥐 발견 신고가 접수됐고, 이후 당국은 주택가에서 포획한 박쥐 2마리에게서 광견병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IDPH 측은 “박쥐 떼가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박쥐를 쫓아내는 방법을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박쥐가 발견되면 먼저 박쥐를 상자나 용기 등으로 가두고, 이후 검사를 위해 동물 관리소에 연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쥐에 접근할 때에는 반드시 보호장갑을 착용해야 한다”면서 “광견병은 치명적이지만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광견병에 걸린 동물이 모두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주둥이에 거품을 물고 있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동물에게서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예컨대 박쥐가 날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땅에 떨어져 있다면 광견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동물보호소 등에 신고해야 한다. USA투데이는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봄과 여름에 광견병 바이러스를 가진 야생 동물에 의해 인간과 반려동물에게 광견병이 전염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6만 명이 인간 광견병 위험에 노출돼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실제 발병 사례는 연간 1~3건 정도다. 미국에서 발생한 인간 광견병의 70%가 박쥐에 의한 감염이었다. 일반적으로 광견병 바이러스는 중추신경계를 공격한다. 곧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는 뇌 질환을 유발한다. 인간은 감염 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광견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초기 증상은 독감과 유사할 수 있다.박쥐에게 물린 뒤 제때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2021년 당시 일리노이주에 사는 80대 남성은 자는 동안 박쥐에게 목을 물렸으나 치료를 거부했다. 이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인간 광견병 증상이 나타났다. 목과 팔을 잘 가누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에 시달렸고 손가락 저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시작됐다. 또 두통과 발음 장애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해당 남성은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인간 광견병의 경우,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한 즉시 백신을 맞는 등 치료를 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보건당국은 하와이를 제외한 미 전 지역에 광견병에 걸린 박쥐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박쥐는 수년 간 전 세계를 패닉에 빠뜨린 코로나19 팬데믹과도 밀접한 동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발원해 천갑산을 중간 숙주로 거쳐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 용인시,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인증받아

    용인시,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인증받아

    경기 용인시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NAFCC) 가입 인증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는 WHO가 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범세계적인 프로젝트다. 주거와 교통, 사회참여 등 고령 친화 사회를 위한 8개 분야에 대한 평가를 통과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지난 2일 인증을 신청한 뒤 2주 만에 WHO 평가를 통과했다.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인증을 받은 도시는 용인시를 포함해 전 세계 52개국 1540여 곳이다. 용인시는 지난 2일 인증을 신청한 뒤 2주 만에 WHO 평가를 통과했는데, 이는 역대 최단기간 인증으로 알려졌다. 시는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다 함께 만드는 특별한 미래 용인특례시’를 비전으로 8대 영역,55개 세부 사업을 진행하고, 추가 신규사업도 개발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고령화 사회 대응을 위해 2022년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지난해 용인시정연구원과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인증 추진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이상일 시장은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용인시는 여성과 아동, 고령 등 3대 분야에서 친화 도시 인증을 받은 도시가 됐다”며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모든 시민이 더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정책들을 한층 더 꼼꼼하게 수립해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유엔 “라파 공격에 80만명 강제 피란길…안전지대 無” [핫이슈]

    유엔 “라파 공격에 80만명 강제 피란길…안전지대 無” [핫이슈]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집중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개시한 이래로 이곳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대피한 것으로 18일(현지시간) 집계됐다. 필립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5월 6일 이스라엘군이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라파 인구의 거의 절반인 80만명이 다시 피란길에 나섰다”고 밝혔다. 라자리니 위원장은 “사람들은 소위 ‘안전지대’로 대피하라는 명령에 따라 가자지구 중부나 칸 유니스의 파괴된 건물 등으로 향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자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수차례 이동을 강요당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UNRWA 대피소에서조차 안전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이동할 때 위험에 노출되는 데다 매트리스나 텐트, 조리도구 등을 챙길 수가 없어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라자리니 “안전한 곳 없다.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라자리니 위원장은 현재 팔레스타인인들이 향하는 지역에는 안전한 식수나 위생시설이 없다며 “가자지구 주민이 안전하고 인도주의적인 구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곳 없다”며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지난 6일 이후로 단 33대의 구호 트럭만 가자 남부를 통해 들어올 수 있었다”며 “검문소가 다시 개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관문인 라파 국경검문소를 막아서면서 의료품이 전혀 가자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라파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잔존세력이 숨어든 ‘최후의 보루’로 규정하고 하마스의 퇴로를 봉쇄할 목적으로 라파 국경검문소를 막고 있으며, 지난 6일 라파 동부에 대피령을 내린 뒤 공습을 단행하고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라파 동부지역을 공격 중인 162사단 소속 401기갑여단과 기바티 보병여단이 각각 50여명과 80여명의 테러 공작원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부대원들이 지금까지 하마스 시설 약 100곳을 무너뜨리고 라파 동부에서 지하터널도 찾아냈다고 부연했다.
  • “탄소·미세먼지 줄이는 도심 속 정원… 녹색공간 확보의 첨병”

    “탄소·미세먼지 줄이는 도심 속 정원… 녹색공간 확보의 첨병”

    “땅값이 비싼 도시에서 정원은 녹색공간을 확보하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남성현(66) 산림청장은 1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녹색 네트워크의 연결 수단으로 주목받는 ‘정원’의 확장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잊혀진 정원의 가치를 일깨운 건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이다. 수목원정원법이 시행된 2015년만 해도 순천만국가정원 1곳과 민간정원 4곳에 불과했던 등록정원은 9년 만에 국가정원 2곳을 포함해 147곳으로 늘어났다. 남 청장은 “정원산업이 발달한 곳은 유럽 등 선진국으로 우리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기면서 정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지역 특색을 살려 다양한 형태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 새로운 산업과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혔다. ●정원의 무한 확장… 공적 역할까지 정원은 탄소 흡수와 생물다양성 확대 등 공적 기능도 갖고 있다. 산림청은 국립세종수목원에 탄소중립 정원을 조성해 수종과 지피식물 활용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정원은 도시숲과 달리 자생·특산·희귀식물 활용을 권장한다”면서 “산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자생식물 등에 대한 보존과 증식, 소재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남 청장은 등록정원 확산을 자신했다. 현재 등록정원은 여러 형태로 조성돼 있던 녹색공간을 정비·보완해 정원화한 것이다. 잘 가꾼 산도 숲정원이 되고 개인이 키우는 화분을 모아 골목정원을 만들 수도 있다. 남 청장은 “인구의 91%가 도시에 살면서 녹색생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규모가 있는 국가·지방정원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 정원을 확산하고 산업화를 유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은 민간정원”이라고 말했다. 개인 공간을 넘어 공공재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그는 “소규모 민간정원은 카페로 이용하거나 입장료를 받는 방식으로 개방할 수도 있다”면서 “치유와 휴양, 야영장을 연계한 정원 복합시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 규모 이상 정원에선 나무를 가꾸거나 친환경 임산물을 생산해 임업직불금을 받을 수도 있다. ●일상 속 도시숲 확충 필요성 강조 도시숲은 도시열섬 완화와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크다. 산림청은 2021년 11.48㎡인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2027년까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15㎡)을 충족하도록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도시숲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 참여, 기업·공공기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연계해 일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숲 조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끊이질 않는 국산 목재 이용 확대에 관련해 남 청장은 “목재는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흡수·저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활용 자원”이라며 “목재 생산을 훼손으로 생각하는 인식 개선이 그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생명줄 라파마저 막혔다… “벌써 네 번째 피란길, 어디로 가야 하나”

    생명줄 라파마저 막혔다… “벌써 네 번째 피란길, 어디로 가야 하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기 자리 지키기에만 관심을 쏟을 뿐 가자지구 아이들의 안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는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고 조만간 이 지역에는 대재앙이 닥치겠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자욱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난민 나즈와 알 삭수크는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만나 이렇게 토로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라파 국경을 넘자 그를 포함한 주민 대다수는 당나귀 수레에 매트리스와 생필품을 싣고 또다시 피란길에 올랐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명줄’인 라파의 국경검문소를 폐쇄한 데 이어 국경까지 넘어가 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지역을 점거해 이집트와의 연결 통로가 완전히 끊어졌다. 이 지역 주민들에게 ‘사실상 사형선고가 내려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라파 국경을 넘어 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지역을 장악했다”면서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떼어 내고 이스라엘 국기로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라파로 들어간 것은 2005년 자진해서 군을 철수한 뒤 거의 20년 만이다. 라파는 가자지구 내로 식량, 의약품 등 필수 물자를 보내고 중환자를 이집트로 이송하는 통로다. 가자지구 전역에서 피란민이 몰려 전체 인구 230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0만명이 기거하고 있다. 이 지역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진입하면서 예기치 못한 참극이 우려된다. 익명의 이집트 관리는 AFP통신에 “이번 작전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라파에 숨어 있는 하마스 부대를 소탕하고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밀수입되는 무기 공급망을 분쇄하려는 목적을 마무리하면 군대를 철수시키겠다’고 이집트 정부에 알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번 진격은 라파 완전 소탕을 염두에 두고 하마스의 퇴로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작전으로 가자지구 전체가 외부 세계와 사실상 차단됐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국경 당국은 “이스라엘군이 사람과 원조 물자의 이동을 완전히 끊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가자 북부를 잇는 에레즈 교차로는 아직 개방돼 있지만 라파에 비해 훨씬 좁다. AP에 따르면 가자 남부 케롬샬롬과 라파는 지난 5일 이후 최소 이틀간 폐쇄됐다. 유엔은 “두 경로가 막히면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위기는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내와 함께 짐을 잔뜩 실은 손수레를 밀고 라파를 떠나던 무함마드 가넴은 CNN방송에 “우리는 더이상 집이 없다. 이스라엘에 의해 안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그들은 여성과 아이들도 죽인다”고 했다. 이번이 네 번째 피란길이라는 한 남성도 “뉴세이라트, 칸유니스, 라파에 이어 이제 다른 곳으로 가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라파에 있는 병원 3곳은 감당 불가능한 수의 환자를 받아 치료하고 있다”면서 “병원 1곳당 신장 투석 환자만 하루 2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제임스 엘더 유니세프 대변인 역시 “라파 내 화장실은 피란민 850명당 1개, 샤워실은 3500명당 1개꼴에 불과하다”며 머지않아 전염병이 창궐하는 등 보건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낱같은 희망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협상 대표단이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다시 만났다는 점이다.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하긴 했지만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전면 철수 요구를 거절하고 있어 협상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판매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워싱턴이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를 미루는 것은 처음이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하라’는 정치적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 용인시,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추진

    용인시,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추진

    경기 용인시는 누구나 행복한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고령친화도시는 WHO가 2006년부터 세계적인 고령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도시 내 노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프로그램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활력 있고 건강하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도시를 의미한다. 시는 고령화 사회 대응을 위해 2022년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지난해 용인시정연구원과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인증 추진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올해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고령친화도시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다함께 만드는 특별한 미래, 용인시’라는 슬로건 아래 첫째,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 둘째, 세대 간 이해와 어르신이 존중받는 사회통합 실현. 셋째, 건강하고 여유 있는 노후 복지체계 구축. 등 3대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세부 사업으로는 ▲노인 일자리 확대 ▲AR스포츠 체험 공간 조성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치매 어르신 지원사업 ▲고령친화도시 모니터링단 운영 ▲홀몸 어르신 가구 잔고장 출장 수리 등 총 55개 사업을 마련했다. 시는 지난 2일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신청을 완료했으며,오는 9월 인증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한편, WHO 고령친화도시는 현재 51개국 1445개 도시가 가입했으며 국내에는 서울시,부산시 등 50개 지자체가 인증을 받았다. 경기지역에서는 6개 시·군이 포함됐다.
  • 중년 여성일수록 열심히 운동해야 하는 이유…[달콤한 사이언스]

    중년 여성일수록 열심히 운동해야 하는 이유…[달콤한 사이언스]

    중년에 접어들면 근육량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근육이 감소하면 전반적인 활력과 생리적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흔히 ‘젊었을 때와 다르다’는 말을 한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중년부터는 주당 150분 이상 중·고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공중보건학부, 국립 의약·알코올 연구센터, 퀸즐랜드대 의대, 본드대 보건 과학 및 의학부, 체육·영양학부 공동 연구팀은 여성의 경우 중년기에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한다면 노년기에 훨씬 건강한 삶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의학’ 5월 3일 자에 실렸다. 신체 활동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돕는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지만, 특정 시기에 장기적으로 신체 활동 정도를 측정한 뒤 삶의 질과 장기적인 인과 관계를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호주 여성 건강 종단 연구’에 참여한 1만 1336명의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1996년부터 3년 간격으로 15년 동안 수집한 건강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에 포함된 여성은 1946~1951년에 태어났으며, 연구 시작 당시 나이는 47~52세였다. 또 건강 관련 삶의 질은 36개 항목의 설문조사 중 신체 건강 종합지수(PCS)와 정신 건강 종합 점수(MCS)를 사용해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크게 세 집단으로 나뉘었다. 우선 주당 150분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체 활동 권고기준을 꾸준히 충족한 집단과 처음에는 기준을 만족하지 못했지만, 55세, 60세, 65세에 지침을 충족한 집단, 나머지는 권고기준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다. 조사 결과, 신체 활동 권고기준을 꾸준히 충족한 사람이나 55세부터 권고기준을 충족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신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PCS가 3점이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경제적 조건과 기존 건강 상태를 통제한 뒤에도 신체 활동이 PCS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빈 느구엔 시드니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중년에 활동적인 생활양식을 유지하거나 채택하는 것에 관한 이점을 보여준다”라면서 “노년기에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55세까지 활동 수준을 높여 WHO 권고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구리시, WHO 고령친화도시 인증 획득

    구리시, WHO 고령친화도시 인증 획득

    경기 구리시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을 인증받았다고 2일 밝혔다. 고령친화도시는 WHO가 2006년부터 세계적인 고령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도시 내 노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프로그램으로,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활력 있고 건강하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도시를 의미한다. 구리시는 2022년부터 고령친화도시 조성위원회와 모니터단을 구성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했으며 WHO가 제시한 8대 영역에 따라 지역 실정에 맞는 34개 세부 사업 계획을 마련하는 등 네트워크 가입을 추진했다. WHO 고령친화도시는 현재 51개국 1445개 도시가 가입했으며 국내에는 서울시, 부산시 등 50개 지자체가 인증을 받았다. 경기지역에서는 6개 시·군이 인증을 받았다 백경현 시장은 “이번 고령친화도시 인증은 시민들이 노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계단 오르면 오래 산다길래”…엘베 안 타더니 ‘수명’ 늘어났다

    “계단 오르면 오래 산다길래”…엘베 안 타더니 ‘수명’ 늘어났다

    ‘계단 오르기’가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계단 오르기를 실천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노퍽·노리치대학병원재단의 소피 패독 박사 연구팀은 2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학술대회 예방심장학 2024(ESCPrev2024)에서 “35세 이상 48만여명에 대한 계단 오르기 효과 연구 9편을 메타분석한 결과 계단 오르기와 수명 연장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계단 수, 오르는 속도 등과 상관없이 계단 오르기 효과 연구 9편을 분석했다. 연구에는 건강한 사람과 심장마비·말초동맥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 등 35~84세 48만 479명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계단 오르기를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4% 낮았다. 특히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9%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단 오르기는 심장마비, 심부전, 뇌졸중 등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은 운동 같은 신체 활동을 통해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잠깐의 신체 활동도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짧은 시간의 계단 오르기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다”며 “계단과 승강기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심장 건강에 좋을 것이다. 먼저 집이나 직장 등 주변에서 계단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다만 계단 오르기는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균형 감각이나 근력이 떨어진 상태의 노인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도 무리한 계단 오르기는 피해야 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 활동이 심장과 몸, 정신 건강에 큰 건강상 이점이 있고,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기여한다며 신체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4명 중 1명만이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수준의 신체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신체 활동이 불충분한 사람은 충분히 활동하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0~3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거래 반토막… 유령 건물 ‘임대중’

    거래 반토막… 유령 건물 ‘임대중’

    23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중앙을 관통하는 수로인 ‘커낼웨이’를 끼고 조성된 중심상업지역. 2018년 청라에서 가장 큰 상가 부지라며 분양 광고를 했던 초대형 멀티몰 건물 외벽에는 ‘반값 임대료, 반값 관리비’라고 적혀 있는 대형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었다. 플래카드 오른쪽 건물에 들어왔던 8300㎡(약 2500평) 규모의 대형 재활전문병원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빛바랜 안내문에는 약품 소진, 직원 급여 미지급 등 경영난으로 인해 지난해 4월 폐업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왼쪽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선 건물에는 앞서 영업하던 임차인들이 버티지 못해 나간 흔적들이 역력했다. 상가 곳곳에 천막이 쳐져 있고 불은 꺼져 컴컴했으며 간판을 떼낸 자국이 지저분하게 남아 있었다. 언제부터 멈춰 있었는지 모르는 중앙 에스컬레이터에는 진입을 막기 위한 경고 띠가 길게 붙어 있었다. 건물 기둥 곳곳에 붙어 있는 ‘최저 임대조건 표’가 상가의 어려움을 대신 말해 주고 있었다. 커낼웨이와 연결돼 가장 인기 있는 수변층(지하 1층)은 물론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선 층에도 공실이 수두룩했다. 최대 2년까지 ‘렌트프리’(무상 임대) 조건을 건 상가부터 아예 임차인이 원하는 가격에 맞춰 주겠다는 상가까지 있었다.이런 현상은 비단 청라뿐 아니라 경기 성남 위례, 하남 미사, 수원 광교, 화성 동탄, 고양 삼송, 시흥 배곧, 인천 송도 등 신도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상품으로 각광받던 상가, 오피스 등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수익률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상업용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부동산플래닛에 의뢰해 최근 5년간 수도권의 상업용 부동산 실거래 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2020년 3월) 이전인 2020년 2월 2247건(서울 879건, 인천 295건, 경기 1073건)이던 수도권 상가 거래 건수는 지난 2월 1439건(서울 402건, 인천 158건, 경기 879건)으로 36.0% 감소했다. 수도권의 상가 거래 금액 역시 2020년 2월 7055억원에 달했지만 지난 2월 5496억원으로 22.1% 줄었다. 오피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20년 2월 324건이던 수도권 집합건물 사무실 거래 건수는 2024년 2월 210건으로 100건이상 줄었다. 거래금액은 같은 기간 2003억원에서 72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청라국제도시 커낼웨이 인근 초대형 멀티몰 건물과 200m 정도 떨어진 또 다른 대형 상가 건물. 2021년 상가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1층 전면 상가는 물론 건물 80% 이상이 텅텅 비어 있었다. 건물에 들어서자 콘크리트 바닥, 천장 전선, 배관들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고 일부 상가는 각종 건설 쓰레기가 놓인 채 문이 잠겨 있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건물에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가 들어온다고 했지만 무산됐고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에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건물 전체가 침체된 상태”라며 “길 건너편에 또 다른 오피스텔, 상가 건물도 다음달 준공을 앞두고 있어 인근 상가 공실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동 인구가 많다는 청라1동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형 마트와 인접한 한 상가 건물 내 10평 규모 매장은 분양 당시 임대료가 월 170만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100만원으로 내렸음에도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부동산의 연간 수익률은 2.8~4.5% 수준이었다. 오피스(6.70%→4.55%)는 물론이고 집합 상가(5.66%→3.96%), 중대형 상가(5.54%→3.18%), 소규모 상가(5.00%→2.80%) 모두 전년 대비 수익률이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으로 자본수익률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상가의 공실률은 모든 유형에서 높아졌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0.3% 포인트 오른 13.5%를 기록했고 소규모 상가는 0.4% 포인트 상승한 7.3%, 집합 상가도 0.5% 포인트 뛴 9.9%로 집계됐다. 다만 오피스의 경우 재택근무가 축소되고 신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공실률이 전년 대비 0.6% 포인트 낮아진 8.8%를 기록했다. 수익형 부동산이 투자자에게 외면받는 이유는 수익률 하락에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은 과거 대체투자 자산으로 채권과 정기예금 수익률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타 투자 상품과 유사하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청라, 동탄, 위례 등 수도권 신도시, 택지지구의 상가는 구도심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가 공실 문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온라인 소비가 늘어난 데다 고령화, 저출생 문제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고금리에 대출을 내서 상가를 구입했지만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고 구하더라도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 버블 중 상업용 부동산에 가장 거품이 많이 낀 상황이라 앞으로 고령화, 저출생, 저성장 국면에서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거래 반토막… 유령 건물 ‘임대중’

    거래 반토막… 유령 건물 ‘임대중’

    23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중앙을 관통하는 수로인 ‘커낼웨이’를 끼고 조성된 중심상업지역. 2018년 청라에서 가장 큰 상가 부지라며 분양 광고를 했던 초대형 멀티몰 건물 외벽에는 ‘반값 임대료, 반값 관리비’라고 적혀 있는 대형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었다. 플래카드 오른쪽 건물에 들어왔던 8300㎡(약 2500평) 규모의 대형 재활전문병원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빛바랜 안내문에는 약품 소진, 직원 급여 미지급 등 경영난으로 인해 지난해 4월 폐업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왼쪽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선 건물에는 앞서 영업하던 임차인들이 버티지 못해 나간 흔적들이 역력했다. 상가 곳곳에 천막이 쳐져 있고 불은 꺼져 컴컴했으며 간판을 떼낸 자국이 지저분하게 남아 있었다. 언제부터 멈춰 있었는지 모르는 중앙 에스컬레이터에는 진입을 막기 위한 경고 띠가 길게 붙어 있었다. 건물 기둥 곳곳에 붙어 있는 ‘최저 임대조건 표’가 상가의 어려움을 대신 말해 주고 있었다. 커낼웨이와 연결돼 가장 인기 있는 수변층(지하 1층)은 물론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선 층에도 공실이 수두룩했다. 최대 2년까지 ‘렌트프리’(무상 임대) 조건을 건 상가부터 아예 임차인이 원하는 가격에 맞춰 주겠다는 상가까지 있었다.이런 현상은 비단 청라뿐 아니라 경기 성남 위례, 하남 미사, 수원 광교, 화성 동탄, 고양 삼송, 시흥 배곧, 인천 송도 등 신도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상품으로 각광받던 상가, 오피스 등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수익률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상업용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부동산플래닛에 의뢰해 최근 5년간 수도권의 상업용 부동산 실거래 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2020년 3월) 이전인 2020년 2월 2247건(서울 879건, 인천 295건, 경기 1073건)이던 수도권 상가 거래 건수는 지난 2월 1439건(서울 402건, 인천 158건, 경기 879건)으로 36.0% 감소했다. 수도권의 상가 거래 금액 역시 2020년 2월 7055억원에 달했지만 지난 2월 5496억원으로 22.1% 줄었다. 오피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20년 2월 324건이던 수도권 집합건물 사무실 거래 건수는 2024년 2월 210건으로 100건이상 줄었다. 거래금액은 같은 기간 2003억원에서 72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청라국제도시 커낼웨이 인근 초대형 멀티몰 건물과 200m 정도 떨어진 또 다른 대형 상가 건물. 2021년 상가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1층 전면 상가는 물론 건물 80% 이상이 텅텅 비어 있었다. 건물에 들어서자 콘크리트 바닥, 천장 전선, 배관들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고 일부 상가는 각종 건설 쓰레기가 놓인 채 문이 잠겨 있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건물에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가 들어온다고 했지만 무산됐고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에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건물 전체가 침체된 상태”라며 “길 건너편에 또 다른 오피스텔, 상가 건물도 다음달 준공을 앞두고 있어 인근 상가 공실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동 인구가 많다는 청라1동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형 마트와 인접한 한 상가 건물 내 10평 규모 매장은 분양 당시 임대료가 월 170만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100만원으로 내렸음에도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부동산의 연간 수익률은 2.8~4.5% 수준이었다. 오피스(6.70%→4.55%)는 물론이고 집합 상가(5.66%→3.96%), 중대형 상가(5.54%→3.18%), 소규모 상가(5.00%→2.80%) 모두 전년 대비 수익률이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으로 자본수익률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상가의 공실률은 모든 유형에서 높아졌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0.3% 포인트 오른 13.5%를 기록했고 소규모 상가는 0.4% 포인트 상승한 7.3%, 집합 상가도 0.5% 포인트 뛴 9.9%로 집계됐다. 다만 오피스의 경우 재택근무가 축소되고 신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공실률이 전년 대비 0.6% 포인트 낮아진 8.8%를 기록했다. 수익형 부동산이 투자자에게 외면받는 이유는 수익률 하락에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은 과거 대체투자 자산으로 채권과 정기예금 수익률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타 투자 상품과 유사하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청라, 동탄, 위례 등 수도권 신도시, 택지지구의 상가는 구도심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가 공실 문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온라인 소비가 늘어난 데다 고령화, 저출생 문제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고금리에 대출을 내서 상가를 구입했지만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고 구하더라도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 버블 중 상업용 부동산에 가장 거품이 많이 낀 상황이라 앞으로 고령화, 저출생, 저성장 국면에서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씨줄날줄] 담배금지법

    [씨줄날줄] 담배금지법

    “보기에 거슬리고, 냄새는 역겹다. 뇌에 해롭고, 폐에 위험하다. 악취 나는 검은 연기는 바닥이 없는 구덩이에서 새어 나오는 끔찍한 지옥의 연기와 가장 닮았다.” 흡연에 대한 혐오를 이토록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는 영국 국왕 제임스 1세(1566~1625)다. 담배를 지독히도 싫어했던 그는 즉위 이듬해인 1604년 ‘담배에 대한 반격’이란 제목의 에세이를 썼다. 담배에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고, 최초로 금연 구역 지정법도 만들었다. 오늘날 각국 정부가 사활을 걸고 벌이는 금연정책, 금연운동의 시초인 셈이다. 유구한 금연정책 전통을 지닌 영국이 또 하나의 세계 최강 금연법을 탄생시킬지 주목되고 있다. 2009년 1월 1일 출생자부터는 평생 영국에서 담배를 사지 못하게 하는 ‘담배 및 전자담배 법안’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리시 수낵 총리가 지난해 10월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제안한 이 법안은 이번 ‘2차 독회’에 이어 다음 하원 회의를 통과하면 상원으로 넘어가 오는 6월 중순쯤 최종 표결로 결정된다. 보수당 안에서도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반대 여론이 나와 결과를 단정하긴 어렵다. 앞서 뉴질랜드가 2022년 동일한 법을 도입했지만 지난해 11월 정권이 교체되면서 폐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약 800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한다. 이 가운데 130만명은 간접흡연 피해자다. 직간접 흡연은 암 발생의 중요 원인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국가 의료보험 재정도 악화시킨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강력한 금연정책으로 흡연의 폐해를 줄이고, 비흡연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담’ 등 흡연 예방 캠페인과 법안 마련 등 금연종합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2025년 10월부터는 담배에 들어간 각종 첨가물과 유해 성분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 흡연의 해악은 분명하지만 각국 정부의 금연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출생 연도만으로 개인의 결정권을 박탈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더 필요해 보인다. 불법 경로를 통한 담배 구매 등 부작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순녀 논설위원
  • “2009년생부턴 평생 담배 못 산다”… 초강력 금연국 향하는 英

    “2009년생부턴 평생 담배 못 산다”… 초강력 금연국 향하는 英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법이 영국 하원을 통과했다. 2009년생부터 ‘금연세대’로 만들어 국가보건비용을 대폭 낮추겠다는 리시 수낵 총리의 야심 찬 구상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 문턱을 넘은 ‘담배와 전자담배 금지법’은 담배 구매가 가능한 연령을 현재 ‘18세 이상’에서 해마다 단계적으로 1년씩 늘려 올해 15세인 청소년은 성인이 돼도 담배를 살 수 없게 했다. 만약 이를 어긴 판매자는 최대 2600파운드(약 45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한 것은, 이 법안이 오는 6월 중순 상원에서 과반 표결을 얻어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영국 정부가 법안을 공포하는 시점을 2027년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 법이 시행되면 영국에서 첫 금연세대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법안은 자연스러운 행동을 유도하는 ‘넛지 효과’를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유권자인 기성세대의 반발을 피하는 동시에 시중에서 합법적 경로를 통해 담배를 구하기 어렵게 된 미래세대가 스스로 흡연 의지를 단념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어릴 때 흡연을 하지 않으면 커서 흡연을 안 한다는 의학 연구가 이 법을 구상한 계기가 됐다. 의학논문저널 ‘암연구’(Cancer Research)에 따르면 흡연자 10명 중 9명 이상이 21세 이하였다. 영국에서는 2007년부터 담배의 법적 판매 가능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상향한 것이 성인 흡연율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는 논문도 있다. 영국 정부는 이 정책이 국가 보건 비용도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장기 흡연자의 약 절반이 흡연으로 인한 암 등 질병으로 숨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영국에서 연간 약 8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국가 경제에 매년 약 170억 파운드(29조 3000억원)의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부모가 담배를 피우는 십대들은 스스로 담배를 피울 가능성이 4배 더 높다는 연구도 있다. 미래세대의 흡연율을 낮추면 그 자녀세대의 흡연율도 낮아져 정책 효과는 배가된다. 다만 영국 정부연구소는 흡연율보다 비만율을 낮추는 것이 보건비용 절감에 훨씬 실효가 크다고 지적했다.
  • 가자지구 병원에서 ‘집단 무덤’ 발견…“이스라엘 탱크에 짓밟힌 시신 투성” [포착]

    가자지구 병원에서 ‘집단 무덤’ 발견…“이스라엘 탱크에 짓밟힌 시신 투성” [포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뒤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자지구 최대 병원 내부와 주변에서 집단 무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국 CNN의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다시 나타났다며 4개월 만에 재진입해 2주 간 군사작전을 펼친 뒤 지난 1일 철수했다.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작전’을 마치고 떠난 자리에는 폐허가 된 병원 건물과 시신 수백 여구만 남아있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의료진이 병원 부지 안에서 최소 300여 구의 시신이 매장된 집단 무덤을 찾았으며,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날 가자지구 민방위대 대변인 마흐무드 바살은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뒤 병원 인근에서 최소 381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여기에는 병원 부지 내에 묻힌 시신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 탱크가 사람들을 짓밟은 탓에 일부 시신은 신원을 확인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은 시신을 병원 안뜰에 묻고 불도저로 밀어버리거나 이 과정에서 훼손된 시신도 많아서 정확한 사망자 수를 파악하기조차 어렵다”고 덧붙였다. CNN 등 주요 외신을 통해 공개된 현장은 건물 잔해만 남은 알시파 병원 시설 안팎에서 담요와 비닐 등으로 아무렇게나 덮여있는 시신들로 가득했다. 이미 부패가 시작된 시신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현지 복구 활동을 이끌고 있는 가자지구 보건부의 한 관계자는 9일 CNN에 “사방에서 시체 냄새가 나고 있다”면서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 여부 소식을 기다리는 민간인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시신의 신원을 식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엑스(옛 트위터)에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 중 일부가 흙이나 비닐 시트 아래에 누워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병원은 결코 군사화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O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참혹한 시신과 건물 잔해만 남은 알시파 병원 부지에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유엔 측은 “이스라엘 측이 한동안 (조사를 위한) 국제기구 등의 접근을 허가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알시파 병원은 하마스의 비밀 지하 기지” 앞서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 아래에 하마스의 비밀 기지가 있으며, 하마스가 민간인들과 의료시설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며 알시파 병원을 급습하는 등 작전을 벌여왔다. 지난 2주간의 작전 기간 동안에는 하마스 등 무장세력 용의자 900명을 구금했고, 이중 500명이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의 무장단체 대원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번 작전으로 (무장세력) 200명을 사살했으며, 포위된 하마스 대원들과 교전을 벌이던 중 알시파 병원 3개 건물이 파괴됐다”면서 “응급 환자들은 공격 전 병원에서 모두 대피했으며, 사살된 이들은 모두 무장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의 또 다른 관계자는 CNN에 “알시파 병원 곳곳에서 대량의 무기와 정보 문서가 발견됐고, 무장대원들과 근접전이 있었지만 의료진과 환자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주장과 달리, 이미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민간인은 최소 3만 3360명, 부상자는 약 7만 6000명에 달한다.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최후 보루이자 수많은 피란민들이 모여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4개 전투부대원 등이 은신해 있을 것으로 보고, 완전한 전쟁 승리를 위해 이곳에서 지상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피란민 약 140만명이 밀집한 라파에서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스라엘을 만류하고 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전은 반드시 실행할 것이며, 이미 날짜도 잡았다”고 말해 중동 불안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부산 에코델타시티 3단계 용지에서 다이옥신 검출… 기준치 최대 3.6배

    부산 에코델타시티 3단계 용지에서 다이옥신 검출… 기준치 최대 3.6배

    친환경 수변도시로 조성되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부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앞으로 논란까지 예상된다. 5일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 시민단체로 구성된 토양복원 민관협의체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3단계 용지에 법정 기준치 최대 3.6배를 초과하는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다이옥신은 세계보건기구(WHO) 1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국제적으로 까다로운 규제를 받는다. 다이옥신이 검출된 곳은 과거 고물상 소각 부지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시민단체가 다이옥신 검출 우려가 있다며 지속해서 조사를 요구한 끝에 이뤄졌다. 그러나 오염된 토지를 정화하는 방법과 관련해 협의체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다이옥신 검출 토양이 많지 않고 문화재보호구역 내 정화시설 처리 설치가 어려운 점을 들어 다이옥신 오염토를 외부 처리시설로 옮기는 반출 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토양복원 민관협의체로 활동하고 있는 초록생활 백해주 대표는 “다이옥신 오염 토양이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이옥신은 아무리 밀폐를 잘하더라도 외부로 반출될 때 맹독성 물질이 비산먼지 형태로 흩어져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자살 증가란 국가 위기와 극복

    [백종우의 마음 의학] 자살 증가란 국가 위기와 극복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자살 잠정치에 의하면 1월 자살 사망자는 130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987명)보다 319명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자살자(1만 3661명)는 2022년(1만 2906명) 대비 755명(5.8%) 증가했는데, 올해 1월에는 전년 같은 달보다 32.3%나 증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리투아니아가 OECD에 가입한 시기를 제외하고는 줄곧 자살률 1위였다. 그나마 2011년 1만 5906명에서 2022년 1만 2906명으로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악화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에는 자살 시도자들과 유가족 지원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은행 김용 전 총재는 지난달 연세대에서 열린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에서 2012년 총재가 됐을 때 각국 정상들로부터 ‘한국의 기적’에 대한 찬사를 듣고 매우 기뻤지만, 한국의 성공이 정점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는 이 시점에 각국 리더들로부터 “한국은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자살률은 왜 이렇게 높은가”와 같은 질문을 받곤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한국이 ‘집단자살사회’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며 국가 존망을 거론할 정도로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지만 한국의 위기 극복 역사와 해외 자살률 감소 사례들을 감안하면 우리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과 자살 문제를 양지로 끌어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총재는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국제보건학 교수로 일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을 역임했다. 그가 저개발국 에이즈 치료제 보급 계획을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국제 보건리더들은 비용 효과성도, 현실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와 동료들은 멈추지 않았고 치료제를 보급하며 인식을 개선했다. 덕분에 아프리카에서 2500만명의 생명을 구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현대판 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 됐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2000년대 에이즈 상황과 현재 우리나라 정신건강은 안타깝게도 닮아 있다. 위기에 빠진 국민은 편견으로 숨어 방치되고 절망으로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있다. 자살 위기에 빠진 이들을 위한 치료와 지원책이 존재하지만 그나마 접근이 어렵다. 자살 문제는 매우 복잡하지만 우리 사회 다양한 문제의 근원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자살을 줄인 나라들은 다양한 정책을 폈지만, 정부와 정치인이 자살 통계를 직접 발표하고 절망에 빠진 국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자살 대부분은 막을 수 있는 죽음이다. 일본자살예방의원연맹 회장은 자살 예방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국민 관심 때문”이라고 했다. 위기에 유독 강한 것이 우리 강점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고 위기 극복 DNA를 가동해 정부와 정치를 바꾸는 계기를 만들길 소망해 본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조류독감, 소→인간 전염사례 발생…증상 및 치사율은? [핵잼 사이언스]

    조류독감, 소→인간 전염사례 발생…증상 및 치사율은? [핵잼 사이언스]

    미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와 관련한 감염 사례 및 경고 메시지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텍사스주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소와 접촉한 인간에게서 바이러스 양성이 확인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와 텍사스주(州) 보건부는 지난달 26일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젖소 케이스를 확인한 뒤 역학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텍사스주에 있는 최소 2곳의 낙농장과 캔자스에 있는 낙농장 2곳에서는 병든 소의 우유 샘플에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현재까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소 사례가 나온 곳은 텍사스와 뉴멕시코주, 아이다호주 등지다. 당국은 바이러스의 확산 정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소를 키우는 낙농장의 직원 12명 중 1명이 조류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조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온 직원은 감염된 소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환자는 결막염과 유사한 눈 충혈 이외에 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환자에게 격리 조치를 취하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 뒤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사례는 미국에서 사람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두 번째 사례다. 첫 번째는 2022년 콜로라도 교도소 수감자에게 발생했으며, 소 등 포유류가 아닌 감염된 가금류를 통해 발생했다. 소, 고양이, 염소 등 포유류에서 확산하는 조류인플루엔자 앞서 지난달 미네소타주의 한 농장에서는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새끼 염소 사례가 발생했다. 당국은 염소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새와 함께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같은 물을 마시면서 전염된 것으로 판단했다. 포유류뿐만 아니라, 남극해에 사는 펭귄 10마리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미 백악관은 3일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소 사례를 언급하며 “최근 사례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황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현재 미국 전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맨디 코헨 CDC국장은 “미국 내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된 사례는 없다. 대중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세계보건기구(WHO)는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887명 중 2003년 이후 기록된 사망자 462명을 기준으로 해당 바이러스의 치사율을 52%라고 추정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팬데믹 초기 치사율을 약 20%, 현재는 0.1% 미만에 불과하다. 소에서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코헨 국장은 ABC에 “미국 정부는 20년 동안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 준비하고 배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현재 우리는 타미플루와 같은 이용 가능한 치료법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해당 바이러스에 사용을 고려하고 있는 백신 후보도 있다”고 말했다. CDC “조류인플루엔자, 인간 사이에서 유행할 가능성 낮아” 현재 CDC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일반 대중 사이에서 유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해당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더 쉽게 전염되는 단계까지 진화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아프거나 죽은 동물뿐 아니라 조류 독감에 감염된 동물에 의해 오염된 물질과 직접적인 접촉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또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소에게서 나온 우유는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며, 소비자 건강에 위험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농무부는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젖소의 우유는 모두 폐기하고 있으며, 모든 우유는 저온살균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함으로써 우유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송파구 ‘일당 오십’… 당 섭취 줄이고 건강 식습관 키운다

    송파구 ‘일당 오십’… 당 섭취 줄이고 건강 식습관 키운다

    서울 송파구가 매월 5일을 하루당 섭취량을 50g 아래로 줄이는 ‘일당 오십 실천의 날’로 지정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키우는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당류 섭취량은 하루 섭취 열량의 10% 이내 성인(2000Kcal) 기준 약 50g이다. 일당 오십은 이런 배경에서 이름 붙여진 프로젝트다. 당류 섭취를 줄여 혈당 상승으로 인한 비만,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서울시가 기획했다. 구는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하고, 지난달부터 일당 오십 실천의 날을 운영해 구민 영양 관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매달 5일 아이부터 어른까지 당 섭취를 줄이는 유익한 교육과 캠페인이 열린다. 3~4월은 성인 요리교실, 5~9월은 어린이·청소년 식습관 개선교육이 이어진다. 다음달부터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청소년 20여명을 대상으로 탕후루, 가공식품 등에 익숙한 아이들이 시료를 맛보는 미각 테스트, 가공식품 속 당 함량 알아보기 등을 체험한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다채로운 사업을 전개해 모든 구민의 건강을 더욱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 ‘존엄한 죽음’ 선택권 늘린다

    ‘존엄한 죽음’ 선택권 늘린다

    #. 8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지병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왔다. 금방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급성 폐렴까지 겹쳐 상태는 빠르게 악화했다. 마지막을 직감한 A씨는 가족들에게 “퇴원해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어머니를 포기할 수 없었던 가족들은 고민 끝에 인공호흡 치료를 결정했다. 그날부터 A씨는 각종 센서와 콧줄을 달고 병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A씨가 삽입된 튜브를 떼려 하자 병원은 A씨의 손을 병상에 묶어 버렸다. 가족이 면회하러 올 때마다 그는 필담으로 “편히 죽고 싶다. 그만 보내 다오”라며 눈물을 흘렸다. 연명의료 보류·중단에 대한 의지가 강했지만 소용없었다. 관련 법률에 따라 말기 환자가 아닌 ‘사망이 임박한’ 임종 환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사망 전까지 의식이 또렷했고 호전됐다가 악화하기를 반복했던 터라 의학적으로 A씨를 ‘임종기 환자’로 보기는 어려웠다. 집에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길 원했던 A씨는 입원 한 달여 만에 차가운 병실에서 숨을 거뒀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가족들은 ‘그날’의 연명의료 결정을 두고두고 곱씹었다. 2018년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지 6년이 됐지만, 아직 많은 말기 환자는 자신의 연명의료 여부를 선택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말기’인지 ‘임종기’인지 구분하기 어렵거나, 의식이 없는 자신을 대신해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해줄 가족이 없는 무연고 환자들이다.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는 시기도 ‘말기 진단 이후’로 법에 규정돼 이미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가족들이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연명의료 결정을 내릴 때가 잦다. 2016년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됐는데도 ‘죽음의 질’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이유다. 보건복지부는 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어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년)’을 심의·의결하고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임종기’에서 ‘말기’로 조정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연명의료 계획서’ 작성 시기도 말기 진단 이후에서 이전으로 당기기로 했다. 좀더 일찍 자신의 죽음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환자가 의식이 없어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는지 알 수 없고, 대신 결정해 줄 가족이 없더라도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또한 치매 환자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대상 질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도 두 배로 늘린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환자가 마지막 순간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고통을 덜어 주고 돌보는 서비스를 말한다. 서비스를 받는 환자와 가족이 종교인이면 영적인 돌봄도 받을 수 있고, 환자가 떠난 뒤 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준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서지 않았고 연명의료결정법도 개정해야 하지만 최근 여러 나라의 조력 존엄사 인정 추세에 발맞춰 존엄한 죽음에 대해 돌아볼 사회적 의제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환자가 미리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리더라도 임종기에 접어들어야 이행된다. 즉 임종 직전까진 환자 의사와 상관없이 연명의료가 계속될 수 있다. 여기에 법의 사각지대가 있다. 법에서 규정한 임종 과정이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증상이 악화해 사망이 임박한 상태’를 말한다. 말기 환자는 수개월 내 사망할 것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말한다. 수일 이내 사망이냐, 수개월 이내 사망이냐를 놓고 임종과 말기가 갈린다. 전문가들은 이 기준이 모호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018~21년 서울대병원 의료기관윤리위원회에 의뢰된 60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연명의료 유보·중단 의뢰 환자의 66.7%가 임종 과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6명이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고도 기준에 맞지 않아, 혹은 가족들에게 등 떠밀려 고통스러운 치료를 이어 갔던 것이다. 조정숙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연명의료관리센터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의사들조차 말기와 임종기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일본·영국 등 여러 나라가 이미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대만·호주·스위스·네덜란드·캐나다·뉴질랜드·스페인 등은 식물인간 상태나 중증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도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운용 중이다. 조 센터장은 “보다 적극적인 행위인 ‘조력 존엄사’도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저 치료하지 않을 뿐인 소극적 형태의 연명의료 중단이 임종기 환자만 대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환자의 가족들이 경제적 문제 때문에 섣불리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어 말기 환자부터 연명의료 중단을 적용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교수는 “말기 상태에서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다고 법이 바뀐다 해도 현장은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며 “법 안에서 마치 퍼즐 맞추기처럼 탁상행정을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현장에서 보면 자녀들이 무력감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몰라 연명의료를 고수하는 사례가 훨씬 많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없다”며 “중환자실에 있다면 사실상 임종기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지친 자녀들이 ‘연명의료를 그만해 달라’고 하면 그때 연명의료 장치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선 의사들이 ‘임종기’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체로 노인 환자들은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나 가족들이 끝까지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 연명의료 중단 가능 시점을 ‘말기’로 앞당겨도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말기 환자로 연명의료 중단 대상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해 온 것은 상급종합병원이었다. 연명의료를 하지 않으면 중환자실로 가는 환자가 줄기 때문이다. 연명의료를 받지 않은 채 임종하려면 임종실이 있어야 한다.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내 임종실 설치를 의무화한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지만 병원들은 요지부동이다. 관련 시행령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임종실이 없다면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갈 곳 없어진 환자들을 집으로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명의료만 받지 않을 뿐 죽을 때까지 병원에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1997년 가족들의 뜻에 따라 뇌출혈 수술 후 의식 없는 환자를 퇴원시켰다가 의료진에게 살인방조죄가 선고된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의사들이 퇴원 조치를 내리기가 쉽지 않게 됐다. 박 교수는 “존엄하게 임종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지 않고 법만 고치다 보니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이라며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 고민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결정권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기를 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가 연명의료 계획서 작성 시기를 말기 진단 이전으로 조정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대병원 조사에서도 의뢰 환자의 90% 이상이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가족이 환자의 뜻을 대신한다. 사전에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연명의료계획서 같은 문서가 있다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지만, 문서가 없다면 가족 2명이 “평소 환자가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았다”고 증언해야 한다. 환자의 의사를 모를 경우 가족 전원이 합의해야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여기서 가족은 배우자·자녀·부모, 조부모·손자녀, 형제·자매를 말한다. 조 센터장은 “문제는 가족이 없거나 연락이 끊긴 환자들”이라며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나 조카가 있어도 법률 대리인이 아니어서 아무 역할도 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70대 남성 B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혼하고 홀로 살다 사고로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유일한 가족은 수년째 연락을 끊은 아들뿐. 종종 친구들에게 ‘갈 때 되면 인공호흡기 달지 않고 편히 가고 싶다’고 했지만, 법적 권한이 없는 친구들은 B씨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대리해 줄 수 없었다. 그는 의미 없는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복지부는 이런 경우 3자에 의한 대리 결정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호스피스 서비스 대상에 치매와 파킨슨병, 신부전증, 심부전증(만성호흡부전의 하위개념) 등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암과 에이즈, 만성간경화증, 만성호흡부전,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환자에게만 제공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권고한 질환은 암, 에이즈, 만성호흡부전, 간경변증, 신부전, 심혈관질환, 당뇨, 다발성신경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치매, 류마티스관절염, 약제저항 결핵 등 13종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도 확대한다. 현재 188곳에 불과해 인프라 자체가 부족하다. 복지부는 2028년까지 360곳으로 확대해 호스피스 대상 질환자의 이용률을 지난해 기준 25%에서 5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한 의료기관도 650곳으로 늘린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은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곳에서만 가능하나 전국에 430곳뿐이다. 게다가 종합병원이나 요양병원에는 없는 곳도 많다. 특히 전남은 설치율이 31.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아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리려면 다른 지역으로 전원을 가야 하는 실정이다.
  • “사망자 1000여명, 걷잡을 수 없다”…美, 질병 확산 ‘비상’

    “사망자 1000여명, 걷잡을 수 없다”…美, 질병 확산 ‘비상’

    브라질과 파라과이 등 남미 지역에서 극성을 부리던 뎅기열이 미주 지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29일(한국시간) “현재 캐나다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미주 지역에서 4가지 뎅기열 유형(혈청형)이 모두 관찰된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혈청형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혈청형’은 특정한 항원이나 항체에 대해 독특하게 반응하는 성질로, 서로 다른 혈청형에 감염되면 중증 뎅기열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을 포함해 현재까지 집계된 올해 미주 대륙 내 뎅기열 감염자 수는 357만 8414건, 사망자는 1039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에 보고된 감염 사례 규모의 3배다. 특히 심각한 지역은 브라질이다. 올해에만 296만 6339명이 뎅기열에 걸렸다고 보고됐는데, 이는 전체 인구 1.4%에 해당한다. 사망자는 758명이다. 파라과이도 전체 인구 3%에 육박하는 19만 1923명이 뎅기열에 걸렸다. 아르헨티나, 페루, 콜롬비아에서도 매일 환자 수가 누적되고 있다.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의 경우 비교적 외딴 섬임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뎅기열 감염자가 나왔다.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된다. 이 모기는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 지방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과 관절통, 식욕부진 등과 함께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없는 병으로 꼽히지만, 유행지역을 다녀온 후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뎅기열에 감염되더라도 보통의 경우 일주일 정도 지나면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본래의 컨디션을 회복하지만, 드물게 합병증이나 신체 출혈 현상, 혈압 저하 등의 합병증이 올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뎅기열 환자의 약 5%가 중증 뎅기감염증(뎅기출혈열, 뎅기쇼크증후군)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률은 20%에 이를 수 있다. 보건당국은 이상 고온 현상, 급속한 도시화, 기후 변화와 연관된 가뭄과 홍수, 일부 국가의 열악한 위생 상태 등을 뎅기열 급증했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집중호우가 내렸고, 엘니뇨에 따른 고온 현상으로 뎅기열 감염 매개체인 모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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