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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케르테스 임레

    (베를린 AFP 연합)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헝가리 소설가 케르테스 임레(72)는 11일 나치 치하 강제수용소 체험에 바탕을 둔 그의 작품들을 독재에 항거하는 울부짖음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날 아내 머그다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1944년 그의 나이 15세 때 유대계 헝가리인으로 수용된 나치 강제수용소 시절을 언급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헝가리)공산독재 치하에서 살면서 비로소 내가 아우슈비츠에서 살았음을 알게 됐다.공산독재는 내 작품이 뭔가 폭발적인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 내 작품을 좋아하지 않았다.(내 작품은)바로 나치 독재뿐 아니라모든 독재에 대한 울부짖음 같은 것이었다.”고 말했다.케르테스는 내년 중반까지 다음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베를린에 체류할 예정이다. 케르테스의 작품은 주로 그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및 대학살(홀로코스트) 체험을 바탕에 두고 있는데 1975년에 출간된 그의 첫 소설 ‘비운(非運)’은 대표적인 작품이다. 작품전체가 감정이 거의 배제된 이야기체로 서술돼 ‘도덕적 분개심’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일부 비평에 대해 그는 “나는 후에 사람들의 양심에 드러나는 것이 아닌 사실을 그대로 소개했다.”고 응수했다.그는 나치 치하 대학살은 “유럽 문화,고대 그리스와 우리간에 남아 있는 흉터이며 그 상처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를린에 머물면서 다음 소설 ‘청산’을 집필중이다. 이 작품은 아우슈비츠를 경험하지 않은 2세대의 관점에서 홀로코스트를 다루고 있다.
  • ‘EU + 동구10개국’ 유럽 대통합 잰걸음

    유럽의 대통합이 가시화하고 있다.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1998년부터 신규 가입 협상을 해온 13개 국가들의 가입 자격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동구권 10개국을 신규회원국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고하는 안을 채택했다. ◆향후 일정 보고서에 따르면 키프로스,체코,에스토니아,헝가리,라트비아,리투아니아,몰타,폴란드,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 등 10개국은 향후 2∼3년의 가입 유예기간을 거쳐 EU 회원국으로 정식 등록될 전망이다. 향후 일정은 마련됐지만 그 과정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앞으로 3개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날 채택된 권고안은 24∼2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담에서 확정될 예정이다.12월 열리는 코펜하겐 정상회담에서 1차 회원국 가입 협상을 완료하기 위해 브뤼셀에서 재정문제 등 논란이 되는 현안의 합의점을 찾는다는 계획이다.내년 3월 아테네 정상회담에서 기존 회원국과 지원국들이 가입협정에 서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이후 15개 회원국과 10개 가입지원국의 의회는 가입 조약을 비준하고 지원국들은 국민투표를 실시,가입을 승낙받아야 한다.또 차기 가입국가들은 실제 가입을 위해 EU가 부과하고 있는 회원국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정치·경제·사법·사회 등 각 분야에서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 이런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10개 가입 지원국은 2004년 내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결 과제 EU 확장은 스웨덴과 덴마크가 독일의 지지를 받으며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맞닥뜨릴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가장 직접적인 걸림돌은 지난해 회원국 확장에 관한 니스조약을 부결시켰던 아일랜드.아일랜드는 오는 19일 니스조약과 관련,두번째 국민투표를 치를 예정이다.찬성표를 던지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여론은 아직 불투명하다.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37%가 니스조약에 찬성했고 25%가 반대했다.그리고 32%가 모르겠다고 답했다.유동표가 반대쪽으로 몰리면 EU확장안이 백지화될 수도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독일계 및 헝가리계 주민들의 재산 몰수와 강제추방의 법적근거가 된 체코의 ‘베네시 법령’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옛 상처가 다시 들춰져 독일,체코,헝가리간에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EU집행위원회는 베네시 법령이 체코의 EU 가입에 장애가 될 수 없다고 밝혔고 독일도 이 법령의 폐지를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겠다고 했지만 체코에서 쫓겨나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다시 문제화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농업 보조금’ 문제도 난항이 예상된다.EU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신규 회원국에는 기존 회원국들이 받는 농업보조금의 25%만을 제공하다 2013년부터 100%로 높이겠다는 방안을 마련했다.이에 폴란드를 중심으로 거대 농업부문을 형성하고 있는 차기 가입국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신규가입국에서 제외된 터키의 반발도 예상된다.이미 터키측에서 무역협정을 재고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이 나왔고 대이라크전을 위해 터키의 협조가 필요한 미국도 EU에 협상재개 압력을 넣고 있어 사태가 복잡해지고 있다. 그밖에 대확장을 앞두고도 EU의 기구 및 제도는 답보 상태에 머물고있어 EU의 원활한 운영이 계속될지 의문시되는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평가 10개국의 2004년 가입이 실현되면 EU는 25개국에 인구 4억 5000만여명의 거대 정치통합기구가 된다.2007년 불가리아와 루마니아까지 가입되면 구소련 및 동구 공산권 국가까지 아우른 진정한 유럽 통합을 이루게 된다.이같은 정치통합실험이 성공한다면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할 유일한 세력으로 세계정치의 지형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EU회원국 내에서조차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현 회원국들은 신규회원국들로 인해 EU 경제의 하향평준화와 보조금 삭감,신규 회원국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저가공세 등 자국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10개국의 추가 가입은 향후 EU의 농업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이미 농업보조금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고 현재 논의중인 ‘공동농업정책'(CAP)이 백지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EU 확장 연기를 바라는 회원국들의 속내에도 불구,유럽의 대통합은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책/ 데이팅 게임,체리 루이스 지음-왜 지구의 나이는 46억년이 됐을까

    역사는 승자의 이름만 기억하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46억년이라는 지구의 나이.버릇대로,이를 밝혀낸 주인공은 미국의 지질학자 패터슨이라고 과학사는 기록해 왔다. 그러나 그 이름에 가린 얼굴이 있다.영국의 지질학자 아서 홈스.창조론에 묶여 옴쭉달싹 못하던 지구의 나이를,한평생 암석연구로 수십억년이나 늘려놓은 주인공이다.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패터슨이 오죽했으면 영광을 홈스에게 바친다고 고백했을까. 여성 지질학자 체리 루이스가 쓴 ‘데이팅 게임’(조숙경 옮김,바다출판사펴냄)은 ‘홈스 재평가’를 조용히 제언한다.그렇다고 인물평전에 그친 책은 아니다.복잡한 수식을 잔뜩 늘어놓은 과학서는 더더구나 아니고.홈스의 일대기를 틀거리로 삼되 익히 알려진 과학적 ‘사실’들로 씨줄날줄을 촘촘히 엮은 과학교양서다. 책을 읽기 전,독자들도 생뚱맞은 물음표 하나를 찍어보자.지구 나이가 왜,언제부터 46억년이 됐을까. 책은 1900년 열살짜리 소년 홈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열렬한 감리교도 부모의 외아들인 홈스는 ‘신의 말씀’에 불경한 의문을 품었다.창조의 날짜가 ‘BC 4004’라고 찍힌 성경 속 대목에서였다.‘왜 딱 맞아떨어지는 숫자가 아닐까.마지막 숫자는 하필이면 ‘4’일까….’ 어떠한 위대한 발견도 출발선에서의 모양새는 허술하고 미미한 법.그가 일생을 지구 나이 밝히기에 바친 계기도 그랬다.1907년 런던의 왕립과학칼리지에 입학한 홈스는 자연스럽게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했다. 그 무렵은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 켈빈 경을 주축으로 50년 넘게 이어온 지구나이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때였다.지구 나이가 2000만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켈빈의 해묵은 이론은 방사능 현상을 토대로 새로 구축한 젊은 물리학자들의 이론에 산산조각나고 있었다.물리학도로서 첫발을 뗀 홈스에게 그 논쟁이 연구의 추동이 된 건 말할 것도 없다. 그의 계산법은 시쳇말로 ‘아날로그’방식이었다.우라늄·납을 이용한 고전적 방법에 일찍이 흥미를 가진 그는 질량 분광기,마찬트 계산기가 나오기 전부터 몇달씩이나 걸려 암석의 나이를 계산하는 ‘우직한’ 연구법을 고수했다.14억 6000만년이던 지구의 나이가 나중엔 33억 5000만년까지 불어났다.거기엔 절친한 친구이자 수학자인 밥 로슨의 도움도 컸다. 세계대전 중이라고 지구나이에 관한 논쟁이 끊일 리 없었다.그 한쪽에 그도 늘 있었다.나이 서른을 바라보던 1917년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조교로 일하던 때.동위원소가 발견되는 와중에 그의 고집스러운 연구는 또 한번 큼직한 성과를 끌어냈다.납과 납의 동위원소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힘입어 가장 오래된 모잠비크 산 암석의 나이를 15억년으로 판별하는 데 성공했다.지구 나이가 암석에 앞서는 건 자명한 이치.지구가 적어도 16억년 전에는 생겼다는 결론을 발표했다.그러나 새 학설을 둘러싼 시비는 끊이지 않았고 그 틈바구니에서 그는 늘 외로웠다. 책의 미덕은 홈스의 일대기와 동시대 주변인물들의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에도 있다.지난 한세기 동안 지구 나이가 꾸준히 수십억년이나 불어난 사연의 갈피갈피에 과학사의 익숙한 후일담들이 끼어들었다.책이 과학교양서로 손색없는 건 그 덕분이다.신학자들의 창조론,켈빈의 지구냉각설,라이엘의 암석을 통한 지층분석,퀴리부부의 방사능 원소 발견을 거쳐 우라늄·납 동위원소법으로 퇴적암의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까지. 오래된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내밀한 즐거움도 준다.평생을 한가지 화두를 붙들고 산 홈스의 결혼생활,일기,편지글 등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과학교양서의 책장을 술술 넘어가게 만든다. 인간은 어째서 그토록 지구의 나이를 궁금해했을까.평생 암석의 나이를 따진 남자의 이야기는 왜 무게를 가질까.간단하다.만물의 순서를 따져 인간의 좌표를 매기는 건,인간의 존재의미를 뿌리부터 되훑는 기초작업이기 때문이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
  • [밀레니엄] 세계경제 ‘디플레’오나

    세계 경제의 축인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논쟁이 끝나는가 싶더니 이제는 디플레 논쟁이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디플레 논쟁은 세계 주요국의 물가하락 현상과 맞물리면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단기적으로는 인플레 걱정을 해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디플레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경제의 현실과 문제점,세계적인 공황의 늪에 빠지지 않는 방안들을 진단해본다. ■美 침체 계속… 경기 사이클 불안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끝나지 않은 경기침체’란 특집기사를 다뤘다.기사 내용은 미국경제를 매우 비관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기사를 쓴 팜 우달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은 “미국 경제는 앞으로 수년간 더욱 더 불안정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다음은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사요약. “썰물이 빠져나갔을 때가 돼야 누가 나체로 수영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미국 경제의 현황을 가장 잘 설명하는 유명 투자자 워렌 버펫의 말이다.기업과 가계의 막대한 부채,기업회계의 부정 사건,경영자의 무능 등은 1990년대 말의 거품경제에 가려져 있었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동안 3∼3.5%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내놓고 있지만,이들은 90년대 미국 경제가 거품을 겪고 있다는 주장을 무시했던 사람들이다. 미국 주가는 193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미국 경제는 지금 썰물이 완전히 빠져나가 거품이 사라진 상태다.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시점에서 엔론과 월드컴사의 회계부정 사건이 드러났다.어느 때보다 미국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고 주식투자가 숫자도 많다.미국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터진 것이다. ◆미국·유럽·일본의 경기순환 지난해 미국의 완만한 경기침체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경기호황 뒤에 나타난 현상이다.9년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유럽지역도 전반적인 경기침체에서는 탈피했지만 가파른 경기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일본 경제는 1990년대초 버블경제가 끝난 뒤 세 차례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의 호황을 거치면서 경기순환은 옛 일로 여겨져 왔다.경기순환이 사라졌다는 것은 종종 과장돼 왔다. 192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기에 기업과 투자자들은 경제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믿었다.1990년대의 신경제는 경기순환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경제는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완만한 경기침체 경기순환은 끝나지 않고 완화된 것처럼 보인다.최근 버블경제는 주식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전반을 왜곡시키고 있다.기업은 경기순환 기능이 사라졌다는 생각에서 무분별하게 차입해 과잉투자를 했다. 소비자들은 주식시장 상승세로 자신들의 부(富)가 증대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바람에 막대한 부채를 안게 됐다.투자증가와 달러화 강세로 인플레와 이자율 상승이 억제되면서 경제성장 속도가 가속화되고 주가는 상승했다. 2000년 3월 이후 S&P 500지수는 40% 이상 폭락했고,미국 주식의 시가총액은 7조달러 이상 하락했다.그런데도 주가는 여전히 과대평가된 것처럼 보인다.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 지탱해 왔는데,이는 가계부문의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기업 수익률 감소 미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빠른 생산성의 증가로 경제적 성장을 누려왔다.생산성 증가의 혜택은 기업의 수익보다 소비자와 근로자에게 보다 낮은 가격과 임금 형태로 주어졌다.앞으로 10년 동안의 자기자본이익률은 이전 10년보다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하락으로 가계가 저축을 늘려나가면 미국은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이다.달러화 약세로 경기침체를 누그러뜨릴 수도 있겠지만 이는 다른 나라의 경제성장을 압박해야 가능한 일이다.미국의 투기적 호황의 혜택을 본 세계 국가들은 부작용도 공유해야 할 것이다. 경제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면 금리가 하락할 여지도 별로 없다.경기침체로 1%대인 물가상승률을 더 끌어내리면 일본같은 디플레 위험에 빠질 수 있다.물가하락으로 실질 부채부담이 늘어나면 소비가 위축되고 물가는 더욱 하락할 것이다.물가상승률이 낮을 때 버블경제가 붕괴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비록 미국이 디플레에서 탈출하더라도 낮은 물가상승은 임금과 수익이 보다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악순환 각국의 경제가 경기순환의 다른 단계에 있다면 세계화는 경제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하지만 세계경제 통합의 힘이 경제적 순환을 더욱 긴밀하게 동조화시킴으로써 경기둔화는 상호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자유화는 가계가 불경기 때 대출받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과를 줄 것이다.기업과 가계가 지나친 부채를 갖게되면 다음에 오는 경기둔화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경기 사이클이 앞으로 몇년동안 더욱 불안해질 것이고,미국의 경기침체는 끝나지 않았다.미국의 과잉투자가 제거될 때까지 활발했던 경제성장은 다시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다. 정책결정자들의 역할은 과잉투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침체국면에 접어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보다 많은 신용대출로 해결하려들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디플레란? - 물가 하락·생산 감소·실업 증가 국가경제 ‘위축 악순환' 디플레(디플레이션·Deflation)는 물가는 하락하고 생산이 감소하면서 실업은 늘어 나라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다.수요(소비·투자 등)에 비해 공급이 초과되면서 생기는 다양한 부작용의 연쇄반응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위축’의 악순환 디플레의 원인은 ①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른 수요 감소,②과도한 생산 등에 의한 공급 초과 등의 두가지 요인 가운데 하나에서 비롯된다.‘10년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①번,향후 디플레 가능성이 우려되는 중국은 ②번에 해당한다.두 경우 모두 ‘수요[공급’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어 물건이나 서비스상품이 시장에서 소비되지 않는다.이로 인해 결국에는 상품·서비스가격이 떨어지고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된다.임금은 줄어들고 실업률이 높아지게 된다. ◆‘유동성 함정’으로 발전한 일본 일본은 거품경제의 후유증이 디플레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80년대 후반정점에 달했던 부동산·증시의 거품이 붕괴되면서 자산가치가 순식간에 하락했다.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일본인들이 소비보다는 저축에 주력하면서 국가 전체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생산이 둔화됐다.디플레의 해결책으로는 금리인하와 재정확대 등 두가지가 있지만 어느 카드도 써먹기 어렵다.금리는 0%대에 와 있는데도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있는데다,정부 부채가 GDP(국내총생산)의 140%에 달해 재정정책으로 돈을 풀기도 어렵다. ◆우리나라도 가능성 디플레가 일어날 가능성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IT(정보기술) 등 기술발전으로 상품의 가격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값싼 중국산 제품이 전세계에 퍼지고 있다.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다른나라에 비해 소비심리가 높아 상대적으로 디플레 가능성이 약한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용수(高瑢秀) 한국은행 아주팀장은 “증시침체에 이어 부동산 값까지 빠르게 하락할 경우,일본처럼 소비심리가 위축돼 디플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대공황으로 비화 막으려면/ 세계이익 앞세울 리더십 필요 미국·유럽·일본….정도와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선진 자본시장이 온통 디플레 우려에 사로잡혔다.자산가치 하락을 동반하는 경기침체,디플레가 공포스러운 것은 나라안의 불황으로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1차 세계대전 직후 국제 자본주의 시스템의 혈관을 타고 번져 전세계를 대공황의 고통속으로 몰아넣었다. 한 나라의 불황이 세계 대공황으로 비화하는 것을 차단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국제경제학의 권위자인 찰스 P 킨들버거 MIT 경제학과 교수는 해답을 찾기 위해 뼈아픈 선례로 되돌아가 본다.1929∼1939년의 대공황을 해부한 저서 ‘대공황의 세계’(부키 펴냄)에서 그는 ‘세계경제의 리더십’을 공황의 해결책으로 제시한다.리더는 ▲시장을 개방해 과잉생산품을 흡수하고 ▲해외투자로 경기확대를 촉진하며 ▲긴급 대출로 금융위기를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29년 대공황이 그토록 오래 지속되고 광범위하게 번진 것은 그런 리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킨들버거 교수는 강조한다.영국은 이런 능력을 상실했고,능력이 있던 미국은 이를 떠맡을 의사가 없었다. 킨들버거는 30년 공화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미국 의회를 통과한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대표적인 미국의무책임 사례라고 질타한다.농산물,1차 생산품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제조품까지 보호무역 대상에 포함한 이법으로 전세계적 보호무역 열풍이 불었다. 개방된 상품시장도,급전을 빌려줄 기구도 나라도 없어지자 국제금융시스템은 극도로 불안해졌다.세계은행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같은,민간을 대신할 대부기구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킨들버거 교수는 “모든 나라가 자국의 국익만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가자 세계 전체의 이익이 고갈됐고 각국의 개별적 이익도 결국은 사라졌다.”고 요약했다. 시장 통합 가속화와 함께 유럽은 미국을 밀어내고 70년전 잃어버린 리더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킨들버거는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지도력이 약화되고 유럽이 강해질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로 낙관적 경우와 비관적 경우를 각각 세가지씩 제시했다.낙관론은 ▲미국 지도력이 부활되거나 ▲유럽이 세계 경제에 대한 책임을 인수하거나 ▲세계은행 등과 같은 국제금융기구에 각국이 경제주권을 완전히 넘겨주는 경우다.세번째는 실현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각국은 미국이나 유럽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는게 킨들버거의 지적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거나 ▲대공황 당시처럼 능력있는 쪽에선 의사가 없고,의사있는 쪽은 능력이 없는 경우는 파국을 초래하는 시나리오다.또 각국이 개별적 안정화 노력도 없이 세계시스템 안정계획에 비토(거부)만 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손정숙기자 jssohn@
  • 뮤지컬로 전하는 ‘화해’ 메시지

    여성 음악그룹 젠 베르데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초청으로 30일부터 한달간 뮤지컬 ‘첫 장을 열며’내한공연을 갖는다. 13개국 23명의 다양한 인종·문화권 여성들로 구성된 젠 베르데는 1966년 출범 이래 세계 순회공연을 통해 줄곧 민족간 화해와 용서,보편적인 형제애같은 메시지를 전달해 온 예술단. 지금까지 5개 국어로 제작한 60여장의 앨범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1000회 이상 세계 순회공연을 가졌으며 각종 국제 평화연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뮤지컬 ‘첫 장을 열며’는 인류의 증오와 이기심이 극에 달한 제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서 역설적으로 화해와 보편적인 형제애만이 그같은 어두움을 이기는 유일한 무기임을 제시한 공연.1940년대 초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트렌토에서 있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학교 급사와 여교수의 대화를 축으로,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꿈과 이상을 잃은 젊은이들이 제 불행을 잊고 타인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며,소유보다는 베풂 속에서 새로운 기쁨과 삶의 방향을 발견하는 과정을 춤과 노래로 그려나간다. 30일오후 7시30분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새달 4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13일 경북대 대강당,19일 충남대 정심화 국제문화회관에 이어 2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30일 인천 가톨릭대 성심교정 대강당,11월 2일 부산KBS홀에서 차례로 공연을 갖는다. 김성호기자
  • 민중미술가 임옥상 조각전/“미군 철조망 걷어 자유의 기념비 만들고파”

    ‘철(鐵)’의 꿈은 무엇일까.밭을 가는 쟁기가 되고 싶었을까,비행기에 달려 하늘을 펄펄 나는 미사일이 되고 싶었을까. 25일부터 새달 7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제3전시장에서 여는 민중미술가 임옥상(52)의 조각전 ‘철기시대 이후를 생각한다’는 ‘철의 꿈’을 상상해 본 것 같다. 작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당시 소련은 ‘군함을 녹여 논밭 가는 보습을 만들자.’는 구호를 외쳤다.”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전체를 기지촌으로 만드는 주한미군의 철조망을 걷어내 자유의 기념비를 만들자는 생각을 표현했다고 말한다.철의 원래의 이용가치,평화적 가치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주한미군의 사격연습장인 매향리의 폭탄을 소재로 2000년 연개인전 ‘철의 시대·흙의 소리’의 연장선장에 있다.당시에도 매향리에서 폭탄의 파편을 주어모아 녹을 벗기고 갈고닦아 반짝거리는 조각품을 만들어 ‘USA가 새겨진 철의 폭력’에 집중해 분노를 표출했다.하지만 이번에는 폭탄 파편으로 만든 식탁과 의자,조명기구 등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철이 ‘평화와 정의,인류 해방’의 도구가 돼야 한다는 직접적인 작가의 외침을 들려준다. 날마다 이어지는 폭격 연습으로 몸 전체를 찢는 듯한 폭음에 시달리는 매향리 사람들이 폭탄 파편을 모아 고철로 팔거나,종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거나,역기로 만들어 운동을 하는 등 다소 이율배반적으로 사는 모습도 그에게 사고의 전환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직설적이다.불발탄을 남성의 거대한 성기로 차용해 남성성(男性性)의 폭력성과 파괴성을 고발한 ‘위대한 미국의 성기(The Great American Phallus) 연작이나,터미네이터같이 철골만 남은 고철 인간이 스푼과 포크·나이프로 만든 날개를 달고 비상하려는 모습의 ‘철의 꿈’연작 등을 돌아보면,통렬한 분노보다 폭력으로 비틀린 인류 역사가 스쳐지나는 듯해 서글픈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는 세프코리아가 후원했는데,임씨는 “반미적 요소가 짙은 작품을 하면서,외국계 다국적기업의 후원을 받는다는 점이 처음에는 마음에 걸렸다.하지만 작가가 제 뜻을 펴기 위해 시대와어떻게 만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작가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은 따로 있다.”고 운을 뗀 뒤 “전혀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작업(공공 미술)을 하고 싶다.그럴 힘과 순발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상업화랑의 전속작가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속작가,세계인의 전속작가로 커갈 수 있도록 적극 활용해 달라.”고 부탁했다.(02)736-1020 문소영기자 symun@
  • 한국문화 향기 러시아서 ‘솔솔’

    한국인들이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분주했을 지난 20일 러시아의 동쪽끝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연해주를 대표하는 아르세니예프 주립박물관에 러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실이 문을 연 것이다. 30평 남짓한 크기의 ‘한국민족문화실’이 꾸며진 곳은 아르세니예프박물관 국제전시센터.극동함대가 있는 군사도시답게 제2차세계대전 때 12척의 독일함정을 격침했다는 S-59잠수함을 전시한 잠수함박물관이 불과 100여 m 떨어져 있는 요지이다. 한국실 개관은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이 연해주 6개 도시에서 연 ‘한국문화로의 초대’전이 계기가 됐다.이곳에 사는 고려인들에게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주고,러시아와의 활발한 문화교류 토대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가 이제 제대로 결실을 맺은 셈이다. 한국실은,전시공간을 아르세니예프박물관이 제공했을 뿐 우리 민속박물관이 전시내용을 구상하고 전문인력을 파견해 꾸몄다.비용 3억원도 우리가 부담했는데,주정부의 예산지원이 끊긴 아르세니예프박물관의 사정이 감안됐다. 개막식은 민속박물관 관계자들이 들뜬 표정을 짓기에 충분할 만큼 성황이었다.400여 참석자는 대부분 러시아인들로,음악가 바로닌이 이끄는 앙상블이 플루트와 러시아 전통악기 발랄라이카로 ‘고향의 봄’‘아리랑’을 연주한 것도 한국문화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전시는 ‘한국의 전통생활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과거와 현재 한국인의 삶을 보여주려 했다.전시실을 들어서면 먼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 도자기와 인쇄,금속공예 기술이 눈에 들어온다.이어 혼례복과 평상복,해주반과 놋쇠 반상기,반닫이와 평상 등 의식주 생활의 단면이 소개된다.사물놀이의‘사물’과 가야금 등 악기로 대표되는 놀이문화,무당의 신복·장군칼·작두 등 한국인의 신앙생활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러시아인들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스크린에 손을 눌러가면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를 러시아어·영어와 비교하여 보여주는 ‘한글 터치 스크린’.콤팩트디스크(CD)에 담긴 한국전통음악을 이어폰으로 듣는 ‘한국음악 체험’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기 코너였다. 갈리나 알렉시우크 아르세니예프박물관장도 이 점이 마음에 드는 듯 “민속박물관의 전시기법이 세련되고 전시기술 수준이 매우 높은 데 놀랐다.”면서 “한국실 개관을 계기로 한국 박물관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관계를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국실 개관은 한국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뜻깊은 듯했다.인가 파시코(18·극동대 한국학과 2년)는 “모두 재미 있지만 특히 한복이 아름다웠고,북같은 악기들도 흥미 있었다.”고 말하고 “같이 온 러시아친구들이 둘러보고는 한국학을 공부하는 나를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한편 이번 한국실 개관을 주도한 이종철 민속박물관장은 개막식에 앞서 시베리아의 관문이자,한민족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이르쿠츠크의 유서깊은 향토박물관을 방문하여 관계자들과 한국실 개설 방안을 타진했다. 이 관장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시발점인 블라디보스토크에 한국실이 마련됨으로써 러시아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교두보가 확보됐다.”면서 “앞으로 이르쿠츠크와 모스크바,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TSR의 거점 도시마다 한국실을 만들어 한국문화를 더욱 폭넓게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서동철기자 dcsuh@
  • 이런책 어때요/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실천적 지식인’ 하워드 진

    역사학자이자 사회운동가로 노엄 촘스키와 함께 미국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불리는 저자의 자전적 역사 에세이.1922년 뉴욕 빈민가에서 태어난 저자는 조선소 노동자로 떠돌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폭격기를 타면서 전쟁의 참화를 직접 체험했다.그는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를 지켜왔다.이러한 민중사관을 바탕으로 1980년 펴낸 ‘미국 민중사’는 지금까지 40만부가 넘게 팔리며 스테디셀러가 됐다.이 책에서는 베트남전쟁 당시의 반전운동과 흑인 민권운동의 선두에 서면서 겪은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1만 1000원.
  • 獨대선 D-6일/ 슈뢰더 재집권 성공할까

    독일 총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 그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슈뢰더 총리의 개인적 인기와 달리 SPD는 기민·기사당 연합에 비해 지지율에서 항상 뒤처져 왔다.그러나 최근 잇따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야당 연합을 따돌려 재집권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뒤집힌 여론조사 결과- 여론조사기관인 엠니트가 16일 발표할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22일 치러질 총선에서 SPD가 39%의 지지율을 얻어 야당(37%)을 누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1∼13일 잇따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SPD는 40∼41%의 지지를 얻어 야당에 1∼3%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더욱이 SPD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자유민주당도 7∼8%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의회 내 다수당 등극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재집권 ‘파란불’- 두 달 전만 해도 경제난과 실업 문제로 인해 SPD의 지지율은 야당연합보다 9%포인트 가까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지난달 독일 동부를 강타한 홍수가 기사회생의 기회를 제공했다.당시 휴가를 즐기고 있던 에드문트 슈토이버 후보와 달리 슈뢰더 총리는 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주민을 위로하고 긴급 복구대책을 내놓는 등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주효한 것. 여기에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슈뢰더 총리의 결정이 지지도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이에 대해 슈토이버 후보는 “총선용”이라고 공격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의 상처가 깊은 독일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충분했다. 또 하나 경제침체와 실업 문제를 이슈화하지 못한 야당의 선거전략 실패도 꼽을 수 있다.슈토이버는 바이에른주 총리로서 이룬 경제부흥을 독일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부각시키는 한편 집권 여당에 대해 경제침체와 실업에 대한 책임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의뢰,2000명의 실직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들의 34%가 집권 여당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이는 지난달보다 무려 10%포인트 가까이오른 것이다.특히 실업 문제가 심각한 독일 동부 지역 유권자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도 슈뢰더의 재집권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씨줄날줄] 스위스

    얼마전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은 나라의 하나로 스위스를 꼽았다고 한다.만년설의 알프스가 동화처럼 솟아있고,라인·도나우·론강이 출발하는 그림같은 나라.‘소녀 하이디’가 생각나고,괴테의 ‘동경의여행’,실러의 희곡 ‘윌리엄 텔’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스위스는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초극한 영세중립의,평화국으로 더 깊게 각인돼 있다.국제적십자사 본부,국제노동기구,세계보건기구,국제통신연합 등이 이 나라에 있는 것도 평화와 중립의 상징성 때문이다.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다다이즘 선언’이 이곳에서 이뤄진것도,당시 유럽 예술가들이 꿈꿨던 반전·반전통·반질서란 이상의 추구와 무관치 않다.‘다다’는 현기증 나는 폭력(전쟁)과 세계질서를 거부한 즉흥과 무질서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의 표현이었다. 스위스가 10일 유엔의 190번째 회원국이 됐다.국제정치의 ‘영원한’국외자의 자리를 떨치고 스스로 새로운 자리매김에 나섰다는 게 인상적이다.스위스의 독립과 중립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고대 로마시대부터 주변국 지배를 받았던 스위스는 신성로마제국 땐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다 1648년 독립을 쟁취했고,1815년 빈 회의에서 영세중립국을 인정받았다.당시 유럽 열강의 이해와 맞아떨어진 완충국으로의 재탄생이었다.유럽의 대부분 국가가 참여한 1세계대전 때 스위스는 어느 진영에도 참여하지 않고 무사했다.2차대전 때도 오스트리아 등 주변 모든 국가들이 포연에 휩싸였지만 온전했다.철저한 자기방어 의지와 무장이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스위스는 한 평론가의 지적처럼 마침내 껍데기를 벗고 세계 무대에 등장했다.주요 표결 등에서 중립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며 자신들의 입지를 어떻게 넓혀 갈지 주목된다.스위스 정부 관계자는 중립국의 위치를 일탈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도적 지원,환경,빈곤감소,인권,국제법,무역 등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평화중재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유엔과 중립국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시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세계인들이 지켜보고 있다. 최태환 논설위원 yunjae@
  • [씨줄날줄] 그라운드 제로

    1년 전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에 우뚝 솟아있던 110층짜리 쌍둥이 건물 월드 트레이드센터(WTC)가 비행기 테러를 당해 폭삭 주저앉았다.첫번째 비행기가 WTC 북쪽 건물에 충돌한 지 102분만에 쌍둥이 건물이 모두 무너져내렸다.엘리베이터 200개,화장실 1200개,전구 20만개,사무실 면적 1200만 평방 피트,하루 상주인구 5만명인 중소도시가 하루 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미국민들은 수천명의 목숨과 함께 WTC 건물이 잔해로 변한 현장을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라 부른다.이 말은 뉴욕타임스가 지난 1946년 7월 제2차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원자탄이 투하된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피폭지점을 가리키는 용어로 처음 사용한 뒤 핵폭탄이나 지진과 같은 대재앙의 현장을 일컫는 단어가 됐다.9·11 테러 이후 그라운드 제로가 다시 회자되면서 지난해 유어딕셔너리닷컴이 세계 언어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의 단어’1위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1년.잔해가 모두 걷어진 지금 그라운드 제로는 지표면이 아닌 지하 8층 깊이에 자리잡고있다.미국민들은 이곳을 비극을 되새기는 성지로,유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고 별다른 항거도 해보지 못한 채 몰락했다.지금은 ‘악의 축’으로 규정됐던 이라크가 공격의 사정권 내로 바짝 들어선 상태다.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정의’와 아랍권의 ‘성전’이 충돌할 위기에 놓였다.‘역사와 문화의 차이’가 ‘문명의 충돌’‘피의 악순환’을 부를지도 모를 순간이다.미국의 일방적 ‘편가르기’에 전 세계는 또다시 눈치를 봐야 하는상황이다. WTC 테러가 있기 전 철학자와 과학자들은 그라운드 제로를 ‘우주의 시작점’‘사물의 근본적인 출발점’으로 정의를 내린 적이 있다.기독교인들은 성지 예루살렘을 지칭하기도 했다. 미국은 그라운드 제로에 WTC와 버금가는 상업용 건물과 함께 대규모 추모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여기에 종교적,철학적 의미까지 덧붙여 세계의 화합과 평화를 위한 출발점이 되어주기를 주문한다면 지나친 요구일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희망의 섬 78번지-전쟁의 참혹함에도 희망은 있단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마음을 울리는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법이다.하지만 현실은? 서점을 둘러보면 어린이책은 빼곡히 채워져 있지만 청소년책은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참고서나 논술고사를 위한 모음집만 쥐어주고서 청소년 정서가 메말라 간다고 한탄해 봤자 헛 일.고전을 읽히면 된다고 반박할 수 있지만,왠지 지루할거라는 생각으로 대부분 서가의 장식용으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다. 비룡소가 시리즈로 펴내는 ‘청소년 문학선’은 그래서 지금,의미있는 작업이라 할 만하다.특히 현재 청소년 문학계에서 주목 받는 신선한 작품을 골랐다.화사하지만 고통스러운 10대의 자화상을 솔직하게 조명하고,세상으로 떳떳하게 나아가는 용기를 주는 작품들이다. 이번에 출간한 ‘희망의 섬 78번지’는 지난 96년 안데르센상을 받은 이스라엘 작가 우리 오를레브의 자전적 소설.제2차 세계대전 중 유태인 소년 알렉스가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아빠가 찾으러 올 때까지 게토에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은 열두살짜리알렉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게토의 빈 집을 뒤져 먹을것과 입을 것을 찾으며 생존하는 법을 터득하는 알렉스의 생생한 서술은,인류의 양심을 시험대에 올린 20세기의 가장 처참한 현장으로 독자를 이끈다. 그 현장의 경험에는 전쟁과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이 녹아 있다.알렉스는 유태인 반란군을 살리려다 독일 군인을 총으로 쏴 죽인다. 바닥에 뒹구는 시체를 보고 나서야 모험소설의 전쟁과 실제의 전쟁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한다.영화와 게임으로 폭력에 무감각해진 청소년들에게 읽히고싶은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이 모든 내용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과 닮았다는 점.폐허가 된 장소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어른의 문턱에서 삭막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소년의 심정과 비슷할 터.힘겹지만 좌절 대신 최선책을 찾아가는 알렉스의 길을 따라 성장의 터널에서 한발 앞으로 다가선 자신을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끄는 것이 ‘언젠가 아빠는 돌아온다.’라는 알렉스의 믿음이었다는 점에서,인간다울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결국 희망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도 전달한다.8000원. 이 책을 포함,비룡소가 지금까지 펴낸 ‘청소년 문학선’은 5권.데이비드알몬드의 ‘스켈리그’는 평범한 학생 마이클이 천사 스켈리그를 만나 세상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는 과정을 미스터리 형식에 담았다.추한 몰골이지만 어깨에 날갯죽지가 있는 스켈리그처럼 어두운 청소년기를 지나면 날아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티에리 르냉의 ‘운하의 소녀’는 성추행으로 고통받는 10대 소녀의 내면을 간결한 문체로 그려내,청소년에게 닥친문제를 그들의 눈으로 들여다 본다. 쿠르트 뤼트겐의 ‘늑대에겐 겨울이 없다’는 조난당한 고래잡이배 선원을구조하고자 혹독한 자연을 거슬러 가는 사람들의 모험을 그렸다. 수지 모건스턴의 ‘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는 오랫동안 헤어져 산 아버지와 편지를 통해 화해하는 한 아이의 이야기로,가족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제6회 서울평화상 ‘옥스팜’/ ‘빈곤·고통없는 세상’ 지향

    4일 제6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옥스팜은 ‘빈곤과 고통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세계적인 구호단체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지난 1942년 나치 치하에서 고통받는 그리스인들을 구호하기 위해 영국 옥스퍼드시 주민들에 의해 결성돼 올해로 활동 60년째를 맞고 있다.본부는 옥스퍼드에 있으며 전세계에 70개 사무소를 운영중이다. 운영비는 전세계 기부자 50만여명과 각국 정부 및 단체 등이 내는 기부금,영국 등 유럽지역 820여곳에서 운영하는 자선중고품 매장의 수입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자연재해나 전쟁 발생지역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지원하는 단순한 구호 차원을 넘어,기술교육과 창업 지원 등을 통해 자립을 유도하는 게 다른 구호단체들과의 차이점이다. 아프리카 말리에서 빈곤층 여성들의 창업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고 방글라데시에서는 원예와 식목기술을 교육시켜 자립기반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고있다.또 사막지역 유목민 아동을 위한 이동교실을 개설하고 있고 94년 9월 콜레라 감염위기에 처한 르완다 난민 80만명에게 깨끗한식수를 보급하는데도 앞장섰다. 특히 지난해 3월 비싼 에이즈(AIDS) 치료제 대신 값싼 유사품 수입을 허용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결정에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세계무역기구(WTO)의 특허권 보호규정을 들어 집단 소송을 제기하자 “거대 다국적 기업이 최빈국의 에이즈 환자를 돈벌이 대상으로 생각한다.”고 비난하며 약값 인하 투쟁을 벌여 관철시키기도 했다. 우리와도 인연이 깊다.53년 한국전쟁 당시 6만파운드의 구호물품을 전해줬고 95년 6월 북한이 국제사회에 지원을 처음 요청했을 때 북한에 들어가 244t의 소독용 염소를 제공하는 등 식수와 의료 지원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5월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바버라 스토킹은 옥스퍼드 지역 보건소장 출신으로 영국 국민건강보험 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기철기자 chuli@
  • 北·日 정상회담/ 中외교부 성명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 방문에 대해 북·일 양국간 관계 정상화 지지 등 명확한 입장을 제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의 지난달 30일 오후 공식 발표 직후 쿵취안(孔泉) 수석 대변인을 통해 중국 정부의 입장을 3가지로 요약해 성명으로 발표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우선 “중국측은 북·일 쌍방이 관계를 개선하고 또 관계 정상화를 실현하는 것을 줄곧 지지하고 있다.”고 먼저 언급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고이즈미의 방북이 북·일 두나라간 관계 개선은 물론 수교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외교부는 이어 “우리는 고이즈미의 이번 방문이 북·일간 전쟁(2차 세계대전)후 남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이같은 발언은 일본의 북한에 대한 전쟁 피해 보상과 북한의 일본인 납치 등 주요 현안과 문제들을 북·일 두나라가 순조롭게 해결해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쿵취안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고이즈미의 이번 방문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hkim@
  • 물방울 그리기 30년 김창열 “하찮은 물방울, 내겐 찬란한 기쁨”

    “왜 물방울이었느냐….저 말이죠,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 왜 딱정벌레로 변했느냐는 질문과 비슷하다고 봅니다.그는 딱정벌레가 가장 하찮은 동물이기 때문에 그랬대요.나에게도 물방울이 가장 하찮으면서,기쁨을 줬습니다.” 송진기름인 테레빈유 때문일까,소나무 향이 은은히 배어나오는 서울 평창동 화실에서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74)씨는 고즈넉한 목소리로 답했다.그가 물방울을 그린 1972년 이후로 지금까지 수없이 들어왔을 질문인데도 지루한 기색이 없는 답변이다. 그는 오는 29일부터 9월11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78번째 개인전을 연다.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파리와 서울에서 1년에 4차례씩 모두 80여차례 개인전을 열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햇빛에 반사돼 영롱한,극사실화 같은 물방울은 원래 ‘뜨거운 추상’이라 불리는 앵포르멜에 근원을 둔다. “우리가 6·25를 가장 격렬하게 겪은 세대예요.21살, 서울대 미대 3학년때였으니까.팔다리가 찢겨나가고 탱크에 으깨진 머리통하며….앵포르멜은 프랑스에서 제2차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에게서 나타났는데,한국전쟁을 겪은 우리도 그 경향을 벗어날 수 없었지요.” 전쟁의 상흔에 대해 ‘아프다’‘괴롭다’고 절규하는 그림들을 그는 66년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그렸다. 뉴욕 아트스튜던트 리그 시절(68년까지)에는 판화를 전공했는데,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나도 못했다. 그 시절 앵포르멜의 ‘점’은 흰색의 당구공이나 나프탈렌 같은 모양의,무기질의 구형으로 바뀌었다.69년 파리로 건너간 뒤로는 흰색 무기질 구형이 ‘흘러내리는 점액질’로 변했다.내면의 상처를 비집고 나오는 피나 뇌수 같은 것이었다. 72년 어느날 햇빛도 찬란한 아침,그는 작업장이자 살림집인 파리 근교 마굿간에서 캔버스를 재활용하고자 뒷면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었다.그렇게 하면 먼저 그린 유화 물감이 떨어져 나가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햇빛이 찬란해서였을까,아니면 ‘흘러내리는 점액질’을 투명하게 그려 보면 어떨까 하는 모색을 하던 중이었기 때문일까. 그의 눈에 물방울이 보였다.캔버스 솜털 위에 앉아있는 완전 구형의 크고 작은 물방울들.당시 “금광을 발견한 것 같았다.”고 털어놓는다.그의 물방울은 ‘기술적으로’ 미술대학 2∼3학년이면 그릴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왜 30년간 물방울만 그렸을까.한참만에 그는 “피카소는 마누라를 바꿀 때마다 그림을 바꿨지만,난 마누라를 바꿀 수가 없었다.”고 농담을 던진다.그의 물방울은 80년대에 천자문과 불경으로 바탕 작업을 한 ‘회귀’로 변화를 시도했다.2002년인 올해는 바탕을 모두 칠해 물방울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요즘 그의 고민은 2004년 파리 주드폼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인 회고전 형식의 개인전이다.주드폼은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과 같은 곳으로,전세계 화가들이 전시를 꿈꾸는 것이다.그 개인전을 위해 초기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모두 모아야만 한다.그림이 냉장고보다 가치가 떨어지던 시기의 작품은 거의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인터뷰 말미에 그는 “주드폼 전시회에 갈 제 앵포르멜 작품(1950∼60년대)을 찾고 있습니다.소장하신 분은 제게 꼭 연락을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02)544-8481,2. 문소영기자 symun@
  • EU, 수해방지 기금 창설

    100년래 최악의 홍수피해를 입은 유럽국가들이 본격적인 피해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독일과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부유럽을 강타한 홍수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수년간 20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재해당국과 보험업계는 현재 이번 홍수피해 규모가 총 200억달러에 이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구호작업에 직면한 독일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유럽연합(EU)은 이에 따라 독일에 50억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18일 결정했다.이는 독일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받는 원조 액수로는 최고로 많은 액수다.EU는 또 전유럽적인 홍수재발 방지를 위해 재난기금을 창설하기로 했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베를린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볼프강 쉬셀 오스트리아 총리,블라디미르 샤피들라 체코 대통령,미쿨라시 주린다 슬로바키아 대통령 등 홍수 피해를 입은 4개국 정상과 회의를 가진 뒤 이같은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프로디 위원장은 “유럽이 단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하며 특별차관 계획이 유럽투자은행(EIB)에 의해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미 세금감면법안 처리를 연기하고 ‘유로파이터' 구매계획을 축소하는 등 피해복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볼프강 쉬셀 오스트리아 총리는 정부가 9억 7000만달러를 홍수 피해자들에게 긴급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도 홍수방지기금을 1300만달러로 늘리고 20일로 예정된 ‘성스테판(1000년 전 헝가리를 건립한 왕)의 날’을 기념하는 불꽃놀이 행사를 연기했다. ●재난구호 기금 창설= 슈뢰더 총리는 이날 15개 EU 회원국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기금을 일단 5억유로 정도로 출범시킬 수 있으며 비회원국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슈뢰더 총리는 EU가 피해 4개국과 복구 프로그램을 마련키로 했으며 여기에는 상당한 규모의 EU 예산과 긴급 차관이 포함된다고 밝혔다.EU는 지역간 격차 해소를 위해 마련된 ‘구조조정예산'을 앞당겨 방출키로 했다. EU의 2000∼2006년 ‘구조조정 예산'에는 동독지역 재건비로 200억유로,오스트리아에 9억유로가 책정돼 있으나 재난구호 등 다른 명목으로 전용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미 비회원국인 체코에도 5000만유로가 지원된 것으로 추산된다. EU 집행위는 이번 회담에서 피해 4개국이 농가 구호 및 공공 인프라 입찰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공정경쟁 규정을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프로디 위원장은 EIB도 최장 만기 30년의 저리 특별차관을 피해복구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일 중부,헝가리 위협= 한편 엘베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19일 현재 피해지역은 슬로바키아,헝가리,독일 중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독일 중부 주민 8만여명이 대피했다. 지금까지 최소한 10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또 폴크스바겐(VW)의 드레스덴 공장은 근로자들이주택 침수로 출근을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체코 당국은 18일 프라하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는 한편 프라하를 지나 엘베강으로 들어가는 블타바강의 넘쳐난 물이 더 많은 건물들을 파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현재 22만여명이 대피해 있다.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는 다뉴브강이 사상최고 수위인 8.49m까지 차오르자 당국은 이날 2000여 주민을 소개했고 자원봉사자등의 재빠른 대응으로 대홍수는 면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회색파워’ 새 소비계층 뜬다

    ‘회색 파워(gray power)’ 또는 ‘회색 산업’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나 50대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다.미국과 유럽에서는 막강한 경제력을 갖고 여전히 사회 중추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회색 산업’이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50대 하면 은퇴를 눈앞에 둔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계층으로 치부돼왔다.기업들에게 구매력이 떨어지는 50대는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하지만 이같은 50대에 대한 시각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사회가 노령화되면서 이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이들의 경제력을 무시할 수없기 때문이다.개성과 모험심이 강하고 끊임없이 주목받고 싶어하는 이 세대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회색 파워’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50대에 들어선 베이비붐 세대를 ‘회색 파워’라고 정의했다. 선진국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10대 때인 1960년대부터 유행을 선도하는 가장 중요한 소비계층으로 주목받아왔다.이들이 50대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왕성한 소비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특히 이들은 자녀 교육과 주택구입할부금 납부라는 무거운 짐을 덜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았거나 주식투자로 짭짤한 수익도 올렸다.여기에다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도 길어지고 건강도 뒷받침돼 50대를 노인 취급하는 시대는 지났다.시간과 돈을 갖춘 이들은 이제 인생을 즐길 태세라는 것이다. ‘청춘’의 사전적 의미는 흔히 10대를 일컫지만 문화·경제적 의미는 30대 중반까지 올라간 지 오래이고 이제는 50대까지 확대되는 추세이다.미국의 마케팅 컨설팅회사인 얀켈로비치의 J 워커 스미스 사장은 “베이비붐 세대는 성숙 또는 책임감이 중시되던 이들의 부모 세대와는 달리 자신들을 젊음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들은 젊을 때의 취향과 관심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런던 소재 광고대행사인 J 월터 톰슨의 기획담당 자일스 헤저는 “요즘의 50대는 서슴없이 고급 승용차 아우디를 사고 모험 가득한 휴가를 즐기고 신상품을 사들인다.”고 말했다. ●회색산업,유망산업으로 부상중= 20∼30대보다 가용자산이 많고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 모험과 자신들을 동일시함으로써 ‘젊음’을 만끽하고 싶어하는 50대는 분명 기업들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유럽 기업들이 50대를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는데 주저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를 타깃으로 영업을 특화한 파리 소재 시니어에이전시 인터내셔널의 장 폴 트레게 사장은 그 이유로 “마케팅과 광고·미디어 종사자들이 젊은 층이고,스스로 자기 세대가 가장 중요한 계층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이들은 50대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소비와 유행을 주도하는 20대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트레게 사장은 미국 시장만 예외라고 말했다.미국 기업들은 마케팅 이론보다 철저히 돈을 쫓고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50대에 접어든다면 주저하던 기업들의 마케팅전략이 바뀔까? 얀켈로비치의 스미스 사장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50대의 위력을 인정하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주 타깃을 젊은 층에서 이들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유행과 대중문화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당장 회색 파워를 겨냥해 마케팅 전략을 바꾸진 않겠지만 이들의 두툼한 지갑은 분명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전문가들은 그래서 회색산업의 부상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한다. 김균미기자 kmkim@
  • 책/ 슬픈 나막신 “전쟁이 싫어요 가난도 싫어요”

    2차 대전이 한창인 일본 도쿄 근처 작은 마을 혼마치.남몰래 독립운동하는 큰 형과 징병 당한 작은 형을 둔 준이.동생 스즈코를 고아원에 남겨둔 채 부자집 수양딸로 와 있는 하나코.먹을 것이 없어 자주 기절하는 에이코.엄마한테 매일 두들겨 맞으면서도 고철을 주워 번 돈 5전을 갖다주는 분이 등이 살고 있다.‘슬픈 나막신’(권정생 지음)의 슬픈 주인공들이다.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슬픔을 하나씩 안고 사는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벌인 무자비한 전쟁을 견디며 폐허가 된 동네를 지킨다. 저자 특유의 서정적 슬픔이 짙게 배어 있는 장편동화로,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인 속에서 힘겹게 산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다.동화 ‘강아지똥’‘몽실 언니’등에서 보여준 생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전편에 그득하다.어린이라도 읽고나면 반전(反戰)의식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고 어른들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질 만하다. 국어학자인 이오덕씨가 “권정생은 피를 찍어서 글을 쓴다.”라고 한 말이 결코 헛된 게 아니다.7000원. 문소영기자
  • “”평생을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들되어…”” 선대의 죄값 치르는 日人

    “저라도 대신 죄값을 치르고 싶습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가 주최한 521회 수요 정기집회에 한 50대 일본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일본 나고야(名古屋)시 후지소학교 교사인 오노 마사미(小野政美·55).그는 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달래주려는 듯 손을 꼭 쥐었다. 오노는 2년째 방학 때면 어김없이 위안부 할머니들이 기거하는 경기 광주‘나눔의 집’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오랜 생채기로 악몽에 밤잠을 설치는 할머니들 곁에서 말벗도 되고 잔심부름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달 이상 숙식을 함께 하면서 할머니들과 잔정도 많이 쌓았다.이곳을 찾는 일본인들을 안내하기도 한다. “지난 91년 일본을 방문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상을 듣고 평생을 바쳐 속죄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중·고교 시절 모친으로부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형과 누나가 굶어 죽은 얘기를 들으며 항상 ‘전쟁의 피해자’라고만 생각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고 했다.오노는 특히 “직업군인으로서 한반도 침략에 동참했던 부친과 한국인의 악연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뒤 오노는 ‘구(舊)일본군에 성적(性的) 피해를 당한 여성을 지지하는 모임’과 ‘일본인을 위한 학습회’를 만들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95년 이후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는 나고야시의 한 백화점 앞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1인시위도 벌이고 있다. 일본 시민과 학생들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이 담긴 사진과 비디오 테이프도 보여 줬다.그는 “믿기지 않는다며 하염없이 우는 주부들과 일본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격분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구호를 외치던 김순덕(金順德·80)할머니는 “한가족처럼 정이 들었다.”면서 “한국 정부나 한국인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김 할머니는 “각종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오노가 일본 우익단체의 테러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여관문 앞에서 밤을지새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또 다른 할머니는 “오노가 처음엔 부끄럽고 참담해 한국땅을 밟지 못하겠다고 하더니,이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들’이 됐다.”고 웃었다. 오노는 할머니들의 삶이 담긴 역사관을 일본 땅에 세워 역사의 교훈으로 남기는 것이 그의 꿈이다. 오노는 “지난 10년 동안 61명의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는데,한·일양국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집회에 이어 종로 YMCA앞길까지 행진을 마친 오노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싸움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라며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나눔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구혜영기자 koohy@
  • 이런책 어때요/ 와인전쟁-조국과 포도주를 위해 나치와 싸우는 프랑스인

    프랑스 정부는 왜 와인에 얽힌 역사를 숨겨왔을까.프랑스인들을 ‘조국과포도주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라고 일컫는 역사적 배경은 뭘까. ‘와인의 역사는 곧 프랑스의 정신’이라고 주장하는 ‘와인전쟁’(돈·페티 클래드스터럽 지음,이충호 옮김,한길사)에 그 해답이 모두 들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포도주 명가들이 ‘문화적 자존심’인 와인을 지키고자 나치와 싸운 이야기는 흥미만점의 소설 그 자체다.독일로 포도주를 반출하려는 히틀러에 맞서 레지스탕스 운동을 벌였다는 프랑스인들 이야기다.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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