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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드디어 열린 유럽시장/고상두 연세대 유럽지역학 교수

    [기고] 드디어 열린 유럽시장/고상두 연세대 유럽지역학 교수

    구한말 서구 열강은 조선과 통상하고자 총과 대포로 문을 열었다. 오늘날 우리는 협상을 무기로 유럽의 문을 열었다. 유럽의 최대 교역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 등이다. 이 중에서 회원국끼리 똘똘 뭉쳐 성채라는 비난을 받아온 유럽 시장을 가장 먼저 연 나라는 한국이다. 100년 전 불평등 조약으로 개항을 강요당한 우리 선조가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감개무량할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우여곡절 끝에 7월 1일 발효되었다. 5년 이내에 교역액 기준으로 98.7%의 상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EU는 소형차 유럽시장 점유율이 잠식될 것을 우려하는 이탈리아를 달래고자 협정의 발효를 반년 늦췄다. 한국은 유럽에 7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하고 유럽은 한국에 3만대를 수출한다. 자동차 부문의 경쟁력 차이를 보여준다. 단일 경제권을 이룩한 유럽에서는 각국의 자재와 부품이 무관세로 국제적 생산라인을 따라 이동하면서 상품이 조립 가공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출용 원자재를 조달하면서 관세를 물어야 하고, 부존자원이 빈약하여 타국의 원자재를 많이 썼다고 무관세 적용을 받지 못한다면, 유럽 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위에 서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통합의 차이에서 오는 불이익을 우리가 막은 것이다. 중국이 짧은 기간에 신흥 경제국으로 부상한 것은 세계 경제에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개혁·개방 정책 덕분이다. 2001년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나서 중국은 적극적으로 FTA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유럽 시장을 열지 못한다. 톈안먼 사건, 티베트 문제, 인권 억압 등으로 유럽과 불편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전기제품이 대유럽 주력 수출품으로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다. 가격경쟁에서 불리해진 일본이 뒤늦게 유럽과 FTA 협상 개시를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과 협상을 시작하고 나서 5년 만에 문을 연 유럽이 일본에는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개방은 교역 활성화로 국부의 증대를 가져오지만, 산업별 득실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생겨난다. 유럽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산업은 침체하게 된다. 하지만, 약체산업의 쇠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개방 정책은 관세장벽의 보호를 받아 온 약체산업에 외부 자극을 주어 경쟁력을 높이려는 적극적 산업정책이기 때문이다. 유럽이 강한 농축산물, 의약품, 서비스 분야 등에 대응하는 노력은 다가올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FTA에 대한 대비가 될 것이다. 지난 200년 사이에 교역의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다. 중상주의 영향을 받아 국내시장을 관세장벽으로 보호하던 시대에서 관세 장벽을 허무는 시대가 되고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관세가 80% 제거되면서 세계 교역은 급성장했고,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가는 큰 이득을 얻었다. 개방이 어렵고 두려운 것은 국가의 보호 장벽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구한말 우리는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대문을 걸고 있으면 안전할 것으로 믿었다. 세계화는 경쟁이 지구적으로 확대되는 역사적 흐름이다. 인간은 역사의 조류를 피할 수는 있지만 거역할 수는 없다. 그리고 역사의 흐름을 피한 대가는 항상 빈곤과 정체였다.
  • [열린세상] 병영문화 뿌리와 극복 과제/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병영문화 뿌리와 극복 과제/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이 땅의 청년들은 국민개병 원칙에 따라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60만 대병력 중에 정신적 결함이 있는 병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삶을 포기하고 적이 아닌 동료의 가슴팍에 총탄을 퍼붓는, 상식에 반하는 사건이 속출하는 이유를 사병 개인의 문제로 돌릴 수만은 없다. 가혹행위와 집단 따돌림이라는 병영 내 폐습이 이면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상관 고리를 끊어내지 않는다면 억울한 희생도 막을 수 없다. 폐습도 자랑할 만한 전통과 마찬가지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 집단이 낳은 사회적 상속물이다. 따라서 그 역사적 연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욕하면서 배운다 했던가. 36년 일제 식민지배의 유산은 아직도 우리 사회와 문화 이곳저곳에 살아 숨쉰다. 얼차려를 빙자한 가혹행위나 인권 유린이 유발한 병사의 자살과 총기난사 사건 같은 병영 내 폐습도 군국주의 일본의 일그러진 군대문화에 그 뿌리가 있다. 태평양전쟁이 종말을 향해 치닫던 1943년 일제는 우리 젊은이들을 징병해 전장으로 내몰았다. 그때 차별받던 식민지 출신 병사들은 일본 병영의 악습에 노출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1948년 창군된 국군의 전신은 1946년 미 군정이 조직한 남조선 국방경비대다. 망국의 슬픈 역사를 지닌 우리는 도둑과 같이 해방이 찾아왔을 때 나라를 지키는 데 필요한 군사 전문가가 너무도 부족했다. 군 지휘부는 일본군 출신 장교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우리 군대의 위아래에 배어든 일본군의 유산은 오늘 우리 군의 고질적 폐습의 태아적 원형(embryonic prototype)임이 분명하다. 사실 병영 내 가혹행위가 빈발하는 나라는 우리 말고도 러시아가 있다. 흥미롭게도 메이지(明治) 일본과 제정 러시아는 시민사회를 이루지 못한 후발 제국주의 독일의 군제를 따라 배웠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 독일의 나치즘과 일본의 군국주의, 그리고 소련의 스탈린주의. 백색이건 적색이건, 민족을 앞세우나 이념을 내세우나, 전체주의 치하 군대의 공통점은 개인의 인권을 전체의 이름으로 말살한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와 러시아에 남아 있는 병영 내 가혹행위는 일제와 소련의 탓으로 돌려 버릴 수 있을까?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국민교육헌장의 첫 구절이 웅변하듯, 국가와 민족을 개인의 인권보다 앞세운 군사독재 시절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다원적 풀뿌리 시민사회를 이루고 인권을 넘어 남녀동권 사회의 도래를 말하고 있는 오늘 우리가 아직도 남 탓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모병제가 주류인 탈냉전의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100만명을 상회하는 북한군과의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징병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어찌 보면 선택의 여지 없이 2년 동안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징병제를 가혹행위 온존의 주원인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병제인 미국의 해병대 내 얼차려(Code Red)가 낳은 의문사를 소재로 한 영화 ‘어 퓨 굿 맨’(A Few Good Men)이 잘 말해 주듯이, 이는 체제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사회가 부재한 전체주의나 징병제에 기반을 둔 군대에서만 가혹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수 정예를 뜻하는 영화제목처럼 집단의 이해에 개인을 종속시킬 때 부적응 약자에 대한 박해는 어디서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문제 해결의 관건은 위정자의 리더십과 군 지도부와 병사 개개인이 갖고 있는 시민적 자질의 수준 여하에 달려 있다. 해방 이후 이 땅에 장기 지속하는 현상은 군사적 긴장이다. 또한 군대도 시민사회의 일원이므로 타자와 약자의 권리 보호에도 눈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는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하는 리더십과 깨어 있는 주체로서 개인이 갖추어야 할 도리와 의무인 ‘시티즌 오블리주’(citizen oblige)에 여전히 목마르다. “우리는 죄가 있어.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얼차려를 가하다 동료를 죽인 영화 속 도슨 상병이 불명예 제대에 승복하며 한 마지막 말이 가슴을 울린다.
  • [씨줄날줄] 퇴역 항공모함/이춘규 논설위원

    1970년 제작된 영화 ‘도라도라도라’는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을 그렸다. 미국의 원자재 금수조치에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한다.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일본 조종사들은 미군 전투기와 전함이 집결돼 있던 진주만 상공에 도착해 작전 성공을 알리는 암호 도라도라도라를 외치며 전함과 전투기들을 박살내 버린다. 진주만 인근에 정박 중이던 미 항공모함과 전투기들이 폭격을 피해 일본군과의 전투에 돌입하는 내용이다. 항공모함은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이 처음 건조한 뒤 각국이 항모 경쟁을 한다. 2차 세계대전 뒤 함대의 주력으로 등장했지만 정규 항모 전단을 운용하는 곳은 미 해군뿐이다. 항모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브라질,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인도, 태국 등이다. 인도는 퇴역 항모를 수입해 운용하다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엔터프라이즈함은 세계 최초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이다. 원자력 추진이라 일반 함정과 달리 연돌이 없다. 1950년 한국전쟁은 항공모함 역사의 전기가 됐다. 한국 근해에서 작전한 항공모함들은 초대형화됐고, 육지 공격 임무가 중시되기 시작했다. 항모가 즉시 출격 가능한 항공기지로서 존재감을 보인 것이다. 미국 해군이 건조한 에식스급 디젤 항모 24척 가운데 11척이나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쟁 기간 한국인들이 쌕쌕이라고 불렀던 미국 제트전투기 상당수는 에식스급 항공모함 4척에서 출격했다. 나머지 7척에는 프로펠러기가 탑재됐다. 항모들은 50년 안팎 현역에서 활약한 뒤 퇴역한다. 퇴역 뒤 운명은 다양하다. 미 항공모함 미드웨이호는 1943년에 만들어져 2차대전에 참전한 뒤 1991년 걸프전을 끝으로 1992년 퇴역했다. 지금은 샌디에이고만에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던 항모 오리스커니호는 5년여 전 미 플로리다 해변에서 39㎞ 떨어진 멕시코만 바다에 폭파돼 잠겨졌다. 인공어초로 쓰인다. 러시아의 일부 퇴역 항모들은 고철로 해체됐다. 홍콩 이글밴티지자산관리회사가 영국의 퇴역 항모 아크 로열 경매에 참여키로 해 화제다. 아크 로열은 2015년까지 운용예정이었지만 재정난으로 조기퇴역했다. 이글사는 낙찰받으면 레저휴양시설로 이용할 계획이라지만 군사목적 전용 의심을 받는다. 지난 1998년 홍콩의 한 여행사가 해상 호텔로 쓰겠다며 우크라이나로부터 미완성 항모를 사들였지만 결국 중국 군당국에 넘어간 선례 때문이다. 항모는 퇴역 뒤에도 살아 숨쉬는 것 같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中, 세계 금융패권 중심에 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2일(현지시간) 주민(朱民·59) 중국 인민은행 전 부행장을 부총재로 지명했다. 주 부총재는 IMF 집행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26일쯤부터 정식으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IMF 부총재에 중국인이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부총재 자리를 하나 더 신설해 4개로 늘린 뒤 중국에 한 자리를 할애했다. 중국인이 IMF 부총재에 선임된 것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금융 패권의 중심에 다가서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MF 내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경제체의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주 부총재는 2008년 2월 세계은행(IBRD)에 진출한 린이푸(林毅夫) 부총재와 함께 향후 국제 금융질서 재편 과정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을 통해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개혁을 줄기차게 주창해 왔다. 특히 선진국들을 상대로 개도국들의 지분 및 발언권 확대를 요구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아 왔다. 중국은 이번에도 중국의 IMF 내 지분 등을 거론하며 라가르드 총재를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MF 내 중국인 부총재의 등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의 ‘팍스아메리카나’ 금융질서가 대변혁을 맞았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대표적인 국제금융기구인 IMF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최고위직을 사이 좋게 나눠 가지면서 철옹성을 구축해 왔다. IMF의 경우 총재는 서유럽, 수석부총재는 미국, 나머지 부총재 둘은 일본과 남미·아프리카 몫이었다. 비록 한 자리를 신설해 중국 측에 내준 것이긴 하지만 그 틀이 이번에 깨진 것이다. 이미 국제 금융질서 개편 분위기는 뚜렷하다.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입김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 내에서는 국력 확대를 IMF 고위직 획득 배경으로도 해석한다. 칭화대 중국 및 세계경제연구센터 위안강밍(袁鋼明) 연구원은 “탁월한 개인 능력이 IMF 부총재 자리에 오른 중요한 이유”라면서도 “중국의 굴기(우뚝 일어섬)가 중국인의 국제 금융기구 고위직 선임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할리우드 꽃중년’ 차기작, 미리 엿보니…

    ‘할리우드 꽃중년’ 차기작, 미리 엿보니…

    할리우드 꽃중년이 몰려온다! 브래드 피트(48), 조니 뎁(48), 톰 크루즈(49) 등으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꽃중년’의 차기작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영화 팬들의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의 연인인 브래드 피트는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세계대전 Z‘(World War Z)의 크랭크인 하고, 본격 촬영에 돌입했다. ‘세계대전 Z’는 전 세계인류가 좀비 바이러스로 거의 멸종된 후, UN 연구원 역의 브래드 피트가 발병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좀비 바이러스와 투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007 퀸텀 오브 솔라스‘ 등의 마크 포스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주연 배우의 네임벨류에 맞게 전 세계를 배경으로 로케 촬영을 하며, 2012년 개봉 예정이다. 브래드 피트는 이 소설의 영화화 판권을 직접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안젤리나 졸리와 여섯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첫 촬영지인 영국 콘월주 팰머스로 거주지를 옮겼다. 세계서 가장 섹시한 꽃중년인 조니 뎁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장난기 가득한 잭 스패로우 선장 역에서 벗어나, 팀 버튼 감독과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다크 쉐도우’(Dark Shadow)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TV 드라마의 리메이크 판인 이 작품은 늑대인간과 마녀, 뱀파이어 등 초자연적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 영화로, 여러 편에서 호흡을 맞춘 팀 버튼 감독의 부인 헬레나 본헴 카터, 연기파 배우 미쉘 파이퍼 등과 열연할 예정이다. 영화 ‘가위손’을 시작으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 ‘스위니 토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의 영화를 제작해 온 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의 만남에 팬들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조니 뎁의 스릴러영화 ‘다크 쉐도우’는 2012년 5월 개봉 예정이다. ‘슈퍼 베이비’ 수리 크루즈의 아빠인 톰 크루즈 역시 2012년 개봉 예정인 뮤지컬 영화 ‘락 오브 에이지’를 통해 또 한 번 스타파워를 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공인 로커 스타시 잭스 역에 캐스팅 된 크루즈는 실감나는 로커 연기를 위해 인기 록밴드 ‘본 조비’의 보컬인 존 본 조비와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뮤지컬 영화인만큼 노래에 공을 들여야 하는 크루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후문. 게다가 영화에서 본 조비의 히트곡을 불러야 하는 크루즈는 전 세계 본 조비 팬들의 ‘기대 섞인 원성’까지 한 몸에 받고 있어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혜성처럼 등장해 무섭게 성장하는 할리우드 아이돌 스타들을 제치고, 블록버스터급 작품 섭외 1순위를 놓치지 않는 할리우드 꽃중년 배우들.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이들의 활발한 작품 활동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사 해리’의 마지막 전쟁

    ‘전사 해리’의 마지막 전쟁

    암흑의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죽음의 성물’(딱총나무로 만든 지팡이·투명망토·부활의 돌)의 단서를 좇던 해리 포터(왼쪽·대니얼 래드클리프)와 친구들은 마법사들의 은행인 그린고트에 볼드모트(오른쪽)의 영혼이 담긴 ‘호크룩스’가 하나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영혼이 담긴 호크룩스를 모두 파괴해야만 볼드모트의 부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해리와 론 위즐리(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에마 왓슨)는 그린고트에 침투한다. 그린고트 은행원인 도깨비의 함정에 빠지지만, 악전고투 끝에 호크룩스를 얻는 데 성공한다. 이들은 또 다른 호크룩스가 숨겨진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향한다. 해리가 호크룩스를 파괴할 것을 직감한 숙적 볼드모트(랠프 파인스) 역시 해리를 죽이기 위해 호그와트로 돌아온다. 마침내 불사조기사단과 호그와트의 교사·학생 연합군이 볼드모트를 추종하는 ‘죽음을 먹는 자들’, 거인족 등과 벌이는 최후의 전쟁이 시작된다. 13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의 연출을 맡은 데이빗 예이츠 감독은 영리했다. 해리포터 1~7편의 평균 상영시간은 무려 149분. 하지만 ‘죽음의 성물 2’는 시리즈 사상 가장 짧은 131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전작들은 캐릭터를 촘촘하게 묘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더 이상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죽음의 성물 2’는 더 이상 소년·소녀들의 판타지 마법영화가 아니다. 호그와트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전투신은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전쟁영화만큼 비장한 스펙터클을 보여준다. ‘죽음의 성물 1’에서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혹평을 들었던 3차원(3D) 입체영상은 진가를 드러낸다. 고풍스러운 호그와트 교정이 볼드모트 일당에 의해 쑥대밭으로 변하는 장면은 서글프지만, 묘한 시각적 쾌감을 안긴다. 해리와 볼드모트의 대결도 빼놓을 수 없다. 볼드모트의 지팡이에서 나오는 푸른 빛과 해리의 요술봉에서 나오는 붉은 빛이 충돌하는 장면은 아름답다. 수적 우세를 지닌 볼드모트 일당이 일제히 호그와트로 달려드는 장면은 ‘엑스맨-최후의 전쟁’을, 거인족과 거대거미 아크로맨투라와 선한 마법사들이 싸우는 모습은 또 하나의 판타지 걸작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을 떠올리게 한다. 1~7편까지 존재감을 꼭꼭 숨겨온 네빌 롱바텀(매튜 루이스)과 론의 어머니 몰리 리즐리(줄리 월터스), 맥고나걸(매기 스미스) 교수도 깜짝 놀랄 만한 전투력을 뽐낸다. 학창시절 해리의 부모에 대한 세베루스 스네이프(엘런 릭맨) 교수의 회상 등 원작소설에 없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완결편의 최대 관심사는 주요 등장인물의 죽음일 터. 개봉을 앞두고 티저 영상이 공개되면서 팬들 사이에 해리의 죽음에 관한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림자처럼 해리를 지켜주던 불사조기사단의 주요 인물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1편)부터 줄곧 출연했던 두 캐릭터가 숨을 거둔다. 어둠의 세계에 몸담았던 한 마법사는 전격적으로 ‘전향’을 한다. 판타지의 위대한 역사는 끝났다. 이젠 해리와 친구들을 떠나보낼 시간이다.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죽음의 성물 2’의 마지막 장면처럼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역의 9와 4분의3 승강장에서는 오늘도 호그와트행 특급열차가 출발할 테니까.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일본통신] 나카무라, 日최다홈런 기록 깰가?

    [일본통신] 나카무라, 日최다홈런 기록 깰가?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은 55개다. 1964년 오 사다하루(당시 요미우리)를 비롯, 2001년 터피 로즈(당시 긴데쓰)와 2002년 알렉스 카브레라(당시 세이부)가 가지고 있다. 로즈와 카브레라는 충분히 오 사다하루의 홈런기록을 돌파할 수 있었지만 일본야구의 극심한 견제를 뚫지 못하고 타이기록에 머물렀던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이 기록에 도전장을 던진 타자가 있다. 바로 세이부 라이온즈의 ‘오카와리 군’ 나카무라 타케야(28)다. 올해 일본야구는 극심한 투고타저다. 하지만 나카무라는 이러한 투고타저 현상은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는 듯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세이부가 57경기를 소화한 지금 현재(2일 기준) 나카무라의 홈런갯수는 20개다. 평균 2.85경기당 한개의 홈런을 치고 있으며 지금과 같은 페이스가 유지될 경우 51개의 홈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나카무라는 오카와리 군(한 그릇 더 사나이)으로 불린다. 유달리 경기에서 멀티홈런이 많고 한번 손맛을 보면 몰아치는 습성이 뛰어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이 결코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 나카무라는 2008년 143경기에서 4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리그 홈런왕에 올랐었다. 이듬해인 2009년엔 128경기에서 48개의 홈런포로 2년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전형적인 슬러거다. 비록 지난해엔 시즌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8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팀내 최다인 25개의 홈런으로 명불허전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원래 나카무라는 작년 시즌전 목표가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 돌파였다. 아쉽게 부상으로 그 꿈을 접어야 했던 그는 올해야말로 일본토종 최고의 파워히터로서 56홈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카무라가 홈런 신기록을 향해 뛰고 있다면 투수인 타나카 마사히로(23. 라쿠텐)는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41년만에 한 시즌 0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하고 있다. 투수에게 있어 0점대 평균자책점은 그야말로 꿈의 도전이다. 일본프로야구는 초창기 5차례의 0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이 나오긴 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50년에 지금의 양대리그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딱 한번 0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이 나왔을 뿐이다. 주인공은 ‘미스터 타이거즈’ 무라야마 미노루(한신. 당시 감독겸 선수)다. 무라야마는 1970년 14승 3패 평균자책점 0.98을 기록했다. 타나카는 ‘차세대 일본야구 에이스’란 칭호가 이제는 제법 잘 어울린다. 그리고 올 시즌에 기량이 만개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전율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타나카는 현재(2일 기준) 양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이닝(100.1이닝)을 던지며 8승 2패, 평균자책점 1.08의 짠물 피칭을 기록중이다. 타나카는 최근 5경기 연속 선발승(2완봉 포함), 이 기간동안 41이닝 2실점(1자책)으로 1점대 후반에 머물렀던 자신의 평균자책점을 0점대 근처까지 끌어 내렸다. 올해 일본야구가 투구타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단한 페이스가 아닐수 없다. 올 시즌 피안타율 .194가 말해주듯 타나카를 상대로 연속안타로 점수를 획득하기란 보통 쉬운일이 아니다. 지난해 타나카는 시즌 중 부상으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며 11승(평균자책점 2.50)에 그쳤다. 2007년 퍼시픽리그 신인왕 출신인 타나카는 ‘마군’ ‘신의 아이’와 같은 별칭으로 이미 루키때부터 일본최고의 투수가 될것으로 그 기대가 컸던 선수다. 150km대의 포심 패스트볼, 특히 종으로 떨어지는 고속 슬라이더와 스피드를 줄여 던지는 슬라이더는 면도날 같은 제구력까지 겸비한 마구와 같은 구종이다. 12경기에서 100.1이닝을 던진 타나카는 이닝이터로서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일본야구에서 ‘성역’ 이라 불리는 한 시즌 55홈런, 41년동안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던 0점대 평균자책점. 어쩌면 이 두가지 기록은 올 시즌 나카무라와 타나카를 통해 달성할수도 있을듯 싶다. 물론 아직 시즌중이기에 장담은 할수 없지만 어찌됐든 투타에서 신기록에 도전한다는 그 자체가 야구팬들의 이목을 충분히 끌만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지금&여기] 반칙하는 사회/안동환 산업부 기자

    [지금&여기] 반칙하는 사회/안동환 산업부 기자

    몇년 전 영국 런던에서 생활할 때였다. 줄이 늘어선 버스 정류장에서 한 중년 여성이 은근슬쩍 새치기를 하자 한 남성이 언성을 높였다. 처음에는 큰일도 아닌데 목소리를 높이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이들도 그 여성에게 한 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 상기된 표정의 여성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사람들은 한참을 나쁜 사람이라고 대화를 이어갔다. 영국에서 1년 동안 지내며 느낀 건 영국인들은 작은 반칙 행위라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 다니던 귀족 자제들이 군복무를 피하지 않고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최전선에서 숱하게 전사한 역사만 봐도 특권과 반칙에는 엄격한 사회이다. 요즘 재계가 정치권의 상속·증여 세법 개정 움직임에 뒤숭숭하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오너의 2~3세가 주요 주주로 있는 정보기술(IT) 회사로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 SDS, LG CNS, SK C&C 등 대기업 계열 IT 회사들이 올리는 매출의 상당부분이 내부거래로 파악되고 있다. 중견 그룹 계열 IT 회사들의 경우 3분의2에 육박한다. 내부거래로 외형을 키우고 상장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을 거두게 돼 오너 일가의 편법 상속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IT 계열사의 내부거래는 국내 IT 생태계 전체로 보면 심각한 ‘기회의 유용’이다. 중소 IT 기업들은 일감을 얻을 기회조차 없다. 동반성장의 바람에 역행하는 반칙이자 국가 전체 IT 경쟁력을 잠식하는 행태이다. 얼마 전 만난 한 20대 벤처업체 대표는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을 무단으로 쓴 대기업과의 싸움을 포기했다며 소주잔만 들이켰다. 소송을 해봐야 수년이 걸리고 이길 재간도 없다고 한숨지었다. 학창시절 교실 뒤에서 친구들을 상대로 ‘삥’이나 뜯는 악동이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것만 빼면 그때와 뭐가 다를까. ipsofacto@seoul.co.kr
  •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③3가지 체험이 있는 O’ahu!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③3가지 체험이 있는 O’ahu!

    매일 아침 와이키키 해변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오아후는 여행자들에게 다채로운 체험거리를 선사한다. 오아후의 체험거리는 단지 오감이 행복하기만해서 여행자들의 인기를 모으는 게 아니다. O’ahu Must do Activity 3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배우는 오아후 체험 3선 매일 아침 와이키키 해변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오아후는 여행자들에게 다채로운 체험거리를 선사한다. 오아후의 체험거리는 단지 오감이 행복하기만해서 여행자들의 인기를 모으는 게 아니다. 체험을 통해 하와이 전체의 문화와 생활상, 자연을 직접 느끼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맨얼굴같이 청연하고 광대한 오아후의 대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쿠알루아목장과 부드러운 선율 속에 하와이 원주민들의 순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우쿨렐레 클래스, 하와이의 5섬을 비롯해 피지, 타히티, 사모아 등 태평양 중남부에 산재한 섬들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폴리네시안 문화센터가 대표적이다. 글·사진 천소현, 박우철 기자 1 와이키키 해변에서는 항상 서핑보드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2 탐방객들이 버기를 타고 쿠알로아 목장을 달리고 있다 민낯의 오아후 안으로 내달리다 Kualoa Ranch Buggy Tour 스노클링, 서핑, 해변에서의 휴식으로 여유로운 하와이를 만끽한 다음은 산악 버기투어로 ‘다이내믹한’ 하와이와 만날 차례다. 자연 속을 거칠게 내달리는 쿠알로아 목장(Kualoa Ranch) 버기투어는 오아후의 민낯을 보는 듯 순수함과 거친 오프로드를 달리는 짜릿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버기는 한국에서는 ‘네발이’로 통하는 300cc 디젤기관이 달린 사륜 오토바이로 바퀴가 넷인 탓에 안정감 있고, 주행을 위한 장치가 엑셀레이터, 브레이크, 조향장치뿐이어서 누구든 쉽게 탈 수 있다. 쿠알로아 목장 버기투어는 16세 이상의 신체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버기 운전이 쉽다고 해도 투어가 진행되는 2~3시간 동안 요철과 곡선이 많은 비포장길을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코스를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주행 중 나뭇가지나 튀는 돌 때문에 피부에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긴소매 옷을 입는 게 좋다. 보통 10명 내외의 탐방객이 1인당 1버기를 타고 투어 코스에 참가한다. 이때 1명 이상의 투어가이드가 동행하면서 주변 설명과 탐방객의 안전을 책임진다. 버기투어는 출발 후 10분 정도는 숲속 이곳저곳을 산책하듯 천천히 주행한다. 탐방객이 어느 정도 조작에 익숙해질 무렵 오아후 동쪽 바다가 훤히 보이는 언덕의 벙커에 도착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탄약을 보관해 둔 이 벙커는 지금은 쿠알로아 목장에서 촬영한 영화의 스틸사진이 전시된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진주만>, <쥬라기공원>, <첫키스만 50번째> 등의 스틸사진을 유심히 지켜본 뒤 다음으로 이어지는 버기투어에서 바로 그 영화 촬영 장소를 찾아보자. 해안초소를 지나면 본격적인 오프로드 레이싱이 시작된다. 오른쪽으로는 바다, 왼쪽으로는 병풍 같은 산맥이 이어진다. 첫키스만 50번 했다는 아담 샌들러가 첫눈에 반한 여인을 기다리고, 말콤 박사가 공룡과 목숨을 건 레이싱을 펼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쥬라기공원> 촬영 때 남긴 공룡의 발자국도 쿠알로아 목장에 그대로 남아있다. 유명 영화의 촬영지라는 후광보다 쿠알로아 목장을 더욱 기억하게 하는 것은 초록이 가득한 평야에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있는 풍경이다. 마치 시간을 박제한 듯 그 풍경은 흘러가는 구름보다 느리고 바람조차 쉬어 가는 것 같다. 소들은 버기투어가 지나간다고 해서 놀라거나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그 모습이 익숙한 듯 귀찮은 듯 눈만 살짝 돌려 멀어지는 탐방객을 바라볼 뿐이다. 투어는 평야를 가로질러 쿠알로아 숲의 실핏줄같이 뻗은 길을 요리조리 달린다. 때로는 초원을, 때로는 계곡을 건너며 하와이의 자연 속을 헤집고 나온다. 쿠알로아 목장 주소 49-560 Kamehaeha Highway, Kaneohe, Hawaii 96744-5752 문의 www.Kualoa.com 해와 별을 따라 하와이안이 되다 Polynesian Cultural Center 수천년 전 머나먼 섬에 사는 폴리네시안(Polynesian)들이 하와이에 도착했다. 그들은 수개월에 걸쳐 해와 달, 그리고 별의 길을 읽으며 바다를 항해했다. 파도의 방향을 읽고, 새들의 비행을 관찰하며 망망대해를 건너온 그들이 바로 하와이안들의 조상들이다. 자고 나면 땅의 모양이 바뀌어 있는 화산섬에 정착해 그들을 ‘알로하 정신’을 가꾸어왔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폴리네시안문화센터(PCC, Polynesian Cultural Center)에서는 7개의 폴리네시안 부족을 만날 수 있다. 피지, 타히티, 사모아, 하와이, 뉴질랜드(마오리), 파파누이(이스터섬), 통가의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보여준다. 방문객들이 잘 신경 쓰지 않는 사실 하나는 PCC가 몰몬교단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라는 것. 수익의 대부분을 장학금 등 교육사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입장료 외에 기부금도 받고 있다. ‘민속촌’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주민들의 실제 삶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곳이기에 PCC는 지금까지 3,300만명 이상이 방문한 하와이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았다. 하와이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루아우’ 뷔페식을 마치고 나면 느린 카누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가이드의 재담에 웃다 보면 어느덧 반대편 종착지에 도착하게 되고, 그때부터 각 부족 마을의 방문이 시작된다. 부족마다 매일 3~5회씩 공연이 반복되므로 시간표를 잘 짜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후 2시30분에 진행되는 카누 선상 쇼 관람을 위해 응달에 자리를 잡는 민첩함도 필요하다. 저녁에 펼쳐지는 쇼 <HA : Breath of Life>까지 관람할 예정이라면 입장료(49.95달러), 저녁 식사(35달러), 쇼(49.95달러)을 포함하는 패키지 티켓(성인 91.95달러, 소인 67.95달러)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폴리네시안문화센터 주소 55-370 Kamehameha Highway in Laie, Hawaii 96762 운영 시간 매일 낮 12시~저녁 6시(매주 일요일 휴무) 문의 800-367-7060 www.polynesia.com 1. 폴리네시안의 7개 부족은 저마다 다른 음악과 댄스를 가지고 있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훌라댄스를 포함해 그들의 예술과 풍습이 얼마나 개성적인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매일 오후에 배위에서 펼쳐지는 선상 민속쇼다 2 우쿨렐레는 현이 4개 있는 하와이 전통 악기다. 19세기 말 포르투갈에서 전해진 마카다라는 악기가 우쿨렐레의 원형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쿨렐레를 배우려는 이유 Royal Hawaiian Center 우쿨렐레는 현이 4개뿐인 소박한 악기로 연주법과 모양은 기타와 비슷하다. 1870년대 하와이에 전해진 포르투갈의 마카다(Machada)라는 악기가 우쿨렐레의 원형이다. 우쿨렐레 클래스에 참가하면 숙련도 높은 강사가 만드는 농도 진한 우쿨렐레 선율을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데,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우쿨렐레를 배우겠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우쿨렐레 클래스에 참가한다. 특히 와이나니 임(Wainani Yim)은 하와이에서도 내로라하는 우쿨렐레 연주자로 로열하와이안센터 우쿨렐레 선생님 중 인기가 가장 높다. 하와이안항공과 함께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우쿨렐레를 공연한 바 있는 그녀는 매주 목요일 10시부터 1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우쿨렐레를 가르친다. 그가 클래스를 시작하면 악보를 보며 코드를 잡고 박자를 잡는 일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가사를 보며 그의 연주에 맞춰 노래하는 편이 낫다. 특히 그녀가 하와이식 자장가인 ‘푸푸히누히니(Pupu Hinuhini)’를 부를 즈음에는 저절로 손벽을 치며 흥얼거리게 된다. 우쿨렐레와 함께 연주하는 노래는 그 뜻이 무엇인지 몰라도 입에 착 붙는다. 가사는 받침이 없고 울림소리가 많아 보드라운 옷감으로 짠 옷을 입은 듯 편안하다. 로열하와이안센터에서 열리는 우쿨렐레 클래스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로열하와이안센터 B동 2층 파이나 라나이 푸드코트에서 열린다. 우쿨렐레 강습은 무료로 진행된다. 그러나 추최측에서 준비하는 우쿨렐레는 한정돼 있고 선착순으로 대여해 주기 때문에 클래스가 시작하기 1시간 전에 가서 참가 접수를 하는 게 좋다. 로열하와이안센터 주소 2201 Kalakaua Avenue, Honolulu, Hawaii, 96815 문의 www.royalhawaiiancenter.com Hotel 아웃리거로 항해하는 2개의 바다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 Outrigger Reef on the Beach 두 개의 바다를 보았다. 첫 번째는 그 유명한 와이키키의 바다. 먼 옛날 아웃리거(카누의 일종)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간 원주민들이 두려움과 감탄으로 만났던 그 바다다. 두 번째 바다는 결코 잠들지 않는 쇼핑의 바다, 와이키키 비치 워크(Waikiki Beach Walk)다. 3만2000m2 규모의 쇼핑가에 온갖 부티크와 고급 레스토랑이 일렁거리는 곳이다. 와이키키 해변이 시작되는 서쪽 끝과 와이키키 비치 워크가 시작되는 남쪽 끝이 만나는 곳에 호텔이 하나 있다. 바로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Outrigger Reef on the Beach) 호텔이다. 이런 것을 두고 ‘완벽한 로케이션’이라고 할까. 와이키키 해변의 중심가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그것은 해변의 소음으로부터도 한 걸음 멀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 대신 호텔이 선사하는 것은 멋진 풍경이다. 부산 해운대로 말하자면 웨스틴 조선 비치 호텔의 위치쯤 되는 셈인데, 그 장점은 명확하다. 둥글게 휘어지는 해변의 곡선을 짐작할 수 있고, 그 해변이 두 팔을 벌려 안고 있는 와이키키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풍경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해변 서쪽 끄트머리에 웅장하게 솟은 다이아몬드 헤드다. 호텔 안쪽으로 눈을 돌려도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는 구석구석 인상적인 ‘하와이풍’이다. 대나무 문양이 두드러지는 직원의 유니폼도 하와이 태생의 의상 디자이너인 지그 샌(Zig Zane)의 작품이다. 객실과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예술 작품과 유물들은 박물관이 아쉽지 않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은 단연 100년이나 된 카누였다. 리조트 입구의 카누 하우스(뾰족하게 솟은 나무 지붕)에 매달려 있는 하와이안 카누는 1980년대에 발견되어 복원을 마친 후 아웃리거 리프에 영구적인 집을 얻었다. 카누는 더 이상 항해를 하지 않지만 두 개의 바다를 지척에 두고 있으니 아쉬울 것이 있으랴. 이곳에서 묵는 신혼여행객들도 아쉬운 것이 없어 보였다. Room 639실, 오션뷰, 시티뷰, 오션 프론트 등 Facilities & Activities 스파, 오션 하우스 레스토랑, 쇼어버드 레스토랑 & 비치 바, 야외 수영장, 카이 카 필라 그릴(하와이안 쇼), 스타벅스, 컨퍼런스룸(최대 200명 수용) 등 Location 오아후 호놀룰루 공항에서 H1(free way)를 이용하면 15분 정도 소요. 렌터카 이용시 호텔에서는 반드시 발렛 주차(하루 30달러)를 해야 한다. 2169 Kalia Rd Honolulu, Hawaii 96815-1989 Reservation 808-923-3111 www.outriggerreef.com 1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의 메인 수영장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김민수, 박진경 독자 2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 전경 ★와이키키 비치 워크 Waikiki Beach Walk 호하나 와이키키 타워와 빌리지가 있던 자리를 허물고 2005년 새로 조성한 와이키키 비치 워크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 시설이다. 새 단장을 마친 4개의 고급 호텔과 리조트, 로이스 와이키키(Roy’s Waikiki), 서브웨이, 스타벅스 등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 인기 쇼핑점들이 여러 블록에 걸쳐 마치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다. 깔끔하고 세련된 쇼핑 거리에 한번 접어들면 쉽사리 헤어나지 못하고 걷고 또 걷게 된다.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 호텔도 와이키키 비치 워크의 일부인데, 투숙객들은 그 어느 호텔보다 다양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쥔 셈이다. www.waikikibeachwalk.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O’ahu 하와이안항공의 국제선을 이용하면 하와이 섬사이를 이동하는 주내선이 무료다 Haleiwa 할레이와 유명한 서핑 해변에서 한 걸음 물러선 자리에 형성된 마을은 자유로운 영혼들이 머무는 곳이다. 서핑센터보다 흥미로운 것은 아기자기하고 참신한 아트 갤러리와 수상하고 재미있는 쇼핑점들이다. 이 마을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두 가지 중 첫 번째는 시원한 얼음빙수(2.25~3.25달러), 두 번째는 공터에 세워둔 트레일러 레스토랑에서 사먹는 새우라이스(12달러)다. Makapuu Point 마카푸 포인트 오아후 서해안 섬 일주에서 만나게 되는 가장 시원스러운 광경이다. 오른쪽 해안 절벽에는 빨간 등대가 솟아 있고, 왼쪽으로는 거대하게 솟은 산악지형이 병풍처럼 다가온다. 정면으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에는 코끼리섬, 거북섬 등 닿지 못할 섬들이 하나씩 웅크리고 있다. Pearl Harbor 진주만 진주만은 1941년 일본군이 하와이를 기습한 곳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진주만에 가면 USS애리조나 기념관, USS 보핀 잠수함 공원, 미주리 군함 기념관 등이 있다. 진주만에서 가장 인기있는 USS 애리조나 기념관은 하루 수천명이 찾을 만큼 유명하다. 종종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입장하기 위해 몇시간씩 기다리기도 한다. 입장료 무료 운영시간 오전 7시30분~오후 5시 Diamond Head 다이아몬드 헤드 다이아몬드 헤드는 마치 예전 모 우유광고에 나왔던 왕관 모양의 우유 방울과 비슷한 모양이다. 가운데가 움푹 들어갔고 외곽은 날카로운 경사의 봉우리로 둘러 쌓여있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따로 시간을 잡고 갈 게 아니라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 코스로 가볍게 둘러보는 게 좋다. 와이키키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데 조금 서둘러서 올라가면 왕복 2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해발고도가 232m로 낮지만 와이키키 해변을 비롯해 오아후 남쪽 해변의 거의 모든 곳을 조망할 수 있다. 자동차로 입장할 때는 탑승객 숫자에 상관없이 5달러, 개별 입장은 1인당 1달러를 입장료로 내야 한다.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따로 없기 때문에 1리터 정도의 물을 챙기는 게 좋다. Halona Blowhole 할로나 블로홀 하와이가 서핑의 명소로 유명한 것은 결로 멈추지 않는 바람과 파도 때문이다. 할로나 블로홀은 강한 파도가 칠 때마다 해안가 바위덩어리의 구멍에서 거꾸로 물이 솟구치는 곳이다. 오아후 서부 해안은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를 포함해 멈추는 곳마다 장관의 연속이므로 필수 드라이브 코스다. ★ 박우철 기자의 하와이 쇼핑팁 쇼핑도 선택과 집중-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 경제적인 쇼핑을 원하는 사람에게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www.premiumoutlets.com)은 필수 코스다. 인터넷에는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과 관련된 하와이 여행선배들의 주옥같은 쇼핑 노하우도 적지 않다. 주요 매장은 코치(Coach)와 폴로 랄프로렌(Polo Ralph Lauren), 켈빈 클라인(CalvinKlein), 토미 힐피거(Tommy Hilfiger), 투미(Tumi), 나인 웨스트(Nine West) 등이다.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브랜드가 입점했는지 미리 확인하고 사고자 하는 물품도 미리 적어둬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수많은 매장이 있어 자칫 이곳저곳 구경만하다가 정작 필요한 아이템을 놓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고 쇼핑하려는 사람이라면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를 추천한다. 이곳에는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메이시스(Macy’‘s) 같은 백화점을 비롯해 3층 규모의 아케이드에 개별 매장이 있어 다양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다. Driving Tips in Hawaii 하와이 도로와 친해지는 법 하와이에서 차를 운전할 때는 유의해야할 사항이 적지 않다. 유의사항은 안전을 위한 것으로 셀프드라이빙 여행객에게 그 어떤 여행 팁보다 중요하다. 거리단위는 킬로미터(Km)로, 언어는 한국어로 네비게이터를 켜면 영어로 안내가 나오는 것은 물론 거리 단위도 마일(mile)로 설정되어 있어 익숙하지 않다. 단위를 킬로미터로, 한국어 안내방송으로 설정을 전환할 수 있으니 이용하면 편리하다. 하지만 도로표지판의 제한 속도와 계기판의 현재 속도는 항상 마일로 생각해야 한다. 1마일은 대략 1.6km가 조금 넘는 거리이다. 비보호 좌회전 Yes! 빨간불 우회전 No! 비보호 좌회전이 하와이에선 일상적이다.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지 않아 줄곧 기다렸는데 알고 보니 비보호 좌회전이 아닌가.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하는 것은 빨간불일 때 하는 우회전이다. 간혹 신호등 옆 작은 표지판으로 ‘No right turn on red’라고 적힌 곳이 있다. 그런 곳에선 빨간불이라 하더라도 우회전을 해서는 안 된다. 주차는 요령껏, 만약을 위해 동전 준비 필수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간간히 ‘주차금지(No Parking any time)’라고 쓰여진 구간이 있다. 그런 구간만 피한다면 하와이에서의 주차는 생각보다 쉽다. 코인주차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관리인이 없어 주변 상점에서 교환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있으니 주차요금으로 지불할 25센트 동전을 충분히 준비하자. 목적지 주소는 꼭 확보하기 한국에서 쓰는 주소체계에 익숙한 사람들은 도로명 주소 위주로 길을 찾는 하와이 네비게이션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 건물 이름이나 상점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지 않으면 도로명 주소를 입력해야 한다. 도로명 주소는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는 곳들도 많다.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주소를 미리 적어 가는 게 좋다. 허츠 Hertz 렌터카 하와이 여행에 날개 달기 하와이에서 가장 광범한 네트워크를 가진 허츠 렌터카는 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 공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각 공항에서 Hertz라고 적힌 노랑색 셔틀 버스를 타면 가까운 렌터카 사무소로 갈 수 있다. 허츠 셔틀버스는 5분에 한 대꼴로 운행하며 확인 절차 없이 누구나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4개 섬 39개 영업점을 운영 중인 허츠는 차를 빌리는 곳과 반납하는 곳을 다르게 할 수 있다. 빅아일랜드 셀프드라이빙 투어를 다녀온 김민수씨는 힐로 공항에서 차를 빌려 코나 공항에서 반납해 불필요한 동선을 줄일 수 있었다. 허츠 렌터카의 편리함은 네비게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추가비용(하루 15달러)을 지불하면 네버로스트(Neverlost)라는 허츠만의 네비게이션을 빌릴 수 있는데 한국어 서비스는 물론 거리 표시를 한국인에게 익숙한 킬로미터로 전환할 수 있어 편리하다. 허츠 해외예약센터 080-777-0400(수신자 부담) hertz@hertz.co.kr 하와이안항공으로 ‘그 섬’에 가다 Flying in Hawaii 항공기도 여행 체험의 일부가 분명하다. 하와이안항공은 아직 긴 비행을 남겨 놓은 하늘 위에서 그 섬들을 앞당겨 만나는 기쁨을 선사한다. 야외에 있어서 특이한 하와이 빅아일랜드 공항의 탑승 대기공간 하와이 여행의 격세지감 10년 전 하와이를 처음 찾았을 때, 하와이 여행은 지금처럼 쉽지 않았다. 우선, 미국 비자가 필요했다. 미국대사관 앞의 긴 인터뷰 줄을 바라보며 ‘안 가고 말겠다’는 오기가 들었다. 또 하나 직항편이 다양하지 않았었다.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취항하고 있었기에 성수기에는 좌석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다시 하와이를 찾게 되었을 때,‘한국인 무비자 입국’과 ‘복수 취항’으로 상황이 변해 있었다. 2011년 1월부터 하와이안항공이 호놀룰루-인천 노선을 취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류나 예약을 위해 마음을 졸이는 대신 어떤 비키니를 입을지에 마음을 쓰면 되었다. 이륙하자마자 만나는 하와이 하와이를 가는 길은 조금 멀다. 하와이로 갈 때도 8시간20분 정도가 걸리고 돌아올 때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10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러나 하와이안항공에 탑승하면 이륙하자마자 바로 하와이를 만난 느낌이다. <하나호우(Hana Hou, 하와이안 항공 기내지)>의 한국어판을 한 장 한 장 넘겨 보자니 마음은 이미 하와이 해변으로 날아갔다. 기내식으로 나온 ‘고추장소스에 비벼먹는 차가운 누들’은 하와이에서의 경험할 미각적인 모험의 예고편이랄까. 한국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 승무원들이 ‘훈남’으로 보이는 현상도 착시는 아니었다. 돌아올 때도 같은 ‘훈남’을 보았으니 말이다. 국제선 이용시 주내선이 무료! 오아후에 머물지 않고 빅아일랜드, 마우이, 카우아이 등으로 이동한다고 해도 관문인 오아후를 건너 뛸 수는 없다. 입국 심사도 받아야 하고 비행기도 갈아타야 한다. 하지만 국내선 구간과 주내선 구간 모두를 하와이안항공으로 이동할 경우 국제선 요금만으로도 주내선 구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주내선 구간이 무료! 게다가 1인당 수하물도 2개까지 무료다. 하와이로 입국할 때는 환승객이어도 호놀룰루에서 짐 검사를 한번 거쳐야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인천에 도착해서 찾기만 하면 되는 점도 편리하다. 걸어서 ‘저’ 비행기까지 하와이는 공항마저도 ‘하와이풍’이다. 에어컨 쌩쌩 돌아가는 지붕 높은 빌딩이 아니라(물론 그런 공간도 있지만) 호놀룰루 공항의 경우 물이 흐르고 수풀이 우거진 가든을 꾸며 놓았고 빅아일랜드 코나 공항은 전통양식의 나지막한 목조 건물이 흩어져 있을 뿐 탑승객 대기 공간은 지붕이 없는 열린 공간이다. 마치 버스를 기다리듯 햇볕을 쬐며 앉아 있다가 활주로의 비행기까지도 걸어서 간다. 보통의 공항이 주는 긴장감, 삼엄함은 오간데 없고 승객들은 비행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다. ★Travie info. 하와이안 항공 스케줄 인천→호놀룰루 HA460 매주 월·수·금·일요일 인천 출발 저녁 9시25분, 호놀룰루 도착 오전 11시 호놀룰루→인천 HA459 매주 화·목·토·일요일 호놀룰루 출발 오후 2시5분, 인천 도착 저녁 7시 25분(다음날) 문의 02-775-5552 www.hawaiianairlines.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반핵’ 앞장 선 폴링의 주체적 삶 오롯이

    노벨상 수여는 1901년부터 시작됐으니 110년의 역사을 갖고 있다. 누군가는 단 한 번의 영광조차 간절한가 하면 두 번씩 받은 이도 있다. 이제껏 딱 네 명뿐이다. 퀴리 부인으로 잘 알려진 마리 퀴리, 존 바딘, 프레드릭 생어, 그리고 라이너스 폴링이다. 모두 물리학자 또는 화학자로 해당 분야에서 쌓은 각기 다른 업적을 인정받은 결과다. 단 한 명의 예외가 있다.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이다. 그는 20세기 화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저서 중 하나로 꼽히는 ‘화학 결합의 본질, 분자와 결정 구조’로 195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고, 냉전의 복판을 살며 ‘공산주의자’라는 매카시즘적 비난을 무릅쓰고 원폭 반대, 핵실험 반대 운동을 펼친 공로로 196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라이너스 폴링 평전’(테드 고어츨·벤 고어츨 지음, 박경서 옮김, 실천문학 펴냄)은 결코 실험실에만 머물지 않은 화학자이면서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을 펼친 폴링의 삶을 꼼꼼하고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순수과학은 직접 의도하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고 이바지한다. 그러나 치열한 현실과 대면하며 실천적 지성의 형태를 띠기란 쉽지 않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운영한 731부대의 잔혹한 생체실험을 진행한 의학자, 생물학자들이나, 이 연구 결과를 그대로 가져가 생화학무기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 미국의 과학자들에게는 ‘순수한 연구 열정’만이 가득했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 원자폭탄 제조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아인슈타인 등 역시 과학이 현실 정치와 불화했던 또 다른 대표적 사례다. 폴링의 삶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을 끝맺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를 보며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사회적 책임을 절실히 느껴 반전 운동을 결심한다. 아인슈타인이 의장으로 있던 핵과학자 비상위원회에 가입해 핵무기 사용을 반대하는 주장을 펼쳤고, 전 세계 과학자 1만 1000명에게 편지를 보내 핵실험 금지 서명을 받아냈으며, 핵실험에 의한 방사능 낙진 위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여권 발급이 거부됐고, 공산주의자 색출 명목으로 미 상원에 소환되는 등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다. 미국에서 매카시즘 광풍의 희생양이 됐을 뿐 아니라 소련에서도 비난을 받아야 했다. 소련의 핵실험 또한 거세게 비판한 탓이었다. 냉전의 기운이 걷히고 미·소 핵협정이 이뤄지자 폴링의 반핵운동은 비로소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소련의 최고훈장인 레닌상까지 받게 됐다. 사실 그는 ‘비타민C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다. 그는 ‘비타민C가 암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전역에 비타민C 신드롬을 일으켰다. 과학자로서의 삶과 연구 내용을 비로소 대중적이면서도 공공적인 부분에 직접적으로 접목시킨 것이다. 평전은 고어츨 가문에서 3대에 걸쳐 30년 동안 자료를 모으고 취재하며 쓴 ‘폴링 평전의 정본’으로 통한다. 2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3색 대학등록금 르포] 정부는 재정난… 학생은 생활고… 유럽서도 ‘뜨거운 감자’

    [3색 대학등록금 르포] 정부는 재정난… 학생은 생활고… 유럽서도 ‘뜨거운 감자’

    유럽 각국에서도 등록금을 비롯한 대학 교육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정부 부채 증가에 따른 등록금 인상 조치로 대학생들의 반발이 거세고, 프랑스에서는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에 ‘개혁’의 메스를 가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등록금 폐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계층 간 교육격차라는 덫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현지에서 대학 교육과 등록금을 둘러싼 ‘3국(國) 3색(色)’의 고민을 진단해 봤다. 영국-내년 신입생 대학등록금 3배 폭등 지난해 12월 9일 런던 도심에서 2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정부가 발표한 대학 등록금 인상 계획에 반발해 폭동에 가까운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인상 계획안을 확정,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학 등록금이 3배 넘게 오르게 됐다. 연립정부가 처리한 대학 등록금 인상 계획에 따르면 연간 3290파운드(약 590만원)였던 상한선이 폐지되고 2012학년 9월 신입생부터 연간 9000파운드(1620만원) 수준으로 인상된다. 현재 1만 2000~2만 8000파운드(2160만~5000만원)에 이르는 유학생의 연간 학비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영국 정부로서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까지 상승해 복지예산 70억 파운드 삭감, 국방예산 8% 삭감, 공공부문 50만명 정리해고, 2015년까지 정부예산 25%(810억 파운드) 삭감 등 고강도 정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지원 예산도 예외로 남겨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장명철 코트라 런던지사 과장은 21일(현지시간) “감세를 공약으로 했던 보수당이 지난 1월 부가가치세를 17.5%에서 20%로 인상했고, 대중교통 요금도 최근 20% 가까이 오르는 등 서민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은 대학 간 서열화를 가속화시켜 앞으로 문을 닫는 대학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012학년도 학비 내역을 신고한 90여개 대학 가운데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70여곳이 등록금을 최고액인 9000파운드로 책정했다. 영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학비와 생활비를 정부로부터 대출받아 충당하고 취직한 뒤 연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이를 상환한다. 정부는 이번에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연봉 1만 5000파운드(2700만원)가 되면 대출금을 상환토록 하던 것을 앞으로는 2만 1000파운드(3780만원)가 될 때부터 상환토록 바꾸고 저소득층의 실질 이율을 ‘제로’로 책정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졸업과 동시에 억대에 이르는 빚을 지게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의 비판을 의식한 연립정부는 저소득층 학생의 입학 정원을 늘리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빈곤층 학생 지원계획을 제출한 대학에 한해 학비 인상을 승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사립고등학교에 비해 교육 여건이 열악한 공립학교 출신 입학 비중을 늘리라고 대학들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심각한 교육 양극화를 겪고 있는 영국 현실에서 이런 조치가 등록금 폭등으로 인한 폐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부와 언론이 각종 지표에 따른 학교 서열을 공개하는 영국에서 상위권 학교는 수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립학교가 독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비영리 교육기관인 ‘서턴 트러스트’가 2008년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상위 3%인 100개 고등학교 가운데 78개가 사립이다. 21곳은 그래머 스쿨(사립과 국립의 중간형)이고, 일반 국립학교는 하나뿐이다. 영국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2500여개나 되는 사립학교가 있다. 재학생은 62만명 안팎이다. 통학생 학비는 연간 평균 4141파운드, 기숙사에서 생활하면 7334파운드가 든다. 심지어 이튼스쿨 같은 곳은 2만 5859파운드로, 한해에 5000만원이 넘는 액수를 부담해야 한다. 현지 통계에 따르면 사립학교 졸업생의 92~95%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상위 5개 사립 고등학교 출신의 41%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 입학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국을 대표하는 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의 빈곤층 학생 비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런던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프랑스-200년 지킨 무상교육 원칙 ‘흔들’ 프랑스에서는 200년 넘게 이어져 온 무상교육 원칙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부가 대학의 차별화와 독립성을 골자로 한 대학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영·미식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보편적 교육제도가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프랑스는 혁명이 한창이던 1791년 제정한 헌법에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을 기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진다. 대학 등록금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2009년 대학 평준화 대신 차별화, 재정지원 대신 독립성을 골자로 한 대학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교육현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는 2009년 1월 18개 대학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전국 모든 대학을 자율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초 파리 도핀대학은 국제경쟁력 강화와 재원 다양화를 주장하며 석사과정 등록금을 계층별로 차등화해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리는 미국식 교육제도를 도입해 관심을 모았다. 저소득층은 230유로선(약 35만원)의 등록금을 유지하되 부모의 연간소득에 따라 1500~4000유로로 다양화한 것이 골자다. 정부는 대학 재정 건전화를 추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를 승인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르코지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결과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는 사교육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사교육 시장이 22억 유로 규모에 이르고 해마다 10%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교육은 학업이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집단에서 활발하다. 시험과 경쟁 위주 교육이 기존의 프랑스 대학교육 풍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고등학생은 누구나 국·공립인 전국 84개 종합대학과 90개 전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고등교육연구부가 확정한 2010~2011학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59%를 차지하는 80만여명의 학부생은 174유로(약 27만원), 33%에 해당하는 45만명의 석사과정 학생은 237유로, 8%인 10만명의 박사과정 학생은 359유로 정도를 등록금으로 내도록 돼 있다. 57만여명의 장학금 수혜자들은 등록금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부모의 수입 정도와 자녀 수, 학교와 집의 거리 등 여러 기준을 감안해 정부가 장학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선정되면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 받게 된다. 학생들은 정부 차원에서 집세를 보조해 주는 알로카시옹 제도를 통해 한달에 100~200유로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실무 엘리트 양성기관으로 프랑스의 독특한 제도인 그랑제콜은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177개의 그랑제콜은 공립, 법인체, 사립으로 구분되며, 3분의2가 공립으로 여러 행정부처에 소속돼 있다. 이 가운데 상경계열의 연간 학비는 1만 5000유로 정도 되지만 대상이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랑제콜은 졸업만 하면 사실상 탄탄대로가 보장되기 때문에 학비 마련도 어렵지 않다. 프랑스 대학에서 등록금은 각 대학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결정해 정부 기관에 통지하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대학의 자율성을 철저히 보장하지만, 30~60명인 이사회를 교수 대표 40~50%, 외부 인사 20~30%, 학생 대표 20~25%, 교직원 대표 10~15% 비율로 구성하는 등 학내 이해관계자들이 대학 운영에 고루 참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파리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독일-학비 없어도 대학진학률 40% 그쳐 독일에서는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대학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독일 사회에서는 등록금이나 대학 교육의 수준보다는 40% 안팎에 불과한 대학 진학률과 사회 계층에 따른 교육 격차가 논란이 되고 있다. 연방정부 형태인 독일은 16개 주정부마다 국립대 등록금 납부 여부는 물론 등록금 액수도 제각각이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도 소액이지만 등록금이 있었다. 하지만 1960년대 68혁명을 전후로 등록금 납부 거부운동이 확산됐고 정부 차원에서 무상교육제도를 도입하면서 1970년부터는 모든 대학에서 등록금이 사라졌다. 하지만 대학 시설이 급증하는 학생수를 따라잡지 못하자 1990년대 중반부터 등록금 재도입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은 2005년 연방 헌법재판소가 대학생에게 학비를 받을 수 없도록 한 연방 대학기본법 규정이 주 정부 고유 권한인 대학정책권을 제한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헌재 판결 이후 2006년 겨울학기부터 일부 주에서 등록금을 걷었다. 올해 초까지 대학 학비를 받은 주는 니더작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바덴뷔르템베르크, 바이에른, 함부르크의 5곳이다. 독일 전체 대학생의 60%가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등 진보 성향 정당들이 잇따라 승리하면서 바이에른과 니더작센을 빼고는 3곳 모두 등록금을 다시 폐지하기로 했다. 일부 주에서 등록금이 있다고는 하지만 학기당 평균 500유로(약 80만원)에 불과하고 대중교통 무료 이용 혜택까지 감안하면 이마저도 큰 부담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대학교육의 수준도 높아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학생들은 독일 교육의 장점으로 수준 높은 교수진과 심도 있는 토론식 수업을 통한 자기주도학습을 꼽는다. 베를린의 한 유학생은 20일(현지시간)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세미나 발표는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라면서 “암기를 요구하지 않는 구술시험이 자기 논리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독일에서 대학은 ‘있는 집 자제가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대학 진학률은 2007년 34%에 불과했고 정부가 고급인력 확대 정책을 펴면서 그나마 지난해 40%를 겨우 넘어섰다. 이민자 가정을 비롯해 하위 계층 출신들이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에 매달리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보고서에서도 독일은 사회계층과 학교 성적 차이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난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년 과정을 마치면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3곳의 학교로 각각 진학한다. 불필요한 경쟁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개인별로 적성을 찾아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체로 상위 계층 자녀들은 김나지움을 거쳐 대학에 가는 반면 이민자 자녀들은 주로 실업계 학교인 하우프트슐레로 몰린다. 하우프트슐레 졸업생들은 졸업 당시 경제 상황에 따라 곧바로 청년 실업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하이델베르크대 심리학과 박사과정으로 이민자 문제를 연구한 심가영씨는 “독일에는 이민자가 250만명에 이르지만 대학생은 별로 없다.”면서 “독일은 복지제도는 잘 갖춰져 있지만 ‘교육 없는 복지’는 사회통합을 해치고 양극화를 심화시켜 결국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흐름도 감지된다. 독일에선 올해 최고의 학교로 괴팅겐에 있는 한 게잠트슐레가 뽑힌 것이 화제가 됐다.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세 학교를 통합한 게잠트슐레는 세 그룹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독특한 학교형태다. 보수적인 학부모들이 하향 평준화를 우려했지만,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나면서 학생의 다양성과 기존 교육제도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를린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영화프리뷰] ‘정무문: 100대 1의 전설’

    [영화프리뷰] ‘정무문: 100대 1의 전설’

    무림의 고수 곽원갑(1868~1910)은 열강의 침탈이 극심하던 시절, 중국 상하이에 근대적 무술학교 정무체육회를 설립하는 한편, 열강의 격투가들을 거푸 무릎 꿇린 국민 영웅이다. 결핵을 앓아 일본인 의사의 진료를 받았는데, 외려 증상이 악화돼 요절했다. 훗날 시신에서 비소가 검출됐다. 하지만 중국 전통의학에서 비소는 일상적으로 쓰였다. 사인은 미제로 남았다. 여기까지는 실제 이야기다. 스승 곽원갑의 죽음을 되갚고자 수제자 ‘진진’(가상 인물)이 일본 도장에 쳐들어가 100대1의 결투를 벌인다는 영화 ‘정무문’(1972)은 ‘아뵤~’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리샤오룽(李小龍·1940~1973)을 전설로 만들었다. 1994년 리롄제(李连杰)를 내세워 다시 만들어졌다. 17년이 흐르고서 현역 배우 중 최고수라는 전쯔단(甄子丹·48)이 진진에 도전했다.  22일 개봉하는 ‘정무문: 100대 1의 전설’은 오리지널 ‘정무문’ 이후 시점에서 출발한다. 진진이 스승의 원수를 갚고서 일본군에 목숨을 잃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정무문’ 원작의 마지막 장면은 일본군을 향한 공중 발차기로 끝난다). 하지만 그는 중국군의 일원으로 제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 전선에서 독일군과 맞서 싸운다.  진진과 동료 모두 전사자로 기록된 후 7년이 흐른다. 상하이는 중국 애국인사를 겨냥한 일본의 백색테러로 뒤숭숭하다. 어느날 밤 일본군의 사주를 받은 자객들이 중국 군부 거물을 제거하려던 순간 ‘천산흑협’이 홀연히 나타난다. 진진과 천산흑협의 연결고리를 의심한 일본은 진진의 주변인물들을 무참하게 살해한다.  ‘무간도’ 시리즈를 연출한 류웨이장(劉偉强)이 메가폰을 잡고, 1994년 ‘정무문’의 연출·각본을 맡은 천자상(陳嘉上)이 각본을 맡았다. 이들은 ‘정무문’을 붕어빵 찍듯 만들지 않았다. 어차피 리샤오룽과 원작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  대신 진진이 홍구도장 격투 이후 살아남았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함께 슈퍼히어로물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천산흑협 캐릭터를 진진에게 입혔다. 낮에는 사교클럽 ‘카사블랑카’의 투자자로 한량처럼 지내다가 밤에는 천산흑협으로 일본과 맞선다는 설정은 ‘배트맨’을 떠올리게 한다. 천산흑협의 검정 의상·마스크는 1966년 미국 TV시리즈 ‘그린호넷’에서 리샤오룽이 맡았던 ‘케이토’와 똑같다. 원조 진진에 대한 오마주(헌사)인 셈.  최고의 볼거리는 나이 50이 눈앞이지만, 특수효과가 필요없는 전쯔단의 맨몸 액션이다. 독일군 중화기를 요리조리 뚫고 침투하는 도입부와 일본 가라테 고수들과의 대결에서 선보이는 560도 공중 돌려차기 등은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압도적인 스피드와 특유의 근접 격투기술은 배우가 아닌 무림의 고수를 알현하는 듯하다.  아쉬운 대목도 있다. 전쯔단의 피아노 연주나 수치(舒淇)와의 멜로 연기는 나쁘지 않다. 어색한 것은 상체 근육을 과하게 부풀린 그의 몸이다. 영화의 장단점과 궤를 같이한다. 블록버스터급으로 스케일을 키운 영화처럼 전쯔단의 액션은 힘이 넘친다. 그런데 예전의 우아함은 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수사권 조정 합의] 佛, 경찰자격 檢이 결정… 日, 1차수사 檢·警 대등

    [수사권 조정 합의] 佛, 경찰자격 檢이 결정… 日, 1차수사 檢·警 대등

    검찰과 경찰의 관계는 프랑스·독일 등 대륙법계 국가에서 검찰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수사 활동은 행정이 아닌 사법영역에 해당하는 만큼, 검찰 지휘를 통해 경찰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프랑스는 사법경찰에 대한 자격 부여 여부를 관할 지역 고등검사장이 결정한다. 고등검사장은 또 명령에 따르지 않거나 직무 태만인 사법경찰에 대한 징계를 법원에 회부할 수 있다. 경찰은 인지한 모든 범죄를 검사에게 보고해야 하고, 피의자 보호 유치는 24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독일은 검사를 ‘수사절차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으며, 경찰은 피의자를 구속하는 등 독자적으로 강제수사에 나설 수 없다.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중대 범죄는 발생 즉시 보고하도록 돼 있다. 반면 일본은 경찰을 ‘1차적 수사 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1차적 수사 단계에서는 경찰과 검사가 대등한 관계다. 일본은 대륙법계를 취하고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미국의 영향으로 영미식 제도를 도입, 검사와 경찰을 협력 관계로 규정했다. 그러나 검사는 공안위원회를 통해 경찰을 통제하고 있으며, 검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징계나 파면, 소추가 가능하다. 경찰은 또 피의자를 체포한 후 48시간 내에 검찰에 송치해야 하며, 우리나라와는 달리 구속영장을 신청할 권한은 없다. 검찰 제도를 뒤늦게 도입한 영미법계 국가는 대륙법계에 비해 경찰권이 검찰권보다 상대적으로 강하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법원은 검사의 서명이 없으면 영장 발부를 거부하는 등 검사 지휘를 강화하는 추세다. 또 자치경찰이 아닌 연방경찰(FBI)은 법무부 산하에 두며 통제하고 있다. ‘경찰국가’로 유명한 영국은 1985년 검찰제도를 도입한 뒤로는 검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추세다. 검사가 경찰서에 상주하는 ‘경찰서 주재검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한국계 김영옥 대령 ‘美 최고 전쟁영웅 16인’에

    한국계 김영옥 대령 ‘美 최고 전쟁영웅 16인’에

    미주 한인 2세로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자 인도주의자로 이름을 떨친 고(故) 김영옥 대령이 미국 유명 포털 사이트가 선정한 미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웅에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7일 포털 사이트 엠에스엔닷컴(msn.com)은 지난달 30일 미국의 현충일(메모리얼 데이)을 맞아 김 대령을 포함해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웅 16명을 선정했다.엠에스엔닷컴은 “김영옥은 191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한국계로 2차대전에 참전하고 예편했으나 한국전쟁이 터지자 재입대했고, 한국전쟁 당시 한국어를 모르는 것처럼 행동해 통역장교가 되는 대신 보병부대에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영옥은 여러 차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후 미국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계 전투대대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령의 전기 ‘영웅 김영옥’을 펴낸 재미 언론인 한우성씨는 “이번에 선정된 전쟁영웅 가운데 소수 인종으로는 김영옥 대령이 유일하다.”면서 “이는 미 주류 사회가 김 대령을 어느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전쟁영웅 15명 중엔 독립전쟁 당시 혁명군 총사령관을 지낸 조지 워싱턴, 남북전쟁 때 남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와 북군 총사령관 율리시스 그랜트, 2차대전 당시 연합군 승리에 크게 기여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더글러스 맥아더, 조지 패턴 등이 포함됐다. 베트남전에서 무공을 세운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존 케리 상원의원, 1991년 걸프전쟁의 다국적군사령관 노먼 슈워츠코프 등도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시에스타/최광숙 논설위원

    낮잠을 자다가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장자의 ‘나비 꿈 이야기’. 깨어보니 너무 생생해 장자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꿈 속의 나비가 장자가 된 꿈을 꾼 것인지 모르겠다는 내용이다. 사람과 나비 사이의 커다란 간극이 꿈으로 둘이 아닌 하나(不二)가 된다. 장자는 인생무상의 깨달음을 낮잠이라는 장치를 통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문학 세계에서 낮잠은 단순히 낮에 잠깐 즐기는 오수(午睡)가 아니다. 현실과 현실 밖의 세상을 연결해 주는 통로다. 조선시대 효자로 유명한 김만중이 어머니를 위해 썼다는 ‘구운몽’에서도 낮잠은 주인공 성진을 깨달음의 장으로 인도하는 모티브다. 꿈속에서 부귀영화를 누린 성진이 허망함을 깨닫고 현실에서 불도(佛道)를 닦는 데 힘을 기울이는 계기도 낮잠의 단꿈에서 비롯된다. 실제 현실 세계에서도 낮잠을 자다가 엄청난 진리를 발견한 이도 있다. 아이작 뉴턴은 나무 그늘 아래서 한가로이 낮잠을 자다가 머리 위로 사과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한다. 굳이 뉴턴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낮잠은 에너지를 보충해 주는 보약이 분명하다. 게으름의 상징이 아니라 잘만 활용하면 엄청난 생의 활력소를 찾는 묘약이 될 수 있다. 낮잠을 즐긴 위인들의 경우를 보면 그렇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영국 런던 폭격 시에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방공호에서 낮잠을 잤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낮잠을 자는 그의 습관이 전쟁통에도 어김없이 작동했다니 놀랍기만 하다. 나폴레옹은 매일 낮잠을 자면서 전투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토머스 에디슨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재임 시 간혹 오후 일정이 베일에 싸였던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사실 알고 봤더니 과중한 업무를 피해 낮잠을 즐겼다고 한다. 의사들은 건강과 일의 효율성을 위해 30분 정도의 낮잠을 권한다. 구글과 나이키 등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낮잠을 적극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내에 수면실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 일본의 기후현이 다음 달부터 오는 9월까지 오후 1~3시 각자 집에서 쉬는 ‘시에스타’(낮잠) 제도를 권장하기로 했다고 한다.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태로 전력난을 겪으면서 나온 절전 아이디어다. 스페인어권에서 점심식사 후 잠깐 자는 낮잠을 일컫는 시에스타가 이젠 일본에까지 상륙한 것이다. 절전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쪽으로 시에스타가 진화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지구촌은 사이버 전쟁중] G2 등 ‘제5 전장’ 규정… 사이버부대 경쟁적 창설

    [지구촌은 사이버 전쟁중] G2 등 ‘제5 전장’ 규정… 사이버부대 경쟁적 창설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 상업은행인 씨티그룹, 공영방송 PBS, 일본 전자업체 소니, 한국과 미국 관료들의 구글 지메일과 야후 메일…. 지난 3~4주 사이 잇따라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곳이다. 급기야 국제금융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 전산망까지 뚫렸다. 각국의 주요 시설과 정부 요인들을 대상으로 한 해킹 사례가 부쩍 늘어나면서 지구촌이 온라인을 전장으로 한 사이버 세계대전에 빠져들고 있다. 기존의 전쟁과 달리 사이버전에서는 ‘적’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소수정예 요원의 활동만으로도 강대국의 전산망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때문에 전통적 군사강국인 ‘G2’(미국과 중국)를 비롯해 러시아, 이스라엘, 영국 등은 경쟁적으로 사이버부대를 창설하는 등 ‘제5 전장’(육·해·공·우주에 이은 새로운 전장)을 지배하기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응법을 마련하고 있다. 미 의회는 보고서에서 “통신망 및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외부 공격이 현저히 높아졌다.”며 금융시설과 대중교통, 제조업, 의료, 교육, 정부기관 등의 네트워크가 무차별 공격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 의회와 연방정부기관 전산망이 매월 받는 사이버공격은 18억회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 의회는 비상상황 때 국가가 인터넷을 강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사이버보안과 인터넷 자유법’을 발의했고 국방부는 적성국이 기간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면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해 미사일 등 무력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5월에는 미 국방부가 4만명 규모의 사이버 사령부를 설립했다. 현재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을 사이버공간의 ‘주적’으로 삼고 있다. 미 의회 고문단은 중국을 “미국 기술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대상”이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지난달 25일 광저우에 30명 규모의 사이버전 부대를 창설하고 1000만 위안(약 1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자국 사이버 부대의 존재를 처음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미 수천~수만명의 사이버 전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자국 정부 관리의 구글 메일을 해킹한 해커가 중국 청두의 인민해방군 기술정찰국에 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자신도 사이버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해킹에 의한 기밀 유출만큼이나 ‘인터넷 심리전’을 우려한다. ‘온라인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중국 인터넷 방화벽 설립을 주도한 팡빙신 중국공정원 원사는 “미국이 인터넷(심리전)을 통해 타국에 내정간섭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연방보안국(FSB)의 지원을 받는 해커를 육성하며 타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인터넷 블로그를 통한 흑색선전, 사이버 반정부 인사에 대한 해킹을 벌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는 에스토니아와 그루지야, 아제르바이잔 등 이웃 국가의 금융·언론 전산망을 대상으로 2007~2008년 ‘분산 서비스 거부’(DDoS·특정서버에 처리할 수 없을 양의 접속 신호를 한 번에 보내 해당 서버를 마비시키는 해킹 기법) 공격을 벌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자연과 인간의 충돌·상호작용 3000년 중국 환경사 한눈에

    장자(莊子)가 얘기했다. ‘곧은 나무가 먼저 벌목당하고 , 물맛 좋은 우물이 먼저 마른다’. 무슨 의미일까. 굳이 해석을 하지 말고 음미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환경문제는 이제 단순한 정치적 구호를 넘어 티셔츠에 등장할 만큼 우리에게 일상적이고도 긴박한 현안으로 등장했다. 최근 들어 중국의 건조화가 심해져 사막이 확장되고 황사(黃砂)라는 자연재해 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막과 황사 현상은 인간의 활동이 증가된 역사 시대에 이르러 크게 늘어났으며 인간에 의한 삼림파괴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경작지 개간의 확대가 사막화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진단한다.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의문점을 하나 던져보자. 도대체 역사시대의 중국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중국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학자로 정평이 나 있으면서 ‘중국 역사의 발전 형태’(1989)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영국 출신의 마크 엘빈은 수천년 동안 벌어진 중국의 자연변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물로 중국 고대 시기 상(商) 왕조에서부터 전(前) 근대시기 청 왕조에 이르기까지 무려 3000년에 걸친 중국 환경사를 다룬 ‘코끼리의 후퇴’라는 대작을 2004년 예일대학 출판부에서 펴냈다. 이 책이 출간되자 서구사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매우 경이로운 역작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 흐름을 타고 이번에 국내에 번역(정철웅 옮김, 사계절 펴냄) 출간됐다. 이 책은 매우 치밀하게 중국의 문학, 정치, 종교, 과학, 지역사,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등을 동원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충돌과정,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 환경사에 관련된 모든 주제를 망라하고 있으며 환경사 연구와 방법론을 위한 종합 교과서라고 해도 틀림이 없다. 책의 제목 ‘코끼리의 후퇴’는 기원전 2000년 무렵, 중국 농경문화의 정착으로 인간과 서식지 경쟁을 벌이다 밀려난 코끼리의 양상이 중국 땅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됐다. 다시 말해 중국 땅에서 인간과 자연, 즉 환경의 관계를 다채롭고 밀도 있게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저자가 인용한 산거부(山居賦), 오잡조(五雜俎), 청시탁(淸詩鐸) 등의 자료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 다분히 문학적 성격을 띠었지만 내용으로 보면 종교, 철학, 정치, 경제, 과학 등을 모두 망라하고 있어 흥미롭다. 4만 8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開戰 후에 휴머니즘은 승리뿐인가

    開戰 후에 휴머니즘은 승리뿐인가

    올해도 현충일은 어김없이 돌아왔다. 전쟁을 기억해야 함은, 그 전쟁에서 비롯된 죽음을 위로해야 함은 살아남은 자의 의무다. 문제는 기억하는 방식이다.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기리는’으로 시작하는 여러 공식석상의 언사는 의미 있지만 틀에 박혀 있다. 전쟁은 현실이다. 죽음과 죽임이 일상으로 반복되는 공간이자 현실적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는 공간이다. 생명의 가치를 포기할 수도, 치기 어린 낭만만으로 바라볼 수도 없다. ‘전장의 인간 1, 2’(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엮음, 이윤기 옮김, 섬앤섬 펴냄)는 각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를 부제로 달고 있다. 1942년 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헤밍웨이가 낸 책이다. 1978년 처음 국내에 번역 소개됐지만 출판사가 없어지며 1년 만에 절판됐다가 다시 30여년 만에 두 권짜리 개정판으로 빛을 보게 됐다. 헤밍웨이 자신의 글은 물론 빅토르 위고, 윌리엄 포크너와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글을 비롯해 율리우스 카이사르, 윈스턴 처칠 등 인류사 속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이, 그리고 영국군 무명 장교의 글까지 모두 42편의 글을 담았다. 소설, 에세이, 보고서 등 형식은 다양하지만 품고 있는 문제의식은 하나다. 전쟁의 진실, 그리고 전쟁 속의 인간들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상처와 고통, 죽음의 기억이다. 헤밍웨이는 42편의 글을 모두 8개 장으로 나눴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나오는 구절이 첫 머리마다 인용된다 클라우제비츠의 가르침을 인용한다는 것 자체는 열아홉 나이부터 시작해 4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1, 2차 세계대전에 직접 뛰어든 헤밍웨이에게 전쟁은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일이지만, 맞닥뜨렸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임을 역설적으로 웅변한다. ‘전쟁을 진심으로 증오한다.’고 말하면서도 전쟁의 패배를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현실주의자 헤밍웨이의 면모가 엿보인다. 특히 헤밍웨이가 직접 쓴, 43쪽에 이르는 서문은 그가 갖고 있는 전쟁에 대한 통찰과 문제의식, 전쟁을 통해 이뤄야만 하는 간절한 가치를 담아냈다는 평가다. 작가의 역할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의미심장하다. “작가의 일이란 진실을 말하는 것…만일 전쟁 중에 국가의 안보 문제 때문에 작가의 진실을 출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출판할 수는 없더라도 쓰는 일은 계속해야 한다.… 만일 그 자신이 생각해 봐도 진실하지 않은 걸 쓰게 된다면, 그것이 애국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로서는 끝장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 등 전쟁 문학의 일가를 이룬 헤밍웨이가 전쟁의 공간 안에 들어가 어떻게 관찰하고 참여했는지 그의 자세를 짐작하게 한다. 베트남 전쟁에 참가해 직접 목격한 참혹한 실상을 문학(‘하얀 헬리콥터’, ‘크레슨트 비치’, ‘가설극장’ 등)으로 발화했던 이윤기(1947~2010)는 옮긴이의 말을 통해 “적도 우리들과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것은 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인간애의 바탕이 될 것이며 전쟁에서 휴머니즘을 완성하는 지름길”이라면서도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갖는다고 해서 적에게 패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헤밍웨이와 마찬가지다. 이윤기는 2005년부터 번역을 시작해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해 초 원고를 탈고했다. 헤밍웨이도, 이윤기도 모두 전쟁의 복판에 서 있었던 작가다. 서로 다른 시간, 공간이지만 죽음과 삶의 경계선상에서 비틀거리며 내디딘 걸음걸음은 고스란히 각자 문학 세계의 주된 흐름을 이루게 됐다. 전쟁은 추악했고, 인간은 비참했으며, 평화는 요원했다. 하지만 전쟁은 냉정한 현실이었다. 이렇듯 직접 전쟁을 겪은 이들의 현실 인식은 감성적, 관념적으로 접근하는 이들과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전쟁을 인문학적으로 살피고자 하는 이들에게, 혹은 철저히 현실의 영역에서 전쟁을 고민하는 정치인 또는 전투의 지휘관들에게, 용감하지 않으면 안 되는 병사들에게, 그리고 궁극적으로 문학의 영역에서 전쟁을 다루지 않으면 안 되는 작가들에게 던지는 조언이자 계언이다. ‘종전’이 아닌 ‘정전’ 상태인 한반도에서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환기다. 1권 2만 5000원, 2권 2만 4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캠프 캐럴의 추억/이종락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캠프 캐럴의 추억/이종락 도쿄 특파원

    지난 1월 영국 BBC방송이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에게 사과를 한 적이 있다. 이 방송의 한 코미디 퀴즈쇼에서 진행자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두 번의 원자폭탄 투하에서 살아남은 일본인을 ‘세상에서 가장 운 없는 사람’이라고 조롱했다가 잇따른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93세로 세상을 떠난 야마구치 쓰토무는 2차대전 당시 두 번이나 원자폭탄에 피폭됐다. 그는 1945년 8월 6일 사업차 히로시마를 찾았다가 원폭 투하로 화상을 입었다. 이후 나가사키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지만 또다시 원폭 피해를 당했다. 최근 기자도 야마구치와 같이 ‘세상에서 가장 운 없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우선 도쿄에서 지내다 보니 지난 3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방사성물질에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고엽제 걱정’도 있다. 최근 고엽제 매몰 논란이 일고 있는 경북 왜관의 캠프 캐럴에서 군 복무를 한 이력도 있기 때문이다. 1986년 7월부터 88년 8월까지 캠프 캐럴 내 통신부대 카투사로 병영생활을 했다. 미군이 고엽제를 묻었던 78년으로부터 8년이 지난 때다. 고엽제 매립 장소로 지목된 헬기장의 기억은 생생하다. 헬기장은 부대와는 거리가 있어 자주 가진 않았다. 이등병 시절 미군 하사관이 운전을 가르쳐 준다고 해 이곳에서 차를 몇 번 몬 적은 있지만 부대원들이 별로 찾을 일이 없는 한적한 곳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독극물이 묻혔다는 장소로 알려진 BOQ(독신장교 숙소)와 소방서는 부대 한가운데 있었다. 2년을 넘게 이곳 주위를 하루에도 수십 번 오가며 생활했는데 아찔할 뿐이다. 도쿄에서의 생활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 취재를 간 한 국내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피폭된 것으로 밝혀진 뒤 도쿄 주재 특파원들 사이에는 공포감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파원들이 회사의 호출을 받고 한두 명씩 피폭 검사를 받으러 한국에 갔다 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끔 악몽을 꾸기도 한다.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20㎞인 지역까지 취재하고, 미야기현과 이와테현을 찾았던 기자도 환경 재앙의 두려움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환경 재앙에 대한 걱정은 이제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독일 녹색당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실시된 두 차례의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했다. 지난 3월 실시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회 선거에서는 창당 이래 최초로 주 총리를 배출했다. 우리나라에도 녹색당이 있다. 21세기 녹색정치 실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2001년 1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재마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당세로 아직은 정치무대 전면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기존의 정치권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을 비롯해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에서 환경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지 환경 문제는 진보 성향 정당들의 프리미엄으로 여겨져 왔다. 보수 정당이 주로 성장형 경제 모델을 추구해 왔고, 진보 정당은 환경오염 방지나 복지형 모델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환경 문제는 이념적 정파를 떠나 모든 정치 세력의 주요 이슈가 됐다. 특히 이웃 국가인 일본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이 우리에게 엄청난 위험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모든 국민들이 실감한 터다. 마이크로시버트(μSv) 등 인체에 미치는 방사능 노출 측정 단위들을 줄줄 외고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풍향까지 꿸 정도로 환경 전문가가 됐다. 이제 내년 12월 대선에선 환경 문제가 대권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정치를 지배해온 이념적 대립보다는 국민에게 안전한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대통령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캠프 캐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쭈뼛해지는 기자 같은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정치인이어야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jrlee@seoul.co.kr
  • “사회적 신뢰 바탕 돼야 복지국가 가능”

    “사회적 신뢰 바탕 돼야 복지국가 가능”

    정치권에서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복지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설정할 것인가 하는 논란은 결국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와 재정 문제로 귀결된다. 보편적 복지를 반대하는 측은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한 국가는 현실적으로 복지와 시장경제를 함께 이끌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의 근거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국가가 지난해 재정위기를 맞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이다. 이와 관련, 그리스 출신의 비교사회학자로 스웨덴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아포스톨리스 파파코스타스 남스톡홀름대 사회학과 교수를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고향 그리스와 제2의 모국 스웨덴을 함께 경험한 그는 유럽 국가 간 복지와 사회 시스템의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경험적으로 설명하며 ‘사회적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국가의 질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남유럽 재정위기, 복지 탓 아니다 ” →유럽은 국가별로 복지의 격차가 크다. 남유럽 출신으로 북유럽의 복지를 경험하고 있는데, 유럽 국가 간 복지 시스템의 차이는 무엇인가.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남유럽 국가는 교육과 연금에 주로 돈을 투자한다. 육아의 경우 보육시설 비용도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이 육아를 책임져야 한다. 특히 돌봄의 주체는 사회 전체가 아닌 여성에게 집중된다. 스칸디나비아의 모델은 다르다. 육아에서 고등 교육까지를 대부분 국가가 책임진다. 국가적으로 체계화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다.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하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서 나오는 차이라고 본다. 법 안에서 시민을 소극적으로 정의하느냐, 법을 넘어선 의미로 시민을 정의하느냐의 차이라는 뜻이다. 이는 정책을 만들고 감시하는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의 질이 이런 차이를 만든다. →그리스 등 남유럽의 재정위기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복지 지출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결코 복지 때문은 아니다. 스웨덴은 소득정책을 입안할 때 인구 유형별 소득 분포를 전제로 한다. 소득 분포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회다. 이것을 국가의 ‘하부구조적 능력’이라고 말한다. 이에 비해 그리스는 객관적인 근거를 뒷받침해야 할 정치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 목소리 큰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는 구조다. 통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 보니 어느 계층이 얼마의 돈을 가져가는지 파악이 안 된다. 지난 30여 년간 유럽연합 등은 그리스에 많은 지원을 했지만 그리스는 이를 생산적으로 사용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더불어 복지보다 국방비에 지출을 늘린 점도 문제였다. ●“사회적 신뢰는 예측 가능함에서 나와” →복지를 하려면 결국 세금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들은 높은 복지 수준을 원하지만 세금이 오르는 것은 원치 않는다. 세금 인상에 대해 설득할 방법은 무엇인가. -어느 나라든 세금 인상을 좋아하는 국민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난 선거에서 보수파는 중산층을 위해 세율을 낮추겠다고 공약했고 이는 결국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중산층은 경제 부문에서 개인의 선택 폭이 더 넓어지기를 바랐다. 세금 인상은 결국 사회적 연대와 관련이 있다. 예컨대 스톡홀름은 범죄율이 낮고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는다는 점에서 안심된다.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다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 말하는 ‘사회적 신뢰’인가. -(대답하기 어렵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사회적 신뢰는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회의 참석차 미국 시카고에 갔는데 사람들이 (위험하기 때문에) 어느 지역은 가지 말라고 하더라. 스톡홀름에서는 그런 말을 듣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안전하다고 한다. 총리를 믿지 않는 스웨덴 국민들도 있겠지만 총리를 견제할 장치가 있다는 점은 믿는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된다. 이런 예측 가능함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신뢰는 복지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서구사회 국민 모두가 정부를 신뢰하는 것만은 아니다. 민주주의도 결국 불신의 산물이다. ●“스웨덴 복지모델 단순 모방 어려워” →북유럽식 스칸디나비아 모델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고 보는가. -100년 전만 해도 스웨덴은 가난한 국가였다. 당시 100만명 이상이 스웨덴을 떠나 미국으로 갔다. 지금의 복지국가 모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생겼다. 그만큼 역사가 짧다. 이 모델은 다양한 정치 주체의 합의, 노사와 같은 세력 간 힘의 균형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단순히 모방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한국도 스웨덴식 복지가 가능하다. 단, 국민 개개인의 소득, 생산 능력 등에 대한 면밀한 정보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투명한 정보 시스템을 통해서만이 복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톡홀름 안석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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