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섶다리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성지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장병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차 키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수출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
  • 가을 향한 일편단심

    가을 향한 일편단심

    먼저 선글라스부터 벗을 일입니다. 아니, 누가 일러주지 않더라도 저절로 그리될 겁니다. 그래야 오대(五臺)의 고운 산색을 온전히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오대산 정상을 물들였던 단풍이 산 아래로 짓쳐 내려 왔습니다. 상원사와 월정사 등 어디라 할 것 없이 현란한 빛깔 일색입니다. 오대산을 일러 다섯 봉우리가 만든 연꽃 봉오리라 한다지요. 그러니 가을 오대산을 붉은 연꽃이라 해도 틀리지는 않겠습니다. ‘첫 단풍 보려면 오대산으로 가라’고 했다. 애초 산사람의 입에서 나왔을 법한 이 말. 요즘은 거의 관용구처럼 여행책자 등에 쓰이고 있다. 지금 단풍 행렬이 오대산을 지나고 있다는데, 그 말뜻 헤아릴 겨를이 있으랴. 무턱대고 오대산을 찾을밖에. 오대산 단풍과 만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는 단풍 산행에 앞서 여러 변수들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한다. 예컨대 단풍이 월정사까지 내려온 이맘때라면 굳이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1565m)까지 힘들여 오를 필요가 없다. 비로봉 부근은 이미 겨울 문턱에 들어섰고, 단풍은 산 아래 상원사 일대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만 다녀와도 훌륭한 단풍 테마 여정이 된다. 좀 더 걷겠다면 상원사를 지나 두로령 정상까지, 혹은 두로령 7부 능선쯤의 북대 미륵암까지 다녀오는 방법도 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거쳐 북대 미륵암까지 오가는 것만으로도 예닐곱 시간은 족히 걸린다. 등산 자체가 목적이라면 상원사까지 버스 등 차량을 이용해 오른 뒤 두로령길~북대암~상왕봉(1491m)~비로봉을 거쳐 상원사로 내려오거나, 상원사에서 곧장 비로봉으로 오른 뒤 원점회귀하면 된다.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선재길’이다. 오대천 옆으로 446번 지방도가 나기 전, 스님들이 월정사와 상원사를 오가던 옛길이다. 거리는 9㎞. 단언컨대, 단풍 감상에 ‘최적화’된 길이라 보면 틀림없다. 오대산 국립공원 매표소를 지나면 울창한 전나무 숲길이 시작된다. 이른바 ‘천년의 숲길’이다. 1㎞ 남짓한 숲길 주변엔 아름드리 전나무 1700여 그루가 수직세상을 펼쳐내고 있다. 선재길은 월정사 부도밭을 지나 포장도로가 끝나는 곳부터 시작된다. 오대천 위를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숲길이다. 들머리 안내판에 따르면 ‘선재’는 ‘동자’(童子)를 뜻한다.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화엄경’에서 말하는 ‘선재’라는 것. 그러니 이 길 따라 자박자박 걷다 보면 누구라도 ‘선재’가 될 수 있을 터다. 숲 속 옛길은 조붓하다. 나뭇잎이 켜켜이 쌓여 푹신하고, 졸졸대는 계곡물 소리와 산새소리도 정겹다. 숲의 향기는 싱그럽다. 그 속에 깃든 공기 또한 청량하기 그지없다. 선재길은 혼자 걷자니 넓고, 둘이라면 딱 좋을 너비다. 숲길을 걷다 계곡으로 내려서 징검다리를 건너고, 다시 숲길에 드는 과정을 반복하며 상원사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사이사이 섶다리와 나무다리도 놓여졌다. 길섶에는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늘어섰다. 단풍나무는 붉게 물들었고, 자작나무는 흰 수피를 드러내고 있다. 여태 초록의 기운 여전한 젊은 나무가 있는가 하면, 고목들은 세월이 더께로 쌓여 검은 빛을 낸다. 노랗게 잎을 물들인 활엽수도 드문드문 섞여 있다. 해마다 가을철에 오대산이 펼쳐 보인다는 ‘오색단풍’이다. 그 위로 돌 던지면 쨍~하고 부서질 것 같은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더없이 완벽한 산의 자태다. 상원사 앞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상원사로 드는 길, 오른쪽은 두로령으로 향하는 길이다. 상원사 들머리의 관대걸이는 이곳을 즐겨 찾았던 조선의 임금 세조가 의관을 걸어두었던 곳이다. 관대걸이에서 상원사까지는 5분 거리다. 상원사 주변 계곡의 단풍도 빼어나다. 주로 노란빛 단풍이 산죽나무 군락지와 계곡 사이에 펼쳐져 있다. 본격적인 오대산 산행은 상원사를 지나면서 시작된다. 사자암과 적멸보궁을 지나 비로봉까지 다녀온다. 두로령길로 향하는 등산객들도 적지 않다. 원점회귀하는 상원사 코스보다 볼거리가 많은 까닭이다. 거리는 13㎞ 정도다. 북대 미륵암 못 미쳐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상왕봉과 비로봉을 지나 상원사로 내려선다. 소요시간은 4시간 이상. 선재길에 이어 걷자면 7~8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두로령길에서 만나는 단풍은 선재길과 다소 다르다. 선재길 단풍이 강렬한 빛깔과 또렷한 자태의 도회지 여성을 닮았다면, 두로령은 채도가 낮고 수수한 민낯의 시골 아가씨에 가깝다. 드러내는 방식도 마찬가지. 선재길 단풍은 거리낌이 없다. 어디서든 도도한 자태를 뽐낸다. 이에 견줘 두로령 단풍은 보일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운다. 이맘때 평창을 찾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 불발령(1052m)이다. 지난여름 다녀온 이후, 줄곧 단풍 추이를 지켜봤던 곳이다. 불발령은 불발현 혹은 불바래기 등으로 불린다. 일부 현지 주민들은 옛 진한(辰韓)의 마지막 임금이었던 태기왕이 “불을 밝히라” 명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믿고 있다. 산 중턱 마을의 이름이 ‘화명동’(火明洞)인 걸 보면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니지 싶다. 불발령길은 줄곧 흥정계곡을 따라간다. 길이는 약 16㎞. 여기도 불이 붙었다. 불발령의 주인은 붉은 단풍이다. 흥정계곡을 따라 크고 작은 단풍나무들이 얼굴을 붉히고 섰다. 흥정계곡엔 유난히 낙엽송 군락이 많다. 오래전 화전민들이 살았던 흔적이다. 1968년 이 일대에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계곡 여기저기 마을을 이루고 살던 화전민들도 뿔뿔이 흩어졌는데, 정부가 그들이 살던 마을과 밭 등에 죄다 낙엽송을 식재했던 것이다. 노랗게 변하는 낙엽송 단풍도 볼 만한데, 아직은 이른 편이다. 평창군청의 최일선 문화관광해설사는 “입동 무렵 김장을 담글 때면 노란 낙엽송 잎이 양념 노릇하듯 절인 배추 위로 툭툭 떨어진다”고 했다. 입동이 새달 7일. 그때쯤이면 불발령은 다시 한번 노란 불을 피울 터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을 나와 국도 6호선으로 갈아탄 뒤 월정사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주차요금을 내면 상원사(332-6666) 앞까지 승용차로 갈 수 있다. 문화재관람료는 3000원, 주차료는 5000원이다. 하지만 선재길을 걷기 위해선 국립공원 매표소나 월정사에 차를 두고 가는 게 낫다. 선재길을 걸은 뒤엔 상원사에서 진부터미널로 가는 군내버스를 이용해 되돌아 나가면 된다. 군내버스는 하루 아홉 차례 진부와 상원사를 오간다. 평창운수 335-6963. 오대산국립공원(odae.knps.or.kr) 관리사무소 332-6417. 불발령을 먼저 들르려면 영동고속도로 장평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수월하다. →잘 곳 태기산 아래 깨끗한 펜션들이 몰려 있다. 불발령 쪽에선 허브솔 펜션이 깨끗하다. 복층식 구조의 목조 가옥으로 가족들이 묵어 가기에 맞춤하다. 334-4445. 흥정계곡 초입의 붓꽃섬 캠핑장도 추천할 만하다. 캠핑 사이트 외에서 펜션 11개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www.irispension.co.kr, 336-1771. →맛집 평창한우마을에서 비교적 싼값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 봉평점 334-9777, 오대산점 332-8311. 메밀요리는 미가연이 널리 알려졌다. 봉평읍에 있다. 335-8805~6. 토담숯불구이는 주인이 직접 기른 한우를 잡아 판다. 아침에 맛보는 백반도 정갈하다. 336-2227.
  • 6월 전북은 멋 잔치·흥 잔치

    여름 문턱에 들어서는 다음 달 전북지역에서 신명나는 전통문화축제와 환경테마축제가 잇따라 개최된다.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무주에서는 ‘자연의 빛’, ‘생명의 빛’, ‘미래의 빛’을 주제로 축제의 불을 밝힌다. 전통문화의 도시 전주에서는 국악계 최고의 등용문인 전주대사습놀이와 전주단오제가 펼쳐진다. 무주군은 29일 환경지표 곤충 반딧불이를 소재로 한 환경테마축제인 ‘무주 반딧불축제’가 오는 1일부터 9일까지 무주 일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았다. 반딧불축제는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문화·관광축제로 명성이 자자하다. 3회부터 15회까지 우수축제로 지정됐고 올해는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국가 공인 축제다. 여름축제 가운데 선호도 1위를 차지했고 가장 가보고 싶은 축제 2위에 선정될 정도다. 올해는 지역문화축제, 생활문화축제,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기반으로 한 소득축제를 지향한다. 반딧불축제는 차별화한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초여름 밤을 아름답게 밝히는 반딧불의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반딧불이 서식지 탐사는 도시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주제관에서는 낮에도 반딧불이 생태를 관찰하고 발광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딧불이의 특성, 생태, 일생을 체험하는 반딧불이 자연학교는 곤충박물관, 천문과학관, 청소년수련과 등과 연계 이용이 가능해 인기 코스다. 특히 무주에는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남대천 섶다리가 있다. 축제 기간 뮤지컬, 낙화놀이 등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전통 불꽃놀이 재료들이 타들어가며 내는 소리와 남대천에 펼쳐지는 불꽃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전주시에서는 ‘전주대사습놀이’가 7일부터 10일까지 경기전 특설무대와 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 국악인 1000여명이 최고의 명인·명창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겨룬다. 공예품전시관 야외무대에서는 국내 최고의 국악팀이 밤샘콘서트를 개최한다. ‘2012 판소리 광대전’ 우승자 왕기철과 왕기석, 방수미, 최영란 등 명창이 출연하는 ‘광대전’도 구경거리다.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주단오제’는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덕진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무주·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노형의 애꿎은 심사는 십분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저지른 처신은 대의에 어긋나는 처사였소. 그럼 시생들이 노형을 구출할 그 시기에 식솔을 이끌고 도망했더란 말이오?”  “처음에는 그랬지요. 야음을 틈타 식솔을 데리고 소굴을 빠져나오는데, 오싹한 한기를 느낀 젖먹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산기슭을 열 발자국도 돌아나가지 못해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식솔은 다시 산채로 끌려가고 시생 혼자 포박당하여 소굴이 어딘지 짐작하지 못하도록 눈을 막고 밤과 낮을 도와 산길을 걸었습니다. 시생의 짐작으로는 어떤 때는 발아래로 여울물 소리가 낭자한 섶다리를 건너는가 하면, 사공이 부리는 거룻배를 타고 내를 건넌 적도 있었습니다. 한 발 잘못 내디디면 절벽 아래로 떨어져 절명할 수 있는 잔도를 걸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경난은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밤낮을 걷게 하더니 어느 눈밭에 이르러 안대를 풀어주고 다짜고짜 매타작을 내리기 시작했지요. 난장을 내려 어육으로 만들고도 미진했던지, 시생을 아예 까마귀밥이 되도록 길송장으로 만들 작정이란 것을 나중에야 눈치챘지요. 초주검이 되어 정신이 가물가물해질 무렵 죽은 시늉을 하지 않으면 그나마 시신조차 거두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자각이 너무 늦었던 모양입니다. 발길질이 언제부터 멈추었는지, 그들이 언제 시신을 버리고 도타하고 말았는지 도무지 기억에 없습니다. 요행히 죽지 않고 숨이 끊어질 찰나에 구명된 것은 모두 도감님의 은덕입니다. 시생이 그것 하나만은 가슴속에 아로새겨 언젠가는 보은을 하리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인연인지 시생을 두 번씩이나 활인하시니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시생이 끝까지 본색을 밝히지 못헸던 것에는 두길보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지매가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깔축없이 매화꽃을 남겼다는 이야기처럼 시생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이 고초를 겪는 일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해량하십시오.”  “듣고 보니, 의심을 풀려다 근심을 사게 되었구려. 이제 노형의 본색을 알게 되었으니, 와중에도 천만다행이오. 첩지가 아니었다면 노형을 멍석말이해서 도방에서 내쫓을 법하였소. 그러나 산채에 남은 가솔이 지금까지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지 않소.”  “물론입니다. 그렇다고 산채 찾기를 단념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죽었든 살았든 시생의 눈으로 보기 전에 어찌 단념할 수 있겠습니까.”  “허 참, 의심을 풀려다 근심을 사게 되었소.”  “모두가 시생의 불찰입니다.”  “우리가 노형을 환난에서 구하고 난 뒤 며칠 지나지 않아서 우리 상단이 숙객으로 드나드는 샛재 숫막촌을 찾아와 동무의 행방을 수소문했던 운수납자가 있었는데, 그자가 스님으로 변복하고 행세하는 자였소. 혹시 짚이는 구석이 없소?”  위인이 잠시 생각에 잠기었다. 부러진 다리로 무리한 탓인지 간혹 얼굴을 찡그리고 입술을 깨물어 고통을 참기도 하였다.  “운수납자라니요? 그건 금시초문입니다. 소굴에서 땡추 한 놈인들 목격한 적이 없습니다. 운수납자를 가장했던 척후가 아니겠습니까. 시생을 눈밭에 유기하고 떠난 다음 어딘가 미심쩍어 시신을 찾아보러 되돌아왔던 게지요.”  “그들이 노형을 산비탈에 유기한 뒤 이틀 만에 다시 그 장소에 되돌아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굴이 그곳에서 눅게 잡아도 4, 50리 상거에 있다는 증거지요. 노형의 눈을 가리고 하루 밤낮을 끌고 돌아다닌 것은 가까이 있는 소굴의 정체가 탄로날 위험이 있기 때문 아니겠소. 적당들이 소굴의 정체를 숨기려 나름대로 계략을 쓴 것입니다. 끌고 다니면서 어느 장소에서 요절낼까 주저가 많았겠지요. 내왕이 번다한 길목에 노형의 시신을 버린 것은 십이령을 넘나드는 소금 상단에 대한 경고이고 위협이었소. 그러고 보면 일전에 목숨을 잃은 차인꾼의 시신을 굳이 끌고 간 연유도 알 법합니다. 십중팔구 그 시신을 십이령 가운데 있는 고개치까지 끌고 와서 유기할 것이 틀림없소.”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멀고 먼 십이령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멀고 먼 십이령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섶다리 아래로 끊임없이 들려오는 여울물 소리가 그윽하고 오묘했다. 그래서 호음교라 부르기도 하는 빛내골(小光里 혹은 召造院) 계곡 위를 가로지르는 행상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갑신년 2월 하순, 시절은 봄빛이라지만 아직은 여우도 눈물을 짜낼 만큼 맵고 짠 추위는 가실 줄 모른다.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의 벼랑을 정이나 자귀로 찍어 겨우 발 디딜 길을 낸 벼룻길(遷道) 역시 꽁꽁 얼어붙었고, 산기슭에 쌓인 눈도 녹지 않아 계곡을 가르는 여울물 소리 듣기는 이른 시절이었다. 눈밭 속으로 바라보이는 소나무둥치는 붓으로 찍어낸 듯 먹빛이었고, 방울나귀들이 벼룻길을 박차고 걸을 때마다, 눈의 무게로 휘어진 나뭇가지들에서 눈덩이들이 떨어져 벼랑 아래로 흩어졌다. 잎을 모두 떨궈 앙상한 활엽수 가지는 새벽바람에 오들오들 떨고 있다. 남쪽 산등성이에 남아 있는 잔설들을 바라보노라면, 흡사 은갈치떼가 산기슭을 따라 서 있는 소나무 가지들 사이를 요리조리 비켜가며 헤엄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겨울철에는 산속에 떨어진 열매나 갈잎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산양떼가 협곡을 가로질러 계곡으로 내려와 눈 속을 뒤지느라 정신이 없는데, 까마귀떼들은 눈 덮인 나뭇가지 사이를 요리조리 옮겨다니며 산양떼를 보고 지악스럽게 짖고 있었다. 일행은 밤마다 호랑이가 내려와 판자문을 긁는다는 빛내골 마방집에서 노루잠으로 눈을 붙이는 시늉만 하고 축시말(丑時末)에 일어나 채비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나귀들을 선머리에 세우고 발행한 지 한식경 남짓, 이마에 와닿을 듯 가파른 자드락길을 피가 짚신을 적시도록 걸음을 재촉하였다. 열서넛을 헤아리는 상단 일행들은 그래서 숨소리만 거칠 뿐 농을 건네는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일행은 신표를 지닌 부상들이 향도하고 있었지만, 짐바리를 장시까지 져다주고 삯전을 받는 차인꾼들도 섞여 있었다. 울진 해안에 흩어진 염전이나 흥부장에서 내륙의 현동 저잣거리를 거쳐 내성장시까지는 줄잡아 160여 리 상거에 내왕 행보에는 눅게 잡아도 8, 9일이 걸린다. 북에서 남으로 뻗은 백두대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십이령 내왕길에는 관원들의 숙소인 원집도 여럿이었다. 일행의 숙소참이었던 그곳 빛내골 숫막거리는 십이령 중에서도 가장 깊은 산속에 자리잡았다. 관원들이 묵는 원집이 있다지만, 일 년 열두 달에 도임하는 현령 일행이 한두 번 지나다닐 뿐 울적하리만큼 적막한 편이었고, 울진 포구 염전에서 현동과 내성장을 오가는 소금짐들과 고포 미역, 그리고 연안에서 거둔 염장품과 건어물 들이 열두 고개로 이름난 이 산협길을 분주하게 오갈 뿐이다. 십이령 고갯길 여기저기에는 샘수골, 시치재, 말래, 샛재, 저진터, 빛내골과 같은 숫막촌이 여럿이지만, 어느 숫막을 막론하고 해 질 녘에 찾아든 길손들에겐 끼니 값만 받을 뿐 봉놋방은 공짜로 내준다. 그래서 일행들 역시 숫막 울바자 곁에서 써늘하게 식은 새웅밥으로 겨우 허기만 모면하고 봉노에 끼어들어 노루잠으로 때운 것이었다. 외양은 잔망스러워 보잘것없었으나 걸음은 잽싼 네 필의 방울나귀 등에는 꽁꽁 묶어 잡도리한 시겟바리와 무명짐이 거북스럽도록 높이 실려 있다. 나귀들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걸음을 떼어놓을 때마다 자지러지는 듯한 워낭 소리가 가파른 벼랑길 아래로 따뜻한 봄날 나비떼처럼 흩어졌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걸음을 재촉하고 있으나, 언제나 그랬듯이 길은 예상보다 줄어들지 않았다. 내장조차 얼려놓을 듯 사정없이 옥죄고 드는 된추위가 너무나 혹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상단 일행은 나귀들과 더불어 쉴 참도 두지 않고 걷고 있었다. 문득 고개를 들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등성이를 타고 몰아치는 삭풍 속으로 희끗희끗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갈개치는 눈발이 귓불을 할퀴고 볼따구니를 때릴 때마다 깊고 깊은 오한이 오장육부를 타고 핏속까지 파고들어 뼈마디를 얼어붙게 한다. 고개를 쇄골 깊숙이 박고 시선을 내리깔고 발걸음을 옮겨놓지만, 옷깃 속으로 파고드는 서럽고 매서운 설한풍은 막을 길이 없다. 갈 길은 여명 속에 희뿌옇게 깔려 이수(里數)조차 짐작하기 어려운데, 감발 속에 감춘 발은 언제부턴가 돌덩이처럼 얼어붙었다. 그런데 맨 뒤를 따르는 나귀 등에는 작은 부담농 하나만 달랑 얹혀 있다. 자세히 보니 그 나귀는 걸음을 옮겨놓을 때마다 절뚝거리고 있는 절음난 나귀였다. 등에 짐을 실은 채로 앞장 선 암놈 궁둥이에 올라타려 하다가 앞굽 하나를 돌덩이에 짓찧긴 모양인데, 아주 으스러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동트기 전에 서둘러 발행할 만큼 여정이 다급한데 나귀 한 마리가 굽통을 다쳐 일행 모두의 심기가 불편하다. 사정이 그렇다 하더라도 숨죽이고 부지런히 걷는다면, 성황사와 비석거리가 있는 샛재까지 산길 30여 리는 아침 선반머리에 당도할 수 있을 것이었다. 샛재 들머리에 들어서면 깊은 산속인데도 여름에는 자지러질 정도로 차갑고,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오를 정도로 뜨거운 샘이 있어, 고갯길을 넘나드는 상단들이 부담을 풀고 요기를 하거나 유숙하고 떠나기도 하였다.
  • 오라, 강원축제…낚자, 겨울추억

    오라, 강원축제…낚자, 겨울추억

    “빙어축제, 산천어축제, 송어축제, 쉬리마을얼음마당, 눈축제, 꽁꽁축제…. 강원도의 겨울을 팝니다.” 한겨울, 강원 산골 지자체들이 지난 22일부터 내년 2월까지 겨울 축제를 잇따라 열면서 도시인들을 유혹한다. 물고기가 주제인 축제부터 눈과 얼음, 추위를 테마로 한 축제까지 다양하다. ●홍천강 꽁꽁축제… 얼음썰매·문화공연 새해 1월 4일부터 20일까지 17일 동안 청정 홍천강에서 열리는 ‘홍천강 꽁꽁축제’는 지난겨울 열린 황금송어축제를 종합 축제로 업그레이드하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 기존의 송어낚시 체험뿐 아니라 민속놀이와 눈얼음놀이, 포토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 기간 회센터와 얼음썰매, 얼음조각, 튜브봅슬레이, 바이크썰매와 닭갈비 식당 및 동아리 공연, 각종 이벤트도 펼쳐진다. 대형 스케이트장도 마련된다. ●인제 빙어축제… 빙어燈·얼음 조각 명물 겨울 축제 원조격인 인제 빙어축제도 ‘빙하시대 놀이천국’을 테마로 1월 19~ 27일 9일간 인제군 소양호 최상류 지역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소양호는 내설악의 차가운 북풍에 30~50㎝의 두꺼운 얼음벌로 변해 천혜의 겨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축제위원회는 30여가지 다양한 축제 놀이를 준비했다. 이색 겨울 풍경으로 방문객 눈을 놀라게 해 줄 대형 눈 조각은 물론 얼음 터널과 비상하는 빙어조형물, 얼음 숲 공원이 6000여개의 빙어등(燈)과 함께 전시된다. 빙어축제의 백미인 빙어낚시는 기본이다. 1월 5~27일 열리는 화천 산천어축제도 지난 24일 얼음낚시 예약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올겨울 산천어축제에는 ‘눈 위에서 즐기는 모든 것’을 주제로 스노펀파크, 아이스펀파크 등의 프로그램과 얼음나라 투명광장, 세계겨울도시광장 등의 다양한 볼거리로 꾸며진다. ●평창 송어축제… 맨손잡기·얼음 자전거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 오대천 일대에서는 22일부터 내년 2월 3일까지 44일 동안 송어를 테마로 한 ‘평창 송어축제’가 열린다. 2만 5000여㎡ 규모로 조성된 오대천 얼음낚시터에서 얼음 낚시와 송어 맨손잡기를 비롯해 눈썰매와 스노래프팅, 봅슬레이, 썰매, 스케이트, 얼음자전거 등의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주변 양떼목장과 눈꽃마을 등에서 승마와 개썰매 체험, 목장관광 등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몰릴 전망이다. ●태백산 눈 축제… 눈꽃산행·이글루 카페 겨울철 매서운 추위로 유명한 중부전선 철원 김화읍 화강 쉬리공원에서는 ‘화강 쉬리마을 얼음마당’축제가 열린다. 22일 시작해 내년 2월 3일까지 운영된다. 눈썰매, 송어 릴낚시 등의 체험행사 외에 섶다리, 볏짚 눈사람 등의 볼거리도 조성됐다. 대형 눈 조각, 눈꽃 산행 등으로 유명한 태백산 눈축제도 내년 1월 25일~ 2월 3일 10일간 강원 태백산도립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이 스무 번째다.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에는 대형 눈 조각이 전시되고 이글루카페, 눈 미끄럼틀, 얼음썰매장 등 체험 시설이 준비된다. 강릉 왕산면 대기마을에서는 내년 1월 13일부터 20일간 ‘백두대간 24 겨울축제’를 연다. 얼음·눈썰매 등 겨울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감자와 고구마, 가래떡 구워먹기 등 먹을거리 장터가 운영된다. 김남수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겨울이 즐거운 강원 지역을 찾아 재미있는 겨울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정선 아우라지 ‘섶다리’ 아시나요

    정선 아우라지 ‘섶다리’ 아시나요

    ‘아리랑의 발상지’ 강원 정선 아우라지강에 전통방식의 대형 섶다리가 만들어져 겨울 관광객 맞이에 나섰다. 정선군은 20일 처녀·총각의 애틋한 이별의 전설과 정선아리랑의 발상지로 알려진 아우라지강 상류 송천에 섶다리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수백년 전부터 마을주민들은 가금마을과 여량읍을 왕래하기 위해 해마다 겨울만 되면 솔가지와 흙으로 섶다리를 만들어왔다. 섶다리는 길이가 130m에 이르고 폭은 1.5m 규모다. 아우라지 섶다리는 해마다 초겨울 수량이 줄고 하천 폭이 좁아지는 시기에 Y자형 나무로 다릿발을 세우고 솔가지와 흙을 덮어 만드는 전통방식의 섶다리다. 아우라지강 풍광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 관광명소로 알려졌다. 섶다리는 다음 해 2월 홍수철에 대비, 철거될 때까지 겨울 동안 지역 주민의 통행로이자 관광명소가 된다. 주말이면 1000여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아우라지는 평창 대관령면에서 시작한 송천과 삼척시 하장면에서 흘러온 골지천이 합수되는 지점으로 정선아리랑의 발원지이자 유적지로 유명하다. .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여행가방]

    ●엠블호텔 블로그 오픈 기념 이벤트 엠블호텔 여수는 오는 30일까지 대명리조트 홈페이지(www.daemyungresort.com)를 통해 ‘엠블호텔 블로그 오픈 기념 이벤트’를 진행한다. 새로 오픈된 엠블호텔 블로그에 댓글을 달고 이벤트에 응모하면 엠블호텔 숙박권(5명), 비발디파크 스키월드 리프트권 등을 경품으로 준다. ●에버랜드, 크리스마스 특별 뷔페 오픈 에버랜드는 23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크리스마스 특별 뷔페 오리엔탈 샐러드 바를 운영한다. 카르보나라 떡볶이, 벨기에 와플 등 50여 가지 메뉴가 제공된다. 생맥주, 아이스크림 등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음료와 디저트도 갖췄다. 평일 1만 4900원, 주말 2만 1900원(이상 어른 기준). ●‘보라카이·세부 여행권 증정’ 이벤트 필리핀관광청은 12월 31일까지 세계적인 뷔페 레스토랑 토다이 코리아와 함께 ‘필리핀 여행권 증정’ 이벤트를 벌인다. 전국 토다이 11개 매장에 비치된 응모권을 작성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11명에게 보라카이, 세부 등의 여행권(3박 4일, 세금 및 유류할증료 별도)을 준다. ●키자니아 캐럴 스타 선발대회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는 12월 31일까지 캐럴 경연대회인 키자니아 캐럴 스타를 진행한다. 본선은 12월 22일 키자니아 극장에서 진행된다. 1등은 장학금 100만원, 2등과 3등은 각각 장학금 50만원, 30만원을 준다. 1544-5110. ●영월 다하누촌 쌍섶다리 문화축제 강원 영월 다하누촌이 23~25일 ‘2012 영월 다하누촌 쌍섶다리 문화축제’를 연다. 다하누촌 중앙광장 내 본점 앞 행사장에서 구매 고객 전원에게 김장용 무와 무청을 무료로 나눠 준다. 떡갈비 반값 행사도 진행된다. 동강시스타 등 다하누촌 지정 숙박업소의 영수증을 가져 오면 10% 할인된다. ●아난티클럽, 독일 와인 디엘 론칭 경기 가평의 아난티클럽서울은 독일 최고의 와이너리 브랜드 ‘디엘’을 출시했다. 스파클링 와인 ‘디엘 리슬링 젝트 브뤼 2007’과 화이트 와인 ‘디엘 도르티야이머 골드로호 리슬링 수패트레제 2011’ 등이 포함됐다. (031)589-3305.
  • “자연과 빛이 빚어낸 고장…지구촌 환경보전 메신저로”

    “자연과 빛이 빚어낸 고장…지구촌 환경보전 메신저로”

    전북 무주군은 아름다운 자연과 천혜의 비경이 어우러진 맑고 푸른 고장이다. 주변의 자치단체는 환경을 테마로 친환경적인 생태계가 살아 숨쉬는 고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연간 750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해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사계절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오는 3일부터 11일까지 전통공예테마파크 등 무주군 일원에서 열리는 ‘제15회반딧불 축제’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홍낙표 무주군수를 31일 만났다. →무주의 강점은 무엇인가. -맑고 깨끗함이 생명이다. 때문에 첫째도 환경, 둘째도 환경이다. 우리 군은 자연과 사람을 함께 지키기 위해 일찍이 ‘무주환경 선언문’을 제정했다.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의 보전을 위해 모든 군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군도 환경에 기반을 둔 ‘로하스 군정’을 실현하고 있다. →반딧불 축제를 매년 개최하는 까닭은. -반딧불이는 깨끗한 자연에서만 살아가는 환경지표 곤충이다. ‘무주 일원의 반딧불이와 그 먹이 서식지’는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됐다. 반딧불이가 살고 있는 무주의 청정 환경을 보전하고 가치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민간 주도로 지역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전략축제’가 되도록 하겠다. →다른 지역축제와 차별화된 특징은. -우리나라 대표 ‘환경축제’로 13년째 국가지정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주민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관광객들에게는 재미와 추억을, 지역주민들에게는 참여와 소득을 선사할 것이다. 섶다리, 낙화놀이, 디딜방아 등 무주군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지역문화축제’, 지역의 대표 농·특산물을 소비자와 연결해 소득을 높이는 ‘소득축제’로 자리 잡았다. →축제의 기대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 연계 방안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반딧불 축제를 찾고 있다. 지난해에도 65만명이 찾아와 성황을 이루었다. 축제는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효과보다 무주를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간접적인 효과가 더 크다. 반딧불 축제가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면서 무주군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가 동반상승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다른 축제에서는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은. -캄캄한 밤에 반딧불이를 찾아 떠나는 신비 탐사가 축제의 하이라이트이다. 낮에 반딧불이 서식지를 미리 둘러보는 반디마실길을 찾는 것도 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남대천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낮에도 반딧불이 발광 모습과 생태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반딧불이 주제관, 희귀곤충과 열대식물, 별자리 등을 관찰할 수 있는 반디랜드 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축제와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관광자원은. -구천동 33경을 비롯해 덕유산, 적상산 등 천혜의 명소가 즐비하다. 곤충박물관, 자연학교, 식물원, 천문대, 생태자연학습장 등 체험관광을 할 수 있는 시설도 다양하다. 무주양수발전소 작업터널로 사용되던 곳을 리모델링해 만든 머루와인 동굴도 꼭 들러 보라고 권하고 싶다. 머루와인의 숙성과정을 직접 살펴보고 시음도 할 수 있다. →축제 발전 방향과 지역개발 구상은. -무주군은 그동안 모두가 부러워하는 자연과 ‘인문환경’을 토대로 관광무주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1000만명이 찾는 국제휴양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읍·면도 지역 특색에 맞게 개발된다.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는 무풍면은 녹색성장거점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태권도공원이 들어서는 설천면은 브랜드관광거점으로, 산머루 주산지인 적상면은 산머루클러스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안성면은 천마클러스터, 부남면은 금강종합레포츠타운과 오토리조트로 특성화시킬 예정이다. 무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경북 안동포 마을

    경북 안동포 마을

    경북 안동은 뜨겁습니다. 여름철 무덥기로 치자면 어느 지역에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뜨거운 곳이지요. 이 뜨거운 여름, 안동의 아낙들은 안동포를 만듭니다. 아주 오래전엔 나라 안에서 가장 유명한 옷감 소재 중 하나였지요. 그런데 왜 하필 가장 뜨거운 시기를 골라 안동포를 만드는 걸까요. 만드는 과정에서도 불을 이용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공교롭게도 안동포의 원료가 되는 대마(大麻)를 수확하는 시기가 이맘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동포전시관에 가면 한겨울에도 베틀에서 삼베를 뽑아내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마를 베고, 그것을 삶아 안동포를 만드는 실제 장면은 이때 아니면 볼 수가 없습니다. 답사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제쳐두고 안동으로 모여드는 것도 바로 이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입니다. 필경 사라져 가는 것들을 추억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와중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을까요. 또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을까요. 어쩌면 이 세대 이후 사라질 수도 있는 것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다면 불볕더위라도 능히 견딜 수 있겠습니다. 임하면 금소리 안동포마을에 들어서면 시간이 연속성을 잃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세월의 자취 오롯한 옛집이며, 시간이 더께로 쌓여 있는 묵직한 돌담 등이 방문객의 시계를 오래전 한때로 고정시켜 버린다. 어느 것에서도 처음 지을 때 외에는 인위가 보태진 흔적이 없다. 옛집 사이사이 현대적인 집들이 섞여 있는 것은 눈엣가시. 안동포마을에서는 여느 시골 동네와는 다른, 매캐한 냄새가 난다. 안동포의 재료인 대마를 삶는 냄새다. 간혹 일부 연예인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대마초 사건으로 신문지면에 오르내리곤 하는, 바로 그 식물이다. 이곳에서 ‘안동포 짜는 집’을 물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다. 집집마다 안동포를 짜기 때문이다. 아무 집에나 들어가도 ‘안동포 짜는 집’이다. 안동포를 만드는 과정은 여름보다 뜨겁고, 막노동보다 고되다. 우선 대마는 기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안동포짜기 무형문화재 우복인(80) 할머니 말에 따르면 잎이 떨어지거나, 옮겨 심을 경우 딱 그 상태에서 성장을 멈춘다고 한다. “예전에 한 개구쟁이(대마 피우려고 밭을 망치는 사람을 일컫는 말)가 대마를 훔쳐가다 경찰에 걸렸어. 곧바로 그 자리에 다시 심었는데 죽어 버렸어. 비오는 날이면 개구쟁이들이 대마밭에서 미친듯이 뛰어다니기도 해. 그러면 그해 대마 농사는 끝장나.” 대마는 보통 3월 말이나 4월 중순에 파종한다. 80~90일이 지난 6월 말이나 7월 초가 되면 2m 이상 자라는데, 이때 수확해 가마에 넣어 삶는다. 이 과정을 ‘삼굿’이라고 한다. 예전엔 돌을 달궈 그 위에 대마를 얹고 삶았으나, 요즘엔 철제 화덕 위에 물을 넣고 대마를 얹은 뒤 수증기로 삶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가 하필 장마철이란 것. 대마가 젖은 채 있으면 썩기 때문에 삶자마자 말려야 하는데, 비가 오면 걷고, 날이 궂으면 선풍기로 말려야 하는 등 손이 여간 많이 가지 않는다. 원래 흰색이었던 대마는 이 과정을 거치며 점차 붉은 빛깔을 띠게 된다. 1주일가량 말리기가 끝난 대마는 작업하기 하루 전 물에 담근다. 벗기기 편할 정도로 껍질이 흐물흐물해지면 삼톱으로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 과정은 ‘바래기’라 불린다. 바래기가 끝나면 껍질을 가늘게 찢어 한 올 한 올 뽑는다. ‘삼째기’다. 자장면 면 뽑듯, 손톱을 이용해 대마 껍질을 절반씩 분리해 나가는데, 어찌나 빠르고 정교한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당연히 손끝은 말할 수 없이 아리고, 손톱은 자랄 틈이 없다. 이렇게 갈라진 삼베 가닥 80개를 ‘세’라고 부른다. 가장 촘촘한 것은 15세. 길이 55㎝, 폭 35㎝ 1자가 1200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길이 22m짜리 15세 1필(40자)은 무려 1000만원이 넘는단다. 다음은 ‘삼 삼기’다. 삼베 가닥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실 꼴 때는 침을 발라. 맨허벅지에 대고 문질러 꼬는데 입술은 다 갈라지고, 허벅지는 껍질 벗겨져 화끈거려. 안동포는 그래서 기계로 못 짜.” 우 할머니의 설명이다. 삼베 가닥이 22m로 연결되고 나면 ‘베매기’를 해준다. 가닥 양 끝을 고정시킨 뒤 좁쌀로 만든 풀에 된장을 섞어 바른다. 그래야 실에 끈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실에 열을 가해주는 것도 필수적이다. 참숯 위에 재를 얹어 은은하게 불을 쐬어 준다. 이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친 삼베를 베틀에 올려 짜내면 시원하기 이를 데 없는 옷감, 안동포가 된다. 워낙 바람이 잘 통해 ‘마포(麻布)바지 방귀 새듯’ 한다던가. 보통은 7~8세, 10세 이상은 아주 고운 베로 친다. 가격도 세 숫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안동포마을 주민들은 그러나 안동포가 수의(壽衣)로만 알려진 것이 못내 불만이다. 우복인 할머니는 “신라시대에는 화랑도의 옷감을, 조선시대에는 궁중 진상품을 만드는 등 100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을 주민들도 안동포에 치자 염색을 해 다양한 빛깔의 옷감을 만드는 등 이미지 변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마을 위쪽 개울가엔 지하수가 나오는 파이프가 설치돼 있다. 시원한 물로 더운 목을 축여도 좋겠다. 물맛이 좋은 데다 상온에 오래둬도 변질되지 않아 먼 타지역에서 물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곧잘 눈에 띈다. 나스페스티벌(www.nasfestival.com)은 ‘사라져 가는 것들, 잊혀져 가는 것들’의 저자 이호준과 함께하는 ‘사라져 가는 것들 답사여행’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우수 여행상품으로 추천인증을 받은 상품이다. ‘사라져 가는 것들’은 서울신문 기자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저자가 전국을 발로 뛰며 옛 문화유산들을 기록한 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추천 올해의 교양도서에 선정되는 등 감성 에세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나스페스티벌은 안동포마을 답사여행에 이어 30일 강원도 영월을 찾아간다. 동강축제 첫날인 이날 동강 둥글바위 변 둔치에서 1년 중 한번만 이뤄지는 뗏목 제작 과정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 그리고 뗏목을 물에 띄우는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8월 강원 정선 백전리 물레방아, 9월 충남 서천 한산 모시길쌈, 10월 경북 예천 외나무다리와 삼강주막, 11월 강원 정선 등의 섶다리, 12월 돌담·사립문·당산나무 등 전통 문화 유산들을 연이어 찾아갈 예정이다. 어른 4만원, 어린이 3만 5000원. (02)336-7722. 글 사진 안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서안동 나들목→35번 국도 영덕방향 우회전→안동대학교→길안 방향→금소교 좌회전→안동포마을. andongpo.invil.org, 822-1112. 시내버스는 안동역 옆에서 28번 버스를 타면 된다. →잘 곳: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부근에 민박집이 몰려 있다. 강변민박(853-2566), 식당과 민박을 함께하는 하회식당(853-3786), 병산민속식당(853-2589) 등이 그중 알려져 있다. 3만원선. 고택 체험으로는 수애당(822-6661)과 농암종택(843-1202) 등이 유명하다. 4만~6만원 부터. →맛집:‘원조’ 안동찜닭을 맛보려면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의 목성교 구시장을 찾아야 한다. 중앙통닭(855-7272) 등 닭찜집들이 몰려 있다. 2만원선. 안동댐 월영교 부근에는 까치구멍집(821-1056) 등 헛제삿밥집이 몰려 있다. 6000~1만원.
  • 북한산 둘레길 63㎞ 만들어 샛길 없앤다

    북한산 둘레길 63㎞ 만들어 샛길 없앤다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북한산국립공원이 등산객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한산을 찾는 탐방객은 한 해 865만 3000명(지난해 기준)으로 국립공원 전체 탐방객의 25%를 차지한다. 30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북한산의 지정된 등산로는 75개 165㎞지만, 샛길은 365개 222㎞에 달한다. 수도 서울 가까운 곳에 국립공원이 있다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고 자랑할 만한 자연자산이다. 공단은 시름하는 북한산을 지키기 위해 둘레길 조성과 탐방문화 개선 캠페인 등 보전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탐방문화 수직에서 수평으로 전환 유도 북한산 탐방객들은 대다수가 산기슭을 타고 백운대나 인수봉, 만경대 정상까지 올라가는 노선을 택한다. 많은 탐방객들이 정상을 향해 오르다 보니 수많은 샛길이 생겨났다. 공단은 이 같은 수직탐방 문화를 바꾸기 위해 2012년까지 북한산 저지대 주변에 둘레길 63㎞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13개 구간으로 이루어지는 둘레길은 산림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마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올해 초 북한산공원 관리사무실인 수유분소에서 보광사를 거쳐 우이동 솔밭공원으로 이어지는 3.4㎞ 시범구간이 조성돼 개방됐다. 순례길로 이름 붙여진 북한산 둘레길 시범구간은 많은 사람이 찾아 새로운 탐방문화를 만끽하고 있다. 지난 주말 개방된 북한산 둘레길 시범구간을 둘러보기 위해 수유리 공원관리 분소를 찾았다. 둘레길은 웅장한 북한산 밑동에 소로를 따라 만들어졌다. 코스마다 지루함을 덜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이정표들도 눈길을 끈다. 흙길과 나무계단, 때론 돌계단과 밧줄도 만나게 된다. 숲과 나무 한 그루도 다치지 않고 꾸불꾸불 이어진 오솔길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마저 느끼게 한다. 산속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개울물 소리는 잠시 지친 발걸음을 멈춰서게 한다. 계곡을 이어주는 아치형 나무다리도 있다. 대동교라고 이름 지은 교각은 주변 경치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했다. 특히 수유계곡에서는 소나무 가지 등으로 엮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섶다리를 만나게 된다. 그 위를 걷다 보면 산골마을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둘레길에 쉼터·체육시설·야영장 조성 북한산 둘레길 시범구간을 탐방하려면 지하철 4호선 수유역 1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강북 1번)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종점까지 10여분 걸린다. 종점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 수유분소를 조금 지나면 순례길이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안내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우이동 솔밭공원까지 이어진다. 둘레길 3.4㎞ 시범구간을 걷는 데는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공단은 수유리 순례길 시범구간을 포함, 서울 북쪽 북한산 외곽을 도는 둘레길 38㎞를 오는 7월 말까지 조성해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 길은 김신조 루트로 묶여 지난해 41년 만에 개방된 우이령길에서부터 시작돼 정릉∼평창동∼은평뉴타운∼북한산성~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거쳐 다시 우이령길로 이어진다. 둘레길에는 탐방 안내소를 비롯해 쉼터, 체육시설, 장애인 산책로, 야영장 등 탐방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2012년까지 경기 고양·의정부·양주시 관내 북한산 25㎞ 구간에도 둘레길을 추가 조성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산국립공원을 에워싸는 총 63㎞의 둘레길이 완성된다. 사업비는 1차 사업에 40억원, 총 300억원이 들며 모두 공단에서 부담하게 된다. 북한산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탐방객 분산과 무분별하게 생긴 샛길을 없애는 것이 급선무다. 따라서 둘레길 조성사업은 탐방문화 개선과 샛길을 봉쇄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북한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고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1차로 진행되는 38㎞ 둘레길이 완성되면 365개의 샛길 가운데 162개는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강북구 삼각산 순례길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강북구 삼각산 순례길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강북구에는 순례길이 있다.’ 서울 강북구 삼각산은 백두·금강·묘향·지리산과 함께 오악으로 꼽힌다. 순례길은 삼각산을 끼고 도는 3.4㎞ 구간에 걸쳐 있다. 아직은 미완성이다. 그럼에도 순례길은 등산로 곳곳에 유적지와 문화재 등이 산재해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통일교육원 입구서 시작 삼각산 순례길은 통일교육원 입구에서 시작된다. 초행길인 방문객을 위한 배려가 엿보이는 동반자 같은 표지판이다. 이어 졸졸 흐르는 대동천 물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인간이 만든 소리가 아닌 자연이 빚어내는 음악이 곳곳에서 재잘거린다. 지난가을 화려한 삶을 마감한 나뭇잎들이 수북이 쌓인 숲길을 거닐고, 띄엄띄엄 만나는 목재다리를 건너고, 두메산골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섶다리와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 길에서는 유난히도 굴곡 많은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삼각산 자락엔 일제 치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대한 독립의 정당성을 알리고 장렬히 산화한 이준 열사를 비롯해 3·1운동을 주도한 의암 손병희 선생 등 우리나라 독립과 건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묘역 16기가 흩어져 있다. 안내를 맡은 이중인 강북구 테마공원기획단 주임은 “이곳에 안장된 애국지사 16명은 모두 건국훈장을 받았으며, 대부분 국민장이나 사회장을 치른 애국지사들”이라면서 “4·19민주묘지와도 가까워 청소년들이 애국지사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시대정신을 배우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4·19 민주묘역이 한눈에 보광사에서 조금 내려오면 4·19민주묘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다다른다. 전망데크에 서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숙연해지는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순례길의 끝자락엔 솔밭공원(보광사 입구)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 지친 다리를 쉬게 해도 좋다. 서울에서 유일한 평지형 소나무 군락지로 100여년생 소나무 1000여그루가 집단 자생하고 있다. 순례자의 쉼터 같은 곳이다. 구는 올해 안에 솔밭공원부터 손병희 선생 묘역까지 2.2㎞ 등 모두 6.2㎞ 순례길을 추가로 조성한다. 산행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줄 먹을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우리콩 순두부집(995-5918)에서 먹는 순두부와 콩비지 정식(각 6000원)은 사찰음식처럼 정갈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산골마을 전통유물·자생식물 관광자원화

    ■ 화천군 -괘종시계·원두막 등 상품화 추진 산골마을 강원 화천군이 대장간·다방·섶다리·원두막 등 사라지는 옛 전통 생활 유물을 관광자원화하고 나섰다. 군은 급속한 산업화로 사라지고 있는 장소나 기억·소품 등을 발굴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새달부터 화천 소식지 등에 홍보해 지역내 소재한 소중한 지역 전통 유물찾기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강마을 사람들의 유일한 통로인 섶다리, 사라져 가는 원두막, 대장간, 보리밭, 돌담, 초가집, 장독대, 물레방아, 다랑논, 등잔, 손재봉틀, 괘종시계, 이발관 등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는다. 화천지역에는 수공 대장간과 1970년대 다방, 소를 이용한 농사법 등이 아직까지 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빠른 산업화로 사라지고 있는 소중한 옛날 기억과 장소 소품 등을 찾아내 데이터 베이스화 하기로 했다.”며 “산천어축제 등 축제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 등을 거쳐 경쟁력 있는 유물들에 대한 구체적인 상품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양구군 -DMZ 야생화원·산림습지원 조성 접경지 양구군에 국립 DMZ 자생식물원이 들어선다. 산림청은 양구군 해안면 만대리 일원 152㏊에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DMZ 일원의 식물 조사와 수집, 자원화를 위해 조성하는 국립 DMZ 자생식물원의 설계를 지난해 마쳤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 토지 보상을 하고 사업을 착공해 오는 2013년까지 완공한 후 2014년 개원할 계획이다. 국립 DMZ 자생식물원에는 희귀·멸종위기·특산식물 전시원을 비롯해 생태습지원, 북한식물전시원, DMZ 역사광장, 북방계식물 전시원, DMZ 야생화원, 국제연구센터, 산림습지원, 이끼원, 암석원 등이 들어선다. 군은 DMZ 자생식물원이 조성되면 한반도 북방계 자생식물 및 국제 산림생태환경 연구의 메카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관광지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천·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환경플러스] 북한산 순례길 3.4km 11일부터 개방

    [환경플러스] 북한산 순례길 3.4km 11일부터 개방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북한산국립공원 자락을 따라 걸으면서 자연과 문화,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둘레길 일부 구간의 조성공사를 완료하고 11일부터 개방한다고 밝혔다. 북한산둘레길 가운데 개방되는 구간은 성재 이시형 선생 등 16기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있는 곳과 우이동 솔밭공원을 연결한 3.4㎞로 애국심을 고취하자는 취지에서 ‘순례길’이란 이름을 붙였다. 순례길은 물길·숲길·흙길 산책로 등의 테마로 구성했다. 물길 산책로는 자연친화형 섶다리, 목교량, 전망데크 등을 정비해 수유계곡 내 주변경관과 수서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숲길 산책로에는 자연친화형 흙포장, 운동시설을 갖췄고, 흙길 산책로는 맨발 흙길 등 각종 체험시설을 구비했다. 공단은 북한산 둘레길 시범사업 구간 개방으로 수직적인 탐방로가 저지대 수평적 탐방형태로 변화돼, 생태경관 훼손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장애인이나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편의 제공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 [길섶에서]다리/노주석 논설위원

    청계천은 상행선보다 하행선이 좋다. 사람들은 대부분 광화문에서 종로 쪽으로 내려가다가 중간에 되돌아 가거나, 동대문 못미쳐 지상으로 올라가 버린다. 청계천을 좀 아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청계천의 참맛은 중랑천과 합류하는 지점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미는 살곶이 다리다. 광통교에서 비롯된 청계천의 전설이 대단원을 맺는다. 다리 옆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다시, 옛 다리를 건너다’라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다리만 20년 넘게 찍어온 사진작가 최진연씨의 작품전이다. 옛 다리의 고즈넉함이 산책을 끝낸 다리의 피곤함을 씻어준다. 다리마다 사연이 가득하다. 창원시 대산면 주남마을 주남돌다리와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홍천섶다리의 정취는 건너보지 않으면 모르는 ‘무엇’이 있다. 경남 창녕군 영산면의 영산 만년교는 또 어떠한가. 보물 564호로 지정된 귀하신 몸이다. 다리는 단순히 길과 길을 잇는 교통로가 아니다. 또 한해가 기운다. 마음의 다리부터 닦아야겠다. 정갈하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여행가방]

    ●한화리조트, 사이판 월드리조트 인수 한화리조트가 본격적인 해외 리조트 시대를 열었다. 한화리조트는 8일 사이판 수수페 지역 해안가에 위치한 월드리조트를 290억원에 인수했다고 9일 밝혔다. 부지 면적 4만 2900㎡에 지상 10층, 총객실 261실 규모의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특급리조트. 특히 사이판 최고로 평가받는 워터파크 ‘웨이브 정글(Wave Jungle)’은 2m 높이의 파도가 몰아치는 파도 풀장을 비롯, 6가지 색다른 풀장과 워터슬라이드, 스릴 만점의 블랙홀 등 다양한 놀이시설이 자랑이다. 인천공항에서 4시간, 사이판 국제공항에서는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등 지리적 이점도 많다. ●다문화가족 초청 문화공연 한국관광공사는 18일 다문화가족 초청 문화공연 행사를 연다. 미술과 무대의 만남 ‘드로잉 쇼’, 대표적인 한류상품 ‘비보이 공연’ 등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관광공사 직원들로 구성된 6인조 밴드 ‘관광버스’ 공연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 뒤 다과회에서는 이참 관광공사 사장과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참가신청은 11일까지 고객만족경영팀(02-729-9623)에서 받는다. 선착순 120명 마감. ●다하누촌 얼음육회 축제 강원 영월 다하누촌(www.dahanoo.com)은 19일 ‘얼음육회 축제’를 연다. 이 지역 14개 펜션을 최고 53% 할인받을 수 있는 ‘펜션DAY’와 호랑이묘·쌍섶다리의 전설이 있는 올레길 투어, 한우사골 전국 최저가 장터 등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다하누촌 관계자는 “한우사골을 100g당 1400원에 판매하는 장터에서는 이보다 싼 곳이 있을 경우 차액의 10배를 보상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는 기념품과 무료시식회 참여의 혜택도 받는다. ●쿠폰 가져오면 1일 프리 패스 제공 타이완관광청은 11월 출간된 ‘타이베이 프렌즈’에 첨부된 쿠폰을 갖고 서울사무소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1일 프리패스(Freepass) 교통카드와 무료 온천입욕권을 준다. 관광청은 또 곧 탄생할 400만번째 관광객에게는 40만 타이완 달러(약 1500만원)짜리 현금카드와 기념품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여행경비 최고 30% 할인 12월 특가 혜택 넥스투어(www.nextour.co.kr)는 4주 동안 매주 다른 패키지 상품을 최고 30%까지 할인하는 ‘12월 절대특가 혜택’ 이벤트를 벌인다. 새해 1월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오사카 3일 자유여행’(33만 2000원·21% 할인) 등 인기 여행지가 포함된 서로 다른 5~6개의 상품을 매주 특별한 가격으로 선보인다. (02)2222-7889.
  • 休~ 올여름 영월로 떠나요

    休~ 올여름 영월로 떠나요

    아~.” 드디어 ‘하늘’이 열렸다. 그리고 신음인 듯, 탄성인 듯 짧은 소리들만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왔다. 구름이 엷게 깔렸지만 밤하늘에는 북두칠성, 북극성, 토성 등 별자국이 또렷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도시의 형광등, 백열등 불빛에만 의존해 왔던 타락한 시력이었지만 무더기로 빛나고 있는 별을 찾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별이 주황색, 초록색, 흰색 등으로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는, 책에서만 보던 사실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북두칠성 7개 별 중 손잡이 쪽 끝에서 두 번째 별이 사실은 2개임도 선명히 볼 수 있다. 북두칠성은 ‘북두팔성’이었다. 파천황(破天荒)의 순간이다. 강원도 영월군 봉래산 799.8m 꼭대기에 있는 별마로 천문대의 개폐식 지붕이 열리면서 나타난 풍경들이다. 이곳에서는 이렇게 매일 저녁이면 세 차례(저녁 8시, 9시, 10시)씩 많은 사람들이 맨눈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천체망원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순수와 영원으로의 별잔치가 펼쳐진다. 30분간 시뮬레이션 별자리 강의를 듣고, 나머지 30분은 진짜 별을 볼 수 있다. 여름밤에 보는 별은 더욱 선명하다. 별과 자연은 영월 여행의 키워드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방향으로 가다가 만종 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30분 남짓 향하다가 영월 쪽으로 빠져나왔다. 신림 나들목(88번 국도)도 좋고, 제천 나들목(38번 국도)도 좋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보니 멀쩡히 잘 나오던 라디오 음악 FM이 지직거리기 시작했다. 주파수를 이리저리 돌려 보니 들쑥날쑥한 음질의 방송만 나오질 않나, 엉뚱한 중국방송이 섞이질 않나, 깨끗한 방송은 잘 잡히지 않는다. 강원도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신호다. 실제로 온통 산이다. 영월 길 위를 차로 달려 보라. 산모퉁이를 돌아들면 또 다른 산모퉁이가 버티고 있다. 사람 사는 집 서너 곳이 모여 있나 싶으면 또다시 산이 떡하니 나타난다. 산자락 아래 평평한 곳이면 겨우 손바닥만 한 땅일지라도 한 구석에 집 짓고 밭 일궈온 이곳 옛 사람들의 신산하고 강퍅한 삶이 떠올라 가슴이 막막해진다. 하지만 대대로 사람을 힘들게 했던 산간오지의 때묻지 않은 자연은 이제 하나의 축복이 됐다. 청정무구 영월에 와서 래프팅만 하고 간다면 진짜배기 영월은 보지 못하고 가는 셈이다. ●영월 사람들이 감춰놓고 즐기는 곳 주천강 한 자락에 자리잡은 요선암(邀僊巖)과 요선정은 그 대표적인 예다. 주천강은 서강의 최상류이다. 서강은 다시 동강과 만나 남한강으로 흐르게 된다. 동강이 래프팅 등으로 때만 되면 몸살을 앓는 데 반해 서강의 윗물인 주천강의 요선암은 영월 10경에 꼽히면서도 한 구석에 꼭꼭 숨겨진 탓인지 사람의 손때가 거의 묻지 않았다. 요선암 주변의 바위를 보면 더러는 엉덩이가 꼭 낄 정도로 조그맣게, 더러는 넉넉히 몸 담그면 좋을 법하게 널찍한 모양으로 곳곳에 널려 있다. 완만하게 굽이쳐 흐르는 물결과 두툼한 바위가 힘겨루기를 한 끝에 만들어진 복스러운 바위들은 주천강 요선암 주변에 떡두꺼비처럼 넙죽 엎드려 있다. 요선암은 조선시대의 문인 양사언(1517~1584)이 이곳 경치에 반해 ‘신선이 놀고 간 자리’라는 뜻의 요선(邀僊)이란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주천강과 요선암의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는 바로 요선정이다. 주천면에서 88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수주면으로 들어선 뒤 법흥사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보일 듯 말 듯하게 ‘요선정, 미륵암’ 표지판이 있다. 미륵암까지 차를 타고 가서 뒤쪽 숲길로 100m 남짓 올라가면 요선정이다. 뒤편으로 난 숲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요선정이 나온다. 정자 앞에는 소박한 형상으로 마애여래좌상과 석탑이 있다. 요선정은 조선시대 숙종과 영조, 정조가 어제시(御製詩)를 남겨 놓았다. 정말 재미있는 것이 마애불이다. 턱없이 길쭉한 상체는 황금비율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나름 근엄한 표정의 불상이지만 고개를 살짝 치켜든 채 눈을 감은 듯 뜬 듯 앉아 있는 모습은 뭔가에 심술이 나서 뾰로통한 것 같다. 고려시대 지방의 한 장인이 만들었다고 하는데 당시 것으로서는 유례가 별로 없는 마애불이라고 한다. 조형미에 대한 감탄보다는 장난을 걸고 싶은 느낌이 들 정도의 친근함과 소박함이 매력이다. 불상 뒤편으로 돌아서면 굽이굽이 돌아가는 주천강을 발 아래 내려다볼 수 있는 절벽이 있다. 여름 한철에도 잘 붐비지 않아 이름 그대로 ‘신선 놀음’에 맞춤이다. ●그래! 한우 먹자 영월을 찾는 이들이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곳이 바로 다하누촌이다. 한우직거래의 새 지평을 연 곳이다. 2007년 8월 문을 연 뒤 늘 한산하기만 하던 주천면 섶다리마을을 사시사철 아이들 소리, 사람의 시끌벅적함으로 채운 일등공신이다. 여름, 겨울 성수기때면 마치 영월 필수 방문코스인 듯 하루에도 수천명이 찾아와서 한우를 먹고 가고, 싸들고 간다. 다하누촌 영업방식은 익히 알려진 대로다. 부산 자갈치시장이나 서울 노량진시장에서 횟감 사들고 식당 찾아가 밥값, 차림비용 내고 회를 먹는 식이다. 100% 보장하는 한우 생고기가 300g에 8000원부터 시작하니 저렴함은 말할 것도 없다. 다하누 간판을 달고 있는 식당 30여곳 중 하나로 찾아가면 된다. 차림 비용은 한 사람당 2500~3000원이다. 특히 매력적인 점은 식당에 가면 상추, 깻잎, 고추 등 일반적인 쌈 채소는 물론이고 곤드레, 산뽕잎, 곰취 등 깊은 산속에서 뜯은 웰빙 야채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하누촌의 또 다른 미덕은 바로 매달 마지막 주말에 열리는 ‘이벤트 프로그램’이다. 이벤트 내용에 따라 달라지지만 100원에 한우 한 근을 사갈 수 있는 등 턱없이 싼 값으로 한우를 팔거나 경품으로 내놓는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지난 5월 ‘제2 다하누촌’으로 문을 연 김포에서도 섶다리마을과 마찬가지의 이벤트 행사를 벌인다. 영월까지 가기 멀다면 강화도 가는 길에 있는 김포를 들러도 마찬가지다. 관련 문의 1577-5330. 아, 다하누촌에는 또 다른 명물이 있다. 멸종 위기에 놓이며 천연기념물 지정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제비가 다하누촌 본점 처마 밑을 비롯해 섶다리마을 곳곳에 너무도 흔하게 둥지를 틀고 있다. 새끼 제비들의 지지배배 노랫소리가 한우 사러 들어가는 배고픈 이들의 발걸음을 잡아세우곤 한다. 역시 청정무구 영월이다. 다하누촌이 아니라면 딱히 먹을 거리가 없다. 대신 영월읍 복판에 있는 서부아침시장통에 가면 올챙이국수와 메밀전병, 보리밥, 순대국밥 등 소박한 먹거리가 지천이다. 또한 흔히 먹는 곤드레나물밥과 달리 곤드레를 끓여서 먹는 곤드레국밥은 영월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로 과음 뒤 해장에 딱이다. 영월읍 리버가든(033-375-8804) 등에서 내놓고 있다. 날짜를 잘 따져본 뒤 덕포 5일장(4, 9일)과 주천 5일장(1, 6일)에 맞춰 가게 되면 장터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글 사진 영월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양평 ‘황순원 소나기 마을’ 개장

    ‘…소년은 갈림길에서 아래쪽으로 가보았다. 갈밭머리에서 바라보는 서당골 마을은 쪽빛 하늘 아래 한결 가까워보였다.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간다는 것이었다.’ 황순원(1915~2000)의 소설 ‘소나기’는 절제된 감정과 여백의 미학, 정련된 문장 속에 짙게 뿌려놓은 애잔함으로 전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국민 단편소설’이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1959년도에 쓰여졌음에도 50년의 세월을 건너뛰며 한결같이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소나기’에 나온 ‘잔망스러운 어린 것들’의 이미지가 경기도 양평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에 ‘황순원 기념문학관’을 비롯해 징검다리, 섶다리 개울 등 소설 속 무대를 재현한 체험장, 산책로 등을 갖춘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이 만들어져 13일 오후 2시 개장식을 갖는다. ‘소설 속 배경’인 양평군과 황순원이 23년간 교수로 재직한 경희대가 2003년 소나기마을 자매 결연을 맺은 뒤 6년 만에 이뤄낸 문학테마파크다. 문학관에는 황순원의 유품 90여종을 전시하는 3개의 전시실 등 지상 3층으로 지어졌고, 4만 3410㎡(1만 31131평)의 넓은 땅에 인공적으로 소나기를 뿌려주는 소나기 광장을 설치하는 등 자연 속의 문학공원을 이루고 있다. 이날 행사는 개장식 식전행사로 경희대학교 응원단,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중창단, 요들송 인기 가수 초청 공연이 있고 이어 본 행사에서 감사패 증정, 현판식 테이프 커팅이 있고 문학관 전시장 관람이 있을 예정이다. 행사 중간에는 원작을 토대로 한 ‘창작 오페라 소나기’ 중의 ‘소나기 이중창’(김수미, 임유라) 공연이 진행된다. 또한 이날 개장식 행사와 함께 전국의 초·중·고교생이 백일장과 그림 대회에 참가하는 제6회 황순원문학제가 열린다. 지난달 말까지 황순원사이버문학관에 사전 접수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 대상에는 상금 100만원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시상하며, 그림 대상에도 상금 100만원을 시상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개구리 축제’ 들어보셨어요

    “한겨울 개구리 요리 맛좀 보실래요.”강원 홍천군 서석면 주민들이 한겨울 추위를 녹일 이색적인 개구리 축제를 올해 처음으로 연다. 서석면 주민들은 2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석면 체육공원 등에서 ‘2009 개구리축제’를 개최한다. 주민들이 구성한 개구리축제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다.축제에는 개구리얼음축구, 개구리얼음썰매, 얼음줄다리기, 송어낚시, 빙어낚시, 개구리연날리기, 개구리접기, 개구리바람개비, 전통놀이, 전통짚공예 체험 등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며,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서석지역 양식장에서 키우는 개구리를 재료로 한 각종 요리도 맛 볼 수 있다. 개구리 전통식당과 민속주점, 찻집 및 농특산물 개구리 전통장터 등도 운영된다.개구리 생태 교육관, 전통 농경문화 전시관, 섶다리 포토존, 개구리 캐릭터 포토존, 개구리 캐릭터 조형물 등도 마련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리소리골 음악 공연도 펼쳐진다.심형기 홍천개구리축제추진위원장은 “도시민들에게 옛 추억의 향수를 제공하고,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개구리 겨울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며 “풍성한 먹을거리, 볼거리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 만큼 많은 도시민이 찾아와 겨울 낭만의 진수를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홍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한우값 수입산보다 15% 이상 비싸면 안돼”

    “한우값 수입산보다 15% 이상 비싸면 안돼”

    1996년 설립돼 돼지고기를 주력으로 판매하던 ‘계경목장’은 한때 전국에 870여개 매장을 거느렸다. 매장이 250여개 정도면 성공한 프랜차이즈로 평가받는 소·돼지고기 외식업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계경목장 창업자인 최계경 섶다리마을 다하누촌 대표가 소띠해인 새해 초 한우로 또다시 일을 벌였다. 1인분(150g)에 9900원, 1만 5000원짜리 메뉴로 15평, 30평짜리 소규모 점포 매장을 여는 한우 전문 프랜차이즈 ‘얌체’를 론칭했다. 최 대표의 마음이 돼지고기에서 쇠고기로 돌아선 지는 꽤 됐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그는 현재 계경목장 운영을 동생들에게 맡기고 고문으로 물러앉았다. 대신 2007년 초 영농법인 섶다리마을을 설립하고 강원도 영월 주천면에 한우 직거래촌을 조성했다. 그해 8월에는 ‘다하누’라는 브랜드로 서울에 직거래 매장을 열었다. 서울 광진구 길동과 마포에 이어 광화문에 매장이 생겼다. 통상 7~8단계를 거치는 한우 유통망을 직거래 방식으로 바꿔 가격을 낮췄다. 쇠고기 직거래 유통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묻자 최 대표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짧게 말했다. 처음 직거래를 시작했을 때에는 농민과 유통업자 등 한우 관련업자로부터 욕을 먹기도 했다. 졸지에 ‘유통 시장의 흐름을 망가뜨린 놈’이란 손가락질을 받았다. 3개월 동안은 음해성 소문에 속앓이를 해야 했다. 가격이 싼 것은 수입 쇠고기를 섞어서 썼거나 농민들에게 싸게 사서 마진을 남긴다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2012년 한우시장 3조 5000억원대로 성장” 최 대표는 “2012년에는 한우 시장 규모가 3조 5000억원대 성장할 것”이라며 “그런데도 귀에 익은 유통업체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은 유통망이 영세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복잡한 유통망을 직거래로 바꾸었으니 수입 쇠고기와 맞붙어서 경쟁력을 갖출 만한 가격도 나올 때가 됐다고 본다. 한우산업을 살리기 위한 최 대표의 또 다른 시도는 적정 가격 책정이었다. 다하누촌은 한우를 서울 가락동 시세보다 5% 정도 더 쳐서 사주고 있다. 그렇지만 유통 단계를 줄였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는 일반 공급자보다 더 싸게 공급하고 있다. 한우 가격을 내리는 데 사활을 건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동안 한우의 육질을 좋게 만드는 명품화를 이뤘다면, 이제 대중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수요를 확보하고 동네 치킨집에서 닭고기를 먹듯이 한우를 먹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위층을 겨냥한 명품 한우 시장의 수요는 견고하지만, 수요가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라는 설명이다. 또 하나, 그동안의 육성 정책으로 인해 한우 가운데 최상급 1등급의 비율이 1998년 15% 수준에서 지난해 50%로 크게 뛰면서 공급이 늘어난 점도 대중화 단계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최 대표는 “시장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수입 쇠고기보다 15% 이내로 가격 차이가 날 때 한우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이상 차이가 나면 소비자들이 한우를 외면할 테고, 그럼 한우 시장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위별 상품 개발도 한우산업 활성화의 전제조건이다. 등심과 안심 등 인기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 고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실제로 얌체의 주력 메뉴인 9900원 양념모둠은 치맛살과 부채살 등으로 구성됐다. 돼지고기가 삼겹살 위주로 판매돼 수급 불균형을 보이고 있듯이 쇠고기도 즐겨 사용되지 않는 부위는 한우라도 가격이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프랜차이즈를 고집하는 이유도 있다. 한우를 먹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정육점에서 사서 먹고 다른 하나는 외식이다. 그런데 외식업계에서 고기 원가의 가격은 30% 정도로 본다. 그렇다면 수입 쇠고기 대신 한우를 찾는 고객들의 부담도 외식을 할 때 3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우 경쟁력 높여 세계로 수출해야” 외식업소가 싸구려 비인기 부위만 판매한다는 편견도 버릴 것을 주문했다. “고기맛은 숙성과 요리 방법에 따라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갈빗살과 우리 갈빗살을 비교하면 당연히 우리 갈빗살이 비싸겠지만 한우의 다른 부위를 개발하고 잘 숙성해 미국 갈빗살보다 월등한 맛을 낸다면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올해 안에 얌체 점포를 200개 열고, 다하누촌 등 여러 연계사업을 합쳐 2014년에는 매출 1조원의 한우 전문업체로 키우겠다.”고 했다. 그렇게 유망한 사업이라면 후발업체들도 많아지겠다고 했더니, “많이 따라 했으면 좋겠다.”고 의외의 대답을 했다. 한우 외식업계 자체가 성장해야 한다는 지론에서다. 그의 또 다른 포부는 한우의 세계화다. 이탈리아 음식이 유행한 뒤 이탈리아 현지 스파게티면 등이 수입되듯이 한식 메뉴를 통해 한우의 수출길을 찾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 마리씩 유통되던 닭고기를 다리별로, 날개별로 분해해 유통시킨 최초의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한우의 유통을 그렇게 혁신시킨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새해맞이 여행지] 雪山 내게 희망을 말하네 묵은 시름일랑 털고 가라네

    [새해맞이 여행지] 雪山 내게 희망을 말하네 묵은 시름일랑 털고 가라네

    함백산 강원도 태백과 정선 등에 걸쳐 있는 함백산(1573m)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정상까지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산이 됐다.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국도→석항→31번국도→화방재(어평재)→414번 지방도→함백산 순으로 간다.고한읍사무소 (033)560-2615. 활성산 전남 영암의 활성산(498m)은 목가적인 산상 고원이 인상적이다.산의 경사면을 따라 조성된 광활한 초원 너머로 영암의 너른 들녘과 월출산,다도해의 풍경 등이 어우러지며 서정미를 물씬 풍겨낸다.초원지대의 면적은 660만㎡로 강원도 대관령의 삼양목장에 버금가는 규모다.서해안고속도로→목포 나들목→2번 국도→영암(5시간)→819번 지방도(금정방향)→6㎞→여운재 고개→오른쪽 약수터 길→활성산(서광목장) 순으로 간다.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55. 오도산 경남 합천의 오도산(1134m)은 작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너른 풍광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특히 멀리 지리산 등 명산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해돋이는 오래전부터 근동의 사진작가들 입에 오르내릴 만큼 유명하다.수십개의 봉우리가 넘실대는 ‘산들의 바다’를 눈으로 따라잡기조차 벅찰 지경.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지만,다소 폭이 좁다.88고속도로 해인사 나들목을 나와 야로·합천 방향 1084번 지방도로를 따라 고개를 하나 넘으면 26번 국도와 만난다.묘산면 방향으로 직진해 면소재지까지 간 다음 묘산초등학교를 지나면 오른쪽에 ‘오도산 중계소’ 표지판이 나온다.묘산면사무소 (055)930-4031. 발왕산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를 이루는 발왕산(1458m)은 산세가 완만해 겨울철 설원의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발왕산에서는 아기자기한 눈꽃보다 산들의 파노라마에 주목해야 한다.내로라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들이 주름 접힌 채 다가서는 장면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광이 아니다.용평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20분 안쪽에 정상 바로 아래에 닿는다.곤돌라 어른 1만 2000원,어린이 8000원.(033)330-7421. 백운산 강원도 정선의 백운산(1376m)은 특유의 고원지형과 백두대간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곳.국내 최장(2832m)의 곤돌라를 타고 은색의 태백준령을 발 아래 두는 맛이 각별하다.설경이 아름다운 산 중턱의 도롱이연못은 반드시 찾을 것.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사북→하이원리조트 순으로 간다.곤돌라 어른 1만 2000원,어린이 1만원.1588-7789. 덕유산 전북 무주 덕유산은 남쪽에 치우쳐 있으면서도 유난히 눈이 많다.무주리조트 관광곤돌라가 설천봉(1520m)까지 운행한다.대전통영간고속도로 무주 나들목→좌회전→적상면 삼거리→좌회전→사산삼거리→좌회전→치목터널→구천동터널→무주리조트 순으로 간다.곤돌라 어른 1만 1000원, 어린이 8000원.(063)322-9000. 두륜산 전남 해남 두륜산은 해발 703m로 바다에 인접한 봉우리치고는 제법 높은 편이다.명찰 대흥사와 초의선사가 수행했던 일지암 등이 이 산에 기대어 있다.정상까지는 케이블카를 이용한다.대흥사 옆에서 출발해 고계봉(638m)까지 이어지는데,길이가 1600m에 달한다.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전망대에 서면 ‘섬들의 천국’이라는 서남해의 섬들을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많이 볼 수 있다.맑은 날이면 제주의 한라산까지 관측된다고.어른 8000원,어린이 5000원.(061)534-8992. 박물관의 고을 영월 내륙의 오지로만 여겨졌던 강원도 영월이 이제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동강사진박물관,화석박물관 등 무려 10 여개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겨울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찾는 학습 기행지로 제격인 셈. 단종의 묘소인 장릉,청령포,선돌,판운리 섶다리 등 볼거리도 많다.영월의 토속음식인 ‘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신일식당이 유명하다.(033)372-7743. 겨울잠에 빠진 호수 고성 강원도 고성군은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드문 여행지다.굽이굽이 진부령을 넘어 만나는 화진포,송지호 등 아름다운 호수들과 명태잡이 전진기지 거진항에서 맞는 싱싱한 아침 그리고 소박한 항·포구 등 이곳저곳 부지런히 노닐다 보면 하루해가 짧다. 요즘 물미역과 도치,명태 등이 제철이다.물미역은 음력 정초쯤 되면 부드럽고 들척지근한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생김새가 심통맞게 생겨 ‘심퉁이’라고 불리는 도치는 담백하고 비린내 없는 생선이다.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33)680-3350. 하늘아래 첫 눈꽃동네 평창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 일대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몇 차례 대설주의보가 내려진다.덕분에 횡계리 등 대관령 주변 지역은 한번 눈이 쌓이면,겨우내 아름다운 설경을 펼쳐 보인다.눈이불을 뒤집어쓴 황태덕장과 어우러진 산골 마을의 정취는 한 폭의 풍경화다.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삼양 대관령목장과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눈 쌓인 전나무 숲길도 빼놓을 수 없다.싱싱한 겨울풍경이 한창인 그곳에 ‘바람의 마을’ 의야지 농촌 체험마을(033-336-9812∼3)이 있다. 스노래프팅, 튜브썰매,봅슬레이 썰매 등 눈 위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거의 모두 즐길 수 있다.황태구이와 꿩만두,오징어와 삼겹살 등이 평창의 별미. 고흥, 우주로 날다 새해 내 나라 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행지 중 한 곳이 전남 고흥 외나로도다.새해 4월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과학위성이 발사될 예정이기 때문.끝간 데 없이 펼쳐진 제방도로가 압권인 고흥호,30m 높이의 삼나무와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삼나무숲,해돋이 풍경이 예쁜 남열해수욕장 등도 찾을 만하다.남도의 먹거리도 빼놓으면 서운하다.고흥을 둘러싸고 있는 여자만과 득량만은 남도의 넉넉한 갯살림을 대표하는 지역.포실하게 살이 오른 참꼬막과 참살이 음식의 상좌 자리를 꿰찬 매생이 등이 제철 해산물이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