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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딸 9년 성폭행 해놓고…중국 91세父 “부양비 내놔라” 자식도리 요구

    친딸 9년 성폭행 해놓고…중국 91세父 “부양비 내놔라” 자식도리 요구

    오랫동안 미성년의 친딸을 성폭행한 아버지에게도 부양의 의무가 생길까? 13세부터 22세까지 무려 9년 동안 친딸을 성 착취한 91세 아버지가 부양의무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상하이(上海) 창닝(长宁)에 거주하는 올해 91세의 왕씨는 지난해까지 함께 생활했던 장남이 지병으로 사망하자 막내아들과 딸을 대상으로 부양비를 청구했다. 이미 사망한 장씨와의 사이에서 두 명의 아들과 딸 등 세 남매를 둔 그는 자신의 친딸인 왕샤오지에(가명) 씨가 미성년일 시기 지속적인 성폭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내 장 씨가 사망하자 왕씨는 장남과 함께 거주해왔으나, 지난해 그가 사망하자 생활비와 병원비 등을 명목으로 막내 아들과 딸을 대상으로 매달 3천 위안(약 54만 원)의 부당 비용을 청구했다.왕씨는 소 제기와 함께 “지병으로 몸이 늙어서 평소 집안 살림을 도와줄 간병인이 필요하다”면서 “막내 아들과 딸은 자식된 도리를 다 하기를 바란다”고 이 같은 소제기 이유를 밝혔다. 부양비 청구 사실이 알려지자 친딸 왕샤오지에 씨는 발끈했다. 왕씨의 친딸인 그녀는 자신이 13세 무렵부터 22세까지 무려 9년 동안 친아버지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 등 성 착취의 대상이었다고 주장했다. 60대의 왕샤오지에 씨는 자신이 22세가 되던 해 친아버지의 성 착취를 피하기 위해 가출을 감행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친 아버지라는 그 남성의 성적 착취에서 벗어나는 길을 오로지 집에서 가장 먼 곳으로 도망치는 방법 뿐이었다”면서 “당시의 장기간 당한 성적 착취로 생긴 트라우마로 아직까지 온전한 가정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사건으로 왕씨는 법원으로부터 10년의 징역형을 판결받고 출소한 바 있다.왕 샤오지에 씨는 지금껏 미혼으로 국가에서 지급받는 양로금 명목의 월 2~3천(약 36~54만 원) 위안이 그녀의 전 재산으로 알려졌다. 해당 금액으로 임대료와 식비, 의료비 등 생활비를 홀로 감당해내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상하이 창닝법원(上海长宁法院)은 왕 샤오지에 씨에게 친 아버지에 대한 어떠한 부양 의무가 없다고 공식 판결했다. 다만 왕씨가 올해 91세의 고령이라는 점과 간병인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막내 아들에게 매달 1천 위안(약 18만 원)의 부양비용을 부담토록 판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신간]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신간]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김봄 지음·걷는 사람21대 총선에서 이낙연 의원을 밀착 취재한 김봄 작가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됐다.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봄의 첫 산문집이다. 첫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를 통해 “청소년이 맞닥뜨린 폭력의 현장을 섬세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은 작가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을 밀착취재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의견 대립들이 ‘좌파’냐 ‘우퍄’냐 극단의 프레임으로 짜이곤 한다. 그리고 그 극단의 프레임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장 첨예한 ‘싸울 거리’로 등장하곤 한다. 김봄 작가는 이 웃기고 슬픈 현실을 직시하며 에세이 쓰기를 결심했으며,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는 70대 엄마와 40대 딸이 일상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에 접근한다. 그리고 그 문제들이 과연 ‘좌우’의 시각으로만 판단 내려질 수 있는 것인가 질문하며, 대한민국의 축소판과도 같은 ‘가족사’를 통해 공생(共生)의 전략과 해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한다. “가족끼리는 정치 얘기 하는 거 아니야.” 언젠가부터 이런 말이 유행했고, 지금도 유효하다. 제아무리 피를 나눈 부모 자식 사이도, 형제 간도 ‘표’를 찍을 땐 각자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이 존재하므로 정치적 대립은 피할 수 없는 일. 선거를 앞두고 집안에서 정치 이야기로 논란이 불거지다가 고성이 오가고, 결국에는 치고받고 싸우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건 TV 드라마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 가정 속 풍경이다. 하다못해 TV 채널 하나 가지고도 가족 간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진보냐 보수냐가 나눠진다. 김봄 작가는 오래전 기억 속의 이야기, 그리고 사소한 일상 속 대화들을 채집해내어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 ‘정치 풍속도’를 친숙하고도 실감 있게 그려낸다. 당연하다는 듯 촌지를 주고받는 학무모와 교사, 출신 지역에 따라 정치적 편향이 정해지는 사람들, “전라도 사위는 안 돼!” 하고 대놓고 외치는 부모,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신념으로 삼는 중산층,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나 성 소수자를 향한 삐딱한 시선들……. 그들은 결국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이며 가장 친밀한 얼굴들이다. 그러하기에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작가의 고백은 더 울림 있게 다가온다. “나는 보수 부모의 돈으로 자랐다. 그 돈으로 학원에 다녔고, 책을 사 읽었다.” 작가는 그 덕에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으며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산문집은 좌충우돌하며 삐걱거리지만 결국 타협하며 한 발씩 나아가 공생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알 것 같으면서 전혀 모르겠는 가족 이야기이자, 대한민국 현대사가 부려놓은 시트콤 같은 장면이기도 하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서 딸 사진 발견한 英여성 사연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서 딸 사진 발견한 英여성 사연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에 불과 생후 6개월 된 딸의 사진이 올라 있는 것을 알게 된 영국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에 사는 아만다 모르건(29)은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학부모들로부터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웹사이트를 받았다.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별생각 없이 사이트를 연 이 여성은 낯익은 아이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고, 이내 사진 속 아이가 자신의 두 살 된 딸인 칼리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사이트에는 모르건의 딸 사진이 총 3장이나 게시돼 있었고, 사진 아래에는 해당 웹사이트를 이용한 남성들의 온갖 음란한 댓글이 붙어 있었다.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은 딸이 생후 6개월 정도 됐을 무렵, 모르건이 찍은 뒤 SNS에 올렸던 사진이었다. 그저 자신의 예쁜 딸을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픈 마음에 올린 사진이 동의없이 도용된 것도 모자라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에 가 있으리라고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한 터였다. 모르건은 “모든 것이 내 탓인 것만 같아 몇 시간을 울었다. 내가 SNS 계정을 열고 그곳에 사진을 올린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문제의 사이트에 딸의 사진을 올린 사람은 딸이 짙은 화장을 한 갓난아기처럼 보정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제가 된 사진 속 모르건의 딸은 붉은 입술과 적갈색 눈동자 등 본래 얼굴과 달리 성인의 짙은 화장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보정돼 있었다. 이후 모르건은 학부모들과 함께 해당 사이트의 폐쇄를 요구하는 운동에 동참했지만, 문제의 사이트는 여전히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모르건 딸의 어린 시절 사진도 여전히 사이트에 게시돼 있는 상황이다.모르건은 “문제의 사이트에는 아이의 사진뿐만 아니라 아이와 엄마가 함께 찍은 사진들도 소비되고 있었다. 사이트에 있는 모든 사진이 아동 성착취물이었다”면서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은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곧바로 개인 SNS를 비공개로 바꾸고 경찰에 신고했다. 모르건은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일을 겪는 것을 원치 않으며, 어떤 아이들도 문제의 그 사이트에 이용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그저 피해를 입은 채 조용히 있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더욱 알리고 싶고,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 문제의 사이트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옥분 경기도의원,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방지 및 피해지원에 관한 조례 본격 시행

    박옥분 경기도의원,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방지 및 피해지원에 관한 조례 본격 시행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박옥분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2)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방지 및 피해 지원에 관한 조례’가 지난 7월 15일 공포돼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지난 18일 조례에서 규정한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방지 및 피해 지원에 관한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도는 내년 1월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개설하고, 디지털 성착취물의 유포·확산 방지 및 피해자 상담, 영상 삭제지원, 의료와 법률지원 등 피해자 지원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옥분 의원에 따르면,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성착취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한 경기도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조례에 담았다. 조례에는 ▲경기도차원의 디지털성범죄 방지 및 피해 지원 등에 관한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디지털성범죄 피해 접수부터 영상 삭제 지원, 사후 모니터링, 법률?의료 지원, 전문가 양성 등의 종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의 설치 근거 등을 규정했다. 박옥분 의원은 “지난 4월 7일 전국 최초로 제정 조례안 입법예고를 통해 도민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도내 현장 관계자 및 유관 기관과의 정담회 실시, 관련 전문가와 심도있는 논의 등 실효성 있는 조례제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성범죄는 여성을 ‘성’착취의 대상으로 취급해 성희롱과 성폭력을 일삼고 즐기며, 우리의 일상생활인 온라인이라는 가면에 숨어 수많은 이용자, 소지자 등을 양산하는 등 범행방법 및 피해양산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이 아닌 지자체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도차원의 디지털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지원에 대한 추진이 도민의 인권보장과 행복한 삶 구현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갈리아, 여혐민국 바꿀 유일 수단” “남녀간 성 대결 심해졌다”

    “메갈리아, 여혐민국 바꿀 유일 수단” “남녀간 성 대결 심해졌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을 올려 여성이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메갈리아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 성범죄 수사 등 차별 여전”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 성범죄 수사 등 차별 여전”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온 뒤 여성 가해자가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메갈리아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5년 지나도 여성 차별 여전”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5년 지나도 여성 차별 여전”

    “나는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 그래서 이슬람국가(IS)를 좋아한다.” 2015년 1월, 터키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IS에 가담했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 한국인 남성 김모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의 가입 이유로 여성혐오를 꼽은 그의 행적에 ‘페미니스트’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 약 반년 뒤인 8월, ‘메갈리아’가 탄생했다. 일베(일간베스트)나 디시인사이드 등 남초 사이트는 물론 일상에서 숨 쉬듯 벌어지는 여성혐오에 대항해 거울로 반사하듯 보여 준 미러링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방식이었다. ‘김치녀’는 ‘한남충’으로, ‘맘충’은 ‘애비충’으로 치환하는 이들의 방식이 ‘여혐혐’인지, ‘남혐’인지를 놓고 사회가 들썩였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메갈리아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극과 극이다. 한쪽에선 ‘여자 일베’라고 비난하지만, 다른 쪽에선 ‘여성들의 해방구’라고 평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한국 페미니즘사(史)에서 메갈리아는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라는 점이다. 본 사이트는 1년도 안 돼 폐쇄됐지만, 수많은 메갈리안은 남았다. 온라인에서 꿈틀대던 여성의 목소리는 2016년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집회를 거쳐 2018년 혜화역에서의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로 나타났고, 2020년 현재 정치권까지 뒤흔드는 주요 의제로 자리잡았다. 그간 소수 운동가와 학자들의 영역이었던 페미니즘은 메갈리아 이후 일상의 영역으로 확대됐고, ‘영 페미니스트’를 넘어 ‘영영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1020 여성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메갈리아를 단순히 혐오세력으로만 지칭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한계도 있다. 미러링이 또 다른 혐오라는 지적과 함께 페미니즘 전반에 대한 백래시(반발)도 커졌다. “너 ‘메갈’이냐”는 말은 과거의 ‘빨갱이’ 같은 낙인이 됐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이후 5년간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 논의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 각성 메갈리아 통해 일상 속 여혐 인식“페미니즘은 ‘특별한 것’ 아니다” 깨달아 “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차별 ‘미러링’은 여혐민국 바꿀 수단페미니즘 논의 활발…차별은 여전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천 n번방 공론화, 혜화역 시위수많은 여성이 취지 공감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온라인에서 처음으로 활발한 페미니즘 논의를 보고 겪으며 조직된 힘을 경험한 까닭이다. 해시태그 공유나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는 이들이 일상에서 여성운동을 실천하고 효능감을 얻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온 뒤 여성 가해자가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변화 여성 의제 다양화 성과…성 대결은 심각“사회 전반에서 여성 목소리 들어달라”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5년간 많은 사람이 여성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무력함이나 좌절감도 커졌다”면서 “의도적으로 젠더 이슈에 대해 거리를 두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갈리아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n번방 운영자 ‘갓갓’ 공범 등 2명 첫 재판…“혐의 모두 인정”

    n번방 운영자 ‘갓갓’ 공범 등 2명 첫 재판…“혐의 모두 인정”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갓갓’ 공범인 안승진(25)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13일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안승진과 김모(22)씨 공판을 열었다. 안씨와 김씨, 변호인은 이 자리에서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안씨와 김씨에게 보호관찰과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지난달 9일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7개 혐의로 안승진을 재판에 넘겼다. 안씨와 범행을 공모한 김씨도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4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공모해 2015년 4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아동·청소년 12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또 지난해 3월 문형욱과 공모로 아동·청소년 피해자 3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만들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어 6월에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1천48개를 유포하고 9월에 관련 성 착취물 9100여개를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2015년 5월 소셜미디어로 알게 된 아동·청소년에게 용돈을 줄 것처럼 꾀어내 음란행위를 하게 하고 이를 촬영한 영상을 전송받아 성 착취물을 만들었다. 또 같은 해 4월께 12세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고 2017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경기도 등에서 4차례 성매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2014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아동·청소년 피해자 13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 293개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6년 2∼3월 영리 목적으로 16명에게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판매하고 2015년 4∼5월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4명에게 210개를 유포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24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손정우 같은 범죄자 잡으면 포상금’…민주당 권인숙 발의

    ‘손정우 같은 범죄자 잡으면 포상금’…민주당 권인숙 발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24)의 미국 송환을 법원이 불허해 손씨가 미국에 비해 낮은 형량을 받을 게 확실해지면서 여성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손정우 방지법’까지 발의하면서 여성계의 목소리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손정우 출소 이후 여성단체 성명서 뿐 아니라 SNS를 중심으로 해시태그 운동, 릴레이 1인시위, 사법부 규탄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다. 반디지털성폭력(반디)로 불리는 시민단체는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 ‘리셋’(ReSET)과 ‘교대역 n번방 규탄 지하철 광고’팀은 11일부터 17일까지 ‘릴레이 포스트잇 주간’을 진행한다. ‘릴레이 포스트잇 주간’ 동안 이들은 디지털성범죄 엄벌을 촉구하는 문구를 포스트잇에 적은 뒤 길거리 등 공공장소에 붙이는 캠페인을 독려할 계획이다. 포스트잇을 붙여 인증사진을 찍고 온라인에 업로드하면 된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릴 때 ‘#n명의 연대자_n명의감시자_우리가여기있다’는 해시태그를 달면 또다른 참여자들이 올린 인증사진과 모아볼 수 있다. 이에 민주당 소속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인 권인숙 의원은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손정우 처럼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면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더 나아가 그런 범죄자를 신고하면 포상금까지 지급하도록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SNS에 아동 성 착취물 재유포해 4800만원 번 10대

    SNS에 아동 성 착취물 재유포해 4800만원 번 10대

    법원, 징역 2년 선고…“책임 무겁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성 착취 영상물을 재유포하고 수천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재판에 넘겨진 1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성준규 판사는 12일 선고 공판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A(19)군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성 판사는 또 A군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성 판사는 “피고인은 SNS 계정을 운영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음란물을 팔고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 해당 음란물 중 아동 성 착취물이 상당수였고 피해자들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 등을 고려하면 책임이 무겁다”고 밝혔다. 그러나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과거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면서 “피고인의 가족도 선도하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군은 2018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SNS인 ‘텀블러’ 계정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물을 재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받은 성 착취 영상물 등을 250명에게 판매하고 4800만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 수사 결과 A군이 성 착취 영상물 제작에 직접 관여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박사방’ 음란물 유포 전직 승려, 불법 촬영 혐의도 받아

    ‘박사방’ 음란물 유포 전직 승려, 불법 촬영 혐의도 받아

    ‘박사방’ 등에서 공유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전직 승려가 불법 촬영 혐의로 추가 기소될 전망이다. 10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3차 공판에서 검찰은 A(32)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경찰로부터 A씨의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 사건을 송치받았으며, 이보다 앞선 5월에는 또 다른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 사건을 송치받아 살펴보고 있다”면서 “조만간 이들 사건도 기소, 이번 사건과 병합해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A씨 측이 자신이 배포하거나 소지하고 있던 성 착취물 중 410여 건의 경우 등장인물이 아동·청소년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함에 따라 이 중 일부를 샘플로 골라 시청한 뒤 등장인물과 내용 등에 대해 변호인이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이같은 증거조사는 피해자 보호 및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방청객이 모두 퇴정한 뒤 15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증거조사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취합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8일 열린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4개의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8천여 건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유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박사방’ 등에서 공유된 영상물을 제삼자로부터 사들인 뒤 4명으로부터 15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휴대전화 등에 아동·청소년이 대상인 영상물을 포함해 총 1260건의 성 착취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 A씨는 대한불교 조계종서 제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1260건 성 착취물 ‘박사방’ 전직 승려 불법촬영 혐의도

    1260건 성 착취물 ‘박사방’ 전직 승려 불법촬영 혐의도

    ‘박사방’ 등에서 공유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전직 승려가 불법 촬영 혐의로 추가 기소될 전망이다. 10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3차 공판에서 검찰은 A(32)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휴대전화 등에 아동·청소년이 대상인 영상물을 포함해 총 1260건의 성 착취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 A씨는 대한불교 조계종서 제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4개의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8천여 건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유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박사방’ 등에서 공유된 영상물을 제삼자로부터 사들인 뒤 4명으로부터 15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경찰로부터 A씨의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 사건을 송치받았으며 이보다 앞선 5월에는 또 다른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 사건을 송치받아 살펴보고 있다”면서 “조만간 이들 사건도 기소, 이번 사건과 병합해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A씨 측이 자신이 배포하거나 소지하고 있던 성 착취물 중 410여 건의 경우 등장인물이 아동·청소년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함에 따라 이 중 일부를 샘플로 골라 시청한 뒤 등장인물과 내용 등에 대해 변호인이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음 재판은 내달 28일 열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박사방’ 조주빈, 혐의 일부 부인하면서 12주 연속 반성문 제출

    ‘박사방’ 조주빈, 혐의 일부 부인하면서 12주 연속 반성문 제출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24)이 법정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하면서도 12주째 매일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4월 13일 구속기소 된 이후 이달 7일까지 총 63차례 서울중앙지법에 반성문을 냈다. 특히 두 차례의 공판준비절차가 진행된 이후인 5월 19일부터는 12주 연속으로 주중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반성문을 써 59건을 제출했다. 반성문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씨가 인정하는 일부 혐의에 관해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을 담았을 것으로 보인다.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촬영한 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의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 등을 받는다. 확인된 피해자 25명 가운데 8명이 아동·청소년이다. 그는 공판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다면서도 강제추행·강요·아동청소년보호법상 강간 등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혐의를 인정하는 피고인이 법원에 거듭 반성문을 제출해 선처를 호소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지만, 조씨의 반성문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지는 중요한 양형 조건이지만, 법원이 반성문 제출만으로 피고인의 반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씨는 자신에게 적용된 여러 혐의 가운데 디지털 증거에 의해 비교적 명확하게 입증 가능한 성 착취물 유포 등을 인정하는 반면 강제추행이나 강요 등 사실관계 입증이 까다로운 혐의들을 부인하고 있다. 만약 부인하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일부 인정한 혐의에 대한 반성도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무엇보다도 반성은 피해자를 향한 사과와 피해 회복을 전제로 해야 하는데, 조씨가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하면 반성문은 양형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이달 13일 조씨와 공범들의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이날 조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조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대부분이 조씨의 검찰 진술조서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씨는 성 착취물 제작·유포 혐의로 기소된 이후 범죄단체를 조직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성 착취물 관련 혐의에 대한 공판은 지난달 23일까지 4차례 열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조주빈 공범 ‘이기야’, 재판서 “혐의 모두 인정…처벌 받겠다”

    조주빈 공범 ‘이기야’, 재판서 “혐의 모두 인정…처벌 받겠다”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일명 ‘이기야’ 이원호가 7일 첫 재판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7일 아동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원호 일병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그는 조주빈, 강훈과 함께 텔레그램 박사방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미성년자 포함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 및 배포한 혐의로 지난 5월 군검찰에 기소됐다. 군검찰에 따르면 이 일병은 지난해 10~12월 조주빈, 강훈 등과 공모해 아르바이트 제공을 미끼로 피해자를 끌어들인 뒤, 성 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협박했다. 또 아동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음란물을 총 24회에 걸쳐 배포했다. 그는 ‘박사방’ 이외에도 자신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이가야방’에 피해자 17명의 나체 사진 등을 27회에 걸쳐 배포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 음란물 4911개를 다운로드해 자신의 휴대전화와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했다. 이 일병은 이날 검찰 측이 제기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냐는 재판분의 질문에 곧바로 “네”라고 답했다. 이 일병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달게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이날 군검찰 측은 군사경찰 조사에서 이 일병이 범행 사실을 전부 자백한 신문 조서와 휴대폰 및 메모리 디스크, 데스크탑 하드디스크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휴대폰 및 데스크탑 내 영상을 재판정에서 재생할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 일병의 다음 공판을 비공개 진행하기로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배준환, 범행 가르쳐 준 ‘사부’와 서로 10대 성매매 알선

    배준환, 범행 가르쳐 준 ‘사부’와 서로 10대 성매매 알선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 등으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37)이 범행을 가르쳐 준 20대를 ‘사부’라 부르며 서로에게 10대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배준환은 사부라고 부르며 범행을 습득한 A(29)씨에게 10대 청소년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알선 영업행위 등)를 받고 있다. ‘사부’ A씨 역시 배준환에게 10대 청소년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온라인상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에 그치지 않고 서로에게 10대 피해자를 소개해 성관계를 맺도록 알선한 것이다. 배준환은 2018년 음란사이트를 통해 A씨를 알게 된 뒤 그에게서 범행 수법 등을 배웠다. A씨를 ‘사부’라고 부르며 따랐던 배준환은 2019년 7월부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청소년을 유인해 성 착취물을 제작했다. 전직 영어강사라고 주장한 배준환은 영어강사를 줄인 ‘영강’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다. 그는 오픈채팅방에서 ‘미션 성공하면 문상(문화상품권)’ 등의 글을 올려 청소년들을 유인했다. ‘사부’ A씨도 비슷한 혐의로 배준환보다 앞서 지난 5월 구속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폭행하고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히 배씨와 A씨는 ‘n번방’ 사태로 미성년자 성 착취 사건을 둘러싼 전국민적 분노가 들끓던 시기에도 범행을 멈추기는커녕 더욱 범행에 집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음란사이트 회원들로부터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으며 과시욕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배준환은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청소년 44명을 유인, 성 착취물 1293개를 제작하고 이 가운데 88개를 음란사이트에 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 등)로 지난 4일 구속기소됐다. 그는 2018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성인 여성 8명과의 성관계를 촬영한 영상 907개를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도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손정우 아버지 혼인신고 후 무효소송 이유 묻자 “2차 피해”

    손정우 아버지 혼인신고 후 무효소송 이유 묻자 “2차 피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가 감형을 위해 결혼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범죄 피의자인 손정우는 2심 재판 중 혼인신고를 했고 부양가족이 생겼다는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며 결국 감형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4일 MBC ‘PD수첩’에 “정상적인 결혼”이라고 주장했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국제결혼 중개업을 했지만 해외 여성을 아들에게 소개한 적은 없으며, 여자 쪽 부모님의 반대로 혼인 무효 소송을 해 결혼생활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여자분이 속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만 물어봐라.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손정우의 지인들은 손씨의 결혼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씨의 지인은 “1심 재판 후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속이고 만난 것 같다. 과시하기 좋아하는 손씨가 감방 가기 전 아내와 아기가 있었더라면 한번은 보여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우는 2015년 7월부터 약 2년 8개월간 다크웹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손씨는 전세계 128만명 회원에게 22만여 개의 성착취 동영상으로 약 44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올렸고, 생후 6개월 된 영아의 모습도 성착취물로 제작해 유통했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고,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지난달 6일 서울고등법원이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주빈 공범’ 남경읍 구속기소…범죄단체가입 혐의는 보류

    ‘조주빈 공범’ 남경읍 구속기소…범죄단체가입 혐의는 보류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24)과 범행을 공모한 남경읍(29)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지난 3일 남씨를 유사 강간 및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남씨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SNS로 유인한 피해자 5명을 조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남씨가 끌어들인 피해자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만들게 하고, 피해자 1명에 대해서는 다른 공범이 강제추행과 유사강간을 하도록 시켜 이를 촬영·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씨는 나아가 조씨의 수법을 모방해 또 다른 피해자를 협박하고, 아동·청소년 음란물 102개를 소지했으며 성 착취물 제작에 이용하기 위해 타인 명의의 유심 1개를 사용한 혐의도 있다. 다만 검찰은 남씨의 범행 시기가 범죄단체 구성과 활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다른 박사방 가담자들과 겹치지 않는 것으로 봤다. 때문에 공소장에 범죄집단 가입·활동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올해 2월에서 3월 사이 범행을 저지른 남씨와 비슷한 시기에 범행에 가담한 조씨 및 공범들에 대해 추가로 검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조사를 더 진행한 뒤, 범죄단체가입죄를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찰은 남씨가 단순 유료회원이 아니라 박사방에서 조직적으로 역할을 맡아 범행을 수행했다고 보고 지난달 6일 남씨를 구속한 후 15일 검찰에 송치했다. 남씨의 얼굴은 송치 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됐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적극 가담하는 등 사안이 중하고,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으며, 재범 위험성도 높다”며 그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여성의 몸, 어떻게 돈이 됐나… 성매매로 살찐 추악한 금융

    여성의 몸, 어떻게 돈이 됐나… 성매매로 살찐 추악한 금융

    성 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관계자 집중 인터뷰 대출 채권 상품으로 되팔려 잉여로 전락한 여성 性산업화로 먹고사는 신자유주의 금융화의 민낯 입에 올리기조차 불편한 단어 중 하나인 ‘성매매’. 대개 빈곤한 여성, 악랄한 포주, 추악한 남성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단순한 단어로 설명하기에 30조원 규모에 이르는 성매매 산업은 너무나 거대한 시장이다.김주희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가 쓴 ‘레이디 크레딧’은 성매매 산업을 금융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저자는 성매매 여성 15명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했다. 여기에 사채업자, 부동산업자, 여성 모집책 등 10명의 관계자를 만나 이 산업의 실체를 파헤쳤다. 성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금융화의 맥락에서 어떻게 거대한 성 경제를 구축하는 잉여가 되는지, 또 이를 활용해 자본축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촘촘하게 추적한다. 2014년 4월 대부업체 최고 연이율을 39%에서 34.9%로, 이어 2018년 2월에는 24%로 조정했지만, 급전이 필요한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여전히 별 의미가 없다. 이자 없이 포주에게 빌린 ‘마이킹’의 경우 하루 결근하면 최고 100만원을 벌금으로 물어야 한다. 고리대, 수수료, 이동비 등 다양한 돈이 업소의 수익원이자, 여성의 성매매 할당량을 채우게 하는 강제 수단이 된다. 선금을 떼고 주는 단기 사채는 연이율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사채업자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이런 구조에서 여성의 몸은 차용증과 함께 팔려가는 상품으로 전락한다. 2000년대 들어 저축은행과 지역 신용협동조합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성매매 업소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유사한 규모의 대출 채권을 묶어 상품으로 거래하는 금융기법이 대형 성매매 업소의 등장을 가속시켰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드러난 조직폭력배 조모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가짜 차용증으로 무려 115억원을 대출받아 업소를 차린 뒤 300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저자는 이런 신자유주의 금융화야말로 오늘날 성매매 산업을 작동시키는 원동력이며, 여성들은 말단 부분에서 착취당한다고 강조한다. 성매매를 범죄로 규정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성매매 산업은 금융화의 흐름을 이용해 오히려 고도화되고 세분화됐다. 성매매는 과거와 달리 ‘악덕 포주’와 ‘비도덕적인 성구매자’의 대면 관계가 아니라 비대면적·비인격적 부채 관계로 굴러간다.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회사, 업소의 ‘급’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영업팀장’, 여성들을 관리하는 ‘멤버팀장’과 ‘룸살롱 에이전시’ 등 성매매 산업 구성원은 날로 다양해진다. 인터넷으로 여자를 모으는 박 팀장, 그리고 대학원 학비를 벌고자 자발적으로 뛰어든 강은 등의 사례가 생생하다. 일단 한 번 발을 들여놓게 되면 벗어날 수 없는 촘촘한 굴레가 여성들을 옥죈다. 저자는 성매매 산업의 문제를 여성 개인의 도덕성으로 볼 게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성단체인 막달레나의 집 현장상담센터에서 활동가로 일했던 저자는 석사 논문으로 티켓다방을 연구하는 등 오래전부터 성 산업 현장 연구에 집중했다. 저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성에 관한 차별 구조가 돌아가는 데 중요한 무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매매 산업”이라며 “현실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접근하면 성매매와 관련한 대책이 나올 수 없다. 금융의 시각에서 성매매 산업을 이해하고 우리 사회에 맞는 대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또래인 척 청소년에 접근” 150번 성착취 범죄 저지른 20대 중형

    “또래인 척 청소년에 접근” 150번 성착취 범죄 저지른 20대 중형

    많은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앱에서 또래인 척 여성 청소년들에게 접근, 신체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전송하게 하는 등 성 착취를 일삼은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1시 50분쯤 고민 상담 앱에서 여성 청소년과 대화를 나누면서 성적인 대화를 유도했다. 이후 이를 빌미로 협박하며 신체 노출 사진을 찍게 하는 등 이날 하루에만 12번에 걸쳐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등 성적 학대행위를 했다. 이튿날 또 다른 여성 청소년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 17일 동안 무려 150회에 걸쳐 신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하는 등 성 착취 범죄를 저질렀다. A씨는 성 착취물을 바로 전송하지 않으면 얼굴 사진과 성적인 대화 내용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방어할 능력이 부족한 어린 피해자들의 약점을 잡아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고,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 피해자들을 몰아넣은 후 매우 집요하게 범행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아직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갈수록 교묘하고 집요해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근절하고 이들을 보호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길어야 3년刑”… 경찰 조사서 혐의 순순히 인정한 손정우

    “길어야 3년刑”… 경찰 조사서 혐의 순순히 인정한 손정우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의 부친이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으려고 손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가능한 한 모든 혐의를 폭넓게 살핀다는 방침이지만, 비교적 가벼운 처벌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출석해 6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손씨는 동의 없이 부친 명의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해 4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챙겨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미국 송환을 앞두고 손씨의 부친이 지난 5월 아들을 고소하면서 다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손씨는 이번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수익 은닉 외에 적용 가능한 ‘플러스 알파’ 혐의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뒀다”며 “필요에 따라 신병처리와 압수수색 등을 검토하고 엄정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씨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범죄수익 은닉 혐의의 형량은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법조계에선 이미 손씨의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이 끝난 상태여서 최고 형량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손씨는 할머니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도 받는데, 이것 역시 아들을 미국에 보내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꼼수여서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손씨가 미국에 송환됐다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최대 20년형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국내에선 아무리 많아도 3년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손씨가 이미 1년 6개월을 복역하는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중한 선고가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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