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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전환 ‘5세 아들’ 인정한 美 부모 화제

    성전환 ‘5세 아들’ 인정한 美 부모 화제

    부모로서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자녀를 인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5살 밖에 되지 않은 딸이 스스로 ‘아들’을 주장한다면…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조 르메이와 미미 르메이 부부는 얼마 전 어려운 결심을 했다. 세 딸 중 둘째 딸인 5살 ‘미아’를 ‘둘째 아들’로 인정한 것. 현재는 남자아이 ‘제이콥’으로 살고 있는 미아는 생후 24개월이 지나면서 스스로를 ‘남자’라고 표현했다. 르메이 부부는 미아를 여자아이로 키우기 위해 예쁜 옷을 입히고 쉴 새 없이 설명을 하기도 했지만 미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아는 하루에도 10~12번씩 옷을 갈아입었다. 르메이 부부가 주는 여자아이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이다. 놀이를 할 때에도 남자아이 역할을 원했고, 3살이 되어서는 스스로를 ‘남자 아이’라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1~2년 간 미아의 집에서는 ‘성별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르메이 부부는 미아의 5살 생일에 “아들 제이콥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아들’에게 건넸다. 그날로 제이콥이 된 아이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자아이 옷을 입기 시작했으며 가족들은 아들이자 남동생·오빠 대하기 시작했다. 르메이 부부는 “제이콥은 언제나 ‘남자아이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해왔다. 우리는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왔다”면서 “제이콥이 미아로 살 때에는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성별이 바뀐 뒤 행동이나 성격이 변할 것을 걱정했지만, 여자아이로 살 때보다 훨씬 사회적이고 적극적이며 모든 생활을 즐기는 아이가 됐다”면서 “가을에는 남자아이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학교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해방자 예수(혼 소브리노 지음, 김근수 옮김, 메디치 펴냄) 해방신학은 1960년대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시작된 기독교 신학운동이다.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정의롭지 못한 정치·경제·사회적 조건으로부터의 해방이란 측면에서 이해하고 실천을 강조한다. 이 책은 예수회 가톨릭 사제인 혼 소브리노가 해방신학의 관점에서 본 예수의 모습을 그렸다. 그리스도론을 대표하는 책 두 권 중 1부에 해당하며 예수 죽음까지 역사의 예수를 조직신학 관점에서 해석했다. 신앙 속 그리스도보다 가난한 사람들의 눈으로 본 역사 속 예수를 소개한 게 특징. 특히 부활은 단순히 행복한 결말로 이해할 수 없으며 예수 생애의 논리적 완성으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활은 예수를 높이는 사건에 그치지 않고 예수의 삶이 옮았음을 확인하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책을 번역한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은 엘살바도르 UCA 대학에서 소브리노의 강의를 들은 제자. “가난한 사람을 잊지 말라”는 스승의 말에 충실하게 스페인어 원본을 번역했다. 580쪽. 2만 3000원.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제마 엘윈 해리스 엮음, 김희정 옮김, 부키 펴냄) 어릴 적 한 번쯤 가졌었고 어른들에게 질문했을 법한 의문을 어른 입장에서 되새기게 만드는 책. 프리랜서 편집자인 저자가 아들과 조카들로부터 받은 질문공세에 착안했다. ‘이럴 때 전문가들은 어떻게 대답할까’라는 생각 끝에 초·중학교 학생 수천 명에게 가장 궁금한 것을 물어 세계적 권위의 전문가들에게 보냈고 돌아온 답들을 엮었다. ‘케이크는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딸꾹질은 왜 하나’처럼 간단하지만 사실은 간단치 않은 질문들이 충실한 답변으로 풀어진다. 옥스퍼드대 교수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와 메사추세츠공과대 명예교수인 언어학자 놈 촘스키를 비롯해 철인 7종 경기 유럽챔피언 제시카 에니스, 24년간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은 밴드 ‘펄프’의 대표 멤버였던 자비스 코커 등 120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질문과 그에 대한 어른들의 따뜻한 답변의 만남이 신선하다. 376쪽. 1만 4800원. 뒤르켐을 위하여(에드워드 티리아키언 지음, 손준모 옮김, 고려대출판부 펴냄)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을 평생 연구해 온 미국 듀크대 명예교수의 역저. 루이 알튀세르의 ‘마르크스를 위하여’(1965), 브라이언 터너의 ‘베버를 위하여’(1981)에 이어 사회학 창시자 세 명에 대한 현대적 소개를 갈무리한 삼부작의 완결로 평가된다. 산업화와 프랑스 제3공화정의 격동기를 넘으면서 고전 ‘사회분업론’‘자살론’ 등을 남긴 뒤르켐이 살아 있다면 지금의 정치·경제·문화·종교적 사안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할까? 그 관점에서 9·11 사태를 통해 뒤르켐이 제시한 사회적 연대 개념이 어떻게 지구적 연대 개념으로 확장 적용될 수 있는 지를 다룬다. 현대의 성 해방 추세를 뒤르켐의 아노미 개념을 통해 포착하며 양성 평등이 근대성의 부수현상이 아닌 핵심 사안임을 규명하기도 한다. 학문적인 뒤르켐에 머물지 않고 사회변혁과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지식인의 인간적 면모 부각이 눈에 띈다. 576쪽. 3만 6000원. 스웨덴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아너스 오르네 지음, 이수경 옮김, 그물코 펴냄)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했다는 스웨덴 협동조합 운동을 다뤘다. 스웨덴에서는 협동조합 운동이 복지사회를 위한 사회개혁 운동의 큰 축이었다. 모든 협동조합이 가입했던 스웨덴생협연합회는 한때 스웨덴 식료품시장의 50%까지 점유했다. 따라서 하나의 연합조직이 어떻게 협동조합 운동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모델로 주목받는다. 저자는 1920∼193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던 스웨덴생협연합회의 사무총장으로 일했던 인물. 협동조합 운동 실천가이자 사회민주주의 이론가로 유명한 그는 큰 사회문제였던 독점기업 횡포와, 이를 뒷받침한 맨체스터 자유주의를 비판하며 협동조합이 정부보다 업무 수행에 훨씬 더 유리한 체제라고 본다. 대의제와 교육을 통해 자주적인 조합원들이 연대의식을 갖고 협동조합을 운영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공유해야 진정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갖는다고 강조한다. 208쪽.1만 4000원.
  • 가출 아이들 보듬으려… 전 재산 탈탈 턴 선생님

    가출 아이들 보듬으려… 전 재산 탈탈 턴 선생님

    “가출했는데 아무도 찾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신이 필요없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진짜 문제가 생기죠.” 홍성욱(53) 충남 논산공고 교사는 ‘길 잃은 아이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재를 털었다. 홍 교사는 논산시 은진면 성평3구 416㎡의 터에 ‘꿈이레청소년쉼터’라는 2층짜리 건물을 짓고 있다. 꿈을 이루는 곳이라는 뜻으로 오는 7월 완공된다. 1층에는 방 4개와 상담실, 프로그램실이 있고 2층은 살림집이다. 이 쉼터는 가출 청소년들에게 정을 주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얘기하며 마음을 추슬러 학교와 가정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이 목표다. 홍 교사는 “대도시에는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이 있지만 중소도시에서는 가출 청소년이 사실상 방치돼 있다. 그대로 놔두면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쉽게 망가진다”면서 “아이들 문제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데 그 시간 동안 보호하고 성장시키는 공간이 필요해 쉼터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사가 가출 청소년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딸 은선(18·고 3년)양이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를 따라 가출한 뒤부터다. 그는 “그때는 가출을 반복해 아내와 함께 수소문해 데려오는 게 일이었다”며 웃었다. 이후 홍 교사 부부는 청소년 고민을 상담하는 사이버나눔터를 운영했다. 이것만으로 성이 안 차 이번에 쉼터를 짓기로 한 것이다. 홍 교사는 “청소년이 가출하는 이유는 가정 불화, 친구 관계, 학업 문제 등 다양하지만 가출 이후의 가장 큰 고민은 ‘먹고 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려다 범죄에 빠져드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홍 교사는 쉼터를 짓기 위해 평생 모은 재산 5억원에 대출을 받아 보탰다. 쉼터는 15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가출 청소년을 이곳에 데려와 1인당 3개월씩 뒷바라지하면서 꿈을 심어 줄 생각이다. 홍 교사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쉼터를 짓는 것은 흙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곳에서 풀과 나무 등을 맘껏 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면 치유는 물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운영비는 후원자들을 모아 해결할 계획이다.은퇴 교사 등을 1대1 멘토로 맺어 줘 가출 청소년이 소질과 정체성을 찾는 데도 도움을 줄 생각이다. 글 사진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남자 선생님이 어느날 ‘여성’ 돼 나타났다면?

    남자 선생님이 어느날 ‘여성’ 돼 나타났다면?

    지난주 남자 선생님이 이번주 여성이 되어 나타난다면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지난 월요일 미국 캘리포니아 치노 고등학교 학생들은 지난주까지 남자였던 화학 선생님이 여성으로 변신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 사건의 주인공은 이제 여성이 된 아만다 스와거(32). 그는 지난주까지 마이클 스와거라는 이름으로 교편을 잡은 남자 화학 선생님이었다. 갑자기 그가 여성 복장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학교에 나타난 것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커밍아웃)하기 위해서다. 이제는 그가 아닌 그녀는 과거 소년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성정체성의 혼란을 느꼈다. 신체 상태 역시 여성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여성적으로 변할 정도. 아만다는 "남자의 몸으로 태어나 마이클로 자라났지만 거울 속의 나는 항상 여자로 보였다" 면서 "오랜 고민 끝에 2년 전 완전한 여자가 되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을 결심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녀는 지역 교육위원회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논의 끝에 이번 여름방학에 성전환수술을 하고 커밍아웃 할 계획을 잡았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가 여성이 돼 학교에 나타난 것은 극장에서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발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커밍아웃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각은 묘하게 갈리고 있다. 특히 그녀가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점과 미리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에대해 아만다는 "만약 내가 임신해서 유산하다면 이를 학생들에게 알려야 하나?" 라고 반문하며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지금 나는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하다" 고 말했다. 지역 교육 위원회 측도 이에대해 별로 문제삼지 않는 눈치다. 교육위원회 측은 "그녀는 최고의 수업 평가를 받고 있는 교사로 앞으로도 그럴 것" 이라면서 "커밍아웃은 사전에 학교 측도 알고 있었던 사항이며 지극히 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도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갑자기 여성이 돼 나타난 한 남자 교사의 ‘커밍아웃’

    갑자기 여성이 돼 나타난 한 남자 교사의 ‘커밍아웃’

    지난주 남자 선생님이 이번주 여성이 되어 나타난다면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지난 월요일 미국 캘리포니아 치노 고등학교 학생들은 지난주까지 남자였던 화학 선생님이 여성으로 변신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 사건의 주인공은 이제 여성이 된 아만다 스와거(32). 그는 지난주까지 마이클 스와거라는 이름으로 교편을 잡은 남자 화학 선생님이었다. 갑자기 그가 여성 복장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학교에 나타난 것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커밍아웃)하기 위해서다. 이제는 그가 아닌 그녀는 과거 소년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성정체성의 혼란을 느꼈다. 신체 상태 역시 여성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여성적으로 변할 정도. 아만다는 "남자의 몸으로 태어나 마이클로 자라났지만 거울 속의 나는 항상 여자로 보였다" 면서 "오랜 고민 끝에 2년 전 완전한 여자가 되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을 결심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녀는 지역 교육위원회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논의 끝에 이번 여름방학에 성전환수술을 하고 커밍아웃 할 계획을 잡았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가 여성이 돼 학교에 나타난 것은 극장에서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발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커밍아웃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각은 묘하게 갈리고 있다. 특히 그녀가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점과 미리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에대해 아만다는 "만약 내가 임신해서 유산하다면 이를 학생들에게 알려야 하나?" 라고 반문하며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지금 나는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하다" 고 말했다. 지역 교육 위원회 측도 이에대해 별로 문제삼지 않는 눈치다. 교육위원회 측은 "그녀는 최고의 수업 평가를 받고 있는 교사로 앞으로도 그럴 것" 이라면서 "커밍아웃은 사전에 학교 측도 알고 있었던 사항이며 지극히 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도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수능도 할 말이 있다/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수능도 할 말이 있다/이기철 사회부 차장

    최근 연일 얻어터지는 나는 교육에서 만악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1994년 태어날 때의 원래 내 모습은 사라지고 땜질식 성형에 누더기가 됐다. 나는 쉬우면 ‘물수능’이라고, 어려우면 ‘불수능’이라고 얻어맞는다. EBS 문제를 그대로 베낀다는 오명도 듣는다. 그래도 난 할 말이 있다. 며칠 전 일이다. 지난해 수학 B형에서 만점자가 6630명이 나와 물러 터졌다는 소리를 들었던 나를 손질하겠다는 개선위원회가 올해부터 변별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시안을 발표했다. 변별력이라는 말에 입시 업체들은 내가 까다로울 것이라며 수험생들을 위협했다. 변별력은 ‘인 서울’을 노리는 학생을 위한 것일 뿐 수험생 95% 이상은 아무리 내가 물이라도 어렵게 느낀다. 사교육비가 오를 것을 우려한 청와대는 교육부를 질책했다. 결국 교육부는 사흘 만에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뒤집었다. 사실 나도 내가 헷갈릴 정도로 자주 바뀐다. 올 11월 수험생은 지난해와 같은 형태의 나를 만난다. 하지만 내년에 나를 마주할 수험생은 한국사를 필수적으로 치러야 한다. 현재 고교 2학년생에겐 공부할 과목이 하나 더 늘었다. 또 A, B형으로 나뉘었던 국어는 하나로 통합됐다. 수준별로 선택하던 수학은 문과와 이과 계열별로 치른다. 올해의 나와 내년의 내가 같은 시험일까 하는 정체성마저 혼란스럽다. 현재 고교 1학년이 치를 2018학년도에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다. 하지만 절대평가 등급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를 여태 결정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나의 제도 변화 ‘3년 예고제’를 어긴 것이고, 절대평가를 세밀한 준비 없이 결정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내가 바뀌지 말아야 할 고정불변의 절대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정 역시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가야 하며, 학생을 평가하는 제도가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교육적 필요가 아니라 정치권이나 청와대 입김 때문에 내가 바뀌기에 역풍을 맞는 것이다. 나를 바꾸려면 예고 기간을 대통령 임기보다 더 길게 잡아서 정치적 타산이 개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온당하다. 3년의 예고 기간은 적응 시간이 너무 짧다고 학교 현장에서는 아우성이다. 또 내가 EBS에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이는 사교육에 접근하기 좋은 이들의 억지 논리라고 치부한다. 입시 학원 하나 없는 농어촌 학생은 어떻게 나를 준비하라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이참에 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입 선발 방식도 도마에 올리는 게 합당하다. 당장 다음달이면 일부 고교는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원서 접수를 하는 등 선발 절차를 시작한다. 반면 아직 전형 절차를 확정하지 못한 대학도 수두룩하다. 대학은 언제까지 나에게 무임승차할 것인가. 내가 학생을 성적으로 줄 세우면 서열화된 대학은 학생을 차례로 집어 가는 식이다. 내 나이 22살이지만 23번 시험이 치러졌다. 시험이 그동안 전년도와 같이 치러진 것은 네 번뿐이다. ‘범교과적 사고력 측정’을 하겠다고 도입한 첫해와 비교하면 바뀌지 않은 것은 이름뿐이다. 입시 업체들은 나를 속속들이 분석했고, 나의 한 발은 EBS에 걸려 있다. 문항은 사실상 다 노출됐다. 교과 과정이 바뀌지 않는 한 문항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의 수명이 다 됐다는 방증이다. 나는 이젠 역사 속으로 들어가 쉬고 싶다. 그러나 내 후손은 급조하지 말자. chuli@seoul.co.kr
  • 회화, 다시보기

    회화, 다시보기

    뉴미디어와 대규모 설치작업이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침체됐던 회화가 최근 재조명받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작가들을 통해 회화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그림/그림자-오늘의 회화’전이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루마니아, 폴란드, 영국, 중국, 미국 등 6개국 작가 12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대부분 1970년대생인 작가들은 서로 다른 주제와 스타일, 그리고 이질적인 문화적 맥락에서 작업하고 있다. 디지털 이미지부터 레디메이드까지 무한히 확장하고 있는 현대회화의 맥락 안에서 붓과 물감, 그리고 캔버스로 이루어지는 가장 전통적인 붓질의 언어로 자신을 표현한다. 미국 출인의 헤르난 바스는 요즘 크게 주목받고 있는 작가로 어린 소년들 사이의 성적 긴장감과 혼란을 미묘하게 표현하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그의 관심을 드러내는 작품을 선보였다. 아프리카계 영국 여성인 리넷 이아돔 보아케는 뛰어난 상상력을 기반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허구적 인물화들이 주를 이룬다. 폴란드 출신인 빌헬름 사스날은 단순화한 이미지의 무제 작품으로 관람객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작품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의 루마니아 작가 셰르반 사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촬영,포토샵을 이용해 회화적 구성으로 편집한다고 한다. 중국작가 리송송은 다양한 매체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분할된 화면에 파편화하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 ‘장군’을 보여준다. 백현진은 ‘평상심’이라는 작품에 붓질의 시각적, 촉각적 특성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감성을 표현한다. 사진적 이미지를 회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동시대 삶의 순간들을 추적하는 박진아는 하나의 화면에 다수의 사진을 결합한 뒤 회화의 물리적 제작과정을 통해 다른 차원의 시간을 시각화한 작품 ‘여름촬영’을 그렸다. 셰르반 사부는 모국인 루마니아의 평범한 일상을 촬영하고 이를 포토샵을 이용해 회화적 구성으로 편집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오래된 사진을 떠올리는 빛바랜 톤의 작업은 미묘하게 과거를 회상하게 한다. 전시는 6월 7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해외여행 | 당신과 함께 스페인을②몬세라트 Montserrat

    해외여행 | 당신과 함께 스페인을②몬세라트 Montserrat

    ●Montserrat 신비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바위산, 몬세라트 희뿌연 새벽안개인지 몽실몽실 내려앉은 옅은 구름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해발 1,200m의 거대한 바위산 몬세라트Montserrat 중턱에는 프란시스코 프랑코Francisco Franco, 1892~1975년의 40년 독재정권 시절, 카탈루냐 사람들이 침묵의 투쟁을 벌였던 베네딕트 수도원이 있다. 독재자의 매서운 탄압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지키기 위해 카탈루냐어로 미사를 진행하면서 합창곡을 부르던 애잔함 때문일까. 수도원에는 애달프면서도 굳건한 저항의 기운이 감돌았다. 카탈루냐인의 정신적 고향이었던 베네딕트 수도원은 지금도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성지다. 좀더 전문적인 해설을 위해 일일 섭외된 가이드 호세 마리아Jose Maria는 전 세계 신자들의 발걸음이 이곳으로 모이는 데는 역사적인 의미도 있지만 검은 성모 마리아상 ‘라 모레네타La Moreneta’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얼굴과 손 부분이 진한 갈색 또는 검은 빛을 띄우는 성모상은 12세기에 만들어졌다고만 추정할 뿐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증은 아직까지도 속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고. 그러나 성모상을 만나러 온 이들에게는 의문보다 희망이 더 먼저다. 성모상의 손을 만지며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때문이다. 마침 맑은 아침 공기 안으로 미사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상의 목소리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에스콜라니아Escolania 소년 합창단의 성가까지 더해져 바위산 구석구석이 일렁였다. 그 신비롭고도 성스러운 기운에 취했는지 신자가 아니었음에도 나는 어느새 성모상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있었다. ●food of Vasco 별들이 쏟아지는 바스크의 맛 조개 모양의 해안, 콘차 해변을 끼고 있는 바스크 지역의 아름다운 마을 ‘산 세바스티안San Sebastian’에 다다르자 맛있는 냄새에 침샘이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하비는 이곳에서 각자 먹고 싶은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라고 시간을 주었다. 어느 레스토랑에 가도 훌륭한 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며. 바르셀로나에 타파스Tapas가 있다면 바스크에는 바게트 한 조각 위에 연어, 하몽, 엔초비 등 다양한 재료의 음식을 올려 먹는 핀초pincho가 있다. 산 세바스티안의 구시가지는 골목마다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핀초 레스토랑이 즐비한데, 그래서 나는 이곳을 ‘핀초 거리’라고 불렀다. 가게마다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제각각이라 이곳저곳을 다니며 1.5~2.5유로 사이의 저렴한 가격으로 색다른 핀초를 한두 개씩 실컷 맛볼 수 있었다. 바스크 지역 사람들은 음식에 대해 특히나 자부심이 강하다. 스페인에서 유명한 남자 셰프들 중 대다수가 바스크 출신이고 이 작은 도시에만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이 12개나 있다니 그럴 만도 하다. 핀초와 함께 이 지역의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 ‘차콜리’를 한 잔, 두 잔 곁들이다 보니 바스크 지역에 미슐랭 별들이 아낌없이 쏟아지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바스크는 어느 나라? 바스크 지역의 자부심은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하비는 이날 우리에게 바스크 ‘나라’에 간다고 했다. 모두들 동그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고 나는 일정표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논란이 되었던 부분이 바로 ‘나라’라는 단어인데 스페인에서 또 다른 나라로 국경을 넘는 것인가 착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약 70여 인종이 크고 작은 지방자치 안에 모여 살고 있지만 ‘바스크’ 지역은 스스로를 ‘국가’라고 지칭할 만큼 특히나 지역감정이 심각하단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에 맞닿은 바스크의 지리적인 위치 때문이 아니더라도 스페인과는 오래 전부터 인종과 언어도 달랐기 때문에 오랫동안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강력하게 염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바스크 지역에 직접 가 보니 그 이야기가 참으로 와 닿는다. 바르셀로나나 다른 소도시들과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의 건축양식이 골목 구석구석을 수놓았고 표지판은 스페인어와 함께 바스크어로도 표기해 그들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지켜 가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국경을 넘어 이제껏 알지 못했던 나라에 와 있는 기분이랄까. 민속축제에서도 그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무거운 돌을 든다거나 통나무 패기 등 힘을 과시하는 경기들이 많은데 스페인이라는 국가에서 그들만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강인함을 기르기 위함일까? ▶must go 당신에게도 기적을 프랑스 루르드Lourdes 이번 취재는 스페인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일정에는 스페인 국경과 맞닿은 프랑스 남부의 작은 시골 마을 루르드도 포함됐다. 루르드는 매년 6백만명 이상의 순례자들의 발길이 향하는 곳으로 기적의 땅이라 불리는 순례성지다. 1858년, 마사비엘 동굴에 가난하지만 신앙이 깊은 어린 소녀 베르나데트 앞에 아름다운 여인(사람들은 이 여인을 성모마리아가 발현한 것이라고 여겼다)이 18회에 걸쳐 나타나 “샘에 가서 마시고 씻으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이 샘물을 마신 이들 중 몇몇은 불치병이 치료되었다. 이후 루르드는 치유의 샘물로 유명해졌고 1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자들의 갈증을 적시고 있다. 마사비엘 동굴 위에는 성모상이 신자들을 반기고 입구에는 신자들이 봉헌한 초들이 365일 내내 한시도 꺼짐 없이 불을 밝힌다. 동굴 안 반질반질하게 닳은 바위는 수많은 사람들이 어루만지며 정성을 올린 증거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트라팔가 한국 사무소 www.trafalgar.com, 02-777-6879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힐러리의 新대권 무기 ‘여성, 엄마, 할머니’

    힐러리의 新대권 무기 ‘여성, 엄마, 할머니’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고배를 마신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란 역사 창조에만 몰두해 진짜 ‘여성’으로서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데 실패했고, 국가 최고 통수권자에 어울리는 강인함을 내세우느라 자신의 성(性) 정체성을 과도하게 경시한 측면이 패착으로 꼽힌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힐러리가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2008년 때와 달리 ‘여성, 엄마, 할머니’로서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첫 대권 도전 당시 힐러리 캠프 전략가들은 국민이 ‘퍼스트 마마’를 원하지 않는다며 여성성을 부각하지 말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히려 과격 페미니스트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부작용도 낳아 천금 같은 기회를 날려 버리고 말았다. 여성 후보자로 실용적인 접근을 하자는 전략 수정은 시대의 변화와 요구 때문이다. 우선 4년간의 국무장관직 수행을 통해 그녀의 강인함, 진지함은 충분히 확인됐다는 평가다. 힐러리와 그 측근들은 한층 험난해진 세상살이에 국민을 보듬을 수 있는 부드러운 모성애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주요 기업의 여성 수장 및 여성 의원 증가와 여성 차별에 대한 미디어의 혹독한 질타 등 문화, 정치적 지형도가 여성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변한 것도 한 요인이다. 2008년 선거를 도왔던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힐러리가 여자라는 점은 이제 “엄청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 강연에서 힐러리는 여성 문제를 중산층이 겪는 사회문제와 경제 곤란 등 보편적인 이슈로 엮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손녀 샬럿 클린턴 메즈빈스키가 태어난 후 ‘할머니 힐러리’의 매력은 배가되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여성 IT 전문가를 상대로 한 강연에서 힐러리는 “손녀 출생이 나라의 미래는 물론 변호사로 일하는 딸 첼시와 같은 워킹맘의 고충을 이해하는 데 더 큰 영감을 줬다”며 “가족을 우선시하는 근로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단지 근사한 일을 하는 것을 넘어 윈윈하는 것”이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모든 인간은 동등하고 존엄” 美 ‘성소수자 특사’ 첫 임명

    “모든 인간은 동등하고 존엄” 美 ‘성소수자 특사’ 첫 임명

    미국 정부가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 권리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국정연설에서 이례적으로 성소수자를 언급하며 이들의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발언한 뒤 나온 조치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외국에서 게이 등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 임무를 수행할 특사에 랜디 베리 전 네덜란드 총영사를 임명했다. 미 정부가 성소수자 인권 특사를 임명한 것은 처음이다. 특사는 전 세계에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에 대한 차별이나 폭력을 막는 임무를 수행한다. 케리 장관은 성명에서 “많은 정부가 성소수자의 자유를 막는 법안을 발의하고 75개국 이상이 여전히 동성애를 범죄시하고 있다”면서 “성적 취향이나 정체성과 상관없이 모든 인간의 동등함과 존엄성을 주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는 25일 중국 동성애 활동가 저우단(周丹) 변호사를 초청해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중국 아이들의 인권을 다룬 2007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수상작 ‘잉저우의 아이들’ 상영회를 개최한다.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군 입대 금지 정책 철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지난 22일 아프가니스탄 칸다바르에서 미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현행 군 복무 규정상 금지된 성전환자 입대 문제에 대해 “우리가 필요한 일을 성전환자들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열려 있는 입장”이라며 “군 복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를 제외한 어떤 것도 성전환자들을 배제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원점에서부터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현재 미군 내에는 약 1만 5500명의 성전환자가 이를 숨긴 채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사람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 정책을 2011년 폐기했으나 성전환자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백악관도 정책 재검토에 긍정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A부터 Z까지 알파벳 전부로 이름 만든 여자

    A부터 Z까지 알파벳 전부로 이름 만든 여자

    평범한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던 여자가 세상에 하나뿐인 이색적인 이름으로 개명에 성공해 화제다.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콜롬비아 여성 레이디 숭가(36)는 최근 성과 이름을 한꺼번에 바꿨다. 예쁜 스페인어 이름을 버리고 그가 선택한 이름은 Abcdefg와 Hijklmn, 성은 Opqrst Uvwxyz이다. 이름과 성을 차례로 쓰면 알파벳이 완성된다. 여자는 카우카 주의 포파얀에서 남자로 태어났다.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과 정신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였다. 콜롬비아에서도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포파얀에서 자란 그는 어릴 때부터 성적 정체성 때문에 갈등을 겪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여자친구를 3명이나 사귀어봤지만 아무래도 자신은 남자가 아닌 것 같았다. 혼란에 빠진 그는 아르헨티나로 유학,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디자인 공부에 전념했다. 공부를 마치고 디자이너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고향을 잊지 못하고 귀국을 결심했다. 귀국한 그의 인생은 확 바뀌었다. 성전환수술을 받고 여자로 다시 태어난 그는 개명을 추진했다.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위해 성까지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 가능한 일이었다. 새로운 이름과 성을 놓고 고민하던 여자가 선택한 게 알파벳이었다. 여자는 "세상에 하나도 없는, 유일한 이름과 성을 찾았다"면서 "여러 옵션을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알파벳을 성명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티켓이나 호텔을 예약할 때 이름과 성을 불러주면 장난인 줄 알고 끊어버리는 경우가 있어 가끔은 불편하지만 세계에서 유일한 이름을 갖게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진=ABC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에이즈, 아픔보다 더 아픈 편견

    에이즈, 아픔보다 더 아픈 편견

    한국 사회에서 많은 이들에게 후천성면역결핍증, 이른바 에이즈는 곧 ‘동성애’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죽음과 죄악이라는 단어가 공식처럼 뒤따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에이즈는 거부감과 터부를 상징하는 낙인이라는 의미 말고도 21세기에도 여전히 너무나 많은 의학 ‘미신’이 횡행하는 걸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 사실 의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에이즈는 간염이나 고혈압과 다를 게 없다. 모두 질병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구나 항바이러스 치료만 잘 받으면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이다. 에이즈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본다. 에이즈는 HIV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신체 면역체계가 일정 수준 이하로 손상돼 생기는 질환을 가리킨다. HIV 감염은 성(性) 정체성에 관계없이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혈액, 모유 수유 등을 통해 일어난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한 성’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명확한 범주를 제시한 바 있다. 첫째, 평생 동안 금욕하기, 둘째, 이성애든 동성애든 평생 동안 상호 유일한 성적 배우자와의 성행위, 셋째, 성기를 사용하지 않는 성행위, 넷째, 콘돔이나 페미돔을 사용하는 모든 성행위 등이다. 이성애나 동성애는 적어도 ‘안전한 성생활’과는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HIV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81년 6월 미국 질병관리센터에서 치명적인 폐렴 환자 다섯명을 보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남성 동성애자들이었다. 초기 발표된 사례가 대부분 남성 동성애자들이다 보니 에이즈가 동성애로 인한 성병이라는 뿌리 깊은 선입견을 얻게 됐다. 하지만 사실 전 세계 에이즈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살고,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 환자다. 원인에 대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설명은 아프리카 원주민 사냥꾼들이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를 사냥한 후 해체 작업을 하다 노출됐다는 것이다. 에이즈는 악수나 포옹, 키스 등으로는 감염될 수 없다. 물론 구강에 상처가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 초기에는 피임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성관계 때문에 전염된다는 식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실제로 최초에는 수혈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이후 수혈용 혈액에 대해 HIV 검사를 하고 병원에서 주삿바늘을 일회용으로만 쓰다 보니 혈액을 통한 감염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성관계를 통한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것이 다시 오해를 키운다. 에이즈 증상은 무증상부터 기회감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기회감염이란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미생물이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서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HIV 감염 초기에는 체중 감소, 발열, 전신 피로 등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시간이 경과해 말기가 되면 면역 체계가 손상돼 정상인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감염과 악성 종양이 발생한다. 대체로 1단계는 급성 HIV 증후군, 2단계는 무증상기, 3단계는 증상기로 구분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아무 증상이 없는 무증상기가 아무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개 8~10년이나 된다는 점이다. 물론 HIV 감염인들이 복용하는 에이즈 치료제가 아직 완치제는 아니며 HIV의 증식을 억제해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약이다. 약물에 내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HIV 치료 시 일반적으로 세 가지 종류의 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칵테일 요법을 쓴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는 한번 복용을 시작하면 평생 동안 먹어야 하는 약으로 복용법을 95% 이상 정확히 지켜 복용하기만 한다면 HIV 감염인의 수명을 30년 이상 연장시켜 에이즈를 만성질환으로 변화시킨다. 예전에는 먹어야 하는 약도 많고 부작용도 심했지만 최근에는 하루에 한 번, 한 알 투약이 가능한 복합제도 있다.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크다는 것은 보건당국도 고민스러워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잘못된 상식이 질병 예방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WHO는 해마다 12월 1일을 ‘세계 에이즈의 날’로 지정해 에이즈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문답으로 알아보는 에이즈 상식’은 특히 HIV와 에이즈가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HIV 감염인이란 HIV에 걸린 모든 사람을 말하며 이 중에서 질병 진행으로 면역체계가 손상, 저하됐거나 감염증, 암 등의 질병이 나타난 사람을 에이즈 환자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HIV 감염인과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함께 먹어도 HIV에 걸리지 않는다. 음식에 들어간 HIV는 생존할 수 없으므로 HIV 감염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HIV 감염인과 손을 잡거나 함께 운동을 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HIV 감염인을 문 모기나 벌레 등을 통해서는 HIV에 걸리지 않는다. HIV 감염인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도 아니다. 1회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은 0.1~1%에 불과하다. HIV 감염 여부는 보건소에서 익명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선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감염을 확실히 판단하기 위해 확진검사를 실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에서만 이를 시행한다. 정부에서는 에이즈에 대해 홍보 및 예방 교육을 하고 있으며 조기 발견을 위해 익명인 검사를 활성화하고 있다. 감염인이 발생했을 경우 에이즈 관련 진료비 지원과 상담 사업 등도 하고 있다. 그런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면 에이즈 환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질환 그 자체보다도 ‘편견과 비난’이 아닐까 싶다. 2012년 기준 국내 HIV, AIDS 감염자는 모두 7788명이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남 진주시

    [新국토기행] 경남 진주시

    ■ 남강변 따라 볼거리 한가득 ●김시민 장군이 왜군에 맞서 싸운 ‘진주성’ 진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진주 8경 가운데 하나다. 진주성은 본성동과 남성동 일대 남강변을 따라 조성됐다. 언제 쌓았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토성이었던 것을 왜구들의 침입에 대비해 1379년(고려 우왕 5년) 석성으로 고쳐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직전(1591년)에 외성을 쌓았으나 흔적이 없고 현재는 내성만 복원됐다. 내성 둘레는 1760여m, 외성 둘레는 4㎞가량이다.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로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이 1592년 10월 3800여명의 군사로 왜군 2만여명을 물리친 진주대첩이 벌어졌던 곳이다. 이듬해 6월 왜군과 2차 전쟁이 벌어졌을 때 민·관·군 7만여명이 끝까지 항쟁하다 순절한 아픈 역사도 서려 있다. 1972년 촉석문을 복원한 데 이어 1975년에는 허물어졌던 서쪽 외성 일부와 내성 성곽을 복원했다. 1979년 성 안팎에 있던 민가를 철거하고 2002년 공북문을 복원했다. 1963년 사적 제118호로 지정됐다. ●절벽 위 우뚝, 빼어난 절경 뽐내는 ‘촉석루’ 진주성 안 남쪽 남강변 경치가 빼어난 절벽 위에 솟아 있다. 남장대나 장원루라고도 부른다. 전쟁 때 지휘본부, 평화 시절에는 관리들의 놀이터와 과거시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립했다. 1241년(고종 28년)에 목사 김지대가 처음 지은 뒤 8차례 중건과 보수를 거쳤다. 1365년(공민왕 14년) 처음 건립됐다는 주장도 있다. 벼랑과 강 주변 풍경이 절경이다. 우리나라 3대 누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북쪽에서는 평양의 부벽루, 남쪽에서는 촉석루를 꼽을 만큼 영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각이다. 1948년 국보 제276호로 지정됐으나 6·25전쟁 때 폭격으로 소실돼 1960년 다시 지었다. 정면 5칸, 측면 4칸으로 누각 돌기둥은 창원시 촉석산 돌이다. 대들보는 오대산에서 벌목해 만들었다. 북쪽 현판 글씨는 영조 때 송하 조윤형이 썼다. 남쪽 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것이었으나 민주당이 집권한 뒤 판을 깎고 유당 정현복의 글씨로 바꿨다. ●논개가 임진왜란 때 몸 바쳐 뛰어내린 ‘의암’ 임진왜란 때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으로 몸을 던졌던 바위다. 촉석루 아래 남강 가장자리에 있다. 윗면은 편평하며 크기는 가로 3.65m, 세로 3.3m다. 제2차 진주성전투에서 성이 함락되자 1593년 6월 29일 논개가 촉석루에서 벌어진 연회에 참석해 왜장을 이 바위로 유인한 뒤 두 팔로 끌어안고 남강으로 뛰어들어 순국했다. 논개는 왜장을 껴안은 손가락이 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10개 손가락에 가락지를 꼈다고 전해진다. 논개의 의로운 행동을 기리기 위해 지역 사람들이 이 바위를 ‘의암’(義巖)이라고 부르게 됐다. 1629년(인조 7년) 정대륭이 바위 벽에 ‘의암’이란 글씨를 새겼다. 2001년 9월 27일 경남도 기념물 제235호로 지정됐다. ●남강댐 건설 때 만들어진 인공 호수 ‘진양호’ 우리나라 다목적댐 1호인 남강댐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다. 진주시 판문동과 대평면, 내동면, 수곡면 등에 걸쳐 있다. 덕천강과 경호강이 만나 호수를 이룬다. 1936년 착공한 뒤 제2차 세계대전 및 한국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1970년 7월 길이 975m, 높이 21m로 완공됐다. 그 뒤 길이 1126m, 높이 34m로 보강 공사해 1999년 완공했다. 댐 유역 면적은 2293.42㎢, 둘레는 328.01㎞다. 물이 맑고 주변 경관이 좋아 일년 내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호수 주변에 2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우거져 있고 물홍보전시관, 동물원, 365계단, 전망대, 소싸움장 등이 있다. ●각양각색 유등 띄워 소원 비는 ‘남강유등축제’ 해마다 10월 남강과 진주성 일대에 각양각색의 화려한 유등 조형물을 설치, 전시해 소원을 비는 유등 놀이 축제다. 물, 불, 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경관이 연출돼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몰린다. 개천예술제 행사의 하나로 열리다가 2000년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로 개최되고 있다. 진주 유등은 1592년 진주대첩 당시 김시민 장군을 비롯한 군사들이 남강에 유등을 띄워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 전술과 성 밖에 있는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 등으로 활용했다. 1593년 진주성이 함락돼 성을 지키던 병사와 백성 7만여명이 숨진 뒤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유등을 띄우는 행사가 축제로 계승됐다. 역사와 정체성을 바탕으로 강과 유등을 창의적으로 결합해 성공한 축제다. 2006~2010년 5년 연속 최우수축제, 2011~2013년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됐다. 지난해 명예대표축제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육성축제로 선정됐다. ●임진왜란 전문 역사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진주시 남성동 진주성의 1만 7930.66㎡ 부지에 있는 임진왜란 전문 역사박물관이다. 한국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탑의 선을 고건축 양식으로 조화시켜 현대식 2층 건물로 지었다. 1984년 11월 개관했다. 전시실은 상설(임진왜란실)과 기획(두암실)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현자총통(보물 제1233호) 등 3500여점의 소장 유물 가운데 460여점을 전시했다. 특히 국내외 여러 곳에 분산된 임진왜란 관련 전적·서화류, 도자류 등 많은 유물을 모았다. 두암실(김용두실)에는 재일교포 김용두씨가 1997년부터 3차례 기증한 유물 179점 가운데 100여점을 전시해 놨다. ●2700여종 식물과 4개 온실 갖춘 ‘경남수목원’ 진주시 이반성면 대천리 야산 58㏊에 조성됐다. 산림 학술연구와 나무 유전자 보존, 주민들의 자연 학습 및 휴식 공간을 위해 만들었다. 1993년 4월 5일 문을 열었다. 전문 수목원, 화목원,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등 우리나라 온대 남부 지역 수목 위주로 국내외 식물 2700여종을 수집, 보전하고 있다. 열대식물원과 난대식물원, 선인장온실, 생태온실 등 4개 온실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박물관과 야생동물관찰원이 있다. 호수와 계곡, 언덕을 따라 수목원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도록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숲 속에서 자연 학습을 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녹색 휴식 공원으로 소문이 나면서 겨울철을 제외하고 평일 1000여명, 휴일에는 5000여명이 방문한다. ●진주성 북장대 아래 ‘인사동 골동품 거리’ 진주성 북장대 아래 남성동·인사동 일대 거리에 골동품을 거래하는 상점 20여곳이 늘어서 있다. 600m에 이르는 인사동 골동품 거리는 197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관광 명소가 됐다. 고문서를 비롯해 전적, 서화, 탁본류, 민속자료, 도자기, 조각품, 공예품, 석등 등 다양한 종류의 골동품을 사고판다. 경남 진주시는 도시 한복판에 맑은 남강이 흐르는 1000년 고도다. 임진왜란 때 온 시민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왜군에 맞서 싸웠던 구국, 충절의 고장이다. 1000년이 넘는 도시 역사만큼 명소와 사적지가 많고 문화예술도 번성했다. 1949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개천예술제는 한국 향토문화예술제 가운데 가장 오래된 행사다. ■ 눈과 입이 호강하는 먹거리 ●사골국으로 밥을 지어 독특한 진주비빔밥 진주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전투를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군인과 시민들이 전투 중 영양 보충을 하기 위해 소를 잡아 곰국으로 밥을 지어 먹었던 게 진주비빔밥의 시초다. 밥 위에는 육회와 숙주, 고추, 근대나물 등을 얹는다. 바지락을 다져 넣어 끓인 보탕국과 선지국이 비빔밥과 함께 나온다. 진주비빔밥의 독특한 맛의 비결은 사골국으로 밥을 짓는 데 있다. 장작불로 전통 무쇠솥에 밥을 짓는다. 밥에 얹는 나물 요리는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신선한 제철 나물로 만든다. 놋그릇에 담은 하얀 밥과 다섯 가지 나물이 어우러져 일곱 가지 색깔의 아름다운 꽃 모양을 나타낸다고 해서 꽃밥 또는 칠보화반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정승들이 진주비빔밥을 먹기 위해 1000리나 되는 진주를 자주 찾았을 만큼 유명하다. 해마다 5월 진주성 일대에서 진주비빔밥축제도 열린다. ●조선시대 관찰사에 대접하던 진주교방음식 조선시대 중앙에서 내려온 관찰사를 비롯한 관리들을 접대하기 위해 진주교방청 연회장에서 차렸던 진주의 전통 한정식이다. 당시 연회장에는 술과 기생들의 노래, 춤이 곁들여졌다. 재료는 지리산 일대 청정한 농산물과 남해의 싱싱한 수산물을 사용한다. 술안주 위주의 음식으로 술과 함께 먹기 때문에 밥보다는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국물 음식이 많다. 갖가지 해물로 만든 해물찜과 해물전을 비롯해 조개구이, 백합탕, 갈비찜, 나물 요리 등 수십 가지 요리로 3~4차례 상을 푸짐하게 차린다. 진주냉면, 진주밀면 등 여러 가지 국물 음식과 조선잡채, 전복김치도 나온다. 겨자에 무치는 조선잡채는 발효돼 깊은 맛이 나도록 하룻밤 숙성시킨 뒤 먹는다. 음식물 보관이 어려웠던 시절에 지혜로운 요리법이었다. ●비린내 없고 담백하며 부드러운 장어구이 바다나 민물에서 나는 장어에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진주 지역 향토음식이다. 비린내가 없고 담백하며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진주 장어구이는 석쇠에 올려 5분쯤 노릇노릇하게 초벌구이 한 뒤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대형 냉장고에 넣어 이틀 정도 급랭시킨다. 이 장어에 양념을 발라 다시 구워 내놓는다. 깻잎이나 상추에 싸서 먹는다. 양념구이는 장어 머리와 큰 멸치, 양파, 계피, 감초 등의 한약재를 넣어 푹 삶아 우려낸 육수에 간장, 고춧가루, 생강, 마늘, 참깨 등을 다져 넣어 만든 양념장을 발라 석쇠에서 5~7분쯤 굽는다. 양념을 3~5차례 발라 장어 살 속까지 스며들게 한다. 소금구이는 육수에 참기름, 마늘, 참깨 등을 넣어 만든 양념장을 발라 굽는다. 진주성 근처 성북동 일대에 장어구이 전문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진주 장어구이를 먹어 본 관광객들은 “독특하게 만든 양념과 장어구이가 잘 어우러져 느끼한 맛이 없고 구수하다”고 말한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린 천재 수학자의 비극적 삶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린 천재 수학자의 비극적 삶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게임/앤드루 호지스 지음/김희주·한지원 옮김/동아시아/872쪽/3만 6000원 너저분한 외모에 말을 더듬었지만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아이가 있었다. 미적분에 대한 지식 없이도 어려운 수학 문제를 척척 풀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독학하던 이 소년은 명문 사립학교에 입학해 첫사랑을 만나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는다. 그는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에 입학해 수학을 전공하며 수치해석, 확률, 통계에 큰 관심을 보였다. ‘계산가능한 수와 결정문제 적용에 관하여’라는 논문에서 지능을 가진 ‘만능기계’에 대해 언급한다. 2차 대전 중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난해한 나치독일의 암호 ‘에니그마’를 해독해 잠수함 유보트를 괴멸시키고 연합군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컴퓨터의 아버지’ ‘20세기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앨런 튜링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허무하고도 비극적인 죽음 때문이다. 튜링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885년 형법 개정법 제11조에 어긋나는 중대한 외설행위’로 체포되고, 1952년부터 2년간 재판을 받고 결국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요법 형벌을 받았다. 맨체스터대 왕립연구소에서 해임됐으며 컴퓨터 개발에서도 손을 떼야 했던 그는 결국 1954년 6월 7일 41세라는 나이에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베어먹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게임’은 튜링의 출생부터 어릴 때의 일화, 대학시절 모습, 암호해독 과정 등 그의 학문적 성과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서술한다. 옥스퍼드대 수리물리학 교수인 저자는 튜링을 알았던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고 관련 자료를 공들여 모아 인류의 역사를 바꾼 천재 수학자의 삶을 재구성했다. 과학적 정확성과 명료한 스타일,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모범적인 과학전기라는 평가를 듣는 책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앵글 속에 잡힌 우리 이웃 ‘삶의 터전’] 담겨 있다, 용산의 옛모습

    [앵글 속에 잡힌 우리 이웃 ‘삶의 터전’] 담겨 있다, 용산의 옛모습

    용산구가 125년의 역사를 담은 스토리텔링 사진집 ‘용산을 그리다’를 5일 발간했다. 구한말인 1890년부터 2014년까지 용산의 모습과 선조의 일상이 담긴 사진들로 용산의 역사를 풀어낸 사진집이다. 용산을 만나다, 용산이 앞서다, 용산에서 어울리다 등 3장으로 구성했으며 용산의 역사와 문화적 특수성을 재조명했다. 구는 지난해 6월부터 국가기록원, 서울시 역사편찬위원회, 학교, 종교시설, 구민 등에게서 1000여점의 사진을 수집했고 이 중 230여점을 담았다. 사진집은 동주민센터나 유관기관 등에 배부할 예정이고 홈페이지에도 게재한다. 구는 용산의 역사를 정리·보존하기 위해 이태원부군당 역사공원을 조성했으며 용산기지에 역사적 정체성을 부여한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를 발간한 바 있다. 또 올해는 이태원 일대 공동묘지에 유관순 열사의 시신이 안장되었던 사료에 근거해 유관순 추모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성장현 구청장은 “우리는 미래세대의 역사이며 후손을 위해 역사를 제대로 알고 기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도 구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높이고 용산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한의사 전문 의료기기 사용 허용해야 하나/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한의사 전문 의료기기 사용 허용해야 하나/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작은 가게를 하거나 건물을 지어 본 사람이라면 왜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시대에도 맞지 않는 수많은 관련 법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렇게 국민이 생업을 이어 가는 일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없애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빌미로 정부는 엉뚱하게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장치들을 없애는 일을 하고 있다. 신약을 상용화하기 전에 반드시 수행해야 할 임상시험을 의료산업을 저해하는 규제라고 축소하며 환자의 안전보다 업체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더니 최근에는 한의사가 안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규제 완화 정책이라고 추진하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때를 맞춘 것처럼 헌법재판소가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청력검사기 등은 신체에 위해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한의사가 충분히 판독 가능하다’며 이러한 의료기기들을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이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한 것을 근거로 CT, MRI, 초음파, 내시경 등 모든 의료기기에 대한 한의사 사용권을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의사협회가 한의사협회의 이러한 주장에 반대하고 있는 것을 언론은 밥그릇 싸움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현 사태의 본질은 직역 간의 갈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논란이 돼 온 한의학의 정체성 문제를 잘못된 방법으로 미봉하려는 정부의 대책에 있다. 다른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한의대가 설립된 지 50년이 넘었다. 그동안 한방 의료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때마다 현대의학과는 접근하는 근본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로 검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객관적인 검증을 거부해 오던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해 달라며 지금까지의 주장과 상반되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한의대 교육 과정의 75%가 일반 의대와 같다는 것을 밝힌 한의사협회의 기자회견 내용을 통해 한의학의 한계와 정체성 혼란을 여과 없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한의학에 대한 논란보다 더 큰 문제는 국가 면허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정부의 원칙 없는 정책이다. 자동차 운전면허도 책으로 공부했다거나 할 줄 안다고 주장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해진 시험에 합격해야 취득할 수 있으며, 운전의 난이도가 다른 자동차의 종류에 따라 면허 종류도 달라진다. 사람의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는 면허는 검증과정이 더욱 철저하다. 의사 면허를 얻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을 수료한 후 교육받은 것을 실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국가고시인 필기와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의사 면허를 취득한 자가 4~5년 이상의 추가적인 임상수련을 거친 뒤에야 독자적으로 전문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CT나 MRI 같은 진단기기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로부터 별도의 판독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한의사들은 교육과정에서 진단의학, 방사선학을 충분히 교육받았기 때문에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에 근거하면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를 할 수 있고,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에 대한 면허를 인정받고 있다. 단지 강의를 들었다는 주장에 기초해 공인된 검증 과정 없이 전문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위법일 뿐 아니라 국가 면허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의사들이 한의학 강의를 들었으니 한방기기를 이용한 진료를 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타당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제대로 교육받았는지 검증받지 않은 자가 전문 의료기기로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을 원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정규 의학 교육을 받고 정식 수련 과정을 거친 의사가 전문 의료기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선박의 균형을 유지하는 평형수처럼 환자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편의성을 앞세워 안전을 경시하는 규제 완화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세월호나 의정부 아파트 화재 등 수많은 사고에서 이미 확인했다. 국민의 편의와 경제적 이익을 위한 규제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에게는 국민의 안전이, 의사에게는 환자의 건강이 경제적 이익과 편의보다 우선이라는 원칙이 규제 개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 [열린세상] 한의사 전문 의료기기 사용 허용해야 하나/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한의사 전문 의료기기 사용 허용해야 하나/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작은 가게를 하거나 건물을 지어 본 사람이라면 왜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시대에도 맞지 않는 수많은 관련 법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렇게 국민이 생업을 이어 가는 일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없애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빌미로 정부는 엉뚱하게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장치들을 없애는 일을 하고 있다. 신약을 상용화하기 전에 반드시 수행해야 할 임상시험을 의료산업을 저해하는 규제라고 축소하며 환자의 안전보다 업체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더니 최근에는 한의사가 안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규제 완화 정책이라고 추진하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때를 맞춘 것처럼 헌법재판소가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청력검사기 등은 신체에 위해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한의사가 충분히 판독 가능하다’며 이러한 의료기기들을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이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한 것을 근거로 CT, MRI, 초음파, 내시경 등 모든 의료기기에 대한 한의사 사용권을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의사협회가 한의사협회의 이러한 주장에 반대하고 있는 것을 언론은 밥그릇 싸움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현 사태의 본질은 직역 간의 갈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논란이 돼 온 한의학의 정체성 문제를 잘못된 방법으로 미봉하려는 정부의 대책에 있다. 다른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한의대가 설립된 지 50년이 넘었다. 그동안 한방 의료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때마다 현대의학과는 접근하는 근본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로 검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객관적인 검증을 거부해 오던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해 달라며 지금까지의 주장과 상반되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한의대 교육 과정의 75%가 일반 의대와 같다는 것을 밝힌 한의사협회의 기자회견 내용을 통해 한의학의 한계와 정체성 혼란을 여과 없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한의학에 대한 논란보다 더 큰 문제는 국가 면허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정부의 원칙 없는 정책이다. 자동차 운전면허도 책으로 공부했다거나 할 줄 안다고 주장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해진 시험에 합격해야 취득할 수 있으며, 운전의 난이도가 다른 자동차의 종류에 따라 면허 종류도 달라진다. 사람의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는 면허는 검증과정이 더욱 철저하다. 의사 면허를 얻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을 수료한 후 교육받은 것을 실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국가고시인 필기와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의사 면허를 취득한 자가 4~5년 이상의 추가적인 임상수련을 거친 뒤에야 독자적으로 전문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CT나 MRI 같은 진단기기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로부터 별도의 판독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한의사들은 교육과정에서 진단의학, 방사선학을 충분히 교육받았기 때문에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에 근거하면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를 할 수 있고,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에 대한 면허를 인정받고 있다. 단지 강의를 들었다는 주장에 기초해 공인된 검증 과정 없이 전문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위법일 뿐 아니라 국가 면허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의사들이 한의학 강의를 들었으니 한방기기를 이용한 진료를 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타당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제대로 교육받았는지 검증받지 않은 자가 전문 의료기기로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을 원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정규 의학 교육을 받고 정식 수련 과정을 거친 의사가 전문 의료기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선박의 균형을 유지하는 평형수처럼 환자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편의성을 앞세워 안전을 경시하는 규제 완화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세월호나 의정부 아파트 화재 등 수많은 사고에서 이미 확인했다. 국민의 편의와 경제적 이익을 위한 규제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에게는 국민의 안전이, 의사에게는 환자의 건강이 경제적 이익과 편의보다 우선이라는 원칙이 규제 개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 “아빠 우리 게이에요”…한 쌍둥이 형제의 ‘커밍아웃’

    “아빠 우리 게이에요”…한 쌍둥이 형제의 ‘커밍아웃’

    지난 14일(현지시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기막힌 내용이 담긴 영상 한편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있다. 불과 이틀도 안돼 무려 450만 조회수를 기록한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LA에 사는 쌍둥이 형제 애런과 오스틴 로즈(19). 이들 형제가 카메라 앞에 선 것은 아버지에게도 숨겨왔던 자신들의 성정체성을 고백(커밍아웃)하기 위해서다. 성에 대해 개방적인 미국에서도 가족에게 '커밍아웃' 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 실제로 영상을 보면 성정체성을 두고 오랜시간 가슴앓이 해왔던 두 형제의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고백하는 장면에서 두 형제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다 결국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아빠 우리 게이에요..." 청천벽력같은 고백을 들은 아빠의 심정은 전화 목소리를 통해서도 전해진다. 긴 한숨과 탄식을 지른 아빠는 '그만' 이라고 말하고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한다. 19년 동안 이들을 잘생긴 청년들로 키워 낸 아빠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겠지만 그래도 '아빠는 아빠'였다. 곧 아빠는 "너희들 세대는 우리와 다르다" 면서 "너희 둘다 사랑한다. 그리고 그 마음은 평생 변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한다. 이어 "만나서 너희들의 행복을 위해 긴 대화를 하자"며 대화를 마친다. 커밍아웃의 고통과 부정(父情)이 느껴지는 이 영상을 보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해당 영상에만 이미 1만 7000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대부분 형제를 응원하고 있다. 로즈 형제는 "이 영상을 촬영해 공개한 것은 우리와 같은(동성애자) 사람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것" 이라면서 "우리를 지지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빠 저 게이에요”…쌍둥이 형제 눈물의 ‘커밍아웃’

    “아빠 저 게이에요”…쌍둥이 형제 눈물의 ‘커밍아웃’

    지난 14일(현지시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기막힌 내용이 담긴 영상 한편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있다. 불과 이틀도 안돼 무려 450만 조회수를 기록한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LA에 사는 쌍둥이 형제 애런과 오스틴 로즈(19). 이들 형제가 카메라 앞에 선 것은 아버지에게도 숨겨왔던 자신들의 성정체성을 고백(커밍아웃)하기 위해서다. 성에 대해 개방적인 미국에서도 가족에게 '커밍아웃' 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 실제로 영상을 보면 성정체성을 두고 오랜시간 가슴앓이 해왔던 두 형제의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고백하는 장면에서 두 형제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다 결국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아빠 우리 게이에요..." 청천벽력같은 고백을 들은 아빠의 심정은 전화 목소리를 통해서도 전해진다. 긴 한숨과 탄식을 지른 아빠는 '그만' 이라고 말하고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한다. 19년 동안 이들을 잘생긴 청년들로 키워 낸 아빠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겠지만 그래도 '아빠는 아빠'였다. 곧 아빠는 "너희들 세대는 우리와 다르다" 면서 "너희 둘다 사랑한다. 그리고 그 마음은 평생 변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한다. 이어 "만나서 너희들의 행복을 위해 긴 대화를 하자"며 대화를 마친다. 커밍아웃의 고통과 부정(父情)이 느껴지는 이 영상을 보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해당 영상에만 이미 1만 7000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대부분 형제를 응원하고 있다. 로즈 형제는 "이 영상을 촬영해 공개한 것은 우리와 같은(동성애자) 사람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것" 이라면서 "우리를 지지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생각나눔] 행정자치→행정안전→안전행정… 돌고 도는 이름… 직원들도 헷갈려!

    [생각나눔] 행정자치→행정안전→안전행정… 돌고 도는 이름… 직원들도 헷갈려!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은 최근 명칭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으로 변경했다. 1990년대 이후만 보더라도 기관명이 인천지방해운항만청(1996년)-인천지방해양수산청(1997년)-인천지방해양항만청(2008년)-인천지방해양수산청(2015년)으로 4차례나 바뀌었다. 어감마저 비슷해 국민들은 물론 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조차 헷갈려 한다. 다른 곳도 지역명만 다를 뿐 명칭 변화 추이는 동일하다. 공공기관이 얼굴이나 다름없는 명칭을 지나치게 자주 바꿔 국민들에게 혼동을 주고 불필요한 사회비용을 치르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판 바꾸기는 중앙부처일수록 더 변화무쌍하다. 보건복지부는 보건부-보건사회부-보건복지부-보건복지가족부-보건복지부로 변경됐다. 행정자치부는 더욱 헷갈리는 과정을 밟았다. 행정자치부-행정안전부-안전행정부-행정자치부로 바뀌어 마치 돌고 도는 물레방아를 연상시킨다.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잇달아 부처 명칭 앞뒤에 ‘안전’을 넣었다가 세월호 참사로 망신을 당한 뒤 6년 만인 지난해 11월 행정자치부로 환원됐다. 해경은 해체된 뒤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개편됐지만 하는 일은 동일해 간판, 도로표지판 등을 바꾸는 데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직원들의 사기만 위축시켰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부-농수산부-농림수산부-농림부-농림축산식품부로 변천 과정을 거쳤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부-문화체육부-문화관광부-문화체육관광부로 변신했다. 정부 측은 정부조직이 개편됨으로써 일부 부처 기능이 타 부처로 이관되고 부서 통폐합이 이뤄진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능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체성을 대변하는 정부부처 명칭을 자주 변경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시행정과 같은 맥락의 ‘쇼’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권경주 건양대 교수는 “공공기관의 ‘오십보백보’ 식 명칭 변화는 공해 수준”이라며 “행정기관 명칭의 지속성·명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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