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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카네이션과 공짜 주식/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카네이션과 공짜 주식/최광숙 논설위원

    “어린 나이에 정말 후회할 선택을 할 뻔했는데 선생님은 제 목과 천장을 잇는 줄을 끊어 주셨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셨다면 저의 삶은 어디로 갔을까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아동·청소년의 인성 함양을 위해 매년 주최하는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 편지 쓰기 공모전에서 지난해 수상한 한 여고생의 편지다.이 여학생은 가정불화와 학교에서의 따돌림 등으로 인터넷으로 ‘자살’을 검색하던 초등학교 4학년 시절 한 선생님 덕분에 “내가 한 사람의 손길 아래 있는 따뜻함을 느꼈다”며 선생님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선생님을 향해 그는 “그동안 뭐가 그리 부끄러워 인사 한번 못했다”면서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사랑합니다”라고 썼다. 어제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만약 이 여학생이 당시 선생님께 감사의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면 그 어느 장면보다 아름답고 가슴 뭉클했을 것이다. 카네이션을 다는 학생이나 그 꽃을 가슴에 꽂은 선생님의 마음 모두 사랑으로 충만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김영란법’에 걸린다. 2016년 9월 김영란법으로 교사들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됐다. 카네이션, 음료수 한 병 학생들로부터 받을 수 없다. 학생 평가 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 사이의 선물은 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현장의 교사들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성의 표시에 거절하거나 보내온 선물을 돌려주느라 생고생이다. “차라리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줄줄이 올라와 있다.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 하나 못 건네는 이 냉혹한 현실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넥슨의 김정주 대표가 친구인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준 120억원대 공짜 주식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는 진씨가 김 대표에게 받은 주식 취득 비용에 대해 뇌물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대한항공 측에서 받은 특혜 부분은 유죄로 인정해 진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무죄 근거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스승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도 못 달아 주게 하면서 ‘보험’ 차원에서 거액의 공짜 주식을 준 이나 받은 이 모두에게 내려진 무죄 판결. 김영란법을 일시에 무력화하는 ‘공짜 주식법’이 아닐 수 없다. 선량한 시민에겐 가혹하고, 기업인과 고위공직자에겐 관대한 ‘법의 부조리’를 한없이 느끼는 스승의 날이었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원희룡 피습 후폭풍… 6·13 ‘뜨거운 감자’ 된 제주 신공항

    원희룡 피습 후폭풍… 6·13 ‘뜨거운 감자’ 된 제주 신공항

    6·13 지방선거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토론회에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제2공항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제주 제2공항 건설은 제주사회의 가장 큰 갈등 현안이다. 2015년 11월 국토교통부는 관광객 폭증에 따른 제주공항의 혼잡과 안전 우려 등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제2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2025년까지 4조 8700억원을 들여 제2공항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수송 인원은 연간 2500만명 규모다. 하지만 제2공항 예정지 일부 주민과 지역 환경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제2공항 예정지에서 600m 떨어진 성산읍 수산1리에서 발견된 동굴 보존과 오름 훼손 우려, 15㎞ 거리의 정석비행장 안개 일수 발생 통계가 잘못됐다는 점 등을 들어 정부의 사전타당성 조사가 부실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해 현재 타당성 재검토 용역이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는 “제주도민들이 환경 수용성과 관광객 과잉 가능성에 우려를 갖고 있는 만큼 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입지 선정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에 대한 투명한 검증을 해야 한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장성철 예비후보는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논의를 배제하고 국토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호남~제주 KTX 해저터널 사업을 연륙교통인프라 확충의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녹색당 고은영 예비후보는 “제2공항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 위에 건설돼 주민 생존권과 직결돼 있다”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방훈 예비후보는 “제2공항 개항에 대한 지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인 만큼 추진돼야 한다”며 “다만 제2공항 갈등 해소는 제주도 차원의 지원 방안과 국가 차원의 지원 방안이 함께 보태져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무소속 후보인 원희룡 지사는 “현재 국토부에서 실시 중인 제2공항 입지타당성 재검증 조사를 지켜보고 조사결과 심각한 오류가 있다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고, 반대로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의혹이 해소된다면 제주도민의 숙원사업인 만큼 정상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원 지사와 김 후보는 제2공항 건설에 긍정적, 문·장·고 후보는 부정적 입장인 셈이다. 한편 원 지사는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벼운 타박상으로 걱정할 만큼 다치지 않았다”며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입원 중인 병원에서 퇴원한 원 후보는 16일부터 선거운동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원 지사의 딸은 SNS에 “아빠가 이렇게까지 해서 욕을 먹고 정치를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정계를 은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빠를) 미워하셔도 좋으니 제발 목숨이나 신체만은 건드리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제주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가 지난달 실시한 도민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건설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42.7%로 나타났다. 제2공항 건설계획 발표 직후인 2015년 12월엔 71.1%로 찬성이 과반을 넘었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뉴스를부탁해]세상을 살 만하게 만든 ‘평범한’ 슈퍼히어로

    [뉴스를부탁해]세상을 살 만하게 만든 ‘평범한’ 슈퍼히어로

    최근 극장가에서 가장 화제인 영화가 있습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영웅, 히어로들이 잔뜩 나옵니다. 우주에서 가장 힘센 악당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지요. 맞습니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지난달 25일 개봉했는데 벌써 1000만명이 넘게 봤더군요.영웅은 판타지 영화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얼마전 평범한 슈퍼히어로를 발견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을 앞에서 가로막아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한영탁(46)씨입니다. 그의 차량 모델 이름을 따 ‘투스카니 의인’으로 불리고 있죠. ●투스카니 의인 “그 정도는 누구나 다 하는 건데…부담스럽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30분 제2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조암IC를 3km 앞둔 지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코란도차량을 몰던 A(54)씨가 신음을 내며 쓰러졌습니다. 차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지만 A씨가 계속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 약 4분간 1.5km의 거리를 중앙분리대를 긁으며 계속 주행 중이었습니다. 사고 현장을 지나던 한씨는 A씨가 조수석 쪽으로 쓰러진 것을 본 뒤 경적을 울리며 그를 깨우려했으나 반응이 없자 코란도를 앞질러 자신의 차량과 충돌하게 한 뒤 차를 멈춰 세웠습니다. 한씨의 용감한 선행은 코란도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투스카니 제조사인 현대차는 그에게 2000만원 상당의 벨로스터 신차를 선물하기로 했고, LG복지재단은 ‘LG의인상’과 상금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한씨의 반응입니다. 그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이런 관심이 많이 부담스럽다. 그정도는 누구나 다 하는 거 아닌가. 그만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선행을 별일 아닌 일이라며 쑥쓰러워 했습니다.어벤져스보다 사람들에게 더 큰 울림을 주는 시민영웅은 한씨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을 희생해 위기에 처한 이웃을 구한 평범한 슈퍼히어로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2015년 LG복지재단이 제정한 ‘LG의인상’을 받은 71명의 일부입니다. 결말이 중요한 히어로 영화 기사 앞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가 붙습니다. 이 기사에는 가슴이 울컥하고 소름이 돋거나 눈물이 나올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피 흘리며 흉기범 제압한 남성 “피하면 다른 사람이 다칠 것 같았다” 지난해 4월 7일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출구에서 노숙자 김모(54)씨는 맞은편에서 내려오던 30대 여성을 따라가 주먹으로 마구 때렸습니다. 개찰구에서 나오던 곽경배(40·이하 당시 나이)씨는 여성의 비명소리를 듣고 김씨에게 달려 들었습니다. 곽씨는 김씨가 주머니 속에서 여행용칼을 꺼내 휘두르는 바람에 오른 팔뚝을 찔렸지만 도망가는 김씨를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붙잡아 경찰에 넘겼습니다. 응급실에 실려간 곽씨는 오른팔 신경과 근육이 끊어지고 동맥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어 2년간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는 “흉기를 보는 순간 두려웠지만 내가 피하면 다른 이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대응했다”면서 “누구에게나 선한 마음은 있고 그래서 사회가 유지된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LG는 곽씨에게 치료비를 포함해 5000만원의 상금을 전달했습니다.또다른 흉기범을 제압한 80대 영웅도 있습니다. 지난해 6월 26일 역삼역 5번 출구 근처에서 60대 남성이 건물 밖으로 나가는 여성을 뒤쫓아 말다툼을 하다 흉기로 여성의 목과 가슴을 수차례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여성은 피를 흘리며 살려달라 소리쳤지만 아무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범행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뿐이었습니다. 그때 현장을 지나던 김부용(80)씨와 김용수(57)씨가 범인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김부용씨가 범인의 목을 잡고 김용수씨가 팔을 비틀어 흉기를 빼앗았습니다. 출동한 경찰에게 범인이 체포되고 피해 여성은 응급수술을 받았습니다. ‘노장 히어로’가 없었다면 더 큰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는 이런 ‘묻지마 폭행’이 적잖이 일어납니다. 시민영웅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지난 2016년 6월 27일 교대역 근처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 남성이 30cm가 넘는 흉기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휘둘렀습니다. 이를 목격한 대법원 직원 송현명(30), 오주희(29), 변재성(26)씨와 서울중앙지법 직원 이동철(29)씨는 가방을 방패 삼아 범인에게 다가갔고 시민 조경환(30)씨도 가세해 흉기를 빼앗고 범인을 제압했습니다. 이들은 얼굴과 목에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5명의 영웅은 모범시민 표창과 함께 각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아이언맨 부럽지 않은 ‘크레인맨’과 ‘포크레인맨’ 영웅들의 진가는 화재 현장에서도 발휘됩니다. 마블스튜디오의 영화에 ‘아이언맨’이 있다면, 우리에겐 ‘크레인맨’과 ‘포크레인맨’이 있습니다. 지난 2016년 11월 22일 오후 8시, 경기 부천 여월동 주택가의 한 빌라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4층 베란다에서 엄마와 13개월 아들, 초등학생 두딸 등 일가족 5명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소방용 사다리차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전선에 걸릴 위험 때문에 사다리를 뻗지 못한 채 40분이 흐른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빨간 크레인차 한대가 나타났습니다. 간판가게를 하는 원민규(51)씨가 자신의 2.5t 크레인을 몰고 온 것입니다. 원씨는 크레인에 소방대원을 태워 4층에 올려보냈고 일가족은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원씨는 “저도 6살 딸 아이가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면서 “그러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2016년 12월 16일 경기 화성 방교초등학교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급식실 건물 1층 주차장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 10대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연료통과 타이어가 연이어 터지고 있었습니다. 4층 건물이 30분만에 타버릴 정도로 불길이 거세 교사와 아이 20여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상태. 하지만 철문이 굳게 닫혀 소방차가 안으로 진입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굴착기 한대가 나타났습니다. 굴착기는 지체 없이 학교 철문을 부숴 소방차의 진입로를 확보하고 난간에 고립된 8명을 굴착기 삽에 태워 무사히 구조했습니다. 포크레인맨은 주변 택지조성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안주용(46)씨였습니다. 구조가 끝난 뒤 홀연히 사라졌던 그의 선행은 화성소방서의 수소문 끝에 알려졌습니다. 더욱이 안씨가 간 이식 수술로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용감하게 나섰던 것으로 확인돼 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정작 당사자인 안씨는 “내 자식같은 아이들이 갇혀 있는데 그저 가서 도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겸손해했습니다. ●용감한 ‘시민의 발’ 버스 기사들 ‘시민의 발’인 버스기사들의 영웅적 면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2월 6일 전남 여수 학동을 시내버스 한대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퇴근길 40여명의 승객이 탄 버스 안에서 60대 문모 씨가 갑자기 시너 15ℓ를 바닥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습니다. 운전기사 임정수(47)씨는 재빨리 앞뒤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대피시켰습니다. 2~3분 만에 버스는 완전히 화염에 휩싸였지만 모든 승객이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내린 임씨는 달아나는 범인을 쫓아가 붙잡았습니다. 지난 1월 26일 전북 전주 완산구 효자동에서는 3중 추돌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로 튕겨져 나간 차량 한대가 인도턱을 들이받았는데 차에 연기가 나고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핸들과 시트 사이에 끼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이때 사고 현장을 지나던 시내버스 기사 이중근(61)씨는 차를 세우고 달려가 한 시민과 함께 피 흘리는 운전자를 차량 밖으로 빼냈습니다. 2~3초 뒤 큰 폭발음과 함께 차량 전체에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이씨는 시민들과 함께 소화기로 불을 껐습니다. 한참 후에야 바지가 불에 타고 머리와 손목에 화상을 입은 것을 알게 된 이씨는 “누구나 다 그런 상황이 되면 사람부터 살리려고 할 거다. 그게 사람의 도리”라고 말했습니다. ●구조 요청에 2000만원짜리 그물 버린 ‘바다의 영웅’ ‘투스카니 의인’처럼 재산상 손해를 감수하고 위험에 처한 생명을 구한 영웅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1월 16일 오전 5시 강남역사거리를 마지막 야식 배달을 마친 오토바이 한 대가 달리고 있었습니다. 맞은 편에서 신호를 무시한 채 무서운 속도로 검은색 외제차가 달려와 오토바이와 부딪혔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이모(48)씨가 도로 위에 나뒹굴었지만 외제차는 그대로 달아나버렸습니다. 신호 대기 중이던 운전자 이원희(32)씨와 류재한(27)씨가 사고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구입한지 일주일도 안 된 새차 생각에 이씨는 잠시 머뭇했지만 이내 비상등을 켜고 경적을 울리며 뺑소니 차량을 추격했습니다. 류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뺑소니범은 강남역부터 남부순환로까지 무려 13km를 질주했습니다. 새벽의 추격전 끝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합동 검거에 성공했습니다. 외제차에서 내린 곽모(25)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59%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추격전에서 곽씨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류를 무려 26차례 위반했습니다. 곽씨를 멈춰 세우려던 이씨의 새차는 크게 파손됐고, 오토바이 운전자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뺑소니범을 검거한 두 사람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수여했습니다. 영웅의 선행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씨와 류씨는 “좋은 일을 해서 뿌듯하지만 사고 당하신 분이 돌아가셨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포상금 전부를 유족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바다를 지키는 영웅도 있습니다. 지난해 2월 22일 새벽 3시, 깜깜한 진도 앞바다에서 선박 화재 신고가 접수됩니다. 해경은 구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 인근에서 조업하던 ‘707 현진호’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 배의 선장인 김국관(49)씨는 지체 없이 선원들에게 조업 중인 그물을 칼로 잘라버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사고 현장까지 전속력으로 달린 김씨는 불이 난 배에 밧줄을 묶어 연결한 뒤 바다에 뛰어든 선원 7명을 25분만에 모두 무사히 구했습니다. 김씨는 이들이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도록 옷과 양말을 있는대로 꺼내 갈아입혔습니다. 김씨가 끊어버린 그물은 2000만원 상당이었습니다. 그가 해경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면, 그물을 다 거둬들인 뒤에야 움직였다면 선원들을 구할 골든타임을 놓쳤을 것입니다. 알고보니 김씨는 2004년에도 전남 신안 소흑산도 남쪽 바다에서 난파된 어선의 선원 10명을 구조한 적이 있는 진짜 바다의 영웅이었습니다. LG 측은 김씨에 그물 수리비를 포함해 30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흙탕물에 침수된 차에 갇힌 일가족 구한 최현호씨 영웅들은 물불 가리지 않죠. 물에 빠진 시민들을 용감하게 구한 의인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 31일 전남 광주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로 도시는 마비 상태였습니다. 순식간에 불어난 비에 침수된 송정지하차도 주변을 지나던 최현호(39)씨는 물에 잠겨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은 차량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발견했습니다.함께 있던 아내에게 구조 신고를 부탁한 최씨는 싯누런 흙탕물에 뛰어들었습니다. 5분 만에 할머니와 3살짜리 아이, 아이의 엄마를 물밖으로 구조했습니다. 이들은 차안에 생후 7개월 아기가 갇혀있다며 발을 굴렀습니다. 최씨는 다시 물 속에 몸을 던졌습니다. 2m가 넘는 수심. 수압 때문에 뒷문을 열 수 없었습니다. 운전석 쪽으로 이동한 그는 가까스로 문을 연 뒤 손발을 휘저어 뒷좌석 천장에 떠 있던 아기를 발견해 구했습니다. 하지만 아기는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최씨와 주변의 시민들은 번갈아 가며 쉼 없이 인공호흡을 했고 아이는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딸 2명을 키우는 최씨는 “아기가 무사히 퇴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면서 “누구나 같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구조에 나섰을 텐데 뜻밖에 많은 칭찬을 받게 돼 쑥스럽지만 감사하다”고 수줍게 말했습니다.지난해 8월 13일 오후 3시, 강원 속초 장사항 해변에 유니폼을 입은 한 남성이 나타나 바다를 향해 달려갑니다. 해수욕을 즐기던 40대 남성이 거센 파도에 휩쓸려 나간 직후 였습니다. 의식을 잃은 피서객을 해변에 옮긴 이 영웅은 구조대가 나타나자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영웅의 정체는 뜻밖에 온라인에서 확인됐습니다. 출장 수리를 나온 LG전자 속초서비스센터의 서비스 엔지니어 임종현(35)씨였습니다. 임씨의 유니폼과 이름을 눈여겨 본 목격자가 LG서비스센터 미담게시판에 그의 선행을 칭찬하는 글을 올린 것입니다. ●호수에 빠진 차량 운전자 구한 10대 영웅들 어벤져스 멤버인 스파이더맨의 정체는 10대 고등학생 피터 파커입니다. 어린 영웅의 활약은 더 짜릿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에도 어린 영웅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강원체고 3학년이었던 김지수, 성준용, 최태준군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일 강원 춘천 의암호에 추락한 승용차를 발견합니다. 차 무게 때문에 무서운 속도로 물 아래로 가라앉은 차량에는 몸이 반쯤 빠져나온 여성 운전자가 타고 있었습니다. 호수 뚝방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들었지만 물이 깊고 차가워 구조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주변에서 운동을 하던 3명의 고등학생은 20여m를 빠르게 헤엄쳐 물에 빠진 여성을 침착하게 구조했습니다. 이들은 “주변에 위험하다고 말리는 어른들도 있었지만 우리가 아니면 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물에 뛰어들었다”면서 “학교에서 평소에 생존 수영과 인명구조를 배워 그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어벤져스에서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를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처럼 용감하고 강력한 여성 영웅이 현실에도 있습니다. 지난 2016년 9월 6일 울산 중구의 도로 한가운데 경보를 울리는 구급차 한대가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습니다. 퇴근시간대였습니다. 호흡곤란 상태인 임신 7개월의 산모가 타고 있었습니다. 그때 ‘모세의 기적’처럼 차들이 양편으로 갈라졌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최의정(31)씨가 길을 막은 차량들의 문과 트렁크를 일일이 두드리며 구급차가 갈 수 있는 길을 터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기적’으로 구급차 길 터준 30대 여성 최 씨는 교통상황을 살피면서 구급차를 호위했습니다. 덕분에 산모는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제때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소방관의 아내였던 최씨는 “사이렌이 울리면 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차들이 조금만 비켜줘서 빨리 구급차가 병원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영웅도 있습니다. 스리랑카에서 온 니말(39)씨입니다. 지난해 2월 10일 경북 군위 산골마을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90대 여성이 불이 난 집에 갇혀 있었습니다. 니말씨는 망설임 없이 거센 불길을 뚫고 집안을 뒤져 할머니를 구했습니다. 얼굴과 폐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니말씨는 3주 동안 중환자실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치료비만 1300만원이 나왔습니다.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벌기 위해 5년 전 한국에 온 니말씨의 사정을 알고 있던 고용주와 소방서 직원들이 돈을 모아 치료비를 대신 내주었습니다. 니말씨는 “평소 마을 어르신들의 보살핌이 고마워 용기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지하철 선로에 발을 헛디뎌 추락한 시각장애인을 구한 군인, 큰 너울에 휩쓸린 근로자를 구하다 숨진 해경 특공대원, 800도가 넘는 불길을 온몸으로 막고 시민들을 구조한 소방관들… 영웅의 이야기는 이보다 더 많습니다. 2015년 제정된 LG의인상을 받은 사람은 지금까지 72명입니다. 의로운 선행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영웅들은 아마도 더 많을 것입니다. 여기에 소개한 영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두렵고 겁이 나서 못할 일인데도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담담히 얘기합니다. 영웅들은 공감능력도 남다른 것 같습니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에”, “나에게도 가족이 있기에”가 영웅들이 선행에 나선 동기였습니다. 이런 의인들이 각박하고 이기적인 이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주는 것 아닐까요.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원희룡에 계란 던지고 폭행한 성산읍 주민, 왜?

    원희룡에 계란 던지고 폭행한 성산읍 주민, 왜?

    원희룡 제주지사 무소속 후보가 토론회 도중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원 예비후보는 14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김경배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이 던진 계란에 맞고 얼굴과 팔을 폭행당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제주 지역 최대 갈등 현안인 제2공항 건설 문제였다. 김씨는 원 예비후보를 폭행한 데 이어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자신의 팔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해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예비 후보는 토론회장에서 안정을 취한 뒤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선거현장에서 후보자를 폭행한 일이므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말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하며 42일간 단식을 했던 성산읍 주민이다.원 예비후보 측은 이번 사건이 ‘명백한 정치테러’라고 규정,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지역 인터넷언론 ‘제주의소리’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자유한국당 김방훈, 바른미래당 장성철, 녹색당 고은영,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 등 출사표를 던진 5명이 모두 참석했다. 제주 제2공항은 서귀포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공항을 조성하는 계획안으로, 제주공항의 혼잡과 안전 위험, 지역 숙원사업 등을 이유로 지난 2015년 발표됐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측은 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예정 지역의 안개 일수 등 통계 오류와 오름 훼손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반대해 왔다. 국토부는 반대 측과 협의를 통해 현재 입지 타당성 재검토 용역이 원점에서 추진되고 있다. 토론회에서 제2공항 추진의 절차와 정당성 문제를 지적한 문 예비후보와 고 예비후보는 각각 제2공항의 ‘원점재검토’와 ‘백지화’를 주장했다. 한국당 김 예비후보와 바른미래당 장 예비후보는 제2공항을 포함한 기존공항 확장 등 공항 확충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소통과 논의를 거친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예비후보는 용역 결과에 따라 전면 재검토와 정상적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트랜스젠더, 그 내밀한 이야기

    한국 트랜스젠더, 그 내밀한 이야기

    오롯한 당신/김승섭 외 4명 지음/숨쉬는책공장/224쪽/1만 5000원‘트랜스젠더’를 이해하기에 앞서 우리는 젠더(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지난해 질병의 사회적·정치적 의미를 파헤쳐 화제가 된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펴낸 고려대 김승섭 교수 연구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의 의료 이용과 건강에 대해 발표한 논문을 기초로 한 책이다. 연구를 하며 가장 자주 떠올린 단어가 ‘무지’였다는 김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건 트랜스젠더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무지다. 국내 트랜스젠더의 숫자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정부 차원의 조사나 연구가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룬 연구에는 282명의 트랜스젠더가 참여했다. 호르몬 치료를 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성전환 수술을 집도하는 산부인과 전문의, 그리고 트랜스젠더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료 이용, 법적 성별 정정, 군 입대, 직장 생활, 우울 증상, 자살 충동 등 내밀한 문제들을 상세히 짚었다. 흔히 아는 트랜스여성(Male to Female), 트랜스남성(Female to Male)뿐만 아니라 어느 쪽으로도 성별을 정하지 않거나 경계에 있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젠더 퀴어도 포함했다. 인터뷰 중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남들 같으면 호르몬 치료도 다 끝내고 갱년기도 지났을 시점인 60대의 트랜스젠더가 찾아와 호르몬 치료를 요구했다. 그는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아내와도 이혼했으니 이제라도 여성으로 죽고 싶다고 했다. 일생을 두고 자신에게 부합하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 몸부림친 투쟁이 아프게 와닿는다. 연구팀은 무엇이 한국 트랜스젠더를 아프게 하는지 설명하고 어떻게 해야 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금을 신청했지만 탈락한 연구팀은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연구를 완성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추경안·지방선거·개헌안·드루킹 특검…‘어깨 무거운’ 홍영표

    추경안·지방선거·개헌안·드루킹 특검…‘어깨 무거운’ 홍영표

    국회 정상화 위해 김성태부터 찾아가 환노위 여야 간사 인연…협상 기대감11일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이 된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찮다. 지난달 2일부터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국회를 정상화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통과시키는 한편 광역단체장 출마 현역 의원의 사직서를 오는 14일까지 처리해 지방선거와 함께 재·보궐선거를 치르도록 야당을 설득하는 게 당면 과제다. 24일까지 ‘대통령 개헌안’ 처리도 해야 하고, ‘드루킹 특검’도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하반기 원 구성을 위해 야당과 신경전도 벌여야 한다. 홍 신임 원내대표가 경선이 끝나자마자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 농성을 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은 이유도 국회 정상화의 시급성 때문이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집권 2년을 맞이한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국회에서 입법해야 한다는 점에서 협상 파트너인 김 원내대표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두 사람 모두 노동계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로 호흡을 맞춘 인연을 살려 앞으로 여야 협상이 잘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홍 원내대표를 만난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집권당이니 야권을 포용하고 배려해야 한다”며 이날 별도로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즉각적인 협의를 제안했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당의 입장이 있으니 나중에 보자”며 뒤로 미뤘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전격적으로 단식을 중단했다. 9일 만이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한국당 의원 114명 전원은 김 원내대표의 목숨을 건 9일간의 단식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헌정농단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한 투쟁 대오를 다시 한번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 4명의 사직서 처리를 위해 14일 본회의 개최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운영위원회에 보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새 원내대표단이 꾸려져 새롭게 협상을 해야 하는 데다 본회의를 열더라도 의결 정족수를 못 채우면 표결이 성립되지 않아 정 의장이 일단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공회전 국회 ‘새 복병’ 후반기 원구성 신경전

    민주 후보 문희상·박병석 거론 野 반대땐 재적 과반 득표 힘들어 의장·부의장직 서로 나눠먹기 한국·바른미래당 연대 가능성 지난달 2일부터 임시국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한 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20대 국회 후반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 당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특히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직’을 놓고 각 당이 일찌감치 기선제압에 들어가면서 민생은 등한시하고 잿밥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의 관건은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당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국회법에 따르면 임기 2년의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선거는 임기 만료 5일 전에 치러진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임기가 오늘 29일 종료되므로 24일 재적 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국회의장을 선출해야 한다. 통상 원내 제1당에서 의장직을 가져가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1당 유지에 전력을 쏟고 있다. 10일 현재 전체 의석 수는 293명으로 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116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4석이다. 6월 지방선거 현역의원 출마로 민주당에서는 3석, 한국당은 1석이 빠진다. 현재 여야 대치로 14일까지 본회의를 열지 못해 4석에 대한 의원직 사직 건이 처리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7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한다 해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10석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민주당이 1당이 되어 국회의장 후보를 내세워도 본회의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하면 무산될 수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의장과 부의장을 나눠 가지는 방안으로 연대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민주당의 고민도 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다른 당보다 가장 먼저 당내 의장 후보 선거에 돌입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16일 예정된 민주당 의장 후보 선거는 6선의 문희상 의원과 5선의 박병석 의원 2파전으로 치러진다. 이런 민주당의 움직임에 야당은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 문제로 막혀 있는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후반기 원 구성 문제로 여야가 또 대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 논의 시작도 하기 전에 마치 자기 당이 국회의장을 이미 받은 것처럼 경선을 실시하려는 것은 국민 눈에 다소 오만하게 보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의장 선거를 6월 재·보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내 국회의장 후보로는 서청원(8선), 김무성(6선), 정갑윤(5선) 의원 등이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6년 만에… ‘인권조례’ 퇴출시킨 충남

    6년 만에… ‘인권조례’ 퇴출시킨 충남

    지난 2월 충남도의회가 의결한 도 인권조례 폐지안이 10일 공포됐다. 인권조례를 만든 16개 광역 시·도 중 처음 폐지된 것과 관련해 유엔 인권위원회가 정부에 답변을 요구하는 등 국제적 파문까지 낳고 있다. 조례를 제정한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이 태도를 바꿔 보수 기독교단체들과 함께 폐지에 앞장선 것을 놓고 벌어진 ‘정치와 종교의 결탁’ 논란도 여전하다.충남도의회는 이날 관보에 폐지안을 공포했다. 강관식 도 인권팀장은 “모든 절차가 끝나 조례는 폐지됐다”고 했다. 이로써 조례에 따라 만들어진 직원 3명이 일하는 인권센터는 문을 닫는다. 주민 17명과 81명으로 각각 구성된 인권위원회와 인권지킴이 활동도 중단된다. 올해 예산 4억 1800만원을 들여 실시하는 인권교육 및 행사, 사회적 약자 실태조사 등도 중단된다. 2012년 5월 제정된 충남도 인권조례가 6년 만에 폐지되면서 많은 충남도 인권 활동과 사업이 이 같은 운명을 맞이한 것이다. 지난 2월 2일 조례 폐지안이 도의회에서 가결되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충남도의회 결정에 따른 영향을 답변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강 팀장은 “외교부가 도에 자료를 요구해 준비하고 있다”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이런 것을 국제 인권지수 등에 반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폐지에 일부 보수 기독교단체가 개입하고 한국당 도의원들이 앞장선 것을 두고 결탁 의혹도 나온다. 김연(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은 “만장일치로 인권조례 제정과 2015년 개정안에 찬성했던 한국당이 폐지에 앞장선 것은 6·13 지방선거에서 기독교계 표심을 얻으려는 것”이라며 “국제적 망신에 역사를 퇴보시키는 창피한 짓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어 “동성애자를 막겠다고 하다가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다른 사회적 약자들도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례 폐지는 지난해 4월 기독교단체 등의 청구로 시작됐고, 도의원 40명 중 26명을 차지하는 한국당 의원들이 앞장섰다. 한국당 유익환(태안1) 의장은 “2015년 조항을 대폭 늘려 개정할 때 꼼꼼히 살펴보지 못한 것은 실수지만 도에서 성 소수자 차별 금지 등 너무 앞서 갔다”며 “종교단체 여부를 떠나 도민 간 갈등이 생기면 폐지하는 게 마땅하고 선거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안희정 전 지사 때 인권사업과 활동이 가장 활발한 충남도를 꺾어 놓으면 다른 지역도 위축될 것으로 보고 일부 기독교단체에서 타깃으로 삼은 것 같다”며 “이번에 재선되면 인권조례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성북, 시니어 창업 육성 발 벗다

    서울 성북구는 사회적 경제 분야의 시니어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성북구시니어기술창업센터,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가 협약을 맺었다고 9일 밝혔다. 성북구시니어기술창업센터는 서울 동북지역의 유일한 시니어 창업자 인큐베이팅 기관으로 지역의 스타트업에 창업 실전 교육, 밀착형 멘토링, 보육을 통해 창업 요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성북구마을사회적경제센터는 주민에 기반을 둔 마을공동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높아지는 사회적 가치 기반의 창업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기관과의 협약을 모색해 왔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두 기관의 협업으로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시니어 창업자에게 특화된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보수성향 60% “文대통령, 국민과 소통 잘하고 있다”

    보수성향 60% “文대통령, 국민과 소통 잘하고 있다”

    보수 42% “적폐청산 시도 긍정” 51% “文 직접 개헌안 철회 반대” 野지지자 40% “文 개헌안 찬성” 한국 보수 지형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9일 서울신문이 여론조사전문기관 메트릭스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 성향 응답자 10명 중 6명(60.2%)이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 준 국민과의 소통 능력을 잘하는 편(매우 잘하고 있다+잘하고 있는 편이다)이라고 평가했다. 못한다는 14.8%에 불과했다.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시도에 대해서도 보수 성향 응답자 10명 중 4명(42.1%)은 잘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개헌에 대한 의식 조사에서도 보수 성향 응답자 10명 중 4명(44.2%)이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직접 철회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특히 개헌 의식 조사에서는 자유한국당 지지 응답자의 40.2%가 대통령의 개헌안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김홍국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겸임교수는 “문 대통령의 소통과 원칙에 근거한 적폐청산과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한반도 평화의 흐름에 대해 온건 중도 보수층이 우호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고 강경 보수층 일부도 지지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과거처럼 강고하게 보수정당에 지지를 보내지 않고 변화할 의사가 있다는 점, 일부 강경 보수층은 부동 보수층으로 온건 중도화하고 있고 중도 보수층이 진보 대통령을 지지할 의사를 실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수의 변화와 분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전체 응답자 중 78.9%는 문재인 정권이 소통을 잘하는 편이라고 봤다. 진보, 중도 성향 응답자는 각각 92.6%, 74.1가 잘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정부의 적폐청산 시도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66%가 잘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가운데 중도 성향 응답자의 60.5%, 진보 성향 응답자의 86.5%가 잘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다만 적폐청산 시도를 두고는 지지정당별로 차이가 났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83.8%는 적폐청산을 잘하고 있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그렇지만 한국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10.9%만 잘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바른미래당을 지지하는 응답자 중에서는 35.5%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직접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51%가 철회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진보와 중도 성향 응답자는 각각 50.6%, 58.5%가 철회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3명 중 2명 ‘검·경 수사권 조정’ 찬성… 30대·남성·사무직 찬성률 가장 높아

    3명 중 2명 ‘검·경 수사권 조정’ 찬성… 30대·남성·사무직 찬성률 가장 높아

    제주·울산·세종선 80% 긍정적 58% ‘미투’ 여성 권리 성장 도움 국민 3분의2 이상은 검찰의 수사권을 경찰로 분산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9일 서울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메트릭스와 함께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 응답자의 69.9%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률은 17.2%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남성(75.1%)이 여성(64.8%)보다 수사권 조정에 찬성 의견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84.9%)가 수사권 조정에 가장 많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29세(74.2%), 40대(72.3%), 50대(68.8%), 60대 이상(55.8%)이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제주(81.8%), 울산(81%), 세종(80%), 전남(77.5%), 광주(75%), 경기(73.3%), 인천(72%) 등에서 전체 찬성 응답률(69.9%)을 뛰어넘었다. 찬성률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54.3%)였다. 직업별로는 사무·관리직의 찬성률이 79.5%로 가장 높았다. 학력별로는 전문대졸인 응답자의 78%가 수사권 조정을 찬성했다. 특히 진보 성향인 응답자의 찬성 답변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정의당 지지자의 수사권 조정 찬성률은 86.1%에 달했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여성의 권리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58.3%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여성 응답자의 63.1%, 남성 응답자의 53.5%가 긍정했다. 연령별로는 40대(64.5%), 지역별로는 인천(70.4%), 광주(70.2%)에서 긍정률이 높았다. 그러나 충북(38.4%), 세종(40%), 대전(43.3%), 강원(43.3%) 등 대체로 중부 지방에서 긍정률이 낮았다. 직업별로는 전문·자유직(67.5%)에서 미투 운동이 여성의 권리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고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64.7%)에서 긍정적으로 봤다. 수사권 조정과 마찬가지로 미투 운동에 대해서도 진보 성향의 응답자들의 긍정률이 높았다. 특히 정의당 지지자의 74.6%가 긍정적으로 봤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정상회담의 반전… TK서도 50% 이상 “비핵화·김정은 긍정적”

    정상회담의 반전… TK서도 50% 이상 “비핵화·김정은 긍정적”

    회담전 78% “못 믿겠다”서 급변 40~60대 장년층 신뢰도 더 높아 10명 중 7명 “金위원장 긍정적” “매우 좋게 바뀌었다”도 21.4% 서울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메트릭스와 함께 실시해 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7명꼴로 북한의 ‘비핵화 선언’를 신뢰한다고 답한 것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며 많은 국민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을 의미한다.특히 대구·경북 지역이나 정치성향상 보수층에서도 절반 이상이 북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고 응답하면서 대북 시각에 대한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응답자의 68.5%는 북한의 비핵화 선언에 ‘신뢰가 가는 편’(=매우 신뢰가 간다+대체로 신뢰가 간다)이라고 밝혔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관련 설문조사(500명 대상)를 보면 ‘기존에 북한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이 78.3%나 됐다. 즉,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경계를 풀지 않던 국민들이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거 생각을 바꾼 셈이다. 남북 정상은 이 자리에서 도출한 판문점 선언에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 최고 지도부 중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뿐만 아니라 둘만의 도보다리 산책,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에 나눈 포옹, 퍼스트레이디의 만남 등 ‘최초’라는 타이틀이 달린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됐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신하려면 좀더 지켜봐야 한다. 비핵화 로드맵을 담판 지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수차례 불신의 씨앗이 됐던 북핵 검증 및 사찰 단계도 남아 있다. 따라서 이번 설문 결과는 남북 정상회담의 결실을 토대로 북·미 정상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방안에 합의하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적으로 대구·경북(55.8%), 정치성향별로 보수(54.9%)에서도 절반 이상이 북 비핵화에 신뢰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강원·제주(75.6%), 광주·전라(72.4%), 진보(85.7%)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지만 안보에 민감하고 북한을 믿지 않는 성향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변화다. 연령별로는 40대(77.3%)의 북한 비핵화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76%), 60대 이상(66.9%) 순으로 오히려 장년·노령인구가 30대(62.4%)나 19~29세(57.7%)보다 신뢰도가 컸다. 이전에 겪었던 2000년·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는 다른 분위기를 읽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에는 정권 말에 남북 관계 개선을 중심 의제로 다루면서 추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67.9%가 ‘긍정적으로 변화’(=매우 긍정적+긍정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21.4%가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지역과 정치성향을 초월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11월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던 김 위원장이 올해에는 연이어 비핵화 변화 의지를 밝힌 것이 ‘극적인 반전’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김정은, 귀국하며 시진핑에 서한… “전략적 협동을 보다 긴밀히 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을 마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감사 서한을 보내 북·중 간의 ‘전략적 협동’을 보다 긴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북한이 사회주의식 전통의 일환인 공개 서한을 통해 북·중 간 밀착 관계를 재차 강조한 것은 향후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중 혈맹관계를 핵심 키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김 위원장은 우선 “친근한 린방(이웃 나라)인 중국에 대한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귀국하면서 우리를 따뜻이 맞이하고 성심성의로 환대하여 준 경애하는 습근평(시진핑) 동지께 충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세기와 세대를 이어온 조(북)·중 친선이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승화 발전되고 있는 뜻깊은 역사적 시기에 진행된 나와 당신의 의의 깊은 상봉은 우리들 사이의 특별하고도 친밀한 관계와 우의, 동지적 신뢰를 더더욱 증진시키고 조·중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강화하며 조·중 친선을 보다 활력있게 전진시켜 나가는 중요한 동력으로 됐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상봉과 회담은 조·중 사이의 전략적 협동을 보다 긴밀히 하고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는 데 적극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총 6개면 가운데 1~4면을 김 위원장의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방문 소식으로 채우며 북·중 간 밀착을 강조했다. 신문은 4개면 모두 ‘김정은 동지께서 습근평 동지와 또다시 상봉’이라는 표현을 헤드라인에 달고 40여일 만에 다시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연회 축하 연설에서 “북·중의 전통적 우의는 귀중한 자산이고 북·중 우호 협력 관계 발전은 양측의 확고부동한 방침이자 유일한 옳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제적 실리의 확대”라며 “이번 방중은 북한이 중국에 하나의 명분을 주고 두 개의 실리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처벌보다 치료” 에이즈 감염 성매매 20대 여성 집행유예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남성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에게 법원이 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하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9일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26·여)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또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A 씨와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B(28) 씨와 C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14일 부산의 한 모텔에서 채팅 앱을 통해 조건만남을 원하는 남성과 만나 8만 원을 받고 성관계를 하는 등 여러 남성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판사는 “에이즈에 감염된 것은 피고인의 의지가 아니었고 에이즈 환자로 낙인 찍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며 ”피고인은 에이즈 치료를 받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적장애 2급인 A 씨는 10대 시절인 2010년에도 에이즈 감염 사실을 숨기고 여러 남성과 성매매를 하다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단식 7일차’ 김성태, 건강 악화…“심실성 부정맥 올 수도”

    ‘단식 7일차’ 김성태, 건강 악화…“심실성 부정맥 올 수도”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단식 7일째로 접어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국회 의무실장 P씨는 9일 김 원내대표가 농성 중인 천막을 찾아 진찰한 뒤 “외양적인 모습이 중요한데, 현 상태는 어제보다 무력감도 심해지고 얼굴이 안 좋다”면서 “심실성 부정맥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또 “피검사, 전해질 장애,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을 체크해야 한다”면서 “연세가 있고, 혈압이 있어 의학적으로 볼 때 병원에 가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경우 본인이 아주 고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60세로 평소 고혈압이 있어 약을 복용하며 관리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단식으로 심한 구토와 두통에 시달리면서 현재는 10분 이상 자리에 앉지 못하고 물을 마시는 데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기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단식 사흘 만인 지난 5일 얼굴 부위에 폭행을 당한 후 거동까지 불편해지면서 어려움이 배가된 상태다. 이에 따라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 당직자들과 동료 의원들이 수시로 김 원내대표가 있는 천막을 찾아 단식 중단과 입원을 권유하고 있지만, “농성장을 지키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시진핑, 이틀간 다롄서 함께한 북중정상

    김정은-시진핑, 이틀간 다롄서 함께한 북중정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일부터 이틀 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방문했다고 9일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서 4면까찌 기사와 다양한 사진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정상회담 내용을 공개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월에도 25일부터 28일까지 극비리에 전용열차 편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간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시진핑에 감사 서한…“전략적 협동 긴밀”

    김정은, 시진핑에 감사 서한…“전략적 협동 긴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을 마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감사서한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중앙통신이 공개한 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귀국길에 “우리를 따뜻이 맞이하고 성심성의로 환대하여 준 경애하는 습근평 동지께 충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사의를 표시했다. 그는 “세기와 세대를 이어온 조중(북중) 친선이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승화 발전되고 있는 뜻깊은 역사적 시기에 진행된 나와 당신의 의의 깊은 상봉은 우리들 사이의 특별하고도 친밀한 관계와 우의, 동지적 신뢰를 더더욱 증진시키고 조중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강화하며 조중 친선을 보다 활력 있게 전진시켜 나가는 중요한 동력으로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들의 이번 상봉과 회담은 조중 사이의 전략적 협동을 보다 긴밀히 하고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는 데 적극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7일부터 이틀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전격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모 은행·원격 부양…등골 휘는 5060세대

    부모 은행·원격 부양…등골 휘는 5060세대

    75%가 “성인 자녀 생활비 줬다” 44% “부모 안 모셔도 경제 지원” 손주 돌보는 ‘황혼육아’는 51% 성인자녀·노부모 돌봄 ‘더블케어’ 부양 의무감·실천 다른 ‘동상이몽’ ‘부모 은행, 원격 부양, 황혼 육아, 더블 케어, 동상이몽.’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8일 ‘5가지 키워드로 본 5060세대의 가족과 삶’에서 5060세대가 느끼는 가족 부양 부담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그려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50, 60대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가족 내 경제적 지원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5060세대는 성인 자녀에게는 은행처럼 돈을 내주고, 노부모는 먼 거리에서 부양하며, 황혼을 맞아도 육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80년대 부모들이 소를 팔아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우골탑’을 세웠다면, 2018년의 5060세대는 자녀에 대한 애정을 담보로 한 ‘부모 은행’이다. 74.8%가 성인 자녀의 생활비를 지원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월평균 지원금은 73만원에 달한다. 이는 가계 소득의 14% 수준이다. 4가구 중 3가구 꼴로 평균 5847만원을 학자금이나 결혼 자금으로 지원했다. ●美성인 32% 부모와 동거… EU 41% ‘부모 은행’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8~34세 성인의 32.1%가,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에서는 48.1%가 부모와 같이 산다. 청년층의 고용 환경이 불안해지고, 임금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가계의 어려움을 5060세대가 지게 된 셈이다. 대가족은 사라져도 ‘원격 부양’으로 노부모 부양은 계속된다. 응답자의 87.7%는 노부모와 함께 살지 않지만, 44.6%는 매달 생활비나 간병비로 부양했다. 과거였다면 이미 부양을 받았을 나이라 직접 간병하기에는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지만 시설 간병에 대한 죄송함도 느낀다. 손주를 돌봤거나 돌보는 ‘황혼 육아족’은 51.1%였다. 평균 32개월째 아이를 돌보지만 평균 70만원 수준의 수고비를 받는 경우는 34.9%뿐이다. 황혼 육아족의 55.6%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 힘겨움을 호소했지만 자녀를 위해서 ‘출퇴근 육아’를 이어 가는 모습이다. 어린이집 구타사건이 터지면서 조부모가 직접 영유아를 돌보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인식도 퍼졌다. ●손주 돌봐주며 월평균 70만원씩 받아 결과적으로 5060세대는 아래로는 성인 자녀를, 위로는 노부모를 부양하는 이른바 ‘더블 케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경우는 53.2%, 노부모를 부양하는 경우는 62.4%였다. 문제는 더블 케어 가구의 22%가 ‘케어 푸어’라는 점이다. 성인 자녀와 노부모의 생활비로 가구 소득 중 36.3%를 지출하며 무리하게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케어 푸어 5가구 가운데 3가구는 노후 준비도 부족하다. 5060세대 사이에서 가족 부양에 대한 ‘동상이몽’도 나타난다. 남성(75.7%)이 여성(60.1%)보다 노부모 부양에 더 의무감을 느끼지만, 수고스러움은 여성이 더 많이 감내하고 있다. 여성의 69.3%가 노부모 부양을, 85.1%는 손주 양육을 맡았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삼성전자, 美생활가전 8분기 연속 1위

    세탁기 21%… 7분기째 톱 수성 삼성전자가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8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미국의 브랜드별 주요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점유율 19.6%로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포인트 늘어났다. 품목별 점유율을 보면 세탁기는 20.5%로 7분기째 1위다. 전년 동기 대비 0.8% 포인트 늘었다. 특히 드럼세탁기는 28.3%의 점유율을 보였다. 1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는 37.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냉장고는 ‘패밀리허브’와 ‘푸드쇼케이스’ 등 프리미엄 제품에 힘입어 22.3%(1위)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위쪽에 양문형 냉장고, 아래쪽에 냉동고가 설치된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35분기째 부동의 1위(30.4%)다. 미국시장 주력 상품이다. 상단에 쿡탑, 하단에 오븐을 탑재한 레인지는 2위(16.9%), 식기세척기는 4위(9.2%)를 각각 기록했다. 강봉구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세심히 관찰해 현지 맞춤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中 첫 항공모함 출항식에 간 김정은… 묘한 파장

    中 첫 항공모함 출항식에 간 김정은… 묘한 파장

    “북미 결렬땐 中 방패막이 의도” 북중러 vs 한미일 신냉전 우려8일 중국의 자국산 첫 항공모함(001A함) 출항식에 맞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이 묘한 파문을 낳고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단순한 축하사절을 뛰어넘어 북·중 군사 분야에서 신(新)밀월시대를 열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소원해졌던 북·중 군사관계가 공고해질수록 동북아 안보 환경이 북·중·러와 한·미·일이라는 신냉전 구도로 갈 수 있어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층 기세가 올라 마치 호랑이(중국) 등에 올라탄 것처럼 보이는 북한이 중국과 보조를 맞춰 미국의 대북 군사적 압박 등에 대처하려는 양상으로 대중 전략을 구사하려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중국의 군사력을 방패막이로 삼아 한반도 안보 게임에 들어오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행될 비핵화 문제가 복잡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김정은의 방중을 단순한 의도만 가지고 보기는 어렵고 큰 협상을 앞두고 전략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장은 “김정은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강한 유대관계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자칫 북·미 간 회담이 결렬되면 예상되는 미국의 강한 압박에 중국을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보험 차원인 것 같다”면서 “중국의 입장에서도 한반도 문제에서 ‘패싱’ (배제) 우려를 불식하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자체 항모를 건조한 것은 군사적 측면에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중국산 항모 출항식을 계기로 한 김 위원장의 방중은 함의가 작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1998년 미완성 상태로 우크라이나에서 항모를 도입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조선소에서 완성한 ‘랴오닝함’의 건조 기술을 바탕으로 자국산 첫 항공모함인 001A함을 건조했다. 길이 315m, 너비 75m에 최대속도 31노트인 랴오닝함과 비슷한 새 항모는 만재배수량 6만 5000t급의 디젤 추진 중형 항모로 평가된다.젠(殲)15 함재기 40대를 탑재할 수 있고, 4기의 평면 위상배열 레이더를 장착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항모는 통상 전투(폭)기, 공중조기경보기, 전자전기, 해상작전헬기 등 70대 이상의 항공기를 탑재한다. 중국은 미국의 해상 패권을 저지하는 한편 소위 열도선(도련선)을 뛰어넘는 해상·수중·공중 전력을 발 빠르게 확보하는 추세이다. 이런 가운데 드러내놓고 ‘해양굴기’로 진군하는 중국을 김 위원장이 방중으로 지지하는 모양새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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