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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카카오 김범수의 5조원대 기부, 도미노 효과 기대한다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본인 재산의 절반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그제 밝혔다. 김 의장의 재산은 개인 명의로 보유한 카카오 주식 1250만주만 해도 전날 종가 기준으로 5조 7000억원에 달한다. 그가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의 994만주를 합치면 10조 2102억원에 이른다. 기부 의사를 밝힌 ‘재산 절반’은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역대 부유층 기부액 가운데 최고라는 점에서 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김 의장의 이번 ‘통 큰 기부’를 최근 자녀들에게 수백억원대 주식을 증여한 것이 밝혀져 나온 비판 여론을 달래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그는 최근 부인과 20대인 두 자녀, 친인척에게 카카오 주식 33만주(1450억원대)를 증여하고, 지난해 5월부터 두 자녀가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기부를 ‘소나기 피하기’라고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김 의장의 좌우명은 ‘꿈꾸는 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이다. 김 의장은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 속에서 자랐다. 초등학교도 못 나온 어머니는 지방의 식당에서 일하며 2남 3녀를 키웠다. 맏아들인 김 의장은 형제 중 혼자 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단칸방에서 재수하면서 흐트러질 때마다 혈서를 쓰며 마음을 다잡으며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입학했다. 이런 성장 배경이 있었기에 이번 기부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는 김 의장의 설명에 설득력이 생긴다. 이번 기부가 한국형 부자 모델과 기부 모델을 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미국의 사업가인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크 저커버그 등은 개인 재산 기부로 존경받았다. 반면 한국 기업인들은 회삿돈으로 기부하면서 온갖 생색을 내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비리가 드러나 ‘속죄’의 뜻으로, 권력의 강권에 못이겨, 또는 절세를 위한 노력이었다. 상속에 따른 규제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거래의 증가로 역대 최고의 경영 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김 의장의 결단이 ‘이익공유’를 실현할 방안이 됐으면 한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산 버블로 인한 빈부격차와 양극화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에서 이익공유제 논의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김 의장의 자발적인 기부가 한국 사회에 도미노처럼 확산되길 기대한다.
  • 주민번호도, 화장실도, 취업도… 트랜스젠더에겐 차별이 일상

    주민번호도, 화장실도, 취업도… 트랜스젠더에겐 차별이 일상

    86% “법적 ‘성별 정정’ 시도하지 않았다”비용·法 절차·건강 부담에 성 전환 어려워남성·여성다움 강요에 구직활동 포기도주민번호 임의화·정정 요건 완화 등 필요“산부인과나 정형외과 진료를 받으러 가면 ‘주민등록번호가 남자분인데 왜 오셨나요’라는 질문을 받아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옷이 마음에 안 들어 환불받고 싶다고 전화하면 남자 목소리라며 주문한 당사자를 바꾸라고 하죠.” 김겨울(28)씨에겐 차별이 일상이다. 10살 때부터 자신의 여성성을 알았고 4년 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그는 숱한 차별과 혐오를 맞닥뜨려야 했다. 직장도 갖기 어려웠다. 성소수자 권익을 옹호하는 단체인 트랜스해방전선에서 활동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법적으로 성별 정정을 해 주민번호를 바꾸지 않으면 면접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면서 적지 않은 트랜스젠더가 유흥업소 등 음지에서 일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트랜스젠더가 겪는 차별과 혐오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트랜스젠더 591명을 대상으로 가족생활, 학교, 고용, 군대, 건강 등 9개 분야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숙명여대 산학연구단이 연구용역을 맡은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진행된 트랜스젠더 연구 가운데 조사 대상이 가장 많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랜스젠더의 65.3%는 지난 1년간 성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법적으로 성별을 정정한 응답자는 8%에 그쳤다. 86%의 트랜스젠더는 의료비용, 법적 절차, 건강 부담 등의 이유 때문에 성전환 수술이 전제된 법적 성별 정정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구직 경험이 있는 트랜스젠더 469명 가운데 57.1%는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구직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과정에서 외모가 남자 또는 여자답지 못하고(48.2%), 주민등록번호에 제시된 성별과 성별표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37.0%)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직장에서는 화장실과 탈의실처럼 남녀가 구분된 공간(26.9%)을 이용하거나 남녀 구분이 확실한 복장(14.1%)을 강요받을 때, 출장과 워크숍에 갔을 때 성별로 숙소를 배정받을 때(10.9%) 곤란함을 겪고 있었다. 트랜스젠더의 건강실태도 우려스러운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57.1%가 우울증으로, 24.4%는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2.3%는 가족 등으로부터 성적 지향을 강제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전환치료를 권유받은 적이 있었으며 11.5%는 실제 이런 종류의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국내 트랜스젠더가 삶의 여러 영역에서 심각한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지만 정책적 지원은 매우 부족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주민등록번호 임의번호화, 성별 정정 요건 완화, 성중립 화장실 확대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가덕도만 남은 부산시장 선거, 與지도부 또 부산행…특별법 공청회 개최

    가덕도만 남은 부산시장 선거, 與지도부 또 부산행…특별법 공청회 개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3주간 세번 부산 방문  김태년, 2월 국회에서 특별법 처리 약속  부산시장 지지율 반전 없어…민주당 속앓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을 연달아 찾으며 가덕도신공항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도 가덕도신공항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부산시장 선거에 다른 공약은 안 보이고 가덕도만 남았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9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부산시당과 연석회의를 가졌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가덕도 신공항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업이고, 민주당의 일관된 약속”이라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민주당은 가덕도를 불가역적인 국책사업으로 만들겠다”면서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가덕도는 이미 충분한 검증을 마쳤다. 늦어진 만큼 지금부터는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3주간 세차례 부산을 방문했다. 이낙연 대표가 지난달 21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했고, 29일에는 부산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연석회의를 마친 뒤 가덕도 현장도 찾았다. 민주당은 ‘가덕도 카드’에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 총선에서도 18석 중 3석만 민주당이 가져왔을 정도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 특히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해 열리는 보궐선거인 점도 민주당에는 악조건으로 꼽힌다.  여야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공청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TK의원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은 여당의 가덕도 특별법 드라이브에 강하게 반발하며 절차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해공항 확장안이 불법이거나 무효라고 판정된 이후에 필요한 공청회나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적법 절차”라고 지적하며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가덕도 공항을 ‘정치 공항’이라고 표현하며 “보궐 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거대 여당이 더 세게 토건경쟁을 하고 있다. 어느 시대의 대한민국에 살고 있나 자문해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논란 많은 정치공항에 온갖 특혜를 주는 특별법은 유보해야 한다. 시간과 사업비 측면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과 같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가덕도가 불가피한 차선책임을 강조했다. 민주당 허영 의원은 “이미 영남권 35곳 후보지 중 밀양과 가덕도가 유일한 대상이었다. 거기에 박근혜 정부에서 갑자기 김해공항을 확장하겠다고 정치적인 결정을 했다”며 “다른 대안이 없다. 관제, 거리 등을 고려하더라도 가덕도가 입지상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받아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北 노동당 전원회의, 김정은 “보신주의 신랄 비판”

    北 노동당 전원회의, 김정은 “보신주의 신랄 비판”

    북한이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 해인 올해 세부 경제목표에 대해 논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전략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각 부문의 2021년도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8일)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원회의를 지도했으며, 올해 세부적인 사업계획과 수행 관련 보고에 나섰다. 전원회의는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데 종료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총비서는 “당 대회 결정은 앞으로 5년 동안 각 분야에서 수행해야 할 중장기 과업들이므로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올해 사업계획들을 세부적으로 따져보고 당 중앙위원회의 결정으로 고착시켜 시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시기 사회주의 건설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소를 철저히 극복하고 당조직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높이는 문제를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보고를 통해 올해 투쟁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나타난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인 경향을 신랄히 지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김 총비서가) 비상방역 상황이 계속되는 속에서도 경제건설을 내밀며 인민에게 보다 안정되고 향상된 생활조건을 제공하기 위한 중요조치를 취하려는 당중앙의 결심과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김 총비서는 보고에서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을 ‘인민경제 중심고리’로 설정해 투자를 집중하며 철강재와 화학비료 생산 확대 사업을 추진하고, 전력·석탄공업과 철도운수·건설 건재·경공업·상업 부문의 올해 목표를 명시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은 물론 당 전문부서 부부장, 내각의 위원회·성·중앙기관 당 및 행정책임자, 도급 지도기관 책임자, 시·군 당 책임비서, 중요공장·기업소 당 및 행정책임자들이 방청으로 참여했다. 중앙과 지방의 당 및 행정 책임자와 주요 기업소 운영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경제 사업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겠다는 8차 당대회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열린 당대회에서 “목표를 현실성, 동원성, 집행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타산해보지 않고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작성했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이를 개선하려는 듯 행정·경제부문 종사자와 생산 현장 근로자 출신 당원 수를 직전 당대회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명수, 文에 머리 조아려” 국회 ‘거짓말 충돌’

    “김명수, 文에 머리 조아려” 국회 ‘거짓말 충돌’

    박성중 “삼권분립이 쓰레기통 들어갔다”정세균 “귀당 집권 시절 생각해라” 격앙국회에서 8일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정부·여당과 야권이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소추와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패싱 인사 논란 등을 두고 충돌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헌정 사상 초유의 판사 탄핵을 문제 삼자 “귀당 집권 시절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생각하면 그런 것을 말하기 적절치 않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박 의원은 “국회의장 하다가 총리 돼서 대통령에게 머리 조아리더니, 대법원장마저 머리를 조아린다. 삼권분립이 쓰레기통에 들어갔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 총리는 격앙된 목소리로 “누가 머리를 조아리냐”면서 “지금이 조선왕조 시대냐. 지역구 서초구민들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좀 하라”고 되받아쳤다. 박 장관은 전날 이뤄진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패싱’했다는 검찰과 야권의 반발과 관련해 “패싱이란 말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애를 썼다”며 “(심재철) 검찰국장을 교체했고 신임 검찰국장은 총장 비서실장 격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했던 사람을 임명했다. 또 신임 기조부장에는 총장이 원하는 사람을 임명했고 대전지검장도 유임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도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양해 바란다. 이번 인사가 소폭이라 7월 인사 때 염려한 것을 포함해서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장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와 관련, “출국금지의 절차적 정의를 들여다보듯이 (성범죄 혐의에 대한) 경찰의 부실수사와 진실에 눈감았던 검찰 수사팀에 대해서도 실체적 정의 측면에서 들여다보는 것이 균형에 맞는 처사”라며 김 전 차관의 성범죄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도 파헤칠 뜻을 분명히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우리 아이,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에서 자유로울까?

    우리 아이,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에서 자유로울까?

    서울시 학생은 주로 가정에서 하루 평균 2~5시간 동안 SNS와 음악 감상 등을 목적으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하고, 고등학생·여성·맞벌이 가정의 자녀일수록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증상을 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가 서리풀경제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18일부터 27일까지 서울시 내 초·중·고등학생 300명과 학부모 1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전화, 대면조사를 병행하여 진행된 ‘인터넷 중독(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한 서울시 학생 및 학부모 인식조사’ 결과 이와 같은 현상이 확인됐다. 설문은 크게 ▲인터넷 이용 현황 ▲인터넷 중독에 대한 인식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정도 파악 ▲서울시·교육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중독 관련 정책에 대한 인식 등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5.6%p다. 조사 결과, 조사대상 학생의 96%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99%의 학생의 인터넷 주 사용 장소가 ‘집’이라고 응답하여 주로 가정에서의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터넷 사용이 학생들의 보편적인 인터넷 활용 방법임이 재확인됐다. 또한, 조사대상 학생의 52.3%는 주중에 하루 평균 2~5시간 정도 이용하고, 주말에는 2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중이 74.9%에 달해 상당 부분의 일과 시간에 인터넷 활용이 이뤄지고 있었다.학생들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용도로 ‘채팅과 메신저, 카카오톡’을 가장 높은 비중으로 선택했고, 그 뒤를 ‘음악(노래)’과 ‘교육·학습’의 순으로 응답했다. 조사대상 학생의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을 평가한 결과를 그룹별로 분석했을 때, 학부모와 학부모가 체감하는 학생의 수준은 중학교급(각각 4점 만점에 2.41점과 2.73점)에서 가장 높았으나 학생 입장에서 과의존 점수가 가장 높은 학교급은 고등학교(2.10점)로 나타났다. 또한, 성별을 기준으로 여학생(4점 만점에 2.29점)이 남학생(2.16점)보다 과의존 점수가 높았고, 외벌이 부부보다 맞벌이 부부의 자녀의 과의존 점수가 높아 학생 특성에 따른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대상 학생의 62%, 학부모의 72.7%는 인터넷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매우 심각하다 또는 다소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의 주원인으로 학부모의 37.6%가 ‘이용편의성 등 인터넷의 특성’을 지적했으나 학생의 47.8%가 ‘게임·SNS 등 콘텐츠의 특성’을 선택하여 과의존 원인에 대한 상호 간의 인식 차이를 보였다. 응답 학생의 절반 이상인 52.3%는 교내 인터넷 중독 상담 기관이나 전문가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과의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노력 주체로 90.7%가 ‘본인’이라고 응답하는 등 정보통신기술 활용에 따른 역기능 방지와 예방에 있어 학생들은 계획성이나 통제 능력과 같은 개인의 활용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대해 김수규 의원은 “코로나19 대확산 속에서 비대면 활동과 원격수업 중심으로 생활이 급격히 전환되면서 인터넷 중독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학생 대부분이 자기 자신을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과 해소를 위한 노력의 주체로 생각하는 만큼 ‘주체성 있는 미디어 활용’을 위한 학교 교육이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발전과 활용을 선도하는 인재 육성을 위한 정책대안 모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수규 의원은 지난해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 인터넷중독 예방 및 해소교육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주도하고,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관련 학술대회 기조발제 등에 나서는 등 아동·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예방과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의정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는 서울시의회 홈페이지(http://www.smc.seoul.kr/)를 통해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타트업 송파’… 방이동에 청년 창업센터

    ‘스타트업 송파’… 방이동에 청년 창업센터

    서울 송파구가 방이동에 청년들을 위한 창업센터(조감도)를 세운다. 민선 7기 출범 초기부터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온 저효율 공공시설부지를 활용한 청년 주거·취업·창업 지원 공간 마련의 하나다. 송파구는 지난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송파방이 노후공공청사 일자리연계형 창업지원주택 복합개발사업 공동사업시행 실시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를 통해 방이2동 주민센터 일대 1만 1276㎡의 부지에 지하 2층~지상 17층 규모의 복합시설이 조성된다. 동주민센터와 복지관, 도서관, 어린이집, 돌봄센터 등 다양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이 조성돼 공공인프라를 확충하고 창업지원시설과 160호 규모의 창업지원주택이 들어서 청년의 주거 안정과 취·창업 지원, 복합 문화행정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창업지원시설은 주변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고 엔젤투자기관 등을 유치해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또 사업부지 내 방이근린공원을 열린 테마공간으로 새 단장하고 공원 지하에는 차량 383대가 주차할 수 있는 2층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조성한다. 2019년 국토교통부 주관 노후공공청사 복합개발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LH가 선정한 코오롱글로벌과 동부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상반기에 착공, 2023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시공사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책임공사를 시행하는 ‘시공책임형 CM방식’을 도입해 설계 변경 최소화, 사업비 절감 등 효율을 높였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체육대학, 올림픽공원 등 지역자원을 활용해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한 스포츠·관광 분야 등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큰손’ MZ 세대… “비싼 집·해외여행 대신 샤넬백”

    ‘큰손’ MZ 세대… “비싼 집·해외여행 대신 샤넬백”

    수입차 15만대 중 4만대는 30대가 구입백화점 “팔 명품 모자라” 즐거운 비명목돈 굳으며 보복·욜로성 소비 증가세귀중품 과시 힙합 ‘플렉스’ 문화도 영향청년층 취업난 가중… ‘소비 양극화’ 심화정부, 재정지원보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대한민국이 ‘명품’에 푹 빠졌다. 주요 소비 품목은 고가의 수입차와 시계, 가방, 의류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이다. ‘MZ 세대’가 큰손으로 부상했다. 1981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7년 이후 태어난 Z세대가 연합한 20~30대들이다. 해외여행길 차단에 따른 ‘목돈 소비’, 집값 상승에 따른 ‘욜로(YOLO)성 소비’, 남을 따라하는 ‘모방 소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명품 매출이 증가하는 이면에 코로나19가 낳은 ‘부의 양극화’라는 어두운 모습도 공존하고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수입차도 명품도 2030이 핵심 소비층 명품의 핵심은 바로 수입차다. 부동산에 이어 제2의 자산이라 불릴 정도로 자금 규모가 크고, 한국 사회에서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수입 승용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27만 4859대)과 점유율(16.7%)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5년 내에 점유율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를 가장 많이 구매한 연령대는 30대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집계된 수입차 개인 판매분 15만 4501대 가운데 4만 9650대(32.14%)를 30대가 산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4만 9617대(32.11%)를 기록해 30대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이어 50대 3만 672대(19.9%), 60대 1만 2858대(8.3%), 20대 8766대(5.7%), 70대 이상 2877대(1.9%) 등 순이었다. 백화점에서는 명품 매장에 손님이 몰려드는 ‘명품런’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의 경우 새벽 6시부터 줄을 서서 백화점 문이 열리는 10시까지 4시간을 기다려도 재고가 부족해 원하는 제품을 얻기가 쉽지 않다. 4월 결혼을 앞둔 김모(33)씨는 결혼 예물로 명품을 사기 위해 휴가를 내고 매일 ‘백화점 순회’를 했다. 백화점별 명품 매장을 차례대로 방문해 대기표를 뽑은 뒤 계속 매장을 이동하면서 자기 차례가 왔을 때 매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원하는 물건이 없어 일주일을 반복한 끝에 겨우 예물을 마련했다. 뜨거운 명품 구매 열기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현대백화점의 해외 명품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2016년 9.7%, 2017년 12.3%, 2018년 19.1%, 2019년 24.3%에 이어 지난해 28.2%로 매년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 23%, 지난해 21%,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 31.0%, 지난해 25.3%를 기록했다. 백화점 명품 구매에서도 ‘2030’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20~30대 명품 매출 비중은 2018년 38.2%, 2019년 41.4%, 지난해 44.9%로 매년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명품 구매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로 39.8%에 달했다. 백화점 설 선물세트도 한우, 굴비 등 고가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을 앞둔 같은 기간보다 51.3%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의 허용 가액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됐다”면서 “10만대 이상의 선물세트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집값 오르자 심리적 여유에 씀씀이 커져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 속에서도 2030세대가 명품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차적으로는 ‘보복성 소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여행길이 막혀 목돈이 굳으면서 생긴 금전적인 여유로 평소에 사기 어려웠던 명품에 손을 뻗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 대기업 과장급인 김모(37)씨는 최근 아내에게 5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김씨는 “매년 휴가 때마다 가족 해외여행비로 500만~600만원 정도를 썼는데 코로나19로 당분간은 갈 수 없게 돼 여행비 아낀 돈으로 명품 백을 샀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의 양극화가 명품 소비를 부추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유주택자는 자산 가치가 늘어난 데 따른 심리적 안정감으로 소비를 늘리고, 무주택자는 집 구매를 포기하면서 생긴 여윳돈으로 명품 구매에 지출을 늘린다는 것이다. 대기업 직장인 현모(35)씨는 최근 가방부터 신발, 코트까지 명품 브랜드로 치장하고 다닌다. 현씨는 “2016년에 산 아파트 가격이 2배 이상 올라 심리적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씀씀이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중견기업 직원 김태환(33)씨는 7000여만원을 주고 BMW 530i를 질렀다. 서울에 아파트를 하나 장만하려 했으나 집값이 올라 살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고 평소 사고 싶었던 수입차를 샀다. 김씨는 “연봉은 아직 4000만원대 수준이지만 주택담보대출 갚는 데 월급을 다 쏟아부을 바엔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유튜버·연예인 모방… 샤테크·롤테크 급증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유튜버들의 명품 ‘하울’(품평)·‘언박싱’(개봉) 콘텐츠가 2030세대의 명품 소비를 유도했다는 분석도 있다. 명품 브랜드 의상을 입고 나오는 연예인을 따라 명품을 구매하는 팬도 늘었다. 방탄소년단(BTS) 팬인 김모(29)씨는 BTS가 ‘톰 브라운’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고 해당 브랜드 의류 수집에 나섰다. 최근에는 200만원대 니트와 100만원대 신발을 샀다.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현상은 힙합계에서 유래한 ‘플렉스’ 문화와 관련이 깊다. 플렉스는 본래 ‘몸을 풀다’, ‘구부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MZ 세대 사이에서는 ‘자신의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명품 플렉스’를 즐기는 회사원 이모(31)씨는 “내 능력으로 명품을 구매해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사치’와는 결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명품 재테크’에 뛰어든 젊은 세대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른바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다. 희소성 있는 제품을 사서 쓰다 중고거래로 되파는 것을 뜻한다. 중고가가 오르면 오른 만큼 이득이고, 내리더라도 내린 가격에 명품을 즐긴 것이기에 딱히 손해는 아니라고 인식한다. ●“명품은 꿈도 못 꿔” 생활고 호소도 많아 2030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이면에는 ‘부의 양극화’가 동전의 양면처럼 자리한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금전적 여유가 생긴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아 폐업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도 부지기수다. 월급이 절반 이상 줄어든 항공·여행업계 종사자들은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명품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이다.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을 보여 주는 통계 반대편에는 실업률도 있다. 지난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로, 전체 평균 실업률 4%의 2배가 넘었다. 청년층의 취업문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대기업 채용에서 신입 공개채용 비율은 2018년 67.6%, 2019년 56.4%, 지난해 54.5%로 매년 감소세다. 수시채용을 늘린다곤 하지만, 필요한 영역에서만 인력을 뽑는 사례가 많아 청년층의 취업난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주식 등 자산 시장에서 재산이 늘어난 사람들로 인해 명품 소비가 늘어났지만,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로 소득이 줄면서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면서 “정부는 자산이 증가한 사람을 끌어내리지 말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한편 재정지원보다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거짓말 후폭풍에 불붙은 ‘김명수 사퇴론’

    거짓말 후폭풍에 불붙은 ‘김명수 사퇴론’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답변했다’는 해명에도 법원 안팎에선 ‘사법부의 신뢰를 무너뜨린 김 대법원장이야말로 탄핵 대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퇴론도 불거지고 있다.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 또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벌어진 뒤에도 3년간 사법개혁을 미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7일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진정서를 냈다. 단체는 “특정 정당이 법관 탄핵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비난이 두려워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한 건 명백히 피해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법관 사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현 변호사 등 임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17기 동기들은 지난 5일 ‘김 대법원장의 탄핵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법관의 직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다.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헌법적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며 김 대법원장을 겨냥했다. 일각에선 손가락(거짓말)이 아닌 달(사법농단 판사 탄핵)을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동시에 정작 사법개혁을 위해 김 대법원장이 한 게 무엇이냐는 반문도 나온다. 상고제도 개선이나 판결문 공개 확대 등의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법원행정처 축소나 사법농단에 관여한 법관에 대한 징계에서는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임 부장판사 탄핵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나뉘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각하 혹은 기각을 결정할 경우 김 대법원장은 물론 탄핵을 추진한 여권에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이탄희, 이수진, 최기상 등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판사 출신 국회의원이 세 명 당선됐다. 174석이라는 거대 여당 위치에 올라섰지만 정작 사법개혁은 검찰개혁보다 후순위로 밀린 채 지지부진했다. 민주당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21대 국회 출범 후 9개월간 윤석열 총장에게만 정신이 팔려 사법개혁은 나몰라라한 측면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대법원장의 자체 사법개혁을 주문했다. 허영 대변인은 “아직 당 내에서 사법개혁 방향에 대해 깊이 논의하지 못했다”면서 “법안 발의를 통해 검찰개혁과 더불어 권력기관 개혁 프로세스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퇴 땐 文정부가 6년짜리 대법원장 임명… 野 ‘김명수 딜레마’

    사퇴 땐 文정부가 6년짜리 대법원장 임명… 野 ‘김명수 딜레마’

    국민의힘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거짓 해명’이 드러난 김 대법원장을 향해 자진 사퇴와 탄핵 압박을 동시에 넣고는 있지만, 한편으론 실제 물갈이가 이뤄질 경우 오히려 임기 5년차 문재인 정부에 임기 6년짜리 신임 대법원장 임명권을 주는 딜레마에 빠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보루가 돼야 할 대법원장이 공정성은 물론 인간성마저 의심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법관의 거짓말은 절대 용납될 수 없고, 대법원장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대한민국 법치와 헌정질서가 대법원장 손에 의해 파괴되는 모습을 기어이 보여 줄 생각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8일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선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도 유효하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74석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탄핵안 부결은 불 보듯 뻔하고, 무리한 맞불이 오히려 김 대법원장에게 ‘국회의 심판을 받았다’는 면죄부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 “김 대법원장이 스스로 사퇴를 안 한다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며 “(국회에서는) 숫자로 모든 게 결정되는데 탄핵이 부결되면 정당성만 확보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김 대법원장이 현시점에서 물러나는 시나리오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썩 달갑지 않다. 2017년 취임한 김 대법원장은 퇴임을 2년여 앞두고 있다. 만약 내년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1년 뒤 직접 새 대법원장을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김 대법원장을 끌어내리면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그다음 대선이 있는 2027년까지 현 정부가 세운 대법원장과 함께 가야 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명품에 푹 빠진 ‘MZ 세대’… 수입차·샤넬백으로 ‘플렉스’

    명품에 푹 빠진 ‘MZ 세대’… 수입차·샤넬백으로 ‘플렉스’

    대한민국이 ‘명품’에 푹 빠졌다. 주요 소비 품목은 고가의 수입차와 시계, 가방, 의류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이다. ‘MZ 세대’가 큰손으로 부상했다. 1981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7년 이후 태어난 Z세대가 연합한 20~30대들이다. 해외여행길 차단에 따른 ‘목돈 소비’, 집값 상승에 따른 ‘욜로(YOLO)성 소비’, 남을 따라하는 ‘모방 소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명품 매출이 증가하는 이면에 코로나19가 낳은 ‘부의 양극화’라는 어두운 모습도 공존하고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차 판매 역대 최다… ‘큰손’은 30대 명품의 핵심은 바로 수입차다. 부동산에 이어 제2의 자산이라 불릴 정도로 자금 규모가 크고, 한국 사회에서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수입 승용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27만 4859대)과 점유율(16.7%)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5년 내에 점유율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신차효과와 충분한 물량 확보, 개별소비세 인하 등을 성장 원인으로 꼽았다. 수입차를 가장 많이 구매한 연령대는 바로 30대였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집계된 수입차 개인 판매분 15만 4501대 가운데 4만 9650대(32.14%)를 30대가 산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4만 9617대(32.11%)를 기록해 30대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이어 50대 3만 672대(19.9%), 60대 1만 2858대(8.3%), 20대 8766대(5.7%), 70대 이상 2877대(1.9%) 등 순이었다. ●백화점 명품 판매 급증… 2030이 핵심 소비층 백화점에서는 명품 매장에 손님이 몰려드는 ‘명품런’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의 경우 새벽 6시부터 줄을 서서 백화점 문이 열리는 10시까지 4시간을 기다려도 재고가 부족해 원하는 제품을 얻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득템’하려고 매일 새벽마다 백화점을 찾아 명품런을 감행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4월 결혼을 앞둔 김모(33)씨는 결혼 예물로 명품을 사기 위해 휴가를 내고 매일 ‘백화점 순회’를 했다. 백화점별 명품 매장을 차례대로 방문해 대기표를 뽑은 뒤 계속 매장을 이동하면서 자기 차례가 왔을 때 매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원하는 물건이 없어 일주일을 반복한 끝에 겨우 예물을 마련했다. 뜨거운 백화점 명품 구매 열기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현대백화점의 해외 명품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2016년 9.7%, 2017년 12.3%, 2018년 19.1%, 2019년 24.3%에 이어 지난해 28.2%로 매년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 23%, 지난해 21%,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 31.0%, 지난해 25.3%를 기록했다. 백화점 명품 매출에서도 ‘2030 고객’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20~30대 명품 매출 비중은 2018년 38.2%, 2019년 41.4%, 지난해 44.9%로 매년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명품 구매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로 39.8%에 달했다.●해외여행비로 명품 질러… 치솟는 집값도 한몫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 속에서도 2030세대가 명품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차적으로는 ‘보복성 소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여행길이 막혀 목돈이 굳으면서 생긴 금전적인 여유로 평소에 사기 어려웠던 명품에 손을 뻗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 대기업 과장급인 김모(37)씨는 최근 아내에게 5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김씨는 “매년 휴가 때마다 가족 해외여행비로 500만~600만원 정도를 썼는데 코로나19로 당분간은 갈 수 없게 돼 여행비 아낀 돈으로 명품 백을 샀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의 양극화가 명품 소비를 부추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유주택자는 자산 가치가 늘어난 데 따른 심리적 안정감으로 소비를 늘리고, 무주택자는 집 구매를 포기하면서 생긴 여윳돈으로 명품 구매에 지출을 늘린다는 것이다. 대기업 직장인 현모(35)씨는 최근 명품에 푹 빠졌다. 가방부터 신발, 코트까지 명품 브랜드로 치장하고 다닌다. 현씨는 “2016년에 산 아파트 가격이 2배 이상 올라 심리적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씀씀이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중견기업 직원 김태환(33)씨는 7000여만원을 주고 BMW 530i를 질렀다. 서울에 아파트를 하나 장만하려 했으나 살 엄두가 나지 않아 과감하게 포기하고 평소 사고 싶었던 수입차를 샀다. 김씨는 “연봉은 아직 4000만원대 수준이지만 주택담보대출 갚는 데 월급을 다 쏟아부을 바엔 사고 싶은 것 사고 만족감을 채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튜버와 연예인 모방… ‘플렉스’ 문화 영향도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유튜버들의 명품 ‘하울’(품평)·‘언박싱’(개봉) 콘텐츠가 2030세대의 명품 소비를 유도했다는 분석도 있다. 명품 브랜드 의상을 입고 나오는 연예인을 따라 명품을 구매하는 팬도 늘었다. 방탄소년단(BTS) 팬인 김모(29)씨는 BTS가 ‘톰 브라운’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고 해당 브랜드 의류 수집에 나섰다. 최근에는 200만원대 니트와 100만원대 신발을 샀다.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현상은 힙합계에서 유래한 ‘플렉스’ 문화와 관련이 깊다. 플렉스는 본래 ‘몸을 풀다’, ‘구부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MZ 세대 사이에서는 ‘자신의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다’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명품 플렉스’를 즐기는 회사원 이모(31)씨는 “내 능력으로 명품을 구매해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사치’와는 결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명품 재테크’에 뛰어든 젊은 세대도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이른바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다. 희소성 있는 제품을 사서 쓰다 중고거래로 되파는 것을 뜻한다. 중고가가 오르면 오른 만큼 이득이고, 내리더라도 내린 가격에 명품을 즐긴 것이기에 딱히 손해는 아니라고 인식한다. ●코로나19 속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 2030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이면에는 ‘부의 양극화’가 동전의 양면처럼 자리한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금전적 여유가 생긴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아 폐업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도 부지기수다. 월급이 절반 이상 줄어든 항공·여행업계 종사자들은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명품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이다.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을 보여 주는 통계 반대편에는 실업률도 있다. 지난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로, 전체 평균 실업률 4%의 2배가 넘었다. 청년층의 취업문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대기업 채용에서 신입 공개채용 비율은 2018년 67.6%, 2019년 56.4%, 지난해 54.5%로 매년 감소세다. 수시채용을 늘린다곤 하지만, 필요한 영역에서만 인력을 뽑는 사례가 많아 청년층의 취업난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주식 등 자산 시장에서 재산이 늘어난 사람들로 인해 명품 소비가 늘어났지만,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로 소득이 줄면서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면서 “정부는 자산이 증가한 사람을 끌어내리지 말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한편 재정지원보다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뼛속까지 친일”…나경원 간판에 낙서한 30대 집행유예

    “뼛속까지 친일”…나경원 간판에 낙서한 30대 집행유예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현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사무실 간판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회사원이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안재천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 등 혐의로 기소된 직장인 안모(3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안씨와 동행해 휴대전화로 낙서하는 장면을 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31)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2019년 8월 직장 선후배 사이이던 A씨와 B씨는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당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붉은색 락카 스프레이 등으로 간판에 낙서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간판에 일장기처럼 붉은 스프레이를 칠하고 ‘우리 일본? 습관적 매국 뼛속까지 친일’ ‘대한민국에서 사라져라’는 등의 낙서를 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이들은 “나 의원이 국회에서 일본과 관련된 발언을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이를 항의하기 위해서 사무실에 찾아간 것”이라고 진술했다. 안 판사는 “민주사회의 시민은 누구든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고, 건전한 비판을 할 표현이나 행동의 자유를 갖는다”면서도 “그런 가치를 존중하는 것은 일정한 한계를 갖는데, 피고인들의 범행은 그 한계를 초과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선출직 공무원의 견해나 정책에 대한 건전하고 건설적인 비판이 아니라 범죄로 포섭될 수 있을 정도의 물리력을 동원한 항의는 건전한 상식과 이성에 기반을 둔 합리적 토론을 통합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며 “해당 공무원을 대표자로 선출한 다른 민주시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들이 벌금형을 초과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약 10년간 없는 점, 침입 대상이 된 건조물은 평소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건조물인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박원순, 그럴 사람 아니다” 부인 강난희씨 추정 손편지 확산

    “박원순, 그럴 사람 아니다” 부인 강난희씨 추정 손편지 확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내 강난희씨가 자필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강씨가 직접 쓴 글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박 전 시장 측근인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과 여권 인사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편지를 공유하는 등 여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글이 확산하고 있다. 편지는 “박원순의 동지 여러분 강난희입니다”라고 시작하는 A4용지 3장짜리 글이다. 2장은 지난 6일 작성됐고, 나머지 1장은 ‘국가인권위원회 판결 발표 전, 제가 안타깝고 간절한 마음으로 직접 인권위에 제출했던 탄원서’라는 설명이 있는 글이다. 글쓴이는 “40년 전 박원순은 저와의 첫 만남에서 ‘세상에 얽혀있는 매듭을 풀겠다’고 했다”며 “그 순간부터 앞으로 남은 시간들까지 박원순은 나의 남편이자 나의 동지”라고 밝혔다. 그는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박기사)’의 입장문을 언급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이번 ‘박기사’의 입장문을 본 후 저희 가족은 큰 슬픔 가운데 있다”며 입장문 구절을 짚어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25일 박 전 시장의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 보고를 통해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박기사는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인권위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피해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고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저는 박원순의 삶을 믿고 끝까지 신뢰한다”고 말했다. 또 “40년을 지켜 본 내가 아는 박원순 정신의 본질은 도덕성”이라며 “저와 우리 가족은 박원순의 도덕성을 믿고,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그러면서 “저는 호흡을 가다듬고 신발 끈을 동여매고 천천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그를 끝내 지킬 수 있을지 온 마음을 다해 고민할 것”이라며 “동지 여러 분도 잘 해나가실 거라 믿는다”라는 내용과 함께 ‘2021년 2월 6일 강난희 드림’으로 끝을 맺었다.강씨가 직접 이 글을 쓴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박 전 시장 측근인 민 전 비서관이 글을 인용했고, 김 이사장도 편지를 인용하며 “드디어 박원순 시장의 아내이신 강난희 여사께서 입장을 내셨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산업부, 北 원전 건설 문건 ‘버전2’도 확보…“버전1과 내용 동일”

    산업부, 北 원전 건설 문건 ‘버전2’도 확보…“버전1과 내용 동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문건의 초안인 버전1 외에 수정본인 버전2도 산업부 내부 컴퓨터에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개 문건 내용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공무원이 삭제한 것으로 알려진 530개 파일 중 상당량이 산업부 내에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 1일 공개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문건과 같은 제목으로 2018년 5월 15일 작성된 문서도 갖고 있나”라는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 질의에 “네, 찾았습니다”라고 답했다. 산업부가 공개한 문건은 2018년 5월 14일 작성된 첫 번째 버전(v1.1)이다. 삭제된 문건 목록에는 2018년 5월 15일 작성된 같은 제목의 두 번째 버전(v1.2)도 있었는데, 이 문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성 장관은 “지난 1일 공개한 북한 원전 추진 문건은 공무원이 삭제한 컴퓨터가 아닌, 원전산업정책과 내 다른 컴퓨터에 남아있던 문서”라며 “이 문서가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언론에서 한 차례 관련 내용이 보도됐을 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한 방송국에서 삭제된 문서 목록 17개가 공개됨에 따라 해당 문서들을 찾는 작업을 했다”며 “그 결과 지난 3일 산업부 웹하드 내 원전산업정책과 저장 공간에서 두 번째 버전(v1.2)이 있는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두 문서는 단어 간 간격이 조절된 것 말고는 내용이 동일했다고 성 장관은 덧붙였다. 한 의원이 “삭제된 530개 파일을 다 찾을 수 있느냐”고 묻자 성 장관은 “530개 파일이 파일명이 변경되거나 지워졌기 때문에 정확히 확인하긴 어렵지만, 상당한 분량이 웹하드와 컴퓨터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다만 다른 파일도 공개하라는 한 의원의 요구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의원은 “산업부가 청와대에 보고해서 청와대가 보관하던 문건을 역으로 내려 보내 산업부에서 공개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성 장관은 “원전산업정책과에서 찾은 문서이고, 언론 보도가 나오고 나서 다른 컴퓨터에서 찾아낸 것”이라며 “내부 보고만 하고 종결처리됐으며, 추가로 보고하거나 외부로 나간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서도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 질의에는 “정부와 관련 기관과의 소통과 협의는 당연히 이뤄지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성 장관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 신청을 한 것에 대해 “전기사업법에 따른 사업허가 취소 여부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달 8일 산업부에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계획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신청했다. 신한울 3·4호기는 정부의 탈원전 선언과 함께 건설 추진이 중단됐다.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한 지 4년 이내 정당한 사유 없이 공사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발전사업 허가 취소 사유가 되는데, 그 기한이 이달 26일까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검찰 고발 줄잇는 김명수…野 의원들 “또 거짓말” 사퇴 촉구

    검찰 고발 줄잇는 김명수…野 의원들 “또 거짓말” 사퇴 촉구

    탄핵을 사유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하고 거짓 해명 한 김명수 대법원장을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이 5일 대검찰청에 잇따라 접수됐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전날 김 대법원장을 명예훼손과 직무유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데 이어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법세련은 또 “탄핵소추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과 이를 주도해 가결한 같은 당 이낙연 대표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탄핵소추는 절차와 목적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해 위헌적이고 무효”라며 “‘백지 탄핵소추안’에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국회법에 따른 증거조사를 생략하는 등 권한을 남용해 임 판사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도 이날 대검에 김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내면서 “법원 예규상 ‘징계 청구나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는 경우가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는 법관을 막을 수 없다’고 돼 있는데, 국회 탄핵 논의를 이유로 사표를 받지 않은 것은 직권을 남용해 권리행사를 방해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활빈단은 “김 대법원장은 ‘탄핵’ 관련 발언의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에 ‘그런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보낸 혐의가 있다”며 허위공문서 작성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탄핵거래진상조사단’의 김기현 의원 등 5명은 대법원을 항의 방문해 김 대법원장에게 용퇴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법원 현관에서 방호원에 의해 출입이 저지되자 30여분간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김 의원 등은 결국 김 대법원장을 만나 “김 대법원장을 만나 사퇴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대법원장이 면담 중 또 거짓말을 했다”면서 “예규를 보면 수사·재판 중이라도 (법관징계법상) 징계사유가 아닌 이상 의원면직을 불허할 이유는 없는데도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가 지난해 사표를 제출했을 당시 재판을 받고 있어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고 했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대법원 ‘법관의 의원면직 제한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의원면직을 신청한 법관이 ▲법관징계법에 규정된 징계처분에 해당하는 때 ▲징계청구가 되거나 수사 중임을 통보받았을 때 그로 인해 직무관련성이 있어 법관징계법상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면직이 제한된다. 앞서 국회는 전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 판사 탄핵소추안을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로 가결했고 헌법재판소는 심리 절차에 돌입했다. 헌정사상 최초로 가결된 판사 탄핵소추안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文·바이든 통화한 날…美 국무부 “북 인권유린 책임 묻겠다”(종합)

    文·바이든 통화한 날…美 국무부 “북 인권유린 책임 묻겠다”(종합)

    “북한인권 촉진방안 고심…인권유린 책임 묻겠다”“정치범수용소·교화소 깊이 우려”대북전단금지법 질의 과정서 답변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 대응 가능성 5일 미국 국무부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대북 정책 검토의 일환으로 북한의 지독한 인권 전력을 고려하고 북한 내 인권 존중을 촉진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심하겠다”고 말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 시행에도 대북 정보 유입 등 캠페인을 계속 지원할 것이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고 VOA가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파악된다.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여전히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노동교화소와 조직적인 강제노동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 인권·노동권을 증진하고 인권유린과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을 물리기 위해 생각이 같은 동반자들과 계속해서 함께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인권을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인권유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데에 같은 의견의 동반자들과 연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보호를 옹호한다”며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는 캠페인을 지속하고,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을 높이기 위해 동반자들과의 협력도 이어나가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정부 당시 국무부가 밝혔던 입장과 동일하다.文·바이든 통화 “포괄적인 대북 전략 함께 마련”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4일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했다. 한미 정상은 오전 8시부터 32분간 취임 축하를 겸해 이뤄진 첫 정상통화에서 이처럼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동맹 및 역내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자”고 제안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된 당사국인 한국측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국과의 같은 입장이 중요하며 공통 목표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서 전례 없는 도전을 이겨내고 희망으로 가득 찬 미국의 이야기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 희망의 하나가 한국”이라며 “양국 관계는 70년간 계속 진전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한미가 역내 평화 번영의 핵심 동맹 임을 재확인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동맹으로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을 넘어 민주주의 인권 및 다자주의에 기여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미동맹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연구팀, 생명 현상 발생시간 측정 시스템 개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연구팀이 DNA 염기 서열을 변화시켜 생명 현상 발생 시간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연세대 의과대학 김형범 교수 연구팀이 이러한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세계적인 생명과학 전문 학술지 ‘셀’에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김 교수는 산업적 활용을 고려해 해당 기술에 대해 국내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미국 등 해외에서도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체가 질병에 걸리면 DNA 염기 서열이 변한다. 염기 서열이 언제부터 변했는지 알아내면 질병이 언제부터 발생했는지도 추적할 수 있어 질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김형범 교수 연구팀은 2만 3940개의 서로 다른 염기 서열을 독성 물질에 노출하거나 열 충격을 가해 변이를 발생시켜 추적 관찰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명체가 다양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DNA 염기 서열의 변화 시점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해 오차 발생률 10% 내외의 정확도로 시간 측정 시스템의 유효성을 검증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올해가 마지막 기회…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전’

    올해가 마지막 기회…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전’

    내년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으로 올해 중간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SK텔레콤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주총회 통과, 분할법인 설립 인가, 상장 등 절차에 최소 6개월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업계에서는 회사 측이 상반기 중엔 이사회를 열어 인적분할 계획안을 의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배구조 개편 관련 질문이 나오자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전제 하에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개편을 추진한다면 기업 가치 상승을 목표로 주주들이 만족할 만한 방안으로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지난 2일 회사는 이사회에서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 분할 계획안을 의결하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는 안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회사 측이 대외적으로는 중간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시그널을 내고 있지만 올해가 인적분할의 마지막 기회인 만큼 조만간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의 분할법인 설립 인가 절차가 최소 6개월 가량 걸리는 만큼 이를 감안하면 상반기 중에는 이사회 의결이 이뤄져야 한다. 업계는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인적분할해 투자회사와 통신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 11번가 등을 자회사로 두며 반도체, 커머스 등에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그림이다. 현재 SK텔레콤의 지배 구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형태다. 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경우 인수 대상 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이유 때문에 투자에 제약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하이닉스는 자회사로 바뀐다. 이 경우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주력인 반도체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시행으로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지분 보유 비율을 현행 20.1%에서 30%로 높여야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새로 설립된 지주사가 자회사(상장사)를 소유할 경우 확보해야 하는 지분율이 현재의 20%에서 30%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약 9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SK텔레콤의 투자회사가 SK㈜와 합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기업분석실장은 “올해 안에 SK텔레콤이 인적분할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 SK㈜가 하이닉스를 지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 그게 오너에게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해 말 예정된 원스토어 기업공개(IPO) 등 자회사의 잇단 IPO도 중간 지주사 가치를 올리는 재료가 될 전망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5대 금융그룹 CEO 덮친 ‘사모펀드發 징계 리스크’

    사모펀드발(發) ‘징계 리스크’가 KB·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 소속 최고경영자(CEO)들을 덮치고 있다. 징계 결과에 따라 직무가 정지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연임까지 어려워져 금융권이 징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감독원은 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정지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겐 주의적 경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는 문책경고를 각각 통보했다. 금감원은 또 5일 라임과 디스커버리펀드 판매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중징계를 예상하고 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문책경고 이상은 금융사 취업을 3~5년 제한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손 회장과 진 행장 모두 중징계를 받은 상황이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는 상황에서 주요 금융그룹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CEO들의 징계 결과에 따라 향후 경영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 행장에 대한 문책경고 처분이 제재심과 금융위원회 의결까지 이뤄지면 진 행장은 앞으로 은행장 3연임 혹은 신한금융지주 회장직 도전이 어려워진다. 다음달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하나금융그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회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의 채용비리 재판이 1심조차 끝나지 않은 데다 라임 펀드 관련 징계까지 받을 것으로 보이면서 회장 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은 중징계 처분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오는 5월 임기 종료를 앞둔 윤석헌 금감원장이 사모펀드 사태 관련 징계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보호에 관심이 큰 윤 원장이 이 부분을 해결하고 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징계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면 사모펀드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금감원이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문책경고를 하자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3월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의 징계 논리대로라면 윤 원장도 금융사 관리감독 소홀로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라임 사태에 금감원 직원이 연루되는 등 금감원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꼬집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가수 강원래, 그렇게 죽일 놈인가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가수 강원래, 그렇게 죽일 놈인가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강원래씨, 코로나 자영업자 고충 언급 중“방역 꼴등” 말했다가 친문 네티즌에 비난모방·동조 심리에 군중심리 더해지며 과격화“지지층 결집 강화하나 확장성엔 도움 안 돼”‘집단 따돌림’ 유사…도덕성·민주주의 어긋나“리더, 자제·대안 제시…악플러 처벌 강화를”“평생 먹을 욕을 이틀간 다 먹었네요.” 서울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가수 강원래씨는 최근 친문(친문재인) 성향 네티즌들의 맹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마련한 지역 상인 간담회에서 “K팝은 세계 최고인데 방역은 전 세계 꼴등”이라고 발언했다가 생긴 일이었다. 강씨의 발언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해 보증금마저 날릴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로서의 어려움을 한탄한 것이었지만, 가족과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쏟아지는 비난을 견디다 못해 하루 만에 사과했다. 연예인·일반인·언론인 안 가리고 공격명예훼손·인권침해 등 법적 피해 심각 文 회견서 ‘손가락 욕’ 주장에 기자 공격 받아‘秋아들’ 당직사병, 의원이 실명 공개해 맹폭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했던 한 기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친문 지지자들의 표적이 됐다. ‘나는 꼼수다’ 멤버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가 수첩을 잡은 그의 손가락을 ‘손가락 욕’이라고 공격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큰 오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만신창이가 된 기자는 결국 욕설로 얼룩진 자신의 SNS을 닫았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뒷받침했던 당직사병 A씨 역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그의 실명을 공개하며 ‘단독범’이라고 지칭하는 바람에 혹독한 신상털이에 시달려야 했다. 이른바 ‘좌표 찍기’과 마녀 사냥이 SNS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발언 앞뒤 사정이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타깃이 되면 떼로 몰려가 사회적 매장에 가까운 수준의 비난을 퍼붓는다. 상대가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언론인이든 가리지 않는다. 이로 인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 기본권 박탈과 같은 법적 피해도 극심하다. 피해자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우리가 하는 것이 정의’ 판단,책임감·죄책감 없이 감정 배설” “연예인 망가뜨리고 쾌감·권력감 느껴”“공황장애, 광장·대인공포증 피해발생”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로 공격대상에 접근하기 쉽고 댓글을 보고 모방·동조심리와 함께 군중심리가 작용해 감정이 격화,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과격한 표현이 나오게 된다”면서 “특히 정파적으로 집단소속력이 강한 경우 ‘우리가 하는 것은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책임감이나 죄책감 없이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직설적으로 배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악플러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증이 높은 편인데 잘 나가는 연예인 등을 망가뜨리고 고통을 주는 행위에서 권력감이나 만족감,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마녀사냥을 즐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공황 장애나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 같은 광장·대인공포증 같은 불안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대응 과정에서 시간·비용과 2차 피해가 발생해 포기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마녀사냥, 정치·이념 결부되면 심화결집력 강화되나 표 확장성엔 한계” “더 강하게 공격해야 존재감 부각 착각”“조직적 소수가 다수 이끌면서 도덕적 판단마비되면 ‘가짜 개혁’ 집단 팬덤 정치 확산”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자신의 정치 성향, 이념과 결부돼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더 강하게 공격해야 자신의 존재감이 높아진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속한 지지층의 결집력을 강화할 수 있겠지만 정체성의 위기를 가져오고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강원래씨는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얘기하는데 공격대상이 돼버렸다”면서 “전체의 1~2% 밖에 되지 않는 조직적 소수가 다수를 이끌면서 도덕적 판단이 마비되면 가짜 개혁 세력에 확신을 심어주는 집단적 움직임이 ‘팬덤 정치’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중도 진보와 중도 보수의 마음을 얻어야 승리하는데 제3자가 볼 때 경직되고 ‘집단 이지메(따돌림)’ 식의 도덕적 파탄으로 비춰지는 행동은 표의 확장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지지층은 결집시킬 수 있겠지만 표의 확장성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지도자의 지지층 눈치보기나 지식인의 침묵, 시민단체의 권력화, 언론의 신뢰도 저하, 야당의 무기력 등이 겹치면서 더욱 강화되는 성향을 띤다고 봤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는 양자택일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도자들은 지지자들의 거친 행동을 제지하고 대안 제시로 이끌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기형적 대결, 화자·청자 모두 성숙해야”“표현의 자유 아닌 심각한 폭력 인지를” “SNS·포털, 악플러 계정 차단 등자정 제도 구축해야…피해글도 신속 삭제”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서의 의사표출은 정권과 상관 없이 서로에 대한 인정보다는 기형적인 대결 양상을 보인다”면서 “실명제 등 규제나 물리적 제재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말을 하는 사람과 반응하는 사람 모두 성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페이스북 등 SNS의 악성 댓글 작성자 차단 제도와 처벌 강화, 피해자가 원할 경우 악성 게시글 등을 신속히 지워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비방 목적으로 글을 올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사실 적시는 3년 이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이하 벌금,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돼 있다. 곽금주 교수는 “온라인에서의 무자비한 악성 댓글은 칼로 찌르는 것과 같은 심각한 폭력 행위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판단해 처벌 수위가 낮은데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 측이 지지자들의 미 의사당 점거를 자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한 것처럼 자체 자정 제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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