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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음한 여직원 걱정” 관사 무단으로 들어간 공무원... 법원 “해임은 부당”

    “과음한 여직원 걱정” 관사 무단으로 들어간 공무원... 법원 “해임은 부당”

    술을 많이 마신 여직원이 걱정된다며 관사에 무단으로 들어간 공무원을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이상주 이수영 백승엽 부장판사)는 소년원 공무원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6월 직장 동료인 B씨가 “전날 과음을 해 걱정된다”는 이유로 B씨 룸메이트로부터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관사에 들어갔다. 이에 샤워 중이던 B씨가 놀라 소리를 지르자 A씨는 방에서 나왔다. 이후 B씨 신청으로 법무부 고충심의위원회가 열렸다. A씨는 사건 발생 이전 B씨에게 성적인 의미를 담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고 사건 발생 이후에도 억울하다는 뜻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가 “고충 신청서가 접수된 뒤에도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등 재론의 여지 없이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해임 처분을 내리자, A씨는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의 허락 없이 거주지에 들어간 것과 일부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한 것에 대해서는 정당한 징계 사유로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전날 과음한 B씨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주거지에 들어가게 된 점 등에 비춰 “해임은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법무부의 항소를 기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이 잘 낳게 생겼다” 고교 제자에 성적 수치심 발언 교사 벌금형

    “아이 잘 낳게 생겼다”며 고교생 제자에게 성적 수치심 발언을 한 50대 교사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1심 재판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은 A(54)교사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이 다소 부족했던 점 등을 인정해 벌금액을 250만원으로 낮춰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고등학교 교사인 A씨는 2018년 3∼4월 수업 중 제자에게 “너는 아이를 잘 낳게 생겨서 내 며느리 삼고 싶다”고 말해 성적 수치심을 주었다. A씨는 이밖에 “인형으로 만들어서 책상 옆과 침대 앞에 걸어두고 싶다”고 말하는 등 그해 11월까지 11회에 걸쳐 제자들에게 성희롱을 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피해자들 외 다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A씨가 “내 며느리 해라”, “보쌈해가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는 등 피해자들의 진술과 일치하는 내용이 발견됐다. 결국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없거나 발언의 내용이 왜곡·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10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수업 과정에서 비롯된 일로 성적 학대 의도가 없었다는 A씨 주장에도 “발언 내용이나 맥락에 비추어 볼 때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섰고, 그 횟수도 적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도 “원심판결에는 잘못이 없다”며 A씨의 혐의는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A씨가 교사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잘못을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사죄한 점과 교육감 표창을 받은 일이 있는 점, 10여 년 동안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들어 원심을 깨고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학생들과 친근하게 지내고자 노력했으나 변화하는 시대에서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 등이 다소 부족한 상태에서 경솔히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동료 교사 등이 선처를 거듭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아이 잘 낳게 생겼다…내 며느리 해라” 선생님이 여학생에 한 말

    “아이 잘 낳게 생겼다…내 며느리 해라” 선생님이 여학생에 한 말

    성희롱 발언 일삼은 50대 교사 벌금형항소심서 벌금 1000만→250만원 감액 고교생 제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일삼은 50대 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이 교사는 변화하는 시대에서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이 다소 부족했던 점 등을 인정받아 항소심에서는 벌금액을 250만원으로 낮췄다. 고등학교 교사 A(54)씨는 2018년 3~4월 수업을 하던 중 제자에게 “너는 아이를 잘 낳게 생겨서 내 며느리 삼고 싶다”고 말해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을 했다. A씨는 또 “인형으로 만들어서 책상 옆과 침대 앞에 걸어두고 싶다”고 말하는 등 같은해 11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제자들에게 성적 학대를 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피해자들 외 다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A씨가 “내 며느리 해라”, “보쌈해가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는 등 피해자들의 진술과 일치하는 내용이 발견됐다. 결국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없거나 발언의 내용이 왜곡·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10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수업 과정에서 비롯된 일로 성적 학대 의도가 없었다는 A씨 주장에도 “발언 내용이나 맥락에 비추어 볼 때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섰고, 그 횟수도 적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도 “원심판결에는 잘못이 없다”며 A씨의 혐의는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교사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잘못을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사죄한 점과 교육감 표창을 받은 일이 있는 점, 10여년 동안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들어 원심을 깨고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학생들과 친근하게 지내고자 노력했으나 변화하는 시대에서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 등이 다소 부족한 상태에서 경솔히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동료 교사 등이 선처를 거듭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알릴레오’서 성희롱 발언 제지 안해” 유시민 무혐의 처분

    “‘알릴레오’서 성희롱 발언 제지 안해” 유시민 무혐의 처분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사건 관계인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최근 유시민 이사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서민민생대책위는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패널이 ‘검사들이 KBS의 모 기자를 좋아해 (조국 수사 내용을) 흘렸다’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중에도 유시민 이사장이 이를 제지하지 않고 방관했다며 지난해 10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당시 생방송이 끝날 무렵 유시민 이사장이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하자 해당 패널은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며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유시민 이사장은 공식 입장을 내고 “진행자로서 즉각 바로잡아야 했는데 깊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유시민 이사장을 상대로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지난 2월 말 검찰에서 ‘각하’ 처분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성인지 학습 필요한 건 여가부 장관”…李 “사과”(종합)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성인지 학습 필요한 건 여가부 장관”…李 “사과”(종합)

    “이정옥, 성추행 피해자 외면·성폭력 방기”‘성추행’ 박원순·오거돈 후임시장 재보선에이정옥 5일 “선거는 성인지 집단학습 기회” 박원순·오거돈 피해자 “내가 학습 도구냐”이정옥 “제 의도 상관 없이 상처 줘 깊이 사과”인권단체 “이정옥 사퇴”…‘여가부 폐지론도’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는 국민의 집단 학습기회’ 발언에 대해 후폭풍이 거세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피해자 측은 “성인지 학습이 필요한 것은 장관”이라면서 “성차별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 주무부처 장관의 철저한 무책임과 유체이탈은 지금 싸우는 피해자들에 대한 외면이며 앞으로 드러나고 말해져야 할 성폭력에 대한 방기”라고 비판했다. 성추행 의혹을 인정한 뒤 시장직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피해자도 이 장관을 향해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이면 나는 학습 교재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 장관은 전날 발언으로 ‘여가부 폐지’ 여론까지 휘몰아치자 “깊이 사과한다”며 하루 만에 수습에 나섰다. “피해자 보호 주무부처 장관이철저한 무책임과 유체이탈 화법 써” 박 전 시장 사건 진상규명과 2차 피해 근절 등을 목표로 여성단체가 공동 출범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6일 성명을 내고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입장을 지속해서 회피하는 것이 여가부 장관이라면 자신의 역할을 먼저 학습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박원순·오거돈 등 전임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들로 공석이 돼 800억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가는 재·보궐 선거에 대해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혀 빈축을 샀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선거에 838억원이 사용되는데 피해자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봤느냐”고 물은 데 대한 이 장관의 답변에 비난 여론은 들끓었다. 공동행동은 지난달 13일 여가부에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및 예방 대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한 달이 되도록 회신이 없다고도 했다. 공동행동은 “미투운동의 시대를 거치며 시민은 부당한 권력 관행과 문화, 제도를 바꾸고자 하고 있으나 정부 여당은 부인과 부정, 2차 가해 방치의 일로를 걷고 있다”고 덧붙였다.오거돈 피해자 “내 인생 수단 취급,또 무너져… 너무 역겹고 충격적” 290개 여성인권단체 “이정옥 사퇴하라”“박원순·오거돈은 ‘성인지’ 가르친 스승이냐” 이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지난 5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는 오거돈 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교재냐. 내가 어떻게 사는지 티끌만 한 관심이라도 있다면 저따위 말은 절대 못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변에 피해 주기 싫어서 악착같이 멀쩡한 척하면서 꾸역꾸역 살고 있는데 여성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가 있나. 저 소리 듣고 오늘 또 무너졌다. 영상 보고 너무 충격받고 역겨워서 먹은 음식 다 게워내기까지 했다. 내 앞에서도 저렇게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심정을 밝혔다고 부산 성폭력상담소는 전했다. 오 전 시장의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는 부산성폭력상담소가 주축이 돼 전국 290개 여성 인권단체로 구성된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여성가족부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대책위는 이정옥 여가부 장관 발언과 관련해 “이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오거돈과 고 박원순 시장은 전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을 가르쳐 준 스승이란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피해자는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을 학습시켜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며 “이제까지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여성가족부 수장이 이러한 관점으로 기관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 피해자를 학습 교재 따위로 취급하는 발언을 내뱉으면서도 한 점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 이가 여성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수장의 자리에 있어도 되는 것인가”며 “장관이 자신의 망언에 대하여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여성가족부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에서는 이 장관의 ‘보궐선서는 성인지성 집단 교육’ 발언에 대해 여가부를 폐지하라는 여론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정옥, 거듭 사과 “피해자들이 의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성폭력 금지·권리구제법 제정 추진“기관장 성폭력 특별교육도 실시”지자체 평가 항목에 성평등 지표 신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거듭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이 장관은 “성희롱·성폭력 사건 피해자분들께 당초 저의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상처를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여가부는 여성의 권익 증진과 성폭력 방지를 추진함에 있어 항상 피해자 중심주의 하에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하고자 노력해 왔으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피해자들이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발언이 논란을 촉발한 이후 이 장관은 같은 날 오후 예결위 답변 기회를 얻어 “피해자에게 송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과했다. 여가부는 이날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공공기관이 정부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여가부 장관이 직접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성차별·성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법’(가칭)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이 법안은 성희롱이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관 등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여가부 장관이 직접 시정 명령을 내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 시정 명령에도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한다. 피해자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휴가를 주거나 부서 재배치를 하는 등 공공기관이 피해자를 보호하도록 하는 의무 조항도 법안에 추가하기로 했다. 아울러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된다. 여가부는 이를 위해 법안 제정과 동시에 성폭력방지법도 개정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내에서 피해자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 악의적인 소문을 내는 등 2차 가해를 한 공직자와 관련해서는 ‘2차 가해 관련 징계양정 기준’을 만들어 가해 정도에 상응하는 징계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자체장 등 기관장의 성희롱·성범죄 신고는 여가부 전담 창구를 만들어 신고를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 여가부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추진점검단이 직접 운영하는 ‘공공부문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안에 기관장 전담 신고창구를 개설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 예방 교육 운영지침에 기관장과 고위직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교육을 하도록 하는 내용도 추가할 계획이다. 지자체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20·30 세대의 인식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문 등을 지원한다. 이 밖에 정부의 지자체 평가 항목에 지자체장의 성평등 공약, 공무원 성 인지 역할 강화 등 성평등 조직문화와 관련된 지표를 신설해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공기관 성폭력에 여가부 ‘시정명령, 과태료’ 추진

    공공기관 성폭력에 여가부 ‘시정명령, 과태료’ 추진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공공기관이 국가인권위의 시정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여성가족부 장관이 직접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 제정이 추진된다. 여가부는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정옥 장관 주재로 제3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열고 ‘성차별·성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법’(가칭)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성희롱이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공공기관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여가부 장관이 직접 시정명령을 내리고, 불이행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제성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 해당 공공기관이 피해자에게 휴가를 주거나 부서를 재배치하는 등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할 의무,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금지 의무 등의 조항도 신설된다. 여가부는 이를 위해 성폭력방지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 악의적인 소문내기, 따돌림 등을 한 공직자는 가해 정도에 상응하는 징계를 받도록 ‘2차 가해 관련 징계양정 기준’도 만든다. 아울러 성희롱·성폭력 가해자가 기관장일 경우 여가부 전담창구를 만들어 신고를 받기로 했다. 여가부는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기관 내 신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건 처리 대책과 별개로 보다 근본적인 예방조치도 추진한다. 우선 공공기관이 20·30대의 눈높이에 맞는 성평등 조직으로 변화하도록 조직문화 개선을 지원한다. ‘기관장을 포함한 고위직 대상 특별교육’을 신설하고, 정부의 지자체 평가 항목에 지자체장의 성평등 공약, 공무원 성 인지 역할 강화 등 성평등 조직문화와 관련된 지표를 신설해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성희롱·성폭력 방지체계를 공공부문에 정착시키고, 근본적으로는 성차별과 성폭력이 없는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정옥 장관, ‘보궐선거,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에 “깊이 사과”

    이정옥 장관, ‘보궐선거,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에 “깊이 사과”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안이한 태도로 비판을 받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에 참석해 사전 발언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중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피해자분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을 집단학습할 기회”라고 답변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이 장관은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항상 피해자 중심주의 하에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하고자 노력해 왔으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특히 성희롱·성폭력 사건 피해자분들께 당초 저의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상처를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전날 성명에서 “내가 학습 교재냐”며 “여가부 장관이란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가 있느냐”고 울분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휴수당·퇴직금 규정 골치 아프죠?… “마을노무사가 해결사”

    주휴수당·퇴직금 규정 골치 아프죠?… “마을노무사가 해결사”

    “알바(아르바이트)한테 주휴수당을 줘야 한다고요?” “스타트업이라 직원이 겨우 한 명인데 노동법 적용 안 되는 것 아닌가요.” “시급으로 계약한 학원 강사가 갑자기 퇴직금을 달라고 하니까 황당합니다.” “동네 안경점인데 근로계약서까지 쓸 필요 있나요.” “가족처럼 지내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안 썼다고 갑자기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어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알쏭달쏭한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법 등 노동관계법. 하다 못해 구인구직업체에서도 캠페인성 광고를 선보이지만 주휴수당, 퇴직금, 연차휴가 규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시가 소규모 사업장의 사업주를 위해 운영하는 ‘마을노무사’는 근로계약서, 급여대장 작성 등 노동법의 기본을 지킬 수 있게 도움을 준다. 2016년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시작해 지난해부터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매일국어’ 사무실을 장정화 노무사와 함께 방문했다. 매일국어는 초, 중, 고등학생용 인터넷학습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2017년 설립했다. 최근 사업을 확장하면서 직원이 14명으로 늘었다. 이 업체에는 올해 초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프리랜서로 채용했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구제신청을 했다. 이상효 재무이사는 “처음에는 너무 당혹스러웠지만, 이내 근로계약서가 미비했다는 걸 알게 됐다”며 “퇴사한 직원과 원만하게 합의했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근무 여건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근로시간 단축 사업을 담당하던 장 노무사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마침 서울시 마을노무사로 활동하던 장 노무사가 관련 사업을 소개해 줬다. 장 노무사는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 부분을 전담해 계획을 짜고 있다. 근로계약서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과 임금을 점검하는 게 먼저다. 이 이사는 “노무 컨설팅 비용이 부담되던 차에 서울시 마을노무사 제도를 알게 돼서 다행”이라며 “인생에서 절반이 넘는 시간을 회사에서 소비하는데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직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장 노무사는 지난해부터 서울시 마을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서울시에서 업체를 배정해 줬지만, 이제는 장 노무사가 추천하거나 발굴하기도 한다. 안경점, 학원, 미용실 등 직원이 10명 미만인 소규모 업체가 가장 많다. 장 노무사는 “가장 기본인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사업장이 너무 많은 게 현실”이라면서 “대부분 주휴수당과 퇴직금 문제가 발생하면서 노동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예방교육, 직장 내 괴롭힘 등 각종 필수 교육이나 생리휴가 도입 등을 묻는 업체도 있다”고 덧붙였다.전문 악기연주가들이 모인 비영리기관 ‘아카데미 열정과 나눔’은 지난해 연주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직원을 채용하며 노동법을 배워야겠다고 판단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진윤일씨는 라디오를 듣다가 우연히 서울시 마을노무사 제도를 알게 됐다. 진씨는 단기간 근로자 임금체계, 연장근무수당, 4대 보험 가입 절차, 법정의무교육까지 상담받게 됐다. 진씨는 “평생 바이올린 연주만 해서 근로계약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몰랐는데, 궁금한 내용을 모두 알려 줘서 고마웠다”며 “다른 기관은 사업자등록증을 요구했는데 서울시는 비영리기관도 지원해 줘서 편리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을노무사는 채용과 임금 계약관련 서류 업무를 가장 많이 한다. 매일국어의 사례처럼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등 직원 관리에 필수적인 서류 작성을 지원해 준다. 임금, 휴게시간, 법정휴일 등 노무관리 방법도 안내해 준다. 2주간 두 차례 방문해 1회차에는 위법사항이 있는지 등을 점검하며 노무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2회차에는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사업장 상황에 맞게 고용유지지원금, 유급휴가지원비, 소상공인 세제지원, 가족돌봄휴가지원금, 유연근무제 지원금 등 각종 지원금도 안내해 준다. 서울시 마을노무사 상담 실적은 첫해인 2016년 48건에서 지난해 361건으로 3년 만에 7.5배로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상담을 시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자는 게 마을노무사의 사업 취지”라며 “교육이나 상담을 받을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는 소규모 사업장 사업주가 노동법을 몰라서 법을 위반하거나 과태료를 내는 피해를 보지 않도록 무료로 노무컨설팅을 찾아가서 해 준다”고 말했다. 장영민 서울시 노동정책담당관은 “사업주가 노동법을 잘 몰라 법을 위반하거나 노동자가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서울시 마을노무사 제도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며 “사업주와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민주당 후보 투표는 ‘4차 가해’”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민주당 후보 투표는 ‘4차 가해’”

    더불어민주당이 권리당원의 압도적 찬성으로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기로 결론짓자 국민의힘은 이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로 규정짓고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다면 그것은 ‘4차 가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오늘 더불어민주당은 후안무치의 극치를 공개 인증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배 대변인은 “‘스스로 귀책사유가 있을 때는 공직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전당원 투표라는 방법으로 뭉개 버렸다. 무려 86%라니 집단최면이라도 걸린 것인가”라며 민주당과 당원들을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절차에 맥락상 좀 빠진 것이 있다”면서 “민주당 강령도 같이 고쳐야 하는데 고치지 않았다. 11항의 ‘성평등·사회적 약자·소수자’를 통째로 들어내야 했거나, 성과 관련된 범죄의 예방 및 근절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조항을 삭제해야 했다”고 비꼬았다. 또 “‘제14조(성희롱·성폭력 등 금지)’도 지워야 했다. 아직도 그 조항에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 출신 서울·부산시장의 성폭력 의혹은 ‘1차 가해’, 지지자들의 피해자들에 대한 공격은 ‘2차 가해’”라면서 “후보자를 내며 피해자에게 ‘3차 가해’를 했다. 이제 유권자들이 이들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한다면 그것은 ‘4차 가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입장 표명 촉구도 이어졌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무엄하게도 문 대통령의 뜻을 뒤집은 것인가”라며 “문 대통령은 이른바 ‘문재인 조항’을 뒤집는 일련의 조치를 승인한 것이 아니라면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이틀간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권리당원의 86.64%가 당헌 개정 및 공천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현행 당헌 규정에 ‘전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다는 방식으로 당헌 개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내년 4월 보궐선거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의혹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귀책사유로 치러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북 일부 시·군 4대 폭력 예방교육 소홀

    전북지역 일부 시·군들이 4대 폭력(성희롱·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소홀히 하고 고위직들의 참여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여성가족부의 예방교육통합관리에 따르면 전북지역 지자체 고위직 4대 폭력 예방교육 참여율은 정읍시가 70%로 가장 낮고 고창군 72%, 임실군 78.25% 순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참여율은 전국 평균 90.5% 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진안군(83%), 장수군(84%), 순창군(85.5%), 익산시(86%), 남원시(89%) 등도 전국 평균에 미달했다. 반면 전주시는 100%, 전북도 98%, 부안군 93%, 군산시 92% 등 상대적으로 높은 지자체도 있었다. 공공기관은 양성평등기본법 및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각 기관 실정에 맞는 자체 성폭력 예방지침을 제정해야 하지만 남원시, 무주군, 임실군 등은 관련 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전북성폭력예방치료센터 권지현 소장은 “자치단체는 고위직들이 솔선해 4대 폭력 예방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자체 성폭력 예방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인권위원장 “박원순 성희롱 여부도 조사 중…연말까지 결론낼 것”

    인권위원장 “박원순 성희롱 여부도 조사 중…연말까지 결론낼 것”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여부도 조사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 전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한 직권조사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는 야당 측 의원들의 질의에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 중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가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 위원장은 “진행 속도대로 가고 있다”며 결과를 내놓는 시기에 대해서는 “12월 말 정도까지 예상한다”고 말했다.인권위는 지난 7월 30일 박 전 시장 관련 의혹과 서울시의 묵인 방조 의혹을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결정하고 별도의 직권조사팀을 꾸려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성추행 피해자를 지원하는 김재련 변호사와 여성단체들은 인권위에 이번 사안에 대한 직권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박 전 시장의 성희롱·성추행 의혹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 의혹 ▲피해자의 박 전 시장 고소 사실 누설 경위 등 의혹 전반을 규명해달라고 인권위에 요청했다. 또 ▲2차 가해에 대한 국� ㅑ痔旻셈� 적극적인 조치 ▲공공기관 기관장 비서 채용 과정의 성차별적 요소에 대한 실태조사 ▲선출직 공무원의 성범죄 등 비위에 대한 견제조치 마련 등 제도 점검도 요구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검찰, ‘위안부 망언’ 류석춘 불구속 기소

    검찰, ‘위안부 망언’ 류석춘 불구속 기소

    지난해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의 일종’이라 주장하는 등 명예훼손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 박현철)는 명예훼손 혐의로 류 전 교수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다만 검찰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대한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에 따르면 류 전 교수는 지난해 9월 19일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중 50여 명의 학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것”이라는 취지로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정대협이 일본군에 강제동원 당한 것처럼 증언하도록 위안부 할머니들을 교육했다”, “정대협 임원들이 통합진보당 간부들이며 정대협이 북한과 연계되어 있어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정의연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연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은 류 전 교수가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며 그를 고소·고발했다. 한편 류 전 교수는 지난 8월 연세대에서 정년퇴임을 했다. 학교 측은 류 전 교수가 강의 도중 문제제기를 하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매춘) 한 번 해볼래요?”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삼아 류 전 교수의 퇴임 전 언어적 성희롱으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여기 만져도 느낌와?” 신입 머리카락 만진 상사…결국 벌금형

    “여기 만져도 느낌와?” 신입 머리카락 만진 상사…결국 벌금형

    20대 여사원 머리카락 비비는 등 성추행1·2심은 무죄…대법원 “추행 행위 맞다”40대 남성, 결국 벌금 200만원 처해져 20대 여성 신입사원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비비며 “느낌이 오냐”고 말하는 등 성추행한 40대 남성이 파기환송심에서 벌금형에 처해졌다. 앞서 1심과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2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 성지호)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를 받는 A(40)씨에게 벌금 200만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지난 5월 대법원은 A씨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의 한 회사 과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6년 10월부터 11월까지 신입사원 B씨에게 컴퓨터로 음란물을 보여주거나 성적 농담을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여기를 만져도 느낌이 오냐”며 손으로 B씨의 머리카락을 비비거나 뒤쪽에서 손가락으로 B씨의 어깨를 두드리고 B씨가 돌아보면 혀로 입술을 핥거나 “앙, 앙” 소리를 내는 방법으로 B씨를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또 “화장이 마음에 들어요, 왜 이렇게 촉촉해요”라고 말하거나 손가락으로 성행위를 나타내는 동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과 2심은 “A씨가 업무상 B씨의 상급자라 하더라도 업무상 위력을 행사해 B씨를 추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계속된 성희롱적 언동을 평소 수치스럽게 생각해오던 B씨에게 A씨가 머리카락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20대 미혼 여성인 B씨의 성적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 추행 행위라고 평가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선고공판에 A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결심공판에서 A씨 측 변호사는 “머리카락 탈색을 이야기하던 중 머리카락을 만졌고, B씨를 부르기 위해 어깨를 두드렸던 것”이라며 “손가락 모양을 한 건 B씨가 먼저 이런 행동을 해서 따라서 한 것이고 이는 모두 다른 날”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이런 행동이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는지 아니면 성적수치심을 일으킨 것인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 성인지예산 1위 3600% 올린 국방부

    [단독] 성인지예산 1위 3600% 올린 국방부

    성인지예산 기여도 1위 국방부 권인숙 “성인지예산 직접목적사업으로 반영해야 할 책무있어”내년 정부부처의 성인지예산은 증가했을까. 증가했다면 가장 증가한 부처는 어디었을까.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설치된 8개 부처의 최근 3년간 성인지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성인지예산 성평등 기여도 1위는 국방부였다. 특히 국방부의 경우 성평등 목표달성에 ‘직접’ 기여하는 사업의 규모가 전년대비 3600%(547억)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8개 부처 3년간 성인지예산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3개 부처의 2021회계연도 직접목적사업으로 제출된 성인지예산액이 감소했고, 법무부, 국방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등 4개 부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재정법 제26조(성인지예산서의 작성)에 근거해 모든 중앙부처는 ▲부처 성평등 목표 달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사업(직접목적사업)과, ▲성별영향평가 결과 개선이 필요한 사업이나 성별 수혜격차를 줄여야 하는 사업 등 부처의 성평등 목표 달성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사업(간접목적사업)을 구분하여 기획재정부에 제출하고 있다. 특히 살펴봐야할 점은 성평등 목표 실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직접목적사업’ 예산이다. 성희롱,성폭력 대응력을 강화시킬 목적으로 양성평등담당관실을 설치한 8개 부처에서 직접목적사업비가 줄었다는 것은 양평담당관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직접목적사업비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성인지 예산을 제대로 배치했다는 뜻이다. 직접목적사업 예산 증감을 통해 부처의 성평등 실현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 2021회계연도 직접목적사업비를 살펴보면 8개 부처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올해 대비 내년 3700억원(5.1%)이 줄었다. 올해 성인지예산의 직접목적사업비로 편성되었던 보육서비스지원사업 중 교사근무환경개선비(2400억원)가 제외된 것이 주된 감소 이유다. 교육부는 내년에 행복기숙사 기금 융자사업(이 이 전년대비 55억원 감액되어 전년대비 189억(14.6%)이 줄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직접목적사업 중양성평등 문화 조성사업의 경우 올해와 내년 모두 5억 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직접목적사업 2개 전체 예산액은 올해 6억8300만원, 내년 6억 4600만원으로 3700만원 차이였다. 이는 성평등콘텐츠센터 운영비가 변경된 것으로 실제 기본경비는 차이가 없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반대로 직접목적사업의 성인지예산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국방부다. 군어린이집 운영(488억), 성고충전문상담관 운영(24.6억), 여군 근무여건개선(26.7억)사업이 새롭게 성인지예산 직접목적사업으로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무려 547억원(3600%)이 증가했다. 법무부도 새로 발굴된 직접목적사업은 없지만 2020년에 제출된 8건의 예산사업 모두가 증액되어 전년대비 약 73억원이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 노사발전재단에 일생활균형확산지원(교육사업 2000만원) 1개의 직접목적사업이 늘었고, 기존 9개 예산사업이 전반적으로 증액되어 약 514억원이 증가했다. 경찰청은 ▲사회적약자 범죄전담팀(여청수사팀) 역량강화(1.3억)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 구축(4.2억) 등 2개 사업이 추가되었고, 기존 10개 사업예산이 증액되어 전년대비 약 32.3억원이 증가했다. 권인숙 의원은 “8개 부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은 2019년 5월 7일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한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신설된 만큼 이와 관련된 예산사업을 적극 발굴하여 성인지예산 직접목적사업으로 반영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양평담당관실이 현재 각 부서에서 제출하는 성인지예산서를 취합하는 수준을 넘어 성평등 실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예산사업 발굴하고, 간접목적 사업의 경우 성별 수혜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여기는 호주] ‘결혼 준비’라며 20년간 딸 넷 번갈아 성폭행한 70대 아빠의 최후

    [여기는 호주] ‘결혼 준비’라며 20년간 딸 넷 번갈아 성폭행한 70대 아빠의 최후

    결혼 준비를 시키겠다며 20년간 딸 넷을 성폭행한 호주 70대 노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호주 AAP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브리즈번 지방법원은 친딸 3명과 의붓딸 1명을 20여 년 간 성폭행한 71세 노인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캔 버로우 판사는 이날 판결문에서 “변태적 성욕을 채우려 딸 넷을 유린해 부녀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딸들을 유린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비열하고 역겨운 짓을 장기간 반복해놓고도 어떠한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20년~22년간 딸들에게 행한 성적 학대를 참작할 그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법정에는 아버지에게 22년간 성폭행을 당한 큰딸이 나와 피해 사실을 증언하기도 했다. 큰딸은 아버지의 성적 학대가 6살 때부터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결혼 준비 과정이라며 설명하기도 끔찍할 만큼의 성희롱과 성폭행을 딸 넷 모두에게 번갈아 가며 반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무서운 게 없다. 용감해서가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침실 등 내 사적인 공간에 들어온 괴물 때문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파괴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며 엄벌을 탄원했다. 아버지는 그런 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뻔뻔함을 보였다. 딸 넷을 한꺼번에 유린한 피의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베트남 참전용사라는 것 외에 알려진 바가 없다. 사법당국은 피해자 신변 보호를 위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뻔뻔한 아버지의 성적 학대로 피해자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수년간 무죄를 주장한 아버지도 이번에는 강간과 추행, 폭행 등 여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성범죄 교사 절반이 학교로 복귀…이탄희 ‘성범죄클린학교법’ 발의

    성범죄 교사 절반이 학교로 복귀…이탄희 ‘성범죄클린학교법’ 발의

    10년간 성폭력 교사 48%가 학교로 복귀 사립학교 징계위엔 학부모 참여 규정도 전무 ‘성비위 교사 담임에서 배제’ 조항 등 반영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가 다시 담임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성범죄클린학교법’(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사립학교법·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21일 대표 발의했다.법안에는 ▲같은 학교 내 폭력, 집단 따돌림, 성폭력 등의 사안은 가해자(교사 포함)와 피해학생을 즉각 분리 조치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 구성을 국·공립 수준으로 강화하고 심의 과정에 학부모 참여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비위 발생시 담임교사에서 배제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 8월까지 성폭력·강제추행·감금·성희롱 등 성 비위를 저지른 교원 1093명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524명이 교단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 문제를 저지른 교사가 그대로 같은 학교로 돌아와 담임 교사를 맡아도 막을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예컨대 경남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 6학년 담임 교사가 자신의 반 여학생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성적 언행을 해 징계위원회에서 강등 처분을 받았음에도 올해 7월 같은 학교로 돌아와 담임 보직을 유지한 채 근무하는 일도 있었다.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징계위원회 구성이 국·공립학교와 비교했을 때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참여하도록 하는 규정이나 성비 규정도 전무해 가해 교사에 대한 처벌 수위도 낮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배제징계(파면·해임)는 사립학교(36%)가 국·공립학교(46%)보다 10%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의 효과가 없다 보니 성 비위 건수도 늘어 2014년 12건에서 지난해 104건으로 8.6배나 증가했다. 이 의원은 “성 비위 사건에서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하는 원칙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즉시 분리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심지어는 징계 후 피해 학생이 가해 교사와 다시 마주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직장 성희롱 피해자가 직접 구제신청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는데도 사업주가 근무 장소 변경, 배치 전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노동위원회에 직접 구체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된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사업주가 고용상 성차별이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를 취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받도록 했다. 하지만 이후 피해자가 다시 구제 신청을 할 수 있는 길은 열어두지 않았다. 피해자가 구제를 받으려면 현재로서는 민형사 소송 외에 방법이 없는데, 이마저도 피해 사실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인권위의 권고는 법적 강제력이 없다. 개정안은 이런 허점을 보완해 피해자가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하면 입증 책임을 사업주가 지게 했다. 조사를 거쳐 사업주가 피해 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노동위원회는 조치 이행, 불리한 행위 중지, 배상 등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시정명령마저 이행하지 않으면 최고 1억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구체적 과태료 기준은 시행령에서 정할 예정이다. 또 고용상 성차별은 피해 구제를 신청한 당사자 외에 사업장 전반에 걸쳐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 효력을 다른 근로자에게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상 성차별에 대해 시정 지시를 했음에도 사업주가 불응하면 근로자들이 신고하지 않더라도 근로감독관이 노동위원회에 통보해 사후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다. 임신 중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유산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 임신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육아휴직은 총 1년 범위 내에서 쓸 수 있다. 이 밖에도 근로자를 채용할 때 남녀를 막론하고 ‘용모 단정·미혼’ 등 차별적 조건을 제시할 수 없도록 했다. 현행법은 모집·채용 과정에서 여성에 대해 신체적 조건과 미혼 조건 등을 제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남성에게도 이런 식의 차별적 조건을 요구하지 못하게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여성들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어떻게 밀려났을까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여성들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어떻게 밀려났을까

    할리우드 최고의 영예라는 아카데미상이 만들어진 것은 1929년. 그런데 그중에서도 소위 핵심 경쟁부문에 속하는 감독상을 여성이 받은 것은 2010년 캐스린 비글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위키피디아에는 여배우들이 받는 상과 달리 ‘성이 구분되지 않은(non-gendered)’ 부문에서 여성들이 받은 역사를 따로 정리해 두고 있다. 소위 ‘카메라 뒤에서 일하는’ 이들 부문에서 여성들이 상을 받기 시작한 것은 꽤 근래의 일인데, 그중에서 두 부문에서만큼은 여성들의 활약이 일찍부터 두드러졌다. 하나는 ‘의상상’이고 다른 하나는 ‘편집상’이다. 두 부문 모두 1940년대부터 여성 수상자들이 등장했다. 의상상을 일찍부터 여성들이 받은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재단과 재봉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고, 영화 스튜디오들도 의상 작업은 여성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집상은 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을까? 영화가 디지털화된 요즘과 달리 과거에는 필름 편집(editing)은 물리적인 필름을 손으로 일일이 잘라 붙여야 하는 수작업이었고, 이는 재봉일과 비슷한 작업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초창기부터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편집실은 거의 예외 없이 여성들이 가득한 장소였다.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니 뛰어난 영화편집자도 여성들 중에서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남성은 사람들 주목받는 하드웨어 몰려 여성들이 할리우드의 필름 편집실로 진출해서 커리어를 개척하고 있던 1940년대, 또 다른 영역에서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바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이었다. 지금은 전형적인 ‘남초 영역’으로 불리는 프로그래밍 분야를 개척한 것은 여성들이었다. 사람의 언어를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의 언어로 바꿔 주는 컴파일러(compiler)를 만든 그레이스 호퍼 같은 여성들이 2차 대전에 급진전한 컴퓨터의 발전을 주도했다. 1960년대 미항공우주국이 달에 보낸 아폴로 우주선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총책임자는 마거릿 해밀턴이라는 여성이었다. ‘프로그래머’라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남성을 떠올리게 되는 요즘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 이유는 할리우드의 편집일을 여성들이 도맡았던 것과 다르지 않다. ‘프로그래밍은 단순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관련 작업은 여성들에게 맡기고 남성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하드웨어에 몰려들었다. 1967년에 나온 한 기사는 “비서직이 아니면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유망한 직업으로 프로그래밍을 추천했고, 1980년대 중반만 해도 미국 대학교의 컴퓨터 전공에서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7%에 달했다. 하지만 그때 정점을 찍고 컴퓨터 분야에서 여성들이 밀려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돈이 몰려들면서 남성들이 밀려들기 시작한 것. 빌 게이츠와 스티브 워즈니악, 스티브 잡스 같은 남성들이 ‘컴퓨터 천재’로 묘사되고, 프로그래밍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묘사되기 시작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여성들은 빠르게 사라졌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남성과의 실력 경쟁에서 밀려난 거 아닌가?” 여성들은 과학기술(STEM) 분야, 그중에서도 특히 수학, 컴퓨터와 같은 분야에서 남성들보다 타고난 능력에서 뒤진다는 주장도 그런 의문을 뒷받침한다. 이런 종류의 주장을 했던 대표적인 인물이 하버드대학교의 로런스 서머스 경제학 교수다. 29세의 나이에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정교수가 되고,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한 ‘천재’로 통하는 서머스는 총장의 자리까지 올랐다가 ‘여성과 남성은 수학적 능력에 타고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가 교내외에서 큰 비판을 받고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서머스의 주장을 옹호했다. 서머스는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학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두 집단의 능력이 보이는 ‘표준편차와 가변성이 다르다”고 했다는 거다. 이는 쉽게 말해 남녀 학생의 평균 수학점수는 비슷해도 제일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남학생이라는 얘기다. 그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도 아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수학점수 최상위 학생들은 2대1로 남학생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럼 서머스의 주장이 맞는 걸까? ●서머스 교수 “여성과 남성 수학적 차이 존재” 또 다른 연구가 있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남녀 학생들의 수학 성적을 조사했는데 최상위 학생들 중 남녀 비율은 0.9대1로 여학생이 높았던 것이다. 그럼 여성이라도 아시아계 여성들은 수학적 능력을 타고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만 해도 한국에서 수학점수는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높은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결국 집과 학교, 사회 환경에서 아이들이 접하는 젠더 역할과 능력에 대한 편견이 점수에 반영된다는 거다. 이런 편견은 중고등학교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모든 편견적 요소를 고려해도 대학교 때까지의 실력을 고려하면 미국의 공대 박사 과정에는 여성이 적어도 33%는 돼야 정상인데, 실제로는 1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성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엔지니어는 남성’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 온갖 장벽을 뛰어넘고 학부 교육까지 마쳐도 (서머스 교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남자 교수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너무나 고된 일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는 사회적 편견이 교사와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 주는 두 번의 실험이 있었다. 한 실험에서는 교사에게 아이들의 아이큐를 실제와 다르게 알려 주고 시간이 흐른 후에 아이큐를 다시 측정했더니 교사에게 아이큐가 높다고 알려 준 그룹의 아이들은 아이큐가 올라갔고, 낮다고 알려 준 아이들의 아이큐는 내려갔다는 것이다. 교사가 자기가 알고 있는 아이큐에 따라 아이들에 대한 기대치를 다르게 가졌고, 교사의 무의식적 차별 대우에 아이들의 실력이 변화한 것이다(이런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똑같은 80점대의 점수를 받아도 아시안계 아이들에게는 교사가 “더 잘할 수 있는데 떨어졌다”는 반응을, 히스패닉이나 흑인 아이에게는 “참 잘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이런 차별 대우가 후자 집단의 성적 하락을 부추긴다는 연구가 있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교사가 초등학생들에게 “파란눈을 가진 아이들은 똑똑하고 성실한데, 갈색눈을 가진 아이들은 멍청하고 게으르다”고 말하자 하루 이틀 만에 갈색눈을 가진 아이들의 수행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며칠 뒤 “선생님이 잘못 알았다”면서 “사실은 갈색눈의 아이들이 똑똑하다”고 하자 곧바로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결국 교사가 가진 편견은 교사의 언행 변화와 학생들의 자신감이라는 두 가지 통로로 아이들의 실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여성 엔지니어 차별 상상 초월 남자아이들과 똑같은 능력을 타고난 여자아이들은 미디어에서 본 대로 프로그래머들은 모두 남성이라고 생각하며 자라고, 학교에 가서는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교사, 교수들로부터 자신의 능력을 의심받고, 직장에 가서는 온갖 성차별과 성희롱을 겪게 된다. 실리콘밸리의 여성 엔지니어들이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교육환경에서 자라고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문화에서 일하는 남성 엔지니어들로부터 받는 차별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성 프로그래머들은 아무리 경력이 길어도 일단 무시하고 들어가는 남성 프로그래머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 법을 배워야 살아남는다는 것이 한 베테랑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물론 그게 끝이 아니다. 이렇게 사회적 편견 속에서 교육을 받고, 일터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남성과 경쟁을 해야 하는 여성들이 집에 돌아오면 이번에는 ‘아내의 역할, 엄마의 역할’이 기다리고 있다. 아카데미 편집상을 최초로 받은 여성 앤 보첸스(1940)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고, 그다음 여성 수상자 바버라 매클린(1944)은 폭스 영화사의 편집총책임자까지 올랐지만 병에 걸린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은퇴했다. 더이상 설명이 필요할까? 돈이 되는 산업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지적 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온갖 장애물과 굴레를 씌워서 밀어내는 것은 비겁한 반칙이다. 남성 중심의 소프트웨어 업계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무주택자라 사택 내줬더니 ‘갭투자’로 집 산 수은 직원들

    무주택자라 사택 내줬더니 ‘갭투자’로 집 산 수은 직원들

    무주택자에게 제공한 직원용 숙소에 살면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 구매)를 한 수출입은행 직원들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직장 내 성희롱, 재택근무 중 여행 등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업무와 관련 없는 사유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10건이었다. 수석전문역, 별정직 직원은 직장 내 성희롱으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성희롱 외에 부서경비 사적 유용 1건, 무주택자에게 제공한 직원용 사택·합숙소에 살면서 갭투자한 사례 6건이 적발됐다. 코로나19 비상상황에 실시한 재택근무 중 제주도 여행을 한 조사역은 견책 징계를 받았다. 유 의원은 “최근 5년간 현황을 보면 포상 감경을 받은 대상자들은 전부 고위직 간부였고, 감경받은 11건 중 9건은 징계가 아닌 주의 촉구로 처분했다”며 “제도가 간부들의 면죄부를 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3번 성희롱했는데 정직 6개월… 기술보증기금 직원 철밥통

    [단독] 3번 성희롱했는데 정직 6개월… 기술보증기금 직원 철밥통

    기술보증기금(기보) 소속 3급 남성이 16년 동안 3차례나 여직원들을 성희롱했지만 정직 6개월 처분만 받고 내년 1월에 복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돌아올 수 있었던 데는 기보의 징계 규정이 부실했던 것은 물론 관련 법을 무시하는 등 문제를 자초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이 기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보는 2018년 2월 여직원 대상 교육 및 감사 결과 A씨가 2000년과 2013년, 2015년 각각 여직원들을 성희롱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보는 그해 3월 직장 내 성희롱으로 회사 명예를 훼손하고 질서를 문란케 했다며 A씨를 면직 처분했다. 하지만 A씨는 9월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이를 인정받아 복직했다. 그러자 기보가 지난 3월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고, 결국 지난 7월 A씨에 대한 재징계를 의결해 정직 6개월 처분만 내렸다. 기보가 A씨를 면직하지 못하고 심지어 소송에서 패소까지 한 데는 애초에 징계 규정에 성희롱 시 최고 징계 수준(면직)으로 처분한다는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6년 12월 기보의 징계 수준이 부실하다며 성범죄·음주운전 징계 실효성을 공무원 징계 수준(성희롱 시 최고 징계는 파면)으로 하라고 권고했지만 기보가 반영하지 않았던 것이다. 기보는 징계 수준을 보완하지 않고 버티다 지난해 10월 중소벤처기업부 감사 이후에야 성희롱 시 최고 징계를 면직으로 개정했다. 특히 기보는 A씨를 징계할 때 근로기준법을 무시해 패소한 것으로 드러나 징계 의지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가 직원을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그러나 기보는 A씨에 대한 해고 사유를 제대로 명시하지 않은 데다 인사부장 명의로 문서를 발송해 법원이 효력이 없다고 판정했다. 이 의원은 “기보의 안일한 판단과 규정 미비가 결국 성비위가 용인되는 조직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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