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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은 만성 문제…지속적 정신 피해 일으켜”(연구)

    “성희롱은 만성 문제…지속적 정신 피해 일으켜”(연구)

    직장 내 성희롱은 보편적이고 만성적인 문제여서 지속해서 정신적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 알링턴캠퍼스 제임스 캠벨 퀵 교수팀이 1997년부터 2011년까지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조사 자료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은 내렸다고 미국 심리학회(APA)가 발생하는 국제 학술지 ‘직업건강심리학저널’(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퀵 교수는 “이번 결과는 직장에서 여성들이 성희롱을 당한 뒤 불안감과 우울증, 섭식장애를 겪으며 술이나 약물을 남용하고 직장 내 스트레스와 이직 의도, 무기력 등을 겪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성희롱은 조직과 직장 환경에서 보편적이고 만성적인 건강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는 성희롱이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하지만,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퀵 교수는 “흥미로운 사실은 성희롱 피해 남성에 관한 보고 사례가 15.3% 증가했다는 것이지만, 여전히 피해 사례 대다수는 여성들이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는 직장 내 성희롱의 가해자들이 관리자와 같은 직장 상사뿐만 아니라 동료나 부하 직원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고객도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뒤 더 많은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부작용으로는 불안감과 우울증, 섭식장애, 약물 및 알코올 남용,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있었고 전반적인 행복 수준 또한 낮았다. 또한 여성은 남성보다 성희롱을 당할 경우 신고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성희롱을 당한 뒤 정신 건강에 문제나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더 컸다. 군대에서 남성들은 민간인 남성들보다 성희롱을 경험할 가능성이 10배 더 높았다. 하지만 성희롱을 당한 남성군인 중 약 81%는 피해 사실을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심리학회(APA) 회장인 안토니오 푸엔테 박사는 “직장 내 성희롱은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다. 심리학 연구는 직장 성희롱의 원인을 이해하고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지만, 성희롱 가해자들의 특성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어 누가 언제 어디서 성희롱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가해자들은 사회적인 양심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영악하고 유치하며 무책임하고 착취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직장 내 성희롱을 예측하는 강력한 요인은 조직의 분위기였다. 예를 들면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곳이나 관리직 대부분이 남성인 곳, 또는 직원들의 성희롱 피해 불만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곳 등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기 쉬웠다. 이번 연구는 계층에 따른 권력의 차이가 성희롱이 발생하는 근원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푸엔테 박사는 “심리학은 성희롱 예방 교육의 형태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이고 헌신적인 노력 중 그 일부가 될 때만 효과가 있다. 대부분 연구는 기업들이 성희롱 사건에 덜 관대한 일차적인 방법으로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면서 “조직은 성희롱을 금지하고 직원 인식을 높이고 신고 절차를 확립하는 정책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과 관리자들이 성희롱 사건을 적절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선행 사건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Antonioguillem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광장]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순녀 논설위원

    KBS 드라마 ‘마녀의 법정’에 뒤늦게 꽂혀 며칠간 ‘정주행’(몰아보기)했다. 그저 그런 법정 드라마겠거니 시큰둥하게 화면 앞에 앉아 있다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1986년)을 떠올리게 하는 첫회부터 심상치 않더니 출세 지향적인 여주인공 마이듬 검사가 인사에서 ‘물먹고’ 여성아동범죄전담부에 배속되면서 직장 내 성희롱, 친족 간 성폭행, 몰카 범죄, 온라인 성매매 등 온갖 성범죄 실태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성범죄를 소재의 일부로 활용한 드라마나 영화는 여럿 있었지만 이번처럼 작정하고 핵심 주제로 다룬 드라마는 본 기억이 없다. ‘성범죄 완결판’이라고 할 만한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선입견 비틀기다. 여검사가 주인공이니 당연히 여성 편에 설 것이란 기대를 보기 좋게 배반한다. 마 검사는 직속 상관인 부장검사가 여기자를 성희롱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출세를 위해 방관한다. 게다가 상관의 부탁으로 피해자를 찾아가 고소를 취하하라고 설득까지 한다. ‘나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마 검사의 이기적인 행동을 비난하긴 쉬우나 돌이켜 보면 나를 비롯해 얼마나 많은 직장 여성들이 알게 모르게 이런 비겁한 태도를 유지해 왔던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 가해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을 오도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여교수와 남자 조교 간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를 여교수로 설정한 대목도 반전이다. 성범죄가 성별에 구분 없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비열한 행위임을 보여 줌으로써 남성 대 여성의 구도가 아닌 강자와 약자의 구도라는 점을 명쾌하게 각인시킨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이 드라마가 15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 홍보용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최근 시청률은 12%다). 쉽지 않은 주제를 선택한 제작진과 방송사의 용기도 칭찬할 만하지만 그보다 우리 사회가 이제는 이런 드라마를 편견 없이 받아들일 정도로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게 아닌가 싶어 더 반갑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으로 촉발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이슈의 생멸 주기가 눈 깜짝할 새인 초스피드 시대에 미투의 불길은 잦아들기는커녕 더 번지는 추세다. 지난 14일 미국 민주당의 린다 산체스 하원의원이 과거 동료 의원으로부터 성추행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정치권까지 파장이 확산됐다. 대다수 남성 가해자들은 뻔뻔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남성들은 자신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내가 그랬다(#IDidThat)’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해시태그(#)를 이용한 성폭력 고발 운동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있었다. 지난해 10월 문화예술계를 뒤흔든 ‘#문단 내 성폭력’은 여성들이 피해자 낙인의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성폭력 공론화를 이뤄 낸 첫 사례였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9일 ‘문화예술계 성폭력 피해자 지원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1년이나 걸렸지만 ‘문단 내 성폭력’ 고발 운동이 없었더라면 더 늦어졌을지 모를 일이다. 미투 캠페인과 맞물려 한샘과 현대카드 등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폭로되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14일 관련 법 위반 시 사업주에 대해 현행 과태료 벌칙을 징역형으로 강화하는 대책을 서둘러 발표한 것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이 집단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 내 사회 변화를 추동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감동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다른 범죄는 안 그러는데 성범죄 피해자들은 자기가 잘못해서 벌어졌다고 생각해요. 가해자도 피해자한테 책임이 있다고 비난해요. 참 희한한 일이죠.” ‘마녀의 법정’에서 마 검사의 동료 여진욱 검사가 성폭력 사실을 알리길 꺼리는 피해자를 설득하면서 하는 말이다.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희한한 일이 더는 벌어져선 안 된다. 운 좋게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외면하고 방관한다면 결코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정말 이야기해야 할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coral@seoul.co.kr
  • 고발과 배설 사이 ‘대나무숲’ 폭로전

    익명의 무차별 비난 부작용… “폐지하자” 여론 확산 인터넷 익명 게시판의 대명사가 된 ‘대나무숲’이 ‘고발의 숲’이 돼 가고 있다. ‘익명 폭로’가 우리 사회 내부에 곪아 있는 병폐를 도려내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책임감이 결여된 무차별적인 폭로는 또 다른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2년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각종 불만과 애환을 토로하는 익명 게시판이 등장한 것이 대나무숲의 시초가 됐다. 대나무숲이라는 용어는 일연의 삼국유사에 실린 경문왕 설화에서 유래했다. 한 복두장이 임금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대나무숲에서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대나무숲은 비밀을 털어놓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떠올랐다. 처음에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익명의 힘을 빌려 사랑을 고백하는 글을 올리거나 남 앞에 쉽게 꺼내지 못하는 깊은 속내를 털어놓으면 자연스럽게 상담이 이뤄졌다. 직장에서 쌓인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도 많았다. 수많은 ‘공감 댓글’은 글쓴이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대나무숲이 각종 폭로로 물들면서 ‘양날의 칼’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을 통해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들에 대한 병원 측의 갑질 행태가 알려졌다. 대나무숲에 간호사에 대한 갑질 제보가 잇따르자 병원 측은 사과했고, 대한간호사협회는 간호사인권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사회 깊숙이 숨어 있는 문제점을 익명의 힘을 빌려 ‘내부고발’하는 것은 대나무숲의 순기능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다. 지난 1일 강원의 한 대학 대나무숲에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이뤄진 성희롱을 고발하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고려대 대나무숲’에 게시된 ‘학벌주의가 더 심해졌으면 좋겠다’는 제목의 글도 온·오프라인 안팎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사회의 고질적 병폐와 차별을 강화하는 내용의 글, 사회적 약자를 도발하고 자극하는 글이 익명의 가면을 쓰고 대나무숲에 걸러지지 않은 채 올라오고 있다. 정치색 짙은 글과 집단 이기주의를 대변하는 글도 난무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대나무숲 폐지 여론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대나무숲 폐지 찬반 투표에선 ‘폐지하자’는 응답이 60%에 달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17일 “내부 고발을 하면 피해를 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서 사회적·공익적 활동을 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서 남들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익명 제보를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대나무숲은 개인주의의 만연이 만들어 낸 사회적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나무숲 폐지를 논하기보다 우리 사회 내 바람직한 비판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강용석, ‘도도맘’ 전 남편에 손해배상 소송 패소…이유보니

    강용석, ‘도도맘’ 전 남편에 손해배상 소송 패소…이유보니

    법원 “전 남편이 출연금지 가처분 신청 전에 강씨가 먼저 자발적 방송하차 발표”법원 “손해 발생했다고 볼 증거 없다”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됐던 국회의원 출신 강용석 변호사가 자신과 불륜설이 났던 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씨의 전 남편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졌다.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3단독 이종림 부장판사는 강 변호사가 김씨의 전 남편인 A씨와 그의 대리인을 상대로 “2억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했다. 강 변호사는 A씨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방적인 주장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자신에 대한 출연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업무를 방해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부장판사는 “피고들은 자발적으로 언론에 원고의 사생활을 노출한 게 아니라 권리 구제와 자기방어 차원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는 A씨를 상대로 관련 소송을 제기한 날인 2015년 8월 20일자로 언론을 통해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다는 발표를 했다”며 “A씨가 낸 출연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이 그로부터 5일 뒤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원고는 가처분 결정 이전에 자발적으로 방송을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의 주장과 같은 행위를 했다거나 이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곪아 터져 나오는 사회병소, 직장 폭력 문화

    ‘태움’이라는 단어가 인터넷에서 연일 입길에 올라 있다.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장기자랑 논란이 거세지면서 간호사 사회가 새삼 주목된 까닭이다. ‘태움’이란 간호사들의 은어로,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직장 내 괴롭힘을 의미한다. 간호사 조직 안에서 위계 서열에 따른 괴롭힘 실태는 충격적이다. 폭언은 말할 것도 없고 “네가 잘못한 것을 스스로 말해 보라”는 인민재판식의 괴롭힘이 수시로 일어난다는 폭로가 잇따른다. 백의 천사들이 이런 폭력 문화에 젖어 있다니 상상하기 어렵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직장 내 폭력 문화는 곳곳에서 공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그 실태들이 봇물 터지듯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 난감하다. 성심병원 간호사들은 재단 체육대회에서 선정적인 옷을 입고 춤을 추도록 강요됐다. 재단 행사라는 명목으로 재단 이사장과 고위 간부들 앞에서 민망한 춤을 추고 있는 장면은 딴 세상처럼 낯설게 보일 정도다.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도 그렇다. 수간호사와 일반 간호사 사이에서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연쇄 괴롭힘은 아래로 간호대 학생들에게까지 이어진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들 사이의 대물림 폭행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지난달 부산대·전북대 등 의대 교수들이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례는 의료계가 폭력 문화에 얼마나 찌들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줬다. 분노가 분노를 낳는 폭력의 악순환 고리인 셈이다. 직장 내 성폭력 문제는 더 심각한 실정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2년 263건이었던 성희롱 신고 건수는 지난해 556건으로 크게 늘었다. 신고 건수가 이 정도라면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실제 사례는 훨씬 더 많다고 봐야 한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인권센터를 만들어 의료계 인권침해를 예방하겠다고 나섰다. 정부도 직장 내 성폭력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강구했다. 직장 성희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사업주를 최대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죽했으면 이런 법을 만들까마는, 어떤 기준으로 사업주를 처벌할 것인지 실효성 우려가 나온다. 직장의 ‘내리 폭행’ 관행을 뿌리 뽑는 최선의 방책은 제도가 아닐 것이다. 획일적인 수직 문화에서 벗어나 조직 구성원들을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려는 인식이 앞서야 한다. 직장 폭력 문화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한 품위 있는 사회를 기대할 수는 없다.
  • [시론] 성폭력 사건, 왜 해시태그로 알려지나/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시론] 성폭력 사건, 왜 해시태그로 알려지나/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H사 사건 등을 대하는 마음은 고통스럽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알려진 사내 성폭력 사건은 국민들이 해당 기업 상품 불매운동을 벌일 정도의 공분을 샀다. 사건의 발생과 처리 과정, 사안을 대하는 인식이 오늘날 시민의식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한 탓이다. H카드, L공사의 사내 성폭력 사건 피해의 축소 및 은폐 조작, 이를 위한 피해자 압박 등의 내용 보도는 우리 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할 때 왜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느냐는 불만을 보이는 것이 이미 이런 사건들로 남성 문화가 벤딩돼 있었기 때문은 아닐지 의문조차 든다.상급자의 여직원에 대한 성적 침해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했던 시절이 있기는 했다. 놀랄 만한 일이지만 무려 표준국어대사전에 직업여성을 “주로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로 풀이해 오늘날까지 병기돼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인식은 생산 주체, 삶의 권리, 성의 권리가 오로지 남성의 것이며 여성은 그 대상이 되는 것으로 인권의 암흑기를 보여 준다. 그런데 그런 암흑이 아직도 걷히지 않았다. 그동안 유엔은 여성차별철폐협약을 선언하고, 여성단체는 행복추구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의 획득을 위해 투쟁했으며, 정부는 성폭력특별법을 제정해 힘의 차이에 의해 타인으로부터 받는 성적 침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애써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타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가해 행위가 옹호되고 피해자가 설 곳을 잃는 정의롭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며 우리는 환멸했다. 언론에 보도된 H사 사건은 도촬, 직장 내 선배라는 신분을 사용한 성폭행, 인사팀장의 직권을 이용한 성폭행 시도를 포함하는 것인데 이런 행위가 장난, 애정 혹은 피해자의 잘못된 행동으로 변질됐다. 왜곡된 사건 진술을 강요받으면서 피해자는 사측으로부터 2차 피해를 받게 되고 그래서 결국 게시판에 자신의 억울함을 털어놓은 것이다. 성폭력이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내 절차에서 부정의를 경험했다. 그러나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미투 해시태그 운동에서도 보듯이 피해자는 이제 이것이 피해임을 알았고 피해를 말해도 된다는 것도 알았다. 수많은 조직에서 사건화되지 않은 많은 사건들이 있을 것이다. 2016년 여성가족부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자의 78.4%가 참고 넘어갔다고 한다. 이것은 조직 내에 언젠가 굉음으로 터질 지뢰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는 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자체 시스템 마련을 권해 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내 사건의 총괄 책임자는 기관장 및 사주다. 조직의 대표는 문제 발생 시 무관용 원칙에 준해 엄중 처리할 것을 천명해야 한다. 그리고 사건을 관리할 전문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사내 성고충처리기구를 만들고 조직, 피해자, 가해자와 소통하며 사건을 합리적으로 처리할 역량이 함양된 업무 담당자를 둬야 한다. 상담 온 피해자를 또다시 추행하려는 인사 담당자가 있다면 그것은 이 사안에 대한 사측의 무관심을 보여 주는 것이며 그 책임 또한 막중하다. 사내 고충처리기구는 사소하게 벌어지는 성적 발언, 원치 않는 러브샷의 강요, 성적 접촉 등의 불편함 등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피해자는 조용히 그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 주는 것을 원할 수도 있다. 행위자는 자신이 행한 불쾌한 침해에 대해 이해하며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피해자에게 낙인찍고 수군대는 2차 가해를 하지 않고 적절히 치유, 회복되도록 애써야 한다. 이 같은 시스템이 원활히 운영된다면 오랫동안 누적돼 왔던 남성 중심 조직문화의 폐해를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전근대적인 의식 속에 운영되는 기관들은 이제 상대방을 배려하는 성인지적 조직문화를 선도해 강간에 관용적인 조직,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조직이라는 오명을 벗고 멋진 미래 조직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 [리뷰] ‘부암동 복수자들’ 우리가 복자클럽을 응원한 이유

    [리뷰] ‘부암동 복수자들’ 우리가 복자클럽을 응원한 이유

    ‘복자클럽’이 시청자에게 안녕을 고했다. 더 이상 이들의 복수극을 지켜볼 수 없음이 실로 아쉽지 않을 수 없다.16일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비리폭로 기자회견’으로 긴긴 복수를 일단락했다. 선거법 위반·뇌물죄와 이혼, 교육감 후보 사퇴, 성희롱 교장 해임, 극성 엄마 싹 자르기 정도가 복자클럽 멤버들이 펼친 ‘복수 품앗이’의 최종 결과물이다. 지난달 시작해 소심한 듯 보였던 이들의 12편짜리 복수는 엄청난 통쾌함이나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쾌감은 없었지만, 더없이 짜릿했고 한편으론 짠하기도 했다. “자유롭게 살아. 그게 복수야”, “무릎 꿇지 않겠어!”, “당신 끝이야” 등의 명대사를 남긴 드라마는 완벽한 문제 해결보다는 문제 해결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그저 그런 삶, 버티는 삶만이 예사는 아니라는 것을 ‘복자클럽’은 보여줬다. 가끔은 소리치고, 또 가끔은 혼내주고, 그리고 가끔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 복자클럽은 그걸 해냈고, 우리에게 그러하라 얘기한다. ‘복자클럽’엔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아내를 죽인 살인마에게 더 잔인한 복수로 앙갚음을 한 이병헌도 없었고, 드라마 ‘아내의 유혹’처럼 얼굴에 점을 찍고 돌아와 바람난 남편에게 복수하는 민소희, 아니 장서희도 없었다. 그래서 우린 더 열렬히 응원을 보냈는지도 모른다.돈 말곤 가진 것이 정말 하나도 없던 여자 김정혜와 ‘강한 엄마’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한 재래시장 억척 생선 장수 홍도희가 있었고, 주먹을 휘두르는 남편과 온기 없는 가정을 그저 묵묵히 지켜가던 이미숙이 있었기에. 우리가 복자클럽 멤버들에게 더없는 응원을 보냈던 건 먼 누군가가 아닌 우리 가까이에 있는, 엄마 어쩌면 옆집 아줌마, 아니면 아래층 누구네 엄마의 애환이 그들에게 담겨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 좀 더 편하게 표현해, 복자클럽은 이제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남달랐던 이들의 복수는 평범한 일상을 찾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자유를 외치며 한 여자는 떠났고, 위태로웠던 한 가정은 다시 설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자식뿐이 모르던 마지막 여자는 우산을 씌어줄 남자를 만났다. 제목에서 오는 살벌함은 찾아볼 수 없었던 ‘부암동 복수자들’은 ‘사이다’까진 아니었지만, ‘밀키스’ 정도는 되는 복수를 펼치며 안방극장에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Me Too’ 캠페인, 美 전역 흔들다

    미국 전역이 성추행 파문으로 흔들리고 있다.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 이후 봇물처럼 터진 성추행 고발 ‘미 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영화계에 이어 정계와 방송계까지 번지고 있다. 이번에는 피해자로 현직 의원까지 가세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는 의회 권력의 충격적 ‘민낯’이 드러났다. 하원 행정위원회의 의회 내 성폭력 실태 관련 청문회에서 관련 증언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민주당 재키 스피어 하원의원은 자신이 제출한 ‘의회 내 성희롱 방지교육 의무화 법안’과 관련해 증언하면서 최소 2명의 현역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스피어 의원은 자신도 과거 의회 직원으로 일하던 시절 수석급 직원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의회는 나쁜 근무 환경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린다 샌체즈 하원의원도 기자들에게 “몇 년 전 동료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으며, 가해 의원은 여전히 현역 의원으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의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현재 정가에서는 평소 성추행·성희롱 등으로 악명이 높은 상·하원 의원들의 이름이 담긴 ‘블랙리스트’까지 떠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문회는 최근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로이 무어 후보의 과거 10대 소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무어 후보의 5번째 성추행 피해자를 자처한 여성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무어가 젊은 지방검사 시절이던 1979년 자택에서 10대 여성들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당장 무어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날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 이어 공화당 상·하원 최고 지도부가 모두 무어의 사퇴를 공식으로 요구한 것이다. 성희롱 파문은 방송계도 강타하고 있다. 미 3대 지상파 방송 가운데 하나인 NBC는 이날 NBC뉴스 섭외 담당 부사장 매트 짐머맨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NBC뉴스 대변인은 “짐머맨이 최근 한 명 이상의 여직원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NBC뉴스와 MSNBC 분석가로 활동해온 마크 핼퍼린의 성희롱 의혹에 이어 NBC 내부적으로는 두 번째다. 짐머맨에게 성희롱 피해를 당한 여성은 NBC뉴스 모회사인 NBC유니버설 소속으로, 피해 사실을 최근 회사 인적자원팀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짐머맨은 투데이쇼 제작에 참여해온 베테랑 방송인으로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생리휴가 없고, 임산부도 야간근무...성심병원 갑질 고발 쏟아져

    생리휴가 없고, 임산부도 야간근무...성심병원 갑질 고발 쏟아져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이 수당을 축소 지급하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 임산부도 야간근무를 시키는 등 직원들에게 각종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노동건강연대·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등 노동시민단체가 구성한 ‘직장갑질 119’는 15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그동안 제보받은 성심병원 관련 내용들을 고용노동부에 전달하고, 강력한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직장갑질 119가 제보받은 내용을 살펴보면, 성심병원의 갑질은 일송재단 가족이 운영하는 6개 병원(한강·강남·춘천·한림대·동탄·강동)에서 모두 나타났다. 성심병원은 임산부 야간·휴일근로를 금지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임산부에 대해서도 야간근무를 시켰으며, 육아휴직 복귀 후 타 부서로 배치전환해 업무상 불이익을 가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자시스템을 통해 휴가 신청이 이뤄지지만, 휴가 신청 사유 가운데 ‘생리휴가‘ 항목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주간근무자가 야간당직으로 업무가 변경될 경우, 시간외 근로수당을 적게 지급할 목적으로 호봉급수를 하향 조정하고, 휴일 근로시 대체휴가를 1.5일 부여해야 하지만 1일만 줬다는 내용도 제보에 포함돼 있다. 실제로 강동성심병원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시간외수당 등 직원 임금 240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됐다. 하지만 이후 일부 부서의 체불임금 62억원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조기출근, 교육, 체육대회 등 병원행사에 동원된 직원들에게 시간외 수당은 지급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간호사나 일반 직원들에게 이사짐 나르기, 병원 청소, 광고지 배포, 환자유치도 강요했다는 제보도 쏟아졌다.앞서 성심병원은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복장을 입고 춤을 추도록 강요하는 등 성희롱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지난 14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고용부는 같은 날 성심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날 직장갑질 119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 여부와 법 위반 사항인지 등을 특별근로감독에서 면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뽀뽀해봐” “긁어봐” 하나투어 자회사 대표이사 여직원 성희롱

    “뽀뽀해봐” “긁어봐” 하나투어 자회사 대표이사 여직원 성희롱

    하나투어 자회사의 대표이사가 여직원을 성희롱한 것으로 드러났다.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상무로 여행알선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A씨는 지난 9일 자회사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에게 볼을 대며 ‘뽀뽀해봐’ (몸을) ‘긁어봐’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직원은 다음날 사내 여성위원에게 신고했고 하나투어는 지난 13일 가해자 조사를 마친 뒤 성희롱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자 A씨는 지난 14일 자회사 대표이사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하나투어에서 자회사로 파견됐던 A씨는 자회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업장 근로감독 ‘직장 성희롱’ 필수 조사

    사업장 근로감독 ‘직장 성희롱’ 필수 조사

    성심병원, 가구업체 한샘 등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는 14일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대책안에 따르면 고용부는 장시간 근로, 비정규직, 임금 체불 등 근로감독 유형과 관계없이 사업장을 점검하는 모든 근로감독에 ‘직장 내 성희롱’ 분야를 필수적으로 포함한다. 앞으로는 연간 2만여개 사업장을 살펴보는 모든 근로감독 때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시행 여부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업주 조치 여부 등을 확인하게 된다. 고용부는 이번 대책에 따라 성희롱 및 갑질 논란이 불거진 성심병원과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다. 한림대 성심병원은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 복장을 입고 춤을 추도록 강요하는 등 성희롱 논란을 빚고 있다. 한림대 일송재단 산하 성심병원은 강남(강동)·동탄·춘천·한강·안양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강남성심병원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시간외수당 등 직원 임금 240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되기도 했다. LX는 인턴 여직원과 실습 여대생을 상대로 성희롱·성추행을 일삼은 간부들에게 3개월 감봉 등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용부는 이번 주 중으로 근로감독에 돌입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처리 과정에서의 2차 피해 발생 여부, 성희롱 예방교육 준수 여부 등을 파악해 관련자들을 처벌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대책에는 사업장별로 자체적인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권리구제를 위한 제도를 운용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선 성희롱 고충처리담당자를 두거나 사내 전산망에 사이버 신고센터를 설치해 직원들의 상담·신고 통로를 마련하도록 했다. 성희롱 예방교육 자료는 승강기 주변이나 정문 등 눈에 잘 띄는 장소에 게시하고, 기업 임원과 시·도의원들도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30인 이상 사업장에 설치된 노사협의회가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다루도록 법제화하는 방안, 성희롱 발생 시 법에 정한 대로 조치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서는 현행 과태료에서 벌금형·징역형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현재 운영 중인 고용부 고객상담센터(1350), 전국 고용평등상담실을 통한 성희롱 기초 상담과 신고 절차 등을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신고 사건은 2012년 263건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 556건, 올 10월까지 532건을 기록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고용부, ‘직장 내 성희롱’ 성심병원·국토정보공사 근로감독 착수

    고용부, ‘직장 내 성희롱’ 성심병원·국토정보공사 근로감독 착수

    고용노동부는 최근 직장 내 성희롱으로 논란이 불거진 성심병원과 한국국토정보공사(LX)를 상대로 근로감독에 착수한다고 14일 밝혔다.성심병원은 매년 10월 재단행사인 ‘일송가족의 날’에 간호사들을 강압적으로 동원해 장기자랑 시간에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하고 선정적인 춤을 추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고용부는 이와 함께 강남 성심병원의 최근 3년간 체불임금 규모가 2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공기관인 LX도 최근 간부들이 인턴 직원과 실습 여대생을 상대로 성희롱해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고용부는 이날 여성가족부와 함께 ‘직장 내 성희롱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근로감독 시 직장 내 성희롱 분야를 반드시 포함하고 성희롱 가해자 징계와 피해자 보호 조치 여부,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행 직장 내 성희롱 관련법 위반 시 과태료 수준을 상향하고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고를 징역 또는 벌금형으로 강화하는 처벌 강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앞으로 임금체불 등의 근로감독을 실시하면서 직장 내 성희롱 조사를 무조건 병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심병원 간호사 장기자랑 강제동원 경악”…간호사인권센터 세운다

    “성심병원 간호사 장기자랑 강제동원 경악”…간호사인권센터 세운다

    대한간호사협회가 회원 인권 보호를 위한 인권센터를 설립한다.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이 연례 체육대회에서 간호사들을 강제 동원해 짧은 바지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히고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해 논란이 인 것에 대한 파급효과다. 간호사협회는 13일 “내년에 가동할 ‘간호사인권센터’를 통해 간호사 특유의 태움(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용어) 문화를 비롯해 임신순번제·성희롱 문제 등 인권침해 사례를 개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간호사협회는 센터 설립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간호사가 건강한 근무 조건에서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인권문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전문상담원을 배치, 신변 노출 등으로 인한 2차 피해 예방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간호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최근 선정적인 옷차림을 한 간호사들의 장기자랑이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 전국 38만 간호사와 함께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강조했다. 간호사협회는 “원치 않는 병원 장기자랑 행사에 간호사가 강제 동원되고 선정적인 옷차림까지 강요받은 것은 지금까지 가져왔던 모든 간호사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중대한 사건”이라며 “정부는 문제가 된 의료기관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와 엄중한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 장기자랑과 같은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료기관 내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콜센터 상담원’을 향한 분풀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콜센터 상담원’을 향한 분풀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밤길 조심해라. 내가 너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공포 영화 대사도, 무협 소설 속 대화도 아니다. 한 보험사 고객센터 상담원 이모(39)씨가 고객한테서 들은 폭언이다. 대표적인 감정노동자인 고객센터 상담원들은 종종 수화기 너머 고객의 짜증을 듣거나 무차별적 언어폭력을 당한다. “상담원 주제에 어디 말대꾸를 해?”, “너 대학은 나왔냐?”, “아가리 닥쳐!” 등 그들이 듣는 언어는 상상 그 이상이다. 인격모독부터 욕설, 다그침, 기준을 벗어나는 억지 등 상담원을 울리는 진상고객들의 유형은 제각각이다. 상담원 이모씨는 “상담 중 죄송하다고 하면, 뭘 잘못했는지 말해보라고 다그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고객이 있다. 그런 고객의 전화를 받고 나면 긴장성 배탈이 난다”며 업무 고충을 털어놨다. 올 초 한 통신사 콜센터 현장 실습을 나간 한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의 부모는 콜센터 상담 업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야기해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어린 실습생의 죽음 후에야 상담원의 고충이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공개한 ‘콜센터 근무환경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무자의 약 93.3%가 근무 도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반말( 59.3%)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자기 말만 하기(58.2%), 막무가내로 우기기(55.8%), 욕설 및 폭언(51.5%), 고성(38.6%), 비하 및 인격모독성 발언(38.5%), 말꼬리 잡기(32.6%), 협박(17.6%), 성희롱(16.4%)이 뒤를 이었다. 결국 콜센터도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먼저 전화 끊을 권리’를 내세운 것이다. 진상 고객 대응용 매뉴얼도 도입했다. 언어폭력을 하는 고객에게는 몇 차례 경고한 뒤, 그래도 폭언이 이어지면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끊는다는 방침이다. 반응은 효과적이었다. 이른바 ‘끊을 권리’를 도입한 한 업체는 언어폭력이 60% 넘게 줄었다고 밝혔다. 상담원들이 변화를 피부로 느낄 정도라고 한다. 상담원 손모(34)씨는 “욕설자제 안내를 하면, 흥분한 고객들이 거친 표현을 줄이는 양상을 보인다”며 “이제 블랙컨슈머에게도 당당하게 응대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물론 고객센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상담사의 불친절한 응대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남모(41) 상담팀장은 “시골 노인께서 자동이체 변경 업무를 보는데, 바로 알아듣지 못한다며 한숨을 쉬거나 짜증스러운 말투로 대하는 상담원도 있다”며 “모든 문제를 한쪽 잘못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라며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객은 왕이다’는 이미 구시대적 표현이 되었다. 왜 그럴까. 이제 무조건 복종하는 신하와 제멋대로 폭언하는 왕은 없다. 그런 신하는 직원이 아니다. 그런 왕 또한 고객이 아니다. 수화기 뒤에 숨어 비인간적 언사를 행하는 것은 왕이라 해도, 해서는 안 되는 시대인 것이다. 동시대를 사는 서로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게 어떨까.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女축구선수 엉덩이 만졌다” 블라터 전 FIFA 회장, 성추행 스캔들

    “女축구선수 엉덩이 만졌다” 블라터 전 FIFA 회장, 성추행 스캔들

    제프 블라터(81)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여자 월드컵 우승 멤버인 미국 대표팀 골키퍼 호프 솔로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영국 BBC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여자축구 선수 호프 솔로(36)가 블라터 전 회장을 성희롱으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솔로는 지난 2013년 1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블라터 전 회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솔로는 당시 블라터 전 회장과 시상자로 나섰는데, 무대 뒤에서 몹쓸 짓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포르투갈 언론 익스프레스와 인터뷰에서 “블라터 전 회장이 뒤에서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솔로는 인스타그램에도 “이 같은 일이 스포츠계에 만연하다”는 글과 함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해시태그를 남겨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으로 촉발된 성폭력 고발 캠페인에 동참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나와 팀 동료들이 트레이너, 팀닥터, 코치, 운영진, 심지어 동료들로부터 겪은 불편한 상황에 대해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부적절한 발언, 원치 않는 접근, 코치나 심지어 홍보 담당자들이 엉덩이를 움켜쥐고 선수들의 가슴이나 외모에 대해 언급하는 일이 체육계에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솔로는 “이러한 것은 바뀌어야 한다. 침묵은 세상을 달라지게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블라터 전 회장은 대변인을 통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부인했다. 블라터 전 회장의 성희롱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때려도 파면 없는 의사들… 백색폭력의 ‘검은 대물림’

    때려도 파면 없는 의사들… 백색폭력의 ‘검은 대물림’

    81%가 ‘훈계·주의·경고’만 받고 끝나 중징계 5.8%뿐… ‘파면’ 한 건도 없어 “솜방망이 처벌로 비리·범죄 키웠다” A대학병원은 검찰 고발까지 가능한 모 교수의 성추행 비위를 적발했지만 교수에게 정직 6개월 징계만 내렸다. 수술 도중 여성 전공의를 주먹으로 때린 교수에게는 ‘엄중경고’ 처분만 했다. 이 대학 다른 교수는 유명연예인의 의료기록을 무단 유출했다가 감봉 3월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B대학병원은 수술 중 간호사 다리를 걷어차고 폭행한 교수를 정직 1개월 징계 조치했다. 이 대학 치과병원에서는 전공의가 임상실습 나온 학생들에게 상대의 볼에 서로 국소마취를 하도록 하고 이를 조롱한 일도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까지 나서 조사한 사항인데, 병원은 ‘훈계’에 그쳤다. C대학병원 교수의 경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승인을 받지도 않은 치료기기를 피험자에게 사용해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병원 측은 교수에게 ‘불문경고’만 했다. D대학병원 교수도 신고하지 않은 일반음식점 영업을 했다가 병원의 불문경고를 받았다. 각종 문제점이 대학병원을 잠식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경미한 사건’ 수준으로 무마하기 급급한 모습이다. 최근 대학병원 교수의 수련의·전공의 폭력 사건이 이른바 ‘백색폭력’으로 불리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의료인들이 저지른 비리·범죄 행태는 폭력에만 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아 10일 공개한 ‘2014년 이후 국립대학병원 겸직교직원과 전공의 징계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까지 성범죄와 폭행 등으로 징계받은 겸직교직원과 전공의는 모두 313명이었다. 그러나 81.1%가 공무원법상 징계로 치지 않는 훈계, 주의, 경고에 그쳤다. 경징계는 13.1%, 중징계는 5.8%였다.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파면’은 한 건도 없었다. D대학의 경우 약제부장(약무직 2급) 채용 부적정과 같은 인사비리를 비롯해 외국학회 지원비 미반납, 환자 본인부담 진료비 징수 부적정, 호흡기전문질환센터 신축공사 분할계약 부적정, 교내 연구과제 연구결과물 미제출 등 부적정하고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드러난 수십건에 모두 ‘경고’만 내리기도 했다. ‘솜방망이’ 징계만 내리면서 비리·범죄 행위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의원은 “전공의들도 저년차 전공의나 간호사, 환자들에게 금품갈취, 폭언, 폭행, 성희롱 등 강도 높은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국립대병원뿐 아니라 전국 종합병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고객 보호 차원에서 CCTV 녹음 진행” 쥬비스 공식 입장 밝혀

    “고객 보호 차원에서 CCTV 녹음 진행” 쥬비스 공식 입장 밝혀

    다이어트 컨설팅 기업 쥬 비스(대표 조성경)는 최근 모 언론사의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CCTV로 불법녹음 했다’라는 보도에 대해 10일 공식 입장을 전했다. 쥬 비스 측은 이슈가 된 CCTV 녹음과 관련해, 해당 CCTV는 고객들의 사적공간인 락카, 샤워실, 체중이 측정되는 측정실 등에는 배치되어 있지 않으며 몇 차례의 고객 안내 및 동의 절차를 거친다고 밝혔다. 우선 상담 예약 시, 문자를 통해 CCTV 녹음 관련 고지가 이뤄지고 있으며, 방문상담 시작 전 CCTV 녹음 사실과 이유에 대해 안내 및 서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계약서 상 동의서의 경우 고객들이 계약서 약관 내 별도의 CCTV 동의서를 통해 직접 전자 사인과 서명을 진행했으며, 동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상담은 진행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확인 가능한 지점 내부에 CCTV 및 녹음 관련 안내문을 부착해 고객들이 CCTV에 대해 충분히 인지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고지를 진행 한다고 전했다. 또한 CCTV 및 녹음시스템 설치 이유에 관해서는, 고객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것이라 밝혔다. 계약과정 상 발생할 수 있는 고객님들과의 혼선방지, 밀폐된 공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사건(성추행, 성희롱, 폭언 등)의 예방 등의 이유다. 해당 녹음시스템을 통해 녹음된 파일은 고객(본인)이 원할 때 공개할 수 있으며, 고객의 동의 없이는 녹음파일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운영방침은 고객들이 서명하는 동의서를 통해 모두 고지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쥬 비스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법무법인 3곳을 통해서 변호사 자문을 받았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법률적 검토를 통해 진행했다”며 “하지만 아직 검찰조사가 진행 중이라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쥬 비스에 따르면, 상담 및 관리 고객들에게 CCTV 관련 불만사항은 현재까지 단 1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꽃뱀? 무고? 이게 여성혐오” 여성단체, 한샘발 성폭행 분노

    “꽃뱀? 무고? 이게 여성혐오” 여성단체, 한샘발 성폭행 분노

    ‘여성에겐 모든 기업이 한샘이다.’ 여성단체들이 최근 한샘과 현대카드 등 잇단 직장 내 성폭행 논란에 대해 “한샘 사건은 우리 사회 여성들이 일하는 모든 기업과 일터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린 여성을 겨냥해 꽃뱀이니 무고니 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여성 혐오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한국여성민우회·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 여성단체들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샘 사건은 기업에서 여성노동자가 어떻게 성적으로 대상화되는지 보여준다”면서 “여성에겐 일터가 곧 여성혐오로 뭉친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런 사건들이 상사에 의해 자행되고, 기업의 사후 조치는 무책임하며,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는 점에 분노한다”면서 “‘꽃뱀’으로 낙인 찍거나 ‘무고 아니냐’는 등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편견도 변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여성에게는 모든 기업이 한샘이다’, ‘용감한 여성이 고장난 시스템을 바꾼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인식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성단체들은 “성희롱 피해는 직급이 낮거나 비정규직, 저연령인 여성에게 주로 일어난다”면서 “더는 성희롱·성차별로 개인의 인격을 훼손당하고 퇴직 등 고용상 위기까지 겪는 여성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씨티은행서도 직장 내 성추행…여직원 몰카 파문

    씨티은행서도 직장 내 성추행…여직원 몰카 파문

    한국씨티은행에서도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근무 중 여직원의 특정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직원을 적발, 조사 중이다.9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본사 차장급 직원 A씨는 9월 말 사내에서 근무시간 중 휴대전화 카메라로 여직원의 특정 신체 부위를 찍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여직원 B씨가 팀장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팀장은 A씨를 추궁한 끝에 본사에 신고했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사내 여직원들로 추정되는 여성의 다리 사진 등이 대량으로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A씨를 직위 해제해 업무에서 배제하고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성희롱 가해자에게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메라로 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덕일의 역사의 창] 자살의 여러 유형

    [이덕일의 역사의 창] 자살의 여러 유형

    ‘삼국지’의 순욱(荀彧)은 조조(曹操)의 책사가 된 후 쫓기던 후한의 헌제(獻帝)를 조조에게 모시도록 건의했다. 그 결과 후한 조정에서 조조에게 국공(國公)의 작위와 구석(九錫)의 특례를 주어야 한다는 의논이 일었다. 국공은 국왕에 버금가는 지위고, 구석은 큰 공을 세운 제후에게 천자가 거마(車馬)·궁시(弓矢) 등 아홉 가지 물품을 내려 주는 것을 뜻한다. 순욱은 조조에게 받으면 안 된다고 말렸고 둘 사이는 멀어졌다.조조가 유수(濡須)로 진격할 때 순욱은 수춘(壽春)에 남아 있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삼국지’의 ‘순욱 열전’은 이를 ‘우울해하다 죽었다’는 뜻의 ‘우훙’(憂薨)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후한서’의 ‘순욱 열전’은 수춘에 남아 있었던 순욱에게 조조가 음식 상자를 보냈는데, 빈 그릇임을 안 순욱이 약을 먹고 자살했다고 전혀 달리 썼다. 순욱의 죽음은 황제를 꿈꾸는 조조와 후한 황실을 높이려는 순욱의 정치관의 충돌이었다. 자신이 모시는 주군이 자결하면 따라서 죽는 것도 인(仁)이었다. 제(齊)나라 양공(襄公)이 죽자 공자 소백(小白)과 동생인 규(糾)가 왕위 쟁탈전을 벌였다. 관중(管仲)은 소홀(召忽)과 함께 동생 규를 지지한 반면 포숙아는 공자 소백 편에 섰다. 관중은 소백을 죽이기 위해서 활까지 쐈지만 소백은 살아남아 제 환공(桓公)이 됐다. 이에 공자 규가 자결하자 소홀은 뒤따라 죽었는데, 관중은 거꾸로 포숙아의 천거로 환공의 재상이 됐다. 그래서 자로와 자공이 공자에게 ‘소홀은 따라 죽었는데, 관중은 죽지 않았으니 관중은 어질지 못한 사람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공자의 생각은 달랐다. 공자는 “관중이 환공의 재상이 돼 천하를 바로잡아 백성들이 지금까지 (그 혜택을) 받고 있다. … 어찌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의 헤아림으로 도랑에서 스스로 목매 죽어서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것과 같겠는가”(‘논어’ 중 ‘헌문’)라고 관중을 옹호했다. 관중이 제 환공을 도와 전쟁을 하지 않고도 큰 평화를 가져왔으니 혼자 자결한 것보다 훨씬 큰 인(仁)을 이뤘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도랑에서 스스로 목매 죽는 의미 없는 죽음’이라는 뜻의 자경구독(自經溝瀆)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왔다. 초(楚)나라 회왕(懷王) 때 굴원(屈原)은 삼려대부(三閭大夫)로서 직간하다가 좌천된 후 억울한 심정을 읊은 ‘이소’(離騷)를 지은 후 상강(湘江)에 뛰어내려 자살했다. 그 ‘이소’는 초나라 문학을 뜻하는 초사(楚辭)의 대표로서 ‘시경’(詩經) 못지않은 평가를 받는다. 굴원의 ‘이소’ 등을 부(賦)라고도 하는데, 자신의 생각이나 눈앞의 경치 등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시는 많이 썼지만 부(賦)는 드물게 썼는데, 그중 하나가 ‘염우부’(鹽雨賦)다. 정조 사후 경상도 인동(仁同)의 장시경·현경 부자 등은 정조를 독살한 역적들을 제거하겠다면서 인동 관아를 습격하고 서울까지 올라가려다 저지당하자 절벽에서 투신자살했다. 그 일로 장현경의 부인은 두 딸, 막내아들과 함께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 갔는데, 큰딸이 그곳에서 군졸로부터 성희롱을 당해 투신자살했다. 어머니도 투신자살하면서 따라 죽으려는 막내딸에게 “너는 관가에 알려 원수를 갚고 또 네 동생을 길러야 한다”고 말렸다. 그러나 막내딸의 신고를 받은 강진 현감 이건식과 관찰사 이면응 등은 뇌물을 받고 없던 일로 덮어 버렸다. 그 후 모녀가 자살한 7월 28일이 되면 매년 큰 바람과 해일이 일었고, 정약용이 ‘염우부’를 지어 이 모녀의 한을 위로했다. 우리 사회는 예로부터 자살을 큰 불효로 쳤기 때문에 자살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강진의 모녀처럼 억울한 자살은 사실상 타살로서 하늘이 대신 벌해 준다는 믿음이 있었다. 근래 부정과 불법에 연루된 사람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풍속도다. 북송 때 시인 황정견(黃庭堅)은 ‘박박주’(薄薄酒)라는 시에서 “필부는 보배를 가진 탓에 죽고, 백귀는 고명한 집을 엿본다”(匹夫懷璧死 百鬼瞰高明)는 시구를 남겼다. 필부가 권력에 취해 무리하면 화를 입고, 잘나가는 집안은 백귀가 노린다는 것이다. 지금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전락해 자살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이 늘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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