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향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310
  • 국민의힘 20대 남성 몰표에 “놀랍다…자신의 힘 과시”

    국민의힘 20대 남성 몰표에 “놀랍다…자신의 힘 과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에 압도적인 지지표를 던진 20대 한국 남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의원은 그동안 진보적이라고 알려졌던 젊은 남성이 보수당을 지지한 것을 두고 이들을 833년 갑자기 나타나 동유럽의 역사를 바꾼 마자르족에 비유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탄생과 슬라브 민족의 동서 분단 등 엄청난 역사적 대격변을 낳은 마자르족의 출연과 20대 투표성향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올해 2월 중순까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율은 7%였지만 3월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문제가 터지고 다음 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지율은 따박따박 2~3%씩 올랐고 3월 중순에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빙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3월 17일 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피해자 기자회견이 있고, 3월 하순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임대료 내로남불 문제가 터지면서 선거의 판세가 급격히 기울었다고 돌아봤다. 그 과정에서 한 자릿수에 불과하던 20대 남성의 지지율은 72.5%까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김 의원은 “지금까지 20대가 이 정도의 급격한 쏠림 투표를 한 적은 없으며, 20대 여성과 남성의 확연한 차이에 주목하는데, 20대 여성 역시 40%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해 핵심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대 남성 지지율이 충격적으로 높아서 그렇지 40% 지지는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앞으로 20대 투표 성향은 남녀 동조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놀라운 현상이라며 “현 정권의 정책은 40대의 이익에 부합하는데 주 52시간 근무제로 삶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고 아파트값 폭등으로 평균 이상의 자산을 소유하게 되었다”면서 “연금정책이나 복지정책 모두 40대, 50대에게 불리한 내용이 없지만 20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의 정책 중 20대에게 유리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다 거기에 불공정까지 겹치면서 20대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20대 민심이 특정 정당 지지로 고착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이번 선거는 20대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과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또 어떤 정당이든 20대의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그대로 재현될 것으로 이번 선거는 20대가 자신들의 힘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짚었다. 20대에게 일자리와 집을 책임지지 못하는 정당은 어느 정당이든 혹독한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20대 앞에 역사적인 경험 운운하는 것은 성난 코끼리를 채찍으로 잠재우려고 하는 가소로운 짓이라며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발언을 지적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20대 남성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기보다는 민주당에 대해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당초 여당에 대한 기대와 달랐던 데서 오는 실망감 표출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20대 여자)’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유세차에서 20대들이 즉석 연설을 하도록 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제 4월 내로 국민의힘이 젊은 세대에게 유세차보다 더 큰 공간을 활짝 열것”이라고 예고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러-우크라 다시 긴장, 미 흑해에 군함 보내고 NATO와 대응책 부심

    러-우크라 다시 긴장, 미 흑해에 군함 보내고 NATO와 대응책 부심

    우크라이나 동부 크림반도는 2014년 3월 러시아에 병합됐다. 한달 전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예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충돌의 와중에 탈출한 뒤였다. 러시아는 반군을 도왔고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러시아를 제재하기에 이르렀다. 한달 뒤 러시아가 지원한 반군은 러시아어를 주로 쓰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뜻하는 돈바스를 장악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 정규군이 국경에 파견돼 반군을 돕는다고 비판했지만 러시아는 민병대 병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충돌의 와중에 1만 4000명 정도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평화를 내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권력을 장악했고 지난해 7월 정전 협정에 합의했다. 양측 모두 그 뒤 서로 상대가 약속을 어긴다고 비난해 왔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모두 병력을 국경 근처에 늘려왔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들어 이 지역에서 25명의 병사들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지난해를 통틀어도 50명 밖에 안됐는데 벌써 절반에 이른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이 지역을 찾았는데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살피고 돈바스의 어려운 시기에 우리 장병들과 함께 있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대통령도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병력을 철수해 “긴장을 누그러뜨려 달라”고 주문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위기를 부추기는 것은 우크라이나라고 맞받았다.크렘린의 우크라이나 담당 부국장인 드미트리 코작은 이 지역의 상황이 1995년 보스니아계 세르비아 병력에 의해 8000명의 무슬림 남성이 학살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스레브레니차와 비슷하다고 했다. 어려움에 빠진 친러시아 주민들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먼저 이런 논리를 제시한 것은 2019년 푸틴 대통령이었다. 그는 당시 분리를 원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자국 여권을 쉽게 얻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정부가 인종청소를 획책한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코작은 반군 스스로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싸울 여력은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이 흑해에 군함 두 척을 보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유럽 서방국들과 잇단 접촉에 나서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9일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유럽·외교부 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과 잇따라 통화해 러시아의 병력 증강 중단과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세 장관들은 NATO 동맹의 협의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이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것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트너 및 동맹들과 정보를 평가하는 등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외교적 과정에 대한 추가 언급은 삼갔다. 터키 외교부 소식통은 미국 군함 두 척이 흑해로 진입할 것이라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는 흑해 연안국이 아닌 국가들의 해역 내 활동 강화에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확한 사실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새로운 일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군 함정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 개시 이후 흑해에서 주기적으로 작전을 펼쳐 왔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가장 많은 병력을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 집결시키고 있다는 전날 사키 대변인의 언급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혀달라는 주문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로이터는 7년 전 가장 많았을 때 러시아군과 민병대 병력이 2만 5000∼3만명이었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죄책감 안 느껴진 김태현 사과…경찰, 사이코패스 검사 진행중

    죄책감 안 느껴진 김태현 사과…경찰, 사이코패스 검사 진행중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스토킹 끝에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에 대해 경찰이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 4명이 김태현을 조사하며 얻은 진술과 그의 범행 방식 등을 토대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들이 김태현이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지 평가해 분석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라며 “살인범이라고 무조건 사이코패스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는 사람으로 해석되는 사이코패스는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경찰은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체크리스트(PCL-R)를 갖고 있다. 총 20개 문항으로 이뤄진 이 리스트는 사이코패스의 본성인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한, 충동성, 무책임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문항당 0∼2점으로, 총점은 0∼40점이다. 피의자가 문항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아니다’는 0점, ‘약간 그렇다’는 1점, ‘그렇다’는 2점을 받게 된다. 총점이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은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29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이춘재 등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체크리스트 채점 결과에 범인을 직접 면담한 프로파일러들의 종합 평가까지 반영해 최종적으로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가름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이코패스 검사에 대해 “범행동기나 재범 가능성을 판단해 유사한 범행을 막고 수사기관 등이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된다”면서 다만 “사이코패스 여부는 형벌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태현의 사이코패스 분석 결과를 검찰에도 제공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자들 군대 갈 때 여자들 사회봉사하라”…류근의 ‘20대 공략법’

    “남자들 군대 갈 때 여자들 사회봉사하라”…류근의 ‘20대 공략법’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20대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친여 성향의 류근 시인이 여성들이 ‘대체복무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근 시인은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성들도 이제 공동체를 위해 의무를 좀 이행해야 한다”면서 “남자들 군대 갈 때, 여자들 사회봉사 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20대 남성 유권자 72.5%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난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대 남자애들이 왜 그러냐고? 20대 남성과 여성들의 병역(군대) 불공정 문제를 이야기하면 입부터 막고 보는 이 수상하고도 괴상한 사회 분위기부터 좀 걷어내고 이야기하자. 어쩌다가 우리나라는 이 논제가, 건드리면 죽는 부비트랩이 되어버렸나”라며 반문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엄연히 여성에게도 자랑스러운 국방의 의무가 부여돼 있다. 다만 늘 유예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젊은 나이에 자유를 속박당한 채, 대부분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삽질로 세월 보내다 돌아오면, 멀쩡히 그 자리에서 준비 열심히 한 여성과 경쟁해야 한다”며 “기회의 공정성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류근 시인은 여성 대체복무 역할로 노인·장애인·노숙인·아이들을 돌보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병역 의무라고 해서 군대를 굳이 갈 필요가 뭐가 있나. 그 세월 동안 여성들은 의무적으로 대체복무하는 것이 맞다”면서 “남자는 군대 가고, 여자는 대체복무로 형평성을 좀 맞추자는 것이다. 여성들이 대체복무로 남자 군인 임금 수준으로 평균 18개월 정도 사회봉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면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겠나. 지금 일방적으로 변변한 보상도 없이 나라 지키는 남자들이 감당하는 비용으로 세금이 얼마나 절감되고 있는지 우리 공동체는 다 모른 척 한다”면서 “거짓으로 엄살부리고 징징거리며 여성들 전체를 앵벌이 삼아 권력과 지위를 구가하는 거머리들의 시대는 망해야 한다. 시대정신을 왜곡하는 거머리들 눈치나 보는 기회주의 정치도 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서 4·7 재보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의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온 데 대해 “20대 청년이 그 시간에 전화기 붙들고 앉아서 오세훈 지지한다고 뭔가를 누르고 있다면 그 청년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가. 얼마나 외롭길래 여론조사 전화 자동 질문에라도 귀를 기울이며 응대를 하고 있었겠는가”라며 “도대체 정상적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찌 오세훈, 박형준 같은 추물들을 지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해 논란이 제기됐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배제된 욕망? 화이트칼라의 반란이 성공하려면

    배제된 욕망? 화이트칼라의 반란이 성공하려면

    ‘화이트칼라’(사무직)들이 셔츠를 걷어붙였다. 현대차 등 대기업 사무직들이 속속 노동조합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블루칼라’(생산직) 위주의 노사관계에서 소외된 데 대한 불만이 기폭제가 됐다고 지적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사무, 연구직 직원으로 구성된 ‘HMG사무연구노조’(가칭)는 현재 임시집행부를 꾸리고 법적 자문을 구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네이버 밴드에는 현재 4000명 이상이 가입했고, 카카오톡 익명 대화방에도 1400명이 노조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앞서 금호타이어 사무직 직원들도 지난 2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증을 제출했다. LG전자 사무직 노조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은 지난달 공식 설립 인가를 받았다. 최근 화이트칼라 노조 조직화가 본격화한 계기를 노동계에선 2018년 네이버 노조 설립으로 본다. 네이버 직원들은 2018년 4월 국내 정보기술(IT)업계 최초로 노조 조직에 성공하며 노동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당시 노조가 내건 설립 목적은 ‘수직적이고 관료적인 조직문화’, ‘불투명한 의사결정’, ‘포괄임금제 등 열악한 노동조건’ 등의 개선이었다. 근속연수가 짧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IT업계 분위기와 집단적, 전투적인 노조의 이미지는 사뭇 이질적이지만, 이후 업계에선 ‘광풍’이 불었다. 카카오, 한글과컴퓨터(17년 만에 올해 재조직), 웹젠 등으로 번졌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 등 제조업 사무직들의 조직화 움직임은 이와는 결이 다르다. IT업계에는 그동안 노조가 없었다. 최근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내부적인 모순에 직면, 이를 해결하려는 욕구가 노조 설립 바람으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이미 노조가 있는 제조업에서는 기존 노조에 대한 불만이 큰 원동력으로 꼽힌다. 노조가 있으나, 사무직들을 위한 노조가 아닌 것이다. 노사관계 구조가 생산직 위주로 짜여 사무직들의 목소리를 회사가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공정한 기준, 투명한 소통을 강조하는 MZ세대 등 젊은 직원들은 이런 상황을 참고만 있지 않았다. 결국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임원과 젊은 직원들이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통로로 노조를 선택한 것이다. 이들의 등장은 집단적, 투쟁적이었던 국내 노동운동의 문화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젊은 사무직 노조는 1차적으로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목소리를 높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성노조를 비판하는 움직임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기성 노조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이들의 다양한 요구를 포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풀어가야 할 과제도 있다. 박 교수는 “노조는 집단화를 통한 통일적인 근로조건을 추구하는 조직인데, 성과와 개인간의 경쟁이 중심이 된 화이트칼라와의 성질과는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각자 개성도 강하고 요구사항도 다를텐데 얼만큼의 단결력을 발휘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노조는 만들기도 어렵지만, 지키는 게 더 어렵다. 회사의 탄압에 맞서 개인의 희생이 필요하며 때로는 감옥에 가기도 한다. 젊은 세대가 이를 감수할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성과급 등 개인적인 보상을 넘어 사회적인 역할, 즉 사업장 바깥으로의 연대까지도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조국 사태 반성’ 초선에 “감히 조국 버리고 총질을 해? 탈당할 것” [이슈픽]

    ‘조국 사태 반성’ 초선에 “감히 조국 버리고 총질을 해? 탈당할 것” [이슈픽]

    정청래 “文 정책 부정식 ‘십자가 밟기’ 안돼”“정체성 부정하면 지지층 동지들 잃는다”김용민 “검찰개혁 때문에 졌다? 완전 틀렸다”김어준 “선거 도움 안 된 분이 가장 먼저 나서”당원들 “180석 만들어줬더니 조국에 총질”‘쓴소리’ 김해영 “검찰개혁 핵심은 입법인데‘조국 아니면 안 돼’ 주장 정직하지 않아”4·7 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비롯한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강공으로 인한 오랜 갈등 국면이 문제로 지목되자 친문재인(친문) 인사들 ‘조국 사태 반성’을 언급한 초선의원들을 비난하며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목 내놓고’ 검찰개혁한 조 전 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초선의원들이 비판한다는 이유로 탈당하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앞서 당내 2030 초선 의원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언급했다. 정청래 “조국·검찰개혁 문제면 총선 땐 어떻게 승리했겠나?” ‘강성 친문’으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은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3월 초까지 박영선, 여론조사 1등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급격히 여론이 기울었다”면서 “조국, 검찰개혁이 문제였다면 총선 때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총선 패배의 원인은 검찰개혁 문제가 아니라 LH 직원들의 땅투기 사건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모든 정책을 부정하라는 식의 ‘십자가 밟기’의 덫에 걸리면 안 된다”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부정하면 지지층 동지들을 잃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다 중요한 것은 분열상이다. 지금은 ‘우왕좌왕’이 가장 경계할 독소”라면서 “가급적 개별적 목소리를 줄이고 당의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입장문을 낸 민주당 초선의원들을 겨냥한 말이다.민주당 초선의원들·2030 청년의원“조국 사태로 국민 분노·분열, 검찰개혁 당위성·동력 잃어 반성” 민주당 초선의원들과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 등 2030 청년의원들은 각각 입장문과 성명을 발표하며 재보선 참패에 대한 쇄신을 강조하면서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들께서 사과를 요구하면 사과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청년 의원들은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분열돼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초선의원들은 또 긴급 간담회 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이 기존 당헌·당규대로 4·7 재·보궐선거에 후보 공천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자성했다. 이들은 “당헌·당규에 의하면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 공천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이 당헌·당규를 시행도 해보지 않고 국민적 공감 없이 개정을 추진해 후보를 낸 뒤 귀를 막았다”고 말했다. 당이 지방자치단체장 귀책으로 인한 궐위 시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개정,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낸 것을 뒤늦게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당 21대 초선의원 일동’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초선의원들로서 그 의사결정 과정에 치열하게 참여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면서 “지난 10개월간 초선으로서 충분히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경청하겠다”고 반성했다.김해영 “조국, 민주당의 너무나 큰 실책”“조국 한 사람 지키려 이상한 프레임으로국민 갈라쳐 놓고 책임지는 사람 없었다” 완패 원인은 “조국·추미애·부동산” “조국 자녀교육 특권, 옹호할 수 없어” 20대 국회 때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미스터 쓴소리’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탄핵 정국 이후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민주당의 대패 원인에 대해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조국 사태는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면서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국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달랐을 것”이라면서 “그와 같은 국민적 저항 속에서 조 전 장관을 밀어 붙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자녀입시비리 문제를 결정타로 짚었다. 김 전 의원은 “불법 여부를 떠나 조국 전 장관이 보여준 자녀 교육에서의 일반적인 행태를 뛰어 넘는 특권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은 우리 민주당에서는 도저히 옹호 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검찰개혁은 핵심적인 부분이 입법을 통해서 이뤄지는데 검찰개혁을 조국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주장이었다”면서 “당에 충성도가 높은 열성 지지자들에게 이러한 프레임을 제시하는 지도부의 모습에서 저는 과연 정치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조국 한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서 이렇게 국민들을 갈라 치고 갈등을 조장해도 되는 것인가 라고 회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고도 조국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렇게 조국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이상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국민들을 갈라 치고 갈등을 조장했음에도 이후 당에서 누구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지금이라도 당시 조국 전 장관 사태에서 당이 어떠한 이유로 그러한 입장을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그러한 국민적 분열을 야기한 주된 책임이 있는 사람의 진정성 있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 “검찰개혁, 민생에 우선할 수 없어”“추미애 거친 언행·행위, 당 제지 못해” “검경수사권 과제 쌓였는데 검수완박 왜 해” 김 전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도 언급하며 “지금 검경 수사권 조정의 안착을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무슨 이유로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검찰개혁도 필요한 과제이지만 그것이 민생에 우선할 수 없다”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추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다”면서 “윤 전 총장을 무리하게 쳐 내려다 법원에 의해서 번번히 제동이 걸리면서 결국 대통령의 사과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의 중립성이라는 측면에서 정권에 대한 수사를 하던 전직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 행보를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문은 있지만, 검수완박을 추진하다 윤 전 총장에게 사퇴의 빌미만 주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여권의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비판하며 사퇴했고 이후 차기 유력한 야권대권주자로 단숨히 뛰어올랐다.김어준, 김해영 정면 비판“소신파 말대로 하면 대체로 망해”김용민 “검찰개혁 한창 땐 지지율 이겨”“검찰개혁· 언론개혁 중단없이 추진” 김용민 “검찰이 가장 불공정한 기관”“불공정 확산하는 언론, 제자리 돌려놓을 것” 대표적 친문 논객인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서 선거 참패가 ‘조국 지키기’ 때문이었다는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원래 선거를 지는 쪽에선 대체로 선거에 도움이 안 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 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한다”면서 “소신파라고 띄워 주는데 이분들 말대로 하면 대체로 망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과 검찰개혁을 같이 추진했던 김용민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얘기하는 건 완전히 틀린 얘기”라면서 “검찰개혁을 한창 이야기할 때 지지율은 이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 최고위원 선출과 관련해 “당의 비상시기인 만큼 중앙위원회가 아니라 당원들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제안을 당과 비대위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친조국 성향의 김 의원은 전날에도 자신의 SNS에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검찰개혁 때문에 선거에 진 게 아니라 검찰과 정치특권층의 무기력함, 편파적인 언론에 대한 무력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에 대한 분노가 심판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공정한 기관”이라면서 “따라서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 불공정을 확산시키는 언론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조국·추미애만큼 희생한 적 없으면서 입만 나불거리지 마라” 초선들 맹비난“‘십자포화’ 맨몸에 막아낸 조국 일가” “조국만큼만 해, 조국이 뭘 잘못했나” 민주당 홈페이지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는 ‘검찰 개혁’을 선거 참패 원인으로 꼽은 일부 초선들을 향한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이들을 향한 막말과 욕설까지 잇따르는 등 수위도 거세지고 있다. 게시글에는 “LH 얘기는 모르쇠하고 엄한 조국·추미애를 끌고 오는 건 헛다리 짚은 것”, “자신들 목 내놓고 검찰 개혁한 사람들을 총질하라고 180석을 만들어줬느냐”, “초선의원들, 조국·추미애만큼 희생한 적도 없으면서 입만 나불거리지 말라”, “십자포화를 맨몸으로 막아낸 조국과 그 일가를 감히 너희가 버리냐” 등 비난글이 쇄도했다. 한 당원은 “민주당원으로서 가장 큰 불만은 그동안 현 지도부의 미지근한 개혁추진 의지와 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제대로 백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국은 당신들과 다르다”, “왜 조국과 추미애를 걸고넘어지냐”, “초선의원들이 조 전 장관보다 나은 게 하나라도 있나”, “조국만큼만 행동하라”, “조국이 뭘 잘못했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또 “초선의원들 덕에 민주당 탈당한다”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과거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초선 의원 108명이 당 지도부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갈등이 불거진 것을 일컫는 ‘108번뇌’를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 당원은 “열린우리당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괴롭히던 초선 108번뇌와 당신들은 하등 다를 바가 없다”고 힐난했다. 게시글에는 “내부 총질이다”, “열린우리당 시즌2다”, “열린우리당 시절의 전철을 밟지 말라”며 동조하는 글이 올라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취중생]학교 생활부터 반려견까지…사생활 터는 사이 스토킹 흐려진 ‘세 모녀 사건’

    [취중생]학교 생활부터 반려견까지…사생활 터는 사이 스토킹 흐려진 ‘세 모녀 사건’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과 그 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게임을 하며 알게 된 피해 여성이 연락을 차단하며 찾아오지도 말라고 하자 앙심을 품고 저지른 전형적인 스토킹 범죄입니다. 피의자는 범행을 저지르기 약 일주일 전부터 이를 계획하고, 피해 여성을 살해하려는 과정에서 그 가족까지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분노한 국민들은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원 세 모녀’ 사건의 피의자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25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국민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지난 5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피의자 김태현(25)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우리는 피의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김태현이란 그의 이름을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피의자가 누군지 알게 되자, 언론과 여론은 그의 사생활에 집중했습니다. 김태현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동창, 군대 동기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하고 언론은 김태현이란 사람이 과거 어떤 사람이었는지 행적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태현을 알고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로 그가 얼마나 폭력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특이한’ 사람이었는지 증언이 쏟아져 나왔고, 김태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알려져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향해 애정어린 게시글을 올렸던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태현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3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피의자 조주빈(26)이 세상에 공개됐을 때도 비슷한 흐름이 일어났습니다. 조주빈의 대학 생활과 동아리 생활, 그가 과거에 썼던 글을 중심으로 조주빈이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습니다.사람들은 과도한 ‘사생활 털이’에 피로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해자 서사 만들기를 중단하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가해자의 사생활은 궁금하지도 않다. 가해자가 얼마나 사이코패스적인지 알게 된다고 해서 다음 범죄가 막아지지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분노했습니다. ‘잔혹한 범죄자’ 김태현의 이중적 면모와 엽기 행각, 내성적이지만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듯한 과거 행동에 대한 증언 등은 자칫 사건의 본질인 스토킹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흐리고, 가해자 개인의 ‘사이코패스’ 성향에만 집중될 가능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토킹은 매우 사회적인 문제다. 가해자 개인이 유난히 특이한 폭력적 성향을 가진 사이코패스인가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스토킹 피해자가 죽음을 당하는 일은 늘 있어 왔다. 이제야 관련 법이 통과됐는데, 그동안 가해자 개인의 사생활과 심리적 특성에서 원인을 찾았기 때문에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피의자의 신상공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때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그 범행에 상응하는 비난을 받아야 합니다. 피의자가 대가를 치를 동안 우리 사회는 공개된 신상으로 더 나은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태현은 9일 검찰로 구속 송치됐습니다. 이제는 ‘가해자 이야기’를 찾기보다는 스토킹 범죄를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할 때입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살인 범행 일주일 전부터 계획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살인 범행 일주일 전부터 계획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스토킹하던 여성과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태현(25)을 경찰이 9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김태현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날로부터 약 1주일 전부터 살인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태현의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 성향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이날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노원경찰서는 살인, 절도, 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 위반(지속적 괴롭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김태현을 이날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슈퍼마켓에서 흉기를 훔친 뒤 모녀 관계인 피해자 3명의 주거지에 침입해 이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태현은 퀵서비스 기사로 가장해 피해자들 주거지에 찾아가 문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들어가 살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주변 사람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서 피해자들 시신과 자해한 상태의 김태현을 발견했다. 경찰은 김태현을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한 뒤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지난 2~3일 조사해 지난 4일 구속했다. 김태현은 큰딸인 피해자를 지속해서 스토킹했고, 피해자들을 살해한 현장에서 범행 전후 상황을 은폐하기 위해 큰딸인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손을 댄 것으로 확인됐다.경찰 관계자는 “피해자(큰딸)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와 김태현이 주로 게임을 하면서 같이 알게 된 지인 2명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먼저 검색하고 이 지인들로부터의 메시지 수신을 차단했다”면서 “피해자 계정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접근해 친구 목록을 확인한 다음 피해자와 같이 아는 지인들과의 연락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태현과 큰딸인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한 게임 채팅방을 통해 알게 돼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올해 1월 초 서울 강북구에서 직접 만나 게임을 같이 했다. 이후 올해 1월 23일 다른 지인들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김태현과 큰딸인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있었는데, 그 뒤로 큰딸인 피해자가 김태현의 연락을 차단하고 김태현을 만나지 않으려고 한 일에 대해 김태현이 배신감을 느껴 살인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김태현은 지난 1월 24일 큰딸인 피해자가 집을 찾아오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거나 피해자에게 계속 연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은 피해자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피해자의 가족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범행을 하러 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살인 범행을 저지르기 약 1주일 전부터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고 범행일 3~4일 전에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를 삭제했다. 다만 경찰은 김태현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김태현은 이날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청으로 이동하는 호송차에 오르기 전 취재진 앞에 서서 무릎을 꿇고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했다. 김태현은 “이렇게 뻔뻔하게 눈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정말 죄책감이 많이 든다”며 “제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고, 유가족분들과 저로 인해 피해 입으신 모든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현은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 범행 후 행적 등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지난달 24일 국회를 통과한 스토킹처벌법이 오는 9월 이후로 시행돼 김태현에게는 스토킹처벌법은 적용되지 않았다. 그동안 스토킹 범죄는 1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하도록 하는 경범죄처벌법상의 경범죄에 해당했다. 그러나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고, 흉기 또는 그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북부지검은 김태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유족 등 피해자 지원을 위해 긴급 장례비 12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옐런 “다국적기업, 조세회피처로 이익 옮기면 제재”

    옐런 “다국적기업, 조세회피처로 이익 옮기면 제재”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쏘아 올린 ‘글로벌 법인세율 인상안’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21%로 제한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등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자국 빅테크 기업의 유럽 지역 수익에 대응해 디지털세를 부과하려는 유럽연합(EU)과의 갈등국면에서 한 발 양보, 글로벌 법인세율과 함께 디지털세 관련 논의를 올해 중반까지 주요 20개국(G20)에서 진행키로 했다. 결국 미국과 EU 주요국들이 자국의 재정 확보를 꾀하는 한편 조세 피난처를 압박하는 형태의 논의에 물꼬가 트인 모습이다. 미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공개한 19쪽짜리 ‘메이드 인 아메리카 보고서’에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높여 향후 15년 동안 약 2조 5000억 달러의 세금 확보 계획을 명시했다. 재무부는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감세 조치는 노동자들에게 불공정한 부담을 안겨 줬다.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고 2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기업들은 (세제 감면을 받더라도) 이익에 대해 최소 1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기업 증세 의지를 강조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미국은 버뮤다나 스위스보다 법인세율을 더 낮출 수 있을지 보다 재능 있는 노동자, 최첨단 연구 및 인프라 생산 능력을 두고 경쟁할 것”이라며 조세 피난처를 직접 저격했다. 이어 그는 “미국에서 운영 중인 해외의 다국적기업이 이익을 조세회피 지역에 이전하면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역시 이날 중국의 추격을 우려하며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및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율 인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고려해 법인세율 인상 폭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법인세율을 28%보다 낮게 인상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몇 주간 부통령과 나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것이고 좋은 아이디어와 선의로 하는 협상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법인세율 인상안에 대한 국제 공조가 빠르게 추진되면서, 일률적인 법인세율 적용이 경제 소국에 불리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늘어날수록 노동자에게 줄 지급 여력은 줄어든다. 또 아일랜드가 법인세율을 낮춘 덕분에 영국보다 생활 수준이 높아졌는데 만일 일률적 법인세율이 강제된다면 아일랜드 같은 소국의 경제혁신 기회는 차단된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당 오만·내로남불에 분노 폭발… 불공정하면 누구든지 심판받는다”

    “민주당 오만·내로남불에 분노 폭발… 불공정하면 누구든지 심판받는다”

    4·7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단 한 번도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려 보지 못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동시에 탈환한 것이다. 20대와 중도층까지 등돌리게 한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정권심판론으로 발현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통적 여야 지지세가 사라진 새 정치 흐름이 고개를 들며 향후 각 정당의 정책 방향 설정의 키워드도 ‘공정’과 ‘절차’가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를 ‘정권심판론’이라고 규정하며 국민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심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정권심판론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 1년 동안 이어졌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통해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이 드러났고, 이후 부동산 정책이 뒤죽박죽되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에 대한 분노가 분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 이후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건 국민이 느낀 배신감이 심각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최근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뿐 아니라 그동안 정부·여당이 보여 온 오만과 독주들이 정권심판 민심으로 드러났다”며 “부동산 문제는 마지막에 기름을 부은 정도일 뿐 이미 그 이전에 불공정과 관련한 분노는 잔뜩 쌓여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선 결과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가 보수 정당에 표를 몰아준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치 성향이 극과 극을 달렸던 20대와 60대 이상 고령층이 동시에 정부·여당에 회초리를 든 건 기존의 이념적 사고를 떠나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공정했느냐’의 문제가 정치적 판단을 가르는 새 기준이 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도 공정의 가치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대한민국이 분열을 뒤로하고 화합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7년 탄핵 사태를 거치며 국민들의 이념 성향이나 지지 정당이 상당히 많이 변했는데, 이번에는 총선 후 1년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이처럼 무서울 정도로 역동적인 변화가 가능했던 건 정의의 측면에서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아무리 좋은 대의명분을 갖고 있더라도 정치권이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과정과 절차를 밟는 모습을 먼저 보여 줘야 한다”며 “여야 모두 1년도 남지 않은 대선을 위해 각종 쇄신책을 강구하고 있을 텐데, ‘설득’이라는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면 누구든 심판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이번 선거 참패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향후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유 평론가는 “정부·여당은 전반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반성하지 않고 낡은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자신들이 잘해서 승리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 것”이라며 “이번 보선을 기회로 삼아 낡은 보수 이념에서 탈피해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게 시대정신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도 “짧게는 총선 이후 민주당이 추진해 온 정책에 대해서도 리뷰를 하고 쇄신책들을 찾아야 하고, 길게는 지난 4년간 정책들에 대해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내년 지방선거는 어쩌나”… 떨고 있는 민주

    “내년 지방선거는 어쩌나”… 떨고 있는 민주

    “이번 선거가 총선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가.”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5개 자치구 완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11개월 앞둔 대선과 그로부터 3개월여 뒤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선거가 총선이었다면 벌어졌을 대참사를 가정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의원·보좌진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 49개 선거구 가운데 보수 성향이 짙은 강남 3구와 격전지 용산 등 8곳을 제외한 41곳을 쓸어갔다. 특히 승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던 동작을과 강동갑·을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면서 ‘수도권은 이제 민주당 텃밭’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1년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25개구 전역에서 완패했다. 이번 개표 결과를 총선 지역구 단위로 나눠 표심을 분석해 본 결과 민주당이 승리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총선이었다면 국민의힘이 49곳을 모두 휩쓸었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금천(박영선 44.8%, 오세훈 51.7%)과 관악갑(박영선 44.3%, 오세훈 51.0%)마저도 국민의힘에 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큰 격차로 승리를 거머쥔 지역의 민심 이반도 두드러졌다. ‘월세 인상 논란’이 일었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은평갑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51.9%를 득표했고 박영선 후보는 44.5%에 그쳤다. 지난 총선에서 박 의원은 64.3%를 득표했다. 강북을, 노원을, 성북갑 등도 총선에서 20% 포인트 이상 격차로 여당이 승리했지만 이번엔 모두 야당 손을 들어줬다. 오 시장이 총선에서 약 3% 포인트 차로 민주당 고민정 의원에게 패배했던 광진을에서도 오 시장이 58.5%를 득표하며 박 후보(37.9%)를 넉넉하게 제쳤다. 민심 이반에 대한 공포는 당직자·보좌진 등 당의 뿌리부터 올라오고 있다. 한 보좌진은 “문제가 쌓여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총선이었다면 80석은 획득할 수 있었겠나”라고 혀를 찼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남자·이여자는 왜 그랬을까

    이남자·이여자는 왜 그랬을까

    예견은 현실이 됐다. 앞서 정치 전문가들은 20대가 4·7 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될 거라 내다봤다. 실제 ‘이남자’(20대 남성)의 변심은 선거 결과를 갈라 놨다. 스스로를 이번 정부에서 차별받는 세대로 규정한 20대 남성은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보수정당을 선택했고 ‘이여자’(20대 여성)는 소신을 바탕으로 소수 정당 후보까지 고루 선택했다.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남자·이여자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승자의 자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8일 이남자·이여자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집·취업… 난 정권 피해자” 이남자, 그 與와 갈라섰다 ‘이남자’(20대 남자의 줄임말)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무시당하던 계층으로 자신을 인식해 온 이남자의 반격은 그렇게 표심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 ‘공정’과 ‘성적 역차별’, ‘생존의 문제’를 바탕으로 삼촌(40대)이 아닌 할아버지(60대)와 함께 한 표를 던졌다. 통상 ‘청년=진보’라고 분류했던 이남자들이 보수화됐다는 시각보다는 현 정부 심판을 위해 차악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절대다수인 72.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아빠뻘인 50대 남성(55.8%)과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44.0%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져 20대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8일 이남자 10명에게 속내를 들어 봤더니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에 표를 준 대학생 권승일(27·가명)씨는 “오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기보단 현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주택이 잘못된 거로 생각하지도 않는데, 현 정부가 문제로 삼아 놓고선 정작 자신들이 다주택이었다. 이는 공정의 문제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주의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총선까지 여당을 지지하다가 이번에 야당을 찍은 송준철(26·가명)씨는 “군 복무와 군 가산점,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이 실망스러웠다”며 “대북(화해) 정책을 추구한다며 연평도 천안함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 이분들을 국가가 인정 안 해 주면 개죽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20대 남성이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것도 문제였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한승훈(28·가명)씨는 “(취업 등) 정책 하나도 빠짐없이 다 실패했는데도, 뻔뻔하게 남 탓을 하는 게 정부의 큰 문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 진출할 기회나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반정부적 입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정당이든 이남자가 추구하는 실용적 행복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언제든 이남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핵심이 뭔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남자 현상을) 실체도 불분명한 보수·진보로 판단해선 안 된다. 20대는 역사적으로 자유로워 ‘내’가 제일 중요하다”며 “국민의힘 역시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언제든 이남자 세대는 이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페미·소수자가 시대정신” 이여자, 새로운 길 원했다 ‘이여자’(20대 여성)의 4·7 보궐선거 키워드는 소신이었다. 성평등 사회를 바라는 젊은 여성들은 거대 양당 후보를 두고 ‘최악이냐, 차악이냐’ 고민하는 단조로운 투표에서 벗어났다. 대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전 연령·성별 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후보에 과반수 표를 몰아주지 않고 소수 정당 후보들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방송3사의 4·7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의 무소속·군소정당 투표율은 15.1%로 전체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20대 여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양하다는 방증이다.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거에 나선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4위),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5위), 무소속 신지예 후보(6위), 진보당 송명숙 후보(7위), 미래당 오태양 후보(9위)의 표를 합하면 총 9만 4000여표로 3위를 기록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5만 2107표)보다 많다. 정치권은 20대 여성 유권자가 소수정당 득표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박모(24)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이 올라가는 등 여성의 경제적 타격이 높은 이 시기에 여성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지혜 후보를 골랐다”고 말했다. 송명숙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원정현(23)씨는 “더 다양한 정당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 주류 정당을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여성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여성의당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20대 여성의 소신 투표 배경에는 ‘어차피 시장은 오세훈’이라는 심리가 깔렸다. 선거 직전 연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자 평소 관심 있는 의제에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민주당과 정의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이혜주(25)씨는 “지난 총선에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평소 좋아했던 신지예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여자는 40대 남성과 함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이 높은 집단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여당에 실망하면서도 오세훈 후보의 인권 의식이 더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직장인 구모(26)씨는 “오 후보의 가장 취약한 점은 소수자 인권을 챙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과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생 조모(23)씨도 “오 후보는 인권과 거리가 멀다”며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 후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은 서울시장 당선인이 된 오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을 주문했다. 원씨는 “오 후보가 전임 시장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노동권 개선 문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집·취업… 난 정권 피해자” 이남자, 그 與와 갈라섰다… “페미·소수자가 시대정신” 이여자, 새로운 길 원했다

    “집·취업… 난 정권 피해자” 이남자, 그 與와 갈라섰다… “페미·소수자가 시대정신” 이여자, 새로운 길 원했다

    예견은 현실이 됐다. 앞서 정치 전문가들은 20대가 4·7 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될 거라 내다봤다. 실제 ‘이남자’(20대 남성)의 변심은 선거 결과를 갈라 놨다. 스스로를 이번 정부에서 차별받는 세대로 규정한 20대 남성은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보수정당을 선택했고 ‘이여자’(20대 여성)는 소신을 바탕으로 소수 정당 후보까지 고루 선택했다.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남자·이여자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승자의 자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8일 이남자·이여자의 속마음을 들어봤다.20대 남성 ‘분노투표’… 文정부 심판론 압도 野 오세훈 후보에 72% 몰표 ‘이남자’(20대 남자의 줄임말)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무시당하던 계층으로 자신을 인식해 온 이남자의 반격은 그렇게 표심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 ‘공정’과 ‘성적 역차별’, ‘생존의 문제’를 바탕으로 삼촌(40대)이 아닌 할아버지(60대)와 함께 한 표를 던졌다. 통상 ‘청년=진보’라고 분류했던 이남자들이 보수화됐다는 시각보다는 현 정부 심판을 위해 차악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절대다수인 72.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아빠뻘인 50대 남성(55.8%)과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44.0%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져 20대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8일 이남자 10명에게 속내를 들어 봤더니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에 표를 준 대학생 권승일(27·가명)씨는 “오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기보단 현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주택이 잘못된 거로 생각하지도 않는데, 현 정부가 문제로 삼아 놓고선 정작 자신들이 다주택이었다. 이는 공정의 문제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주의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총선까지 여당을 지지하다가 이번에 야당을 찍은 송준철(26·가명)씨는 “군 복무와 군 가산점,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이 실망스러웠다”며 “대북(화해) 정책을 추구한다며 연평도 천안함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 이분들을 국가가 인정 안 해 주면 개죽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20대 남성이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것도 문제였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한승훈(28·가명)씨는 “(취업 등) 정책 하나도 빠짐없이 다 실패했는데도, 뻔뻔하게 남 탓을 하는 게 정부의 큰 문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 진출할 기회나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반정부적 입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정당이든 이남자가 추구하는 실용적 행복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언제든 이남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핵심이 뭔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남자 현상을) 실체도 불분명한 보수·진보로 판단해선 안 된다. 20대는 역사적으로 자유로워 ‘내’가 제일 중요하다”며 “국민의힘 역시 이들에게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언제든 이남자 세대는 이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20대 여성 ‘소신투표’… 과반 득표 후보 없이 15%가 군소 정당·무소속 선택 ‘이여자’(20대 여성)의 4·7 보궐선거 키워드는 소신이었다. 성평등 사회를 바라는 젊은 여성들은 거대 양당 후보를 두고 ‘최악이냐, 차악이냐’ 고민하는 단조로운 투표에서 벗어났다. 대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전 연령·성별 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후보에 과반수 표를 몰아주지 않고 소수 정당 후보들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방송3사의 4·7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의 무소속·군소정당 투표율은 15.1%로 전체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20대 여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양하다는 방증이다.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거에 나선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4위),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5위), 무소속 신지예 후보(6위), 진보당 송명숙 후보(7위), 미래당 오태양 후보(9위)의 표를 합하면 총 9만 4000여표로 3위를 기록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5만 2107표)보다 많다. 정치권은 20대 여성 유권자가 소수정당 득표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박모(24)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이 올라가는 등 여성의 경제적 타격이 높은 이 시기에 여성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지혜 후보를 골랐다”고 말했다. 송명숙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원정현(23)씨는 “더 다양한 정당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 주류 정당을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여성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여성의당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20대 여성의 소신 투표 배경에는 ‘어차피 시장은 오세훈’이라는 심리가 깔렸다. 선거 직전 연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자 평소 관심 있는 의제에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민주당과 정의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이혜주(25)씨는 “지난 총선에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평소 좋아했던 신지예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여자는 40대 남성과 함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이 높은 집단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여당에 실망하면서도 오세훈 후보의 인권 의식이 더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직장인 구모(26)씨는 “오 후보의 가장 취약한 점은 소수자 인권을 챙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과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생 조모(23)씨도 “오 후보는 인권과 거리가 멀다”며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 후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은 서울시장 당선인이 된 오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을 주문했다. 원씨는 “오 후보가 전임 시장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노동권 개선 문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직격’ 김해영 “조국, 왜 그리 지키려 했는지 이해 못해” vs 김용민 “檢·언론개혁 추진”

    ‘직격’ 김해영 “조국, 왜 그리 지키려 했는지 이해 못해” vs 김용민 “檢·언론개혁 추진”

    완패 원인에 “조국·추미애·부동산” 꼽아“조국 한 사람 지키려 이상한 프레임으로국민 갈라쳐 놓고 책임지는 사람 없었다”“검경수사권 과제 쌓였는데 검수완박 왜 해”친조국 김용민 “검찰개혁 때문에 진 것 아냐”“불공정 확산하는 언론, 제자리 돌려놓을 것”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궐선거 완패 원인을 놓고 여당내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이 8일 “조국 사태는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면서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김 전 의원은 “지금 검경 수사권 조정의 안착을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무슨 이유로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검찰개혁도 필요한 과제이지만 그것이 민생에 우선할 수 없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친조국 성향의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검찰개혁 때문에 선거에 진 게 아니라 가장 불공정한 검찰과 편파적인 언론에 대한 무기력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에 대한 분노가 심판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자녀교육 특권, 옹호할 수 없어”“曺 반대 여론에 지도부 들고 나온 게 曺반대=檢개혁 반대=적폐세력 프레임” “조국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달랐을 것”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탄핵 정국 이후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민주당의 대패 원인과 관련해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제대로 된 성찰과 혁신을 위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조국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달랐을 것”이라면서 “그와 같은 국민적 저항 속에서 조 전 장관을 밀어 붙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자녀입시비리 문제를 결정타로 짚었다. 김 전 의원은 “불법 여부를 떠나 조국 전 장관이 보여준 자녀 교육에서의 일반적인 행태를 뛰어 넘는 특권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은 우리 민주당에서는 도저히 옹호 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조 전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전전긍긍하던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어느 날 이상한 프레임을 가지고 나왔다”면서 “‘조국 반대’는 ‘검찰 개혁 반대’이고 이는 ‘적폐세력’이라는 프레임”이라고 언급했다.김해영 “검찰개혁 핵심은 입법인데 ‘조국 없인 안 돼’ 주장 정직하지 않아” 김 전 의원은 “검찰개혁은 핵심적인 부분이 입법을 통해서 이뤄지는데 검찰개혁을 조국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주장이었다”면서 “당에 충성도가 높은 열성 지지자들에게 이러한 프레임을 제시하는 지도부의 모습에서 저는 과연 정치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조국 한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서 이렇게 국민들을 갈라 치고 갈등을 조장해도 되는 것인가 라고 회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 당시에는 청년 인재를 영입해 놓고 조국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무서워 한동안 청년 영입 인재들이 인터뷰를 못하게 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고도 했다. 그는 “처음 한 사람이 조국에 대한 질문에 조국을 옹호하자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다음 영입 인재가 같은 질문에 이번에는 조국에 비판적인 언급으로 당원들에게 비난을 받게 되자 당에서 취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이 당시 이미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너무나 컸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고도 조국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렇게 조국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이상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국민들을 갈라 치고 갈등을 조장했음에도 이후 당에서 누구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민주당이 당심과 민심의 간극을 줄이고, 진정한 성찰과 혁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당시 조국 전 장관 사태에서 당이 어떠한 이유로 그러한 입장을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그러한 국민적 분열을 야기한 주된 책임이 있는 사람의 진정성 있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추미애 거친 언행·행위, 당 제지 못해”“검찰개혁, 민생에 우선할 수 없어” “윤석열 무리하게 쳐내려다 법원 제동으로 文 사과까지”“검수완박 추진에 尹사퇴 빌미만” 김 전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 갈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도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추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다”면서 “윤 전 총장을 무리하게 쳐 내려다 법원에 의해서 번번히 제동이 걸리면서 결국 대통령의 사과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의 중립성이라는 측면에서 정권에 대한 수사를 하던 전직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 행보를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문은 있지만, 검수완박을 추진하다 윤 전 총장에게 사퇴의 빌미만 주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시행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도 이를 안착시키기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지금 검수완박을 도대체 무슨 이유로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조국 사태, 추-윤 충돌, 前시장 사퇴이미 부산 민심은 그로기 상태였다” 김 전 의원은 “제가 있는 부산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아니더라도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총장의 충돌, 비례 위성정당 창당, 두 전직 시장의 사퇴 등으로 인해 이미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그로기 상태였다”고 패배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검찰개혁을 강조해 오랜 기간 당력을 검찰개혁에 쏟아 부었다”면서 “검찰개혁도 필요한 과제이지만 그것이 민생에 우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하듯 부동산 문제에 당력을 집중했다면 지금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아픈 곳을 찔렀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전직 의원으로서 국민 여러분들께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김용민 “검찰이 가장 불공정한 기관”“檢·특권층·편파 언론에 무력함” 한편 조 전 장관과 검찰개혁을 함께 추진했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4·7 재보선 참패와 관련,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검찰개혁 때문에 선거에 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그러나 지지자들과 국민은 검찰개혁 때문에 지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보선에 나타난 민의의 핵심은 불공정에 대한 분노”라면서 “주택가격 폭등, LH 투기 사태, 검찰이나 정치권력 특권층에 대한 무기력함, 편파적 언론에 대한 무력감, 민주당 내부의 잘못에 관대함 등등에 대한 분노가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공정한 기관”이라면서 “따라서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 불공정을 확산시키는 언론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상하지만 괜찮아?’ MBC 날씨 유튜브 영상 정치 논란

    ‘속상하지만 괜찮아?’ MBC 날씨 유튜브 영상 정치 논란

    MBC가 운영하는 날씨 유튜브 채널 ‘오늘비와?’ 영상이 정치색 논란 끝에 결국 해당 게시물이 삭제됐다. MBC는 8일 오전 유튜브를 통해 ‘[날씨] 속상하지만 괜찮아… #봄이야 / 박하명 캐스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오늘비와?’는 기상캐스터들이 매일 날씨에 관해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TV 정규 뉴스에서 일기예보를 방송한 뒤 해당 영상에 섬네일 및 새로운 자막을 입혀 인터넷에 공개하거나, ‘오늘비와?’ 채널만을 위해 제작한 날씨 소개 영상을 올리는 형식 등으로 이뤄진다. 논란이 된 이번 영상도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이날 아침 뉴스에 방송한 날씨 소개 영상에 섬네일 등을 넣어 유튜브로 공개한 것이다. 이번 영상의 섬네일에는 자막으로 ‘속상하지만 괜찮아…#봄이야’이란 문구가 담겼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무엇이 속상한 것이냐”며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날인 7일 있었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된 점을 들며, 일기예보를 통해 정치색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오늘비와?’ 제작진은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아침 방송을 맡은지 나흘째밖에 안 되어 방송이 매우 불안정하다”며 “오늘 첫 번째 방송에서 유독 실수가 많아 본인의 날씨 방송에 속상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제목을 붙인 점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이어 “더욱 열심히 날씨 방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비와?’ 측은 해당 영상에서 ‘속상하지만 괜찮아’를 ‘완연한 봄’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비판이 지속되자 해당 영상은 아예 삭제됐다. 박하명 캐스터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날씨 멘트를 정말 정성껏 준비했는데 통으로 까먹고 제대로 버벅거려서, 너무 속상한 날이었다”며 “오해가 없으셨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그 어떤 정치 성향도 표하려는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권심판론이 덮은 보선…‘공정’·‘절차’ 가치 되찾아야”

    “정권심판론이 덮은 보선…‘공정’·‘절차’ 가치 되찾아야”

    4·7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단 한 번도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려보지 못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동시에 탈환한 것이다. 20대와 중도층까지 등돌리게 한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정권심판론으로 발현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통적 여야 지지세가 사라진 새 정치 흐름이 고개를 들며 향후 각 정당의 정책 방향 설정의 키워드도 ‘공정’과 ‘절차’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를 ‘정권심판론’이라고 규정하며 국민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심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정권심판론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 1년 동안 이어졌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통해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이 드러났고, 이후 부동산 정책이 뒤죽박죽 되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에 대한 분노가 분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 이후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이런 결과가 나온건 국민이 느낀 배신감이 심각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최근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뿐 아니라 그동안 정부·여당이 보여온 오만과 독주들이 정권심판 민심으로 드러났다”며 “부동산 문제는 마지막에 기름을 부은 정도일 뿐 이미 그 이전에 불공정과 관련한 분노는 잔뜩 쌓여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선 결과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가 보수 정당에 표를 몰아준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치 성향이 극과 극을 달렸던 20대와 60대 이상 고령층이 동시에 정부·여당에 회초리를 든 건 기존의 이념적 사고를 떠나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공정했느냐’의 문제가 정치적 판단을 가르는 새 기준이 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도 공정의 가치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대한민국이 분열을 뒤로하고 화합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7년 탄핵 사태를 거치며 국민들의 이념 성향이나 지지 정당이 상당히 많이 변했는데, 이번에는 총선 후 1년 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이처럼 무서울 정도로 역동적인 변화가 가능했던 건 정의의 측면에서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는 아무리 좋은 대의명분을 갖고 있더라도 정치권이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과정과 절차를 밟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며 “여야 모두 1년도 남지 않은 대선을 위해 각종 쇄신책들을 강구하고 있을텐데, ‘설득’이라는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면 누구든 심판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이번 선거 참패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향후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유 평론가는 “정부·여당은 전반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반성하지 않고 낡은 사고 방식에 갇혀있는 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자신들이 잘해서 승리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 것”이라며 “이번 보선을 기회로 삼아 낡은 보수이념에서 탈피해 합리적이고 균령감 있게 시대정신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도 “짧게는 총선 이후 민주당이 추진해온 정책에 대해서도 리뷰를 하고 쇄신책들을 찾아야 하고, 길게는 지난 4년 간 정책들에 대해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쇄신과 반성, 그 다음에 각성이 없다면 1년 후에 있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엇갈린 20대 표심…이남자·이여자 속마음은

    엇갈린 20대 표심…이남자·이여자 속마음은

    예견은 현실이 됐다. 앞서 정치 전문가들은 20대가 4·7 보궐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될 거라 내다봤다. 실제 ‘이남자’(20대 남성)의 변심은 선거 결과를 갈라 놨다. 스스로를 이번 정부에서 차별받는 세대로 규정한 20대 남성은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보수정당을 선택했고 ‘이여자’(20대 여성)는 소신을 바탕으로 소수 정당 후보까지 고루 선택했다.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남자·이여자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에 따라 승자의 자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8일 이남자·이여자의 속마음을 들어봤다.“우리가 최대 피해자죠”…‘이남자’가 보수에게 표를 던진 이유 ‘이남자’(20대 남자의 줄임말)가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소외되고 무시당하던 계층으로 자신을 인식해 온 이남자의 반격은 그렇게 표심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보수 진영 대결에서 벗어나 ‘공정’과 ‘성적 역차별’, ‘생존의 문제’를 바탕으로 삼촌(40대)이 아닌 할아버지(60대)와 함께 한 표를 던졌다. 통상 ‘청년=진보’라고 분류했던 이남자들이 보수화됐다는 시각보다는 현 정부 심판을 위해 차악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더 타당해 보인다. 지난 7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절대다수인 72.5%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아빠뻘인 50대 남성(55.8%)과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 남성(70.2%)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44.0%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져 20대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8일 이남자 10명에게 속내를 들어 봤더니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에 표를 준 대학생 권승일(27·가명)씨는 “오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기보단 현 정부를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주택이 잘못된 거로 생각하지도 않는데, 현 정부가 문제로 삼아 놓고선 정작 자신들이 다주택이었다. 이는 공정의 문제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주의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총선까지 여당을 지지하다가 이번에 야당을 찍은 송준철(26·가명)씨는 “군 복무와 군 가산점,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이 실망스러웠다”며 “대북(화해) 정책을 추구한다며 연평도 천안함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 이분들을 국가가 인정 안 해 주면 개죽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20대 남성이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는 것도 문제였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한승훈(28·가명)씨는 “(취업 등) 정책 하나도 빠짐없이 다 실패했는데도, 뻔뻔하게 남 탓을 하는 게 정부의 큰 문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로 진출할 기회나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니 반정부적 입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정당이든 이남자가 추구하는 실용적 행복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언제든 이남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핵심이 뭔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남자 현상을) 실체도 불분명한 보수·진보로 판단해선 안 된다. 20대는 역사적으로 자유로워 ‘내’가 제일 중요하다”며 “실제로 20대 남성이 차별을 받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들이 체감하는 것이 소외감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힘 역시 이들에게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언제든 이남자 세대는 이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는 굉장히 실용적인 세대이며 오히려 자신들이 보수화됐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20대는 국가관, 민족관 등에 구애받지 않으며 상상의 공동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이 중요한 세대인 만큼 20대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와닿는 정책을 펼쳐야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거대 양당 대신 다양한 가치를”…‘이여자’의 소신 투표 ‘이여자’(20대 여자의 줄임말)의 4·7 보궐선거 키워드는 소신이었다. 성평등 사회를 바라는 젊은 여성들은 거대 양당 후보를 두고 ‘최악이냐, 차악이냐’ 고민하는 단조로운 투표에서 벗어났다. 대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전 연령·성별 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후보에 과반수 표를 몰아주지 않고 소수 정당 후보들을 가장 많이 지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방송3사의 4·7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의 무소속·군소정당 투표율은 15.1%로 전체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10%를 넘겼다. 20대 여성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양하다는 방증이다.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거에 나선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4위),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5위), 무소속 신지예 후보(6위), 진보당 송명숙 후보(7위), 미래당 오태양 후보(9위)의 표를 합하면 총 9만 4000여표로 3위를 기록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5만 2107표)보다 많다. 정치권은 20대 여성 유권자가 소수정당 득표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박모(24)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20대 여성 자살률이 올라가는 등 여성의 경제적 타격이 높은 이 시기에 여성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지혜 후보를 골랐다”고 말했다. 송명숙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원정현(23)씨는 “더 다양한 정당의 의견이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해 주류 정당을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9)씨는 “여성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여성의당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20대 여성의 소신 투표 배경에는 ‘어차피 시장은 오세훈’이라는 심리가 깔렸다. 선거 직전 연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자 평소 관심 있는 의제에 투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민주당과 정의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이혜주(25)씨는 “지난 총선에는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평소 좋아했던 신지예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여자는 40대 남성과 함께 박영선 후보 지지율이 높은 집단이기도 했다. 이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여당에 실망하면서도 오세훈 후보의 인권 의식이 더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 후보를 뽑았다고 밝힌 직장인 구모(26)씨는 “오 후보의 가장 취약한 점은 소수자 인권을 챙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과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생 조모(23)씨도 “오 후보는 인권과 거리가 멀다”며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박 후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들은 서울시장 당선인이 된 오 후보에게 성평등 정책을 주문했다. 원씨는 “오 후보가 전임 시장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노동권 개선 문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씨는 “20대 남성 지지율이 70%를 넘는 것을 봤다”면서 “앞으로 남성 지지자들을 더 신경 쓰고 여성 유권자를 외면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20대 남자의 분노 몰랐다” 친문 커뮤니티의 통렬한 반성

    “20대 남자의 분노 몰랐다” 친문 커뮤니티의 통렬한 반성

    “20대 남자들의 분노를 몰랐네요. 좋든 싫든 한국의 기둥이 될 2030의 현실을 잘 살피고 확실히 도와야겠습니다.” (클리앙 게시판) “언제부턴가 꽉 막힌 꼰대들만 잔뜩 유입돼서…젊은 20~30대가 무슨 재미로 오겠어요.” (딴지일보 게시판) 4·7 재보궐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끝나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던 이른바 친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성과 자아비판이 잇따랐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에펨코리아, mlb파크 등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은 이런 현상을 ‘대깨문’(머리가 깨져도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라는 뜻의 비속어)들의 ‘봉합’이라며 냉소하기도 했다. 40대 후반이라고 밝힌 클리앙의 유저는 “나이 있는 진보 지식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로 팔로우하니 다른 의사소통의 통로가 다 막혔다”고 고백했다. 보배드림, 루리웹, 뽐뿌, 딴지일보 등 40대 남성이 주축인 진보 성향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젊은 유권자를 제대로 헤아리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야당에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강력히 밀어준 20대 남성과 여당에 불리한 보도를 쏟아낸 언론과 포털사이트에 패배 원인을 돌리는 분풀이 게시물도 적지 않았다. 또 다른 클리앙 유저는 “20대에 투표권을 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확실히 요즘 20대는 과거 20대와는 다른 것 같다”고 분노했다. 20대 남성층이 70% 이상 오세훈 시장을 지지했다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20대의 선거권만 거둬들이자는 극단적 주장까지 한 것이다. 이날 여성시대, 쭉빵닷컴 등 포털사이트 다음에 터를 잡은 여초(여성이 다수) 카페에서도 20대가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댓글에서 찬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친문 지지 세력에게 호소하는 정치는 민주주의를 왜곡시키고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포퓰리즘”이라고 진단하면서 “여권 정치인들이 열성 여론과 거리를 두고 다양한 성향의 청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민주 “재보궐인게 다행…총선이었으면 서울 전패”

    민주 “재보궐인게 다행…총선이었으면 서울 전패”

    “이번 선거가 총선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5개 자치구 완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11개월 앞둔 대선과 그로부터 3개월여 뒤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선거가 총선이었다면 벌어졌을 대참사를 가정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의원·보좌진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 49개 선거구 가운데 보수 성향이 짙은 강남 3구와 격전지 용산 등 8곳을 제외한 41곳을 쓸어갔다. 특히 승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던 동작을과 강동갑·을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면서 ‘수도권은 이제 민주당 텃밭’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1년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25개구 전역에서 완패했다. 이번 개표 결과를 총선 지역구 단위로 나눠 표심을 분석해 본 결과 민주당이 승리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총선이었다면 국민의힘이 49곳을 모두 휩쓸었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금천(박영선 44.8%, 오세훈 51.7%)과 관악갑(박영선 44.3%, 오세훈 51.0%)마저도 국민의힘에 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큰 격차로 승리를 거머쥔 지역의 민심 이반도 두드러졌다. ‘월세 인상 논란’이 일었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은평갑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51.9%를 득표했고 박영선 후보는 44.5%에 그쳤다. 지난 총선에서 박 의원은 64.3%를 득표했다. 강북을, 노원을, 성북갑 등도 총선에서 20% 포인트 이상 격차로 여당이 승리했지만 이번엔 모두 야당 손을 들어줬다. 오 시장이 총선에서 약 3% 포인트 차로 민주당 고민정 의원에게 패배했던 광진을에서도 오 시장이 58.5%를 득표하며 박 후보(37.9%)를 넉넉하게 제쳤다. 민심 이반에 대한 공포는 당직자·보좌진 등 당의 뿌리부터 올라오고 있다. 한 보좌진은 “문제가 쌓여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총선이었다면 80석은 획득할 수 있었겠나”라고 혀를 찼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그린란드 총선에 웬 관심들? 중국이 뒤에 있는 희토류 채굴 때문!

    그린란드 총선에 웬 관심들? 중국이 뒤에 있는 희토류 채굴 때문!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그린란드 조기 총선에 나선 유권자들이 눈이 녹지 않은 날씨에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주요 야당인 ‘이누이트 아타카티기이트(IA)’당이 1979년 이후 딱 4년만을 빼고 늘 집권해 온 사회민주 계열 시우무트 당을 누르고 제1당이 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다음날 전했다. 좌파 성향의 IA는 37%를 득표해 29%를 얻은 시우무트 당을 누르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그런데 미국과 영국 등이 그린란드 총선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인구 5만 6000명의 덴마크 자치령이며 낚싯배 관광 수입과 덴마크 정부의 보조금으로 근근이 국가 재정을 꾸려나가는 그린란드의 광대한 광물자원 개발을 원하는 국제 채굴업체들이 선거 결과를 예의 주시해 왔다. 기후 온난화로 그린란드 남쪽이 빠르게 얼음이 녹아 광물 채굴이 가능해진 데 따라 남부 크바네피엘에서 대규모로 희토류를 채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IA가 드러내놓고 반대하지는 않지만, 환경 관련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크바네피엘 채굴 사업이 중단될 것으로 관측된다. IA의 대표인 34세의 무트 보우럽 에게데는 덴마크 국영 DR 방송에 크바네피엘 사업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게데 대표는 새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예정이다. 역시 크바네피엘 사업에 반대하는 정당과 연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우무트 당은 채굴에 찬성해 왔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덴마크 재정에 의존하는 일을 덜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에릭 젠센 당 대표는 덴마크 TV 2 인터뷰를 통해 희토류 채굴은 선거에 패배한 여러 이유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크바네피엘 부지를 소유한 호주 기업 ‘그린란드 미네랄스’는 전자제품과 무기에 들어가는 17개 광물을 채굴할 수 있어 “희토류에 관한 한 서방세계 최대의 생산지로 떠오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이 기업의 뒷배가 중국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옛 냉전 시대 툴레의 공군기지에 수백만 달러 원조를 제공하는 조건을 내걸어 그린란드를 매각하라고 제안한 반면, 중국은 뒤에 숨어 그린란드 채굴권을 넘기도록 하고 있다. 이번 조기 총선이 실시된 이유 자체가 이 사업에 대한 찬반을 놓고 연립정부가 붕괴된 탓이었다. 많은 주민들이 방사능 오염과 인근 농가에로 독성 쓰레기가 유입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실 그린란드는 동토의 땅이라 그동안 국제사회는 별 관심이 없었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사버리겠다고 제안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당장 덴마크는 “아둔한 제안”이라고 일축했으며 국제사회는 그린란드의 미래는 계속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했다. 덴마크는 이때 처음으로 국가 안보의 우선순위에 그린란드 사수를 내걸었다. 지난달 한 싱크탱크는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이른바 ‘다섯 눈동자’가 중국의 주요 광물 접근권을 차단하는 데 공통의 관심사를 두고 있다고 보고했다.광물 말고도 그린란드가 열강의 관심을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기후변화를 가장 앞선에서 관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 강대국들이 모두 연안의 수면 침하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연구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빙하나 만년설이 빨리 녹아 광물 채굴이 가능한 지역이 갈수록 남하하고 북극 통행에 새로운 길을 열어 운송시간을 줄여준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이런 점 때문에라도 덴마크와 러시아, 캐나다는 오랜 국경 분쟁 외에도 로모노소프 협곡이라 불리는 북극 주변의 광활한 대륙붕 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앞다퉈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북극의 경제 및 군사활동을 증가시킨 것도 서구 열강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