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姜基遠 여성특위 위원장
나는 여러해 전부터 부모가 어린이를 보호자 없이 둘 수 있는 우리의 관행은 즉시 버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6,7세 짜리는 물론 젖먹이까지 어른들이그냥 집에 남겨놓고 외출하는 예가 아직도 많이 있고, 그런 형편이 맞벌이부부의 경우에만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일하러 나가지 않는‘엄마’‘아빠’도 잠깐 이웃집에 볼일 보러 간다든가,동네슈퍼에 간다든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 외출한다든가 할 필요가 있을 때 어린 아이만을 보호자없이집에 놔 두고 그냥 나가는 경우가 없지 않다.
신문에 나는 기사만 보아도 부모가 일하러 나간 사이 아이들끼리 있다가 화재가 나서 변을 당한다든가,음식을 잘못 먹어 배탈이 난다든가,작은 사고같은 것을 당해서 다친다든가,다친 후에 즉시 응급조치를 취해주는 어른이 없어서 심각한 상태에 빠진다든가,아파트 베란다로 기어나가 아래로 떨어진 예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다.심지어는 저희들끼리 돌아다니다가 교통사고가 나기도 하고,성폭행을 당하기도 하는 예를 보았다.
이런 변을 당한 후의 부모의심정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러나 그것보다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불평할 줄도 모르고 부모를 비난할 줄도모르는 어린 생명의 안전 무방비 상태 문제다. 어린이들만 집에 두고 어른들이 다 외출해서는 안되고, 어른이 다 외출해야 할 때는 부모 대신 아이를 봐줄 사람을 구해서 지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어린 아이는 반드시어느 나이까지는 보호자가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 보호자가 철저히 지켜줘야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 되어야 하고, 그날까지는 우리나라는 아직인권의 후진국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간 내가 이 문제를 거론하기만 하면 모두들 “탁아소가 완비되지도 않은 이 마당에…” 또는 “도저히 아이를 탁아소에 맡길 능력이 안되는부모들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하는 반응을 보이는데 나는 정말 그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다. 원칙을 먼저 정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세워 나가야지그 어떤 사정이 생명의 안전과 비교가 될 수 있는가.
최근 유치원 아이들이 수련원에서 변을 당한 원인도 잘 들여다보면,기본적으로 그 나이의 아이들은 24시간 보호자의 지킴(watch)이 필요하다는 상식이지켜지지 않은 데 있는 것이 아닌가. 아직도 이런 기본적 의식조차 생활화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둔함이 원망스럽다.
강기원 여성특위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