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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만에 살인범 잡았지만…

    10년만에 살인범 잡았지만…

    10년 미제 강간살인사건의 범인이 경찰관의 끈질긴 노력으로 붙잡혔지만 공소시효가 끝나 풀려나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지난 1994년 12월22일 오전 충남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 ‘은비정’이라는 주점 내실에서 업주 강모(43·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정황으로 볼 때 전날 밤 강씨와 술을 마시던 손님이 그를 성폭행한 뒤 해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빈 맥주병에서 지문을 찾아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주인을 밝혀내지 못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버렸다. 10년이 흐른 지난 2004년 2월25일. 서천경찰서 형사계에서 6년째 감식업무를 맡고 있는 장영현(41) 경사는 경찰서 내 문서고에 들렀다가 우연히 먼지 쌓인 서류철 가운데 ‘1994년 미제사건 파일’을 찾아냈다. 감정결과 지문은 김모(29·대전시 서구 내동)씨의 것으로 밝혀졌고, 사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김씨가 ‘은비정’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살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김씨가 1995년 12월에 주민등록증을 만들었기 때문에 1994년 지문을 감정했을 때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 경사는 지난달 16일 사건 파일을 찾아낸 지 9개월 만에 김씨를 강도살인혐의로 체포했다. 김씨는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가졌고 집에 가려는데 여자가 반말로 욕을 해 등을 발뒤꿈치로 두 번 밟았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10년 만에 범인을 밝혀냈지만 사법처리 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김씨가 고의로 강씨를 때려 숨지게 했으면 ‘살인’ 또는 ‘강도살인’(공소시효 15년) 혐의로 기소할 수 있고, 강간한 점을 입증하면 ‘강간치사죄’(공소시효 10년)로 12월21일까지 기소할 수 있지만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폭행치사’나 ‘상해치사’(공소시효 7년) 혐의가 적용돼 공소시효가 이미 끝나 김씨를 재판에 회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21일 범인 김씨에 대해 ‘상해치사’ 또는 ‘폭행치사’혐의를 적용, 공소시효 7년이 지났기 때문에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유엔군, 콩고 소녀 성착취 파문

    유엔 평화유지군(Peace Keepers)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어린 소녀들을 과자 및 우유 등으로 꾀어 성폭행하거나 1∼3달러를 주고 성관계를 갖는 사례가 150건에 이른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피해자들이 부모한테 매를 맞을까봐 사실을 감춰 정확한 성폭행 사례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콩고와 동쪽 국경을 맞댄 브룬디에서도 평화유지군에 의한 성범죄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요르단의 유엔 주재 대사인 자이 라드 알 후세인 왕자가 8일 작성한 비밀 보고서는 “콩고에서 평화유지군에 의한 성착취가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관계의 대가로 현금 1∼3달러 및 음식을 주거나 고용을 약속하기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콩고 버니아 주변의 평화유지군 캠프에서 과일을 파는 12세 소녀 헬렌은 한 병사가 준 우유에 유혹돼 성폭행을 당했다. 병사는 헬렌을 텐트로 유인, 성폭행한 뒤 1달러를 주며 비밀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초등학교를 중퇴한 뒤 과일을 파는 또다른 13세 소녀 솔랑주는 과자를 주겠다는 한 병사의 손짓에 이끌려 텐트에 다가갔다 성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부모에게 말하면 매를 맞거나 집에서 쫓겨날까봐 사실을 감췄다고 토로했다. 헬렌이나 솔랑주가 과일을 팔아 가족을 부양하는 하루 수입은 1달러 안팎이다. 유엔이 13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자 일부 평화유지군은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콩고에서 크게 잘못된 행위가 자행된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으며 이는 유엔의 수치”라며 엄중한 조사를 지시했다. 유엔은 평화유지군 내규로 성관계를 위해 돈이나 물품, 서비스, 고용 등을 교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콩고에서는 14세이상 소녀들과의 성관계를 합법화하고 있지만 과거 캄보디아나 보스니아에서의 성추문 때문에 18세 미만 소녀들과의 성적 접촉을 막고 있다. 그럼에도 평화유지군은 15세 이상의 소녀들과 5달러를 주고 성매매 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스티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브룬디의 북동부 무잉가에서도 평화유지군 2명이 성범죄를 저질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16개국에 6만 4000여명이 주둔 중이며 1990년대 캄보디아와 소말리아, 보스니아, 동티모르, 코소보 등지에서도 성범죄 시비가 일었다. 일부에서는 평화유지군에 의한 무기나 동물 밀수, 유류 암거래, 약탈 방조 등의 불법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열린세상] 밀양 성폭력 사건, 무엇이 문제인가/심영희 한양대 사회대 학장

    이번 밀양 성폭력 사건을 보면서 시계 태엽이 거꾸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1984년 경찰의 여대생 성고문 사건,1989년 변월수 사건,1992년 김보은 진관 사건, 김부남 사건 등 이후 지난 15년 넘게 성폭력 퇴치와 예방을 위해 쏟아온 여성계의 노력이 일순에 물거품이 된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기 그지없다. 사건을 보면 휴대전화를 잘못해서 만나게 된 중학교 여학생 3명을 10대의 남학생들이 집단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공개하거나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여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고 1년간이나 성폭행을 해왔다는 것이다. 피해여학생들은 병원치료까지 받고 수면제 20알을 먹고 자살기도까지 해서 이틀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남학생들은 별로 죄의식도 없이 친구 따라 장난으로 그랬다고 한다. 게다가 학교도 가족도 아무도 눈치를 못 챘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 더구나 조사과정에서 경찰이 피해자에게 “밀양 물을 흐려 놨다.”고 폭언을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함께 두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욕을 하게 놔두었고, 가해자 부모가 피해자에게 보복하겠다는 뜻의 협박성 발언을 하였으며 담당경찰이 노래방에서는 피해자 실명을 거론하며 폭언을 하는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보고, 우리는 여러 번 충격을 받고 새삼 되묻게 된다. 그래도 그들은 신세대로서 성교육도 받았을 터이고 남녀평등사상도 교육을 받았을 터인데…. 왜 그랬을까? 그 여학생들은 자살까지 기도하면서 왜 1년씩 신고도 못하고 끌려 다녔을까? 경찰은 왜 그런 폭언을 했을까? 가해자 부모는 왜 그런 보복적 인상을 주는 말을 했을까? 1993년에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되고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법 집행상의 여러 문제점들이 많이 개선되었다. 근친간, 미성년자 등에 대한 범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절차 강화, 신뢰할 수 있는 자의 동석, 카메라·비디오 등을 이용한 몰래 카메라 범죄 처벌, 여성경찰과 여성검사에게 성폭력문제를 담당하게 하는 등 제도가 개선되었다. 또 최근 개정에서는 소위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피해자가 수사 재판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미비점을 개선하였다. 게다가 의식 개혁을 위한 성교육도 많이 확대되고 개선되었다. 성교육이 확대되었고, 남녀평등 의식을 고취하는 철학교육도 도입되었다. 직장과 교육기관에 성희롱 예방교육도 실시되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성매매 방지법도 제정되어 이제는 성폭력문제는 한시름 놓아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러한 제도적 의식적 개선 노력이 모두 헛된 것임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도대체 왜 그동안의 모든 노력들이 헛되게 되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아도 그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제대로 의식개선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성교육을 하긴 했겠지만 가해자, 피해자, 경찰, 가해자 부모 모두 제대로 성교육을 받았는지 의문이 든다. 성교육 내용이 제대로 된 것인지 또는 교육 방법이 현실의 일상생활과 맞물리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여성을 성적욕구의 대상으로 보게 하는 장치는 주위에 널려있다. 텔레비전, 인터넷, 포르노 등등. 이들은 접근이 쉬울 뿐 아니라 현실의 여성을 인터넷 포르노속의 여성과 동일시하여 인간으로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한 해독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학교의 성교육은 아무 효과도 없을 것이다.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의식개혁을 위한 기본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여성을 평등한 인간으로서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본적이고 중요하다. 이런 성교육을 강화하고 현실의 일상생활과 연결하도록 하는 생동감있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심영희 한양대 사회대 학장
  • [김영희 이혼클리닉] 성폭행 당한 일, 남편에 고백해야 하나

    [김영희 이혼클리닉] 성폭행 당한 일, 남편에 고백해야 하나

    좋은 남편과 아들, 딸을 둔 37세 가정주부입니다. 저는 18세 여고생 때 과외를 마치고 밤늦게 집에 오다 남학생 두 명에게 윤간을 당했던 슬픈 과거가 있습니다. 너무 무서워 부모님과 오빠에게도 숨겼습니다. 남편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결혼했는데 양심의 가책으로 괴롭습니다.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들고, 당뇨와 심장병도 심합니다. 과거 탓인지 부부생활도 즐겁지 않습니다. 이제라도 남편에게 고백하고 속죄를 하고 싶은데 어쩌면 좋을까요? -명숙- 당신이 올려 놓은 상담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팠을 것입니다.19년 전 불행한 일을 당해 순결을 잃게 된 당신의 고통이 마음으로 전해져 오는군요.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많은 남자들은 마음속으로 아내될 사람이 몸과 마음이 순결한 여자였으면 하는 바람들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이 사고를 당한 그때만 해도 여자의 육체적 순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을 해서 신혼여행을 떠난 신혼부부가 첫날밤을 지낸 후 신랑이 신부의 순결을 의심하여 갈라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처녀성이 문제가 되어 결혼파탄이 심심찮게 생기게 되자 일부 성경험이 있는 처녀들이 병원에서 처녀막 재생 수술을 받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내의 처녀성을 문제 삼았던 그 남자들은 자신은 순결한 사람이었는지, 순결의 참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명숙씨, 육체적 순결보다 정신적 순결이 더 소중합니다. 의례적인 말로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사람은 한평생 사는 동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상대편의 과실로 교통사고를 당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거나 장애인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나간 사람이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가 엄청난 화재를 불러와 피땀 어린 소중한 전 재산을 다 잃어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당신 역시도 밤길에서 불량 청소년들을 만나 강제로 성폭행을 당한 경우이지요. 결혼 전 남편 될 사람에게 과거 아닌 과거를 털어 놓을 수 없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때 고백하지 못했던 것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받아 괴로우니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속죄하고 싶다고 했는데 남편에게 그 사실을 말한다 해도 당신 마음은 절대로 홀가분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착한 남편에게 충격과 고통만 안겨주게 됩니다. 적절한 표현은 아닙니다만,‘모르면 약, 알면 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편이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당신은 지금 겪고 있는 고통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또 다른 고통을 안게 될 것입니다. 명숙씨, 신은 인간에게 망각과 용서라는 참으로 귀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우리들 마음에 망각과 용서가 없다면 미움, 증오, 섭섭함, 후회, 수치스러움, 견디기 힘들었던 모든 기억들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가슴속에 담은 채 살아가야 한다면 제 정신으로 살 수 없을 겁니다. 망각은 세월 속에 묻히고, 용서는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 꽃을 피웁니다. 잊어야 할 것을 잊지 못하고,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않은 채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아두게 되면 그것들은 미움과 증오를 낳아서 내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불행도, 행복도 그 절반은 성격이 만든다고 합니다.19년 동안이나 악몽을 마음에 품고 괴로워하고 있는 당신은 진실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지우고 버리면 될 일을 버리지 않고 스스로 멍에와 족쇄를 채운 채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즐거움은 없고 어둡고 침울함만 있는 당신과 함께 살고 있는 남편과 자식들은 곁에서 얼마나 힘들까요. 불면증에 당뇨, 심장병에 시달리고 있는 아내, 불감증으로 전혀 성생활이 즐겁지 않은 아내를 둔 남편의 심정을 헤아려 보셨는지요. 명숙씨, 이제 그만 당신에게 드리워진 검은 커튼을 활짝 열어 젖히고 훌훌 털고 나오십시오.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보거나 신앙생활을 해보는 것도 마음을 다스리는 한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두운 과거에서 빠져 나오려는 본인의 강한 의지만이 당신을 불행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경찰의 성폭행피해자 인권침해 사례

    경찰은 14일 밀양 고교생의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 기존 수사팀을 해체하고 여경 1명을 포함한 6명의 새 수사팀을 편성해 이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사건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수사경찰의 피해 여학생들에 대한 폭언 등과 관련, 남기룡 울산 남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피해 여학생에게 폭언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 경장의 경우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앞서 이번 사건 파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남부서 하모 형사과장과 강력 6팀 송모 팀장을 각각 인사조치했다. 한편 성폭행 사건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인권침해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지난해 성폭행 피해자 100명에 대해 면접조사를 한 결과 32%가 경찰조사과정에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 26%가 가해자의 협박이나 합의요구에 시달렸다고 응답했다. 한 피해자는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정신병자냐, 미친 것 아니냐.”는 폭언을 듣고 경찰관을 고소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피해자는 “경찰관이 ‘가해자 입장에서는 당신이 (성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보지 않겠느냐. 합의를 보는 게 더 편하다.’며 합의금까지 제시해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같은 사례는 이 상담소가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2239차례에 걸쳐 실시한 상담과 167차례에 걸친 법정 모니터링에서도 확인됐다. 성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하자 경찰관이 “날이 더우니까 별 XX들을 다한다.”는 말을 비롯해 검찰조사 과정에서 “첫번째 성관계였느냐.”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들었다는 피해자도 있었다. 한 집단 성폭행 피해자는 심지어 “그룹섹스를 즐긴 게 아니냐.”는 기막힌 말까지 들었으며 유흥업소에 근무하는 한 여성 피해자는 “너처럼 몸을 함부로 굴리는 애는 합의금도 안 나온다.”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했다. 부산 성폭력상담소 지영경(32) 사무국장은 “성폭행 피해자들의 2차 인권피해 문제가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비슷한 피해 사례는 이전부터 전국적으로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국회의원들은 울산 현지를 방문해 밀양 고교생들의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피해자 인권침해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했다. 인권위원회도 15일 울산을 방문해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남편살해 여성 83% “상습 학대 경험 있다”

    남편살해 여성 83% “상습 학대 경험 있다”

    살인을 저지른 여성들, 그 절반은 남편을 상대로 범행했으며 이들 남편살해범의 83%가 남편에게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법무부가 충북대 아동복지학과 김영희 교수에게 의뢰해 지난 1월 청주여자교도소 수감자 436명을 심층면접한 결과 드러났다. 청주여자교도소에는 전국 살인죄 여성수감자의 96%가 수용돼 있다.‘남편살해 여성의 심리사회적 특성’보고서는 15일 서울여성의 전화 주최의 토론회에서 보고된다. 여성수감자의 살해 대상과 동기를 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여성 살인범 절반이 “남편 죽였다”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 531명 중 조사에 응한 436명을 면접한 결과에 따르면 57.1%인 249명이 살인을 저질렀으며 이 가운데 남편을 살해한 경우가 53.4%에 달했다. 남편살해 여성의 82.9%가 폭력 등 상습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25%는 결혼 전부터 한달에 한번꼴로 폭행을 당했으며, 남편이 자녀나 친여동생을 성폭행한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 의처증에 시달렸고, 남편이 집안에 도청장치를 설치한 경우도 조사됐다. 일부 남편은 성장한 딸의 옷을 벗기고, 아내에게 무릎을 꿇도록 강요, 위에서 소변을 보기도 했다. ●대부분 의처증으로 고통받아 남편 A(54)씨는 술만 마시면 아내 B(55)씨가 살림을 못한다며 때렸다. 지난해 5월 술취한 남편은 반찬이 맛없다며 입속 음식물을 뱉어 아내에게 던지려 했다. 두 딸이 말렸지만, 남편의 욕설과 행패는 4∼5시간이나 계속됐다. 참다 못한 아내는 이불로 남편의 얼굴을 감싼 채 20여분간 목을 졸랐다. 딸들은 아버지의 팔, 다리를 잡았다.B씨는 살인죄로 징역 5년을, 딸은 존속살해방조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여성 살인범들은 남편을 살해한 동기로 44.5%인 57명이 폭행,35.2%가 치정,15.6%가 경제적 문제를 꼽았다. 원한(7.8%)·격분(7.8%)·격투(7%)가 뒤를 이었다. 이들은 남편을 살해할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편이 사라진다는 것 이외에 재판을 받거나 교도소에 갇힌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27%가 무기징역을, 나머지는 평균 징역 10년형을 받았다. 남편살해 여성의 또다른 특징은 결혼 전 교제기간이 짧았다는 것이다.6개월 이하가 41.6%로 가장 많았고,6개월∼1년(31.5%),1∼3년(18%),3년 이상(6.7%) 순이었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밀양 성폭행’ 전면 재조사

    울산지방경찰청은 13일 밀양지역 고교생들의 여중생 집단 성폭행사건과 관련, 수사를 원점에서 재개해 불구속 입건한 고교생 가운데서도 혐의내용이 중한 피의자들을 다시 가려내 모두 사법처리키로 했다. 또 사건처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수사책임자인 울산 남부서 하모 형사과장(경정)과 수사를 담당한 강력6팀장(경위)을 전보조치했다. 성폭행 피해 여학생에게 ‘너희가 고향 물 흐렸다.’는 등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관을 대기발령을 냈다. 한정갑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수사과정에서 인력이 모자라 여경조사관을 배치하지 못한 점과 경찰폭언, 가해자의 피해자 협박 등이 발생했다.”며 사과했다. 경찰은 이날 인터넷에 밀양 사건 피의자라며 사진을 올리거나 유포시킨 네티즌에 대한 수사에 착수, 밀양 성폭행 사건 수사가 인터넷을 통한 2차 피해자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피의자가 아닌데도 인터넷에 자기 사진이 게재돼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신고가 속속 접수됨에 따라 인터넷에 이같은 사진을 올리거나 거짓 사실을 유포시킨 네티즌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여성부는 이날 현지에 조사관 2명을 보내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관련 상담소에서 적정한 조치가 취해지고, 피해자 보호 등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확인에 들어갔다. ●전말 울산남부경찰서는 이달 초 피해자 가족 신고에 따라 울산지역 여중생 2명을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집단으로 성폭행하거나 구타한 밀양지역 고교생 41명을 붙잡아 12명을 특수강간·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거당시 2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3명만 구속됐다. 보강수사를 위해 불구속된 19명이 훈방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울산지역 여성단체와 네티즌 등이 경찰에서 사건을 가볍게 처리하려 한다며 들고 일어났다. 또 일부 언론에서 사건을 처음 보도하면서 피해 여중생의 실제 성(姓)을 그대로 쓰고 자매가 함께 성폭행당한 것으로 잘못 보도, 피해자 가족 등이 심하게 항의했다. 피해자 가족측과 여성단체 등은 경찰이 수사를 하면서 여성경찰관은 참여시키지 않고 피해·가해자측이 맘대로 부딪칠 수 있도록 해 가해자측 가족이 피해자를 협박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수사가 매끄럽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사와 상관없는 한 경찰관이 경찰서안에 대기하고 있던 관련 학생들에게 폭언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인권위 “인권침해 경찰 직권조사”

    국가인권위원회는 밀양여중생 성폭행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 수사 과정의 인권침해 행위를 직권조사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인권위는 “피해자의 심리적 모멸감, 불안감, 성적 수치심 등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행위가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국가인권위법 제30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직권조사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그동안 성폭력 피해자들이 부당한 수사에 피해를 입었다며 모두 29건의 진정을 냄에 따라 수사기관에 개선하도록 권고했고 이에 대한 지침도 만들어졌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보듯 실제 수사과정에서는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어 권고내용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직권조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밀양 성폭행’ 분노 확산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고교생들의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전국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찰의 미숙한 대처를 성토하는 촛불집회가 열리는가 하면 경찰청과 사건을 담당한 울산 남부경찰서 홈페이지에는 하루 수백건의 항의성 글이 오른다. 정치현안이 아닌 일반 사회 사건에 네티즌이 온·오프라인으로 집단행동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주말인 11일 오후 7시쯤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는 150여명이 자발적인 촛불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사건이 알려진 직후인 7일과 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잇따라 생겨난 ‘밀양연합 전원 강력처벌을 바랍니다’(cafe.naver.com//antimy) 등 2곳의 카페 회원들이다. 회원은 벌써 76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촛불과 피켓을 들고 “피해 여중생이 가해자 가족들로부터 ‘몸조심 하라.’는 협박을 들었고 경찰도 피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너 때문에 밀양 물이 흐려졌다.’는 폭언을 퍼부어 피해자를 두번 죽였다.”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수사 관행을 개선하고 가해 학생들을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종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관련 글이 쇄도하고 있다. 울산 남부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지난 10일 이후 1050여건의 경찰수사를 비난하는 글이 빗발쳤다. 또 평소 많아야 수십명 정도가 참여하는 경찰청 홈페이지 토론방에도 한 네티즌이 토론을 제의한 지 4일 만에 250여개의 대글이 달렸다.‘송정은’이란 네티즌은 “피해자들에게 40여명이나 되는 강간범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가해자를 추려내라고 했다니 이게 정말 한국경찰의 현주소인가.”라고 개탄했다. 울산 남부서가 세 차례에 걸쳐 ‘집단 성폭행 사건 수사사항 및 향후계획’을 홈페이지에 올려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1월부터 자매 등 여중생 5명을 수차례에 걸쳐 마구 때리고 집단 성폭행한 경남 밀양지역 고교생 A(18)군 등 41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2명을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29명을 입건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사설] ‘밀양사건’ 성폭행 처리 새 잣대돼야

    최근 밝혀진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은 먼저 그 실상의 참혹함에서 큰 충격을 주었지만 그뒤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그에 못잖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1년 동안 40여명에게 유린 당한 소녀들이 가해자 가족에게서 협박을 받는가 하면 수사를 맡은 경찰관은 “밀양의 물을 다 흐려놓았다.”고 소녀들에게 폭언했다. 또 성폭행 가담자의 대부분은 구속조차 되지 않았다. 구속이 능사는 물론 아니지만, 이같은 범죄에서 ‘경미한’ 혐의가 따로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성폭행은 두말할 필요없이 인간에 대한 극악한 폭력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보듯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이에 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 가족이 성폭행을 범했으면 피해자에게 극구 사죄하고 자녀 교육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반성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일 터이다. 그런데 피해자를 협박함으로써 죄를 면하려 했으니, 그 협박꾼의 죄 또한 가볍지 않다. 경찰의 잘못은 더욱 크다. 피해자가 범죄의 원인을 제공한 것처럼 수사관이 폭언한 사실, 경찰서 내에서 가해자 가족의 협박을 방지하지 못한 일, 성폭행 범죄는 여경에게 진술하도록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데 피해자의 이같은 요청을 묵살한 짓 등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보여준 행태는 모두 철저히 조사되고 관련자는 문책 받아야 한다. 우리사회가 이같은 집단성폭행을 더이상 허용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이 사건의 가해자, 협박꾼, 자격 없는 경찰관 등이 어떻게 처리되는가를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비극적인 사건이 우리사회에 성폭행 처벌에 관한 새 잣대를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천안여고생 살해용의자 자살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여고생을 성폭행, 살해한 범인은 지난 1일 목을 매 자살한 20대 남자로 밝혀졌다. 천안경찰서는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결과 살해된 이모(17·고 2)양의 사체에 남아 있던 정액 등 유전자와 자살한 이모(25·비누도매대리점 종업원)씨의 유전자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양은 지난달 9일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귀가하다 연락이 끊긴 뒤 다음날 오전 9시 20분쯤 천안시 두정동 자신이 사는 K아파트 111동 1층 뒤쪽 난간 밑에서 하의가 벗겨지고 흉기에 목이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지난 1일 오전 7시 40분쯤 충남 아산시 영인면 야산에서 “엄마 아빠,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는데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써놓고 나무에 끈으로 목을 매 자살했다. 경찰은 이씨가 직장 부근에 살고 있는 이양을 좋아하다 이날 성폭행, 살해한 뒤 경찰 추적이 계속되자 중압감에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앞일 모른 앞니

    8년 전 성폭행한 초등생의 행방을 쫓아 또다시 성폭행한 40대 파렴치한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모(44)씨는 지난해 11월 여고생 A양이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는 것을 기다려 자신의 화물차로 납치, 농로에서 성폭행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임씨가 8년 전에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A양을 성폭행했고, 그간 행방을 쫓아오다 다시 인면수심의 짓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그는 검거 당시 또 다른 초등학생 B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고 있었다. 임씨는 지난 10월31일 안동시내에서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초등학생 B양을 성폭행한 뒤 달아났다. 당시 B양을 유인하던 임씨의 얼굴을 본 친구들은 “범인의 앞니가 빠졌다.”는 결정적인 진술을 했고, 경찰은 탐문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낸 임씨 체액의 DNA가 여고생 성폭행 미제사건의 용의자 DNA와 일치해 추가 범행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미혼인 그는 성적욕구를 풀기 위해 어린 여학생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11월28일 임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국제플러스] 日 강력범죄 형량 대폭강화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거의 1세기만에 형법을 고쳐 강력범죄에 대한 형량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일본 참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법정형의 벌칙 강화와 공소시효의 연장을 뼈대로 한 개정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가결,3개월 이내 시행하기로 했다. 개정 형법은 복수의 죄를 저지른 피고의 유기징역형 상한을 현재의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하고 살인죄의 하한을 3년에서 5년으로 끌어올렸다. 또 집단 성폭행죄를 신설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살인 등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의 공소시효를 15년에서 25년으로 끌어올렸다. 일본의 형법이 이처럼 획기적으로 개정된 것은 지난 1908년 시행 이래 처음이다.
  • AIDS 여성환자 조만간 남성 추월한다

    AIDS 여성환자 조만간 남성 추월한다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확산 추세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에이즈 분석기사 등을 통해 남성 대비 여성 에이즈환자의 비율이 7년 전보다 7% 증가했다고 전했다.1990년대 후반 이후 여성들의 감염속도가 초기 감염자의 주종을 이뤘던 남성들의 감염 속도를 가파르게 추월하면서 얼마되지 않아 감염자의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 같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생리구조탓… 남편전파도 한몫 지금까지는 일부 성매매 여성을 제외하곤 안전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였던 평범한 일반여성들마저도 에이즈 감염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3940만여명의 감염자 가운데 여성은 47%가량. 아직 남성 숫자가 약간 앞서지만 주부, 학생, 회사원 등 일반여성들 사이에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밝혔다. 라틴아메리카,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에서 청년 감염자 중 여성 비율은 28%에서 2년 만에 40%로 급격히 상승했다. 감염자 5명 중 2명이 젊은 여성이라는 얘기다. 특히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지역의 경우 여성 감염자는 무려 57%로 오히려 남성을 앞선다.15∼24세 여성 4명 가운데 3명꼴로 에이즈 감염자였다. 외신들은 여성이 에이즈에 더 취약한 이유로 우선 생리구조를 든다. 남성에 비해 성관계 중 쉽게 감염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요도에서 자궁까지의 짧은 거리, 성관계 중 상처입기 쉬운 생식기관 등으로 바이러스 침입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다. 또 사하라 남부지역에서 보듯 10대 소녀들의 두드러진 감염 증가는 생리요인과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20∼30대 여성들은 생식기관에 충분한 점액이 배출되지만 10대들은 성관계 중 윤활작용으로 상처를 막고 면역 역할을 하는 점액층의 부족으로 감염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사하라남부 감염자 57%가 여성 최근 들어서는 남편에 의한 가정주부 전염도 에이즈 급증의 요인으로 꼽힌다. 태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2002년 신규 감염자의 절반은 밖에서 감염된 남편으로부터 2차 감염된 주부였다. 아울러 아프리카 등지에서 남편 등 남성들의 성적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고 남성들이 쾌감의 확대를 위해 콘돔 사용을 거부하는 경향이 높은 것도 여성들의 감염을 높이는 이유다. 지구촌 곳곳에서 빈발하는 성폭행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와 최근 높아지는 이혼율도 에이즈 확산의 또 다른 요인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사설] 피해 여성 배려한 강간죄 판결

    서울북부지법이 때릴 듯한 태도로 단지 겁을 줘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폭행·협박의 정도가 가벼웠다 해도 심리적으로 피해자를 위협해 반항하지 못하게 한 점을 인정한 전향적인 판결이다. 강간죄가 성립하는 전제 조건인 ‘항거 불능’을 넓게 해석한 것이다. 여성계에서는 이 판결이 성폭력 피해의 현실을 반영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최근 강간범에 대한 무죄 판결이 논란을 부르고 있던 참이다. 법원은 범죄의 조건을 엄격하게 요구한다.‘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폭행·협박은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례에 너무 얽매여 있다는 인상이다. 대법원도 성행위를 거부했지만 탈출하거나 구조를 요청하는 등 적극 반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죄를 인정하지 않은 적도 있다. 가해자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강간당하는 여성은 위세에 눌려 저항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서울북부지법의 지적은 귀를 기울일 만하다. 법과 국가가 성폭력에 직면한 여성들에게 목숨을 건 저항을 요구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대목이다. 가벼운 성추행도 처벌을 받는데 그보다 더한 행위를 하고도 강간죄의 요건에 맞지 않다고 무죄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개방적인 사회 풍조 속에 성범죄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치안 활동을 강화해서 범죄를 미리 막아야 하겠지만 엄한 판결을 내려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강간죄의 조건을 엄격히 해석하는 대법원 판례부터 바꿔야 한다. 법과 법원은 사회를 위해 존재하고 판례는 시대의 조류에 따라 변경될 수 있어야 한다.
  • [여성&남성] 표창원 경찰대 교수 강연

    [여성&남성] 표창원 경찰대 교수 강연

    “누군가 묻더군요. 성행위에 있어서 상대방의 의사 결정권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표준성행위승인서’에 사인이라도 받아야 되느냐고….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세요.” 강의실에 한바탕 웃음이 터지면서 반응이 엇갈린다. 일부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부는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야?’라며 쑤군거린다.“성행위는 철저하고 명확한 상대방의 동의 아래 이뤄지느냐에 따라 범죄냐 로맨스냐로 엇갈린다.”는 거듭되는 강조에도 쑤군거림을 멈추지 않는다.1일 서울 연세대 과학관에서는 경찰대 표창원(38) 교수의 특강이 열렸다.‘데이트 성폭력과 스토킹’이라는 주제의 특강에는 8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귀를 기울였다. ●“여자의 No는 Yes?” 표 교수는 웅성거리는 학생들에게 “지난 1996년 옥스퍼드 대학 기숙사에서 한 남학생이 오랫동안 사귀던 여자친구와 애정 표현을 하다 여학생의 그만하라는 말을 무시하고 성행위를 계속하는 바람에 고소를 당해 사회적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면서 “결국 영국 법정은 이 남학생의 강간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 관계는 예측이 불가능하니 상대방에게서 느낀 불명확한 느낌만으로 물리적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주의를 줬다. 표 교수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여자의 No는 Yes다.’,‘혈기왕성한 젊음에 무슨 일인들 못하느냐.’는 등의 관습적 속설은 사라져야 한다.”면서 “8살짜리 제 딸도 싫으면 ‘싫다.’고 분명하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데 여성이 그런 판단능력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강간 범죄 임신 확률 5%에 불과 표 교수는 “사자나 꿩처럼 일반적으로 수컷이 더 아름다운 것은 본능적으로 성행위가 여성에게 간택받기 위한 종족 유지의 수단인 것을 보여준다.”면서 “강간 범죄에서 피해자의 임신 확률이 최대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몸이 스스로 강제적인 성행위를 거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성행위 자체를 성욕만을 위한 본능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강간 행위가 있는 오랑우탄 사회에도 동물학자들은 수직적 권력관계에서 권력의 우위를 보여주는 수단일 뿐 성욕 해결을 위한 본능적 행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면서 “결국 인간 사회에서 모든 성폭행 등의 범죄도 본능의 차원이 아니라 불평등한 남녀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못박았다. ●처벌 규정 없는 스토킹 범죄 표 교수는 “성 범죄에 대한 우리 법원의 의식은 점점 진보하고 있지만 새로운 문제는 스토킹”이라면서 “아직 우리 법에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토킹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반복되는 여러가지 행위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지만 법원은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처벌하느냐.’고 망설이고 있다.”면서 “성폭행이나 살인 등의 중범죄로 실질적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에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연(23·중어중문학과 4년)씨는 “사회가 바라는 수줍어야 하는 여성상 탓에 막상 내 자신에게도 성행위 상황이 닥치면 망설일 가능성이 다분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의사표현을 명확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도예찬(20·인문계열 1년)씨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중요하다는 말이 귀에 남는다.”면서 “남자가 먼저 조심하고 진지하게 접근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강의를 들은 소감을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NBA] ‘맥밍시대’ 열린다

    ‘그들이 돌아온다.’ 미국프로농구(NBA) 04∼05시즌이 3일(한국시간)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신생팀 샬럿 밥캐츠가 가세해 30개 팀이 펼치는 정규시즌은 각각 동·서부 콘퍼런스의 3개 지구로 나뉘어 팀당 82경기를 치른다. 이번 시즌의 큰 특징은 전력평준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게 참패한 ‘호화군단’ LA 레이커스가 와해돼 어느 팀에게도 선뜻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정상급 스타플레이어 4명의 만남과 헤어짐이다.NBA 최고의 슈터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와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이상 휴스턴 로키츠)의 ‘조우’,‘공룡센터’ 샤킬 오닐(마이애미 히트)과 ‘포스트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레이커스)의 ‘결별’은 NBA 판도를 변화시킬 가장 큰 태풍이다. 지난 4년 동안 올랜도 매직의 간판스타로 군림했던 ‘티맥’ 맥그레이디는 올해 휴스턴에 둥지를 틀었다. 이적 이유는 단 하나. 야오밍과 함께 챔피언반지를 끼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결합을 놓고 호사가들은 ‘맥밍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맥그레이디는 지난 두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리그 최고의 스몰포워드. 특히 02∼03시즌에는 1977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당 30점 이상(32.1점)을 기록했다. 아디다스가 그의 엄청난 탄력과 폭발적인 득점력에 반해 벌써 수년째 ‘T-MAC시리즈’ 농구화를 출시할 정도로 상품성이 높은 선수다. 야오밍은 지난해 올스타투표에서 오닐을 제치고 서부콘퍼런스 대표 센터로 뽑힐 정도로 NBA에 거센 ‘황색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2년 동안 60차례의 ‘더블더블’이 보여주듯 실력도 이미 NBA 정상급이 됐다. 펩시콜라 맥도날드 리복과 같은 다국적기업은 그를 이용해 중국대륙에 침투하고 있다. 두 선수의 결합으로 휴스턴은 우승후보는 물론 최고 인기팀으로 올라섰다. 레이커스를 99∼00시즌부터 3년 연속 챔피언에 올려 놓았던 오닐과 코비는 지난 시즌 챔프전 패배 이후 완전히 등을 돌렸다. 오닐은 “용서할 수 없는 이기주의자 코비가 나를 떠나게 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성폭행 혐의로 곤욕을 치른 코비도 “오닐처럼 돈을 주고 여자의 입을 막았어야 했다.”고 받아칠 정도로 감정대립은 극에 달했다. 레이커스를 버린 오닐은 벌써 마이애미에서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 오닐은 가드 드웨인 웨이드, 포워드 에디 존스의 지원을 받으며 ‘마이애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코비는 오닐과 1대3으로 트레이드된 라마 오돔, 브라이언 그랜트, 캐론 버틀러를 위시해 새크라멘토 킹스에서 건너온 블라디 디박과 호흡을 맞춘다.NBA는 두 선수의 대립이 이번 시즌 ‘최대의 흥행카드’라고 판단, 크리스마스 메인이벤트에 레이커스와 마이애미 붙여 놓았다. 이밖에 뉴저지 네츠의 ‘주포’였던 케년 마틴이 덴버 너기츠로 옮겨가 카멜로 앤서니와 어떤 호흡을 맞출지, 지난 시즌 신인왕에 오르며 ‘새황제’로 떠오른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여전한 활약을 보여줄 지,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1,2순위 드와이트 하워드(올랜도)와 에메카 오카포(샬럿)가 연착륙할 지 등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장길산(SBS 오후 9시55분) 옥여 스님은 감사를 찾아가 상투를 자르고 장길산을 괴롭히지 말라고 호통친다. 화가 난 감사는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돌입하고 장길산의 본거지를 발견한다. 한편 이경순은 묘옥이 살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월정사로 쫓아간다. 이경순과 묘옥이 극적으로 상봉하지만 묘옥은 등을 돌린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오랜 내전이 계속되면서 유혈 충돌과 폭력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를 찾아간다. 내전의 희생자들인 전쟁난민 5만명이 경기장에서 살고 있다. 이들 중 여성들은 큰 피해자들이다. 수 만명의 여성들이 반군뿐만 아니라 정부군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소녀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문화 문화인(EBS 오후 11시40분) 다작의 시인이면서 끝없는 열정의 상징. 폭넓고 다양한 시세계로 많은 평론가들의 연구와 수식어가 따라붙는 시인 고은. 그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몇 안 되는 우리 시대 시인중 한 사람이다. 현실을 온몸으로 겪어내며 끊임없이 노래해온 고은의 삶을 그의 시 속 현장에서 조명한다. ●리얼 스토리(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가정불화와 폭력 등으로 상처 받은 아이들은 집을 떠나 거리로 나온다. 각기 다른 아픔을 가지고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가정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함을 느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없고 하루를 살기 위해 범행을 시작하는데….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고기 썰기 10년 경력에 ‘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있다. 생고기를 가지고 각종 예술 작품까지 만든다는 고기 썰기의 달인 권한중씨를 만나본다. 거대한 천연 고구마가 나타났다는 제보가 접수되었다. 국내 유일의 고구마 전문가와 특종 팀이 거대 고구마의 실체를 밝힌다. ●달래네 집(KBS2 오후 9시20분) 찜질방 CF모델을 하게 된 민경. 미리와 국진의 성화에 못이긴 광기는 민경과 함께 CF감독을 만나러 간다. 광기는 국진의 조언을 떠올리며 이번 기회에 민경에게 괜찮은 남자임을 보여주려 한다. 한편 자혜와 진건이 비밀 데이트를 즐길 때마다 민호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데….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실은 덕배를 통해 진국을 떠보다가 금괴와 보석들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진국이 영란과 또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된 희수는 몹시 화를 내고, 진국은 극도로 예민하게 구는 희수를 이해할 수 없다. 병원에 간 희수는 뜻밖에도 임신 7주라는 진단을 듣고 난감해진다.
  •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박호상 경사

    [메트로 탐방]우리署 명물-박호상 경사

    “완전범죄는 없습니다.범죄자가 현장에 남겨둔 1%의 단서를 근성과 의지로 찾아내야죠.”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 강력1반 박호상(49) 경사는 ‘킬러 잡는 킬러’로 통한다.강력계에서만 18년을 근무하면서 해결한 살인사건만 20건에 이르기 때문이다.다른 범죄까지 합하면 모두 450여명의 범인을 검거했다.지난해 서울경찰청이 선정하는 강도 부문 ‘베스트 형사’로 뽑혔다. 많은 해결사건 가운데 의경 살인사건이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새해를 사흘 앞둔 지난 2000년 12월28일 강남 일대에서 30여차례에 걸쳐 강도·성폭행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불심검문을 하던 의경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박 경사는 “인파로 붐비는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어이없이 한 식구의 생명을 빼앗긴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떠올렸다.용의자의 몽타주가 담긴 수배전단을 10만장 넘게 뿌리면서 여관마다 탐문수사를 벌이던 박 경사는 사건 발생 나흘 만에 서초동의 한 여관에서 용의자를 붙잡았다. 그는 “수갑을 채워 경찰서에 들어설 때 서장님을 비롯,전직원이 박수를 보냈다.”면서 “강력반 형사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압구정동 여대생 납치 살인사건처럼 범인을 잡고도 안타까움이 남는 사건도 있다.당시 피해자 가족은 “돈을 주면 딸을 돌려보내주겠다.”는 범인들의 말만 믿고 1억원을 건넸으나,끝내 피해자는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박 경사는 “피해자 가족이 조용히 해결하려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고 안타까워했다.그는 “납치범들은 대부분 돈을 받으면 얼굴을 본 인질을 살려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살인사건 해결사’답지 않게 유순한 인상이라 애를 먹은 적도 많다는 박 경사는,그런 인상조차도 조사의 기술로 활용한다.그는 “경찰서는 죄없는 사람도 들어오기 무서워하는 곳인데 피의자는 오죽하겠느냐.”면서 “웃는 얼굴로 가족같이 대해주면 조사도 더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귀띔했다. 박 경사는 경찰도 의사와 같은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한순간의 판단으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도,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는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제복을 벗는 날까지 강력계를 지킬 것”이라고 듬직한 웃음을 날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대법원의 성폭행 비디오 증언 인정

    대법원이,성추행 당한 여자 어린이가 제3의 전문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찍은 비디오 테이프를 증거로 채택해 가해자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1심과 2심에서 증거 채택이 엇갈렸던 비디오 증언을 최종 인정한 것이다.이번 판결을 따르면 성폭력 피해 아동은 수사 과정에서 상담센터 등 다른 곳에서 진술을 녹화해 제출해도 증거로 인정받는다. 그동안 성폭력 피해자는 경찰과 검찰,법원에서 신분을 노출하고 되살리기 싫은 기억을 떠올리며 같은 내용을 몇번씩이나 되풀이해서 진술해야 했다.수사기관은 범죄를 해결한다는 명분만 앞세워 피해자의 명예훼손이나 모욕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심지어 가해자와 대질신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피해 자체보다 오히려 더 큰 고통이었다.가족들이 받는 상처는 말할 나위도 없다.이 때문에 성폭력 피해의 신고율은 다른 범죄보다 크게 낮다.이번 판결은 피해자나 가족의 정신적 고통을 줄여주고 인권을 보호하는 진일보한 판결로 평가된다. 13세 미만 어린이의 성폭력 피해는 지난해 7000여건으로 4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이번 판결을 계기로 수사기관이나 사법부는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보호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최근 시행된 전자법정은 그런 취지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경찰도 아동 성폭력 피해자가 조사 과정에서 더 큰 상처를 받지 않도록 반복 진술을 줄이는 등의 조사기법을 개발하기 바란다.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7월 수사기관에 권고한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경찰서마다 어린이 성폭력 전담수사관을 두고 가해자의 진술조서를 볼 수 있게 하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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