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불법사채·청부폭력 근절”
#1.전북지역에 사는 대학생 A(19)군은 휴대전화요금을 내기 위해 사채 5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 갚아야 할 돈이 곧 750만원으로 늘고, 사채업자가 빚을 독촉하자 A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서울에 사는 20대 여성 B씨는 사채 1800만원을 끌어쓴 뒤 연 240%의 고리에 시달리다 연체하기에 이르렀다. 사채업자는 B씨를 성폭행한 뒤 안마시술소에 넘겼고,B씨가 성매매로 번 돈 1억 1500여만원을 빼앗았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을 비롯해 세무·금융당국,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이 불법 사금융 및 청부폭력 근절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14일 오전 지검 청사 6층 소회의실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지방국세청, 금융감독원, 서울시 등 유관기관 실무자들이 참석, 대책회의를 열고 올 연말까지 불법 사채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이는 사금융 이용자가 189만명, 무등록 대부업체 이용자가 33만명에 이르고, 평균 이자율이 78%로 추산되는 등 서민층의 피해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집중 단속대상은 서민을 상대로 한 무등록·고금리 대부행위, 불법채권추심행위, 이권이 개입된 청부폭력행위 등이다. 유관기관 5곳의 실무자들은 매주 한 차례 이상 만나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이메일로 범죄첩보를 상시 공유하기로 했다. 검찰은 폭력조직이 끼어 있거나 규모가 큰 ‘기업형’ 사채업자 등은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검사 3명, 수사관 15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도 꾸렸다. 또 사안이 무겁거나 재범 위험성이 있으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또 수사기관이 사법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세청은 과세자료를 넘겨 받아 불법수익에 대한 세금을 징수하고, 서울시는 영업정지, 등록취소,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불법사금융이나 청부폭력 신고전화는 국번없이 1301(검찰청 종합신고전화),1379(생계침해형 부조리사범 통합신고센터) 등이다. 김주선 부장검사는 “형사처벌, 불법수익 과세,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는 종합적 단속체계를 구축해 서민을 울리는 악덕 사채업자들을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