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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지도층 ‘성접대 의혹’ 파문] 30명 수사 선상… 고위층 性스캔들 ‘판도라의 CD’ 7장 열리나

    [사회지도층 ‘성접대 의혹’ 파문] 30명 수사 선상… 고위층 性스캔들 ‘판도라의 CD’ 7장 열리나

    사회지도층 성 접대 의혹 사건은 지난해 11월 개인사업을 하는 여성 A(52)씨가 건설사 대표 Y(51)씨를 강간과 협박 혐의 등으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Y씨가 나에게 최음제를 먹여 성폭행했고,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한 뒤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면서 “Y씨에게 빌려간 15억원을 갚으라고 했지만, 채무독촉을 피하려고 흉기로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고위 공직자가 등장하는 동영상 의혹은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A씨는 Y씨가 돈을 갚지 않자 지인 P씨를 동원해 Y씨가 타던 외제차를 뺏어 왔는데 이 차 트렁크에서 Y씨가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 CD 7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문제의 동영상에 찍힌 지도층 인사들은 사정 당국 전·현직 고위 관계자, 대학병원장 등 5~6명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Y씨와는 아는 사이지만 강원도 원주 별장에 가본 적도, 성 접대를 받은 적도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협박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성 접대 동영상의 등장인물로 거론되는 사정 당국의 전직 고위 관계자 A씨는 20일 “Y씨를 알기는 하나 그 사람이 건설업에 종사하는지도 최근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몇 년 전 후배 부인 생일날 부부동반 저녁 모임에 초대받아서 갔는데 그 자리에서 Y씨 부부를 처음 봤다. 그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사정 당국 고위 공무원인 B씨도 “Y라는 사람 자체를 모른다. 항간에 내 이름이 거론되며 떠도는 이야기에 관심도 없고 아무 상관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직 고위 공무원인 C씨는 “1999년 고향 선배의 소개로 식사자리에서 Y씨를 만나 친하게 지냈지만 2005년쯤 사업비 부족을 이유로 집을 담보로 대출해 달라고 부탁해 거절하자 연락이 끊겼다”면서 “2008년쯤 자신의 별장 근처에서 골프 치고 좋은 사람하고 저녁식사도 하자고 열 번 넘게 전화가 왔지만 안 갔다. 문제가 된 별장도 원주에 있는지 이번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전했다. 수도권 소재의 대학병원장 D씨도 동영상 속 등장인물로 거론된다. Y씨가 공동대표로 있던 건설사는 해당 병원이 발주한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입찰 특혜 등이 오가지 않았냐느는 의혹에 대해 D씨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지난 17일 “당시 2개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병원은 공사비로 약 10억원을 예상했는데 Y씨의 건설사가 9억원을 제시해 낙찰됐다”면서 “계약은 이사장 결재를 받아 규정에 따라 진행됐고, 병원장은 입찰에 관여하지도 않았다. 확인해 본 결과 병원장은 Y씨 별장에 간 적조차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주통신] 성폭행범 전자 팔찌는 무용지물?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차를 빼앗아 모녀를 납치하고 어머니를 살해한 후 10살 난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범인이 당시 착용하고 있던 전자팔찌를 무력화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렌즈(29)로 알려진 이 범인은 뉴욕주 시라크스 지역에 있는 한 쇼핑몰에서 모녀가 탄 차를 납치한 후 딸의 어머니를 칼로 잔인하게 살해하고 딸을 성폭행한 후 도로 길가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가 지나가던 차에 의해 발견되어 체포된 바 있다. 하지만 연방조사국의 조사 결과, 이 범인은 지난 1월 아동 포르노를 보관한 혐의로 전자 팔찌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범행 당시에는 발목에 달려 있던 전자 팔찌를 빼고 범행 후 다시 부착해 이 같은 사실이 전혀 모니터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관해 연방조사국은 성폭행범들에게 설치된 전자 팔찌의 신호가 건물에 의한 전파 방해나 목욕 등을 할 시에는 잠깐씩 끊기는 허점을 이용하여 범인이 삽시간에 전자 팔찌를 제거하고 다시 착용하는 방법으로 이를 무력화한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주한美8군 “물의 빚은 병사, 불명예제대 등 고려”… “여론 무마용일 뿐” 비판도

    주한 미8군 측이 18일 최근 발생한 주한 미군 폭력사건에 관련된 병사들의 불명예제대를 시사하며 재발방지 약속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군 측이 소속 장병의 범죄를 개인 차원의 문제로 돌려 일시적으로 여론의 비난을 모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주한미군사령부 산하 주한 미8군은 공보실장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한국 경찰의 조사 결과와 법원의 판결에 따라 범죄로 물의를 일으킨 미군들에 대해 불명예제대를 포함해 추가적 조치가 고려될 것”이라면서 최근 잇따라 발생한 주한미군 범죄의 파문을 서둘러 진화하려고 했다. 하지만 미군 측이 이 같은 소극적 형태의 공언만 반복해 결과적으로 범죄 재발 방지 노력에는 미흡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군 측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모형총기 난사 사건 직후인 지난 4일에도 한국 경찰의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지난달 20일 동두천에서 미군 병사가 한국인 여성을 부대 안에서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서는 미 2사단 명의로 “병사의 잘못된 행동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주한미군 측은 미군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해 1월부터 주말과 주중 상관없이 오전 1~5시 병사들의 영외출입금지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속을 통해 위반을 적발하는 형태라 범죄 예방책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를 저지른 미군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그늘 속에서 실형을 피하고 해당 부대장은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데 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박정경수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미군들이 여론이 뜨거울 때마다 유감 형식의 성명서를 내는 것은 결국 문제의 근원적 해결책인 SOFA 등 제도개선 논의를 피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건설업자, 고위공직자에 성접대 의혹… 경찰 내사 착수

    한 건설업자가 고위 공직자를 포함한 유력 인사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18일 “건설업자 A(51)씨가 이권을 확보하고자 성 접대를 했다는 등의 최근 언론 보도로 사회적 이목이 집중돼 특수수사과가 의혹 해소 차원에서 내사를 시작했다”면서 “이제 내사를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성 접대 의혹 등에 관련됐다는 여성들과 접촉해 진술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며 성 접대 동영상도 현재로선 확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경찰청 범죄정보과는 앞서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해 일부 사실 확인 작업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하명 수사나 공무원 범죄를 전담하는 특수수사과에 수사 전 단계인 내사를 지시한 상태다. 성 접대에는 주부나 사업가, 예술가 등 여성 10여명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50대 여성 B씨가 건설업자 A씨와 그의 지인 C(44)씨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B씨는 A씨와 C씨가 강원 원주시 소재 별장으로 자신을 유인해 약을 먹이고 성폭행했으며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20억원을 갈취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A씨와 C씨를 체포하고 별장을 압수수색해 공기총과 알약, 성관계 동영상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사 진행 상황에 따라 수사로 전환할지와 참고인, 피의자 소환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주한미군 성폭행·마약범죄 급증… 기소돼도 10명 중 8명은 벌금형

    주한미군 성폭행·마약범죄 급증… 기소돼도 10명 중 8명은 벌금형

    주한 미군의 강력범죄 중 최근 성폭행 및 마약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 전체 미군 범죄자 10명 중 3명은 강력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 미군 범죄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 비율은 2010년 전체 사건의 50.5%, 2011년 62.2%, 지난해 68.0%였고 기소되더라도 벌금형이 처분된 비율은 2011년 82.7%, 지난해 78.1%로 대다수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17일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한미군 범죄 사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성범죄는 2011년 3명에서 지난해 10명으로, 같은 시기 마약 범죄자는 11명에서 20명으로 늘었다. 성범죄는 2010년 13명 이후 지난해가 두 번째로 많았다. 2010년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마약 범죄는 2011년 이후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늘었다. 대검찰청은 최근 확산되는 스파이스 등 국내 신종 마약의 상당량을 주한 미군이 군사우편을 통해 밀반입하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강·절도 미군 범죄자는 2011년 38명에서 지난해 20명으로, 폭력은 같은 시기 89명에서 39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주한 미군 범죄 중 강력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은 31.0%에 달했다. 강력범죄도 2007년 123명(전체의 43.5%), 2008년 116명(44.4%)에서 2009년 182명(56.0%)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0년 149명(39.2%), 2011년 142명(41.6%), 지난해 91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가 2001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후 미군 범죄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형사재판권 행사율이 2011년 62.6%, 지난해 72.2%로 매년 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국내 재판 회부와 실형 비율을 보면 처벌은 턱없이 약한 셈이다. 한편 이백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은 이날 에드 동 주한미국대사관 정무담당 공사참사관을 외교부 청사로 불러 주한미군 범죄의 증가와 관련해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근절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모든 성폭행범 ‘화학적 거세’ 가능

    앞으로는 피해자의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성폭력 범죄자를 대상으로 성충동 약물 치료인 이른바 ‘화학적 거세’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피해자가 16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일 때만 화학적 거세를 청구할 수 있었다. 법무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 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19일부터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개정법은 19일 이후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성범죄자에게도 소급 적용된다. 화학적 거세는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항(抗)남성호르몬제 등의 약물 투여와 심리 치료를 병행해 성 기능을 약화시키는 조치다. 성범죄자 중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과 감정을 거쳐 재범 위험성이 있는 19세 이상의 성도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검사가 이들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청구하면 법원은 검토 뒤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약물 치료가 결정된 성범죄자는 석방 전 두 달 안에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받고 석방 뒤에도 법원이 정한 기간 동안 보호관찰관의 집행에 따라 정기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물 치료 명령은 최장 15년까지 가능하다. 치료를 받지 않고 도망치거나 다른 약물을 투약해 치료 효과를 없애면 7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약물 치료 175만원, 호르몬 수치 및 부작용 검사 65만원, 심리 치료 260만원 등 1인당 연간 약 500만원의 치료 비용은 전액 국가가 부담한다. 다만 대상자가 가석방 요건을 갖추고 치료에 동의할 경우 본인이 비용을 부담한다. 2011년 7월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34건이 감정 의뢰됐으며 이 중 11건에 대해 약물 치료가 청구됐고 4건에 대해 치료 명령 결정이 내려졌다. 세계적으로는 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8개 주와 독일,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등이 성범죄자에 대한 약물 치료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명에게만 실시돼 아직 재범 방지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면서도 “미국 오리건주가 2000∼2004년 가석방된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재범률은 18%인 반면 치료를 받은 경우는 0%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인도서 또… 스위스 주부 집단성폭행

    성폭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인도에서 스위스 여성 여행객이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남편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하던 39세의 스위스 여성이 전날 인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다티아 지역에서 캠핑을 하던 중 집단 성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17일 “사건 용의자 5명이 범행 사실을 자백했고 강간과 강도 혐의로 구속됐다”며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1명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부부는 사건 후 현지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고 델리로 떠났다. 이들 부부는 타지마할 관광을 위해 오르차에서 아그라까지 약 250㎞ 구간을 자전거로 여행하던 중이었으며, 이날 오후 사고 현장 인근 마을에서 캠핑을 했다. 용의자들은 밤 9시 30분쯤 이들에게 접근, 남편을 몽둥이로 구타해 묶어놓고 그가 보는 앞에서 성폭행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들은 1만 루피(약 20만원)와 노트북 등을 빼앗아 숲 속으로 사라졌다. 사건이 발생한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는 지난 1월에도 20대 한국인 여성 한 명이 현지인에게 성폭행 당한 바 있다. 외국인 상대 성폭행 사건까지 빈발함에 따라 외교통상부는 마디아프라데시주를 ‘여행 유의’ 지역으로 지정, 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12월 델리에서 현지 여대생이 심야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집단 성폭행을 당해 사망하자 전국적인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정치권 등의 소극적 대응으로 인도 곳곳에서 성폭행 등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성폭행당한 아이들 해맑은 모습 내겐 고통이자, 이 일을 하는 이유”

    “진술녹화 조사를 마치고 대기하는 동안 아이가 색종이를 접더니 저에게 건넸어요. 고맙다면서 선물을 주는 거라고 하더군요. 해맑은 아이의 모습에 사건을 맡으면서 쌓였던 고달픔이 눈 녹듯 사라져버렸어요.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법무법인 KCL의 김도희(39·여) 변호사는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김 변호사는 국선변호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를 묻자 “특별한 사명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아이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선변호사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평일에는 로펌에 소속돼 다른 업무를 진행하다가 주말이면 아이들을 위해 일해야 했다. 해바라기 아동센터, 경찰병원 원스톱지원센터, 법원, 검찰청 등 발품을 팔면서 아이들이 조사받는 자리에 함께하고 관련 서류들을 준비했다. 혹시나 아이들이 가해자와 대질하는 일이 없도록 방지하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그렇게 지난 1년간 한 달에 1건 이상을 맡으면서 모두 17명 아이들의 변호사로 일했다. “변호사님 없이 재판을 받았으면 무죄가 나더라도 그냥 그런가 보다라고 했을 거예요. 덕분에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었습니다. 돈을 드리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피해 아이의 어머니가 했던 말이다. 그는 “그날 사무실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내내 울었다. 지금까지도 계속 가슴에 간직하면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소년 강력범죄 기승…형사처벌 나이 낮추면 줄어들까

    소년 강력범죄 기승…형사처벌 나이 낮추면 줄어들까

    지난 9일 강원 원주에서 만 11세 초등학생 세 명이 20대 지적 장애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 소년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처벌 연령 및 수위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만 14세 이상으로 돼 있는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낮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흉포화하고 있는 데다 과거에 비해 어린이들의 신체 발육이 빨라졌다는 점 등이 이런 주장의 논거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처벌 가능 연령을 낮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죄를 지은 아이들을 무조건 엄히 다스리기보다는 예방하고 교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觸法)소년’에 해당한다. 이들은 형사재판을 받지 않고 가정법원 등에서 감호위탁, 사회봉사, 수강교육, 소년원 송치 등 결정을 받는다. 만 12세부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지만 수용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정해놓고 있다. 촉법소년이 최대한으로 받을 수 있는 처벌이 ‘소년원 2년 수용’인 것이다. 촉법소년의 범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호처분을 받은 14세 미만 소년범은 2002년 2564명에서 2011년 3924명으로 늘었다. 고등학생을 성폭행하고 미행한 뒤 핸드백을 빼앗는 등 범죄 수법도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다. 2011년 12월 청주에서는 13세 소년이 장난을 치다 자신의 발을 밟고 넘어진 친구의 가슴을 발로 밟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에는 남자친구를 시켜 아버지를 폭행하고 돈을 빼앗으려 한 12세 소녀가 붙잡히기도 했다. 촉법소년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형사 처벌 가능 연령은 일본과 함께 이미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스위스·덴마크·스웨덴 등의 형사미성년자 기준은 만 15세이고 영국·독일 등은 만 18세다. 소년원 구금 등 소년사법 적용연령 기준도 한국은 10세로, 구금 가능 연령이 12세인 일본보다 낮다. 전문가들은 현행 보호관찰제도 등을 정비해 촉법소년의 범죄가 성인 범죄로 이어지는 사슬을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모방심리가 강한 아이들의 특성상 1차 범죄가 일어난 뒤 신속한 교정 시스템이 운영돼야 한다”면서 “촉법소년들만 따로 격리해 재활 및 교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현행 보호처분 제도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소년범죄 예방은 형사 처벌 가능 연령의 조정으로 해결될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보호관찰 인력을 늘려 집중 보호관찰을 하는 등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초등생 3명이 지적장애 여성 집단 성폭행

    초등학생 3명이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차례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형법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로 처벌 대상이 아니다. 형사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죄질이나 범죄 동기 등에 따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13일 지적장애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한 A(11·초교 6년)군 등 3명을 강간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A군 등은 지난 9일 오후 6시쯤 원주시 문막읍의 한 공사장으로 B(23·지적장애 2급)씨를 유인한 뒤 반항하는 B씨의 옷을 벗기고서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군 등은 평소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B씨가 지적장애가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A군 등은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순번을 정해 차례로 성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른바 ‘야동’을 피해 여성에게 보여 주며 강제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피해 여성이 다음 날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 후배(17)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알려졌다. B씨로부터 범죄 사실을 들은 이 후배가 가해 학생 일행을 추궁해 범행 사실을 자백받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학교 관계자는 “너무나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던 아이들이라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범죄 사실에 대한 불안 등에 따른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학부모와 면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같은 촉법소년이 저지르는 범죄는 최근 증가 추세다. 법원행정처가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보호처분을 받은 14세 미만의 소년범은 2002년 2564명에서 2011년 3924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DNA) 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이들을 조사한 뒤 춘천지법 소년부로 송치할 계획이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박시후·고소女·후배 대질신문

    박시후·고소女·후배 대질신문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탤런트 박시후(35·박평호)씨와 박씨를 고소한 여성 A씨가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았다.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된 박씨의 후배 연예인 김모(24)씨도 함께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는 법적인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정황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는 14일 나올 전망이다. 박씨와 김씨, A씨는 이날 저녁 서울 서부경찰서로 이동해 3자 대질신문도 받았다. 한편 서울 서부경찰서는 박씨와 김씨 간 나눈 문자 대화 내용 등을 박씨 측으로부터 임의제출 받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주 박씨와 김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했지만 기각당했고 대신 박씨 측의 문자 기록 등을 제출받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성폭행 피해자의 ‘복수’… 사흘간 모텔 감금 후 물고문

    성폭행 가해자를 모텔로 유인해 사흘 동안 감금하고 폭행한 성폭행 피해자 등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8일 성폭행 가해자를 유인해 감금하고 나서 폭력을 행사한 성폭행 피해자인 K(20·여)씨와 조모(18)군 등 5명을 상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평소 K씨와 친하게 지내던 10대들로 K씨가 지난해 8월 정모(26)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고 지난달 12일 밤 12시쯤 정씨를 부산 서구의 한 모텔로 유인해 3일가량 감금하고 물고문 등의 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정씨에게 성폭행한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정씨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아 물고문까지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또 정씨의 휴대전화 등 21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고 정씨의 신용카드를 부정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성폭행 가해자 정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8월 친구(26)의 도움을 받아 K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씨로부터 K씨를 성폭행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정씨의 성폭행을 도운 친구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인에게 마약 먹여 결혼했나요”

    판사와 검사의 막말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과 검찰이 물의를 빚은 판·검사들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대법원은 부장판사가 재판 도중 피고인에게 ‘마약’을 들먹이며 막말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나섰다고 7일 밝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근무했던 최모 부장판사는 마약관리법 위반 전과가 있는 A씨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재판 도중 A씨에게 “초등학교 나왔죠? 부인은 대학교 나왔다면서요. 마약 먹여서 결혼한 것 아니에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판사는 현재 수도권 지방법원 지원에 근무 중이다. 대법원은 윤리감사관실에 즉각 진상 파악을 지시하는 한편 소속 법원장의 징계 청구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법관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사기 사건 피해자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하던 중 진술이 불명확하게 들리자 “늙으면 죽어야 해요”라는 말을 해 물의를 일으켰던 서울동부지법 유모 부장판사에 대해 견책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검찰도 이날 서울남부지검 이모 검사가 성폭행 피해 여고생에게 2차 가해 발언을 한 사건과 관련해 감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이 검사에 대해 어떤 처분을 내려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대검찰청과 협의하에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검사는 지난해 8월 의붓아버지에 의한 성폭행 사건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인 고등학생 A양에게 “솔직히 말해야 해. 너 아빠랑 사귄 거 맞지? 카톡(카카오톡 메신저) 내용 보니까 아빠랑 사랑한 거네”라고 추궁했다. A양과 변호인 등이 항의하자 이 검사는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아시죠. 그것도 알고 보니 딸이랑 아빠랑 사랑한 거였어요. 혹시 걱정이 돼서 물어본 겁니다”라고 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고 ‘법정언행 컨설팅’ 제도를 올해 안에 전국 법원에 도입하기로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박시후-후배 카톡 대화, 결정적 단서로 떠올라

     배우 박시후(35·본명 박평호)씨의 성폭행 피소 사건의 전말을 밝힐 결정적 증거로 박씨와 후배 탤런트 김모(23)씨 간 교환한 문자 내용이 떠올랐다. 피의자인 박씨와 김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할 기회를 한차례 놓친 경찰은 수사가 어느정도 진행된 만큼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달 중순 박씨와 김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려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 서부지검이 두 피고소인을 조사하기 전이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에 박씨와 김씨 등이 나눈 카카오톡(카톡) 메시지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영장을 신청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사건 당사자들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지만 박씨와 김씨 측은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반면 피해자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과 A씨 측이 두 피의자 간 카톡 내용에 주목하는 것은 이 메시지에 사건 정황과 관련된 가장 솔직한 대화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언론에 공개된 A씨와 김씨와의 카톡 대화, A씨와 선배 B씨와의 카톡 내용에 대해 경찰은 줄곧 “참고자료일 뿐 성폭행 여부를 가늠할 결정적 증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A씨는 B씨와 나눈 카톡 대화에서 “박씨에게 10억원을 요구해라”, “최대한 피해자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연기력을 발휘하겠다” 등의 문자를 주고받았지만 이는 사건 이후 합의과정의 정황만 담고 있을 뿐 강제적 성관계 여부에 대한 증거는 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박씨와 김씨의 대화 내용을 확보한다면 두 피의자가 범죄를 사전 모의했거나 사후 모의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피의자의 카톡 메시지 등을 확보하려면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거나 당사자로부터 제출받는 방법밖에 없다. 법원을 통한 증거보존 청구 절차로 카톡 본사에서 메시지를 건네받을 수 있지만 증거보존 청구는 검찰이나 피의자 측 변호인 등만 할 수 있을 뿐 경찰이나 피해자 측은 권한이 없다. 박씨 측 변호인은 “휴대전화는 제출하지 않았지만 경찰이 요구한 휴대전화 자료는 우리가 직접 뽑아 제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와 A씨가 나눈 카톡 대화 등만 제출받았을 뿐 두 피의자가 나눈 대화록은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박씨, 김씨 등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박시후, 유리하게 짜깁기”… 고소 여성, 카톡 전문 공개

    “박시후, 유리하게 짜깁기”… 고소 여성, 카톡 전문 공개

    배우 박시후(35·본명 박평호)씨의 성폭행 피소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박씨와 동료 연예인 김모(24)씨를 고소했다가 이들로부터 무고 혐의 등으로 맞고소를 당한 A씨 측은 5일 김씨와 나눈 카카오톡(카톡) 메시지 전문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A씨 측 김수정 변호사는 이날 “피의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부 자료만 언론에 흘려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켰다”면서 A양과 김씨가 나눈 카톡 대화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공개한 카톡 자료는 지난달 15일 박씨와 김씨, A씨가 헤어진 뒤 낮 12시 55분부터 오후 4시 29분까지 나눈 대화 내용이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김씨가 “속 괜찮아?”라고 묻자 A씨는 “아직도 술이 안 깨. 나 어제 진짜 미쳤나봐ㅜㅜ. 아아ㅜㅜ 내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답했다. 이어 김씨가 “너 실수한 거 없다. 재밌게 놀면 그만이야. 이따 클럽이나 가자”라고 말하자 A씨는 “에흐 ㅋㅋ 엘○○(클럽이름) 간다 했지?”라고 물었다. 김씨는 “응. 우리 ○○는 몸매가 아주 그냥. 오빠 깜놀(깜짝 놀랐다)”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A씨는 “ㅋㅋㅋㅜㅜㅜ 놀리냐. 내가 더 놀란 건 내가 왜 박시후 그 오빠랑 침대에 있었냐는 거 ㅜㅜ”라고 말했고 김씨는 “오빠랑 있었어야 되는 거임? 같이 자려고 했는데 침대가 너무 좁아서 거실로 나온거야~”라고 설명했다. A씨가 “에잇!! ㅜㅜ 아 예상 밖의 일이라 진짜 ㅋㅋ…휴”라고 말하자 김씨는 “ㅋㅋ 나도 어제 취해서 아혀. 술 다신 안 마셔. ○○도 먹지마 응?”이라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A씨가 당시 3명이 홍초소주 2병을 나눠 마셨을 뿐인데 정신을 잃은 이유에 대해 미심쩍어했다”면서 “그런데 김씨가 마치 술을 많이 마신 것처럼 연기하자 술에 약을 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경찰에 고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신을 잃었다는 A씨가 사건 당시를 뚜렷이 기억하는 것에 대해 “A씨가 정신을 되찾아 보니 박씨가 옆에 누워 있었다. 정신만 들었을 뿐 몸은 움직일 수 없던 상태에서 박씨가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박씨의 전 소속사 대표 황모씨와 공모해 박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는 소문에 대해 A씨 측은 “황씨는 오히려 A씨 아버지 등에게 전화를 해 합의를 제안하는 등 박씨의 편을 들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공개된 카톡 자료는 전체 증거 자료 중 일부로 사건을 결론지을 만한 결정적인 단서는 아니다”라면서 “모든 것을 고려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박시후, 무고로 피해자 맞고소…거짓말탐지기·대질신문 고려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35·본명 박평호)씨와 동료 연예인 김모(24)씨가 자신들을 고소한 연예인 지망생 A씨와 박씨의 전소속사 대표 C씨를 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박씨와 김씨의 변호인은 이날 오후 서울 서부경찰서에 고소인 A씨와 그녀의 선배 B씨, 박씨의 전 소속사 대표 C씨를 무고와 공갈미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B씨는 사건 직후 A씨로부터 ‘박씨와 김씨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취지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해 왔다. 박씨 측은 A씨와 B씨가 나눈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A씨와 B씨, C씨가 합의금을 뜯어낼 목적으로 함께 모의해 사건을 꾸몄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지난달 15일 오전 2시쯤 김씨의 소개로 만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고 당시 동석한 김씨는 A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박씨는 고소인 A씨를 하룻밤 두 차례에 걸쳐 강간한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박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하면서 “내가 술에 취하자 박씨가 자신의 숙소에서 두 차례에 걸쳐 나를 강간했다”고 진술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박씨와 강제 추행 혐의로 피소된 후배 김씨, 피해자 A씨 등을 거짓말탐지기로 조사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에 탐지기 사용 신청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강제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고소인 A씨와 “호감을 가지고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박씨 측 진술이 엇갈려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데 따른 것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순간 욕정? 계획범죄로 치닫는 성폭행

    순간 욕정? 계획범죄로 치닫는 성폭행

    동물 마취제로 성폭행 신고를 막으려 한 20대 가구배달원, 수면제 칵테일로 의식을 잃게 하고 집단 성폭행한 30대 의사들, 회사 직원을 성폭행한 60대 헤어디자이너, 친딸을 성폭행한 50대 이혼남…. 자신의 지위나 전문지식 등을 이용한 계획적인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이 성범죄 척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강력한 처벌만큼이나 왜곡된 성의식을 바꾸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안미영)는 4일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폭행한 성형외과 의사 김모(35)씨를 특수 준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군의관 임모(32)씨도 같은 혐의로 군 검찰에 구속됐다. 고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클럽에서 만난 A(33)씨를 김씨 집에서 수면제를 섞은 칵테일을 먹인 뒤 번갈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와 알코올, 카페인을 함께 마실 경우 사리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한 달 뒤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B(33)씨도 김씨 집으로 불러 와인에 수면제를 타서 먹이고 성폭행했다. 성폭행 직후 신고를 막기 위해 동물 마취제를 주사한 남자도 있었다. 정모(29)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쯤 서울 광진구 화양동 A(24)씨의 원룸에 가스검침을 나왔다고 속이고 들어가 A씨를 성폭행했다. 광진경찰서는 이날 정씨를 성폭행 혐의로 구속했다. 정씨는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신분증을 빼앗고 강간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은 것도 모자라 동물 마취제 ‘럼푼’까지 주사했다. 정씨는 “인터넷을 보고 럼푼을 알게 됐으며 지난해 10월 동물병원에서 직접 샀다. 사람에게도 (마취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해 A씨에게 투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유명 헤어디자이너이자 미용실 가맹점 대표인 박준(62)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이 신청돼 5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여직원 A씨는 지난해부터 미용실에서 박씨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1월 고소장을 제출했고 다른 직원 3명도 박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15년 전 아내와 이혼한 최모(56)씨는 딸과 아들을 양육하다 아들이 가출하자, 친딸을 4년 가까이 성폭행해 이날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전문가들은 비뚤어진 성의식을 개선하는 게 필수라고 지적했다. 최영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남성 중심 문화에서 성폭력을 대하기 때문에 ‘여성이 처신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처벌을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공교육부터 성폭력이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을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경찰이나 보호관찰소 등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예방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사회·학교·군대 등 각 기관이 공조체계를 마련해 사전 예방교육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CSI보다 한수 위’ 대검 첨단 과학수사 뜬다

    ‘CSI보다 한수 위’ 대검 첨단 과학수사 뜬다

    지난해 2월 A(58)씨는 친구의 여관에 놀러 온 B(61·여)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A씨는 “B씨와 목욕만 했을 뿐이며, 나는 당뇨병을 앓고 있어 성관계가 불가능하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액반응 및 유전자(DNA) 감식에서도 A씨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A씨의 무혐의가 입증되는 듯했다. 그러자 검찰은 대검찰청 국가디지털 포렌식센터(NDFC)에 다시 DNA 검사를 의뢰했다. 센터는 남자의 DNA가 극히 적은 경우 정액반응이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Y염색체에 대한 DNA검사를 추가로 실시했고 결국 B씨에게서 A씨의 Y염색체를 검출해 혐의를 밝혀냈다. A씨는 지난 1월 유죄가 확정됐다. 이처럼 DNA, 혈흔, 컴퓨터 디스크, 휴대전화 통신기록, 이메일, 영상 등 각종 범죄 정보를 디지털 기술을 동원해 분석하는 수사기법인 ‘디지털 포렌식’이 각종 사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4일 디지털 포렌식센터가 밝힌 지난해 증거분석 건수는 모두 8만 7841건으로 2010년 4만 9689건, 2011년 7만 182건에 이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디지털 증거 분석 건수는 2010년 3563건, 2011년 6412건, 2012년 1만 9728건 등 2년 새 5.5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솔로몬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비롯해 하이마트 배임사건,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 삼성전자 기술유출 사건 등의 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이 디지털 포렌식센터에서 이뤄졌다. 디지털 포렌식센터는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투약해 논란이 되고 있는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의 감식 절차를 8단계에서 2단계로 대폭 줄여 두 시간 내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신 기법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하기도 했다. 2008년 10월 문을 연 디지털 포렌식센터는 국방부, 국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디지털 포렌식 관련기관 협의회를 만들어 연구성과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오늘을 만든 왓슨 vs 내일을 만드는 왓슨

    오늘을 만든 왓슨 vs 내일을 만드는 왓슨

    여기 인류 역사를 갈림길로 이끈 ‘왓슨’들이 있다. 한 명은 60년 전 디옥시리보핵산(DNA·유전자)을 발견해 생명의 신비를 풀었다. 생물학은 그의 논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물어보거나 기억하지 않고도 누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아낼 수 있게 됐고, 범죄 현장에서 형사들이 찾는 흔적의 종류가 달라졌다. 더 빨리, 더 크게 자라는 식물은 물론 복제동물까지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왓슨은 더 많은 것이 달라질 새로운 60년을 여는 입구에 서 있다. 사람을 뛰어넘는 컴퓨터의 도전이다. 왓슨은 TV에 출연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퀴즈 챔피언을 간단히 제압하고 과거의 정보를 모아 미래를 그려낸다. 의약학, 건축학, 사회학 등 그의 거대한 까만 두뇌는 인류의 삶 자체를 바꾸고 있다. 유전자를 발견한 제임스 듀이 왓슨(85)이 오늘을 만들었다면,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은 내일을 만들고 있다. ■생명의 신비 ‘DNA 구조’ 규명 60주년 제임스 왓슨 1953년 2월 28일. 영국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1916~2004)이 마분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일주일 전인 21일 크릭은 연구소 근처의 한 선술집에서 “우리가 생명의 신비를 밝혔다”고 외쳤고, 이들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애쓰고 있던 참이었다. 생각했던 모형이 다 만들어진 순간을 왓슨은 나중에 “진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정말 아름다웠다”고 회고했다. 3월 7일에는 케임브리지의 공장에서 높이 180㎝에 이르는 마분지 모형이 완성됐다. DNA의 구조가 공식석상에서 공개된 것은 그해 4월 8일이었다. 연구소장이었던 로런스 브레그는 벨기에 솔베이단백질학회에서 모형을 선보였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25세의 왓슨과 37세의 크릭이 생물학계를 뒤흔들 발견을 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은 것이다. 왓슨과 크릭은 X선 사진을 제공해 DNA 구조 규명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모리스 윌킨스와 함께 4월 25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했다. “우리는 DNA의 구조를 보이고자 한다. 이 구조는 새로운 특징들을 갖고 있는데, 생물학적으로 의미심장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128줄에 불과한 이 논문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네이처 논문조차 외면받았다. 5월 14일에서야 뉴스 클로니클의 리치 칼더가 이 논문을 보도했다. 기사의 제목은 ‘당신은 어떻게 당신인가 : 생명의 비밀에 다가가다’였다. 왓슨과 크릭은 DNA를 ‘발견’한 사람들은 아니다. DNA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스위스 화학자 요한 미셰르다. 그는 1869년 백혈구 세포에서 핵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산성을 띤 커다란 분자를 분리해 냈고, 이 물질에 ‘뉴클레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1940년대 오스왈드 에이버리가 DNA가 유전자의 기본 물질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네 개의 염기가 반복되는 것에 불과한 DNA가 어떻게 복잡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왓슨과 크릭은 DNA의 구조 규명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이중나선은 한 가닥을 떼어내 스스로 복제함으로써 다음 세대에 본인의 유전정보를 물려줄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었다. 왓슨과 크릭의 인생은 변했다. 크릭은 자서전에 “왓슨과 크릭이 DNA 구조를 만든 것이 아니라, DNA 구조가 왓슨과 크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썼다. 왓슨은 하버드대 교수가 됐고, 논문 발표 9년 만인 1962년 크릭과 함께 노벨상을 받았다. DNA의 구조 규명은 인류가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놓았다. 생명의 근원에 더 가까이 갔고, 심지어 생명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 창조를 꿈꾸고 있다. 식물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병충해에 강하거나, 가뭄에도 죽지 않는 식물종이 탄생했다. 1996년에는 최초의 유전자 조작 포유류인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고, 이후 소와 개도 만들어졌다.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친자 관계 확인이 몇 십만원만 내면 가능할 정도로 보편화됐고, 수백년 전 유골의 족보도 밝혀낼 수 있게 됐다. 1987년 미국은 법정에서 DNA 증거를 처음으로 채택했고, 한국에서도 1992년 의정부 여중생 성폭행사건을 계기로 DNA 감정이 인정됐다. 하지만 당초 기대처럼 DNA가 모든 생명의 신비를 여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아니다. DNA는 단백질이 있어야만 스스로 복제할 수 있다. 또 단백질은 DNA가 있어야만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최초의 DNA는 과연 어디에서 왔는가. 해답의 실마리는 최근 연구가 활발한 리보핵산(RNA)이 갖고 있다. DNA가 컴퓨터의 하드 드라이브라면 RNA는 일시적인 파일로 탄생해 세포 주위를 움직이면서 지시를 내린다. 특히 RNA는 단백질 없이 스스로 복제가 가능한 최초의 생화학적 물질 단위다. 결국 RNA의 정체까지 모두 밝혀져야 생명의 신비가 풀리는 셈이다. 이는 왓슨과 크릭의 연구를 이어받은 후학들이 풀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퀴즈쇼 이어 요리사 도전… 6살 IBM 슈퍼컴 왓슨 ‘왓슨’은 뚜렷한 실체가 없다. 공통점은 검거나 짙푸른 서버로 구성돼 있다는 것뿐이고, 내용물과 목적은 그때그때 다르다. 슈퍼컴퓨터 왓슨의 이름은 IBM 창업자인 토머스 왓슨에서 비롯됐다. IBM이 밝힌 왓슨의 개발 목표는 아주 간단했다. ‘생각하는 컴퓨터’이자 ‘인공지능’이다. 컴퓨터가 인간에 처음으로 도전한 것은 1967년이었다. 철학자 드레퓌스와 체스 프로그램 ‘맥핵’이 체스 대결을 펼쳤고, 맥핵이 드레퓌스를 눌렀다. 하지만 사람들은 어쩌다 있는 일 정도로 받아들였다. IBM은 1989년부터 체스 챔피언과 자사 슈퍼컴 간의 대결을 공개했다. 1989년부터 1997년까지는 인간 챔피언이 우세했지만, 이후에는 IBM의 슈퍼컴들이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2008년 드디어 왓슨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창업자의 이름을 따온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왓슨은 체스 같은 여흥이 아닌 본격적인 인공지능에 도전하고 있다. 왓슨은 초당 80조회 이상의 사칙연산을 할 수 있고, 수백만권의 책을 저장하고 있다. 수많은 검색 결과 중에 가장 최적화된 답을 스스로 찾아내 하나의 답을 골라 제시하는 ‘유추’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IBM은 왓슨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사람들의 지적 경연인 ‘퀴즈쇼’를 선택했다. 단순히 묻고 답하는 형태가 아닌 다양한 질문이 존재하는 ‘제퍼디’에 왓슨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모두가 비웃었다. 컴퓨터가 사람의 농담과 비꼬는 질문을 이해하고 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왓슨은 실제로 TV에 출연해 제퍼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챔피언인 켄 제닝스와 브래드 루터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왓슨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빅 데이터’ 기술의 상징적 존재다. 너무나 방대해서 누구도 분류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수많은 정보들을 왓슨은 순식간에 검색할 수 있다. 특히 검색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유의미한 자료와 전망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왓슨이 상용시장에 등장한 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원격으로 왓슨을 시장 분석 등에 활용하는 기업만 1만개가 넘는다. 하지만 IBM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IBM은 캘리포니아 알마든 센터에서 새로운 도전 분야들을 공개했다. 약물 검색, 산업기계 감시 등은 물론 ‘음식 메뉴 개발’도 포함됐다. 왓슨은 과거의 약물 개발 자료를 이용해 어떤 단백질이나 약품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다. 10년여에 걸쳐 평균 1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왓슨을 활용해 15개의 말라리아 신약 후보를 도출한 상태다. 왓슨은 광산 채굴에도 사용된다. 호주 타이스사의 채굴 장비는 12개의 다리와 200개가 넘는 센서로 구성돼 있는데,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조종하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를 꺼내서 수리해야 했다. 하지만 왓슨은 스스로 판단해 실시간으로 채굴 장비를 조종함으로써 문제 발생 확률을 낮추고, 고장 부위도 즉각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요리사 왓슨’으로 불리는 프로젝트는 퀴즈쇼 출연에 이어 인간과 컴퓨터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작업으로 평가된다. 왓슨이 사람의 지능을 흉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이 느끼는 맛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왓슨은 요리사가 제시한 코코아, 샤프란, 흑후추, 아몬드, 벌꿀 등의 요리 재료를 자신이 저장하고 있는 음식의 맛과 관련한 화학식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아침식사용 페스트리인 ‘스페인식 크레센트’라는 새로운 메뉴를 내놓았다. 음식을 만들어 시험해 본 결과 왓슨의 레시피는 맛과 모양 모두 훌륭했지만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다. 왓슨이 버터를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터 대신 식물유를 사용한 왓슨의 레시피는 요리사에게 훨씬 더 어렵고 세심한 작업을 요구했다. 왓슨의 머릿속에는 ‘난이도’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警, 고소인 카톡대화 입수… 박시후 재소환 검토

    警, 고소인 카톡대화 입수… 박시후 재소환 검토

    탤런트 박시후(35·본명 박평호)씨의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경찰이 고소인 A씨의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을 조사 중이다. 제출된 자료에는 A씨에게 불리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진실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 1일 박씨 측 변호인으로부터 A씨의 휴대전화 메신저 카카오톡 대화록을 제출받아 분석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이 제출받은 자료는 박씨 측 변호인이 지난달 26일 경찰에 증거보전 청구를 통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카카오톡 본사로부터 넘겨받은 것이다. 사건 이후 A씨는 박씨와 함께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연예인 김모(24)씨, 또 지인 B씨와 각각 사건관련 문자 대화를 나눴다. 경찰이 확보한 문자 내용 중에는 ▲A씨가 김씨에게 귀가 사실을 알리며 안부를 주고받은 내용 ▲‘합의금 수억원을 요구하라’는 B씨의 의견을 듣고 A씨가 경찰 조사에 어떻게 임할 것인지를 답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변호인이 제출한 카카오톡 메시지는 수많은 관련 증거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내용에 따라 일부는 고소인에게, 다른 일부는 피고소인에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참고 자료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박씨와 김씨를 재소환할 방침이다. 박씨는 지난달 15일 오전 2시쯤 김씨의 소개로 만난 연예인 지망생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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