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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가톨릭 아동성학대 피해자 1000명 넘어

    미국 가톨릭 아동성학대 피해자 1000명 넘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교구에서 지난 70여년 동안 1000명 이상의 아동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적 학대를 저지른 성직자가 300명이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사춘기 이전 소년들로 일부는 성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오랜 기간 조직적인 은폐가 이뤄져온 탓에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이 2016년 소집한 대배심이 발표한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대배심은 주내 6개 가톨릭 교구에서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학대 의혹과 관련 2년여간 조사를 벌였다. 1940년대부터 약 70여년에 걸친 기간을 대상으로 했으며 목격자 수십명과 6개 교구에서 보존해온 수십만 페이지의 내부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은 “주내 및 바티칸의 고위 성직자들에 의한 조직적인 은폐가 있었다”면서 “은폐는 정교했고 놀랍게도 교회 지도부가 성 학대와 은폐 기록을 보존했다”고 말했다. 상당수 가해 성직자들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가 살아있는 경우여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 처벌은 어렵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짐 밴시클레(55)는 “전 교회와 교구에서 완전한 은폐가 있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밴시클레는 1979~1982년 가톨릭 고교 영어 교사였던 성직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2002년 초 미국 보스톤 대교구에서 처음 폭로된 성직자 성추행 사건은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 파장이 상당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보스톤 대교구에서만 1940~2000년 사이 235명의 성직자 또는 교회 관계자에 의해 1000명 이상의 아동이 성추행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안희정 1심 무죄, 미투운동 본질 훼손되어선 안 돼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어제 1심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 성폭력처벌특별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력적 상하관계에 놓인 남녀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며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이 존재하고 행사돼야 하는데, 안 전 지사가 평소 자신의 위력을 행사하거나 이를 남용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검찰 구형은 징역 4년이었다. 검찰은 항소하기로 했다. 이번 재판은 김지은씨가 지난 3월 5일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선고까지 이어진 ‘미투 판결 1호’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법원이 심사숙고했겠지만, 이번 사건이 가져온 정치·사회적 파장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2심 재판부가 1심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업무상 위력’에 대한 판단을 달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번 판결로 미투운동의 본질이 훼손돼선 안 된다. 미투운동은 권력에 억눌린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고발함으로써 ‘권력형 성폭력 문화’를 바로잡자는 사회운동이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로부터 시작돼 문화계, 정계, 학계 등 각계로 확산된 미투운동은 사회 저변에 만연한 권력형 성폭력 실상의 일부만을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불법 촬영 등에서 ‘동일범죄 동일처벌’을 요구하는 여성의 목소리도 성폭력에 대한 저항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미투운동에서 누군가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일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성적 자기 결정권이 침해당하고도 죄인인 양 숨죽여 온 성폭력 피해자가 이번 1심 판결로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 통합관사 건립 2년 넘게 지지부진… 여전한 ‘치안 사각’ 섬마을 학교

    통합관사 건립 2년 넘게 지지부진… 여전한 ‘치안 사각’ 섬마을 학교

    ‘여교사 성폭행’ 흑산도도 2년 만에 준공 거문도·청산도는 공사 시작도 안 해 교육부 “연내 모든 지역 신축 완료”관사에 홀로 살던 여교사가 지역민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전남 신안 섬마을 성폭행 사건’ 이후 정부가 “외딴섬 등 격오지에 통합관사(여러 공무원이 함께 생활하는 관사)를 지어 안전에 신경 쓰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2년째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신안 지역의 섬마을 중에도 통합관사가 지어지지 않은 곳이 있었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적으로 통합관사 완공이 얼마나 됐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국회의 지적에 부랴부랴 구체적인 실태파악에 나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4일 내놓은 ‘교육위원회 2017회계연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통합관사 신축을 위해 배정된 특별교부금은 913억 5900만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올해 4월 말까지 집행된 금액은 403억 5200만원(44.2%)에 불과했다. 예컨대 신안군의 가거도에는 애초 올해 4월까지 통합관사를 짓기 위해 19억 5100만원의 특별교부금이 배정됐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0.2%(300만원)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올해까지 전국 도서지역 72곳에 통합관사를 완공할 계획이었다. 여수 거문도와 완도 청산도는 각각 29억 9700만원, 4억 1600만원의 특별교부금이 배정됐으나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흑산도에는 사건 발생 2년 만인 지난 5월에야 통합관사가 준공됐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거문도는 지역 학교 통폐합과 맞물리면서 시기를 맞추다 보니 일정이 늦어졌고, 가거도는 주변 지리가 험해 도로 공사를 함께 하다 보니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신안 섬마을 성폭행 사건은 2016년 5월 지역 주민들이 술에 취해 잠든 여교사의 관사에 몰래 침입해 벌어졌다. 관사가 낙후돼 보안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당시 관사에는 여교사 혼자 있어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교육부는 성폭행 사건 발생 한 달 뒤 통합관사 신축 계획 등이 포함된 종합대책을 내놨다. 관사 내에 경찰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비상벨 등을 설치하고 인근 지역 다른 공무원들과 함께 지내도록 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경남의 섬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우리 학교는 올해 통합관사가 지어졌는데, 통합관사 이전에는 창문에 방범창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출입문의 잠금장치가 고장 나는 일도 빈번했다”면서 “여전히 노후된 관사를 쓰고 있는 도서지역 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신안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나도록 통합관사가 절반도 지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예산정책처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각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통합관사 신축 진행 상황 파악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섬 같은 도서지역 중에는 공사 자재 반입에 어려움을 겪어 일정이 늦어지는 곳이 있다”면서 “현재 공사가 늦어진 지역에 진행 상황 보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필요하면 현장 방문해 올해 안에는 모든 지역의 통합관사 신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도서지역의 경우 교사의 안전뿐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통합관사의 신축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안희정 1심 무죄] “위력 판결” 여성계 ‘발칵’… “미투 피해자 지키자” 대규모 시위 예고

    [안희정 1심 무죄] “위력 판결” 여성계 ‘발칵’… “미투 피해자 지키자” 대규모 시위 예고

    포털뉴스엔 김씨 폭로 비난 댓글 폭주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여성계에서는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번 판결을 “‘위계’를 이해 못 한 사법부의 소극적 판단”이라고 규정한 여성계는 ‘미투 운동’의 위축을 막기 위해 항의 집회를 이어 갈 계획이다. 피해자 김지은(33)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권력형 성폭력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약자가 힘에 겨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세상이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아 진실을 밝혀 범죄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초석이 되도록 힘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재판 직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은 정치, 경제, 사회적 권력자를 보좌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성폭력을 겪더라도 침묵하라고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희정 공동대책위’와 시민 200여명은 이날 저녁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긴급 집회를 열었다.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이 판결이 또 하나의 위력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헛기침만으로도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권력이 남용되는 게 문제인데도, 재판부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사람처럼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사법부는 은밀하고 악랄하게 진행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이 재판 때문에 미투 운동과 여성 집회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민들은 게시글을 통해 “이런 사회라서 우리가 그토록 주말에 나가 외쳤던 것”, “그렇게 시끄러웠어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환멸을 느낀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를 이끌고 있는 인터넷 카페 ‘불편한 용기’는 5차 시위를 예고했다. 이 카페는 “집회를 신고할 때 함께 제출할 질서유지인 명단을 작성해 달라”고 공지해 5차 시위를 조만간 신고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여성 누리꾼 사이에서는 “5차 시위는 더 과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관련 소식을 전한 포털 뉴스의 댓글에는 “불륜일 뿐 성폭행이 아니기 때문에 무죄는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이 더 많았다. 김씨의 폭로 자체를 비난하거나 미투를 포함한 페미니즘 운동을 거칠게 헐뜯는 댓글도 범람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안희정 1심 무죄] 1심 “회피·저항 안 해 위력 아니다”… 김지은 “끝까지 싸울 것”

    [안희정 1심 무죄] 1심 “회피·저항 안 해 위력 아니다”… 김지은 “끝까지 싸울 것”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되면서 형법 303조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 간음)의 유죄 입증이 어렵다는 게 재확인됐다. ‘미투 운동’의 확산에 따라 법원 판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결국 기존 판례와 같은 판단이 나왔다.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해 피해자 김지은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 전 지사가 김씨의 임면권을 가졌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위력 관계에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김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판단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지난해 7월 30일 러시아 출장에서 있었던 최초 간음이 어떻게 발생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간음 후 김씨가 피고인이 좋아하는 순두부를 하는 식당을 찾으려 애썼고, 지인과의 대화에서 지속적으로 피고인을 존경하고 지지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지난 2월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마지막 피해를 당할 당시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인지한 상태였는데도 자리를 피하는 등 회피와 저항을 하지 않은 점을 보면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사건은 정상적 판단력을 갖춘 성인 남녀 사이의 일”이라면서 “(김씨의) 저항을 곤란하게 하는 물리적 강제력이 행사된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회에서 사용되는 성폭력 행위의 의미와 형사법에 규정된 성폭력 범죄의 의미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현행 성범죄 처벌체계가 사회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동안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의 피해자는 대부분 미성년자이거나 장애인이었다. 위력 여부를 증명하려면 피의자가 유·무형적 힘으로 피해자를 제압했음이 입증돼야 하는데, 일반 성인 여성이 피해자일 경우 명백한 폭행·협박이 없으면 이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안 전 지사에 대한 판결은 미투 운동 이후 ‘위력에 의한 간음’에 대한 새로운 판결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판결이 내려지면서 미투 운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법조인들의 해석도 엇갈렸다. 허윤 서울지방변호사회 대변인은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는 위력에 대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보람 변호사는 “위력을 가진 사람이 성행위 당시에는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인데, 사실관계를 더 종합적이고 전향적으로 판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안희정 ‘성폭력’ 모두 무죄… 여성계 강력 반발

    안희정 ‘성폭력’ 모두 무죄… 여성계 강력 반발

    ‘미투’ 위축 우려… 여성집회 거세질 듯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4) 전 충남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14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안 전 지사의 모든 성폭력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해외 출장지와 국내 호텔·오피스텔 등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과 관련한 혐의 5건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은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해야 처벌 가능한 범죄”라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성적 자유가 침해된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을 구형한 서울서부지검은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여러 인적·물적 증거에 의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됨에도 법원은 달리 판단했다”면서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도 “제가 굳건히 살아 법적으로 안희정의 범죄행위를 증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안 전 지사는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법원을 떠났다. 이날 선고로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위력에 의한 성폭행에 대한 법원의 보수적인 판단을 확인한 마당에 피해 여성들이 무고로 역고소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 공개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릴 가능성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차별 수사 논란’에서 촉발된 여성 집회를 비롯한 여성들의 항의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안희정 무죄’ 재판부 “폭행·협박 있어야 성폭행”

    ‘안희정 무죄’ 재판부 “폭행·협박 있어야 성폭행”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성폭력에 관한 현행법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1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안 전 지사의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의 위력 행사 여부였다. 위력은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형·무형적 힘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보기 힘들며 현행법이 정의한 성폭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과 ‘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rule)’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노 민스 노’는 상대방이 명확하게 거절했는데도 성관계를 시도할 경우 성폭력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예스 민스 예스’는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시도하면 성폭력으로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상대가 분명히 합의 의사를 밝힐 때만 성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영국·캐나다·독일 등지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적용해 ‘당사자 간 동의’가 없으면 강간죄로 인정한다. 그러나 국내 현행법은 ‘위력의 행사’를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는 수준으로 본다. 재판부가 지적한 대로 성폭력의 기준을 협소하게 적용하는 셈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돼 왔으며,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인 피해자의 임면권을 가진 점을 들어 위력 관계에 있다고 봤다. 그렇지만 개별 공소사실에 대한 전반적인 사정을 고려할 때 김지은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특히 “사회에서 사용되는 성폭력 행위의 의미와 형사법에 규정된 성폭력 범죄의 의미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사회적으로 성폭력 행위를 저지른 사람에게 가해질 도덕적 비난과 형사법에 규정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가 부담해야 할 책임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런 책임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 있으나 국민적 합의로 구성된 입법행위에 의해 성폭력 처벌 규정에 관한 체계적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이상 사법적 판단에서는 엄격한 해석, 증거 법칙에 따른 사실인정, 죄형법정주의에 기초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야권 “안희정 무죄 판결은 미투 운동에 대한 사형선고”

    야권 “안희정 무죄 판결은 미투 운동에 대한 사형선고”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 야권은 일제히 “미투운동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비판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이것이 사법부를 장악한 문재인 정부의 미투운동에 대한 대답이자 결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미투운동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위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대단히 인색한 접근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면서 “안 전 지사에 대한 판결이 ‘미투 운동’에 좌절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구 민주평화당 부대변인 역시 “법원이 심사숙고해 결정을 내렸겠지만 이번 사건이 일으킨 사회적 파장에 비해 의외의 결과”라며 “국민이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위력은 있는데 위력행사는 없었다. ‘술을 먹고 운전을 했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다”며 “상식적으로 법원의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안희정에 무죄 선고한 조병구 판사는···‘시국선언’ 전교조엔 유죄

    안희정에 무죄 선고한 조병구 판사는···‘시국선언’ 전교조엔 유죄

    비서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조병구(44)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안 전 지사에 대해 기소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혐의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월 서부지법으로 오기 직전 대법원에서 공보관을 지내며 ‘사법부의 입’ 역할을 했다.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조 부장판사는 1996년 제3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2002년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이후 대전지법 홍성지원, 서울행정법원, 창원지법 진주지원, 대법원 등에서 근무했다. 서울행정법원과 대법원에서는 대(對) 언론 창구인 공보관을 맡았다. 조 부장판사는 대법원 공보관을 맡기 전 2015년부터 1년 동안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기도 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공보관 모두 요직에 속한다. 조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판결문이 총 114쪽에 이른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느낀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가 업무상 상급자에게 명시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마음속으로 (성관계에) 반대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성폭력 처벌 체계에서는 피고인(안 전 지사)의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되는 성폭력 범죄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건에 대해 판결을 한 인물인만큼 조 부장판사의 과거 판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2010년 대전지법 홍성지원에 재직할 당시 시국선언을 주도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재직 시절인 2013년에는 유흥주점에서 란제리 슬립만 입고 술 시중을 들게 하는 것은 음란성을 띠는 행태의 영업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조 부장판사는 업주가 해당 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당초 안 전 지사의 사건을 판사 1명이 판단하는 단독 재판부에 배당했다. 법원에 따르면 안 전 지사 사건의 경우 적용된 혐의가 형법상 강제추행과 피감독자 간음 등이기 때문에 법원조직법에 따라 단독 판사가 사건을 맡아야 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게 된 해당 판사의 요청으로 판사 3명이 논의해 재판하는 합의부로 사건을 재배당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포토] ‘울려버린’ 안희정 무죄 선고

    [서울포토] ‘울려버린’ 안희정 무죄 선고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충남지사의 무죄가 확정된 14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안희정 ‘무죄’에… 여성단체 “정의 없는 나라” 성토

    안희정 ‘무죄’에… 여성단체 “정의 없는 나라” 성토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비서 ‘성폭력’ 혐의에서 무죄판결을 받자 재판 과정에서 비서 김지은씨를 지원해온 여성단체가 강력 반발했다. 14일 ‘안희정 성폭력 공동대책위원회’는 재판부의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결과에 대해 성토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가 은밀하고 악랄하게 이뤄졌는데 이를 들여다봐야 하는 게 사법부의 몫”이라며 “피해자가 수백장의 조서로 말해온 현실에 재판부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혜선 변호사는 “피해자는 안 전 지사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최대한 자세히 진술해야 했고 (성폭행 당시를) 계속 기억하고 떠올리고 말했어야 했다”며 “재판부는 이 사건의 사회적 의미와 무게감에 대한 고민 없이 무죄추정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만 치중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은 재판과정에서 김씨가 받은 ‘2차 피해’도 문제 거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김현영씨는 “안 전 지사와 김씨는 동원 가능한 자원이 완전히 달랐다”며 “안 전 지사는 가족까지 동원해 자신의 의사표현을 충분히 했고 그 과정에서 김씨는 엄청난 2차 피해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장윤정 변호사가 김씨 입장문을 대독했다. 김씨는 입장문에서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했을 때 어쩌면 미리 예고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며 “부당한 결과에 굴복하지 않고 굳건히 살아서 안 전 지사의 범죄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포토] ‘넘어진 취재진 잡아주는’ 안희정 전 지사

    [서울포토] ‘넘어진 취재진 잡아주는’ 안희정 전 지사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오른쪽)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넘어진 취재진을 잡아주는 안 전 지사.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안희정 1심 무죄…“간음·추행 때 위력행사 정황 없어”

    안희정 1심 무죄…“간음·추행 때 위력행사 정황 없어”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4일 오전 10시30분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무죄 선고를 했다.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이)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인 피해자의 임면권을 가진 것을 보면 위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개별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피해자 심리상태가 어땠는지를 떠나 피고인이 적어도 어떤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하는 정황은 없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자신의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도지사와 수행비서라는 극도의 비대칭적 관계를 이용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굴복시켜 간음한 중대범죄”라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신상정보 공개 고지와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이수 명령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의 뒷받침이 부족하다”면서 “현재 우리 성폭력범죄 처벌 체계 하에서는 이런 것만으로 성폭력 범죄라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날 선고기일에는 피해자 김씨도 참석해 안 전 지사의 1심 선고를 지켜봤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포토] ‘인정하라!’ 구호 속 안희정, 1심 무죄

    [포토] ‘인정하라!’ 구호 속 안희정, 1심 무죄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무죄 선고를 했다. 안 전 지사는 선고 이후 기자들 앞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부끄럽다. 많은 실망을 드렸다.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한 후 고개를 숙였다. ‘김지은씨에게 할 말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성폭력 혐의’ 안희정 1심 선고…핵심쟁점은 위력 행사

    ‘성폭력 혐의’ 안희정 1심 선고…핵심쟁점은 위력 행사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선고가 오늘(14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오전 10시 30분 안 전 지사의 선고 공판을 연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33)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안 전 지사가 수행비서의 취약성을 이용했다”며 “피고인이 지위 권세를 이용해 성적 접촉을 요구할 때 피해자는 거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이수 및 신상공개 명령도 내려주기를 재판부에 요구했다.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의 위력 행사 여부다. 위력은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형·무형적 힘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판례를 살펴보면 피해자가 저항하기 어려운 장소였는지, 공포를 느꼈는지, 나이 혹은 신체적 차이가 큰지 등을 기준으로 삼아왔다. 김씨는 “도망치면 되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위력이 있는 관계에서 그럴 수 있겠나”라면서 “지사 사람들에게 낙인찍히면 어디도 못 간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평판 조회가 중요한 정치권에서 지사 말 한마디로 직장을 못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 전 지사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어떻게 지위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인권을 뺏을 수 있나. 지위 고하를 떠나서 제가 가진 지위를 가지고 위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3월 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하고, 이튿날 그를 검찰에 고소했다. 이후 안 전 지사가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1명도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당했다며 고소했으나 이는 증거 부족으로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어려운 삶 인내한 할머니들 그림 보며 삶의 희망 찾기를”

    “어려운 삶 인내한 할머니들 그림 보며 삶의 희망 찾기를”

    1993년 ‘나눔의 집’ 찾아 그리기 제안 무지개로 과거 표현한 이용수 할머니 ‘일본군 기억’ 첫 그린 강덕경 할머니 “용기 얻는 모습 지켜볼 수 있어 행복”“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에서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발견하셨으면 좋겠어요. 수십년간 누구에게도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를 품고 어려운 삶을 인내하신 분들이잖아요. 그런 분들이 자기 이야기를 그리며 살아갈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죠.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가꿀 줄 알았던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보시면서 누구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화가 이경신(50) 씨는 1993년부터 5년간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미술 수업을 진행했다. 할머니들의 ‘첫 미술 선생님’이었던 그는 할머니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과 의미를 책 ‘못다 핀 꽃’(휴머니스트)에 기록했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이씨는 20여년 전 이야기를 지금에서야 꺼내게 된 이유에 대해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한·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를 맺을 때 언론을 통해 할머니들이 분노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화를 참을 수 없었다”면서 “할머니들께서 그린 그림은 많이 알려져있지만 그림을 그릴 당시 할머니들이 어떤 기분과 감정을 느끼셨는지 저만 알고 있었던 부분을 정리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씨는 1993년 2월 할머니들을 처음 만났다. 당시 막 미대를 졸업했던 그는 우연히 라디오에서 할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선생님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나눔의 집’을 찾았다. 꼭 한글 수업이 아니더라도 할머니들의 말동무라도 되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다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할머니들에게 그림 그리기를 제안했지만 처음엔 다들 낯설고 부담스러워했다. “자신의 현재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심상 표현’ 수업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그리신 그림을 계기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할머니가 여성의 성(性)을 상징하는 붉고 커다란 입술과 함께 순수한 과거를 뜻하는 무지개를 그리셨는데, 할머니의 마음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죠. 이 할머니가 당신 자신을 거침없이 표현하시는 모습을 보고 다른 할머니들도 자극을 받으셨어요. 그러다 평소 말씀이 적었던 강덕경 할머니가 ‘빼앗긴 순정’을 그리시는 걸 보고 충격 받았죠. 당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걸 꺼리시던 강 할머니가 처음으로 일본군에게 성폭행당했던 기억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그림이었거든요.” 무책임한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강 할머니의 또 다른 그림 ‘책임자를 처벌하라’, 어린 시절 일본군에 끌려간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징이 된 김순덕 할머니의 ‘못다 핀 꽃’ 등도 이씨와의 수업에서 탄생했다.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은 한국과 일본 등에서 전시되면서 세계적으로도 큰 조명을 받았다.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 이씨의 역할이 누구보다 컸지만, 정작 그는 할머니들과의 그림 수업을 통해 자신이 얻은 것이 오히려 더 많다고 했다. “1997년 강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그림을 그린 일이 내 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이었다’는 말씀을 남기셨는데, 평생 마음속에 남을 선물이죠.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침에 일어나서 온종일 그림만 그리시던 강 할머니의 모습이 제게도 큰 힘이 됐어요. 힘겨운 인생을 사시던 분들이 자기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얻고, 꿈을 꾸게 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본 것 그 자체로도 정말 행복했습니다.” 글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안경환 아들, ‘성폭력 허위 주장’ 자유한국당 의원 10명에 승소… “3500만원 배상”

    안경환 아들, ‘성폭력 허위 주장’ 자유한국당 의원 10명에 승소… “3500만원 배상”

    지난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올랐던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이 고교 재학 시절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송인우 부장판사는 13일 안 교수의 아들 안모씨가 한국당 주광덕 의원 등 10명의 의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주광덕 의원이 3500만원을 배상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 중 3000만원을 공동하여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안씨가 소송을 낸 의원들은 주광덕·곽상도·김석기·김진태·여상규·윤상직·이은재·이종배·전희경·정갑윤 의원이다. 안씨에 대한 성폭력 관련 의혹은 안 교수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불거진 사안으로, 주 의원은 지난해 6월 23일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증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사실 의혹이 발생했다”면서 안씨가 서울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4년 성폭행 의혹으로 퇴학 처분을 받았고 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10명 의원들의 이름이 담겼고, 당시 기자회견장에는 곽상도·윤상직·이종배·전희경 의원도 직접 참석했다. 주 의원은 성명서를 자신의 블로그에도 게시했다. 안 교수는 그에 앞선 6월 16일 ‘몰래 혼인신고’ 등의 논란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주장한 성폭력 의혹은 안씨와 관련된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2014년 10월 교제를 하고 있던 같은 학교 여학생과 기숙사에 함께 있던 것이 문제가 돼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전학 권고 후 퇴학’이 의결됐다가 재심을 거쳐 2주 특별교육(1주 자숙기간 권고)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안 교수도 학교에 두 차례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주 의원 등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안씨와는 무관한 해당 학교에서 일어난 별도의 성폭력 관련 사건에 대한 교사의 증언이 그대로 인용됐고, 마치 안씨가 성폭력 가해자인 것 같은 내용이 적시됐다. 의원들은 재판에서 “안씨에 대해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을 뿐 안씨가 성폭력의 범행을 저지른 것처럼 단정하지 않았다”면서 “해당 학교에서 여학생에 대한 성폭력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교사의 증언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고 안씨가 성폭력 의혹만으로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하지 않고 ‘성폭력 의혹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고 했기 때문에 허위사실을 적시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씨 측은 “원고가 성폭력을 했고 해당 고교의 교사가 안씨가 성폭행을 했다고 증언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그로 인해 명예가 실추돼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7월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의원들이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게 맞다면서 특히 의원들 사이 공동 불법행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송 부장판사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성명서를 발표한 행위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고, 이로 인해 원고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의 객관적인 평가가 저하될 수 있음은 경험칙상 분명하다”면서 “의원들의 성명서 발표 행위 및 성명서를 개인 블로그에 게시한 행위는 허위사실 적시로 인해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의원들의 명의로 허위사실이 기재된 성명서는 공동의 인식 하에 발표된 것이어서 공동 불법행위자라 할 수 있다”면서 “주 의원이 성명서를 작성했고 의원들 중 5명은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주 의원을 제외한 의원들이 공동불법행위자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성명서의 발표와 블로그 게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의원들이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위법성이 없었다”고도 주장했지만 송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 참고자료들에 대해 허위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충분한 조사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국회 정론관에서 인사청문 검증을 준비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및 국정감시의무에 따라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어서 면책특권이 주어진다는 의원들의 주장 역시 해당 내용이 면책특권이 보장되는 ‘국회의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국회의원의 국회 내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로 볼 수 없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밭일에 한국말 왜 배워” 욕하고 “빈손으로 온 주제에” 손찌검…나는 ‘코리안 시월드’ 노예였다

    “밭일에 한국말 왜 배워” 욕하고 “빈손으로 온 주제에” 손찌검…나는 ‘코리안 시월드’ 노예였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흔히 보이던 이런 문구의 현수막은 이제 자취를 감췄지만 베트남 처녀들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 1990년대 중국 동포 여성부터 2000년대 베트남,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까지 한국인은 20여년간 다양한 국가의 여성과 결혼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한 결혼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차별 등 여러 문제를 낳기도 했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됐지만 이들에 대한 숨겨진 폭력은 여전하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에 왔으나 결국 결혼 생활을 접은 세 여성의 한국살이를 통해 이주여성에 대한 우리 안의 이중 잣대를 돌아본다. 각 사례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상담 사례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이다.●“네 것은 이불 한 장도 없어” 한국 생활 3년째 되던 해 나는 집에서 쫓겨났다. “너 같은 사람은 필요 없다” 시어머니의 마지막 말이었다. 시어머니는 남편이 나를 때리기 시작하자 오히려 내가 못 들어가도록 대문을 걸어 잠갔다. 잘못한 건 남편인데 나에게 겁을 주려고 그랬던 것일까.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가는 여성들이 증가하던 2007년 무렵, 먼저 한국으로 간 사촌언니들을 보며 나도 막연히 한국행을 꿈꿨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던 친정 엄마는 “네 인생은 네가 선택하는 것”이라며 내 결정에 찬성하셨다. 고향을 떠나며 나는 더 넓은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 확신은 무너졌다. 나는 늘 빈손이었다. 포도 농사를 짓던 남편을 도와 종일 밭일을 해도 내 몫은 없었다. 일당을 받는 남보다 못했다. 시어머니는 “넌 빈손으로 왔잖아”라며 용돈 한 푼 주지 않았다. 그러니 병원을 가거나 아이 물티슈 하나를 사더라도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했다. 너무 답답해 통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남편은 “외국인은 못 만든다”고 했다. 1년이 지나서야 그게 거짓말인 줄 알았다. 시댁은 한국어 공부도 반대했다. 아이가 크면 ‘한국어 못하는 엄마’에 대해 실망할 것 같아 수업을 듣고 싶다고 부탁했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는 “밭일에 무슨 한국어가 필요하냐”, “돈 주고 데려온 네가 무슨 공부냐”고 몰아세웠다. 어학당은 끝내 가지 못했다. 남편에게 나는 아내가 아니라 일꾼이다. 남편은 일이 잘 안 풀리면 나에게 욕설을 했다. 그 욕설은 어느 순간부터 손찌검으로 변했다. 그렇게 참으며 6년을 버틴 결혼, 아니 감옥 생활은 양육권마저 빼앗긴 채 허무하게 끝났다. ●상처만 안고 한국을 떠나다 5년 전에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티켓 없이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를 줄 상상도 못했다. 베트남어 기내 방송이 어색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복잡한 한국의 도심 풍경이 펼쳐질 것 같다. 내 고향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소수민족 마을이다. 옆 마을과 언어도 풍습도 다른 작은 집성촌이다. 사랑하는 고향이지만 내게 큰 상처를 준 곳이기도 하다. 남성이 원하는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 아내로 삼는 악습 때문이다. 열세 살 되던 2003년 나도 이 악습의 피해자가 됐다. 납치, 강제 혼인, 출산까지 하자 친정 식구들도 나를 받아 주지 않았다. 결국 쫓겨나다시피 고향을 떠났다. 나를 모르는 곳에서 새 미래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국제결혼을 알게 됐다. 2012년 어느 더운 여름날 한국에 왔다. 중개업자를 통해 만난 남편은 약속과 달리 시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 적응에 정신없던 결혼 5개월째, 기억조차 고통스러운 악몽이 시작됐다. 시아버지는 계속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집에 단둘이 남은 어느 겨울날. 그는 안방으로 커피 심부름을 시켰다. 그러더니 커피를 내려놓는 내 손을 잡아채고 옷 속에 손을 넣었다. 도망가라는 경고처럼 머릿속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도망친다 한들 한국말도 못하는 나를 누가 믿어 줄까. 그는 과도를 들고 나를 협박했다. 그 일이 있고 열흘 후, 그는 거짓말로 나를 유인해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화장실에서 베트남 친구에게 가까스로 전화를 했다. 경찰이 왔고 재판이 시작됐다. 시아버지는 계속 합의된 관계라고 우겼다. 그런데 법정 싸움이 끝나기 전 나에게 또 다른 송사가 닥쳤다. 남편이 혼인 무효 소송을 낸 것이다. 내가 베트남에서 출산한 걸 속였다는 이유였다. 납치로 인한 출산도 혼인 무효에 해당되는지를 두고 법정에서 5년을 다퉜지만 난 결국 소송에서 졌다. ‘사기로 인해 혼인 의사를 표시한 것’에 해당된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내가 겪은 인권침해는 고려되지 않았다. 5개월의 결혼 생활, 5년의 법정 싸움이 끝나고 상처만 안은 채 나는 돌아간다. 한국도 고향도 아닌 어딘가에서 새 살이 돋을 거라고 믿으며. ●우리 ‘동포’ 맞나요 동포(同胞). 같은 배에서 태어났다는 뜻이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 동포인 나를 형제, 자매로 생각할까. ‘절반의 한국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인인 듯 한국인 아닌 존재랄까. 가끔은 나 자신도 원래 한국 국적인 사람과 나를 구분한다. 한족 교육을 받고 자란 나는 중국에서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우연히 중국에서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왔다. 4년의 독박 육아에 지쳐 갈 때쯤, 한국어 통역을 하며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변 이주여성들을 돌아보니 식당이나 공장에 다니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한국 화장품을 팔며 다들 열심히 살았다. 나도 내 경험을 살려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구직은 어려웠다. 사람들은 나를 이중 언어 구사자로 보기보다 ‘외국 며느리’로만 봤다. 그러다 2006년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사회적으로 ‘다문화 붐’이 일면서 한국어 수업 등 이주여성 대상 프로그램이 생겼다. “이거다” 싶었다. 남편에게 부탁해 다문화 강사 교육을 받고 2년간 열심히 이주여성들을 도왔다. 그렇게 실력도 인정받고 보람도 느낄 무렵, 남편의 폭력이 시작됐다. 내가 일을 나간 뒤 남편은 일을 그만뒀는데, 실업 기간이 길어지며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생활비와 남편의 대출금까지 감당하기를 몇 달, 결국 6살 딸아이를 안고 집을 나와 쉼터로 향했다. 그때부터 나는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기 시작했다. 아이와 살 보금자리를 얻기 위해 틈틈이 동대문을 기웃거리며 일거리를 찾아 ‘투잡’을 뛰었다. 그렇게 낮에는 강사로, 밤에는 장사를 하며 버티고 있다. 내 손으로 벌어 아이와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그것이 고된 삶을 버티는 유일한 힘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인제대교 추락사건 15년만에 나타난 제보자

    ‘그것이 알고싶다’ 인제대교 추락사건 15년만에 나타난 제보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1일 방송을 통해 인제대교 추락 사망 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2003년 2월 터널 끝에 맞닿은 인제대교 아래에서 스무 살 김씨가 알몸 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된다. 직접 사인은 다발성 실질장기부전으로 추락에 의한 것이었지만 추락 전 누군가에 의해 폭행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피해자의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는 그날 이른 새벽 친구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었고, 김씨의 휴대전화는 친구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 약 30분 후에 전원이 꺼졌다. 변사체에서는 성폭행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범인의 DNA조차 찾을 수 없었고, 오랜 시간 수사가 진행됐지만 범행 방법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법의학자들은 “성폭행에서도 반드시 정액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액 반응이 음성이라고 성폭행을 제외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15년간 제보는 단 한건이었다. 사건 발생 한달 뒤 제보자는 사건 날짜 즈음 새벽 도로 한쪽에 정차된 흰색 마티즈를 봤다고 했다. 흰색 마티즈가 시신 유기 반대 방향인 서울 방면으로 서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경찰은 전방위 수사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사건이 종결됐다. 그리고 2015년 인제대교 위에서 의심스러운 광경을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제보자는 “마네킹으로 보이는 것을 집어던지는 장면을 보고 ‘마네킹을 왜 저기다 버리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올도 안 걸친 것 같다. 내가 그 생각을 못했다. 마네킹은 머리카락이 없지 않냐. 머리카락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보자의 진술과 사건 발생 시기는 일치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제보자의 진술이 자발적이었다는 점에서 기억이 왜곡됐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최면을 통해 당시 기억을 되돌려 반대편 차선에 하얀색 차와 노란색 견인차가 서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갑자기 출발한 견인차가 자신의 차량 옆으로 붙더니 추격해 왔다고 말했다. 제보자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수사 대상 견인차가 조금 더 좁혀질 수 있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또다른 견인차 운전기사, 사건 발생 한달 뒤 인제대교에서 서울방향으로 정차한 흰색 마티즈를 봤다는 사람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사건의 첫 제보자였던 견인차 운전자를 찾으려고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범죄심리전문가 이수정 교수는 “그 제보자를 찾아 확인을 해봐야 한다. 마티즈가 맞느냐가 핵심일 수 있다. 견인차 운전자가 제보한 것이라면 또다른 제보자가 견인차가 쫓아왔다고 이야기 하니까 충돌 지점이 생긴다. 그 사람이 봤던게 진짜 마티즈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사에 혼선을 야기하기 위한 허위제보일수도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사고의 원인과 가해자도 알지 못한 15년 전 사건. 이 사건을 담당한 관할 경찰서는 제작진의 제보를 토대로 재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오늘(11일) ‘그것이 알고 싶다’ 인제대교 추락 사망 사건 다룬다

    오늘(11일) ‘그것이 알고 싶다’ 인제대교 추락 사망 사건 다룬다

    11일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어둠 속의 목격자-인제대교 추락 사망 사건’ 편이 방송된다. 겨울 축제로 몰려든 외지인의 발길마저 뜸해지던 2003년 2월 인제의 겨울. 터널 끝에 맞닿은 인제대교 아래에서 스무 살 김 씨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직접 사인은 추락에 의한 것이었지만 추락 전 누군가에 의한 폭행 흔적도 함께 발견됐다. 누가 그녀를 폭행하고 다리 아래로 던진 것일까? 누가, 무슨 이유로 그랬던 걸까. 김 씨는 그 날 이른 새벽 친구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었다. 김 씨가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는 친구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 약 30분 후에 전원이 꺼졌다. 변사체에서는 성폭행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범인의 DNA조차 찾을 수 없었고, 오랜 시간 수사가 진행됐지만 결국 범행 방법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범인은 작은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14년이 지난 후, 인제대교 위에서 의심스러운 광경을 목격했다는 새로운 제보자가 나타났다. 오랜 망설임 끝에 용기를 냈다는 제보자는 너무나 기묘한 장면을 본 터라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정말 그는 사건이 있던 그 날 그 시간, 가로등 하나 없어 칠흑같이 어두웠던 인제대교 위에 있었던 걸까. 그가 기억하는 그 날의 장면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다양한 검증 과정과 전문가들을 통해 새로 나타난 목격자의 기억을 분석한다. 긴 터널을 뚫고 나온 그의 기억은 사건을 푸는 새로운 단서가 될 것인가. 이날(11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인제대교 아래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스무 살 김 씨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와 목격자가 던지는 새로운 실마리를 추적해본다. 오후 11시 5분 방송된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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