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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행 1심 무죄’ 안희정 항소심 시작… 위력 행사·피해자 진술 신빙성 쟁점

    위력에 의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항소심 재판이 29일 시작됐다. 안 전 지사가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단은 ‘위력 행사’ 인정 여부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위력 행사를 협소하게 판단했고 피해자 진술을 배척했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여성인권위원회가 지난 23일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위력에 의한 간음을 인정하려면) 위력 행사가 무형으로든 유형으로든 행사됐어야 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됐어야 했다”고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피해자 진술에 대해 변호인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진술이 상반될 때 어떤 진술이 사실인지는 가해자·피해자 지위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건 객관적 증거와 사실에 의한 것으로 모두 적법하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1심에서 증언한 증인 3명에 더해 새로운 증인 2명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 김지은씨의 휴대전화 메모, 통화내역 발췌 등 12건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이날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한 프레시안의 ‘미투’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해당 기자를 허위 고소한 혐의를 받는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안희정 성폭력 사건’ 항소심 시작…‘위력 행사’가 쟁점

    ‘안희정 성폭력 사건’ 항소심 시작…‘위력 행사’가 쟁점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 29일에 열려검찰 “1심이 간음·추행 협소하게 해석”재판부에 안희정 피고인 신문 요청도공동대책위 “무죄선고 오류 바로 잡아야”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항소심이 29일 시작됐다. 이날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이 대법원 판시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면서 1심에서 이뤄지지 않은 안 전 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이날 오후에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의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의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안 전 지사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1심은 간음·추행에 대해 대법원에서 일관되게 제시하는 기준에 어긋나게 협소하게 해석했고, (피고인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나 진술이 굉장히 많음에도 이를 간과·배척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증거가 객관적으로 판단되지 못했다”면서 “심리가 미진해 피해자에게도 심각한 2차 피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1심 결심공판 때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지만 당시 공판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지난 8월 14일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자 도지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위력이 존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위력을 행사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은 대법원 판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법원은 이미 1998년 판결에서 “위력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이 경우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안 전 지사 변호인은 이날 공판기일에서 “위력이 유형적으로든 무형적으로든 행사돼야 한다는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 “피고인이 도덕적·정치적 비난을 감수하고 있지만, 실정법을 위반한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다른 문제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검찰과 안 전 지사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위력의 행사’ 여부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1심에서 이미 증언한 3명을 포함해 총 5명을 항소심에서 새로 증인으로 불러 신문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심이 이들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한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이고, 이를 뒷받침할 새 증거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1심에서 이뤄지지 않은 안 전 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도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검찰과 피해자 김지은씨의 법률대리인은 1심에서 불거진 ‘2차 피해’ 논란을 반복하지 않도록 비공개 심리를 진행하기 바란다는 뜻도 전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을 하더라도 피해자와 관련된 부분이므로 비공개가 고려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 증인·피고인 신문의 채택 여부와 비공개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이 열리기 전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고법 앞에서 ‘보통의 김지은들이 만드는 보통의 기자회견’이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자회견문이 낭독됐다. 대책위는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따질 것이 아니라 가해자 측 주장이 믿을 만한 것인지 물었어야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가해자를 벌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그렇기에 (1심의) 무죄 선고는 보통의 김지은들이 겪었던,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차별과 폭력을 국가가 방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판결은 여성들의 삶과 남성들의 사고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직장 내 성폭력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에 대한 판결이기도 하다”면서 “(2심) 재판부 역시 이러한 파급력을 고려하여 더욱 공정하고 합당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 더 많은 안희정을 막기 위해, 권력형 성폭력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재판부는 1심의 오류를 바로잡고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장길 서울시의원, “군내 성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행위를 즉각 그만두길”

    서울시의회 문장길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2)은 최근 성폭력 해군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군사법원의 2심 판결에 대하여 국민정서에 반한 판결이며 성적 소수자와 약자보호를 외면한 판결이라 비판하고 향후 남은 대법원 판결에서는 성폭력에 적극적 대응하는 판결이 나오길 촉구하였다. 성폭행 사건에 대해 무죄판결이 나온 이후 여성 시민단체, 군 인권센터는 성명서를 발표하여 “고등군사법원은 합리적 이유나 근거 없이 피해자 증언을 배제하면서 가해자의 주장은 무턱대고 신뢰했다”며 “군대 내 성폭력과 혐오범죄를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판결은 2016년 당시 해군 중위로 복무하던 여성 중위가 상급 남성장교로부터 성폭행 당한 후 피해 사실을 알려 가해 간부들이 지난해 7월에 구속 기소됐다. 가해 간부들은 지난 4월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8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의 판결은 뒤집혔다. 고등군사법원은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허위 진술을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기억이 변형 내지 과장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강간죄 구성요건인 폭행협박이 동반되지 않아 강간죄가 성립될 수 없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군 검찰은 즉각 상고하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문장길 의원은 한 함정에서 두명의 남성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으로 중절까지 한 하급장교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고려가 판단에서 배제되었으며 시간이 지나 기억이 변형내지는 과장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은 건전한 상식과 국민정서에 반한 판단이라 비판하였다. 또한, 문장길 의원은 군에 복무하는 딸을 가진 부모의 마음으로 군내 성폭력 문제를 생각해야 되며 국방부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군내 성평등의식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논평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금니 아빠’ 이영학, 대법원서 무기징역 확정

    ‘어금니 아빠’ 이영학, 대법원서 무기징역 확정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9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 유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의 판결을 확정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딸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피해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승용차에 실어 강원도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아내의 성매매를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 자신의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 역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은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형을 선고한다”면서 사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살인이 다소 우발적이었고, 범행 직전 그의 정신 상태가 불안했으며, 재범 우려가 매우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딸(15)은 지난 2일 대법원에서 1·2심이 선고한 대로 장기 6년·단기 4년형을 확정받았다. 미성년자는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할 경우 단기형 복역으로 형 집행을 끝낼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 당국, 민영 유치원 지나친 영리추구 금지한다

    중국정부가 민영 유치원의 무분별한 이윤 추구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중국 당국은 민영 유치원이 자사 명의로 주식을 발행, 상장 회사화 하는 행위 일체를 금지하는 ‘학전교육심화개혁규범발전의견’을 일반에 공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민영 유치원은 자사 자산 증식을 목적으로 주식시장에 상장, 주식 발행을 할 수 없으며, 상장된 주식회사를 통한 대규모 투자금 회수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 이는 민영 유치원의 지나친 영리행위와 이윤 추구 행위로 인한 교육 문화의 문란한 분위기 조성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치원에 재직 교사에 대한 자질 훈련과 민영 유치원 소유자에 대한 관리 감독 등을 강화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최근 민영 유치원을 중임으로 불거진 아동 학대 사건 등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이미 주식 시장에 상장된 민영 유치원 주가는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락하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민영 유아교육업체 RYB와 브라이트스칼러에듀케이션은 각각 52.97%, 16.71%씩 주가가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증시 시장 내에 상장됐던 △메이플리프에듀케이션시스템(-18.69%) △차이나위화에듀케이션(-14.55%) △호프에듀케이션그룹(-8.45%) △민성에듀케이션그룹(-5.41%) 등 중국의 대표적인 4대 민영 유치원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일주일 사이 이들 4개 민영 유치원 관련 하락한 주가 가치는 무려 1조 1700억 원에 달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기초교육국 장진두이 부국장은 “민영 유치원의 과도한 이윤 추구 분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자본 추구의 원리와 교육의 공익성이라는 두 목적이 충동할 때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진 아동의 이익 극대화 원칙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를 통해 자본 상실 위험이 있는 민영 유치원에 대해서는 정부의 임대료 감면, 보육 교사 교육 무상 지원 등의 정부 지원 혜택을 통해 민영 유치원이 받을 재정적 타격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베이징 소재 대형 민영 유치원에 재직 중인 교사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생 10여 명을 주삿바늘로 찌르고, 환각제 성분이 들어 있는 약을 먹이는 등 아동학대 행위를 저지른 바 있다. 더욱이 일부 학부모는 문제의 유치원에서 원생에 대한 성폭행 사건 발생 의문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양상된 바 있다. 해당 민영 유치원은 이미 미국 뉴욕 주식 시장에 상장된 대형 유아 교육회사 업체로 알려졌다. 때문에 민영 유치원의 지나친 영리 추구 행위가 곧 교육 시장의 윤리 의식을 흐린다는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은 산하에 교육감독위원회를 개설, 전국 소재 국영, 민영 유치원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실태 점검 및 관리 감독을 진행해오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18년 전 성폭행 남성이 아들 보고 싶다고 법원에 호소한다면

    18년 전 성폭행 남성이 아들 보고 싶다고 법원에 호소한다면

    영국의 한 여성이 14살 때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가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들을 보고 싶다고 법원에 호소하고 나서자 법을 고쳐서라도 막아달라고 절규했다. 새미 우드하우스(32)는 2016년에 3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아시드 후세인이 최근 로더럼 시의회에 아버지로서 아들을 보는 등의 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한 사실을 듣게 됐다. 가정법원 심리 도중 이런 얘기가 오간 것을 알고 우드하우스는 “후세인은 나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아이들에게도 위험”이라며 “내가 법원에 갔을 때까지 누구도 그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그녀는 정부를 향해 “법을 개정해서라도 강간범이 강간을 통해 임신한 아이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로더럼 근처에서 ‘미친 애시’로 불리는 후세인은 우드하우스를 비롯해 50명 넘는 소녀들을 유린한 삼형제 가운데 한 명이다. 14살 때이던 2000년 그를 만나 유린당했던 그녀는 낙태를 권하는 주위의 권유를 뿌리치고 아이를 낳아 홀로 길렀다. 그리고 다른 피해자를 돕기 위해 익명을 포기하는 대단한 용기를 냈다. 그녀는 지난해 ITV에 출연, 아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더니 아들이 “그러면 내가 강간범의 아들이냐”고 묻고 그렇다고 답하자 그 뒤부터 엄마를 응원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에도 그녀는 후세인의 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전에 아들과 상의했고 아들의 전폭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있다고 얘기했다. 나아가 후세인이 실형을 언도받았을 때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되찾고 다시는 그에 관한 얘기도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후세인이 여전히 친권을 갖고 있고 자신과 다른 피해 여성들의 권리는 왜 고려되지 않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영국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 “지방 당국은 부모로서 돌보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친권만 주장하는 부모의 요구를 거절하도록 법원을 움직일 수 있고, 법원은 이 결정을 내렸을 때 아이와 엄마에게 어떤 손해가 전가되는지 따져야 한다”며 “매우 암울한 사건이며 해당 부서와 지방당국이 소송이 기각되어야 한다는 점을 빨리 이해하고 공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피해배상 요구하면 “의도 있냐” 의심받는 성폭력 피해자들

    피해배상 요구하면 “의도 있냐” 의심받는 성폭력 피해자들

    ‘피해자다움’, ‘돈이 목적’ 프레임 씌우는 사회소멸시효·배상책정은 성폭력 특수성 반영 못해“소멸되지 않는 성폭력 고통엔 시효도 없어야”피해자는 20년 전 초등학생 때 학교 테니스부 코치 A씨로부터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다. 끔찍한 기억을 지우려고 오랫동안 애썼지만, 최근 자신의 피해 경험과 유사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때의 일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피해자는 지난 3월 A씨를 고소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한 달 뒤 피해자는 A씨가 여전히 학교에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관할 교육청에 신고했고, A씨는 곧바로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A씨는 학교를 떠나더니 자신의 성폭력 가해 사실을 부인했다. 관리 책임이 있는 학교는 A씨가 이미 교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오래 전 일이라 민사소송 과정도 쉽지 않다. 피해자는 “성폭행은 당사자가 스스로 용기내서 말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알 수 없는 범죄”라면서 울먹였다. “당시 성폭행과 구타를 당한 트라우마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판정까지 받았지만, 우리나라는 성범죄에 대해 터무니없이 짧은 소멸시효를 적용하고 있어 죄를 물을 수가 없습니다. 저 같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에요.” 범죄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는 피해자의 당연한 법적 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피해자들은 사회적 편견과 법의 한계 등 현실의 여러 장벽들로 그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국회 아동·여성·인권정책포럼 주최로 28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성폭력 피해자, 민사소송을 제기하다’ 토론회에서는 무엇이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게 만드는지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피해자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문화가 피해자들이 직면하는 장벽 중 하나다. 김재희 변호사는 “우리 사회는 유독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만 피해자가 금전적 배상을 요구하면 ‘돈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만들어 고소했다’는 프레임이 작동한다”면서 “‘성폭력 피해자는 범죄에 대한 진상규명 외에 피해에 대해 어떤 보상도 요구하면 안 된다’는, 완전무결한 피해자상을 요구하는 사회적 편견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장도 “성폭력이라는 위법행위를 통해 입은 손해를 배상하고자 하는 노력은 ‘가짜’ 성폭력 피해자의 다른 의도로 해석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배상 요구는 심지어 성폭력 무고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어렵게 민사소송 제기를 결심해도 성폭력 피해자들은 소멸시효라는 벽에 부딪힌다. 현행 민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소멸시효를 범죄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범죄발생일로부터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의 소멸시효는 ‘범죄발생일로부터 20년’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이 범죄 발생 후 즉각적인 형사고소나 손해배상 청구보다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20~30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피해사실을 인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도가니 사건’으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1985년부터 2005년까지 교사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2011년 PTSD와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면서 소를 기각했다. 김 변호사는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보완되고 있지만 “민사상 소송에 있어서 소멸시효 제도는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형사소송에서 중형이 확정돼도 소멸시효가 지나 민사상 피해배상을 한푼도 받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개정·적용된 성폭력 관련 법률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공소시효를 적용한다. 13세 미만 아동·청소년과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 그리고 모든 연령에 대한 강간살인죄는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이렇게 형사소송상의 공소시효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민사소송상의 소멸시효는 여전하다. 낮은 손해배상액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상해나 사망으로 이어진 성폭력을 제외한 다른 성폭력 사건 손해배상액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와 치료비 등이 전부다. 일반적으로 적게는 100만원, 많아야 4000만원 정도다. 박윤숙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소장은 “성폭력 피해로 인한 시간적·물리적 피해뿐만 아니라 수치감과 자책감으로 시달린 시간, 주변인을 경계하고 긴장하면서 불안감에 휩싸인 시간, 두통과 불면, 좌절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지만 아직 사회적 합의는 미흡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가해자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현실도 민사소송 제기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성폭력 범죄 형사소송 과정에서 피해자는 가명으로 조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보호규정이 있지만, 민사소송 절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보복범죄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피해자가 가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을 때 피해자의 인적사항이 그대로 가해자에게 노출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외에도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비용 부담, 또 가해자가 재판 중에 이미 재산을 처분해 형사소송 이후 민사소송을 제기해도 손해배상액을 받을 수 없는 점도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폭력 피해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PTSD나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을 진단받은 시점부터 소멸시효를 산정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고, 피해에 부합하는 손해배상액을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소멸되지 않은 고통과 배상받을 권리를 법이라는 이름으로 소멸시키는 것 자체가 법의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반민정, 성추행 영상공개→조덕제 “4분 풀영상 공개” 요구[전문]

    반민정, 성추행 영상공개→조덕제 “4분 풀영상 공개” 요구[전문]

    배우 조덕제가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방송에 유감을 표하며 반민정이 공개한 신(scene)의 전체 영상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조덕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반민정 구하기 아니고? 이제 영상 전부를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며 “탐사 보도 프로그램을 추구한다면 사실관계를 밝히는 심층취재를 했어야 한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앞서 지난 27일 방송된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서는 반민정과 조덕제의 사건을 재조명했다. 조덕제는 영화 ‘사랑이 없다’ 촬영 중 반민정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방송에서 반민정은 “난 가짜 뉴스의 피해자”라며 “내가 당한 그 사건 때문에 매일 같이 잠을 자면 악몽을 꾸거나 아니면 잠을 못 이루거나 했다. ‘더이상은 최악은 없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매일매일 저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반민정은 조덕제가 사법부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추행인지 판단해달라고 공개한 영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반민정은 “사람들이 많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 나를 실제로 폭행한 장면이 성추행 장면이다라고 본인이 SNS에 올려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성추행 앞의 장면을 올리고, 뒤의 장면을 올리고 점점 나의 숨통을 조여오는 것 같다. ‘성추행 장면을 올리면 어떡하지?’ 굉장히 불안하고 고통스럽다. 마치 영화라고 생각하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실제로 내가 당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는 너무나 끔찍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반민정은 이날 어렵게 자신이 당한 성추행 장면을 공개했다. 영화 속에서 반민정이 남편에게 성폭행당하는 장면은 상반신만 촬영됐지만, 조덕제가 감독의 지시와 다르게 속옷을 찢고 바지 속에 손을 넣었다는 것. 반민정은 “(감독님 지시에 따르면) ‘상반신 위주니까 하체는 (카메라에) 안 나온다. 시늉만 하라’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조덕제가 전혀 따르지 않았고, 실제 사고 영상을 보면 나는 내 신체 부위를 가리고 카메라 반대 방향으로 도망을 가고 있다. 옷이 다 찢긴 상태에서 내 얼굴을 (카메라에) 하나도 안 보이게 하고 제 등만 보이며 계속 (카메라 반대 방향) 문 쪽으로 도망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이 위축됐었고, 그냥 방황하는... ‘빨리 이걸 어떻게 끝냈으면 좋겠다. 빨리 이 자리에서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 이 상황이 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조덕제는 반민정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반민정은 자신의 바지가 엉덩이 중간까지 내려가고 지퍼도 내려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장면을 촬영 직후 스태프 3명이 확실히 봤다고 진술하고 또 주장했다”며 “그렇지만 반민정이 이 광경을 확실히 목격했다고 지명한 스태프들은 그런 사실을 전혀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조덕제는 “나는 제안한다. 13번신 영상 전부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을 반민정 씨가 동의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 진실이 이렇게 힘센 세력에 의해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하 조덕제의 페이스북 글 전문> 문제의 13번신의 전체 공개를 촉구합니다. 반민정은 13번신 촬영 시 저 조덕제가 애초부터 성추행만을 생각했고 연기를 할 생각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증거로 제가 실제 폭행을 행사하였고 또 뽀뽀를 하려는 장면에서 입을 벌렸다며 이는 키스를 하려는 것으로 명백한 성추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뽀뽀를 하려는 것과 키스를 하려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고 말입니다. 본인이 성폭력특례법을 들이대고 13번신 전체 공개를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여성단체들, 자신이 의뢰한 영상학자 그리고 MBC에는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 전체는 4분여에 불과한 장면입니다. 전체 영상을 공개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1심과 2심 판사들은 이 영상을 보고는 성추행여부를 도저히 판단 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검사들과 변호사들도 이 영상을 통해 결국 성추행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진술의 신빙성이 유죄의 증거인 상황에서 이 영상은 반민정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충분히 가려 줄 수 있습니다. 반민정씨는 자신이 필요할 때만 조금씩 공개하지 말고 이제 이 4분짜리 전체 영상을 공개하는 것에 동의하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이제는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더 이상 방송에 출연해서 그 잘난 증거라는 눈물을 뽑기 위해 매번 힘들게 울 이유도 없으니까요. 이 영상공개를 통해, 정말 저 조덕제가 연기할 생각은 없었고 성추행만을 생각한 것인지? 그럼 주위에 있던 감독을 위시한 스태프들은 전부 눈 뜬 봉사들이라 성추행 상황을 몰랐던 것 인지? 감독과 모든 스태프들은 왜 촬영 직후 OK 컷으로 만족 했는지? 시나리오, 콘티, 감독 디렉션을 비교해가며 검토 하면 진실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큰 의문은 정말 촬영 시작부터 저에게 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면 반민정은 왜 NG를 낼 수 없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반민정 측은 그간 누누이 언론에 긴장성 부동화 상태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정말 긴장성 부동화 상태였는지? 긴장성 부동화 상태에서도 빠져 나오려고 극렬한 저항이 가능한 지 그간 반민정 측이 한 모든 주장들을 낱낱이 확인 할 수 있을 겁니다. 단 4분에 불과한 짧은 풀 영상 입니다. 공개에 동의 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심 사형·2심 무기징역’ 이영학, 29일 대법원 선고

    ‘1심 사형·2심 무기징역’ 이영학, 29일 대법원 선고

    중학생을 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반면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영학(36)의 상고심 판결이 29일 나온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영학의 상고심 판결을 29일 오전 10시 대법원 2호법정에서 선고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딸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 날 살해한 뒤 피해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강원도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아내를 성매매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 자신의 계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도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아내와 계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영학의 범행은 어떤 처벌로도 위로할 수도, 회복할 수도 없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왔고, 이영학에게서 피해자를 향한 반성이나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다.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형을 선고한다”면서 사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살인이 다소 우발적이었고 범행 직전 그의 정신상태가 불안했으며, 재범 우려가 매우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영학의 딸에 대해 지난 2일 1·2심이 선고한 장기 6년·단기 4년형을 확정했다. 미성년자는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할 경우 단기형 복역으로 형 집행을 끝낼 수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30년 전 檢수사 제대로 했다면 짐승의 삶 살지 않았을 것”

    “30년 전 檢수사 제대로 했다면 짐승의 삶 살지 않았을 것”

    “검찰이 1987년에 수사를 정확히 하고 제대로 밝혀 줬다면 30년 동안 짐승의 삶을 강요받으며 살아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7일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했다. 문 총장은 사과문을 읽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 총장이 과거사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한 것은 지난 3월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이후 두 번째다. 이날 예정 시간인 오후 3시보다 20여분 일찍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교육실에 도착한 문 총장은 피해자 3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문 총장은 “검찰이 외압에 굴복해 수사를 조기에 종결했다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현재까지 유지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군사정권 시절 최대의 인권유린 사건으로 꼽히는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 선도를 명목으로 고아, 장애인 등 3000여명이 시설에 불법수용돼 강제노역과 구타, 성폭행, 학대 등에 시달린 사건이다. 일부 수용자들의 집단 탈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됐으나 폭행, 사망 등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박인근(2016년 사망) 형제복지원장은 특수감금과 횡령 혐의로만 기소됐고, 법원에서는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최근 문 총장은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에 법령 위반이 있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했다. 피해자 김대우(48)씨는 “형제복지원 때문에 부모도 다 잃고 배움도 짧아 한스럽다”면서 “피해 생존자들 모두 외로이 살아야 했다. 제대로, 올바르게 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문 총장은 고개를 숙인 채 참담한 표정으로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을 경청했다. 피해생존자모임의 한종선 대표는 “가해를 저질렀던 사람이 진정한 사과를 하겠나. 선배가 잘못한 걸 후배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진상 규명으로 처벌이라도 똑바로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 생존자들은 국회 계류 중인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과 검찰 개혁도 요구했다. 이들은 “검찰의 비상상고 결정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의 억울함과 한을 풀 수 있도록 특별법 통과를 끝까지 책임져 달라”고 말했다. 공식 행사 뒤 문 총장은 피해자들과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대표는 “한 번 더 문 총장이 사과 말씀을 전달했다”면서 “피해로 인해 내 감정이 재단돼 있어 기쁨 등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오늘 문 총장이 와 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형제복지원 3번 끌려간 소년 사연에 눈물 쏟은 검찰총장

    형제복지원 3번 끌려간 소년 사연에 눈물 쏟은 검찰총장

    10살 때부터 세 차례, 아무 이유 없이 끌려가 매 맞고 강제 노역을 해야 했던 김대호씨가 끔찍한 기억을 토해내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눈물을 쏟았다. 감정을 추스르며 준비한 자료를 읽어내려갔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문 총장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판 아우슈비츠’라고 불리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들을 만났다. 정부와 검찰 선배들이 저지른 잘못에 사과하기 위해서였다. 문 총장을 만난 피해자들은 30년 전 피해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 1981년 형제복지원에 처음 끌려가는 등 세 차례나 형제복지원에 입소했다는 김대호씨는 “50m 근처 여인숙이 집이라고 했는데도 경찰이 보내주지도 않고 차 안에서 감금하고 구타했다”며 “그 어린 학생이 무슨 죄가 있나. 죄도 없이 한두 번도 아닌 세 번이나 잡아가는 것이 말이 되나. 형제복지원에 잡혀가는 바람에 친구도 없다”고 한탄했다.그는 “어린 나이에 흙벽돌 지고 올라가고 그랬다. 군인도 아닌데 1소대, 2소대 이런 식으로 부르고, 잘못을 안 해도 단체로 기합을 줬다. 부모 다 잃어버리고 배우지 못한 것이 진짜 한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의 사연을 들은 문 총장은 감정에 복받치는 듯 눈시울이 붉어졌고, 휴지를 건네받고는 안경을 벗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부산 오빠집에 놀러갔다가 경찰에 끌려가 형제복지원에 입소했다는 박순이씨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피해회복이 늦었다고 지적했다.그는 “그때 조금이나마 똑바로 수사를 했다면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있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검찰총장이 늦게나마 선배들의 잘못을 사과해주니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은 문 총장은 준비된 사과발언 자료를 낭독했지만 목이 메는 듯 발언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외압에 굴복해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고 말았다는 과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자들에게 허리를 숙였다.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일종의 수용시설처럼 운영된 형제복지원은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1987년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에 대해 수사를 벌여 불법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1989년 7월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부실수사와 수사축소 의혹까지 제기됐고, 재조사 끝에 문 총장은 지난 20일 법원의 판결에 법령위반이 있다는 이유로 사건을 대법원에 비상상고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문무일 검찰총장, 형제복지원 피해자 만나 사과…“검찰, 진실규명 못했다”

    문무일 검찰총장, 형제복지원 피해자 만나 사과…“검찰, 진실규명 못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검찰이 인권 침해 실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면서 머리 숙여 사과했다. 문 총장은 2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2층 교육실에서 한종선씨 등 형제복지원 피해자 30여명을 만나 “검찰이 외압에 굴복해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고 말았다는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였다면 형제복지원 전체의 인권 침해 사실이 밝혀지고, 인권 침해에 대한 적절한 후속 조치도 이루어졌을 것”이라면서 “피해 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현재까지 유지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하여 마음 깊이 사과들니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형제복지원 감금 범죄의 근거가 됐던 당시 정부 훈령과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의 특수감금죄에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아울러 지적했다. 그는 “과거 정부가 법률에 근거 없이 내무부 훈령을 만들고,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가 공권력을 동원하여 국민을 형제복지원 수용시설에 감금했다”면서 “기소한 사건마저도 재판 과정에서 관련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못했는데, 이러한 과정은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인권이 유린되는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면서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일종의 수용시설처럼 운영된 형제복지원에서는 선량한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이들에게 강제 노역을 시키며 수용자들을 상대로 구타, 학대, 성폭행을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지원 자체 기록만 봐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운영되는 동안 513명이 사망했고, 그들의 시신 일부는 암매장되거나 시신조차 찾지 못해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린다. 검찰은 1987년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에 대해 수사를 벌여 불법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1989년 7월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부실 수사와 수사 축소 의혹도 제기됐다. 결국 재조사 결정이 내려졌고, 문 총장은 법원의 판결에 법령 위반이 있었다면서 지난 20일 대법원에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했다. 앞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4월 위헌인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은 불법 감금에 해당한다면서 검찰에 사건 재조사를 권고했다. 이후 검찰은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대검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당시 수사검사와 수사관, 검찰 지휘부, 수용자 등을 상대로 불법 수용과 인권 침해, 수사 방해 등이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검찰 수장이 형제복지원 사건 수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과거 무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인권 침해 사건의 또 다른 ‘가해 동조자’로 지목되는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법원은 지난 21일 문 총장이 비상상고한 이 사건을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에 배당하고 심리에 본격 착수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파키스탄 30대 여성, 치질 수술 중 성폭행 주장 파문

    파키스탄 30대 여성, 치질 수술 중 성폭행 주장 파문

    파키스탄의 한 여성이 치질 수술 중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수술 중 성폭행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피해 여성(35)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피해 여성은 지난 24일 치질 수술을 위해 마취 상태로 무려 8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사건이 인지된 것은 여성이 마취에서 깬 후였다. 하복부에서 출혈과 더불어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 것. 여성은 "수술 후 의식을 되찾았을 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특히 병원 측은 수술 당일 나를 강제로 퇴원까지 시켰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동생의 도움으로 다른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 성폭행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당국도 조사에 나섰다. 지역 보건부 장관인 야스민 라시드는 "지난 26일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면서 "피해 여성에게서 DNA 샘플을 채취했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문무일 검찰총장,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내일 사과

    문무일 검찰총장,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내일 사과

    문무일 검찰총장이 참혹한 인권 침해에도 무죄가 선고됐던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하기로 했다.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은 오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 2층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 취지의 발언을 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일종의 수용시설처럼 운영된 형제복지원은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복지원 자체 기록만 봐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운영되는 동안 513명이 사망했고, 그들의 주검 일부는 암매장되거나 시신조차 찾지 못해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린다. 검찰은 1987년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에 대해 수사를 벌여 불법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1989년 7월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까지 제기됐고, 재조사 끝에 문 총장은 지난 20일 법원의 판결에 법령위반이 있다는 이유로 사건을 대법원에 비상상고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시대 역행하는 ‘해군 장교 성폭력 가해 사건’ 무죄 판결 규탄한다”

    “시대 역행하는 ‘해군 장교 성폭력 가해 사건’ 무죄 판결 규탄한다”

    1심 유죄판결 모두 뒤집은 2심 재판부“평시 군사법원 반드시 폐지” 의견도군 검찰, 2심 판결 불복해 대법원 상고성소수자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해군 영관급 장교 2명에게 최근 고등군사법원이 원심의 유죄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하자 시민단체들이 국방부 앞에 모여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줬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군인권센터 등 단체들은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A소령, B대령에게 각각 징역 10년, 8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두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고등군사법원을 규탄했다. A씨는 2010년 9월~11월 당시 해군 중위였던 피해자를 10회 강제추행하고 두 차례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업무보고를 하러 온 피해자를 강제추행하고, 회식 후 술에 취한 피해자를 강간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의 성폭력으로 피해자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해서 중절수술까지 했다. 2010년 10월 당시 함장이었던 B씨(당시 중령)는 피해자로부터 A씨의 가해사실을 보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절수술을 하고 휴가에서 복귀한 피해자를 자신의 숙소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등 오랫동안 괴로워하다가 지난해 초 근무지를 이탈했다. 헌병수사관이 근무지 이탈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피해자는 본인의 군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시간이 많이 지나 가해자들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해 고소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군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를 설득했고, 결국 피해자는 지난해 7월 군형법상 강간치상 혐의로 A, B씨를 고소했다. 앞선 1심에서 가해자 A씨는 징역 10년을, 가해자 B씨는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군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가해자들은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강간죄 최협의설 고집한 재판부 그런데 고등군사법원은 지난 8일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지난 19일에는 A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아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고, 가해자가 피해자의 의사를 오해할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무죄판결 근거였다. 피해자가 저항의 증거를 신체에 남길 정도로 강력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했을 때에만 폭행 또는 협박을 동반한 강간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최협의설을 고집한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차혜령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기존 판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차 변호사는 “강간 혐의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다른 법원 판결문들을 보면 양팔을 누른 행위도 폭행으로 인정되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양팔을 누른 행위가 일반적인 성관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폭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항소심 판단은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해야 하고,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시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해자의 증언을 배제하고 가해자의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장은 “가해자 A씨와 피해자가 서로 성적 호감을 가진 사이라는 A씨의 주장을 증명할 증거는 재판 과정에서 아무 것도 제출되지 않았다. 오히려 초임장교인 피해자에게 직속상관인 가해자의 질책이 심했고 강압적 태도로 둘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증거조차 없는 가해자의 주장을 재판부는 채택했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는 피해 당시 촉감, 냄새가 현재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증언하고 있다. 피해 당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저항은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비트는 것이었을 뿐 ‘싫다’, ‘하지 말라’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군 조직의 일원인 자신에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가 성편향적이고 상명하복의 위계적인 군대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피해자는 사건이 발생한 함정의 유일한 여성이었다. 피해자가 느끼는 고립감을 항소심 재판부가 외면한 것이다. 온정적 처벌 남발한 군사법원 그동안 군사법원은 성폭력 사건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 1월~지난해 6월 군사법원에서 선고한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을 직권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가 여군인 사건의 선고유예 선고 비율은 10.34%에 달했다. 이는 일반 법원의 1심 선고유예 비율(1.36%, 대법원 ‘2016 사법연감’ 출처)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군사법원은 또 성폭력 가해군인들을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는 군형법상 강간·추행죄를 적용하지 않고 벌금형 선고가 가능한 법률을 의율한 경우도 많이 있었던 것으로 인권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간사는 “군 판사·검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임명·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지휘부의 입맛에 따라 내부의 순환보직으로 관리되는 한 군사법원이 제대로 된 재판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면서 “군형법조차 적용하지 않고 일반 형법을 적용해 가해자를 풀어주고 있는 지금 평시 일반 형사 사건에 대해 군사법원이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여성을 향한 성폭력이자 성소수자에 대한 성폭력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의 이종걸씨는 “성소수자 군인은 특히 성폭력에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기도, 그 이후 제대로 사건을 해결하기도 어렵다”면서 “또 많은 성소수자 피해자가 가해자의 아웃팅 협박, 그리고 왜곡된 통념에서 기인한 2차 피해를 경험한다”고 전했다. 현재 이 사건은 군 검찰이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단체들은 “피해자가 저항조차 하지 못한 것은 (가해자들에 대한) 무죄 판단의 근거가 아니라 저항조차 할 수 없는 피해자의 처지를 가장 잘 아는 상급자의 위치에 가해자들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대법원은 유형력의 행사를 직접적인 폭행이나 협박으로 협소하게 해석한 2심의 오류를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상호 서울시의원 “성범죄, 음주운전, 폭행 등 매달 15건 꼴로 서울 관내 비위 교사 발생”

    성범죄, 음주운전, 폭행 등 서울 관내 학교 교원들의 비위·비리가 매달 15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상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구 제4선거구)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교원 징계 현황’에 따르면2016년~2018년 8월 동안 각종 비위·비리로 인해 징계받은 서울 관내 학교 교원(유·초·중·고 교원)이 총 499명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원을 제외한 교육청 소속 공무원(본청 및 직속기관 소속)의 경우, 동일 기간 동안 징계받은 인원이 고작 24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서울 관내 교원들의 기강해이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연도별로 보면 서울 관내 학교 교원 중 징계받은 인원은 2016년 201명, 2017년 186명, 2018년(8월까지) 112명이었다. 비위 유형별로 보면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성 관련 비위가 119건(23.8%)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음주운전 110건 , 폭행 59건, 교통사고 30건, 금품수수 14건, 회계비리 12건 등 순이었다(세부내역 별첨) 학교 유형별로 보면 공립학교 소속 교원이 288건(57.7%), 사립학교 소속 교원이 211건(42.2%)으로 공립학교 교원의 징계 비율이 다소 높았다. 그러나 비위 유형에 따라 교원 징계 비율에 다소 편차도 존재했다. 가령 성 관련 비위의 경우 사립학교 교원이 징계받은 비율은 81.5%(97건)로 공립학교 교원 비율인 18.4%(22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음주운전의 경우에는 공립학교 교원 92.7%(102건), 사립학교 교원 7.2%(8건)으로 역전된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징계 처분 유형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경징계라고 볼 수 있는 감봉처분이 12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견책 111건, 불문경고 96건, 정직 59건, 직위해제 1건 순이었고 중징계의 경우 해임 88건(17.6%), 파면 19건(3.8%)으로 다소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조 의원은 “성 비위 교원에 대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매년 성 관련 비위가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후 “공립학교 교원의 경우 공무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음주운전을 남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비위 교원 징계처리는 감봉·견책 등 대부분 경징계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의원은 “교육청 본청 및 직속기관 소속 공무원들에 비해 교원들의 비위 건수가 과도하게 많은 이유는 학교라는 곳이 학생들에 대한 권력형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향후 서울시교육청은 교원이 단 한 번이라도 성범죄, 음주운전, 금품 향응수수 등 중대 비위 연루 시 그 명단을 즉각 공개하고 교단에서 바로 퇴출시키는 등 강력한 대책을 도입하여 서울 관내 학교 교원들의 비위 발생 비율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두순 얼굴 공개 찬성률 91.6%”…추가 범행 막기 위해서

    “조두순 얼굴 공개 찬성률 91.6%”…추가 범행 막기 위해서

    국민 10명 가운데 9명꼴로 8살 초등학생 성폭행범 조두순의 얼굴 공개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추가 범행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조두순 얼굴 공개 여부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또 다른 추가 범죄 가능성을 막기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찬성 여론이 91.6%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여론조사는 지난 23일 C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응답률 7.4%)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중범죄라도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여론은 5.1%에 불과했다. ‘모름/무응답’은 3.3%였다. 리얼미터는 “모든 지역, 연령, 이념 성향, 정당 지지층, 직업에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특히 20대, 여성, 중도층과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여론이 95%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성별로는 여성(찬성 95.2% vs 반대 2.6%)이 남성(88.0% vs 7.6%) 보다 찬성률이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95.5%), 30대(94.4%), 40대(91.9%), 60대 이상(90.1%), 50대(87.7%) 등 순으로 찬성 의견이 많았다.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층(찬성 95.4%), 진보층(91.1%)에서 찬성 여론이 90% 이상이었고, 보수층(87.5%)에서도 찬성 의견이 80%를 넘었다. 지지 정당별로는 바른미래당(찬성 96.1%), 민주당(94.3%), 정의당(91.5%), 무당층(90.1%), 자유한국당 지지층(87.8%) 등 순으로 찬성률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문제의 사건이 발생했던 경기·인천(93.0%)보다도 광주·전라(찬성 94.4%), 대전·충청·세종(93.6%)이 더 높았다. 이어 서울(92.2%), 부산·울산·경남(91.5%), 대구·경북(86.6%) 순으로 찬성 의견이 많았다. 직업별로 보면 자영업(찬성 94.8%), 사무직(93.4%), 가정주부(92.4%), 노동직(91.3%) 등 모든 직업에서 찬성 여론이 압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총장, 내일 ‘형제복지원’ 사과… 국회 앞 농성장 찾아갈 듯

    검찰총장, 내일 ‘형제복지원’ 사과… 국회 앞 농성장 찾아갈 듯

    문무일 검찰총장이 27일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한다. 과거사 사건과 관련 문 총장이 사과하는 것은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에게 지난 3월 사과한 이후 두 번째다.대검찰청 관계자는 25일 “문 총장이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 직접 사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과 방식과 정확한 시간, 면담 장소 등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결정하기로 했다.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모임이 국회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는데, 면담 장소는 이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무연고자 3000여명이 형제복지원에서 강제노역을 하며 폭행, 학대, 불법 감금, 성폭행 등에 시달렸다. 대검 산하 검찰개혁위원회가 지난 9월 비상상고를 권고했고,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도 지난달 정부와 검찰의 사과를 권고했다. 문 총장은 지난 20일 대법원에 박인근(2016년 사망) 형제복지원 원장의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을 다시 판단해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이재록 목사 중형, 성범죄 불관용 인식 확산 계기돼야

    신도 8명을 4년여간 수십 차례나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가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 목사가 피해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정신적으로 길들인 뒤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판단했다. 최근 교회 내 성폭력 폭로가 잇따르는 가운데 법원이 종교계의 이른바 ‘그루밍 성범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회 그루밍 성범죄란 목회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여신도를 길들인 뒤 심리적 우위 상태에서 성폭력을 가하는 행위다. 이번 재판은 피해자들이 심리적·물리적으로 반항하기 어려운 ‘항거불능’ 상태였는지가 핵심이었다. 이 목사 측은 정상적 지적 능력의 성인 여성들을 항거불능 상태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절대적 권위에 복종하는 신앙생활을 했으므로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인정했다. 신도 수가 13만 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 담임목사가 인면수심의 만행을 수년 간 저질렀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이다. 더욱 충격인 것은 교단에서는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폭로들이다. 신앙을 악용한 성적 착취가 암암리에 묵인되고 있다면 이런 야만이 또 없다. 올 들어 ‘미투 운동’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성범죄 인식에 일대 변혁을 맞았다. 성범죄로 좌절하는 피해자에게 증거를 직접 제시하라는 식의 재판 태도는 넘기 힘든 2차 고통의 벽이었다. 지나친 증거주의 재판에 가해자가 명예훼손 운운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는 사례는 흔했다. 피해자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는 법원의 경직된 판단이 성범죄에 경고가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높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법원의 판결들은 유의미한 변화로 읽힌다. 30대 부부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지난달 대법원은 가해자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피해자답지 않았다’며 성폭행 피해를 인정하지 않았던 1, 2심에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판결”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법원의 노력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피해자에게는 지나치게 엄격하고 가해자에게는 관대한 이중잣대를 들이댄다는 인식은 법원이 스스로 불식시켜야 할 문제다. 이참에 13세 이상의 성범죄 피해자는 강제성이 입증돼야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현행법의 구멍도 손질돼야 할 것이다. 법의 보호 범위를 13세 이상으로 확대해 성범죄에 관한 한 가해자를 최대한 엄벌하려는 사회적 의지를 확인시켜야 한다.
  • 혜경궁김씨 질문에 난감한 이해찬 “이재명 지사 사건 정무적 판단할 단계 아니다”

    혜경궁김씨 질문에 난감한 이해찬 “이재명 지사 사건 정무적 판단할 단계 아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혜경궁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주인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라는 경찰 조사 결과에 대해 “(이 지사에 대해) 현재로서는 정무적인 판단을 할 단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사건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언론 보도 말고는 실태를 잘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언론 보도되는 것도 사실인 게 있고 아닌 게 있고 혼동돼서 잘 모른다”며 “기본적으론 사건의 수사 과정, 검찰 송치 후 공소 과정, 법원의 재판 과정 이런 부분들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지사가 경찰수사가 정치적 의도가 있는 수사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이 대표는 “제가 답변드릴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로서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들이 입장 표명을 하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아 즉각 당에서 징계 조치가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때의 처분과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안 전 지사가 그날 바로 본인의 잘못된 처세에 대해 시인하고 사과했기 때문에 당에서 징계 절차를 밟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관련)나 이 지사는 본인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도 신중히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어느 정도 재판 과정서 사안이 확인돼야 당에서 절차를 밟을 수 있지 현재 상태에선 절차를 밟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지사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 계속되자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최근 국회 사정이나 정책, 남북관계 질문을 해달라”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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