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폭행
    2025-11-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177
  • ‘김학의 사건 키맨’ 윤중천 구속영장 재청구…성폭행·무고 혐의 추가

    ‘김학의 사건 키맨’ 윤중천 구속영장 재청구…성폭행·무고 혐의 추가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의혹의 ‘키맨’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성폭행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차 청구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20일 윤씨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지난달 19일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한 달여 만이다. 검찰은 윤씨에게 사기·알선수재·공갈미수 등 기존 혐의 이외에 강간치상과 무고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번 구속영장에는 2006년부터 이모씨를 협박하고 폭행을 가하며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이씨가 제출한 2008년 이후 정신과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과거 윤씨에 의한 성폭행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시기와 장소 등 사실관계가 특정되는 혐의를 선별해 강간치상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 윤씨에게 내연녀였던 권모씨로부터 20억원 안팎을 빌린 후 갚지 않은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도 추가했다. 권씨가 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자신과 권씨를 간통죄로 고소하도록 부인에게 시킨 혐의(무고)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개인비리 혐의로 윤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으나 ‘별건 수사’에 해당한다는 윤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기각했다. 당시 윤씨는 골프장 개발사업 인허가를 도와준다는 빌미로 부동산개발업체의 회삿돈 15억원을 가져다 쓴 혐의, 횡령 혐의를 받던 사업가에게 수사를 무마해준다는 명목으로 5억원을 받아내려 한 혐의 등을 받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속 이름 특이한 정치인 조사 거부”…일문일답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속 이름 특이한 정치인 조사 거부”…일문일답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조사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일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가 이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핵심 쟁점이었던 고인의 성폭행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고인이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성폭행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문준영(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과거사위 위원은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성접대 의혹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어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과거사위는 또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실물을 확인할 수 없고 관련 증언도 부족해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냈다. 다음은 문준영 위원과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고인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가 ‘장자연 문건’에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이 있다고 증언했었는데.“과거사위는 (이른바 ‘장자연 문건’ 외 성접대 요구자 명단이 기재됐다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물이 확인되지 않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린다는 점에서 리스트 실체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에 대해 윤씨가 진술한 부분을 크로스체크(대조검토)했다.” -해당 정치인은 조사했는지.“(진상조사단이) 해당 정치인의 이름을 확인하고 진술에 타당성이 있는지 봤다. 그러나 (정치인을) 불러서 조사한 것은 아니다. (해당 정치인이) 조사 요청을 거부했다.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에 의한 성접대 강요 부분에 대한 판단은.“성접대 부분에 대해서는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는데, 현재로서는 현재로서는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술접대 부분은 강요라고 판단했다.” -검찰에 대한 수사 권고까지 가지 않은 이유는.“여러 부분에서 중요한 자료가 누락됐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조사과정에서 관련자들이 다들 ‘그럴 리가 없다’고 진술했다. 누락이 의도적이었다고 판단할 만한 구체적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 또 현재 남아있는 고인의 통화내역은 당시 수사검사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 원본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당연히 기록에 편철됐어야 할 것들이 빠져 있는데, (당시 검찰) 수사팀이나 검사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문건에 나온 ‘조선일보 방사장’과 ‘방 사장 아들’은 특정이 안 된다는 것인가.“그렇다. 구체적으로 특정은 하지 못했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 고인이 아는 사이라는 참고인 진술이 있었는데.“구체적 범죄사실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자연리스트’ 규명 못해…부실 수사·조선일보 외압은 인정(종합)

    ‘장자연리스트’ 규명 못해…부실 수사·조선일보 외압은 인정(종합)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 의혹과 관련해 수사 미진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장자연씨가 친필로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의혹이 집중됐던 가해 남성들의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20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장자연 보고서’를 제출받아 이에 대한 검토 및 논의를 해왔다. ‘장자연 사건’은 배우 장자연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건이다. 당시 수사 결과 장자연씨가 지목했던 인물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나면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고, 이후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1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술접대 강요는 공소시효 만료…성접대 강요는 확인 못해 과거사위는 소속사 대표 김씨의 술접대 강요와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 당시 장자연씨의 약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과 장자연씨 본인의 녹취록, 주변 사람들의 진술로 볼 때 사실이라고 봤다. 그러나 강요와 강요미수 혐의는 2016년에 공소시효(7년)가 다했다. 또 술자리 참석자들의 접대 강요나 김씨의 성접대 강요 또는 성매매 알선에 대해서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소속사 대표 김씨가 장자연을 상대로 한 강제추행 등은 당시 관련 진술이 있었는데도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수사가 미진했다고 결론내렸다. ●조선일보 관련 수사 미진…“외압 행사는 사실”과거사위는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에 나오는 ‘조선일보 방사장’, ‘조선일보 사장 아들’이 누구인지 특정하기 위한 수사 역시 미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조선일보 방사장’이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를 가리키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상훈 명의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단 한달치만 확인했을 뿐, 비서실이나 비서진의 통화 내역은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방상훈 대표이사의 아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가 장자연씨와 식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당시 방정오씨가 해외출장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미루고, 귀국 후에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 검찰 또한 ‘조선일보 사장’이 방상훈과 무관하다고 판단하는 데 치중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고 과거사위는 결론내렸다. 이뿐만 아니라 방상훈 사장이 ‘조선일보 방사장’이 아니라고 판단했어도 이후 ‘조선일보 방사장’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혐의가 있다고 할 만한 방정오 사장을 상대로 전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한 조선일보가 당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찾아와 “방상훈 사장을 조사하지 말라”고 하면서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번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하며 협박했다는 진술한 바 있다. 과거사위는 조현오 전 청장의 진술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조선일보가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선일보 측이 당시 수사기록을 받아보거나 통화내역 삭제를 시도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압수수색 부실…주요 증거 상당수 사라져 과거사위 조사 결과 당시 수사당국이 압수수색을 부실하게 했으며, 주요 증거자료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사위는 이 자료들이 누락된 것에 특별한 의도나 외압이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통화내역과 디지털포렌식 자료, 수첩 복사본 등이 모두 기록에서 누락된 것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이나 검사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이례적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자연리스트’·성폭행 피해 확인 불가능장자연씨에게 성접대를 요구했거나 실행한 사람들의 명단이 기재됐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서는 조사단 차원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이 문건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자연이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윤지오씨의 진술이 막연한 추정에 근거했다는 점, 단순 강간이나 강제추행이라면 공소시효가 끝난 점,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혐의와 관련해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으로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통해 추후 성폭행 피해 증거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2024년까지 관련 기록 보존 ▲디지털 증거의 원본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 ▲압수수색 등 증거 확보 과정에서 공정성 확보 방안 마련 ▲수사기관 종사자의 증거 은폐 행위에 대한 법왜곡죄 입법 추진 ▲검찰공무원 간 사건 청탁 방지 제도 마련 등을 권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속보] 검찰과거사위 “조선일보, 장자연 수사에 외압”

    검찰과거사위 “조선일보, 장자연 수사에 외압” “‘장자연 리스트’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선 확인 못해 수사 권고 여러워”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맥주회동’ 앞둔 여야…“독재자 후예” vs “경제 위기” 또 충돌

    ‘맥주회동’ 앞둔 여야…“독재자 후예” vs “경제 위기” 또 충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당 원내대표들이 20일 저녁 정국 경색을 풀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맥주회동’을 갖는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 앞두고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각각 ‘5·18 진상규명’과 ‘경제 위기’를 놓고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 국회 정상화 합의까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망언 3인방’ 징계 등을 촉구하며 한국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영령 앞에 떳떳하게 우리 모두 함께 설 수 있도록 국회와 한국당의 징계 절차가 신속히 추진되고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이 완료돼 본격 활동에 착수하고 망언·역사왜곡법을 처리하는 과정에 한국당이 조속히 임해주고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전두환 전 정권이 독재자의 후예이자 후신임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더이상 5·18을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속히 국회를 정상화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5·18 가치의 훼손은 민주정의당 후신인 한국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한국당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시민을 학살한 세력과 단절하려면 진상규명 활동에 이제라도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반쪽짜리 기념식’ 발언에 대해 “모처럼 정확한 워딩으로 판단했다. 39년 동안 5·18은 발포 명령자, 암매장, 성폭행, 최근 증언된 헬기 사격까지 어느 하나 진실이 밝혀진 것 없이 늘 반쪽짜리였다”고 되받아쳤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김 여사의 악수 생략에 대한 한국당 논평에 대해 “그분하고만 안 한 게 아니라 앞줄에 있는 분들 3분의1도 악수를 못 했다. 사실 왜곡이다”라며 “역대 제가 본 논평 중에 가장 졸렬한 논평”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5·18 진상조사위원 위촉을 시켜서 빨리 진상조사를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반면 한국당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확장 재정 기조를 예고한 것을 두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나라 살림을 운영하려 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전북 김제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신시도33센터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난 2주 전국을 다니면서 경기가 더이상 나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임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며 “전북 경제도 붕괴 직전인데 이를 극복하려면 GM군산공장 폐쇄,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 중단 등 현실적인 문제를 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올해 1분기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8000억원이나 줄었다. 한 푼이라도 아껴 써야 할 시점에 정부는 추경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여기에 내년도 예산안을 500조원 이상 편성하면 본격적인 ‘마이너스 통장 나라 살림’”이라고 비판했다. 김광림 최고위원은 “1분기에만 10∼20대 청년 4800여명이 전북을 떠났다”며 “현재 경제 위기는 정책 실패라는 국내 요인에서 시작했고, 그중 가장 큰 뇌관이 대통령 리스크라는 전문가 지적이 많다”고 주장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2015년도 야당 당 대표 시절 문 대통령은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이 40%라고 했는데, 그때와 지금은 같은 분인지 헷갈린다”며 “이런 방식으로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을 깨버리면 영화 제목 같은 ‘국가 부도의 날’이 온다”고 경고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불붙은 낙태논쟁, 미 대선 핫이슈로 떠오르나.

    불붙은 낙태논쟁, 미 대선 핫이슈로 떠오르나.

    미국에서 낙태 찬반 논쟁이 가열되면서 2020년 대선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조건부 낙태 반대론’을 주장하는 등 여야 대선주자 간 낙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낙태 반대론자임을 밝히면서도 낙태에도 예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겠지만, 나는 낙태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면서도 “성폭행과 근친상간, 산모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때 등 세 가지 경우에는 예외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이 낙태 반대론자임을 재확인하면서도 낙태의 ‘3대 예외 조건’으로 다소 유연성을 발휘한 것으로, 여성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앨라배마주 법은 ‘도를 넘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3가지 예외 조건에 대해서는 낙태에 대한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그의 중요한 지지기반인 많은 낙태 반대 보수층에게서도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논쟁의 중심이 된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은 임신 중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를 빼고는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성폭행 피해로 임신하게 된 경우나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갖게 된 경우 등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는 최고 99년형에 처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앨라배마주에서는 낙태가 원천 봉쇄된 셈이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주리주 상원은 지난 16일 임신 8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이날 법안 가결은 앨라배마주가 초강력 낙태금지법을 마련한 지 불과 하루만이었다. 앞서 조지아, 켄터키, 미시시피주 등도 태아의 심장 박동이 인지되는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학의, 구속 후 첫 소환… 사실상 진술 거부

    김학의, 구속 후 첫 소환… 사실상 진술 거부

    2시간 만에 조사 종료… 내일 재소환 예정 윤중천은 이번주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건설업자에게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 후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됐지만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 검찰은 이번 주중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19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차관을 불렀다. 김 전 차관은 지난 16일 윤씨와 또 다른 사업자 최모씨에게 1억 6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튿날 김 전 차관을 소환하려 했지만 김 전 차관이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수사단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했지만 “새로 선임한 변호인과 접견 후 조사를 받겠다”며 사실상 조사에 불응했고, 2시간 만에 구치소로 돌아갔다. 검찰은 21일 김 전 차관을 다시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번 주 초반 윤씨에 대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윤씨에게 사기·알선수재·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달 19일 법원은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기존 혐의 외에 성폭행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김 전 차관에 대해서는 구속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이달 내로 기소할 방침이었지만 연이어 조사가 무산되면서 구속 연장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남은 부분은 수사 외압 의혹이다. 김 전 차관이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2013년 당시 곽상도(현 자유한국당 의원)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중희(현 변호사) 민정비서관이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다. 수사단은 대통령기록관, 경찰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당시 경찰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과 윤씨 수사는 이달 중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나머지 부분도 6월 초중순쯤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아름다운 세상’ 의식불명 남다름 눈 떴다 “아름다운 기적”

    ‘아름다운 세상’ 의식불명 남다름 눈 떴다 “아름다운 기적”

    ‘아름다운 세상’에 아름다운 기적이 일어났다. 의식불명에 빠져있던 남다름이 드디어 눈을 뜬 것. 이에 시청률은 전국 4.3%, 수도권 5.3%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지난 18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작 MI, 엔케이물산) 14회 엔딩에서 박선호(남다름)가 기적적으로 눈을 뜨며, 시청자들까지 감동에 젖어들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선호 핸드폰에 담긴 녹음파일을 증거로, 오진표(오만석), 서은주(조여정), 오준석(서동현)의 조사와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진술이 이뤄졌다. 진실과 거짓이 오고가는 가운데, 선호가 의식을 찾으며 종영까지 2회 남은 ‘아름다운 세상’에 새로운 희망과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선인장화분에서 찾은 선호 핸드폰을 통해 사고 당일 녹음파일을 들은 박무진(박희순)과 강인하(추자현). 특히 “다희(박지후)를 성폭행하고 협박했다고 어른들한테 전부 다 말하라”는 선호의 목소리에 큰 충격을 받았다. 선호와 준석이 다투는 소리, 무언가 추락하는 소리, 그리고 신대길(김학선)에게 사주하는 은주의 목소리는 무진과 인하의 분노를 유발했다. 무진은 아이들이 선호한테 보낸 협박 메시지까지 모두 남아있는 선호 핸드폰을 들고 박형사(조재룡)를 찾아갔고, 음성파일로 토대로 수사가 진행됐다. 공항으로 떠나는 아침, 박형사의 연락을 받고 경찰에 출석한 은주와 준석. 두 사람은 모든 일을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은주는 “순간적으로 운동화를 갖다 놓은 건 맞지만 끈은 제가 묶은 게 아니에요. CCTV를 없앤 것도 몰랐어요”라며 잘못을 대길에게 떠넘겼다. 대길이 돈을 주지 않으면 핸드폰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 준석도 “그날도 선호가 절 오해했고 먼저 때렸어요. 그래서 다투다가 사고가 난 거”라며 학교폭력까지 부인했다. “저흰 준석이보다 그 부모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길 원하고 있습니다. 더 큰 잘못을 한 건 그 부모들과 어른들”이라는 무진의 바람과 달리 친족 간의 특례법으로 정상참작이 되면 벌금형에 불과했다. 진표와 은주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건 대길의 살인교사혐의뿐. “법이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우린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수밖에 없어”라는 인하의 의지로 무진은 최기자를 만났다. 녹음파일을 전해주는 대신, 다희에 대해선 어떤 것도 언급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또한 “기사의 초점을 준석이가 아니라 진실을 은폐한 부모, 어른들한테 맞춰주셔야 합니다”라고 부탁했다. 선호 사건을 재조명한 최기자의 기사가 배포되고, 학교에서 준석은 유령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한편, “행복하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성공하면 돼.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게 성공하면 그뿐이야”라며 진표처럼 변해버린 준석의 모습에 자신의 잘못을 상기한 은주. 심지어 준석은 은주가 대길의 살인을 교사했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인하를 찾아간 은주는 “전부 다 내 잘못이야. 준석인 사실대로 말하고 싶어 했어. 내가 못하게 했어”라며 무릎 꿇고 울며 사과했다. 하지만 인하는 “우리 선호 영영 못 깨어나면 넌 우리 식구 모두를 죽이는 거야”라며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리고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져버린 은주는 진표에게 이혼을 선언했다. 박형사는 준석의 핸드폰을 통해 다희 생일에 준석과 다희가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냈다. 부모에게 선호를 성폭행 가해자라고 한 것과 달리 선호에게는 준석의 잘못인양 말한 다희. 하지만 신고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서 의혹만 계속 될 뿐이었다. 또한, 다른 아이들의 진술로 준석이 선호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특히 이기찬(양한열)은 뒤늦게나마 죄책감이 담긴 눈물을 터트렸고, 준석이 주동자임을 숨겼던 조영철(금준현)도 선호가 준석에게 라퓨타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선호와 준석은 함께 시간을 보냈던 학교옥상을 라퓨타라고 불렀던 것. 점차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는 가운데, 입원실에 누워있던 선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선호야, 엄마 목소리 들려?”라는 인하와 “선호야, 아빠야. 힘내. 이제 일어나야지. 일어나 선호야”라는 무진의 목소리와 함께 선호의 눈꺼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원실에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고, 가족들의 간절한 눈빛을 받던 선호의 눈이 힘겹게 열렸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아름다운 기적이 펼쳐지면서 안방에 감동적인 여운이 감돌았다. ‘아름다운 세상’ 매주 금, 토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남자선수 177명 성추행한 운동부 주치의...美 체육계 또 발칵

    남자선수 177명 성추행한 운동부 주치의...美 체육계 또 발칵

    미국 체육계가 또다시 발칵 뒤집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는 학교 운동부 주치의로 일했던 리처드 스트라우스 박사가 수십년 간 100명이 넘는 남자선수를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지난 1979년부터 1996년까지 이 학교에서 근무한 스트라우스는 200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 법률회사에 조사를 의뢰한 오하이오주립대는 스트라우스가 남자선수 177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라우스는 목이 아파 찾아온 운동부 학생의 생식기를 만지는 등의 추행을 저질렀다. 이 학교 레슬링 선수였던 닉 너터는 스트라우스가 20차례의 검진 중 19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마이클 V. 드레이크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대학을 대표해 스트라우스로 인해 고통받은 모든 이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수많은 대학 관계자들이 과거 해당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운동부 학생들과 코치는 물론 학교 관계자와 오하이오주 담당 공무원들까지 스트라우스의 행각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모두 쉬쉬하는 등 공공연한 비밀에 부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996년 무렵 스트라우스 박사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지만 학교 측은 운동부 주치의 지위를 박탈했을 뿐 교수직은 유지시켰다고 전했다. 또 수사당국이 학교 밖 개인 진료소에서의 의료 행위를 허용해, 그가 성추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방조했다고 밝혔다. 당시 스트라우스의 개인 진료소에서 행정 업무를 담당했던 간호학과 출신 브라이언 개럿은 “그의 성폭력을 직접 목격한 뒤 그만뒀다”고 증언했다. 또 “학교와 주당국 모두 스트라우스의 행각을 알고 있으면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분노했다.결국 스트라우스 박사는 1년 후 총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해 캠퍼스 의사로서의 지위를 회복시켜달라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 총장이자 당시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총장이었던 E. 고든 지는 그의 요구를 거절하는 대신 명예퇴직을 허용했다. 학교 측의 다소 관대한 처사에 불만을 품은 피해 학생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스트라우스 박사는 67세이던 지난 200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도 피해 학생들의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다. 미국 교육부 인권청은 오하이오주립대가 스트라우스 박사의 성추행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사항에 신속하고 공정하게 대응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만약 위반 사항이 밝혀지면 학교에 투입되는 연방 기금을 삭감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미국 대학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지게 한 ‘래리 나사르 사건’을 연상시킨다. 30여년간 미국 미시간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나사르는 아동 포르노물 소지는 물론 미성년자를 포함한 300여명의 여자 체조선수들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징역 140년~360년에 이르는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나사르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조재범 코치 사건과 비교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AP통신이 뽑은 2018 스포츠뉴스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전문] 文, 5·18기념사 “공권력이 행한 야만적 학살에 깊이 사과”

    [전문] 文, 5·18기념사 “공권력이 행한 야만적 학살에 깊이 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기념사를 통해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이라면서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고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함께 가꾸고 키워내는 일은 행복한 일이 될 것”이라며 “광주의 자부심은 역사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것이자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어김없이 오월이 왔습니다. 떠난 분들이 못내 그리운 오월이 왔습니다. 살아있는 오월이 왔습니다. 슬픔이 용기로 피어나는 오월이 왔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오월 민주 영령들을 기리며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부상자와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삶으로 증명하고 계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께 각별한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내년이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때 그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과 전남도민들께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합니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하여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습니다. 국민 여러분,1980년 오월,우리는 광주를 보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주를 보았고 철저히 고립된 광주를 보았고 외롭게 죽어가는 광주를 보았습니다.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시민군의 마지막 비명과 함께 광주의 오월은 우리에게 깊은 부채의식을 남겼습니다. 오월의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 학살당하는 광주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같은 시대를 살던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광주를 함께 겪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어디에 있었든,오월의 광주를 일찍 알았든 늦게 알았든 상관없이광주의 아픔을 함께 겪었습니다. 그 부채의식과 아픔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뿌리가 되었고 광주시민의 외침이 마침내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습니다. 6월 항쟁은 5·18의 전국적 확산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같은 시대,같은 아픔을 겪었다면,그리고 민주화의 열망을 함께 품고 살아왔다면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습니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입니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 ‘광주사태’로 불리었던 5·18이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였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특별법에 의해 5·18을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고,드디어 1997년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신군부의 12·12 군사쿠데타부터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압 과정을 군사 반란과 내란죄로 판결했고 광주 학살의 주범들을 사법적으로 단죄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렇게 우리는 이미 20년도 더 전에 광주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루었고 법률적인 정리까지 마쳤습니다. 이제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미 없는 소모일뿐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광주 5·18에 감사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좋은 민주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해 서로 경쟁하면서도 통합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가 한 페이지씩 매듭을 지어가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학살의 책임자,암매장과 성폭력 문제,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습니다.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광주가 짊어진 무거운 역사의 짐을 내려놓는 일이며 비극의 오월을 희망의 오월로 바꿔내는 일입니다.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광주의 명예를 지키고 남겨진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5·18 이전,유신 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오월이 지켜낸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광주로부터 빚진 마음을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갚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지난해 3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되었습니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하여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방부 자체 5·18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성폭행과 추행,성고문 등 여성 인권 침해행위를 확인하였고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했습니다.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 규명 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5·18 광주민주화운동 39년이 된 오늘,광주는 평범한 삶과 평범한 행복을 꿈꿉니다. 그해에 태어나 서른아홉 번의 오월을 보낸 광주의 아들딸들은 중년의 어른이 되었습니다. 결혼하기도 했을 것이고,부모가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진실이 상식이 된 세상에서 광주의 아들딸들이 함께 잘 살아가게 되길 저는 진심으로 바랍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는 이제 경제민주주의와 상생을 이끄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노사정 모두가 양보와 나눔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냈고 ‘광주형 일자리’라는 이름으로 사회통합형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모든 지자체가 부러워하며 제2,제3의 ‘광주형 일자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광주형 일자리’ 타결로 국내 완성차 공장이 23년 만에 빛그린 산업단지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산업도 혁신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광주의 노력도 눈부십니다. 미래 먹거리로 수소,데이터,인공지능(AI) 산업 등을 앞장서 육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수소융합에너지 실증센터를 준공한 데 이어 국내 최대규모의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도 추진 중입니다.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와 민간기업이 함께하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에도 광주가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광주는 국민 안전에도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감염병 대응,국가안전대진단,재해 예방 등을 포함한 재난관리평가에서 광주는올해 17개 광역지자체 중 재난관리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율 전국 1위를 달성하는 성과도 이뤘습니다. 광주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광주 만들기에 노력한 결과입니다. 아픔을 겪은 광주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부는 광주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할 것입니다. 국민들도 응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오늘부터 228번 시내버스가 오월의 주요 사적지인 주남마을과 전남대병원,옛 도청과 5·18기록관을 운행합니다. 228번은 ‘대구 2·28 민주운동’을 상징하는 번호입니다. 대구에서도 518번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습니다. 광주에 대한 부정과 모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구 권영진 시장님은 광주시민들께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두 도시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 협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입니다. 오월은 더 이상 분노와 슬픔의 오월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오월은 희망의 시작,통합의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입니다.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광주에는 용기와 부끄러움, 의로움과 수치스러움, 분노와 용서가 함께 있습니다. 광주가 짊어진 역사의 짐이 너무 무겁습니다. 그해 오월,광주를 보고 겪은 온 국민이 함께 짊어져야 할 짐입니다. 광주의 자부심은 역사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것이며 국민 모두의 것입니다.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함께 가꾸고 키워내는 일은 행복한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오월이 해마다 빛나고 모든 국민에게 미래로 가는 힘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검찰, 김학의 성범죄 의혹도 반드시 밝혀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그제 밤 구속됐다. 사건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성범죄 혐의가 아닌 뇌물 수수 혐의다. 법원은 “증거 인멸이나 도망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모든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데다가 지난 3월 심야 출국 시도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번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이번 김 전 차관 구속은 뇌물 수수뿐만 아니라 답보 상태인 성범죄 혐의를 밝히는 데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이모씨와의 성관계를 숨기기 위해 윤씨에게 이씨의 상가 보증금 1억원을 포기하도록 종용했다고 보고, 이를 증거인멸 시도로 해석했다. 2008년 윤씨와 이씨는 보증금 분쟁을 벌였다고 한다. 김 전 차관측은 영장심사에서 검찰이 수뢰액을 1억원 이상으로 늘려 공소시효를 15년으로 연장하려고 무리하게 범죄혐의를 구성했다고 맞섰지만,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100여차례 넘게 성접대를 받은 혐의에도 뇌물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그동안 특수강간 등 국민의 공분이 집중된 성범죄 의혹 수사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왔다. 이번에 ‘별건수사’라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뇌물죄 혐의를 적용해 김 전 차관 구속에 공을 들인 것은 신병 확보를 통해 성범죄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어제 오전 윤씨를 소환해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집중추궁하는 한편, 오후엔 김 전 차관을 구속 하루만에 불러 조사하려고 했지만 소환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씨가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물증과 진술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두 사람의 특수강간이나 강간치상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다. 특수강간의 공소시효가 2008년부터 15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그 이전의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 문제도 넘어야 할 과제다. 검찰은 이미 2013년과 2015년 특수강간과 성접대 등의 혐의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구속영장 신청서에 공소시효 문제로 성범죄 혐의를 넣지 못한 것은 검찰로선 자업자득인 셈이다. 검찰은 이번에 반드시 성범죄 의혹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질을 놔두고 변죽만 울렸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과정도 조사해야 한다. 부실수사, 직무유기 비판이 이는 만큼 철저히 조사해 수사 관계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제식구 감싸기’라는 의심을 받는다면 검찰에도 좋을 게 하나도 없다.
  •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국가권력이 여성의 임신중절을 완전히 금지하면 재앙 수준의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성폭행으로 임신한 여성의 낙태까지 허용하지 않는 미국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6일(현지시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낙태하지 못하게 한 결과, 여성 1만명 넘게 불법 낙태 시술을 받다가 숨졌다. 어린이 수십만명이 부모에 버림받고 고아원을 전전했다”며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이 치명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차우셰스쿠는 인구를 늘리려고 1966년 낙태 및 피임을 불법화했다. 단기적으로는 평균 출산율이 1.9에서 3.7로 올랐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여성들이 불법 낙태를 하면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식 의료 기관에서 시술을 받을 수 없는 여성들은 비전문가의 손을 빌리거나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낙태를 시도하다가 사망했다. 1989년에는 한 해에만 약 1만명의 여성이 낙태 과정에서 숨졌다. 1989년 산모 사망률은 1965년의 2배에 달했다. 루마니아의 낙태 및 피임 금지의 또 다른 결과는 고아 수십만명이다. 1989년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 이후 확인한 결과 약 17만명의 어린이가 열악한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 어린이들은 구타 및 각종 학대에 노출됐는데 몇몇 아이들은 금속 침대에 묶인 채 발견됐다. 지난 15일 미국 공화당의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가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에 서명한 이후 미 전역에서 논쟁이 일었다. 이 법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낙태를 금한다. 성폭행,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가져도 낙태할 수 없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는 최고 99년형에 처한다. 사실상 낙태를 원천 봉쇄했다는 평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로 “여성의 삶과 근본적 자유에 대한 소름 끼치는 공격”이라며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선주자 카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 “이 법안은 사실상 앨라배마주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여성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앨라배마주 상원의 바비 싱글턴 민주당 의원은 “(법안 통과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앨라배마 상원의원 25명이 모두 공화당 소속 남성 의원이라는 사실이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미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는 16일 앨라배마주의 결정에 반발해,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나 그리스월드 콜로라도주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앨라배마주가 여성들의 안전하고 합법적인 보건 접근을 허용할 때까지 앨라배마주와의 거래를 금지한다”고 썼다. 메릴랜드주의 연금 기금을 관리하는 피터 프랭코트 메릴랜드주 회계감사원 원장은 이날 앨라배마주에 투자한 연금 기금을 전액 회수하기로 했다. 또 감사원 직원의 앨라배마주 출장을 금했다. 프랭코트 원장과 공화당의 래리 호건 주지사 등이 이사로 있는 공공업무이사회와 앨라배마주 기업과의 계약도 제한할 방침이다. 공공업무이사회의 연간 계약 체결 규모는 110억 달러(13조 911억원) 규모에 이른다.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의 이번 결정은 앨라배마주를 경제적으로 압박해 이번 법안을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성전환자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가 경제제재로 수십억 달러의 희생을 치르자 법안을 철회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김학의 구속’ 후 검찰의 칼끝은 곽상도·이중희로…‘수사외압’에 집중

    ‘김학의 구속’ 후 검찰의 칼끝은 곽상도·이중희로…‘수사외압’에 집중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구속한 검찰이 곧바로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를 보강하는 한편 ‘수사외압’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17일 윤씨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전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김 전 차관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차관이 검찰 조사에서는 윤씨를 모른다는 주장을 펼치다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말을 바꾼 것이 구속에 영향을 미쳤으리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인 3월 22일 태국으로 ‘몰래 출국’하려던 사실도 ‘도망 우려‘로 꼽혔을 가능성이 크다. 수사단 출범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두차례 무혐의 종결된 사건인만큼 성범죄를 밝히지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수사단은 성범죄 대신 뇌물을 공략했고, 김 전 차관을 구속하면서 한 고비를 넘었다. 그러나 세간 의혹처럼 성범죄를 입증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검찰이 확보한 성관계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시기는 특수강간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나기 전인 2007년 11월이어서 물증이 되기 어렵다. 수사단 주장처럼 제3자 뇌물이 인정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김 전 차관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로부터 윤씨가 받을 돈 1억원을 포기하도록 했다는 ‘제3자뇌물수수’ 의혹을 받는다. 또한 윤씨에게 현금과 그림 등 3000만원, 또다른 사업가 최모씨에게 3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성접대 혹은 성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윤씨에게 돈을 포기하라고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검찰은 향후 수사외압에 비중을 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이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2013년 당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민정비서관(현 변호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다. 수사단은 대통령기록관, 경찰청 등 압수수색과 함께 당시 경찰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했다. 수사단 관계자는 “이번달 안으로 김 전 차관을 기소하고, 나머지도 6월 초중순에는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신도 성폭행’ 이재록 2심 징역 16년…“일부 기소건만 이 정도”

    ‘신도 성폭행’ 이재록 2심 징역 16년…“일부 기소건만 이 정도”

    교회 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던 이재록(76)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에게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성지용)는 상습준강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 목사에 대해 원심 판결보다 가중된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이 목사 측 변호인단은 항소심에서 ‘만민교회 탈퇴 세력과 연계한 피해자들이 거액의 합의금을 노리고 조직적으로 무고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당시 60대 중후반이었던 이 목사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 수치스러울 뿐만 아니라 거대한 교회를 상대로 하는 싸움이 될 수 있다”면서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소하고 법정에서 진술하는 게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한다는 주장은 아무리 살펴봐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2011~2014년 이 목사는 왕성한 성관계를 할 수 있는 건강 상태가 아니었다’, ‘피해자가 작성한 다이어리가 조작됐거나 허위 기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 목사 측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가 인정했던 피해자들의 ‘심리적 항거 불능’ 상태에 대해서는 2심 재판부도 판단을 같이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대부분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만민중앙교회에 다녔고 이 목사의 교리와 설교 내용에 따라 절대적 믿음을 갖고 순종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목사가 ‘새 예루살렘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서 영혼과 육체가 하나가 되는 모임이 지상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구조에 따라 나아간 점에 비춰보면, 심리적 항거 불능 없이 자유로운 의사에서 성관계를 했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확한 시점 등이) 특정되지 않아 다 기소되지 못하고 일부 부합되는 내용만 발췌해서 기소된 내용만 이 정도”라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잘 모른다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변명만 하고 있고, 피해자들이 조직적으로 무고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의해 피해자들은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목사는 신도 8명을 42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에 접어들어 피해자 1명에 대한 공소사실이 추가됐고, 3개 피해 사실 중 증거 자료로 입증된 1개가 항소심에서 추가로 유죄가 됐다. 지난달 말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이 목사가 신도 수 13만 명의 대형 교회 지도자로서 지위나 권력, 피해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5년간 신도 성폭행’ 이재록 목사, 오늘 항소심 선고

    ‘5년간 신도 성폭행’ 이재록 목사, 오늘 항소심 선고

    여성 신도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76)의 항소심 선고가 17일 내려진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성지용)는 이날 오후 1시 50분 상습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목사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이 목사는 2010년 10월부터 5년간 자신의 지위와 권력, 신앙심을 이용해 신도 8명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고 42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 목사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한 신도는 10여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이 이 목사를 고소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종교의 권위에 대한 절대적 믿음으로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처지를 악용해 장기간 상습적으로 추행·간음했다”며 이 목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10년 동안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이 목사 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피해자들은 모두 고등학교·대학교 등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마쳐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강요에 의한 성폭행이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목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범행을 일체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고, 변론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회개 편지 내용을 공개하는 등 내밀한 사생활까지 들춰내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해 더 큰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열린 항소심 2차 공판 준비기일에서는 “2010년부터 이 목사의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해 간음이나 추행을 저지를 수 없는 상황이었고, 피해자들과 단 둘이 만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검찰과 이 목사 측은 피해자 등 30여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 6년만에 구속… 성범죄 수사 ‘탄력’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 6년만에 구속… 성범죄 수사 ‘탄력’

    “윤중천 모르는 것은 아니다” 번복하면서 사실 일부 인정했지만 수뢰는 전면부인 “제3자 뇌물 기소 무리” 주장도 인정 안돼 검찰 ‘성접대 뇌물’ 본격적 재수사 방침뇌물 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됐다. 2013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이후 6년여 만이다. 뇌물 혐의로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성범죄 수사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김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 사유도 인정된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김 전 차관은 곧바로 수감됐다. 김 전 차관은 이날 3시간가량 진행된 심사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실관계 일부는 인정하면서도 뇌물 수수 혐의는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그동안 창살 없는 감옥에 산거나 마찬가지였다”며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심야 해외 출국을 시도한 전례가 있는 등 도주 우려가 있고, 혐의를 부인해 증거 인멸 우려도 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윤씨와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1억 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6~2008년 윤씨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2008년 윤씨와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모씨의 상가 보증금(1억원) 분쟁에 개입해 이씨에게 1억원의 이득을 얻게 한 제3자 뇌물 수수 혐의도 영장청구서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 측이 “제3자 뇌물 혐의는 법리적 문제가 있고, 공소시효 문제로 (검찰이) 무리하게 구성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의견을 냈지만 소용 없었다. 김 전 차관이 2007~2011년 최씨로부터 3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별건 수사’라고 주장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씨는 김 전 차관에게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고 용돈·생활비 등을 대주며 사실상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받은 성접대를 뇌물로 본 검찰은 성범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성폭행 피해로 인해 이씨가 정신과 치료 등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공소시효가 15년인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할지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 관계자는 “성관계 중 폭력과 강압이 동원된 행위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이 구속되면서 2013~2014년 두 차례 진행된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 검찰은 특수강간 혐의를 받는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면서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美 앨라배마주, 초강력 낙태금지법 논란… “성폭행·근친상간도 불허”

    힐러리 “여성 자유에 대한 끔찍한 공격” 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낙태 경험 공개 미국 공화당 소속인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가 강간과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에 대한 중절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미 전역에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실상 낙태를 전면 금지한 이 법안으로 40년 넘게 유지돼 온 미국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는 평가다. CNN 등에 따르면 아이비 주지사는 15일(현지시간)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신에게서 받은 신성한 선물이라는 앨라배마 시민들의 깊은 신념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라며 전날 상원에서 찬성 25표, 반대 6표로 통과한 ‘앨라배마 인간생명보호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임신부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있을 때나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치명적인 기형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법이 시행되면 낙태를 한 여성은 처벌받지 않지만 시술을 한 의사는 앨라배마주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A급 중범죄가 적용돼 최고 99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아이비 주지사의 서명 소식이 전해지자 각계각층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커스틴 질리브랜드 뉴욕 연방 상원의원은 “재생산의 자유에 대한 가장 큰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여성의 생명권과 근원적인 자유에 대한 끔찍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2년 전 받은 임신 중절 수술 경험을 공유하며 “내가 겪은 일 중 가장 끔찍한 일이었다. 새로운 법 때문에 여성들이 나보다 훨씬 나쁜 조건에서 낙태 시술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속이 뒤집힌다”고 우려했다. 법안의 효력은 6개월 뒤에 발생하나 시민단체에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미 연방대법원의 지지를 받아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법안은 사실상 미국 여성의 낙태권을 처음 인정한 1973년 미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짚으려는 목적에서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안을 상정한 공화당 소속 테리 콜린스 앨라배마주 하원의원은 “우리가 하려는 것은 판례를 뒤집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와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을 잇따라 지명하면서 현재 미 연방대법관 9명 가운데 5명은 보수 성향을 띠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성향이지만 이전의 판례를 존중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앨라배마주의 법안에 대해서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5·18 행불자 암매장·발포명령자 안갯속… 그날의 진실 밝힌다

    5·18 행불자 암매장·발포명령자 안갯속… 그날의 진실 밝힌다

    “매년 5월만 되면 아들 생각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어떻게 사라졌고, 어디에 묻혔는지 알기만 해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라진 아들 창현(당시 7세·양동초 1학년)군을 40년 가까이 기다리는 이귀복(82)씨는 16일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한때 생업마저 포기하고, 흔적을 기대할 소문엔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으나 허사였다.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갔고, 아들을 향한 그리움도 켜켜이 쌓였다. 그는 지난해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기념식 야외 상황극에 출연해 “내 아들 창현아!”를 목놓아 외치면서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은 비상계엄 전국 확대와 함께 군용트럭이 전남대에 몰려들던 1980년 5월 19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의 집을 나선 후 행방불명됐다.이렇게 5월 항쟁 기간인 5월 18~27일 광주에서 사라진 초·중·고교생은 18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같은 기간 행방불명된 사람은 76명에 이르지만 이들 행방은 지금껏 오리무중이다. 당국이 인정하지 않은 행불자까지 보태면 수백명에 이른다. 암매장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5·18 기간 민간인 166명과 군경 27명이 총탄 등에 희생되고 4000여명의 구속·부상자가 발생했으나 발포 명령자 역시 특정되지 않은 채 안갯속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관련법을 제정하고, 국회 청문회, 검찰 수사,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상은 낱낱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그러나 여야 대치 정국이 길어지면서 진상규명조사위마저 꾸려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이 각각 조사위원 자격을 완화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냈고, 조만간 국회 법사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신속한 처리가 기대된다.조사위는 국회의장 1명과 여야 정당이 각각 추천하는 4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그 아래 50여명으로 사무처를 둔다. 조사위는 가해자·참고인·제보자 등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동행명령장 발부 등 준사법권을 갖는다. 정부는 독립적인 조사위를 발족해 5·18의 진상을 규명한 뒤 그 결과를 공식 국가보고서로 내놓을 방침이다. 진상 조사 내용별로는 ▲행불자 암매장 ▲발포 명령자 ▲여성 성폭행 ▲북한군 개입설 ▲양민 학살 ▲전두환·노태우 정부의 5·18 실상 왜곡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이 가운데 5·18 당시 신고된 행불자의 암매장 여부는 39년간 풀지 못한 첫 번째 숙제로 꼽힌다. 현재 5·18 행불자로 인정된 사람은 82명이다. 6명은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장된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고, 나머지 76명의 흔적은 묘연하다. 5·18기념재단이 2017년 말~2018년 초 사이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일대와 동구 너릿재, 서구 상무지구 등 암매장 제보가 집중된 후보지를 었으나 시신 발굴에 실패했다. 암매장 관련 증언은 넘쳐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로 인한 지형 변형 등이 발굴의 난제로 꼽힌다. 발포 명령자 특정은 진상 규명의 핵심이다. 특별법은 단순히 5·18의 진상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책임자에 대해 소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관심의 초점은 신군부 실권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의 ‘5·18 내란사건’ 판결을 통해 내란수괴·뇌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형사처벌됐다. 적용된 혐의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국한됐다. 이 때문에 5월 21~26일 사이 광주시민에 대한 집단 발포에 전씨가 개입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을 해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씨는 그간 이뤄진 모든 조사에서 군 지휘계통상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발포 명령자’로는 특정되지 않았다. 상황을 되짚어보면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쯤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의 집단 발포가 이뤄졌다. 오후 8시 30분쯤 계엄사령부를 통해 공식 자위권 발동 명령이 현장 지휘관에 하달된다. 자위권은 24일 오후 6시 종료된다. 즉 21일 오후 8시 30분~24일 오후 6시 사이 69시간 30분 동안 자위권 명목의 발포가 허용된 셈이다. 자위권 발령에 근거해도 5월 19일 동구 계림동 광주고 인근 첫 발포, 20일 광주역 앞 발포, 21일 오후 1시 도청 앞 집단 발포는 모두 불법이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원회는 1980년 5월 21일 계엄사령관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 문서(보안사의 ‘광주권 충정작전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 )에서 ‘전 각하(全 閣下):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란 수기 메모를 확인, 공개한 바 있다. 자위권 공식 발령에 앞서 진행된 ‘전 각하의 자위권 강조’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초 발포 명령자를 특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양민 학살 진상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 1980년 5월 23일 오전 9시쯤 11공수여단 병력은 광주 동구 지원동 녹동마을 앞길에서 시민군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박모(당시 18세)양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부상을 입은 남성 2명은 인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즉결 총살됐다. 24일 오후 1시 30분쯤 남구 송암동 저수지에서 놀던 방모(당시 13세)군과 놀이터에 있던 전모(당시 10세)군은 계엄군 총에 맞아 숨졌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송암동 남선연탄공장 부근에선 계엄군끼리의 오인 사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계엄군은 시민군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부근 민가를 뒤져 마을 청년 권모(당시 33세)씨 등 4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지금껏 민간인들에 대해 발포 명령을 내리거나 총격을 실행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도리어 훈포장을 줘 논란을 빚었다. ●“처벌보다 화해 통한 과거사 정리 초점” 이밖에 광주 진압작전 때 특전사 위주로 운영된 군 지휘계통의 이원화,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고문, 여성 성폭행, 북한군 개입설, 헬기사격 명령자, 시민군 무장 시점 조작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1985년 안전기획부 주도의 ‘80위원회’(광주사태진상구명위원회 실무위원회), 1988년 국방부의 ‘511연구위원회’(국방부 국회대책특위 실무위원회)·보안사 태스크포스(TF) 및 511분석반 등이 저지른 5·18에 대한 왜곡과 증거물 훼손·조작 관련자 등을 찾아 책임을 묻는다. 위원회들은 국회 광주청문회에 대응하기 위해 증인을 위한 예상문답 작성 등을 통해 발포, 유언비어 등 쟁점에 대한 짜맞추기를 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선태 국방부 진상규명 특별법시행 TF 자문위원은 “이번 조사위 활동은 처벌보다는 화해를 통한 과거사 정리에 초점을 맞췄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처럼 제보자가 사실에 가깝게 증언할 경우 당사자가 실정법을 위반했더라도 재판부에 감형이나 사면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성폭행 싫어하는지 몰랐으니 무죄” 법원 ‘솜방망이 처벌’에 日사회 ‘분노’

    “성폭행 싫어하는지 몰랐으니 무죄” 법원 ‘솜방망이 처벌’에 日사회 ‘분노’

    주말인 지난 11일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의 3개 대도시에서는 ‘플라워 데모’(꽃 시위)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손에 꽃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법원의 잇딴 무죄 판결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성폭력 피해자와 인권단체 회원들이었다. 최근 일본에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 선고가 잇따르면서 피해자 및 관련단체 등의 집회, 법률 개정 요청 등 단체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상식적으로 유죄가 확실시되는데도 무죄가 선고되고 있는 것은 일본 형법이 ‘저항할 수 있느냐 없느냐’ 여부를 성폭행 처벌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성폭행 무죄 선고 4건이 줄줄이 이어진 게 기폭제가 됐다. 3월 12일 후쿠오카지법이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여성이 성관계를 싫어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한 것을 비롯해 시즈오카지법, 나고야지법 등에서 연달아 피고인들이 무죄로 풀려났다. 특히 26일 나고야지법에서 친딸(19)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면서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재판부는 딸이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과 14세 때부터 성적 학대를 받아 ‘저항하기 어려운 심리상태’였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항거불능 상태는 아니었다”고 무죄의 이유를 댔다.성폭력 피해자들로 구성된 단체 ‘스프링’은 지난 13일 ‘동의없는 성관계’의 경우 ‘저항 불능’ 여부 등과 상관 없이 무조건 처벌이 가능토록 하는 조항을 형법에 신설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법무성(한국의 법무부)과 최고재판소(대법원) 양쪽에 제출했다. 최고재판소에 대해서는 성폭력 피해의 실태 및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재판관에 대해 연수를 실시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13세부터 20세까지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던 피해자인 야마모토 준(45)스프링 대표는 나고야지법 판결에 대해 “나 자신도 아버지에게 저항하기는 어려웠다”면서 “동의없는 성행위가 죄로 인정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바꿔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 및 인권단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인터넷에서 형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일본을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 동의없는 성관계는 이유를 불문하고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등 피해자의 관점에 성범죄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형법을 개정해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만 형사처벌의 잣대로 삼거나 ‘친족이나 교사, 회사 상사 등 지위나 관계를 이용한 성관계’를 포괄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을 새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명 참여자는 현재 3만명을 넘어섰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학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이르면 오늘 밤 구속 여부 결정

    김학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이르면 오늘 밤 구속 여부 결정

    총 1억 6000만원대 뇌물수수·성 접대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6일 밤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수사의 필요성에 대해 판단한다. 이날 오전 10시쯤 법원에 도착한 김 전 차관은 “윤중천씨와 정말 모르는 사이인가?”, “다른 사업가에게서도 금품을 수수한 적 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들어갔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데다 심야 출국을 시도한 적도 있어 구속수사 방침을 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건설업자 윤씨에게서 1억 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 청탁용’으로 윤씨에게서 5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명절 떡값’으로 2000만원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초에는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 걸려있던 박모 화백의 감정가 1000만원짜리 서양화 한 점을 가져간 사실 또한 파악됐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가 최모 씨에게서 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최씨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한 끝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김 전 차관에게 회사 법인카드를 건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게 하고,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거나 생활비 등을 대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씨가 뇌물을 건넨 시점보다 상대적으로 최근인 최씨의 뇌물 공여 의혹으로 인해 검찰은 제한된 공소시효를 늘릴 수 있게 됐다. 이밖에 김 전 차관은 윤씨와 이모씨 간 보증금 분쟁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씨는 지난 2008년 2월 ‘명품판매점 보증금 1억원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이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하자, 김 전 차관이 고소 취하를 종용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서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이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까 염려해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다만, 성폭행 혐의는 이번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서 제외됐다. 대신 성 접대를 뇌물로 간주해 포함시켰다. 김 전 차관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강원 원주시 별장에서 윤씨가 불러들인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을 성 접대로 판단한 셈이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성폭행 혐의에 대해 계속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