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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 살해 후 시신 유기 50대 무기징역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농로에 버린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해덕진 부장판사)는 9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53)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신상정보 공개 10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등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22일 오전 군산시 조촌동 자택에서 아내 B씨(63)를 때려 숨지게 한 뒤 회현면의 한 농로에 버리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폭행은 10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A씨는 아내를 성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아내의 언니(72)도 A씨에게 손발이 묶인 채 폭행을 당해 전치 8주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폭행을 견디지 못해 의식을 잃은 아내를 농로에 버렸고 결국 사망했다. 범행 뒤 도주한 그는 이튿날 새벽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한 졸음 쉼터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결혼 신고 직후부터 아내에게 손찌검했고 이를 참지 못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그는 “아내를 때린 건 맞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성관계도 합의로 이뤄졌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와 범행 당시 상황, 폭행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살인의 의도가 있거나 최소한 피해자가 사망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살인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다. 특히 피고인은 계획적으로 범행했고 그 수법 또한 매우 잔혹했다”며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누범기간 중에 저지른 범행임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1년 여성 여러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출소 1년 만에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앞서 A씨의 친딸은 지난해 8월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아버지는 6명을 성폭행하고 고작 8년의 형을 받았다. 그런데 출소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여성을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응당한 벌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시체육회장 선거 개입의도 없다” 서울특별시의회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위

    첫 민간체육회장 선출을 앞두고 서울특별시체육회(이하 시체육회 선관위)가 서울특별시의회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조사특위)의 정상적인 조사활동을 의도적인 선거개입 논란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사특위는 최근 시체육회 선관위로부터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협조요청」공문을 수신했다. 조사특위에 따르면, 시체육회 선관위는 조사특위의 1월3일자 보도자료를 문제삼아 조사특위가 ‘첫 민간 회장을 선출하는 서울특별시체육회 회장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조사특위에 보내왔다. 조사특위는 지난달 20일 「서울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 지정 촉구 결의안」을 의결하고 이를 시체육회에 통보했다. 시체육회는 이사회를 열었으나, 해당안건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근거자료 부족”을 이유로 부결시켰다. 이 과정에서 민선 회장 후보자인 박OO가 위원장으로 있는 시체육회의 미래기획위원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는 것이 보도자료의 주요 내용이었다. 서울시체육회 미래기획위원회는 체육회의 비전수립, 장·단기 종합계획 수립과 효과적인 조직운영방안 마련을 목표로 2016년 출범했으나, 발족이후 현재까지 단 세 차례의 회의 외에 별다른 활동이 없었으며 특히 2019년에는 활동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래기획위원회의 위원장이 서울시체육회 첫 민간 회장선거에 출마하면서 현 사무처장과의 친분이 새삼 주목받기도 했다. 조사특위는 그간 행정사무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서울시태권도협회의 비리·비위 의혹 및 행정상 시정조치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시체육회가 미래기획위원회를 통해 특정인에 유리한 선거상황을 만들고, 이로써 사무처장 직무유기 고발과 서울시태권도협회 관리단체 지정 등 조사특위의 요구를 무마하고자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보도자료에 함께 제기한 바 있다. 시체육회 선관위의 공문에 대해 조사특위는 “시체육회 회장 선거에 개입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고 조사특위의 활동은 “체육계의 불법과 특혜의혹, 비리와 잘못된 관행을 조사하고 공정과 신뢰에 기초한 체육환경 조성”이라는 본래의 목적 외엔 어떤 의도도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시체육회 선관위의 경솔한 판단으로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조사특위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 ‘선거 공정성 훼손’이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유감을 표명했다. 조사특위의 관계자 역시 “전국체육대회 100주년, 행정사무감사 및 예산심의 등을 이유로 시체육회가 행정사무조사의 연기를 요청할 때마다 행정적 편의를 제공해왔다.”며 “엄연히 별건인 선거와 조사특위의 활동을 무리하게 연결하여 조사특위의 활동의 왜곡하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2019년 4월16일 구성된 조사특위는 그간 12회의 조사활동을 통해 서울시태권도협회 승부조작과 회원회비 편법징수 문제, 서울시태권도협회 사무처의 배임 및 방만운영, 서울시체조협회 성폭력 혐의, 언남고 축구감독 갑질, 횡령, 학부모 성폭행, 서울시체육회 직원채용 특혜 등 각종 의혹을 밝혀내 서울시체육회에 시정조치를 요구해 왔다. 최근에는 조사특위의 시정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서울시체육회에 대해 직무유기와 관리단체 부실관리 등을 이유로 감사원 감사청구 및 사무처장 파면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조사특위는 “시체육회가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일부 비위의혹 체육단체를 비호하고 있다는 제보가 끊이질 않는다.”면서 “시체육회가 조사특위의 시정요구를 무시하고, 조사특위의 활동을 왜곡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경우 사무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파면과 고발을 함께 진행할 수 있다.”고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조사특위는 공정한 선거와 민선 체육회의 원활한 발족을 위해서도 조사특위의 활동은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시체육회의 적극적인 협조와 신중한 판단을 재차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폭행 당시 김건모 ‘배트맨 티’ 존재하지 않았다?

    성폭행 당시 김건모 ‘배트맨 티’ 존재하지 않았다?

    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여성이 피해를 입은 당시 김건모가 배트맨 티를 입고 있었다고 주장한 가운데, 해당 여성이 피해를 주장한 시기에는 배트맨 티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8일 유튜브 채널 ‘이진호 기자싱카’는 김건모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여성은 사건이 일어난 시점을 2016년 8월이라고 말했지만, 김건모의 배트맨 티는 2016년 12월에서 2017년 1월 사이에 만들어진 한정판 제품이라고 밝혔다. 김건모의 베트맨 티셔츠를 직접 제작한 제작자는 “그 베트맨 티는 제가 김건모 씨를 위해 제작을 해서 만든 거고 시중에 없다”며 “김건모 씨가 ‘미우새’에 출연하기 시작할 때 김건모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8월이면 한여름인데 (그때는) 아니다, 만들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2016년 8월 한 유흥업소에서 배트맨 티셔츠를 입은 김건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주장을 전한 바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춘재 초등생 사건 은폐 경찰 처벌하라” 유족 국민청원

    “이춘재 초등생 사건 은폐 경찰 처벌하라” 유족 국민청원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일부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사건 피해자의 유족이 해당 경찰관들을 처벌해달라며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8일 자신을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피해자의 오빠라고 밝힌 청원인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이 은폐한 30년, 이춘재 화성 초등생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세요’ 라는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최근 경찰이 30년 전 이춘재가 살해한 제 동생의 시신과 옷가지를 발견하고도 손수 삽으로 묻어 은폐하고, 나아가 단순실종된 것처럼 아버지와 사촌 언니의 진술조서까지 허위로 작성한 후 막도장과 지문을 찍는 등 수사기록을 조작하여 단순실종 처리한 채, 30년이 지나도록 이를 은폐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다” 글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이춘재보다 당시 경찰에게 더욱 분노를 느낀다”며 “그러나 사건을 은폐한 이들을 공소시효가 지나서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무력감과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의 한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찰들에 대한 처벌 뿐”이라며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수사기관의 범죄 은폐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필요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적었다. 이 청원에는 오후 7시 40분 현재 402 명이 동참했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쯤 화성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모(8) 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라진 것으로 그동안 실종사건으로 여겨졌지만, 이춘재는 김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지난해 자백했다. 이춘재 자백 이후 경찰은 조사에 나서 당시 형사계장과 형사 등 2명이 김양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숨겨 살인사건을 단순 실종사건으로 축소,은폐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이들을 사체은닉 등 혐의로 최근 입건했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지나 이들은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청원 글은 김양의 유족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양 사건을 비롯한 이춘재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위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민들께 조속히 결과를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감방서도 그럴거냐” 법정서 휴대전화 쓰다 판사 분노 부른 ‘할리우드 거물’

    “감방서도 그럴거냐” 법정서 휴대전화 쓰다 판사 분노 부른 ‘할리우드 거물’

    영화계의 ‘신’으로도 불렸던 할리우드 거물이 판사에게 꾸중을 듣는 신세로 전락했다. 전세계에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촉발시킨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법정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법정모독죄로 판사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BBC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 사건을 맡은 제임스 버크 판사는 와인스타인을 향해 “평생 감옥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서 이렇게 (법정에서) 그와 같은 행동으로 법정 규칙을 어기는 것이냐”고 엄한 어조로 훈계했다. 와인스타인은 이미 지난 법정 출두에서 판사 앞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버크 판사는 “법정에서 휴대전화나 전자기기를 갖고 위반 행위를 반복하면 되겠느냐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이같은 발언은 100만 달러(약 10억 7000만원)를 내고 보석으로 풀려난 와인스타인이 법정에서 잘못을 뉘우치는 행동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버크 판사는 더이상 경고는 없다고 못박은 뒤 “당신에게 잘못을 사과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법정 규칙을 준수하라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이날 검찰은 와인스타인을 재수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와인스타인은 지난 30여년 동안 유명 여배우와 영화계 관계자 100여명에 대해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지며 전세계 영화계에 큰 충격을 줬다. 기존 성폭행 혐의로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2013년 2월 한 여성을 호텔에서 성폭행했다며 지난 6일 로스엔젤레스 검찰로부터 추가기소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뉴델리 성폭행·살인범 4명 사형 22일 집행, 선고 7년 만에 “정의 실현”

    뉴델리 성폭행·살인범 4명 사형 22일 집행, 선고 7년 만에 “정의 실현”

    2012년 뉴델리에서 일어나 인도는 물론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던 여대생 버스 성폭행·살해 사건의 범인 네 명에 대한 사형이 오는 22일 집행된다. 2013년 패스트트랙 재판 끝에 사형이 선고됐는데 무려 7년이 속절 없이 흘렀다. 뉴델리 법원은 지난 7일 이들 사형수에 대해 22일 형 집행을 명한 영장을 발부했다고 인도 매체들이 8일 일제히 보도했다. 그 동안 손꼽아 사형 집행을 기다려온 피해 여대생의 어머니는 “7년 이상 참고 견디며 법적 다툼을 벌여왔는데 내 딸이 마침내 정의를 얻게 됐다”고 법원 결정을 반겼다. 다만 이들 사형수들은 2주 안에 집행 연기 등을 청원할 수 있다. 청원이 받아들여지면 대법원이 다시 심사에 나서게 된다. 또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특별 사면을 요청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검찰은 이날 두 가지 방법에 대해 피고 변호인단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시간 끌기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뉴델리 버스 사건은 성폭행을 쉬쉬하던 인도 사회에 커다란 경종을 울렸다. 2012년 12월 16일 당시 스물셋인 피해 여대생은 뉴델리 남부 번화가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영화를 본 뒤 귀가하려고 버스에 올랐다가 여섯 명에게 변을 당했다. 범인들은 달리는 버스 안에서 집단 성폭행한 후 여대생의 신체까지 잔인하게 훼손했다. 그녀는 결국 열사흘 뒤 숨졌다. 모두 여섯 명이 체포됐는데 아크샤이 타쿠르, 비나이 샤르마, 파완 굽타, 무케시 싱 등 네 명은 사형이 언도됐고, 람 싱은 2013년 3월 감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는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열일곱 살 미성년자는 3년을 소년원에서 복역한 뒤 2015년에 석방됐다. 인도에서는 2004년 이후 4명이 교수형에 처해졌는데 마지막 집행은 야쿱 메몬이 1993년 뭄바이 폭탄테러에 뒷돈을 댄 혐의로 2015년에 목이 걸린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번에 사형이 집행되면 5년 만이다. 사형수 중 한 명인 타쿠르는 최근 인도 대법원에 사형 판결 재검토 청원을 냈다가 기각당한 일도 있다. 타쿠르는 청원서를 통해 “뉴델리의 공기는 가스실 같고 물도 독으로 가득하다”며 “어차피 수명이 줄어들고 있는데 사형 집행이 왜 필요한가“란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인도에서는 이 사건에 큰 충격을 받고 성범죄 관련 형량이 강화됐지만 2017년에만 3만 3658건의 강간 사건이 신고될 정도로 성범죄는 여전히 만연해 있다. 지난달 초에는 증언하러 법원으로 향하던 성폭행 피해자가 피의자들로부터 불태워져 중상을 입은 끝에 사망했고,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불태워져 사망한 사건도 하이데라바드, 비하르, 트리푸라 등에서 잇따라 일어났다. 인도에 성범죄가 만연하고 일부 범행 수법은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한 것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아직도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인구가 많기 때문에 성범죄가 빈발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란 일부의 시각 역시 잘못됐다는 것이다. 뉴델리 사건 사형수 한 명은 “제대로 된 여성은 밤에 외출하지 않으며 단정하게 옷을 입는다”며 “처신이 단정하지 않은 여성이 성폭행당하면 그 책임은 남자가 아닌 여성에게 있다”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건모, 폭행 주장 여성 고소 “명예훼손”[공식]

    김건모, 폭행 주장 여성 고소 “명예훼손”[공식]

    가수 김건모가 과거 자신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며 법적대응에 나섰다. 김건모 소속사 건음기획 관계자는 8일 “김건모가 자신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B씨를 지난 6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2007년 김건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는 B씨는 김건모의 파트너랑 언쟁을 벌이던 중, 김건모가 자신을 주먹으로 폭행해 안와상 골절을 입었다며 당시 받은 병원 진단서를 공개해 파장을 몰고 왔다. 김건모 측은 이 여성을 고소하면서 당시 사건과 관련된 증거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모 측근은 고소와 관련해 “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익명의 여성들 중 신원과 사건 정황이 특정된 사람들로부터 순차적으로 법적 대응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법적으로 명백히 사실관계를 따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건모는 앞서 여성 A씨에게 강간 혐의로 피소 당한 상황이다. A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김건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김건모를 고소했다. 김건모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A씨를 무고죄로 맞고소한 상태다. 한편 김건모는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후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하차했으며, 진행 중이던 데뷔 25주년 전국투어 콘서트도 취소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경 성폭행 후 영상 유포한 경찰관 구속

    동료 여경을 성폭행한 뒤 영상을 유포한 경찰관이 검찰에 구속됐다. 전주지검은 동료 여경을 성폭행한 후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 혐의(성폭력 범죄 처벌특례법 위반, 명예훼손 등)로 전북경찰청 소속 A 순경을 구속기소 했다고 8일 밝혔다. A 순경은 2018년 8월께 함께 근무하는 동료를 완력으로 제압해 성폭행하고 그가 속옷 차림으로 누워있는 모습 등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이를 다른 경찰관에게 보여주는 등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순경은 다른 경찰관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공공연하게 “동료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근무하는 경찰서에서 떠도는 풍문을 조사하던 중 신빙성 있는 여러 진술을 확보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었다. 피해 여경은 경찰 조사에서 ‘A 순경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A 순경이 동기들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 해당 영상을 올린 정황을 수사했으나 물증을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A 순경 아버지가 아들이 촬영한 영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도내 한 저수지에 버린 것으로 보고 수색했으나 이 역시 확보하지 못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추후 재판에서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피고인과 마주치지 않도록 비공개, 비대면 심리를 재판부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포토] ‘성폭행 혐의’ 와인스틴, 보행보조기 의지해 뉴욕 법정으로

    [포토] ‘성폭행 혐의’ 와인스틴, 보행보조기 의지해 뉴욕 법정으로

    성폭행 혐의 관련 재판을 받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가운데)이 배심원 선정 첫날인 7일(현지시간)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변호사 도나 로툰노(왼쪽)와 미국 뉴욕 법정에 도착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 “여경과 잤다” 영상 유포 20대 순경 알고보니 ‘성폭행’

    “여경과 잤다” 영상 유포 20대 순경 알고보니 ‘성폭행’

    영상 유포하고 “성관계 했다” 자랑까지피해여경 “성폭행 당했다” 진술에 덜미검찰이 동료 여경과의 성관계를 암시하는 영상을 유포하다 덜미를 잡힌 20대 순경을 수사한 결과 성폭행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이 경찰관은 피해 여경이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을 몰래 촬영한 뒤 동료들에게 “며칠 전 여경과 잤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지검은 동료 여경을 성폭행한 뒤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 혐의(성폭력 범죄 처벌특례법 위반·명예훼손 등)로 전북경찰청 소속 A순경(26)을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A순경은 2018년 8월 함께 근무하는 동료를 완력으로 제압해 성폭행하고 그가 속옷 차림으로 누워있는 모습 등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이를 다른 경찰관에게 보여주는 등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경 수사 결과 A순경은 지난해 2월 경찰 동기들과 술을 마시던 자리에서 피해자 B씨와 관련해 “내가 과거에 성관계를 했었다”는 취지로 자랑했다. 검찰은 A순경이 B씨를 성폭행하고도 합의하에 성관계한 것처럼 주변에 공공연하게 알려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그는 사건 발생 10개월 뒤인 지난해 6월 초 속옷 차림의 B씨가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몰래 촬영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전북 모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순경이 동료 여경과 성관계한 동영상을 경찰 동기들이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유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A씨가 근무하는 경찰서에서 떠도는 풍문을 조사하다 신빙성 있는 여러 진술을 확보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직위해제된 A순경은 영상 촬영 등 혐의 일부에 대해서 인정했다. 다만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경은 경찰 조사에서 ‘A순경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졸업 후 어렵게 취업한 데다 소문이 나면 2차 피해를 당할까봐 혼자서 속앓이를 했으며 현재도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A순경의 사무실 컴퓨터와 노트북, 새로 구입한 휴대전화 등을 통해 동기들과의 SNS 대화방에 해당 영상을 올린 정황을 수사했지만 물증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경찰은 A순경 아버지가 아들이 촬영한 영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도내 한 저수지에 버린 것으로 보고 수색했지만 이 휴대전화도 확보하지 못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추후 재판에서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피고인과 마주치지 않도록 비공개, 비대면 심리를 재판부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순경에 대한 첫 공판은 10일 전주지법에서 열린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당 영입 ‘목발탈북’ 지성호 “머리 아닌 가슴으로”

    한국당 영입 ‘목발탈북’ 지성호 “머리 아닌 가슴으로”

    ‘박찬주 영입 논란’ 이후 두달 만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도 영입황교안 “지성호, 북한인권법 집행에 선두설 것”김은희에 “성범죄 고발해 안전한 국가 앞장서”자유한국당이 4·15 총선 영입인사 환영식을 열고 ‘목팔 탈북’으로 유명한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의 지성호(37) 대표와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28)씨를 영입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지 대표에 대해 “자유를 찾아서 만리 길을 넘어온 지성호 대표의 그 용기와 도전에 감사드린다”면서 “북한 인권의 실상을 유엔과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도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1차 영입 인재 명단에 올렸다가 철회한 뒤 두 달여 만에 이뤄진 2차 영입인사다. 황 대표는 지 대표에 대해 “북한이 어떤 나라인가. 자기 이복 형까지도 암살한 그런 나라 아닌가”라면서 “우리 지 대표가 얼마나 불안하겠나. 그럼에도 자유를 찾아 용기 내서 왔다”고 추켜세웠다.또 “한국당이 선도해 2016년 북한인권법을 제정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나니 사문화되고 있다”면서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와 북한인권법 등이 다시 집행되도록 노력하겠다. 그 선두에 지 대표가 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 대표는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서 참석했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부각하며 지 대표를 소개해 유명인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고 소개했고, 지 대표가 목발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기립박수를 받은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자신의 탈북기를 담은 ‘나의 목발이 희망이 될 수 있다면’이라는 저서를 내는 등 미국 정계에도 알려진 인물이다.북한 주민이던 지 대표는 10대였던 1996년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려다 굶주림에 탈진해 선로에서 기절했고, 지나가던 열차가 지씨를 덮쳐 왼팔과 다리를 마취도 없이 절제해야 했다. 이후 탈북을 결심한 지 대표는 목발을 짚고 6000마일을 걸어 탈북한 뒤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2007년 한국 땅을 밟았다. 2016년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지 대표는 현재 북한 인권 단체 ‘나우’(NAUH)를 운영하고 있다. 지 대표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인재영입을 맡은 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당의) 변화에 대한 확신을 했다”면서 “한국당과 함께 머리로만이 아닌 가슴으로 일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대표는 지 대표에 이어 영입한 김은희씨에 대해 “본인의 아픔을 드러내는 것보다 드러내지 않은 것이 편안한 삶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잘못된 행태들을 고발함으로써 후배들이 그런 어려움 겪지 않도록 하는 선구자가 됐다”고 소개했다.황 대표는 “후배들을 위해 대한민국이 성범죄,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앞장섰다”면서 “김 코치의 용기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스포츠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면 어떤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의 김씨는 2018년 한 방송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힌다. 김씨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성폭행한 코치를 2016년 고소해 징역 10년을 이끌어냈다. 김씨의 사례를 계기로 여성 체육인들이 단체 성명을 내는 등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자신과 같은 피해를 당한 선수를 돕기 위한 제도적 보완에 노력한 점도 평가됐다.경기도 일산에서 테니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특별조사단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한국당은 지 대표와 김씨를 청년 인재로 영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언론 등을 통해 두 분을 접한 뒤 한밤중에 직접 찾아가기도 하는 등 한국당에서 같이 일하자고 간청했다”면서 “처음에는 ‘한국당과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거절당하기도 했지만, 인권·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함께 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이번에 영입한 인재들이 고난과 아픔을 이겨낸 인생사로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지 대표와 김씨에 이어 20여명가량의 추가 영입 인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키프로스서 성폭행 거짓말 英 19세 소녀 집유 선고돼 귀국 길에

    키프로스서 성폭행 거짓말 英 19세 소녀 집유 선고돼 귀국 길에

    휴가로 찾은 키프로스 휴양지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를 한 영국인 소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돼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키프로스의 파마구스타 지방법원은 7일(현지시간)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영국인 19세 여성에게 4개월 징역형을 3년 유예하고 벌금 140유로(약 18만 2000원)를 선고했다. 미칼리스 파파타나시우 판사는 “피고인의 혐의는 중대한 범죄지만, 피고인이 거짓 신고한 점을 시인하고 실수를 인정한 점을 참작해 두 번째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0대 피고인의 미숙함과 전과 기록이 없는 점, 개인적인 환경, 심리 상태, 한달 가량 구금 상태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키프로스 여성단체 대표들과 이스라엘에서 여행 온 50명의 여성들이 법원 앞에서 아예 소녀를 기소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주장하다 소녀의 어머니가 선고를 듣고 나와 풀려나 집에 가게 됐다고 외치자 모두 환호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소녀와 어머니는 곧바로 이날 귀국하기로 했다. 키프로스 법은 무고 혐의가 인정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700 유로(약 22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 소녀는 지난해 7월 휴가로 키프로스의 아이야 나파 지역을 찾았다가 15∼22세 이스라엘 청소년 12명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그녀가 신고한 이스라엘 청소년 중 한 명은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스라엘 청소년들을 검거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소녀가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하자 이들을 석방하고 대신 소녀를 체포했다. 그 뒤 일주일 만에 소녀는 성폭행 주장을 철회했고 경찰은 그녀를 무고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법정에서 소녀는 경찰의 압력 때문에 성폭행 주장을 철회했다고 밝혔으나 법원은 그녀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며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 유죄를 인정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딸이 집으로 돌아가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집행유예 선고에 불복,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이 어머니는 딸이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키프로스 관광 보이콧 운동을 펼쳤다. 영국에서는 소녀를 지원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이 전개돼 지난 2일까지 모금액이 8만 파운드(약 1억 2200만원)를 넘어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英 남성에 약 먹이고 성폭행’ 악마 같은 인도네시아인 박사 과정

    ‘英 남성에 약 먹이고 성폭행’ 악마 같은 인도네시아인 박사 과정

    영국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공부하던 인도네시아 남성이 이렇게 많은 성범죄를 저질렀다. 한 개인이 저지른 짓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더욱이 같은 남성을 성적으로 유린했다. BBC는 ‘악마 같은 성적 포식자’라고 묘사했다. 맨체스터 형사법원은 6일(현지시간) 136건의 강간을 포함해 159건의 성범죄, 8건의 강간 기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레이나드 시나가(36)에게 종신형을 선고하고 최소 30년 이상 복역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1년 반을 끌어온 재판 과정에 ‘맨체스터 강간범’으로만 알려진 그의 신원과 얼굴을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2007년부터 영국에 거주한 시나가는 맨체스터 대학을 졸업했고 졸업 후 과정으로 리즈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공부하던 중이었다. 2017년 6월 한 피해자가 성폭행 도중 정신을 차리는 바람에 덜미를 잡혀 추악한 범행 전모 또는 일단이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범행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였다. 주로 바 등에서 만난 남성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잠 잘 곳을 제공하겠다며 집으로 끌어들인 뒤 진정제 등 약물을 먹여 정신을 잃게 했다. 190명에 이르는 피해자의 대다수는 이성애자로, 약물에 취해 아예 성폭행당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피해 남성들을 성폭행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경찰은 그의 집에서 DVD 250장 분량, 30여만장의 사진에 해당하는 증거를 확보했다. 시나가는 성폭행한 남성의 물건 등을 트로피처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영국 검찰은 하도 사건이 많아 4개로 나눠 따로 기소했는데 2018년 여름과 지난해 봄 각각 진행한 재판에서도 최소 20년형을 포함해 종신형이 이미 선고돼 있던 상태였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건은 영국 사법 역사에 최대 규모의 조사였다고 전했고, AFP 통신은 시나가가 영국 역사상 ‘최다 성폭행범’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범행 일체를 부인했다. 동의해 성관계를 가진 것이며 피해자들은 사실은 그 전에 성관계에 동의했으며 다만 잠든 척했을 뿐이라고 발뺌했다. 법원은 136건의 강간, 8건의 강간 시도, 14건의 성폭행, 1건의 무단침입 등이 48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저질렀다는 점을 유죄로 인정했는데 70여명의 피해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피해를 입은 이들이 스스로 용기를 내 경찰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또 그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2015년 1월 이전에도 숱한 범법행위를 했을 것이라며 사진 등을 확인해 피해 사실을 고소해달라고 요청했다. BBC는 시나가의 범죄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나 그에 따른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는 이들은 도움을 받으라고 관련 기관이나 상담소 전화번호를 안내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30년 만에… 고문 조작 ‘낙동강 살인’ 재심 결정

    30년 만에… 고문 조작 ‘낙동강 살인’ 재심 결정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2명에 대한 재심이 결정됐다. 부산고법 제1형사부(부장 김문관)는 6일 강도살인 피의자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한 뒤 모범수로 출소한 최인철(59), 장동익(62)씨가 제기한 재심청구 재판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사건 발생 3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특히 당시 항소심과 상고심을 맡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35년간 변호사를 하며 가장 회한에 남는 사건”이라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1년 10개월 뒤 다른 사건에 연루된 최씨와 장씨를 살인 용의자로 붙잡았다. 이후 재판에 넘겨져 2003년 특별감형을 받고 복역한 지 21년 만인 2013년 출소했다. 이들은 검찰로 송치되고 재판을 받으면서 고문으로 인한 허위자백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재심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최씨 등은 2017년에 이어 대검 과거사위 조사 결과 발표 뒤 2018년 1월 재심청구서를 다시 제출했고 부산고법은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그동안 6차례 심문을 벌였다. 재판부는 “그동안 6차례 심문에서 물고문의 구체적인 방법, 도구 등에 대한 청구인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었으며 담당 경찰서의 유사 고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심 사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심이 결정됨에 따라 재판부는 이른 시일 안에 공판 준비기일을 열어 검찰과 변호인 쌍방의 입증 계획을 청취하고 재심에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확정하는 등 재판을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문 대통령에 한 남겼던 낙동강 살인사건 30년만에 재심

    문 대통령에 한 남겼던 낙동강 살인사건 30년만에 재심

    지난 1990년 발생한 ‘부산 낙동강변 살인사건’이 3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되면서 당시 경찰 수사관들의 가혹행위 등 진실이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6일 최인철씨와 장동익씨가 제기한 재심 청구에 대해 재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부산 북구 엄궁동 낙동강변 도로상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고 함께 있던 남성은 격투 끝에 도망친 사건이다. 사건 발생 1년 10개월이 지난 1991년 11월 부산 사하경찰서는 사하구 하단동 을숙도 유원지 공터에서 무면허 운전교습 중 경찰을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금전을 갈취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최씨를 검거했다. 이어 최씨의 자백으로 장씨도 구속했다. 사하경찰서는 두 사람으로부터 낙동강변 살인사건에 대한 자백을 받고 부산지검으로 송치했다. 최씨 등 2명은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이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경찰에서 조사된 내용을 보완해 두 사람을 기소했다. 두 사람은 무기징역이 확정돼 21년 이상 복역하다가 2013년 모범수로 특별감형돼 석방됐다. 재판과정에서부터 출소 이후까지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하던 두 사람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고문을 당하고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며 2017년 5월 재심을 청구했다. 특히 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 2016년 SBS에 출연해 이 사건을 회고하며 “변호사 생활을 통틀어 한이 남는 사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경찰의 고문, 가혹행위 등 직무상 범죄와 수사기록 상 나타난 공문서 위조, 연행 과정에서의 불법성 등 개별적으로 여러 재심 사유들을 제시했지만,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부분은 경찰의 고문 여부였다. 재판부는 재심 개시 결정을 위해 지난해 5월 23일부터 같은 해 11월 14일까지 6차례에 걸쳐 심문기일을 진행했으며, 각 공판 과정에서도 경찰의 고문이 있었는지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다. 최씨 등 재심 청구인들은 고문 장소와 방법, 당시 수사관들의 언행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증인으로 나선 당시 수사관 4명은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물고문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재심 청구인들의 주장이 더욱 신빙성이 있으며, 경찰의 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에서 직무상 범죄에 대한 재심은 직무상 범죄가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해 증명됐을 때로 제한하고 있는 것에 비춰봤을 때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이례적이다. 재판부는 “재심 청구인들은 원심에서 대법에서 형이 확정되기까지 수사관의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뿐만 아니라 형 집행기간과 출소 이후 당심에 이르기까지 30여년 동안 일관되게 동일한 주장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의 주장은 고문 장소와 방법 등이 구체적이고, 당시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며 “또 당시 경찰서에 수감돼 있던 동료 수감자들도 수십년이 지났지만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 조사에서 두 사람의 고문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고 재심 청구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반면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관들은 당심에서 진술을 번복하거나 고문사실을 묻는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 다고만 말하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있었다”며 “또 증언에 나선 한 수사관은 두 사람의 범행을 확신한다면서도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증언을 하는 등 비상식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당시 같은 경찰서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고문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진술 등을 볼 때 경찰이 재심 청구인들에게 가혹행위를 통해 허위 자백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의 재심 결정 이후 최씨는 “저를 고문한 경찰관에게 절대 용서란 없다”며 “용서는 비는 자만이 받을 수 있는 관용이고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하늘 아래서 고문 경찰관들과 함께 사는 게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고문 경찰관에 대한 고발 여부와 관련해 박준영 변호사는 “무엇보다 두 분의 의사가 중요하다. 두 분이 고소를 진행해달라 하면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고문조작 ‘낙동강변 살인사건’ 30년 만에 재심 결정 ...부산고법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2명에 대한 재심이 결정됐다. 부산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문관)는 6일 강도살인 피의자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한 뒤 모범수로 출소한 최인철(59),장동익(62) 씨가 제기한 재심청구 재판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사건 발생 3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특히 당시 항소심과 상고심을 맡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35년간 변호사를 하며 가장 회한에 남는 사건”이라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1년 10개월 뒤 다른사건에 연루된 최 씨와 장 씨를 살인 용의자로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지만, 검찰에서 고문으로 인한 허위자백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 씨와 최 씨는 2003년 특별감형을 받고 복역한 지 21년 만인 2013년 출소했다. 최 씨 등은 2017년에 이어 대검 과거사위 조사 결과 발표 뒤 2018년 1월 재심청구서를 다시 제출했고 부산고법은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그동안 6차례 심문을 벌였다. 재판부는 “그동안 6차례 심문에서 물고문의 구체적인 방법,도구 등에 대한 청구인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었으며 담당 경찰서의 유사 고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심 사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심이 결정됨에 따라 재판부는 이른 시일 안에 공판 준비기일을 열어 검찰과 변호인 쌍방의 입증계획을 청취하고 재심에 필요한 증거와 증인을 확정하는 등 재판을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재범 막는 보호관찰소… 혐오시설 아닌 안전시설”

    “재범 막는 보호관찰소… 혐오시설 아닌 안전시설”

    “보호관찰은 경찰·복지 업무 모두 수행 대상자와 인간적 교류… 경조사 꼭 참석 관찰관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모습 대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복귀 도움”“사회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보호관찰소가 지역사회에서 혐오시설로 인식돼 안타깝다. 보호관찰 업무에 대한 사회의 이해와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10여년째 전자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37) 계장은 5일 서울신문과 만나 보호관찰 업무에 대한 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자감독 유공으로 장관 표창을 받은 그는 “전국 57개 보호관찰소 1522명의 보호관찰관 모두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감독 등 보호관찰 업무는 재범 방지를 위해 철저한 지도감독이 필요하지만 사회에 방치된 대상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이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계장은 “성폭행을 비롯해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등 4대 특정범죄자를 관리하는 전자감독은 경찰과 사회복지 두 분야의 업무 특성을 모두 갖췄다”면서 “경찰처럼 도주한 대상자를 추적하기도 하지만 숙소를 알선하고 직업훈련을 소개하는 등 사회복지 요소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계장은 업무를 수행하며 대상자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위로하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현장 출동해 새벽까지 귀가하지 않고 ‘사는 게 힘들다’며 울고 있는 대상자를 감싸 안고 위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나중에 방황하는 대상자를 돕고자 동거하고 있던 여성과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다. 그는 “축의금을 들고 결혼식장을 방문했더니 몇 안 되는 하객 중 한 명이었다”며 고아인 그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겼다. 김 계장은 업무외적으로 인간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경조사는 될 수 있으면 모두 참석하고 있다. 그는“얼마 전 한 대상자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나중에 앨범사진에서 우연히 찍힌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함께 웃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다른 대상자 조부 장례식에 참석했다”며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매우 친밀한 관계였기에 상실감이 클 것 같아 찾아가 위로했다”고 설명했다. 김 계장이 이렇듯 대상자들에게 공을 들이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는 “경조사에 참석하면 담당 보호관찰관을 좀 더 특별히 생각하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대상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이 모여 결국 재범을 방지하고 대상자들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되길 희망해 본다”고 말했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당시 36세)과 의붓아들(당시 5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 ●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좇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세·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세·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시신 없는 살인 사형·최저 3년 사이 고유정 단죄 무게는

    전남편(36)과 의붓아들(5)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1심 재판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남편과 의붓아들 사건을 병합 심리 중인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이달 말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고유정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 입증에 주력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것은 인정하지만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줄곧 주장한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검찰 상상력이 빚은 오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검찰 전남편 살해사건 사전 계획 범행 입증 주력 5일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음식물에 희석해 전남편에게 먹인 뒤 그를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자신의 차에 싣고 배를 타고 육지로 이동하면서 제주 인근 바다에 버렸다. 고유정 가족이 소유한 경기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유기했다. 검찰은 7월 1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까지 전남편 시신은 일부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펜션과 해상, 김포 아파트 쓰레기 등에서 발견하거나 수거한 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그동안 재판에서 고유정이 수면제를 사전 구입했고 펜션 이불 등에서 확보한 전남편의 혈흔 등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고유정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고유정은 전남편이 펜션 부엌에서 조리하던 자신을 갑자기 성폭행하려 해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신 훼손과 시신을 버린 곳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이나 검찰이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 않은 현장검증을 재판부에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고유정이 조사과정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기소 이후에 사건 당일 행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꿰맞추려 한다며 반대해 불발됐다.●의붓아들 살인사건 결정적 증거는 없어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자칫 단순한 사고사로 묻힐 뻔했다. 경찰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지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당시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현 남편 C(38)씨가 숨진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C씨의 다리 등 신체 일부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이 벌어진 후 상황은 반전돼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마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C씨의 모발에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발견됐고 고유정이 PC로 질식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정황증거로 판단했다. 검찰은 살해 동기로 고유정이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 아끼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시간대에 옆방에서 혼자 자고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이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흔적을 밝혀내고 주요증거로 제시했다.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법의학자는 “부검 결과와 사건 현장을 보면 일정 시간 강한 외력에 의해서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붓아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피해자의 연령대에서는 부모와 함께 잠든 어린이가 부모의 몸에 눌려 질식사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증언했다. 이에 반해 고유정 측은 아이와 함께 자던 현 남편 C씨의 신체에 눌려 숨질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며 자신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제기는 “추측에 의한 상상력이 가미된 오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심 재판부의 판단은 고유정이 시신을 훼손, 여러 장소에 유기하는 바람에 전남편의 시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시신을 찾지 못해 전남편의 사인도 추정만 할 뿐이다. 이전에도 이번 사건처럼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철퇴를 내렸다. 2015년 2월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세입자인 범인이 집주인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인근 개울가에 유기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당시 범인의 행적을 쫓던 끝에 시신을 훼손한 육절기(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도구)와 톱날에서 피해자의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범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체 해부와 관련한 문서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컴퓨터 폴더에 따로 보관했고, 피해자 실종 4일 전에 중고 육절기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과학수사를 통한 간접증거와 뚜렷한 범행동기를 볼 때 “합리적 의심 없이 살인혐의가 입증되고,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해 피해자의 인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은 명확한 타살 증거가 없고 살인과 관련한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범인의 유죄가 입증됐다. 범인 A(당시 40·여)씨는 2010년 5월 2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6월 중순 대구의 모 여성쉼터에서 소개받은 B(당시 26·여)씨를 부산으로 데려온 다음날 새벽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숨진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려다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과 검찰수사에서는 물론 법정에서도 사체은닉과 사기, 위조사문서행사 등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혐의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아 살해 동기가 충분하고, 인터넷에서 독극물과 살인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계획범행 증거로 인정해 A씨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고유정 재판은 현재 재판부가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야 고유정이 자신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며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요청했고 고유정 측도 사건 병합에 동의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면 고유정의 잔혹한 사전 계획 범행을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형수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무기수와는 다르게 형식상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와는 영원히 격리된다. 무기수는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고 모범수로 교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심사로 가석방될 수도 있다. 반면 고유정 측도 두 사건의 병합심리에 동의한 것은 우리 형법이 취한 가중주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중주의란 여러 개의 범죄를 함께 처벌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2분의1을 가중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이 나오며 주로 피고인들은 사건을 병합해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은 두 명 이상 살해에 해당하는 ‘극단적 생명경시 범죄’에 해당하고 사전 범행을 계획한 살인, 사체손괴, 잔혹한 범행수법, 반성 없음, 사체 유기 등이 모두 인정되면 법정최고형인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주장이 참작할 만한 이유로 인용될 경우 형량이 최저 3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전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다음날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 사전 계획 범행임을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유정은 재판에서 자신의 친아들까지 들먹이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전에 계획해 아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만은 들을수 없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 의붓아들 사건은 전남편 살해사건과는 달리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데다 정황증거만 있고 직접 증거는 없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검찰은 고유정은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지만 고유정은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 점에서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남편 유가족은 사건 발생 후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친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고유정의 친권상실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기한 상태다. 숨진 A군의 친아버지인 고유정의 현 남편 C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기획]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 계장, “전자발찌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 저질렀을 것”

    [기획]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 계장, “전자발찌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 저질렀을 것”

    “만약 전자발찌를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을 것 같은 보호관찰 대상자가 한둘이 아닙니다.” 2000년대 연이어 발생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대응책으로 아동이나 상습적인 성폭행 사범을 대상으로 전자감독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전자발찌’로 널리 알려진 강력대책으로 성폭력 범죄자의 동종 재범률이 8분의 1로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재범을 완벽하게 막진 못했다. 시행 첫해 0.49%던 재범률은 2018년 2.53%로 10여년간 무려 5배나 증가했다. 전자발찌 부착자는 3126명(2018년말 기준), 담당 보호관찰관은 237명으로 1인당 평균 13명꼴이다. 실효적인 관리를 위해 인력 충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제도 도입 당시 151명이던 전자발찌 부착자가 20배정도 늘었지만 현 담당인력으로 이를 감당하기에 벅차다. 전국 57개 관찰소에 현재 1522명의 보호관찰관이 근무한다. 전자감독 담당자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성폭력범의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한 잦은 현장출동과 부착자의 반발 등 많은 문제에 노출돼 있다.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보호관찰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역할이 필요한 때다. 지난 5일 10여년간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산 보호관찰소 김형철(37) 계장으로부터 보호관찰 업무에 대해 들었다. →전자감독 업무와 특성은 “전자감독은 보호관찰소 업무의 작은 한 부분이지만 사회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폭력 사범 등 특정범죄자를 24시간 밀착 지도, 감독한다. 교도관이 교도소 등 시설에서 수용자 처우를 맡는다면 보호관찰관은 사회로 나온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원만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직업 특성상 경찰과 사회복지공무원 중간단계와 유사하다. 경찰처럼 도주한 대상자를 추적하고 법규 위반 사실을 조사한다. 준수사항을 위반한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해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이후 경고장을 발부하거나 경찰에 수사의뢰, 법원에 처분취소를 신청 한다. 이와 달리 법무부보호복지공단,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거나 지역사회 후원을 통해 집이 없는 대상자에게 숙소를 알선하고 직업훈련을 소개하는 등 사회복지적 요소도 강하다. 울음을 터뜨리며 ‘사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대상자를 위로하기도 하고 동거하고 있던 여성과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다.” →하루 일과와 주요업무는 “출근하면 제일 먼저 전일 야근자로부터 전달받은 대상자 특이사항을 확인, 점검한다. 만약 새로 개발된 범죄예측시스템의 재범위험성 평가가 전국 상위 5%에 해당하면 신속히 출동해야 한다. 이후 대상자 면담을 통해 문제가 있는지를 살피고 상황에 따른 조치를 하는 등 주업무에 집중한다. 보통 주 1회 면담을 하지만 죄질이나 재범 가능성, 보호관찰 이행상태 등을 고려해 횟수를 늘리거나 줄이기도 한다. 면담을 위해 대상자는 찾아가기도 쉽지 않다. 담당 구역이 3개 시로 넓고, 대상자가 다른 지역에 가 있는 경우도 있어 서너 시간씩 소요된다. 주 1회 신속대응팀으로 야근도 한다. 간혹 자정이 넘도록 귀가하지 않는 대상자 때문에 현장 출동하면 새벽 서너 시쯤 되어야 귀소한다. 때에 따라서 아침까지 현장에 있는 경우도 있다.” →담당 구역과 대상자 특성은 “안산을 비롯 시흥, 광명 3개 시 대상자를 담당하고 있다. 다행히 주변에 공단이 있어 대부분 취업했다. 타지역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 현재 맡고있는 전자감독 대상자는 총 14명이다. 모두 남성이며 50대가 7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성폭행범이 대부분이지만 강력범도 한 명 있다. 겉보기에 일상생활은 평범한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내재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 때론 반사회적 성향과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들은 전자발찌 부착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주로 경미한 사범에 부착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전자발찌 낙인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전자감독의 어려운 점은 “성인 보호관찰은 대부분 집행유예를 대상으로 하지만 전자감독은 비교적 죄질이 무거운 형기 종료 후의 성폭력범 등 특정범죄자가 대상이다. 무엇보다 24시간 긴장 상태를 늦출 수 없다. 퇴근 후 또는 주말에도 수시로 대상자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 한번은 늦은 밤 잠을 자다 전화를 받고 인천항서 배를 타고 대상자가 있는 섬으로 급하게 출동했던 적도 있다. 특히 반사회적 성향이 강한 대상자들과 밀접하게 관계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 협박과 물리적 폭력 등으로 심리적 소진을 겪는다. 간혹 몇몇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법무부에 조사에 의하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전체 대상자의 23%인 700여명이나 된다.”→전자발찌 운영체계는 “전자발찌 위치를 위성으로 확인, 이동통신사를 통해 관제센터로 전송해 대상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한다. 서울과 대전에 있는 위치추적 관제센터에서 전국에 있는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를 24시간 실시간 관제한다. 이상 징후가 있으면 경보를 발령하고 해당 보호관찰관에 통보해 현장에 출동하는 운영체계다. 각 관찰소에서도 전자발찌 위치추적 프로그램인 ‘유가드’(U-Guard)로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전자발찌를 차는 것 만으로도 성범죄 전과자에게 강력한 심리적 억제효과를 발휘해 재범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도입 초기 실리콘 재질이었던 스트랩(발목을 감싸는 부분)은 절단을 방지하기 위해 공업용 절단기로도 자르기 어려운 재질로 강화했다.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음주측정 전자발찌를 개발, 조만간 현장에 시범적용할 예정이다.” →대상자와 업무외적 교류가 있다면 “업무외적으로 인간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대상자 경조사는 될 수 있으면 참석하고 있다. 얼마 전 한 대상자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나중에 앨범사진에서 우연히 찍힌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함께 웃었다. 또 최근에 다른 대상자 조부 장례식장에 참석했다.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매우 친밀한 관계였기에 상실감이 클 것 같아 찾아가 위로했다. 경조사에 참석하면 담당 관찰보호관을 좀 더 특별히 생각하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대상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모여 결국 재범을 방지하고 대상자들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되길 희망해 본다.” 김 계장은 2007년 보호직 공무원으로 9급 공채 시험에 합격, 서울 남부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관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0여년간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해 온 그는 2018년 보호관찰 유공으로 법무부장관상을 받았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보호관찰이란 보안처분의 하나인 ‘보호관찰’은 범죄인의 재범을 막기 위해 형벌 대신 교육이나 보호를 하는 제도다. 범죄인을 교도소, 소년원 등 수용시설에 가두지 않고 가정과 학교 직장 등 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한다. 대신 일정한 감독과 지도를 받고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1988년 소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범죄·비행소년에 대한 보호관찰제도와 더불어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이 도입됐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보호관찰법이 제정되면서 전체적인 체계가 확립됐다. 1989년 7월 1일부터 소년범에 국한해 보호관찰이 최초로 실시됐다. 이어 1994년부터는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인에 대해서도 보호관찰을 확대했다. 2006년 2월 서울 용산에서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범을 대상으로 일명 ‘전자발찌’로 널리 알려진 전자감독제도가 도입돼 2008년 9월부터 시행됐다. 4차례에 법 개정을 거쳐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등 특정 강력범죄까지 적용을 확대했다. 제도 시행 이후 총 8430명(2018년기준)이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매년 새로 부착하는 특정범죄자는 1000여명 정도다. 성도착증 성폭력범에 대해 성충동 억제 약물을 투여해 치료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2011년 7월부터 시행한 이 제도로 지난해 11월말 기준 32명이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법무부가 연간 관리하는 보호관찰 대상자는 총 27만여명으로 제도 시행 초기보다 33배 정도 늘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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