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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서울시 성폭력 처리 매뉴얼엔 ‘외부 신고 규정’ 없었다

    [단독] 서울시 성폭력 처리 매뉴얼엔 ‘외부 신고 규정’ 없었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에 피해자가 경찰 등 외부 기관에 피해 사실을 신고할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에서 피해 사실이 은폐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매뉴얼이 만들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희롱 의혹 관련 피해자가 2차 가해에 그대로 노출된 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16일 서울시가 추진 중인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 개정 계획’을 살펴보면 기존 매뉴얼에 없던 ‘외부 기관 신고 사건처리 절차’가 포함됐다. 기존 서울시 매뉴얼에는 성희롱·성폭력 피해자가 서울시 내부에 신고했을 때에 따른 사건 처리 매뉴얼만 포함돼 있고, 외부 신고 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빠져 있다. 서울시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의혹 확산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지난 15일에야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늑장 대응을 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부실 매뉴얼을 2차 가해 발생의 원인으로 본다. 또 서울시가 내부 매뉴얼을 핑계로 성희롱·성폭력 관련 처리의 기본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배복주 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는 “매뉴얼에 없더라도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대응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면서 “서울시가 초기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는 이번 성희롱·성폭력 매뉴얼 개정안에 2차 가해(피해) 개념과 유형, 대응에 대한 설명을 새로 포함시켰다. 사용자·관리자·상담자에 의한 2차 가해, 행위자(가해자)에 의한 2차 가해, 동료 등 조직 구성원에 의한 2차 가해 등 인물별로 가해 유형을 나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4월 비서실 직원 성폭행 사건 이후 매뉴얼 개정안을 만들고 있었다”면서 “박 전 시장 사안에서 지적된 문제에 대해 매뉴얼에 포함할지는 여성가족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조니 뎁 “엠버 허드가 침대에 투척한 ‘배설물’, DNA 검사 고려했다”

    조니 뎁 “엠버 허드가 침대에 투척한 ‘배설물’, DNA 검사 고려했다”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이 전 부인인 엠버 허드가 자신의 침대에서 대변을 봤다고 주장해 팬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가운데, 당시 대변의 주인을 가리기 위한 유전자 감식도 고려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털어놓았다. 영국 미러 등 해외 언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조니 뎁은 “엠버가 명성과 돈을 목적으로 나에게 접근했다”면서 “엠버 또는 그녀의 친구가 내 침대에 대변을 본 것에 충격을 받아 이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엠버는 그저 장난이라고 말했고, 반려견의 소행이라고 변명하기도 했지만, 반려견이 뛰어오를 수 없는 높이의 침대였으며 배설물의 크기로 보아 반려견의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당시 조니 뎁은 문제의 배설물이 실제로 반려견의 것, 아니면 엠버 허드의 것인지를 확인하는 DNA 검사를 고려했지만 이를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다만 당시 이를 처음으로 발견했던 조니 뎁의 가정부 등은 침대 위의 배설물이 전혀 반려견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조니 뎁은 영국 매체 ‘더 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조니 뎁은 2018년 당시 이 매체가 ‘조니 뎁이 아내에게 폭력을 가했다’고 보도함으로 더 이상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출연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2012년부터 3년 동안 엠버 허드의 비서로 일한 여성이 출석해 “26년 전 브라질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엠버 허드에게 말한 적이 있다. 엠버 허드는 이후 그 일을 마치 자신이 당한 것처럼 꾸며냈다”면서 “나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생존자이며, 엠버 허드는 나의 사례를 도용한 것”이라고 비난하며 조니 뎁에게 힘을 실어줬다. 조니 뎁은 엠버 허드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외도했다고 주장하며 5000만 달러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에 앞서 2016년 5월 엠버 허드는 조니 뎁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주장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법원은 이혼소송에서 엠버 허드의 손을 들어줬다. 엠버 허드는 당시 조니 뎁으로부터 받은 위자료 수십 억 원을 자신이 봉사하던 LA 아동병원과 여성폭력 방지에 힘쓰는 시민단체에 기부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무고할 이유가 없다” 여고생 성폭력 피해 유서 근거로 가해자 징역 3년6월 선고

    아르바이트 여고생이 자살하면서 “식당 주인한테 성폭행 당했다”고 남긴 유서를 거의 유일한 근거로 법원이 가해자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형사11부(김용찬 부장)는 1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계 및 추행, 간음)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게 이 같이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도 명령했다. A씨는 2016년쯤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10대 여고생을 추행하고 모텔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여고생은 사건 발생 2년여 후인 지난 2018년 겨울 성폭력 피해를 밝히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여고생은 자살하기 전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친구는 수사 과정에서 이 내용을 자세히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유서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학교생활의 허물까지 솔직히 드러내고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적시했다. 피해자가 목숨을 끊으면서까지 A씨를 무고할 뚜렷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알바 첫날 피해자와 신체 접촉에 합의했다는 A씨의 주장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가 당시 유사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참조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여고생과 성관계가 있었음을 인정한 뒤 “강제나 위력이 아니라 서로 합의한 성관계였다”면서 “성폭력 피해를 진작에 호소했다면 합의에 적극 나섰을텐데 그런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족쇄 벗은 이재명, 이낙연 원톱 대권구도 흔들까

    족쇄 벗은 이재명, 이낙연 원톱 대권구도 흔들까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사실상 무죄를 받으면서 차기 대권을 향하는 이 지사를 옭아맨 가장 큰 족쇄가 풀리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의 원톱 체제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대권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지사가 대권 잠룡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17년 4월 민주당 대선 경선 때였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는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3위를 달성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 기간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받던 일개 지자체장에서 대선주자로 단번에 급부상했다. 1위였던 문 대통령의 당시 득표율은 57.0%로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안 전 지사는 21.5%, 이 지사는 21.2%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면서 차기 대선주자로서 이 지사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높은 평가가 나왔다. 이어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였던 남경필 전 경기지사를 가볍게 누르고 경기지사에 당선되는 저력을 보이면서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경쟁자들의 잇따른 낙마도 이 지사가 대권으로 가는 길에 일조했다. 안 전 지사는 성폭행 사건으로 정치권에서 퇴출됐고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성추행 혐의를 받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의원이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며 앞서 있지만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가 한자릿수대로 좁혀지기까지 했다.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지지율을 조사(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한 결과에서도 이 의원은 29.6%로 1위를 기록했고 그 다음은 이 지사로 15.3%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가 정치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였던 이번 재판을 끝내며 앞으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일 것이 예상되면서 이 의원도 이제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지사가 이 의원을 넘어 민주당 대선주자로 올라서기 위해서 앞으로 남은 과제는 만만치않다. 이 지사가 대중적인 인기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당내 경선을 뚫기 위해서는 당내 최다인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는 게 필수다. 친문 성향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 지사가 문 대통령을 공격한 이후 이 지사에게 완전히 돌아서며 회복하기 어려운 관계에 놓인 상황이다. 이 지사가 친문과 화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게 되면서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당권을 거쳐 대권을 노리고 있어 이 지사 지지층이 전략적으로 김 전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남성들의 통계’에 지워진 세계의 절반… ‘보이지 않는 여자들’

    ‘남성들의 통계’에 지워진 세계의 절반… ‘보이지 않는 여자들’

    2015년 한 조사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 빈민가에 사는 여성의 12.5%는 밤에 실외에서 용변을 본다. 집에서 공중화장실까지 평균 거리 58m를 걸어가는 게 안전하지 않아서다. 2016년 연구에선 야외에서 용변을 보는 인도 여자가 성폭행 당할 확률이 자기 집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자의 2배에 달했다. 급기야 뭄바이 고등법원은 간선도로 곳곳에 깨끗한 여성화장실을 만들라는 명령을 지자체에 내렸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화장실 건설을 취소했고, 그 만큼의 ‘예산 절감’ 효과도 거뒀다. 그런데 미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이는 ‘허위 절감’이었다. 이 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성폭행당할 위험과 위생 시설의 수, 여자가 화장실까지 걸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 사이의 상관관계를 측정하는 수학모형을 남아프카공화국의 카옐릿샤 시에 적용해 봤다. 매년 635건의 성폭행이 발생해 4000만 달러(약 47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던 이 도시에 1200만 달러(약 140억원)을 들여 화장실 수를 1만 1300개로 늘리면 성폭행이 약 3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감소한 사회적 비용이 화장실 설치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아 500만 달러의 ‘차익’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더 큰 건 부수적인 이익이다. 여자들이 실외 용변으로 골반염 등 수많은 감염과 질병에 걸릴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이 질병 중 일부는 해마다 인도에서 수백만명의 여자와 아이들의 목숨을 빼앗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의 공중화장실 폐쇄는 50년 이상 지속되고 있고, 영국에선 50% 정도가 폐쇄되거나 술집으로 바뀌었다. 왜 이런 정책적 오류들이 생기게 됐을까. 새책 ‘보이지 않는 여자들’은 진화에 의해 동종을 상대로 갖게된 폭력성이 포유류 평균의 6배(2016년 디 인디펜던트 지)에 이른다는 인간, 특히 전 세계 살인자의 96%를 차지하는 남자(2013년 UN 통계)들이 정책 결정의 중심에 있는 동안 여성은 철저히 배제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보이지 않는 여자들’은 남성을 위해, 남성에 의해 설계된 이 세계가 어떻게 여성을 배제하고 있는지 ‘증명’한 책이다. 이상과 당위를 앞세우는 여느 페미니즘 책에 비해 매우 통계적이고 현실적이다. 남자를 인간의 디폴트값(사용자의 개입없이 자동 할당되는 값)으로 여기는 사고방식 때문에 발생한 젠더 데이터 공백은 여자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아프게 만들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한다. 인도 뭄바이의 화장실 사례는 책에 등장하는 수없이 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책은 아주 꼼꼼하고, 치밀하고, 광범위하면서도 까탈스럽다. 대체 이런 걸 어디서 어떻게 구했을까 궁금해지는 방대한 자료와 사례를 바탕으로 노동, 의료, 정치 등 16가지 영역에 걸쳐 여성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낸다. 무엇보다 책 맨 앞에 적어둔 저자의 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끈질긴 여자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더럽게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남아주길.” 변화의 길은 여전히 멀고, 또 여전히 난관 투성이인 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박지희 아나운서, 안희정 피해자에도 2차가해 논란…이동형 “와이프가 가장 불쌍”

    박지희 아나운서, 안희정 피해자에도 2차가해 논란…이동형 “와이프가 가장 불쌍”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피해 여성을 향해 “4년 동안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나서게 된 건지 궁금하다”며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박지희 아나운서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두고도 피해자를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해 9월 공개된 ‘청정구역 팟캐스트’ 160회 2부에서 나왔다. 전날 문제 발언이 오갔던 팟캐스트 프로그램과 동일한 프로그램이다. 같은 팟캐스트 방송서 안희정 판결 비판하며 피해자 비난 당시 주제는 ‘이재명·안희정 판결’이었다. 이 회차에는 이동형 작가도 출연해 안희정 전 지사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비난했고, 박지희 아나운서는 이에 동의하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동형 작가는 “(안희정 전 지사 재판은) 증거가 하나도 없다. 김지은씨 말밖에 (증거가) 없다”며 “재판부는 김지은의 말이 일관성이 있다는 거다. 그럼 안희정 말은 일관성이 없느냐“라고 했다. 박지희 아나운서는 ”(김지은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수행비서를 하다가 정무비서가 되면서) 안희정 전 지사와 떨어지게 됐으면 좋아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가 슬프다며? (슬픈 것도) 위력에 의한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지은씨가 어떻게 보면 한 가정을 파탄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희 아나운서는 “김지은씨 편을 안 든다고 욕을 많이 먹긴 했는데, 편을 들고말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서 “김지은씨가 ‘보통의 김지은들이 만들어낸 승리. 성폭력 피해자의 용기에 함께 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이건 굉장히 화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동형 작가는 “제일 불쌍한 사람은 안희정 와이프랑 애들”이라고 했다. 박지희·이동형, 박 전 시장 피해자에 2차 가해 논란 박지희 “4년 동안 뭘 하다 이제 와 고소?”이동형 “미투는 신상 드러내고 하는 것” 서울시 산하 tbs교통방송에서 시사프로그램 ‘뉴스공장 외전 - 더 룸’을 진행하는 박지희 아나운서는 전날 같은 팟캐스트 프로그램 202회 1부에서 박원순 전 시장을 고소한 피해 여성에 대해 “(피해자) 본인이 처음에 (박 전 시장의) 서울시장이라는 위치 때문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얘기를 했다는데 왜 그 당시에 신고를 하지 못했나, 저는 그것도 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4년 동안 그러면 도대체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이런 식으로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도 궁금하다”고 피해자 고소의 순수성을 문제삼는 듯한 발언도 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의 법률대리인이다. YTN라디오에서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는 이동형 작가도 같은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라이브 방송에서 “미투 사건은 과거 있었던 일을 말 못 해서 밝힌다는 취지로 신상을 드러내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향해 “피고소인(박 전 시장)은 인생이 끝이 났는데 숨어서 뭐 하는 것인가”라고 요구했다. 또 “(피해자는) 뒤에 숨어 있으면서 무슨 말만 하면 2차 가해라고 한다”면서 “4년씩 어떻게 참았는지도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이게 이상한가”라는 말도 했다. 심지어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다 추행이 되는 건지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이상하다고 말하면 2차 가해니 말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쏟아냈다. tbs와 YTN 측은 이날 오전까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tbs 측은 “박지희씨는 ‘tbs TV 더 룸’ 보조 진행을 맡고 있는 프리랜서 출연자로 tbs에 소속된 아나운서가 아니다”라며 “프리랜서 방송인 박지희씨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진중권 “정권 바뀌었는데 피해자 공격하는 것 똑같다”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고상하고 고결한 입에서 쌍욕이 튀어나오려고 한다”며 비판했다.박지희 아나운서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는 “tbs는 방송사가 아니라 지뢰밭”이라고 꼬집었고, 이동형 작가에 대해서는 “이 친구도 마이크 내려놓아야겠다. 사회적 흉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피해자에게 하는 짓은 1980년대 ‘부천서 성고문 사건’ 때 독재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했던 짓과 본질에서는 똑같다”고 평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그때 저들(독재정권)은 권인숙 의원을 향해 ‘성을 혁명의 무기화했다’고 두드려 댔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권인숙)를 믿어주고 그의 말을 들어준 사람이 조영래 변호사와 박원순 변호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참 이상하죠? 정권은 바뀌었는데 펼쳐지는 풍경은 하나도 다르지 않다”면서 “가해자를 비호하고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피해호소인? 여가부 “박원순 고소 직원, 법상 피해자가 맞다”

    피해호소인? 여가부 “박원순 고소 직원, 법상 피해자가 맞다”

    여성가족부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경찰에 고소한 전직 비서 A씨에 대해 “법상 피해자로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황윤정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여가부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A씨의 호칭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 지원기관을 통해서 보호·지원받는 분들은 피해자로 본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해 여권 일부 인사들과 서울시 등에서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 등으로 부르는 것이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일자 여가부의 견해를 물은 것이다. 여가부도 지난 14일 공식 입장문에서 A씨를 ‘고소인’이라고 칭해 성범죄 피해자 보호 주무부처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날 ‘법상 피해자’라는 여가부의 입장은 이런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 사건은 비밀 엄수…여가부 보고받지 않는다” 황 국장은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사실을 여가부가 언제 인지했는지에 대해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피해자) 지원기관에서 이뤄지는 사건은 비밀 엄수 원칙에 의해 개별 보고는 받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서울시를 통해 여가부에 보고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시스템상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가부가 각 공공기관이나 지자체로부터 보고 받는 사안은 제도 전반에 관한 것이나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등 절차 이행과 관련한 부분이며, 구체적 사건에 관한 내용은 보고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황 국장은 박 전 시장이 2018년 서울시 내부에서 진행한 성희롱 예방 교육에 기관장 자격으로 참가한 사실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황 국장은 “각 기관의 (성범죄) 예방 조치가 잘 되었는지에 대해 전산과 서면으로 제출받게 돼 있고 필요하면 현장 점검도 하게 돼 있다”면서 “서울시에 대해서는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현장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자체장과 선출직에 대해서는 여가부에서 (현행 제도상) 사건을 처리하는 데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응을 적절히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대책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황 국장은 피해자 지원과 보호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가부가 (예산 등을) 지원하는 민간 기관에서 지원하고 있다”면서 “지원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안희정 때와 대처 다르다’ 지적엔… 여가부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사건을 포함한 미투 운동이 한창 벌어지고 있던 2018년에 ‘성희롱 성폭력 사건처리 메뉴얼’과 ‘공공기관의 장 등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을 발표한 바 있다. 메뉴얼에서 말하는 공공기관의 장은 공직유관단체의 장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이 빠져있는 상황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범죄 사건 때 신속하게 피해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사태에서는 책임을 방기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8년 2월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등을 발표하면서 그 계획의 일환으로 충남도도 같이 포함돼서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당시 여가부가 공공 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보완 대책을 발표해 관련 정책을 이행하는 와중에 공교롭게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이 벌어져 맞물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황 국장은 “(서울시에 대해서는) 점검 중이고 이른 시일 내에 점검을 나가는 한편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의혹을 마주한 ‘권력’의 네 가지 오류 [아무이슈]

    박원순 성추행 의혹을 마주한 ‘권력’의 네 가지 오류 [아무이슈]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의혹은 우리 사회에 작동 중인 ‘권력’의 힘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다시금 실감하게 했다. 180석의 거대 여당은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 ‘피해 고소인’으로 불러 논란을 샀으며,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쳤던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의혹이 정치적 용도로 기획됐다는 ‘공작설’까지 제기 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박 시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업무나 회식 등에서 적극적으로 여성을 배제하자는 ‘펜스 룰’이 화제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앞으로 이어질 고발을 ‘입막음’하려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력형 성범죄를 마주한 권력이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각종 논란을 종합했다.하나, 언어의 함정… 2차 가해 ‘피해 호소인’ 더불어민주당은 피해 여성을 꾸준히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서울시의 입장 발표 자리에서도 ‘피해 호소 직원’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여성가족부와 이낙연 의원 등은 ‘고소인’이라는 단어를 썼다. 민주당 송갑석 최고 위원은 이러한 용어 사용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지만 ‘호소인’에는 피해자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판단이 내포된 용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자체를 ‘2차 가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과거 학교나 여성운동 등에서 피해 호소인 이라는 용어가 쓰인 적은 있지만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 되면서 피해자를 호소인 등으로 언급한 경우는 거의 없다. 피해 호소인은 가해자 측에서 주로 사용했던 단어다. 법무법인 현백의 김보람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피해호소인 등의 표현은 생소한 단어”라면서 “수사단계에서도 피고소인 혹은 피해자라고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2018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 역시 당시 고소인 김지은씨를 ‘피해자’로 불렀다. 청와대는 논란이 일자 ‘피해 호소인’ 호칭을 ‘피해자’로 바로잡았다. 둘, 선택적 분노… 내 편 가르기로 입막음 ‘선택적 분노’가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검찰·연극계 등의 미투 운동에 지지를 보냈던 여권 인사들의 미온적인 반응 때문이다. 성범죄 기준도 진영 논리에 따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의 고인 감싸기가 ‘연대’를 기반으로 힘을 얻었던 미투 운동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판이 쏟아지자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14일, 당 대표는 15일에서야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당 대표의 사과는 사태 발생 후 5일 만이다. 2018년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의 폭로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기민하게 움직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하며, 고백과 증언 그리고 폭로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행동과 움직임에 연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지현 검사법무부 양성평등 정책 특별자문관 검사 역시 ‘공황장애’를 이유로 이번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대학 교수는 “진보의 가치는 존중돼야 하는데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들이 도덕적 신뢰성을 상실해 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위기와 충격을 다루는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행동을 보인 민주당이 앞으로 지지층을 모으기위해 무리수를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셋, 펜스 룰… 피해자에게 책임 떠넘기는 혐오 “기관장의 비서진 중 여성 인력을 모두 배제하자”다는 식의 ‘펜스 룰’도 고개를 들고 있다. 펜스 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인터뷰에서 유래한 용어로 성추문을 피하기위해 적극적으로 여성과의 교류를 끊는다는 의미다. 펜스 룰은 범죄의 책임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전제로 할 뿐 아니라, 여성의 자유로운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핑계로 작용할 수 있다. 펜스 룰이 언급 되는 것 자체가 여성 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국회 여성 근로자들이 만든 페미니스트 조직 ‘국회페미’는 지난 12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국회 내부에서 여성 보좌진 채용을 앞으로 고심하겠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오가고 있다”면서 “성별을 이유로 업무를 제한해 여성을 조직에서 더 낮은 지위에 가둔다면,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사라지기는커녕 더 음성적이고 악질적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펜스 룰의 함정은 성범죄의 피해자가 늘 여성이라는 편견에 기초한다는 것”이라면서 “성범죄는 사회적 지위의 차이를 악용해 약자를 착취하는 범죄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 남성도 얼마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여성만 배제하는 것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넷, 공작설… 합리적 의심이라 믿는 가짜뉴스 SNS에서는 “박 시장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람이 나경원 전 의원 비서. A일보 문모씨가 알려준 내용”이라는 글이 퍼지기도 했다. 가짜 뉴스였다. 이번 사건이 여권 대선 주자를 제거하기 위한 보수진영의 기획이라는 ‘꽃뱀 설’도 유튜브,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확대·재생산 되고 있다. “고소인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거나 “4년간 침묵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식의 2차 가해에 해당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합리적 의심’이라는 말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는 절실함으로 고발에 나선 성폭력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따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학 교수는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에 대해 사회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나올 여러 고발에 입마개를 씌우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문 대통령 지지도 44.1% ‘조국 사태’ 이후 최저…여성·30대 폭락

    문 대통령 지지도 44.1% ‘조국 사태’ 이후 최저…여성·30대 폭락

    리얼미터 조사… 핵심 지지층 이탈 뚜렷 與 지지율 급락…‘박원순 성추행 의혹’ 영향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가장 낮은 44.1%를 기록했다. 특히 전직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이후 여성과 30대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폭락했다. 당 지지율에 있어서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文 지지율 4.6%p 하락…9개월 만에 최저부정 평가, 20주 만에 오차범위 밖 앞서 16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3∼15일에 전국 유권자 15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긍정 평가)는 전주(46.5%)보다 4.6%포인트 하락한 44.1%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2주차(41.4%)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는 조 전 장관의 임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한창이었다. 5월만 해도 60%가 넘는 지지율을 보였던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p 가까이 빠졌다. 5월 3주째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62.0%였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5.2%포인트 오른 51.7%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부정 평가 수치는 ‘조국 사태’가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해 11월 1주차(52.2%) 이후 가장 높다.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의 차이는 7.6%포인트로 오차 범위 밖이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선 것은 3월 2주차 이후 처음이다. 오차 범위 밖에서 앞지른 것은 2월 4주차 이후 20주 만이다. 리얼미터는 “긍정·부정평가가 교차할 때는 통상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기간이 있는데, 이번에는 조정 기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부동산 정책 반발·인국공 사태 이어박원순 성추행 의혹 영향 크게 작용” 국정수행 지지도가 크게 하락한 것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반발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등으로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 기간에 박 전 시장의 영결식과 박 전 시장 고소인 A씨의 기자회견(13일)이 있었고, 이번 사태에 관심이 큰 30대, 여성, 서울 등 지역·계층의 지지율 변동이 컸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실제 성별 지지도를 보면 여성의 긍정평가 하락폭(-7.9%p)이 남성(-1.3%p)보다 컸다. 부정 평가 증가 폭도 여성(9.5%p)이 남성(0.9%)을 압도했다. 이는 여권 출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잇단 성범죄 연루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시장이 성범죄 연루 의혹이 제기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하기 이전에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의혹,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등 성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되풀이 되고 있는 점이 결정적 이유로 보인다.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 고소 당사자가 존재하지 않아 피해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피해자’라는 용어 대신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를 써 ‘2차 가해’ 논란을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13.9%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해 전체 지지도 하락을 이끌었다. 30대는 그동안 문 대통령에 대해 높은 지지율이 보여왔다. 이어 70대 이상(-7.0%p), 50대(-5.9%p), 40대(-2.1%p) 등의 순이었다. 부정 평가 상승폭도 30대가 16.1%p로 가장 컸다. 50대(7.6%p), 70대 이상(6.8%p), 20대(1.7%p) 등이 뒤를 이었다. 30대의 지지율 하락에는 부동산 대책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 채용 논란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강원(-20.7%p), 제주(-14.4%p), 서울(-6.0%p), 대구·경북(-5.1%p), 경기·인천(-4.6%) 등에서 지지도가 크게 하락했다.민주 35.4% vs 통합 31.1% 오차범위 내…통합당 창당 이후 처음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5.4%, 미래통합당 31.1%, 정의당 5.8%, 국민의당 5.0%, 열린민주당 4.7%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4.3%포인트 내렸고, 통합당 지지도는 1.4%포인트 올랐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는 4.3%포인트로 오차 범위 안에 들어왔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좁혀진 것은 통합당 창당 이후 처음이라고 리얼미터는 설명했다. TBS 의뢰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성폭력 사건 매뉴얼 있으나 마나… 임실의 비극

    지난 11일 극단적 선택을 한 전북 임실군 여성팀장 A(49)씨가 사망 3일 전 군청 인사담당 과장에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여성가족부가 정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임실군에 따르면 지난 8일 A씨가 인사를 담당하는 B과장에게 “성폭력을 한 국장, 성추행한 과장과 어떻게 근무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B과장은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휴가원을 내고 출근하지 않은 A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B과장은 10일 직원들을 A씨의 자택으로 보냈으나 A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고 월요일(13일)에 출근하겠다는 문자를 보내자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하지만 A씨는 1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때문에 B과장이 매뉴얼대로 군 여성청소년과 고충민원 담당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신속하게 대응했더라면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B과장은 A씨가 지병을 이유로 최근 6개월간 휴직까지 하며 치료를 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서야 했다는 것이다. 여가부의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에도 성폭력은 본인이 직접 고충민원 담당자에게 신고토록 돼 있지만 성희롱의 경우 제3자도 신고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A씨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C국장은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C국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무척 당황스럽고 억울하다. A팀장과는 30년 전 신덕면사무소에서 3개월간 함께 근무한 것밖에 없다. 이후 소모임이나 술자리, 식사자리도 함께한 적이 없다. 경찰 수사로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죽음으로 성폭행 사실을 증명했다”며 “철저한 수사로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전남편 살해 고유정, 항소심도 무기징역

    전남편 살해 고유정, 항소심도 무기징역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7)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부장 왕정옥)는 15일 오전 201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남편인 피해자를 면접교섭권을 빌미로 유인,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은닉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어 무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고 풀어헤친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늘어뜨린 채 법정으로 들어온 고유정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연녹색 수의 왼쪽 가슴 주머니에는 검은색 머리빗이 꽂혀 있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재판에서 고유정은 단 한 차례도 방청석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고유정은 재판장이 원심과 동일한 형량인 무기징역을 선고했을 때도 별다른 미동 없이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기고 법정을 나섰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어 고유정은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검찰은 고유정이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5)의 등 뒤에 올라타 손으로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제서야… 선출직 공직자 감찰·전담기구 만든다는 민주당

    이제서야… 선출직 공직자 감찰·전담기구 만든다는 민주당

    이낙연 “피해자 보호… 성 비위 강력 대처” 통합당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 靑 압박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오거돈 전 부산시장 그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까지 여권 광역자치단체장의 성추문이 잇따르면서 15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뒤늦게 고위 공직자의 성인지 감수성 대책이 논의됐다. 이해찬 대표의 성인지 교육 강화 방침에 따라 민주당은 국회의원·지자체장·지방의원 등 민주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감찰을 추진하고, 전담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송갑석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출직 공직자들의 성비위 문제 등에 대해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이 대표의 말이 있었다”며 “20일 최고위에서 발표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특별감사반을 만들어 당내의 성 관련 문제뿐만 아니라 온갖 문제에 대해 감찰해 기강을 확립할 것을 이 대표가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부산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이제야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3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건이 터지고 난 뒤 민주당은 안 전 지사를 출당시켰다. 이후 지방선거에 대비해 후보들이 권력형 성폭력범죄를 저지르면 출당 제명 조치를 취하고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나온 대책이었을 뿐이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이낙연 의원은 박 전 시장 의혹 이후 처음으로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피해 고소인의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당도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권과 성평등과 성인지에 대한 당의 교육과 규율을 강화해야 한다”며 “당에 요청해 성인지 교육을 상시화하고 이수를 의무화해 공직 후보의 조건에 포함시키며 당 소속 지자체장과 의원 등에 대한 전면 점검을 통해 성비위가 확인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리기준을 엄격하게, 심판 과정도 좀더 투명하게 함으로써 감히 이런 짓을 하면 민주당 내에서는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 확실히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통합당은 오는 20일 열리는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박 전 시장 젠더특보 등 11명을 추가해 달라고 민주당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이 사건과 관련, 통합당 김기현 의원은 “청와대 국정상황실이 보고받았다면 대통령이 모를 리 없고 대통령께 보고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라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집무실·차에서 비서 성추행…가해자들은 집행유예로 나왔다

    집무실·차에서 비서 성추행…가해자들은 집행유예로 나왔다

    경기 수원에 있는 회사를 운영하던 A씨는 2016년 7월~2017년 6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이 회사의 비서 겸 경리직원으로 일한 피해자에게 “네가 안아줘야 퇴근할 수 있다”, “난 너 없으면 못살아”라고 말하면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2018년에 기소됐다. A씨는 “위력을 행사하며 고의로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장기간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도 A씨가 고령이고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 5월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심각성이 다시 불거졌다. 이를 계기로 비서인 직원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처벌을 받은 가해자들의 최근 사건을 살펴본 결과, 가해자 대부분이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가해자들이 엄벌에 처해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위계 관계 속에서 열악한 지위에 있는 피해자가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사정을 법원이 가해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이 15일 법원 홈페이지 ‘판결서 인터넷 열람’을 통해 최근 2년(2018년 7월 13일~2020년 7월 13일) 동안 선고가 확정된 사건 판결문 중 ‘비서’와 ‘성폭력’이라는 단어가 동시에 존재하는 판결문 10건을 살펴본 결과, 범행 발생 장소는 주로 가해자의 집무실과 승용차, 식당 등이었다. 가해자는 주로 피해자와 둘이 있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10건 중 8건이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2건은 벌금형이 선고됐다. 박 전 시장 사건처럼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음란한 사진을 전송한 사건도 있었다.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 B씨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비서인 피해자에게 지난해 1~2월 다수의 음란한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고, 승용차를 타고 가던 중 조수석에 앉은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B씨의 반복된 범행으로 일을 그만두는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B씨에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추행의 정도가 크게 중하지 않고,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 C씨는 2017년 10월 서울 서초구의 한 일식당에서 비서인 피해자와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해 잠이 든 피해자를 자신의 차에 태운 다음 강간에 준하는 성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8월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방법,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해 다니던 회사에서 사직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2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라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2018년 12월 C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인 이은의 변호사는 “법원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형사합의금을 지급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양형 사유로 고려하기도 하는데, 가해자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직장을 잃는 등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을수록 합의에 이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경제력이 있고 우월적 지위에 있는 피고인의 합의금 지급 사실보다 그의 죄질에 더 무게를 두고 형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손해배상액이 낮다는 점도 문제다. 피해자의 상해나 사망으로 이어진 성폭력을 제외한 다른 성폭력 사건의 손해배상액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와 치료비 등이 전부다. 일반적으로 적게는 100만원, 많아야 3000만~40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로 일상이 무너지고, 하고 싶었던 일도 하지 못하는 좌절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생계 유지 수단을 빼앗기는 극심한 피해 등을 고려한다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피해자의 고통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직장 내에서 직원들의 인사고과를 좌우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가해자가 범행을 저지를 때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절 의사를 보이지 않은 일을 법원이 가해자의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상 불이익과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행에 즉각 대처하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특성”이라면서 “피해자의 고소가 범행 발생일로부터 오래 경과된 이후에 이뤄졌다고 해서 그것을 피해자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죽음으로 성폭력 피해 호소했지만…지목된 가해자 “억울”

    죽음으로 성폭력 피해 호소했지만…지목된 가해자 “억울”

    전북 임실군 여성 팀장이 죽음으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호소했으나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간부 남성은 범행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어 경찰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쯤 임실군청 공무원 A(49.6급)씨가 임실읍 자택 안방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이 발견했다. A씨는 사망 전 지인에게 “정기 인사이동으로 (과거) 성폭력 피해를 본 간부와 앞으로 함께 일하게 돼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냈다. 특히 “대리운전을 시켜 집에 데려다준다고 해서 차에 탔는데 갑자기 짐승으로 돌변했다. 옷이 반쯤 벗겨진 상태에서 도망나왔다. 그 사람을 다시 국장으로 모셔야 하니까 싫다”는 내용도 적었다. A씨 지인은 문자 메시지를 받고 A씨 자택으로 찾아갔으나 문이 잠겨 있고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A 팀장은 지난 8일 인사를 담당하는 B 과장에게 “성폭력을 한 국장, 과장과 어떻게 근무할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 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B 과장은 휴가원을 내고 출근하지 않은 A 팀장과 만나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B 과장은 10일 직원들을 A팀장 자택으로 보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고 월요일(13일) 출근하겠다고 문자를 보내자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하지만 A 팀장은 출근하겠다고 약속한 날짜 보다 이틀 전 인 1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때문에 B 과장이 매뉴얼 대로 군청 여성청소년과 고충민원 담당자에게 A 팀장의 성희롱·성폭력 피해 호소 사실을 알리고 신속하게 대응했더라면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특히, B 과장은 A씨가 지병을 이유로 최근 6개월간 휴직까지 하며 치료를 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사건 해결에 임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다. 반면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C 국장은 범행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1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척 당황스럽고 억울하다. 가족이 있는 가장으로서 명예가 완전히 바닥에 떨어졌다. 30년 전 면사무소에서 3개월 간 함께 근무한 적 밖에 없는 여직원이 성폭력을 당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하니 경찰 수사로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C국장은 또 “고인과 한 사무실에 근무하거나 상하 관계로 같은 조직에 몸 담은 적이 없을뿐 아니라 술자리는 물론 식사를 한 적도 없다”며 “자신이 가해자로 지목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A씨가 남긴 문자에는 성폭력 일시·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더구나 A씨가 극단적 선택과 인과 관계가 발생할 수도 있는 지병으로 결근을 자주하고 최근에는 6개월간 휴직까지 한 사실이 있어 사인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로 임실군 관계자는 “고인의 명예가 있어 정확한 병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A 팀장이 지병 때문에 결근을 자주 했고 2019년 11월 4일부터 올 5월 3일까지 6개월간 휴직을 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해주었다. 이에대해 유족들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해 줄것을 경찰에 요구했다. 유족들은 “고인은 성폭행 피해 사실 때문에 너무 힘들고 창피해 직장을 다닐 수 없다는 것을 목숨을 끊어가며 증명했다”며 숨진 A씨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임실경찰서는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하는 등 극단적 선택과 성폭행 피해의 인과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고유정 여전한 커튼머리…의붓아들 살해 무죄 이유는(종합)

    고유정 여전한 커튼머리…의붓아들 살해 무죄 이유는(종합)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37)은 2심에서도 무기징역이었지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부장 왕정옥)는 15일 고유정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전 남편 살해 혐의는 계획범을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전남편인 피해자를 면접교섭권을 빌미로 유인,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은닉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이날 마스크를 쓰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커튼 머리를 한 채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고씨의 현 남편이자 친자식을 잃은 A씨는 고씨가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자 재판 도중 법정 밖으로 뛰쳐나갔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아이가 잠든 친아버지 A씨 다리에 눌려 죽은 ‘포압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유정이 범인이 아닐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의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거’를 검찰이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범인을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 일부 간접증거와 의심되는 정황이 있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전 남편 살해’ 고유정 항소심도 무기징역…의붓아들 살해는 무죄(종합)

    ‘전 남편 살해’ 고유정 항소심도 무기징역…의붓아들 살해는 무죄(종합)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왕정옥 부장판사)는 살인 및 사체손괴, 은닉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고유정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변호인의 항소를 15일 모두 기각했다. 고유정은 2019년 5월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전 남편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하고 완도행 여객선과 경기도 김포에서 사체를 은닉한 혐의를 받아 왔다. 재판과정에서 고유정은 살인과 사체 은닉 혐의는 인정했지만 펜션에서 수박을 먹기 위해 준비하던 중 전 남편의 강압적 성관계 요구에 대응하다 발생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고유정이 이혼과 양육과정에서 생긴 불만으로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자의 몸에서 수면제 성분의 졸피뎀이 검출된 점,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사정, 범행 후 성폭행 시도로 위장한 정황 등을 이유로 고유정의 계획적 범죄로 판단했다. 의붓아들 살인 혐의에 대한 판단도 1심과 같았다. 고유정은 전 남편 살해 이전인 2019년 3월1일 밤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현 남편(39)씨의 친자인 의붓아들(당시 6세)을 침대에서 몸으로 강하게 눌러 질식사 시킨 혐의를 받아왔다. 재판과정에서 고유정은 자신은 다른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며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범행 직전 현 남편에게 수면제 성분의 독세핀을 먹이고 잠결에 아이의 목을 눌러 살해한 것처럼 위장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현 남편에게 유면유도제 성분이 든 차를 마시게 한 점이 증명돼야 하고 피고인이 아니라 제3자 사망에 대해 배제할 수 있는지 등을 추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도 “고의적 범행 여부를 확실하게 할 수 없으면 무죄를 추정하는 것이 헌법상 취지다며 직접 증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 대법원 법리”라며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임실군청 여공무원 성폭행 암시 문자 남기고 숨져

    전북 임실군청 소속 공무원이 성폭력 피해를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임실군과 임실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쯤 공무원 A(49.여.6급)씨가 임실읍 자택 안방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이 발견했다. A씨는 사망 전 지인에게 “정기 인사이동으로 (과거) 성폭력 피해를 본 간부와 앞으로 함께 일하게 돼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지인은 문자 메시지를 받고 A씨 자택으로 찾아갔으나 문이 잠겨 있고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남긴 문자에는 성폭력 피해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집에 외부인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숨진 경위를 파악 중이다. A씨는 평소 우울증 치료를 받와왔고 휴직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유족과 지인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女공무원, ‘성폭행 피해’ 암시 문자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女공무원, ‘성폭행 피해’ 암시 문자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한 공무원이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문자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전북 임실군과 임실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쯤 공무원 A(49·여)씨가 임실읍 자택 안방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이 발견했다. A씨는 사망 전 “정기 인사이동으로 (과거) 성폭력 피해를 입혔던 간부와 앞으로 함께 일하게 돼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지인은 A씨 자택으로 찾아갔지만 문이 잠겨 있고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남긴 문자메시지에 성폭력 피해와 관련해 구체적 피해 사실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집에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A씨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숨진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유족과 지인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사설] 박 전 시장 장례 마친 서울시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어제 한 줌의 재가 돼 고향 경남 창녕으로 돌아갔다. 평생을 민주화와 시민을 위해 헌신한 박 전 시장이 우리 사회에 남긴 선한 영향력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수많은 지지자와 시민이 그를 애도하며 애통해하는 것은 느닷없는 그의 부재(不在)에 대한 아쉬움이 워낙 컸기 때문일 것이다.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은 선명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세력은 “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장례 기간 중 문제제기에 극도의 불쾌감을 표명하며 일축한 탓이다. 이는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슈퍼여당의 오만으로 보일 수 있다. 고인이 우리 사회에 끼친 막대한 공(功)에 대해선 합당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공인인 이상 과(過)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회피해선 안 된다. 피해를 호소한 고소인이 일상과 직장으로 돌아가려면, ‘공소권 없음’으로 묻어버리지 말고 시시비비를 가려야만 한다. 일부 극단적 박 전 시장 지지층은 온·오프라인에서 성추행 고소인의 ‘신상털기’를 비롯한 2차 가해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위법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고소인의 변호인들은 어제 이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 측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2017년 이래 4년간 계속됐고 △서울시 내부에 문제제기를 했으나 묵살당했으며 △고소장 제출한 8일 당일 조사내용이 곧바로 박 전 시장에게 누출됐다. 고소인 측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내용을 자체 포렌식해 경찰에 제출했으니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 2차 가해를 수사하려면 박 전 시장 성추행 여부도 선행해 규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일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성추행 피해 호소에 대한 서울시의 안일한 대응에도 큰 책임이 있다. 고소인이 서울시에 피해를 호소했는데 ‘박 시장이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묵살하고, 감내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 아닌가.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위계에 의한 성폭행 사건으로 세상이 발칵 뒤집혔는데도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서울시는 자체 감사 등으로 관련자들을 엄하게 징계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찰 수사정보의 누출과 관련한 엄정한 조사도 필요하다.  피해자는 거대한 권력에 맞설 용기가 없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생각이었다고 한다. 민주당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성추행·성폭행과 관련된 소속 광역단체장이 3명째다. 이해찬 대표가 어제 공식 사과했지만 특단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 “특수 상황서 피해 기억 틀릴 수도” 대법원서 또 뒤집힌 ‘성폭행 판결’

    “특수 상황서 피해 기억 틀릴 수도” 대법원서 또 뒤집힌 ‘성폭행 판결’

    1심 경험한 구체적 내용 포함 ‘유죄’2심 일관성 없는 진술 등 근거 ‘무죄’대법 “모순된 진술은 일부 부수적 사항상당 시간 두려웠던 상태 고려” ‘유죄’ 성폭행 당시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피해자의 진술에 일부 모순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진술의 신빙성까지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강간·감금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2017년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동년배의 피해여성 B씨를 만났다. 이들은 전화와 온라인 메신저로 서로 연락했고, 두 차례 직접 만나기도 했다. A씨의 범행은 늦은 밤 바닷가로 함께 떠난 세 번째 만남에서 벌어졌다. A씨는 자신의 차 안에서 B씨에게 “왜 연락을 받지 않느냐”고 추궁한 뒤 휴대전화를 빼앗아 강제로 메신저 내용을 뒤져보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어 B씨를 차에 감금한 채 50분가량 차를 몰아 다른 지역의 모텔로 끌고 갔고, 그곳에서 수차례 성폭행했다. 휴대전화도 빼앗겨 외부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던 B씨는 이튿날 A씨와 함께 간 식당에서 그가 자리를 잠시 비운 틈을 타 다른 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감금 상태에서 벗어났다. 1심은 B씨의 진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B씨의 피해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B씨는 사건 당시 모텔 화장실 문을 “잠기지 않는 유리문”이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현장 사진 속 화장실 문은 잠금장치가 있는 나무로 된 문이었다. 재판부는 또 성인 남성인 A씨가 7~8시간 사이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는 진술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에 대해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는 모텔 업주의 진술 ▲B씨가 식당 손님에게 구조를 요청하지 않은 점 등도 A씨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행사해 피해자를 간음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의 무죄 판단 근거와 관련해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수적 사항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해자가 상당한 시간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에 있었던 점에 비춰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세밀하게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성폭행 피해자가 처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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