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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빈 전 부천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여직원 강제추행 입건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미투’(MeToo) 폭로 이후 수사 중이던 영화감독 출신 김영빈(63)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2013년 10월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영화제 전 프로그래머 A(여·39)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다. 같은 해 11월 조직위 워크숍에서 또 다른 여직원의 점퍼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깍지를 낀 혐의도 받았다. 지난 2월 A씨는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봇물처럼 일어나자 과거 김 전 위원장한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언론에 알렸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김씨가 ‘청바지가 예쁘다’며 사무실에서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당시 혁대 부분을 손으로 툭 친 거였다”며 “의도는 없었지만 여직원이 기분이 나빴다고 해서 당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은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2013년 6월 이후에 벌어져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990년대 영화 ‘김의 전쟁’, ‘비상구가 없다.’,‘테러리스트’, ‘불새’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출신이다. 3년전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에서 퇴임했으며 현재 인하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경찰은 다음 주쯤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전재홍 벌금형…찜질방 탈의실에서 남성 나체 촬영 혐의

    전재홍 벌금형…찜질방 탈의실에서 남성 나체 촬영 혐의

    ‘풍산개’ 등을 연출한 전재홍 감독이 남성 나체를 몰래 촬영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정은영 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재홍 감독에게 21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4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전재홍 감독은 2016년 8월 사흘에 걸쳐 서울의 한 찜질방 탈의실에서 남성들의 나체 동영상 10여개를 찍은 혐의로 그 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전재홍 감독은 재판에서 “촬영 자체는 인정하지만 성적 욕망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휴대전화 도난 및 분실 사고가 자꾸 발생해 범죄 예방 차원에서 상시 촬영한 것이라 범햄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은영 판사는 “법이 보호하는 법익은 피해자의 성적 자유와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라면서 “촬영자의 동기나 목적이 범죄 성립 여부를 좌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 부위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부위인지 고려해야 하는데 피고인이 찍은 것은 성기를 포함한 알몸이며 얼굴까지 식별될 정도”라면서 “찍히는 입장에서는 어느 면으로 봐도 성적 수치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은영 판사는 “촬영물을 따로 저장하거나 다른 곳에 이용했다고 볼 근거가 없고, 초범인 점, 피해자들이 받았을 상당한 충격 등을 모두 고려해 벌금형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전재홍 감독은 김기덕 감독의 제자로 영화 ‘풍산개’, ‘원스텝’ 등을 연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17명 성추행’ 이윤택 구속영장 신청

    경찰, ‘17명 성추행’ 이윤택 구속영장 신청

    성추행 혐의를 받는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21일 이 전 감독에 대해 상습강제추행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은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연극인 17명을 62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상습성이 인정돼 중죄에 해당하고, 외국 여행이 잦은 분이라 도주 우려가 있고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있다”며 영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이 전 감독의 가해 행위 가운데 상당수는 2013년 성범죄의 친고죄 폐지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2013년 이전 범행도 처벌이 가능한 점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실제 상습죄 조항이 생긴 2010년 4월 이후 발생한 혐의 24건에 해당 조항을 적용했다. 다만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은 상습죄 조항 신설 이전 발생한 것까지만 확인돼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전 감독은 앞서 두 차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그렇게 말했다면 사실일 것”이라며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빈 영화감독, 스태프 성추행 혐의 입건

    김영빈 영화감독, 스태프 성추행 혐의 입건

    영화감독 출신의 김영빈(63)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이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김 전 위원장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2013년 10월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영화제 전 프로그래머 A(39·여)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달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자 과거 김 전 위원장에게서 당한 성추행 피해를 언론을 통해 알렸다. 경찰은 피해자인 A씨를 먼저 조사한 뒤 최근 김 전 위원장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A씨는 “김씨가 ‘청바지가 예쁘다’며 사무실에서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당시 혁대 부분을 손으로 ‘툭’ 친정도였다”며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기분이 나빴다고 하니 당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1990년대 ‘김의 전쟁’ ‘비상구가 없다’ ‘테러리스트’ ‘불새’ 등 영화를 연출한 영화감독 출신이다. 그는 2015년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에서 퇴임한 뒤 현재 인하대학교 예술체육학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희정, 피해자들과 찍은 사진 제출…“강압적 관계 아냐”

    안희정, 피해자들과 찍은 사진 제출…“강압적 관계 아냐”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검찰에 피해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합의에 의한 관계’의 증거로 제출했다고 한국일보가 21일 보도했다.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19일 검찰에 출석한 안 전 지사를 상대로 오전 10시쯤부터 이튿날 오전 6시 20분쯤까지 20시간 넘게 조사를 진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정무비서 김지은씨 등) 피해자와 합의에 의한 관계를 맺었다”라면서 업무상 위력에 따른 성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 이장주 변호사는 “기존에 해왔던 주장(혐의 부인)을 그대로 검찰 조사에서도 펼쳤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 측은 특히 “성관계 시에 위력이나 이런 것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입증하는데 집중했다. 검찰 조사에서 안 전 지사 측이 피해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출한 것도 양측이 자연스럽게 감정을 나눈 사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더불어 피해자 A씨가 속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에 대해서도 업무상 지시 등을 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안 전 지사와 더연 사이에는 ‘상하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안 전 지사에게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3차례 성폭력과 4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일 오전 조사를 마치고 나온 안 전 지사는 “혐의를 인정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했습니다. 그 말씀만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준비된 차량에 탑승,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안희정 근황, 수도권 야산 컨테이너서 ‘속죄’ 생활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 중징계 3분의2 찬성해야 감경… 임기제 공무원 ‘육아휴직 제한’ 폐지

    공무원 중징계 3분의2 찬성해야 감경… 임기제 공무원 ‘육아휴직 제한’ 폐지

    잔혹 포획 멸종위기종 수입금지 국무회의 법률안 등 21건 의결 앞으로 공무원 중징계 처분에 대한 감경이 까다로워지고, 위법한 상관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정부는 2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이날 법률안 6건, 대통령령안 13건, 일반안건 2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기존에는 소청심사에서 출석위원 과반수 합의에 따라 징계처분의 취소·변경이 가능했다. 개정안에서는 파면·해임 등 중징계 처분은 출석위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만 취소·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중징계에 해당하는 성비위 등의 중대 비위에 대해 보다 엄정한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 아울러 엄정한 징계 심사를 위해 중앙행정기관에 설치된 보통징계위원회에서 의결한 처분에 대한 재심사는 국무총리 소속 중앙징계위원회가 관할하도록 했다. 위법한 상관의 명령 이행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상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더라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관련된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공직 내 다양성 확대 등을 위해 공무원 임용 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했고, 임기제 공무원의 육아휴직 제한도 폐지했다.잔인하게 포획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야생생물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심의·의결됐다. 잔인한 포획이란 작살이나 덫처럼 고통이 일정 시간 지속되는 도구를 이용하거나 시각·청각 등의 신경을 자극하는 포획, 떼몰이식 포획 등이다. 이에 따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에 포함된 살아 있는 생물을 수입할 때 잔인한 방법으로 포획된 개체는 수입 및 반입이 제한된다. 개체군의 규모가 불명확하거나 감소 중인 지역에서 포획된 살아 있는 생물도 국제적 멸종위기종 수입 제한 사유에 추가해 동물 종의 지역 개체군 절멸을 방지하기 위한 근거도 마련했다. 환경부는 개정안이 이달 말 시행됨에 따라 동물 복지뿐 아니라 돌고래의 수입과 폐사 등에 대한 논란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 운영과 성폭력 실태 조사에 필요한 경비로 2018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9억 7200만원을 지출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12일부터 6월 19일까지 100일간 문화예술계 성폭력 특별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교권 침해 vs 성폭력 예방… ‘학생인권조례’ 또 도마 위

    보수 “교권 침해 3배 이상 늘어” 진보 “성폭력 근절 위해 유지” 시·도 교육감을 선출하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학생인권조례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8년 전 김상곤 당시 경기교육감이 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한 이후 타 시·도의 진보 성향 교육감도 잇따라 조례 제정을 추진하자 보수 성향의 예비 후보들은 ‘조례 폐지’를 공약하며 맞서는 모습이다. 20일 경기교육청과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보수 교육감 후보 측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조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교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와 대구, 울산, 세종, 경남 등 다섯 개 시·도에서 보수 단일 후보를 추대한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의 임헌조 사무총장은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훈육을 어렵게 하고 교실 붕괴를 촉진해 교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다섯 후보도 조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공유하며 폐지하거나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교육청에 접수된 교권 침해 사건은 학생인권조례 시행 전인 2010년 130건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566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이날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붕괴시키고 아이를 버릇없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지만, 지금 현장에선 어느 정도 안정됐다”면서 “김상곤 전 교육감이 추진했던 학생인권조례의 정책 등을 계승·발전시키겠다”며 재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강력한 규율과 처벌은 사람을 통제하기 쉽지만 학생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장애물로 작용할 뿐”이라면서 “교사의 인권이 추락한 건 사실이지만, 학생의 인권을 억압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최근 미투 운동을 계기로 폭로된 학교 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조례를 유지·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성폭력 등 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교육청의 학생인권옹호관에게 구제 신청을 하고 옹호관은 사건을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폭력 피해 학생이 폭로 이후에도 학교생활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규정을 신설하며, 성 인권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檢, 안희정 구속영장 검토…쟁점은 ‘업무상 위력’

    檢, 안희정 구속영장 검토…쟁점은 ‘업무상 위력’

    성폭행 의혹으로 고소당한 안희정(54) 전 충남지사를 두 차례 조사한 검찰이 안 전 지사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신병처리 방향 검토에 돌입했다.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지난 19일 오전 10시에 소환한 안 전 지사에 대해 밤샘 조사를 진행했다. 안 전 지사는 20시간여를 조사받은 뒤 20일 오전 6시 20분에 청사 밖으로 나왔다. 안 전 지사는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는 짧은 답변만 남기고 귀가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전날 취재진 앞에서 “(고소인과의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밖에서 얘기한 것과 큰 차이가 있진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안 전 지사의 진술을 검토하고 분석하고 정리해 빠진 게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남았다”고 말했다. 고소인에 대한 추가 조사 여부는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순 없다”며 추가 조사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전 지사에게는 형법 제303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형법상 처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성폭력 특례법상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법상 처벌의 수위가 조금 더 높은 편이다. 쟁점은 ‘업무상 위력’ 여부다. 고소인이 “위력에 의한 강제적 합의”라고 주장하고 안 전 지사가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반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력’은 자유의사를 제압해 혼란케 하는 유무형의 세력으로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을 통칭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안희정 20시간 넘게 조사…귀가하면서 남긴 한마디

    안희정 20시간 넘게 조사…귀가하면서 남긴 한마디

    성폭력 의혹으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검찰에서 20시간 20분에 걸쳐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안희정 전 지사는 20일 오전 6시 20분쯤 서울서부지검을 나서면서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 그 말씀만 드리겠다”고 말하고 돌아갔다. 안희정 전 지사는 충분히 소명했냐는 질문에도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만 말하고는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안희정 전 지사는 전날 오전 10시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에 조사를 받으러 두번째로 검찰에 출석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출석에 앞서 만난 취재진들에게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면서 “하지만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십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 그리고 그에 따른 사법처리도 달게 받겠다”면서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전 지사의 검찰 출석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9일 첫 출석에 이어 열흘 만이다. 당시에 그는 사전 예고 없이 자진해서 검찰에 나와 9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두번째 폭로자가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 역시 첫 조사가 사전 예고 없이 나와 추가 조사가 필요해 그를 재소환했다. 검찰은 이날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2차 조사와 2명의 고소인 조사, 압수수색 참고인 조사 등으로 안희정 전 지사의 사건 관련 행적을 돌아볼 수 있는 여러 정황 등을 확보한 만큼 안희정 전 지사의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티븐 시걸에 성폭행당했다” 여성 2명 추가 고발

    “스티븐 시걸에 성폭행당했다” 여성 2명 추가 고발

    할리우드 액션 배우 스티븐 시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2명이 추가로 고발에 나섰다.앞서 스티븐 시걸은 여러 여배우를 상대로 성폭행 및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 여성의 고발로 그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할리우드 매체들은 전했다. 과거 영화배우 및 모델 지망생이었던 파비올라 데이디스와 레지나 시몬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1990년대 스티븐 시걸의 성폭행을 고발했다. 레지나 시몬스는 “1994년 스티븐 시건의 액션영화 ‘온 데들리 그라운드’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고 있던 중, 랩파티(출연자 모임)가 열린다고 해서 스티븐 시걸의 집에 갔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븐 시걸의 집에 다른 출연자들은 오지 않았고, 스티븐 시걸은 날 2층 방으로 끌고 간 뒤 옷을 벗기고 성폭행했다”면서 “체격이나 나이, 모든 면에서 당시로써는 저항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시몬스는 나중에 스티븐 시걸이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거절했다면서 자신은 지금이라도 상처를 치유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파비올라 데이디스도 17살 모델 활동을 하던 때, 한 음악 프로듀서를 통해 스티븐 시걸을 만나게 됐다면서 “동행한 프로듀서가 ‘스티븐 시걸의 말은 금과 같으니 잘 따르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데이디스는 “스티븐 시걸이 오디션을 보겠다며 비키니 차림을 요구했고, 방에 둘만 남게 되자 성폭행을 하려 했다”고 전했다. 데이디스는 이후 할리우드 연예 산업에 염증을 느끼고 고국인 네덜란드로 돌아가 학업을 이어갔다. 이들은 스티븐 시걸의 성폭행 혐의를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 고발했다. 앞서 스티븐 시걸은 여러 배우들의 ‘미투’ 폭로로 성추문이 드러났다. 1993년 배우 제니 맥카시에게 옷을 벗으라고 강요한 일, 007 시리즈 본드걸을 맡은 영국 배우 레이첼 그랜트를 성폭행하려 한 의혹도 받고 있다. 호주 출신 배우 포셔 드로시와 줄리아나 마굴리스도 스티븐 시걸의 성폭력을 고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이제 말로만 하는 정부 혁신은 끝내자

    정부가 어제 제1회 정부혁신전략회의를 열어 ‘정부 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정부 운영의 목표를 ‘국민이 주인인 정부’ 실현에 두고 사회적 가치와 정부 신뢰도 제고, 국민 참여 확대를 3대 전략으로 내세웠다. 현재 29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더 나은 삶의 질 지수’와 32위인 정부 신뢰도를 각각 10위권 안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까지 설정했다. 정부가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 특히 중앙부처 예산편성지침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기준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고, 관련 사업에 재정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했기에 그렇다. 과거 정부도 국민을 위한 정부 운영을 강조했지만 실제 예산 배정이나 조직 운영 등에서는 복지나 환경 개선 같은 국민 삶과 직결된 분야를 외려 소외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계획의 10대 중점사업 중엔 채용비리와 부정청탁 때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성폭력이나 성희롱 발생 때 퇴직이나 보직 제한 검토도 포함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과거의 부패를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혁신은 시작돼야 한다”고 비리 청산을 유독 강조했다. 계속 터져 나오는 공직 비리와 대규모 채용비리, 미투 운동 확산을 고려하면 벌써 나왔어야 할 정책들이다.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이번 계획의 상당 부분이 4년 전 박근혜 정부가 수립한 ‘정부 3.0’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공데이터 전면 개방이나 국민과의 소통 방안 강화, 핵심 정책 과정에 대한 국민 참여 강화, 정책 혼선 방지를 위한 정부 부처 간 협업체계 강화 등은 이전 정부의 핵심 과제와 비슷하다. 차별화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정부 3.0도 ‘국민행복시대, 국민이 주인인 정부’라는 비전 아래 공공정보 적극 개방·공유,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 국민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8개의 핵심 과제를 내세웠었다. 결국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가치 반영, 공공성 강화 등 몇 가지 중점사업 이외에는 기존 정책을 약간 보완해 이름만 바꿔 내놓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진정한 정부 혁신을 위해서는 계획 수립보다 실천이 더 중요하다. 역대 정부마다 국민을 앞세워 혁신 계획을 내놓았지만 정작 국민의 만족도는 낮았다.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실천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울 때마다 과거 정책을 베끼다시피 하는 것도 계획만 세워 놓고 실천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 아닌가. 정부는 이번 정부 운영 계획에서 사회적 가치를 가장 강조했다. 인권, 안전, 환경, 복지, 공동체, 사회적 약자 배려, 양질의 일자리, 시민 참여,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지역사회 활성화 등에 초점을 두겠다고 했다. 모두 실천하기에 간단치 않은 가치와 사업들이다. 강력한 실천 의지와 세밀한 청사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정부가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 “비이성적 고발… 강단 떠난다” 사과 안 한 하일지

    “비이성적 고발… 강단 떠난다” 사과 안 한 하일지

    ‘미투’ 폄하 발언 논란과 제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저자 하일지(본명 임종주·62)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강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업을 들은 학생들과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학생에게 사과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하 교수는 1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로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논란에 대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문학 교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조용히 살았는데 최근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면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중 앞에 인격살해를 당해 문학 교수로서의 자존심은 깊이 상처를 입었고 학생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지난 1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란 수업을 진행하는 도중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발언과 함께 수업자료로 쓰던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또 한 재학생이 2016년 2월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하 교수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폭로와 진실 사이에는 갭(차이)이 있을 수 있고, 취지가 순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인했다. 이어 “오늘 사직서를 제출할 생각이지만, 학교 윤리위원회에서 출석하라고 하면 하겠다”면서 “그러나 사과할 뜻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회견 장소에는 학생 100여명이 하 교수 발언 중간중간 “사과하고 물러나라”, “절필하라”고 외치며 사퇴를 요구했다. 하 교수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학생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할 때마다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편 한국외대에서 A 교수가 수년간 성추행·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교수직에서 물러났다.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한 제보자가 대학원생 시절인 2008년부터 최근까지 A 교수의 지속적인 성추행과 희롱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A 교수가 자신에게 ‘모텔에 가자’고 했다는 등 그의 언행을 기술하며 “A 교수는 학교와 사회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라 제가 상대하기엔 너무 벅찬 위치에 있었다”고 적었다. A 교수는 이날 학교를 통해 “저의 성숙하지 못한 언행으로 제보자의 마음에 상처와 고통을 입힌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외대에서는 학생들을 성희롱하거나 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B 교수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2부] 피해자 신상 터는 ‘여혐’ 사이트… 미투로 돈벌이하는 악덕 상혼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2부] 피해자 신상 터는 ‘여혐’ 사이트… 미투로 돈벌이하는 악덕 상혼

    권력 뒤에 숨은 성폭력을 뿌리 뽑고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자는 목표로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일부 가해자의 ‘극단적 선택’ 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른바 ‘여혐’(여자 혐오) 사이트 등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가 하면 미투를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악덕 상혼’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투 운동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을 바로잡고, 폭로자를 ‘내부 고발자’ 이상으로 강력하게 보호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19일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남초’ 커뮤니티와 여혐 사이트 등에는 성범죄 피해자를 향한 험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피해자들을 ‘보헤미안’(성기를 헤프게 쓰고 ‘미투’ 하고도 안 한 척)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몸 로비 실패자들’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문화예술계 꽃뱀을 청산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도 올라왔다.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 전방위로 확산했는데도 일부 남성들의 성 인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자기방어적 행동지침에서 유래한 ‘펜스룰’에 대해 미투 운동에 반대하는 남성들이 “여성을 뽑지 말자”거나 “남자들끼리만 회식하자”는 등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구시대적 유교 사상이 반영된 ‘남녀칠세부동석’의 가치를 오늘에 되살려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이 스스로 ‘미투 운동 찬성자’라며 ‘신분세탁’을 하는 모습도 피해자들을 몸서리치게 한다. 한 서울예대 학생은 학교 익명 게시판에 “신입생 때 나를 성추행한 선배 2명이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면서 ‘성폭력을 저지르는 놈들은 진짜 나쁜 놈들’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적었다. 이런 배경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은 갈수록 미투 운동에 동참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특히 검찰 내부의 성추행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지은씨 이후에는 ‘실명 폭로’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자들이 사회적으로 수군거림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명예훼손 혐의로 역고소당할 수 있는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이 미투 운동을 홍보에 활용하는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 배달 업체는 치킨 사진을 배경으로 “저도 그 맛에 당했어요. 미트(meat) 운동”, “미투 나도 먹음” 등과 같은 문구를 내걸고 홍보전에 나섰다. 한 피부·성형외과는 “미투, 이번 봄엔 나도 예뻐지자”라며 보톡스·필러 시술을 광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미투 운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로 읽힌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어렵게 폭로한 피해자의 고통에 얼마나 둔감한지를 보여 주는 극단적 사례이자 남의 고통은 상관없이 돈만 따라오면 된다는 천박한 자본주의”라면서 “미투 자체를 사회운동이 아니라 일부의 목소리, 소음 정도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성폭력 적폐 개헌으로 해결해야” 성차별 해소 국가의무 명시 촉구

    “성폭력 적폐 개헌으로 해결해야” 성차별 해소 국가의무 명시 촉구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학교수의 연이은 사망 등 미투 운동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각종 시민단체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미투 운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보자는 주장이다.젠더국정연구원,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 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성차별 해소를 위한 개헌여성행동’은 19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와 국회는 미투 운동에 개헌으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하겠다”며 청와대 측에 면담을 요청했다. 개헌여성행동은 “현재 헌법이 모든 개인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지만 성별에 따른 차별과 폭력은 점점 심화돼 왔다”면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제거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를 헌법에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차별 해소를 위한 평등권과 기본권 개헌 또한 주요 의제로 삼아 만연한 성폭력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에만 초점을 두고 있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서 성 평등 보장과 관련한 개정안도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회견에서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헌법 개정안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없애기 위한 국가의 의무를 구체화하고,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보다 구체적으로는 국가가 성별에 의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하고, 선출직·임명직 등 공직에서 남녀 동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헌법에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방림 한국여성정치연맹 총재도 “국회에서 여성 대표성은 17%에 불과하다”면서 “공직에서 남녀 동수 참여 보장을 통해 여성의 정치 참여 비율이 높고 성 평등 수준이 높은 북유럽 선진국처럼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미투 운동은 누구도 성폭력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성차별적 사회 구조 속에서 불평등한 문화를 개혁하자는 요구”라면서 “지금 여성들은 미투를 넘어 개헌을 통해 성 평등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자 헌법개정여성연대 사무처장도 “헌법으로 성폭력이라는 뿌리 깊은 적폐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개헌을 해도 소용이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성차별, 성폭력 문제부터 먼저 손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투명한 소통, 비리엔 무관용… 약자 배려한 ‘공정 성장’에 방점

    투명한 소통, 비리엔 무관용… 약자 배려한 ‘공정 성장’에 방점

    정부가 19일 발표한 ‘정부혁신 종합추진계획’에는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국가운영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큰 틀이 담겼다. 과거 정부에서 이뤄져 온 경제성장 최우선 국정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인권과 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고 모든 정책 과정에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다. 지금껏 반성 없이 이어져 오던 ‘낡은 관행’도 타파한다.우선 경제성장 논리에서 배제됐던 안전, 인권, 환경 등 사회적 가치가 전면에 등장한다. 올해부터 중앙부처 예산안 편성지침 등에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사업에 재정투자를 늘리는 내용이 적용된다. 민간 주도로 3000억원 규모의 ‘사회가치기금’ 설립을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 내 사회적 경제 지원 계정을 별도로 신설한다. 내년부터는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에도 사회영향평가 요소를 도입해 이런 사업을 더욱 우대할 방침이다. 중증 희귀질환자 2만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에너지 바우처를 제공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단의 10%, 공공기관 임원의 20%, 정부위원회의 위원의 40%를 여성으로 채우겠단 목표도 다시 밝혔다. 공직사회의 고위직 여성 참여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정과제인 자치분권과 관련해 비수도권의 목소리를 정부에 잘 전달하고자 정부위원회의 비수도권 위원의 비율도 현재 27.2% 수준에서 2022년까지 40%로 높인다. 정책 과정에서 국민참여를 높이고자 ‘광화문 1번가’를 상설 운영한다. 광화문 1번가는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약 50일간 시범 운영된 바 있다. 방문자만 100만여명이고, 이중 실제 정책으로 제안된 건수는 18만건이 넘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에 정부는 오는 5월까지 정부서울청사에 오프라인 광화문 1번가를 꾸려 정책 토론의 장으로 삼는다. 현재 행정기관이 독점하고 있는 공공자원을 국민에게 개방한다. 회의실·주차장 등 실제 공간 개방은 물론, 정부의 공공데이터도 안보 등과 관련된 게 아니면 모두 공개한다. 2022년까지 국민의 삶과 밀접한 국가중점데이터 128개와 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는 신산업데이터 100개를 발굴, 개방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개방되는 국가중점데이터 중 안전분야의 ‘공공시설물 안전정보’가 대표적이다. 도로, 터널 등 20여만개 공공시설물 관련 데이터를 개방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민간에서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현재 일부 사업에만 시범 운영하는 ‘국민참여예산제’도 올해부터 본격 운영된다. 지난해엔 ‘여성안심용 임대주택 지원사업’ 등 6개 사업(422억원)에 국민이 참여했지만, 올해 편성되는 내년도 예산안에는 모든 부처 사업으로 확장된다. 최근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안도 담았다. 공공기관 채용비리에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철저한 무관용 원칙이 적용된다. 채용비리가 적발되면 부정합격자는 업무 배제 후 사실 관계 여부에 따라 직권면직 처분이 결정된다. 채용비리 가담 공직자에 대해선 수사 의뢰를 요청한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일어나는 것과 관련해 공직사회를 성희롱·성폭력 없는 곳으로 만들고자 노력한다. 국가공무원법의 임용결격사유를 개정해 일정 벌금형 이상이 선고된 성폭력 범죄자는 당연 퇴직하도록 한다. 성희롱 등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실·국장 보직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보복 등 추가 피해를 막고자 사건 은폐나 보복이 적발되면 해당 관리자가 책임지고, 피해자 보직을 바꿔주는 등 적극적으로 보호한다. 기업에 자금 출연을 강요하거나 직원 채용 청탁, 특정 업체 계약 체결 요구 등 민간에 ‘갑질’을 하는 공무원은 징계를 받는다. 정부는 ‘관피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무원이 직무 관련 퇴직 공직자를 접촉할 경우 미리 신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4차산업혁명을 앞두고 데이터기반 행정 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119안전센터나 소방차를 최적 장소에 배치한다. 특히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자 ‘공공빅데이터센터’도 내년까지 설치한다. 행정기관과 국민 간 공문을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고받는 ‘전자문서지갑’도 내년까지 개발한다. 공직사회도 민간처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탄력적인 조직운영 방안도 도입된다. 공직에 ‘벤처형 조직’이 도입되며, 정책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실패박람회’도 올해 열린다. 공무원이 눈치만 보면서 소극적인 행정을 하는 걸 막고자 ‘적극 행정’을 한 공무원의 과실에 대해서는 징계를 감면하기로 했다. 상관의 위법한 지시에는 단호하게 거부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마련했다. 정부가 마련한 계획에 이행 동력을 불어넣고자 앞으로 대통령이 주재하는 ‘정부혁신 전략회의’가 연 2회 열린다. 범정부 성과관리 점검단을 꾸려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해당 실적에 대한 평가도 병행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상담해준다며 오피스텔에서…’ 유명 수학강사 성추행 의혹

    ‘상담해준다며 오피스텔에서…’ 유명 수학강사 성추행 의혹

    한 유명 수학 강사가 미성년자인 수강생들을 오피스텔로 데려가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19일 JTBC에 따르면 A씨는 재수생이던 7년 전 서울 강남과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인터넷 강의로 유명한 수학 강사 이모씨를 처음 만났다. A씨는 “이씨가 상담을 해주겠다며 한 오피스텔로 자신을 데려가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또 다른 여성도 이씨에게 당한 비슷한 경험을 얘기했으며, 두 여성 모두 당시 만 스무 살이 되지 않은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씨는 “학생을 안아준 적은 있으나 성폭력은 없었다”면서 “정신이 불안정한 학생들이 자신을 음해하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JTBC는 “이 강사는 수학 강의뿐 아니라 인생 상담으로도 유명한 사람이었다”면서 “믿었던 선생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 학생들은 오래도록 우울증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단 떠난다”는 하일지가 밝힌 ‘#미투 검증론’···“사실관계, 고백자 의도와 진실성”

    “강단 떠난다”는 하일지가 밝힌 ‘#미투 검증론’···“사실관계, 고백자 의도와 진실성”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저자이자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인 하일지(본명 임종주·62)씨가 #미투 운동 비하 논란에 이어서 2년 전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강단을 떠나겠다고 밝혔다.19일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동덕여대 재학생 A씨는 2016년 2월 하일지씨와 가까운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내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앞서 하씨는 1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을 진행하는 도중 안희전 전 충남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에 관해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고,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관해 하씨는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이라면서도 “강단을 떠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씨는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으면서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문학 교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조용히 살았는데, 최근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면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중 앞에 인격살해를 당해 문학 교수로서 자존심 깊이 상처를 입었고 학생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제가 지켜야 할 것은 제 소신이라 판단,마지막으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씨는 A씨의 폭로에 관한 입장을 묻자 “보도자료를 참고해 달라”고 대답을 피했다. 그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A씨가 과거 ‘존경한다’며 보낸 안부 메일 내용 일부가 담겨 있었다. 하씨는 취재진이 설명을 거듭 요구하자 “미투 운동에서 우리는 고백에 관해 세 가지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사실관계, 고백자의 진실한 감정, 고백자의 의도 등을 점검해야 한다”며 거꾸로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오늘 사직서를 제출할 생각이지만,학교 윤리위원회에서 출석하라고 하면 하겠다”면서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성추행 폭로 학생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사과할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하씨가 기자회견을 한 백주년기념관 로비에는 동덕여대 학생 100여명이 찾아와 ‘하일지 교수는 공개 사과하라’,‘하일지 교수를 즉각 파면하라’,‘하일지 OUT’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시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성폭력 의혹’ 이윤택 구속영장 여부 이번주 결정

    경찰, ‘성폭력 의혹’ 이윤택 구속영장 여부 이번주 결정

    경찰이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이번 주 안에 결정할 방침이다.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9일 “이 전 감독 사건은 조사가 모두 끝났다”며 “추가 고소가 있다면 그 부분을 조사해야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끝났고, 영장 신청 여부만 이번 주 검토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은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연극인 총 17명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애초 16명의 연극인이 이 전 감독을 고소했고, 최근 1명이 추가로 고소장을 냈다. 경찰은 주말인 17∼18일 이틀간 연이어 이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그가 단원들에게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저질렀는지, 성폭력이 상습적이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감독의 가해 행위는 대부분 2013년 성범죄의 친고죄 폐지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2013년 이전 범행도 처벌이 가능한 점을 염두에 두고 조사 내용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마다 내용이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법적인 공소시효 문제 등과 상관없이 혐의를 직접 적용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전 감독 사건 외에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래퍼 던말릭, 중앙대 강사, 사진작가 로타 사건까지 4건을 정식으로 수사 중이다. 영화감독 김기덕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 전 단계인 내사를 벌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희정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

    안희정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

    성폭력 의혹으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두 번째로 검찰에 출석했다.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 조사실로 향하면서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십니다. 사과드립니다”라며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 그리고 그에 따른 사법처리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안 전 지사는 위력에 의한 강요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고만 답했으며 두 번째 고소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가 검찰에 나온 것은 지난 9일 이후 열흘 만이다. 그는 9일 사전 예고 없이 자진해서 검찰에 나와 9시간 30분가량 조사받았다. 충남도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안 전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해외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총 4차례 성폭행했다며 지난 5일 폭로하고 6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혐의로 그를 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안 전 지사가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는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 사이 3차례의 성폭행과 4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며 14일 서부지검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과 강제추행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1> 불평등이 낳은 혐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세계인권선언의 제1조 조문 중 일부다.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선포(1948년 12월 10일)한지도 햇수로만 70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계 각국, 적어도 유엔 회원국 중 상당수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류의 보편적인 기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하지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중국동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범죄소굴로 묘사한 영화가 개봉됐다. 지역 주민들의 인권 보호·증진을 목표로 하는 조례가 ‘성소수자 차별 금지 규정을 포함한다’는 이유로 폐지하자는 안건이 지방의회에서 가결됐다. 최근에는 성별·지위에 따른 불평등한 권력관계 안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힘입어 어렵게 용기를 내고 있지만, 가해자들에겐 너그럽고 피해자들에겐 가혹한 시선을 보내는 현실은 여전하다.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저한테 깔깔 웃으면서 묻더라고요. ‘몰래 연애하다가 부모한테 맞아서 목발 짚게 됐지?’라고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연애 해봤냐’, ‘결혼은 했냐’, ‘섹스는 했냐’라고···. 처음 봤는데 그런 소리를 해요.” (청각·지체장애인 A씨) “어떤 사람이 저한테 늘 정해진 시간에 카톡으로 ‘따봉’ 이모티콘을 계속 보내더라고요. 그러다 외모 평가를 당하고 나서는 제가 ‘제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그 쪽에서 ‘나랑 차 한 잔만 하자’고 보내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카톡이 왔어요.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요. ‘내가 널 본 적이 있다. 네가 집에서 잠옷을 입은 상태로 안경을 끼고 부스스한 얼굴로 나오는 게 마음에 든다’라고.” (여성 B씨) 위 사례들은 일상에서 피해자들이 당하는 성적 언동 사례들이다. 이렇게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 두려움을 주는 말과 행동은 주로 사회적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성,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 성소수자 등 다른 소수자 집단도 표적이 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어디서 왔느냐’, ‘종교는 뭐냐’고 묻고는, ‘아내가 몇 명이냐’ 이런 말을 불쑥 던지고 ‘밤 생활은 어떠냐’고 계속 묻기도 하죠.” (이주민 C씨) “군대 신체검사장에서 ‘호르몬 투여 중’이라고 밝히면 보통 호르몬 투여 증빙 서류하고 CT 결과 그 정도만 보는데요. 신체 일부를 대놓고 보여 달라고 한 의사가 있었어요.” (트랜스젠더 D씨의 목격 사례)상대가 ‘마이너리티’에 속한다는 이유로 그를 모욕하고 멸시하거나, 배제하고 차별하면서 그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행위를 ‘혐오’라고 부른다. 그것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혐오표현’이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혐오는 단순히 개인의 기호 또는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기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87.5%)과 여성(78.4%)의 혐오표현 경험 정도도 높았다. 이주민 집단의 경우 6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주민은 이주민 밀집 지역에 거주하거나 이주민이 많이 일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이주민 공동체 내에서 주로 인간관계를 맺는 등 한국인과의 접촉면이 넓지 않고 한국어 이해 능력에 따라 혐오표현을 경험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집단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비율은 매우 높았다. 성소수자 응답자의 98.0%, 장애인 응답자의 95.0%, 여성 응답자의 90.4%가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주민 응답자의 온라인 혐오표현 경험 비율은 50.0%로 다른 집단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오프라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표현이 쏟아지고 있는 원인으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사회·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경쟁이 심화되면서 혐오표현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약자에게 표출하는 것이 혐오표현”이라면서 “강자와 기득권에 맞서 싸울 여력이 없으니 약자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즉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차별이 없어야 하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위협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혐오표현의 발화 형태는 다양하다. 성적 언동 외에도 폭력과 차별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학교 때는 ‘장애인 새끼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빗자루로도 맞아보고 대걸레로도 맞아봤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학여행에 갔는데 애들이 저만 혼자 방에 들어가라고 한 다음에 ‘너 여기서 혼자 자, 우리는 다 같이 라면 끓여먹고 잘게’하고.” (발달장애인 E씨) “식당에서 일을 할 때 저하고 한국인 아줌마 다섯 명이 근무했어요. 남자 관리자가 있는데, 월급이 나올 때 그 사람이 저한테 그래요. 통장에 월급이 들어갈 텐데 월급에서 현금 5만원을 빼서 자기한테 주라고. 저는 한국사람이 아니니까 말을 못하고 일을 잘 못하고, 이 아줌마들 너무 수고하니까 (그 돈으로) 음료수 사야 한다고. 어이가 없죠. 그래도 어떻게 해요. 저는 외국인인데.” (이주민 F씨)폭력을 암시하거나, 근거 없는 편견을 조장하는 행위도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친구가 겪은 일인데,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을 즈음인데 직장에서 동료들이 뉴스를 보고 성소수자가 화제에 오른 거예요. 그때 동료들이 ‘만약 내 옆에 ‘저런 것들’이 있으면 다 때려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요.” (게이 G씨) 상대방을 단지 보호의 대상으로,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도 당사자들에게는 혐오로 다가온다. “언젠가 사진을 대놓고 찰칵하면서 찍는 사람이 있어서 왜 찍느냐고 저지하니까 ‘낫게 해주려고 한다. 기도하면 나을 수 있으니까 사진을 찍어놓고 보면서 기도해주려고 한다’고 하는 거죠.” (지체장애인 H씨)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는 ‘모럴 패닉’(moral panic)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기존에 익숙한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익숙하지 않은 소수 집단이 사회 전체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여긴다. 지난달 벌어진 EBS ‘까칠남녀’ 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다. 프로그램 ‘까칠남녀’는 국내 최초 젠더 토크쇼를 표방하며 다양한 성 담론을 다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성소수자 특집편을 방영한 후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교육방송에 성소수자들이 출연하면 청소년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는 논리였다. 결국 프로그램은 논란에 휩싸여 조기 종영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서면 통상 다문화 사회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 외국인 주민은 17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지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인종이 다양해진 것일 뿐 한국 사회의 포용성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GRI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25일까지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를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응답이 61.1%에 이르렀다. 2013년 같은 조사 때의 응답률 57.5%보다 3.6% 높아졌다. 외국인 노동자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6%포인트 낮아진 38.9%에 그쳤다. 이는 캐나다와 대조적이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성’을 중시한다. 2016년 캐나다 통계청 인구조사 결과 국민 5명 중 1명이 이민자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도 편견없이 포용한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캐나다군이 트위터를 통해 “모든 성적 취향과 성 정체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커지면 사회 구성원 사이의 대화가 실종된다”면서 “구성원들의 소통과 토론이 사라지면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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