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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김지은이다’ 싸워온 554일…피해자 아닌 시민으로 잘살아가길”

    “‘내가 김지은이다’ 싸워온 554일…피해자 아닌 시민으로 잘살아가길”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내 일처럼 울고 웃어…가해자 유죄 다행”“‘위력’ 개념 국민 공감대 형성된 듯…앞으로 성평등한 조직 문화 기대”“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가게 돼 다행입니다. 김지은씨가 이제는 피해자가 아니라 한 명의 시민으로 잘살기를 바라요.”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4) 전 충남지사가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6개월형을 확정받은 9일 배복주(48)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내 일처럼 울고 웃은 날이 드디어 끝났다”면서 소회를 밝혔다. 배 대표는 김씨가 지난해 3월 한 언론에 출연해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나서 554일 동안 곁을 지키며 “내가 김지은이다”를 외친 사람 중 한명이다. 배 대표는 “1·2심에 걸쳐 총 4번의 준비기일과 10번의 공판을 거쳤고, 무수히 많은 성명과 자료를 냈는데 결국 가해자에게 유죄가 확정돼서 정말 다행이다”라면서 “강간, 강제추행보다 덜 익숙한 조직 내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씨가 폭로한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사건은 지난해 1월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안태근 전 검사의 성추행 사건과 함께 한국 사회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핵심이었다. 배 대표는 1998년 장애여성 단체를 설립하고, 2001년부터 성폭력 상담 업무를 맡아온 베테랑이었지만, 안희정 사건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가해자가 대권주자로 거론될 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었고, 민주주의와 젠더에 대해 얘기하던 사람이었기에 지지자들과 맞서는 게 힘들었다”면서 “다른 성폭력 사건과 달리 모두가 가해자를 알고 편드는 상황에서 ‘그 사람이 잘못했다’고 주장하는 게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피해자가 처음 폭로한 뒤부터 계속 사건 담당해 왔다. 변호인단 구성은 물론 법정 출입 동선 등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세세한 부분까지도 담당했다.1년 6개월간 피해자를 대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1심 무죄 판결이 나왔던 시기다. 배 대표는 “공개로 진행된 1심 공판에서 피고인 측 증인들이 하는 얘기가 실시간으로 생중계 되다시피 해 피해자 부담이 컸고 재판부 심리 역시 폭력적이었다”면서 “이미 대법원에서 ‘위력’이 유무형의 형태로 존재하고 행사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전례가 있는데 1심 재판부는 이를 아예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너무 상심했지만, 뒤로 주저앉는 대신 ‘어떻게 하면 이길까’를 고민했다”면서 “3명이던 변호인을 9명으로 늘리고, 지지하는 시민단체를 158개로 확대하는 등 규모를 늘려 단단히 대비했다”고 덧붙였다. 재판 과정 내내 이어졌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역시 이들이 감당하기에 벅찼다. 배 대표는 “유죄, 무죄라는 법적 판단과 상관없이 피해자를 향한 손가락질과 비난, 성적대상화는 계속됐다”면서 “‘수행비서가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간음 당하면서 도망가지 않았다’는 등 피해자를 탓하는 국민 인식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배 대표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다른 성폭력에 비해 ‘위력’이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해 우리도 활동하면서 국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더뎠던 것 같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위력에 의한 성폭력 신고율이 올라가고, 더 성평등한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를 포함한 안희정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앞으로 사건과 관련해 백서를 만들고, 토론회 주최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대법원, 안희정 성폭력 인정…징역 3년 6개월 확정

    대법원, 안희정 성폭력 인정…징역 3년 6개월 확정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정무비서를 지낸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지난해 8월 14일 당시 1심 재판부였던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자 도지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위력이 존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위력을 행사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이후에도 안 전 지사와 함께 있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피해자가 별다른 반문이나 저항이 없었고, 수행비서로서의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 것 뿐이라는 피해자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2월 1일 2심 재판부였던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원심 판결을 취소하고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간음 피해를 입고도 도피 없이 비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일에 대해 “피고인의 수행비서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피고인 변호인들의 주장은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적 상하관계에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객실 안으로 들어오게 한 다음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간음한 것은 실제로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유형력 행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위력이 ‘행사’됐다는 판단이다. 2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대법원도 “김씨의 피해진술을 믿을 수 있다”며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무죄→징역형→?… 안희정 오늘 대법 판결

    무죄→징역형→?… 안희정 오늘 대법 판결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9일 나온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3년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된 안 전 지사의 운명이 대법원 판단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9일 오전 10시 10분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한다. 1심과 2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위력의 범위를 놓고 정반대 해석을 하면서 ‘무죄’와 ‘실형’이라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를 내놨기 때문에 대법원도 이 부분을 핵심 쟁점으로 판단해 면밀히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상대로 피감독자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 모두 10차례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선 김씨 진술이 사실상 배척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언행에 다소 모순이나 비합리성이 있더라도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범행 당일 저녁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와인바에 동행하는 등 피해 전후 행동에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2심은 “피해자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 일관성이 없거나 최초 단정적인 진술이 다소 불명확하게 바뀌는 부분이 있어도 신빙성에 대해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2심이 유일하게 무죄로 본 건 도지사 집무실에서 김씨의 신체를 만지고 강제로 껴안았다는 혐의뿐이다. 업무상 위력이 존재했는지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1심은 “안 전 지사가 위력을 일방적으로 행사했다거나 이를 남용해 위력의 존재 자체로 김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했지만 2심은 “적어도 김씨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안 전 지사의 지위나 권세는 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인 세력”이라고 판단했다. 하급심 재판부 모두 각자의 논리를 갖고 접근했지만 대법원 판단에 따라 둘 중 한 재판부는 “법리를 오해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강은일, 여성 화장실서 강제 추행 혐의 ‘법정 구속+작품 하차’

    강은일, 여성 화장실서 강제 추행 혐의 ‘법정 구속+작품 하차’

    강은일이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영수 판사는 지난 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뮤지컬배우 강은일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다. 강은일은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한 순댓국집에서 자신이 알고 지내던 박씨와 박씨의 고교동창 A씨와 술자리를 가졌다. 강은일은 이날 음식점 화장실에서 A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은일은 여자 화장실 칸에 들어가려던 A씨를 “누나”라고 부르며 한 손으로 허리를 감싼 뒤 다른 한 손으로 가슴을 만지며 강제로 키스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강은일은 총 3편의 작품에서 동시에 하차했다. 강은일 소속사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측은 ‘강은일이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정글라이프‘와 출연 예정인 뮤지컬 ’랭보‘ 버스크 음악극 ’432hz‘에서 하차하게 됐다. 강은일이 작품에 임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해 출연 중인 작품들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소속사에서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정확한 전후 사정을 파악 중이다. 소속 배우의 급작스러운 상황으로 세 작품에 폐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지현 검사, 조국 부인 수사에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

    서지현 검사, 조국 부인 수사에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이다. 거봐라 안 변한다.” 성추행 사실을 폭로해 한국 내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한 검찰을 비판했다. 서지현 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실체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유례 없는 신속한 수사 개시와 기소만으로도 그 뜻은 너무나 명확…”이라는 전제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보아라 파국이다이것이 검찰이다거봐라 안변한다알아라 이젠부디거두라 그기대를바꾸라 정치검찰그리고 해시태그(#)와 함께 ‘제발’, ‘사람들은 여전히 검찰을 너무 모른다’고 덧붙였다. 서지현 검사의 글은 조국 후보자 부인 정경심씨의 딸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3일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을 압수수색했고,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뤄진 7일 밤 정경심 교수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전격 기소했다. 해당 글에 대한 찬반이 이어졌고, 서지현 검사는 해당 글을 ‘숨기기’ 처리한 뒤 또 다른 글을 올렸다. 서지현 검사는 새로 올린 글에서 “‘검찰이 수사하는 데 뭐가 잘못이냐’는 분들이 계신다”면서 “저는 사건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후보자의 적격 여부도 잘 알지 못한다. 제가 아는 건 극히 이례적 수사라는 것, 검찰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려해선 안 된다는 것, 그 뿐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농단’을 세상에 알린 이탄희 전 판사의 게시물과 ‘윤석열 검찰’에 대한 한 언론 칼럼을 공유했다. 서지현 검사는 이탄희 전 판사의 글 중 “정도수사하는 검사들이 가득한 검찰, 재판에 집중하는 판사들이 가득한 법원, 조직 논리를 따라가지 않는 공직자들이 가득한 공기관들을 만들 때 비로소 지속적인 개혁이 가능해질 것. 항상적인 개혁 체제, 제가 원하는 것이 이것”이라는 부분을 발췌해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내 성폭력 묵살 사건은 1년 3개월 넘도록 뭉개면서 어떤 고발장들에 대해서는 정의를 부르짖으며 특수부 화력을 집중했다”면서 “역시 ‘검찰 공화국’이다 싶어 익숙하긴 한데 너무 노골적이라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라도 검찰개혁이 제대로 돼 ‘검찰의 검찰’ ‘국민의 검찰’로 분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판깨스트] 안희정 9일 대법 선고… ‘정반대’ 하급심 판결 중 어느 쪽 손 들어줄까

    [판깨스트] 안희정 9일 대법 선고… ‘정반대’ 하급심 판결 중 어느 쪽 손 들어줄까

    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오는 9일 상고심 선고를 합니다. 안 전 지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심에서 판단이 완전히 뒤집혀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 됐는데요. 아예 정반대의 판단이 이뤄졌던 만큼 과연 대법원은 1심과 2심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지 관심이 모입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수행·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상대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감독자간음(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 모두 10차례 성폭력을 가했다는 게 공소사실 내용입니다.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와 수행비서 김지은씨의 관계에서 ‘위력’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입니다. 1심에서는 모든 공소사실을 무죄로 봤고, 2심에서는 한 차례의 강제추행 혐의를 제외하고 9번의 성폭력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그 판단의 기준이 바로 위력이 행사됐는지였습니다. ●1심 “두 사람 위력관계 맞지만…자유의사 억압은 아냐” 지난해 8월 1심인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유력 정치인 및 도지사라는 지위와 그 비서의 관계는 위력에 해당한다”면서도 “피고인이 위력을 일반적으로 행사해 왔다거나 이를 남용하여 ‘위력의 존재’ 자체로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부족하다”며 위력에 의해 성폭행과 추행을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지난 2월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2심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지방 별정직 공무원이라는 신분상의 특징과 도지사와 비서라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로 인해 피고인의 지시에 순종해야만 하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내부적인 사정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취약한 처지에 있음을 이용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침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판단이 다른 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각 재판부의 판단이 달랐던 것이 결정적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김씨의 진술이 거의 유일한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1심에서는 김씨가 일관되게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언을 해왔다면서도 김씨의 피해 전후 행동에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등을 이유로 김씨의 말을 그대로 믿기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행 법체계서 처벌 어렵다”… ‘비동의 간음죄’ 입법 요구 높아져 1심 재판부는 선고 당시 “이른바 ‘No means, No rule(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도 성관계로 나아간 경우 강간으로 처벌하는 것)’이나 ‘Yes means, Yes rule(상대방의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성관계 동의 표시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고 성관계를 했을 때 이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것)’이 입법화되지 않은 현행 우리 성폭력범죄 처벌 법제 아래서 피고인을 처벌하기 어렵다”고 밝혔는데요. 협박·폭행이 없어도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상하관계에서 일어난 성관계였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1심 선고 이후 ‘비동의 간음죄’ 처벌 조항을 둬야 한다는 요구가 그래서 높아졌죠. 그러나 2심은 김씨의 진술 대부분에 신빙성이 있다며 현행 법체계에서도 안 전 지사에게 죄를 물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위력의 범위를 판단하는 것에 대해 “권세의 종류와 피해자의 연령, 경위, 객관적 상황과 두 사람의 관계,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1심이 지나치게 위력의 범위를 좁게 적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서 다소 일관성이 없거나 최초 진술이 다소 불명확하게 바뀌었다 해도 그 진정성을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2심 “위력으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피해자 특수 사정 고려해야” 당시 2심 재판부가 인용하고 강조한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표현이 처음 언급된 판결과 그에 이어 지난해 10월 또 다시 ‘성인지 감수성’이 강조된 판결인데요. 지난 4월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는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을 일삼은 대학 교수가 자신에 대한 해임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해임이 지나치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한 2심을 뒤집었습니다. 성희롱을 판단할 때 ‘우리 사회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해당 행위로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2차 피해를 우려해 성희롱을 당하고도 가해자와 관계를 유지하거나 신고를 주저하거나 하는 등의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성폭력 경험이 있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공소사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판결은 남편의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1·2심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자 피해자와 남편이 함께 자살한 사건의 상고심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가해자의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안 전 지사의 2심 재판부는 두 사건의 판단을 인용하며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고 결국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미투 운동’으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말은 더욱 자주 사용되고 많이 친숙해졌고, 특히 대법원 판결 이후 어떤 성폭력 사건이든 ‘성인지 감수성’이 아주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특히 안 전 지사의 사건은 상하 위력관계가 뚜렷한 남녀의 관계에서의 사건을 판단하는 데 ‘성인지 감수성’이 어떻게 작용할지, ‘위력’을 어느 범위까지 해석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또 한 번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왜 조국인가” 물어보니… 曺 “검찰 개혁하려면 검찰 출신 아니어야”

    “왜 조국인가” 물어보니… 曺 “검찰 개혁하려면 검찰 출신 아니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법무부 장관 적임자인 이유로 “검찰 개혁을 하려면 검찰 출신이 아닌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검찰 이익을 반영하는 개혁은 의미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스스로 적임자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질의에 “공정 세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모토에 (제가) 많이 미흡하다는 점 많이 송구하고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이 적임자인 이유로 비(非)검찰 출신 외에도 법적 카르텔로부터 자유, 검찰 개혁 반발 감당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조 후보자는 “법적 카르텔에 자유로운 사람이 (장관을)할 때 법원과 검찰, 권력이 유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저보다 능력과 도덕성이 훌륭한 분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나온 건 잘나서가 아니라 현재 시대에 요구되는 검찰개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비판과 반발이 있는데 이를 맞아가면서, 감당하면서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다 보니 제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낙점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표 의원은 “조 후보자는 깨끗한 정치와 개혁의 상징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신랄하고 날카로웠다”며 “그랬기에 인사청문회 통해서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의 사생활이 드러나면서 부끄러운 모습, 말과 다른 행동, 공정하지 못한 처사에 국민이 분노했고 이는 당연하다”고 했다. 표 의원은 그러면서도 “조국이 왜 적임자인가”라며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직 출신으로 검찰에 영향력이 지대하고, 그럴 때마다 언제나 권력형 비리와 은폐 문제가 불거졌다. 그래서 검찰 출신이 아닌 것만으로 깨끗할 수 없지만 신분적 한계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표 의원은 “조국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2000년부터 공개적으로 공수처 설치를 주장했고 검찰 개혁을 주장했다”고 했다. 그는 “후보자만 적임자가 아니고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더 훌륭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방위적 가족 털기와 허위사실, 아들 성폭력 의혹으로 사퇴하셨지만 소송에서 이겨 (의혹 제기했던) 야당 의원들 35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조 후보자보다 낫고 더 훌륭한 적임자가 있지만 그분들은 (장관직에) 응하지 않는다. 신상털기와 가족 괴롭힘을 당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며 “용기 내서 오더라도 버텨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에 “(조 후보자가) 나선 것만으로도 적임자”라고 했다. 표 의원은 지난 정권 사법농단 사례를 들며 “법무장관은 법적 카르텔 밖에 있어야 한다”며 “조 후보자는 12만 건의 신상 털기 기사 보도와 의혹을 뚫어내야 한다. 잘못한 게 있으면 받아들이고 용서를 구하고 사죄를 구하고 그럼에도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 사퇴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사법개혁과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를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니고 무조건 자기편 들기가 아니다”며 “조직적 공격으로부터 지켜주겠다. 스스로 적격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자기 과시 하려고” 여대에서 자기 알몸 찍어 트위터에 올린 20대 집행유예

    “자기 과시 하려고” 여대에서 자기 알몸 찍어 트위터에 올린 20대 집행유예

    “해당 시설 이용자들, 정신적 충격 느꼈을 것”서울북부지법,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선고 여대 강의실, 여자 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나체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20대 남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6일 서울북부지법에 따르면 방실침입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28)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법원은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박씨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나 여자 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나체로 음란행위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 사진과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박씨가 개설한 트위터 계정에는 백화점 화장실, 공원, 서울의 한 세무서 앞, 지하철역 근처에서 촬영한 사진 등 총 63건의 게시물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고, 증거에 의해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과시욕과 성적 취향 만족을 위해 트위터에 게시했다”면서 “해당 시설을 사용하는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정신과 치료와 심리 치료를 받으면서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자신을 과시하려고 한 것이고 영리 등 다른 목적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신입사원 성폭행 한샘 前직원, 징역 3년 법정구속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구업체 한샘의 전 직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권희)는 5일 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2)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을 판결하고 A씨를 법정 구속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한샘에서 신입사원 교육 담당자로 근무하던 A씨는 2017년 1월 회식이 끝난 뒤 한 모텔에서 20대 신입사원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이 사건은 피해자 B씨가 2017년 10월 말 인터넷에 “입사 3일 만에 교육 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사건 전후 B씨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수사기관·법정 증언의 진술이 조금씩 달라지거나 과장이 있지만 의사에 반해 강제로 성관계를 한 구체적 경위에 대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면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회 초년생으로 교육 담당자에 대해 이성적 호감인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이어 “A씨는 회사에 잘못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고 법무팀에서 해직 처리했다”며 “이를 되돌리고자 고소 취하서를 받으려고 (B씨를) 회유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중학생 친딸 성폭행…출산한 아기 버린 짐승만도 못한 아버지

    중학생 친딸 성폭행…출산한 아기 버린 짐승만도 못한 아버지

    중학생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해 임신 시키고, 태어난 아기를 유기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5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선일) 민철기)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과 아동복지법 위반, 영아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신상정보 공개 고지, 취업제한 10년, 전자발찌 부착 20년의 명령과 함께 특별준수사항으로 주거지역 제한,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부과도 요청했다. A씨는 2017년 12월부터 중학생 딸 B양을 수차례 성폭행해 임신까지 하게 하고 지난 2월 딸이 출산하자 이튿날 새벽시간을 틈타 강원 원주 태장동의 한 복지시설 앞에 영아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기는 울음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짐승만도 못한 A씨의 범죄 행각을 밝혀냈다.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A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법원에 6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재기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변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신입 성폭행’ 전직 한샘 직원 실형선고…법정구속

    ‘신입 성폭행’ 전직 한샘 직원 실형선고…법정구속

    회사 신입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한샘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권희)는 5일 강간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32)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날 선고로 박씨는 법정구속됐다. 이번 사건은 2017년 10월 A씨가 인터넷에 ‘입사 3일 만에 선배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회사 내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박씨는 2017년 1월 같은 회사 직원인 피해자 A씨(26)와 술을 마시고 모텔에 데려간 뒤 반항하는 A씨를 힘으로 제압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성관계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강제성을 띠진 않았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회초년생으로 교육담당자인 박씨가 편의를 봐주고 호감을 표시하자 본인도 사회생활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호응한 것 일뿐 이성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건으로 인해 박씨가 회사에서 해직당하고 인생을 망쳤다는 등 여러 얘기가 들리자 사과를 받은 뒤 용서할 마음을 먹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박씨를 미워하면서도 측은하게 생각하는 ‘양가적 감정’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씨는 사건 직후 회사에 본인 잘못을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고, 고소취하서를 받아내려고 A씨에게 다정한 태도로 연락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박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박씨는 A씨를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비난하는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속보] ‘여직원 성폭행’ 前 한샘직원 법정구속

    회사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한샘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권희)는 5일 강간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32)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날 선고로 박씨는 법정구속됐다. 박씨는 2017년 1월 같은 회사 직원인 피해자 A씨(26)와 술을 마시고 모텔에 데려간 뒤,반항하는 A씨를 힘으로 제압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2017년 10월 A씨가 인터넷에 ‘입사 3일 만에 선배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회사 내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학부모 성폭행 혐의’ 정종선 고교축구연맹 회장, 구속영장 기각

    ‘학부모 성폭행 혐의’ 정종선 고교축구연맹 회장, 구속영장 기각

    축구부 운영비 횡령과 성폭력 의혹을 받는 정종선(53)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이 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정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판사는 “금품 관련 주요 범죄혐의는 후원회비 관리자 등 핵심 관련자의 진술이나 피의자의 해명에 비춰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 보장 필요성이 적지 않다”며 “피의자의 범죄전력 유무와 가족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업무상횡령,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강제추행 등 혐의로 정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정 전 회장은 모 고등학교 감독 재임 시절 학부모들에게 축구부 운영비 등 각종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올해 5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았다. 정 전 회장은 학부모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정 전 회장에게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을 결정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기지역 운동선수 100명중 6명꼴 성폭력 피해...경기도 강도높은 개선대책 추진

    경기지역 운동선수 100명중 6명꼴 성폭력 피해...경기도 강도높은 개선대책 추진

    경기 지역 스포츠선수 100명 가운데 6명꼴로 성폭력(성추행) 피해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는 이에따라 피해 경중을 떠나 3회 적발 때 영구제명하는 ‘삼진아웃’ 징계기준을 도입하는 등 강도 높은 개선대책을 추진한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4월 22일부터 6월 21일까지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도내 체육단체 소속 선수와 대학·장애인 선수 등 2864명을 대상으로 ‘경기도 스포츠선수 인권침해(성폭력)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1495명(전체의 52.2%) 가운데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은 장애인 선수의 경우 567명 중 39명(6.9%), 비장애인 선수의 경우 928명 중 59명(6.4%)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을 보면 장애인의 경우 불쾌감을 주는 성적 농담(3.4% 19명), 신체 부위를 훑어보는 불쾌한 느낌(0.9% 5명), 신체 부위·성적 비유 및 평가(1.9% 11명), 신체 일부 도촬 및 무단 유포(1.4% 8명), 특정 신체 부위 만지거나 더듬음(0.9% 5명), 사적 만남 강요(0.7% 4명) 등이다. 비장애인의 경우 불쾌감을 주는 성적 농담(3% 32명), 신체 부위·성적 비유 및 평가(3% 24명), 회식 자리 옆 술 따르기 강요(2% 23명), 성적 관련 소문 피해(2% 15명), 특정 신체 부위 만지거나 더듬음(1% 13명), 신체부위 훑어봐 불쾌감(1% 9명) 등이다. 가해자 유형은 비장애인 선수의 경우 소속팀 지도자(38.3%), 선배(28.4%), 동료(9.9%) 등이었으며 장애인 선수의 경우 소속팀 동료(26.5%), 지도자(12.2%) 등으로 나타났다. 체육계 성폭력방지 정책으로는 철저한 성폭력 예방교육(비장애인 34.1%, 장애인 42.5%)과 가해자 징계기준 마련·집행(비장애인 32.7%, 장애인 26.5%)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변했다.도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6대 개선대책을 마련해 이날 발표했다. 대책을 보면, 스포츠선수 인권(성폭력)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선수와 지도자를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포함한 인권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스포츠인권 특별대책TF위원회를 구성해 가해 체육지도자(선수)에 대한 자격 취소, 정지 등 징계기준을 강화하는 제도개선안을 마련했다. 선수와 지도자는 피해 경중에 상관없이 3회 적발되면 영구 제명 처분하는 등 적발횟수(1~3회)에 따른 징계처분을 대폭 강화했다. 도는 지난달 25일 위반행위별 징계기준 강화 제도개선안을 대한체육회에 건의했으며, 제도 개선안이 반영되도록 중앙 부처와 대한체육회에 지속해서 요구할 방침이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다시는 체육계에 인권침해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대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안전하고 차별 없는 스포츠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日아베에 충성” TV 책임자, 女아나운서 등 십수명 성폭력 발각

    “日아베에 충성” TV 책임자, 女아나운서 등 십수명 성폭력 발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충성을 바쳐온 일본 방송사 간부가 아나운서 등 여성 직원 십수명에게 성추행·성희롱을 일삼아온 사실이 발각됐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민영방송사 TV아사히의 뉴스 프로그램 ‘보도스테이션’의 책임프로듀서(CP) A씨가 지난달 말 징계위원회를 통해 프로그램 하차와 함께 ‘근신’ 처분을 받았다. 경력 27년의 베테랑 프로듀서인 A씨는 현장 총괄 책임자라는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아나운서를 포함한 십수명의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몸을 만지고 껴안는 등 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밥을 먹던 30대 아나운서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하기도 했고 여성의 집에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간 적도 있었다. 아내와 자녀가 있으면서도 여성들에 대한 성희롱·성추행이 일상화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 한 명이 지난 5월 회사에 A씨의 성폭력을 알렸지만 진상조사나 징계 등 조치는 전혀 내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한 주간지에서 이를 상세히 보도하자 TV아사히는 뒤늦게 A씨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7월 아침 정보 프로그램 ‘굿! 모닝’에서 야간 뉴스 프로그램인 ‘보도스테이션’으로 이동한 이후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을 하지 말라”고 제작진에게 지시하는 등 정권 옹호를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베 총리와 절친한 사이인 하야카와 히로시 TV아사히 회장의 최측근으로 스스로 “나는 하야카와 회장에 의해 발탁된 사람”이라며 행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청률 기준 민방 2위인 TV아사히는 지난달에는 오전 뉴스 생방송 ‘와이드 스크램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서 출생했다고 전하는 대형사고를 치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충북교육청 “예비교사들도 성비위 예방교육 실시”

    충북교육청 “예비교사들도 성비위 예방교육 실시”

    여교사가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갖는 등 충북지역 교육현장의 성 비위가 끊이질 않자 충북도교육청이 대책을 마련했다. 도교육청이 3일 발표한 성비위 근절대책에 따르면 선제적 예방을 위해 일선 학교에 교생실습 나온 예비교사들을 찾아가는 성비위 예방 복무교육을 실시한다. 신규 교직원은 임명장 수여식 후에 성 비위 예방 교육을 받게 된다. 학교 관리자 및 교직원 대상 성인지 감수성 연수도 확대된다. 또한 교육기관에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 책자 2500부가 보급된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재범방지 및 회복교육이 강화되고 성인식 개선 전담팀도 운영된다. 도교육청은 전담팀이 구성된 타 시·도 교육청을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중·장기적으로 수습교사제 등 교사임용체계의 제도적 개선 요구, 교사임용 시험 과정 중 면접문제에 성인식 관련 사항 포함, 성 비위 관련 법령기준 및 징계기준 강화 법령 개정 요청, 지방공무원 승진시 성 예방교육 의무 이수제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현장 성비위가 다양한 직종과 유형으로 확산돼 임용 전부터 임용 이후까지 지속적인 예방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라며 “이번 대책을 계속 수정·보완하면서 올바른 학교 성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트라우마에 대한 감수성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트라우마에 대한 감수성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더 자주 경험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는 성폭력, 성희롱, 강력범죄, 재난 등의 다양한 폭력과 사고 피해자가 적지 않게 찾아온다. 이분들이 겪은 것을 함께 보며 듣는 일은 때로 치료자에게도 매우 고통스럽다. 세상은 안전한지, 사람을 믿어도 될지 기본적인 모든 믿음이 부정된다. 그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게 바로 ‘트라우마’다. 때로 이들은 진료실에 무덤덤한 표정으로 들어온다. 지나친 과각성의 결과이다. 하지만 트라우마의 기억이 자극되면 폭발적인 감정반응을 드러낸다. 이들의 기억은 절대 완전하지 않다. 완전하다면 그것은 트라우마가 아니다. 깨진 기억의 조각이 온몸을 돌아다니며 비수처럼 생살을 찌르는 것이 트라우마의 고통이다. 이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무릎에 자해해 몇 년간 치마를 한 번도 입지 못했다는 재난생존자도 있었다. 수사관으로서는 ‘저렇게 중요한 일을 어떻게 기억 못하지’라고 의심할 수 있지만 조각조각 깨진 기억은 트라우마의 본질에 가깝다. 그래서 치료자는 첫 면담에서 환자에게 동의를 얻어 가며 한 걸음씩 트라우마에 다가가야 한다. 맹장염을 진단하는 의사가 맹장이 있는 우측하복부부터 만져서는 통증에 굳어버린 복부를 진찰하기 어렵다. 좌측상복부부터 천천히 세심하게 진찰해야 가장 아픈 곳을 알 수 있다. 이들에게 아직 우리 사회는 지뢰투성이다. 2, 3차 가해가 빈발한다.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위치의 사람이 기계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중립적으로 대해 상처를 준다. 용서를 못 하는 피해자를 죄인으로 만든다. 정당한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한몫 잡으려는 사람으로 여기기도 한다. 의지가 약한 사람, 이상한 사람, 조직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며 낙인을 찍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가 치유를 위해 정의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치료자는 더 적극적으로 정의의 편에 설 수 있어야 한다. 때론 참혹한 현실에서 행복을 위한 차선을 선택할 때엔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치유를 위해서는 트라우마의 기억을 ‘노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마저 때론 사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가지고 사는 방법을 배운 사람을 보면서 치료자도 배우게 된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디게 하는 힘은 주변의 따뜻한 공감의 시선이다. 미국 등에서는 최근 트라우마 기반 케어(trauma informed care)를 의료와 공공기관의 모든 서비스에 도입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관료화되기 쉬운 거대조직이 트라우마에 대한 감수성을 갖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 과정에서 트라우마에서 회복된 동료상담가가 다른 아픈 사람에게 누구보다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고성장의 시대 속도에 밀려 뒷전이 된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을 되찾아 우리 사회가 좀더 살맛나는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
  • 친딸 성폭행 피의자는 당구선수도, 유명인도 아니다

    친딸 성폭행 피의자는 당구선수도, 유명인도 아니다

    친딸을 초등학생 시절부터 7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해 징약 17년을 선고받은 김모 씨(41)는 1심에서 스스로 당구선수라고 밝혔지만 당구선수도, 유명인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당구연맹은 2일 “대법원을 통해 피의자의 정보를 확보해 조회한 결과, 해당 이름은 없는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각 언론사를 대상으로 정정보도를 신청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 역시 피의자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같이 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세미만 미성년자 준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20시간 등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1년 6월 당시 12살이던 피해자를 성폭행한 뒤 무려 7년 동안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성친구로부터 문자가 왔다는 이유로 머리를 때리는 등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피해자가 태어난 뒤 부인과 이혼한 김씨는 할머니와 살던 피해자를 12살 무렵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같이 살면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징역 17년을 선고했고, 김씨는 형량이 너무 높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부당한 양형이 아니라며 하급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40대 남성, 7년간 친딸 성폭행…대법, 징역 17년 확정

    40대 남성, 7년간 친딸 성폭행…대법, 징역 17년 확정

    상습 성폭행·강제추행에 폭행까지 일삼아법원 “유일한 보호자가 보호는커녕 범행” 친딸이 중학생이 된 12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강제추행과 폭행 등의 학대를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준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41)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0시간 등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는 2011년 6월 당시 12살이던 피해자를 성폭행한 뒤 무려 7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0세에 딸을 낳은 뒤 아내와 이혼한 김씨는 자신의 부모가 키우던 딸이 중학생이 되자 자신이 양육하겠다며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해 6월부터 김씨는 딸에게 몹쓸 짓을 가했다. 두 사람만이 사는 집에서 김씨는 한달에 1~2회 지속적으로 딸의 방을 찾았다. 범행은 2018년까지 7년여간 이어졌다. 김씨는 “(피해 사실을) 말하는 순간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셋 다 그냥 말 그대로 자살을 해야 될 상황이 온다”면서 딸을 협박했다. 김씨는 딸이 이성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거나 또는 늦게까지 친구와 논다는 이유로 손이나 당구봉 등으로 딸의 머리를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7년이 지나 성인이 되자 딸은 아버지가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모아 놓은 돈을 모두 놓고 집을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을 더 이상 찾지 않기로 약속했던 아버지가 지인들에게 연락하고 자신의 행방을 수소문하자 신변의 위협을 느껴 아버지의 지난 7년간의 악행을 세상에 드러냈다. 그러나 김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딸이 사실을 부풀리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딸이 일상을 기록한 일기장 어디에도 성폭행 피해 내용이나 이로 인한 심리적 변화가 적혀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법원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와 딸이 함께 보낸 시기에 일반적인 가족들에게서 보이는 평범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김씨의 범죄 행위가 없었다거나 피해자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 일반적으로 믿고 의지할 대상인 가족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 이른바 양가감정, 즉 두 가지의 상호 대립되거나 상호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로 인해 고통과 혼란스러운 감정을 가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피해자의 진술이 사건 범행의 주요 부분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믿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1·2심은 “친부를 의존할 수밖에 없는 나이 어린 피해자의 유일한 보호자였음에도 피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자신의 성적 욕구 만족의 수단으로 피해자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다만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친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김씨의 신상정보가 공개될 경우 피해자인 딸의 신상까지 노출돼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김씨는 형량이 너무 높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부당한 양형이 아니다”라면서 원심의 양형을 유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 비하 사과 대신 소송… 막말 교수, 끝까지 막장

    성 비하 사과 대신 소송… 막말 교수, 끝까지 막장

    대학교수들이 학생을 강제추행하거나 수업 때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사건은 잊을 만하면 터진다. 일부 가해 교수는 징계를 받고도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대응해 피해 학생을 또 한 번 울린다. 지난해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발하는 것) 바람이 분 뒤 성인지 감수성이 사회적 화두가 됐지만 이 문제에 여전히 둔감한 교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교수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청구 기각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정당한 해임으로 봤다는 뜻이다. 서울의 한 여대 교수였던 A씨는 수업 시간 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여성을 혐오·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학교 교원징계위원회에서 해임처분을 받았다. A씨는 SNS에 “김치 여군에게 하이힐을 제공하라”, “여대는 사라져야 한다”, “여자가 키 크면 장애다”, “시집가는 게 취직하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학생들에게 “(결혼을 안 한다고 한 이유가) 문란한 남자 생활을 즐기려고?”, “여자는 돈 덩어리다”, “네년 머리채를 잡아다가 바닥에 패대기치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1·2학년생 146명은 해당 발언에 반발해 김씨 수업에 출석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A씨를 해임했다. 재판부는 “여성 혐오·비하 발언이 강의 목적이나 취지와 무관하게 이뤄졌을 뿐 아니라 저속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며 “김씨의 성차별적 편견에서 기인한 여성 집단 자체에 대한 내부적 혐오 감정을 비방, 폄훼, 조롱, 비하 등의 방법으로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여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B씨도 해임 결정됐다. B씨는 외국 학회 참석차 제자와 동행하면서 2015년 1차례, 2017년 2차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피해자 김실비아(29)씨는 사건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교수 사회의 둔감한 성인지 감수성 탓에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 중인 김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른 교수로부터 ‘회식에서 있었던 일을 가지고 오버(유난) 떤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한 여성 강사는 나에게 ‘서문과에서 성추행 안 당해 본 여자가 없는데 왜 너만 난리를 치느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인지 감수성이나 전문성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할 만한 사람이 징계위원회 등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어떤 문제에 대한 민감성은 소외받거나 차별받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봐야 생기는데, 교수는 학생들의 성적 등을 좌우할 권력을 가지고 있어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질 여지가 있다”면서 “교수들이 성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온라인으로 클릭 몇 번 하면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보는 등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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