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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역 6년’에 오열했던 정준영도 항소…최종훈 포함 3명 항소

    ‘징역 6년’에 오열했던 정준영도 항소…최종훈 포함 3명 항소

    불법으로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하고, 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년을 선고받은 가수 정준영(30)이 항소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정준영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이날 역시 항소했다. 1심 재판에서 함께 형을 선고받고 3일과 4일 각각 먼저 항소한 클럽 직원 김모씨와 가수 최종훈(30)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는 지난달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준영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정준영은 최종훈 등과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정준영은 2015년 말 연예인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정준영과 함께 기소된 회사원 권모씨는 징역 4년, 최종훈과 클럽 직원 김씨는 각각 징역 5년, 또 다른 피고인 허모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종훈과 정준영은 1심 선고가 내려지자 눈물을 펑펑 흘린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최종훈 이어 정준영, 징역 6년에 불복 ‘항소장 접수’

    최종훈 이어 정준영, 징역 6년에 불복 ‘항소장 접수’

    최종훈에 이어 정준영도 집단 성폭행 관련 판결에 항소장을 접수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준영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함께 재판을 받았던 최종훈이 전날 항소장을 제출한 만큼 이들은 항소심 재판도 나란히 받게 됐다. 정준영, 최종훈과 권모 씨, 클럽 버닝썬 MD 김모 씨와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모 씨등 5명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부장판사 강성수) 심리로 함께 재판을 받았다. 정준영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등 혐의, 최종훈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준강간)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각각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김모 씨에게는 징역 5년, 권모 씨는 징역 4년, 허모 씨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멤버로 2016년 1월 강원 홍천군과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들과 연관된 성폭행 사건만 3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정준영은 2015년 말부터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여성들과 성관계를 할 때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정준영은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된 후 일명 ‘황금폰’으로 불리던 휴대전화를 포맷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도 드러나 지난 3월 구속됐다. 최종훈 역시 초반엔 혐의를 부인했지만 피해자가 직접 인터뷰에 나서는 등 가해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 5월 구속됐다. 정준영은 앞서 피해 여성이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고, 최종훈은 피해 여성과의 성관계가 없었다는 주장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들며 집단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한편 검찰도 항소장을 접수하면서 최종훈, 정준영의 항소심 공판의 형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심에서 검찰은 정준영에게는 7년, 최종훈에게는 5년을 구형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강지환 석방, 합의하면 집행유예 받나요? [김채현 기자의 EN톡]

    강지환 석방, 합의하면 집행유예 받나요? [김채현 기자의 EN톡]

    집행유예 [執行猶豫] : 유죄의 형(形)을 선고하면서 이를 즉시 집행하지 않고 일정기간 그 형의 집행을 미루어 주는 제도 여성 스태프를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42·조태규)이 5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5개월 만에 풀려났다. 강지환 사건은 지난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지환은 지난 7월 9일 오후 10시 50분께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여성 스태프 2인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긴급체포 후 분당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된 강지환은 “술에 취해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구속영장 발부 후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강지환은 법무법인을 통해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며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저의 잘못에 대한 죄 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출연 중이던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에서 하차했고, 소속사인 화이브라더스코리아로부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이후 검찰은 강지환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고,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는 강지환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2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3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두 건의 공소사실에 대해 한 건은 자백하고, 한 건은 피해자가 사건 당시 심신상실이나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보면 해당 피해자가 당시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며 “무죄 취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머지 자백한 부분은 보강 증거가 충분해서 유죄로 인정이 된다”고 판시했다. 또 “형을 정함에 있어 피해자들이 입었던 피해 내용, 사건 당시 피고인의 사리 분별 능력 정도, 현재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 상태 등을 주변 사정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합의가 됐다는 점에 그쳐서는 안 되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기를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변 사람들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피고인이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어려웠던 무명시절을 거쳤고, 나름 성실하게 노력해왔다고 글을 적어 냈다”며 “그 글 내용들이 진실이기를 바라고,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다짐들이 진심이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성폭행이라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결국 집행유예로 석방된 강지환. 가해자가 피해자와 합의한 사건이지만 성폭행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할 큰 범행에 집행을 유예했다는 사실이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강지환은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옷을 갈아입고 법정을 빠져나와 도망치듯 귀가했다. 강지환은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지만, 그들의 상처가 아물기를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해야 할 것이다. ◆ 김채현 기자의 EN톡 : 온라인을 달구고 있는 연예,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박능후 “성남 어린이집 사고에 ‘성폭력’ 부적절”...재차 강조

    박능후 “성남 어린이집 사고에 ‘성폭력’ 부적절”...재차 강조

    박 장관 “가해자와 피해자 아닌 5세 어린아이여성가족부, 교육부와 함께 적극 대응할 것”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경기 성남 어린이집에서 최근 발생한 사고에 대해 “6세 미만 아동이 관련된 문제에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장품산업 육성대책’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보건복지부는 아동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라 둘 다 5세 어린아이이며, 두 아이의 심리적 트라우마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 사건을 설명하는) 가장 넓은 범위의 용어가 성적 일탈 행위일 것”이라며 “어른에게 적용되는 성폭력이란 용어를 쓰면 아이를 보호할 의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성폭력이란 용어를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고로 아이들의 성적인 일탈 행위에 대한 인식이나 대책이 참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부모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할지, 기관에서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런 사건은 어린이집에서만 발생하지 않고, 또 동네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보건복지부가 빠질 일도 아니다”라며 “여성가족부, 교육부와 함께 아동 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를 보니 5세 이하 아동에 대해서는 그런 대책이 별로 없다”면서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이상행동이 있었을 때 어떻게 적절하게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대처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박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의에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발언해 비난 여론이 일었다. 박 장관은 “(유아 성폭력을) 어른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가해 아동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다’, ‘피해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은 경기 성남의 한 어린이집에서 5살 여자아이가 또래 남자아이에게 상습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만 5세에게는 아무런 법이 적용되지 않아 부모인 저희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매일 지옥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성폭행‘ 배우 강지환 집행유예

    ‘성폭행‘ 배우 강지환 집행유예

    외주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우 겸 탤런트 강지환(본명 조태규·42)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는 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 선고공판에서 “강씨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과 40시간 성폭력 치료,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각 3년 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건의 공소사실에 대해서 자백을 하고 있고 한 건에 대해선 피해자가 사건 당시에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보고 있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추행 후에야 침대에서 내려온 점을 보면 해당 피해자가 당시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며 무죄 취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피해자들이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피고인은 합의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쳐서는 안되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기를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재판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다짐들이 진심이기를 빈다”며 “여성이 있기에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말고 밝은 삶을 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지환은 이날 선고공판 후 구치소로 가지않고 법원에서 바로 옷을 갈아입은 후 구속 5개월 만에 기자들을 피해 집으로 돌아갔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강지환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더불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복지 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성폭행 혐의’ 강지환, 집행유예 받은 이유 [종합]

    ‘성폭행 혐의’ 강지환, 집행유예 받은 이유 [종합]

    술 취해 잠든 여성 스태프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5일 준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 된 강지환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도 명령했다. 강지환은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서류를 받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두 건의 공소사실에 대해 한 건은 자백하고, 한 건은 피해자가 사건 당시 심신 상실이나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보면 해당 피해자가 당시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며 “무죄 취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머지 자백한 부분은 보강 증거가 충분해서 유죄로 인정이 된다”고 판시했다. 또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합의가 됐다는 점에 그쳐서는 안 되고,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기를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한편 강지환 사건은 지난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지환은 지난 7월 9일 오후 10시 50분께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여성 스태프 2인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긴급체포 후 분당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된 강지환은 “술에 취해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구속영장 발부 후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강지환은 법무법인을 통해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며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저의 잘못에 대한 죄 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성폭행 혐의’ 배우 강지환, 집행유예...실형 면했다

    ‘성폭행 혐의’ 배우 강지환, 집행유예...실형 면했다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선고돼외주 스태프 여성 2명 성폭행·추행 혐의재판부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라”외주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로써 강씨는 실형을 면하게 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 최창훈)는 5일 선고공판에서 “강씨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렇게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치료감호 40시간,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건의 공소사실에 대해 1건은 자백하고 다른 1건은 피해자가 사건 당시에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다투고 있지만, 제출증거를 보면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변 사람들이 낸 탄원서 내용이 진실이기를 바라고 피고인이 재판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다짐이 진심이기를 기대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할 한 가지 당부는 여성이 있기에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잊지 말고 노력해서 밝은 삶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강씨는 지난 7월 9일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자신의 촬영을 돕는 외주 스태프 여성 2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스태프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스태프 1명을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및 준강제추행)로 구속돼 같은 달 25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결심공판 당시 강씨는 “한순간 큰 실수가 많은 분께 고통을 안겨준 사실이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괴롭고 힘들었다”면서 “잠깐이라도 그날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으라고 저에게 말해주고 싶다. 저 자신이 너무나 밉고 스스로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며 울먹이며 최후 진술을 했다. 강씨 측은 결심공판 당일 피해 여성 2명과의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강씨 변호인은 “피해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전했고 피해자들이 전날 합의를 해줬다”면서 “관대한 판결을 선고해 달라”고 최후변론을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일·가정 양립… 여성 행복한 강북, 8년째 가족친화우수기관 재인증

    일·가정 양립… 여성 행복한 강북, 8년째 가족친화우수기관 재인증

    서울 강북구가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관으로 재인증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구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인증기관 자격을 8년 연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가족친화인증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모범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부여한다. 가족친화와 관련한 최고경영층의 리더십, 제도 실행, 직원 만족도 등 세부항목이 평가기준이다. 구의 일·가정 양립 분위기 조성 시책은 조직의 활력 제고, 직원 복지강화, 건전한 직장문화 활성화 등 3개 분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직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함양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감성교육이 매년 4~5회 운영된다. 직원 간 친밀한 관계 형성을 위한 명상치유 프로그램 직원 힐링교육도 마련된다. 구는 육아휴직,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등을 권장하며 자녀 양육시간을 보장했다. 연가 사용 독려, 가족휴양시설 제공, 장기근속 휴가 지원으로 직원들 재충전 기회도 제공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가정폭력 방지와 대응을 위한 인식개선 강의를 했다. 직장 내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자 성희롱·성매매 예방 교육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가족친화 관련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업무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허위사실 유포자 반드시 잡겠다”… 성남 어린이집 사건 ‘2차 가해’ 도 넘다

    “허위사실 유포자 반드시 잡겠다”… 성남 어린이집 사건 ‘2차 가해’ 도 넘다

    피해아동이 가해아동에 먼저 접근 등 허위사실 유포 잇따르자 강력대응 시사 “아이랑 슈퍼만 가도 수군… 자꾸 눈물” 어린이집 측에도 민·형사상 고소 준비 아동 간 성폭력 처벌 제도 靑에 청원도“아이랑 슈퍼만 가도 수군거리고 저희를 힐끔거립니다. 집을 벗어나 서너 발자국 걷기만 해도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괜히 우리 아이를 손가락질하는 것 같아 자꾸 눈물만 쏟아집니다.”(어린이집 아동 간 성폭력 피해 부모가 지난 3일 한 커뮤니티에 올린 글) 경기 성남시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피해 가족이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 아동이 가해 아동의 손을 먼저 끌었다는 얘기부터 피해자 측이 배상 금액을 터무니없이 높게 요구했다는 등의 억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피해 아동의 변호사는 사건의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이르면 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큰 공분을 일으키면서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20만명 이상 참여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경고합니다. 저 화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아동 간 성폭력 사건에서 발생한 2차 가해에 대해 언급하며 허위사실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피해 부모가 말하는 2차 가해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피해 아동이 먼저 가해 아동의 손을 끌고 다녔으므로 100% 피해자가 아니다 ▲피해자 측이 (합의금으로) 3000만~5000만원을 요구하는 등 무리한 배상을 요구했다 ▲담임이 아닌 보조 교사가 돌보는 시간에 사고가 났기에 담임 잘못은 없다 등이다. 피해 아동 부모는 “계속 풀리는 다리에 힘 꽉 주고 강한 척 이겨내는 척 살고 있다”며 “지금부터 약해진 정신을 다잡고, 허위사실 유포자와 루머를 만든 사람을 잡고자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내기로 했다. 가해 아동의 처벌 여부를 떠나 재발 방지와 진심 어린 사과를 받기 위해서라도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해율은 뜻을 같이하는 진정인을 온라인에서 모으고 있다. 4일 기준 2400여명이 참여했다. 이에 앞서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동 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는데 이날 기준 21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 동의한 청원에 공식 답변을 해 준다. 피해자 측은 어린이집의 주의 의무 위반 혐의를 검토해 아동복지법 등 관련법을 위반했는지 검토하고 있다. 민사 및 형사상 고소 등 법적인 대응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해율의 임지석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건 명확한 사실 규명과 가해자 측의 진심 어린 사과라고 판단해 인권위에 진정하기로 했다”며 “보다 구체적 사실이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씨줄날줄] 아동 간 성폭력/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동 간 성폭력/전경하 논설위원

    지금은 서울해바라기센터로 통합된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의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동 성폭력 가해자의 11.5%(13명)가 7세 이하였다. 2015년 사업보고서에서는 이 비율이 9.6%(14명)였다. 7세 이하가 가해자인 아동 간 성폭력은 낯선 사건이 아니다. 형법은 14세 미만 가해자는 처벌하지 않는다. 10세 이상이면 소년원의 보호조치를 받는 ‘촉법소년’이 된다. 10세 미만 아동은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데 이는 아동이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기 때문에 벌보다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믿음의 전제는 어린이집·유치원 등 보육시설은 물론 부모가 제대로 가정교육을 한다는 데 있다. 아이들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거나 생각하지 않고 호기심이나 장난 삼아 성폭력을 저지를 수는 있다. 이때 부모와 보육시설이 즉각 개입해 피해자와 격리하고 다시는 그런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히 교육해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경기 성남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간 성폭력 논란이 거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언급이나,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피해 아동이나 부모에게는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박 장관의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복지부가 결국 “장관의 견해가 아닌 아동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으로 “전문가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라고 진화했다. 그동안 성폭력 논란이 발생하면 법정에서조차 가해자를 편들고 피해자에게는 피해자다움을 강요해 부당하다는 인식이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가해자 편들기나 피해자다움 요구는 분명한 2차 가해이기 때문이다. 아동의 보육시설 등원은 사회생활의 시작이다. 상대 의사에 반해 신체에 손을 대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는 인식도 사회화의 필수적 요건 중 하나다. 보육교사나 학부모의 성인지감수성도 필수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가해자 부모와 어린이집 원장 등을 처벌해 달라고 글을 올린 피해아동 부모는 성폭력을 지난달 인지했으나, 수개월간 반복적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보육시설이 제대로 개입했는지, 보육시설이 가해자 부모에게 이 문제를 알렸는지를 확인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가해아동의 발달과정이 중요한 만큼 피해아동의 트라우마 없는 발전과정이 중요하다. lark3@seoul.co.kr
  • 안희정 성폭력 고발한 김지은, ‘2019 참여연대 의인상’ 수상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피해 사실을 알린 김지은씨가 참여연대가 수여하는 ‘의인상’을 수상했다. 참여연대는 ‘2019 참여연대 의인상’ 수상자로 ‘안희정 지사 성폭력 사건’ 등 네 가지 사건과 관련한 의인 14명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김씨를 비롯해 버닝썬 관련 유명 연예인들의 불법행위를 신고한 제보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과 성범죄 동영상 유통 관련 의혹을 밝히는 데 이바지한 제보자가 각각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수상자 중 나머지 11명은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디지털재단에서 발생한 이사장 횡령 등 비위를 신고한 직원들이다. 안 전 지사의 비서였던 김씨는 지난해 3월 한 종편 인터뷰를 통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고, 다음날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 등으로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참여연대는 김씨에 대해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상당 기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당해 온 사실을 스스로 알림으로써 서지현 검사와 함께 우리 사회에 ‘미투운동’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사회적 영향력으로 은폐될 수 있는 연예인들의 불법행위와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를 밝혀내고,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의 비위행위를 종합적으로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역설했다. 참여연대는 국가·공공기관의 권력 남용, 기업·민간기관의 법규 위반, 비윤리적 행위 등을 세상에 알린 시민들의 용기를 기리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의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런데도 매번 ‘퍼준다’고 욕먹는 정책이 있다. 바로 실업급여다. 갑작스러운 실직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이라서 언제나 논란이 따라다닌다. 과연 실업급여는 부질없는 퍼주기 정책일까. 고용보험제도는 1995년 도입된 뒤 내년이면 25주년을 맞는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국민취업지원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야당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실업급여 외환위기 때 43만명 받아 진가 발휘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6만 6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만 1000명 늘어났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1인 이상 근로자를 둔 사업주는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영업자도 원하면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일정 부분씩 부담한다. ‘원치 않은 이유’로 실직했을 때 실업급여가 나온다. 종류는 크게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이 있다. 실업급여의 95%를 차지하는 구직급여에 단연 관심이 쏠린다.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180일 이상인 직장인(자영업자는 1년)이 실직(폐업)했을 때 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1일로 개정 고용보험법이 시행되면서 지급액과 기간이 다소 바뀌었다. 지급액은 퇴직하기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됐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까지 늘렸다. 일일 구직급여 지급 상한액은 6만 6000원이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원래는 최저임금의 90%에다가 소정근로시간(8시간)을 곱한 것으로 올해 기준 6만 120원이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로 낮췄다. 다시 계산하면 5만 3440원이지만 별도 조항을 둬서 하한액이 6만 120원보다 더 낮아지진 않도록 했다. 내년 하한액도 올해와 같다.자발적인 퇴사로는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정당한 이직 사유 항목이 있다. 예컨대 회사에서 성희롱·성폭력 등을 당했을 때, 회사의 이전으로 통근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등이다. 고용부 공무원들은 올해 내내 구직급여 때문에 진땀을 뺐다. 매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서다. ‘정부의 노력에도 고용시장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비판성 보도가 줄을 이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와 구직급여 지급액 등의 정보가 담긴 ‘고용행정통계’를 발표하는 날마다 설명자료를 첨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반드시 고용시장 상황이 나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실업급여의 보장 수준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고용안전망이 강화하는 청신호로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올 1~10월 구직급여 지급 총액은 6조 8900억원이다. 월평균 6890억원이 지급된 셈이다. 고용보험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직업안정법’을 제정하면서 고용보험과 유사한 실업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당시의 경제 수준으로는 제도를 운용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결론이었다. ●고용보험 임금대체율 선진국보다 낮아 문제 다시 공식적 이야기를 꺼낸 것은 노동청이 노동부로 승격된 1981년이었다. 당시 노동부는 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의 모태)에 실업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선언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동운동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했고 당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에 공식적으로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건의했다. 1991년 8월 2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고용보험제도를 최종적으로 도입하기로 했고 후속 작업이 이어졌다. 제도를 설계할 때 가장 고려할 부분은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 방지’다. 공무원과 전문가의 열띤 토론과 공방이 계속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용보험법 제정안은 1993년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노동부에 고용보험과를 신설하는(1994년) 등 마무리 작업 끝에 1995년 제도가 시행됐다. 초기에는 비관론이 강했다. 뚜렷한 사업실적 없이 적립금만 쌓였다. 그러나 진가는 위기의 순간에 발휘됐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한반도를 강타한 것이다.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1997년 1년간 실업급여 수급자는 5만명에 불과했지만 1998년에는 43만 8000명으로 급증했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1997년 787억원에서 1998년 7991억원으로 1년 만에 10배 이상 치솟았다. 1998년 실업급여 보험료 수입은 5760억원이었는데 보험료를 초과(139%)한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제도를 시행한 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물론 고용보험과 실업급여는 당시의 모든 어려움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실직자들이 최소한 기댈 수 있는 버팀목으로서 존재감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 생활 속에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고용부를 이끄는 이재갑 장관은 당시 노동부 고용보험제도 담당 사무관이었다. 사무관이 장관이 되기까지 25년이 걸렸다. 그동안 고용보험은 숱한 비판과 변화를 겪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임금대체율 등이 지적됐고 정부는 지급액과 기간을 늘리고 수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제도의 외연을 넓혀 왔다. 그럼에도 사각지대를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실직한 사람 중에서 20%(139만명)만이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지난 6월 기준 2만명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은 여전히 고용안전망에서 소외되고 있다. 고용부 추산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45% 정도는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내년에 도입하려는 국민취업지원제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비롯된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에게 맞춤형 취업 상담도 지원한다. 고용부가 2009년부터 운영했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의 확장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법적 근거가 없어서 매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취성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구직자취업촉진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취업지원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법률 제정안도 현재 국회에 제출했다. 실업급여와 직접일자리 사업에 국민취업지원제까지 합치면 2022년에는 연간 235만명을 포괄하는 중층적인 고용안전망이 갖춰질 거라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플랫폼 종사자 등 전통적인 개념의 노동자에서 벗어나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제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 등 많아져 취업지원제 더 필요 국민취업지원제가 ‘총선용 세금 퍼주기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를 넘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최근 ‘필리버스터 정국’까지 가세하면서 국민취업지원제는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국회에서 구직자취업촉진법이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면서도 “만약 통과되지 못하면 기존 취성패처럼 예산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상하는 것보다 규모도 줄고 법적인 안정성도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민생 내팽개친 국회…2년 넘게 텐트 생활 포항의 아픔 잊었나

    민생 내팽개친 국회…2년 넘게 텐트 생활 포항의 아픔 잊었나

    포항지진 피해구제·성폭력 방지법·파병 연장안까지 줄줄이 ‘스톱’파병 연장 안될 땐 국가 신뢰도 ‘먹칠’ 日 수출 규제 피해기업 구제도 ‘발목’양심적 병역거부자 내년부터 법적 공백체육계·몰카 등 성폭력 피해자 보호 스톱10년 걸린 韓·싱가포르 과세 협정도 막혀자유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발목 잡힌 건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민식이법’과 사립 유치원의 비리를 막기 위한 ‘유치원 3법’만이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올해 말까지 개정하라고 한 대체 복무가 포함된 병역법 개정안, 2년 넘도록 텐트에서 생활하는 포항 지진 이재민을 위한 피해 구제 특별법, 성폭력 가해자가 체육지도자로 일할 수 없게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주요 법안들이 줄줄이 막혀 버렸다. 또 레바논과 남수단 등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군 4개 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 처리까지 필리버스터 정국에 막히면서 4개 부대는 12월 31일 이후 주둔 근거가 사라져 철수할 위기에 놓였다. 더불어민주당이 협상 마지노선이라고 통보한 3일에도 여야는 5일째 치킨게임을 이어 갔다.헌법재판소는 지난해 6월 대체복무를 병역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대체복무가 포함된 병역법을 올해 12월 31일까지 개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오랜 논의를 거쳐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36개월간 교정시설에서 복무하는 내용의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및 병역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겨우 상정됐다. 하지만 이 법안은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 등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후 표류 중이다. 최악의 상황으로 병역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처리되지 않으면 내년 1월 1일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할 수도, 대체복무를 시킬 수도 없는 법적 공백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필리버스터로 병역법 개정안만 멈춰 있는 게 아니다. 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법안들이 줄줄이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미투(나도 피해자다) 고백을 계기로 체육지도자의 성폭력 및 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주목받은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은 성범죄를 저질러 그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 선수를 대상으로 상해와 폭행의 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지 10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에 대해서는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법안 역시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불법 몰카(몰래 카메라) 피해와 관련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피해자 이외 배우자 등이 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성폭력 피해자의 전·입학이 거부되지 않도록 해 성폭력 피해자의 학습권을 보호하도록 한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도 필리버스터에 막힌 법안이다. 소재·부품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전부 개정안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국내 기업들이 받는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이 역시 본회의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반도체 등 핵심소재와 부품·장비의 경쟁력을 높기 위한 예산안을 편성해 놓은 상태이지만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정책들이 힘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국내 중소기업이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신뢰도도 하락 위기다. 동명부대(레바논)·한빛부대(남수단)·청해부대(소말리아)·아크부대(아랍에미리트) 등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군 4개 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도 필리버스터 대상이 됐다. 파병 연장 동의안은 매년 국회에서 1년 단위로 처리하는 것으로 여야 이견이 거의 없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올해 말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내년에 한국군 4개 부대가 돌아와야 한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전문연구위원은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국위 선양하는 부대가 돌아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파병 연장 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 방지와 탈세 및 조세회피 예방을 위한 협정 비준동의안도 마찬가지다. 양국 국민이 조세를 이중으로 부담하지 않도록 해 탈세 및 조세회피를 예방하려는 것으로 2009년 첫 교섭을 시작해 10년 걸려 빛을 보려 했지만 필리버스터 대상이 됐다. 한국당 핵심 법안을 한국당 스스로가 발목을 잡기도 했다. 포항 지진의 진상 조사 및 피해 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은 2017년 11월 15일 역대 두 번째 규모로 발생한 포항 지진의 피해 보상 및 복구를 위한 것으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위해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 및 피해 구제를 위한 지원금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포항 지역구 의원 모두 한국당 소속이지만 한국당이 이 법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웃지 못할 상황이 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어린이집 성폭력’ 父 울분에…靑청원 하루만에 ‘20만명’ 호응

    ‘어린이집 성폭력’ 父 울분에…靑청원 하루만에 ‘20만명’ 호응

    경기도 성남시의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이 하루 만인 3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날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가 ‘피해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사건에 국민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해를 본 5세 여자아이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 간 성폭력 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딸이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면서 가해 아동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 부모를 통해 적극적인 피해 복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3일 오후 9시 30분 기준으로 20만 6000명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이번 사고는 피해 여아가 지난달 4일 같은 어린이집 남자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고 부모에 알리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부모는 이튿날 경기도해바라기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관련 내용을 맘카페에 올렸다. 부모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10월 15일 피해 여아가 남자아이 4명과 함께 책장 뒤에서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산부인과 진료에서도 성적 학대 정황이 확인됐다.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은 지난달 6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고 피해 아동도 같은 달 19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내사에 착수했다. 다만 여자 어린이에게 성폭력을 한 것으로 지목된 남자 어린이는 만 5세로 형사처벌은 불가능한 상태다. 피해 여아 측 법률 조력을 맡은 법무법인 해율은 변호사 4명이 포함된 7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민·형사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 여아 측은 사실관계의 명확한 규명을 위해 이르면 이번 주 중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준영, 6년 뒤에도 TV에서 안 봤으면..[김채현 기자의 EN톡]

    정준영, 6년 뒤에도 TV에서 안 봤으면..[김채현 기자의 EN톡]

    가수 정준영이 불법 촬영과 유포를 생활화해왔다는 판결문 내용이 공개된 가운데 ‘출연자 검증 제도, 방송법 개정안’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의 심리로 열린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등의 혐으로 기소된 정준영 사건의 판결문이 3일 공개됐다. 사건 판결문은 총 67쪽으로,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정준영의 범행 내역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준영은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 사이 서로 다른 단체대화방 5곳, 개인 대화방 3곳에 자신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유포했다. 피해자는 10명 안팎이며 이 중에는 외국인도 2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영은 자신의 집, 유흥주점, 비행기 안, 외국 호텔 등 범행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2015년 11월 26일에는 하루에만 세 번, 최종훈, 용준형 등 자신의 지인들에게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는 등 밥 먹듯이 범행을 저질렀다. 이처럼 정준영과 단톡방 일원들의 추악한 범죄에 대중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정준영과 최종훈은 2016년 강원도 홍천과 대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들을 수차례 집단 성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해 카카오톡 단체방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고, 1심 선고 공판에서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2년 간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등에 취업 제한도 명령받았다. 보호 관찰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이들의 양형과 관련해 “피고인들은 유명 연예인 및 친구들로 여러 명의 여성들을 상대로 합동 준강간 및 준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르고 카톡 대화방에 내용을 공유하며 여성들을 단순한 성적 쾌락 도구로 여겼다”고 꾸짖었다. 또한 “피고인들의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이를 호기심 혹은 장난으로 보기엔 범행이 너무 중대하고 심각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피해 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엄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범행을 부인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정준영이 과거 여자친구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물의를 빚은 뒤 불과 3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일정 기간 자숙하고 복귀하는 방식이 연예계의 도덕적 해이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정준영에 대한 엄격한 징계가 실행됐다면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시선도 나왔다. 또 범죄 전력이 있는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금지시키는 방송법 개정안도 재조명되고 있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방송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부도덕한 행위를 한 연예인들에 대해 방송 출연의 문턱을 높여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방송법 개정안은 △ 형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연예인들에 대해 방송 출연 정지·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시킨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벌칙 조항 제105조도 신설됐다. 출연 정지 처분이 해제된 연예인을 포함해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들의 방송 출연을 금지시키는 ‘방송법 개정안’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김채현 기자의 EN톡 : 온라인을 달구고 있는 연예,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대체복무도 몰카 피해 대책도…필리버스터에 가로막힌 민생법안 어찌할꼬

    대체복무도 몰카 피해 대책도…필리버스터에 가로막힌 민생법안 어찌할꼬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6월 대체복무를 병역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대체복무가 포함된 병역법을 올해 12월 31일까지 개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36개월간 교정시설에서 복무하는 내용의 대체복무제 정부안을 만들어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제 도입을 골자로 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및 병역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겨우 상정됐다. 하지만 이 법안은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 등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신청으로 발목 잡힌 상황이다. 선거법 개정안 등의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개최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병역법 개정안 등은 표류 상태다. 최악의 상황으로 병역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처리되지 않으면 내년 1월 1일부터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할 수도, 대체복무를 시킬 수도 없는 법적 공백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필리버스터로 병역법 개정안만 멈춰 있는 게 아니다. 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법안들이 줄줄이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고백을 계기로 체육지도자의 성폭력 및 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주목받은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은 체육지도자 자격 취득 시 성폭력 등 폭력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또 성범죄를 저질러 그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 선수를 대상으로 상해와 폭행의 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지 10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에 대해서는 체육지도자의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법안 역시 본회의 문턱에서 막힌 상태다. 또 심각한 불법 몰카(몰래 카메라) 피해와 관련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 이외 배우자 등이 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성폭력 피해자의 전·입학이 거부되지 않도록 해 성폭력 피해자의 학습권을 보호하도록 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도 필리버스터에 막힌 법안이다. 소재·부품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전부 개정안은 일본의 수출 보복으로 국내 기업들이 받는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국가, 지자체, 사업자의 책무를 신설했고 소재·부품·장비기업이 개발한 기술개발제품의 수요 창출을 위한 제품의 우선 구매 등의 지원 근거 등을 마련하는 내용이지만 이 역시 본회의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반도체 등 핵심소재와 부품·장비의 경쟁력을 높기 위한 예산안을 편성해 놓은 상태이지만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정책들이 힘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국내 중소기업이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뒷받침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후 여야 대치 상황에서 국제 신뢰도도 하락 위기다. 동명부대(레바논)·한빛부대(남수단)·청해부대(소말리아)·아크부대(아랍에미리트) 등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군 4개 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도 필리버스터 대상이 됐다. 파병 연장 동의안은 매년 국회에서 1년 단위로 처리하는 것으로 여야 이견이 거의 없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올해 말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내년 한국군 4개 부대가 돌아와야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방부에서 하루빨리 통과시켜달라는 연락이 빗발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전문연구위원은 “UN(유엔)의 평화유지군으로 국위선양하는 부대가 돌아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파병연장 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싱가포르공화국 정부 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 방지와 탈세 및 조세회피 예방을 위한 협정 비준동의안도 마찬가지다. 양국 국민이 조세를 이중으로 부담하지 않도록 해 탈세 및 조세회피를 예방하려는 것으로 2009년 첫 교섭을 시작해 10년 걸려 빛을 보려 했지만 필리버스터 대상이 됐다. 한국당 핵심 법안을 한국당 스스로가 발목 잡기도 했다.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은 2017년 11월 15일 역대 두 번째 규모로 발생한 포항지진의 피해 보상 및 복구를 위한 것으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위해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 및 피해구제를 위한 지원금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포항 지역구 의원 모두 한국당 소속이지만 한국당 스스로가 이 법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웃지 못할 상황이 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슈있슈]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피해 부모가 사죄?

    [이슈있슈]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피해 부모가 사죄?

    “공론화 동의 구했느냐” “글이 자극적”비상소집에서 일부 학부모 공격적 질문피해 부모 “사건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경기 성남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5세 여자아이가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 아동 부모가 최근 어린이집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한 사실을 알렸다. 피해 아동 부모는 지난 2일 밤 한 게시판 글을 통해 “오늘 어린이집에서 현 원생들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비상소집이 열렸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오간다는 소식에 무엇을 생각할 겨를없이 어린이집에 찾아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이의 증언 영상 보시며 같이 울어주셨던 분들, 제 이야기에 옆에 분과 이야기 하시며 웃으시던 분들 웃긴데 웃지 말라고 해서 죄송하다. 맞다. 모든 분이 저와 한마음이실 순 없다”라며 “하지만 제가 없는 곳에서 사실이 아닌 원의 입장만 이야기 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로 인해 현 원생 학부모님 피해 본 거 안다. 강당 단상에 올라가 무릎 꿇고 엎드려 사죄드렸다. 원에 분란을 일으켜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그 넓은 강당에 저를 쳐다보는 그 수많은 눈동자들 혼자 감당하기엔 버거웠지만 감내했다. 공격적인 질문을 퍼부으셨던 어머니 혹 이 글을 보신다면 이 사건의 끝이, 결론이 어떻게 나는지 끝까지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글이 너무나 자극적이다, 공론화 한다고 동의를 구했느냐 기타 등등 저희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벌 달게 받겠다. 허위사실, 명예훼손, 사건처리 부분 등 이 모든 것에 있어 저희 잘못이 있다면 분명 그 벌 다 받겠다”라며 “저와 같이 아파해주신 많은 학부모님들 감사드리며 분란을 일으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하지만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개인의 일로 시작된 이 일이 작은 불씨가 되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끝까지 결론을 지켜봐 달라”라고 끝맺었다.피해 아동 부모는 지난 1일 청와대 게시판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제발 읽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성남시 어린이집 성추행 의혹’을 세상에 알렸다. 만 5세인 피해 아동은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 등지에서 신체 중요 부위에 대한 상습적인 성폭력을 당했고 이로 인해 병원 진료와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 아동 부모는 딸아이의 진술과 일치하는 정황의 장면이 어린이집 CCTV에 촬영된 것을 확인한 순간 “짐승처럼 울부짖었다”고 말했다. “(우리나이로) 6살 아이가 저지른 행동이라 형사처벌 대상도 안 되고 민사소송을 해 봤자 2~3년 이상 걸리고 우리 아이만 반복된 진술로 상처를 받을 뿐이라고 한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의 부모는 “문제 행동이 있었다”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동선수로 알려진 가해 아동 부모의 해명 글은 삭제된 상태다. 가해 아동 부모와 피해 아동 부모 모두 변호인을 선정하고 법정 다툼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성폭행 아닌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논란 복지부 “발언 사죄… 피해 아동 적극 치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과 관련,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발언해 비난 여론이 일었다. 박 장관은 “아이들의 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며 “(유아 성폭력을) 어른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봐서는 안 된다. 사실 확인 이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내어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청소년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의 이현숙 대표는 MBC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인터뷰에서 “발달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건 맞지만 자연스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어른들의 시선에서 경험이 다를 순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가 작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피해자의 나이가 어려도 자기의 경험이나 맥락이 있어 받아들이는 게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이를 살펴 치유해야 할 텐데 애들이니까 별것 아니라거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찰 “사실관계 파악 필요” 내사 착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 사고가 큰 논란이 된 만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내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다만, 이 건에서 여자 어린이에게 성 관련 피해를 준 것으로 지목된 남자 어린이는 만 5세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해 경찰은 사실관계 파악 이외에 특별한 조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아동간 성 관련 사고가 알려진 뒤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은 지난달 6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고 피해 아동도 같은 달 19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벌을 떠나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내사하기로 결정했다”며 “조만간 피해 아동 부모와 면담하고 CCTV 등 자료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경찰,성남어린이집 성폭력 파문 내사 착수

    경기 성남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간 성폭력 관련 사건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논란이 큰 만큼 사건의 사실관계 파악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사건에서 여자 어린이에게 성 관련 피해를 준 것으로 지목된 남자 어린이는 만 5세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해 경찰은 사실관계 파악 이외에 특별한 조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가 된 만큼 처벌을 떠나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내사하기로 했다”며 “피해 아동 부모와 면담을 위해 조율 중이고 CCTV 등 자료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의 부모와는 아직 연결이 되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피해 여아가 지난달 4일 같은 어린이집 남자 어린이들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고 부모에게 얘기하며 알려졌다. 부모는 이튿날 경기도해바라기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관련 내용을 맘카페에 올려 공론화됐다. 지난 2일 피해 아동 아버지가 ‘아동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란다‘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은 오늘 오전 12시 현재 18만 3000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부모가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10월 15일 피해 여아가 남자아이 4명과 함께 책장 뒤에서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지난달 6일 산부인과 진료에서는 성적 학대 정황도 확인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참여연대 의인상’에 ‘안희정 미투’ 김지은씨 등 선정

    ‘참여연대 의인상’에 ‘안희정 미투’ 김지은씨 등 선정

    ‘버닝썬’ 제보자·‘웹하드 카르텔’ 제보자 등 14명 참여연대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씨와 버닝썬 관련 제보자 등에 ‘의인상’을 수여한다. 참여연대는 ‘2019 참여연대 의인상’ 수상자로 김지은씨를 포함해 14명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참여연대의 의인상 수상자 명단에는 김지은씨 외에 버닝썬 관계자와 유명 연예인들의 불법행위를 대리인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제보자,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을 통해 성범죄 동영상을 조직적으로 유통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관련 의혹을 밝히는 데 기여한 제보자 등이 포함됐다. 수상자 중 이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은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디지털재단에서 발생한 이사장 횡령 등 비위를 신고한 직원들이다. 참여연대는 국가·공공기관의 권력 남용, 기업·민간기관의 법규 위반, 비윤리적 행위 등을 세상에 알린 시민들의 용기를 기리고자 2010년부터 매년 의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를 거부하고 사직서를 제출해 사법농단을 처음으로 드러낸 이탄희 전 판사가 참여연대 의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올해 의인상 수상자들은 사회적 영향력으로 은폐될 수 있는 연예인들의 불법행위와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를 밝히며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의 비위행위를 종합적으로 밝혀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튀니지판 ‘미투’ 에나제다 운동 확산

    튀니지판 ‘미투’ 에나제다 운동 확산

    튀니지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의 파장이 북아프리카 지역의 ‘미투 운동’(나도 피해자다)으로 확산되고 있다. 튀니지 여성들은 자국 아랍어로 ‘미 투’(Me too)를 의미하는 ‘에나제다’를 해시태그로 공유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0월 중순 튀니지의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일어났다. 차를 타고 19세 여고생를 뒤따라 가던 한 남성이 갑자기 차 안에서 바지를 내리고 여고생에게 보란 듯이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다. 이 여학생은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고발 등 법적조치에 들어갔다. 문제의 남성은 다름 아닌 올해 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국회의원 주헤이르 막흘루프였다. 그는 지병인 당뇨 때문에 차 안에서 소변을 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학생을 상대로 성희롱을 한 것이란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지난달 초 국회 첫 등원일에 의사당 밖에서는 ‘#에나제다’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여성들이 막흘루프 의원에 대한 법적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파장이 계속됐다. 피해 여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더라도 면책특권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며 여성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시민단체 ‘여성의 목소리’를 운영하는 여성운동가들은 사회에서 경험한 성폭력·성희롱 피해사례를 제보할 수 있는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대응했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는 부부강간 등 피해사례와 군이나 대학, 언론사 등에서 있었던 성폭행·성희롱 사건에 대한 제보가 폭발적으로 접수됐다. BBC는 2일 현재까지 2만 5000명의 회원이 가입했고, 추가로 가입을 희망하는 회원이 수천명에 이를 정도라고 전했다. 여성운동가 라니아 사이드는 “회원들이 충격적인 폭로를 쏟아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많은 가정이 이같은 피해를 숨기고 있고, 또 (피해여성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아랍국가들과 비교해 여성인권에 대해 진일보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튀니지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회에 여전히 만연한 성차별·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반응도 나온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 민주화 바람을 불러온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는 2017년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여성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마련하는데도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뉴욕타임스는 튀니지 여성연구정보센터가 2017년 발간한 자료를 근거로 “튀니지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례 중 97%는 피해자가 공식적으로 고발하지 않거나, 가해자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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