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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불법촬영’ 김성준 전 앵커, 양형 늘려 징역 1년 구형

    ‘지하철 불법촬영’ 김성준 전 앵커, 양형 늘려 징역 1년 구형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준(56) 전 SBS 앵커에 대해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류희현 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앵커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앵커에게 징역 1년과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 성폭행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앵커는 지난해 7월 3일 서울 지하철 2·5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은 김 전 앵커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당일 범행 내용 외에도 몰래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사진을 여러 장 발견했고, 이를 범죄사실에 포함해 지난 1월 김 전 앵커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의 일부 범행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면서 사후 압수수색영장을 발급받지 않았다”며 “이런 경우 영장이 다른 범행에도 효력을 미치는지가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과 비슷한 사건의 상고심이 진행 중인 만큼 대법원 결과를 보고 다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법원의 선고는 연기됐고 이날 다시 공판이 재개됐다. 검찰은 이날 “영장에 기재된 범행 내용이 아니더라도 근접한 시기에 유사한 범행에 대한 증거 압수는 적법성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성범죄에 대해 강화된 처벌을 필요로 하는 최근 상황과 유사 사례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전 구형량보다 늘어난 징역 1년을 요청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자화장실 훔쳐보다 딱 걸린 40대 “남자화장실인 줄”

    여자화장실 훔쳐보다 딱 걸린 40대 “남자화장실인 줄”

    40대 남성이 1시간 20분 동안 여자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남자화장실인줄 알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행위) 혐의로 40대 중반의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2시 50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의 지하상가 여자화장실에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화장실에 침입한 A씨는 약 1시간 20분을 여자화장실에 숨어있었다. A씨의 범행은 화장실을 이용하던 한 여성이 “남자가 용변칸 위로 훔쳐봤다”고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당시 지하상가의 고객센터 직원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A씨를 확인했다. A씨는 “화장실이 급해 남자 화장실인줄 알고 잘못 들어갔다. 화장실을 나가기 위해서 옆 칸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에 직원이 A씨를 돌려보냈고, 여성이 항의하자 다시 고객센터에서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지난 10일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몰래 촬영한 영상 등은 없었지만 A씨의 이동 동선과 화장실에 체류한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A씨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조만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생리 때도 성폭행” 6번이나 中회사 신고…“사적인 일”

    “생리 때도 성폭행” 6번이나 中회사 신고…“사적인 일”

    중국 국영 보험사 중 하나인 중국 런서우 생명보험에서 사내 성폭행 스캔들이 터졌다. 20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런서우 보험 지린성 지점에서 근무 중인 여직원 량모씨는 지난해 자신의 상사인 임원 리모씨에게 여섯 번 성폭행을 당했다. 리는 지난해 1월 자신의 부하로 배치받은 량에게 업무 핑계로 접근해 지난해 7월부터 지난해 8월 17일까지 여섯 번이나 성폭력을 했다. 심지어 량이 생리 중일 때도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갑상선 항진증을 앓고 있던 량이 목 부위가 취약하다는 점을 노린 듯 리는 량의 목을 조르는 등 물리적 폭력도 가했다. 량은 “리의 가족은 넷인데 학교에 다니는 막내를 제외한 리·아내·자녀가 모두 이 회사로 출근한다. 이 일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창피했다”고 말했다. 폭로하면 회사 업무에 지장을 받고 위협을 받을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수차례 피해를 입었음에도 량은 처음엔 경찰 신고를 망설였다. 현지 매체인 지린일보에 따르면 상사인 리는 지점에서 실적이 우수한 직원으로 평가받아 최근 출세 가도를 달려왔다. 용기를 회사 간부에게도 사정을 털어놨지만 상사는 “그건 사적인 일”이라면서 “회사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해결책을 내놓지 않자 량은 지난해 11월 현지 경찰에 신고하며 사건 녹취록을 제공했지만 수사는 진전이 없었다. 이후 량의 사연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상에서 화제가 되며 공분을 자아냈다. 중국 런서우 생명보험은 지난 17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팀을 꾸렸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현재 사법기관이 이미 개입해 이 사건에 대해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리 모씨의 판매 대리 업무는 중단됐다. 공안기관에 협조해 조사 활동을 벌이고,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법기관의 결정에 따라 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해 직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검찰, KBS 불법촬영 혐의 개그맨 구속 기소

    검찰, KBS 불법촬영 혐의 개그맨 구속 기소

    검찰이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세영)는 지난 17일 KBS 여자 화장실 등에 침입하여 불법촬영한 혐의로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이용촬영•반포 등)으로 개그맨 박모(3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박씨는 KBS 공채 출신 프리랜서 개그맨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 5월 29일 KBS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의 불법 촬영 기기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자 지난달 2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같은달 24일 법원은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30일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박씨가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연구동은 KBS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연습실 등으로 사용돼 온 곳이다. 한편 KBS는 박씨에 대해 “공채 개그맨은 프리랜서이지 KBS 직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가 비판이 일자 지난달 3일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와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실수한 것 있느냐” 박 시장에 물은 젠더특보 5시간 경찰조사

    “실수한 것 있느냐” 박 시장에 물은 젠더특보 5시간 경찰조사

    경찰, 박 시장 사망일 통화인물 수십명 조사 예정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경위를 수사하는 경찰이 그의 성추행 의혹을 가장 먼저 안 것으로 알려진 임순영 젠더특보를 20일 불러 조사했다. 임 특보는 5시간 반 가량의 조사를 마치고 21일 오전 3시 6분쯤 변호인과 함께 서울 성북경찰서를 나섰다. 그는 성추행 의혹을 어떻게 전달받았는지, 박 전 시장에게 보고한 내용이 무엇인지, 성추행 피소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대기 중인 차에 올라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조사에 대해 “임 특보가 물어보는 대로 대답을 어느 정도 잘해서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임 특보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인지한 경로와 피소 사실을 그에게 전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해서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현재 서울시에 사표 제출하고 대기발령 상태 경찰은 취재 경쟁 등을 감안해 임 특보를 경찰서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만나 조사하는 방안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소환은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이뤄졌다. 경찰은 지난주부터 고한석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서울시 관계자들과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 8∼9일 통화내역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차례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수십명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특보는 지난 8일 오후 3시쯤 박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고소장을 접수하기 1시간 30분쯤 전에 박 시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임 특보는 “실수한 것이 있느냐”고 물었고 당시 박 시장은 “글쎄, 바빠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임 특보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서울시 외부로부터 그런 의혹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박 시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을 열었던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일했다. 지난 16일 서울시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되지 않아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기고] 미래를 위한 기억, 일본군 ‘위안부‘/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기고] 미래를 위한 기억, 일본군 ‘위안부‘/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위안부 기림의 날’인 8월 14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201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세 번째 기림의 날을 맞으며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기념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하고 싶다. 김학순 할머니가 침묵을 깬 것은 전쟁이 끝난 지 46년이 지난 1991년이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코소보, 르완다로 이어지는 분쟁 지역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고 드디어 2000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로 21세기를 열었다. 전쟁과 분쟁은 여성을 가장 비참한 피해자로 만들고, 폐허를 재건하는 데 여성이 앞장선다는 조사 자료를 근거로 안보와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여성 참여를 권고하는 결의안이었다. 서구의 역사적 시계는 빠르게 움직였다. 전쟁 없는 미래라는 설계도는 과거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했다. 서구의 역사적 시곗바늘을 빠르게 돌린 것은 가해국의 진지한 반성과 여성시민의 평화 염원 외침을 수용한 결과였다. 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시민의 평화운동이 헬싱키 프로세스를 거쳐 탈냉전 시대를 앞당겼다. 한국에서도 역사의 시간은 더디지만 앞으로 나아갔다.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드러내는 것은 당사자의 용기와 그것을 허용하게 만드는 사회적 환경이 결합될 때만 가능했다. 그 환경을 만들어 낸 것이 지난 30년간의 일본군 위안부 운동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수십 명이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 주었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을 꺼려 한을 안은 채 생을 마감했다. 생존자 17명 중에서도 신원 노출을 꺼리는 분들이 있다. 정부 지원이 시작된 1993년 이후 기본적인 생활안정 지원에 건강치료가 2001년, 간병비 지원이 2006년 추가됐고, 2015년 맞춤형 지원이 설계됐다. ‘지원’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고령과 임종이라는 생물학적 한계와 함께 사회적 동의를 구성할 수 있었다. 기림의 날을 맞아 마음이 바쁘다. 피해자들의 피해 사실 복원은 역사 정의 구성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그간의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성과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귀중한 증언 자료에 대한 치밀한 2차 연구도 더 필요하다. 학문 후속 세대도 양성해야 한다. 아시아 지역에 흩어져 있는 원자료 수집·번역 등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국가 간 연구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만들어야 한다. 이 어려운 짐을 감당하려면 미래에 대한 공동의 비전과 설계도가 필요하다. 여성인권과 평화라는 가치는 지구촌은 물론 우리도 동의한 가치다. 공동의 비전 속에서 부지런히 의지의 기억 기념 활동을 다져야 할 때다. 시간이 없다.
  • 또 ‘원 스트라이크 아웃’… 2005·2008·2016년에도 소리만 요란

    대한체육회가 지난 19일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이 일어난 뒤 뒤늦게 관련 대책을 쏟아냈지만 스포츠계의 근본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보여 주기식 대책 나열보다는 단 하나라도 의지를 갖고 제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체육계 폭력 지도자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중대한 사안의 경우 영구제명)가 대표적이다. 스포츠계 폭력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무관용 원칙의 하나로 전가의 보도처럼 언급돼 온 방안이다. 2005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체육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며 폭력 지도자를 체육계와 격리시켜 선수들을 보호하겠다며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에 체육회는 1번 적발 시 지도자 자격 5년 정지, 2번 적발 시 10년 정지, 3회 적발 시 영구제명 등의 징계 양정 기준을 개정하고 “5년 정지는 실질적으로 지도자 지위가 없어지는 일”이라며 사실상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나 다름없다고 홍보했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스포츠계 성폭력 근절 대책에도 성폭력 지도자에 대한 영구제명 조치가 포함돼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한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가 지도자를 상습 폭력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발생하자 문체부는 이듬해 ‘폭력 지도자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포함한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술집에서 후배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자 문체부가 발표한 ‘폭력 방지 대책’에도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 언급된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지난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체육회 산하 종목 단체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감경하고 사건 조사를 지연시키는 등의 구태가 여전했다. 최근 5년간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와 주요 체육단체의 구제 기구에서 처리한 폭력·성폭력 사건 349건 가운데 부실 처리 의심 사례가 132건(38%), 특별한 사유 없이 조사가 1년 이상 지체된 경우도 28건(8%)이나 됐다. 또 상당수 종목 단체 징계위원회는 ▲징계 혐의자가 국위를 선양해서 포상을 받았다거나 ▲지역 유망주라거나 ▲징계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 징계 혐의자가 받을 피해가 크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 양정 기준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경란 전 문체부 산하 스포츠혁신위원장은 “체육회가 가해자 엄벌과 감시 체계 강화를 요지로 한 대책을 내놨지만 한국 스포츠계 구조 개혁과 인적 카르텔의 뿌리를 깨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최 선수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연극의 해, 공정한 보상 체계에 초점”

    “연극의 해, 공정한 보상 체계에 초점”

    연극계가 공정한 보상 체계 마련과 위계 문화 개선, 젠더 감수성 강화 등 더 안전하고 공연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댄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포한 ‘2020 연극의 해’를 맞아 여러 변화와 도약을 거친 연극계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바탕을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몇 년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성폭력 사건 등에서 목소리를 내온 연극인들이 보다 건전한 환경에서 창작을 해 연극을 통해 더 건강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다.‘2020 연극의 해’ 집행위원회(위원장 심재찬)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방향의 사업들을 올해 하반기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극의 해’ 지정은 1991년 ‘연극·영화의 해’ 이후 29년 만이다. 다만 코로나19 등 상반기 공연계가 주춤하면서 이제서야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됐다. 특히 올해 연극의 해에는 자체 제작해 올리는 공연과 축제가 없다. 작품을 내는 대신 연극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서 연극인들이 겪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는 취지다. 방지영 부위원장은 “연극이 시대를 비춰 내는 거울인 만큼 다난한 과정을 거친 데다 포스트 코로나를 앞둔 연극계가 스스로를 비춰 내고 정돈하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라면서 “연극인들이 건강하고 우리의 환경이 튼튼해질 때 더 건강한 연극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안전한 창작환경,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 관객소통의 다변화를 목표로 올해 14개 사업을 추진한다. 적정한 사례비에 대한 기준조차 모호한 현실에 맞서 공정한 보상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기초 연구를 진행하고 ‘연극인공감120’이라는 상담센터를 통해 연극인들의 고민을 듣고 개선하는 등 처우 보완 논의를 구체화한다.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젠더와 세대 간 갈등이 커졌던 만큼 청년과 젠더감수성을 담론으로 한 전국 단위 워크숍도 진행하고 젊은 배우와 원로 배우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라떼 토크’도 가질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공연도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안심 공연장을 운영해 재개하기로 했다. 한편 ‘연극의 해’를 기념해 서울 예술의전당이 연극 ‘레미제라블’을 제작해 다음달 7일부터 막을 올리고, 국립극단도 극단 70주년 및 ‘연극의 해’ 특별 공연으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오는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실수한 것 없으세요?” 박원순에 물은 임순영 젠더특보 출석(종합)

    “실수한 것 없으세요?” 박원순에 물은 임순영 젠더특보 출석(종합)

    박원순 숨진 지 열흘 만에 조사고소 1시간 30분 전 朴 접촉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성추행 의혹을 처음으로 물어본 것으로 알려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20일 경찰에 소환됐다. 임 특보가 경찰 조사를 받은 건 박 전 시장이 세상을 떠난 지 열흘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오후 9시 30분쯤 임 특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임 특보는 변호인을 대동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특보 “성추행 고소장 접수 알지 못했다” 임, 朴고소 당일 밤 9시 朴·비서진과 회의 경찰은 임 특보를 상대로 해당 의혹을 어떻게 인지했는지, 이후 박 전 시장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했는지 등 여부를 집중해서 캐물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유출 의혹을 풀 핵심 인물로 꼽힌다. 임 특보는 그동안 개인적 사정을 들어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는데 일정을 조율한 끝에 이날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의혹을 가장 처음 물은 인물로 지목된다. 그는 박 전 시장이 실종되기 하루 전인 8일 오후 3시쯤 시장 집무실을 방문해 박 전 시장에게 ‘실수한 것 없으시냐’고 물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시각은 8일 오후 4시 30분으로, 1시간 30분 이전에 물어본 셈이다. 임 특보는 일부 언론에 당시 성추행 관련 고소장 접수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밝혔었다. 임 특보는 같은 날 오후 9시 이후 일부 비서진을 대동하고 박 전 시장과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임 특보, 박원순 활동한 희망제작소 출신성폭력상담소 거쳐 남인순 보좌관 지내 서울시, 임순영 사표수리 대신 대기발령 일각에서는 임 특보가 박 전 시장의 비위와 관련한 내용을 여성계를 통해 파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이 활동했던 희망제작소 출신으로, 한국성폭력상담소 총무를 거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경찰은 지난 15일 고한석 전 비서실장을 상대로 소환조사를 벌이는 등 서울시 관계자들과 박 전 시장의 휴대 전화에 8∼9일 통화내역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차례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수십명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전직 비서는 성추행 혐의로 지난 8일 박 전 시장을 고소했다. 다음 날인 9일 박 전 시장은 오전 10시 44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에서 나왔다.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오후 3시 49분 성북동 핀란드대서관저 인근에서 끊겼다. 박 전 시장은 이후 10일 오전 0시 1분 성북구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시 안에서 가장 먼저 인지한 것으로 알려진 임 특보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됐다. 임 특보는 지난 16일 사표를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현재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임 특보를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대기발령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에이, 그건 성희롱 아냐” 서울시, 내부 성폭력 상담 절반 ‘해당 없음’

    “에이, 그건 성희롱 아냐” 서울시, 내부 성폭력 상담 절반 ‘해당 없음’

    서울시 ‘성폭력·성희롱 상담처리 현황’ 제출김미애 “서울시,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지켰나”성희롱 사건에 연루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가 내부적으로 신고·접수된 성희롱 및 성폭력 상담의 절반을 ‘해당 없음’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내부에서 성범죄를 바라보는 시각이 안이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미애 의원이 20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성폭력·성희롱 상담 처리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3년 성폭력 고충 상담제도 도입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113건의 상담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 ‘해당 없음’으로 기각·각하된 상담 건수는 절반에 해당하는 57건(50.4%)으로 집계됐다. ‘이행 완료’로 구체적인 조처를 한 경우는 44건(38.9%)에 그쳤다. 김 의원은 “서울시가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제대로 적용했는지 의문”이라면서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서울시 내규상 성폭력 사건은 신고, 조사, 심의·의결의 과정을 거쳐 처리되는데 조사를 담당하는 상임시민인권보호관은 3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서울시, 박원순 피해자에 도움 묵살고소 후에도 “증거 없으면 힘들 걸”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은데” 피해자 압박“여성단체나 정치 논리에 휩쓸리지 마” 앞서 박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던 피해자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전직 비서로 있을 당시 해당 피해 사실을 서울시 내부에 알렸으나 전혀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 A씨를 돕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6일 ‘서울시 진상규명조사단 발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서면 자료를 냈다. 이 단체들은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후 서울시 전 현직 고위 공무원, 별정직, 임기제 정무 보좌관, 비서관 등으로부터 압박성 연락을 연이어 받았고 말했다. 전화를 걸어 온 사람들은 “너를 지지한다”면서도 “정치적 진영론에, 여성단체에 휩쓸리지 말라”고 말하거나 “힘들었겠다”고 위로하면서도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고 만류하는 얘기 등을 했다고 이 단체들은 전했다. 때로는 “문제는 잘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 거야”라는 압박성 전화 내용도 있었다고 이 단체들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내부가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안이했거나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쉬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들이 쏟아져 나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창룡 후보자 “‘박원순 성추행’ 공소권 없어서…오거돈, 철저 수사”(종합)

    김창룡 후보자 “‘박원순 성추행’ 공소권 없어서…오거돈, 철저 수사”(종합)

    김 후보자 “박원순 고소장 ‘지라시’ 사실 아냐” 박원순 성추행 사건에 “검찰 판단 지켜볼 것”“오거돈 성추행 은폐·좌고우면 없이 수사 중”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성추행 사건으로 고소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공소권이 없어 검찰의 판단을 지켜보며 수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반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일체의 은폐나 좌고우면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고 적극 수사 방침을 밝혔다. 김 “박원순 사망해 수사 불가능…법상 종결”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공소권이 없다”며 조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건 상당히 중요하지만, 법령·규정 내에서 경찰이 할 수 있는 역할 범위 내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피혐의자 또는 피의자가 사망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수사가 거의 불가능하고 법 규정에도 종결 처리하게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이라며 유포된 ‘지라시’에 대해서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 후보자는 “현재 검찰에 고소·고발이 접수돼 있어 검찰 판단을 지켜보면서 경찰 수사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김, 박원순 고소 당일 靑보고에 “내부 규칙”‘피해 호소인’ 표현에 “제 평가 적절치 않다” 김 후보자는 경찰이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 접수 사실을 당일 청와대에 보고한 데 대해 “정부조직법 등 통상적인 국가 운영 체제에 따라 보고한 것으로 안다”면서 “사회의 이목을 집중하는 중요 사건 등에 대해서는 발생 단계에서 보고하는 것으로 우리 내부 규칙에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 “외부기관 보고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규칙은 없지만, 내부 보고 사항 기준 등을 정한 범죄 수사 규칙, 치안상황실 운영 규칙을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형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박 전 시장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경찰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권력형 성범죄 근절과 피해자의 일상 회복이라는 중요한 공익적 가치를 갖게 된다”고 경찰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영세 통합당 의원은 “‘피해 호소인’ 표현은 피해가 입증 안 됐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일종의 2차 피해”라며 “두 용어의 차이가 뭐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가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경찰청장이 아무것도 평가 안 하고 중립적으로 있으려면 뭐 하려고 (청문회에) 부르느냐”고 일갈했다. 김, ‘오거돈 성추행’에 “총선 전 전혀 몰랐다” “지극히 사적인 공간서 성추행 이뤄져서”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 사건이 터지기 두 달여 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느슨하게 처리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오 전 시장의 기자회견(4월 23일)을 통해 사건(성추행 혐의)을 알았다”면서 “총선(4월 15일) 전에는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성추행이) 이뤄졌고 아는 사람이 극히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오 전 시장 수사가 더디다는 지적에는 “박 전 시장 사건은 고소인의 고소로 조사가 시작됐지만, 오 전 시장 사건은 그의 일방적인 기자회견으로 인지했기 때문에 피해자 진술 등 관련 증거를 수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현재 오 전 시장 수사의 총책임자인 부산지방경찰청장이다. 김 후보자는 ‘경찰이 오 전 시장에 대한 수사는 느슨하게 하면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은 엄중하게 했다’는 박원순 미래통합당 의원의 지적에 “울산시장 수사는 내가 관련된 위치에 있지 않아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은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2018년 재선에 도전한 당시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김기현 후보와 관련한 의혹 수사를 경찰에 ‘하명’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민주당 “피의자 사망시 ‘공소권 없음’ 맞다”“朴 피소, 靑보고 안 되는게 오히려 문제” 민주, 야당 박원순 공세 확산 차단 주력김민석 “국민 눈높이서 진상 규명해야” 한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전 시장 사건의 진상 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을 향한 야당의 공세로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이해식 의원은 “검찰사건사무규칙 69조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망했을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게 돼 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의원은 경찰이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한 데 대해 “보고가 안 되는 게 오히려 문제”라며 현행법상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민석 의원은 “공소권 없음으로 법적 한계는 있지만, 종래의 유사 사건처럼 소극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최숙현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최숙현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20일 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사망 사건 관련해 41개 시민단체가 모여 ‘철인3종 선수 사망 사건 진상조사 및 책임자처벌, 스포츠 구조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한 자리에서 문경란 전 스포츠혁신위원회 위원장은 8월 출범을 앞둔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 최숙현 선수 인권 침해 관련 관계 기관 대책 회의’를 연 뒤 “스포츠윤리센터가 확실한 체육계 내의 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나가겠다”면서 “스포츠 분야 특별사법경찰관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전 위원장은 이날 “스포츠윤리센터의 정체성이 아직도 불분명하다”고 비판하면서 “윤리센터는 경찰이나 인권위 같은 기구 대신 스포츠 분야의 피해 선수들이 쉽게 접근해서 피해를 신고하고 상담을 하고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체부가 지난달 올린 스포츠윤리센터 직원 채용공고를 보면 25명이라는 턱 없이 적은 인력도 문제이지만, 자격요건 상 피해자가 직접 법률 조언을 구할 변호사나 의료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은 단 한 명도 없다. 이에 대해 문 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자, 혁신위 권고안 내용의 하나였던 ‘스포츠윤리센터’에서 함께 일할 사람들에 대한 최종 면접까지 다 끝낸 상태로 알고 있다”며 “스포츠윤리센터가 대한체육회의 클린스포츠센터, 스포츠인권센터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며 되물었다. 최 선수는 경주시청, 경주시체육회, 경주경찰서,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대한철인3종협회 등 6곳의 관계 기관에 진정을 넣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 위 관계 기관들이 가해자측이 부인한다는 등의 이유로 최 선수에게 추가 증거 제출을 요구 하는 등 지지부진하게 진행하자 최 선수는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혁신위가 지난해 발표한 1차 권고안에 따르면, 스포츠윤리센터가 미국 ‘세이프 스포츠(Safe Sports)’처럼 체육계 내부에서 완전히 독립돼 전문성과 신뢰성을 담보한 기관으로서, 가해자에 대한 조사 및 징계 요구권, 체육단체 등의 조사 및 징계 거부 또는 신고 의무 불이행 시 체육 단체 재정 지원 중단 권한을 가지는 등 효과적 이행 방안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 또 전문적이고 책임감 있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상담은 스포츠 및 성평등, 인권 등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감수성을 갖춘 전문가들이 수행하고, 필요시 경찰, 아동보호기관, 성폭력상담소, 해바라기센터, 국가인권위원회 등 적절한 기관으로 직접 연계하도록 권고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월 500만원 주겠다” 스폰 제안한 男…열어보니 종이

    “월 500만원 주겠다” 스폰 제안한 男…열어보니 종이

    “성관계 땐 500만원 준다 거짓말”종이로 현금인척…연락 피하자 협박“피해자 공포, 죄질 불량”…징역 2년‘월 500만원을 주겠다’며 거짓말로 속여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 이를 빌미로 여성을 협박해 나체 영상을 보내게 한 남성에게 2심 법원이 더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돈을 주겠다는 거짓말을 해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 이를 빌미로 나체 영상을 보내게 한 남성에게 2심 법원이 더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부상준)는 지난 9일 사기와 강요 혐의를 받는 최모(35)씨에게 징역 1년의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피해 여성 A(20)씨를 만나 돈을 주겠다고 속인 뒤 성관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씨에게 지폐 크기로 오린 종이를 현금 500만 원으로 속이며 “한 달 2회, 1회당 10~12시간씩 만나주면 월 500만 원을 스폰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성관계 이후 피해 여성이 자신의 연락을 피하자 지인과 경찰에게 성매매 사실을 알릴 것처럼 협박했다. 또 피해 여성이 나체 상태로 춤추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게 하는 등 지난해 12월10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20회에 걸쳐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수차례 협박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영상을 촬영하게 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극심한 공포심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이미 성폭력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그 밖의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최씨는 지난 2016년에도 ‘조건만남’을 통해 알게 된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해 전송,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성가족위원회 통폐합’ 당론에…與 위원들 “안돼”

    ‘여성가족위원회 통폐합’ 당론에…與 위원들 “안돼”

    통폐합 아닌 단독 상임위도 있는데논의 계속 진행될 가능성 높아더불어민주당이 당론 발의한 일하는 국회법에서 여가위 통폐합을 내세웠지만, 여가위 위원들 사이에서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다. 고 박원순 전서울시장 성폭력에 대해 부실하게 대응해 비판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심도 깊은 논의 없이 통폐합부터 앞세워 논란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오전 진행된 여성가족위원회 비공개 당정협의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가위 통폐합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추진 중인 ‘일하는 국회법’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여가위를 통합해 문체여가위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 전 시장의 성추문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상황에서 여가위 통폐합 추진이 별다른 논의 없이 진행됐고, 당론으로 발의됐다는 점이다. 일하는 국회법을 성안한 후 회람 등을 통해 의원들에게 의견을 구하기는 했지만, 정책 의원총회에서도 여가위 개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등 논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여가위 통폐합에 반대하는 측에서도 이 같은 현실론을 인정하고 있다. 여가위 소속 위원들도 지금껏 겸임 상임위로서의 한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일하는 국회법에서 이 같은 개편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겸임 상임위인 여가위가 매달 최소 4번 이상 상임위를 여는 일하는 국회법이 통과되면 제 기능을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있다. 그러나 여가위 개편의 논의의 방향이 단순 통폐합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쉽다는 의견이 많다. 여가위를 강화해 단독 상임위로 만드는 것을 한 축으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가위 관계자는 “여가위를 확대해 실효성 있게 운영하는 방안으로 논의를 진행해야지 통폐합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여성가족부 폐지로 흘러갈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여가위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경우 이 같은 논의가 자연스레 여가부 폐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가위 내부에서는 이번 문제를 단순히 넘길 것이 아니라 여당 내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15년 전에도 꺼낸 ‘무관용 원칙’…대한체육회, 故 최숙현 사건 대책 발표

    15년 전에도 꺼낸 ‘무관용 원칙’…대한체육회, 故 최숙현 사건 대책 발표

    사건 터질 때마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솜방망이 징계 사건조사는 미적미적 반복한번도 제대로 실현한 적 없는 ‘탁상대책’대한체육회가 지난 19일 가혹행위를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이 일어난 뒤 뒤늦게 관련 대책을 쏟아냈지만 스포츠계의 근본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대책 나열보다는 단 하나라도 의지를 갖고 제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체육계 폭력 지도자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중대한 사안의 경우 영구제명)’가 대표적이다. 스포츠계 폭력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언급되어온 방안이다.지난 2005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체육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며 폭력 지도자를 체육계와 격리시켜 선수들을 보호하겠다며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에 체육회는 1번 적발시 지도자 자격 5년 정지, 2번 적발시 10년 정지, 3회 적발시 영구제명 등의 징계 양정 기준을 개정하고 “5년 정지는 실질적으로 지도자 지위가 없어지는 일”이라며 사실상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다름 아니라고 홍보했다. 2007년 여름 한 여자 프로농구 감독의 성폭력 사건이 알려진 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스포츠계 성폭력 근절 대책에도 성폭력 지도자에 대한 영구제명 조치가 포함돼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한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가 지도자를 상습 폭력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발생하자 문체부는 이듬해 ‘폭력 지도자 원 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포함한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2014년에도 문체부는 경찰청과 함께 종목 사유화, 횡령, 폭력, 성폭력 등을 4대악으로 규정짓고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을 운영하며 ‘무관용 원칙’을 언급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술집에서 후배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자 문체부가 발표한 ‘폭력 방지 대책’에도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 언급된다. 지난해 스포츠혁신위원회 1차 권고에도 미국 ‘세이프 스포츠’ 사례와 같이 체육계 내부와 독립된 강력한 독립기관이 가해자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지난 15일 발표한 자료 따르면 체육회 산하 종목 단체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감경하고 사건 조사를 지연시키는 등의 구태가 여전했다. 최근 5년간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와 주요 체육단체의 구제 기구에서 처리한 폭력·성폭력 사건 349건 가운데 부실 처리 의심 사례가 132건(38%), 특별한 사유 없이 조사가 1년 이상 지체된 경우도 28건(8%)이나 됐다. 또 상당수 종목 단체 징계위원회는 △징계 혐의자가 국위를 선양해서 포상을 받았다거나, △지역 유망주라거나 △징계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 징계 혐의자가 받을 피해가 크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 양형 기준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경란 전 문체부 산하 스포츠혁신위원장은 “체육회가 가해자 엄벌과 감시 체계 강화를 요지로 한 대책을 내놨지만 한국 스포츠계 구조 개혁과 인적 카르텔의 뿌리를 깨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최 선수 사건은 끊임 없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성희롱·성폭력 없는 광명시로” 고위공무원 성인권 교육

    “성희롱·성폭력 없는 광명시로” 고위공무원 성인권 교육

    경기 광명시는 지난 1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5급 이상 공직자 70여명을 대상으로 성 인권 교육을 실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교육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폭력예방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인 김재희 변호사가 ‘#미투에 #위드유로 응답하는 법(法)’을 주제로 진행했다. 김 변호사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 사례를 중심으로 대응 매뉴얼은 물론 2차 피해 예방법과 조직 문화 개선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교육에 참여한 직원은 “공동체 안에서 관리자 역할과 성인권 개념에 대해 명확히 알게 되었다”며 “성희롱·성폭력 없는 직장을 만드는 데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교육 후에는 참석자 모두 “성희롱·성폭력 없는 직장을 만들겠다”, “인권존중 조직문화, 내가먼저”를 외치며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것을 다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광명시 공직자들이 올바른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오늘과 같은 인권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교육 진행에 앞서 발열체크와 손소독, 마스크 제공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참여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교육을 진행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씨줄날줄] 신발 던지기/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신발 던지기/전경하 논설위원

    신발의 시작은 사람의 발을 추위나 열기, 또는 상처를 입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이었다. 여기에 부와 신분, 계급 등을 상징하는 기능이 더해지다가 이제는 정치적·사회적으로 항의를 표시하는 도구로도 쓰인다. 이른바 신발 시위, 신발 던지기다. 가장 유명한 신발 던지기는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방문했을 때다.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장소에서 이라크 기자 문타다르 알 자이디가 미국의 침공에 항의하며 두 차례 신발을 던졌다. 부시 대통령이 재빨리 피해 신발을 맞지는 않았지만 신발을 던진 기자는 12개월형을 받고 9개월간 감옥 신세를 졌다. 이후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신발 시위가 이라크 전역에서 발생했다. 석방 후 레바논에서 살았던 그는 2018년 5월 이라크 총선에서 당선됐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이슬람권을 방문했을 때 신발 세례를 받았다. 2012년 2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편애는 충분하다”며 반 전 총장이 탄 차량을 향해 슬리퍼를 던지기도 했다. 사건 이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반 전 총장에게 사과했다. 이슬람 문화에서 신발은 밑바닥을 상징한다. 그래서 신발을 던지거나 신발 밑바닥을 보이는 일은 최악의 모욕이자 경멸의 표현이다. 2011년 이집트 혁명 당시 시위대들이 신발을 손에 들고 휘두른 것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그래서 이슬람권과 협상을 하거나 대화할 때 행여 다리를 꼬다가 신발 밑창을 보여 주게 되는 행동은 절대 금기다. 신발은 저항의 의미도 담고 있다. 태업을 의미하는 ‘사보타주’(sabotage)는 프랑스어로 나막신인 ‘사보’(sabot)에서 연유한 말이다. 중세 시대 봉건 영주의 가렴주구에 항의하기 위해 농민들이 농산물을 사보로 밟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산업혁명 초기 나막신을 벗어 기계에 던져 넣어 가동을 멈추게 했다는 설이 있다. 주인 없는 신발이 모여 시위가 되기도 한다. 지난 1월 멕시코 멕시코시티 소칼로광장에서 빨간 신발 시위가 열렸다. 멕시코에서는 지난해 3750명의 여성이 ‘페미사이드’(femicide)로 희생됐다. 페미사이드는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를 합친 말로 성폭력 살인이나 증오 범죄 등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사건을 가리킨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개원 연설 및 환담을 마치고 국회 본청을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진 정모씨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이 ‘열린 경호’를 표방하는 청와대의 빈틈을 찌른 셈이다. 이참에 경호 체계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lark3@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권력형 성범죄의 방조자·방관자들/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권력형 성범죄의 방조자·방관자들/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K좀비’의 진화를 보여 주는 ‘반도’와 ‘#살아있다’가 쌍끌이 흥행 중인 요즘 극장가에서 외화 한 편이 조용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보수 언론의 상징인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이 간판 앵커 등 수십 명 여성의 성추행 폭로로 추락한 실화를 그린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다. 2017년 미국 내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기 1년 전 일이다. 지난 8일 개봉 이후 열흘간 13만명이 관람한 영화에는 직장 내 성희롱, 특히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의미 있는 명대사가 여럿 나온다. 에일스를 성희롱으로 고소한 첫 내부고발자 그레천 칼슨은 ‘소송으로 뭘 원하느냐’는 변호인에게 “그런 행동(성희롱)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다른 범죄 피해자와 달리 성범죄 피해자들은 자주 폭로의 의도와 배경을 의심받는다. 당연하면서도 본질적인 이 한마디를 실현하기 위해 법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게 다가온다. “직장 내 성희롱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어떤 행동을 했고, 무슨 말을 했으며, 뭘 입었는지를 되묻게 한다.” 신입 앵커 케일라 포스피실의 대사는 피해자인데도 자책에 시달려야 하는 여성의 입장을 대변한다. 경력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폭로 대열에 합류한 메긴 켈리가 ‘늦게 했다고 욕을 먹는다’고 토로하는 장면은 어떤가. 가까스로 용기를 낸 피해자에게 “왜 이제서야…”라는 무심한 질문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보여 준다. 제왕적 권력을 쥔 에일스가 피해자들에게 던진 올가미는 ‘충성심’이었다. ‘내 말을 잘 들으면 원하는 것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자르겠다’는 암묵적 위협을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란 고상한 단어로 포장한 것이다. 위계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권력형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은 조직 내부에 방조자 또는 방관자를 만들 여지가 크다는 데도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불편했던 장면은 회장의 비서가 열정 넘치는 포스피실에게 회장과의 독대 자리를 주선하는 대목이다. 영화 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노년의 여성 비서는 회장의 성희롱 행위를 방조하고, 심지어 도와주기까지 한다. 자신의 충성심을 증명하는 방식인 셈이다. 인권운동가, 시민활동가로 명망 높았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의 위험성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 줬다. 성희롱 개념조차 없던 1998년 ‘서울대 우조교 사건’ 변호인으로 국내에서 처음 성희롱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낸 당사자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 서울시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해 젠더특보까지 신설했던 그가 권력형 성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된 현실을 우리는 어느 때보다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피해자 측 주장을 보면 서울시 비서실의 성인지 감수성이 일반 시민보다 오히려 낮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피해자는 시장의 속옷을 챙기고, 낮잠을 깨우고, 기분을 좋게 하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2016년부터 4년간 8차례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민간 기업에서 벌어졌다고 해도 공분을 살 일이 어떻게 1000만 도시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자행될 수 있었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6층 사람들’로 불렸던 정무직 인사들은 하나같이 “성추행 의혹을 몰랐다”며 입을 닫고 있다. 대신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피해자를 회유하려 했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임순영 젠더특보의 언행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고인의 최측근이었던 이들의 그릇된 충성심이 피해자를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리도록 방관 혹은 방조한 건 아닌지 씁쓸하고 안타깝다. coral@seoul.co.kr
  • [사건기자의 취재 중 생긴 일] 비서 괴롭힌 이유가 ‘잘 웃지 않아서’라니

    [사건기자의 취재 중 생긴 일] 비서 괴롭힌 이유가 ‘잘 웃지 않아서’라니

    “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의 단순한 실수’ 혹은 ‘비서의 업무는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라고 해 피해자가 더이상 말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이미경 소장이 지난 13일 박 전 시장의 비서로 일한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공개한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또 지난 16일 피해자가 서울시에서 박 전 시장의 기분을 좋게 유지하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면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장이 마라톤을 할 때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라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비서’란 어떤 일을 하는 노동자일까. 세계비서협회(IAAP)는 비서를 “숙달된 사무기술을 보유하고, 직접적 감독 없이도 책임을 수행할 능력을 발휘하며, 솔선수범의 자세와 분별력을 갖고 주어진 권한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간부적 보좌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협회가 제시하는 비서 수칙 중에는 상사의 습관과 성격 등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등 상사의 심기 관리에 관한 수칙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직무와 관련한 다양한 지식과 숙련된 기술, 정확한 표현력과 이해력을 요구하는 수칙이 훨씬 많다. 그러나 남성 상사들은 여성 비서에게 직업인으로서의 전문성이 아니라 왜곡된 성 역할을 강요한다. 남성 상사가 여성 비서에게 성적으로 접근하고, 웃음을 강요하고, 업무 범위를 정하지 않은 채 사적인 심부름을 지시하는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비서들은 직장 내 성폭력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에도 시달리고 있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를 통해 ‘비서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일부 제보 사례를 확인했다.A씨는 어느 날부터 업무에서 배제됐다. 회사 대표는 ‘A씨가 일을 똑바로 못 한다’는 취지로 A씨를 험담했고, A씨를 빼고 다른 직원들과 회식을 하는 등 A씨를 따돌렸다. A씨는 “대표가 나를 가리켜 ‘평소에 잘 안 웃는다’고 비난하고 다녔다”며 “어떻게 항상 미소를 유지할 수 있나”라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A씨는 “극심한 취업난에 일자리를 새로 구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B씨는 상사가 집에서 만들어 먹을 음식 재료를 사다 주고, 상사가 키우는 화분에 물을 주고, 상사가 입은 옷을 세탁해야 했다. 퇴근 시간도 일정치 않았다. 상사의 그날 기분에 따라 업무를 끝내는 시간도 달라졌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 내 성폭력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다. 또 가해자 개인의 일탈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업무상 위력이 작용하는 직장 내 권력 구조 속에서 하급자는 상급자로부터 성폭력과 갑질 등 각종 인권침해를 당해도 인사상 불이익, 나쁜 소문 등이 두려워 저항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같은 구조 속에 있는 동료들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상사가 헛기침과 눈빛만으로도 문제를 은폐할 수 있는 위계 구조 속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폭력이 발생한다. 구조적인 문제다. 우리는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가 노동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피해자에게 ‘4년 동안 뭘 하다 이제 와서 말하느냐’, ‘왜 진작 일을 그만두지 않았냐’는 비난은 실상 가해자를 감싸는 질문이다. 오랜 시간 고통을 겪은 피해자가 이제 겨우 말문을 여는 것이고, 피해자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질문이다. 특히 두 번째 질문은 피해자가 하는 일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말이기도 하다. 모든 노동은 존중받아야 한다. 박 전 시장 사건은 ‘직장 내’ 성폭력 사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직장 내 성폭력은 여성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악화시키고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이 문제의 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지 않다. 업무상 위력을 행사해 피해자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하고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에게 온전히 그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 사건은 가해자의 ‘실수’가 아니다. 제대로 수사하고, 제대로 기소하고, 제대로 처벌해야 하는 ‘성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5sjin@seoul.co.kr
  • 서울시 합동조사단, 여성단체 참여 거부로 구성부터 ‘삐걱’

    서울시 합동조사단, 여성단체 참여 거부로 구성부터 ‘삐걱’

    강제 조사 권한 없어 ‘들러리’ 우려 기피여성변회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 시급” 사준모, 박원순 성추행 인권위 진정 취소 서울시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첫 단계인 ‘합동조사단’의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피해자 측 여성단체가 서울시의 조사 한계성을 내세우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동조사단에 여성단체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반쪽 조사단 구성’, ‘셀프 조사’ 논란이 재연될 수 있어서 서울시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시는 19일 합동조사단에 참여할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고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지원 여성단체에 3번째 공식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 성추행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려면 외부 전문가, 특히 피해자 측 여성단체의 참여가 필수”라면서 “이들 단체가 참여한다면 조사의 모든 권한을 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 15일과 16일 두 차례 해당 여성단체에 진상 규명을 위해 참여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지난 17일에는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이 여성단체를 방문했지만, 면담이 불발됐다. 서울시는 이번 사건 진상 조사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이들 단체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시는 조사위원 전부를 외부의 여성권익 전문가 3명과 인권 전문가 3명, 법률 전문가 3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여성권익 전문가는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에서 추천받을 방침이다. 피해자 측 여성단체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시가 조사단 참여를 요청하자 지난 17일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이번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없고 규명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참여를 거부했다. 이들은 강제 조사 권한이 없는 서울시의 조사위에 참여해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로부터 참여를 요청받은 한국여성변호사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서울시가 주관하지 않고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되는 것을 전제로 조사단의 일원으로 진상규명에 참여하고자 한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 사건 증거가 훼손되고 인멸된 위험이 있으므로 진상조사에 앞서 박 전 시장 휴대전화 3대에 대한 경찰의 영장 재신청과 서울시청 6층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단체 ‘사법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12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해 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던 사건을 취하했다. 사준모는 “피해자 측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며 필요시 인권위에 직접 진정을 제기하겠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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