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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A]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오해와 진실

    [Q&A]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오해와 진실

    대체복무 요양시설·재난 복구 유력국방부, 복무 기간 30~42개월 검토“올해 안에 합리적인 안 만들겠다”병역기피 판단할 기구 설치…악용 방지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처벌이 아닌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 준 것과 관련해 국방부는 29일 “올해 안에 합리적인 대체복무제 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의 개념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대체 복무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이 나오지 않아 각종 오해와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대체복무제가 어떤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지 궁금증들을 Q&A로 미리 짚어 본다. Q) 대체복무 기간은 얼마나 될까.A.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역과 보충역의 복무기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30개월(2년 6개월)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역병은 육군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이며, 보충역인 사회복무요원은 24개월, 산업기능요원은 34개월(현역)·26개월(보충역) 등이다. 공중보건의와 공익법무관의 복무 기간은 36개월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복무자와의 형평성과 복무 난이도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무 강도가 높을수록 기간이 짧아지고 약할수록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행 육군 복무 기간인 21개월의 ‘1.5~2배’(31.5~42개월)를 검토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체복무제 도입에 반대하는 사람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는 필수 조건이다. Q)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가리는 기준은 어떻게 될까.A. 병역을 거부할 만하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과거 활동 기록이 핵심이다. 대체복무가 병역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판정할 수 있는 절차나 기구를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종교적인 이유로 군 복무를 거부하는 사람은 자신의 신념을 입증할 수 있는 종교 활동 기록과 가족·종교인 등 주변인의 진술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Q) 비종교인도 ‘개인적 신념’으로 대체복무가 가능할까.A. 병역 기피 목적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으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판단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취지로, 종교적 신념의 유무를 판별해 복무 방향을 선별하겠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군은 폭력을 내면화하는 곳”이라며 병역을 거부해 재판을 받고 있는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처럼 자신이 ‘비폭력주의자’임을 증명할 수 있다면 대체복무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Q) 병역 기피자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지 않을까.A. 가능성은 있다. 과거 활동 기록만으로는 ‘선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양심의 자유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대체복무제를 만들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복무 기간을 늘리고 강도를 높여 기존 병역 의무자들이 ‘박탈감·상실감을 갖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Q) 대체복무는 어디서 하게 될까.A. 노인요양시설 등 사회복지 분야가 유력하다. 과거 국방부는 대체복무자의 근무지로 사회복지시설, 노인 요양시설, 정신병원, 재활병원 등을 검토한 적이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3건의 대체복무 관련 법안도 사회복지 분야를 복무지로 지정하고 있다. 이미 대체복무를 도입한 대만에서도 요양시설 중증장애인 간호 업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 밖에 인명을 구하는 119 구조·소방 업무에 대체복무자가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Q) ‘양심’의 의미는 무엇인가. 군 복무자는 비양심적인가.A. 헌법재판소는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일부 위헌 의견을 냈다. 이에 시민들은 헌법에서 말하는 ‘양심’의 개념이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법률상 양심의 자유란 사회에 통용되는 ‘옳고 그름’에 관한 의미와 달리 ‘신념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권리’를 뜻한다. 교도소의 사상범이 ‘양심수’라고 불리는 것과 같은 의미다. 이런 ‘양심’의 해석과 관련해 오해가 잇따르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다른 용어로 바꾸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시민단체들은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 등을 사용하려 했으나 사회적 동의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이미 해당 사안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용어로 굳어졌을 뿐만 아니라 헌법상 해당 권리를 ‘양심의 자유’라고 표기했기 때문에 다른 용어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Q) 양심적 병역거부는 ‘여호와의 증인’ 한 종교만의 문제인가.A. 역사상 최초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알려진 인물은 서기 295년 로마시대 누디미아(현 알제리 지역)에 당도한 로마군 징집에 거부한 개신교도 막시밀리아누스다. 초기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은 개신교나 퀘이커교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이후 1차 세계대전 시기 ‘평화주의자’나 ‘반전주의자’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반면 한국에선 지난 60년간 양심적 병역거부로 교도소에 다녀온 것으로 추산되는 1만 9000명 가운데 약 70여명만이 여호와의 증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한국전쟁을 겪었던 국내 정서상 ‘평화주의’가 서양보다 덜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평화’라는 가치가 확산함에 따라 점차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특정 종교를 초월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1호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알려진 오태양씨는 불교도로 “평화를 지향하는 종교적 신념 때문에 총을 들 수 없다”고 밝혔다. Q)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여성의 군 복무 문제도 논란이 되지 않을까.A.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논의는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만 했던 ‘남성징병제’와 관련돼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군 복무 이슈를 이번 사안의 연장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징병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상화 양성평등진흥원 정책실장은 “이번 사안은 군 복무에 관해 기존 법에 반했던 이들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논의”라면서 “여성의 군 복무는 ‘여성은 어떤 형태로 사회에 의무를 다하는 것이 맞는가’를 논하는 또 다른 사회적 담론이기 때문에 별개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재성 변호사는 “대체복무제가 마련되면 여성의 군 복무 문제로까지 논의가 확장될 수는 있겠지만, 시대적으로 군대의 효용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 징집의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면서 “장기적으로 양심적 병역 거부나 여성의 군 복무 문제를 넘어 군 복무 자체의 의미나 역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Q) 군 복무 강도에 상응하는 대체복무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A. 대만 등 대부분의 대체복무제 시행 국가에서는 군 복무와 대체복무의 등가성을 ‘복무 기간’으로 조정하고 있다. 현재 육·해·공군의 복무 기간이 각 군의 근무 여건 등 특성에 따라 다르다는 점과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합리적이고 타당한 대체복무 기간을 현 복무 기간의 1.5~2배 정도로 보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강서, 새달 양성평등 기념 행사

    서울 강서구는 다음달 1~7일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2018년 양성평등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4일엔 강서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양성평등 기념행사와 영화평론가 유지나 교수의 강연이 열린다. 유 교수는 ‘호모루덴스로 내 인생길 주인 되기’라는 주제로 영화 속에 비친 여성 역할에 대해 강의한다. 메가박스 화곡점에선 미군 달러가 지배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에서 살아온 세 여성의 삶을 다룬 다큐영화 ‘이태원’이 상영된다. 5일엔 강서평생학습관에서 지역 내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재취업 동기를 부여하는 교육과 임진모 음악평론가의 강연이 진행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이번 행사가 지역사회에 양성평등이 올바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홍준표 전 경남지사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 시민단체가 구덩이 파 매장

    홍준표 전 경남지사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 시민단체가 구덩이 파 매장

    홍준표(64)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로 있을 때 경남도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해 사과나무를 심으며 설치했던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이 28일 시민단체에 의해 매장 됐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본부는 이날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 정원 중앙에 설치돼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표지석을 철거한 뒤 표지석이 있던 앞쪽에 구덩이를 파 묻었다.시민단체 회원들이 표지석을 묻을 구덩이를 파는 것을 도 공무원들이 막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공무원들이 충돌을 우려해 끝까지 제지하지는 않았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본부는 깊이 1m쯤 판 구덩이에 표지석을 뒤짚어 쳐박아 넣고 흙으로 덮어 묻었다. 가로 90㎝, 세로 60㎝, 높이 10㎝쯤 크기 표지석에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 1일. 경남도지사 홍준표’라고 새겨져 있다.이 단체는 “홍준표 채무제로 달성은 무상급식 중단으로 아이들 밥값을 빼앗고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폐쇄, 시·군 보조금 삭감, 성평등 기금 및 환경보존기금을 비롯해 도민의 복지와 경남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기금 등을 전용해서 만든 채무제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홍준표의 채무제로 기념 표지석이 영원히 햇빛을 보지 못하도록 땅속에 파묻었다”면서 “두번 다시 홍준표와 같은 정치인이 경남도를 넘보지 못하게 할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홍 전 지사는 채무제로 기념으로 2016년 6월 1일 사과나무를 심었으나 말라죽어 주목으로 바꿔 심었다. 첫번째 주목에 이어 두번째 심은 주목도 말라죽어 도는 27일 굴착기를 동원해 고사한 주목을 뽑아내 폐기처분했다. 도는 기념식수 장소가 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채무제로 기념나무는 더 이상 심지 않기로 했다. 기념나무 앞에 설치돼 있던 기념식수 표지석은 그 자체로 역사·상징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그자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본부는 도가 죽은 나무만 뽑고 채무제로 기념 표지석은 그대로 두는 것은 마치 불법 건축물을 철거하면서 문패달린 대문은 그대로 둔 것과 마찬가지여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날 철거를 강행했다. 경남도는 땅에 묻힌 표지석을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남녀 임금격차 7년 새 7.2%P 감소

    남녀 임금격차 7년 새 7.2%P 감소

    비정규직·중상위 임금노동자는 각각 20%대·35% 수준 제자리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다음달 1~7일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성별 임금격차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시간당 평균 성별 임금격차가 30.7%로 2010년(37.9%)보다 7.2% 포인트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를 진행한 정성미 부연구위원은 성별 임금격차가 줄어든 원인으로 35~44세 성별 임금격차 감소와 하위 임금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을 꼽았다. 여성의 경력단절 영향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35~44세 성별 임금격차는 2010년까지 4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25.5%까지 줄었다.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하위 임금 근로자의 성별 임금격차도 2010년 20.8%에서 지난해 12.6%로 8.2%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비정규직이나 중상위 임금 노동자의 성별 임금격차는 제자리걸음이다. 비정규직은 2008년 이후 임금격차가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성별 임금격차가 35%를 상회하는 중상위 임금 노동자 또한 2012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신상진 의원 ‘여성정치발전인상’ 수상

    신상진 의원 ‘여성정치발전인상’ 수상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성남 중원)은 27일 여성의 권익향상과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의정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여성유권자연맹으로부터 ‘여성정치발전인상’을 수상했다. 신 의원은 우월적 지위·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서 강력 처벌하고, 특히 공직자에 대해서는 임용결격 사유에 포함하는 내용의 ‘형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국가공무원법‘ 등 8건의 개정안을 대표발의 하여 법적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이다. 신 의원은 “우리 사회가 여성의 권익신장과 양성평등 확립, 정치참여의 확대에 대해서 끊임없이 외쳐 왔지만 예방·근절되기 보다는 권력형 성추문과 여성을 특정으로 한 강력범죄 뉴스가 계속 보도되고 있는 것이 현실” 이라면서 “여성이 안심하고 마음껏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입법을 통해 제도를 보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여성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성별 임금격차 줄었지만..비정규직,중상위 임금불평등은 여전

    성별 임금격차 줄었지만..비정규직,중상위 임금불평등은 여전

    성별임금격차 8년새 큰 폭으로 개선비정규직, 중상위 임금노동자 변화 폭 미미OECD 31개국 중 성별임금격차 꼴찌지난 8년간 성별에 따른 전반적인 임금 격차는 줄었지만 비정규직이나 중상위 임금노동자의 성별 간 임금 격차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2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다음달 1~7일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성별임금격차에 대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시간당 평균 성별임금격차는 30.7%로 2010년 37.9%에 비해 7.2%포인트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와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연구를 진행한 정성미 부연구위원은 성별임금격차가 줄어든 원인으로 35~54세 성별임금격차 감소와 하위 임금근로자의 실질임금상승을 꼽았다. 여성의 경력단절 영향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35~44세 성별임금격차는 2010년까지 4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25.5%까지 줄었다.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45~54세도 2007년 53.8%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1.8%를 기록했다. 아울러 임금수준이 가장 낮은 하위 임금근로자층의 실질임금상승이 이뤄져 성별임금격차가 2010년 20.8%에서 지난해 12.6%로 8.2%포인트 감소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 핵심 연령층과 정규직 중심으로 성별임금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출산기피, 만혼, 일가정 양립지원제도 등으로 직장을 꾸준히 다니는 여성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반면 비정규직이나 중상위 임금노동자처럼 성별임금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영역도 있다. 성별임금격차 자체는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높지만, 감소폭에선 크게 차이가 난다. 정규직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4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30%로 줄어든데 반해 비정규직은 2008년 이후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별임금격차가 35%를 상회하는 중상위 임금노동자 또한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격차가 완만하게 감소했으나 이후부터 지난해까지는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학력 수준에서 고졸 이하를 제외한 전문대졸과 대졸 이상의 임금불평등도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하위 분위의 임금개선으로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크게 줄었을뿐만 아니라 여성 내 임금 불평등이 일부 개선됐다”면서 “그러나 여성 전반에 해당하는 결과는 아니며 경력단절, 유리천장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선행되어야 여성 전반의 불평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별임금격차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선 우리나라의 임금격차가 가장 크다. 2016년 기준 OECD 성별임금격차 평균치는 중위값 기준으로 14.1%였다. 같은해 한국의 평균치는 36.7%로 31개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단독] ‘선녀와 나무꾼’ 누가 나쁠까… 성평등 교실, 아이들이 달라졌다

    [단독] ‘선녀와 나무꾼’ 누가 나쁠까… 성평등 교실, 아이들이 달라졌다

    나쁜 행동 알려준 사슴이라 답해 한학기 교육에도 아이들 큰 변화 ‘힘센 여자·우는 남자’도 안 놀려 보수단체 신상털기에 속앓이도설화 ‘선녀와 나무꾼’에서 가장 나쁜 행동을 한 인물은 누구일까. 한 학기 동안 성평등 교육을 받은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에게서 가장 먼저 나온 대답은 바로 ‘사슴’이었다. “나무꾼이 선녀에게 한 나쁜 행동들을 알려 준 게 사슴이기 때문”이란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초등성평등연구회 소속 김영선(30·여) 교사는 “선녀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나무꾼’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어른들보다도 앞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짧다면 짧은 한 한기 동안 성평등 교육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를 보여 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6년째 초등교사로 재직 중인 김 교사는 올 초부터 다양한 교과목을 통해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조차 성역할의 고정관념이나 여성 혐오, 성 상품화 등 셀 수 없이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데서 문제 의식을 느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일본 음란물에 나오는 ‘앙 기모띠’(‘기분이 좋다’는 일본어 ‘기모치 이이’에서 유래)라는 말을 친구나 교사에게 하는 건 예삿일”이라면서 “저학년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를 화장실에 데려가 동전을 주며 “네 소중한 곳을 보여 줘”라고 말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나 정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올 초 ‘초·중·고에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 교사는 “‘정부는 공교육 내에 체계적인 성평등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지만 지난 4개월간 현장의 목소리를 듣거나 실태를 조사하는 기본적인 일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사이 김 교사로부터 성평등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힘센 여자 아이’나 ‘우는 남학생’을 더는 놀리지 않는다. 성별이라는 틀 안에서 상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서다. 여성 혐오가 담긴 욕설이나 단어도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면 아이들도 이를 이해하고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학부모들 또한 지지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김 교사는 “숙제로 내준 ‘우리 가족 인권선언문’을 작성하던 한 학부모로부터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고정관념들과 우리 가족 개개인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평등 교육을 하는 교사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된다. 지난해 서울의 한 초등교사는 페미니즘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신상이 공개돼 특정 커뮤니티 회원들과 보수 학부모 단체로부터 갖은 욕설과 비방을 들어야 했다. 김 교사가 소속된 초등성평등연구회에 소속된 교사는 20여명이지만 이 중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교사가 소수인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지난 1월 ‘이돈명인권상’을 받고도 기념사진조차 남기지 못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좋은 기술보다 좋은 사람 많아야 좋은 회사…이윤보다 윤리가 200년 기업 만들어”

    “좋은 기술보다 좋은 사람 많아야 좋은 회사…이윤보다 윤리가 200년 기업 만들어”

    “우리 기업의 최고 목표이자 우선순위는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입니다.” 에티스피어 재단이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으로 8년 연속 선정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릭 리제 글로벌 마케팅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31일 방한 중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기업철학을 이렇게 강조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프랑스에서 설립돼 182년의 역사를 가진 에너지 관리, 공정 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세계 UPS(무정전 전원공급장치) 시장 점유율이 40%에 이르는 회사이자 에너지 빈곤층 지원, 양성평등 직장문화 등 장기간에 걸친 사회공헌 노력이 두루 인정받고 있다. 리제 부사장은 2008년부터 5년간 한국지사장으로 거주해 우리 기업 사정에도 어느 정도 밝은 편이다. 그는 “기업이 좋은 평판을 구축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만 윤리적 측면에서 단 한번만 실수해도 평판이 바로 무너져 내린다”면서 “그런 리스크를 뒤집어쓰는 기업은 한마디로 어리석다”고 단언했다. 또 “한국 기업이 글로벌 평판에 비해 자국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도 아쉬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의 비결은 무엇인가. -‘책임의 원칙’이라는 사내 글로벌 프로그램이 있다. 전 직원에게 부패방지법, 공정무역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동시에 인재 채용 시 성별, 종교, 성적 성향을 따지지 않는다. 특히 2020년까지 직원의 85%에 이르는 100개국에서 성차별 없는 ‘임금 평등 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기업에 대해 소비자들은 좋은 이미지와 나쁜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 -소비자 시각은 얼마나 좋은 ‘기업 시민’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기업인 동시에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또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시민’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11월 회사가 전 세계 지사에서 시작한 ‘패밀리 리브 정책’은 무엇인가. -직원 개인별로 생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유급 휴가를 보장해 준다. 예컨대 한국 지사 직원이 부친상을 당하면, 법정휴가 외에 추가로 가족휴가를 며칠 더 준다. 전 세계 16만 직원에게 공통의 가족정책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다. 기업은 글로벌 시민으로서 전체 인류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가 스스로 좋은 회사라고 자부하는 이유는 ‘좋은 기술·투자’보다 ‘좋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윤리 경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가장 근간은 컴플라이언스, 즉 ‘규제 준수’다. 우리가 진출하는 국가들마다 회계·세금·환경 유해 기준이 모두 다른데 이를 지켜야 한다. 또 대기업은 자신보다 작은 규모의 납품회사, 중소기업의 혁신을 도와야 한다. 작은 기업들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고 대학·연구기관과도 협업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 →기업이 굳이 왜 ‘착한 경영’을 해야 할까. -우리는 약 200년 역사를 가졌지만) 앞으로 200년은 더 존속하는 기업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에서 ‘슈나이더가 탈세했다. 전기 표준 규정을 안 지켰다’는 뉴스가 뜨면 시장에서 바로 쫓겨날 수 있다. 브랜드 평판도 떨어진다. 한국 국민들은 우리를 나쁜 외국회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윤과 윤리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되냐고 묻는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무조건 ‘윤리’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지만 기업윤리에 대한 국민 평가는 낮은 편이다. -소속 직원과 납품업체, 중소기업,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한국 대기업의 국제적인 평판과 이미지는 매우 좋다.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이 그렇고, 현대도 마찬가지다. 한국 국민들이 때로는 자국 기업을 너무 호되게 평가하는 것 같다. 물론 경영 부패, 정경유착은 철퇴를 맞아야 하지만 직원들의 혁신·창의력으로 거둔 성공은 후하게 평가해야 한다. →한국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조언을 한다면. -업스킬, 즉 대학·연구기관 지원, 직원 능력 개발 분야는 잘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 쪽은 아쉽다. 미세먼지 등 한국의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 친환경 도시 인프라 구축, 재활용 프로그램 등에 더 기여할 수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부 ‘몰카 전면전’… 공중화장실 5만곳 상시 점검

    물통형·단추형 등 변형카메라 등록제 탐지장비 구입 특별교부세 50억 지원 정부가 ‘몰카(불법 촬영)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화장실 몰카’를 뿌리뽑고자 전국 공중화장실 5만여곳을 상시 점검하고 음란물 유포자 단속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 교육부, 법무부, 경찰청은 15일 이런 내용의 ‘불법 촬영 범죄 근절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공중화장실 몰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경찰서, 공공기관, 여성단체 등이 참여하는 ‘불법 촬영 카메라 합동점검반’이 꾸려진다. 인구 밀집 지역의 화장실은 주 1회 이상, 그 밖의 지역은 자체적으로 주기를 정해 점검한다. 합동 점검반이 순회하는 화장실에는 ‘여성안심화장실’ 스티커를 부착한다. 정부는 탐지 장비 구입에 특별교부세 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초·중·고교에서도 불법 촬영 카메라 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청별로 탐지 장비를 보급하고 예방 교육을 강화한다. 몰카 촬영물 유포 단속도 강화한다. 사이버 수사 인력 1200여명을 활용해 불법 촬영물 공급자를 단속한다. 시민단체와 사이버유해정보 신고단체 ‘누리캅스’ 등이 신고한 사건을 우선 수사해 음란사이트 운영자, 웹하드 헤비 업로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습 유포자 중심으로 단속에 나선다. 피해 영상물이 확인되면 경찰청과 여가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스템과 연계해 신속하게 삭제하고 차단한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오는 10월까지 음란물 유포자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음란물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물통형 카메라와 단추형 카메라, 안경형 카메라 등 누구나 손쉽게 구입해 불법 촬영에 쓸 수 있는 ‘변형 카메라’에 대한 등록제를 도입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불법 영상 실시간 차단 기술도 개발한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범죄 행위를 신속하게 수사해 피해자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불법 촬영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로 고통받는 분들과 ‘나 자신도 이런 끔찍한 범죄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국민들 앞에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 “일상의 성평등을 위해 하루빨리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2695명… 9급 여성 합격자 수 최고

    2695명… 9급 여성 합격자 수 최고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서 여성 합격자 수가 1996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14일 인사혁신처는 2018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최종합격자 5002명을 확정하고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gosi.kr)에 합격자 명단을 공개했다. 합격자 가운데 여성은 2695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53.9%를 차지했다. 지난 4월 7일 치러진 필기시험의 여성합격자 비율은 53.2%였으나 더 많은 여성이 면접의 문턱을 넘은 셈이다. 2014년 이후 지난해(48.4%)를 제외하면 국가직 9급 공채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남성 합격자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여성합격자 비율이 가장 높았던 건 2016년으로 54.5%(2281명)였다. 최종합격자 평균 연령은 28.3세로 지난해(28.1세)와 비슷했다. 연령대별로는 25~29세가 53.1%(2656명)로 가장 많았다. 30~39세 25.3%(1266명), 21~24세 17.3%(864명), 40세 이상이 3.9%(193명)로 뒤따랐다. 최고령 합격자는 57세(1961년생), 최연소 합격자는 18세(2000년생)였다. 한 성의 비율이 너무 낮으면 추가로 뽑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 규정으로 출입국관리와 토목에서 모두 46명(남성 34명, 여성 12명)이 추가로 합격했다. 이번 9급 공채는 일반행정, 일반기계 등 106개 모집 단위별로 시행됐으며 20만 2978명이 원서를 냈다. 실제 시험을 치른 인원은 15만 5298명으로 응시인원 기준 평균 경쟁률은 31대1을 기록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6874명으로 평균 면접 경쟁률은 1.3대1이었다. 한편 공채에 앞서 ‘직업상담사 자격증’에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해 논란이 됐던 고용노동·직업상담 직류는 전체 합격 인원 637명 가운데 자격증 소지자가 47명(7.4%)에 그쳤다. 최종합격자는 15~18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반드시 채용후보자 등록을 해야 한다. 미등록자는 임용 포기자로 간주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함께 화내지 않은 대가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함께 화내지 않은 대가

    기자 생활 10년 가운데 절반을 국회에서 보냈다. 국회 취재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자 불만이 있다. ‘성폭력 관련 사안이 벌어졌을 때 카메라 앞에서 분노하는 것은 왜 꼭 여성 의원뿐인가.’ 2010년 12월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자연산’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 선 것은 민주당 여성 의원뿐이었다. 2016년 10월 당시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국정감사 중 동료 의원을 향해 “왜 웃느냐. 내가 그렇게 좋아?”라며 희롱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는 또 어땠나. 자유한국당 여성 의원 6명만 마이크 앞에 섰다. 정치권은 폭풍처럼 몰아친 ‘미투’(Me too)의 물결을 응원한다면서도, 정작 국회에서 꾸려진 서지현 검사 지지 모임에는 여성 의원만 참여했다. 국회가 구성될 때마다 IT, 과학, 주택, 의료, 노동 등 각 분야의 여성 전문가들이 원내에 들어왔다. 여성 의원이 내놓은 법안이나 정책도 남녀를 가리지 않는 성(性)중립적인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성폭력 문제에선 늘 성별이 나뉘었다. 현재 국회의원 288명 가운데 여성 의원은 51명이다. 이들은 국회에 들어오기 전까지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히면서도 조직 내에선 늘 소수자였을 것이다. 이 때문에 똘똘 뭉쳐야만 조직과 사회가 약간의 관심이라도 가진다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반면 남성 의원들에겐 ‘그런’ 일들에 무관심해도 지장이 없던, 오히려 나서 봤자 피곤해지는 경험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된 여성들의 목소리에 남성 의원들이 끼지 않으면서 모든 ‘그런’ 일은 그저 여성만의 것이 돼 버렸다. ‘그런’ 일은 여성만 겪고 여성만 화를 내는 일이라는 것을 국회가 가장 극명하게 보여 준 것이다. 아무리 ‘미투’를 지지한다고 외치고 그럴듯한 성폭력 관련 법안을 냈다고 해도 성폭력 혐의로 퇴출되는 동료까지 감싸는 남성 의원들의 모습에선 그 어떤 진정성도 찾기 어려웠다. 의원들이 자기들 둥지 안에서 벌어진 성폭력을 딱 그 정도 거리에서만 지켜보는데, 어느 조직에서 성폭력 사건에 남녀 할 것 없이 나서 주길 바라겠나. 집으로 향하는 캄캄한 골목길에서 험한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불안함과 배설의 현장에서까지 천장과 문에 뚫린 구멍을 째려봐야 하는 찝찝함을 공감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의 아내이거나 딸이 느끼는 불편함과 공포를 해결하려는 노력에는 공감해야 줘야 금배지 값을 하는 것 아닐까. 미투 운동이 안타깝게도 성평등이 아닌 성대결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그동안 쌓인 불편과 두려움을 쏟아낸 여성을 향해 남성은 자신을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거냐며 반발하고 있다. 홍대 몰카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여성의 분노와 상의를 벗어던지면서까지 터뜨린 격한 외침에 오히려 더 많은 남성들이 여성 혐오로 화답하고 있다. ‘굳이 왜 저렇게까지?’라는 남성의 의아함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토록 격하게 조직된 여성들의 목소리에는 그동안 함께 분노하지 않았던 남성들에 대한 원망이 더해져 있는 건 아닐까?
  •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저출산 늪에서 벗어나려면… ‘내 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인식 필요”

    [독박육아·저출산의 대안-공동육아] “저출산 늪에서 벗어나려면… ‘내 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인식 필요”

    “독박육아라는 말이 여성들에게 결혼이나 출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건 사실이죠. ‘부부가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성평등 의식은 확산되고 있는데 정책이나 제도가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라고 봐요.”●“육아 부담 이웃·사회가 분담해야”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육아정책연구소에서 만난 백선희 소장은 출산과 육아를 꺼리는 사회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초저출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저출산은 한 여성이 가임기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1.3명 아래로 떨어졌을 때를 의미한다. 일본은 3년, 독일은 4년 만에 이 시기를 극복했지만 한국은 지난 18년 동안 이 기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백 소장은 저출산을 해결하려면 육아 부담을 부부가 함께 나누고 나아가 내 이웃과 지역, 사회가 분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기업이 우선 장시간 근무를 줄이고 육아 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내 분위기를 바꿔 일·가정 양립을 해치는 직장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소장은 “다음달 도입되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장시간의 노동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그에 따라 줄어든 시간 외 수당 등이 임금으로 보전되지 않으면 아이를 낳고 기르기 어려운 상황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 이웃과 함께 육아를 분담한다는 말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끼리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이 육아의 부담을 나누어야 한다는 말이다. 백 소장은 “미혼이나 비혼 등 자신의 결정에 따라 아이를 낳지 않을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면서 “다만 젊은 세대가 노인 세대를 부양하는 사회보장제도의 특성상 내가 아이를 낳지 않았어도 내가 받는 연금은 ‘누군가의 아이’가 낸 세금에서 나온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사회 구성원에겐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라고 생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마을이나 지역은 아이들의 동선을 고려해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육아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복한 육아 위한 정책 마련 시급” 백 소장은 “저출산 문제는 사회·경제적 문제가 함께 엮여 있어 지금보다 살기 좋은 사회가 이뤄진다면 해결될 부문도 있다”면서 “다만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내놓는 건 정부의 몫이어서 모든 국민이 ‘저출산을 어떻게 해결하지’라고 고민하기보다 행복한 육아에 집중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여성 경찰청장·검찰총장 임명을”… 더 커진 ‘성차별 수사 규탄’ 목소리

    “여성 경찰청장·검찰총장 임명을”… 더 커진 ‘성차별 수사 규탄’ 목소리

    경찰 규탄 넘어 제도적 해결 촉구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을 여성으로 임명하라.”수사 당국이 ‘남성 편파적인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분노를 표출하는 여성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인터넷 여성 전용 카페인 ‘불편한 용기’ 회원과 여대생 등 1만 5000여명(주최 측 추산 2만 2000명)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혜화역 인근)에서 ‘불법 촬영 편파 수사 규탄 2차 시위’를 개최했다. 경찰 추산 1만여명이 모였던 지난달 19일 1차 시위 때보다 참가자가 더 늘어났다. 오로지 여성들만 참여한 집회·시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참가자들은 ‘여성 유죄, 남성 무죄’,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너희의 야동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경찰의 성차별 수사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붉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들은 “경찰이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나체 사진 유출사건의 피의자가 여성이어서 신속하게 수사를 했고,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 사건과 잇단 몰래카메라 범죄의 피의자가 남성이어서 수사와 처벌이 미미하다”고 주장하며 거리로 나왔다. 이날 2차 시위에서는 “경찰의 채용 비율을 여성 90%, 남성 10%로 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경찰의 편파 수사를 타깃으로 했던 1차 시위에서 더 나아가 정부의 제도적 해결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시위의 열기도 더욱 뜨거워졌다. 참가자들은 화장실 몰카 범죄 상황을 설정한 뒤 피해자의 성별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꾸는 ‘몰카 미러링’ 퍼포먼스를 했고, 6명의 삭발식도 진행됐다.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경찰과 검찰 조직 내에서 이뤄지는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대한 강한 문제제기”라고 분석한 뒤 “단순히 보여 주기식으로 여성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약속보다는 여성에게 실질적인 대표성을 부여하고 정치적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성평등 사회를 향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스페인 새 내각 여성 장관이 65% ‘파격’

    스페인 새 내각 여성 장관이 65% ‘파격’

    ‘키맨’ 부총리·경제·재무장관 3명 모두 여성·친EU 성향 인물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신임 총리의 사회당 정부가 내각의 65%를 여성으로 발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성 각료 비율이 62.5%로 가장 높았던 핀란드의 기록이 깨졌다. 전체 각료 17명 중 여성이 11명인 데다 친(親)유럽연합(EU) 인물들이 대거 포진한 점도 인선 특징이다. 산체스 총리는 6일(현지시간) “평등 사회를 위한 정부”라며 “EU는 우리의 새로운 고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내각은 1975년 스페인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BBC는 이날 새 정부의 ‘키맨’(핵심 인물)으로 경제부 장관에 지명된 나디아 칼비노 현 EU 집행위원회의 예산담당 총국장(차관급), 전 문화부 장관을 지낸 부총리 겸 양성평등부 장관 지명자 카르멘 칼보, 전 안달루시아주 국무위원인 마리아 헤수스 몬테로 재무장관 내정자 3명을 꼽았다. 모두 여성이고 친EU 성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유럽의회 의장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 호세프 보렐과 동성애자이자 성소수자(LGBT) 활동가인 판사 출신 페르난도 그란데 말라스카가 각각 외무장관과 내무장관에 올랐다. 이 밖에 국방, 교육, 법무, 노동, 환경 등 장관직도 여성 인사가 거머쥐었다. 남성 각료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은 엔지니어 출신이자 스페인 최초의 우주인인 페드로 두케다. 과학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스페인 왕립 엘카노연구소의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이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이번 내각보다 더 친EU 성향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산체스 총리가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프랑켄슈타인(괴물) 정부가 들어설 것이란 우려를 떨치기 위한 팀을 골랐다”고 평했다. 앞서 정적인 국민당은 집권을 위해 세를 규합한 사회당 정부를 프랑켄슈타인에 빗대며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새 정부와 가까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새 정부가) 독일보단 프랑스 라인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EU 경제 통합 심화, 유로존 공동재무장관 창설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생각나눔] 안 꾸밀 권리 ‘탈코르셋’… 성평등 운동 기폭제 될까

    [생각나눔] 안 꾸밀 권리 ‘탈코르셋’… 성평등 운동 기폭제 될까

    최근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탈코르셋 인증’이 유행하고 있다. 긴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화장품을 버리는 사진을 올리는 식이다. 여성에 대한 고정화된 사회적 시선에서 탈피하겠다는 시도다. 성평등 운동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탈코르셋 운동이란 보정 속옷을 뜻하는 코르셋을 벗어버린다는 의미로, 화장·브래지어 착용 등 여성에게 당연시되던 외모 관리를 줄이는 실천을 뜻한다.최근 화장품을 부순 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김혜원(21)씨는 7일 “탈코르셋을 인증하니 어떤 사회적 족쇄가 풀리는 기분이 들었고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됐다”면서 “내 삶과 시간을 더 즐기게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대학생 조소현(21)씨는 “하루에 화장하는 시간을 20분으로 계산하면 1년이면 4일이 넘는 시간”이라면서 “꾸밀 권리뿐만 아니라 꾸미지 않을 권리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닉네임 ‘한국여자’로 활동하는 유튜버 차지원(24)씨의 ‘한국여자의 하루 탈코르셋’ 영상은 24만뷰를 초과했다. 이 영상에서 차씨는 1시간 이상 걸리던 꾸밈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하루 일과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 준다. 차씨는 “다른 사람의 시선, 남성적 시선에서만 벗어나도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많이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장법을 알려 주는 영상을 올리던 뷰티 유튜버 ‘우뇌’도 “더이상 메이크업 영상을 올리지 않겠다”며 ‘탈코르셋’을 선언했다. 탈코르셋을 결심하게 되는 순간도 다양하다. 대학생 조씨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화장을 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원치 않는 화장 강요에 분노를 느낀 조씨는 일을 그만두고 말았다. 대학생 고예리(20)씨는 교회에서 만난 여중생들이 자신의 화장에 대해 ‘품평회’를 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탈코르셋 운동을 시작했다. 화장이 여성만의 전유물로 인식되며 어린 여중생들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탈코르셋 운동은 남성 중심적 사회 속 차별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저항으로 인식된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취지와도 맥이 닿아 있다. 김은실 이화여대 교수는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시장 권력에 대한 젊은이들의 저항이자 남녀 주체의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여자다워야 한다는 억압에 대해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욕구의 표현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만만찮다.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기에는 현실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것이다. 안현진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는 “탈코르셋 운동을 하는 데 있어서 여전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서 “직제·복장 규정 등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와 관련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장 거부와 짧은 머리 등 단순한 ‘여성의 남성화’만이 탈코르셋의 본질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장은 “한 가지 여성적 특징만을 놓고 ‘여성적’이라 말하는 것은 과거지향적인 발상”이라면서 “개인 표현의 자유를 가부장제의 한 방향으로 해석하거나 생각의 선택지를 좁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여기는 중국] 지하철 여성전용칸 이어 여성전용 수영장 레인 등장

    중국에서 여성들만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레인이 등장해 논쟁이 일고있다. 4일 중국신문망 영문판(ECNS)에 따르면, 광동성 광저우에 있는 씨자오 수영장이 수영 초보 여성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여성 전용 레인을 만들었다. 여성들은 수영장 내 모든 레인을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성인 남성과 청소년은 여성 전용 레인에서 수영이 일절 금지된다. 여성 전용 레인의 수는 수영장에 오는 여성들의 비율을 근거로 주어진다. 여성을 우선시하는 이번 결정은 지난해 광저우시가 운영하기 시작한 ‘지하철 여성 전용칸’과 유사한 성격의 것으로, 일부 여성들의 불만이 반영됐다. 수영장 관리자 황 지아룬은 “일부 여성들이 종종 자신보다 더 빨리 수영하는 남성들에게 걷어차이거나 수영장이 매우 붐빌 때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꺼려진다고 말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여성 전용 레인은 해당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한 여성은 “난 빠른 편이 아니라서 내 뒤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의 속도를 늦추게 했다. 그래서 이 조치가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반면 온라인상에서는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여성 전용 레인이 공정한가에 대해 반박이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수영을 빠르게 하는 남성들을 위해서도 별도의 레인이 있어야 한다”라거나 “여성 전용레인은 성차별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정현백 여가부 장관 “몰카 범죄, 한 사람 영혼 파괴하는 것”

    정현백 여가부 장관 “몰카 범죄, 한 사람 영혼 파괴하는 것”

    “방심위, 신고된 300여건 삭제 가해자 엄벌·2차 피해 없애야 미투 이전과 다른 사회로 발전”“가해자를 엄벌하고 2차 피해를 없애지 않으면 ‘직장 내 성폭력’은 반복될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폭로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이전과 전혀 다른 사회로 나가려면 우리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합니다.” 4일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에서 열린 서울여성국제영화제 ‘위드유’(#With You)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미투 운동의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날 정 장관을 포함한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원미경 ‘법무법인 원’ 변호사, 신희주 여성문화예술연합 감독, 배우 이영진 등은 토크 콘서트에 앞서 직장 내 성폭력을 다룬 영화 ‘아니타 힐’(감독 프리다 리 모크)을 함께 관람했다. 권 활동가는 “성차별적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2차 피해를 막으려면 독립적인 여성들의 연대, 그리고 여론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나아가 성희롱·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선 유럽처럼 노조를 강화하거나 북미처럼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장관은 “미투 운동으로 대중의 요구도 늘었지만 제도나 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가부를 비롯한 정부를 믿고 도움을 요청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불법 촬영물(몰카)은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최근 여가부로 300여건의 신고가 들어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삭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영화 ‘아니타 힐’은 직장 내 성폭력이란 개념조차 생소하던 1991년 미국 연방대법관 인준 청문회에서 대법관 후보이자 자신의 상사였던 클래런스 토머스의 성희롱을 고발한 변호사 아니타 힐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힐의 증언은 미국 페미니즘과 시민권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힐은 현재 할리우드의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폭로 후 ‘할리우드 성폭력 척결과 직장 성평등 진작을 위한 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 사진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중앙대 총학생회 ‘성폭력 의혹 교수’ 파면 요구

    중앙대 총학생회 ‘성폭력 의혹 교수’ 파면 요구

    중앙대 아시아문화학부 K교수의 학생 성폭력과 연구비 횡령 의혹이 제기돼 중앙대 총학생회와 총학생회 산하 성평등위원회가 4일 해당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대학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본부는 교내 인권센터의 파면 권고에 따라 권력형 성폭력과 인권침해를 저지른 K 교수를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K 교수가 2012년 대학원생이던 A(여)씨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고, 차 안에서도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했다”면서 “K 교수가 ‘내가 너 많이 아끼는 거 알지’라고 말하며 강제로 포옹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또 다른 대학원생은 K 교수가 ‘왜 너는 나한테 뽀뽀 안 해줘’라고 말하면서 성추행을 시도했다고 전했다”며 “2009년부터 수년간 제자들을 성추행했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K 교수는 모든 연구 지원금을 하나의 통장에 받도록 한 뒤 일부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연구비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중앙대 교내 인권센터는 K 교수의 성폭력 의혹을 조사한 뒤 대학본부에 그를 파면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또 연구비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대학이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주민·양성평등 가까이서 배워…일·가정 분리된 근무여건 부러워

    이주민·양성평등 가까이서 배워…일·가정 분리된 근무여건 부러워

    “전쟁이나 자연재해, 기후변화 등으로 이주민이 된 사람들은 전 세계 인구의 3.4%(2억 5800만명)입니다. 이들은 세계 총생산의 9.4%를 생산하고 있죠. 유엔은 이주민이 장기적으로는 인류 번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2016년 말부터 미국 뉴욕의 유엔여성기구에서 일하는 채명숙 여성가족부 서기관은 국제이주민협정과 인신매매 근절, 양성 평등 강화를 맡고 있다. 유엔과 개별 국가의 정책들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는 셈이다. ●유엔 고위직급 44개 중 절반 여성 임용 채 서기관은 국제이주민협정에 대한 국가 간 협상을 거듭할수록 우리 정부를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 ‘양성평등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양성평등 의제는 ‘크로스커팅 이슈’(Cross-Cutting Issue·전 분야에서 공통으로 고려해야 하는 과제)로 확실히 자리잡았다”면서 “유엔여성기구뿐 아니라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엔국제아동구호기금(UNICEF) 등 많은 유엔기구에서 핵심 업무로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올해 고위직급 44개 중 절반을 여성으로 임용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유엔사무총장의 정책특보(사무차장급) 때 추진했던 것으로 2030년까지 모든 직급에 남녀를 동수로 임용할 계획이다. ●화상회의·재택근무 활발… 육아 용이 채 서기관이 이곳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무 여건이다. 유엔여성기구의 모든 직원은 사무실 컴퓨터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노트북을 받아 언제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다. 꼭 제공된 노트북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계정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대신 보안 교육을 철저히 받는다. 화상 회의도 활발해 재택 근무 중인 직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채 서기관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육아나 자기 계발 등을 이유로 주1일 재택 근무를 하거나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어학 수업 무료… 시험 결과로 인센티브 유엔에서는 어학 능력이 업무 효율성과 직결되는 만큼 직원들의 어학능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유엔본부 내 어학센터에서는 6개의 유엔 공식 언어에 대한 수업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어학검정시험 결과를 인센티브로 반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좋은 근무 환경 등으로 최근 유엔여성기구에서 초급 직급(P1-P2) 1명을 모집하는 데 평균 500여명이 몰렸다. 채 서기관은 “공직 사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수행하며 경력 직급(P3-P5)으로 유엔에서 근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돌아보면 20년 전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유엔에서 한 번쯤 근무를 해 보고 싶었다. 그때 유엔 취업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거기엔 이런 말이 있었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유엔에서 근무하는 날이 온다’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업무 차별에 뿔난 여성 경찰관...“여경이라는 표현도 성차별”

    업무 차별에 뿔난 여성 경찰관...“여경이라는 표현도 성차별”

    “필요할 때만 찾지 말라. 우리는 땜빵이 아니다.”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급증하면서 피해자 보호 업무 등 여성 경찰관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밀려드는 업무에 견줘 턱없이 모자란 인력 탓에 여성 경찰관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폭력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서 내 여성청소년과 소속 여성 경찰관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여성과 관련된 모든 사건에 자신들을 동원하려고 한다는 것이다.28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 여성 경찰관이 최근 경찰 내부 게시판인 현장활력소에 올린 ‘여청과는 호구입니까’란 제목의 글이 경찰관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조회 수는 3만 7000건이 넘었고 댓글도 450개 이상 달렸다. 여청수사팀에서 4년째 근무 중이라고 밝힌 이 경찰관은 “가정폭력, 아동학대, 노인학대, 성폭력, 학교폭력, 신상정보관리, 실종업무까지 어느 것 하나 예민하지 않은 사안이 없고 날마다 떨어지는 112 신고 대부분을 여청과 특히 여청수사팀에서 맡고 있다”면서 “최근 한창 민감한 데이트폭력과 스토킹까지 ‘젠더폭력’으로 묶어서 (형사과에서) 여청과로 넘어온다는 계획을 듣고 여청과 너네가 죽어라 하는 것처럼 들렸다”고 적었다. 이어 “현재 여경 비율이 10%가 넘었는데도 형사당직, 강력팀, 교통사고 조사에는 여경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필요시에만 여청수사팀 여경을 찾는다”고 썼다. 이 글이 올라오자 다른 여성 경찰관들도 “당직 근무 중 관련자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청 소관 업무가 아닌데도 현장에 출동하는 일이 종종 있다”, “여경은 서로 안 받으려고 하면서 여경이 필요할 때면 여경 찾아 일 시킨다”는 등 그동안 참았던 불만을 터뜨렸다. 내부 반응이 거세자 경찰청 성폭력대책과에서는 “데이트폭력 수사의 여청과 이관은 검토된 바 없다. 여청수사팀 인력 증원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해명성 답글을 올렸다. 그런데 “답글이 성의가 없다”며 일선 경찰관들의 분노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에 여청수사팀 인력 증원을 요구했지만 단 한 명도 배정받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재차 행안부에 600여명의 수사 인력 증원을 요청해 둔 상태다. 이는 미투, 여성 악성범죄 등 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경찰청이 단기 해법을 내놓으면서 문제를 키운 측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 경찰청은 미투 대응을 위해 여청수사팀 소속 여성 경찰관(632명)을 성폭력 피해 전담인력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날도 여성 악성범죄 관련 계획을 내놓으면서 형사과 소속 여성 경찰관(235명)이 피해자 상담, 사후 관리를 실시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여성 경찰관은 “성별을 특정해 업무를 배정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며 “경찰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여경’이란 표현 자체에도 거부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모두 똑같은 ‘경찰관’(Police Officer)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여경 용어 수정을)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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