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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인 서울시의원, 여성가족재단 내 ‘보육서비스지원센터’ 역할 재정비 요구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정인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5)은 11월 2일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을 대상으로 한 2018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 내 보육서비스지원센터의 역할 재정비를 주문했다. 이날 이정인 의원은 “여성가족재단은 양성평등 실현, 서울여성의 능력향상과 사회참여·복지증진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주목적을 벗어나 방만하게 문어발식으로 기관을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중복되거나 성과가 낮은 사업을 정리하여 기능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단에서 운영하는 ‘보육서비스지원센터’의 경우, 보육의 양적 확대에 따른 질적 확충을 목적으로 교육과 인력풀 사업을 운영해 왔으나, 교육내용 및 방식, 인력풀 효과 미비, 타 기관과의 중복, 운영 미숙 등의 문제가 심화되면서 보육계의 불만이 극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보육서비스지원센터의 보육의 질 담보를 위한 주요사업은 첫째가 교사교육이고, 두 번째가 인력풀 운영을 하는 것인데, 인력풀 운영은 오히려 위법성 논란으로 지금은 이용이 저조한 실정이며, 교육은 그 패러다임이 현장중심 맞춤형 컨설팅 방법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에 비해, 본 센터는 여전히 집단교육방식으로서 그 효율성과 효과성이 떨어지며, 육아종합지원센터와도 사업이 상당부분 중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의원은 「서울특별시 여성가족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3조제1호의 규정에 맞게 보육서비스지원센터가 보육에 관한 정책 연구·개발 사업에 치중하고 개발된 모형이나 정책은 기존 기관이나 시설을 이용하여 실험·적용하는 방향으로 보육의 질을 높여나갈 것을 제안했다. 또한 이 의원은 “보육서비스지원센터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는 이제 여성가족재단뿐 아니라 서울시에서도 재정립을 위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시점이라고 밝히고, 의회에서도 센터가 서울시민의 보육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혼모시설 예산 삭감에 차관은 울먹… 의원은 말꼬리 싸움

    김용진 2차관 “증액 없인 고아원 내몰려” 與 “삭감은 비정”… 野 “과한 표현” 반발 “양성평등 한 부모 가족 복지 시설 예산이 중요하다는 건 충분히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국가에서 모든 걸 책임지는 건 곤란합니다.”(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 “동의하지만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건 비정해 보입니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5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에서 양성평등 한 부모 가족 복지 시설 예산 61억 3800만원을 놓고 여야 의원 간 공방이 벌어졌다. 한 부모 가족 복지 시설 예산은 상임위인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17억 1900만원 감액 의견을 냈고 예결위 소속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61억원을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동을 건 사람은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인 송 의원이었다. 송 의원은 “어려운 환경에 계신 분에게 도움이 되는 건 근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국가가 한번 지원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형의 기관과 시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이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김 차관은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한 부모 시설은 재정 당국으로선 이례적으로 증액 폭이 높은 데 배경이 있다”며 “한 부모는 다른 말로 하면 미혼모 시설인데 실제로 저희 직원이 방문했는데 공통적인 현상이 한 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가 나중에는 고아원으로 가며…”라고 말하자 송 의원이 발언을 끊고 나섰다. 송 의원은 “개별적으로 호의적인, 감정적인, 감성적인 부분으로 들어간다는 게 차후에 영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데 예산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게 필요하고 미혼모 시설이 방치돼 있다”며 “예산 삭감이 비정하다”고 말했다. ‘비정하다’는 단어에 마음이 상한 야당에서는 논리적으로 말하는데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박 의원은 개인에게 한 말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결론을 내지 못하자 여야는 한 부모 가족 복지 시설 61억여원은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여자가 술 취하면 성욕구 표현”… 이게 음주예방 교육?

    흡연·음주 예방교육 성차별 유인물, 외부 양성평등 강사의 성차별 발언, 기숙사 사감의 성희롱 등 울산지역 고등학교들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26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 남구의 A고등학교는 지난달 학생 대상 흡연·음주 예방 교육시간에 ‘여성이 술을 취할 정도로 마시면 성적 욕구의 간접표현으로 오해하는 남성이 많다’거나 ‘여성이 흡연하면 매력이 줄어든다’는 등의 성차별적 표현을 쓴 유인물을 배포했다. 해당 유인물에는 ‘여성이 흡연하면 여성적 매력이 줄어든다(늦은 초경, 빠른 폐경, 생리불순 등)’는 문구가 있다. 또 청소년 음주 문제점을 설명하면서는 ‘여자가 술을 취할 정도로 마시는 것을 성적인 욕구의 간접표현으로 오해하는 남자가 많다’고 표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북구 B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한 외부 양성평등교육 강사가 “예쁜 여자를 보면 어리건 할아버지건 동하게 돼 있는 게 남자의 뇌 구조”라고 했다. 이 강사는 “통계를 보면 남성의 반이 성매매한다고 하니, 너희 중 반도 성매매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구 C고등학교의 성희롱 폭로 글이 지난 21일 SNS에 게시됐다. 글쓴이는 “남자 사감이 매일 여학생 기숙사 방을 검사하고, 불시에 방으로 쳐들어온다”며 “일전에 ‘속옷 통 뒤지기’가 문제가 되자 교장이 남자 교사의 여학생 기숙사 검사를 그만두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울산시교육청은 해당 기숙사 사감을 업무에서 배제한 뒤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여성 폭력 추방, 성평등 사회로 가는 지름길/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

    [월요 정책마당] 여성 폭력 추방, 성평등 사회로 가는 지름길/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

    올해 뜨거웠던 여름만큼이나 뜨거웠던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미투운동, 디지털 성범죄, 가정 폭력과 같은 ‘여성 폭력’이다. 올 1월 성폭력 피해 여성의 용기 있는 행동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성희롱·성폭력 폭로가 들불처럼 확산됐다. 미투 운동은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숨어 있던 여성 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워 줬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 모두가 여성 폭력 문제에 대해 한번쯤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지난 5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은 미투운동이 시작된 시점과 이전을 비교했을 때 성희롱, 성폭력, 성차별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듣는 가슴 아픈 수업료를 내야 했다.불법촬영을 규탄하는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거리시위가 5차례나 있었다. 성차별과 여성 폭력 단일 이슈로는 유례가 없는 규모다.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법촬영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완벽한 삭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공포와 불안이 혜화역 집회를 통해 노도와 같이 분출된 것이다. 여성 폭력이 우리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는 단적인 모습이었다. 정부는 이런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협의회’와 여성가족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점검단’을 지난 3월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사회 각 분야 미투 운동에 대응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수립하고 그간 발표된 대책들의 이행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점검단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신고센터’를 운영해 성희롱·성폭력 피해사건의 집중 지원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기관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12월 ‘디지털 성범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대응체계를 만들었다. 그 일환으로 여가부는 올해 4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만들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 상담, 삭제·수사 지원, 법률·의료 지원 연계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개소 6개월 만에 1845명의 피해자가 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지난달 전남편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한 세 자매 어머니 사건은 다시 한번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같은 달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 피해자 딸이 직접 나와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는 말을 들으면서 담당국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했다. 여가부는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인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를 ‘성폭력·가정폭력 추방주간’으로 정했다. 올해는 ‘무관심으로 키우는 폭력, 관심으로 지키는 안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여성폭력 예방 행사와 캠페인 활동을 전국적으로 펼친다. 이달 말 관계부처 합동의 가정 폭력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다음달에는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여성 폭력을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여성 폭력 방지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여성 폭력 근절은 제도와 정책만으로 완결할 수 없다. 국민들의 지지와 관심, 함께하는 실천이 동반돼야 한다. 주변에 ‘성평등’, ‘젠더’ 같은 단어만 보면 지레 겁먹는 사람들도 많고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성 폭력이 없는 사회는 우리 각자가 만들어 가고 우리가 누리는 것이다. 우선은 여성 폭력을 사소한 문제, 남의 문제가 아니라 중대한 범죄이자 나와 우리의 문제라는 생각부터 가져 보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미 여성 폭력 없는 안전한 우리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 [사라지는 ‘총여’] 페미니즘 혐오 때문에?… 총여학생회 34년 만에 ‘전멸 위기’

    [사라지는 ‘총여’] 페미니즘 혐오 때문에?… 총여학생회 34년 만에 ‘전멸 위기’

    대학에서 여학생의 권익과 인권을 대변하는 기구인 ‘총여학생회’(총여)가 역사의 뒤안길로 하나둘씩 퇴장하고 있다. 1984년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처음 생긴 이후 민주화 운동과 여성 운동을 이끌며 전국 대학에 90개가 넘을 정도로 번성했던 총여가 34년 만에 전멸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동국대는 지난 21일 학생 총투표를 실시해 총여 폐지를 결정했다. 유권자 1만 2755명 가운데 7036명(투표율 55.2%)이 투표해 찬성 5343표(75.9%), 반대 1574표(22.4%), 무효 119표(1.7%)로 총여 폐지 안건이 가결됐다. 이 학교 총여는 2015년부터 2년간 회장 공석으로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지난해 활동을 재개했지만 동력이 실리지 않았다. 2017년 총여 회장 임은씨는 “폐지 투표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총여가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서 “학내 성차별 문제를 사소하게 여기는 현재 상황이 총여가 존재해야 할 당위성을 말해준다”며 폐지에 반대했다. 투표 결과가 이대로 확정되면 서울 내 종합대학 가운데 활동하는 총여 조직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가 된다. 지난 10년간 총여 회장 후보자가 없었던 광운대도 조만간 총여 폐지 투표를 한다. 다만 활동 중단 상태였던 연세대 총여가 지난 23일 회장 당선자를 배출해 재개편을 논의 중이다. 앞서 성균관대에서는 지난달 15일 총여 폐지가 확정됐다. 성균관대에서는 총여 재건을 추진했던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 가나’(성성어디가)가 “성평등 정치의 백래시(반발)였음을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면서 “폐지가 결정된 이후 소수자 정치는 더 활기를 띠어야 한다. 평등한 대학을 위한 노력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총여 회장 입후보자였던 노서영씨는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 이후 페미니스트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동시에 이에 반발하는 학내의 백래시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페미니즘 향한 ‘백래시’... 온라인 반대 여론서 시작 총여는 2000년대 이후 세력이 점차 약화됐고, 2015년쯤부터 빠른 속도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2008년 이후 총여가 폐지된 48개 학교를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28곳이 최근 3년 사이에 없어졌다. 이는 2015년 메갈리안 등장,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들이 거리로 나온 시기와 일치한다. 특히 미투 운동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불편한 용기’의 대규모 여성 시위가 있었던 올해에는 총여 폐지 움직임이 정점을 찍었다. 연세대, 성균관대, 동국대 등 주요 대학에서 총여 재개편안이나 폐지안이 통과됐고 광운대도 조만간 폐지 투표를 한다. 공교롭게도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질수록 총여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이다. 총여 폐지의 시작은 온라인 공간에 올라온 페미니즘에 대한 반대·혐오 글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나 학내 익명 게시판이 진원지가 됐다. 고려대 여성주의 교지 석순 편집위원 아모(23)씨는 “최근 페미니즘 관련 소모임이 생겨나도 남성들이 적극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익명 게시판에 페미니즘은 피해망상이라는 식의 원색적 비난이 계속 올라온다”고 전했다. 연세대생인 노모(21)씨도 “남학생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쉽게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국대에서도 지난해 익명 게시판과 총여 이메일에 “페미니스트는 사회악”, “뇌에 먼지가 찼다”는 등의 비하 발언이 쏟아졌고, 총여 회장과 부회장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에 나돌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동력을 얻은 총여에 대한 반발은 결국 학내 다수 여론으로 확산됐고, 학생회를 통한 폐지 안건 발의에 이어 학생 총투표로 이어졌다. 연세대에서 일어난 페미니스트 은하선씨 강연 반대 움직임은 총여 반대 기류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돼 버렸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다소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총여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완전히 배제된 것에 대한 비판이다. 동국대는 폐지안 발의부터 총투표까지 모든 절차가 일주일 이내에 이뤄졌다. 연세대도 재개편 추진단 출범부터 통과까지 2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임은씨는 “총투표 근거 회칙이 투표 2주 전에 졸속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사실상 총여를 없애려고 만든 회칙”이라고 비판했다.●“다른 대안 찾아야” vs “총여 여전히 필요” 총여가 존폐의 기로에 내몰리게 된 것이 학생회의 ‘탈정치화’와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2000년대 이후 대학 내 ‘운동권’이 학생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자 일부 정치색을 띠었던 총여도 굳이 조직을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이 퍼졌다는 것이다.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신자유주의 이후 젊은 세대는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누군가가 자신을 대변해주길 바라기보다 직접 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총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라면서 “총여를 유지하려면 학생 개인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고 조정하는 직접민주주의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총여가 사라진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 인권 활동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성성어디가’는 학내 다른 모임과 연대해 소수자 인권 축제를 개최하는 등 학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1989년 총여가 해산된 고려대에서도 여학생위원회, 소수자인권위원회 등이 연대해 성폭력과 여성 인권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여대생이 더는 소수이거나 약자가 아니라는 판단 아래 총여가 스스로 내부 개편을 추진한 사례도 있다. 2014년 폐지 투표가 부결된 이후 충북에서 유일하게 총여를 유지한 충북대는 총여를 학생인권위원회로 재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학교 총여 회장 후보로 나선 허난희(21)씨는 “학내에 총여에 대한 반발 여론이 퍼져 있고, 여학생이 반드시 학내에서 약자의 위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인 등 소수자는 물론 학생 전체의 인권을 보장하는 기구로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총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 양(量)적인 평등은 이뤄졌을지 몰라도 질(質)적인 평등은 아직 멀었다는 이유에서다. 대학 내에서 남자 교수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려면 총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진희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원은 “총학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총여처럼 폐지론이 나오진 않는다”면서 “대학은 아직 성평등한 공간이 아니며, 학생회도 남성 중심이기 때문에 여성을 위한 별도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별로 총여의 문제점과 대안을 서로 진단한 뒤 연대해 나가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은수미 성남시장 “여성비전센터 설치해 경력단절여성 취업 등 종합 지원”

    은수미 성남시장 “여성비전센터 설치해 경력단절여성 취업 등 종합 지원”

    경기 성남시는 은수미 시장이 23일 양성평등기금 폐지를 반대하고 있는 성남여성네트워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24일 밝혔다. 은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집무실에서 성남여성네트워크 공동대표 4명과 만나 양성평등기금을 일반회계 예산으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 전환 이유와 양성평등 정책 확대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성남여성네트워크 대표들은 “무작정 양성평등기금을 폐지하고 일반회계로 전환할 경우, 양성평등 사회 조성을 위한 사업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선진행정으로 앞서가는 성남시에서 기금을 폐지하면 다른 도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은 시장은 “기금을 일반회계로 바꿔 양성평등사업을 확대 지원하려고 한다”며 “여성비전센터를 설치해 거점을 만들고 여성단체와 협업을 통해 경력단절여성 취업문제, 교육, 소통 공간 등을 지원해 여성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기금이 효과적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며 “먼저 일반회계로 전환해 확장하고, 기금은 특별한 경우 시대변화에 맞춰 명칭과 성격을 바꿔 조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日 10억엔 수령 거부하면 위안부 기념사업·유엔 기부 검토

    日 10억엔 수령 거부하면 위안부 기념사업·유엔 기부 검토

    재단 민간인 이사 사퇴해 제 기능 못해 여가부 장관 직권으로 설립 허가 취소 법원, 청산인 선임… 해산 완료 최대 1년 한·일 관계 최악 상황까지 가진 않을 듯 “정부, 외교장관·특사 日방문도 고려해야”정부가 21일 밝힌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관련한 향후 절차는 크게 재단에 대한 주무부처(여성가족부)의 직권 취소 조치와 일본 측 출연금 10억엔(약 100억원)의 처리로 나뉜다. 재단 해산 완료까지는 6개월~1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지만 출연금의 처리는 일본 측과의 협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다. 정부가 이 재단의 해산 방식을 ‘직권 취소’로 정한 것은 재단의 실질적 기능이 멈췄기 때문이다. 재단 이사회 의결을 통한 자체 해산도 가능하지만, 지난해 민간인 이사들은 모두 사퇴했다. 민법상 재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주무부처가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여가부가 재단에 설립허가 취소를 통보하면 재단 측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를 열흘간 거친다. 이어 여가부 장관 직권으로 재단 설립 허가를 취소하면 재단은 청산법인으로 전환된다. 이후 법원이 재단 고용과 재산 문제 등을 정리하는 청산 절차를 위해 청산인을 선임하게 된다. 청산인 선임까지는 약 3~4개월이, 청산 절차 완료는 최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재단에 출연한 10억엔의 반환 문제를 일본과 협의한다. 올 초 정부는 10억엔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 7월 정부 예산에서 103억원을 여가부 양성평등기금에 출연했다. 여기에 재단에서 일측 출연금 10억엔 중 피해자 지원 사업을 하고 남은 잔여기금 57억 8000만원(10월 말 기준)까지 합하면 총 160억여원의 처리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그간 재단은 활동 초기 생존 피해자 47명(2015년 12월 위안부합의 시점 기준) 중 34명과 사망 피해자 199명 중 58명에게 치유금(생존자 1억원·사망자 2000만원)으로 총 44억원을 지급했다. 다만 일본은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효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10억엔을 반환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창행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일본이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남은 기금은 위안부 기념사업 등에 쓰는 방향으로 논의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 유엔 산하 여성 프로그램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위스 은행에 공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지난 9월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2) 할머니가 휠체어를 탄 채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와 달리 피해자 중심적 접근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암 투병 중인 피해자의 육성은 중요한 촉진제였을 것”이라고 했다. 재단 해산 결정에 일본은 반발했다. 올 초 정부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합의 파기 또는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재단 해산 결정으로 위안부 합의는 형해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가 그간 지속적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는 치닫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실제 정부는 올해 봄부터 관련 협의를 이어 왔고 재단 해산 사실도 사전에 인지시켰다. 특히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가 지난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정부 후속조치 및 내년도 3·1절 100주년 등과 연계·병합되지 않도록 11월 하순에 재단 해산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엄정한 대응 원칙과 별도로 발표 강도를 조절하는 소위 로키(low key) 기조를 보였다. 여가부는 재단 해산 추진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냈지만 공식 브리핑은 없었다. 외교부의 공식 논평도 없었다. 일본 국회의원 모임이 이날 도쿄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 데 대해 외교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미즈시마 고이치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지만, 평소와 달리 기자단에 공식적으로 알리지는 않았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우리로서는 일본 내부 여론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해나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교장관이나 특사의 일본 방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복동 할머니 “화해·치유재단, 와르르 무너져야 안심할 것”

    김복동 할머니 “화해·치유재단, 와르르 무너져야 안심할 것”

    “재단 해산 너무 오래 걸려… 늦었지만 다행” 시민단체 “日, 피해자 명예회복에 나서야”“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 할매의 소원을 들어준다 하니 다행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2) 할머니는 21일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 할머니는 현재 입원 중이어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이날 김 할머니를 찾아가 소식을 전한 뒤 목소리를 녹음해 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6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에게 들려줬다. 김 할머니는 “(재단 해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안타깝다. 화해·치유재단이 와르르, 와르르 무너져야 안심할 수 있겠다”면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기억연대는 성명에서 “화해·치유재단 해산 발표는 2015년 한·일 합의 무효를 선언하는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는 한·일 합의 이행을 운운하지 말고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이사장은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이라는 정의로운 해결로 향하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기금으로 편성돼 있는 10억엔을 어떻게 일본에 돌려줄지 일본과 조속히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 나눔의집에서도 기쁨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이옥선(91) 할머니는 “일본의 돈으로 재단을 설립한 것은 이전 정부가 할머니들을 도로 팔아먹은 것과 같다”면서 “이제라도 해체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일출(90)·박옥선(94)·이옥선(88·속리산) 할머니도 “일본의 사죄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힘 써주고, 일본이 보낸 10억엔도 하루빨리 돌려 보내길 바란다”며 환영했다. 나눔의집 관계자는 “생존 피해자와 사망 피해자의 위로금액이 다른 점을 시정하고 위로금을 받지 않은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성폭력 피해 신고 어디로? 가정폭력 상담센터는 어디에? 여성폭력 원스톱 지원 안 될까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성폭력 피해 신고 어디로? 가정폭력 상담센터는 어디에? 여성폭력 원스톱 지원 안 될까요

    올 초 술자리에서 직장 동료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A씨는 곧장 112에 신고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엔 정작 성추행 장면 대신 두 사람이 어깨동무한 모습이 나왔고, 결국 증거 불충분에 따른 ‘피의사실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다. 이후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회사 사람들의 시선도 자신을 책망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A씨는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디에 전화해야 할지 막막했다. ‘성폭력 피해’ 단어로 인터넷을 검색하자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긴급전화 1366’, ‘한국여성의전화’ 등 한눈에 들어오는 전화번호만 4~5개 됐다. 정부가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 사이트에 들어가자 1366으로 전화를 하라는 건지, 성폭력상담소(170곳)로 직접 전화를 하라는 건지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도 별도로 있었다. A씨는 “1366으로 심리 상담 지원 기관을 소개받았지만 처음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선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성범죄 피해 사건은 단순히 신고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가해자의 명예훼손, 주변인의 2차 가해 등으로 사건 발생 이후 불거지는 문제가 더욱 많다. 그러나 A씨의 사례처럼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 어디로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112나 119처럼 일원화돼 있지 않아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긴급전화 1366’ 일원화 왜 어렵나 여성가족부는 여러 신고·상담 센터가 있지만 사실상 여성긴급전화 1366이 모든 종류의 성폭력과 가정폭력, 성매매의 초기 지원을 담당한다고 설명한다. 전화 상담을 요청하면 유형별 상담소로 연결해줄 뿐 아니라 수사 지원부터 심리 치료, 법률 지원, 긴급 피난까지 알려 준다. 긴급 상황일 땐 112와 119와도 공조하며, 피해자가 거처를 떠나야 할 때를 대비해 긴급 피난처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긴급전화 1366은 여성폭력 대표번호로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여성긴급전화 1366은 1997년 한국여성의전화가 가정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전국의 가정폭력상담소(올 6월 기준 207곳)와 함께 가정폭력 지원 체계로 분류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여성긴급전화 1366에 걸려온 상담 전화는 모두 28만 9032건으로, 이 중 18만 326건(62.4%)이 가정폭력, 2만 1470건(7.4%)이 성폭력이었다. 지난해 기준 전국 167곳의 성폭력 상담소로 걸려온 상담 전화는 모두 11만 1123건(61.5%)으로, 여성긴급전화 1366이 접수한 성폭력 상담 전화의 5배 이상이었다. 이처럼 유형별로 가정폭력과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상담소가 나뉜 것은 정부가 각각의 폭력을 문제로 인식한 시기가 달라서다. 실제 상담소 설립 근거가 되는 법률도 제각각이다. 윤덕경 한국여성정책연구소 젠더폭력 안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20일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신고센터가 처음 설립될 때 목표가 다 달랐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피해자 입장에선 답답함이나 당혹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당장 여성긴급전화 1366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해 신고 체계를 일원화하는 것도 어렵다. 여성긴급전화 1366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하 진흥원)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지만 재단법인으로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계약직이다. 매년 사업비를 따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여성긴급전화 1366이 여성폭력에 대한 초기 지원을 담당하도록 돼 있음에도 정부가 1366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는 건 지금 있는 인력과 예산으론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여성폭력에 대한 신고·상담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이후 전화량이 훨씬 늘었지만 3교대로 운영되는 데다 처우가 좋지 않아 다른 상담시설로 유출되는 인력이 많고 새로운 사람을 뽑는 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적 기반 마련해 일원화 서둘러야 최근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피해자를 위한 신고·상담 전화는 더욱 세분화됐다. 여가부는 지난 3월 미투 이후 진흥원에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신고센터’(02-735-7544)를 신설했다. 4월엔 최근 문제가 되는 불법촬영 피해자를 위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도 설치했다. 교육부는 ‘스쿨미투’ 관련 신고센터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어디에 전화를 걸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또 별도의 신고센터가 추가로 들어선 셈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미투 이후 새로운 분야의 성범죄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피해자 지원 대책이 마련되다 보니 전담 신고센터가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면서 “문화·예술계만 하더라도 여타 성범죄와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이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분리된 신고센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은 분야별 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한 뒤 추후에 긴급신고 112의 상황실처럼 중앙 센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여성폭력방지법’과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이 신고 체계 일원화의 키가 될 수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성폭력과 가정폭력, 성매매뿐 아니라 디지털 성폭력, 스토킹, 데이트 폭력 등 새로운 유형의 여성폭력까지 포괄해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종합 대책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 각기 다른 상담소와 지원시설 간 통합도 가능해진다. 또 국회에 계류 중인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에는 ‘여성폭력 방지 전담기구’의 법적 근거와 진흥원을 공공법인으로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최창행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진흥원이 재단법인에서 공공법인으로 지위가 바뀌면 여성폭력 방지의 전담기구 역할을 맡을 수 있고, 신고 체계도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일원화될 가능성이 열린다”면서 “현재도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아우르는 통합형 상담소 20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10곳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단순히 통합 체계를 구축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간에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상담센터 대표는 “디지털 성범죄를 놓고 보면 피해자가 원하는 건 불법 촬영물 삭제와 유포 방지이지만 진흥원이 맡기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신고 체계를 원스톱으로 하는 것뿐 아니라 여성폭력 방지 상담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재교육을 진행해 지원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공감 못하는 정부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공감 못하는 정부

    별도 예산 책정 없이 혜화역 시위 분석 연구기간 한달·300만원짜리 헐값 추진 화장실 관리부서가 발주해 적절성 논란 행안부 “스터디 차원… 정책 반영 안 해”‘혜화역 시위’의 원인을 찾겠다며 정부가 추진한 연구 용역이 졸속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을 불법 촬영한 여성에 대한 수사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5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연인원 24만 7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혜화역 시위는 미투 운동과 함께 올해 성평등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여러 부처 장관들과 경찰청장이 여성들의 주장을 이해해야 한다며 현장을 찾거나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집회이기도 하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이 부처 생활공간정책과가 발주한 ‘2018년 혜화역 시위에 대한 해석’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가 지난 7일 공개됐다. 6월 9일 ‘혜화역 2차 시위’ 직후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실·국장급 회의에서 “여성 시위의 원인을 분석해 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김 장관은 당시 시위 현장을 직접 찾아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려 했으나 남성은 시위 참여가 불가능해 대신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하지만 연구용역 보고서는 발주 단계부터 출간되기까지 곳곳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계획에 없던 용역 의뢰다 보니 예산 확보부터 어려웠다. 이에 행안부는 긴급현안조사를 위한 예산 500만원 가운데 300만원을 투입했다. 중요 현안에 대한 연구 용역비로는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었다. 금액이 적다 보니 발주 계약도 쉽지 않았다. 당초 계획보다 2개월이 지난 9월에야 서강대와 수의계약을 간신히 맺었다. 연구 기간은 딱 한 달로 책정됐고,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소속 박사가 집필하기로 했다. 특히 연구 발주처가 적절하지 않았다. 담당 부서는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행안부의 생활공간정책과였다.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몰래카메라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관련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혜화역 시위의 본질이 불법 촬영 사건에 대한 편파수사·편파판결에 대한 항의라는 점을 고려했다면 수사·사법 당국에서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연구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연구 기간이 짧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중간보고 절차가 생략됐다. 전문가들은 여성 시위의 원인에 대한 분석이 심도 있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고서 내용 상당수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여성들에게 익숙한 소재인 ‘몰카 범죄’가 결집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위 현장을 수차례 찾았던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보고서는 ‘몰카’라는 용어 자체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시위 참가자들의 주장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고, 참가자를 생물학적 여성으로 한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리로 나온 여성들의 속성에서만 원인을 찾으려 할 뿐 여성혐오놀이,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디지털 재화로 삼아 신산업화하는 구조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이 보고서야말로 남성 카르텔을 은폐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행안부 관계자는 “여성 시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스터디 차원에서 발주한 것”이라면서 “당장 정책에 반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자는 남자에게 애교 떨고 치킨 얻어 먹나… 여혐 기업 총공격”

    “여자는 남자에게 애교 떨고 치킨 얻어 먹나… 여혐 기업 총공격”

    ‘치킨 사줄 사람 없는 여성분 필독’ 부터 ‘매장 민폐 사례에 여성 캐리커처’ 까지 매달 두 곳 선정…해당기업 피드백 요구 “적극적 투쟁 의미…기업 인식 개선돼야”일부 여성카페 회원들이 ‘여성 비하’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는 광고를 한 기업을 ‘여성 혐오 기업’으로 지목하고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올 한 해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사회적으로 거세게 일었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는 ‘여성 혐오’의 잔재가 상당히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9일 여성 전용 A 인터넷 카페 등에 따르면 전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가 여성들의 총공(총공격) 대상이 됐다. 주최 측은 국민신문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BHC의 여혐 실태를 알리고 피드백을 요구할 것을 카페 회원들에게 독려했다. BHC 본사에 비판의 내용을 담은 엽서를 일제히 보내는 방식도 동원됐다. 또 한 달간 불매 운동을 펼치자는 제안도 담겼다. BHC는 과거에 냈던 광고에 성차별적인 요소가 담겨 있었다는 이유로 타깃이 됐다. 이 업체는 2015년 공식 SNS 계정에 ‘뿌링클 사 줄 사람 없는 여자분들 필독하세요. 이 문장(나꿍꼬또, 뿌링클 멍는 꿍꼬또)을 매일 밤 20번씩 연습하세요’라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을 빚었다. 여성을 항상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로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주최 측은 지난달부터 여성 혐오 기업 두 곳을 선정한 뒤 ‘여성 혐오 기업 총공’이란 이름으로 매달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특정 요일에 특정 기업을 향해 집단으로 항의하며 답변을 요구하고, 한 달 동안 불매 운동을 벌이는 방식이다.지난 4일에는 음료 프랜차이즈 업체 ‘공차’, 지난달 7일에는 스타벅스, 21일에는 조선일보가 과녁이 됐다. 공차는 2013년 여성은 어장관리를 하는 존재라는 내용의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스타벅스는 지난해 ‘고객과 파트너가 행복한 스타벅스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장 내 민폐 사례를 설명하면서 진상 고객을 모두 여성으로 표현하고, 영수증을 챙기는 ‘개념 고객’은 남성으로 그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조선일보는 “워마드(남성 혐오 사이트)가 일베(여성 혐오 사이트)보다 심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는 점 때문에 리스트에 올랐다. 최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은 “활동 범위가 점차 넓어진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세상을 직접 바꾸려는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지난 4월 1일부터 8일까지 국내 광고 457편을 조사해 성차별적 내용을 담은 광고 36편(7.9%)을 적발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반영되거나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는 광고가 많았다”면서 “매년 모니터링을 진행해도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기업들이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차 측은 “옥외광고의 부적절한 문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즉각 광고를 중단했다”면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성차별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문제가 된 캠페인은 중단했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해군 대위 성폭행’ 장교 2심 무죄…“재판부가 성폭력 외면” 규탄 목소리

    ‘해군 대위 성폭행’ 장교 2심 무죄…“재판부가 성폭력 외면” 규탄 목소리

    8년 전 성소수자 여성 해군 부하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소령에게 2심 재판부가 1심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을 방청한 시민들과 시민단체는 “군대 성폭력을 재판부가 철저히 외면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고등군사법원은 군형법상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A소령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19일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B대위가 중위로 근무하던 2010년 9월 B씨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상관으로서의 지위와 B씨가 성소수자라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성폭행으로 B씨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해서 본인의 사비를 털어 중절수술까지 했다. A, B씨가 근무하던 함정의 함장 C대령(당시 중령)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C씨는 중절수술을 하고 휴가에서 복귀한 피해자를 자신의 숙소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C씨의 성폭행 사건은 이 사건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렸던 B씨가 2016년 자신의 피해 사실을 해군본부 헌병수사관에게 털어놔 수사가 시작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B씨는 본인의 군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해 고소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헌병수사관과 양성평등센터 법무관이 성폭행에는 공소시효가 없어야 한다는 취지로 B씨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1심에서 A씨는 징역 10년을, C씨는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모두 뒤집었다. C씨는 지난 8일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A씨 사건을 심리한 2심 재판부도 같은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A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방청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군인권센터 등 시민단체, 그리고 방청 연대에 나선 시민들은 고등군사법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과 시민들은 “많은 피해자는 저항하지 못한다. 그런데 피해자가 저항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면서 “여군에게 성폭력 피해를 신고할 거냐고 물으면 10%도 안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장에서 벌어지는 군대 내 성폭력을 재판부가 철저하게 외면하고 방치했다”고 규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文정부 개혁,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 넘은 듯”

    [색다른 인터뷰] “文정부 개혁,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 넘은 듯”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의혹을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 내리자 일각에서는 “역시 참여연대 정권”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참여연대가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삼성의 손을 들어줬던 금융당국이 정권이 바뀌자 결정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의혹을 부실하게 심사했던 2년 전 금융당국 관료들을 비판하는 게 논리적으로 타당한데도, 끈질기게 의혹을 파헤친 참여연대와 현 정부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가 참여연대를 곱게 보는 것도 아니다. 참여연대 출신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개혁과 관련해) 진보진영의 조급증과 경직성이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참여연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박정은 사무처장은 이런 ‘낀’ 상황에 대해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에겐 정치적 오해보다 지체되고 있는 개혁과 약화하는 시민운동의 동력이 더 큰 걱정이었다.→‘참여연대 정권’이란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보수세력이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참여연대를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모르는 분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참여연대가 정부 보조금을 많이 받는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100m 앞에서 맨 처음 집회를 한 단체가 우리다. 참여연대가 박근혜 정부 때 앞장서서 청와대 앞 100m 집회를 가능하게 했고 서울광장 집회 허가제를 폐지시켰는데, 지금 그 과실을 보수단체가 가장 많이 누리는 것 아닌가. →참여연대 출신들이 현 정부에 많이 들어간 것은 사실 아닌가. -참여연대가 설립된 1990년대 초는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이 분화하던 시기였다. 시민단체들이 더 많은 전문가들을 각종 내부 위원회 명단에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참여연대에 이름을 올렸던 수많은 전문가들 중 일부가 문재인 정부에 들어갔다고 ‘청와대 위에 참여연대가 있다’라고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상조 위원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다. 지금 참여연대 안에서 그분들과 함께 활동한 간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분들은 참여연대 경험이 없었더라도 현 정부에 참여했을 것이다. 기득권을 누리던 많은 검사와 판사들이 자기 고향에 가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는데 시민단체 출신은 정치를 하면 안 되는가. 어떤 정치를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김상조 위원장의 진보진영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와 정부 부처 책임자로서 활동할 때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이 바뀐 이유까지 이해해줄 필요는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지금까지 재벌개혁에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공정위 간부들의 사기업 재취업 등 내부 비리에 얼마나 단호했는지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조급증과 경직성을 말할 때가 아니다. →참여연대 산파역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어 든든하지 않나. -박 시장이 사무처장일 때와 똑같이 참여연대는 회비만으로 운영된다. 기업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후원금을 무작위로 모금하지도 않는다. 정부 및 국회와 토론회를 해도 비용은 반드시 절반씩 부담한다. 오해를 살까 봐 서울시와는 토론회도 하지 않는다.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우리 스스로 엄격하게 검열하고 경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지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많은 적폐청산이 얘기됐지만, 얼마만큼 이뤄졌는지에 대한 평가는 회의적이다. 사법체계를 농단한 판사들, 국정을 농단한 관료들은 그대로다. 개혁의 대상이었던 검찰은 어느새 개혁의 주체가 됐다. 국정원과 기무사 개혁은 흐지부지됐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정부는 삼성에 기대려 하고 있다.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쯤 넘어간 것 같아 안타깝다. →어떤 이슈에 집중할 계획인가. -선거법 개정을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특별재판부 도입을 통한 사법농단 진상규명과 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 등 사법개혁, 보유세 강화 등이 당면 과제다. 많은 개혁 의제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개혁의 ‘병목’이 된 국회가 가장 큰 문제다. →여전히 거대 담론에만 매달리는 것 아닌가.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성평등, 이주민, 환경, 청년, 안전, 주거 등 다양한 이슈가 시시각각 분출하고 있지만 기존 시민운동은 이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참여연대 역시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개혁이 뒷걸음질치는 걸 저지하는 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민을 조직해 저항하는 방식의 시민운동이 계속될 수 있을까. -나 역시 ‘기승전-집회’ 방식의 운동에 회의적이다. 요즘 사회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은 과거의 ‘권’(운동권)을 체질적으로 싫어하고 단체에 소속되기도 꺼린다. 구호와 투쟁가도 거부한다. 청년유니온처럼 새로운 단체가 떠오르는 듯했으나 지금은 시들해졌다. 기존 운동이 시민들의 새로운 요구와 특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시민들은 개인화하고 흩어졌다. 시민운동의 역할이 좁아지니 정부와 지자체가 시민 어젠다를 주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존 운동의 한계는 명확해졌는데 새로운 운동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참여연대가 생긴 지 벌써 24년이 됐다. 진보정권이 들어서면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나.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회원은 크게 늘지 않는다. ‘참여연대는 그나마 살만 한 것 아닌가’ 하는 인식 때문에 회비 내는 회원을 늘리기도 어렵다. 지금 상근자가 57명이고, 회계사 변호사 등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전문가 실행위원들이 200명이 넘는다. 한 달 살림에 1억 70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적자다. 퇴직금 지급용으로 쌓아뒀던 잉여금을 조금씩 헐어 버티고 있다. 몇 년 뒤면 정년퇴직하는 상근자도 나온다. 창립할 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조직 운영의 난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박정은 사무처장은 누구 지난 2월 제7대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선출된 박정은씨는 참여연대 역사상 첫 여성 단독 사무처장이다. 대학원에서 노동정치를 전공한 그는 참여연대에 재직하던 선배의 권유로 2000년 처음 참여연대에 몸담았다. 참여연대 부설기관인 참여사회연구소 활동을 시작으로 정책실을 거쳐 평화군축센터 팀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는 안진걸 박근용씨와 함께 협동사무처장을 역임했다. 평화군축센터에서 오래 활동하며 이라크 파병, 평택미군기지 확장 등의 문제를 두고 정부와 싸웠고 북핵 문제, 방위비 분담금, 북한 인권 등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 KBS, 국내 방송사 첫 성평등센터 개소 “방송계 성폭력 근절”

    KBS, 국내 방송사 첫 성평등센터 개소 “방송계 성폭력 근절”

    한국방송(KBS)이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성평등센터를 설치했다. KBS는 13일 성평등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개소식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양승동 KBS사장, 이윤상 KBS성평등센터장,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박옥희 KBS이사 등이 참석했다. 진 장관은 “KBS 성평등센터가 방송계의 성희롱, 성폭력 근절과 성평등 및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방송계에 성평등 문화가 제대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최근 KBS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 조사 착수 즉시 피신고인을 인력관리실 등으로 발령해 자택 대기를 명령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1차적으로 시행했다”면서 “앞으로 KBS가 성평등 문화를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BS 성평등센터는 직장 내 성폭력·성차별 관련 신고를 접수 처리하며 피해자 보호와 지원·상담 등 업무를 맡게 된다. 또 성폭력 고발 사건에 대해선 관련 조사를 진행한 뒤 징계요청을 하고 재발방지 대책도 수립한다. 아울러 직장 내 성평등 조직 문화구현을 위한 각종 교육과 제도 개선 업무도 맡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서울교육청, ‘스쿨미투’ 조사에 시민조사단 참여시킨다

    서울교육청, ‘스쿨미투’ 조사에 시민조사단 참여시킨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내 성폭력 문제 조사를 위해 일반 시민 20명으로 구성된 ‘성(性)인권 시민조사관’을 전국 최초로 도입한다. 시민조사관은 사안 조사에 참여해 스쿨 미투 사건 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교육청은 비상임 ‘성인권 시민조사관’ 20명을 공식 위촉한다고 9일 밝혔다. 시민조사관은 전문가 집단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권역별로 활동하게 된다. 사안이 발생한 이후 민·관 합동 장학을 실시해 사후 3개월 동안 학교 재발방지계획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모니터링 과정에서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이후 피해자가 당하게 되는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는지 등의 확인도 포함된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는 무기명으로 진행하고 교육청과 스쿨미투 관련 시민단체가 함께 운영하는 이메일 핫라인(helpschool@sen.go.kr)으로 실명 피해신고를 받는다.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과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등의 추천을 받아 핫라인 공동운영 시민단체도 선정할 계획이다. 교직원 성범죄에 대한 징계도 강화한다. 서울교육청은 교직원의 성희롱·성폭력 사안은 교육청에서 직접 조사하고 중대사안의 경우 특별감사 실시 후 사안에 따라 최고 파면까지 의결할 계획이다. 범죄로 수사·조사 통보 시 교직원은 바로 직위해제한다. 또 스쿨미투 성비위 교직원의 징계의결 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줄여 행위 교직원에 대한 징계절차 기간 단축했다.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성비위 사안에 대해 공립학교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도록 교육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2019년 조직개편 시 학교 성평등전담팀을 조직해 예방부터 사후처리까지 한 팀에서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스쿨미투’운동에 부합하는 성평등한 학교문화 정착을 위해 모든 학교가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이건희 손자도 받냐” 논란됐던 아동수당, 어떻게 바뀌나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이건희 손자도 받냐” 논란됐던 아동수당, 어떻게 바뀌나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아동수당 지급 대상자를 전체로 확대하는 ‘아동수당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아동수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동수당은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국가가 주는 겁니다. ‘아동수당법’ 1조를 보면 아동수당의 목적과 취지가 명확히 나와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인데요. 수당 지급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됐는데요. 6세 미만(0~71개월) 아이들이 대상입니다. 이러한 아이를 가진 집 가운데 소득·재산 상위 10%를 뺀 나머지 집들에 아이 한 명당 월 10만원씩 주고 있습니다. 그냥 잘 사는 사람 10%는 빼고 지급하는 거죠. 중요한 부분은 경제적 수준에 따라 지급 대상을 나눠놨다는 겁니다. 원래 법을 누구는 수당을 주고 누구는 안주고 이런 식으로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습니다. 법안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가볼까요. 지난해 9월 정부가 경제적 수준으로 나누지 말고 6세 미만이면 다 주자는 내용을 담은 정부안을 냈어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거든요. 그런데 국회에서 입법 논의를 시작했는데 “왜 돈 많은 사람까지 수당을 주냐, 퍼주기 예산”이라며 자유한국당이 반대를 한 겁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도 협상 과정에서 양보를 했고, 올해 3월 기존의 정부안과 지급시기, 지급대상 등이 다른 현재의 안이 통과가 됐습니다. 그런데 여야가 불과 1년도 안 돼 한목소리를 내게 됐습니다. 여기에는 배경이 있는데요. 막상 지난 9월부터 아동수당 지급을 해보니까 소득 상위 10%를 걸러내는 데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 겁니다. 국민들도 자신의 소득과 자산을 증명하려고 수많은 서류를 번거롭게 내야 했고요. 결론적으로 10% 대상자의 비용을 아끼려다가 10%와 90%를 구분하는데 더 큰 돈이 들어가고 국민들도 불편함이 생긴 겁니다. 한국당은 자신들의 태도 변화에 대해 ‘저출산 극복’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런 부작용을 무시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돌고 돌아서 ‘보편적 지급’까지는 왔지만 아직 아동수당 지급 연령과 지급액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지는 여야가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한국당이 한발 더 나아가서 연령을 만 12살 이하 아동으로까지 늘리고, 월 10만원 수당도 2021년까지 30만원으로 늘리자고 주장을 하기 때문인데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고요. 민주당에 따르면 내년도 아동 수당 예산이 2조인데 한국당 말대로 연령, 금액 다 늘리면 12조가 든다는 거거든요. 예산이 6배로 늘어나는 겁니다. 옳은 방향은 맞지만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입장이라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영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예상입니다. 저출산 극복은 국가적으로 중대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돈만으로 해결 가능한 부분은 아닙니다. 양성평등을 비롯한 사회의 제도, 문화, 의식이 함께 바뀌어야 하고, 이러한 방향으로 정책적 논의도 이뤄져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 팟티 접속하기
  • 김수규 시의원, “서울시교육청 각종 위원회의 성평등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수규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4)이 5일 진행된 2018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교육청의 각종 위원회 구성에 있어 성인지적 관점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수규 서울시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는 총 84개로 위원회 1곳당 평균 여성 비율은 32.4%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4월을 기준으로 서울시교육청 관내 전체 교원 77,605명 가운데 약 74.1% (57,497명)가 여성임을 고려할 때 서울 교육정책의 의사결정분야에 있어서 여성참여가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함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여성위원이 전혀 없는 위원회도 8개로 나타나 서울시교육청의 각종 위원회 구성에 있어 성비불균형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못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성위원이 전혀 없는 8개 위원회 중 개축심의위원회를 제외하고 나머지 7개는 위촉직 위원을 조례 상 임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촉직 중 여성이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양성평등기본법」 제21조 제2항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촉직 위원이 가능한 위원회 중 여성위원이 1명도 없는 위원회는 교육공무직인사위원회, 특성화고등학교지정운영위원회, 학교체육진흥지역위원회, 교명제정심의위원회, 학교신설이전자문위원회, 계약심의위원회, 재난위험시설심의위원회로 나타났다. 현행 「양성평등기본법」 은 각종 위원회 운영에 있어 특정성별이 위촉직 위원 수의 6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위원회 운영에 있어 남성 참여가 저조한 부분 역시 지적되었다. 유아교육위원회의 경우에는 당연직 위원을 제외하고 모든 위촉직 위원이 여성으로 임명되어 남성 참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연직 위원을 포함하더라도 여성위원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남성 참여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정책결정과정의 성평등한 대표성 확보는 가장 중요한 성평등 의제 중 하나”라며 “서울시교육청이 서울교육 정책 결정에 있어 남성과 여성 모두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며칠 전 한영 번역을 하며 ‘신입생’을 ‘a freshman’으로 했다가 아차 싶어 얼른 ‘a first-year student’로 바꾸었다. 나름 조심한다 하는데도 이따금 실수를 하고 만다. 그러고 보니 페이스북에 ‘딸이 시집 갈 때’라고 썼다가 황급히 ‘딸이 결혼할 때’로 바꿔 적기도 했다. 어찌 됐든 시대에 걸맞은 표현은 아니지 않은가.어느 모임에선가 후배 커플을 만났을 때 얘기다. 여자는 꼬박꼬박 존대를 하고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 “야, 너”라고 불러 난감한 적이 있었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남자가 2년 후배라 꼬박꼬박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쫓아다니고 여자가 오히려 면박을 주던 사이였건만, 두 사람은 당연하다는 듯 역전된 관계를 받아들였다. 이런 식의 고착화된 성 역할은 ‘구글’에도 존재한다. 얼마 전 성 구분이 없는 터키어 ‘O bir asker’(군인이다)를 ‘He’s a soldier’로, ‘간호사’는 ‘She’s a nurse’로 번역해 한바탕 시끄러웠다. 사실 우리 번역서를 펼쳐 보면 부부 사이에서 남자는 하대를, 여자는 존대를 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영어야 존대, 하대의 구분이 없을 텐데도 번역자들은 무슨 대수냐는 듯 그렇게 남녀의 서열을 정해 버리고 만다. 성평등이 해소되고 있다고들 하지만,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지고 여성이 맘 편히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기껏 100년 안팎이다. 남성 위주, 남성 편의 사회가 빚어낸 오랜 차별을 바로잡기엔 너무도 짧은 시간일 수밖에 없다. 특히 언어가 그렇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 낸 단어, 표현들이 그 속에 뿌리 깊은 차별과 왜곡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man’은 사람이지만 ‘woman’은 사람이 되지 못한다. 여성은 결혼하자마자 하녀처럼 남편 식구들을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라고 불러야 한다. 미혼모, 여교수. 녹색어머니회 같은 표현은 여전히 당연하고 당당하기만 하다. 만일 언어가 거울이라면, 거울 속 자신의 왜곡된 모습에 여성은 한껏 위축될 수밖에 없으리라. 아니 오히려 거울도 여성에게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여자여, 난 네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영어는 오래전부터 불평등을 고치려 노력했다. 그래서 ‘chairman’은 ‘chairperson’이 되고 ‘fireman’은 ‘firefighter’로 바뀌었다. “Everybody goes to school, doesn’t he?”의 ‘doesn’t he’는 이제 ‘don’t they’로 고쳐 쓴다. 언어가 과거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한다는 얘기다. 여성에게 언어가 허락되지 않았던 시절 아리스토텔레스가 남성의 성 메커니즘에 빗대어 서사문학의 플롯을 만든 이후 펜으로서의 남성이 여성의 몸을 백지로 비유하고 희롱하는 식의 표현 방식은 얼마든지 있어 왔다. 남자는 나비가 돼서 이 꽃 저 꽃을 탐하며 돌아다니고 가을 낙엽은 화냥년처럼 한껏 분칠을 하고는 노골적으로 남심을 유혹한다. 문제는 그런 식의 표현들이 전지전능도 아니고 만고의 진리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시대가 변하면 언어도 변해야 한다. 이미 1970년대 제2세대 여성학자 헬렌 식수, 루스 이리가레 들은 아리스토텔레스류, 남성 중심의 언어, 문학에 맞서 “여성이여, 네 몸을 써라(Write your body)”라고 선언하지 않았던가. 지금의 시각으로 과거를 단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과거의 기준이 현재의 잘못을 정당화할 수도 없다. 저 표현들도 그때는 맞았을지 몰라도 지금은 틀리다. 무의식적으로 모르고 했을지라도 행여 누군가 아파한다면, 왜 그런지 돌아보고 반성할 일이다. 그래야 어른이다. 어른은 그래야 한다. 여성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유리천장으로 승진 길을 막거나 기존 성역할을 강조하는 광고를 내보내는 것만 “여혐”이 아니다. 내 언어 속의 여성 비하를 외면한다면, 알면서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 역시 여혐일 수밖에 없다. 진정한 성평등 사회라면 언어라는 이름의 거울 속에서 여성도 여성을 볼 수 있어야 한다.
  • “정부 투명성 높여 혁신”… 42개국·시민 대표 한자리서 자유토론

    “정부 투명성 높여 혁신”… 42개국·시민 대표 한자리서 자유토론

    조지아선 정부 부패 웹 신고시스템 소개 몽골은 광물 채굴등록 전산화 경험 발표 회원·비회원국 함께 토론… 사례도 공유 김부겸 “발전 있었지만 소통·참여 부족”“회의실에 모인 참석자 여러분 마음껏 돌아다니셔도 좋습니다. 열린정부파트너십(OGP) 회원국뿐 아니라 OGP 비회원국과도 함께 움직이면서 자유롭게 토론해 주세요.” 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OGP 아태지역회의 첫날 ‘시민사회의 날’ 행사의 사회자로 나선 OGP 인도네시아 지부 담당자 라비오 파트라는 회의실에 가득 찬 참가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토론장은 시민사회와 정부가 함께 모여 토론한다는 취지에 맞게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OGP 회원국과 비회원국을 포함해 42개국 484명이 참가해 각 나라의 열린정부 공약 이행 상황을 함께 점검했다. 연사로 나선 슈레야 바수 OGP 아태지역 총괄책임자는 “2010년부터 50개국에서 비영리 시민단체들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면서 “시민단체의 역량이 줄어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네팔 정부의 일원으로 참가한 나레슈 리잘은 “네팔도 현재 시민단체와 경제를 동시에 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OGP를 계기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시민단체와 정부 간 소통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박지환 대한민국OGP포럼 시민사회 간사는 “혁신을 추진하려는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모여 사례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라면서 “(정부 투명성이 높은) 호주부터 정부 투명성을 제고해 국가 신뢰도를 높이려는 개발도상국까지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OGP는 정부와 시민 간 협력을 기반으로 정부의 투명성을 증진하고 시민참여 활성화를 핵심 가치로 삼아 열린정부를 구현하고자 2011년 제66회 유엔총회에서 출범한 국제 협의체다. 한국은 2011년 OGP 출범 당시 ‘원년 멤버’로 가입해 현재 11개국으로 구성된 OGP 운영위원회의 한자리를 맡고 있다. 이번 회의는 크게 시민단체와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패널토론과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라운드테이블 회의로 구성된다. 첫 번째 패널토론에서는 국회, 지방자치, 양성평등, 청년, 환경 등의 분야에서 열린정부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주제로 논의한다. 두 번째 패널토론에서는 심각한 아태지역 양극화 문제를 정부와 시민사회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함께 토론한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아르탁 제이날얀 아르메니아 법무부 장관, 밤방 브로드조 네고로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고위급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각국의 열린정부 경험을 집중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또 조지아와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등의 열린정부 우수 사례도 공유됐다. 조지아에서는 2015년 국정감사국이 웹사이트로 정부의 부패사례들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소개했다. 잔단샤타르 곰바자브 몽골 내각관방부 장관은 몽골 광물 규제청이 채굴등록 시스템을 전산화한 사례를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다만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자’는 참가국의 제안에 따라 별도의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김 장관은 개회사에서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 많은 분야에서 소통과 참여가 부족하다”며 “앞으로 이런 점들을 개선하려면 OGP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오현정 서울시의원, 여성가족재단 및 여성 관련 시설 행정사무감사 실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오현정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광진2)는 11월 2일부터 제284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성가족재단 및 여성관련 시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했다. 이날 오현정 의원은 여성가족재단, 여성능력개발원 등에 대하여 분리발주성 수의계약이 적절한지와 여성 일자리의 접근성, 성평등 의식 개선 관련, 시설장 업무추진비 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했다. 오현정 의원은 여성가족재단에 대하여 “2016년·2017년 같은 공간에서 소규모 공사를 2~3개월 간격으로 나눠서 동일 업체로 수의 계약을 진행하였는데, 이는 같은 공종 공사에 대한 분리발주 성격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공사에 대한 분리발주는 지양해야 할 계약이며, 최초 설계시 동일 공사건으로 수요를 예측하여 통합적으로 설계후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등 계약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여성능력개발원에 대해서는 “현재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가 진행되는 것을 볼 때, 여성 일자리의 접근이 보육이, 돌봄이 등 저임금·저숙련에 집중되는 것보다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여성 일자리 접근이 될 수 있도록 개선 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고, 성평등 의식 개선에 대해서도 “성평등 의식 고취 차원에서 여성발전센터, 인력개발센터에 대한 명칭을 개선하여 여성을 개발·발전으로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현정 의원은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 시설장 업무추진비 중 경조사비 지출내역에 대해서도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과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업무추진비 집행 매뉴얼에 적합하지 않게 지출된 내역이 최근 3년간 20건에 달하는데,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 등을 기준으로 지출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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