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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노래·덕분에… 청년들의 ‘미닝아웃’

    아무노래·덕분에… 청년들의 ‘미닝아웃’

    올해 초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된 검색어는 ‘아무노래 챌린지’였다. 가수 지코의 신곡 ‘아무노래’에 맞춰 익살맞은 춤을 추는 영상을 공유하는 일종의 놀이다. 마마무 화사, 이효리 등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급속히 확산돼 큰 인기를 끌었다. 문모(25)씨 역시 챌린지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이제껏 올린 게시물 중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문씨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재미있게 봤다고 얘기해 조금 민망했지만 즐거웠다”면서 “챌린지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공유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유대감을 느끼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우리말로 옮기면 ‘도전’을 뜻하는 챌린지를 즐기는 ‘요즘 것들’이 늘고 있다. ‘아무노래 챌린지’처럼 음악에 맞춰 짧게 춤추는 영상에서 시작된 챌린지 문화는 이제 화훼 농가를 돕는 ‘부케 챌린지’나 기부에 동참하는 ‘레몬 챌린지’ 등 공익적 의미를 담은 캠페인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일종의 ‘밈 컬처’… “따라하며 즐기고 싶어” 전문가들은 챌린지의 열풍 속에 ‘밈 컬처’가 있다고 분석한다. ‘밈’(Meme)이란 단어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문화적 유전자를 뜻한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콘텐츠를 뜻하는 말로 주로 쓰인다. 챌린지 문화는 재미있는 밈에 빠르게 반응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보여 준다. 대학 친구들과 촬영한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최모(27·여)씨는 “유행을 따르면서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어 챌린지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챌린지가 확산되려면 본능적으로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챌린지 문화도 ‘밈 컬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챌린지 문화는 갈수록 커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을 반영한다.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플랫폼이 유행의 흐름을 주도하는 문화와 예술의 탄생지가 된 것이다. 이대화 대중문화평론가는 “SNS에서 인기가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서로 영향력을 높이려고 일종의 게임을 벌인다”며 “사람들에게 통하는 밈을 먼저 찾아내고 생산하는 것이 인플루언서들의 중요한 능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유행에 주목한 대중문화 업계도 SNS 챌린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나 원더걸스의 ‘텔미’(Tell me)처럼 포인트 안무의 유행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쇼트폼’(짧은 동영상) 콘텐츠의 대표 플랫폼인 틱톡의 등장으로 챌린지를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획사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의미 있는 일, 같이 할래” 공익적 확장 최근 챌린지 문화는 단순한 흥밋거리를 넘어 공익적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거나 힘든 상황에 놓인 의료인을 응원하는 방법으로 쓰인다. 코로나19로 입학, 졸업, 결혼과 같은 행사가 취소돼 매출이 급감한 화훼 농가를 도우려고 꽃을 구매해 선물하는 ‘부케 챌린지’나 의료인을 응원하기 위해 존경과 자부심을 의미하는 수어 동작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덕분에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레몬 챌린지’도 있다. 깨끗이 씻은 손으로 레몬을 먹고 19만원을 기부하는 챌린지로 면역력에 좋은 레몬으로 코로나19를 이겨 내자는 의미가 담겼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젊은 세대의 욕구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헌식 평론가는 “가치 있는 행동들을 함께하면서 본인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성취감을 얻으려는 움직임으로 일종의 ‘미닝아웃’(의미,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한 신조어로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소비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이라면서 “소모적이고 찰나적인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젊은 세대의 집단적인 저항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프로보의 어린이날 선물 추천…중장비 로봇 장난감 시리즈 출시

    프로보의 어린이날 선물 추천…중장비 로봇 장난감 시리즈 출시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로봇과 코딩 과목의 방과 후 교구 제조사 ‘프로보(Probo)’가 어린이날을 맞아 로봇 완구 제품을 출시했다. 커넥트의 베스트셀러 3종을 모아 출시한 ‘connect 중장비 시리즈 3 in 1’은 단순한 블록이 아닌, 회전축과 모터 등 실제 기계의 기술과 작동 원리를 그대로 재현한 로봇이다. 중장비 로봇 장난감 세트는 ▲진짜 굴착기처럼 관절이 움직이는 굴착기 로봇 ‘카베이터’ ▲상하로 움직이는 리프트로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지게차 로봇 ‘포리’ ▲튼튼한 캐터필러로 험한 지형에서도 거침없이 주행하는 탱크로봇 ‘CT-1’으로 구성되어 있다.블록은 CPU 블록과 LED 블록, 일반 블록, 휠 블록, 원형 블록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구성품은 100% 국내에서 생산·관리해 안정성을 높였다. 조립을 마친 후에는 무선 RF 리모컨을 이용해 로봇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다. 조립 및 조종 방법은 홈페이지상의 조립 설명서와 프로보 유튜브에 영상으로 업로드되어 있어 10세 이상의 아이라면 어렵지 않게 조립할 수 있다. 프로보 관계자는 “어린이날을 맞아 초등학생 선물로 적합한 중장비 시리즈를 출시하게 되었다”라며 “개학 연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에게 재미와 창의력 향상, 성취감을 선사하고 싶다면, 커넥트 중장비 로봇 장난감을 선택해보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connect 중장비 시리즈 3in1’은 프로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각종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가정의 달을 기념해 정가 대비 39%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으며, 5월 31일(일)까지 구입 후기를 작성하면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 혹은 음료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가스터디교육 엘리하이&엠베스트, 단기간에 영어 수학 성적 올린다

    메가스터디교육 엘리하이&엠베스트, 단기간에 영어 수학 성적 올린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교육계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종이 학습지를 대체한 디지털 학습지와 디지털 참고서도 옛 시대의 산물이 되어가는 지금,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가 화두인 ‘에듀테크’의 중심에는 메가스터디교육㈜ 중등인강 엠베스트와 초등인강 엘리하이가 있다.엠베스트와 엘리하이는 인강 최초로 태블릿PC, 스마트펜, 스마트노트, 스마트교재를 활용한 스마트러닝을 시작한 데 이어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개인 맞춤 학습 프로그램을 출시하며 에듀테크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의 수학, 영어 스마트 학습 시스템인 ‘스마트매쓰+’와 ‘스마트그래머+’에는 엠베스트와 엘리하이의 독보적인 스마트 학습 노하우를 집약했다. 스마트매쓰+와 Smart Grammar+는 시중 교재에 특수패턴을 인쇄한 스마트 교재와 스마트펜이 태블릿과 연동되는 시스템이다. 교재를 풀고 종이 위에 스마트펜을 가져다 대면, 태블릿PC에서 바로 채점이 가능하며 틀린 문제와 유사한 유형의 1:1 매칭 문항을 최대 4배수까지 제공하는 형식이다. 덕분에 문제집 1권으로 최대 5배의 반복 학습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시험지 출력 역시 가능해 ‘나만의 문제집’을 만들어 학습할 수도 있다. 틀린 문제에 대한 해설 강의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스마트매쓰+와 Smart Grammar+의 장점이다. 채점 후 태블릿PC 화면에서 오답 문항을 클릭하면 곧바로 해설 강의가 재생되며, 이를 통해 틀린 이유를 확인하고, 정답 풀이 과정까지 빠르게 체크할 수 있다. 중등인강 엠베스트와 초등인강 엘리하이 관계자는 “스마트매쓰+는 오픈 14개월 만에 21만 건, Smart Grammar+는 오픈 4개월 만에 6만 7000여 건의 누적 채점 건수를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며 “손쉬운 채점과 쌍둥이&유사 문제 풀이, 그리고 이를 통한 개인종합분석까지 가능해 영어, 수학 과목의 학습 효과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스마트매쓰+와 Smart Grammar+의 개인종합분석 시스템은 영어와 수학과목의 전략적인 학습은 물론 취약점 보완까지 돕는다. 채점 결과를 ‘유형별’, ‘난이도별’, ‘단원별’, 문제형태별‘로 정밀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틀린 문제에 대한 전체 수강생들의 정답률을 통해 본인의 객관적인 수준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스마트매쓰+와 Smart Grammar+를 이용하고 실력 및 성적이 향상됐다는 후기도 전해진다. 엠베스트에서 스마트매쓰+ 프로그램을 활용한 후 수학 성적이 20점 상승했다는 초등학생 김예은 회원은 “부족한 유형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니 성적도, 자신감도 많이 올랐다”라고 전했다. 중학생 가다윤 회원은 Smart Grammar+ 이용 후 영문법 학습 성취감이 상승했다며 “틀린 유형을 반복해서 풀다 보면 문제를 푸는 감이 생겨 좋다”라는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현재 중등인강 엠베스트와 초등인강 엘리하이에서는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학습 시스템 스마트매쓰+와 Smart Grammar+를 포함해 전 과목 전 강좌를 무료로 수강해볼 수 있는 7일 0원 무료체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강의와 콘텐츠는 물론 1 대 1 관리 서비스도 유료 회원과 동일하게 체험 가능하다. 무료체험 및 서비스 신청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엠베스트 혹은 엘리하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유레카’하는 순간 뇌 쾌감중추 폭발한다

    [사이언스 브런치] ‘유레카’하는 순간 뇌 쾌감중추 폭발한다

    그리스 과학자이자 철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임금으로부터 왕관의 진품여부를 알아내라는 문제를 부여받고 고민을 하다가 마침내 해결방법을 알아내고 ‘유레카’라고 외치며 벌거벗은 채로 목욕탕 밖으로 뛰쳐나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처럼 이전에는 이해할 수 없던 문제나 개념을 갑자기 이해하게 되거나 창의적인 생각이 떠올랐을 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하’를 외치게 된다.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아하’하는 순간이 없는 경우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뇌과학자들은 이 같은 순간을 ‘아하 효과’나 ‘유레카 효과’라고 부르지만 정확하게 뇌의 어느 부위에서 발생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어떤 순간에 ‘아하’하는 생각이 떠오르는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드렉셀대 실험심리학 연구팀은 창의적인 생각이 떠올라 ‘아하’하는 순간에는 뇌 속 쾌감중추영역이 폭발적으로 활동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로이미지’ 10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유레카 효과’ 연구로 잘 알려진 존 코우니우스 드렉셀대 응용인지뇌과학과 교수팀이 주도했다. 연구팀은 드렉셀대 남녀대학생 44명을 대상으로 단어나 문장을 구성하는 문자 순서를 바꿔 다른 단어나 문장을 만들거나 해독하는 ‘애너그램 퍼즐’을 풀도록 했다. 연구팀은 문제 수준을 점점 높여가면서 실험 참가자들이 시간을 들여 생각하면서 풀도록 했다. 또 이 과정에서 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찾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뇌파(EEG) 검사장치를 착용하도록 했다.그 결과 창의적 통찰력이 발생하는 ‘아하’하는 순간에는 뇌파 중 감마파가 증가했으며 대뇌 피질의 보상영역과 쾌감중추 영역이 폭발적인 활동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뇌의 이 부위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담배나 술을 포함한 각종 중독성 물질이나 행위를 접했을 때, 오르가즘 같은 경험을 했을 때 활성화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감파마와 대뇌 피질 보상영역의 활동은 아하 하는 순간 10분의 1초만에 나타나기 때문에 통찰력을 얻는 순간, 어떤 과정을 거쳐 사고가 진행됐는지 스스로 인식하기 어렵다. 뇌의 보상시스템은 단순히 물질적 보상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행위에 동기를 부여해 성취감을 느꼈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다. 연구팀은 퍼즐 애호가, 추리미스터리 소설 팬, 생활수준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예술에 헌신하는 예술가 등도 이 같은 아하효과가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코우니우스 교수는 “아하 또는 유레카하는 순간 뇌는 마치 중독성 있는 자극에 강하게 노출된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볼 때 자신의 수준보다 약간 어려운 문제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창조성이나 창의성을 단련시키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바위 틈 발그레 핀 너… 물드는구나 나의 맘

    바위 틈 발그레 핀 너… 물드는구나 나의 맘

    단언컨대 여기는 진달래의 영토다. 칼처럼 뾰족 솟은 암봉도 지금 여기에선 꽃을 돋보이게 하는 보조 장치에 불과하다. 전남 강진의 덕룡산(德龍山). 고도는 낮아도 험하기가 설악의 용아장성을 뺨친다는 산이다. 그 산의 바위 벼랑 사이에 지금 연분홍 진달래가 장관이다. 진달래 하면 저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라는 애잔한 시구로 기억되는 꽃이다.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정한 가득한 진달래가 어떻게 험상궂은 바위 벼랑 틈마다 여린 꽃잎을 심어 둔 건지, 볼수록 신기하다. 그래도 이런 부조화의 아름다움이 좋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어우러지는 모습 말이다. 개체수가 많지 않으면 또 어떠랴. 노류장화처럼 흔천인 것보다 외려 이편이 더 낫다. 덕룡산은 찾는 이가 많지 않은 산이다. 그래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둬야 하니 가급적 올봄일랑 지면과 랜선으로 즐기시고 내년 봄을 기약하시길.덕룡산의 이름을 한글로 풀면 덕이 있는, 그러니까 후덕한 용의 모습을 한 산이라는 뜻이다. 뭐 용의 등뼈를 닮았다는 건 그렇다 치자. 창날처럼 솟은 희디흰 암봉들이 실제 꿈틀대는 백룡을 보는 듯하니까. 한데 덕이 있다는 것에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이 산은 두 팔과 두 다리를 모두 쓰고서야 겨우겨우 ‘등뼈’ 하나를 넘을 수 있다. 그런 암봉을 여러 개 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체력은 물론 멘탈까지 탈탈 털린다. 그런데 덕이 있다고? 용은 본 적이 없으니 현실에서 이 산줄기와 가장 닮은꼴을 찾으라면 지네다. 마치 지네의 발처럼 여러 산줄기를 이 마을 저 마을로 늘어뜨리고 갈지자로 꿈틀대는 듯하다. 멀리 월출산에서 일어선 산자락은 다산 정약용이 머물던 만덕산을 지나 석문산, 덕룡산, 주작산을 세운 뒤 해남 쪽 두륜산, 달마산을 거쳐 바다로 빠져든다. 그 장대한 줄기의 일단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자리에 주작산 일출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덕룡산은 주봉인 서봉(432.9m)과 동봉(420m)을 비롯해 크고 작은 다수의 암봉으로 이뤄져 있다. 우지끈 솟아오른 거대한 암봉들이 선사하는 장쾌한 풍경이 일품이다. 반면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겨울철엔 하루 한 명 보기도 쉽지 않다. 진달래가 피는 이맘때는 사람들이 꽤 찾는다. 그것도 주말에 서울 등 대처에서 등산 단체가 찾을 때나 잠깐 북적댈 뿐이다. 덕룡산과 주작산은 이어져 있다. 사실상 한몸이나 다름없다. 덕룡산이라 따로 부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주작산에 딸린 봉우리로 여겨 ‘주작산 덕룡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꾼들 역시 주작과 덕룡을 이어 붙여 종주산행에 나서기도 한다. 이 경우 석문공원(소석문) 구름다리를 들머리 삼아 덕룡산 동봉~서봉~475봉(475m) 등을 거쳐 오소재로 내려선다. 거리가 무려 16㎞에 이른다. 노련한 산꾼이 숨만 쉬고 걸어도 7시간, 어지간한 이라면 9시간은 족히 걸린다. 물론 반대 코스도 가능하다. 가장 일반적인 건 소석문에서 출발해 수양마을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거리는 9㎞ 남짓. 6시간가량 걸린다.‘얄팍한 산행’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만덕광업에서 곧바로 동봉으로 올라 인증샷만 찍고 내려온다. 이 경우 2시간 안팎이면 그럴싸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줄곧 오르막 구간이긴 해도 거리는 편도 1㎞ 미만이다. 덕룡의 두 핵심 봉우리를 돌아보는 코스도 있다. 수양마을에서 출발해 서봉, 동봉을 거쳐 만덕광업으로 하산하거나 수양마을로 원점회귀한다. 거리는 5㎞ 미만이다. 얄팍하기는 매한가지지만 강진 이곳저곳을 돌아봐야 하는 갈길 바쁜 관광객들에겐 이 단거리 코스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휴식 시간까지 포함해 4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오소재와 주작산 전망대, 소석문(석문공원) 구름다리 등의 명소는 하산해서 차로 돌아보면 된다. 덕룡산은 오르기 힘든 산이다. 암릉의 형태가 변화무쌍해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용의 등뼈’ 하나를 넘고 나면 또 다른 등뼈가 앞을 막아선다. 이 지역 산꾼들의 ‘라떼’ 시절엔 산에 철심은커녕 로프 하나 매달려 있지 않았다. 그 탓에 산행 시간도 10시간 이상 걸렸단다. 물론 암봉 아래에 우회로는 있다. 하지만 우회로로 가는 이는 거의 없다. 이는 암봉을 발아래에 둔 정복감, 아찔한 바위 벼랑에 서서 빼어난 풍경을 맞는 성취감을 포기하는 것과 진배없으니 말이다.요즘은 위험 지역에 로프를 매어 놓거나 ‘ㄷ’자 형 철심을 박아 뒀다. 그 덕에 산행 시간도 꽤 줄었고 좀더 안전해 졌다. 그래도 아찔한 구간은 여전히 많다.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힘들여 암봉 위에 오르고 나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경과 마주한다. 칼날이 여러 개 겹쳐진 듯한 암릉 사이사이마다 분홍빛 진달래가 보석처럼 박혀 있다. 고된 산행 끝에 만난 절경이라 그럴까. 과장 좀 보태, 신이 만든 정원에 실수로 발을 들인 듯한 느낌이다. 덕룡산 진달래는 대규모 군락을 이루는 경우가 드물다. 암릉과 산허리 등에 소박한 규모로 핀다. 여느 진달래 명산처럼 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외려 이 모습이 더 단정하고 아름답다.백룡의 등뼈에 올라타서 아래를 굽어보는 맛도 그만이다. 강진만과 다도해의 시원한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앞뒤로는 삼국지 장비의 장팔사모를 연상케 하는 뾰족한 암벽이 연달아 펼쳐진다. 쉽게 말해 눈 두는 곳마다 절경이다. 덕룡산 주변에 유명 관광지들이 많다. 백련사 동백숲은 자체가 천연기념물(151호)로 지정된 명소다. 수백년 묵은 고목 1500여그루에서 떨어진 동백꽃이 숲 바닥에 낭자하다. 산행 들머리인 석문공원은 ‘강진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곳이다. 요즘 강진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가우도는 ‘강진만의 여의도’라고 불린다. 서울 여의도의 양 끝에 다리가 놓였듯, 가우도 역시 도암면, 대구면과 각기 다른 연륙인도교로 이어져 있다. 월출산 아래 터를 잡은 백운동 정원도 필수 방문 코스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동 등과 함께 호남 3대 정원이라 불린다. 글 사진 강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얄팍한’ 덕룡산 산행의 들머리인 수양마을 주작산별빛마루펜션은 영업을 중지했다. 내비게이션 주소는 신전면 수양길 148-217이다. 옛 펜션 건물 조금 지나 공터에 차를 대면 된다. 만덕광업 쪽으로 오르는 이들도 꽤 많다. 광산 바로 앞에 작은 주차공간이 있다. -주작산휴양림은 강진 남쪽에서 가장 권할 만한 숙소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로 폐쇄 중이다. 강진 읍내에선 프린스행복호텔이 깨끗하다. -강진 읍내에 오감통 먹거리장터가 있다. 강진을 대표하는 한정식, 토하비빔밥 등의 먹거리를 내는 집들이 몰려 있다. 칠량면의 청자식당은 바지락 회무침 비빔밥이 맛있는 집이다. 강진을 오갈 때 거치는 영암 학산면 독천리 일대에 낙지요리를 하는 식당들이 많다. 갈비와 낙지를 함께 끓인 갈낙탕, 연포탕 등 ‘혼밥’도 낸다.
  • 추민규 의원, 하남시 3개 학교 클라이밍 안전교육프로그램 점검

    추민규 의원, 하남시 3개 학교 클라이밍 안전교육프로그램 점검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추민규(더불어민주당·하남2) 의원은 31일 경기도의회 하남상담소에서 하남시 관내 3개 학교에 설치된 클라이밍 안전점검과 안전교육프로그램과 관련해 대한스마트클라이밍협회 부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하남시에 안전클라이밍이 설치된 학교는 경영고, 미사고, 은가람중학교가 있으며, 거점형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전국 최초로 안전교육용 클라이밍 및 스마트클라이밍이 동시에 설치된 사례로 알려졌다. 이번 대한스마트클라이밍협회와의 면담은 안전을 위한 기존 안전클라이밍 점검 및 학생들의 두려움과 공포심을 극복할 수 있는 클라이밍 훈련프로그램을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뤄졌다. 대한스마트클라이밍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실내스포츠 인구가 감소되는 상황이지만 클라이밍은 정신적·육체적 건강이 무엇보다 더 절실한 학생들에게 집중력과 자신감 그리고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클라이밍은 암벽과 같은 경사진 면을 손과 발을 사용해 올라가는 액티브한 전신운동이기에 균형 있는 성장을 도와 성장기 학생들에게 필요한 운동”이라면서 “클라이밍은 근력강화, 두뇌활용, 성취감, 함께하는 재미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올림픽 종목으로 선정된 스포츠클라이밍이 경기도 및 전국 학교 학생 대회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 경기도 지역별 학교에 1∼2개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계란 흰자 1000번 휘젓다 보면 코로나 스트레스 녹는다

    계란 흰자 1000번 휘젓다 보면 코로나 스트레스 녹는다

    날이 포근해져 서호준(33)씨는 외출을 하고 싶지만 집에 머무른다. 대신 유튜브에서 본 영상이 떠올라 즉흥적으로 계란을 깼다. 요즘 유행하는 수플레 오믈렛을 만들기 위해서다.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 뒤 흰자에 설탕을 넣고 1000번쯤 저었다. 흰자가 걸쭉하게 됐을 때 소금을 넣은 노른자와 섞고, 폭신한 오믈렛을 구웠다. 서씨는 “팔이 아팠지만 재미가 있었다”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평소에 하지 않던 흥미거리를 찾게 되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셀프 자가격리’에 들어간 사람들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즐길 거리를 찾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집순이·집돌이들도 “‘집콕’(집에 콕 박혀 있다는 뜻)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고 아우성이면서도 각자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낸다. 코로나19의 유행이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집콕족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1000번 저어 만드는 계란 오믈렛’이 등장하기 전, 손목이 아플 정도로 저어서 만드는 ‘달고나 커피’가 먼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달고나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 설탕과 물을 적어도 400번 이상 휘저어 크림처럼 만들어 우유 위에 부어 마시는 음료다. 실제 도전한 이들은 하나같이 “손목이 시큰하다. 400번이 아니라 4000번은 저어야 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에서 달고나 커피 관련 게시물은 지난 21일 기준 8만 3000건이 넘었다. 최지선(26·가명)씨는 “자동 거품기로 만들 수도 있지만, 손목으로 저어서 만들고 나면 힘든 도전을 깬 것 같은 뿌듯함도 있다”면서 “일상이 무료한데 카페에서 파는 것 같은 달콤한 음료를 집에서 마실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했다. 초코우유를 만드는 가루와 휘핑크림 등으로 만드는 변형 레시피도 나왔다.새로운 취미 활동을 시작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신지혜(26·가명)씨는 요즘 집에서 컬러링북을 구매해 아크릴 물감으로 색칠한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취미 중 컬러링북을 우선 찾았다. “코로나19에 대한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힐링이 되고 좋았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전시회에도 가고 미술에 더 관심을 가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이선해(27·가명)씨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도안에 따라 작은 크기의 비즈를 붙이는 보석십자수에 열중하고 있다. 펜으로 비즈를 집어 도안에 표시된 색깔에 맞춰 하나하나 붙이면 된다. 영화를 보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비즈를 붙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난다. 이씨는 “집콕 생활이 몇 달은 이어질 것 같아 큰 도안을 골랐다”면서 “단순 노동을 하면 잡념도 사라지고 완성돼 가는 그림에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거품 반죽기·스도쿠와 퍼즐 판매 급증 관련 제품의 매출 증가세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한 달 동안 우유 거품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거품 반죽기는 67% 증가했다. 콩나물 키우기 등을 할 수 있는 새싹재배기와 채소씨앗도 같은 기간 각각 25%, 17% 더 팔렸다. 스도쿠와 퍼즐(954%), 직소 퍼즐 및 액자(211%) 판매도 급증세다. 전국 어린이집·유치원과 학교의 개원과 개학이 미뤄지면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들도 육아 팁을 SNS에서 공유하고 있다. 육아 사회적기업인 그로잉망의 이다랑 대표가 지난달 25일 제안한 ‘#아무놀이챌린지’가 그중 하나다. 이 캠페인은 ‘가정보육 시간을 성공적으로 플렉스할 집단지성’들에게 ‘세상 모든 집의, 세상 모든 놀이를 모아 보자’는 제안으로 시작됐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집에서 아이와 놀거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사진으로 올리면 된다. 놀거리가 떨어진 사람들에게 톡톡 튀고 재미있는 놀이를 공유한다.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물건을 이용해서 노는 점도 특징이다. 부모가 화장솜이나 면봉으로 그림 도안을 그려 주면, 아이가 붓이나 물약통을 이용해 색칠을 하기도 한다. 종이컵으로 탑을 쌓거나 공예를 만들기도 한다. 휴지심을 풀로 붙여 그림을 그린다. 이윤경(36·가명)씨는 자녀들과 함께 콩나물을 키우고 멸치똥도 딴다. “콩나물은 하루에 물을 2~3번만 주면 되고 빨리 자라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듯하다”면서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는 대신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이웃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폭락한 감자 구매 ‘포케팅 열풍’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자택 생활을 SNS에 공유하는 이벤트 ‘으라차차칩거생활’을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했다. 달고나 커피를 만든 사진이나 일기를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인천연수구육아종합지원센터도 ‘#사회적거리두기’를 공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었다. 착한 소비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김규원(21·가명)씨는 매일 오전 10시면 ‘포케팅’(포테이토+티케팅)에 뛰어든다. 여느 아이돌 콘서트 티케팅 못지않은 난이도에 1분 30초 남짓이면 감자가 품절이다. 지난해 고랭지 감자 생산량이 2018년보다 52% 늘었는데, 코로나19로 납품길도 막히면서 감자 도매가격이 곤두박질쳤다. 그러자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어려움을 겪는 감자 농가를 위해 창고에 있는 감자 10㎏을 5000원에 판다며 SNS에서 홍보를 하면서 ‘포케팅’ 열풍이 시작됐다. 연이은 품절에 지난 18일부터는 하루 판매량을 8000박스에서 1만 박스로 늘렸다. 헬스장처럼 여러 사람이 실내에 모여 하는 운동도 어려워지면서 홈트레이닝(홈트)으로 몸을 푸는 사람들도 많다. 매트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맨손 운동을 알려 주는 영상이나 책 덕분에 어렵지 않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9일까지 운동용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7% 늘어났다. 김지인(28·가명)씨는 헬스 게임인 ‘링피트’를 시작했다. 김씨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살이 찌고 면역력에 대한 걱정도 생겼다”면서 “헬스장에 가지 않고 혼자서 운동을 하면 목표를 지키기 어려운데 게임을 하니 조금 수월한 편”이라고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순환 대신 전문성… ‘붙박이 과장’ 시도하는 인사처

    순환 대신 전문성… ‘붙박이 과장’ 시도하는 인사처

    교육훈련·성과급 등 장기간 근무 보장 과장급 평균 재직 기간 18개월로 늘어정부 부처에서 고위직 자리 하나가 나면 줄줄이 인사가 이어진다. 실장 자리가 비면 고참 국장이 승진하고, 그 자리에 다시 고참 과장이 승진하는 식이다. 그렇다 보니 1년에도 몇 번씩 실국장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도미노 인사’도 옛말이 됐다. 9일 서울신문이 중앙행정기관 과장급 이상 직위 평균 재직 기간을 조사한 결과 실국장급은 2013년 13개월에서 2018년에는 16개월로, 과장급은 14개월에서 18개월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순환보직 방식은 종합행정가를 양성할 때는 유리하지만 전문성이 중요해지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구나 한 자리에 오래 있지 못하다 보니 업무 파악만 하고 다른 자리로 이동해 전문성을 쌓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그동안 한 자리에서 오래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깊이가 없이 얕게 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공직의 인사 문화를 바꾸는 시도를 해 왔다. 인사혁신처는 우선 전문성이 중요한 핵심 직위를 선정해 승진에 연연하지 않고 한 분야에 장기 재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채용 등 분야를 중심으로 5급 이상 계급 체계를 수석전문관(서기관 이상)과 전문관(행정사무관) 2개로 간소화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교육훈련 기회와 성과급 등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해 우수 인력이 한 업무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김호상 인사혁신처 행정전문관은 8년째 공무원 시험 출제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시험 출제 최고 전문가 소리를 들으며 정년퇴직하는 게 꿈이다. 그는 “채용 업무는 이른바 잘해야 본전이라는 소리를 듣는 업무라 선호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사고나 오류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 완벽한 시험을 만드는 성취감을 느끼는 게 오히려 이 업무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인사 감사 업무만 5년째 하고 있는 양기선 인사혁신처 사무관 역시 “출장이 많은 업무라 100% 자의로 시작한 건 아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역량이 쌓이는 걸 느낀다. 이 업무에서 전문성을 더 쌓고 싶다”며 만족감을 숨기지 않는다. 인사혁신처에선 정부 전체에 과장급 이상 직위 재직 기간을 확산시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전문직위를 2014년 2605개에서 지난해 기준 4439개로 늘린 게 대표적이다. 개방형 직위 민간 임용률 역시 2014년 14.9%에서 4년 만에 43.4%까지 늘렸다. 그 결과는 과장급 이상 직위 평균 재직 기간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천 독서마라톤 대회 시작

    이천 독서마라톤 대회 시작

    ‘책 읽는 이천’ 조성과 시민들의 건전한 독서문화 형성을 위한 ‘제4회 이천시독서마라톤대회’가 출발을 했다. 이번 대회는 9월 25일까지 208일간 진행되며, 참여 신청은 이천시도서관 홈페이지 또는 이천시독서마라톤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독서마라톤대회’는 독서활동을 마라톤에 접목시켜(책 1쪽=2m) 코스별 완주를 목표로 규칙적이고 건전한 독서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범시민 독서운동이다. 독서마라톤은 5개 코스로 구성되었다. 온천코스(2.5km), 산수유코스(5km), 복숭아코스(10km), 도자기코스(21km), 이천쌀코스(42.195km) 가운데 본인이 희망하는 코스를 선택해 책 한권을 다 읽은 후 독서기록일지를 작성하면 책 한 페이지당 2m로 자동 계산되어 독서량이 적립된다.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넓혀 작년부터 시행된 온천코스는 초등학교 3학년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온천코스는 비교적 짧은 2.5km(4권 상당)코스로 어린이들이 독서습관을 기르는데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마련되었다. 올해 주목할 점은, 독서기록일지 작성 시 글자 수를 대폭 축소하여(13세 이하는 100자, 14세 이상은 200자)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완주하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하였다. 참여자에게는 대회기간 대출권수가 7권에서 10권으로 상향되며, 매월 이천시독서마라톤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여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회가 종료되는 10월에는 완주자에게 인증서 수여와 코스별 추첨을 통한 소정의 상품을 지급하고 우수감상문에 공모한 작품에 한해 심사를 통해 부문별로 시상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 시작한 독서마라톤 대회는 그간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 5459명이 참여했다. 대회기간 시민들이 기록한 독서일지는 4만여 건이 넘으며, 5가지 코스로 진행된 독서마라톤의 완주자는 800여 명에 달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독] 임달식 “여자 농구도 국가대표 전임감독제 필요하다” (2부)

    [단독] 임달식 “여자 농구도 국가대표 전임감독제 필요하다” (2부)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후보로 상당수 팬들이 지지하고 있는 임달식(56)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달 초순 이문규 전 감독이 이끈 대표팀의 도쿄올림픽 최종예선과 관련해 “중국전과 스페인전은 너무 무기력한 경기들이었다”며 “중국은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을 총평을 해주신다면. “일단 영국전은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이 너무 잘했어요. 김단비부터 시작해서 박혜진, 강이슬. 너무 슛이 좋으니까 그날은 되는 날이죠. 다만 선수 교체 타이밍이 구설수에 많이 올랐던 것 같습니다. 선수 교체는 감독 고유 권한이기도 하고, 감독 입장에서는 불안하니까 선수들을 끌고 가는데요. 작전은 성공하면 좋은 작전이 되고, 실패하면 아무리 좋은 작전이라도 실패한 작전이 되거든요. 결론적으로 이겼습니다. 중요한 시합이니까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약간 교체 타이밍을 계속 뒤로 두고 밀고 나갔던 것 같아요.” -중국전과 스페인전은 어떻게 보셨나. “그건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가 없죠. 너무 무기력한 경기였고요. 국가를 대표해서 나갔기 때문에 어떻게 지느냐도 중요하거든요. 질 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스페인전은 뭔가를 하고 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국전에서 잘했는지 모르겠지만요. 영국전에서 올인하다보니 또 체력이 방전돼 중국전은 너무 무기력했죠. 영국하고 할 때도 이겼지만, 막판에 좋은 분위기를 많이 까먹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이 도쿄행 티켓을 땄다는 성취감도 있었을 테고요. 대한민국 대표하는 팀인데 국가대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팬이나 이런 거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는 거죠. 감독 입장에서는 참 힘들어요. 결과와 과정 모두를 잡는 게.” -국가대표 감독으로 있었을 때 이와 비슷한 논란을 빚은 경우는 없었나. “체코에서 했던 2010년 세계선수권 대회 때 8강 목표를 하고 미국과의 경기 다음에 러시아 경기는 충분히 게임을 잘 할 수 있었는데 선수들의 성취감 때문에 그런지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식더라고요.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는데도 당시에 너무 쉽게 게임을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전력상 언제나 한수위로 평가받긴 하지만 중국은 우리나라가 못 이길 상대는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에게 지더라도 그렇게 큰 점수차로 진 적은 없어요. 제가 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때도 그랬고요. 우리가 신장 면에서 조금 열세지만 그래도 연장까지 가서 이긴 경기도 있었고요.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에요. 요즘에는 우리도 박지수가 있으니까, 센터가 많이 밀린다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고 지난해 한번 이겼잖아요. 충분히 붙어볼 만한 팀이에요.” -우리 선수들이 유독 유럽 선수들한테 기가 죽는다는 얘기도 있다. “유럽 선수들이 기능 면이나 신장 면에서 월등하다보니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대표팀이 이번에 세대 교체도 많이 됐고요. 국제 경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거죠. 이른 바, ‘언다’고 하죠. 상대가 아무리 세도 자꾸 부딪혀 보면 선수들도 좋아질 것 같아요. 김단비나 강아정 이런 선수들은 대표팀에 오래 있으면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은 괜찮을 거 같아요. 저희가 국제 대회나 다른 팀과 친선 경기를 많이 안해봤습니다. 자꾸 부딪혀 봐야 돼요. 처음에는 50점 지고, 두번째는 40점 지고 하면서 자꾸 따라가야죠.” -이번 최종 예선에서 감독을 맡았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 “그거는 전체적인 경기 계획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텐데. 감독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워낙 올림픽 티켓이 중요하다보니까 영국전에 모든 초점을 맞췄던 것 같아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융통성있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있었는데요. 일단 티켓 땄으니까 잘한 건데. 아쉬운 건 해볼 건 해보면서 게임을 치렀으면 이렇게 까지 파장이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자농구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적은데 이런 파장이 오히려 필요했던 거 아닐까. “예전처럼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에 의존해서 될 게 아닙니다. 최소한 팀을 맡으면 1년 정도는 지나야 나의 팀이 되고, 나의 색깔에 맞춰 운영을 할 수 있을텐데. 기껏 해야 몇 달 해가지고 팀을 어떻게 이끌고 가겠어요. 누가 맡아도 제일 어려운 부분이 그걸 거예요. 빨리 여자농구도 감독도 전임제가 돼서 그렇게 가야 정말 좋은 팀으로 발전하는 거죠. 선수들 입장에서도 3,4개월짜리 감독을 뭘 얼마나 신뢰를 하겠어요. WKBL 시즌 끝나면 3월 넘어가고, 4월 넘어서야 대표팀 소집해 훈련을 할텐데 그거 몇달해서 얼마나 감독이 원하는 팀을 만들 수가 있겠어요. 누가 하든 간에 지금 국대 감독 맡는 게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래서 베스트 파이브에 의존하는 경향도 커지는 건가. “베스트 파이브에 의존하는 건 감독 성향이라고 봐요. A선수가 그팀하고 맞을수도 잇고. B선수가 그 팀과 맞을 수 있고 한데 그게 꼭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성향에 따라서 바뀔 수는 있겠죠.” -한때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세계 9위에 올랐던 우리나라가 19위로 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 대표팀의 국제경쟁력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어떤 수준인가. “과거에 비해 조금 약해지기는 약해졌죠. 다른 국가팀 선수들도 그때 뛰던 선수들이 다 은퇴하고 했기 때문에 상대적인 비교를 해보면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 안해요. 박지수라는 걸출한 센터가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중국도 한번 이겨볼 수 있는 거고요. 현 국가대표 선수들이 잘한 게임도 많았습니다. 준비를 잘하고 선수들 부상 없이 엔트리 맞춰서 한다고 하면 질 때 지더라도 재밌는 경기를 하고 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경기라는 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거기 때문에 세계랭킹 최상위권 팀에게는 힘들지만 그 밑에 팀과는 얼마든지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취학 어린이엔 일상생활도 도전·난관… 이해·공감하고 스스로 해결 기회 줘야

    취학 어린이엔 일상생활도 도전·난관… 이해·공감하고 스스로 해결 기회 줘야

    # 입학 초기 등굣길에서, 수업 시간이 지겨울 때 “나 집에 갈래”를 외치는 ‘컴백홈 형’, 틈만 나면 교실을 빠져나와 혼자 학교 탐험을 하다 교장 선생님이나 학교 지킴이 아저씨 손에 이끌려 교실로 돌아오는 ‘나 홀로 학교 탐험 형’, 학교 가기 전 “갑자기 배가 아파요”를 연발하며 학교에 늦거나 하루 빠질 기회를 얻는 ‘병원 경유 형’.김지나 부천 옥산초등학교 교사가 저서 ‘초등 1학년의 사생활’(한울림어린이)에서 소개한 ‘흔한 초등학교 1학년’의 모습이다. 유치원에서는 똑 부러졌던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선 저런 모습이 아닐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서울신문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베테랑 초등학교 교사들과 각 시도교육청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교 생활을 처음 겪는 아이와 학부모들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실망·좌절 견디고 일 해내는 성취감 경험 필요 아침부터 오후까지 자리에 앉아 수업을 받는 것, 알림장에 적힌 준비물을 책가방에 차곡차곡 챙기는 것 등 가장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입학 초기 아이들에게는 처음 하는 도전이자 난관이다. 쉬는 시간 10분 동안 스스로의 힘으로 볼일을 해결하는 것조차 어려워 ‘실수’를 하기도 한다. 여덟 살에 겪는 첫 사회생활의 서러움은 ‘등굣길 시위’로 터져 나오곤 한다. 김 교사는 학교에 가기 싫어 울거나 아프다는 아이에게 가장 먼저 이해와 공감을 해줄 것을 조언한다. “아이가 가장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음을 이해하고, 잘 해내고 있는 모습을 칭찬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입학 초기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는 난처한 상황들을 해결해 내는 ‘자기주도성’을 강조한다. 혼자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기고, 실망감과 좌절감을 견뎌 마침내 일을 해내 성취감을 맛보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하다. 부모가 차근차근 알려줘야 하는 일도 많다. 화장실에 가기 전 화장지를 챙기고, 스스로 옷을 벗어 용변을 보고 뒤처리를 하는 것, 화장지를 버리고 옷을 입고 나와 손을 씻는 것까지 순서를 익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필요한 준비물을 확인하고 가방에 담는 것도 처음에는 부모가 시범을 보여주도록 한다.●손씻기·기침 예절 등 위생습관 기르기는 필수 “우리 아이는 12월생이라 또래에 비해 모든 게 늦어요.” “어려서부터 잔병치레가 많고 체격도 작아요.” 부모의 눈에 아이들은 초등학교 생활에 적응하기에 마냥 어리고 약한 것만 같다. 그러나 입학 후 처음 한 달 동안 ‘적응기간’이 있으므로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당장 4교시 교과수업을 시작하지 않고 학교 소개와 학교 둘러보기 등 학교에 익숙해지기 위한 체험 활동을 한다. 물론 가벼운 운동을 통한 기초 체력 기르기와 손 씻기 및 마스크 사용, 기침 예절 등 위생 습관 기르기는 필수다.경기도교육청은 예비 초등생 학부모들을 위한 길잡이인 ‘행복한 학부모 꿈꾸는 1학년’에서 입학 전 가정에서 챙겨야 할 아이들의 건강 체크리스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 및 유치 관리 ▲취학 전 안과 검진 ▲누락된 예방접종 확인하고 추가 접종 ▲자녀의 알레르기 확인 등이다. 만 7~8세는 시력이 완성되는 시기로, 시력에 이상이 있는 상태로 입학하면 칠판이 잘 보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거나 시력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유아 시기에 있던 알레르기 증상이 아직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아이에게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은 먹지 않도록 당부해야 한다. 단 10분도 책상 앞에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들에게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초등학교의 40분 수업시간은 과거와 같은 주입식 수업에서 탈피해 체험과 활동 중심으로 채워진다. 40분 동안 꼬박 집중해야 하는 건 아니니 15~20분 정도 집중할 수 있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행복한 학부모 꿈꾸는 1학년’에서는 “산만한 아이들은 과제를 완성해 칭찬받은 경험이 적으므로, 결과보다 과정과 노력을 칭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가 해낼 수 있는 과제를 통해 집중력을 키우는 방법도 있다. 아이의 집중력이 10분 안팎이라면 주어진 과제를 10분 분량으로 나눠서 준다. 10분짜리 과제를 해내는 과정을 충분히 칭찬해주고 익숙해지면 15분, 20분으로 과제를 늘려나간다. 시간이 흘러도 산만함이 나아지지 않으면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이 필요하다.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은 ‘전조작기’에서 ‘구체적 조작기’로 넘어가는 시기다. 아직까지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과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덧셈 뺄셈을 할 때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며 셈하는 식이다. 이 같은 발달 특성을 모른 채 추상적인 개념과 논리력을 머릿속에 채우려 아이를 몰아붙여선 안 된다. 선행학습보다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발달 과정에 맞는 학습 방법을 익히는 게 더 중요하다.●한글 이해 수준 자기 이름 읽고 쓸 줄 알면 OK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은 한글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전제로 구성돼 있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한글은 떼고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1학년 열두달 이야기’(이후)라는 책을 펴낸 한희정 서울 정릉초등학교 교사는 자신의 이름을 읽고 쓸 줄 알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한 교사는 “부모와 주변의 어른, 친구들과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고 듣고 이해하는 능력과 태도가 모든 학교 공부의 기본”이라면서 “주변 사람들과 눈을 마주하고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필요하며, 그 뿌리는 가정의 언어 환경에 있다”고 말한다. 한글을 아직 모르더라도 길거리의 간판이나 과자 봉지, 그림책의 제목 읽기 등으로 한글과 친해지도록 하면 된다. 숫자를 몰라도 일상 속 사물을 이용해 수 모으기와 가르기 놀이를 하며 수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아이의 등수가 궁금하다며 사설 학력평가로 밀어넣기보다 학교 교육과정의 학습 목표와 성취 기준을 들여다보고 아이가 이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학부모 총회, 학부모 도서위원, 공개수업…. 아이만 학교에 가는 줄 알았는데 학부모도 학교에 가야 할 날이 많다. 맞벌이 등 학교의 행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행사들의 취지를 이해하고 꼭 가야 할 행사를 추려 참여하면 학교의 운영과 아이의 생활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월 말 또는 3월 초 열리는 신입생 학부모 연수는 1학년 학교생활과 교육과정 등에 대한 설명과 자녀 양육에 도움이 되는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자리다. 3월에 열리는 학부모 총회에서는 담임교사와 만남의 시간을 갖고 학교 운영위원과 학급 대표, 급식 모니터단, 녹색학부모회 등을 뽑는다. 학부모 공개수업에 참여할 때는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등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3~4월 중에 진행되는 학부모 상담주간은 아이의 학교생활을 이해하고 담임교사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로 꼭 참여하기를 권한다. 학생 한 명당 20~30분가량 진행되는데, 학교를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한 교사는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나 의아했던 점을 떠올려 보고 아이에게 그 내용에 대해 물어보며 상담 신청서에 상담 내용을 적으면 좋다”면서 “아이의 장점이나 관심사, 특이사항 등 중요한 정보를 상담시간에 교사에게 전하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유럽 청소년들과 협업하고 성장하는 한국 청소년들

    유럽 청소년들과 협업하고 성장하는 한국 청소년들

    “저희가 한국의 전통놀이를 가르쳐주니 다른 나라의 친구들이 즐거워하며 함께 하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부족한 영어실력 때문에 걱정이 컸었는데 그래도 서로 노력하니 소통할 수 있었어요. 물론 앞으로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로 다짐하고 목표를 세웠고요.” 4명의 한국 청소년이 터키 앙카라에서 스웨덴,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청소년과 ‘레노(LENO, LEave No One behind) 청소년 교류 프로젝트(이하 ’레노프로젝트‘)에 참가했다. 레노프로젝트는 신체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지역적 이유로 소외된 청소년이 다양한 국제교류 활동에 참여해 재능을 펼치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국제교류 프로젝트다. 유럽연합의 에라스무스 플러스 프로그램 중 하나로, 한국 내 주관기관으로 사단법인 더나은세상(이하 ‘더나은세상’)이 선정돼 참여하고 있다. 다국적 청소년들의 문화교류에 초점을 맞추었던 작년 3월 캄보디아 활동에 이어 올해 터키에서의 레노프로젝트는 6개국 청소년들이 자국의 문화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주제로 함께 단편 영화를 만드는 활동에 주력했다. 한국 청소년 대표단을 이끈 더나은세상의 송다빈 매니저는 “참가자들이 초반에는 다른 언어와 문화를 지닌 다른 나라 참가자들과의 소통을 다소 어려워했지만 금세 가까워진 이후엔 적극적으로 교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낯선 경험 앞에서 도전하고 성취감을 느낀 경험을 통해 참가자들이 긍정적 자아정체성을 강화하고 스스로 더 큰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에라스무스 플러스 프로그램은 유럽에서 1987년 시작된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 확대 발전돼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지원 프로그램으로써, 교육, 연구, 청소년,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더나은세상은 레노프로젝트 외에도 비형식교육(Non-formal Education), 사회혁신 등을 다루는 여러 에라스무스 플러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더나은세상의 염진수 이사장은 “유럽 내 협력기관과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다양한 에라스무스 플러스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내 청소년, 청년들이 국제적 안목을 키우고 글로벌역량을 계발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유학년제 원년… ‘노는 시간’ 아닌 ‘미래 역량 기르는 1년’

    자유학년제 원년… ‘노는 시간’ 아닌 ‘미래 역량 기르는 1년’

    한 학기 동안 시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학교 안팎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사실상 전면 확대된다. 올해 서울과 경기, 인천, 대구 등 13개 시도교육청이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1년으로 늘린 자유학년제를 운영하며 학교 자율에 맡긴 부산과 대전, 전북, 제주 등 4개 시도에서도 대부분 학교가 자유학년제를 실시하기로 했다.학생들이 획일적인 시험에 얽매이지 않고 저마다 역량과 소질을 키우도록 한다는 취지에도 자유학년제는 학부모들로부터 “1년 내내 노는 기간”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입에서 그나마 여유가 있는 중학교 1학년 동안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협업 능력, 창의력 등 ‘미래 역량’을 기를 기회라는 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수행평가의 부담을 줄이고 학부모에게 자녀의 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강화하는 등 그간 자유학기제에서 지적됐던 문제점들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시험은 없지만, 학습은 더 깊이 있게 자유학년제는 그간 중학교 1학년과 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 동안 실시되던 자유학기제를 1학년 1, 2학기로 확대한 것이다. 1년간 221시간(중1 총수업 시수의 20%) 이상 ‘자유학기 활동’이 진행되는데, 오전에는 교과 수업을 하고 오후에 교과 수업과 자유학기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기간 동안 중간·기말고사로 대표되는 일제식 지필평가는 실시하지 않으며 학교생활기록부에는 A·B·C·D·E로 매겨지는 교과성취도도 기재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프로젝트와 토론, 실험 등 참여형 수업과 교내 예체능 및 동아리 활동, 지역사회에서의 다양한 진로탐색 활동에 참여하며 교사는 학생들의 참여도와 태도, 학생이 보여 준 역량과 변화를 관찰해 학생부에 서술식으로 기록한다. 중학교 1학년 이후에도 자유학년제의 취지를 이어 가는 ‘연계학기’가 실시된다. 학부모들은 교과 학습이 등한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지만 교과별로 기준 수업 시수의 최대 20%까지만 자유학기 활동으로 대체해 운영할 수 있어 대부분의 교과 수업은 그대로 진행된다. 자유학기 활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과 내용을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확장한 ‘주제선택’ 활동으로, 교과의 핵심 내용과 성취 기준이 기본적으로 포함된다. 실제 주제선택 활동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교과의 주요 지식을 입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경기도 부천 일신중학교에서는 지난해 자유학년제 기간 ‘친환경 생활연구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장은경 일신중 교사는 기술·가정 교과서에서 ‘친환경 의식주’와 관련된 내용을 끄집어내 ‘에코백 만들기’, ‘친환경 주거공간 설계하기’, ‘건강한 간식 만들기’ 활동으로 재구성했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의복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탐색하기’, ‘건설 기술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책을 실현하기’ 등 교과의 목표에 자연스레 도달하는 것이다. 장 교사는 “기술·가정 교과는 실생활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핵심 역량”이라면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환경 문제를 생활 속에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한 학기 동안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자유학기 활동은 기존 교실 수업의 한계를 넘는 다채로운 경험을 가져다준다. 경기도 여주 상품중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외발자전거로 남한강 라이딩에 나섰다. 외발자전거에 올라타 벽을 잡고 움직이는 데서부터 스스로 주행하기까지 두 학기에 걸쳐 배운 후 남한강을 따라 총 11㎞를 외발자전거로 달렸다. 김상식 상품중 교사는 “한 가지 종목을 1년 동안 배우면서 학생들은 매시간 실력이 느는 것을 보며 성취감을 쌓을 수 있었다”면서 “평생 스포츠로 삼을 수 있는 경험과 지역사회에 대한 교육까지 가능했다”고 말했다.●갈수록 수행평가 중요해져 학부모들은 자녀의 시험 점수와 등급을 받아 보지 못해 “자녀의 실력을 알 방법이 없다”고 토로한다. 자녀가 지필평가 없는 1년을 보낸 뒤 2학년 첫 중간고사에서 좌절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장 교사는 “2학년 첫 지필고사에서 혼란스러워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한 번 시험을 치르면 어느 정도 훈련이 돼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간·기말고사는 없어도 단원평가, 영어 단어시험 등 크고 작은 시험들은 여전히 치러진다. 중학교 전 학년과 고등학교에서까지 학생 참여형 수업과 맞물린 과정 중심 평가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시도교육청별로 객관식·단답형 시험을 줄이고 과정 중심 평가를 늘리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연계학기인 2학년 1학기에 지필평가를 1회 이내로 줄였다. 고등학교에서는 올해부터 학생부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기재하게 됐다. 고교에서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해 세특에 좋은 기록을 남기는 게 중요해진 만큼 중학교 때부터 과정 중심 평가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물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일수록 자유학년제 기간에 기초학력을 쌓는 데 소홀할 수 있다. 서울교육청은 중1 학년 초에 학교별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시행해 기초학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을 선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대한 학부모와의 소통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교육청은 학기 말 한 차례 제공되는 학교생활통지표 외에 학기 중에도 ‘과정중심평가기록지’를 제공하는 등 올해부터 학기별로 2회 이상 학생에 대한 평가표를 제공하기로 했다. 수행평가의 부담 역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차라리 시험이 낫다”는 아우성이 나오는 대목이었다. 올해부터는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훈령)’ 개정을 통해 과제형 수행평가가 금지되고 정규 수업시간 내에서만 수행평가를 할 수 있게 돼 학생들이 부담을 덜게 됐다. ●부모 역할은 ‘도와주기’보다 ‘격려하기’ 자유학년제에 적응하기 위해 학생에게 필요한 건 ‘공부’가 아니라고 교사들은 강조한다. 김 교사는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 태도와 자기주도성이 있어야 자유학년제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면서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없다면 학교가 아무리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해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학교생활에 대한 성실함과 모둠 수업에서 친구들을 이끌어 가려는 협업 능력,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서와 신문 읽기 같은 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부모가 직접 도와주기보다 자녀 스스로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교사들은 조언한다. 김 교사는 “학교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취지를 이해하고 자녀가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줬을 때 학습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18만~33만 시간이 덤으로, ‘80%의 행복’과 ‘고독력’ 키우자

    18만~33만 시간이 덤으로, ‘80%의 행복’과 ‘고독력’ 키우자

    공동 저자의 면면을 보자. 오영수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이수영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장, 전용일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신재욱 에프엠 어소시에이츠 대표 컨설턴트 등이다. 경제학과 경영학, 행정학을 전공한 이른바 ‘가방 끈 긴’ 이들이다. 공직이나 연구소 근무 경력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게 사사한 이도 있다. 저자들의 이력만 보면 재무 설계에 치우친 딱딱하고 무거운 책이란 선입견을 갖게 한다. 그런데 서문을 봐도 그렇고, 책 곳곳에 숨겨놓은 영화, 예를 들어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영화 안내 등 딱딱함을 벗어나려고 애를 쓴 흔적이 뚜렷하다. 고령사회에 어울리는 행복의 항해도라고 저자들이 표현한 ‘백세시대 생애설계’(박영사 발간)다. 생애설계에 필요한 것은 재무적 측면과 비재무적 측면의 균형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먼저 재무적 측면으로는 지속적인 일자리, 다층 연금체계 구축, 든든한 자산관리를 준비해야 한다. 비재무적 측면에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면 풍성한 대인관계,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야 하며, 노후 건강을 위해서는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행복감도 고루 갖춰야 한다. 이 책은 다양한 문헌과 통계, 사례를 활용해 행복한 100세 시대를 위한 구체적 실천전략을 7개 분야로 나눠 제시한다. 첫째 은퇴를 늦추고 가능한 한 오래 일하도록 해야 한다. 일은 재무적 측면에서 노후복지나 생활안정에 도움도 주지만 일 자체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고, 사회적 관계를 지속하게 하며, 건강을 유지하게 하기 때문에 생애설계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했다.둘째 은퇴 후에도 오래도록 기본 생활을 유지하려면 공적 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중층적 소득보장 체계를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제도가 선진국보다 뒤늦게 도입되고, 급여 수준도 낮으므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 부부의 평생 월 평균 적정 생활비를 243만원으로 상정하고 평생 생활설계표를 스스로 짜보라고 방법을 제시한다. 셋째 은퇴 후 자산관리 또한 중요하다. 특히 노후에는 큰 손실을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므로 각종 사기와 술수에 넘어가지 않아야 하고, 수익성과 과세 요건을 고려해야 하며, 긴급한 상황에 대비한 유동성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정기보험, 실손의료보험, 치매보험 등을 통해 질병 리스크에 대응하고, 갑작스러운 사망 등에 대비해 증여와 상속 계획을 미리 세우라고 권한다. 넷째 충만한 행복감은 인생 2막의 요체다. 1970년 기대 평균 수명 62.1세가 2017년 82.7세로 늘어 20년 6개월, 약 18만 시간이 덤으로 주어졌다. 100세까지 산다면 33만 시간을 더 선물 받는다. 선택과 준비, 실천에 따라 노후를 행복하게 보낼 수도, 불행하게 보낼 수도 있다. 저자들은 노후의 충만한 행복을 위해서는 긍정적 마음을 갖고,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찾으며, 80%의 행복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하며, 긍정적 관계를 만드는 삶을 살라고 권유한다.다섯 째 은퇴 후에도 든든한 사회적 관계가 절실하다. 은퇴하고 나면 직장을 중심으로 한 공적 관계망이 사라지고 친구 등 친밀 관계망과 가족 관계망만 남는데 부부끼리 존중과 배려, 사랑을 기반으로 소통을 잘해나가고, 친구나 지역사회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는 한편 꾸준한 독서와 사색, 산책 등을 통해 ‘고독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여섯 째로 다양한 여가활동으로 삶의 보람과 의미를 넓히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TV 시청이나 등산만으로 보내지 않고 취미활동, 예술문화활동, 자원봉사활동 등 경력을 쌓으며 성취감을 느끼는 일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망도 한껏 넓히라는 주문이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노후와 웰다잉의 준비다. 노화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 마음, 스트레스 관리, 적정한 운동, 건강한 식습관, 정기적인 건강 검진 등을 반드시 해야 한다. 나아가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죽음을 준비하는 교육을 받고, 연명의료 거부 의향서 및 자신의 장례와 유산 정리 등에 대한 엔딩노트를 미리 작성할 것을 권한다. ‘다 아는 얘기’다 싶다가도 한 번쯤 정독하며 스스로가 누락한 것은 없는지 돌아보게 만들어졌다. 욕심을 더 낸다면 가벼운 영화 대신 인문학이나 정신건강학에서의 은퇴, 인생 2막, 죽음에 대한 연구 결과 등을 톺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조금 더 독자가 손을 뻗을 수 있도록 표지 디자인이나 꾸밈새에 신경을 쏟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재미와 재테크 동시에… 밀레니얼 세대 잡는다

    재미와 재테크 동시에… 밀레니얼 세대 잡는다

    재미있는 방식으로 20~30대 저축 유도 신한, 모바일게임 레벨에 따라 우대금리 국민, BTS 멤버 생일에 입금하면 혜택 하나, 선물 퍼즐 맞추면 우대금리 제공‘재미와 재테크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면….’ 최근 은행권에는 재미와 재테크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펀세이빙’(재미+재테크) 상품이 관심을 받고 있다. 펀세이빙은 게임처럼 재미있는 방식으로 흥미를 유도해 저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상품이다.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저축에 무관심할 수 있는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유인하기 위한 은행권의 펀세이빙 상품을 살펴봤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친숙한 모바일 게임을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신한은행 ‘쏠플레이 적금-주사위게임’은 대표적인 펀세이빙 상품이다. 모바일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정기적금 상품으로 게임 레벨에 따라 최대 연 0.6%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가입액은 1만원부터 50만원까지로 6개월 만기 해지계좌에 한해 우대이자율을 제공한다. 주사위게임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공략하고 짧은 만기로 저축 습관을 키우기 위한 상품이란 평가다. 게임뿐 아니라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연계한 적금 상품도 눈길을 끈다. KB국민은행은 BTS와 함께 ‘나만의 버킷리스트 이루기’란 콘셉트로 ‘KB X BTS 적금Ⅱ’를 판매하고 있다. 자유적립식 예금인 이 상품은 모바일앱 KB스타뱅킹 내 전용화면에서 버킷리스트와 목표액을 입력하고 아이콘 적립 방식으로 저축을 유도하는 상품이다. BTS 멤버의 사진과 버킷 아이콘 클릭으로 적립이 가능하고 BTS 멤버 생일과 데뷔일에 입금을 하면 멤버별 폴라로이드 이미지도 받을 수 있다. 우대 이율을 포함하면 최고 연 2.60%의 금리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스스로에게 격려와 응원 선물을 준다는 콘셉트로 힐링 적금상품인 ‘셀프-기프팅’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이 온라인상 선물 이미지를 미리 선택하고 선물 퍼즐을 맞춰 나가는 재미에 우대금리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뱅킹에서 ‘선물상자’에 접속해 사전에 지정한 선물 이미지 퍼즐을 총 4회에 걸쳐 완성하면 최대 연 1.0%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최저 가입액은 1만원 이상 20만원 이내이며 가입 기간은 1년인 자유적립식 정기적금 상품이다. 다양한 자동이체 방식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저축 재미를 키우는 상품도 있다. 우리은행은 ‘생활 속 돈 모으기’란 콘셉트의 위비 ‘짠테크’(짜다+재테크)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최초 이체액을 적립한 후 매주 같은 요일에 1000원씩 자동 증액된 금액을 저축하는 ‘52주 짠플랜’과 매일 1000원씩 자동 증액하는 ‘매일매일 캘린더플랜’, 하루 생활비 목표액을 설정한 후 실제 쓴 하루 생활비를 입력하면 아낀 생활비 금액만큼 자동으로 이체해 주는 ‘1DAY 절약플랜’ 등 다양한 방식의 자동이체 서비스를 제공한다. 짠테크 플랜에 성공하면 최대 연 1% 포인트의 우대금리도 적용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펀세이빙 상품으로 젊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계좌 속 잔돈을 모아 최대 10만원까지 자동으로 저축해 주는 ‘저금통’ 상품이 대표적이다. 저금통을 만들면 동전 모으기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저축하고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아이템을 통해 얼마나 모였는지를 게임처럼 예측해 볼 수 있다. 언제든 저금통 비우기를 통해 모은 금액을 모두 출금할 수 있고 연 2.0%의 기본금리도 제공한다. 자유적금 상품인 ‘26주 적금’도 재미를 끌어올린 상품이다. 매일, 매주, 매월 원하는 주기로 적금을 설계하고 ‘26주 챌린지’를 통해 매주 일정하게 증액하는 도전 금액도 설정할 수 있다. 매주 납입에 성공하면 보유할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하나씩 늘고 도전 현황을 카카오톡을 통해 공유할 수도 있다. 연 1.5% 기본금리에 자동이체 때 연 0.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26주 적금은 금리가 아닌 성취감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라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힘겨운 청장년 위해 복지도 1인가구 시대

    힘겨운 청장년 위해 복지도 1인가구 시대

    양천 50대 남성 위한 ‘나비남 영화제’ 영등포 고시원男 봉사 모임 등 운영 관악은 청년 전월세 중개료 낮추고 서대문 대학생 이사 무료 지원 눈길독거노인을 중심으로 하는 지자체의 1인 가구 복지정책이 불안한 미래에 몸도 마음도 아픈 20·30 청년층과 일자리 대책에서 소외된 이 시대 인구 주류인 40·50 장년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29일 서울 지자체에 따르면 청년층과 장년층 1인 가구 복지 정책이 복지의 주요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홀로 사는 50대 남성을 위한 양천구의 일명 ‘나비(非)남(男) 프로젝트’가 해를 거듭할 수록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50대 남성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으로 성장하는 게 대표적이다. 나비남은 ‘나는 혼자가 아니다’의 줄임말이다. 사업실패, 실직, 이혼, 가정파탄 등을 겪으며 고독사 위기로 내몰리는 50대 남성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나왔는데 처음에는 멘토를 통한 일대일 상담으로 시작해 지금은 ‘나비남 영화제’ 등 약 50개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2017년 시작 이래 총 11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지금은 지역 내 병원, 종교재단, 사회복지단체 등 35개 기관으로 이뤄진 협의체가 함께 도움을 줄 만큼 지원 체제를 확보하고 있다. 관계자는 “나비남 영화제는 50대 남성들이 직접 시나리오 작성, 촬영, 편집 등을 통해 영화제에 참여하고 성취감을 얻어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중장년 1인 가구의 사회 복귀 프로그램인 ‘고시원 남자들이 봉사하는 밥상’인 일명 ‘고봉밥’을 운영하고 있다. 고시원에 고립된 중년 남성들이 밖으로 나와 음식을 나누고 교류하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일종의 자조 모임 성격이다. 도봉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장년층 1인 가구를 위해 ‘치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 텃밭 가꾸기, 농장체험, 김장 담그기 등을 통해 고립, 자살 등 최근 대두된 1인 가구의 사회 문제를 예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30 청년층을 위해서는 각종 생활 서비스 지원 복지가 눈길을 끈다. 전국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곳이자,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관악구는 혼자 사는 만 19~29세 청년이 7500만원 미만의 전월세를 계약할 경우 중개보수료의 0.1%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중되는 주거비 부담을 얼어주기 위한 조치로 나왔다는 설명이다. 9개 대학이 몰려 있는 서대문구는 대학생 이사 무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1인 ‘욜로족’을 겨냥해 나만의 디퓨저 만들기, 반려견과 함께하는 미술체험 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탈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1인 가구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가족 관계망에만 의지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1인 가구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PGA 한 손 아마골퍼 ‘깜짝 홀인원’

    PGA 한 손 아마골퍼 ‘깜짝 홀인원’

    오른쪽 팔이 없이 태어난 캐나다의 한 아마추어 골프 선수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가 한 조에서 경기하는 프로암대회 방식의 대회다. 이날 1라운드에서 PGA 투어 프로 선수들인 트로이 메릿(미국), 그레그 차머스(호주)와 한 조로 경기한 아마추어는 로랑 허터비(캐나다)였는데, 그는 151야드짜리 파3홀인 4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는 그는 왼손으로 티샷했는데, 공이 홀 안으로 사라지자 모자를 벗어 던지며 기뻐했다. 동반 라운드를 펼친 메릿은 “지금까지 내가 골프 코스에서 경험한 가장 짜릿한 순간”이라고 함께 기뻐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필 미컬슨, 리키 파울러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오늘의 샷’은 아마추어인 허터비에게 돌아갔다”고 전했다. 11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허터비는 이 대회에 몇 차례 나왔던 경험이 있다. 그는 티샷을 230야드 남짓 날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8년 이 대회에서는 60야드 거리의 어프로치샷을 한 번에 넣기도 했다. 어릴 때 하키와 야구에도 소질을 보인 허터비는 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해 줄 때 성취감을 느끼곤 한다”고 기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떠나요,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꿈 한뼘씩 커지는 여행

    떠나요,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꿈 한뼘씩 커지는 여행

    서울 송파구가 겨울방학을 맞아 위기가구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현장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송파구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4일 동안 관내 중·고등학생 30명을 대상으로 겨울캠프 ‘청소년 비전교실 드림하이’를 운영했다고 11일 밝혔다. 청소년 비전교실 드림하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으로 구가 잠실청소년센터와 연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위기가구 청소년들이 다양한 교육과 현장활동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 올바른 또래 관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청소년들이 여행 기획부터 현장 체험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선택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바리스타, 드론 조종사 등 다양한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6~7일은 잠실청소년센터 청년지도자와 함께 참가 학생들이 직접 전구와 군산 여행을 기획하고 안전 및 소양교육을 받았다. 8~9일에는 기획에 따라 실제로 전주한옥마을과 군산 근현대사거리 등의 명소를 방문하는 문화체험캠프가 열렸다. 한편 송파구는 지난 7일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 청소년 안전망팀 선도사업 및 고위기청소년 맞춤형 프로그램’ 수행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구는 올해 찾아가는 고위기청소년 아웃리치 캠페인, 송파구 청소년안전망 집중지원 프로그램, 고위기청소년 전문상담사 집중상담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구 자체 교육모델인 ‘송파쌤’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청소년들이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맞춤형 교육서비스로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집 나가면 ‘개’고생… ‘방콕’이 더 짜릿한 ‘홈’ 루덴스족

    집 나가면 ‘개’고생… ‘방콕’이 더 짜릿한 ‘홈’ 루덴스족

    “카페보다 ‘홈카페’가 훨씬 좋아요. 눈치 볼 필요 없이 좋아하는 걸 마음껏 마시고 즐기니까요.” 정주영(24·여)씨는 1년째 ‘홈카페’(집을 카페처럼 꾸미고 커피와 차를 마시는 것)를 즐긴다. 정씨는 “비싼 가격에 양도 적고 만족하기 어려운 카페들도 많은데 집에서 간편하게 하루 20분만 투자해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은 음료(아래 사진)를 만들면 성취감이 생긴다”고 했다. 처음엔 창업 준비를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취미가 됐다. 최근에는 플레이팅(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그릇이나 접시 따위에 담는 일)도 신경 써 음료와 음식 사진을 예쁘게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다. 정씨처럼 집에서 노는 방법은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소소한 일상을 넘어 요즘 2030세대에게 집은 때로는 카페이자 파티장이 된다. 일명 ‘홈루덴스족’(Home+Ludens(라틴어로 놀이)의 합성어)의 탄생이다. 서울신문이 만난 2030들은 ‘집돌이·집순이’를 자처했다. 집에서 논다는 것이 더이상 친구가 없거나 외로운 이미지가 아니라는 증거다. 이들에게 ‘방콕’(집에 콕 박혀 있다는 뜻)은 게으름의 상징이 아닌 진정한 휴식이자 충전이다.지난해 7월 잡코리아·알바몬이 20~30대 밀레니얼 세대 38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72.3%)이 스스로를 집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홈루덴스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홈루덴스족에 대한 이미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설문조사에서도 홈루덴스족은 혼자 잘 노는 독립적인 사람(69.1%)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여유를 좋아하는 사람(35.8%),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23.7%), 자유로운 사람(23.2%)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반면 게으른 사람(7.4%), 대인관계가 부족한 사람(6.3%), 소심한 사람(2.2%) 등 부정적인 답변은 소수에 불과했다.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모든 것이 집 앞으로 배송되는 시대, 홈루덴스족이 늘어나게 된 배경 중 하나다. 극장에 가지 않아도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볼거리가 넘치고 애플리케이션만으로도 먹고 싶은 음식을 24시간 배달해 먹는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홈루덴스족들은 “생각보다 집에서 즐길거리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홈카페는 물론 운동을 하는 ‘홈트레이닝’, 집 베란다와 거실에서 즐기는 ‘홈캠핑·홈파티’, ‘홈가드닝’까지 각양각색이다. 송유정(26·여)씨는 ‘홈인테리어’를 즐긴다. 원목 색깔을 꼼꼼히 따져 가구를 고르고 마음에 드는 향초를 골라 진열한다. 송씨가 개성과 취향대로 집을 꾸미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게 된 건 뜻밖에도 몇 년 전 7개월간 다닌 세계여행 덕분이다. 송씨는 “여행으로 매번 달라지는 환경에 지쳤을 무렵 집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송씨는 지방에서 취직을 해 생전 처음으로 부모님 품을 떠나 9평 남짓한 자취방을 마련했다. 송씨는 “앞으로 내 삶에서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쓸 시간이 지금보다 부족해질 것 같았다”면서 “나만의 공간을, 나만의 취향으로 꾸민다는 행복감에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연말연시 파티도 친구들을 집으로 부르는 홈파티가 대세다. 홍은지(26·여)씨는 이번 연말 회사 동기들과 함께 홈파티를 즐겼다. 홍씨는 “밖에서 놀면 돈도 많이 들고 괜히 꾸미고 나가느라 신경 쓰이는데 편하고 신나게 놀고 싶어 집에서 파티를 계획했다”고 했다. 음식은 간단하게 배달로 해결했고 예쁜 사진을 남기려 파티용품도 구입했다. 홍씨는 “홈파티 소품 세트는 2만원대에 구입해 가성비 역시 뛰어났다”면서 “밖에서 노는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고 말했다. 대학 친구들과 홈파티를 했다는 최보라(26·여)씨는 가장 큰 장점으로 자유로움을 꼽았다. 최씨는 “파티룸을 빌려서 연말 파티를 해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꾸미는 데에 제약이 있더라”면서 “가구 배치도 마음대로 하고 풍선과 장식품을 붙이면서 파티 분위기로 집을 바꾸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고 했다. 밖에 나가 놀더라도 레저보다는 ‘호캉스’(멀리 여행을 떠나는 대신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을 예약해 휴가를 보내는 것)를 선호한다. “체력을 많이 소모하지 않고 차분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반영된 선택이다. 호캉스가 주 콘텐츠인 유튜브 레이첼tv를 운영하는 김형신(38·여)씨는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로 혼자 책을 읽기 위해 호텔에서 묵는 분들도 있다”면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호캉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집에서 노는 배경엔 밖에서 놀며 시간과 돈을 쓰며 또다시 피로해지기보다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효능감) 좋게 집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챙기겠다는 심산이 깔렸다. 가성비도 높다. 홈카페를 즐기는 정씨는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절약할 수 있다”면서 “집에서 자주, 다양하게 만들어 먹을 자신이 있다면 초기 투자 비용 이후에는 별로 돈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집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날 유일한 휴식 공간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20대들이 집을 좋아하는 건 소진돼 있기 때문”이라는 장지흔(27·여)씨는 “우리는 학업이나 직장 등 모든 관문에서 경쟁을 거쳐 와서 휴식에 목마른 세대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씨는 “‘욜로’(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 역시 한 번 사는 인생이니 무엇이든 도전하자는 뉘앙스보다는 ‘한 번 사는 인생, 그냥 즐기자’는 의미로 퇴색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복잡한 인간관계가 피로하다는 2030들도 많았다. 이상호(28)씨 역시 “사회생활에서 겪는 수직적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낀다”면서 “그러다 보니 여가만큼은 굳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잡코리아·알바몬이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홈루덴스족이 된 이유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자가 전체의 20.1%나 됐고 내 취향을 집에서만큼은 오롯이 실현할 수 있다는 응답자도 13.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홈루덴스족은 2030세대들이 성장 과정에서 경쟁에 내몰려 ‘번아웃’(의욕적으로 일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것)되면서 탄생한 ‘신인류’라고 진단한다. 전명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사회적 가치보다 ‘나 자신의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밀레니얼 세대는 역사상 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시기에 유년을 보냈지만, 취업난으로 먹고사는 문제에 내몰리면서 잔뜩 위축돼 막상 꿈을 펼칠 시기 ‘번아웃’돼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2030세대들은 열심히 노력해도 원하는 직장을 얻거나 목표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불확실한 것들에 본인을 소진시키지 않는다”면서 “희망고문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할 수 없는 건 과감히 내려놓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얻는 ‘자기통제감’을 누리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삼겹살은 내가 최고야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삼겹살은 내가 최고야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먹으면서 잘 관찰하면 흥미로운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 서로 삼겹살을 굽겠다고 집게며 가위를 빼앗는 장면인데, 물론 남자들이 주로 가위 쟁탈전에 나선다. 가만히 앉아서 잘 구워진 고기를 넙죽넙죽 집어 먹기만 하면 편할 텐데 굳이 서로 굽겠다고 나서는 이유는 선사시대 사냥꾼의 본능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자기가 자르고 뒤집어 가며 구운, 노릇노릇 잘 구워진 삼겹살을 맛나게 나눠 먹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 옛날 사냥감을 둘러메고 보무도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오던 그때 그 사냥꾼의 뿌듯한 심정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그때의 당당한 성취감을 조금이라도 느껴 보려고 서로 삼겹살을 뒤집겠다며 집게를 차지하려고 싸운다고 생각하니 사냥꾼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이 좀 짠하게 보이기도 한다. 사냥의 시작은 석기를 만들 수 있게 된 구석기시대부터다. 석기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사냥을 할 수 있었다. 육식과 석기는 불가분의 조합이다. 사냥은 인류의 진화와 생존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사냥으로 획득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는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켰다. 뿐만 아니라 영양 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신체가 튼튼해지고 두뇌가 커지는 데도 기여했다. 석기를 만드는 과정은 뇌를 자극하게 됐고, 석기 제작기술의 숙련 과정은 뇌의 발달을 촉진했다. 만일 석기를 만들지 못했다면 ‘사냥꾼 인간’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냥은 석기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행위다. 실제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도구보다도 사냥감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치밀한 전략 그리고 역할 분담을 위한 사회적인 조직력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 진정한 사냥꾼으로 불릴 수 있게 된 때는 후기구석기시대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후기구석기시대 사람들이 능숙한 사냥꾼이었다는 증거는 그들이 남겨 놓은 예술품 특히 동굴벽화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동굴벽화에 그려진 것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바로 동물 그림이다. 창에 맞아 상처를 입거나, 부상을 당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동물들의 생생한 그림들은 당시 사람들의 사냥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증거들이다. 최근 약 4만 3000년 전에 그려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예술의 기원지 논쟁과 관련해 큰 화제가 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동굴벽화에도 사람이 창과 밧줄로 보이는 도구를 휘두르며 멧돼지와 들소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역시 사냥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애석하지만 이제 사냥꾼 인간의 시대는 지났다. 그저 사냥꾼 남자의 희미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을 뿐이다. 오늘도 삼겹살을 구우면서 집게와 가위 쟁탈전을 벌일 것인지의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이 시대에는 고기를 맛나게 잘 굽는 여자들도 많고 많다.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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