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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공군 이중사 성추행 사망사건 가해자, 징역 9년

    [속보] 공군 이중사 성추행 사망사건 가해자, 징역 9년

    공군 고(故)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장 모 중사에게 군사법원이 17일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군 장 중사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 성범죄가 가업? 대물림 옥살이 하게 된 성폭행범 부자

    성범죄가 가업? 대물림 옥살이 하게 된 성폭행범 부자

    성범죄가 마치 가업이라도 되는냥 아버지에 이어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남자가 대물림 옥살이를 하게 됐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최근 연쇄 성범죄 혐의로 27살 남자를 체포했다.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검거된 남자는 성폭행 3건, 성추행 1건 등 최소한 4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 1명은 미성년자다. 경찰은 "용의자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과학적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면서 "엄중한 법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는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한 피해자의 신고로 시작됐다. 남자와 일면식이 없는 피해자는 XX까지 태워주겠다는 말에 속아 자동차에 올랐다가 외곽 들판으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는 남자의 자동차 안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면서 GPS를 이용해 용의자를 추적할 수 있도록 경찰수사에 협력했다.덕분에 비교적 손쉽게 동선을 파악한 경찰은 추적 끝에 문제의 남자를 자택에서 검거했다. 여죄는 피해자에게 검출된 남자의 DNA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또 다른 2건의 성폭행사건에서 검출된 용의자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DNA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의 용의자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성추행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대질 조사에서 피해자가 남자를 용의자로 확인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남자는 체구가 작고 어린 여성들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범죄심리학자들은 "남자가 제압하기 쉬운 상대, 범행 후에도 심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을 고른 것"이라면서 "4건의 사건 모두 우발적 사건이 아닌, 치밀하게 계산한 계획범죄였다"고 입을 모았다. 남자의 아버지가 성범죄자였다는 사실도 드러나 사건은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7건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2009년 징역 4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익명의 경찰 관계자는 "가문에 성범죄 DNA가 있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면서 "유사범죄 대물림에 수사관들조차 경악했다"고 말했다.
  • ‘대학원생 제자 추행 혐의’ 김태훈 전 세종대 교수, 징역형 확정

    ‘대학원생 제자 추행 혐의’ 김태훈 전 세종대 교수, 징역형 확정

    대학원생 제자를 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배우이자 전직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 김태훈(55)씨의 징역 1년 4개월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상고를 최근 기각하고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김씨는 2015년 2월 26일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자신의 차 안에서 당시 졸업논문을 준비하던 제자의 신체를 동의 없이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2019년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피해자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한창 일어나던 2018년 “3년 전 김 교수로부터 차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지만, 논문 심사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라고 폭로했다. 이에 김씨는 다른 여성ㅇ 자신을 상대로 제기한 1차 미투 내용을 들은 피해자가 2차 미투를 하게 된 것이고, 사건 발생일을 2015년 4월로 기억한다는 점 등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같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허위 대리기사를 내세우고, 주점 장부 내용을 지어내는 등 증거를 조작한 점을 인정, 김씨를 법정구속했다. 2심 재판부도 “피고인의 여러 행위는 2차 가해일뿐 아니라 정당한 방어권 행사를 넘은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항소심 선고 후 재판부를 향해 “피고인에게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은 이 재판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항의한 뒤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 권성동 “미인이라고 칭찬, 성희롱 아냐”…“성 인식 부끄럽다” 비판(종합)

    권성동 “미인이라고 칭찬, 성희롱 아냐”…“성 인식 부끄럽다” 비판(종합)

    권성동 “악의적 공작”…의혹 부인시민단체 “사실이면 사퇴하라” 촉구 국민의힘 권성동 사무총장의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강원도 정당과 시민단체의 비판이 이어졌다. 권 총장은 입장문에서 “악의적인 공작”이라며 “강력한 법적 조치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13일 권 총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의 1박 2일 강원 일정 중 강릉에서 한 시민을 성희롱했다고 보도했다. 열린공감TV는 “지난 10일 강릉 옥천동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술자리 후 권 총장이 옆에서 술을 마시던 손님 부부의 아내에게 신체접촉을 하며 ‘이쁘다’라고 말했으며, 그 여성에게 ‘강릉에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느냐’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 남편에게 ‘안다리를 걸어도 아주 잘 걸었네 뭐’라며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고 했다”며 “부부는 현장에서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신고를 했고,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피해자에게 처벌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권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권 총장은 “미인이라고 칭찬하며 결혼을 잘하셨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 전부”라며 “성희롱이나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랑이도 없었고, 평범한 지지자처럼 좋아하며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이후 열린공감TV는 “취재팀이 강릉경찰서 112상황실 책임자와 통화를 해 출동 사실 자체가 있었음을 확인받았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권 총장은 ‘추가 입장문’을 내고 “자리를 뜨기 전까지 경찰이 온 적이 없었고, 이후 연락받은 바도 없다”며 “경찰 출동이 무엇 때문인지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권 총장 관련해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실은 있으나, 관련 사안은 현장에서 종결됐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논평에서 “권 총장 해명대로 덕담을 건네고 피해자가 고맙다고 말했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면 새벽 1시에 경찰이 112신고를 받고 왜 출동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총장은 악의적인 공작 운운할 게 아니라 당시 112상황실 신고 내역과 신고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 요청을 하고, 떳떳하다면 지체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해 성희롱 발언이 없었음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강릉시위원회는 “타인의 외모는 함부로 평가할 대상이 아니다”라며 “권 총장의 막말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때가 아니라 부끄러운 성인식과 인권 감수성을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릉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강릉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기관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사실을 밝히고, 사실일 경우 권 총장은 국회의원직을 포함한 모든 자리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 “미인이라고 칭찬했을 뿐” 권성동 성희롱 의혹 부인

    “미인이라고 칭찬했을 뿐” 권성동 성희롱 의혹 부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성희롱 의혹 보도에 대해 “미인이라고 칭찬을 하며 결혼을 잘하셨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 전부”라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열린공감TV’는 권성동 의원이 지난 10일 한 식당에서 한 부부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매체는 윤석열 후보 선대위가 강원도 유세 일정으로 강릉에 들렀고 중앙지 기자들과 술자리를 하던 중 새벽 1시쯤 윤 후보 일행이 옆테이블 부부와 실랑이가 붙었다고 보도했다. 권성동 의원이 그 부부 손님의 아내에게 “강릉에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느냐”고 말했고, 남편에게는 “안다리를 걸어도 아주 잘 걸었네 뭐”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부부는 현장에서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해 현장파악을 한 후 피해자에게 처벌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는 것이 열림공감TV측의 설명이다. 권성동 의원은 “열린공감TV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악의적인 공작임을 밝힌다. 강력한 법적 조치로 바로잡겠다”며 즉각 반박 입장문을 냈다. 권 의원은 “지난주 금요일 윤석열 후보의 강릉 일정이 끝나고 서울에서 내려온 기자분들과의 뒤풀이가 있었고 저도 격려차 방문했다. 강릉의 모 식당에서 6명의 기자분들이 동석했고 탁 트인 공간에서 술을 마셨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기자들과 헤어지고 나가던 와중에 뒤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남성이 다가와 “의원님 팬이다, 존경한다. 지인의 후배”라고 말하며 사진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그가 자기 부인이라고 소개하기에 제가 미인이라고 칭찬을 하며 결혼을 잘하셨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 전부”라며 “그 부부는 헤어지면서 제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열린공감TV에서 말하듯이 부부 손님의 아내에게 성희롱이나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실랑이도 없었고 평범한 지지자처럼 좋아하며 돌아갔다”며 “지난 강릉 일정 이후 일부에서 없던 사실을 퍼뜨리며 제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고 유감을 표했다. 열린공감TV측은 재차 입장문을 내고 “부부와의 이야기를 미담처럼 입장문을 냈는데 문제는 권 의원 입장문 어디에도 경찰 출동 부분이 빠져 있다”며 “권 의원의 말대로 그런 사실이 없다면 왜 경찰이 그 시각에 출동했는지와 당시 112 상황실 신고내역 및 신고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 요청을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 기성용 후배들 “성폭행 폭로는 거짓말…신체특징 우리도 안다”

    기성용 후배들 “성폭행 폭로는 거짓말…신체특징 우리도 안다”

    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이 초등학교 시절 성폭행을 했다는 폭로로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시 합숙생활을 함께했던 축구부 후배들이 기성용을 두둔하고 나섰다. 지난 3월 A씨와 B씨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2000년 1~6월 전남 순천중앙초 축구부 합숙소에서 한학년 선배인 6학년 선배 2명으로부터 구강성교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언급한 선배 2명 중 1명은 기성용이었고, 기성용은 변호사를 선임해 결백을 주장했다. 기성용은 A씨와 B씨를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고 5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함께 합숙을 했던 축구부원 11명과 코치진 등 3명은 13일 연예매체 디스패치 보도를 통해 “합숙소 내에 폐쇄 공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일은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으며, 있을 수도 없다”고 A씨와 B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 축구부원은 “한방에서 20명이 잤다. 10명씩 2열로 누워서. 누가 밤에 화장실 가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개방된 공간이었다. 그런데 A씨와 B씨를 불러 성추행했다?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체구가 작아 성폭행 대상이 됐다는 A씨와 B씨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당시 축구부원들은 “둘 다 동기들보다 키가 컸고 체격도 좋았다. 성추행 이유를 억지로 만들다 보니 거짓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와 B씨 측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가 “(A씨와 B씨가) 성기 모양까지 기억하고 있다”며 피해 정황을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운동 끝내고 또 한다. 샤워기가 4대라 20~30명이 옷 벗고 순번을 기다렸다. 누구라도 서로의 몸을 볼 수 있었다. 뻔한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꾸며서 주장했다. 우리도 A씨와 B씨의 성기를 봤다”고 반박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날 디스패치 보도에 대해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 “엘베서 초6 딸 성추행한 남학생…그 부모는 저를 고소했습니다”

    “엘베서 초6 딸 성추행한 남학생…그 부모는 저를 고소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제기돼 초등학교 6학년 딸이 같은 반 남학생으로부터 성추행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가해 부모 측의 적반하장식 대응에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딸을 둔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같은 반, 같은 아파트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사는 남학생이 딸을 성추행했다”며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은 13일 오전 8시 현재 97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A씨는 “제 딸은 남들에게 표현하는 것을 많이 힘들어하는 아이라 친한 친구도 없이 외롭게 학교에 다니는 조용한 아이”라며 “2년 넘게 언어 치료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 딸 성향을 알고 있는 남학생 B군이 하굣길에 아무도 없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딸을 성추행했다”며 “딸은 하교 후 집에 오자마자 제게 와서 ‘B군이 엘리베이터에서 엉덩이를 만지고 바지를 내려서 음모를 만졌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B군은 평상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저희 부부와 인사도 가볍게 하며 안부도 묻는 사이였다”며 “밀폐된 엘리베이터 안에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무서워 움직이지도 못했던 우리 아이가 느꼈을 공포와 충격을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B군은 처음에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그제야 살짝 만졌다고 둘러댔다”며 “제 딸에게 사과할 테니 부모님과 학교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 스스로도 본인이 한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B군 부모와 담임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사건 당일 저녁 B군과 부모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반성문을 써 A씨를 찾아왔고, 이사 혹은 전학을 가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성범죄로 신고돼 경찰 조사가 진행된다는 사실과 CCTV가 녹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B군 측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당당하게 “손은 넣은 적이 없다”며 발뺌했다는 것. 게다가 B군 부모는 A씨가 B군을 추궁한 것에 대해 아동학대라며 학교폭력위원회를 신청하고 경찰에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B군에게 저희 부부는 지금까지 욕 한 번 한 적이 없다”며 “딸이 성폭력을 당한 직후 가해자에게 사실관계를 물어본 것이 아동학대죄로 인정된다면 피해 학생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는 B군에게 3일 출석 정지를 내렸을 뿐 다른 법적 조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며 “현재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반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일 같은 반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 딸을 위해 도와달라”며 “부디 강제 전학으로 2차 피해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 ‘묻지마 공천’에 빛바랜 지방의회

    ‘묻지마 공천’에 빛바랜 지방의회

    ‘지방의회 무용론’을 촉발시켰던 전북 김제시의회 ‘불륜 스캔들’이 2라운드로 접어들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완결판’으로 불리는 김제시의회 동료 의원 간 불륜 사건은 지난해 7월 해당 의원 둘을 제명하고 의장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수습되는 듯했다. 그러나 제명됐던 고미정(여) 의원이 최근 법원의 판결로 의회에 복귀하면서 지역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상대방인 유진우(남) 전 의원도 오는 16일 ‘제명처분 취소 등 청구의 소’ 1심 판결을 앞두고 있어 재판 결과에 따라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명됐던 고 의원이 시의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10월 21일. 제명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어 고 의원은 지난달 24일 제명처분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고 의원은 지역사회의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행정사무 감사, 예산안 심의 등 일정을 소화했다. 제명 처분이 정당하다는 1심 판결이 2심에서도 그대로 나올 줄 알았던 시민들과 시의회는 의외의 판결에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시의회가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지만 재판 결과는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의장단 선출 본회의장서 불륜 폭탄선언 동료 의원 간 불륜사건은 2019년 말부터 흘러나왔다. ‘시의회에서 주관한 해외연수를 다녀온 직후부터 불륜이 시작됐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결국 지난해 6월 6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터지고 말았다. 이날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유 의원이 고 의원을 향해 “이 ××× 여기가 어디라고 와. 너 앞으로 내 눈에 띄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폭언을 퍼부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어 6일 뒤인 12일에는 유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고 의원과 불륜 사실을 인정한다.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자신이 폭행을 당했고, 고 의원의 남편이 흉기까지 휘둘러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유 의원은 “12월 26일 불륜 사실이 발각돼 (고 의원의 남편에게) 6차례 폭행을 당했다”며 “정신적인 충격에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또 “‘남편과 이혼하는 데 6개월 걸린다. 당신한테 간다. 꼭 간다’는 내용의 구애 편지를 썼던 고 의원이 남편에게 불륜 사실을 들키자 자신을 스토커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불륜 사실을 고백하자 지역 여론이 악화되고 시민사회단체의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유 의원은 탈당했다. 민주당 비례의원인 고 의원은 당에서 제명당했지만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고 버텼다. 그러자 자진 사퇴를 공언했던 유 의원도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불륜 스캔들은 김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언론과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막장 드라마’를 연출, 절정을 이뤘다. 지난해 7월 1일 의장단 선출을 위해 열린 본회의장은 유 의원이 고 의원에게 다가가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느냐”고 폭언하면서 난장판이 됐다. 이날 유 의원은 고 의원에게 “내가 스토커야? 얘기해 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고 의원은 “그럼 제가 꽃뱀입니까?”라고 맞섰다. 다시 유 의원이 “꽃뱀 아니었어?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느냐”고 소리쳤다. 이에 고 의원은 “법적으로 고발하세요. 고발하면 되잖아요”라고 되받았다. 둘 사이에 고성이 오가면서 본회의장은 싸움을 말리려는 의회 직원들까지 몰려들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김제시의회는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두 의원의 추태로 일정을 연기했다. 본회의장 추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김제시민들은 “도무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며 “해당 의원들을 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의원들의 불륜으로 막장 드라마가 돼 버린 김제시의회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자 김제시의회는 지난해 윤리특별위원회를 거쳐 만장일치로 두 의원을 제명했다. 유 의원은 7월 16일, 고 의원은 7월 22일 제명됐다.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온주현 시의회 의장도 10월 19일 의원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스캔들은 끝나지 않았다. 제명된 두 의원이 약속이라도 한 듯 제명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륜 스캔들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고 의원은 지난해 10월 14일, 유 전 의원은 10월 23일에 소장을 제출했다. 고 의원은 소장을 통해 “유 의원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스토킹, 폭언, 협박 등을 당한 피해자일 뿐 간통하거나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시의원으로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 복귀에 김제 지역 여론 들끓어 그러나 법원은 올 4월 1일 고 의원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고 의원과 유 의원의 관계, 편지 내용 등을 참작해 보면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로 인해 사회적 파장을 야기했고 시의회 운영과 의정활동에 신뢰를 실추시켰을 뿐 아니라 김제시민들의 명예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시했다. 고 의원이 유 의원의 언행이 일방적이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고소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징계도 “절차상 하자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고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1월 24일 고 의원의 제명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두 의원의 ‘부적절한 관계’는 인정했지만 김제시의회가 고 의원에게 방어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징계 절차를 위반했고, 제명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과한 징계라고 봤다. 한편 유 의원이 제기한 제명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은 오는 16일 나온다. 법원의 판단으로 고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되자 지역에서는 민주당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공천=당선’이 공식처럼 굳어진 지역 정치구조상 ‘함량 미달’ 인사를 공천한 민주당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북에서는 ▲송지용 도의회 의장의 폭언·갑질 사건 ▲정읍시의회 여성 의원 성추행 사건 ▲전주시의원 선거법 위반, 음주운전 등 민주당 공천을 받은 지방의원들의 자질 부족 사건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민주당이 공식 사과는커녕 지역민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역의 정치 구도가 민주당 일색인데 공천받고 당선된 지방의원들의 자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민주당이 책임을 통감하고 일신하지 않으면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단독]‘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단독]‘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지정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 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혐오와 차별이 일상인 학교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 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 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숏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 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 존중한다는 게 아니라 ‘너가 트랜스젠더인데 뭐 어쩌라고?’라는 뜻이었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웃팅(43.8%) 피해가 컸다. 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는 ‘0’…기댈곳 없어 학교 스스로 관둬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트집을 잡았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 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씨는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씨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안 된다. 그중에서도 조례 안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가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 정도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다른 지역과 달리 학생인권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했다”면서도 “성소수자 권리구제 신청을 하는 순간 정체성이 원치 않게 공개되기 때문에 여전히 학생들은 상담기관을 찾을 뿐 직접 구제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도윤씨는 잘 살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자퇴를 택했지만, 지금도 졸업식에 가는 꿈을 자주 꾼다. ‘검정고시로 졸업했는데 왜 학교에 있지’라고 의구심을 품다가 ‘꿈인데 그럴 수도 있지’라고 납득한다. “남들은 초·중·고는 그냥 졸업하잖아요. 자퇴한 데 아쉬움이 남나봐요.” 등 돌린 부모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그렇게 없던 일이 됐다. 부모님의 지지를 바랐던 우현씨는 다시 용기를 냈다. “학교에 다니며 성별을 바꾸기 위한 의료적 조치(트랜지션)를 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7살 터울인 동생이 잠든 뒤에야 부모님은 우현씨를 불렀다. 그때 들은 말 대부분을 애써 기억에서 지웠지만, 아버지의 한 마디는 잊을 수 없다. “애초에 너를 내 자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네가 이렇게 말해도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다. 네가 커서 알아서 해라.”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우현씨는 오랫동안 부모를 설득한 끝에 고2 때 학교를 그만두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두어달이 지나자 수염도 났다. 신체에 대한 성별 불일치감은 줄었지만 부모님은 멀어졌다. 어머니는 느닷없이 수도원으로 떠났다. “제가 변하는 모습을 보기 싫었던 거 같아요. 한달 뒤에 엄마가 돌아오고 저는 집에서 쫓겨났어요. 집에 전화했는데, 지금 들어가면 맞아죽겠다 싶었죠. 아는 사람 집을 1주일씩 전전하다가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인 ‘띵동’에 도와달라고 했죠.” 폭력에 전환치료 시도까지…가출은 이들의 생존법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그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요. 낳아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했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살려면 독립하기 전에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까스를 사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 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살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고, 가정 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정신과 상담이나 진단에 대한 부모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탈가정한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생계형 노동자가 된 아이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 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에서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 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씨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렌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이들에게 아무런 지원도 없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라’고 말만 하는 건 가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매일밤 악몽” 소녀 10명 집단 성폭행…무법지대 伊 난민수용소

    “매일밤 악몽” 소녀 10명 집단 성폭행…무법지대 伊 난민수용소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난민수용소에서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ANSA통신은 시칠리아 아그리젠토 난민수용소의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시칠리아 경찰은 이날 아그리젠토 시쿨리아나에 있는 시카니아난민수용소에서 미성년자 5명 등 6명의 이집트 남성을 체포했다. 그간 조직적으로 성범죄를 일삼아온 이들은 수용소의 여학생 숙소를 급습, 소녀 10명을 매일 같이 성폭행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이집트와 튀니지 출신으로 모두 코로나19 격리구역에 있었다.경찰 관계자는 “난민으로 구성된 성범죄 조직은 거의 매일 여학생 숙소를 습격,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숙소 내 대형 접견실에서 어린 소녀들에게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이 피해 사실을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고 소녀들을 협박했다고도 설명했다. 납치 및 성폭행 혐의로 용의자들을 구금한 경찰은 다른 유력한 가해자를 쫓으며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시카니아난민수용소는 현지 민간협회가 운영하는 시설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 프리마토 나지오날레’ 등 현지언론은 해당 수용소가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더 쉬운 사실상 무법지대라고 전했다. 집단 탈출과 폭동이 일상이며, 탈출 난민의 범죄도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일례로 지난 9월에는 수용소를 탈출한 튀니지 남성 2명이 마을 소녀 3명을 성추행하다 붙잡혔다. 2020년 7월에는 집단 탈출을 막던 경찰관이 튀니지 난민들에게 맞아 중상을 입었다. 이 같은 난민 범죄 배경에는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있다고 전문 매체들은 분석한다. 한 프랑스 이민자 정보지는 난민 수가 급증한 데 비해 수용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당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유럽 최대 규모의 미네오 난민수용소를 공식 폐쇄하는 등 강경 정책을 펼쳤다. 살비니 전 장관은 난민 구조선 상륙을 방해하고 최악의 폭염 속에 난민들을 18일간 해상 표류하도록 방치하기도 했다.이후 시칠리아 내 다른 난민수용소는 인구 과밀 문제로 허덕였다. 같은 해 9월에는 열악한 환경과 과밀 수용에 반발한 난민의 집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같은 이유로 수용소를 탈출한 에리트레아 20세 청년은 차에 치여 사망했으며, 그 뒤를 쫓던 경찰 3명도 다쳤다. 코로나19와 함께 과밀 수용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지만, 시칠리아 정부는 수용시설 폐쇄를 고집했다. 넬로 무수메치 시칠리아 주지사는 2020년 8월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지킬 수 없다며 섬 전체 난민수용소를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이 해당 명령을 무효화시키긴 했지만, 난민수용소를 둘러싼 갈등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 막가는 김제시의회 ‘불륜 스캔들’ 시즌 2

    막가는 김제시의회 ‘불륜 스캔들’ 시즌 2

    ‘지방의회 무용론’을 촉발시켰던 전북 김제시의회 ‘불륜 스캔들’이 2라운드로 접어들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완결판’으로 불리는 김제시의회 동료 의원 간 불륜 사건은 지난해 7월 해당 의원 둘을 제명하고 의장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수습되는 듯했다. 그러나 제명됐던 고미정(여) 의원이 최근 법원의 판결로 의회에 복귀하면서 지역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상대방인 유진우(남) 전 의원도 오는 16일 ‘제명처분취소 등 청구의 소’ 1심 판결을 앞두고 있어 재판 결과에 따라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제 시민들에게 ‘집단 수치심’을 안겨 줬던 사건의 인물들이 의회에 재입성하는 절차를 밟고 있어 내년 선거를 앞둔 지역 정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제명됐던 고 의원이 시의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10월 21일. 제명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어 고 의원은 지난달 24일 제명 처분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고 의원은 지역사회의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행정사무 감사, 예산안 심의 등 일정을 소화했다. 제명 처분이 정당하다는 1심 판결이 2심에서도 그대로 나올 줄 알았던 시민들과 시의회는 의외의 판결에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시의회가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지만 재판 결과는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충일 행사장 폭언에 이어 기자회견으로 불륜 표면화 동료 의원 간 불륜사건은 2019년 말부터 흘러나왔다. ‘시의회에서 주관한 해외연수를 다녀온 직후부터 불륜이 시작됐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결국 지난해 6월 6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터지고 말았다. 이날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유 의원이 고 의원을 향해 “이 ××× 여기가 어디라고 와. 너 앞으로 내 눈에 띄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폭언을 퍼부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졌다. 추념식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전부터 두 의원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있었는데, 유 의원이 갑자기 욕설하는 것을 보고 ‘그 소문이 사실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후 유 의원과 고 의원의 불륜설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이어 6일 뒤인 12일에는 유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고 의원과 불륜 사실을 인정한다.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자신이 폭행을 당했고, 고 의원 남편이 흉기까지 휘둘러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유 의원은 “12월 26일 불륜 사실이 발각돼 (고 의원의 남편에게) 6차례 폭행을 당했다”며 “정신적인 충격에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흉기로 허벅지를 찔렸고 머리를 너무 많이 맞아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이후에도 5차례 더 폭행을 당했다. 아내와 애들 앞에서도 맞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고 의원의 신변을 숨겨주려고 자기 부인 이름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했다”고 털어놨다. ●“사랑한다더니 불륜 사실 들키자 스토커로 몰았다” 또 유 의원은 “‘사랑한다. 종일 당신 생각만 난다. 남편과 이혼하는 데 6개월 걸린다. 당신한테 간다. 꼭 간다. 죽더라도 간다’는 내용의 구애 편지를 썼던 고 의원이 남편에게 불륜 사실을 들키자 자신을 스토커로 몰았다”며 분개했다. 이날 유 의원이 스스로 불륜 사실을 고백하자 지역 여론이 악화되고 시민사회단체의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유 의원은 탈당했다. 민주당 비례의원인 고 의원은 당에서 제명당했지만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고 버텼다. 그러자 자진 사퇴를 공언했던 유 의원도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 그는 “7월 3일 정도에 사퇴하는 걸로 하겠다”고 했다. 사퇴를 미루는 이유에 대해선 “김제시의회 의장 선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역에선 “당장 사퇴해도 모자랄 판에 의장 선거에서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찍기 위해 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불륜 스캔들은 김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언론과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막장 드라마’를 연출, 절정을 이뤘다. 지난해 7월 1일 의장단 선출을 위해 열린 본회의장은 유 의원이 고 의원에게 다가가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느냐”고 폭언하면서 난장판이 됐다.이날 유 의원은 고 의원에게 “내가 스토커야? 얘기해 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고 의원은 “그럼 제가 꽃뱀입니까?”라고 맞섰다. 다시 유 의원이 “꽃뱀 아니었어?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느냐”고 소리쳤다. 이에 고 의원은 “법적으로 고발하세요. 고발하면 되잖아요”라고 되받았다. 그러자 유 의원은 “너는 내가 전국적으로 매장시킬 거야. 너하고 나하고 간통했지. 그만 만나자고 하니 네가 뭐라고 했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의회에 있냐. 기자들 다 찍으세요. 무슨 자격으로 여기 있어. 할 말 있으면 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둘 사이에 고성이 오고 가면서 본회의장은 싸움을 말리려는 의회 직원들까지 몰려들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김제시의회는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두 의원의 추태로 일정을 연기했다. ●김제시의회 품위 유지 책임 물어 제명 의결 본회의장 추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김제시민들은 “도무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며 “해당 의원들을 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의원들의 불륜으로 막장 드라마가 돼 버린 김제시의회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김제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해당 의원이 더는 의회활동을 할 수 없게 신속한 제명을 촉구한다. 김제시의회 역시 불륜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껏 늑장 대응을 한 책임을 지고 김제시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해당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자 김제시의회는 지난해 윤리특별위원회를 거쳐 만장일치로 두 의원을 제명했다. 유 의원은 7월 16일, 고 의원은 7월 22일 제명됐다.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온주현 시의회 의장도 10월 19일 의원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남녀 의원 모두 제명 처분 무효 소송 제기 하지만 스캔들은 끝나지 않았다. 제명된 두 의원이 약속이라도 한 듯 제명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륜 스캔들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고 의원은 지난해 10월 14일, 유 전 의원은 10월 23일에 소장을 제출했다. 고 의원은 소장을 통해 “유 의원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스토킹, 폭언, 협박 등을 당한 피해자일 뿐 간통하거나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시의원으로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법원은 올 4월 1일 고 의원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고 의원과 유 의원의 관계, 편지 내용 등을 참작해 보면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로 인해 사회적 파장을 야기했고 시의회 운영과 의정활동에 신뢰를 실추시켰을 뿐 아니라 김제시민들의 명예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시했다. 고 의원이 유 의원의 언행이 일방적이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고소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징계도 “절차상 하자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고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부적절한 관계’ 인정하지만 절차적 하자 지적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1월 24일 고 의원의 제명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두 의원의 ‘부적절한 관계’는 인정했지만 김제시의회가 고 의원에게 방어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징계 절차를 위반했고, 제명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과한 징계라고 봤다. 한편 유 의원이 제기한 제명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은 오는 16일 나온다. 법원의 판단으로 고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되자 지역에서는 민주당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공천=당선’이 공식처럼 굳어진 지역 정치구조상 ‘함량 미달’ 인사를 공천한 민주당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북에서는 ▲송지용 도의회 의장의 폭언·갑질 사건 ▲정읍시의회 여성 의원 성추행 사건 ▲전주시의원 선거법 위반, 음주운전 등 민주당 공천을 받은 지방의원들의 자질 부족 사건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민주당이 공식 사과는커녕 지역민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역의 정치 구도가 민주당 일색인데 공천받고 당선된 지방의원들의 자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민주당이 책임을 통감하고 일신하지 않으면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만지기만”…아동센터 온 여아 8명 성추행한 사회복무요원

    “만지기만”…아동센터 온 여아 8명 성추행한 사회복무요원

    아동센터 찾아온 여아 성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첫 공판일부 혐의 부인피해자들 “합의 없다” 20대 사회복무요원이 지역아동센터에서 복무하며 여자아이 8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전날 오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유사성행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회복무요원 A씨(24)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첫 재판에서 “만지기만 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A씨는 해당 센터에서 아이 돌봄이나 서류 정리 등의 업무를 하며 복무 중이었다고 전해졌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 제주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B양(7)에게 다가가 손으로 B양의 신체를 만지는 등 여자아이 8명을 강제로 추행하거나 일부를 상대로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은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13세 미만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강제 추행 내지는 유사성행위를 한 것으로 이 같은 범행 내용과 횟수 등에 비춰 피고인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도 청구했다. 이에 A씨는 “피해자들의 신체를 만진 건 맞지만 유사성행위는 하지 않았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에 대해서도 A씨의 변호인은 “재범 위험성이 비교적 낮으므로 기각해 달라”고 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현재 피해자들은 합의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내년 2월10일 오후 2시10분에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 페루서 미성년자 울린 성범죄 1만2000건…하루 40건 꼴 발생

    페루서 미성년자 울린 성범죄 1만2000건…하루 40건 꼴 발생

    남미 페루에서 미성년자를 타깃으로 한 성범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팬데믹 사태 이후 오히려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페루 여성부가 발표한 공식 통계를 보면 올해 1~10월 페루에선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 1만2828건이 발생했다. 1개월 평균 1280건, 하루 평균 40건 이상 미성년자를 울린 성범죄가 발생한 셈이다. 페루 여성부는 신체접촉 등 추행부터 성폭행까지 다양한 형태의 범죄를 망라해 통계를 냈다. 피해자는 0~17살 사이 미성년자였다. 가장 심각한 건 성폭력사건이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개월간 페루에선 성폭행사건 8491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를 상대로 발생한 성폭행사건은 5728건이었다. 성폭행사건 중 절반을 훌쩍 웃도는 67.5%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현지 언론은 "미성년자들이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성폭행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성별로 보면 피해자 중에는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성년 피해자의 94.1%가 여자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페루 여성부의 사건 집계 방식에 큰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페루 여성부는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해 '여성긴급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페루 여성부는 이 센터의 도움을 받은 피해자 수를 집계, 통계를 내고 있다. 여성문제 전문가 빅토르 토레스는 "성추행은 말할 것도 없고, 성폭행을 당해도 신고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실제 성범죄 피해를 본 미성년자는 올해에만 수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여자를 노린 성범죄와 함께 페미사이드(여성살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페루 여성부가 2009년부터 지난 10월까지 페미사이드로 분류해 집계한 사건은 모두 1563건이었다. 이 가운데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사건은 14%였다. 여성부 관계자는 "초기에 한 자릿수였던 미성년자 피해자가 두 자릿수로 늘어난 데 주목하고 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되는 미성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설] 또 성추행에 은폐 의혹, 국민 절망케 하는 공군

    [사설] 또 성추행에 은폐 의혹, 국민 절망케 하는 공군

    또다시 벌어진 공군 성폭력 사건이 그제 군인권센터 발표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 6월 이예람 중사 성폭행 사망 이후 여군 숙소 불법 촬영 등 벌써 드러난 것만 세 번째다. 이 중사 사망에 대해 공군참모총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어떤 변화도 없다는 데 국민들이 느끼는 절망감은 크다. 이번에는 남성 부사관이 여성 장교를 성추행, 성희롱했다는 의혹이다. 공군 측은 사건 이후 피해자를 비편제 작전장교로 배치하는 인사상 불이익까지 주려 했고, 결국 가해자와 같은 부대에 근무하도록 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기본적인 성폭력 사후 대응 원칙조차 지키지 않았다. 군사경찰 대대장인 중령은 여성 장교에게 가해자 처벌 의사 여부를 물으면서 “신고를 안 하는 게 좋겠다”, “군생활 오래 해야 할 것 아니냐”는 회유와 협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성추행뿐 아니라 군형법상 최대 2년의 징역형이 가능한 상관 면전 모욕죄 혐의까지 더해진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군경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군검찰은 가해자인 부사관을 불기소 결정했다. 은폐 의도 의혹이 있는 중령 역시 불기소했다. 공군 내 성추행, 성폭력이 횡행한다는 사실들이 세간에 드러나면서 공분을 샀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폐쇄적인 군 문화 및 군 사법 시스템에 특단의 칼질을 하지 않는 한 군내 성폭력 근절은 백년하청일 수밖에 없다. 일선 지휘관의 성폭력 은폐 시도 및 군경찰, 군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부실 수사가 만연한 상황에서 피해자만 2차, 3차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군 바깥에서 아무리 진실 규명 및 엄정한 대응을 요구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로 그치는 이유다. 지난 9월 비군사적 사건의 군사재판을 폐지하고 1심부터 민간 법원으로 넘기는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 때부터 재개정 요구가 나올 정도로 미흡한 수준이었다. 비군사적 사건은 아예 수사 단계에서부터 외부 기관이 나서는 등 군 사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군사력 세계 6위에 인권은 ‘후진국 군대’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 손혜원, 김건희 옛 사진 올리며 “눈동자 엄청 커져”… “외모 비하 저급”

    손혜원, 김건희 옛 사진 올리며 “눈동자 엄청 커져”… “외모 비하 저급”

    “얼굴 변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손, 윤석열 부인 김씨 과거 외모 비하 발언진혜원 “아랫입술이…여성적 매력 살린 성형”네티즌 “성형하든 말든 무슨 상관, 공격 유치”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오래 전 사진을 올리며 성형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외모 평가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을 강조했던 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공개적으로 여성 외모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리고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혜원 “尹캠프, ‘쥴리’만 나오면 격렬”“남 얘기인듯 모른 체 하고 지나가야” 손 전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김씨의 과거 사진과 현재 사진을 나란히 올린 뒤 “얼굴이 변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눈동자가 엄청 커져 있다…”라고 썼다. 해당 게시글에는 진혜원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부장검사가 댓글을 통해 “입술선 모습이 뚜렷하고 아랫입술이 뒤집어져 있고, 아래턱이 앞으로 살짝 나와 있다”면서 “여성적 매력과 자존감을 살려주는 성형수술로 외모를 가꾼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관상 관점에서)”라고 말했다.진 검사는 SNS를 통해 야권 인물을 비난하는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된 인물이다. 그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과거 박 전 시장의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린 뒤 “내가 박 전 시장을 추행했다”고 올려 2차 가해 비판을 받았었다. 손 전 의원은 전날 또 다른 게시글에서 윤 후보측이 ‘쥴리 만났다’는 증언 등장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법적으로 강력 조치하겠다는 기사를 링크한 뒤 “윤석열 캠프측에 진심으로 충고드린다. 왜 ‘쥴리’만 나오면 이다지도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지 안타깝다”면서 “이런 기사로 인해 ‘쥴리’ 논쟁은 더 확산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손 전 의원은 “이 뉴스는 ‘가짜뉴스…’보다 ‘쥴리 만났다…’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서 “그냥 남의 얘기인듯 모른 체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의 기본 원리도 알지 못하는 윤 캠프”라고 조소했다.“여자의 적은 여자, 질투 말고 성형해라” 손 겨냥 “성형이 범죄냐, 투기가 범죄지”  네티즌들은 외모를 지적한 손 전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유치하다. 외모 가지고 비하하지 말라”, “비열하고 저급하다. 전 국회의원이라는게 씁쓸하다”, “성형을 하든 안하든 무슨 상관이냐”, “인권 중시한다는 민주당 출신이라면서 같은 여성에게 저렇게 말해야 하나” 등 손 전 의원을 향한 비난 댓글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부러우면 질투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성형을 해라. 여자의 적은 여자라더니 같은 여자로서 역겹다. 성형이 무슨 범죄냐, 투기가 범죄지”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던 손 전 의원을 겨냥했다. 일부 네티즌은 “화장 안 한 얼굴도 보기 좋다”고 달았다.  김건희씨의 여성성을 공격해 논란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수행실장을 맡은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면서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고 했다가 출산 유무로 여성을 차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의원은 이후 “결코 여성을 출산 여부로 구분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표현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 최하위는 어디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 최하위는 어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찰청이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에서 최하위인 꼴찌를 기록했다. 일선 교육청 중에는 세종시 교육청의 청렴도가 가장 낮게 평가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직유관단체 등 59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렴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다. 공공기관 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일반 국민 14만 5000명이 평가한 외부청렴도와 해당 기관 공직자 6만 1000명이 응답한 내부 청렴도를 합산해 청렴도가 높은 순으로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분류했다. 9일 권익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직유관단체와 중앙행정기관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찰청이 각각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올해 초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 사건이 적발됐던 LH는 지난해 보다 한단계 하락했다. 권익위는 “부동산 업무를 수행하는 지방공사와 지자체 산하 기관은 특히 외부 청렴도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면서 “업무를 담당하는 구성원들도 조직의 부패위험도가 다른 기관에 비해 대체로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무를 수행하는 59개 기관의 내·외부 종합청렴도는 8.39점으로 부동산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153개 기관의 종합청렴도 8.56점 보다 훨씬 낮았다. 부동산 업무 관련 청렴도가 떨어지면서 212개 전체 공직유관단체의 청렴도 점수도 8.51점에 그쳤다. 권익위는 “외부청렴도의 모든 부패인식 항목이 부동산 업무 미수행 기관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았고 그중 업무처리 기준과 절차의 투명성 공개성 항목이 가장 취약했다”고 설명했다. 중앙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종합청렴도 5등급을 받은 경찰청은 조직 안팎의 평가가 엇갈렸다. 내부청렴도는 중간 수준인 3등급이었지만, 일반 국민들의 평가를 반영한 종합청렴도에서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경찰 내부의 인식에 비해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경찰의 부패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17개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충청북도가 종합청렴도에서 유일하게 1등급을 받았으며, 최하위인 5등급은 없었다. 경기도와 경상북도,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충청남도는 2등급으로 평가됐다. 공직유관단체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기술보증기금이 각각 1등급에 올랐다. 교육청에서는 1등급이 없었다. 강원·경남·경북·충북과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이 함께 2등급을 기록했다.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은 지난해 조사에 비해 3단계 하락해 최하인 5등급을 받았다. 앞서 지난 7월 세종시교육청 소속 공무원이 성추행 의혹으로 직위해제되는 등 성비위 사건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공직사회 전반에 청렴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반부패 정책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된다”면서 “내년에는 보다 강도 높은 반부패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보좌관도, PD도 당했다… 쿠오모 형제의 추악한 민낯

    보좌관도, PD도 당했다… 쿠오모 형제의 추악한 민낯

    케네디가, 부시가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 정치 명문가였던 쿠오모 가문. 2015년 사망한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는 1980~90년대 뉴욕주지사를 세 번이나 연임해 민주당 대선 주자로 거론됐던 인물이었고, 쿠오모(63) 전 뉴욕주지사와 크리스(51)는 각각 정치인과 앵커로 활약하며 스타 형제로 불렸지만 성추문으로 나란히 추락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해 12월 전직 보좌관 린지 보일런의 폭로를 시작으로 피해자의 추가 폭로가 잇따르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피해 여성들은 쿠오모가 입술에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고, 성적인 발언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과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했다고 폭로했다. 뉴욕주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그가 뉴욕주의 전·현직 직원 11명을 성추행했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검찰의 보고서에는 부적절한 행동과 발언 정황이 자세히 담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쿠오모 전 주지사가 보좌관을 껴안은 뒤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쥐었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처참한’ 정황 등이 제시됐다고 전했다.이 보좌관은 주지사가 포옹과 볼 키스, 최소 한 번은 입술에도 키스하는 등 신체 접촉을 늘려가던 중 관저에서 셀카를 찍으면서 엉덩이를 움켜잡았다(grabbed)고 진술했다. 또 다른 날에는 주지사가 포옹하면서 블라우스 안에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쥐었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그가 내 가슴을 모아쥐었다(cupped).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의 손과 내 브래지어 위쪽을 내려다본 장면이 기억에 있다”고 진술했다. 한 경호원은 주지사가 여자친구를 구해달라면서 “고통을 참을 줄 아는” 여자여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고, 결혼하면 “성 충동이 줄어드는데” 왜 결혼하려고 하냐, 근무할 때 왜 치마를 입지 않느냐 등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검찰 발표 일주일 만에 주지사 자리에서 사퇴했다. 동생 크리스는 2018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평일 황금시간대인 오후 9시에 CNN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하며 명성을 쌓았다. 출연자와 언성을 높이며 싸울 정도로 공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크리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형을 여러차례 출연시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던 뉴욕주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대화하고, 자신들의 가족 얘기를 나누며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형의 성폭력 사건에 적극 개입해 언론 윤리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CNN에서 불명예 퇴출됐다. 크리스는 쿠오모 전 주지사가 결혼식장에서 만난 여성 얼굴을 만지면서 “키스해도 되겠냐”며 추행한 사실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하자 형의 보좌관에게 자기가 돕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사건 무마에 적극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는 형의 입장문을 대신 써주고, 다른 언론의 취재 동향을 알아봐주기도 했다. CNN은 크리스가 언론 동향을 조사해 형에게 건네주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나오자 무기한 직무정지를 내렸고, 결국 해고를 결정했다. 크리스는 성명을 내어 “CNN에서의 시간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지만 이미 여러분에게 내가 형을 왜, 어떻게 도왔는지 말했다. 이게 실망스럽지만, ‘쿠오모 프라임 타임’ 팀, 그리고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 CNN의 간판 프로그램으로서 우리가 한 일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동생 크리스도 나란히 성추문퇴직금 못받고 출판계약 해지 CNN은 법률 회사를 고용해 크리스의 성추문 의혹을 조사 중이며 이 때문에 해고를 권고했다고 AP는 전했다. 다만 크리스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써 “CNN에서 보낸 시간이 이렇게 끝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신이 진행하던 저녁 9시 뉴스 ‘쿠오모 프라임 타임’에 대한 그리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변인인 스티븐 골든버그도 성명을 내고 “사실이 아니며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크리스를 둘러싼 성추문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전직 프로듀서인 셸리 로스는 지난 9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ABC 뉴스에 재직하던 2005년, 동료였던 크리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크리스가 환송회가 열린 한 술집에서 로스를 껴안으며 그의 엉덩이를 움켜잡았고 “이제 당신은 내 상사가 아니니까 이렇게 해도 된다”는 말을 했으며, 이후 크리스가 로스에게 이메일을 보내 “부끄럽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논란이 불거지자 크리스는 “당시 사건은 성적인 것과 무관하다. 나는 로스에게 사과했고 그건 진심이었다”고 해명했다. 제프 저커 CNN 사장은 7일(현지시간)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에서 크리스에게 퇴직 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크리스가 자신을 비롯한 CNN 임원들에게 성추문 수습 연루설의 사실관계를 축소 보고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사 하퍼콜린스 역시 크리스의 신간 ‘깊은 부인’(Deep Denial)의 출간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크리스는 위성 방송사 ‘시리우스 XM 홀딩스’가 방송하는 평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퇴출당했다.
  • 공군 부사관 女장교 성추행… 이번엔 지휘관이 은폐하려 했다

    공군 부사관 女장교 성추행… 이번엔 지휘관이 은폐하려 했다

    공군 소속 남성 부사관이 같은 부대 여성 초급장교를 성추행한 사건에 대해 군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하고 부대 지휘관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8일 강제추행 혐의를 받던 제10전투비행단 A상사에 대해 공군본부 보통검찰부가 지난 10월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공군 장교로 임관해 제10비 군사경찰대에서 근무하던 피해자는 A상사로부터 성추행과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 A상사는 지난 4월 6일 자신의 지인과 피해자가 동석한 식사 자리에서 피해자의 어깨와 팔 등을 만졌고, 식사가 끝난 후에도 신체 접촉을 계속했다. A상사는 4월 8일 비번이었던 피해자에게 햄버거를 사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가 거절하자 A상사는 피해자에게 “순진한 줄 알았는데 받아치는 게 완전 요물”이라는 답장을 보냈다. A상사의 언행이 도를 넘는다고 판단한 피해자는 다음날 피해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다. 군사경찰대장 B중령은 피해자에게 A상사에 대한 처벌 의사를 물었고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히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그런데 그 후로 B중령의 사건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것이 센터의 주장이다. B중령은 지난 6월 피해자에게 A상사가 다른 비행단으로 전출을 간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너도 이 이상의 것에 대해서는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는 것이다. B중령은 또 지난 7월에 피해자에게 “A상사가 다시 부대에 잔류하게 됐다”며 “군 생활 오래 해야 할 것 아니냐. A상사 전출로 네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군 검찰은 A상사의 행위가 성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는 이에 불복해 재정 신청을 한 상태다. 공군은 A상사의 경우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성 비위 문제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며 B중령도 A상사의 비위 행위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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