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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문학의 아버지가 쓴 ‘이상야릇한’ 이야기

    日문학의 아버지가 쓴 ‘이상야릇한’ 이야기

    “제가 죽으면 묻어 주세요. 큰 진주조개로 구덩이를 파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 조각을 묘비에 놓아 주세요. 그런 다음 무덤 옆에서 기다리세요. 다시 만나러 올 테니.”(12쪽, ‘열흘 밤의 꿈’) 일본 문학의 정전(正典)인 나쓰메 소세키(사진·1867~1916)를 ‘기담’(奇談)이라는 키워드로 엮었더니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기담은 국어사전에서 ‘이상야릇하고 재밌는 이야기’로 정의한다. 근현대 일본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가 ‘이상야릇한’ 이야기를 썼다고 하니 책을 펼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소세키의 기담꾼적 면모를 일찍이 알아챈 일본의 장르문학 편집자이자 작가인 히가시 마사오는 그를 “잘 알려지지 않은 괴기환상 문학 작가”라고도 칭했다.마사오는 소세키의 환상 문학 소설 중 단편 ‘열흘 밤의 꿈’을 최고로 쳤다. 열흘간 꾸었던 꿈을 하루에 하나씩 풀어 나가는 이 이야기는 현실인 듯 현실이 아닌 꿈이라는 공간이 주는 몽환적인 느낌을 가득 담고 있는 재치 있는 소설이다. 그중 죽음을 앞둔 아내와의 대화를 담은 첫째 날 밤의 이야기는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자신이 곧 죽을 것임을 예감한 아내는 자기의 무덤이 될 구덩이를 꼭 ‘진주조개’로 파 달라고 한다. 그러고는 다시 돌아올 터이니 무덤 옆에서 100년을 기다리란다. 눈 감는 아내에게 그러겠다고 약속한 남편은 구덩이를 파면서 진주조개 껍데기 안쪽에 비치는 달빛을 감각한다. 새하얀 백합에 이슬이 툭 떨어졌을 때 남편은 비로소 100년이 다 됐다고 깨닫는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자연의 법칙과 동떨어지거나 물질계의 원리에 어긋나는 사건들, 혹은 현대 과학으로 밝히기 힘든 사건들은 종종 시나 산문에 담기기도 한다. 따라서 문필가는 초자연적 현상을 일컫는 어절을 등한시할 수 없다.”(311쪽, ‘맥베스의 유령에 관하여’) 소세키는 소설가이자 영문학자, 문학비평가이기도 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연구사를 짚은 에세이 ‘맥베스의 유령에 관하여’는 그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글이다. 살인을 저지르고 왕위를 ‘찬탈한’ 맥베스는 유령의 목소리로 고통받는다. 그 유령은 과연 누구의 영혼인가. 덩컨? 뱅쿠오? 그것보다 중요한 건 문학은 자연과학과는 분명히 다른 원리로 작동하며 그러기에 유령을 포함한 초자연적인 현상 역시 문학의 자장 안에서는 진지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소세키의 진지한 성찰이다.
  • 방황 끝에 꿈에서 찾은 ‘메아리’…“칸에서 제 세계도 더 키울게요”[오경진 기자의 노이즈 캔슬링]

    방황 끝에 꿈에서 찾은 ‘메아리’…“칸에서 제 세계도 더 키울게요”[오경진 기자의 노이즈 캔슬링]

    이른바 ‘시네필’은 아니었다. 이과생으로 신소재공학과에 입학했었다. 불현듯 ‘이 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강의실을 뛰쳐나왔다. 그러고는 “미술을 하고 싶다”고 선언하며 집안을 한바탕 뒤집어 놨다. 성인이 되고 미대 입시를 시작했으니 순탄할 리 없었다. 세어 본 바로는 시험에 열일곱 번 떨어졌단다. 결국 미술을 접고 삼수 끝에 스페인어과에 진학했으나 그마저도 오래 다니지 못했다. 그다음 찾은 길이 바로 영화. ‘사반수’ 만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에 진학하며 오랜 방황의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지난 8일 만난 영화감독 임유리(26)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수험생활 잔혹사’를 읊었다. 꿈을 찾는 과정이 지난했기 때문이었을까. 주목할 만한 성과가 꽤 빨리 찾아왔다. 그의 영화 ‘메아리’가 오는 14~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77회 칸영화제 ‘라 시네프’ 부문에 공식 초청된 것.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겨루는 이 무대에서 수상을 점치는지 물었다. 그는 “일단 일어난 일에만 기뻐하겠다”고 영리하게 대답했다. 10일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향한다는 그는 영화제 기간을 포함, 한 달 가까이 유럽을 유람할 계획이다. 상보다도 그곳에서 받을 예술적 영감에 더 설레는 것으로 보였다. “즐겁게 즐기는 것으로만 생각했었죠. 예술로서 영화를 진지하게 성찰한 건 대학에 가고 나서예요. 정말 많은 사람이 한데 모여야 하는 예술이죠. 그 과정에서 제 세계도 확장되겠고요.” 마을 청년들에게 쫓겨 금지된 숲으로 도망친 주인공이 그곳에서 옆마을 영감에게 시집간 앞집 언니를 만난다. 시집을 간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혼례복 차림인 언니의 모습에서 주인공은 무언가 이상함을 깨닫는다. CJ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메아리’는 20분 남짓 짧은 영화다. 단편임에도 촬영과 제작에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단다. 이 오싹한 이야기는 감독이 어느 날 꿨던 꿈에서 비롯됐다. “숲을 뒤로하고 바다로 향하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세상을 깨고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다소 유치한(?) 질문을 던졌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누구냐고. 잠시 웃음 짓더니 그는 ‘판의 미로’의 기예르모 델토로와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의 조지 밀러를 호명했다. 영화에는 ‘판타지’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반드시 “재미있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영화는 대중예술입니다. 결국 ‘소통’이 핵심이죠.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 생각도 안 하고 자기 말만 두 시간 줄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소통에 실패한 거죠.” ‘메아리’는 어느 전래동화를 환기하며 시작한다. 감독이 직접 구축한 세계다. 이번엔 단편으로 제작됐지만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장편도 기획하고 있다. 동화를 좋아한다는 그는 그림책을 사 모으는 취미도 있다고 했다. 쉬운 언어와 그림으로 명백한 메시지를 전하는 측면에서 단편영화는 동화와도 닮은 구석이 있다. “영화는 동시대의 기록이죠. 영화를 ‘이용해’ 평생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또 나의 세계를 넓히면서 살고 싶어요. 새로운 걸 받아들이면서 변화하는 걸 좋아해요. 그렇게 살기 위해 또 영화만 한 게 없을 것 같거든요.”#임유리 감독은 1998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에 재학 중이다. 그의 영화 ‘메아리’가 제77회 칸영화제에서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겨루는 ‘라 시네프’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 여 “소통 강조한 尹, 진솔한 입장 전해” 
야 “국정 쇄신 바란 국민 기대 저버려”

    여 “소통 강조한 尹, 진솔한 입장 전해” 야 “국정 쇄신 바란 국민 기대 저버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다. 국정기조 쇄신을 바랐던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을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소통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협치로 나아가자고 야당에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해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지켜봤지만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국민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몹시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전히 ‘나는 잘했는데 소통이 부족했다’고 고집하고 있다”며 “국민 요구를 담은 민주당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요청과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제대로 된 언급조차 피하면서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이런저런 토 달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전면 수용하라”며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정치 공세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주가조작과 관련된 부분에서 국민은 진상을 알고 싶어한다. 이를 정치 공세로 몰아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김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해 특검법을 재발의할 계획”이라며 “양평고속도로와 명품백 부분도 같이 포함시킬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2016년에는 야권 4당을 합쳐 의석이 170석밖에 없었지만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의결을 할 때는 234표나 찬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국정기조 변화가 없다면) 국민의 분노가 임계치까지 끓어오를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윤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을 논의할 협력 파트너로 인정하는지 근본적 회의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께서 궁금해할 모든 현안에 관한 대통령의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민생의 어려움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직접 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며 질책과 꾸짖음을 겸허한 마음으로 새기겠다는 다짐도 있었다”면서 “각 분야 국정운영의 목표와 방향은 오직 ‘민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제에 제한 없이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국민께서 궁금해할 모든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며 “이제는 갈등이 아닌 협치, 정쟁이 아닌 소통,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찬대 “22대 국회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발의할 것”

    박찬대 “22대 국회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발의할 것”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특검법을 재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9일 오후 국회에서 ‘대통령 기자회견에 따른 긴급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여기에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련 특검을) 포함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 반영된 민심에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 담겨 있다는 부분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면서 “국민은 ‘양명주’(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주가조작 의혹)에 김 여사가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국민의 요구를 담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요청과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언급조차 피하면서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한다”면서 “채 해병 특검법 관철과 민생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하고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거부권 행사 시 발생할 모든 일’이 무엇인지 묻자 박 원내대표는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실이 아닌 국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이후에 벌어질 일은 아마 여러분들도 예측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련 질문에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야당이 요구하는 김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서는 “특검은 검·경 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 유승민 “尹 기자회견 갑갑하고 답답…중요한 질문엔 동문서답”

    유승민 “尹 기자회견 갑갑하고 답답…중요한 질문엔 동문서답”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갑갑하고 답답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중요한 질문에는 동문서답하고 ‘이걸 보고 있어야 하나, 또 실망하는 국민이 많으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총선 참패에서 어떤 교훈을 깨달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가 없었다”며 “대통령에게는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똑같은 세상인 모양이다. ‘국정 기조를 전환하느냐’는 질문에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압권”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도, 채상병 특검법도 모두 거부했다”며 “지난 대선 때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바로 윤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어 “민생 경제도 새로운 정책 없이 그저 지난 2년간 해왔던 그대로 하겠다, 이것뿐”이라며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야당 대표를 만나고 하나 마나 한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성찰하고 남은 3년의 임기를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며 “오늘 회견에 대해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앞으로 국정의 동력이 있을지, 두려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이 변하지 않아도, 그럴수록 당은 더 철저하게 변화와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함께 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기인 개혁신당 당대표 후보 “尹 기자회견, 금쪽이 대통령”

    이기인 개혁신당 당대표 후보 “尹 기자회견, 금쪽이 대통령”

    이기인 개혁신당 당대표 후보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금쪽이 대통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사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금쪽이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끝까지 요만큼의 자기 잘못도 인정을 안 하려는 금쪽이를 보는 것 같다”면서 “금쪽이는 전문가의 관심과 세심한 애정으로 충분히 나아질 수 있지만 대통령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설 전반에 걸쳐 자화자찬은 여전했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공허한 구호만 열거했다”면서 “국민의 회초리에 대해서는 ‘질책과 꾸짖음’이라는 모호한 말로 회피하기 바빴다. 대통령이 6000자짜리 국민 인내심 테스트를 진행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국민들이 성찰하기를 원하는 건 따로 있다”면서 “김건희 여사 문제, 어버어날 장모 석방, 채상병 특검 등 헤아릴 수 없는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처절한 반성을 해도 될까 말까”라고 말했다. 이어 “답이 없다. 오은영 선생님도 못 고칠 강적이 나타났다”라고 비꼬았다.
  • [열린세상]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인간

    [열린세상]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인간

    요즘 시간이 한가할 때 관심을 끄는 매력적인 프랑스 철학자 세 사람이 생겼다. 루소, 라캉, 지라르가 그들이다. 원래는 정보자본주의 속에서 나타나는 세계적 쏠림현상과 불평등을 관찰하다 루소를 읽게 됐는데, 인간의 욕망을 바라보는 관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라캉과 지라르를 만났다. 루소는 1753년 프랑스의 디종 학회가 논문을 모집하는 광고를 보고 생제르맹 숲으로 들어가 글을 썼다. ‘인간 사이에 불평등이 생겨난 기원이 무엇인가’라는 공모 주제에 대한 논문이었다. 고아처럼 자란 루소는 예리한 통찰로 논문을 썼지만 입상을 못 했다. 탈락한 글을 묶어 2년 후 책으로 펴낸 것이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다. 인간이 원시적 자연 상태를 벗어나 문명화되면서 역설적으로 타락이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자신의 기본적인 수요를 넘는 잉여와 소유를 탐하게 되며 인간은 점점 자신의 힘이나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데 골몰하게 됐다. 결국 타인의 시선에 의해 자신이 정의되기를 원하는 존재가 되고 사회는 점점 힘센 자의 지배체제로 변모하며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라캉과 지라르는 인간의 욕망을 좀더 객관화해 바라본다. 라캉은 환자의 문제를 기질이나 개인의 서사에서 찾지 않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구조로 보았다. 욕망을 인간의 본질로 규정하는 동시에 존재의 결여에 대한 열망으로 파악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것은 완전히 충족될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인간을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로 규정할 때 타자를 반드시 나와 다른 주체, 다시 말해 타인으로 국한할 필요는 없고 내 안에서 하나로 통합될 수 없는 이질성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는 편이다. 지라르는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라는 라캉의 화두를 인용하되 나와 타자 사이에 매개를 설정한다. 인간의 욕망을 본래적이거나 자연발생적으로 보는 것은 낭만적 거짓말일 뿐이며, 타자의 욕망을 모방하고 싶어 하게 만드는 매개자의 구조를 드러내는 것이 진실에 가깝다고 말한다. 욕망에 대한 이들의 설명은 정보자본주의가 진전되고 세계화가 진행돼 극단적 쏠림과 불평등이 심화하는 오늘의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정보기술로 세계화가 진척되고, 생산과 소비의 장이 통합된 가운데 개인은 엄청난 쏠림의 제물이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자유와 개성을 찾아 자신의 방을 찾아들어 가는 듯하지만, 실상은 더 밀접히 연결된 세상에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로 지배당하고 욕망의 매개물에 압도당한다. 사회문화적으로 유례없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경제적으로는 불평등을 극단화시키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지배하는 넷플릭스의 위력은 변화된 세상의 한 단면이다. 2023년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은 62%나 상승했고,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는 2억 7000만명에 달한다. 수입, 수출을 따로 고민할 것도 없이 이곳을 통해 세계를 상대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지배력은 전 세계의 동영상 서비스를 압도한다. 사실 한인 소녀 에이버리가 김밥을 싸는 동영상이 780만뷰를 기록했다는 뉴스는 반갑고,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도 기쁘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모두 맨발로 황토길을 걷고 있는 현상도 재미있다. 그러나 그 저변에서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고 모방하는 개인들과 그것을 매개하는 연결 구조가 강화되고 있으며 다양성이 죽고, 개인과 지역의 정체성이 사라지며, 쏠림과 불평등의 물결이 심화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으로는 유동성과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며 위험을 높이는 측면도 존재한다. 이 시대의 개인이야말로 진정한 나를 찾는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정치도 다양성을 보호하고 쏠림을 희석시킬 지혜로운 정책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허탄한 과시와 싸움 말고.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죽음 앞에서 평등한 인간…연대하면 세상이 바뀐다”

    “죽음 앞에서 평등한 인간…연대하면 세상이 바뀐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삼단논법을 설명할 때마다 억울한(?) 죽임을 당하는 소크라테스의 이름 대신 이 세상 그 누구의 이름을 갖다 대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죽음 앞에서는 평등한 우리가 서로 연대할 방법은 없을까. 현대 다큐멘터리 연극의 거장으로 불리는 스위스 출신 밀로 라우(47)가 연출한 작품 ‘에브리우먼’이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라우 연출가의 작품이 한국에 소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그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오랜 세월을 거슬러 올라 신화나 고전에서 우리의 실제 현실을 마주하게 하는 작업을 종종 합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 그것을 피하고자 하는 모습과 지나온 삶의 의미를 이해하려는 모습을 동시에 담고 싶었습니다.” 작품은 실제로 죽음을 앞둔 한 여인의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 준다. 그리고 무대 위에 등장하는 배우 우르시나 라르디가 그 영상 속 여성과 대화를 나누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성찰한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여성의 이름은 헬가 베다우. 창작진이 독일 베를린의 여러 호스피스를 접촉해서 찾은 그는 당시 이미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결국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난 그는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 사이의 진지하고도 철학적인 대화다. “작품을 연출할 때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기억’에 의지합니다. 모든 일에는 증언이 있고 그들의 기억에는 각기 다른 수준의 진실이 있죠. 이 때문에 우리는 한 가지 사건을 여러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게 됩니다.” 다큐멘터리 연극이라는 장르는 생소하다. 역사적 사건을 무대 위에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극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이런 작품으로 세계 공연계에서 상당히 논쟁적인 연출가로도 꼽히게 된 라우는 언론인, 사회활동가로 일했던 경력이 있다. 2009년 ‘차우셰스쿠의 마지막 날들’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초청되며 명성을 얻었다. “한국도 전쟁을 겪었고 그 시간을 살아 낸 사람들의 기억이 여전히 현재에 영향을 미치겠지요.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필연적입니다. ‘에브리우먼’은 지극히 사적이고 감성적이며 철학적인 면모를 들추는 공연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이기도 하지요. 사회는 철학을 동반해야 하며 철학은 사회를 품어야 하니까요.” 라우는 정치적 예술의 한계를 지적한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를 환기했다. 지극히 정치적인 이야기를 작품으로 올리지만 그 역시 “문화예술에 정치적인 신념이 개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단다. 대신 그는 “모든 불가능한 것들의 유토피아적 공간을 창조하려고 노력한다”며 “갈등의 당사자들을 보여 주면서 이런 논의가 일어나는 세계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것에 작품의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제 연극을 봤다고 죽음을 타파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 아무것도 죽음을 막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연극의 원작 ‘예더만’에도 나오는 표현처럼 ‘내가 당신 가까이에 서서 당신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있다’는 믿음의 말을 건네는 것, 이런 마음의 교류와 연대가 어떤 식으로든 세계를 변화시킬 거라고 확신합니다.”
  • “우리도 매일 겪는 일”…민희진 분노에 공감한 한국 여성들

    “우리도 매일 겪는 일”…민희진 분노에 공감한 한국 여성들

    ‘K팝 가부장제와 싸우는 스타 프로듀서, 한국 여성의 흥미를 사로잡다.’ 한국 여성이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을 직장 가부장제 반대 투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해석했다. FT는 5일(현지시간) ‘K팝 가부장제와 싸우는 스타 프로듀서, 한국 여성의 흥미를 사로잡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민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하이브 경영진을 향해 비속어를 섞어 쏟아낸 발언을 소개했다. “개저씨(개+아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카오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 “들어올 거면 맞다이(맞상대)로 들어와 뒤에서 X랄 떨지 말고” 등의 발언이 그대로 기사에 실렸다. 민희진 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 말단 직원에서 이사까지 올랐고 하이브에서는 최고브랜드책임자(CBO)를 거쳐 산하 레이블 대표가 됐다는 이력을 소개한 신문은 “뉴진스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도입하는 등 성공했으나 그 이면에서 하이브와 관계는 악화했다”고 사건을 요약했다. FT는 “100대 기업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6%에 불과한 한국에서 민희진 대표의 분노는 남성 상사에 대한 그녀의 비판에 매료된 젊은 한국 여성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31세 여성 한 명은 “민희진 대표가 겪는 일은 남성 중심적이고 위계적인 기업 문화 속에서 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일”이라며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입 밖으로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패션이 최신 컴백에서 뉴진스 멤버가 입은 옷과 흡사했다. 여론을 끌어모으고 자신과 뉴진스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메시지를 하이브에 보낸 것”이라며 “민 대표가 많은 젊은 여성에게 영웅으로 비치고 있어 하이브가 그를 다루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한 하이브의 감사부터 민 대표의 반격,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체제와 창작 독립성·자율성 논란까지 거론했다. 또한 이번 사태는 K팝 산업이 지난 10년간 성공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하이브를 비롯한 톱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벌어졌다고도 짚었다.“레이블간 협업 없는 지배구조 문제” 이동연 문화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의 이면엔 K팝의 제작시스템 지배구조 상장 주식을 포함한 파생자본, 음악 스타일 제작 창작 향유 과정에서의 세대와 젠더 등 여전히 복잡한 문제들이 숨어 있다고 봤다. 특히 “하이브 경영진의 권력이 자율감각의 압도적 크리에이터(민희진) 한 명을 제거한다고 그 갈등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연 대표는 지난 2일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분쟁,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번 분쟁 사태를 초래한 문제점은 레이블이 하이브라는 경영지배구조 안에서 수직계열화되어 있다는 점, 콘텐츠의 배타적 독립성 유지 때문에 각 레이블의 협업이 부재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연 공동대표는 레이블들이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다 보니 같은 모회사 안에서 협업보다는 배타적 제작에 더 익숙해졌다고 지적했다. 안정적 매출을 올려야 하는 모회사 입장에서도 유사한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분쟁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피해를 보는 이들은 결국 컴백을 앞둔 뉴진스와 레이블 소속 뮤지션들, 아티스트의 팬들이 된다고 지적했다. 불필요한 경영권 분쟁사태가 케이팝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파국보다는 성찰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케이팝의 지속 가능한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무엇을 개선하고 무엇을 해결해야 할지 생각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자회사의 창의성을 모회사가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하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생각해야할 것 같다”면서 “창의성은 엔터업에서 거의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현재 민 대표와 하이브 경영진은 ▲경영권 찬탈 시도 의혹 ▲풋옵션·스톡옵션 적용 ▲뉴진스 전속계약 해지권 요구 등 다양한 사안에서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면 민 대표의 해임은 수순을 밟게 된다. 다수 지분권자인 하이브의 의결로 대표 해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법원이 하이브의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 허가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본다. 이재경 건국대학교 교수(변호사)도 이날 토론회에서 “어도어 이사회가 거부하더라도 결국 법원에서 대주주의 임시주총 권한을 인정해줘서 허가해줄 가능성 높다”고 봤다. 하이브는 경영진 교체까지 2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도어 측도 이를 감안해 지난 3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하이브의 어도어 임시 임총 허가 심문기일에서 “5월 10일까지는 이사회가 열리고 5월 말까지는 주총이 열릴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상황이다.
  • “어린이는 가장 적극적인 관객… 공연계의 미래를 위한 투자죠”

    “어린이는 가장 적극적인 관객… 공연계의 미래를 위한 투자죠”

    “아이들은 배우가 무대에 등장만 해도 깔깔 웃어 줘요. 공연과 가장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관객이기도 하고요. 돌이켜보면 어린이극을 올렸을 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오는 18~1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무대에서 새 어린이 뮤지컬 ‘명탐정 피트, 가자 우주로!’가 초연의 막을 올린다. 공연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43) 네버엔딩플레이 대표는 어린이날인 5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어린이극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오세혁은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 공연 문화의 저변이 취약하다고들 하지요. 일반인에게는 공연장이 익숙하지 않은 거죠. 그러니까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연극, 뮤지컬과 친해진 아이들이 커서도 자주 찾지 않겠어요.” 이런 중요성에도 어린이극은 소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연계에서 외면당하기 일쑤다. 이는 공공기관인 마포문화재단과 오세혁이 합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이번 공연은 양일간 짧게 올려지지만 하반기부터는 장기 공연도 생각 중이다.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들의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요량이다. “어린이에게 친숙해야 하니까 탄탄한 원작이 있는 걸로 골랐습니다. 무슨 얘기를 해 줄까 고민하던 차에 한 동료의 자녀가 묻더군요. ‘왜 이렇게 갑자기 더웠다가 추웠다가 해요?’라고. 저도 당시에 정확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죠.” 환경과 기후 위기. 이번 뮤지컬에서 오세혁이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원작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교육콘텐츠 기업 플레이큐리오가 공동으로 제작한 애니멘터리(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숲속 수사대 명탐정 피트’다. EBS는 물론 넷플릭스에서도 방영 중이며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시즌 3, 4가 각각 지난해 동상과 올해 금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더 다양한 활동을 하길 바란다는 차원에서 뮤지컬의 공간은 지구를 넘어 우주로 정해졌다. 오세혁은 “우주는 지구의 차원을 넘어서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이라며 “동시에 지구와의 ‘거리 두기’를 통해 아이들이 지금 이곳을 더 의미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폐관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30여년간 이끌었던 김민기 대표가 2004년부터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등 어린이극의 명맥을 지키고자 안간힘을 써 왔다는 사실은 공연계에 많은 생각 거리를 준다. 마침 오는 8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어린이청소년극 활성화 토론회’가 열린다.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창단’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어린이극이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오세혁도 여기에 깊이 공감했다. “나라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래도 공연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일을 해 나가겠습니다.”
  • 유토피아는 그저 이상향이 아니야… 현실을 개선할 동력이지[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유토피아는 그저 이상향이 아니야… 현실을 개선할 동력이지[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1520년대 역대급 인플레 촉진노동자 임금 줄고 생활은 악화내쫓긴 농민 보며 이상향 꿈꿔사유재산·화폐 없는 평등 세상모어는 “존재할 수 없다” 결론 유럽 최고의 부자 야코프 푸거獨 세계 첫 공공임대주택 건설저렴한 임대료는 재정 ‘마중물’ 같은 가옥 구조로 위화감 없애공공주택 건설사에 모범 사례 한국에서 유토피아란많은 사회문제 시달리는 한국바람직한 미래 꿈꿀수 있도록유토피아적 상상력 필요한 때모어·푸거 새 질서 제시했듯이미래 관점서 현재 문제 조정을 1500년경 유럽에서는 중앙집권적 근대국가 수립, 신대륙 발견, 자본주의적 세계관의 등장으로 역사상 큰 변혁이 일어났다. 이 시기는 경제적으로도 팽창했으나 세기 초부터 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1520년대부터는 급등 현상을 보였다. 경제사학자들이 가격혁명의 시대로 부를 정도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새로운 채굴 기술의 개발로 중부 유럽의 은 채취량이 많이 늘어나자 화폐 공급량과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촉진됐기 때문이다. 기상 이변에 따른 작황 부진도 물가가 상승한 원인이었다.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품목은 밀, 축산물, 향신료 등 생필품이어서 서민들의 생활은 날로 쪼들렸다.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줄어들면서 생활 여건도 크게 악화했다. 16세기가 시작되고 25년 동안 가격 폭등으로 특히 저소득 취약계층의 생활 수준이 떨어지자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한 빈부 격차가 사회적 문제가 됐다. 식량 공급의 불균형과 빈부 격차는 계층 간 건강 격차로도 이어졌다.●현실 고민한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당대의 이러한 참혹한 실상을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 인물이 토머스 모어(1478~1535)였다. 잉글랜드의 법률가이자 정치가였던 그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을 고민하면서 ‘유토피아’를 집필했다. 그는 이 책에서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며 이른바 ‘목양 인클로저(enclosure) 사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직물업이 성장해 양모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급등하자 농사를 짓기보다 양을 쳐서 양모를 파는 것이 지주들에게는 훨씬 큰 이득이었다. 그래서 지주들은 목양을 확장하고자 농작물 경작지를 줄이고 대대로 이곳에서 살던 농민을 내쫓아 버렸다. 그 대신 넓은 땅에 울타리를 쳐 목장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현상을 인클로저라고 한다. 이를 두고 모어는 자신의 책 ‘유토피아’에서 많은 사람이 살던 곳에 이제는 양치기 한 사람과 그의 개가 있을 뿐이라고 탄식했다. 사람들이 토지에서 내몰리면서 나라 곳곳에는 걸인, 유랑민, 방랑자가 급증했고 이들은 먹을 것과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 주위로 몰려갔다. 도시에서 비참한 빈민 생활을 하다가 많은 경우 범죄자가 되고 심지어 교수형을 당한 사람도 많았다. 더 큰 이익을 탐한 소수의 사악한 부자들은 사재기도 마다하지 않고 폭리를 취해 사치와 향락을 추구했다. 모어는 떼돈을 벌어 벼락부자가 된 자들이 서민들의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술과 도박, 안일과 환락에 취하는 세태를 ‘유토피아’에서 묘사했다. 반면에 빈곤 확산, 사회 양극화, 폭력, 질병 등 참혹한 실상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이상 국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부당하게 생활 터전에서 강제로 쫓겨난 사람들이 도둑질했다고 사형에 처해지는 나라가 정의로울 수 있는가? 이들이 상상했던 유토피아라는 고립된 섬나라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여기서는 사유재산과 화폐가 없고,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일하고 함께 나눠 먹음으로써 평등이 실현된다. 모든 국민이 하루 여섯 시간씩 일하면 필요한 재화를 공평하고 풍족하게 얻을 수 있고, 그 외 시간에는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사치를 모르고 근면 성실하게 살아가며 집에서 가까운 관청에 가서 공동으로 식사했다. 하지만 모어는 ‘유토피아’에서 일반 사람들이 이상향으로 동경했던 유토피아를 상세하게 소개하면서도 자신은 견해를 달리했다. 그는 이러한 유토피아적 이상이 정말로 현실이 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세상 어디에도 그런 곳은 존재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다. 모든 것을 공유하는 곳에서는 이익을 얻을 희망이 없어 사람들이 자극받지 못하고 게을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어는 ‘극단적 정의는 오히려 부정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상상했던 이상 사회를 유토피아(Utopia)라고 이름 지었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어 ‘u’(없는)와 ‘topos’(땅, 나라)가 결합한 말이다. 결국 유토피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모어는 ‘어쨌든 유토피아 공화국에서 실행되는 것 중 많은 것이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도 시행되면 좋겠지만 모두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모어에게 유토피아는 미래의 무릉도원이 아니라 현재의 개선책으로 의미가 있었다.●모어에게 영감 얻은 공공임대주택 모어가 소개한 유토피아적 이상 사회론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다. 모어의 지인이었던 독일인 야코프 푸거(1459~1525)는 당대 유럽 최고의 부자였다. 그는 광산업과 금융업으로 모은 돈으로 자기 고향 아우크스부르크에 세계 최초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흥미롭게 모어의 ‘유토피아’가 출간된 1516년에 ‘푸거라이’(Fuggerei)라 불리는 주택 단지 조성 프로젝트도 시작됐다. 1500년경 유럽을 대표하는 지식인과 사업가였던 두 사람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단지 모어가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풀 방안을 고민하고 여러 사람과 논의했다면 사업가 푸거는 자신이 번 돈으로 유토피아를 현실에 건설하고자 했다. 모어의 영국과 푸거의 남부 독일은 당시 유럽에서 가장 선진화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유례없는 경제 호황에도 부의 편중과 빈곤의 확대로 가난한 임금노동자와 수공업자들이 소요를 일으킬 만큼 대중의 생활수준은 비참했다. 임대주택 건설 프로젝트는 아우크스부르크 외곽의 토지를 구매하면서 시작됐다. 개울가 기슭에 있는 이곳은 세 개뿐인 출입문으로만 드나들 수 있는 고립된 구조로 돼 있다. 이는 모어의 유토피아 사람들이 높은 성벽과 해자로 둘러싸인 도시에서 사는 것을 연상시킨다. 푸거는 자신의 유토피아에 가옥 106채를 지어 가난하지만 근면하게 일하는 동료 시민들을 거주하게 했다.1년 치 주택 임대료는 임금노동자의 한 달 수입에 해당하는 1굴덴으로 이는 당시 평균 임대료의 4분의1에 지나지 않을 만큼 매우 저렴한 것이었다. 집을 공짜로 내주지 않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것이다. 이들이 내는 임대료는 주로 타운하우스의 수리와 유지에 사용됐다. 푸거는 성실한데도 아무런 죄 없이 가난해진 사람들이 자기 일을 계속해 그 가족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주고자 했다. 따라서 그는 생활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단순한 구빈원이 아니라 일종의 마중물 재정 지원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자 했다. 푸거라이는 지원 대상을 주로 아이들이 있는 젊은 가정으로 정해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학교, 병원, 교회가 있어 지적·종교적 활동도 가능했는데 이 역시 모어의 ‘유토피아’가 자랑했던 것들이다. ‘유토피아’의 집들처럼 푸거라이의 가옥들은 크기와 구조가 균일했는데 이는 주민들 사이에 위화감을 없애고 공동체성을 키우려는 것이었다. 물론 모든 주택을 똑같이 지음으로써 건축 비용을 절감했던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주택 단지인 이곳이 5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난한 자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면서 공공주택 건설의 역사에서 모범 사례로 꼽힌다는 것이다. 푸거가 남긴 사회주택이라는 유산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특히 19세기 이래 산업화와 도시화로 노동자의 주거 환경이 열악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더 많은 사회주택을 건설했다. 푸거라이 단지도 140개 주택에 입주민 150명이 거주하면서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입주민들은 임대료로 500년 전 설립 시기와 같은 금액인 연 0.88유로(약 1300원)를 내며 월 85유로(12만 5000원) 정도의 관리비만 별도로 내면 된다. 빈집이 나올 때까지 1년에서 3년을 대기할 만큼 푸거라이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찾는 아우크스부르크의 명소로 남아 있다. 대한민국은 역사상 유례없이 빠르게 성장해 경제 대국이 됐지만 동시에 많은 사회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현실의 문제를 개선하고 더 많은 사람이 공평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유토피아를 생각해야 한다. 유토피아적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는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성찰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가능성 때문이다. 토머스 모어와 야코프 푸거처럼 유토피아적 사유를 하는 사람들은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미리 제시할 수 있었다. 유토피아가 단순히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곳이 아니라 바람직한 미래를 꿈꾸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현재와 미래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의 문제를 조정하고 재조정하는 유토피아적 사고가 필요한 때다. 유토피아가 헛된 꿈으로 남을지 아니면 현실을 개선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할지는 우리 몫이다. 중앙대 교수·작가
  • 이제야 ‘총선 반성문’ 쓰는 與… “한동훈·대통령실도 따져 묻겠다”

    이제야 ‘총선 반성문’ 쓰는 與… “한동훈·대통령실도 따져 묻겠다”

    국민의힘이 4·10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백서 작성을 위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영환 전 공천관리위원장,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심층 면접하기로 했다. 총선을 지휘한 핵심 관계자들에게 패배 원인을 직접 묻겠다는 것이다. 역대 총선에서 ‘쓰나 마나 한 반성문’을 면피용으로 내놓고 20대·21대·22대 총선에서 내리 3연패를 한 만큼 이번 백서는 달라야 한다는 국민의힘 안팎의 거센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총선 백서 태스크포스(TF)는 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다음달 중하순까지 총선 패배 원인 분석과 개혁안 도출 등 주요 과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TF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전당대회에 개혁안을 제시하고, 당 개혁을 위해 어떤 후보가 당의 체질 개선을 잘할 수 있는지를 논하는 담론의 장으로 전당대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TF는 공천, 공약, 조직·홍보, 전략, 여의도연구원, 당정관계·현안 등 6개 평가 소위를 두고 여당 출마 후보 전원과 보좌진, 당직자, 출입 기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로 의결했다. 조 의원은 “필요시 공관위원장, 정책위의장, 비대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심층 면접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시각을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필요시’라고 단서를 달았다. 총선 패배 이튿날 곧바로 사퇴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심층 면접이 실제로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여당의 한 의원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도 따지겠다는 것 아니겠느냐. 윤 정부 심판론이 이번 총선의 핵심이었던 만큼 이를 따지지 않으면 백서는 의미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3040 낙선자들이 주축이 된 ‘첫목회’(첫 번째 목요일 공부 모임)도 이날 국회에서 ‘총선 참패와 우리의 대안’이라는 주제의 강연과 토론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특강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인지 부조화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자기가 믿는 세계와 실질 세계가 다른 불일치에 대해서는 자기 객관화로 현실에서 놓친 게 뭔지를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목회도 총선 패배 분석 작업을 진행하는 만큼 추후 당 TF가 내놓는 결과물과 비교 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백서 내용이 첫목회의 분석보다 ‘약한 강도’라면 또 하나의 ‘반성문 실패작’이 될 수 있다. 첫목회의 이승환 전 서울 중랑을 후보는 통화에서 “우리 지도부의 백서보다 더불어민주당의 백서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이긴 이유가 우리가 참패한 이유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한편 첫목회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전당대회의 당대표 선출 방식을 현행 당원 100%에서 ‘당원 50%·일반 국민 50%’로 바꾸는 것과 아울러 집단 지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 노숙인 자립 돕는 ‘희망의 인문학’

    노숙인 자립 돕는 ‘희망의 인문학’

    오세훈(왼쪽 여섯번째) 서울시장이 30일 동작구 숭실대에서 열린 ‘2024년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입학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희망의 인문학은 노숙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들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자기 성찰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복귀에 대한 의지를 높여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 제공
  • 죽음을 대하는 산 자들의 몸짓…생의 의미를 깨우다

    죽음을 대하는 산 자들의 몸짓…생의 의미를 깨우다

    텅 빈 무대 위 삶과 죽음의 경계가 불분명한 공간. 허공을 부유하는 망자들이 심판을 기다린다.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죽음은 한꺼번에 삶을 압축하고 죽은 자는 그 압축된 서사로 생이 끝난 이후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승의 무대 위에 펼쳐진 저승의 세계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며 지켜보는 이들의 삶을 반추하게 만든다. 인류가 오랫동안 궁리해왔던 죽음의 문제는 다양한 유산을 창조해냈다. 티베트의 위대한 스승 파드마삼바바는 인간이 죽은 뒤 사후세계에서 헤매지 않고 좋은 길로 갈 수 있게 이끄는 지침서 ‘티베트 사자의 서’를 썼고, 대만 작가 차웨이 차이는 이를 바탕으로 영상 ‘바르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바르도’에서 영감을 얻어 망자가 고요의 바다에 이르는 여정을 춤으로 빚어낸 ‘사자의 서’를 탄생시켰다. 지난 25~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 ‘사자의 서’는 지난해 4월 취임한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부임 후 처음 선보이는 안무작이다. ‘사계-꼭두의 눈물’(2009), ‘굿바이 맘’(2013) 등을 통해 존재론적 질문에 천착해온 그가 다시 한번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호소력 있는 춤사위와 풍부한 감정선으로 그려냈다.황망히 떠난 영혼은 49일 동안 이승에 머물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고 저승으로 건너간다.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이 49일은 죽은 자에 대한 감정을 털어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 저승으로 가는 혼을 감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김 감독과 국립무용단 단원들은 춤으로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한국무용에 기반해 있으되 여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장르로 확장한 몸짓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말을 할 수 없기에 더 선명해지는 망자의 몸부림이 몸으로 빚는 선의 미학을 극대화했다. 죽음이라는 형이상학의 영역을 다양한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해내는 춤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사자의 서’에서 음악의 역할도 두드러졌다. 국악기 주법과 사운드를 변형해 연주·편집하고 앰비언트 사운드를 덧입힌 음악은 망자의 애절함과 사후세계의 신비로움을 극대화하며 작품의 서사에 힘을 실어줬다. 김 감독은 “삶과 죽음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 합쳐질 때 벼락, 천둥이 치는 것처럼 의미가 크다”며 “죽음을 바라보며 역설적으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죽음에 대한 성찰이 담긴 삶의 몸짓은 아직 죽음과 거리가 먼 관객들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자의 서’를 마친 국립무용단은 6월 ‘신선’과 ‘몽유도원무’로 돌아온다. 나란히 달오름극장에서 하며 27·29일은 ‘신선’, 28·30일은 ‘몽유도원무’를 선보인다.
  • “뼈아픈 결과 0석”…녹색정의당, 다시 정의당·녹색당으로

    “뼈아픈 결과 0석”…녹색정의당, 다시 정의당·녹색당으로

    4·10 총선용 선거연합정당이었던 녹색정의당이 각각 정의당과 녹색당으로 원대복귀했다. 총선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해 원외 정당 신세가 된 녹색정의당은 성찰과 반성을 하겠다며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녹색정의당은 27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선거연합 정당 해산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에 따라 정의당과 녹색당은 총선 이전처럼 각자 별개의 정당으로 되돌아갔다. 앞서 원내 6석의 정의당은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녹색당과 손잡고 녹색정의당을 출범시켰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해 22대 국회에서는 원외정당 신세가 됐다. 녹색정의당은 이날 전국위원회에서 지난 총선 결과를 평가하고 새로운 리더십과 대중 정치인 발굴 및 육성, 당 조직 재정비, 전통적 진보 정당 지지층 회복 전략 도출 등의 과제를 선정했다. 김민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가치 중심 선거 연합 실험을 마친다”며 “원내 진출 실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겸허히 받아안고 더 많은 성찰과 반성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사활적 논의와 토론을 통해 진보 정당의 새로운 언어와 방법론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녹색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지역구 1석, 비례대표 5석 등 총 6석을 가진 원내정당이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했으며, 비례대표 득표율은 2.14%로 최소 기준인 3%를 넘지 못했다. 녹색정의당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10대 입법 과제를 발표했다. 입법 과제에는 ▲채 상병 특검법 ▲전세사기 특별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민주유공자법 ▲임신중지 보완 입법 ▲포괄임금제 폐지법 ▲공공의대법 ▲국민연금 개혁법 ▲이민사회기본법 ▲초단기계약방지법 등이 포함됐다. 녹색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인 장혜영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21대 국회가 반드시 마무리 지어야 22대 국회가 그 위에서 홀가분하게 시작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그중에서도 채 상병 특검법, 전세사기 특별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하는 법안으로 꼽았다.
  • 낙선자들 쓴소리에… 尹 “제 부족함 성찰, 우린 운명공동체”

    낙선자들 쓴소리에… 尹 “제 부족함 성찰, 우린 운명공동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낙천·낙선·불출마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 51명과의 비공개 오찬에서 “여러분들을 뒷받침하지 못한 제 부족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좀더 도움을 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고도 했다고 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는 민생과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또 “최일선 현장에서 온몸으로 민심을 느낀 의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국정 운영을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도리”라고 했다. ‘용산 불통’과 ‘수직적 당정관계’가 이번 총선의 참패 원인으로 지적된 만큼 ‘소통 정치’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당정의 역량이 튼튼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약 105분간 이어진 이날 오찬에서 6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 소통 강화, 외연 확장, 국정운영 개선 등을 이번 총선 패배 이후 개선할 점으로 언급했다. 한 수도권 낙선자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을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우리가 (이대로 했는지)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소통을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했나”라고 했다. 또 영남권의 한 의원은 “장관이나 정책 실무자한테 일을 맡기고,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책임을 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대통령한테 모든 책임이 몰리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도 나왔다”고 했다. 외연 확장을 위해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는 제언도 있었다. 당의 요청으로 험지인 부산 북갑으로 지역구를 옮긴 후 낙선한 서병수 의원은 “과거와 달리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중도를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선거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며 “당에서 소외되고 거리가 있던 사람들도 함께 끌어안아 외연을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낙선한 최재형 의원은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해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향점이 같다면 함께 가야 한다. 지금까지 해 온 모든 것을 바꾸고 고쳐 보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정숙(비례) 의원은 “소통을 강화하고 그 내용이 위로 잘 전달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정 소통 강화를 촉구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의견이 다른 이들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총선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었다”고 했다. 우신구 의원은 “수도권 선거 전략을 잘 짜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려 했지만 여의찮았다.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선거에서도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했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김웅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가 낙선한 김영주 의원 등은 이날 오찬에 불참했다.
  • [열린세상] 한동훈의 앞길은 어떻게 되려나

    [열린세상] 한동훈의 앞길은 어떻게 되려나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다. 더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 22대 총선이 국민의힘 참패로 끝난 뒤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연일 맹비난하고 있다.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었다”, “문재인 믿고 사냥개가 돼 우리를 그렇게 짓밟던 애 데리고 와서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 치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홍 시장의 결론은 “집권당 총선을 사상 유례없이 말아먹은 그를 당이 다시 받아들일 공간이 있을까”라는 것이다. 여권 성향 인사인 신평 변호사도 한 전 위원장을 계속 비판해 왔다. “국민의힘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한동훈이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가진 과신”이라며 “오직 자신이야말로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기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혼자서 선거판을 누볐다”고 힐난했다. 한동훈은 국민의힘 안에 자기 세력이 없는 인물이다.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며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당내 여론과 지지자들의 요구에 따라서는 앞길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4ㆍ10 총선은 홍 시장의 주장대로 한동훈이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은 것일까. 만약 한동훈마저 없었다면 국민의힘이 어떻게 됐을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친윤’ 지도부가 민심에 떠밀려 물러난 뒤 국민의힘은 선거를 이끌 구심조차 부재한 상황이었다. 팬덤층을 보유한 한동훈이라도 등판하지 않았다면 100석조차 얻기 힘들었을 것이 국민의힘의 상황이었다. 이제 선거가 끝났다고 모든 책임을 한동훈에게 씌우는 것은 일종의 권력투쟁이다. 물론 한동훈이 드러낸 한계들도 많다. 공천은 현역들의 기득권을 보장함으로써 감동 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선거의 승패가 달린 중도확장성 확보에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못했고 실용 보수와 이념 보수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여권의 자원을 최대한 결합시키지 못한 채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개인플레이로 선거를 치렀다. 무엇보다 여당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조(이재명ㆍ조국) 심판론만 반복했다. 한동훈이 앞으로 정치를 계속하겠다면 자신의 말대로 ‘공부와 성찰’이 필요함을 말해 준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에게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모습도 볼썽사납다. 한동훈은 정치인으로서 부족했던 점을 채우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아직 미완성의 정치인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참패했다고 홍준표 시장 같은 흘러간 정치인이 목소리를 높이고 판을 흔드는 모습은 새로운 보수를 바라는 민심의 요구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보수의 살길은 미래로 가는 것이지 낡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동훈이라는 개인의 명운에 보수 정당의 앞길이 좌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수정치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라는 자산도 있다. 오 시장은 이념 보수가 아닌 실용주의적 사고로 시정을 운영해 중도확장성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비윤’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도 오히려 그런 이유 때문에 생환해서 돌아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여러 문제가 눈에 띄지만 성찰의 과정을 거친다면 보수정치 재건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에는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 한동훈은 이제 혼자가 아니라 여러 정치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기로에 섰다. 정치인으로서 거쳐야 할 당연한 코스다. 거기에 꽃길은 없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검사 출신’ 정치인에 대한 거부 정서도 무시 못할 부담이다. 궤멸적 패배를 당한 보수정치의 재건은 한동훈이든 다른 누구든 새로운 사고를 가진 인물에 의해 선도돼야 한다. 이제라도 보수정치가 각성하고 달라져야 국회 권력이 된 진보도 긴장하고 절제하게 된다. 유창선 정치평론가
  • 정부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참배…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정부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참배…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정부가 일본 여야 국회의원 94명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서 집단 참배한 데 대해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초당파’(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 정당을 넘어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 신사의 춘계 예대제(제사)를 맞아 이날 오전 참배했다.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인 야스쿠니신사는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여명을 신격화해 군국주의(군사력이 국가의 최우선이라는 주의)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장소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또 강제로 전쟁에 동원됐던 한국인 2만여명의 위패가 합사돼 있는 것도 문제다. 신사 측은 유족의 합사 취소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21일 야스쿠니신사를 찾은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에 이어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까지 각료 2명이 신사를 직접 찾아 참배했다. 일본의 여당인 자유민주당을 이끄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춘계 예대제 첫날인 21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마사카키(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라는 공물을 봉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는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8번째 봉납이다. 기시다 총리는 춘계 예대제 시기와 맞물려 패전일인 8월15일에도 공물 다마구시료(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를 봉납해 오고 있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와 함께 이와 관련한 반성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집권 이후 관행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 [마감 후] 국민의힘은 혁신할 수 있을까

    [마감 후] 국민의힘은 혁신할 수 있을까

    “이 정도면 망하는 게 정의다.” 22대 총선 레이스 막판에 이르러 대통령의 불통이 최고조에 이르자 보수 정당을 취재하는 동료 기자들과 이렇게 자조했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그 안에서 기회를 찾지 못한 수많은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것처럼 변화하는 민심을 읽지 못하는 정당과 정부는 존속하기 힘들다. 선거 참패 이후 여권 정치인들 입에서 매일같이 ‘혁신’이란 단어가 오르내린다. 국민이 내린 회초리를 달게 받아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그런데 이들이 언급하는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 ‘수도권 지도부론’, ‘당원 100% 룰 변경’, ‘집단지도체제 회귀’ 같은 것들이 진짜 혁신인지는 와닿지 않는다. 그런다고 국민의힘이 바뀔까. 경영학이나 마케팅 개론에서는 모든 조직의 목적을 ‘고객가치 창조’로 정의한다.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실패하면 아무리 위대한 목적을 설정해도 그 조직은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를 정당 정치에 대입해 보자. 유권자들은 우리 사회를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정치인들이 정치력을 발휘하길 원한다. 그런 정치인을 내 손으로 뽑는다는 ‘정치적 효능감’이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끈다. 그런데 이번 정부와 여당은 지난 정부의 불통과 내로남불에 질려 기회를 준 유권자들의 기대를 똑같은 불통과 내로남불로 짓밟았다. 현역 불패, 공천 번복 등 공천 과정에서 쇄신 노력은 좀체 보이지 않았고, 조금 다를 것이라 기대했던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자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에 몰두했다. 강성 지지층도 마음이 뜨긴 마찬가지였다. 당정이 충돌하고 봉합의 모양새를 취할 때마다 보수진영 리더십의 무능만 노출하는 결과를 낳았다. 애초 한 위원장을 등장시킨 것도 안이했다. 혁신은 그저 불리한 전세를 단숨에 뒤집을 만한 ‘한 방’ 같은 것이 아니다. 정책 방향은 옳았으나 부족했다는 전형적인 ‘하지만(But) 사과’, 나는 누굴 심판할 수 있다는 오만함, 선거철 급조한 번지르르하고 허황된 공약, 상대 진영의 실수에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수준 정도론 ‘사랑받는 정당’이 될 수 없다. 말마따나 새 얼굴로 혁신형 비대위를 만들면 과연 국민이 감동할까. 이제 와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난들 국민이 감동할까.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성과는 무엇인가. 이 성과가 국민 가치 창조에 연결되는가.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이 원하는 지점을 충실하게 고민하는 일, 여기에 미처 깨닫지 못한 잠재된 필요까지 발굴해 해결하는 일이 정부·여당이란 조직이 유권자란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진짜 가치이고 혁신이다. 이런 본질에 대한 구성원의 성찰과 개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무엇을 혁신하겠다고 해도 유권자의 감동을 끌어낼 수 없다. 당선인과 낙선인이 모여 선거 참패에 대한 각종 분석과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관련 기사에 한 네티즌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너희들 결론은 결국 ‘고출력 스피커’를 많이 틀어라인데,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국민 대다수를 위해 진정성 있는 정책을 논의한 적이 있냐. 문제는 바로 이거다, 이 바보들아!” 명희진 정치부 기자
  • 尹 ‘한동훈 비대위’ 오찬 초청… 韓 “건강 이유로 참석 어려워”

    尹 ‘한동훈 비대위’ 오찬 초청… 韓 “건강 이유로 참석 어려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비대위’ 소속 인사 오찬 초청에 대해 21일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여권 인사가 대통령의 초청을 공개적으로 거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윤한 갈등’이 4·10 총선 참패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 전 위원장은 ‘한동훈 때리기’의 선봉에 선 홍준표 대구시장이 앞서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반박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지난 19일에 월요일(22일) 오찬이 가능한지를 묻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정중히 전했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대통령실로부터 ‘한동훈 비대위’와의 오찬을 제안받았으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전 위원장이 오찬을 거절한 만큼 윤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완전히 결별하고 ‘홀로서기’로 노선을 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불발된 회동의 재추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한 전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비대위원장 사퇴 후 첫 메시지로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홍 시장이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간 관계를 ‘배신’이라고 주장했으나 자신은 윤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노력했다고 반박한 셈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11일 사퇴 기자회견 당시 “(국민께 했던) 제 약속을 지키겠다”면서도 구체적 정치 계획은 밝히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장단기 계획을 다소 구체화했다. 그는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며 성찰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에는 거리를 뒀지만 차기 대권 등 장기적인 정치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각오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미 여권의 대권주자급으로 올라선 한 전 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국민의힘 당헌의 ‘당권·대권 분리 조항’에 따라 내년 9월 당대표를 사퇴해야 2027년 3월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를 위해 대선 1년 6개월 전 당대표를 포함한 모든 선출직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 한 전 위원장의 재등판 시점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홍 시장은 “다시는 얼씬거리지 마라”라며 재기 불가를 주장했고, 윤 대통령의 옛 멘토인 신평 변호사는 “그는 오직 자신이야말로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기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혼자서 선거판을 누볐다”고 했다. 반면 서울 동대문갑에서 낙선한 김영우 전 의원은 “너무 절망적이고 암울한 당에 들어와 그나마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불을 붙여 준 한동훈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의 한 인사는 “한동훈이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어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한동훈 비토’ 세력이 책임론을 쉬지 않고 이야기한다”며 “당원들 생각은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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