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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처드 레빈 미 예일대 총장 졸업식사

    ◎졸업은 시작… 힘찬 발걸음 떼길 리처드 레빈 예일대 총장은 졸업식사를 통해 새로운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갈 길을 분명히 정한 졸업생이나 그렇지 못한 졸업생을 나란히 격려했다.유명한 영문학자인 레빈 총장의 「다음 발걸음을 떼며」라는 제목의 졸업식사를 요약한다. 오늘 이 자리를 하나의 종결로 여기는 것은 당연합니다.내일 여러분들은 여러 감정이 뒤섞인 채 지난날을 되돌아 볼 것입니다.이루어낸 것엔 자부심을,놓쳐버린 기회엔 후회를 느낄 터이며 사귄 친구들에 대해선 가슴뿌듯함을,그리고 그들과 헤어진다는 것을 몹시 서운해 할 것입니다.여러분들은 뒤를 돌아보겠지만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앞을 내다보고자 합니다.오늘의 이 종결,강렬하고 보람찬 4년의 대미를 출발·시작이라고 부르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이 국가와 세계의 독립적이고 교육받은 시민으로서 여러분의 삶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졸업한다는 것은 문자 뜻대로 다음 발걸음을 뗀다는 것입니다.여러분중의 일부는 어서 빨리 발을 떼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갖고곧장 앞으로 내달리고자 합니다.그러나 졸업생 여러분의 대부분은 다음 걸음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를 아직도 걱정스럽게 자문하고 있습니다.같은 졸업생이면서 앞으로 갈 길에 대해 명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자신의 진정한 직분에 대한 발견이 아주 일찍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만 대개는 이 발견이 늦으며 일생중에 한번 이상 오기도 합니다. ○진정한 직분 발견하게 될것 다행스럽게도 많은 대작가들이 여러분 앞에 놓인 삶의 무대에 대한 성찰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위대한 두 영국시인의 경험을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그들의 경험은 여러가지를 가르쳐주고 또 가슴 든든하게 해줄 것입니다.윌리엄 워즈워드는 캠브리지 대학에 들어온지 고작 1년후인 1788년 여름 분명한 방향을 갖게 됐습니다.반면 3백여년후인 지금도 영시의 『샛별이자 저녁별』로 불리는 존 밀튼은 스스로 늦게 터지는 만성형으로 여겼습니다.1629년의 대학졸업 한참후에야 그의 천재성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워즈워드는 자신의 천분에 대한명확한 인식과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남기고자하는 큰 야망과 함께 대학문을 나섰습니다.저는 여려분들의 기를 죽이기 위해 이 예를 든 것은 아닙니다.여러분 가운데 이미 희망과 꿈이 구체적인 모습을 갖춘 졸업생들을 한층 분발시켰으면 하는 마음입니다.그런 졸업생에게 저는 말합니다.스스로가 생각한 것보다 더 잘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상상해온 대로 성취할 것이다. ○희망·꿈의 틀 착실히 짜야 아직도 자신의 희망과 꿈의 틀을 짜고있는 졸업생들에겐 밀튼이 보다 좋은 귀감이 될 것입니다.36세 생일 이전까지 그는 단 한편의 시만 발표했습니다.제가 방금 읊은 그의 첫 시에서 우리는 그가 앞시대 세익스피어 시의 위대함에 얼마나 부대꼈는가를 느낄수 있습니다.그러나 이 시행들의 비애감에도 불구하고 밀튼은 자신의 「늦게 터짐」을 실패로 여기지 않았습니다.남에게 내보일 꽃봉우리나 꽃송이가 없는 가운데서도 밀튼은 자신의 「내적 성숙함」을 자신하고 있었습니다. 삶의 구체적인 방향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졸업생을 향해 밀튼의 예를 들면서 저는 그런 여러분 역시 내적 성숙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이 대학 교육이 여러분에게 준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풍만한 삶은 자기만족 이상의 어떤 것으로서 가족,공동사회,더 큰 사회에 대한 봉사의 마음을 요구한다고 이 대학은 가르쳐 왔습니다. 1997년 남녀 졸업생 여러분,일찍 꽃피울 가능성이 있거나 대기만성형이든 간에 여러분은 이제 졸업해야 할 때이며 다음 발걸음을 떼야 할 때입니다.지금 여러분의 길이 뚜렷하거나 아직도 불확실하든 간에 여러분들은 함께 지낸 지난 4년동안 나름대로 잘 준비하고 다져왔습니다.여러분은 여기에서 위대한 생각들과 훌륭한 선생님 그리고 특출난 동기생들과 만나고 맞부딪쳤습니다.이 대학이 여러분에게 준 선물들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최초의 집을 떠나는 아담과 이브를 묘사하는 밀튼의 말이 떠오릅니다.『세계가 몽땅 너희 앞에 있고,어디다 쉴 곳을 정하는 것도 너희 몫이다.신의 섭리가 함께 하기를.』〈정리=김재영 워싱턴 특파원〉
  • 「비자금 조성중단」 주목한다(사설)

    경제계가 오는 2000년까지 제조업 기준으로 67조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간접비용 줄이기 운동」을 펴기로 한 것은 경쟁력강화와 새로운 정·경관계 정립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대한상의·전경련·무협·기협중앙회·경총 등 경제 5단체가 비용절감을 위해서 구체적인 액수와 실행계획을 수립한 것은 시의에 맞는 일이다. 경제계는 금융비용 27조원,기타 간접비 40조원을 절감키 위해 불요불급한 부동산 처분과 증자를 통해 매년 10%이상 자기자본을 늘리는 한편 비자금을 조성,정치자금과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등 「불합리한 거래관행」을 쇄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경제계는 또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돈 안드는 선거풍토를 조성하고 정부는 규제개혁을 강도있게 추진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보사건 이후 정치자금의 투명성제고와 돈 안드는 선거풍토 조성 등 정치제도 개혁이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상해 있는 시점에서 경제계가 국책사업 수주·공기업 민영화·금융특혜 등 각종 이권을 따내기 위해 써온 비자금을 앞으로 조성하지 않겠다는 것은 일대 자기성찰이자 혁신으로 여겨진다.이러한 불법적인 관행이 앞으로 시정된다면 그것은 우리 기업사에 새로운 장이 전개되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정치와 경제가 건전한 관계로 접어드는 중대한 전기가 될 것이다.정경유착으로 표현되고 있는 부정·부패의 고리단절을 위해서는 기업의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이 없어져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능력을 다하여 청부를 창조하고 그 부를 정당하게 쓰는 윤리적 경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많은 기업이 시장경제와 윤리는 동떨어진 개념으로 여길지 모르나 그렇지가 않다.미국에서 최근 실시된 시장분석결과 윤리적 기준과 도덕적 책무가 기업전략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현재 미국 소비자의 40%이상이 가격과 품질이 동일하다면 윤리적 문제가 상품선택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국제적으로 기업의 윤리성은 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앞으로 국민들의 윤리적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다면 확대재생산을 통한 번영이 어려울 것이다.경제계는 선거때 정치자금 갹출 등 정치권에 의해 시달리는 것에서 해방되기 위해 비자금조성 근절을 내세워서는 안된다.경제계는 경제와 정치관계의 올바른 관계정립이라는 차원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기 바란다. 정치권이 경제계나 기업에 손을 내밀고 나면 어떤 형태로든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수 없다.그렇게되면 정치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무너지고 마침내 국민의 신뢰성까지 잃어버리게 된다.그러므로 정치권과 경제계는 윤리적 기준에 입각,건전한 협력관계 모색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단절없이 펴나가야 할 것이다.정치와 경제관계는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 전제가 돼야 한다.
  • 업보의 경제학(우홍제 칼럼)

    한보사태에 이어 최근들어 진로 대농그룹이 도산에 직면한 가운데 금융공황설까지 확산되면서 대기업들은 한껏 몸을 움츠리고 있다.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동안 정치권도 역시 각종 부정과 비리에 연루된채 정쟁의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선분위기의 조기과열 조짐이 두드러지자 재계의 우려는 더 한 것 같다.정치권에서 손을 벌리면 경영난은 더욱 심화되기 때문이다.그래서 한국경영자총회는 얼마전 성명서를 통해 정치권이 대선정국을 과열시키지 않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치·경제 모두가 일그러진 모습으로 국민들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것과 때를 같이 해 「고비용 구조타파」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많이 나오는게 요즘의 특징적 상황이다. ○「고비용」원인은 정경유착 최근 재계가 기회있을 적마다 고금리·고 지가·고 임금때문에 국제경쟁력이 약해져 못살겠다고 목청을 돋우면 정계인사들도 한결같이 정치의 고비용관행을 혁파하겠다고 화답하기 바쁘다.「고비용」의 근절이 시급함에 아무런 이의없이 공감한다는 얘기다.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될 대목은 정·재계가 모두 고비용의 원죄의식을 되새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60년대 초기에 시작된 개발계획추진과 동시에 나타난 정경유착에서 오늘의 고비용·저효율구조가 비롯됐기 때문이다.정치권은 재계에 대한 각종 특혜제공 등의 대가로 받은 자금으로 「돈쓰는 정치」와 개인적 치부관행에 익숙해졌고 재벌들은 자기돈 안들이고 은행차입위주의 타인자본에 의한 부동산투기 문어발식 확장 등 외연적 팽창을 즐겼던 것이다. 부동산중심의 환물투기가 인플레를 유발,그동안 땅값과 물가와 금리를 오르게함으로써 차입의존도가 너무 심한 재벌그룹들은 금리수준자체보다는 차입금의 원리금상환에 따른 엄청난 금융비용부담때문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시중금리는 80년대 20%를 훨씬 넘던 것이 요즘에는 12% 안팎이어서 과거와는 비교가 안된다.반면 재벌들의 빚더미경영은 갈수록 심화돼 자기자본비율이 10%미만인 대기업들이 대부분이며 매출액보다 차입금이 더 많기 때문에 견딜재간이 없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30대그룹의 계열사는 819개로 일년사이에 무려 150개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문어발 확장의 중독증세가 보통이 아닌 것이다. 또 한국산업분류표에 기재된 업종은 손 안댄 것이 없을 정도로 백화점식 경영을 하다보니 세계시장에 쏟아붓는 상품은 많아도 내로라하게 내세울 간판상품은 찾기 힘든 부끄러운 실정이다. 기술개혁과 신제품개발은 등한히 한채남의 영역에 침범해서 무리하게 계열사나 늘리고 정치권 로비를 최우선의 경영기법으로 신봉하고 실천했기 때문이 아닌가. 이처럼 정경유착의 횡재를 노리는 정치기생적 천민자본주의 풍토는 국경이 없어진 지구촌의 무한경쟁시대에선 전혀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고임금도 개인의 과소비와 관련,성찰이 필요한 문제다.최근 한국은행발표에 따르면 지난 연말현재 소비자신용잔액이 일년전과 비교할때 29%나 늘었고 가구별로는 6백60만원의 빚을 진 셈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소득에 비해 소비가 많으니 임금인상욕구가격해질수 밖에 없다.또 고임금체제에 불황이 닥치니까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다.노동도 상품인만큼 고임은 경쟁력을 잃게 마련이다.기업이나 개인 가릴것 없이 빚이 많으면 결과는 같다. ○재벌 자가자본 비율 10% 결국 우리를 괴롭히는 고비용구조란 정·관·재계 및 가계(근로자) 등 모든 계층에서 비롯된 것이다.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경제현상에도 인과응보가 있다.국민 각계층이 네탓할 것 없이 고비용문제를 해결하는 중지를 모아야 한다.〈논설위원실장〉
  • 스포츠의 기본(외언내언)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 3위 순위로 일정을 끝냈다.경기들 내용도 좋았고 의외의 효자종목도 배출했으며 제2의 도시에서 훌륭하게 치러낸 국제경기여서 여러가지로 대견한 대회였다.그러므로 순위는 별 문제일 것도 없다. 그런데도 굳이 「3위」라는 성적을 들먹이는 것은 애초부터 일본을 「무난히」누르고 2위를 할것이라고 장담해온 것때문이다.그렇다고 치러보기도 전에 흰소리친 것을 나무라려는 것은 아니다.그보다는 그렇게도 탕탕 큰소리를 쳤던 2위의 예측이 왜 어긋났는가를 한번쯤 반성은 해보아야 할 것 같다. 중국측이 이 대회를 조금 가볍게 여겨 육상에 일급선수를 파견하지 않고 2선 선수들을 내보내는 바람에 일본이 그들 종목에서 약진하여 예상을 뒤엎고 메달 사냥을 왕성하게 했다는 것이 분석의 결과다.그게 사실이라면 우리의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대목이다.모든 스포츠는 육상에서 출발한다.기초종목이 탄탄해야 모든 종목에서 우세할 수 있다.그런데 우리는 몇몇 특별한 개인기로 승부를 내려는 묘책에 더 많이머리를 쓴다. 모든 것은 기초부터 다져서 지반이 흔들리지 않아야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구조물이 무너지지 않는다.힘들고 지루하더라도 기초에 투자를 해야 한다.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그런 정석을 외면한다.스포츠만 그런 것이 아니다.부가가치가 높은 기술개발을 하려면 과학교육이 발달해야 하고 그런 인력을 양성하려면 기초과학교육이 충실해야 한다.그러려면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교육의 방향이 잡혀야 한다.그러나 우리는 모든 교육이 대학입시에 매달려 교육전쟁을 치르느라고 기초단계에 관한 관심은 소홀하다.걸핏하면 축대가 무너지고 지상의 구조물들이 흔들리는 것은 바로 그 기초의 부실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스포츠와 과학기술은 별도의 것이 아니다.우리가 가진 본원적인 문제가 스포츠에서나 건설에서나 기술투자에서나 나타나는 것이다.우주선을 만드는 첨단기술이 초등학교 산수교육에서 좌우된다는 이치가 한국에서는 아직도 뿌리를 내리지 못했음을 동아시아경기는 증언하고 있다.
  • 정승호씨 5번째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90년대 화두 「자아찾기」 동승/70년대 중반∼80년대초 「반시」 환동서 변모/「나」를 시의 대상으로/“누더기가 되고서 내 인생이 편안해… 비로서 별이 보인다” 중견시인 정호승씨(47)가 7년동안의 침묵을 깨고 5번째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를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시인은 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 문단을 풍미했던 유명한 문학지 「반시」의 동인이다.「반시」 동인은 당시 현실참여 계열과 순수문학 계열 가운데에서 시의 문학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참여 정신도 반영한다는 취지로 결성돼 80년대 초까지 대학가의 젊은 문학도에게 절대적 인기를 누렸었다. 이후 황지우씨 등이 이들의 맥을 이었지만 정작 「반시」 동인들은 활동이 거의 없었다. 이런 점에서 정 시인의 이번 시집은 주목받던 한 중견시인의 시세계 변화뿐 아니라 80년대 이후 문단의 시 흐름과 최근 문단의 분위기를 엿볼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번 「사랑하다…」에서 정 시인은 90년대 후반 중견시인들이 대부분 공유하는 화두인 「자아 찾기」를 잘드러내고 있다. 〈때로는 실패한 사랑도 아름다움을 남긴다 사랑에 실패한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늙은 젖가슴〉(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내가 사랑에 실패한 까닭은 무엇인가 내가 나그네가 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허허바다) 이 시집의 초반부는 작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이다. 〈누더기가 되고나서 내 인생이 편안해졌다 누더기가 되고나서 비로소 별이 보인다〉(누더기별) 작가 자신이 끊임없이 추구하던 「사랑」과 「별」이란 단어가 이번 시집에서도 다시 시작하는 작가의 시 세계를 열어준다. 이번 시집에 대해 평론가 하응백씨는 『이전 시집에서 그가 「우리」를 위해 노래했고 추상적 민중을 향한 노래였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자신을 시의 대상으로 삼고있다』고 평하고 있다. 한 동료시인도 『이전까지 정시인이 타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자기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아를 찾으려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관념적 「우리」에서 실존적 「나」로 시의중심을 이동시키면서 90년대 후반의 공통된 시 세계의 화두에 합류한 셈이라는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 정 시인이 불가적 선시풍의 노래와 그리스도적 사랑의 시편을 보이는 것도 김형영 시인의 시집 「새벽달처럼」 등에서 보이는 일부 중견시인들의 최근 시풍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 대학총장협 국민에 드리는 호소문

    ◎한보사건 한점 의혹없이 처리… 사법 심판을/국민 모두 미래향한 화해·단합의 길로 나가야 지금 우리 경제는 국제수지 적자와 외채의 급증,그리고 경제력의 추락으로 국가의 앞날이 심히 우려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식량난과 기아상태로 말미암아 그들의 체제 붕괴와 전쟁도발이라는 현실이 언제 우리에게 닥칠지 모른다는 안보의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노동법 파동과 한보사태로 반년이상 계속되고 있는 의혹과 분노의 내부 갈등은 방향감각을 상실한채 국정을 표류시켜 총체적인 난국을 가져 왔습니다. 사회전체가 절제와 이성을 잃고 계층간·지역간·개인간 이기주의적인 무한투쟁으로 공동체가 붕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이러다가는 우리의 공동체가 언제 깨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과 혼란을 수습하고 국민의 힘을 모아 공동체의 파란을 막아야할 국가지도력의 정상적 기능과 역할이 마비되는 공백상태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됩니다. 정치권은 권력투쟁과 정경유착으로 국빈적 불신과 불만의대상이 되고 있으며 통치제제는 헌정중단의 우려가 나올만큼 불안정한 상태로 치닫고 있습니다. 전국의 전·현직 대학총장 모두는 오늘의 위급한 현실을 크게 걱정하면서 지성과 양심의 보루인 대학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오지 못한 자괴감과 자성을 금할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언제까지나 실의에 빠져 있을수만은 없습니다. 이제 국민 각자가 공동체를 위기에서 구출하는 자발적 주체자로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21세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한 세기 전의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현재의 분노와 허탈감을 딛고 통일과 번영의 미래를 개척해야 합니다. 누가 인도해 주기를 기대하기 보다 국민 스스로가 나라의 공동체를 이끄는 주인으로 적극 나서야 합니다.미력하지만 우리 대학 총장들도 그 일에 앞장서려 합니다. 먼저 정치권에 당부합니다. 국가 영도력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이며 국민의 신뢰는 바로 진실에서 생기는 것입니다.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진실에 입각한 국가영도력의 회복입니다.따라서 국정의 최종 책임을 진 대통령이 먼저 국민합의와 국민결집을 이루는 난국 수습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그런 바탕 위에서 헌정의 중단없이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 수행을 할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여야 정치인은 국민 앞에 다짐한 바와 같이 정파를 초월하고 정쟁을 지양하여 국리민복과 나라 경제 살리기에 초당적인 협력을 실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분노와 허탈의 도화선이 된 한보사건과 각종 비리는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준엄한 사법적 심판을 받아야 하며 정치권은 시대와 국가의 요구에 따라 정치의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내는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사회의 모든 비리의 굴레를 벗길수 있는 엄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 엄격히 실천해야 합니다.정치부패와 정경유착의 고리는 과감하게 들어내야 합니다.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호소합니다. 어떤 경제수치의 적신호보다 위험한 요소는 심리적 공황입니다.우리 경제의 가장 큰 힘은 사람의 힘이었습니다.기업가와 근로자,생산자와 시장개척자의 결소과 성취의식이바로 그것입니다. 이 고비를 넘기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우리는 노동법 개정의 진통을 겪었습니다.성숙한 동반자의식,나아가 공동운명체로서의 합심협력이 절실히 요청됩니다.다 같이 한 걸음 물러나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견인차가 되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분들께 호소합니다. 우리 사회가 처한 이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계에 있는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냉철한 성찰과 지성으로 안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모든 교육자들이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틀위에서 그 일에 지혜를 보탤 수 있어야 합니다.바로 지금이야말로 교육계의 자정노력과 교육풍토의 쇄신에 더욱 진력하여야 하고 새 인간교육과 가치관 확립을 위해 우리의 교육을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호소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 대학의 책임자인 우리들 스스로가 먼저 자성하고 자숙하며 대학의 정도를 천명하고 실천해나갈 각오를 새롭게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우리 사회의 혼란이 너무길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불신과 갈등은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합니다.우리 국민 모두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의식을 발휘해야 합니다. 위기 극복의 요체는 평상심으로 돌아가 각기 맡은 역할에 따라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것입니다.다함께 무너지지 않기 위해 21세기의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화해와 용서,그리고 단합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의 시련과 고통이 우리의 성숙과 발전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이제 가슴을 열고 다함께 손을 잡읍시다.우리들 전·현직 대학총장들은 소임을 다해 대학교육의 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을 국민 여러분께 다짐드립니다. 1997년 5월12일 한국대학총장협회 회원 일동
  • 버그스텐 박사의 충고/차동세 KDI원장(시론)

    얼마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21세기위원회」가 개최되었다.한국과 미국의 학계·정계·경제·언론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미 양국의 현안 과제와 통일문제 등에 관해 이틀동안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미국측 인사들은 북한경제가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점을 수차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으며 한국의 소비절약운동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측 인사들의 발언중에 특히 주의를 끄는 부분은 현재 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이며 미국의 경제정책 결정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버그스텐 박사의 충고였다.바로 한국의 환율정책에 관한 것이었다. ○원화환율 달러에 너무 집착 일본 엔화의 급락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국제수지가 급격히 악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있는 현실속에서 한국이 굳이 원화의 환율을 달러에 대해 묶어 두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얘기다.물론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지만 한국은 실제로 환율을 달러에 대해 묶어 두고 있다는 것이그의 지적이다.환율제도를 바꾸든지 환율운영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우정어린 충고였다.바꾸어 말하면 현재의 엔화 환율과 우리의 경상수지적자를 고려할때 원화는 달러에 대해 더 절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그의 이 말은 평소 엔화의 적정환율은 1달러에 100엔 수준이라고 역설하는 그의 주장과 흐름을 같이 하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의 국제수지적자는 기본적으로 고비용·저효율이라는 구조적 요인때문에 발생한 것이다.임금이 생산성에 비해 너무 높고,금리가 높고,정부의 규제가 여전히 많은 것이 우리경제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다.따라서 지금의 국제수지적자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인위적인 원화환율의 절하와 같은 손쉬운 방법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 하겠다. 그러나 우리의 국제수지적자 확대와 경쟁력 약화의 요인중에는 일본 엔화의 갑작스런 약세도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환율의 결정은 외환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정부가 여러가지 정책을 통해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우리의 경우 최근의 환율동향을 볼때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엔화의 급격한 절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의 대미 달러환율 절하폭은 미미하였다는 사실을 보면 버그스텐 박사의 주장에 일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우리의 수출이 조금 나아지고 있다고 하나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는 아직 별로 개선되는 기미가 없다.한보와 삼미의 부도에 이어 진로의 어려움이 표면화되고 또한 다른 대기업들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기업이 흔들리면 은행도 흔들리게 마련이고 은행이 흔들리면 우리 경제 전체가 흔들리게 마련이다.중소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대기업들과 은행들이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가 좋아질 수는 없다. ○대외신인도 개선효과 미미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가 허리띠를 다시 한번 졸라매야 한다.기업은 뼈를 깎는 자기성찰과 경영혁신을통해 살아남을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고,근로자는 생산성에 근거하지 않은 임금상승은 물거품일 뿐 언젠가는 자신이나 동료의 실업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수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또한 정부는 실효성있는 규제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권위주의적이고 경직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근본적인 접근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라 할 수는 없다.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정책운영의 유연성을 가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그런 점에서 버그스텐박사의 충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 한보청문회 실패한 청문회(사설)

    한보철강부도의 진상규명과 김현철사건조사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TV청문회가 1일로 약 4주간의 활동을 끝냈다.역설이지만 이번 청문회는 다시는 이런 식의 청문회는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심판대에 오른 것은 한보진상이 아니라 청문회 자체였으며 진실규명과 의혹해소의 당초 목적을 이루지못한 실패한 청문회였다는 평가를 면키 어렵다. 여야의원들은 정태수 총회장과 김현철씨 등 38명의 증인을 상대로 한 신문에서 그래도 돈받은 정치인리스트 수사와 김씨 국정개입의 일부시인을 이끌어낸 성과가 있었다고 자위할 것이다.그러나 진상은 밝혀진 게 없이 오히려 혼란만 커졌다.강제수사권이 없는 국회가 모른다로 일관하는 증인들의 입을 열 수 없는 국정조사의 한계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증인들이 자기방어를 위해 형사소추될 사안을 공개하지 않으려해도 꼼짝 못하게 만들 객관적인 증거와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는 치밀한 사전조사는 의원들의 몫이다.그런 노력이나 근거제시없이 언론보도나 항간의 소문을 되풀이하면서당리당략에 따라 정쟁만 벌여 의혹을 증폭시킨게 고작이었다.증인을 훈계하고 고함을 질러 창피를 주는 인민재판에만 열을 올렸다. 청문회무용론을 낳은 책임은 거의 전적으로 의원들에게 있다.박석태증인의 자살이 직접 관련이 없다하더라도 인격모독을 지양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달 가까이 지속된 선동과 정쟁의 굿판인 한국적 청문회가 남긴 것은 정치불신과 증오,허탈의 상처와 국론분열과 국력낭비의 소모뿐이다.정치권은 철저한 자기성찰의 토대위에서 스스로 만든 민심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한다.진실규명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부실 TV청문회를 더이상 무분별하게 개최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그러한 반성위에 효율적 운영과 증인보호를 위한 준비기간 확보,전문인력 보강,증인에 대한 면책특권 부여 등 제도개선이 추진되어야 한다.
  • 한보청문회 증인의 자살(사설)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에 불려나갔던 한 은행임원의 자살은 우리에게 개인적 비극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온다.우리 사회의 구조적 부패의 탁류에 목졸린 나약한 한 개인의 희생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자살은 미화될 수 없다.그러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석태 전제일은행상무는 생전의 행적이나 주위의 평을 보건대 양심적으로 살려 애쓴 고지식한 은행간부였던 것으로 파악돼 안쓰럽다.그가 한보비리의 비밀을 감추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의 죽음은 중인환시리에 수모를 당한 셈인 청문회 증인출석과 무관하달 수는 없다.그러나 이를 오직 「청문회 살인」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국회라는 거대한 공조직앞에 심약한 개인은 무력감에 빠질수 있다.증거에 입각한 합리적 사실규명보다 일부 감정적 발언에 치우쳤던 문제점들이 지적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그의 죽음에 대한 근본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과거 상사들에 불리한 증언을 할 수 밖에 없는 등 청문회 출석이 자괴심과 생에 대한 회의를 촉발한 하나의계기가 됐을수 있다.그러나 근본적 문제는 평소 죄의식없이 해온 일이 어느날 돌연 부정으로 판명되는 부패의 일상화현상,기업·공직사회,일반시민 가릴것 없이 오랜 세월 몸에 배어 온 부패불감증 등 사회적 병리현상이 아닐수 없다.그 치유가 근본해답이자 처방이다.나름대로 직장과 상사를 위해 성실히 일하며 살아온 그가 어느날 엄청난 국가적 죄인으로 비쳐지자 그 수모를 견뎌내지 못해 자기파괴의 길을 택한 것이다. 태연히 부정과 타협하는 자가 부와 명예를 누리고,양심껏 살려 애쓰는 사람들이 오히려 상처받는 사회가 아닌지 각자 깊이 성찰하고 사회기풍을 바로잡아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하리라고 믿는다.
  • 도서출판 책세상,시리즈 「위대한 작가들」 두번째

    ◎현대서사문학 거장 토마스 만의 삶·예술/「부덴브로크 일가」 등 소설3편속 문학세계/당시 사진 20여점 등 자료적 가치도 가득 프란츠 카프카,제임스 조이스 등과 함께 현대 서사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독일 작가 토마스 만(1875∼1955)의 생애를 담은 전기집 「토마스 만」(로만 카르스트 지음,원당희 옮김)이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나왔다.책세상이 펴내는 본격전기 시리즈 「위대한 작가들」의 둘째권.「지성과 신비의 아이러니스트」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아이러니라는 일관된 틀을 통해 토마스 만의 삶과 예술의 역사를 짚어간다.아이러니는 토마스 만의 작품세계와 삶의 태도를 규정짓는 주요 인자.토마스 만은 반어적 관점에서 작중인물과 거리를 둔채 이야기를 전개한다. 토마스 만의 생애와 창작활동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엽에 이르는 긴 도정에 걸쳐 있다.그런 만큼 작가로서의 발전과정 또한 복합적이다.특히 그의 정치적 이념의 변화과정은 당대의 미묘하고 까다로운 명암을 그대로 반영한다.1920년 이전의 토마스 만은 독일의 보수성을옹호하면서 정치를 본성적으로 꺼려하는 독일의 향토주의 혹은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준다.그러나 「마의 산」을 기점으로 그는 민주주의라는 사회공동체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파우스트 박사」를 집필하던 시기에는 미국으로 망명,파시즘운동에 적극 가담했다.여러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그의 삶과 예술세계에 미친 영향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미덕.바그너,쇼펜하우어,니체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이들은 긍적적이든 부정적이든 청년 토마스 만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정신적 모태였다.바그너가 낭만적 음악의 아름다움과 표현기법을 통해 토마스 만의 서사문학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면,쇼펜하우어는 논리정연한 사상체계를 통해 그의 작품에 내적 깊이를 더해줬으며,니체는 세기말의 우울과 몰락감에 삶의 열정을 불어 넣어줬다.특히 니체는 데카당스의 자기진단과 성찰,염세주의의 극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신사적 진폭이 큰 토마스 만의 삶과 문학을 하나의 체계나 연속선상에서 파악하는 것은 자칫 오류에 빠지기 쉽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토마스 만의 3편의 장편소설 「부덴브로크 일가」「마의 산」「파우스트 박사」를 중심으로 그의 문학세계를 조명한다.이 작품들은 토마스 만의 3대 걸작으로 꼽힐뿐 아니라 대략 20년 간격으로 출간돼 그의 문학적 시기구분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토마스 만의 첫 장편소설 「부덴브로크 일가」(1901)는 19세기 유럽의 사실주의 전통에 입각한 작품으로 독일 시민계급의 발전과정을 비판적으로 그린 시대적 연대기이자 결산물이다.「마의 산」(1924)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내적으로 열병을 앓고 있던 서구의 정신적 풍경을 반어적 어법으로 표현한 작품.또 「파우스트 박사」(1947)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의 대참사를 「운명의 교향시」로 형상화한 노년기의 역작이다. 과거의 역사를 추적하는데는 때로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만리장성의 장문보다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이 책에는 토마스 만과 그의 가족,그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20여점의 사진과 600여개의 인용문 등이 실려있어 자료적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
  • 도박덫에 걸린 학원대표(사설)

    굴지의 사설학원 대표가 「도박덫」에 걸려 수십억원을 잃고 사기도박꾼들에게 협박당하며 수억을 뜯기고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수 없다.그는 학원으로 일어선 「사교육」계의 거물급으로 알려져 있다.입시철이면 언론들이 앞다퉈 그의 평가를 인용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일선 고등학교 교사들의 관심도 그에게 쏠리다시피 하는 「교육적」영향력이 큰 사람이다.그렇게 해서 큰 재물도 모은 실력가인 셈이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사교육은 「파출부노릇도 마다않는」어머니와 뇌물의 유혹을 끊임없이 견뎌야 하는 아버지들의 피땀이 응고된 돈으로 이뤄진다.『내돈 내가 쓰는데…』어떠냐고 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것이 학원으로 모은 재물이라고 할수 있다. 이번 사건은 「사기도박」의 범죄에 걸린 희생임을 우리도 안다.그러나 그는 전부터도 상당기간 「내기노름」에 탐닉했던 흔적이 농후하다.운수 불길해서 걸려든 정도가 아니라 당사자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어 보인다. 학교교육보다 훨씬 고가인데다 시간과 정력도 많이 들이는 것이 사교육이어서자라는 세대들에게 정신적으로도 사교육기관이 지닌 영향력은 지대하다.그중에서도 대표적 명문인 J학원은 단순한 하나의 사교육기관이라고만 할 수 없다.특히 이 학원은 갖가지 형태의 과외를 창안하고 사교육자료도 개발하여 학원경제를 선도해오기도 했다.청소년교육만을 상품으로 거대한 재물을 모아온 학원의 대표적 사례에도 속한다.그런 인사이므로 이땅의 청소년교육에 관한 기대까지 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서 이 불상사는 더욱 유감스럽다.이런 기관들에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목을 매고 기회있을 때마다 그들이 내놓는 의견이 공교육제도를 좌우하다시피 해온 일이 환멸스럽기까지 하다.최근 역시 사기도박에 걸려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여성 병원장의 패가망신 사례도 있었다.사회 지도층·부유층의 깊은 성찰이 요긴한 시점이다.
  • 「언론인 리스트」도 조사를(사설)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리스트에 정치인 이외에 언론인도 포함되어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한보가 특별관리한 언론인이 40여명에 이른다는 괴문서까지 나돌고 있다는 보도다.우리는 사실여부를 떠나 언론도 부패의 의혹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있는데 대해 심한 자괴감을 금할수 없다.언론인리스트가 있다면 공개되어야하며 검찰이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문회증언 등에서 나온 얘기로는 저명한 언론인 등에 1백만원 정도의 경조사비로 주었다는 것이지만 다른 거액로비는 없었는지,경조비의 규모가 수긍할만한 것인지 등 사실관계를 철저히 가려서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그렇지 않으면 일반의 불필요한 의혹과 불신만 키울 우려가 있다.그렇지 않아도 한보사건이후 항간에는 언론인들이 정치인들과 한통속으로 부패했기 때문에 그런 엄청난 부정부패가 터지기까지 언론이 파수꾼 역할을 못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마당이다.그것을 푸는 것은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단히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어떤 형태로든 기업이나 정치인들의 부패에 언론이 원인제공자가 되거나 빌미로 악용되는 일은 부패척결을 위해 용납될 수 없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여론의 형성과 반영을 통해 민주정치를 이끄는 언론의 공적기능은 언론인에게 다른 부문보다도 더 엄격한 도덕성과 철저한 윤리규범의 실천을 요구한다.그같은 성찰에 따라 언론계는 특히 국제적망신까지 산 91년 수서사건때의 촌지사건이후 꾸준한 자정노력을 기울여왔다.그런 마당에 대다수 언론인의 명예에 먹칠을 하고 선의의 의혹대상자에게 피해를 준 한보의 언론로비는 철저하게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그렇게해야 정치인리스트 조사와도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고 한보사건의 완벽한 진상규명에도 도움을 줄수 있다.
  • 장애인의 사랑(외언내언)

    20일은 제17회 장애인의 날.이 날부터 장애인 주간이 시작되며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각종 요란한 행사를 지켜보면서 과연 이 행사들이 장애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서울법대를 나온 김현욱씨(26)가 신체장애 때문에 취직이 안되는 처지를 비관,스스로 목숨을 끊어 우리를 한없이 답답하게 한다.19일에는 3급 장애인으로 취직이 안된 30대 가장이 3일을 굶은 끝에 강도 짓을 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말이 앞서고 나서기를 좋아하며 철저한 자기 희생없이 무얼 공짜로 얻으려 하고 있다.장애인 문제도 마찬가지다.장애인들을 내 형제처럼 대해야 한다고 말로는 떠들면서 그들이 과연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지나 않은지 성찰해봐야 할 문제다. 김씨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오른 손이 기형이었지만 서울법대에 입학,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마칠 정도로 신체장애를 극복한 의지의 젊은이였다.그러나 꿈꾸던 법관의 길도,진로를 바꿔 다시 선택한 평범한 회사원의 길도 그에겐 오직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열리지 않았다. 95년 말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1백5만3천명.인구 100명당 2.35명이다.이 가운데 경제활동이 가능한 사람은 43만5천명이며 취업한 장애인이 31만6천명이니 실업률은 27.4%. 특히 30대 재벌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이 0.24%에 불과해 전체 고용의무 사업체의 평균 고용률 0.45%보다 부진하다.일본의 1천명 이상 대기업 고용률 1.41%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실정이다. 지난 17·18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있은 장애인 취업박람회때도 성과가 없긴 마찬가지였다.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건립이 「집값 하락」을 이유로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대부분 개교일정을 1년 이상 늦추고 있다. 물론 우리 주변엔 장애인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는 분들이 많다.그러나 그런 분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봉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장애인들을 한 형제로 받아들일때 진정 「선진 복지국가」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쟁점 송곳질문 불구 성과 미흡/의원들 질문 스타일

    ◎“자물통 입 열자” 호통·부정에 호소하기도 국회 한보청문회 첫날인 7일 여야의원들은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을 상대로 핵심 쟁점에 대해 질문을 퍼부었다.「자물통」입으로 알려진 정총회장의 입을 열기 위해 여야의원들은 송곳질문으로 호통을 치기도 했고 부정에 호소하며 그를 달래기도 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질의가 새로운 물증을 제시하기 보다 그동안 떠돌던 설과 언론보도,검찰진술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에 거쳐 속시원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신한국당 맹형규 의원(서울 송파을)은 끈질긴 질문으로 비자금의 사용처를 캐물어 정총회장으로부터 신한국당 김덕룡(서울 서초을) 국민회의 김상현 의원(서울 서대문갑) 등에게 정치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실토케 했다. 신한국당 박주천(서울 마포을) 국민회의 조순형 의원(서울 강북을)은 따끔한 질책을 퍼부었다.조의원은 『청문회는 증인에 대해 국민이 유·무죄를 판정하는 자리』라며 「정태수리스트」의 공개를 촉구했다. 신한국당 김문수(경기 부천소사) 자민련 이인구 의원(대전 대덕)은 호소형이었다.김의원은 『독방에 있으면서 인간적인 자기성찰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고 이의원은 『사랑하는 자식이 구속된 상태에서 더이상 미련을 갖지 않길 바란다』면서 「정태수리스트」의 공개를 요구했다.특히 김의원은 일부 신문에 보도된 「정태수리스트」의 명단을 직접 정총회장에게 제시하면서 집요하게 사실여부를 따졌다. 신한국당 이사철 의원(경기 부천원미을)은 『92년 당시 김영삼 후보에게 6백억원을 제공한 적이 있느냐』며 과감한 선제공세로 야당의 예봉을 꺾었다.국민회의 이상수 의원(서울 중랑갑)은 정총회장이 언성을 높이며 핵심을 비켜가는 답변을 거듭하자 흥분된 어조로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얼마남지 않은 인생을 잘 정리하라』며 언쟁을 벌였다.「정태수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서울 강북갑)은 『부드럽게 질의할테니 쉽게 답해달라』며 시종 김빠진 질의로 일관해 눈길을 끌었다.
  • 정치치매 현상/김주영 작가(서울광장)

    외채가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는 모양이다.해외에 산재한 우리의 재산이 있긴 하겠지만 1천만달러 이상의 외채라면 국민들조차도 긴장감을 느낄만한 액수이다.피부로 느끼고 있는 생활경제로써도 우리의 사정이 암담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위기감을 느낀 정부에선 진작부터 이러저러한 처방을 분주하게 내놓고 있긴 하지만 그 처방의 효과가 언제 나타날지 불안스럽다. 그런 긴장감에 상당한 국민적 호응이 뒤따라 주지 않고 있다는 실망감도 없지 않다.우리가 이렇게 한가하게 바라보고만 있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그런가하면 우리가 수출하고 있는 중공업제품들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해외의 수출경쟁에서 일본을 따라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아우성도 들려온다.그래서 우리 경제의 회복은,밤에 썼다가 아침에 읽어보면 찢게되는 연애편지처럼 근본부터 다시 고쳐야 한다는 항간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을 정도이다. ○다양한 처방 효과는 미지수 일찌기 경제라는 말의 의미조차 몰랐던 사람들까지도 생활경제의 위험수위가 폭발직전에 있다는 것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이러다간 며칠 못가서 우리경제가 공중분해되어 이웃나라 코미디극의 소재로 등장하는 창피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우리들 서민들에겐 어차피 수학적 개념으로만 존재했던,1만달러라는 국민소득도 잡았다 놓쳐버린 한 마리의 꿩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가.그리고 조만간 이뤄진다 믿었던 선진국 진입이란 장미빛 꿈도 뒤로가는 열차를 잘못 잡아타고 흥분만 했던 우스꽝스런 꼴이 아닌가.그래서 우매한 백성들도 밤중에 문득 잠이 깨면,나라꼴이 염려스러워 진다.뒤척거리며 다시 잠 못 이루지만 역시 신통한 처방 따위가 떠오를리 없다. 정치인들은 한보사태만 일말의 의혹도 없게 파헤쳐버리고 나면,우리의 경제는 땅에서 용암이 솟아나듯 금방 열기가 되살아나고,위기의 수렁에서 속시원하게 벗어나기라도 할 것처럼 오직 한보사태에만 집착하고 있다.참으로 우스꽝스런 정치적 치매현상이다.한보사태가 유감없이 파헤쳐져야 하겠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려는 것이 아니다.그것이 우스꽝스럽다고 말한 것은,어째서 우리의정치판도 모두가 지금 이 시점에서 한보사태에만 매달려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망을 얘기하는 것이다. ○모두가 “내탓이요”라야 나라꼴이 이처럼 염려스럽게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위정자 혹은 정부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그렇다면 우리의 정치인들과 국회는 무엇을 책임져왔는지 묻고 싶다.다수에 의해 소수는 양보가 아닌 희생을 치뤄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에서 약간 비켜나서 타협과 협상에 의한 정치형태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라면,응당 그에 따라 분배되는 책임도 나눠가져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국민들은 벌써 앞서가고 있다.모처럼 계획되었던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도 있고,저금통장을 새로 만들고,장롱에 집어 넣었던 헌옷을 꺼내 입는 사람도 보았다.아이가 태어나는 수효보다 송아지가 태어나는 수효가 더 많을 만큼 생기를 잃은 논촌에서도 나라걱정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백성들은 그나마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데,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는 계층의 사람들은 그렇지가 못하다는데 우리의 절망감이 자리잡고 있다. 과연 우리는 침몰하고 말 것인가.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감각으로는 설득력 있는 해법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정치인은 물론 우리나라의 어떤 탁월한 경제학자나 전문관료도 이 참담한 경제현실에 대한 명쾌한 처방법을 제시할 수 없을 것 같다. 단 한가지 방법이라면 모두가 책임을 나눠가지는 공동체의식의 무장으로 이 난국을 돌파해 나가려는 의지를 키워가는 것이다.그것을 통털어 우리는 애국심이라고 말한다.애국심에는 네 것과 내 것이 있을 수 없다.편견이 있을수 없고 이기심이 자리잡을 여지가 애국심이란 것에는 없다.과연 나는 이 나라 이 땅에 발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사람인가를 우리 모두가 뼈져린 성찰로 검증해 볼 때다.
  • 「위험사회­새로운 근대(성)를 위하여」/독 사회학자 울리히 벡

    ◎현대물질물명은 “이율배반의 존재”/위험성과 근대화,양면성의 「저거노트 수레」/“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 되돌아보는 계기”평 「저거노트(Juggernaut)」는 힌두교의 신인 크리슈나의 이름이다.이 신의 신상을 실은 거대한 수레에 치여 죽으면 극락환생한다는 미신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수레에 깔려 죽었다고 한다.「저거노트의 수레」는 행복과 파멸을 동시에 의미하는 저항할 수 없는 힘이다.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 교수(53·루드비히­막스밀리안스대)는 현대 물질문명이야말로 「저거노트」의 빛과 그림자를 그대로 안고있는 이율배반의 존재라고 말한다. 현대 풍요사회의 이같은 문명사적 역설을 날카롭게 지적한 그의 대표적인 저서 「위험사회­새로운 근대(성)를 향하여」(홍성태 옮김,새물결)가 최근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하버마스의 「공공영역의 구조변동」에 이어 2차대전이후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사회과학서로 꼽히는 이 책은 상호연관된 두개의 중심명제로 이뤄져 있다.하나는 현대사회의 위험성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찰적 근대화」에 관한 것이다. 영어의 「위험(Risk)」이란 단어는 원래 17세기 스페인의 항해술 용어에서 나온 것으로,「위협을 감수하다」「암초를 뚫고 나가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산업사회 초기만 해도 위험은 부를 얻기 위해서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난관으로 간주됐다.역사의 무대에 새로 등장한 산업자본주의 시대에 수많은 모험가들이 나타나고,자본주의의 탐욕스런 시장확보 전쟁이 영웅적 모험담으로 그려지곤 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그러나 이러한 「낭만의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근(현)대화과정을 통해 부는 확대재생산되었지만,위험 또한 「우연적인」 것에서 「정상적 개연성」을 지닌 구조적인 것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가까운 예로 핵발전소에 의한 재앙은 84년 체르노빌 참사에서 드러났듯 더이상 묵시론적인 것이 아니라,전형적인 현대사회의 「저거노트」다.지은이는 현대사회에서의 삶을 『문명의 화산위에서 살아가는 것』에 비유한다. 「근대화의 근대화」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성찰적 근대화」론은 『사회가 실제로진화하려면 근대화는 반드시 성찰적이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성찰적 근대화」란 현대 기술과학의 가능성뿐 아니라 그 한계도 함께 인식,과학에 대한 사회적 제어력을 높이는 과정을 지칭하는 것.지은이는 이를 칸트의 명제를 빌어 부연 설명한다.『사회적 합리성 없는 과학적 합리성은 공허하고,과학적 합리성 없는 사회적 합리성은 맹목적이다』 우리는 90년대 들어 발생한 대형사고로 숨진 사람만 1천명이 넘는 「위험사회」속에 살고 있다.이 책은 「안전불감증」에 빠진 우리 사회현실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게 하는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 경실련 폭로전의 반윤리성(사설)

    한 비뇨기과 의사와 시민운동단체 「경실련」이 벌이고 있는 시비와 폭로전의 양상은 「시민」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자료와 정보를 입수하는 과정에서의 부도덕성이 적나라하게 표출되었고,입수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불투명하고 떳떳지못한 행태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결과적으로 문제의 테이프를 「도둑질」했으며 그것을 추궁당하자 딴청을 부리다가 시인했다.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석연치않고 상투적인 행태를 노정시킨 점도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또 까닭없이 「안기부」를 들먹이며 국가의 공기관을 상처내는 것이 이 시민단체의 평소의 행태라는 느낌도 든다.그밖에도 석연치않고 부당해 보이는 행적이 적지않게 드러났다.오죽하면 박씨가 『파렴치』하다고 비난했을까 싶다. 경실련이 그동안 쌓아올린 명성과 입지만을 생각해도 이런 결과는 우리를 실망시킨다.이단체는 단순하고 평범한 시민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그들은 우리 사회전체의 양심세력을 대표하며 그 영향력을 누려온 단체라고 할수 있다.정부·여권조차 「경실련의 세례」를 정당성의 기준으로 삼을 정도였다. 그런 단체가 그 정보와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도덕적 흠결이 있는 방법을 예사로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일은 더욱 실망스럽다.그렇게 입수된 정보를 자의적으로 가감하기도 하고 무차별 폭로도 일삼아왔다는 혐의가 느껴져 우롱당한 기분이다. 결과적으로 범죄적 불법성까지 세탁해주는 방식의 이런 시민운동은,그 목적이 아무리 좋아도 이제는 환영하지 않게 되었다.더구나 시민운동의 업적을 정치적 진출의 보루로 활용하는 전례까지 있는 오늘에 이르러서는 더욱 가혹한 비판이 일수 있다.정보제공 상대와 벌이는 치졸한 공방전을 지양하고 도덕적으로 성숙되고 세련된 시민운동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겸허한 자세와 성찰이 있어야 실추된 명성과 위상을 회복할 것 같다.
  • 김 대통령 신한국당 전국위 연설문

    친애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우리 당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전국위원회가 열린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저는 오늘 이 모임이 신임 이회창대표위원을 중심으로 전국 모든 당원들이 굳게 뭉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국가적 과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굳은 결의의 자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동지 여러분.국민은 지금 우리 당을 주시하고 있습니다.우리 당이 무기력과 타성의 낡은 정치를 벗어던지고,활력과 희망이 넘치는 정치를 열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당은 국민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기울이고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가에 대해 솔직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우리는 국민을 위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일이라면 가시밭길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국민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우리 당이 새로운 정치의 구심점에 다시 서야 합니다.당내 민주주의와 효율성을 한층 높여 국민이 요구하는 선진정치를 펼쳐 나가야 할 것입니다.이를 위해 당 운영에 있어서 자유로운 토론과 경쟁,당원들의 적극적 참여가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있을 우리 당 대통령후보의 선출에 있어서도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당원의 전체의사가 반영되어야 합니다.총재인 저는 이러한 절차를 거친 당원들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우리 당 대통령후보 선출과정이 화합과 결속의 한마당이 될 때,국민은 우리에게 굳은 신뢰와 따뜻한 성원을 보내줄 것입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지금 우리는 정치·경제·안보 등 사회전반에 걸쳐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우리 당은 국민으로부터 호된 비판과 질책을 받고 있습니다.국민은 우리에게 겸허하면서도 책임있는 자세를 원하고 있습니다.역사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심기일전의 자세로 국민에게 한발짝 다가가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4년간 수많은 고비를 넘으며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 왔습니다.개혁의 과정에서 국민에게 불편을 주거나 미흡한 점도 있었으나,21세기 세계일류국가 건설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한시도 늦출 수 없습니다. 저는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기에 남은 임기동안 저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해 나갈 각오입니다.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경제를 회생시키고 안보를 튼튼히 하는 일에 진력하겠습니다.국민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위대한 전통과 저력이 있습니다.우리 국민이 이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할 수 있도록 당원 동지 여러분이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새로운 정치는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입니다.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정치가 나와야 합니다.새로운 정치는 생산적인 정치입니다.시대적 과제의 해결과 미래의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고효율의 정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는 깨끗한 정치입니다.도덕성을 갖춘 깨끗한 정치세력이 우리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낡은 정치는 이제 퇴장해야 합니다. 미래로 나아가는 정치,국민에게 꿈과 비전을 줄 수 있는 「21세기형 정치」를 펼쳐야 합니다. 21세기 새로운 정치를 이끌어갈 주체는 과연 누구이겠습니까.바로 신한국당,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입니다.우리 당은 누가 뭐라해도 역사의 무거운 수레바퀴를 끌고가는 집권여당입니다.그러기에 투철한 애국심과 역사의식으로 기꺼이 우리에게 지워진 역사적 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국민의 신뢰 속에 21세기를 준비하는 정치세력으로 굳건히 자리잡아야 합니다.오늘을 계기로 우리당은 국민에게 무한한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다가오는 12월 제15대 대통령선거는 단순히 정파간의 승패를 다투는 선거가 아닙니다.21세기 일류국가로의 도약이냐,좌절이냐의 갈림길입니다.국민을 찢어놓고 지역을 갈라놓는 분열과 반목,투쟁의 구시대 정치를 청산하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우리는 이 선거를 통해서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나라,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이루는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여건은 대단히 어렵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우리 온 당원이 이렇게 나아갈 때,국민은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합과 단결입니다. 우리가 용기와 자신감으로 하나로 뭉쳐 최선을 다할때,우리 당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승리의 그 날까지 우리 서로 굳게 손잡고 앞으로 앞으로 전진합시다.신임 이회창 대표위원을 중심으로 미래를 향해,승리를 향해 함께 달려 나갑시다.시련과 좌절을 뛰어넘어 희망의 고지를 향해 힘차게 뜁시다.감사합니다.
  • 문학동네,불 크리스티앙 자크 역사소설 순차 발간

    ◎「람세스」의 왕위계승 비화·정복사/배신·음모·도전 뿌리친 BC13세기 애 통치자/신화·역사 성찰… 당대의 문명과 삶 꼼곰히 복원 프랑스 현지에서 2백만부 넘게 팔려나갔다는 역사소설 「람세스」(크리스티앙 자크 지음)가 국내독자들과 만난다.문학동네 출판사는 제1권 「빛의 아들」(김정란 옮김)을 이번주 펴내는 것을 필두로 몇주마다 한권씩 덧붙여 전5권을 모두 선보인다. 람세스는 기원전 13세기 이집트 통치자였던 람세스 2세를 지칭한다.그는 불타는 정복욕으로 누비아와 히타이트족,시리아며 레바논 등을 제압,이집트 영토를 극대화했고 치적을 후대에 전하려 나라 곳곳에 거대한 건축물을 축조하는 등 영토며 건축,종교 등 모든 면에서 이집트 전성기를 꽃피웠던 인물.소설은 선왕의 둘째아들로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던 소년 람세스가 배신과 음모를 뚫고 후계자로 올라서는 과정,모략과 도전을 뿌리쳐나간 잔혹한 정복사,또 여섯명 이상의 왕비를 두고 100명이 넘는 후손을 낳은 달콤한 연애담 등을 담아낼 예정이다. 작가인 크리스티앙 자크는 소르본느 대학에서 이집트학을 전공한 이집트학자.원래 철학과 고전문학을 공부하다가 신혼여행길에 맛본 이집트의 정취를 잊지못해 고고학과 이집트학으로 방향을 튼뒤 고향처럼 이집트를 드나드는 「이집트광」이 됐다.전에도 「이집트인 샹폴리옹」「태양의 여왕」 등 짬짬이 이집트 관련 소설을 썼지만 95년 나오기 시작한 「람세스」로 일약 프랑스 최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이같은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소설속엔 이집트 신화와 역사에 대한 작가나름의 성찰,당대의 문명과 삶의 세부에 대한 꼼꼼한 복원이 풍부하게 담겨있다.스스로 신의 경지를 꿈꾼 영웅의 호쾌한 정복사와 여성편력을 빠른 전개에 담은데다 이집트 지식까지 박물지처럼 곁들여 읽는 재미에다 지적 호기심,이국취향까지 만족시켰다는 점이 성공요인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람세스2세의 90여년에 걸친 삶에서 1권은 람세스가 23세로 왕위에 오르는데까지를 그리고 있다.람세스는 장자로 선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던 형 세나르로부터 강력한 경계를 받고 아버지인 세티왕에게선 각종 단련을 받는 등 죽음을 무릅쓴 통과제의를 거친다.그의 곁엔 신분은 미천해도 재능있고 심지 곧은 친구들이 하나 둘 모이며 그중엔 영화 「십계」의 주인공 모세도 있다.재색을 겸비한 숱한 미녀들의 유혹을 마다하고 운명적 여인 네페르타리와 사랑을 싹틔우는 계기도 그려지고 있다.
  • “검찰 신뢰회복이 최대과제”/최 법무 취임사

    한보사건 수사 등과 관련해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신임 최상엽 법무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검찰의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장관은 6일 취임사를 통해 『법무부와 검찰은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의 표적이 되어 그 신뢰도와 권위에 엄청난 손상을 입었다』면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우리 스스로 신뢰와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장관은 『검찰의 신뢰와 권위 회복을 위해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고,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통찰하면서 왜 우리가 오늘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냉정하게 성찰하여 우리의 각오와 자세,일하는 방법과 내용을 일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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