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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에 사로잡힌 경제적 인간 해답은 사라진 사회성에 있다

    자본에 사로잡힌 경제적 인간 해답은 사라진 사회성에 있다

    한국사회는 2001년 1월 ‘부자 되세요’라는 말과 함께 뉴밀레니엄을 맞았다. 한 카드회사의 광고는 선풍적 인기를 끌며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렸고, 개인들은 실제로 부자가 되겠다는 욕망과 의지를 불태웠다. 불가능에 가까운 꿈을 꾸다가 아픔과 상처가 너무 커졌음을 문득 깨닫기까지 십수년이 필요했다. 이제는 대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위로를 받거나, 혹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며 혼자 잘 성찰하고 반성하라는 주문을 받는다. 인문학 공부 열풍은 그렇게 불었다. 물질적 가치만을 좇아 아등바등 살기보다 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욱 풍요로울 수 있음을 배우려고 책을 보고, 인문학 대중강의를 쫓아다니고 있다. 그런데 역시 뭔가가 허전하다. 지난 23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만난 김윤태(51)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10년 남짓 동안 벌어진, 서로 상반돼 보이는 두 가지 현상을 관통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모두 ‘경제적 인간’이 득세하고, ‘사회적 인간’이 몰락한 사회적 흐름의 반영이라는 점이다. 그가 최근 펴낸 ‘사회적 인간의 몰락’(이학사)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인문학 공부도 그 자체가 하나의 이데올로기 또는 상품이 되어서 소비되어지거나 개인이 사회에서 도피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던 것에 대한 반성이 개인적 차원의 심리 치유 등으로 바뀌는 모습일 수 있지요.” 물론 김 교수가 인문학 공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인문학이 대중화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일”이라면서 “다만 삶을 성찰하는 것과 동시에 그것이 사회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재구성하려는 노력과 연결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학 공부 속 노력과 마찬가지로 사회를 이해하는 안목을 키우고, 우리가 각기 다른 사안으로 보는 것들이 사실은 원인과 결과로 연결돼 있음을 상상해 내는 힘이 바로 사회학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얘기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학적 상상력’은 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라이트 밀스(1916~1962)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지, 사회가 어떻게 개인에 영향을 미치는지, 사회를 움직이는 힘과 논리는 무엇인지, 문제가 있다면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등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는 “1980년대 민주화라는 외형적 성취 이후 경제지표는 올라갔다. 하지만 자살, 실업률, 이혼율, 교육비, 주거비 등 사회문제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오히려 하락했다”면서 “분명한 사회적 문제조차도 개인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사회적 관계 속에서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국가의 역할에 대한 시민들의 각성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용산참사와 쌍용차사태, 정부의 불법적 선거개입, 사회적네트워크시스템(SNS)의 무단 열람 등 개인들이 폭력적인 공권력 앞에 무기력함과 염증을 느끼던 즈음 터진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함을 절감케 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며, 각종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하고 약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 본연의 역할은 방치한 반면, 기업의 이익은 적극적으로 옹호했음을 시민들이 확인했다”면서 “국가의 이중성과 함께, 누구를 위한 국가인지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대학 강단에서 늘 만나는 젊은 세대들이 경쟁, 효율성, 개인, 물질 등 어른들이 구축해 놓은, 개인을 고립시키는 사회에서 헤매며 ‘경제적 인간’의 모습을 보여줄 때도 실망하기보다 늘 연민과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가 얘기하는 대안 역시 분명하다. 책 속의 구절을 옮긴다. “사회적 인간의 몰락은 엄청난 바보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혜와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사악한 어둠의 세력과 맞서 행동해야 한다.(중략) 사회적 무관심이 냉소주의와 방관을 만든다면 민주주의는 사라질 것이다. 정치참여와 민주주의가 없다면 사회적 인간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320~321쪽)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위험사회 한국, 세월호 비극 다시 없게 집단성찰을”

    “위험사회 한국, 세월호 비극 다시 없게 집단성찰을”

    “위험 사회일수록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집단 성찰이 필요합니다.” 미국 학계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로 손꼽히는 존 리(56) UC버클리대 교수는 지난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는 한국인의 위험 관련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교수는 “1980년대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지만 사람들은 그리 위험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세월호 참사가 1970년대나 1980년대에 발생했다면 지금처럼 큰 파장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민주화를 달성한 선진 사회이기 때문에 ‘규제가 더 꼼꼼했다면’ ‘선장이 더 잘 훈련됐었다면’ ‘해경이 더 잘 구조했다면’ 같은 진지한 문제 제기와 토론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두 살 때 모국을 떠나 일본과 하와이에서 성장한 리 교수는 1995년, 1998년, 2001년 발간한 ‘한국인 디아스포라(특정 민족이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 3부작 등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에 천착해 왔다. 리 교수는 성균관대에서 열린 성대 사회과학연구원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의 기조 강연자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에서 집단 성찰의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리 교수는 “참사 1년이 다 돼 가는데 여전히 유가족이 광화문광장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가 했던 사과의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았고 보상 등 후속 대책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미국보다 정부 영향력이 큰 나라임에도 적극 개입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한 세월호 참사로 대표되는 인재(人災)와 세대 갈등, 노인 빈곤, 암기식 교육, 학력 인플레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국민 인식과 현실의 괴리가 한국 사회의 심각한 위험 요소라고 설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동의 없는 과세는 약탈이다

    동의 없는 과세는 약탈이다

    국가는 강도다/라이샌더 스푸너 지음/이상률 옮김/이책/307쪽/1만 5000원 무정부주의로 표현되는 아나키즘과 자유지상주의 두 진영이 모두 자기들의 중요한 사상가로 꼽는 이가 있다. 미국의 변호사로서 노예제도 폐지 운동가로 알려진 라이샌더 스푸너(1808~1887)다. 그는 노예제도는 물론 정부의 강제적인 과세 등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등 한평생 국가라는 제도와 기구의 거대 폭력에 맞서 글을 쓰고 사회운동을 펼쳤다. ‘세상의 모든 정부들은 약탈과 정복을 위한 강도 무리에 불과하다. 법은 노예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을 복종시키기 위해 필요할 따름’이라는 신랄한 비판은 자유주의가 아나키즘과 연결될 수 있는 핵심적인 지점이다. 그러나 대안적 체제를 준비하지 못한 개인적 아나키즘은 자유지상주의와 접점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훗날 개인 자결의 개념에 근거해 강제와 사기를 반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아나코 자본주의 또는 자유시장 아나키즘의 이론적 토대가 되기도 했다. 아나코 자본주의는 국가에 저항해 개인의 이익을 보호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더 큰 탐욕을 서슴지 않는 시장의 손을 들어주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았다. 이는 자유주의적 아나키즘이 필연적으로 직면할 수밖에 없는 한계였다. 정통 아나키즘의 핵심 이념은 자본주의 반대를 국가 체제에 반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푸너의 이론과 사상은 미국 사회 아나키즘의 중요한 철학적 토대가 됐다. 또한 현재까지도 국가의 역할과 시민의 권리라는 관계 측면 속에서 성찰의 지점을 준다. 그의 대표적인 이론이 ‘강도국가론’이다. ‘강제적인 세금 징수와 강제 철거, 노동쟁의 탄압 등 법의 이름으로 집행되는 국가의 강제력은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 속에서 이미 개인의 자연권에 반하는 국가의 제도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다. 그는 국민 전체의 동의 없이 소수만 동의하는 헌법에 복종할 수 없음을 천명한다. 오히려 자연법은 인간이 자신의 신체와 재산에 대해 갖는 모든 권리에 관한 정의의 과학이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과학이며, 인류가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조건이 어떤 것인지를 말해 줄 수 있는 평화의 과학이라고 역설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朴대통령 부산대 방문에 학생들 반대 시위…왜?

    朴대통령 부산대 방문에 학생들 반대 시위…왜?

    박근혜 부산대 방문에 학생들 반대 시위…왜? 박근혜 부산대 방문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에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던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을 찾았던 16일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부산대학교 학생 일동’이라고 밝힌 학생 20여명이 오후 1시부터 부산대 정문에서 박 대통령의 부산대 방문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박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의 부산대 기습방문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은 과거 역사관 뿐 아니라 현재 국정운영에서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권은 사상 유례없는 초유의 정당해산과 종북몰이, 공안탄압으로 이 땅의 수많은 민주적 가치들을 유린하고 있으며 이에 많은 민주 재야인사들은 과거 박정희 유신독재를 연상케하는 이러한 반(反)민주적 행보에 대해 우려와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이 과거 역사관 논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 없이 부산대 방문을 추진하려다 무산된 과거의 경험을 뒤로 한 채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기습적인 부산대 방문에 우려를 감출 수 없다”면서 “반 유신의 상징인 부산대 방문은 유신독재에 맞서 우리 국민이 피를 흘리며 만들어온 민주주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5·16 쿠데타, 유신독재가 불가피한 선택입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라고 쓴 푯말을 들고 2시간 가량 시위를 진행했다. 당초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하고 오후 부산대 IoT(사물인터넷) 연구센터를 시찰하려고 했으나 학교 정문에서 반대 시위가 진행돼 옛 정문을 통해 부산대로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부산대 정문이 지하주차장과 곧바로 연결돼 있어 경호상 문제로 옛 정문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계 없는 재난, 시민의 역할 위험사회 너머의 길을 찾다

    경계 없는 재난, 시민의 역할 위험사회 너머의 길을 찾다

    울리히 베크(1944~2015) 전 독일 뮌헨대 교수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위험사회론’을 제기하며, 사회적 병리 현상에 대해 진단하고 분석한 사회학자다. 지난 1월 1일 타계한 뒤 일본, 중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그의 추모 학술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가 강조했던 현대사회의 위험은 개별 국가의 경계를 넘어 지구화되고, 계급을 초월해 모두에게 적용되는 등 위험사회론이 공적인 비판과 과학적 탐구의 주제가 됨에 따라 사회적·정치적 논쟁에서 중요성이 더욱 절실히 인식됐기 때문이다. 위험사회론은 단순히 학술적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실천 과제를 수반하고 있어 그의 타계 후에도 이론의 울림은 크게 남아 있다. ●계급·국경 초월한 근본적 실천과제 요구 특히 한국사회에서 울리히 베크를 호출하는 방식은 특수하다. 더 대중적이고, 더 실천적이고, 더 교훈적이다. 지난해 4·16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개개인이 맞닥뜨릴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상황 속에서 국가의 역할, 사회적 태도 등에 대한 시민들의 사회적 성찰이 커진 탓이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울리히 베크 추모행사 ‘위험사회를 넘어서’, 그리고 ‘위험사회 도전과 동아시아 미래’를 주제로 하는 국제학술회의는 이를 여실히 보여 줬다. 박원순 서울시장,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 명진 스님 등 참석자들의 면면에서 단순한 추모 또는 학술적 접근을 넘어 위험사회를 극복할 실천적 과제에 대한 지방정부, 시민사회, 종교계, 학계 등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 위험사회 연구에 있어 울리히 베크의 학문적 동료였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에서 주최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 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는 ‘울리히 베크의 해방적 파국과 동아시아의 초국적 연대’의 주제발표를 통해 “지진, 원전 사고, 기후변화 등 위험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 커질수록 시민들은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시민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일수록 국제적 협력과 함께 정부의 위험 관리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위험사회 대응을 위해 시민과 정부가 함께하는 거버넌스에 대한 간접적인 가능성을 봤다는 설명이다. ●“지진·원전 등 전 지구적 재난 속 정부의 위험 관리 필요” 새바인 셀초 런던 정경대 교수는 울리히 베크가 강조했던 ‘국경이 사라지는 세계’(cosmopolitized world)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국경이 사라지는 세계’는 지구적 위험을 어떻게 시민참여적으로 협치할 것인가의 방법론적 문제”라면서 “위험에 대한 협치는 전지구적 위험 거버넌스 운동과 함께 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쩡루 중국 칭화대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 2억명이 넘게 보며 중국 정부로부터 접속 차단 사태를 불러온, 중국 스모그 실태 비판 다큐 ‘돔 아래에서’를 통해 중국의 시각으로 본 위험 협치의 필요성을 소개했다. ●베크, 생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대응에 경고 울리히 베크는 지난해 7월 한국을 찾아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대응을 ‘조직화된 무책임의 전형’으로 규정하면서 재난이 잊혀져서는 안 된다는 경고와 함께 시민참여의 필요성과 정치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당시 그와 생방송으로 공개 대화를 나누며 지구화(global)되고 지역화(local)된 위험사회 속 지역정부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토론했고, 전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의 충격에 싸여 있는 당사자로서 희망과 위로를 건네받았다. 또 이날 추모행사를 불교식으로 집전한 명진 스님은 2008년 봉은사 주지 시절 한국을 처음 방문한 울리히 베크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불당에서 함께 법회를 가진 뒤 ‘불자가 아니면서도 가장 불교적으로 사유하고 행동하는 이’로 높게 평하며 ‘무애거사’(無碍居士·걸림돌이 없는 자유인)라는 호를 주는 등 그와 인연을 맺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하루하루 버티며 고도를 기다린다 그게 인생이니까

    하루하루 버티며 고도를 기다린다 그게 인생이니까

    블라디미르(디디)와 에스트라공(고고)은 시골길 위에 서서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를 기다린다. 지루함에서 벗어나려 이들은 하릴없는 이야깃거리를 찾고, 모자를 바꿔 쓰고, 싸우고 토라졌다 화해한다. 어제도, 오늘도 오지 않는 ‘고도’를 강산이 한 번, 두 번 바뀌도록 기다린 이들이 있다. 1994년부터 21년째 블라디미르 역을 맡고 있는 한명구(55)와 2005년부터 10년째 에스트라공을 연기하는 박상종(53)은 임영웅(80) 연출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산증인이다. 두 배우가 합을 맞춘 기간만 10년, 공연 횟수만 400여회다.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가 임영웅 연출의 손을 거쳐 국내에 초연된 게 1969년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45돌과 임영웅 연출의 데뷔 60주년, 서울 마포구 산울림소극장 개관 30주년을 맞아 두 달 동안 역대 출연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기념공연이 열린다. 지난 12일 첫 공연의 막을 연 배우 한명구와 박상종을 산울림소극장에서 만났다. ‘고도를 기다린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지금도 갖가지 분석이 쏟아지는 이 부조리극을 두 배우는 어떻게 해석하는지 궁금했다. →한명구:처음 대본을 받아 들고 이게 뭔가 싶었죠. 사흘에 걸쳐 읽었습니다. 공연은 하겠다고 약속해 놨지만, 스토리텔링이 이뤄지지 않으니 어떤 관점으로 작품을 이해해야 하는 건지 암담했어요. →박상종:고도를 기다린다는 게 두 사람에게는 운명처럼 짊어져야 할 벌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시시포스 신화처럼 인간의 고통스러운 숙명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죠. →한:서구에서는 기독교적인 구원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분석이 많아요. 임영웅 연출은 “우리가 사는 모습”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사실 무대 위에서 드러나는 건 고도를 기다리며 하는 배우들의 ‘짓거리’들 뿐입니다. 고도가 올 때까지 둘이서 무슨 짓이라도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 거죠.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우리의 삶도 미래의 어떤 바람을 향해 자고, 일어나고, 공부하고, 일하는 일상을 반복하죠. →박:베케트는 극 안에서 성경과 신의 상징을 은연중에 내포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반복합니다. 신이 나타날 것인가, 우리에게 벌을 내릴 것인가 하는…. 결국 기다리는 자의 몫으로 남는 것이죠. 두 배우가 관객들에게 전하는 ‘관극 포인트’는 간명했다. →한:두 주인공은 고도가 누구인지, 올지 안 올지도 모른 채 기다립니다. 이건 어릿광대 같은 짓이죠. 그래서 배우들은 놀이를 하듯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연기합니다. 부조리극이라고 해서 어렵게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코미디라고, 어릿광대가 나와서 말도 안 되는 짓거리들을 하고 있다고 무심히 즐기면 됩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약간의 의미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박:줄거리를 따라가지 말고 상황을 따라가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네요. 두 배우는 디디와 고고에게서 느끼는 감정을 묻는 질문에 ‘연민’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디디와 고고의 기다림은 곧 자신들의 인생과도 같다고 했다. →한: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며 매일매일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죠. →박:한 해 한 해 배우 자신을 돌이켜 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예전엔 배우로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줬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욕심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인생에 대해 관조적, 성찰적으로 변했달까요. 두 배우가 삶 속에서 기다리는 ‘고도’는 무엇인지 물었다. 이들에게 ‘고도’는 가까이 있는 듯했다. →한:오늘 지금 행복한 것, 그것이 제가 바라는 고도지요. →박:나이 오십에 만난 딸(그의 늦둥이 딸)이 무럭무럭 커서, 성인이 돼 아빠와 여행 가서 술 한 잔 하고 인생을 이야기하는 순간! 5월 17일까지 서울 마포구 산울림소극장. 3만~4만원. (02)334-5915.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인간들이 지능 높다고 지구의 다른 구성원 멸종시켜도 괜찮나

    인간들이 지능 높다고 지구의 다른 구성원 멸종시켜도 괜찮나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캐스파 헨더슨 지음 이한음 옮김/은행나무/540쪽/2만 5000원 ‘세상에는 우리의 지혜가 더 날카로워지기를 끈기있게 기다리고 있는 마법 같은 것들이 가득하다.’(버트런드 러셀) 사람들은 흔히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고 인정하려 든다. 하지만 세상에는 비록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고, 눈 앞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존재의 의미이며 영향력을 가진 것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외면당하거나 무시되기 일쑤이다.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은 쉽사리 보기 힘들지만 분명히 살아 있고, 인간과 어떤 식으로든 상관있는 동물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대부분 특이한 모습이나 구조를 띠어 언뜻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 27종이 주인공이다. 그 동물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선사하는 지에 포커스를 맞춘 ‘21세기판 동물우화집’으로 읽힌다. ‘처음 보면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다. 눈꺼풀 없는 구슬같은 눈망울, 목에서 부드러운 산호처럼 가지를 뻗은 아가미, 도마뱀같은 몸통에 앙증맞은 팔다리’ 멕시코 고지대 호수에만 사는 도롱뇽 아홀로틀의 인상 묘사로 시작하는 ‘21세기판 동물우화집’은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들 만큼 박식한 지식의 릴레이에 빠져들게 된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진기한 동물들의 박물지와 신화, 문학, 예술, 역사를 넘나드는 폭 넓은 통찰이 압권이다. 그리고 주목할 사실은 그 통찰이 인간에 대한 치밀한 성찰로 결집된다는 것이다. 물론 책은 심해 밑바닥과 대륙의 메마른 곳 구석구석에 숨어사는, 듣도 보도 못했던 기이한 동물 소개가 근간을 이룬다. 설인처럼 털북숭이 앞다리가 달린 예티게, 온몸에 장미가시 같은 가시가 나있는 가시도마뱀, 거대한 익룡 케찰코아틀루스, 인간과 아주 닮은 일본원숭이, ‘비너스의 허리띠’라는 별칭이 붙은 띠빗해파리, 이틀 만에 수정란 안에서 완전한 물고기 형태가 완성되는 제브라피시…. 마치 거대한 수족관을 펼쳐놓은 듯한 책은 중세의 동물우화집을 뛰어넘는다. 책의 특장은 환상소설에나 나올 법한 생물들을 통해 인간의 시야를 넓혀준다는 데 있다. 바로 공존의 의미 찾기이다. 저자는 책에서 특정한 주장이나 주의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존재 그 자체를 보라는 듯 다양한 이야기로 버무려 늘어놓는다. 그런 ‘이야기 투르기’가 신기하게도 공존의 의미로 통한다. 그 기발한 파격의 대표적인 대목은 이런 표현이다. “대부분의 문화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지만 자연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는 기이해 보이는 무리일 수 있다. 울퉁불퉁한 귀, 빠르게 변하는 얼굴, 믿어지지 않게 수직으로 선 몸 위에서 흔들거리는 지나치게 큰 머리…” 책에는 그런 인간 때문에 손해를 보고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숱하게 등장한다. 호주대륙에 서식했지만 인간이 정착한 뒤 멸종한 가시도마뱀은 단적인 사례로 적시된다. 두꺼운 피부를 가진 고래는 촉감이 예민해 새 한마리가 등에 내려앉아도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고래 사냥꾼들은 고래가 작살에 찔리는 고통이 극심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래잡이를 멈추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도롱뇽 아홀로틀은 대항해시대 유럽의 정복자에게 짓밟힌 아메리카 원주민의 슬픈 초상이자 현대 재생생물학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인간은 과연 지능이 월등하다는 이유만으로 지구생태계의 다른 구성원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자격이 있을까. 이제 이 시대를 ‘인류세’라고 불러야 한다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생명의 역사상 유례없이 한 종이 대규모 멸종과 변화를 일으키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그런 동물들에게도 주의를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기고] ‘리퍼트 사건’ 이후 정부가 해야 할 일/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기고] ‘리퍼트 사건’ 이후 정부가 해야 할 일/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미국 대사가 테러를 당한 사건은 어느 면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다. 지금도 치안과 정정이 불안한 일부 국가에서는 외교관이 납치되거나 테러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다. 국가 간 관계에서 대사는 국가수반에 의해 임명돼 한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외교관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의해 신분과 권한을 철저히 보호받는다. 이 때문에 마크 리퍼트 대사 공격은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문명국 간 관례를 어기는 것이다. 또 미국에 대한 공격인 동시에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이나 다를 바 없다. 중동 순방 중 피습 사건을 보고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한 미대사가 사상 처음으로 피습을 당한 이번 사건을 두고 한·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지만 실제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집단의 테러가 아니라 개인의 돌발적 범죄행위인 만큼 이 사건이 양국 간 불필요한 긴장 관계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양국 간 일시적 긴장관계는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다. 정부가 앞으로 유념할 것은 양국 동맹 차원의 파장이 아닌 한국의 안전 문제에 대한 성찰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이번 사건에 과잉 반응하거나 그 의미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리퍼트 대사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에 한·미 간 현안을 부적절하게 다루는 일도 없어야 한다. 리퍼트 이후 우리 정부가 집중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번 사건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대사에 대한 테러로 한·미 동맹이 흔들릴 만큼 양국 관계는 허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미 관계는 21세기 전략동맹을 비롯해 여러 계기를 거쳐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왔다. 이번 일로 동맹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바로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것이다. 한·미 동맹은 우리 안보의 근간인 만큼 혹시 한국인들이 반미 감정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미국 내 우려를 해소시켜야 한다. 둘째, 반미 종북세력의 배후에 북한과의 연계는 없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북한은 정당화될 수 없는 테러 행위를 동조하고 미화하고 있다. 국내 좌파 반미세력과 북한은 이번 상황을 계기로 남남 갈등과 한국 사회의 분열을 기도할 것이나 북한은 그 목적을 성취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치안 강화의 필요성이다. CNN을 비롯해 외신들도 긴급 뉴스로 관련 내용을 타전하고 있지만 이슬람국가(IS)나 중동 테러 범죄처럼 국가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서울은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인식돼 왔고, 그런 만큼 이번 테러는 충격적이다. 앞으로 정부는 주한 외교 공관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주요국 대사의 안전 문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리퍼트 대사 개인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 피습 사건을 계기로 한·미 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 내안의 그림자를 깨우기 위해 얼어붙은 맘을 연신 쪼아댔소

    내안의 그림자를 깨우기 위해 얼어붙은 맘을 연신 쪼아댔소

    시인 고영이 세 번째 시집 ‘딸꾹질의 사이학’(실천문학사)을 냈다. 2009년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시집에선 시인의 자기 갱신이 눈에 띈다. 자신의 삶을 처절히 응시한 데서 비롯된 삶의 비의감이 돋보인다. 삶의 질감과 색채도 짙다. ‘겨울 강’에 투영된 작가의 자기 갱신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작품 속 겨울새들은 얼음 거울 위에 앉아 부리가 닳는 줄도 모르고 거울 속에 박힌 날개를 꺼내기 위해, 바닥에 가라앉은 그림자를 깨우기 위해 연신 얼음을 쪼아댄다.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 점도 두드러진다. ‘뱀이 쓸쓸히 기어간 산길/저녁을 혼자 걸었다//네가 구부러뜨리고 떠난 길/뱀 한 마리가/네 뒤를 따라간 길/뱀이 흘린 길//처음과 끝이 같은 길/입구만 있고/출구가 없는 길//너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너의 입속을 걸었다//뱀의 입속을 걸었다’(뱀의 입속을 걸었다). 슬프고 쓸쓸하기 짝이 없는 도로의 행위에 그쳐버리고 마는 생의 처연함이 묻어난다. 문학평론가 김경복은 “이번 시집에 실린 대다수의 시가 처연의 정서를 우려내는 것은 존재의 본질에 대한 구체적 체험 내지 성찰과 관련된다”며 “시인은 삶과 존재의 문제에 깊이 부딪혀 생의 처연함에 대해 신비한 문양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평했다. 2004년 월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제1회 질마재해오름문학상을 받았다. 시인은 “등단 이후 시집 딱 세 권만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세 권이 됐다. 그사이 참 많은 사물들과 사람들에게 빚을 져 세 권만 내고 말기엔 갚아야 할 은혜가 너무 크다”며 다음 작품을 기약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주체적인 삶이란 생각하며 사는 삶…얽매임에서 벗어나야

    주체적인 삶이란 생각하며 사는 삶…얽매임에서 벗어나야

    “요즘 사람들은 생각하면서 사는게 아니라 사는대로 생각해요. 생각할 때 훨씬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불광출판사) 출간에 맞춰 9일 서울 인사동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법인(참여연대 공동대표) 스님은 “현대인들, 특히 젊은이들이 생각하지 않고 사회 시스템과 전통에 강요당해 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거듭 지적했다. 신간 ‘검색의 시대’는 흔히 인터넷 검색에 빠져 사는 요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주체적인 생각을 하며 살라고 충고하면서 스님 스스로의 출가 수행을 반추해보는 ‘생각 깊은’ 책. 주변과 사회통념, 시스템에 매몰되지 말고 각자 생각과 주관으로 세상을 보고 헤쳐나가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 출가 수행자들의 글쓰기는 개인 차원의 산중 미학과 불교에 치우치는 경향이 짙어요. 제 개인적인 수행 이력의 반추를 통해 불교, 특히 사유의 의미를 다져봤다고 할 수 있어요” 지난 수행을 돌아보면서 문득 “쓸데 없이 헛된 것에 많이 휘둘리고 빠져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법인 스님. 그는 청년출가학교며 단기출가를 통해 이른바 한국불교 템플스테이의 기초를 다진 주인공이다. 전남 해남 일지암에 머물면서 그동안 관심사병과 청소년 템플스테이를 꾸준히 해왔고 입소문이 번져 문의가 넘칠 정도라고 귀띔했다. “일지암에서 10대 청소년들과 같이 밥을 해 먹고 부대끼면서 분별과 차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숱하게 했습니다. 특히 TV나 스마트폰 없는 낯선 규칙에 편입된 청소년들이 어렵지않게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걸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이런 시도를 우리 불교계의 재물없이 베푸는 일곱가지 방법인 무재칠시(無財七施) 중 안시와 좌시가 아닐까 한다며 웃었다. 편안한 얼굴의 표정기부(안시)와 앉을 자리를 양보하는 공간 개방(좌시)이랄까.“우리 사찰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산과 절을 내어주기만 해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받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대장경 말씀 말고도 세상의 보편적 이치에 맞으면 다 부처님 말씀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선설(善說)이 불설(佛說)이라고 했던가. 관념과 거대담론의 수행보다는 사람들에게 밥값을 하고 살고 싶고 이제부터 그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불교는 깨달음의 지혜와 사랑의 자비라는 양 날개를 갖고 있어요. 세상의 일들을 세상 바깥이 아닌, 세상 속에서 함께 품고 생각한다면 공동체를 위한 알찬 성찰이 훨씬 더 수월해지겠지요”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탐정에 대한 수요는 민생의 한 단면이다/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에 대한 수요는 민생의 한 단면이다/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에 대한 수요는 민생의 한 단면이다/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어린 자녀들로 부터 ‘우리나라는 왜 탐정을 영화에서만 봐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우리는 어떤 대답을 내놓게 될까?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탐정을 금지하고 있단다.’는 설명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무엇보다(어느 나라보다) 귀히 여기고 있다는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들은 탐정을 이미 직업화·치안 자원화·서비스 산업화 한지 오래이다. 우리의 ‘생각’과 세계의 ‘실리’는 너무나 간극이 크다. 우리 국민들의 탐정에 대한 오해와 걱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현상이다. 여기서 한 예를 들면,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33개국은 사립탐정(민간조사업)을 일찍이 개인·합동·법인·다국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정착시켜, 치안에의 보완 기능과 사익(私益) 보호및 구제 수단으로 널리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탐정을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소설·애니메이션 등 탐정 문화 창달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까지 열을 올리는 등 고용과 경제유발에 큰 효과를 거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막연한 ‘사생활 침해 우려’에 함몰 되어 탐정을 영화에서만 보는 우스광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툭하면 ‘글로벌한 사고가 필요하다’거나 여러 분야에서 언필칭 ‘OECD기준’을 들고 나오면서, 온세계가 실리를 취하고 있는 민간조사원(사설탐정)의 유용성이나 직업화에는 왜 그토록 외면해 왔는지 궁금하기 짝이없다. 외국에서 하니 우리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라 여겨진다. 이러는 동안 우리에게도 탐정을 그림의 떡으로 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즉 민간조사제도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그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가까운 예로, 과거 형법상 간통죄 입증 과정에서는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간통은 사적인 일(민사문제)로 취급되면서 이혼청구 등에서 그 입증책임을 전적으로 개인이 지게됐다. 이때 생업과 전문성 결여의 문제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직접 찾아 나설 수 없다면 부득이 민간조사원(사설탐정)이나 변호사에게 사실관계 파악(입증)을 의뢰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인된 민간조사원(사립탐정)이 없다는 점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뿐만아니다. 날로 누적되고 있는 미아나 가출인 등 실종자 찾기를 예나 지금이나 경찰의 제한된 인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에 그 가족들은 속을 까맣게 태우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람찾기에 전문성을 발휘해 줄 사립탐정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대개의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공권력보다도 사설탐정의 전업(專業)이나 협업이 더 큰 효용을 발휘하고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경찰청도 18대 국회 때부터 실종자 찾기 업무에 민간조사원(사립탐정)을 통한 협업의 긴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민간조사의 수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복잡·다양한 생활양태와 당사자주의 강화 등 소송구조의 변화, 경찰권 발동의 한계라는 제약속에서 민간이 ‘사실관계’를 파악하거나 확인하고 점검해야 할 사안 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어제 저녁에 술에 취해 귀가 하던 중 낯선 사람과 가볍게 부딪혔는데 아침에 보니 지갑이 없어졌다’ ‘민간(기업 또는 사회단체)차원의 행사 시(주한 미 대사 피습과 같은)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행사 전 위해(危害)요소에 대한 정보활동(분석)을 강화해야 겠다’는 등의 경우 사실상 사적(私的)영역일뿐만 아니라 일정한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사립탐정(민간조사원)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렇듯 궁금한 일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 여부가 국민의 권익과 안전 그리고 행복에 직간접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깊이 체험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민간조사업 도입관련 2개의 법안이 소관청 조율문제로 표류하고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법무부와 경찰청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이병기 오자 김무성 “장고 끝 홈런”…문재인 “경제관료에 좌우되면 안돼”

    이병기 오자 김무성 “장고 끝 홈런”…문재인 “경제관료에 좌우되면 안돼”

    ‘이병기 김무성’ 이병기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국회를 찾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각각 예방했다. 이 실장은 이날 각별히 ‘소통’에 노력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했던 청와대 ‘불통’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먼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제일 중요하게 강조하는 게 소통 관계”라면서 “그동안 소통을 안 했다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보기에 다소 오해도 있는 것 같아, 그런 오해도 풀어 드리고 앞으로 조금 더 긴밀한 당·청 간 소통이랄까 그런 것을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희가 더 낮은 자세로 해서 당청간 조화가 잘 되도록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대표는 과거 이회창 전 대표의 대선 캠프와 박근혜 대통령의 2007년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이 실장, 유 원내대표와 함께 일했던 사실을 언급, “장고 끝 악수 둔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엔 장고 끝에 아주 홈런을 쳐서 우리 마음이 푸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 원내대표 청와대 비서실장이 과거 훌륭한 대통령을 만들고자 도원결의를 했던 심정으로 우리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진 데 대해 정말 참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일을 잘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유 원내대표도 이 실장과의 과거 인연을 언급하면서 “정치적으로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동지의식이 남달리 강한 분”이라며 “박근혜 정부 3년차가 갓 시작했는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 새로 온 이병기 실장과 김 대표와 내가 정말 진정한 소통을 통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도 성공할 길을 같이 꼭 찾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실장 임명 직후 “국정원장을 한 지 얼마 안 된 분이 간 데 대해 유감”이라고 한 점을 거론, “너무 짧아서 내가 한 말씀 했는데 별로 섭섭하지 않으시죠”라고 웃으며 물었고, 이에 이 실장은 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이 실장은 “비서실이 물론 대통령을 잘 모시는 일도 중요하지만 민의를 대통령께 잘 전달해드리는 일도 중요하다”면서 “민의를 전국 구석구석에서 파악하는 당에서 모아주는 민의를 가감 없이 대통령께 전해 좋은 정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충실한 심부름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비공개 회동에서는 “고위 당정청 협의를 정례화해보겠다”면서 “의견을 조금 달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실장은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를 찾아가 취임 인사를 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문 대표는 이 실장에게 “소통을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낮은 자세로 대통령을 보필하고 국민 여론을 들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실장은 또 “야당에 자주 연락을 드리겠다”면서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하고 사심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실장은 “경제 문제가 가장 크니 야당도 도와달라”며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에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경제 관료들이 반드시 옳은 건 아니다. 경제관료들 보고에 좌지우지돼서는 안 된다”면서 “부동산 3법이 부동산을 살리는 법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전월세 대책도 함께 논의해야 하는데 앞으로 경제관료들의 개발시대 논리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야당 말에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야당도 반대만 하지는 않는다. 정책 성찰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남북 관계와 안보·경제 분야 등에서의 초당적 협력을 위해 대통령과 청와대가 야당 대표에 설명하고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이 실장은 “필요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표는 또 국가정보원의 정치 중립 유지와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이 실장은 “자리를 떠났지만 유념하겠다”고 화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거버넌스, 문제는 참여가 아니라 ‘파트너십’이다/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이사장

    [시론] 거버넌스, 문제는 참여가 아니라 ‘파트너십’이다/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이사장

    “대표님, 민관 협력이란 말은 알겠는데, 거버넌스는 뭐죠?” ‘파트너십 그리고 새로운 거버넌스’를 모토로 2003년 창립한 민관협력포럼 회원이던 중앙 부처 간부 공무원이 살며시 던진 질문이다. 당시 거버넌스는 꽤 낯선 용어였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어땠는가? ‘로컬거버넌스’ ‘참여행정’ ‘민관협력’ ‘협치’ ‘연정’…. 거버넌스 캠페인 구호와 공약은 봇물 수준으로 넘쳐났다. 오죽하면 거버넌스 초기 연구자로 손꼽히는 중진 교수가 ‘거버넌스 신드롬’이라는 표현까지 썼을까. 거버넌스가 대세다. 현 정부는 출범과 더불어 ‘정부3.0’을 주창했다. 핵심 키워드가 ‘협치’, ‘협업’이다. 4대 가치로 표방하는 ‘개방’ ‘공유’ ‘소통’ ‘협력’도 모두 거버넌스 패러다임 연관어들이다. 최근 주요한 국가적 이슈가 되고 있는 재난안전 거버넌스,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사회적 대화나 사회적 대타협 기구도 마찬가지다. 이러다가 거버넌스가 공동체의 문제 해결을 위한 만병통치약으로 치부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이유가 있다. 거버넌스는 정보, 자원, 과제, 경쟁 등이 국경 너머를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 두루 산재하고 유동·교직하는 다원화·글로벌화·민주화 시대에 능히 조응할 수 있는, 부문 영역 간 수평적 연대와 협력을 통한 국가사회 공동체 운영 패러다임이다. 그런데 과연 거버넌스가 잘되고 있는가? 전문가들의 진단은 ‘글쎄요’다. 정책 집행 현장으로 갈수록 ‘아니올시다’ 하는 소리가 높아진다.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은 거버넌스 하면 ‘머리 아파요, 골 때려요’ 한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당(未堂)의 절창을 빌려 말하면 거버넌스가 부진한 원인의 팔 할은 거버넌스를 단순한 ‘참여’로 이해하는 데 있다. 좀 더 분명히 표현하면 ‘참여시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데 있다. 거버넌스의 요체는 개별 참여의 확대가 아니라 ‘파트너십’, 기관 간, 부문 간, 영역 간의 파트너십에 있다. 협치를 말하면서 기업들을 국가 경영의 동등한 파트너로 바라보지 않고 정부가 ‘시키는 대로 참여’할 것을(그것도 돈 많이 들고) 주문하고, 거버넌스를 말하면서 자율적인 주민 조직을 발굴하고 지원해 대등한 파트너로 삼기보다는 주민들이 단체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참여’할 것만(그것도 표 많이 모아서) 기대한다. 이렇게 해서는 1회성 ‘무늬만 거버넌스’가 될 수밖에 없다. 수평적 연대와 협력의 기초는 자율과 책임이다. 그리고 파트너십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하다. 그래서 거버넌스의 또 다른 요체는 ‘성찰’이다. 성찰은 상대방을 헤아림과 동시에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거버넌스를 잘하려 한다면 나만 정의롭고 나 홀로 잘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끌고 간다는, 끌고 가도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신에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강화한다는 관점을 확고히 해야 한다. 파트너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파트너의 지금까지 속내와 현재의 형편과 처지를 헤아려야 하고, 동시에 내가 가진 것, 내가 부족한 것을 돌아보고 상호 관계의 과거와 현재의 신뢰 수준을 살펴야 한다.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율과 책임의 토대에서 실정에 맞게 참여와 합의, 실천과 협력을 꾸준히 수행하고 그 수준과 범위를 확대해 가야 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될 때 신뢰가 쌓인다. 그와 같은 과정이 겹겹이 축적돼야 비로소 공동체 전체가 성숙해지고, 경제 체질 강화를 이야기하듯 국가의 공동체적 체질도 강화되는 것이다. 거버넌스는 본성적으로 시간을 요구하는 과정적 패러다임이다. 과정 없이 협치, 거버넌스 주창만으로 금방 달콤한 성과를 찾는다면 연목구어일 수밖에 없다. 거버넌스는 행정에서의 민관 파트너십만이 아니라 정부·기업·시민사회, 중앙과 지방, 행정과 의정, 여와 야, 좌와 우 등 국가사회 공동체의 모든 부문, 영역에 걸쳐 적용되고 작동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영역 간의 거버넌스가 활성화하고 공동체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 갈 때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경제 활성화, 사회 통합의 전망도 훨씬 가까워질 것이다. 그래야 21세기 다원적인 선진 문명국가로서 ‘거버넌스 국가’의 전망 또한 구체화할 수 있다.
  • 수용소는 안다, 인간 이하의 삶을

    수용소는 안다, 인간 이하의 삶을

    인류/로베르 앙텔름 지음/고재정 옮김/그린비/465쪽/1만 9500원 인류(人類·mankind). 생물학적으로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해 이르는 말이다. 인류의 명명 아래 어떠한 다른 차별과 구분은 없다. 현실은 다르다. 인류의 이름으로 인류를 착취하고, 군림하며, 인간 이하의 삶을 강제한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평등과 존엄이라는 명제가 오랜 이상(理想)일 수밖에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인간으로 남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가 여전히 숙고되는 이유다. ‘인류’는 전후 프랑스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제2차 세계대전의 ‘수용소 문학’ 중 가장 중요한 기록 중 하나로 평가받는 고전이다. 로베르 앙텔름은 알제리 전쟁 반대, 68혁명에 참가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살아왔으며 모리스 블랑쇼, 자크 데리다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줬다. 그는 나치에 맞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벌이다 1944년 6월 체포됐다. 독일의 부헨발트 강제수용소에서 간더스하임을 거쳐 다하우 강제수용소로 옮겨진 뒤 1945년 4월 미군에 의해 해방되면서 풀려났다. 앙텔름은 그곳에서 겪은 인간 이하의 비참한 삶과 고통스러운 기억을 때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때로는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성찰과 사유로 풀어낸다. 독일 강제수용소에서 강제 노역을 하며 오로지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버텨야 했던 열 달의 시간이다. 그의 기록은 간더스하임으로 이송되는 시간에서 시작된다. 머리말에서 밝혔듯 그곳에는 가스실도, 시체 소각장도 없었다. 대신 ‘어둠, 지표의 절대적 부재, 고독, 끊이지 않는 억압, 점진적 소멸’ 등이 있었고 노역, 구타, 추위, 굶주림 등의 공포는 거대하지 않고 일상이 됐기에 더욱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인간다움의 지점은 삶에서, 그리고 죽음을 대하는 자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13일 동안 갇힌 채 내달리는 열차에서 “내가 죽을 자리를 내 달라”는 말을 남기며 앉은 채 죽어 가는 사람을 보면서 앙텔름은 삶에 대한 예의보다 죽음에 대한 예의가 사라질 때 인간의 존엄성이 더 심각하게 훼손됨을 직시한다. 또한 수용소 철망 바깥에서 무심히 자신들을 바라보며 키득거리던 평범한 독일 처녀들, 농부들의 모습 속에서도 절망을 느낀다. 인간으로서 인간에 대해 가져야 하는 책무에 대한 지적이다. 책은 독일 판화가 케테 콜비츠의 작품인 ‘어머니들’을 표지로 썼다. 서로 어깨를 보듬으며 웅크린 사람들은 불안한 눈빛 속 사람다움을 결코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앙텔름이 얘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군기 잡기식 장관 해임건의 옳지 않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공직사회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듯 강한 발언을 했다. 장·차관과 청장 등 기관장에 대해 연 2회 종합평가를 실시해 기강이 해이하고 성과가 부진할 경우 국무위원 해임건의권과 인사 조치를 포함한 지휘감독권을 엄정하게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국무위원 해임건의권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주어진 이상 총리의 정당한 권한 행사에 토를 달 이유는 없다. 자칫 타성에 젖기 쉬운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극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총리의 권한 행사는 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책임총리’ 정신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일이다. 그러나 총리의 공언은 한편으로는 무척이나 공허하게 들린다. 무엇보다 지금의 내각이 어쩌다 이렇게 존재감을 잃고 만성적인 무기력증에 빠지게 됐느냐 하는 근본 원인에 대한 성찰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확실한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대통령의 만기친람식 국정 운영 스타일과 그에 따른 ‘받아쓰기 내각’ 체질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아무리 장·차관에게 채찍을 내리친들 기대한 성과는 얻기 어렵다. 내각을 통할할 총리로서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일 못하면 자른다’는 식의 ‘군기 잡기식’ 발언은 공직사회 전반의 사기만 떨어뜨릴 뿐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정부에 입각한 장관이 한둘이 아니다. 이 총리는 어제 국회에서 20대 총선 불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적당한 시점에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이 총리뿐 아니라 장관직을 차지하고 있는 의원들의 입장도 거기서 거기라고 본다. 사정이 이러하니 총선 경력 관리용으로 장관을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비생산적인 ‘시한부 내각’이 될 공산이 큰 지금의 엉거주춤한 상황부터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진정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소통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인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이 총리 스스로 밝혔듯 총리직을 마지막 공직으로 여긴다면 총선 출마에 대한 미련은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총선을 염두에 둔 국회의원 겸직 ‘실세’ 장관들이 즐비한 마당에 해임 건의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게는 한갓 ‘정치쇼’로 비칠 뿐이다. 국회의원이든, 총리든, 장관이든 한 가지 일에만 매진하라는 게 여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총리부터 한 손의 ‘떡’은 내려놓는 본을 보여 주기 바란다. 그런 뒤에 장관 해임건의권을 행사해도 해야 할 것이다.
  • [문화마당] 디지털 감수성/김경주 시인

    [문화마당] 디지털 감수성/김경주 시인

    인문학 운동이 열풍이다. 디지털 생태계에서 세계와 동떨어지지 않으려면 매일 최신 버전을 찾아야 한다. 눈을 뜨면 보안 시스템을 확인하고 결제 시스템을 통해 생활과 감수성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업데이트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개발 능력은 세계에 흩어진 정보의 교환 체계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의 일상과 환경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본질인 인간의 영역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이웃에게 달려가 한시라도 업데이트를 놓치면 인간의 영역에서 소외되고 인간의 문제에 불감증을 겪을 수 있으니 늘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가들 역시 시대의 징후에 불감증을 가져서는 안 되는 자들의 창조적 에너지와 다르지 않아 자신의 창작물에서 동시대성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인류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들을 우리는 디지털 공동체 ‘SNS’ 안에서 밤새도록 털어놓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우리는 현실보다 더한 실감으로 현실을 체험하고 소통하는 듯하다. 20세기 초 SF소설에 등장하던 ‘증강현실’이 일상화돼 있는 것이다. 사회와 환경 문제 역시 인류는 시스템으로 그럭저럭 해결하고 있는 듯하다. 하루의 일상은 간단하게 요약하면 휴대폰 충전에서 방전까지의 시간이며, 잠들기 전 다시 충전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눈을 뜨고 일어나 ‘보안’과 ‘결제’와 ‘업데이트’를 하다 보면 잠자리에 든다. 이 정도면 하루를 잘 구축(업데이트)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친절한 환경에 얼마나 교감하고 있을까? 분명 우리의 현실은 디지털 생태계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영역까지 확장됐고 조밀하게 서로에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성이 그만큼 증대됐을까? 그 현실성은 인간의 생명과 닿아 있는가? 증강현실은 분명 우리의 이웃이라고 말할 만큼 우리와 교감하고 있을까? 이러한 디지털 감수성이라고 부를 만한 교감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주창하는 것이 인문학 운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편리와 속도는 오히려 우리의 교감 신경을 파괴하며 우리의 정신 능력을 파괴할지 모른다는 묵시론적 세계관을 깔고 있다. 왜 디지털 시대에 인문학적 성찰이 중요한지를 역설하는 일은 이제 도시 전체에 바이러스처럼 뻗어 가고 있다. 전후 엉망이 돼 버린 세계의 질서를 바꾸고자 새롭게 역사의 반성을 고찰했던 68혁명의 혈류엔 인간의 문제에 대한 세 가지 지평이 공유돼 있다. ‘첫째, 시민은 평생 세계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둘째, 시민은 평생 정치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셋째, 시민은 평생 문화의 새로움과 창조적인 다양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가 여기에 해당한다. 진정한 공동체는 인간의 문제를 함께 고백할 수 있어야 하며 상실된 언어를 복원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세계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삶의 현장에서 분투했고 고답과 질서에 투쟁했고 건강한 운동을 만들어 갔다. 그들에게 인문학 운동은 고급 독서와 지적 허영을 채우고 오피니언 리더가 돼 지배력을 갖는 수단이 아니었다. 감각과 속도는 인류를 진성보다 가성의 시대로 더욱 몰아가고 있다. 키보드 워리어들이라고 부르는 자들의 진정성은 SNS에 넘쳐나지만 그들에게 시대의 건강성을 공유할 만한 자세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들은 종이로 된 책의 질감보다 아이패드의 터치 감각을 빠르게 익혀 간다. 우리가 설계한 디지털 감수성을 수혈받은 아이들은 또 다른 괴물이 돼 어느 날 우리 앞에 등장할지 모른다.
  • 우윤근 이완구 눈물, 부둥켜안으며 “마음이 아팠다” 왜?

    우윤근 이완구 눈물, 부둥켜안으며 “마음이 아팠다” 왜?

    우윤근 이완구 눈물 우윤근 이완구 눈물, 부둥켜안으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왜? 여야 협상의 파트너로서 4개월간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이완구 국무총리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4일 행정부의 2인자와 야당 원내사령탑으로 재회했다. 이날 국회로 찾아온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는 오랜 지기와 재회한 듯 만나자마자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개인적 친분을 접어놓고 임명에 반대해야 했던 우 원내대표는 미안함 탓에 공개 발언임에도 눈물을 글썽였다. 우 원내대표가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비추자, 이 총리가 토닥토닥 등을 두들겨주며 같이 눈물을 보이며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치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른 우 원내대표는 “저한테는 지금도 총리보다는 이 방에서 늘 같이 대화했던 훌륭한 제 여당 파트너”라면서 “누가 뭐래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저의 파트너이고, 훌륭한 인생선배였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 과정에서 마음이 참 아팠지만 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라서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지 않고 가야겠다고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에게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분”이라며 “날카로운 비판도 많이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자리에 동석한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약간 글썽였는데 저는 그 표정과 언동에 이 총리에 대한 여러 함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행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그널이 창밖에 비치는 찬란한 태양처럼 바뀌고 있다고 본다”며 이 총리를 추어올렸다. 야당 원내지도부의 덕담 세례에 이 총리 또한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껏 몸을 낮췄다. 이 총리는 “항상 우 원내대표를 가리켜 귀인을 만났다고 했는데 저한테는 평생 잊지 못할 귀인”이라며 “청문 과정이나 임명동의 과정에서 원내대표의 입장이 있었겠지만 저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초리에 제 가슴이 뭉클해서 정말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문과정에서 진심으로 제 스스로를 되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준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흘리셔서 나도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며 “우리 둘이 그동안 신의를 바탕으로 해서 서로를 많이 좋아했나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대화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선 우 원내대표와 안 수석부대표가 부적격이라고 판정한 이 총리에 대해 협상파트너였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감싼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총리 임명에 관한 여론조사를 제안하는 등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던 문재인 대표는 이 총리와의 이날 만남에서 “우리 당이 반대를 해서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그래도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총리가 됐으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윤근 이완구 눈물, 부둥켜안으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왜?

    우윤근 이완구 눈물, 부둥켜안으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왜?

    우윤근 이완구 눈물 우윤근 이완구 눈물, 부둥켜안으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왜? 여야 협상의 파트너로서 4개월간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이완구 국무총리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4일 행정부의 2인자와 야당 원내사령탑으로 재회했다. 이날 국회로 찾아온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는 오랜 지기와 재회한 듯 만나자마자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개인적 친분을 접어놓고 임명에 반대해야 했던 우 원내대표는 미안함 탓에 공개 발언임에도 눈물을 글썽였다. 우 원내대표가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비추자, 이 총리가 토닥토닥 등을 두들겨주며 같이 눈물을 보이며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치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른 우 원내대표는 “저한테는 지금도 총리보다는 이 방에서 늘 같이 대화했던 훌륭한 제 여당 파트너”라면서 “누가 뭐래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저의 파트너이고, 훌륭한 인생선배였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 과정에서 마음이 참 아팠지만 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라서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지 않고 가야겠다고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에게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분”이라며 “날카로운 비판도 많이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자리에 동석한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약간 글썽였는데 저는 그 표정과 언동에 이 총리에 대한 여러 함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행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그널이 창밖에 비치는 찬란한 태양처럼 바뀌고 있다고 본다”며 이 총리를 추어올렸다. 야당 원내지도부의 덕담 세례에 이 총리 또한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껏 몸을 낮췄다. 이 총리는 “항상 우 원내대표를 가리켜 귀인을 만났다고 했는데 저한테는 평생 잊지 못할 귀인”이라며 “청문 과정이나 임명동의 과정에서 원내대표의 입장이 있었겠지만 저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초리에 제 가슴이 뭉클해서 정말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문과정에서 진심으로 제 스스로를 되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준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흘리셔서 나도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며 “우리 둘이 그동안 신의를 바탕으로 해서 서로를 많이 좋아했나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대화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선 우 원내대표와 안 수석부대표가 부적격이라고 판정한 이 총리에 대해 협상파트너였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감싼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총리 임명에 관한 여론조사를 제안하는 등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던 문재인 대표는 이 총리와의 이날 만남에서 “우리 당이 반대를 해서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그래도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총리가 됐으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윤근 이완구 눈물 “원내대표 눈물에 나도 그만 눈물이…”

    우윤근 이완구 눈물 “원내대표 눈물에 나도 그만 눈물이…”

    우윤근 이완구 눈물 우윤근 이완구 눈물 “원내대표 눈물에 나도 그만 눈물이…” 여야 협상의 파트너로서 4개월간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이완구 국무총리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4일 행정부의 2인자와 야당 원내사령탑으로 재회했다. 이날 국회로 찾아온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는 오랜 지기와 재회한 듯 만나자마자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개인적 친분을 접어놓고 임명에 반대해야 했던 우 원내대표는 미안함 탓에 공개 발언임에도 눈물을 글썽였다. 우 원내대표가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비추자, 이 총리가 토닥토닥 등을 두들겨주며 같이 눈물을 보이며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치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른 우 원내대표는 “저한테는 지금도 총리보다는 이 방에서 늘 같이 대화했던 훌륭한 제 여당 파트너”라면서 “누가 뭐래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저의 파트너이고, 훌륭한 인생선배였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 과정에서 마음이 참 아팠지만 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라서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지 않고 가야겠다고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에게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분”이라며 “날카로운 비판도 많이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자리에 동석한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약간 글썽였는데 저는 그 표정과 언동에 이 총리에 대한 여러 함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행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그널이 창밖에 비치는 찬란한 태양처럼 바뀌고 있다고 본다”며 이 총리를 추어올렸다. 야당 원내지도부의 덕담 세례에 이 총리 또한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껏 몸을 낮췄다. 이 총리는 “항상 우 원내대표를 가리켜 귀인을 만났다고 했는데 저한테는 평생 잊지 못할 귀인”이라며 “청문 과정이나 임명동의 과정에서 원내대표의 입장이 있었겠지만 저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초리에 제 가슴이 뭉클해서 정말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문과정에서 진심으로 제 스스로를 되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준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흘리셔서 나도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며 “우리 둘이 그동안 신의를 바탕으로 해서 서로를 많이 좋아했나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대화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선 우 원내대표와 안 수석부대표가 부적격이라고 판정한 이 총리에 대해 협상파트너였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감싼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총리 임명에 관한 여론조사를 제안하는 등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던 문재인 대표는 이 총리와의 이날 만남에서 “우리 당이 반대를 해서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그래도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총리가 됐으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윤근 이완구 눈물 “등 토닥토닥하며 눈물 쏟아” 왜?

    우윤근 이완구 눈물 “등 토닥토닥하며 눈물 쏟아” 왜?

    우윤근 이완구 눈물 우윤근 이완구 눈물 “등 토닥토닥하며 눈물 쏟아” 왜? 여야 협상의 파트너로서 4개월간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이완구 국무총리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4일 행정부의 2인자와 야당 원내사령탑으로 재회했다. 이날 국회로 찾아온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는 오랜 지기와 재회한 듯 만나자마자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개인적 친분을 접어놓고 임명에 반대해야 했던 우 원내대표는 미안함 탓에 공개 발언임에도 눈물을 글썽였다. 우 원내대표가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비추자, 이 총리가 토닥토닥 등을 두들겨주며 같이 눈물을 보이며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치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른 우 원내대표는 “저한테는 지금도 총리보다는 이 방에서 늘 같이 대화했던 훌륭한 제 여당 파트너”라면서 “누가 뭐래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저의 파트너이고, 훌륭한 인생선배였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 과정에서 마음이 참 아팠지만 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라서 그런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지 않고 가야겠다고 견뎌냈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에게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분”이라며 “날카로운 비판도 많이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자리에 동석한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약간 글썽였는데 저는 그 표정과 언동에 이 총리에 대한 여러 함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행정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그널이 창밖에 비치는 찬란한 태양처럼 바뀌고 있다고 본다”며 이 총리를 추어올렸다. 야당 원내지도부의 덕담 세례에 이 총리 또한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껏 몸을 낮췄다. 이 총리는 “항상 우 원내대표를 가리켜 귀인을 만났다고 했는데 저한테는 평생 잊지 못할 귀인”이라며 “청문 과정이나 임명동의 과정에서 원내대표의 입장이 있었겠지만 저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초리에 제 가슴이 뭉클해서 정말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문과정에서 진심으로 제 스스로를 되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준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가 눈물을 흘리셔서 나도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며 “우리 둘이 그동안 신의를 바탕으로 해서 서로를 많이 좋아했나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대화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선 우 원내대표와 안 수석부대표가 부적격이라고 판정한 이 총리에 대해 협상파트너였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감싼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총리 임명에 관한 여론조사를 제안하는 등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던 문재인 대표는 이 총리와의 이날 만남에서 “우리 당이 반대를 해서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그래도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총리가 됐으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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