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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1090일. 컴컴한 바닷속에 묻혀 있던 세월호가 힘겹게 뭍에 올라왔다. 하지만 수많은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여전히 그대로다. 그렇기에 남겨진 사람들은 내내 열심히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무대와 스크린, 음반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어김없이 돌아온 봄,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끌어안은 많은 이들을 달래고 진실을 향한 간절한 목소리를 모아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연극 ‘내 아이에게’ 죽은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 편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일상을 조명하고 이들의 삶에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연극 작품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극단 종이로만든배는 세월호 미수습자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유가족의 일상을 돌아본 연극 ‘내 아이에게’(①·16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마을극장)를 공연한다. 차디찬 바닷속에 남아있는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화문 광장과 안산에서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접했다는 하일호 연출은 “똑같은 사고로 다른 아이들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감동적이었던 마음을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볕드는 집’ 살아남은 자, 그리고 마을의 비밀 예술공동체 단디는 연극 ‘볕드는 집’(20~23일 서울 종로구 소극장 혜화당)을 무대에 올린다. 세월호 추모 시리즈 2편으로, 지난 3월 무대에 올랐던 연극 ‘달맞이’의 후속작이다. 죽은 줄 알았던 ‘준우’가 살아 돌아오면서 평화로웠던 마을에 숨겨져 있던 검은 비밀이 드러난다는 내용이다. 박근화 연출은 “극 중 준우가 마지막에 엄마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떠나는 장면 등을 통해 마음 고생을 하신 유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416안산시민연대 ‘4월 연극제’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마당극 416안산시민연대가 안산문화재단과 함께 주최하는 ‘4월 연극제’도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창작한 작품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선보인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백홍’이 그동안 아들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뮤지컬 ‘코스프레 파파’(②·12일까지), 죽은 딸에게 꽃신을 전하겠다는 한 아버지를 위해 그의 딸을 찾아나선 삼신할매와 저승사자를 다룬 마당극 ‘꽃신’(③·14~15일), 안산에 전해져 내려오는 ‘별망설화’를 모티브로 바다로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별망엄마’(④·18~19일)를 공연한다.아픔을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경기 안산시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성찰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5월 5~7일 열리는 ‘제13회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안산문화광장과 안산 일대에서 이동형 퍼포먼스, 시각예술, 무용 등 다양한 예술 형태로 시민들의 삶을 이야기한다.개막작인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 2017’⑤은 시민 400여명과 배우들이 함께 길을 걸으며 희로애락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화합하는 장을 연출한다.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 2017’ 역시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기억하고 사유하기 위해 예술가와 시민이 안산 곳곳을 걷는다. 예술단체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응옥의 패턴’은 세월호 사건에서 배제된 이주민 여성 ‘응옥’(가명)의 이야기를 무용과 시각 이미지를 통해 전한다.#독립영화관 ‘세월호, 다시 봄’ 진실을 위해 싸우는 유가족의 삶 스크린과 음반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작업도 눈에 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13일부터 일주일간 추모 기획전 ‘세월호, 다시 봄’을 개최한다. 진상 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유가족, 이에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 ‘열일곱 살의 버킷 리스트’와 극영화 ‘눈꺼풀’, ‘미행’, ‘이승민, 2015년 2월 28일’, 그리고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옴니버스 영화 ‘416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망각과 기억2: 돌아봄’을 상영한다. 15일에는 영화감독 김일란, 소설가 김탁환이 함께하는 인디토크가 진행된다. #국악 악당이반 추모음반 ‘미안’ 다양한 장르의 14곡, 두 장의 CD에 국악 전문 음반사 악당이반은 추모 음반 ‘미안-未安’을 발매한다. 창작국악, 정악, 산조, 클래식, 뉴에이지 등 여러 장르에 걸친 14곡이 두 장의 CD에 담겼다. 첫 번째 CD에는 아쟁 산조와 청성자진한잎 등 국악과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차이콥스키의 ‘뱃노래’ 등 클래식이, 두 번째 CD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애틋한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한 창작곡 ‘안녕 내 친구야’, ‘소풍’, ‘밤하늘 별빛들’, ‘팽목항의 봄’ 등이 실렸다. 음원은 공정음원 플랫폼 ‘오대오(www.odaeo.com)’를 통해서도 무료 제공된다. 노래를찾는사람들 출신 싱어송라이터 권진원도 세월호 위로곡 ‘사월, 꽃은 피는데’를 발표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평평한 나라’의 평평한 시선…입체와 볼륨을 불어넣다

    ‘평평한 나라’의 평평한 시선…입체와 볼륨을 불어넣다

    그림 속 세상은 늘 평평하다. 평면적으로 바라보고, 평면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마치 장르적 한계처럼 얘기하곤 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주도양(41)은 서양화를 전공한 회화 작가지만 카메라를 통해 본 시선에 천착하고, 이를 비틀고 확장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낸다. 지난 7일 서울 신사동 한미갤러리에서 시작한 주도양 작가(동국대 미대 조교수) 개인전의 주제는 ‘플랫랜드’다. 강원도 태백 드넓은 해바라기밭을 촬영한 작품을 비롯해 직접 제작한 수제 카메라로 서울의 도심을 촬영한 작품 등이 선보여진다. 특히 서울 도심의 모습은 고전적인 인화기법인 검프린트로 직접 인화해 사람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제대로 해석되지 못하는 면모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개념을 불어넣는다. ‘플랫랜드’ 즉, 평평한 공간에 입체와 음양의 볼륨을 집어넣으면서 보여지는 평면적 일상의 개념을 확장시키고, 굴곡을 조성해내는 작업이다. 개인전의 제목이자 주제인 ‘플랫랜드’는 에드윈 애벗의 소설작품의 원제를 따왔다. 2차원적 존재가 다른 차원의 공간을 여행하면서 자신의 삶과 세계에 대한 깊이 성찰하고, 다른 차원의 존재와 소통하고 불화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 일종의 SF소설이다. 주도양이 진행하는 작업의 문제의식 또한 이것과 맞물린다. 그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줄곧 사진 매체를 다뤄왔다. 인간의 눈을 벗어난 방식으로 보기 위해 다양한 렌즈를 사용하고, 끊임없이 ‘보는 것’에 대한 탐구를 통해 철학적 사고와 내면세계를 성찰해왔다. 실제로 그동안 그가 진척시켜온 작업을 보면 방향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눈에 보이는 풍경을 왜곡시키거나 둥근 원의 형태 안에 가둬 관념에서 탈피한 새로운 이미지로 변주해왔다. 주도양 작가는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발견하고, 수많은 가능성의 문을 열고, 생생하게 깨어 있기 위한 신선한 방법을 찾기 위한 방편으로 작품 활동을 진행해왔다”면서 “중요한 목표는 어떤 특별한 영웅적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다. 색다른 관점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보는 행위 그 자체에 대한 사유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개인전을 기획하고 준비한 한미갤러리 측 관계자는 “주도양 작가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미 이뤄낸 성취 외에 다양한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사진에 대한 탐구정신, 그리고 열린 사고를 가진 유연한 작가적 태도 덕”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다음달 21일까지 목, 토, 일요일(오후 1시~6시) 한미갤러리에서 열린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99세 현역’ 최고령 시인 황금찬 별세

    ‘99세 현역’ 최고령 시인 황금찬 별세

    현역 문인 가운데 최고령으로 활동해온 황금찬 시인이 8일 강원도 횡성의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99세. 1918년 속초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본 다이도학원 유학 이후 강릉농고에서 교직 생활을 했다. 1948년 월간 ‘새사람’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51년 강릉에서 ‘청포도’ 동인을 결성했고 1953년 청록파 시인 박목월(1915~1978)의 추천을 받아 ‘문예’로 등단했다. 1965년 ‘현장’을 시작으로 ‘오월나무’(1969), ‘나비와 분수’(1971), ‘오후의 한강’(1973), ‘추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2013) 등 39권의 시집을 펴냈다. 고인은 마흔 번째 시집을 엮어내는 게 소원이라며 말년까지 작품 활동을 했다고 제자와 유족이 전했다. 고인은 향토적 정서나 기독교 사상에 바탕을 둔 서정시부터 현실에 대한 지적 성찰이 담긴 작품까지 8000편이 넘는 시와 수필을 썼다. 특히 가난에 허덕이던 겨레의 슬픔을 형상화한 ‘보릿고개’가 널리 읽혔다. 유족으로 도정·도원·애경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 오전 9시 30분이다. 장지는 경기도 안성 초동교회묘지. (02)2258-5940. 연합뉴스
  • 제1회 제주 비엔날레 9월 1일 ‘팡파르’

    오는 9~12월 제주 일원에서 첫 번째 비엔날레가 열린다. 9월 1일 개막식을 갖고 12월 3일까지 3개월간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 제주시 원도심, 서귀포시 원도심, 알뜨르비행장 일원에서 ‘제주비엔날레 2017’가 진행된다. 제주비엔날레의 주제는 ‘투어리즘’(Tourism)이다. 과잉 투어리즘 시대에 몸살을 앓는 제주를 성찰하고, 삶터가 관광명소화되면서 기존 거주민이 이주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관광+젠트리피케이션)이란 전 지구적 이슈를 다룰 예정이다. 지역과의 연계에 방점을 찍은 제주비엔날레는 제주 장소성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투어리즘의 새 물결, 대안관광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세부 주제도 공간별로 설정됐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관광, 제주 곶자왈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환경, 알뜨르비행장과 산방산 등 4·3유적지에서는 다크 투어리즘, 제주시에서는 원도심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재해석하는 어반투어, 서귀포시에서는 이중섭 작가를 테마로 한 전시와 강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시 외에도 예술가의 작업실을 중심으로 지역의 자연과 역사를 체험하고 그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아트올레 투어, 강연, 100일 100인 토크쇼, 콘퍼런스 등을 열 예정이다. 예산 10억원(도비)이 투입되며 참여작가는 제주 거주 작가들과 외국 작가 등 60여명 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인아트프로젝트, 창원조각비엔날레, 지리산프로젝트 등을 기획했던 김지연씨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행사를 주관하는 제주도립미술관 김준기 관장은 “제주에 현존하는 문화적 유산이 문화예술과 결합해 어떤 동시대성을 발현하는지를 집약하는 공론장”이라며 “미술뿐 아니라 인류학적, 문화사회학적 차원에서 제주를 둘러싼 문화예술생태를 논의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향후 섬문화축제와 번갈아 격년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지속 가능성을 위해 10년간의 비엔날레 주제를 마련하고 교육기관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엔날레의 성공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역밀착형 비엔날레를 표방하면서 외지인들로 이뤄진 기획팀이 지역민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호응을 얻어낼 것인지, ‘투어리즘’과 사회 예술을 어떻게 무리 없이 엮을 것인지, 지나치게 방만한 주제를 어떻게 내실 있게 채울지가 관건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시론] ‘모든 옵션’이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어야/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시론] ‘모든 옵션’이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어야/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신행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대북 정책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지 않으며,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부터 주장해온 ‘중국 역할론’의 부각과 아울러 대북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 것이나, 지난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북한 수뇌부 대상 미군 특수부대를 포함한 공세적 성격을 띠고 실시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옵션’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백악관은 미·중 정상회담 사전 브리핑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이제 시간이 다 소진됐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애슈턴 카터 전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 2일자 ABC방송 인터뷰에서 같은 주장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난 대북 정책은 실패했으며, “북한이 여러 해 동안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고려했을 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에서 회자되는 ‘모든 옵션’이란 대북 선제공격을 포함한 군사적 대응 방안에 대한 고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다. 한국 국내 정치의 혼돈 상황 때문이라지만 최근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배려를 찾아 보기 힘들다. 지난달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한·중·일 순방 과정에서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과 한국의 대통령 탄핵 국면이라는 지휘부 공백 상태에서 사드 포대를 신속히 한반도에 배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중국의 무차별적인 보복 공세에는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드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면서도 중국에 영향을 미치는 무기체계라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됐는 데도 말이다. “사드의 레이더 반경이 만주까지 달하므로 중국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마이클 헤이든 전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이 지난 4일 존스홉킨스대 강연에서 한 발언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동맹국의 처지를 이용해 자국의 일방적인 이해 관계를 관철시키는 것은 진정한 동맹관계가 아니다. 상대방을 위로하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을 통해 동맹 간의 신뢰는 증진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북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만 한다. 북한에 대해 선제적인 군사조치를 취하는 것은 한반도라는 종심이 짧은 환경을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하다. 대규모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이 북한의 보복 공격에 노출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북핵 위기의 악화를 방지하고 궁극적인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반도의 평화가 근본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는 군사적 선택지까지 허용될 수는 없는 일이다. 북핵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한국에 대한 고려와 협의가 없는 일방적인 미국의 ‘모든 옵션’은 우리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이 고려하고 있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옵션’이란 반드시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어야만 한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미국은 ‘모든 옵션’의 선택에 있어 어떠한 경우에도 사전에 한국과 협의는 물론 동의를 구할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 스스로 인정한 대북 정책 실패에 대한 성찰 없이 중국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일방주의적 자세에 대해서도 재고가 필요하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북핵 문제의 주요 당사자라는 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중 양국의 건설적인 협력 관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를 주요 의제로 설정한 미·중 정상회담 목전에 미국에 하고 싶은 말이다.
  • “5월 대선, 역대 가장 격렬한 네거티브戰 될 것”

    “5월 대선, 역대 가장 격렬한 네거티브戰 될 것”

    “민주화 이후 첫 대통령직선제인 1987년 13대 대선 이후 이번 19대 대선이 역대 가장 격렬한 네거티브(흑색선전)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공직선거법 58조에 따르면 선거운동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특정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다. 국내 네거티브 캠페인의 미시사와 그 양면성을 다룬 ‘네거티브 아나토미’(글항아리)의 저자 배철호(왼쪽) 메르겐 대표컨설턴트와 김봉신(오른쪽) 데이터컨설턴트는 이번 대선에 대해 그야말로 “창고 대방출 수준의 온갖 네거티브가 극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6일 전망했다. ●가짜 뉴스·여론조사로 진화… 팩트체크 중요 역대 대선에서 네거티브는 늘 작동해 온 계책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선은 ‘지역 균열’인 ‘동서 투표’와 ‘이념 균열’인 ‘남북 투표’가 극심했고, 최근에는 ‘계층 균열’인 ‘상하 투표’와 ‘세대 균열’인 ‘노소 투표’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란 게 두 컨설턴트의 진단이다. 거기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디지털로 포장된 네거티브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 감별 자체를 어렵게 하는 ‘가짜뉴스’와 ‘가짜 여론조사’ 현상으로 진화되고 있다. 저자들은 특히 “크고 작은 거짓말을 뒤섞어 버전을 달리하는 가짜뉴스는 진영 내 폐쇄적인 네트워크(온라인 카페와 단톡방)에서 그 품질을 확인한 후 대중에게 확산된다”며 “선거 기간이 짧다 보니 소기의 목적(상대 흠집내기)을 달성하고 나면 실수였다고 오리발을 내밀면 끝”이라고 지적했다. 공신력 있는 주요 미디어의 ’팩트 체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촛불과 태극기 자기장에 갇힌 선거 우려 정치인들을 손쉽게 혐오하는 표현인 ‘코스프레’도 강력한 네거티브 수단이다. ‘서민 코스프레’부터 ‘착한 사람 코스프레’는 갖다 붙이면 특별한 설명조차 필요 없게 된다. 후보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관없이 깍아내려지기 때문이다. 배철호씨는 “이번 대선은 촛불이 촉발한 광장의 대선으로 촛불의 요구가 무엇인지라는 근원적 성찰을 통해 국가의 새로운 기초를 다지는 ‘정초 선거’(Founding Election)의 시대정신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은 촛불과 태극기(보수)의 자기장에 ‘갇힌 선거’로 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네거티브 선거가 반드시 나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인사청문회보다도 못한 지금과 같은 대선 후보들의 검증으로는 뽑지 말아야 할 후보를 걸러내기 어렵다고 본다. 김봉신씨는 “선거 기간이 짧다 보니 물리적으로 후보를 검증할 시간이 부족하고, 각 후보들의 정책마저도 ‘가운데’로 수렴되다 보니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각 캠프도 결정적 ‘한 방’을 노리게 될 것”이라고 봤다. 두 저자는 철저한 후보 검증을 위해서는 능력과 자질, 도덕성이 부족한 후보를 정당하게 비판하는 방식의 네거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선 후보들이 미디어의 후보 검증을 ‘근거 없는 폭로전’으로 비난하며 외면하는 건 잘못된 것이며, 유권자 역시 네거티브에 대한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전제는 사회의 보편적 윤리와 가치에 부합하고, 품격과 원칙이 있는 네거티브다. 배철호씨와 김봉신씨는 “함량 미달의 후보를 선택한 결과는 역사적으로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네거티브 검증을 각 정당 내부에서 제도화하고, 언론의 책임 있는 검증, 그리고 사전·사후 규제를 엄격히 해 공동체 가치를 저해하는 언동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하고 퇴출하는 사회적 합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의 과제들

    문재인 전 대표가 19대 대통령 선거에 나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문 후보는 어제 치러진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60.4%를 득표, 누적 합계 57%를 기록해 결선 투표 없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비당원을 포함한 214만명 규모의 국민경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만큼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지지자들에게 ‘문재인 대세론’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문 후보의 승리는 당권을 장악한 당내 역학 구도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드러난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민심에 비춰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 놓인 과제들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운이 걸려 있는 기로에서 문 후보는 국민의 냉철한 선택을 기다리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세력 못지않게 비토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문 후보 앞에 놓인 역풍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문 후보가 주장하는 적폐 청산이 시대적 요청임은 분명하지만 탄핵 정국에서 드러난 분열과 갈등을 치유, 통합하는 리더십도 절실하다. 그런 맥락에서 경선 과정에서 문 후보에게 쏟아진 비판들, 즉 피아를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와 패권주의식 정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국정 통치자로서 비전과 능력을 국민에게 검증받는 과제도 남아있다. 문 후보가 경선 TV토론회 과정에서 보인 모호한 화법이나 동문서답식 발언이 종종 구설에 오른 것도 사실이다. ‘제2의 박근혜’라는 공격을 받을 만한 빌미를 제공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문 후보의 안보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도 친북 성향의 정치인으로 매도당했지만 이번에도 당선 후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지 않았는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차기 정부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문 전 대표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도 많다.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정세가 날로 심각해지는데다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불안한 안보관이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 후보의 아들 특혜 취업 의혹도 유야무야 넘어갈 성질이 아니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국가적 불행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노정된 국민적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사드 배치를 둘러싼 대립과 분열, 끝 모를 바닥으로 내려가는 경제 상황 등 엄혹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은 너나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비전과 구체적인 청사진을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실패가 이번 대선에서 또 되풀이돼선 안 된다. 정권 인수위원회를 구성할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문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이란 구호에 맞는 구체적 해법과 정책을 제시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 [열린세상]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우리가 명사로는 흔히 사용하지만 동사로는 자주 쓰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욕망’이라는 말이다. 철학 에세이나 문학담론 같은 데서는 물론 ‘욕망하다’라는 동사를 종종 쓴다. 욕망하다라는 ‘문어’를 일상 언어로 사용하면 어떨까.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어떤 성찰적인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욕망하지 않고 살 수 없을까. 욕망이 고갈된 삶은 무의미한가. 분명한 것은 욕망하는 이들이 꿈꾸는 환상과 현실 사이에는 거대한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환상 앞에 현실은 무력하다.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사(正邪) 감각이 마비된 벌거벗은 욕망이 난무한다. ‘욕망하는 동물’들의 세상이다. 근본을 망각한 이기적인 욕망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당사자들에게는 진실한 것일지 모르지만 평균적인 국민의 눈으로 볼 때는 한갓 불륜에 불과한 사랑, 그 불온한 욕망의 이중주를 그들은 세상에 당당히 밝히기까지 했다. 인간은 고립된 섬이 아니다.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것과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것은 다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인간의 기본이라면 욕망을 표백하는 방식 또한 예의를 지켜야 마땅한데도 말이다. 홍 감독을 두고 어떤 이는 “첫사랑에 빠진 소녀 같다”고 했다.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단 한 번뿐, 그것이 바로 첫사랑이라는 말도 있고 보면 홍 감독은 인생을 돌고 돌아 지금 비로소 세상에서 처음으로 진심어린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인가. 빛을 애써 외면한 채 어둠으로 빠져드는 치명적인 불륜의 사랑, 그것은 뽀송뽀송한 첫사랑의 질감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인가.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의 장면이 떠오른다. 열여섯 살의 주인공 블라지미르는 공작부인의 딸인 스물한 살 이웃집 처녀 지나이다를 흠모한다. 그는 생전 처음 느끼는 사랑의 번민으로 번개 치는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 무릇 첫사랑이란 사랑을 해 본 적이 없기에 몸 안의 피가 방황하고 심장이 더욱 죄어드는 그런 것이다. ‘첫사랑’에는 블라지미르의 사랑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의 아버지 또한 지나이다를 욕망한다. 정상이 아니다. 가정도 도덕도 관습도 아랑곳하지 않는 자기파멸적인 사랑, 세상은 그것을 불륜이라고 부른다. “너는 너의 것이란다. 그것이 바로 삶이란다”라며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라고 가르치던 아버지는 결국 아들에게 ‘여자의 사랑을 두려워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고 죽는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불륜 커플로 흔히 이탈리아 영화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스웨덴 출신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을 든다. 욕망의 결합을 감행한 이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들은 결국 헤어졌지만 버그먼은 “모두 불륜이라고 비난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같은 길을 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불륜의 중독성이라고 해야 할까. 개인의 사생활은 사생활이고 영화는 영화 그 자체로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오래된 믿음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도덕적 엄숙주의의 잣대를 들이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요컨대 최소한의 소설적 진실도 담보하지 못하는 낭만적 거짓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인생이든 예술이든 마찬가지다. 한번 낙인찍힌 공적 인물에 대한 대중의 아름답지 못한 기억은 오래간다. 대중의 분노가 빗나간 사랑의 속물들을 시들어버리게 만들고 나아가 그들이 속한 분야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 왔다. 홍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는 사실조차 추문 속에 잊혀질까 두렵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연출하며 사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하지만 적어도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내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도리요 삶의 이법(理法)이다. 세상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자신만을 위한 삶은 자기뿐 아니라 남까지도 폐허로 이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 욕망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 [씨줄날줄] 대통령 회고록/최용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 회고록/최용규 논설위원

    회고록은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적은 기록이다. 평전이나 전기와 달리 기술 및 구술 주체가 본인이다. 찬사 못지않게 왜곡이나 미화 논란에 빠지는 이유가 된다. 특히 대통령의 회고록은 재임 시절의 일이 주가 되는지라 출간되기 무섭게 찬반양론이 일고, 세인의 입에 오르기 십상이다.살아 있는 현대사로 평가받는 JP(김종필)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묻는다. “임자(JP)는 회고록을 많이 읽었다는데 누구 게 맘에 들어?” 1979년 궁정동에서 10·26 총성이 없었다면 박 전 대통령도 회고록을 냈을 것이다. 뭔가 맘에 둔 게 있어 심복에게 의중을 묻지 않았을까. 어쨌든 JP 왈(曰) “처칠과 드골이지요”. 대통령의 회고록은 ‘1차 사료’다. 먼 훗날 후손들이 펼쳐 보고 그 시대를 반추하기에 개인에 대한 기록이라기보다 시대에 대한 진솔한 성찰이어야 한다. 거짓과 미화가 아닌 객관적 사실이 생명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짜 회고록’이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전쟁 영웅인 원스턴 처칠(1874~1965)의 회고록 ‘제2차 세계대전’(The Second World War)은 회고록의 바이블로 통한다. 처칠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줘서가 아니라 1500만명의 사망자와 3450만명의 부상자를 기록한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과 인간적 고뇌를 사실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사실에 입각한 회고록은 감동과 흥분을 자아낸다. 대통령의 회고록이 출간되면 정가는 후끈 달아오르는 법이다. 죽은 권력이지만 살아 있는 권력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글이 포함되기 마련인 탓이다. 찻잔 속의 태풍이 되기도 하지만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전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십중팔구 회고록을 집필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어떤 해명을 할지 벌써 궁금해진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전두환 회고록’을 출간했다. 구속된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는 3권짜리 회고록이다.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10·26사태 이후 더이상 (박근혜) 주변을 맴돌며 비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를 전방 군부대에 격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사람들을 보내 대권 의지를 내비치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하기에 완곡하게 뜻을 접으라 했다고도 썼다.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봤고 박 전 대통령이 지닌 여건과 능력으로는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내밀함을 건드린 이 회고록에 훗날 박 전 대통령이 뭐라 할지?.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박홍기 칼럼] 거리에서 전직 대통령을 보고 싶다

    [박홍기 칼럼] 거리에서 전직 대통령을 보고 싶다

    정해진 시간은 빠르다. 대통령 선거가 40일 남았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기본 정신을 국민 스스로 다시 확인하고, 권력에 거듭 각인시키는 날이다. 지금 대한민국엔 대통령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지 기각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재판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서 “통치 행위였다”,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는 진술을 또다시 듣는 현실에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22년 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그랬다. 당시 그들은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섰다.헌정사 70년 동안 11명의 대통령이 있었다. 8명의 끝은 비극적이다. 이승만은 부정선거로 촉발된 4·19 혁명에 쫓겨 하야한 뒤 망명했고, 윤보선은 5·16 쿠데타로 물러났다. 박정희는 18년 집권하다 부하의 총에 숨졌고, 최규하는 신군부의 강권에 8개월 만에 사임했다. 전두환·노태우는 퇴임 뒤 군사반란죄로 옥살이를 했고, 노무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근혜는 탄핵당해 파면됐다. 나머지 3명 역시 평탄했다거나 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준 상처는 유독 깊다. 한때나마 품었던 희망은 좌절을 넘어 절망으로 바뀌었다. 소신과 원칙, 청렴의 뒤편은 추악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처럼 반대편 벽에 드리운 그림자의 이미지만으로 실제를 판단하도록 한 이미지 전략에 말려든 결과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었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다. 그 대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헌법의 가치는 유린되고 민주주의는 퇴보했다. 무기력한 국회를 대신해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온 이유다.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을 거리에서 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대선 정국이다. 너도나도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국민을 찾아 전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헐뜯고 치고받는 강도는 갈수록 세지고 있다. 대통령만 되면 도깨비 방망이로 원하는 대로 뚝딱 대한민국을 개조할 수 있는 양 떠벌리고 있다. 외침은 한결같다. 정권교체, 적폐청산, 모든 게 탈(脫)박근혜로 통하고 있다. 정국 혼란을 직간접적으로 초래한 정치인으로서의 반성이나 성찰에서는 진정성을 찾을 수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야가 따로 없다. 낯 두껍다. 다음 정부의 국정 과제가 쏟아지고 있다. 양극화 완화, 정치개혁, 저성장 극복과 일자리 창출, 저출산, 삶의 질, 국민통합, 국가안보, 남북관계, 교육개혁, 제4차 산업혁명 등등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지만 난제들이다. 변화된 환경과 여건에 맞춰 비중이 달라졌을 뿐 18대, 17대 대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역사가 과거와 현재의 연결에서 존재하듯 새로운 과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통령은 모든 것을 알 수도 없고, 다 해결할 수도 없다. 국민도 알고 있다. 많은 희생을 치르며 터득한 학습 효과다.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능력과 함께 적재적소의 인재 기용, 시스템적 국정을 요구하는 까닭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민주 정치의 핵심인 말과 소통이다. 자기 생각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설득시켜 과제를 실천에 옮기는 행위까지 포함한다. 박 전 대통령이 철저히 실패한 것들이다. 국가도 끊임없이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할 대상이다. 현실을 뛰어넘기 위해서다. 그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 위임받은 권력인 만큼 군림 아닌 통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임기 내내 꾸준하게 과제를 추적하고 확인해야 함은 당연하다. 진보니 보수니, 좌니 우니 하는 이분법적 흑백 논리를 떨쳐내야 한다. 통합이다. 더 나은 사회, 국가를 만드는 데 이념과 진영 논리가 있을 수 없다. 국정에는 줄탁동기(?啄同機)의 순리가 필요하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어미 닭과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하듯 안과 밖에서 힘을 합쳐야 하는 이치와 같다. 참여와 공감을 이끄는 지혜이자 리더십이다. 다음 대통령은 퇴임 이후 시민들과 함께 자유롭게 거리를 걷는 자신을 그려 봤으면 한다. 임기 5년 길지 않다.
  • [씨줄날줄] 소녀상이 주는 울림/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소녀상이 주는 울림/이동구 논설위원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 등장한 ‘두려움 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소녀상은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증권거래소 앞의 ‘황소상’(Charging Bull)을 마주 바라보며 당당한 자세로 서 있다. 흩날리는 치마를 입고 양손을 옆구리에 올린 상태로 마치 황소를 꾸짖듯 노려보고 있다. 알림표에는 “여성 지도력의 힘을 알라, 여성은 차이를 만든다”라고 적혀 있다. 한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기업과 사회에 남아 있는 유리천장(조직 내 보이지 않는 여성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이 회사는 자신들이 투자하는 3500여개 회사에 여성 임원의 수를 늘릴 것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소녀상을 세웠다고 밝혔다.애초 한 달간 세워 놓을 계획이었으나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어 내년 2월까지 두기로 했다. 시민들은 소녀상에 털모자를 씌워 주고 사진을 함께 찍는 등 특별한 애정을 쏟고 있어 소녀상의 삶(?)은 그 이후에도 계속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미국 대법원은 엊그제 우리 국민이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에 의미 있는 승리를 안겨 줬다. 소녀상의 철거를 위해 일본 정부와 일본계 극우단체 등이 지난 3년에 걸쳐 제기한 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것. 이 소녀상은 국민모금 등으로 국내에 세워진 것과 똑같은 크기와 의미가 담겨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실상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할머니들의 고통을 공감해 보라는 의미에서 소녀상 옆에는 빈 의자도 함께 놓여 있다. 미 대법원의 각하 결정에 대해 일본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까지 나서 “패소는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미 하원의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혹독한 인권유린을 경험한 위안부 여성들을 포함해 과거를 잊지 말아야 이 같은 잔학행위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대법원 등 사법기관에 ‘정의의 여신상’을 두고 있다. 한 손에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쥐고 있는 여신처럼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웅변한다. 뉴욕항 입구의 리버티 섬에 세워진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민과 전 세계인에게 자유에 대해 끝없는 영감을 주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과 두려움 없는 소녀상 또한 시공을 초월해 억압과 차별로 고통받는 여성을 대변하며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성찰의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포스트 뒤셀도르프 학파, 그들이 렌즈에 담은 일상과 인간

    포스트 뒤셀도르프 학파, 그들이 렌즈에 담은 일상과 인간

    예술사진을 논할 때에 빠질 수 없는 나라가 독일이다. 이미 1920년대부터 예술로서의 사진이 제 목소리를 냈고, 저널리즘적인 감각의 다큐멘터리와 아방가르드 사진은 독보적이었다. 그 전통을 잇는 대표적인 그룹이 뒤셀도르프 사진학파다. 라이프치히의 그래픽·북아트 아카데미와 함께 전후 독일 현대 예술사진의 메카로 평가받는 뒤셀도르프 예술아카데미의 베른트와 힐라 베허 부부 밑에서 1970년대에 수학한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토마스 슈트루트, 칸디다 회퍼, 토마스 루프 등 쟁쟁한 작가들이 중심이다.실험적이고 스펙터클한 사진으로 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현대사진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뒤셀도르프 학파 이후 세대는 무엇을 카메라에 담고 있을까.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레젠테이션/리프레젠테이션: 독일현대사진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 독일국제교류처와 괴테인스티튜트가 공동 주최한 전시는 1990년 통독 이후 유럽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50세 전후의 작가 10명의 작품 153점을 한자리에 모아 독일 현대사진의 흐름을 보여 주고 있다.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첫 번째 대규모 사진전을 기획했던 토마스 베스키가 기획하고 라우렌츠 베르게스(51), 알브레히트 푹스(53), 카린 가이거(51), 클라우스 괴디케(51), 우시 후버(51), 마티아스 코흐(50), 비프케 뢰퍼(45), 니콜라 마이츠너(48), 하이디 슈페커(55), 페터 필러(49)가 참여했다. 출품작들은 2000년 전후에 제작됐으며 디지털 프린트부터 전통적 젤라틴 실버프린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된다.이들은 뒤셀도르프 학파와 같이 특정 소재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다큐멘터리 언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작품에 끌어들이거나 사소한 일상과 개인적 감수성을 도입함으로써 훨씬 친근하고 인간적인 작업들을 보여 준다.베르게스는 독일 북서부 루르 지방에서 석탄 채굴이 중단되면서 인구가 감소해 쓸쓸해진 공간들의 이야기를 각 공간을 촬영해 추적해 나간다. 우리의 정체성에 있어 특정 공간의 실존적 의미, 덧없이 사라져 버리는 공간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다. 푹스는 유명 인사의 초상사진으로 유명하다. 다만 그의 사진은 촬영 대상의 전형적인 포즈가 아닌 사적인 순간을 포착해 사려 깊고 성찰적인 개인을 그려 낸다. 도시와 지역 사이의 경계를 보여 주는 가이거의 사진은 다큐멘터리인지 연출된 무대인지 확신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다가온다. 괴디케는 디지털 합성으로 인물, 오브제, 풍경사진을 추상적으로 배치해 관람자의 감수성을 고조시킨다.후버는 예외적 상황에 놓인 도시의 건축물을 보여 준다. 코흐는 소방차의 고공사다리에 올라가 독일 역사에서 의미 있는 광장이나 건물, 장면을 담아 국가적 상징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독일 북구 항구도시 비스마어의 변화를 담은 뢰퍼의 사진은 상실과 희망을 다룬다. 마이츠너가 아시아 대도시의 일상과 풍경을 기록한 사진, 슈페커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알게 된 여인의 생활환경을 담은 이미지들은 다분히 문학적 연상을 가능하게 한다. 필러는 언론에 유포된 사진을 정해진 기준에 따라 본래의 맥락에서 분리해 각자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프레젠테이션/리프레젠테이션’(제시/재현)이라는 전시 제목대로 현실을 재현하지만 작가의 개인적 해석과 예술적 의도로 한 번 더 가공을 거친 뒤 제시된 이미지들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투표, 내일을 이끄는 통찰

    투표, 내일을 이끄는 통찰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모리치오 비롤리 지음/김재중 옮김/안티고네/184쪽/1만 1400원대통령 선택의 심리학/김태형 지음/원더박스/320쪽/1만 5000원대통령의 철학/강수돌 지음/이상북스/276쪽/1만 5000원올봄 우리는 절실한 물음 앞에 섰다.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이다. 시민 스스로가 밝힌 촛불의 물결은 새 시대를 여는 출발선을 마련했다. 하지만 상처투성이로 물 위에 떠오른 세월호처럼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될 부정과 적폐를 걷어 내야 하는 앞으로는 더 큰 진통이 예상된다. 혼란을 수습하고 불신과 갈등의 사회를 통합해야 한다는,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를 이끌어야 하는 지도자에 대한 검증이 더욱 정교해야 할 이유다. ‘어떤 지도자가 우리에게 필요한가’란 질문은 ‘우리가 어디로 나아갈 것이냐’란 미래와 운명처럼 엮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도자를 고르는 눈’을 길러 주는 책들이 출판계에 잇따르는 이유다. 16세기 이탈리아 철학자 마키아벨리의 글과 말에서 투표 강령 20계명을 새겨듣는 책(누구를 뽑아야 하는가?)에서 오는 5월 주요 대선 후보들의 심리와 이들을 가려 뽑을 국민들의 현재 집단 심리를 분석한 책(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헬조선’을 갈아엎기 위해 지도자가 어떤 철학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야 하는지 살핀 책(대통령의 철학)까지 선택은 다양하다. 근대 정치학의 뿌리를 이루는 ‘군주론’은 시민이 아닌 군주에게 조언하는 책이다. 하지만 국가를 부패와 멸망에서 구하려는 ‘근대적 의미에서 혁명의 정신적 아버지’(한나 아렌트)로 불리는 그의 말과 글은 올바른 리더십이란 어때야 하는가를 되새기는 데 큰 울림을 지닌다.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명예교수이자 스위스 루가노대 정치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모리치오 비롤리는 ‘주권자에게 일러 주는 마키아벨리의 투표 강령 20계명’을 현대 정치 사례들과 맞물려 설명한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지도자의 무능과 부패에 상처 입은 국민들이 새겨들어야 할 만한 대목이 여럿 눈에 띈다. 정치인들은 감정을 가장하고 숨길 수 있는 위장술의 대가다. 비극적 사건에 대한 슬픔, 빈자들에 대한 연민, 불의에 대한 분노 등 자신이 느끼지도 않은 감정들을 ‘전시’할 수 있다.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눈이 아니라 손으로 만져 보고 판단하라”고 조언한다. 외양이나 화술 대신 그가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두 손으로 정직하게 일군 것을 보고 평가하라는 얘기다. 말솜씨를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꼽았다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사악한 의도를 번지르르한 말로 가리는 정치가가 아니라 사람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영감을 주고 자극하는 힘을 단어로 옮길 지적, 도덕적 깊이를 지닌 정치가를 알아차리도록 노력하라는 조언이다.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의 저자 김태형 심리학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리를 꿰뚫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는 2015년 4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심리적으로 의존 상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극소수다. 그리고 이들 소수는 박근혜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다. 박 대통령 본인도 심리적으로 굉장히 의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으로 입증됐다. 이번에는 문재인, 안철수, 이재명, 유승민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의 성장 과정과 그간의 언행들을 조망하며 그들의 심리를 깊이 들여다본다. 방점은 변화를 이끌어 낸 ‘광장의 민심’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다. 이에 대한 통찰이 대선의 승리를 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주권자들은 세월호 참사, 최순실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저열한 민낯을 직시했고 적폐 청산 없이는 무엇도 가능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저자는 사회 양극화, 공동체 붕괴로 고통을 겪는 국민들의 표면적 요구가 ‘돈’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본질적 요구는 ‘인간으로 존중받으며 살고 싶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시대정신에 충실히 응답하는 리더를 국민들은 기다린다. ‘대통령의 철학’은 대한민국을 사람 사는 나라로 바꾸기 위해 아예 ‘새집’을 지어야 한다며 ‘정의로운 대통령’이 지녀야 할 철학과 개혁 방안을 전 분야에 걸쳐 살펴본다. 저자는 헬조선을 빚어낸 ‘재벌·국가 복합체’를 총체적으로 뒤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득권 세력 주변에서 기생한 부역자뿐 아니라 기득권 세력이 제시한 프레임에 갇힌 국민들이 자신의 생각과 행위 전반까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정치 뒷담화] 리더를 꿈꾸게 한 나만의 멘토

    [정치 뒷담화] 리더를 꿈꾸게 한 나만의 멘토

    책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어떤 책을 썼는지 못지않게 어떤 책을 감명 깊게 읽었는지도 그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대선 주자들은 과연 어떤 책을 읽고 큰 꿈을 다져왔을까. 주자들이 꼽은 ‘내 인생의 책’을 통해 이들이 꿈꾸는 가치와 정치를 읽어 본다.유신체제 지식인의 필독서, 국제정치 눈뜨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인생 책’은 고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다. 1974년 출판된 이 책은 유신체제 시절 지식인과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꼽히던 고전적 사회계몽서다. 문 전 대표에게 현대사와 국제정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책 ‘운명’에서 대학 시절 비판의식과 사회의식을 다지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리영희 선생을 꼽았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책들을 읽는데 특히 김현철 서울대 교수의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저성장 시대, 기적의 생존 전략’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은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 시대를 경험한 일본을 철저하게 분석해 다가오는 세계 경제의 침체 위기에 대처하는 전략을 담고 있다.정치 환멸 잠재워 준 신영복 교수의 에세이집 안희정 지사는 고 신영복 교수의 에세이집 ‘청구회 추억’과 토머스 머튼의 ‘사막의 지혜’를 인생의 책으로 추천했다. ‘청구회 추억’은 신 교수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기 2년 전 소풍길에서 우연히 만난 가난한 소년들과의 우정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정치에 환멸을 느껴 출판사 영업부장이 된 안 지사가 대구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읽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세상을 다시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2013년에 읽은 수도사들의 잠언을 모은 책인 ‘사막의 지혜’를 통해서는 ‘분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선의 발언’을 비판하며 “안 지사의 말 속엔 분노가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하자 그는 “지도자의 분노는 단어 하나만 써도 피바람을 불러온다”고 말하기도 했다.호남을 이해하고 역사관 만들어준 ‘태백산맥’ 이재명 시장이 중앙대 법대 재학 시절 가장 충격을 받은 일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고 나머지는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은 것이다. 1948년 여수반란사건 종결 시점부터 1953년 7월 휴전 협정 직후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좌우 갈등을 그린 이 소설에 대해 이 시장은 “호남 지역을 이해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고 대학 시절 다음 권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나오자마자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지켜본 경험이 더해져 이 시장의 역사관이 만들어졌다. 이 시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광주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한낱 개가 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면서 “광주는 나의 구원이자 스승이었고 내 사회의식의 뿌리였다. 나를 바꿔 놓았다”고 밝혔다.유럽 ‘공화주의’에 쇼크… 정치를 하는 이유 2015년 2월부터 7월까지의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험은 유승민 의원의 정치 인생의 큰 전환점이기도 했다. 원내대표가 되기 전 지인의 소개로 읽은 모라치오 비롤리의 ‘공화주의’는 그 변곡점을 함께한 책이다. 수백 년 전 유럽에서 이탈리아 사상가들이 고민하던 공화주의가 지금 대한민국의 양극화와 불공정, 불평등 문제와 닮아 있다는 점에 놀랐다. 책에서 나온 공화의 정신은 곧 대한민국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깨닫게 됐고 “이것이 바로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믿게 됐다”고 말한다. 자유, 평등, 공정, 법치와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모두 담고 있는 정의가 바로 공화의 핵심이며 유 의원이 강조하는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이 밖에 보수주의 정치의 교과서와도 같은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 후배들에게 주로 추천했던 책인 조지훈 시인의 ‘지조론’, 초등학생 시절 푹 빠져 읽었던 ‘대망’ 등이 유 의원의 생각을 다듬어 왔다.‘삼국지’에서 인생의 모든 처세술을 배우다 홍준표 지사는 ‘삼국지’를 인생의 책으로 꼽았다. 인생의 모든 처세술이 삼국지에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 지사는 정치적 상황을 설명할 때에도 삼국지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주유에게 ‘만사구비 지흠동풍’(모든 조건이 구비되었고 이제 동풍만 남았다)이라고 했다. 이제 누명 벗은 무죄 판결이 동풍이 됐으면 한다”고 적기도 했다. 또 “조자룡은 장판파 전투에서 단기필마로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해 왔다”며 대규모 경선 캠프를 꾸리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 읽었던 이병주의 ‘지리산’도 인생을 바꾸게 한 책으로 꼽았다. 지리산은 1972년 월간 ‘세대’에 연재된 소설로 해방 직후 한국의 좌우 혼란상이 극명하게 담겼다.아내가 선물한 책, 열세 번도 넘게 읽은 반려자 김관용 지사는 빅터 프랭클린의 ‘죽음의 수용소’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했다. 아내가 선물한 이 책을 13번도 넘게 읽은 “인생의 반려자 같은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독일의 아우슈비츠수용소에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끌려간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인간 군상을 통해 고통과 생존을 치열하게 고민한 것이 특징이다. 김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책에 대해 “생사의 갈림길 속에서도 치열하게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저자의 모습 자체가 인간 존엄성의 승리”라면서 “살아가며 겪는 힘겨운 문제들도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비춰 보면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대한민국 미래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서 안철수 전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26명이 쓴 책인 ‘축적의 시간’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현주소에 대해 평가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로 ‘축적’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오랜 기간 실패 경험이 축적된 상황에서만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사회 전반적으로 축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실패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이스라엘 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다. 인류의 역사가 인지혁명과 농업혁명, 과학혁명 등에 따라 전환점을 맞았다는 점을 서술하며 이제는 인류가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책이다. 이번 대선의 중요한 과제로 4차 산업혁명을 내세운 안 전 대표는 이 책을 읽으며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통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키루스 대왕의 업적, 위대한 리더십을 키우다 손학규 전 대표는 크세노폰의 ‘키로파에디아: 키루스의 교육’을 통해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가졌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플라톤과 동문수학한 크세노폰이 쓴 이 책은 키루스 대왕의 업적을 살펴보며 어떤 교육을 받으면 그와 같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또 어떻게 사람들을 지휘하면 대제국을 건설하는 것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를 자세히 다뤘다.사회약자를 대변하는 ‘좋은 정치’의 깊은 성찰 심상정 대표가 선택한 래리 바텔스의 ‘불평등 민주주의’는 각종 통계를 바탕으로 소득 불평등과 정치의 긴밀한 관계를 실증한다. 미국 민주당 집권기에는 사회의 불평등이 줄어들고, 공화당 집권기에는 다시 불평등이 늘어난다는 결론은 곧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했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과 달리 사회적 빈곤층은 민주당에 표를 주지 않았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는 게 이 책의 분석인데 심 대표는 여기에 깊이 공감했다. 특히 진보정당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사회적 약자들을 진정으로 대변할 수 있는 ‘좋은 정치’가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과업으로 여기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열린세상] 통일·대북 정책의 지속과 발전/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열린세상] 통일·대북 정책의 지속과 발전/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대통령 탄핵이 정부 정책에 대한 탄핵은 아니다. 지난 4년간 추진됐던 통일·대북 정책은 나름의 역사성을 가졌다. 그 공과에 엄정하되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성찰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반면 부정은 또 다른 부정을 잉태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개성공단 폐쇄로 시작됐던 박근혜 정부는 출발보다 엄중한 현실로 막을 내리고 있다. 통일·대북 정책의 관점에서 무엇이 어떻게 이어지고 보완돼야 할 것인가. 첫째, ‘통일 준비’를 발전시켜야 한다. 헌법 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북한 주민들의 결단이다. 그들 스스로 우리 체제를 인식하고 우리와 함께하고자 움직여야 한다. 통일은 북한 주민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우리 사회를 더 강한 선진 민주국가로 키우면서 이를 북한 주민들이 보고 듣고 느끼게 하는 통일 준비를 해야 한다. 진실은 통일이 현실화되는 그 순간까지 ‘통일’이 아니라 ‘통일 준비’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핵심은 모든 국민이 통일 준비가 무엇이고 일상생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 주요 공기업 및 기업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통일 준비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규정을 숙지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조직·인력·예산이 마련될 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점검·평가되고 환류돼 국가적 차원에서 통일 준비의 능력 배양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통일 대박’을 발전시켜야 한다. 정확히 말해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대박이 될 수 있다. 동서독보다 정치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격차가 더욱 큰 현실에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비록 평화적 통일 과정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이겨 낸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치강국, 군사주권국, 통합된 사회는 물론 경제강국도 현실화할 수 있다. 이를 먼저 달성한 독일 사례를 심층 연구하고 본보기로 삼아 준비한다면 통일 대박을 반드시 이끌어 낼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물론 정치·군사·사회적 측면에서의 통일 대박을 이론적·실천적으로 준비하고 이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독일보다 더 효율적·체계적으로 단기간 내에 통일 후 통합을 안착시키고, 통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국민 의지를 키워야 한다. 셋째, ‘그린 데탕트’를 발전시켜야 한다. 통일은 남북이 정치·군사·경제·사회문화·환경 차원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통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통일은 국제사회, 특히 주변국의 지지와 축복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군사적·역사적·영토적 갈등이 온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과 북한, 주변국 간에 상호 협력의 필요성과 가능성이 큰 경제·환경 분야에서의 협력이 제도적으로 활성화되는 공동체를 형성해 상호 ‘윈윈’하는 상황을 우선 만든다. 그리고 이들이 사회문화·정치군사 분야에서도 협력과 공동체의 형성을 추동하게 하려는 국가 전략이 그린 데탕트다. 이를 새로운 상황에 부합하도록 이론적·정책적으로 심화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을 발전시켜야 한다. 갈등과 분쟁의 상징이자 도발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DMZ를 그대로 두고는 상호 신뢰를 논할 수 없다. 정상회담, 교류협력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DMZ 내에 비록 작지만 제한된 지역을 비무장화하고 그곳에서 남북한의 인력과 물자가 어우러지는 평화의 협력 공간을 만들 때, 비로소 신뢰를 이야기할 수 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포함한 DMZ 평화적 이용을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입안하고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소신과 신념,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다양한 제안과 비판, 그리고 해법 제시에 통일 정책, 대북 정책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과거를 부정하기보다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중심에 두는 성찰이 발전하는 역사를 쓸 것이다. 끝까지 가야만 하는 통일의 길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새 대통령과 새 정부를 기대한다.
  • [In&Out]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네 글자 ‘자원봉사’/오창섭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In&Out]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네 글자 ‘자원봉사’/오창섭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2017년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네 글자는 ‘자원봉사’이다. 태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인 올해 자원봉사는 호기를 맞았다. 10년 전 태안의 기적을 이룬 자원봉사가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말 자원봉사자 수는 1365포털 기준으로 1100만명을 넘고 자원봉사 활동시간도 8400만 시간을 웃돌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때 엄청난 유무형적 기여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아름다운 미담은 세상을 따뜻하게 하며 이들 덕분에 사회는 전진하고 있다. 정부도 자원봉사기본법의 제정과 자원봉사센터의 설립, 1365포털, 통합보험의 도입으로 자원봉사를 지원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사람을 감동시킨다. 무너진 사회생태계를 복원하며 사회를 통합시키는 힘이 있기에 사회는 희망이 있다. 자원봉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수 있도록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첫째, ‘성찰’(Reflection)이다. 작년 11월 멕시코에서 열린 24차 세계자원봉사단체협의회(IAVE) 세계자원봉사자 콘퍼런스에서 세계 각국의 모든 연사들의 공통된 외침은 ‘사람들의 변화와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 국가와 성, 연령과 인종, 환경은 다르지만 ‘연대와 협력을 통한 변화’라는 메시지는 같았다. ‘한 명이 세계를 바꿀 수는 없지만 모두가 행동한다면 세계가 바뀌지 않겠는가’란 생각과 ‘공감과 연대, 소통으로 변화하는 세상 만들기’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다. 자원봉사자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사명감과 보람으로 가득 차서 끓는 심장이다. 이런 자원봉사의 순수성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 ‘재정렬’(Realignment)이다. 자원봉사가 어디까지 왔으며 무엇이 중요한지 또한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2015년 9월 유엔은 2015~2030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선포하면서 자원봉사를 주요한 이행도구로 그리고 모니터링의 방식으로 천명하였다.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 활동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문제 해결의 동력으로서 어떤 방법으로 자원봉사의 힘을 모을 수 있을까. 대국민 자원봉사 인식 전환과 일상 속 자원봉사의 지속적 실천, 사회문제 해결과 대안을 위한 연대 활동 및 사회변화 평가지표의 마련과 보급, 자원봉사 정책 수립을 통한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는 자원봉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순히 남을 도와주는 것에서 벗어나 성숙한 시민의 살아가는 방식이 바로 자원봉사란 인식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새로운 출발’(Restart)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은 어디서 나오는가. 자원봉사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 시민성이 잘 발현될 수 있는 좋은 현장은 다양한 섹터들의 연계와 협력에서 가능하다. 자원봉사 진흥을 위해 국민이 앞장서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상호 보완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의 수립과 대안 제시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이제는 연결하되 보다 깊게 들어가야 한다. 정부와 민간은 새로운 자원봉사의 비전을 향해 협력하는 든든한 두 기둥이자 구르는 두 바퀴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마침 2016~2018년 한국자원봉사의 해가 선포되어 진행 중이다. 함께 사는 공동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다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해 보면 어떨까. 역사의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 열린다. 우리들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
  • [정치 뒷담화] 선거는 체력전…文 밥심 安 농구 安 조깅 洪 반신욕

    [정치 뒷담화] 선거는 체력전…文 밥심 安 농구 安 조깅 洪 반신욕

    대선 주자들의 건강은 필수자질이다. 평소 건강을 자랑하던 정치인들도 유세 강행군엔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1분 1초가 아쉬운 선거 막판이 되면 선거는 곧 체력전이 된다. ‘조기 대선 열차’에 올라탄 대선 주자들의 건강관리 비법을 들어봤다.●밥심이 최고… 문재인·손학규 문재인(64)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식사는 꼭 챙긴다는 ‘밥이 보약’ 스타일이다. 특전사 출신인 문 전 대표는 젊었을 때 지옥 훈련을 여러 차례 받으면서 기초체력을 튼튼히 했던 것을 건강의 밑천으로 삼고 있다. 부인 김정숙 씨가 지역 ‘내조 유세’를 다닐 때는 문 전 대표 스스로 계란 프라이를 부쳐 ‘혼밥’(혼자 먹는 밥)을 해 먹으며 끼니만은 꼭 챙기고 있다. 차량 이동이 잦아 피로가 많이 쌓인 요즘에는 비타민제도 꼭 챙겨 먹고 있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는 문 전 대표는 최근 바쁜 일정으로 이마저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히말라야 트레킹을 갔을 때는 3800m 고산지대에서 한 번에 2㎞ 이상을 쉬지 않고 다닐 정도로 강한 체력을 보였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을 다니며 많이 걷는 것이 요즘 유일한 건강관리인 셈”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대선 주자인 손학규(70) 전 민주당 대표의 건강관리 비법도 ‘밥심’ 이다. 손 전 대표는 바쁜 일정 중에도 끼니를 거른 적이 없는 대식가다. 강진에서 2년여간 칩거할 당시에는 매일 2시간씩 만덕산을 오르고 한겨울에도 냉수 마찰을 하며 체력관리를 했다. 손 전 대표는 지금도 매일 아침 일어나 30여분간 맨손 체조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기초체력이 국력?… 안희정·심상정 안희정(52) 충남지사는 축구, 농구, 탁구, 등산, 골프 등 대부분의 스포츠를 할 줄 아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안 지사는 지난 7일 서울대에서 학보사와 인터뷰를 하기 전 학생들과 잠시 농구를 하기도 했다. 당시 양복 상하의를 입은 채 운동화만 급히 갈아 신었다. 안 지사는 “10분을 뛰었는데 눈앞에 별이 보이는 증상이 와서 안 되겠다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안 지사는 평소 도정 업무를 마치고 배드민턴과 탁구를 지역 동호회 사람들과 즐기거나 2명의 아들과 함께 조깅 하는 것으로 건강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후 분 단위로 쪼개지는 스케줄에 짬을 내 운동을 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닦아 온 기초체력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부인 민주원씨도 안 지사를 돕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고 안 지사의 장남도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어 예전처럼 가족끼리 식사하는 일도 거의 없다는 게 캠프 측의 설명이다. 캠프 관계자는 “너무 쉬지 않고 스케줄에 쫓기다 보면 심신이 지쳐 컨디션이 엉망이 될 수 있어 때로는 30분씩 안 지사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주며 휴식을 취하게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58) 상임대표도 ‘타고난 건강체질’ 스타일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정의당 지도부, 국회의원 당직자는 물론이고 전 당원을 통틀어 가장 체력이 강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매일 아침 6시 출근하며 러닝과 약간의 근력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체질적으로 뿌리 음식을 먹는 게 좋다는 주위의 조언을 들은 심 대표는 도라지청, 생강차. 홍삼즙 등을 챙겨 먹는다. 심 대표 측 관계자는 “심 대표가 뿌리 음식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면서 “‘이건 약이니 줄 수 없다’며 굳이 한입 달라고 한 적도 없는 보좌진들에게 철벽을 친다”고 말했다. 심 후보가 국회의원이 된 이후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결심한 남편 이승배씨는 심 대표의 아침 간식을 챙기고 있다. ●달리고 또 달린다… 안철수·남경필 안철수(55) 전 국민의당 대표의 건강관리 비법은 달리기다. 안 전 대표는 부인 김미경씨와 지역구에 있는 중랑천에서 일주일에 서너 차례씩 30여분간 함께 조깅을 하면서 특기를 장거리 달리기로 꼽을 정도다. 부인 김 씨는 안 전 대표와 꾸준히 달리기를 한 덕분에 마라톤 대회에 나갈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안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때는 매일 아침 1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해 무등산을 오른 적이 있었는데 안 전 대표가 굉장히 빨리 산을 올라가 다른 사람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면서 ”마라톤으로 체력을 관리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것도 안 전 대표의 건강관리 비법이다. 안철수연구소 대표 시절에 간염을 앓은 후 20여년간 술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안 전 대표가 간혹 정치인들과 회동에서 술을 한 잔 마신 일이 이례적인 일로 기사화되기도 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남경필(52) 경기지사도 걷고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남 지사는 19일엔 서울국제마라톤에도 참가해 10㎞ 코스를 뛸 예정이다. 남 지사는 자택에선 요가와 필라테스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남 지사는 정신의 건강을 위해 매일 아침 출근 전 명상을 통해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나만의 건강관리… 이재명·홍준표·유승민 이재명(53) 성남시장에게 보약은 곧 ‘쪽잠’이다. 평소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기보다는 성남시청이나 관저 주변을 틈틈이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건강관리를 해 왔다. 하지만 대선 출마 이후 그럴 시간조차 없어져 기초 체력으로 버티고 있다. 이 시장 캠프 관계자는 “행사 이동 틈틈이 차 안에서 잠시 눈 붙이는 것으로 휴식과 체력 관리를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부인 김혜경씨도 이 시장 못지않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시장을 홍보하고 있어 김씨가 예전처럼 이 시장의 건강을 챙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보좌진들이 이 시장의 끼니를 챙길 때 인스턴트 음식은 최대한 배제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챙기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63) 경남지사도 평소 건강관리 비법은 산책이다. 한 주간 도정이나 국정 같은 것을 주말 시간을 이용해 참모들과 장시간 걸으며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홍 지사는 지난주도 창녕 화왕산으로 등산을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인터넷을 통한 바둑 게임이다. 홍 지사 측 관계자는 “홍 지사는 현재의 정국을 ‘천하대란’이라고 규정하고 바둑을 통해 지혜를 구하고 해법을 구한다”고 말했다. 일을 마친 뒤 집에서 반신욕을 하는 것도 평소 홍 지사의 건강관리 방법 중 하나라고 한 측근은 귀띔했다. 홍 지사는 경남 함양의 산양산삼으로 만든 홍삼 원액을 보약으로 즐겨 마신다. 바른정당 유승민(59) 의원은 특별한 건강관리 비법으로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대선 행보를 시작하면서 목을 관리하기 위해 약을 먹고, 가끔 홍삼을 먹기도 했지만 꾸준히 챙겨 먹는 스타일은 아니다. 측근들은 “그런 데 좀 무심한 편”이라고 말할 정도다. 대선을 준비하며 분주한 일정으로 제대로 된 휴식을 하지 못해 일부 가까운 의원들은 “며칠이라도 좀 쉬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일정이 없는 시간에는 의원회관 사무실로 나와 책을 읽거나 자료를 정리한다. 지난 10일 탄핵심판 관련 기자회견을 한 뒤 주말에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동안에도 계속 회관 사무실에 나와 저술 작업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그게 유 의원에겐 휴식”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준익 ‘동주’·나희덕 ‘종이감옥’ 지난해 최고의 영화·시로 선정

    이준익 감독의 ‘동주’와 나희덕 시인의 ‘종이감옥’이 각각 영화평론가 및 문화예술인 100명, 동료문인 100명이 뽑은 지난해 최고의 영화와 시로 선정됐다. 도서출판 작가는 16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동주’는 저항시인 윤동주를 재해석한 점이, ‘종이감옥’은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 점이 높게 평가됐다. ‘201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영화’ 시상식은 17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쿨투라 아트홀에서 열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무대 오르면 고통의 산 넘는 심정…이해 어려웠던 ‘나’를 알게 됐어요”

    “무대 오르면 고통의 산 넘는 심정…이해 어려웠던 ‘나’를 알게 됐어요”

    국내 최장 공연인 7시간짜리 연극이 무대에 올랐다.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나진환 연출이 이끄는 극단 피악이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시리즈를 주제로 ‘악령’, ‘죄와 벌’에 이어 3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에서 최다 금액(1억 4000만원)을 지원받은 이 작품은 방대한 원작을 1, 2부로 나눠 각각 3시간 30분씩 공연한다. ●3m 높이 구조물서 25분 독백 장면 압권 이번 작품에서 특히 주목할 배우는 총 공연시간 7시간 중 5시간 이상 무대에서 격정적 연기를 토해내는 정동환(68)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욕망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간 군상의 다양한 민낯을 연기한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만난 그는 2부 공연을 마친 직후라 다소 지쳐 보였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1969년 연극 ‘낯선 사나이’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50년 가까이 연기를 해 온 베테랑에게도 이번 작품은 큰 도전이었을 터. 그의 마음을 붙든 건 고전 작품이 지닌 특유의 힘이었다. “나 연출이 제게 이 작품을 처음 제안했을 때 10시간이든 20시간이든 상관없이 해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요즘처럼 물질문명에 젖어서 인간을 가볍게 여기는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꼭 필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풍요 속 빈곤’이라고 배불리 먹고 사는 것만 생각하면 동물과 다를 게 없죠. 연극이든 다른 매체든 보는 이들을 일깨우고 생각하게끔 해야 합니다. 특히 고전 작품에서 그런 자기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봐요.” 1인 4역을 맡은 그는 작품 속 화자인 도스토옙스키, 성직자 조시마 장로, 예수를 심문하는 대심문관, 악마를 상징하는 식객까지 성격이 서로 다른 인물을 자유자재로 연기한다. 나 연출은 선과 악, 지성과 무지 등 인간 내면의 다층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일부러 배우 한 명에게 4개 배역을 맡겼다. 특히 1부에서 대심문관이 3m짜리 구조물 위에 올라선 채 25분 동안 홀로 독백을 이어가는 장면은 단연 압권으로 꼽힌다. “그 위에 올라서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당이 안 돼요. 어떨 땐 대사 첫 자부터 생각이 안 나요. 앞으로 수만 자를 말해야 하는데 말이죠. 사람마다 심약한 면이 있겠지만 저에겐 고소공포증이 있어요. 관객이 앞에 있다는 정신적 위압감 속에서 20분 이상을 그 위에서 견뎌내는 게 쉽지는 않죠. 그저 하루하루 기도하고 올라서서 다시 기도하고 내려옵니다. 그 자리에서 극복하지 못하면 도망가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어요? 매번 고통의 산을 넘는 심정이죠.”●“인간성 상실의 시대, 성찰 기회 됐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개 배역을 동시에 연기한 그는 다른 어떤 배우보다 이 작품의 주제인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한발 더 가까이 가닿아 있을 듯했다. “도스토옙스키가 이 작품에서 강조한 ‘만민은 만민에 대한 죄인’이라는 주제로부터 깨달은 바가 많아요. 날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 없는 내 안의 또 다른 나, 내가 옳다고 자신할 수 없는 나, 천사와 악마의 싸움터로서의 나처럼 ‘나’라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덩어리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저에겐 참 고마운 작품이죠.” 다음에도 이번 작품처럼 ‘도전작’을 선택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했다. “당연히 하죠. 그건 시간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대심문관만 보더라도 사실 혼자서 20분 넘게 대사를 하는 장면은 연극에서도 흔하지 않잖아요. 관객들이 그런 특별한 현장에서 연극의 역사감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어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휴가까지 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 앞으로도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1부는 18일, 2부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6만원. (02)765-1776.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김태호, 대선 불출마 선언 “성찰 더 필요하다”

    김태호, 대선 불출마 선언 “성찰 더 필요하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14일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거울 앞에 서서 제 자신을 돌이켜 봤다”며 “스스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성찰의 시간이 더 필요함을 깨달았다”며 “저를 바로 세우기 위해 더욱 담금질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포함해 다양한 인사와 접촉하며 출마를 타진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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