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찰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LG전자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승인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상문형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매춘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866
  • 시류보다 자신만의 ‘시 세계’ 집중…김해자·송주성 ‘걷는사람 시인선’ 선봬

    시류보다 자신만의 ‘시 세계’ 집중…김해자·송주성 ‘걷는사람 시인선’ 선봬

    도서출판 걷는사람이 시인선 시리즈를 선보였다. ‘걷는사람 시인선’은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히 해가는 좋은 시인들과 시를 발굴하고 그로써 오늘날 우리 문학장이 간과하고 있는 가치를 일깨운다. 시인선 첫 번째 시집으로, 최근 김해자 시인의 ‘해자네 점집’을 선보인 바 있다. 이어 걷는사람 시인선 그 두 번째는 송주성 시인의 첫 시집 ‘나의 하염없는 바깥’이다. 송주성 시인은 199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고, 근 20년 만에 첫 시집을 펴내게 됐다.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은 “작고 사소해 보이는 장면조차도 수시로 생애의 떨림을 통으로 전달하는 고독의 냄새가 솟구치는 시편들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20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인 만큼 그 시적 사유의 힘이 탁월한 시편들이 시집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시집에 담긴 60편의 시 속에서 시인은 대체로 혼자다. 혼자 먼 길을 오가는 사람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안 보이는 곳으로 멀리’ 떠나버리는 자다. 이로써 작은 장면 너머, 풍경 너머에 선명하게 자리한 생의 근원적 외로움을 응시하는 단독자의 시선은 과장도, 엄살도 없이 시종 고요하다. 특유의 고요한 시선으로 시인은 우리네 삶, 그 안과 바깥을 찬찬히 조망한다. 발문에서 김형수 시인은 “시가 ‘존재의 기록’이 되는 소이는 주제나 메시지 같은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시적 화자의 눈에 띄는 세계, 사물이나 현상 등이야말로 시인이 서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한다. 송주성의 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간은 ‘사막’이다. 여기서 시인은 그 막다른 곳, 끝없는 ‘사막’을 걷고 또 걷는 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름마저 고비인 사막/ 길을 잃고서야 길을 생각하게 된다”(「바깥 5」)는 그의 사유는 진중하게, 그리고 명료하게 진폭을 확대하며 성찰의 지점으로 나아간다. 송주성의 시는 고독하지만 결코 나약하지 않다. 그의 시는 끝없이 막다른 길을 서성이는 듯하지만, 그 길은 언제나 길 아닌 것과 함께 다시 이어진다. 그러므로 그는 “길 아닌 길의 끝을 또 이어가”는 자다. 그가 밤새 사막을 걷지만, 어느새 낮이 되면 일상에 굳건히 발을 딛고 서 있을 수 있는 까닭이다. 발문에서 김형수 시인은 강조한다. “사실, 그의 시어들은 대부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평이한 말들로 되어 있다. 또한 진위를 가리는 과학이나 선악을 다투는 도덕 혹은 교훈 같은 것들을 피력하려는 의도도 없다. 그에게 있어서 존재는 시간의 대륙을 가로지르는 물체이고, 그 자신은 세상에 가득 찬 수많은 물체들 중의 한 낱개로서 애오라지 걷고 사유하고 또 견딘다.” 그의 시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중하게 읽혀야 하는 이유다. ‘안’과 ‘바깥’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 시인을 통해, 우리는 일상에 함몰된 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아프게 직시하게 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략적인 야권 단일화, 선거에 별 영향 미치지 않을 것”

    “정략적인 야권 단일화, 선거에 별 영향 미치지 않을 것”

    경기지사·인천시장과 협의체 수도권 미세먼지·교통 공동해결 3선 도전은 피로감 아닌 필요감 구청장·시의원 중요해 선거 지원 文정부와 정책 비슷 다 풀어낼 것 드루킹 사건 선거판 영향 못 줄 것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정략적인 것은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박 후보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당선되면 경기지사, 인천시장과 함께 수도권의 미세먼지, 교통, 환경 등을 함께 고민하는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캠프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 후보와 안 후보가 경쟁자로 나왔을 때 긴장하진 않았나. -두 분하고 특별한 관계다. 김 후보는 1986년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사건에서 내가 변호인을 맡았고 안 후보야 말할 것도 없지 않나. 그러나 정치의 영역은 뭔가 다른 영역인 것 같다. 이 두 분의 변화를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3선 도전에 피로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3선 ‘피로감’이 아니라 ‘필요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서울시장 자리는 사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자리다. 정책의 연속성과 지속성이 더 중요하다. 프랑스, 영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10년 이상 한 도시의 시장을 하는 일이 많다. →구청장 후보 등에 대한 지원 중심으로 선거 운동을 해 이미 서울시장이 된 것처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제가 7년가량 서울시정을 펼쳐 보니 (같은 당 소속의) 구청장, 시·구의원이 정말 중요했다. 강남구만 봐도 알지 않나. 새로운 시대의 비전과 거기에 따른 정책이 그 지역에 적용이 안 돼 미안했다. 또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당의 승리를 견인해야 하고 서울시장 후보로서 야전사령관이 돼 승리를 이끌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3선 도전이 사실상 대선 준비 행보로 보인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자신이 원한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 국민의 뜻과 하늘의 뜻이 있어야 하는 일이다. 3선을 결심하면서 저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고민했다. 심지어 주변에서는 경남지사 나가라고도 했는데 정치적으로 보면 솔깃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일까 성찰했다. 서울시장으로서 제가 시작한 서울을 위대한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데 기회를 주면 4년을 더 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난 대선 경선을 준비했을 때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강조하고 있다. -내가 민주당과 거리가 있다는 등 문 대통령과 나를 이간질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과 나는 친한 사이로 사법연수원 동기(12기)에 같은 인권변호사로서 유사한 길을 걸어 왔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인재의 상당수를 서울시에서 배출했다. 이 정도면 제가 최고의 친문(친문재인) 아니겠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정책을 연구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문 정부에서 연구했던 것을 전부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드루킹 특검으로 서울시장 선거 등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의 성품이나 행동을 봐도 또 스스로 특검이든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음에도 야당의 과도한 정치적 공세만 있었기 때문에 선거판 전체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 것 같다. →서울시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주거 환경은 악화하는 데 대한 대책은. -서울 밖으로 거주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경기, 인천은 여러 가지 기반 시설을 강화해야 하고 부담도 커진다. 당선되면 경기지사, 인천시장과 이런 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대안을 만드는 회의를 하나 소집할까 생각한다. 그동안은 경기지사, 인천시장이 당이 달라 협력이 쉽지 않았지만 소속 당이 같아지면 훨씬 협력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150억원 예산에 대한 비판이 많다. -미세먼지 대책에는 다양한 방식과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만이 아니라 경기, 충청 등 전국을 포함해 중국, 몽골, 일본 등이 다 영향을 받는 ‘호흡 공동체’다. 각자의 도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당선되면 글로벌 도시로서의 서울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북한과의 관계가 호전된 후 철도 연결, 도시 간 교류가 강화되면 동북아 중심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 평화포럼이나 동북아 발전지원 센터 등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다 만들어져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집사부일체’ 묵언수행하는 멤버들, 셀프 따귀까지 ‘폭소 예고’

    ‘집사부일체’ 묵언수행하는 멤버들, 셀프 따귀까지 ‘폭소 예고’

    ‘집사부일체’ 멤버들이 묵언수행에 도전했다.20일 오후 방송되는 SBS ‘집사부일체’에서 멤버들의 묵언수행 시간이 공개된다. 이날 이승기, 이상윤, 육성재, 양세형은 사부 법륜스님의 뜻에 따라 묵언수행을 하며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사부가 “묵언수행이란 자기 성찰의 시간이고, 곧 자신을 돌이켜보는 것이다”라고 말하자 이승기는 “저에게 가장 힘든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부가 멤버들에게 명상하는 자세와 방법을 알려준 뒤 잠시 자리를 비운 뒤 멤버들은 눈을 감은 채 묵언수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으으으음...”하며 이상한 소리를 내자 이를 들은 멤버들은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멤버들은 웃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무는가 하면 머리를 쥐어뜯고, 스스로 자신의 뺨을 때리며 필사적으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한번 터진 웃음을 쉽게 멈추지 않았고, 결국 멤버들은 서로를 부르며 웃음을 터뜨렸다는 후문이다. 한편 멤버들이 묵언수행에 실패한 사실을 모르는 법륜스님은 멤버들에게 묵언수행을 한 소감을 물었다. 이에 멤버들은 “너무 좋았다. 많은 걸 배웠다”, “깨달은 바가 많았다”며 장황한 소감을 발표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시치미 떼는 모습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한편, SBS ‘집사부일체’는 20일 오후 6시 25분에 방송된다. 사진=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폰 내일 유벤투스 마지막 경기 “은퇴 NO, 구단 알아보는 중”

    부폰 내일 유벤투스 마지막 경기 “은퇴 NO, 구단 알아보는 중”

    골키퍼의 대명사 잔루이지 부폰(40)이 17년의 땀이 빼인 유벤투스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은퇴는 번복했다. 여러 다른 팀들을 알아보고 있는데 이탈리아 클럽은 아니라고 했다. 부폰은 19일 밤 10시(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으로 엘라스 베로나를 불러들여 세리에A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자신의 아홉 번째 세리에A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유벤투스 팬들과 작별한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주장 완장을 찬 2012년부터 리그 7연패에 코파 이탈리아 4연패 업적 역시 그의 역할이 컸다. 그는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 나와 “15일 전에 난 이미 전직 선수가 됐다. 지금은 아무 것도 확신할 게 없다. 새로운 제안들이 많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벤투스를 떠난다는 것”이라며 “다만 은퇴에 관한 생각은 고쳐 먹었다. 다음 주에, 성찰과 고요함을 누린 끝에 2~3일 뒤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2001년 파르마에서 이적해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탈리아 구단에는 가지 않을 것이며 6개월의 유급 휴가가 있는 마이너리그에서도 플레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폰은 “토요일 경기가 유벤투스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다. 두 개의 우승컵과 구단 회장님, 비안코네리(흰색과 검정색이 엇갈린 유니폼)들과 함께 하는 아주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시즌 유벤투스 골문은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이적한 보이치에흐 슈치에스니가 지킨다.지난해 11월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대표팀을 떠난 그는 A매치 176경기로 이탈리아 선수 최다 출전을 자랑한다. 물론 다음달 4일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부폰은 17세 259일이던 1995년 11월 19일 파르마에서 세리에A 데뷔전을 치러 밀란과 0-0으로 비겼다. 1999년 유럽축구연맹(UEFA)컵과 코파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뒤 2001년 2330만파운드(약 340억원)의 골키퍼 최고 이적료를 받고 유벤투스로 옮겼다. 유벤투스의 첫 두 시즌 리그를 제패했고 2005년과 이듬해 2연패를 다시 이뤘다. 하지만 나중에 승부조작 스캔들 때문에 세리에B로 강등됐다.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가 떠난 뒤 2012년부터 주장 완장을 차 7연패 금자탑을 이뤘다.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그에게 단 하나의 우승컵이 없는데 챔피언스리그다. 2003년 AC 밀란과의 결승에서 패퇴했고 2014년 바르셀로나,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에게 내리 당했다. 올해 8강 1차전을 이기고도 2차전 논란의 페널티킥 판정 때문에 레알에게 물러섰다. 당시 마이클 올리버(잉글랜드) 주심에게 항의했던 일과 경기 뒤 발언 때문에 UEFA가 징계를 논의 중인데 퇴장당했던 부폰은 “주심을 공격한 것은 유감”이라며 “그 주심을 다시 보게 되면 안아주고 그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판정을 내렸어야 했다고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망스럽기도 하고 감정도 격해 평소의 나답지 않게 행동하고 말았다.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주일미군과 주한미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주일미군과 주한미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주둔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동북아 국제 정세의 변화에서 시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미군의 일본 주둔은 군국주의를 내세운 일본의 군사 재무장을 막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재무장을 막는 동시에 일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고위 공무원들을 만나면 주일미군이 없으면 자주국방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엄청난 군사비를 써야 할 것이라고 공통되게 말할 정도로 주일미군은 일본의 안전 보장과 경제 번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주한미군도 한국전쟁을 계기로 본격적인 주둔을 시작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해 왔고 한반도와 동북아에 전쟁이 없었기에 개국 이래 가장 풍요로운 경제 번영을 누리는 대한민국이 됐다. 일본과 한국에 미군이 배치된 지 어림잡아 70여년이 지나면서 동북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경제 발전과 민주화에 성공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국가가 됐다. 세계 모든 국가가 한강의 기적을 높게 평가하고, 한국의 젊은이들이 펼치는 한류는 많은 나라의 젊은이들을 노래하고 춤추게 하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 한국이 만든 자동차가 쌩쌩 다니고 있고 그들의 손에는 한국제 이동전화가 들려 있다. 그에 반에 북한은 식량과 전기가 부족해 경제적으로 피폐한 나라가 됐다. 또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중국은 개혁개방에 성공해 미국과 어깨를 겨누겠다는 목표를 서두르면서 바다와 육상을 통해 유럽과 연결되는 일대일로 전략으로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군력을 소홀히 한 탓에 통한의 아편전쟁을 겪은 중국은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해양 지배를 위해 항공모함 건조를 서두르고 있고,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밀어내고자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 동부해안에는 사정거리 1500㎞가 넘는 동풍 미사일을 빼곡히 배치해 미국 항모가 중국 본토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맞닥뜨리게 될 일본과의 충돌, 즉 센카쿠열도의 영토분쟁은, 지금은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영유권 주장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국과 일본의 군사일체화’라는 군사동맹이 더욱 공고화되는 변화를 낳았다. 미국은 태평양에 해군력의 60%에 달하는 군사력을 배치했고 디젤 기름을 쓰는 항공모함이 아니라 핵연료를 최소 18년 정도 계속해서 쓸 수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핵 항공모함을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해 항시적인 전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공격받을 경우 방어만 하겠다는 전수방위를,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군사전략으로 바꾸겠다는 냄새를 솔솔 풍기고 있다.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사정거리를 90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검토하고 있어 일본 영해 내에서 중국과 북한이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지난년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순조로이 끝나고 6월 12일이면 사상 최초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한다. 결과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경제외교적 보상을 해 줄 것으로 예상되고 모든 협상이 잘 이루어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맺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이 감축되거나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 불안이 고개를 들고 있어 차제에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지난 70여년 동안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가 어떻게 유지되고 한국의 번영이 가능했는가를 돌아보면 미군 철수라는 국가 정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현실을 유념해야 한다. 지나간 역사가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일본도 그러하듯이 자주국방을 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을 국방비에 써야 한다고 자기 고백을 하고 있을 정도인데 하물며 일본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무기체계 수준이 낮은 한국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주한미군의 존재를 눈엣가시처럼 여길 국가는 중국과 북한이라는 사실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디킨스는 ‘과학 커뮤니케이터’…英 산업혁명 사회문제를 짚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디킨스는 ‘과학 커뮤니케이터’…英 산업혁명 사회문제를 짚다

    좀 뜬금없는 질문 같지만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크리스마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눈’(雪)도 정답이지만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주인공 탐정 에르퀼 푸아로는 ‘두 도시 이야기’라는 책을 항상 챙겨 읽는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또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구두쇠 스크루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입니다. 이 두 작품의 작가는 찰스 디킨스(1812~1870)입니다. 디킨스는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디킨스가 쓴 작품들이 아직까지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당대 현실을 정확히 지적하고 그에 대한 성찰을 보여 줌으로써 대중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디킨스는 산업혁명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디킨스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 디킨스협회는 이런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아델렌 버클랜드 킹스칼리지 교수를 객원 큐레이터로 해 오는 24일부터 연말까지 런던 디킨스박물관에서 ‘찰스 디킨스: 과학적 인간’이라는 전시회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디킨스의 중편소설 ‘신들린 사람’(The Haunted Man)에는 과학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감각을 속이기가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 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영국 발명가 존 헨리 페퍼는 1862년 이를 각색한 연극에서 무대와 관객 사이에 커다란 유리판을 45도 각도로 설치하고 무대 아래와 옆의 숨겨진 공간에서 유령 옷을 입은 사람이 연기하도록 하면서 밝은 빛을 비춰 진짜 유령이 관객들 앞에 등장하는 것 같은 장치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요즘도 가수들의 공연에서 흔히 쓰이는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이지요.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을 구현한 것은 페퍼지만 디킨스 역시 홀로그램의 원리와 이것이 사람들의 감각을 어떻게 속일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는 말이지요. 작품 활동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디킨스는 1850년대에 ‘하우스홀드 워즈’라는 주간 잡지를 발간했습니다. 중산층들에게 도시빈민과 소외계층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 잡지에는 사회운동을 주제로 한 소설과 논픽션들이 주로 실렸습니다. 그런데 독특하게 이 잡지에는 과학 관련 기사들이 심심찮게 자주 등장하고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디킨스는 전자기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당대 최고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연 ‘크리스마스 강연’을 듣고 감명받아 강연을 녹취해 싣기도 하고 맥주 발효나 양초가 타는 과정 등 일상 속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쉽게 풀어 써 대중들에게 주목받기도 했답니다. 버클랜드 교수는 “디킨스는 작품 곳곳에서 아프고 죽어 가는 사람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공중위생, 어린이 건강, 소외계층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과 의학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150여년 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디킨스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었던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며 “실제로 중산층과 지식인들의 빈민층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들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계에서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적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과학기술이 앞세워져 있을 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와 인식 변화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정부 생각대로 과학기술만으로 사회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면 세상 어느 한 곳에는 유토피아가 벌써 만들어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edmondy@seoul.co.kr
  • 원희룡 “딸 밤새 울며 걱정해”

    원희룡 “딸 밤새 울며 걱정해”

    6·13 지방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계란 테러’를 당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무소속 예비후보가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딸의 SNS 글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원 후보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밤에 제 딸이 페이스북에 저를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밤새 울며 잠을 설친 와중에 올린 모양”이라면서 “정치인이기에 앞서 가장으로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려고 최선을 다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어제 일로 사랑하는 가족들이 받은 충격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원 후보는 “‘내 탓이오’ 하는 성찰과 상대 입장을 헤아리는 공감의 마음으로 이번 일을 받아들이자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의 딸은 15일 “너무 속상해서 아빠 몰래 글을 올린다. 아빠가 이렇게까지 해서 욕을 먹고 정치를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고, 솔직한 마음으로는 정계를 은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적었다. 그는 “실컷 욕을 하셔도, 반대표를 던지시고 비방하고 무슨 짓을 하셔도 좋다. 제발 몸만 건드리지 말아달라. (폭행당했다는)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빠가 호상당해야 할 텐데였다. (아빠를) 미워하셔도 좋으니 제발 목숨이나 신체만은 건드리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온라인에서는 살아있는 부친에게 ‘호상’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앞서 원 후보는 지난 14일 오후 제주 벤처마루에서 열린 제2공항 건설 문제를 주제로 한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제주 제2공항 부지로 선정된 성산읍 주민인 김경배씨로부터 계란 투척을 당하고 얼굴을 맞았다. 치료를 마치고 이날 퇴원한 원 후보는 다음날부터 정상 일정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이 더 낮은 자세로 도민 한분 한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으로 알고 겸허히 선거에 임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김경배씨의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당신은 식물을 어떻게 좋아하세요?

    당신은 식물을 어떻게 좋아하세요?

    식물산책/이소영 지음/글항아리/288쪽/1만 8000원우리는 식물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을까. 식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요즘이다. 하지만 돌아보자. 우리의 ‘식물 사랑’은 철저히 식물을 ‘수단’으로만 삼아온 것은 아니었을까. 공기가 정화된다고 방 안에 놓아두고, 요리를 만든다며 허브를 기르고, 몸에 좋은 거라고 약용으로 쓰는 등 ‘필요’에 의해서만 식물을 곁에 두는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편협한 방식으로 식물을 감각해 온 이들에게 새로운 물음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 나왔다. ‘식물을 좋아하세요?’라는 물음 대신 ‘식물을 어떻게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그래서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깊이와 이해, 애정을 더해 주는 방식으로다. 저자는 늘 식물이 있는 곳으로 간다. 그의 업이 식물의 생애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식물세밀화가이자 식물학자이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식물을 그려 오며 우주만큼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발견한 그는 그 각성과 성찰을 독자에게 차분하게 전한다. 늘 봐 온 들꽃의 아름다움을 각별하게 일깨워 주는 일본의 하코네습생화원, 다양한 품종이 인간도, 지구도 살리는 것이라는 성찰을 갖게 하는 파리식물원, 1759년에 문을 연 세계적 식물 연구의 본산 영국의 큐왕립식물원 등 나라 안팎의 식물원, 수목원, 정원 등을 오가며 만난 식물과 사람 이야기를 들려 준다. 저자가 응시한 식물의 순간순간들은 어느 선승의 가르침보다 깊고 찬연하다. 겨우내 언 땅을 뚫고 나온 복수초는 우리가 다른 데 한눈을 파는 겨울에도 식물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성장하고 모습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지금 있는 이곳이 내가 원하던 더 넓고 큰 숲인지, 그게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숲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건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서두르지도 않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꿋꿋하게, 그리고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하며 생장하다 보면 언젠간 내가 원하는 곳까지 씨앗을 퍼뜨리고, 뿌리도 저만치 내뻗을 수 있다는 것을 광릉숲의 식물들로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경수 대 김태호…첫 대면토론의 승자는?

    김경수 대 김태호…첫 대면토론의 승자는?

    6·13 지방선거 경남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약점인 ‘드루킹 파문’을 정면돌파하면서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코너로 몰아가는 적극적인 대응을 펼쳤다.김경수 후보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김경수 후보는 “필요하다면 특검 아니라 특검 더한 것도 당당히 받겠다”며 무고를 주장했다. 드루킹에 10개 기사의 링크를 보낸 것에 대해서도 “좋은 기사가 있으면 주변에 알려달라 하는 것이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이라면서 “더구나 그게 10건밖에 안 된다는 것은 의도가 없음을 반증한다”며 각종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출마선언 당일 불출마를 결심했다가 번복한 것에 대해 김경수 후보는 “그날은 하루가 1년 같았다. 혹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 지방선거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염려했다”면서도 “그런 정치공세에 굴복하는 게 오히려 문 대통령에 누가 된다고 판단해 출마를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방어에 머물지 않고 김태호 후보의 약점을 찔렀다. 그는 “경남지사 재직 시기에 경제성장률이 높았다고 하지만 임기 말에 (경남의 성장률이) 전국 성장률의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공격했다. 김태호 후보는 국정농단의 책임으로 퇴진한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에 발목이 잡혔다. 김태호 후보는 “당시 최고위원으로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2년간 정치를 떠나 있으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반성했다. 김태호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지명됐다가 자진사퇴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 ‘40대 총리’라는 게 욕심났었다”면서 “하지만 당시 공부도 안 돼 있었고 내공도 제대로 안 쌓였었다. 그때 (총리로) 인준됐으면 오히려 국민에 피해를 줬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마르크스가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마르크스가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철학·경제·역사학자 마르크스 200돌 에세이·소설·전기 등 출간 열기 활발 경제적 불평등·빈곤·실업 폐해 심각 신자유주의에 대한 성찰·관점 재조명카를 마르크스/개러스 스테드먼 존스 지음/홍기빈 옮김/아르테/1112쪽/8만원마르크스에 관한 모든 것/토머스 스타인펠트 지음/김해생 옮김/살림/424쪽/2만 2000원마르크스 2020/로날도 뭉크 지음/김한슬기 옮김/팬덤북스/372쪽/1만 6000원마르크스의 철학/에티엔 발리바르 지음/배세진 옮김/진태원 해제/오월의봄/476쪽/2만 3000원디어 맑스/손석춘 지음/시대의창/440쪽/1만 6800원마르크스 전기1·2/마르크스 레닌주의연구소 지음/김대웅·임경민 옮김/노마드/각 496·528쪽/각 2만 5000원공산당 선언/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심철민 옮김/도서출판b/142쪽/9000원유럽 전역에 혁명의 기운이 넘치던 1848년 나온 ‘공산당 선언’의 유명한 첫 문장 “유럽에는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그것은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다”는 “지구에는 하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그것은 마르크스라는 유령이다”로 바꿔 읽어도 무방할 듯하다. 세상을 떠난 지 135년이나 된 독일의 철학자·경제학자·역사학자 카를 마르크스(1818~1883)의 생명력은 여전히 생생하다. 마르크스의 이름이 오늘날까지 호명되는 건 자본주의에 대한 그의 성찰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일 터다. 수많은 추종자와 그에 못지않은 반대파를 거느린 이 논쟁적인 인물의 삶과 사상을 되짚어 보는 책들이 5일 그의 탄생 200돌에 맞춰 나왔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불평등, 실업, 빈곤 등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마주한 오늘날 그 한계를 해결하는 열쇠 중 하나로 마르크스의 철학과 사상에 주목한다. 특히 노동계급의 해방과 인류의 진보에 앞장선 혁명가로서 그려진 마르크스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고, 정치사상사 속 마르크스의 실제 업적과 한계에 주목한 저서들이 눈에 띈다. 런던대 퀸메리칼리지의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 교수가 2016년에 쓴 ‘카를 마르크스’는 19세기 유럽의 역사와 지성사적 맥락에서 마르크스의 사상과 삶을 재구성한 책이다. 해제를 쓴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은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라는 달팽이 껍질 속에 숨어 있는 ‘마르크스’라는 민달팽이의 모습을 꼬리에서 두 개의 뿔까지 총체적으로 그려 낸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를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마르크스 사상을 ‘대중화’한 결과물이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만년의 마르크스는 한때 자신이 경멸하고 거부했던 러시아의 ‘미르’와 같은 촌락 공동체에 희망을 걸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에는 마르크스가 평생의 동반자인 예니와 함께 유럽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는 동안 그의 사상이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방향으로 전환됐는지, 기독교와 국가 비판에 집중하던 마르크스가 왜 사회 문제와 프롤레타리아트에 주목하게 되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겼다. 토머스 스타인펠트 스위스 루체른대 명예교수가 쓴 ‘마르크스에 관한 모든 것’은 마르크스의 난해한 사상을 에세이 형태로 풀어냈다. 명성, 선언, 음모, 돈, 자본, 소유, 언어, 학문 등 16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마르크스의 이론을 정리했다. 한 인물을 영웅·신화적으로 기술하는 전기로 쓰면 역사적 진실이 매몰될 수 있는 탓에 에세이 형식을 빌렸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마르크스주의의 정세적 변화를 분석한 ‘마르크스의 철학’은 2014년 프랑스에서 나온 증보판을 저본으로 삼아 국내에서 재출간됐다. 마르크스의 철학·역사·경제학적 저작을 서로 구분하지 말고 ‘열린 전체’로 볼 것을 강조하는 저자는 마르크스의 저작인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에서 ‘테제’를 독창적으로 독해하는 법, 이데올로기와 물신숭배 개념, 자본주의의 역사성에 대해 논의한다. 마르크스의 사상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조망한 책도 눈길을 끈다. 정치사회학자 로날도 뭉크가 쓴 ‘마르크스 2020’은 역사, 자연, 발전, 노동자, 여성, 문화, 국가, 종교, 미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마르크스주의가 오늘날 어떻게 발전하고 쇠락했는지 보여 준다. 저자는 “마르크스는 혁명이라는 급진적 방법을 통해 경제적, 정치적 자유주의의 발전에 맞서지는 않지만, 심화되는 갈등과 새롭게 등장하는 이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도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마르크스의 일대기를 소설로 재구성한 작품도 있다. 언론인 손석춘씨가 쓴 장편소설 ‘디어맑스’는 마르크스의 후원자이자 절친인 엥겔스가 ‘라인신문’에서 일하던 청년 마르크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마르크스의 삶을 그렸다. 마르크스의 실제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면 ‘마르크스 전기’(전 2권)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부설기관인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가 1973년 방대한 문헌을 참고해 완성한 책으로, 국내에서는 1980년대 초판이 나왔고 이번에 재출간됐다. 마르크스의 유년 시절 이후 중요한 사건을 시간순으로 요약했다. 또한 올해로 출간 170주년을 맞은 마르크스의 대표 저작 ‘공산당 선언’도 새로운 번역으로 나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아시아에 빠진 칸…황금종려상, 한·중·일 거장 삼국지?

    아시아에 빠진 칸…황금종려상, 한·중·일 거장 삼국지?

    단골 손님 이창동의 ‘버닝’ 16일 공개 中 지아장커·日 고레에다도 수상 도전 경쟁부문 초청 아시아영화만 8편 달해세계 영화인들의 축제, 제71회 칸국제영화제가 오는 8~19일 12일간의 열전을 펼친다. 깜짝 신인보다 ‘단골 감독’을 아끼는 칸의 경향은 올해 특히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다투는 경쟁 부문(총 21편)에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가 8편이나 이름을 올려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개막작도 이란 파르하디의 신작 ‘에브리바디…’ 올해 경쟁 부문에서는 한·중·일 영화가 나란히 경합을 벌인다.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중국의 지아장커 감독 등 칸이 자주 초청해 온 동아시아 감독들이 모두 호명됐다. 이란, 레바논, 터키 등 서남아시아 작품까지 합치면 올해 경쟁 부문에 오른 아시아 영화는 8편에 이른다.국내에선 2010년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후 10년 만에 다시 칸을 찾는 이 감독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적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웅숭깊은 성찰로 재해석한 ‘버닝’은 16일(현지시간) 저녁 칸에서 베일을 벗는다.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고레에다 감독은 신작 ‘만비키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같은 해 ‘천주정’으로 각본상을 받은 지아장커 감독은 조직 폭력배와 무용수 간의 사랑을 다룬 ‘애시 이즈 더 퓨어스트 화이트’를 선보인다. 2015년 ‘해피 아워’로 로카르노, 낭트 등 다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주요 상을 섭렵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일본)은 ‘아사코 Ⅰ&Ⅱ’로 초청받았다.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이 이란 감독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신작 ‘에브리바디 노우즈’라는 점도 아시아에 쏠린 무게를 짐작케 한다.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 등 스타 배우를 기용해 스페인어로 찍었다. 파르하디는 201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2016년엔 ‘세일즈맨’으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받은 거장이다.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이란 감독 자파르 파니히의 신작 ‘스리 페이스’도 명단에 올랐다. 이번 영화제에서 유일하게 황금종려상 수상 전적이 있는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은 ‘더 와일드 피어 트리’로,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나딘 라바키(레바논) 감독은 ‘가버나움’으로 칸을 찾는다. 김영우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아시아영화 담당)는 “올해 초부터 칸영화제가 아시아 영화를 많이 초청할 거란 소문이 있어서 기대가 컸다”며 “한·중·일, 이란, 레바논, 터키 영화뿐 아니라 고려인 3세 록가수 빅토르 최와 1980년대 러시아 언더그라운드 록 음악의 태동을 다룬 ‘레토’(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까지 경쟁 부문에 올라 아시아 영화의 존재감이 확실하게 부각된 만큼 확률적으로는 수상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칸의 몹쓸 전통?… 여성 감독 진출작 단 3편 최근 영미권에서 불을 댕겨 세계 영화계를 삼킨 ‘미투 열풍’과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리스트는 비판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21편 가운데 여성 감독 영화는 3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쿠르드족 여성 전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에바 위송(프랑스)의 ‘걸스 온 더 선’, 나딘 라바키(레바논)의 ‘가버나움’과 세계 영화계에서 떠오르는 스타 감독 앨리스 로르와처(이탈리아)의 ‘라자로 펠리체’뿐이다. 여성 감독 영화에 인색한 것은 칸영화제의 전통(?)이다. 1993년 제인 캠피언 감독이 ‘피아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25년간 여성 감독들은 칸에서 최고 영예를 누리지 못했다. 때문에 올해 경쟁 부문의 여성 감독들의 성취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작품의 운명을 결정할 심사위원단만 보면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호주 출신 명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심사위원장으로,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프랑스 배우 레아 세이두, ‘시간의 주름’을 연출한 아바 두버네이 감독, 브룬디의 싱어송라이터 카자 닌 등 심사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여성이다. ‘리바이던’, ‘러브리스’로 칸영화제에서 수상 이력이 있는 안드레이 즈비아진체프 감독(러시아), ‘그을린 사랑’의 드니 빌뇌브 감독(캐나다), 프랑스의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 대만 배우 장첸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확고한 스타일, 수상해도 놀랍지 않은 거장들” ‘올드보이’의 귀환도 눈에 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영화감독인 스파이크 리는 21년 만에 칸을 찾는다. 1978년 미국 극우 비밀 결사 단체인 쿠클럭스클랜에 잠입한 경찰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블랙클랜스맨’을 들고서다. 감각적인 연출로 이름 높은 프랑스 감독 크리스토프 오노레는 ‘소리 앤젤’로 7년 만에, 올해 여든여덟으로 ‘영화사의 산증인’인 장뤼크 고다르 감독(프랑스)도 신작 ‘이미지의 책’으로 4년 만에 돌아온다. 박진형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월드영화 담당)는 “경쟁 부문을 보면 칸의 보증수표 같은 한·중·일 대표감독이나 황금종려상 수상자인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 심사위원 대상을 두 차례 받은 이탈리아의 마테오 가로네 등 한 번 이상 칸을 다녀간 감독들이 고르게 포진됐다”며 “대부분 확고한 스타일이 있어 신작도 어떤 작품일지 예상되는 감독이라는 점에서 누가 수상해도 놀랍지 않을 안전한 선택”이라고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암기 공부의 역습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암기 공부의 역습

    이젠 정말 변화해야 할 때다. 입시나 취업에서 경험하는 경제적 부담과 주관적 고통에 추가해 국제 비교 연구 결과를 통해 본 객관적 교육 성과가 참담하기 때문이다. 만 15세일 때는 최상위 수준의 학업 성취도를 보인다. 그런데 그때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해 50~60대의 경우 조사 대상인 21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0위가 된다. ‘압력밥솥’ 수준의 공부 압력 속에서 암기에 몰입해 학창 시절을 보낸 결과가 부메랑이 돼 대부분의 한국인이 졸업 후에는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더 방치될 수 없다.도대체 공부가 뭘까. 넓게 보면 공부는 자기주도적 탐구 활동이다. 자신이 누구이고 왜 사는지를 알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런 노력은 자연스럽게 인간으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우주만물로 그 탐구 범위를 넓히게 한다. 우리 각자는 이런 탐구를 통해 일관성 있는 삶을 추구하게 되고,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낫다는 착각을 줄이는 한편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소크라테스는 “성찰을 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단언했던 것 같다. 오늘날의 공부에서는 인류가 그동안 축적해 온 지식을 배우는 비중이 훨씬 커졌다. 즉 학습의 의미가 강해졌다. 그런데 사교육은 우리 학생들의 자기주도성을 저해한다. 통계청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의 경우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6.4시간, 고등학생은 4.1시간이다. 이런 사교육에 드는 가계 지출은 17조 8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수치가 실제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 배우느라 스스로 탐구할 시간은커녕 잠잘 시간도 없다. 이 과정에서 공부의 의미는 암기 활동으로 축소됐다. 그렇지만 이미 오래전 공자가 지적했듯이 배우지만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험하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ㆍ위정편). 배운 지식은 사용되지 않으면 쉽게 망각되는데, 너무 많이 배우다 보니 생각할 시간이 없다. 결국 남는 게 없는 공부를 하는 것이 지금 우리 상황이다. 암기 중심 공부는 대학에서도 지속된다. 학벌을 중시해 적성이나 관심보다는 점수에 맞추어 전공을 선택하다 보니 내적 동기에 의해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학생이 많지 않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으로 영어 공부를 비롯한 소위 스펙 쌓기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전공 영역을 공부하는 시간 자체도 많지 않다. 이런 학생들에게 또다시 많은 양의 정보가 강의를 통해 전달된다. 대학에서조차 단편적인 지식을 묻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갈고 닦은 암기 실력을 발휘하면 어느 정도 학점이 나오는데, 더 깊게 알려고 파고들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전공 필수 과목을 어떻게든 이수한 다음에는 재미있고 성적도 잘 나오는 ‘꿀강의’를 수소문해 찾아 듣고 학점을 채우면 졸업장을 받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공부로 인해 우리 사회는 다양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개인적인 수준에서는 학교를 졸업하면 공부와 담을 쌓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 증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와 통계청의 2017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는데, 성인의 40% 이상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산업계의 경우 다른 나라의 기술을 받아들여 빠른 추적자로서 성공했지만, 여전히 들이는 시간에 비해 노동 생산성이 낮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는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많은 논문이 발표되지만 논쟁도 없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사회 각계의 리더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자리에 걸맞게 구성원들의 참여를 독려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안전하게 자리를 보전하거나 국가나 조직보다는 부서의 이익이나 심지어 사익을 추구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그 결과 현재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해 희망보다는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어디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할까. 바로 평가다. 이 주제를 포함해 생각을 담는 공부를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내용들을 이 칼럼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 칸의 남자, 칸을 버닝하다

    칸의 남자, 칸을 버닝하다

    ‘칸의 남자’ 이창동(64) 감독이 돌아왔다.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신작 ‘버닝’을 들고서다. 이 감독은 지금까지 연출한 6편의 작품 가운데 5편을 칸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왔는데, 이번 작품 역시 칸의 선택을 받았다. ‘버닝’은 5월 8~19일 열리는 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21편의 후보작들과 경합을 벌인다. 2007년 ‘밀양’(여우주연상 수상), 2010년 ‘시’(각본상 수상)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도전한다.다음달 17일 국내 개봉을 앞둔 가운데 2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버닝’ 제작보고회에는 이 감독과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등 주연배우들이 참석했다. 이 감독은 “칸영화제는 우리 영화를 알리고 평가받는 데 가장 효과적인 자리”라며 “배우들에게도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시대의 청춘에 대한 통찰을 담은 이번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983년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모티브로 삼았다. 이 감독은 “하루키의 소설이 가진 이야기가 ‘시’ 작업 이후 고민했던 문제들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 이걸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소설은 소설대로 독자적으로 두고 나는 나대로 영화적 고민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칸에서 먼저 베일을 벗을 작품인 만큼 이날 이 감독과 배우들은 작품의 세부에 대해선 말을 최대한 아꼈다. 영화는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서 살던 해미(전종서)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세 달간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해미는 종수에게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을 소개한다. 비밀스러운 취미에 대한 벤의 고백을 듣고 종수는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힌다. 이 감독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말을 거는 영화라 기대를 하고 있다”며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대한, 또는 이야기에 대한, 또는 영화 그 자체에 대한 미스터리로 확장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버닝’은 이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뿐 아니라 ‘사도’, ‘베테랑’ 등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해 온 유아인과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의 호흡으로도 시선을 끈다. 두 배우 모두 이창동 감독과의 작업을 염원해 왔다는 교집합을 지닌다. 유아인은 데뷔 이후 10년 넘게 줄곧 이 감독의 작품에 참여하길 원했다. 스티븐 연 역시 한 방송에서 이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고 ‘공개 구애’를 보낸 바 있다. 스티븐 연은 “감독님 영화에 담긴 진실함을 좋아한다”며 “꿈에도 이창동 감독님과 함께 일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정말 행운이었다. (‘옥자’를 함께 작업한) 봉준호 감독님께서 전화하셔서 이 감독님이 부르신다고 하셔서 바로 대답을 드렸다”며 웃었다. 유아인은 “감독님은 늘 느낌을 카메라에 담아가는 과정을 요구하셨는데 그때마다 깨어나는 것 같은 순간을 느꼈다”며 “인간 자체에 대한 깊은 애정과 성찰을 담아서 영화를 만드시는 분이라 큰 믿음과 애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하사탕’의 설경구, ‘오아시스’의 문소리, ‘밀양’의 전도연, ‘시’의 윤정희 등 지금까지 모든 작품에서 역할에 그대로 스며드는 배우들을 골라내 온 이 감독은 이번에 선택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흡족함을 드러냈다. 그는 유아인에 대해선 “지금껏 강렬한 면을 보여 줬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내면에 엄청난 것을 가졌으나 겉으로는 무력하고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는 힘든 역할을 잘 맡아 줬다”고 했다. 스티븐 연에 대해선 “완벽한 뉘앙스와 균형감을 보여 줬다”고 평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대입제도의 국민참여형 공론화에 거는 기대/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

    [월요 정책마당] 대입제도의 국민참여형 공론화에 거는 기대/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

    교육부는 지난 11일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한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이후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현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입 제도를 4개월 만에 여론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우려부터 ‘교육부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 ‘관련 쟁점을 제시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지지와 응원 등이다. 대입 정책은 교육적 가치와 지향에 기반을 둔 전문 영역이다. 동시에 모든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 관심사다. 그 파급력 또한 교육적 관점만으로는 포괄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넓다. 그래서 학생, 학부모, 교사, 대학부터 사교육업체, 시민단체, 나아가 전국민의 이해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난 각인각색의 대입안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그동안은 교육 전문가 중심으로 구체적인 시안을 마련해 제시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찬반 의견을 들어 확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교육의 3주체 중 교사들은 대입 개편 시안 마련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으나, 학생과 학부모는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참여 기회가 적었다. 지난해 수능 개편도 교사 등 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수능개선위원회에서 1년 6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시안을 마련한 다음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는 전형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밟았다. 국민들의 반응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찬성과 반대 중 어느 한쪽으로 합의점을 이끌어 낼 수 없을 정도로 격론이 이어졌다. 과거와 동일한 방식의 업무 추진이 교육 환경 및 국민 눈높이의 변화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 이번 이송안은 이러한 성찰의 후속 조치로 숙의 공론화를 거쳐 최대 다수가 납득하고 수긍하는 대입 제도를 국민 참여형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열린 이송안’이 바로 그것이다. 열린 안은 국민들이 자유롭게 숙의 공론화할 수 있도록 특정한 안을 정해 놓지 않았다. 열린 안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정책의 대상이 아닌 정책 결정의 주체로 참여하게 된다. 이로써 그동안 누적됐던 대학 입시 제도의 문제를 새롭게 돌아보며 ‘내 아이에게 유리한 입시 제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한 입시 제도’의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숙의 공론화 과정이 첨예한 갈등 과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선례가 돼 교육정책 결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교육부는 지난 7개월 동안 다양하고 복합적인 대입 제도의 쟁점들을 압축적으로 분석, 정리하면서 국민의 자유로운 논의를 이끌어 낼 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이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열린 안으로 제시했다. 학생부종합 전형과 수능 전형 간의 적정 비율, 수시·정시의 통합 여부, 수능 평가 방법 등은 현재 국민들의 최우선 관심사이거나 대입제도의 근간인 핵심 쟁점이다. 또한 학생부종합 전형의 공정성 제고, 수능 과목 구조, 대학별고사 등도 대입 제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다양한 이들 쟁점은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가닥이 잡혀 갈 것이라고 본다. 이미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개편특위와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대입 개편안에 대한 논의 범위를 결정하고, 국민토론회 등 여론 수렴을 거쳐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북 포항 지진 때 교육부는 전격적으로 수능 시행을 일주일 연기했다. 처음 겪어보는 국가재난 사태였음에도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지지해 줘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었다. 이후, 수능 연기 시행은 신고리원전 5·6호기 공론 조사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의사 결정-위기 관리-과제 해결의 성공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쪼록 이번 대입 제도의 국민 참여형 공론화 과정이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방안을 도출해 교육 정책 결정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금석이 되길 기대한다.
  • [In&Out] 한국판 ‘아난탈로’가 성공하려면/박명숙 성남문화재단 대표

    [In&Out] 한국판 ‘아난탈로’가 성공하려면/박명숙 성남문화재단 대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는 지식과 기능 위주에서 미적 감성이나 성찰력, 창의성 등 개인적 차원을 넘어 공감과 소통, 포용성과 공동체성 등 사회적 범위로 확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지난 1월 ‘문화예술교육 5개년 종합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그중 ‘2018년 유휴공간 활용 문화예술교육센터(가칭 ‘꿈꾸는예술터’) 지원 공모사업’은 핀란드의 ‘아난탈로’(Annantalo)를 사례로 한 것이다.아난탈로는 핀란드 헬싱키시가 폐공장·학교 건물을 개조해 만든 공공 문화예술교육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등 지역 주민에게 특화된 예술활동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다. 앞서 경기 성남시는 2016년 성남문화예술교육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지난해 성남교육지원청과 함께 폐교를 앞둔 영성여자중학교를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로 조성하기로 협약식을 가졌다.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는 문체부의 꿈꾸는예술터 사업으로 선정돼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됐다. 이번 달 컨설팅을 시작으로 연구조사와 설계,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내년 6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가 세워지면 아난탈로가 보여 준 운영 시스템과 사회적 역할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입주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어떻게 지역민의 예술교육 활동으로 연결시키느냐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예술 강사 선발, 운영은 물론 커리큘럼 개발, 지역 내 모든 학교의 참여를 이끌어 내 진정한 문화예술교육 공간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버려졌던 공간을 ‘문화 허브’로 성공적으로 탈바꿈시키려면 첫 단추를 잘 꿰어야한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문화예술교육센터의 조성 준비와 추진 시 체계적인 정부 지원에 대한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할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과 운영 조직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문화예술교육 정책 수립이 우선시 되며 이에 맞는 문화예술교육센터의 구체적 방향과 역할 정립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교육자(예술가와 예술 강사), 협력관계자(교사, 공무원, 복지사 등)와 학습자(학생, 주민)들의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하며 지역 주민 환경에 맞춰 수요를 고려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도록 부처 간 협력 지원이 있어야 한다. 넷째, 정부에서 문화예술교육센터 조성 이후 안정적 운영을 위한 지속적인 예산 지원, 협력망과 프로그램, 통계 및 데이터 관리체계, 전문인력 재교육 등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끝으로, 폐시설 혹은 유휴 시설을 활용하기 위한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앞으로 학령기 인구의 감소로 인해 폐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권에 함께 있는 폐교를 문화예술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문화예술교육 접근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폐교 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과 더불어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지역문화진흥법’, ‘문화예술진흥법’ 등 기존 문화예술 관련 법령들에 대한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평생 문화예술 창작과 교육 활동을 해 왔고, 현재 기초 문화재단에 대표로 몸담고 있기에 이번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조성이 매우 뜻깊게 다가온다. 지역과 현장 중심의 문화예술교육이 주민들의 삶에 깊게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 [김기식 낙마 이후] “선관위 판단 납득 어려워… 기득권 저항해도 금융 개혁해야”

    [김기식 낙마 이후] “선관위 판단 납득 어려워… 기득권 저항해도 금융 개혁해야”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은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입니다. 제가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이후 벌어진 상황의 배경과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재임 기간이지만 진행했던 업무의 몇 가지 결과는 머지않은 시간 내에 국민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취임 14일 만에 낙마한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막 변(辯)을 남겼다. 앞서 정치권이 의혹을 제기할 때는 최소한의 해명만 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한 그였지만, 금감원장직을 내려놓은 뒤에는 허심탄회하게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른바 ‘셀프 후원’을 위법으로 판단한 선관위의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선관위는 (정치후원금) 지출내역 등을 신고한 이후 당시는 물론 지난 2년간 어떤 문제 제기도 없었다”며 “법률적 다툼과는 별개로 정치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김 전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직전인 2016년 5월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연구기금 명목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청와대에 회신했다. 김 전 원장은 자신의 잘못도 일부 인정했다. 그는 “30년 가까이 지켜왔던 삶에 대한 치열함과 자기 경계심이 느슨해져서 생긴 일이라 겸허히 받아들인다. 반성하고 성찰할 것”이라고 했다. 또 ‘친정’인 참여연대가 지난 12일 “실망스럽다”는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 “정당하고 옳은 것이었다”고 두둔했다. 김 전 원장은 “그때 이미 마음을 정했다. 다만 저의 경우가 앞으로 인사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악용되지 않도록 견뎌야 하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했다”며 물러날 생각이 이전부터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어떤 기득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며 글을 마쳤다. 김 전 원장은 퇴임식을 대신한 퇴임사를 통해서도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있는 금감원의 위상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오히려 누를 끼친 점에 대해 거듭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김기식 사퇴 후 첫 심경 “선거법 위반 판단 납득 어려워”

    김기식 사퇴 후 첫 심경 “선거법 위반 판단 납득 어려워”

    문 대통령, 김기식 사표 수리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의 사의 표명 배경이 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직선거법 위반 판단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김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총선 공천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유권자조직도 아닌 정책모임인 의원모임에 1천만원 이상을 추가 출연키로 한 모임의 사전 결의에 따라 정책연구기금을 출연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판단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법 해석상 문제가 있는 경우 선관위는 통상 소명자료 요구 등 조치를 취하는데 지출내역 등을 신고한 이후 당시는 물론 지난 2년간 선관위는 어떤 문제 제기도 없었다”면서 “이 사안은 정말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법률적 다툼과 별개로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면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한 중앙선관위원회의 위법 판단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통령이 김 원장의 사임 건을 결재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전 원장이 올린 페이스북 전문. 공직의 무거운 부담을 이제 내려놓습니다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선관위의 결정 직후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고 임명권자께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누를 끼친 대통령님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총선 공천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유권자조직도 아닌 정책모임인 의원모임에, 1000만원 이상을 추가 출연키로 한 모임의 사전 결의에 따라 정책연구기금을 출연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판단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입니다. 법 해석상 문제가 있는 경우 선관위는 통상 소명자료 요구 등 조치를 합니다만 지출내역 등을 신고한 이후 당시는 물론 지난 2년간 선관위는 어떤 문제제기도 없었습니다. 이 사안은 정말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그러나 법률적 다툼과는 별개로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습니다만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공직을 다시 맡는 것에 대한 회의와 고민이 깊었습니다. 몇해전부터 개인적으로 공적인 삶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에도 누군가와 했던 약속과 의무감으로 버텨왔습니다 제가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이후 벌어진 상황의 배경과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재임기간이지만 진행했던 업무의 몇 가지 결과는 멀지 않은 시간에 국민들께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에 대해 제기된 비판 중엔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어느 순간 저의 삶이 뿌리째 흔들린 뒤, 19살 때 학생운동을 시작하고 30년 가까이 지켜왔던 삶에 대한 치열함과 자기 경계심이 느슨해져서 생긴 일이라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반성하고 성찰할 것입니다 이번 과정에서 고통 받은 가족들에게 미안합니다. 또한 저로 인해 한 젊은이가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억울하게 고통과 상처를 받은 것에 분노하고 참으로 미안한 마음입니다. 평생 갚아야 할 마음의 빚입니다. 참여연대 후배의 지적은 정당하고 옳은 것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하고 과거 제가 존경했던 참여연대 대표님과 관련된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은 평생을 올곧게 사셨고, 그 가치를 금액으로 평가할 수조차 없는 평생 모으신 토기를 국립박물관에 기증하셨던 분입니다. 그러나 공직에 임명되신 후 가정사의 이유로 농지를 매입한 일이 부동산 투기로 몰리셨고, 그 저간의 사정을 다 알면서도 성명서를 낼 수밖에 없다며 눈물 흘리는 저를 오히려 다독이시고 사임하셨습니다. 그때 이미 저의 마음을 정했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가 앞으로의 인사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악용되지 않도록 견뎌야 하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비록 부족하여 사임하지만 임명권자께서 저를 임명하며 의도하셨던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그 어떤 기득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기대하셨던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기식 올림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세휘 “연기력 논란 당연해..스스로도 걱정했다”[화보]

    신세휘 “연기력 논란 당연해..스스로도 걱정했다”[화보]

    느릿한 말투로 인터뷰를 이어가다가도 이따금씩 목소리와 눈빛에 확실한 힘이 실렸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미래의 나 자신’이라는 답으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든 그녀, 올해로 스물 두 살의 배우 신세휘와 bnt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스타일난다,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프랑코 푸지(Franco Pugi) 등으로 구성된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는 신세휘의 동양적인 외모와 신비로운 분위기가 어우러져 그의 매력이 가감없이 발휘됐다. 첫 번째 콘셉트에서는 블루그레이 컬러의 체크 원피스를 입고 빈티지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두 번째 콘셉트에서는 시스루 레이스 톱과 쉬폰 소재의 롱스커트를 매치해 페미닌한 무드를 극대화했다. 2015년 tvN ‘고교10대천왕’으로 얼굴을 알린 후 본격적인 연기 생활에 접어든 신세휘는 이제 좀 연기의 맛을 봤겠다 싶은데도 단호히 “아직은 기본기를 다져나가는 중”이라는 말로 열의를 다졌다. 데뷔 당시 그를 두고 불거진 연기력 논란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나 스스로도 걱정이 많았다”고 답했다. 스스로를 ‘자유로운 영혼’이라 표현한 그는 평소 형식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한다고. 어려서부터 말수가 적은 탓에 몸으로 하는 걸 선호했다는 그는 피아노와 드로잉, 공예를 취미로 들며 “자유롭게 이것저것 손으로 하는 걸 즐긴다”고 말했다. 평소 인간의 신념이나 가치관 등 철학적 논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밝힌 그는 “평소에는 말이 적다가도 이런 주제의 대화가 나오면 몇 시간이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좌우명을 묻자 “남은 속일지언정 나 자신은 속이지 말자”고 답한 그는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면 가장 나답게 행동했던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더라”면서 “언제 어떤 순간에서건 나다울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가며 자아를 둘러싼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는 신세휘. 이에 그는 “자꾸만 스스로를 파고들면서 성찰을 하다 보니 내적 우울감을 겪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예전에는 이런 느낌들을 외면하면서 살아왔는데 이제는 우울한 감정을 애써 떨치려 하거나 숨기기보다는 외부로 표현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며 한층 성숙해진 답변을 내놨다.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미래의 나 자신’이라고 답한 그는 “어려서부터 미래의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내오는 버릇이 있었다”고 답하며 “이제 갓 어른이 된 내 모습은 학창시절 그리던 것보다 더 멋있게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30대를 이렇게 그려나가다 보면 그때의 나는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라는 말과 함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사랑’을 꼽은 신세휘는 “언젠가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고 싶다”면서 “매순간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과 진득한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대답과 함께 짧은 웃음을 띄었다.마지막으로 그는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지금까지 맡았던 역들은 상처가 많거나 내성적인 역할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기회가 된다면 당차고 대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위태로운(?)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글로벌 메타모포시스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글로벌 메타모포시스

    4월은 잔인한 달. 시인은 노래한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처절하다. 갈라지고 찢어진다.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시인의 이야기를 새겨들어야 한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과정은 잔인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환경은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혹독한 훈련을 시킨다. 이방인을 만든다. 뼛속까지 저려 오는 외로움. 부당한 차별의 억울함. 불편하면 불편할수록 좋다. 구글은 글로벌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인터넷도 되지 않는 개발도상국에 직원들을 던져 놓는다. 매년 이맘때면 나 자신도 이방인이 돼 본다.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마스트리흐트. 유로 연합 조약이 맺어진 유서 깊은 곳. 오래된 골목들이 구불구불 미로처럼 이어진다. 쉽게 길을 잃는다. 학생들이 캐나다와 페루에서 이 구석을 찾아온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먼저 이방인이 되는 훈련을 받는다. 무뚝뚝한 이곳 사람들. 생경한 언어.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방음 유리벽 저편에서 우스꽝스런 표정과 손짓을 해 가며 전화를 걸고 있는 듯하다. 유럽은 매력적이다. 조깅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다. 간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호텔을 나선다. 벨기에를 향해 뛴다. 광활한 우주 속의 한 점에 불과한 지구. 그 표면에 임의로 국경선을 그어 놓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자유를 막고 있는 정치적 현실은 부조리다. 저항하는 마음으로 뛴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비가 나타난다. 아직 때가 안 됐을 텐데. 올해 첫 나비를 유럽에서 만난다. 내 몇 걸음 앞에 내려앉아 날개를 접고 쉰다. 나도 잠시 멈추고 나비를 바라본다. 장자를 생각한다. 깜빡 잠이 든다. 꿈을 꾼다. 꿈속에서 나비가 된다. 날아오르는 자유의 느낌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저 아래 보이는 꽃, 언덕, 강, 그리고 마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평화롭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온다. 깬다. 꿈이었구나. 드물게 아름다운 꿈이었는데 더 길게 꾸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다 질문이 생긴다. 나는 무엇인가. 나비 꿈을 꾼 사람인가, 아니면 사람 꿈을 꾸고 있는 나비인가. 왜 장자가 연약한 나비를 골랐을까. 힘센 독수리를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덩치와 완력으로 상대방을 강요하는 자는 진정한 리더가 아니다. 몸보다 마음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 그래서 드물다. 나비는 다른 생명체가 갖지 못한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 한 마리의 나비가 완성되기 위해 세 번이나 죽었다 살아나야 한다. 알, 애벌레, 고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과정은 나비의 메타모포시스를 닮았다. 외국에 나가면 처음에는 보호를 받는다. 알의 단계. 고급 호텔에 묵으며 관광객처럼 즐긴다. 자신들을 맞아 주는 사람들도 각별히 친절하다. 외국 생활이 고국에서의 생활보다 낫다고 느껴진다. 자신의 앞에 놓인 글로벌 여정이 장밋빛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단계는 오래가지 않는다. 알이 쪼개지며 애벌레가 나온다. 애벌레는 갈등의 시기. 바닥에 기어다닌다. 생긴 모습도 징그럽다. 새들이나 다른 곤충들에게 먹히기도 한다. 이방인의 삶이다. 걸어가다 자전거에 부딪힐 뻔한다. 상대방이 오히려 화를 낸다. 현지인들이 적대적으로 보인다. 무시당하고 따돌림받는다. 마음에 상처가 쌓인다. 향수병에 걸린다. 만사가 지루해지고, 짜증을 잘 내며, 냉소적이 된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니 바보가 된 느낌도 든다. 의욕을 잃는다. 포기해야 하는가. 고치가 된다. 답을 구한다. 스스로 성찰한다. 오랜 수감 생활을 마치고 풀려난 만델라가 어느 날 비행기를 탄다. 마침 조종사가 흑인. 순간 만델라의 마음에 불안감이 스친다. 그리고 깨닫는다. 흑백차별 때문에 평생 투쟁하고 감옥까지 갔다 왔는데 그런 내가 흑인을 차별하다니. 그걸 몰랐다니. 마음속의 장벽이 무너진다. 나비가 된다. 이제 날 수 있다. 마음이 바다가 된다. 흑도 백도 다 품는다. 대해불기청탁. 큰 바다는 맑은 물도 탁한 물도 다 받아들인다. 만델라는 그렇게 가장 위대한 글로벌 리더 중 한 사람이 된다. 나비가 되고자 하면 먼저 애벌레가 돼야 한다. 고치를 틀고 그 안에 들어가야 한다. 아픔과 찢어짐 없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없다. 참으로 잔인한 여정이다.
  • 문 대통령 “재활용 폐기물 혼란 국민께 송구”

    문 대통령 “재활용 폐기물 혼란 국민께 송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지난주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폐비닐과 페트병 등 재활용 폐기물이 제대로 수거되지 못하면서 큰 혼란이 있었다”며 “국민께 불편을 끼쳐드려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폐기물 수거는 지자체 관장 업무이나, 중앙정부가 수수방관하지 않고 지자체, 수거 업체 등과 협의해 비교적 이른 시일 내 비상처리 계획을 발표한 것은 다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혼란 발생에 이르기까지 중앙정부의 대응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재활용 폐기물 수입 중단을 예고한 것이 작년 7월이고, 실제로 수입을 금지한 것은 올해 1월부터”라며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 관계 부처들이 미리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작년 9월부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으로 SRF라고 부르는 고형연료제품의 사용을 제한하고,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해 재활용 폐비닐에 대한 수요 감소를 예상했어야 했는데, 대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상대적으로 질 좋은 재활용 폐기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국내 폐기물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도 별도의 대책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런 점을 성찰하면서 재활용 폐기물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세계 각국은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1위라는 우리나라는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고 대책도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번 사건을 생활 폐기물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수거 처리뿐만 아니라 생산, 소비, 배출, 수거, 선별, 재활용 등 순환 사이클 단계별로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며 “생활 폐기물과 관련한 생활 문화와 생태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근본적인 중장기 종합 계획을 범부처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