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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日과 기꺼이 손잡겠다”… 극일 기조 속 대화 촉구

    文 “日과 기꺼이 손잡겠다”… 극일 기조 속 대화 촉구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자” 다짐 “日, 과거 성찰해 번영 함께 이끌자” 압박 “북미 실무협상 모색… 판 깨지는 말아야 평화경제로 광복 100년엔 통일 코리아”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 온 국민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 극일’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 뒀다. 문 대통령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고, 우리가 분단돼 있기 때문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이루지 못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기적처럼 이룬 경제발전 성과와 저력은 나눠줄 수는 있어도 빼앗길 수는 없다”며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이 이웃나라에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 가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건설을 위한 3가지 목표로 ▲경제강국 ▲교량국가 ▲평화경제 구축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북한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라면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모색되고 있으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북미 모두 북미 실무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임기 내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고,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해 통일을 향해 가겠다”며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One Korea)로 우뚝 서도록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천안에 있는 유관순 열사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관순 열사에게 1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서훈한 것이 최근이라고 하는데,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에 대해 국민들이 더 추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아주 귀한 장소에 와서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지게 된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화해의 손 내민 문대통령…“원폭 피해자 희생” 강조한 아베

    화해의 손 내민 문대통령…“원폭 피해자 희생” 강조한 아베

    문 대통령 ‘일본’ 12번 언급 vs 아베 韓 언급 없어문 대통령 “日 과거 성찰하고 함께 평화 이끌자”아베 “자국민 전몰자 희생으로 평화와 번영 누려”나루히토 새 일왕, 부친 뜻 이어 “과거 깊이 반성”일본의 경제도발로 한일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은 가운데 맞이한 제74주년 광복절에 한일 정상은 각각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함께 이끌고 싶다며 화해 의사를 내비친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반성이나 가해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한 채 자국 전쟁 희생자의 피해를 강조하는 데 치중했다. 다만 지난 5월 새롭게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부친 아키히토 전 일왕과 마찬가지로 과거를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발표한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다”며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 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언급했다.이어 문 대통령은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웃 나라에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바란다. 협력해야 함께 발전하고 발전이 지속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일본’을 모두 12번 언급하며 양국 관계 개선을 강조했지만 아베 총리는 달랐다. 철저히 한국을 외면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닛폰부도칸에서 태평양전쟁 패전 74주년 기념행사인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자국민 전쟁 희생자를 분류해 언급했다. 그는 “이전 대전에서 300만여명의 동포가 목숨을 잃었다”며 “조국의 장래를 걱정해 전쟁터에서 숨진 사람들, 종전 후 먼 타향땅에 있다가 돌아가신 분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와 도쿄를 비롯한 각 도시의 폭격, 오키나와 지상전 등으로 무참히 희생된 분들”이라고 거론했다.아베 총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다시 한번 충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전후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서 한길을 걸어왔다.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겨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했다.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한국과의 갈등을 비롯한 이웃나라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2012년 말 총선에서 이겨 재집권을 시작한 아베 총리는 2013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8·15 종전 기념행사에서 가해자로서의 일본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다만 지난 4월 퇴위한 부친 아키히토 전 일왕에 이어 5월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과거를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深い反省)을 한다고 했다. 또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간절히 원한다”며 세계 평화와 일본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2015년 추도식 때부터 ‘깊은 반성’이란 표현을 사용해 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전문]문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일본, 대화의 길 나오면 기꺼이 손 잡을 것”

    [전문]문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일본, 대화의 길 나오면 기꺼이 손 잡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무역도발과 관련해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미가 협상 테이블 위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 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일본에 과거사 성찰을 요구하면서도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며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일본의 무역 도발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일본과 대화를 통해 양국 갈등을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북한과 아시아 이웃나라와의 경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올해,  광복 74주년 기념식을 특별히 독립기념관에서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떤 고난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던  독립 선열들의 강인한 정신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을 갈망하며  모든 것을 바쳤던 선열들의 뜨거운 정신은  이 순간에도 국민들의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독립 선열들과 유공자, 유가족께  깊은 경의를 표하며  광복의 그날, 벅찬 마음으로 건설하고자 했던 나라,  그리고 오늘, 우리가 그 뜻을 이어 만들고자 하는 나라를  국민들과 함께 그려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함께 잘사는 나라’,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완도 섬마을의 소녀가  울산에서 수소산업을 공부하여 남포에서 창업하고,  몽골과 시베리아로 친환경차를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회령에서 자란 소년이 부산에서 해양학교를 졸업하고  아세안과 인도양, 남미의 칠레까지  컨테이너를 실은 배의 항해사가 되는 나라입니다.  농업을 전공한 청년이 아무르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대규모 콩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입니다.    두만강을 건너 대륙으로, 태평양을 넘어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삶과 상상력이 확장되는 나라입니다.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이 한반도 남쪽을 벗어나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며 함께 번영하는 나라입니다.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리고 철판을 펴자  시멘트와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    해방 직후,  한 시인은 광복을 맞은 새 나라의 꿈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74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세계 6대 제조강국, 세계 6대 수출강국의  당당한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고,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문화국가의 꿈도 이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자유무역 질서를 기반으로  반도체, IT, 바이오 등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산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나 자신의 강점을 앞세워 성공을 꿈꿀 수 있었습니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뒤처졌던 동아시아는  분업과 협업으로 다시 경제발전을 이뤘습니다.  세계는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불렀습니다.    침략과 분쟁의 시간이 없지 않았지만,  동아시아에는 이보다 훨씬 긴 교류와 교역의 역사가 있습니다.  청동기 문화부터 현대 문명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는 서로 전파하고 공유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랜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졌고,  함께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광복은 우리에게만 기쁜 날이 아니었습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태평양전쟁까지  60여 년간의 기나긴 전쟁이 끝난 날이며,  동아시아 광복의 날이었습니다.  일본 국민들 역시 군국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침략전쟁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입니다.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랍니다.    협력해야 함께 발전하고, 발전이 지속가능합니다.  세계는 고도의 분업체계를 통해 공동번영을 이뤄왔습니다.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의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왔습니다.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입니다.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내년에는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맞는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입니다.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입니다.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동아시아의 미래 세대들이  협력을 통한 번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아닙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수많은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며  더 강해지고 성숙해진 대한민국입니다.    저는 오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우리가 만들고 싶은 ‘새로운 한반도’를 위해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합니다.    첫째,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자유무역의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우리 국민이 기적처럼 이룬 경제발전의 성과와 저력은  나눠줄 수는 있어도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경제에서 주권이 확고할 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통합된 국민의 힘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고,  도전은 우리를 더 강하고 크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중동의 열사도, 태평양의 파도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경제를 성장시켰습니다.  경공업, 중화학공업, 정보통신 산업을 차례로 육성했고  세계적 IT 강국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5G 등 세계 기술표준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 앞서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구조를 포용과 상생의 생태계로 변화시키겠습니다.  대중소 기업과 노사의 상생 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습니다.  과학자와 기술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를 존중하며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성찰하면서도  스스로 비하하지 않고 함께 격려해 나갈 때,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경제력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더 크게 협력하고 더 넓게 개방하여  이웃 나라와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둘째,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되고자 합니다.    지정학적으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초라하고 힘이 없으면,  한반도는 대륙에서도, 해양에서도 변방이었고,  때로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겪었던 지난 역사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합니다.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일찍이 임시정부의 조소앙 선생은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사이의 균등을 주창했습니다.  평화와 번영을 향한 우리의 기본정신입니다.    우리 국민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성숙하게 대응하는 것 역시,  우리 경제를 지켜내고자 의지를 모으면서도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호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준 높은 국민의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사람중심 상생번영의 평화공동체’는  우리부터 시작해 한반도 전체와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으로 확장하자는 것입니다.    신북방정책은 대륙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포부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협력의 기반을 넓히고  동북아시아 철도공동체로 다자협력, 다자안보의 초석을 놓을 것입니다.    신남방정책은 해양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포부입니다.  아세안 및 인도와의 관계를 주변 주요국들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공동번영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올해 11월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립니다.  아세안 및 메콩 국가들과 획기적인 관계발전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남과 북 사이 끊긴 철길과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한반도의 땅과 하늘, 바다에 사람과 물류가 오가는 혈맥을 잇고  남과 북이 대륙과 해양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된다면,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태평양, 아세안, 인도양을 잇는  번영의 터전이 될 것입니다.    아시아공동체는 어느 한 국가가 주도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평등한 국가들의 다양한 협력이 꽃피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셋째,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합니다.    분단체제를 극복하여  겨레의 에너지를 미래 번영의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나가는 데서 시작합니다.    남과 북, 미국은 지난 1년 8개월, 대화국면을 지속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입니다.  북한의 도발 한 번에 한반도가 요동치던 그 이전의 상황과  분명하게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대결을 부추기는 세력이 국내외에 적지 않지만  우리 국민들의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 6월 말의 판문점 회동 이후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실무협상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입니다.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불만이 있다면 그 역시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일입니다.  국민들께서도 대화의 마지막 고비를 넘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입니다.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고 평화경제가 시작되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통일이 우리 앞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IMF는 한국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며,  2024년경 1인당 국민소득 4만 불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과 북의 역량을 합친다면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8천만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반도가 통일까지 된다면  세계 경제 6위권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2050년경 국민소득 7~8만 불 시대가 가능하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남과 북의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립니다.  남북 모두 막대한 국방비뿐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무형의 분단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저성장, 저출산·고령화의 해답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광복의 그 날처럼 우리 민족의 마음에 싹틀  희망과 열정이 중요합니다.  희망과 열정보다 더 큰 경제성장의 동력은 없을 것입니다.    부산에서 시작하여 울산과 포항, 동해와 강릉, 속초,  원산과 나진, 선봉으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는  블라디보스톡을 통한 대륙경제,  북극항로와 일본을 연결하는 해양경제로 뻗어 나갈 것입니다.    여수와 목포에서 시작하여 군산, 인천을 거쳐  해주와 남포, 신의주로 향한 환황해 경제는  전남 블루이코노미,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신산업과  개성공단과 남포, 신의주로 이어지는 첨단 산업단지의 육성으로  중국, 아세안, 인도를 향한 웅대한 경제전략을 완성할 것입니다.    북한도 경제건설 총노선으로 국가정책을 전환했고  시장경제의 도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성장을 돕겠다 약속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자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서  남북 상호 간 이익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며,  함께 잘 살자는 것입니다.  세계 경제 발전에 남북이 함께 이바지하자는 것입니다.    평화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습니다.  우리의 역량을 더 이상 분단에 소모할 수 없습니다.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남과 북이 손잡고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가진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분단을 극복해낼 때 비로소 우리의 광복은 완성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랍니다.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민들께서 한마음으로 같이해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저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습니다.    북한과 함께 ‘평화의 봄’에 뿌린 씨앗이  ‘번영의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합니다.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함께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지 100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100년 동안 성찰했고 성숙해졌습니다.  이제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이루기 위한 국민적 역량이 커졌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남강 이승훈 선생의 말을 되새겨봅니다.    “나는 씨앗이 땅속에 들어가 무거운 흙을 들치고 올라올 때  제힘으로 들치지 남의 힘으로 올라오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입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새로운 한반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끝>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과거사 사죄 없는 일본, 이웃국가와 새 시대 못 열어”

    “과거사 사죄 없는 일본, 이웃국가와 새 시대 못 열어”

    2007년 美하원 위안부 결의안 초안 작성 전범국가인 日 2차대전 범죄 해결 못 해 한일 무역갈등 원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 ‘북핵 해결에 한일 협력 필수’ 美에 어필을 미국내 위안부 운동 역사 자료집 준비 중한일 과거사 문제 등에 목소리를 내온 데니스 핼핀 전 미 하원 전문위원은 “과거사의 진정한 사죄 없이 일본은 한국 등 이웃 국가들과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핼핀 전문위원은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독일, 이탈리아 등 다른 전범국과 달리 2차 세계대전의 범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이 한국뿐 아니라 중국, 필리핀 등과의 관계에도 먹구름을 남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범 국가인 이탈리아는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독재에 협력한 사보이 왕가를 폐지했고 56년간 이들 왕가 친족들의 이탈리아 입국을 불허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러한 ‘자기 성찰’이 없었습니다. 하루빨리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자기 성찰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이 과거 역사에 대해 속죄하는 길입니다.” 핼핀 전문위원은 2007년 7월 미국 하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채택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HR121)의 초안을 작성하는 등 일제강점기 이슈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인사다. 그는 “일본은 2017년 11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함께 도쿄에서 국제여성회의를 열었지만, 위안부 문제를 외면했다. 이는 일본의 이중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라며 “독일의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인정과 배상은 일본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이라고도 강조했다. 핼핀 전문위원은 최근 심화된 한일 무역갈등 역시 일본학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이언 부루마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인용하며 책임이 일본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가 최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유로 국가 안보를 언급했지만 믿는 사람은 몇 명 없다. 지난해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 압수가 결정적 원인’이라고 말한 부르마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핼핀 전문위원은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가 가장 좋은 해법”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국제 문제의 적극적인 개입을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북핵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 한일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수’란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핼핀 전문위원은 이정실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위) 회장과 함께 27년 미국 정대위 역사와 미국 내에서 펼쳐진 위안부 운동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정리한 영문판 자료집을 만들고 있다. 그는 “올해 안으로 출간될 위안부 운동 자료집은 1992년부터 시작된 미국 내 위안부 운동을 총정리하는 작업”이라면서 “이는 위안부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광복절 경축사, 한일 관계의 새 변곡점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무겁고, 중요한’ 광복절 메시지를 준비한다고 한다. 올해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맞는 해인 만큼 그 스스로 무게감이 더 크다. 문 대통령은 어제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독립유공자 및 유공자 후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우리는 공존·상생·평화·번영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잊지 않는다”면서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절 경축사의 예비적 메시지로 이해된다. 당일 더욱 국가적 에너지를 결집시키고, 국민에 위로와 희망을 주며, 미래를 확신할 만한 메시지를 기대한다. 그러려면 우선 분명한 현실 인식을 담아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녹록하지 않은 경제 상황과 불확실성의 확대에 따른 성장 모멘텀의 둔화를 짚으면서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 자영업자와 저소득층, 중소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들의 고통은 경제의 ‘기초체력’과 관련 있는 문제다. 경제 현장의 눈높이로 현실이 진단돼야 하고, 메시지도 이에 근거한 것이 돼야 할 것이다. 실질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면 대내 메시지도 전달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경제 상황이 엄중할수록 정부는 민생을 꼼꼼히 챙기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국민의 삶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한 이날 언급은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나라 밖 상황도 분명하게 짚어 외교안보의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신냉전이라 불릴 만큼 경직성이 날로 커져 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을 넘어 환율전쟁으로 확전했다.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 사재기 현상도 나타난다. 비핵화는 ‘협상을 통한 해결’이라는 뼈대를 지키고 있으나 냉온탕을 오가는 중이다.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남북 관계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일본과는 경제전쟁을 진행 중이다. ‘다시는 지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언급에 힘을 얻지만, 관광을 비롯해 도소매업, 수입수출 업체 등은 상당한 희생을 치르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한일 경제전쟁을 윈스턴 처칠의 ‘좋은 기회를 낭비하지 말자’는 발언처럼 한국이 경제외교적으로 비약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가 대내외적 갈등부터 자유무역 문제까지 우리가 위치한 좌표를 확인해 주며, 정부의 시각을 설명하고 방향성을 제시해 새로운 변곡점을 찍는 것이 되길 기대한다.
  • 안중근 외손녀 만난 文 “다시는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안중근 외손녀 만난 文 “다시는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선조들처럼 日 경제보복 의연하게 대처” 安의사 외손녀 “내 나라 묻히려 한국 와” 文, 국무회의서 근거없는 가짜뉴스 경계령 “불화수소 등 잘못된 정보 불안감만 키워”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청와대 오찬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양국이 함께해 온 노력에 비춰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국민들도 우리 경제를 흔들려는 일본 경제 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 사이의 우호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했다. ‘독립유공자·유족을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에는 생존 애국지사 9명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국적 취득 유공자 후손 등 160여명이 초대됐다. 해외 6개국 거주 유공자 후손 36명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 외손녀인 황은주 여사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외국을 떠돌았던 가족사를 전했다. 황 여사는 “중국 상하이에서 나고 자랐는데, 마지막 가는 날 내 땅, 내 나라에서 묻히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고 영구 귀국한 사연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황 여사님 이야기에서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꿈꾼 안 의사의 높은 기개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고 화답했다. 여성 독립운동가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씨는 모친이 유관순 열사와 서대문형무소에서 함께 지어 불렀다는 ‘대한이 살았다’를 낭송했다. 오는 광복절 계기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 재불한국민회 제2대 회장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앙씨는 부친이 고국을 그리워하며 불렀다는 아리랑을 선창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합창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독립유공자 홍창식 선생의 딸인 뮤지컬 배우 홍지민씨는 대중가요 ‘말하는 대로’, 뮤지컬 맘마미아의 ‘댄싱 퀸’을 열창해 눈길을 끌었다. 오찬에는 임시정부 요인들이 먹었던 대나무 잎으로 감싼 밥 ‘쭝쯔’, 간장에 조린 돼지고기 요리 ‘훙사오러우’가 올라왔다. 쭝쯔는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다닐 때 휴대하기 편해 즐겼다고 한다.오찬에 초청된 김원웅 광복회장,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장 함세웅 신부는 예비역 장성 출신인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내정자의 임명을 철회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김 회장은 건배사에서 “잘못 길든 일본의 버릇을 고쳐 놓아야 한다”며 “정부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한 발짝도 뒷걸음질 치지 말고 국민을 믿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엄중한 경제 상황에 냉정하게 대처하되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는) 올바른 진단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가짜뉴스에 대해 “국민은 기자가 쓴 것만을 뉴스로 보지 않는 것 같다”며 “(유튜브에 돌고 있는) 불화수소가 북에서 독가스 원료가 되고, 일본 여행 가면 1000만원 벌금 내고, 일본이 지정한 1194개 품목 모두 수입이 어려워진다는 등의 내용이 결국 불확실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기에 그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 대통령 “선조들 품위있게 독립운동…국민도 의연한 대응”

    문 대통령 “선조들 품위있게 독립운동…국민도 의연한 대응”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독립유공자 및 유공자 후손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우리에게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이틀 후면 74번째 광복절을 맞이한다”며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는 광복절이기에 더욱 각별하다”고 말했다. 또 “74년 전 우리는 광복을 맞아 새로운 나라를 꿈꿨고,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며 “일본과도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왔고,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깊이 성찰하길 바라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이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양국이 함께해온 우호·협력의 노력에 비춰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 기업·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가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도 우리 경제를 흔들려는 경제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 사이의 우호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우리 선조들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아주 준엄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세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100년 전 선조들은 3·1 독립운동으로 자주독립 의지와 역량을 세계에 알렸고 그 의지와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며 “3·1 독립운동으로 우리 국민은 왕정과 식민지의 백성에서 공화국 국민이 됐고,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기어코 독립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당당한 경제력을 갖춘 나라가 됐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한 나라로 동북아에 평화·번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국민의 자부심에 원천이 돼주신 독립유공자께 깊은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제대로 예우하는 일은 한시도 게을리할 수 없는 정부의 책무”라며 “독립유공자는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정부의 예우정책도 상세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7월까지 5만 4000여 유공자와 유족 집에 국가유공자 명패를 달아드렸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국민의 존경 표현”이라며 “아직 못 달아드린 댁에도 명패가 모두 달리면 나라와 이웃을 위한 희생의 숭고한 가치가 더 많은 국민께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지사 예우금도 올렸다. 평생에 걸친 헌신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국민과 정부의 효성이라고 생각해달라”며 “형편이 어려운 독립유공자 자녀와 손자녀에게도 생활지원금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보훈 가족 자택을 방문하는 보훈 복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좋아들 하신다고 들었다”며 “유족 한 분께만 적용하던 것을 모든 독립유공자 유족으로 확대했다”고 소개했다. 또 “국내로 영주 귀국한 모든 해외 독립유공자 유족께는 주택을 지원하도록 법령을 개정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래세대가 역사에서 긍지를 느끼고 나라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힘은 보훈에 있다”며 “정부는 항상 존경심을 담아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선조들의 뜻과 이상은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못했다. 평화·번영의 한반도라는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 분단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하나 된 힘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와 유족께서 언제나처럼 우리 국민의 힘이 되어주시고 통합의 구심점이 되어 달라”며 “독립유공자 어르신 살아생전에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 건강하시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베의 한국 비난·설교가 한일관계 악화시켰다” 日서도 지적

    “아베의 한국 비난·설교가 한일관계 악화시켰다” 日서도 지적

    한일 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된 데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직설적이고 설교하는 투의 발언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일본에서 나왔다. 야마다 다카오 마이니치신문 특별편집위원은 12일 ‘한국에 와닿는 말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는 것이 상대방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매우 중요하지만, 아베 총리의 화법에는 그 부분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야마다 위원은 지난달 15일 ‘한국에 노(NO)라고 말하는 의미’라는 제목의 같은 코너 칼럼에서 “많은 일본인은 문재인 정권에 불신을 갖고 있다. 화해를 서두르지 않고 (문재인 정권을) 불신하고 있음을 명확히 전해 관계 정립을 다시 하는 것. 그 첫걸음이라고 한다면 (이번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의미가 있다”며 자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금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일본의 대한 외교에서 부족한 것 중 하나가 감각적인 요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6일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한 발언을 예로 들었다. 당시 아베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가장 큰 문제는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킬지 말지다. 신뢰의 문제다. 일한(한일) 청구권협정 위반 행위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하면서 국교 정상화의 기반이 된 국제조약을 깨고 있다.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야마다 위원은 아베 총리가 이에 대해 ‘한국을 비난하며 설교한 것’이라며, 이보다는 “내 생각은 이렇다”는 식의 자기 성찰이 담긴 화법을 구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예시한 히로시마 기자회견의 ‘바람직한 답변’은 “나는 한일 청구권협정 제2조(청구권 문제의 완전·최종적 해결) 해석을 놓고 양국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또 양국 간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한반도 출신 전 노동자(징용 피해자의 아베 정부식 표현) 소송의 한국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일본에 배상을 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국제 조약·협정을 주고받은 이상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이다. 야마다 위원은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 발표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나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안보상 판단’이라고 사무적으로만 설명해 뭔가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도 했다. 그는 차라리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백지화했다. 지난해 징용 배상을 인정한 판결도 있었다. 핵 비확산 등과 관련한 수출 통제를 둘러싼 한일 당국 대화는 2016년 이후 열리지 않았다. 이런 모든 것이 문제라고 보고 이번 수출관리 대책을 강구했다”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예시했다. 그는 “한국인들의 양식에 통하는 한일 신뢰 관계를 다시 쌓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말을 고민해야 한다”고 글을 맺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Focus人] ‘죽음 속 인권과 정의를 보다’ 유성호 법의학자

    [Focus人] ‘죽음 속 인권과 정의를 보다’ 유성호 법의학자

    “유병언을 처음 부검한 건 순천에 있는 병원 의사선생님이셨어요. 노숙자가 아니라 유병언이었다는 걸 시간이 한 참 지난 뒤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알게 된 거예요. 국민들은 당시 유병언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의심하는 상황이었잖아요. 관(官) 혼자서 처리하게 되면 뭔가 음모가 있다거나, 지금도 아마 죽지 않았다고 믿은 분들도 꽤나 있어요. 시신 자체가 엄청나게 부패했기 때문에 사망원인을 밝히지 못한 게 좀 아쉬웠지만 치아와 유전자 등 개인식별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의문과 의혹을 자신의 죽음으로 묻어버린 유병언. 그의 ‘확실한’ 죽음을 법의학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증언한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이렇듯 전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 유병언 사망사건, 선임병의 잔인한 폭행으로 사망한 28사단 윤일병에서부터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 속 결핵질환으로 쓰러져 간 어느 이름 모를 부검실의 시신까지, 법의학자로 살아오면서 그와 마주한 죽음은 자그마치 1500여건.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매주 월요일만 되면 시체를 만나러 가는 남자. 서울대 의과대학 4학년 때 스승이신 이윤성, 이정민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 법의학에 매료됐고 의학에선 좀처럼 듣기 힘든 인권, 정의라는 테마에 빠져들어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하는, 누구보다 많은 죽음을 마주하고 누구보다 죽음을 깊이 성찰했던 그와의 만남을 정리했다.(Q) 법의학자가 된 계기서울대 의과대학 4학년 때 이윤성, 이정민 교수님의 강의를 듣던 중 매우 흥미있는 과목이라 느꼈고, 인권이라는 용어를 의학에선 좀처럼 듣기 어려운데 인권과 정의와 관련된 여러 강의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선택하게 됐죠. (Q) 얼마나 많은 시신을 부검했는지한 달에 보통 적을 때는 6건, 많을 때는 16건 정도 합니다. 지금까지 1500건 이상은 부검한 거 같습니다. (Q) 법의학자들의 인력난은 어떤지현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40여명 정도다. 1년에 6000건이 넘는 부검을 하다보니까 한 사람당 거의 150건 가까이 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원래 인기 있는 직종은 아니지만 현재 사회에서 필요한 거에 비하면 굉장히 적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Q) 법의학자분들은 ‘한 버스에 함께 타지 않는다?’제주도 학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회가 끝나고 저녁 식사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한 교수님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씀하셨는데 저도 인상에 깊이 남아서 책에도 썼다. ‘우리들이 한 버스에 타다 큰일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냐’라고 했을 때 웃을 수 만은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대변해 주는 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당시엔 우리나라 법의학자 분들이 30여명 정도밖에 안됐다. 지금도 여전히 한 버스로 움직일 수 있는 숫자라서 버스 숫자가 넘은 사람이 될 때가 언제일까 궁금하고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Q) 법의학자가 유난히 적은 이유요즘 직업을 선택할 때 워라밸, 급여, 서울(근무지) 이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저희 직업은 모두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급여는 임상 의사들에 비해서는 반도 안 되죠. 워라밸의 측면에선 ‘법의학이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부검을 주로 하니깐 응급이 없을 거다’라고 생각하는데 일이 상당히 고됩니다. 또한 대부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가서 일하게 되는데 지방 순한 근무가 있습니다. 좋은 직업이라고 추천할 만한 요소는 많지 않죠. (Q) 검안만 하는 법의학자도 있다는데검안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서 해부를 하지 않고 체표면을 통해 사망원인, 사망시각 등을 추정하는 걸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1년에 8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데 그중에 변사가 3~4만 명이 됩니다. 저희 입장이야 모두 부검을 하고 사망원인을 밝히는 게 여러모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면도 있고요. 그럴 때 검안하는 의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법의학에 계시다가 퇴직하시는 분들이 검안을 하게 됩니다. (Q)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는지사망 후 형태학적으로도 검사를 통해 알아낼 수 없는 질병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른 걸 모두 배제하는 방법을 씁니다. 소거를 하는 거죠. 외인사인지 아닌지에 따라 경찰의 수사의 지속성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외인사를 제거하고 나면 그 다음은 질병에 대한 건데요. 질병도 통계청에 넘어가기 때문에 중요하게 밝혀야 합니다. 부정맥 같은 경우는 모든 질병을 다 소거하고 남은 카테고리 안에서 저희가 임상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거죠.(Q) ‘목욕탕 익사’ 관련 논문도 썼는데목욕탕에서 목욕하다가 돌아가시는 노인들이 많아요. 목욕 중 익사인지 아니면 심장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때문에 사망한 건지 부검을 했을 경우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만일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보험 분쟁이 됩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물을 흡입하지 않았다. 심장질환이 발생해서 돌아가셨고 마침 그 장소가 물이 있었기 때문에 떠오른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목욕탕에서 돌아가셨으니깐 당연히 익사가 되지 않느냐’라고 할 수 있는 거죠. 만일 익사로 돌아가신 게 증명되면 이건 상해사망, 재해사망이라고 부르는 카테고리에 속하게 됩니다. 질병과 상해는 보험금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당연히 높은 보험금을 받길 원하는 거죠. (Q) 부검할 때의 마음가짐‘이분이 사람이었고 지금도 사람이라는 거, 나와 같은 인간이었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사실을 따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돌아가신 분이라고 해서 그분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고요. 다만 저는 그분의 사망원인과 사망종류를 밝혀줄 제 직업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신이니깐 무섭다거나 피하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을 전혀 들지 않습니다. (Q) 2014년 윤일병 폭행 사건도 맡았는데당시 KBS 윤진 기자가 사건을 발굴해 가져왔고 단지 의학적인 판단을 제공했을 뿐이다. 처음엔 가해자들이, 음식물 먹고 있던 윤일병의 뒤통수를 쳤는데 캑캑거리며 질식사 했다고 했죠. 하지만 부검을 통해 비장이 파열될 정도의 잔인한 폭행과 출혈이 있었고 그로인해 사망한 건데 그 사실이 숨겨질 뻔 했던 거죠. 결국 기소를 다시 하게 되고 살인으로 판단하게 된 거죠. 마음속으로는 처음 이윤성 교수님의 강의에서 들었던 인권, 정의 이런 게 실현된 게 아닐까 하는, 마음속으로 뿌듯함이 있었죠. 세종대왕이 편찬하신 ‘무언록(無寃錄)’의 말처럼 원한을 없게 하는, 그게 바로 유족에게 드릴 수 있는 작은 위로 그리고 고인한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정의실현,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Q) 꽃피는 봄이 오면 더 바쁜 이유는보통 시신은 물에 빠지면 20~30%는 바로 떠올라요. 간혹 입고 있던 옷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가라앉게 되는 경우에는 부패하지 않으면 좀처럼 떠오르지 않게 돼요. 하지만 봄이 오고 따뜻해지면 부패가 진행되면서 시신이 떠오르죠. 어느 날은 익사로 사망해 떠오르게 된 부패가 다 진행된 시신들을 네 건이나 부검한 적도 있고요. (Q) 부검을 통해 시신의 과거모습을 느낄 수 있는지시신의 안쪽 장기를 보게 되면 ‘아, 이분이 어떻게 사셨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어요. 요즘엔 결핵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지 않지만, 생활형편이 어려운 지역에 계셨던 분을 보다 보면 결핵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어요. 약복용과 치료를 잘 받았다면 그런 불행한 일을 겪지 않았겠죠. 폐기종이 많은 분들을 보면 ‘아, 정말 담배를 많이 피셨구나’라고 느끼죠. 임상 의사들은 초음파나 CT 등을 통해서 간을 보지만 저는 실물을 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Q) 기억에 남는 유서가 있다면단지 시신만을 보고 알 수 있는 게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료의 해석에 있어서 경찰이 처음에 수집한 모든 상황들을 같이 공유합니다. 유서를 보게 되는 이유죠. 많은 분들은 유서라고 하면 제갈량의 출사표처럼 길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유서는 점점 짧아집니다. 본인의 죽음을 통해서 가족분들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제일 많습니다. ‘어렸을 때 때려서 미안하다. 살기 힘들어서 그랬다‘라고 아이에게 남기는 유서도 있고, ‘단골가게에 외상이 있는데 장례 치르고 남은 돈으로 갚아 달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고 여러 가지의 유서 형태를 보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Q) 죽음을 통해 느낀 나름의 성찰이 있다면처음에 법의학을 공부하고 부검을 하게 되면 가장 무서운 건, ‘자신이 갑자기 죽게 된다면…’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오래 흘러가다보면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역설적으로 그런 죽음을 오래 경험하다보면 ‘현재의 유한한 나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라고 많이 느끼게 돼요. 많은 분들은 법의학자 만나면 재밌고 미스터리한 사건 얘기해달라고 하는데, 사실 그런 건 기억에 잘 남지 않습니다. (Q) 부검 중 눈물 흘린 이유의정부 한 아파트에서 어떤 여성분이 돌아가셨는데 아이를 끌어안고 화상을 입은채로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돌아가셨어요. 그 분 자신도 보육원에서 입양과 파양을 겪으면서 홀로 외롭게 자라왔죠. 인생의 아이러니라고 할까요. 미혼모로서 아이를 홀로 키우다 뜻하지 않는 사고를 당하게 된 거죠. 그 분 한쪽 눈가 끝에 눈물이 말라 붙어 있는 걸 보고 돌아가시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란 생각에 마음이 많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인간의 악함에 분노했던 부검 사례가 있다면굉장히 놀란 사건이었어요. 여성이 147번을 칼에 찔렸습니다. 이별 통보받은 남성이 격분해서 찌른 건데 그땐 굉장히 마음이 우울했어요. 잔혹한 것도 잔혹한 거지만 인간이 얼마나 악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이랬을까, 그것도 한 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서. 인간의 악함에 분노했던 기억이 납니다. (Q) 부검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어떤 사람의 형법적 정의, 인권이라는 면에서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하나는 국가가 세금을 걷어서 제대로 쓰려면 국민의 인생 마지막 과정인 죽음에 있어서 실제로 어떤 과정에 의해서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돼요. ‘자살이 많다’면 당연히 그쪽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 세금 써야 합니다. 그런 것에 근간이 되는 게 사망원인의 규명이죠. 부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진 않지만 법의학자가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그 사회가 형법적 정의는 물론 국가의 세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그리고 그걸 통해서 국민의 수명이 더 늘어나고 기대여명이 더 늘어날 수 있게 되는 거죠. (Q)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저는 직업 때문에 당연히 죽음을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시나리오도 여러 개 생각해 봤고요. 안타깝지만 현대사회에서의 죽음은 사실 의사에 의해서 좌우될 때가 많아요. 정신없이 뭔가를 진단받고 치료에 전념하다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이나 주변에 본인이 남기고 싶은 죽음에 대한, 죽음을 통해서 얻은 자신만의 성숙한 고찰 등을 전혀 남기지 못하고 그냥 갈때가 많아요. 내가 뭘 원했는지 뭘 안 원했는지를 명확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죽음에 대한 준비, 거창하게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나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를 준비하는 게 진정한 죽음의 준비가 아닐까요. (Q) 앞으로의 계획법의학자가 된 후 살아온 삶보다 앞으로 법의학자로서 살아야 할 삶이 더 길다고 생각해요. 쓰고 싶은 주제의 논문도 많고요. 리서치와 실험 등 해야 할 게 많아서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국민 분노에 공감”...국립극단, 친일 극작가 연극 ‘빙화’ 공연 취소

    “국민 분노에 공감”...국립극단, 친일 극작가 연극 ‘빙화’ 공연 취소

    국립극단이 오는 9월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친일 작가 임선규의 연극 ‘빙화’ 공연을 취소했다.국립극단은 지난 5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일부 연구자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친일 연극의 실체를 드러내고, 비판적 성찰을 통해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공연을 기획했다”라면서 “하지만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심려에 공감하여 기획 의도를 참작하더라도 해당 작품을 현시점에 무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1940년대 발표된 연극 ‘빙화’는 1937년 9월 소련에 의해 연해주로 강제 이주하게 된 조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일제강점기 연극 통제 정책에 따라 시행된 ‘국민연극제’ 참가작으로 친일적 요소가 강하다. 일제강점기 ‘홍도야 우지 마라’(원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등 인기작을 쓴 임선규는 하야시 나카로(林中郞)로 개명해 활동했다. 그는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친일·반민족행위자 705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발표한 2019 공연계획에서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열한 번째 순서로 ‘빙화’를 선정, 9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국립극단은 “대체 작품을 모색 중이며 추후 국립극단 홈페이지를 비롯한 공식 채널을 통해 변경 작품을 안내해 드릴 예정”이라며 “공연 취소에 대한 관객 여러분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가족 돌봄은 회생 어렵다… 사회적 돌봄으로 ‘젠더 갈등’ 풀자

    가족 돌봄은 회생 어렵다… 사회적 돌봄으로 ‘젠더 갈등’ 풀자

    한국 사회에 변혁의 바람을 몰고 온 ‘미투’ 운동의 진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온 여성들의 목소리는 공고하게 이어져 온 남성 중심적 폭력 문화의 민낯을 들춰냈고, 남성 중심 권력 구조에 균열을 냈다. 불법촬영 규탄 시위, 낙태죄 폐지 등 여성 관련 이슈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성폭력 대책과 성평등 정책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발과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사건은 여혐 대 남혐의 대결 구도로 비화됐고, 역차별을 거론하며 페미니즘에 반기를 드는 남성들도 늘어났다. 서울신문 부설 서울젠더연구소는 출범에 맞춰 국내 대표 여성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71) 연세대 명예교수에게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물었다. 조한 교수는 가깝게는 근대의 근간을 형성해 온 군사주의와 과학기술주의에 대해, 멀게는 긴 인류사를 통해 구축돼 온 가정과 공공 영역 분리에 대해 근원적 성찰을 하지 않으면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교환 영역’(시장)과 ‘재분배 영역’(국가)을 축소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 공존의 원리인 ‘호혜의 영역’을 사회의 핵심으로 삼고 확장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담은 지난달 서울젠더연구소장 김균미 대기자가 진행했다.-2018년 미투 운동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상황을 진단한다면. “한국에서는 2005년에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의 진학률을 추월했다. 그런데 아직도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이나 노리개처럼 여기면서 폭력적으로 대하는 남성들이 남아 있다. 미투 운동은 ‘더이상 그런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단호한 선언이다. 이전의 성폭력 폭로 사건이 피해자를 대변하는 운동이었다면 현재 미투 운동에서는 당사자들이 직접 발언을 하고 나섰다. 이 현상은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의 ‘1·2차 근대’의 개념으로 풀어내면 이해가 쉽다. 1차 근대의 주역은 중세 신분제에서 해방된 남성들이었다. 그들은 산업 역군이자 제국주의 전쟁의 참전자로 1등 시민의 자리에 있었다. 여성들은 그들을 보조하는 현모양처, 가정주부의 자리에 있었다. 2차 근대에 접어들면 남녀 모두가 경제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립가능한 개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여성 운동 차원에서 보면 1차 근대에서 여성은 경제·사회적 자립을 위한 동등한 권리 운동을 펼쳤다. 그런데 2차 근대에 가면 개인의 존엄과 자율적 삶을 존중하자는 운동을 벌인다. 서지현 검사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는 2차 근대의 대표적 사례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된 여성들이 작은 폭력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회원리 자체의 근원적 변화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최근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백래시(반발·반격)가 심각한데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1차 근대에서 2차 근대로 넘어서는 과도기 현상이다. 2차 근대에 접어들면 여성들도 온전한 독립이 가능해져서 공사 영역에 걸쳐 자율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반면 직장만 있으면 결혼하고 가장으로서 어깨를 펴고 살 수 있으리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성장한 남성들에게는 수난 시대가 시작된다. 현재 한국의 ‘일베화 현상’이나 여혐 대 남혐 구도는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나온 병리적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1차 근대적 여권 운동은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여성의 좌절’과 함께 ‘남성의 좌절’도 다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 모두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살되 그간의 발전주의가 파생시킨 문제들을 해결하는 협동적 주체가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녀 갈등의 원인 중 하나로 군대 문제가 꼽히는데 교수님께서는 오래전부터 해결 방안으로 사회복무제를 제시하셨다. “한국의 남성 의무복무제는 성차별 체계의 핵심이다. 최근까지 월급 호봉이나 공무원 채용 시험에 가산점을 주는 보상제도가 있었다. 군대를 가지 않은 존재를 따돌리거나 2등 시민으로 취급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었다. 공무원시험 시 군 가산점을 두고 여성과 장애인 대표가 위헌 소송을 내 1999년에 승소했는데, 이 즈음에 병역 제도를 2차 근대적 시점에서 개혁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병사가 총 들고 싸우는 시대도 지났고, 기강을 세우기 힘든 상황에서 군대는 청년 직업훈련소화하고 있다. 냉전 체제는 북한의 개방으로 전혀 다른 지평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훈련은 이제 재난과 재앙의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젠더’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려면 일자리와 결혼, 돌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기성 정치인이나 관료, 부모들은 자기 세대의 세계에 갇혀 평생 일자리와 결혼을 전제로 해법을 내려고 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혼자서도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1차 근대는 아내가 돌봄을 맡고 남편이 돈을 벌면서 유지됐다. 2차 근대는 여자가 사회에 나간 반면 남자들이 가정의 돌봄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여자들이 사회에 나가며 만들어진 공백을 메울 것이라 예상했다. 현실은 어떤가. 어릴 때부터 입시 공부와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만 한 여성은 남성 못지않게 돌봄에 서툴다. 그렇게 성장한 많은 ‘능력 있는’ 여성들은 출산하고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직장에 가고 싶어 한다.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돈벌이에 몰두하면서 육아를 맡을 사람을 고용하거나 어린이집에 장시간 맡겨 두려 한다. 그렇게 ‘기획된 가족’의 아이들은 장시간 학교와 사교육 시장에 맡겨져 관리·보호된다.” -돌봄의 공백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보인다. “그간 가족에게만 맡겼던 돌봄을 ‘사회적 돌봄’의 개념으로 풀어내는 것이 바로 여성가족부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1차 근대에서 제기된 생산성, 곧 여성 노동과 인권 문제를 다루면서 동시에 2차 근대의 생산성이 핵을 이루는 사회적 돌봄에 바탕을 둔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거시적 기획을 시도했어야 했다. 사회복무제는 그런 2차 근대적 기획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일 것이다. 남녀 모두가 성인이 되는 시점에 갖가지 위기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아이와 약자를 보호하는 주체가 되는 훈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어린이집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사회복무를 하는 청년 남녀가 참여하게 되면 지혜롭게 풀어 갈 수 있다. 스무살 즈음의 모든 국민들이 천재지변에 대비하고 약자를 돕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사회의 책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더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족 단위 돌봄을 회생시키려 하기보다 사회적 관계망 안에서 호혜적 관계를 맺고 다음 세대를 함께 키우는 즐거움을 경험하는 새로운 인프라를 만드는 데 세금을 써야 한다.” -‘토건 국가’에서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강조해 오셨다. “경제학자 낸시 폴브레가 쓴 ‘보이지 않는 가슴’이라는 책이 있다.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잘 굴러간다고 하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가슴’이 있어 가능했음을 보여 주는 책이다. 돌봄은 존재와 존재의 만남, 소통과 이해와 공존의 행위다. 그러나 도구적 합리성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이 영역을 무시해 왔다. 여성들, 특히 1차 근대에서 열렬한 운동을 했던 페미니스트들도 돌봄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가정주부 시대에 어머니들이 강요받은 비지불 노동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한 것이다. 돌봄 사회에서 말하는 ‘돌봄’은 가족을 넘어선 ‘사회적 돌봄’이다. 사회적 돌봄이 가능한 사회는 결혼을 강요하기보다 동거를 장려하고 의무적 제도가 아닌 실질적 지원을 하는 사회다. 더 나아가 돌봄은 창의의 근원이다. 창의성은 돌봄이 있는 여유로운 환경에서 나온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더 자연스럽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코리빙 스페이스’(co-living space), 자신이 원하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하는 ‘리빙 랩’(living lab), 이들이 모여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창의적 공유지,’ 이런 크고 작은 공동체적 시공간이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성평등 교육은 중요한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무엇보다 남자들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남자들은 소통을 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성장하지 않았나. (그 조직에서)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사실상 그것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런 이들은 나이가 들면 점점 더 귀가 잘 안 들리는 존재가 돼 간다. 여자들이 처음 공적 영역에 들어갈 때 적극적 조치가 필요했듯이 남자들을 돌봄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게 하려면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관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비폭력 대화 등 훈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남자아이들 문제도 심각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부터 제대로 사회화되지 못하고 있다. 존경스러운 남자 모델도 없고, 어머니나 여자 교사와 거리감을 느끼면서 온라인 전쟁 게임에 몰입하거나 남자 패거리 문화에 휩쓸리게 된다. 아버지가 가르쳐 주지 못한 소통과 돌봄의 능력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분법적 구도로 접근하면 역효과만 난다. 각자의 경험을 꺼내 놓고 함께 배워 가는 리빙랩과 같은 분위기에서 시대 변화를 배우고 스스로를 알아 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현재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연구할 시간도 없이 분주하게 ‘계몽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국가의 대대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젠더 이슈와 관련한 다양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발족한 서울신문 서울젠더연구소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면. “‘젠더’는 생물학적 성과 구분되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으로서 남성 중심의 사회가 어떻게 구성돼 왔는지 살펴보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단어다. 남녀로 구성된 사회가 긴 인류사를 통해 왜 이렇게 적대적 사회가 됐는지 거시적 관점을 갖고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연구하고 해결해 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현재 세계가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 이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근대의 원리였던 발전주의적 언어를 넘어 근대를 성찰하는 언어로 시대의 문제를 연구하고 풀어낼 것을 기대한다. 페미니즘은 다음 세대가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선언이다. 서울젠더연구소가 남녀와 세대 등으로 나눠진 이들이 같이 모여 의논하고 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 특히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2차 근대의 성찰적 페미니즘의 토대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김균미 젠더연구소장 kmkim@seoul.co.kr정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여성·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는… 연세대 명예교수. 1981~2013년 연세대 사회학과·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일했다. 1980년대 여성주의 동인 집단 ‘또 하나의 문화’와 함께 여성주의적 공론의 장을 열었고, 1990년대에는 서울시립청소년 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를 설립해 청소년 대안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2000년대부터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민관 협력의 다양한 모델을 제시했다. 곳곳의 마을을 돌봄과 소통이 있는 배움터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 ‘성찰적 근대성과 페미니즘’, ‘학교를 찾는 아이 아이를 찾는 사회’, ‘학교를 거부하는 아이 아이를 거부하는 사회’,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다시, 마을이다’,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선망국의 시간’ 등이 있다.
  • [박록삼의 시시콜콜] 진보 겁박한 진보

    [박록삼의 시시콜콜] 진보 겁박한 진보

    이른바 ‘태극기 자결단’이 지난달 3일 윤소하 정의당 의원에 가한 소포 테러는 지극히 저질스러웠다. 죽은 새, 커터칼, 그리고 조악한 필체로 적은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 ××한다’ 등 비난을 퍼부은 편지 등등. 당연히 한국사회 극우세력의 소행으로 여겨졌다. 국회 안에서 폭력과 불법을 일삼아놓고도 경찰 수사는 거부하는 자유한국당의 모습과 5·18, 세월호 등에 망언을 일삼는 보수정치인들이 이러한 극우 백색 테러의 자양분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붙여졌다.하지만 놀랍게도 경찰이 붙잡은 혐의자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한대련)의 핵심 간부 류모(35)씨였다. 한대련 서울지역 조직인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이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에 사는 류씨는 관악구 봉천동까지 와서 소포를 부친 뒤 돌아가는 길에 7차례에 걸쳐 버스, 지하철 등을 갈아탔고, 옷까지 갈아입어 가며 자신의 행적을 지우고자 했다. 당연히 극우세력의 행위라고 여겼던 정의당과 윤소하 의원조차 그의 신분이 밝혀지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류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고, 법원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 지난달 3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류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거나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대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 탓에 정확한 사실 관계 및 그의 의도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정신병리학적인 개인의 일탈이거나 최근 기승을 부리는 극우세력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자 하는 ‘기획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할 따름이다. 문제는 일부 진보진영의 구태의연한 습관성 반발이다. 청년민중당은 “CCTV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도 전혀 알 수도, 판단할 수도 없다”면서 “반일·반자한당 투쟁에 나서는 대학생 진보단체에 대한 공안탄압이고 진보민주개혁 세력에 대한 분열 공작, 공안탄압”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류씨의 행위 못지 않게 그 반응 또한 안타깝다. 과거 독재정권 시대에 반복해왔던 진부한 반발이다.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책임있는 운동세력이라면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고개를 숙일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사실이 아님이 확인되면 부당한 누명을 벗기 위해 가열차게 싸워야 함은 물론이다.1980~1990년대 청년 학생은 노동자, 농민과 함께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등 한국사회 변화를 위해 헌신하는 주된 세력 중 하나였다. ‘대학생’이라는 신분 자체가 범지식인 그룹의 일원으로 인정받았다. 그 시절에 비해 학생운동이 한국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 및 영향력은 현격히 달라졌다. 학생운동 위상 저하의 이유는 다양하다. 전지구적 체제경쟁이 끝났고, 혁명의 세기는 저물었다.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되는 만큼 이해관계 또한 다양하게 변화했다. 자신의 삶에 기반하지 않는 운동은 순수하고 낭만적일지언정 다수 대중과 함께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학생운동의 주장과 이념 등 가치체계의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다만 성찰하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 모든 조직과 세력은 도태될 수밖에 없음은 명백한 진리다. 청년학생이 여전히 국가와 인류 미래의 등불임을 확인시켜주기 바란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일본은 없다

    [최만진의 도시탐구] 일본은 없다

    기술의 진보가 인류에게 가져다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는 이동의 자유다. 첨단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나 선박들이 발명되면서 먼 거리도 손쉽게 왕래하는 세상이 됐다. 비행기의 등장은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글로벌 시대를 도래시켰고, 우주여행까지도 꿈꾸게 하고 있다. 이를 도시개발에 최고로 잘 적용한 건축가가 ‘존 헤론’인데, ‘걸어 다니는 도시’라는 대담한 구상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는 아메바 형태의 거대한 기계구조물인데, 동물처럼 다리가 달려 있어 마음대로 다닐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로써 본인의 자원이 필요하고 기술 등의 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장소로 언제든 갈 수가 있다. 또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여러 개가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메트로폴리스 기계도시’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뿐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형태와 구조를 자생적으로 바꾸어 나가기도 한다. 소위 ‘워킹 시티’로 불리는 이 도시의 배경에는 기계 문명의 힘을 빌려 지역과 국가를 초월하는 공동체를 생성시킨다는 철학적 의미가 숨어 있다. 이는 우주 개발에서 더 잘 드러난다. 누가 주인이라 할 수도 없는 망망한 우주 바다에 비행하는 도시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같이 진화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국가권력과 자국 보호라는 미명 아래 이웃 나라와 분쟁을 일삼고, 약탈과 전쟁까지도 불사했던 인류 비극을 종식시키는 해결책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이 마치 우주 공상 소설이나 영화에서만의 일 같지만 생각보다는 더 많이 우리의 현실 속에 와 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국제적 분업이다. 이는 여러 나라들이 경제적 이익의 배가를 위해 자국만의 자원과 기술을 특화해 협업 관계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물론 국제 분업은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있어 왔지만, 운송수단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 됐다. 특히 이전에는 약소국가가 강대국에 값싼 노동력과 원자재를 약탈당하다시피 제공한 경우가 많았다면, 오늘날에는 상호 공생하는 관계로 발전하게 됐다. 이러한 국제적 경제 공조 효과와 기능은 인터넷의 발달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일본이 최근 일방적으로 내린 경제 제재 조치는 이것만 보더라도 시대적 흐름과 정신을 역행하고 망각한 어이없는 행동인 것이다. 이는 역사를 거스르며 자국은 물론이고 이웃 나라와 전 세계를 배신한 반인류적인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다. 특히 독일의 고전주의 시인인 프리드리히 실러가 주창한 세계시민주의 및 사해동포주의의 메시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무시했던 인류는 급기야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르는 끔찍한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이러한 전쟁의 망령을 되살리지 않기 위해서 아베와 그의 추종자들은 반성하는 자세로 워킹시티를 성찰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꿈꾸는 군국주의 일본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시 한 번 패망의 쓰디쓴 맛을 보게 될 것임을 역사와 워킹시티는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 [환경 탐구] 북청 물장수를 다시 찾을 순 없지 않나/이민호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

    [환경 탐구] 북청 물장수를 다시 찾을 순 없지 않나/이민호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

    우리나라에서 ‘북청 물장수’로 상징되던 물 배달 시스템이 상수도로 바뀌기 시작한 건 1908년 서울 뚝섬에 정수장이 건설된 뒤부터다. 서양에 비해서는 짧은 역사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수도 보급률이 99%를 넘어섰다. 정수장 수만 483개에 달한다. 그동안 우리는 수돗물 품질에 대해 나름 자부심이 있었다. 서울의 ‘아리수’, 한국수자원공사의 ‘K-water’처럼 물에 브랜드를 붙일 정도였다. 지난달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를 보면서 많은 국민이 경악했다. 우리나라의 수돗물 관리 수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평택·안산 등 전국에서 유사한 신고가 이어졌다. 정부가 지원단까지 구성했지만 정상화는 요원하다. 그 물을 마시고 그 물로 씻고 빨래하는 주민들의 불안한 심정이 오죽할까. 수도는 강이나 호수에서 원수를 채수해 정수장에서 물을 맑게 한 뒤 수도관으로 배수(配水)해 각 가정에 제공한다. 아파트는 자체 물탱크를 거쳐 각 가구에 공급된다. 전문기관이 관리하는 취수와 정수 단계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많이 줄었다. 인천의 붉은 수돗물은 원수를 공급받는 수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수압을 높여 수도관 침전물이 떨어져 나온 것이 원인이다. 부실한 관리가 문제였다. 최첨단 시설과 설비를 갖춰도 원칙에 충실한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땅속에 묻혀 있는 노후 수도관이 걱정이다. 서울만 해도 내구연한 30년이 넘은 수도관이 31.5%에 이른다. 공동주택은 물탱크를 규정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염의 원천이 된다. 옥내 배관이라 불리는 집안 수도관은 주철관이 사용됐는데 녹이 많이 슨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온수를 틀면 설핏 색깔이 비치는 물이 나온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은 자치단체장의 책무다. 그동안 눈에 보이는 치적 사업만 챙기다가 기초 인프라인 상수도 관리를 등한시한 게 아닌지 성찰해 봤으면 한다. 시민들이 다시 ‘북청 물장수’를 찾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수도 관리자가 ‘한직’이라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배치하고 제대로 대우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7년 기준 전국 평균 수돗물값은 원가의 80.5%에 불과하다. 수돗물값 현실화도 공론의 장에 올리자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 코스타리카·뉴욕의 행복과 활기… 사회적경제·도시재생을 배우다

    코스타리카·뉴욕의 행복과 활기… 사회적경제·도시재생을 배우다

    전체 고용의 4분의1을 잉태하는 코스타리카 사회적경제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낙후된 지역을 핫한 랜드마크로 바꿔놓은 미국 뉴욕의 도시재생 비결은 뭘까. 김미경 은평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유동균 마포구청장, 이정훈 강동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 서울 6곳 구청장들이 지난 7~19일 코스타리카·미국·캐나다 3개국을 순방하며 얻은 교훈과 성찰을 지면에 싣는다. 우리 현실에 맞게 구정에 적용할 아이디어도 함께 들어본다. 구청장들은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회원 지자체 자격으로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와 정부·국회·민간기관 합동대표단(60여명)의 북중미 순방에 동참했다.
  • ‘5·18 망언’ 김순례 “당에 한 몸을”…野 “지도부 복귀? 인면수심”

    ‘5·18 망언’ 김순례 “당에 한 몸을”…野 “지도부 복귀? 인면수심”

    징계 후 97일 만에 최고위 재개 공개 모두발언서 사과 없이 기자들이 묻자 “유공자에 죄송”野4당 “솜방망이 처벌에 면죄부” 맹비난‘5·18 망언’으로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김순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징계 종료 후 지도부의 결정으로 자동 복귀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이 우뚝 서는 데 한 몸 던지겠다”며 첫 공식 일성을 남겼다. 지난 4월19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지 97일 만이다. 김 의원은 25일 모두발언에서 “저는 전당대회를 통해 전국 당원의 선택을 받아 선출된 최고위원으로서 묵묵히 국민과 당원을 바라보고 나아가겠다”면서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요즘 같은 엄중한 시기에 보수우파의 중심인 자유한국당이 우뚝 서는 데 한 몸 던져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최고위 복귀를 앞두고 당 내외 여러 의견이 있었던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논란이 당의 밝은 미래를 위한 건강한 토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공개된 회의 모두발언에서 5·18 망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최고위 종료 후 기자들이 5·18 망언 관련 사과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질의응답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다시 한번 심심한 유감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단 그릇된 언어를 사용해 본질에 위배되게 5·18 희생자와 유공자에게 상처 드린 것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심히 많은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그분들에게 정말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그러면서도 “제가 목적했던 바는 그게 아니었다. 5·18 유공자에 대한 정의는 법안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진정한 희생자와 유공자를 가려내자는 뜻이었다”면서 “언론에서 예민한 워딩에 집중을 해서, 그런 부분에 대해 더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언론의 탓으로 돌려 해명했다. 김 의원은 “제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모르지만 한국당에 소속돼 있으니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천 심사에서 징계 이력자에 대한 불이익을 주기로 한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의 공천룰에 대해서는 “완결된 것이 아니다. 지금은 이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월8일 국회에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종북좌파가 판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이 만들어져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의 한국당 지도부 복귀에 여야 4당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 최고위가 5·18 망언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면서 “한국당은 망언자들을 징계해 공당으로서 위엄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정춘숙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의의 전당에서 5·18의 역사를 부정하고 폄훼하는 거짓 선동과 망언을 퍼부은 사람에게 솜방망이 징계로 당 지도부 복귀의 면죄부를 주고 수수방관하는 한국당은 정말로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라면서 “한국당은 정치 혐오를 조장하는 ‘막말 퍼레이드’를 멈추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개선장군이라도 되는 마냥 최고위원직에 복귀하는 모습이 ‘인면수심’”이라면서 “한국당은 또다시 반성의 기회를 내던졌다. 자정 능력이 상실된 한국당에 더이상의 기대는 없다”고 밝혔다.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한국당이 김 의원을 지도부로 귀환시킨 것은 전두환 씨의 후예임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한국당은 차라리 이번 기회에 전두환 씨를 당 총재로 앉혀라”고 꼬집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5·18 망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국당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5·18 망언을 한 김 의원이 당원들을 대표하는 최고위원 자리에 있다는 것은 진정한 사과나 반성을 한국당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영상]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엑소 수호 “일상 속 자연과 동물 생각할 수 있길”

    [영상]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엑소 수호 “일상 속 자연과 동물 생각할 수 있길”

    영화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서로 교감하는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7번째 출항을 알리며 색다른 재미를 예고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순천 시장 허석, 총감독 박정숙, 프로그래머 박혜미 그리고 홍보대사 엑소 멤버 수호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해피 애니멀스(Happy Animals)-함께 행복한 세상’이다. 개막작은 인생의 전부인 강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들을 그린 브리튼 카유에트 감독의 <푸른 심장>이다. 이 영화는 유럽에서 거의 유일한 ‘생존의 강’ 발칸반도의 지역 강을 무대로 한다. 발칸반도의 강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모습은 갯벌과 습지를 지켜온 순천시의 역사와도 궤를 함께한다. 박정숙 총감독은 “반려동물뿐 아니라 가축, 그리고 동물을 넘어 자연과 환경으로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며 “또한 멸종위기종도 조명했다. 이에 대한 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영화제의 주 무대도 확장됐다. 박혜미 프로그래머는 “순천을 대표하는 한여름의 축제로 관객과 영화인들의 만남의 장을 대폭 확대했다. 전 연령층에게 다가갈 계획”이라며 “가족끼리 낭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순천만국가정원 상영회를 비롯해 순천시와 인연이 깊은 오성윤 감독의 특별전도 마련됐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즐거움과 의미, 감동과 성찰의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비경쟁으로 치러졌던 순천만세계영화제는 이번 회부터 단편 경쟁 부문을 신설했다. 동물, 생태, 공존을 주제로 한 국내작을 대상으로 총 75편의 단편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박혜미 프로그래머는 “극영화와 애니메이션의 편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려동물과 동물 캐릭터를 창의적으로 해석한 작품도 많았다”며 “서사와 전개보다는 자연과 동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성찰한 부분을 생각해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무원들이 영화제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허석 순천시장은 “공무원들은 주도적이 아니라 보조적 역할을 했다”면서 “제가 그런 내용을 보고 받거나 간섭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상설적인 조직위 없이 예산이 확보되면 준비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유능한 스태프들도 버거울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조직 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올해 평가 이후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해명했다.올해 영화제의 홍보대사는 엑소 리더 수호다. 수호는 “오랜 시간동안 반려견 별이와 함께하며 동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 자연과 동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주변에도 자연과 동물에 소중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는 오는 8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순천시 일대에서 진행된다. 다양한 주제의 영화 상영회뿐 아니라 찾아가는 영화제, 동물 사진전, 멸종위기 동물인형 전시회, 동물 타로 체험 등의 수많은 부대 행사도 진행된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임기 마친 문무일 검찰총장, 떠나면서 “국민 기대 못 미쳐 아쉽다”

    임기 마친 문무일 검찰총장, 떠나면서 “국민 기대 못 미쳐 아쉽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문무일 검찰총장이 24일 퇴임식을 끝으로 총장 2년 임기와 30년 넘는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문무일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8층 회의실에서 비공개 퇴임식을 갖고 대검 간부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임기를 마친 검찰총장의 퇴임식이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행사를 간소화하라’는 문 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퇴임식에 앞서 문 총장은 오전 10시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만나 퇴임 인사를 했다. 퇴임식을 마치고 배우자 최정윤씨와 함께 대검 청사를 나선 문 총장은 “2년 간 지켜봐주고 견뎌 준 검찰 구성원과 국민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국민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노력했는데 국민들 눈에 미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는 “수사권 조정을 해야 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내용은 면밀히 살펴야 한다”면서 “그런 점 때문에 제가 ‘결이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던 점을 양해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문 총장은 별도의 기념촬영 없이 최씨와 함께 차에 올라 청사를 떠났다.앞서 문 총장은 지난 5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개혁안(형사소송법 등 개정안)이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면서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었다. 패스트트랙을 탄 검찰개혁안은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게 모든 사건에 대한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인정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반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특정 분야로 한정해 검찰이 일반송치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했다. 문 총장은 전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떠나면서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로 퇴임사를 대신했다. 이 글에서 문 총장은 “검찰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을 신뢰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국민의 바람이 여전하기만 하다”면서 “검찰에 대한 불신이 쌓여 온 과정을 되살펴보아 우리 스스로 자신부터 그러한 과오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여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 권능을 행사하려면 그 권능을 행사하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통제를 받아야 하고, 권능 행사가 종료되면 책임을 추궁받을 자세를 가져야 한다”면서 “우리부터 통제받지 않는 권능을 행사해 왔던 것은 아닌지,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늘 성찰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형사소송절차에 혹시라도 군국주의적 식민시대적 잔재가 남아 있는지 잘 살펴서 이러한 유제를 청산하는 데에도 앞장서 나서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현재 검찰은 수사를 직접 할 수 있고, 법원은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사건은 심리할 수 없다. 이렇게 검찰이 수사권과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독점권과 기소재량권을 모두 독점하며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를 검찰이 주도하는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과도한 권력 집중 탓에 검찰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불리고 있다.한편 오는 25일부터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의 박해진 작가와 형난옥 나녹 대표는 누구?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의 박해진 작가와 형난옥 나녹 대표는 누구?

    ●형난옥 나녹 대표 경남 거창 출생. 대학에서 국어국문학 전공. 1980년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1981년 출판계에 입문, 2002년 편집자 출신으로 ㈜현암사 대표이사 선임. 2009년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초대 운영본부장. 2012년 유아림 대표이사.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역임, 1980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며 부당한 공권력을 이길 수 있는 힘은 국민의 ‘깨인 정신’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 원천이 될 출판에 입문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했다. 2013년, 때로는 애독자로 때로는 저자로 30년 동안 우정을 지켜온 저자 박해진이 15000매의 원고를 완성하여 찾아왔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역사에서 사라진 한글창제사. 전설이 비로소 ‘역사´가 되어 찾아왔다. 이것은 정신사의 혁명을 가져올 원고라는 믿음이 갔다. 그러나 우리 출판계는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주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은 나를 출판계로 돌아오게 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의 표본인 ‘훈민정음 정신’이고 선각자정신의 선봉에 있는 ‘홍길동 정신’이다. 문자를 창조하고 활자를 개발해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었던 민족의 후예로서 자긍심을 갖고 저자와 동행하며 세계를 선도하는 출판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박해진 작가 강원도 태백 출생. 대학에서 국어국문학 전공. 1984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종근당과 아모레퍼시픽 광고대행사의 홍보부장을 지냈다. 30여 년 동안 궁궐 등 문화재 사진을 찍었다. 2001년부터 훈민정음 연구에 매진해 창제의 역사에서 빠져있던 신미의 존재를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 평전’으로 집대성했다. 앞으로 훈민정음의 바다 한가운데로 ‘밑바닥 없는 배’를 타고 나가 ‘구멍 없는 피리’를 불 것이다. 김병식 객원기자kbs@seoul.co.kr
  • “초심으로 세계 넘버원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에 도전한다”

    “초심으로 세계 넘버원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에 도전한다”

    변화경영과 개척자 리더십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에스에너지의 홍성민 회장을 만났다. 홍성민 회장은 시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끊임없이 적응하고 생존하며 개척하는 삶으로 평생 살아왔다. 그는 “지금의 시대는 학생들도 전 과목을 잘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우리 산업도 과거 대기업 중심의 중앙집중식 수직계열화 시대는 끝났다. 분산형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하는 수평계열화로 전문화가 되지 않으면 21세기에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30여년 동안 태양광사업이라는 한 길만 걸었다. 연구하고, 창업하고, 성장하고, 좌절하는 세월을 ‘변화경영’이란 리더십으로 살아남아 이제 다시 뛰고자 한다. 태양광산업이 세간에 알려지기도 전인 엄동설한의 암흑기에 창업한 홍 회장. “대기업과 많은 기업은 봄에 창업하여 꽃샘추위와 황사를 못 이기고 폐업했다. 지금의 여름 장마와 태풍을 버티고 살아남는 기업만이 가을에 수확을 할 수 있다”라며 농부의 아들임을 자랑스럽게 경영에 도입하여 힘주어 말한다. “청정 무한 에너지를 누구나 공짜로 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나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말에 창업하는 청년의 포부를 듣는 듯하다. 그리고 이제 “태양광 세계 1위 선도기업이란 기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성공한 기업이 아니라 초심자의 자세로 시작하고 노력하며 여생을 바치겠다”라며 미지의 개척자로서 포부를 밝히는 홍 회장을 통해 그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삼성전자 사내벤처 1호 지정을 통해 창업했다.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9년째 되던 1992년, 삼성전자 내 에너지사업팀이 신설되고 팀장으로 부임했다. 전문분야는 아니어도 누구보다 잘해 내리라는 일념 하나로 열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했지만 2001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핵심사업을 제외한 사업분야의 분사를 결정한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그늘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태양광산업의 성장에 대한 확신과 비전을 발판 삼아 함께 퇴사한 동료들과 퇴직금을 종잣돈으로 에스에너지를 창업했다. 하늘을 보고 살아가는 운명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저는 어린 시절 ‘공부하지 않으면 평생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공부를 했듯이, 지금 창업을 하지 않으면 평생 고생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아 태양광의 암흑기에 한 줄기 빛으로 나서게 됐다.” -태양광 산업생태계에서 모듈제작, 시공, 관리운영 등으로 기업을 포지셔닝 했다. “우리 회사의 미션은 ‘Free Energy Planet’. 즉, 에스에너지는 청정 무한 에너지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그 처음이 태양광이었고 태양광 모듈제조와 영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의 태양광 모듈사업, 프로젝트사업, 태양과 발전소 O&M(관리운영) 사업, 수소 연료전지 사업영역을 구축하게 된 것은 우리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계속된 질문과 사업 수업료를 통한 성찰과 각성의 결과이다.” -에스에너지만의 차별적 경쟁력은? “대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에스에너지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다. 태양광은 시장경쟁이 치열하고 산업 패러다임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우리는 시장수요나 정부 정책 등 변화하는 외부환경요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오로지 ‘생존’ 하나만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왔다. 에스에너지는 ‘변화와 혁신’ 그 자체이다.” -최근 계열사 에스퓨얼셀이 코스닥 상장을 했다. “에스퓨얼셀은 수소 연료전지 전문기업으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2018년 10월 15일에 연료전지 기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했다.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수소경제의 경우, 지난 1월 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구체화됐다. 주요 내용은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보급량을 2018년 7㎿에서 2022년 50㎿, 2040년 2.1GW로 급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4년간 총 7천억원 시장에서 60% 점유율을 차지하는 에스퓨얼셀도 큰 성장을 예상한다. 또한 올해 안으로 수소경제법이 통과되면 일부 지자체에만 적용됐던 민간 건축물 신재생에너지 의무가 일정규모와 조건을 충족하는 모든 건물로 확장되면서 에스퓨얼셀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에스에너지만의 위기관리능력은. “2006년부터 태양광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대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이 뛰어들었으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정부 지원은 줄어들고, 2010년 중국발 대규모 태양광 설비투자는 부품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많은 기업이 도산했다. 세계적으로 태양광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소수의 대기업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우리 회사가 살아남은 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것으로 이는 변화하는 시장에 기민하게 잘 적응한 강인한 생존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생산설비 확대 등 대규모 투자는 지양하고 몸집을 줄이면서 효율을 높이는 순발력 있는 조직으로 전환하고 현장에서 얻은 시행착오를 우리만의 경영노하우로 축적한 것이 지금의 ‘생존능력’이라는 내공을 보유하게 됐다. 지금도 우리는 생존능력을 통한 지속 경영과 지속 성장을 위해 전 임직원이 하나 되어 그 뜻을 함께하고 있다.” -올 매출목표액이 전성기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 회사는 전년 대비 약 30% 태양광모듈 가격하락과 개발 및 시공(EPC)의 선순환구조 개선을 위한 일시적 매출감소, 해외거래처의 계약불이행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2019년에는 EPC 사업부문 성장 및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매출 확대로 성장성 및 수익성 모두 빠르게 개선돼 연결 영업실적의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 우리 회사는 수익성 높은 다운스트림 부분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태양광 모듈제조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태양광사업의 O&M, 연료전지 사업의 에스퓨얼셀 등 전사적 시너지를 발휘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내 당진 화력발전 설비 237억원 규모의 사업 수주와 88억원 규모의 고속도로 태양광 발전 수주, 일본 에비노시에서의 750억원 규모의 태양광발전 EPC사업 수주 등은 2019년 매출목표액 달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 -지난 6월 24일, 당진화력 태양광발전설비(20㎿급, 237억원) 수주를 경영공시 했다. “당진은 금년 육상태양광 입찰 건 중 가장 큰 프로젝트로 이번 수주는 모듈 제조사이자 시공사인 우리 회사만이 쌓을 수 있는 경제성 제고의 노하우로 최적의 설계와 원가분석을 통한 결과이다. 반드시 완벽 준공을 통해 발주처들에게 어떤 사업이라도 같이 할 수 있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에스에너지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기회라 본다. ” -해외시장도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우리 회사는 미국, 일본, 칠레의 해외 프로젝트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신규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일본에서 33㎿ 규모의 공사를 완공했으며 대형 사업의 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에비노시 약 750억원의 태양광발전소 EPC사업수주 등 현재 100㎿ 이상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2017년 중남미 대표 태양광시장인 칠레에서 500억원(38㎿) 규모 사업권을 인수하고 5기의 발전소를 건설 중이며 지난해까지 3기(23.1㎿)의 발전소를 준공했다. 2018년 칠레 발전소 2기(20㎿)를 추가 수주하여 우리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풍부한 일사량이라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그리드패리티를 조기 달성한 칠레에서는 태양광모듈 공급뿐만 아니라 EPC와 O&M까지 전 공정을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에 이를 교두보로 중남미 시장공략과 석권을 목표로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이 되고자 한다. 기존의 미국, 유럽시장 공급뿐만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태양광 모듈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이집트에 연간 200㎿ 규모의 태양광 모듈공장을 합작법인으로 설립할 것이고, 에스퓨얼셀도 국내 첫 건물용 연료전지로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회사로서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연료전지 보급에 앞장서고자 한다. ” -상장사로서 주주관리 노하우는. “요즘은 주주들이 인터넷 검색 한 번으로 손쉽게 기업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이다. 거짓 정보로 주주들을 대한다면 단기적인 목적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신뢰를 잃게 되는 처참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기업역사의 교훈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솔직하고 투명한 경영정보의 제공으로 우리 기업과 주주들의 신뢰 벨트를 조성하는 것이 주주관리의 핵심이다.” -2009년 신재생에너지 부문 대통령 표창, 2017년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 1호 태양광업체로서 창업 후 지금까지 태양광산업이라는 시장을 개척하면서 힘들었던 일도 매우 많았다. 물론 표창을 기대하고 땀 흘려 일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 임직원이 노력한 것에 대해 조금은 인정받은 기분이라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2001년 창사 이후 20년 동안 재생에너지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우리의 ‘진정성’에 대한 하늘의 보상이라 생각한다. ”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RE100운동에 대해. “기업이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재생에너지 캠페인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시대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미 현 정부도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의 방안 중 하나로 RE100을 제시했고 몇몇 기업들이 참여 약속 후 로드맵을 구축하여 실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 미래 에너지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시대에 RE100과 같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 입장에서도 매우 큰 사업기회라고 생각한다. 다만, RE100 캠페인에 기업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최근 업계에서 ‘재생에너지의 날’ 제정에 대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시대에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날 제정을 통해 이러한 것을 제도적으로 돕고 에너지 소비자로서 에너지 문제 해결을 스스로 실천하도록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기에 제정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 생각한다. ” -올해의 경영방침은. “Team&Rule! 에스에너지의 경영철학이다. 팀 단위로 일할 것. 원칙과 규정을 정하고 이를 준수할 것. 많은 사람들이 모인 기업이라는 조직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같은 편이라는 ‘소속감’, 구성원 간의 오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합리적인 원칙’을 세우고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에스에너지는 지난 19년 동안 매일매일 시장이라는 전쟁터에 나가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에스에너지는 Team&Rule 경영을 통해 생존을 넘어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세계 No.1을 향해 도전할 것이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홍성민 에스에너지 회장은 1960년 충남 출생 학력 1978년 2월 충남고등학교 졸업 1982년 2월 고려대학교 공학 학사 (전기공) 1984년 2월 고려대학교 공학 석사 (자동제어) 경력 1983년 10월 삼성전자 입사 1992년 1월 삼성전자 태양광발전사업 팀장 2001년 1월 ㈜에스에너지 설립 2014년 1월 에스파워㈜ 자회사 설립 2014년 3월 에스퓨얼셀㈜ 자회사 설립 현 ㈜에스에너지 대표이사 / 회장 수상내역 2009년 10월 신재생에너지부문 대통령 표창 2017년 2월 국가브랜드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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