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차별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열애설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양다리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충남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대변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51
  • 美 애틀랜타, 연이어 트렌스젠더 여성 폭행 사건

    美 애틀랜타, 연이어 트렌스젠더 여성 폭행 사건

    미국 애틀랜타에서 트렌스젠더 여성이 연이어 폭행당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5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러한 성차별적 폭행 사건은 아직 피해자들이 직접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으나 사건 당시 촬영한 동영상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파문을 일으키자 현지 경찰이 직접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은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트렌스젠더 여성이 애틀랜타에 있는 쇼핑몰 앞에서 한 가게를 향해 손가락질을 해가며 소리를 지르자 이내 한 남성이 이 트렌스젠더 여성을 떠밀어 땅바닥에 눕힌 후 쓰려진 여성 머리에 발길질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20일에는 지하철 내에서 두 명의 트렌스젠더 여성이 다수의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장면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충격을 준 바 있다. 애틀랜타에 기반을 둔 트렌스젠더 인권 옹호 단체의 한 관계자는 “연이어 이런 일들이 발생해 충격”이라며 “촬영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하면 이런 성차별적 폭행 사건을 비일비재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현지 경찰은 파문이 확대하자 지난 5월에 발생한 폭행 사건의 용의자로 34세의 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직 이번에 다시 문제가 된 동영상에 올라온 폭행 사건의 피해자는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되지 않았으나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트렌서젠더 여성이 폭행을 당하는 장면 (현지 언론 11Alive 캡처) 김원식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멍’ 때릴 때 ‘번쩍’인다

    ‘멍’ 때릴 때 ‘번쩍’인다

    뇌의 배신/앤드류 스마트 지음/윤태경 옮김/미디어윌/208쪽/1만 3000원 젠더, 만들어진 성/코델리아 파인 지음/이지윤 옮김/휴먼사이언스/448쪽/2만 3000원 두뇌는 우주만큼 신비롭다.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해도 뇌는 명확한 답을 주지도 않고 때론 새로운 화두를 선사하기에 늘 흥미로운 존재로 자리한다. 이번 화두는 ‘상식 깨기’라고 할까. 뇌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꾸는 책들이 잇따라 나왔다. 뇌는 사용할수록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뇌의 배신’은 일을 멈춰야 두뇌가 깨어난다고 역설한다. 뇌과학자 앤드류 스마트는 “인간의 두뇌는 격렬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진화했지만 두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한가하게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예로 든다. 자동으로 항공기를 조종하는 오토파일럿 기능 덕에 조종사들은 오랜 시간을 수동으로 비행하면서 쌓인 피로감을 분산시키고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인간의 두뇌에도 오토파일럿 기능이 있다. 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뇌는 계속 활동한다. 입력된 정보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한다. 삭제 기능은 저장 공간을 늘려 기억력을 돕는다. 이 상태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고 부른다.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뇌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한가하게 있을 때 특정 부위의 활동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내측 전전두엽피질, 전방대상피질, 쐐기앞소엽, 정수리 옆 해마(두정엽피질) 등이다. 각각 정보 조작과 활용, 통찰력 있는 해법과 창의적 사고, 자아 성찰, 정체성에 관여한다. 아무런 정보와 자극 없이 ‘멍하니’ 있다가 돌연 좋은 생각이 번쩍 떠오르는 것은 DMN 상태에서 이들이 유기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가하게 지낼 수밖에 없게 된 요새야말로 가장 심오한 활동을 펼친 나날들”이라고 했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원격작용에 몰두하다가 머리를 식힐 겸 정원에서 잠시 명상에 잠겼을 때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등의 사례를 들어 DMN을 중심으로 한 뇌과학에 쉽게 접근한다. ‘젠더, 만들어진 성’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뇌가 태생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행동한다는 일반론을 반박한다.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저자 코델리아 파인은 두 성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주장은 사회·문화적 편견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여성에서 남성이 된 성전환자의 사례는 그 편견을 확연히 드러낸다.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생물학 교수는 여성일 때 낸 논문을 ‘남성으로서’ 세미나에서 발표한 뒤 다른 교수에게 “여동생보다 훨씬 잘했다”는 말을 들었다. 변호사 수전은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회사를 그만뒀다. 그러나 토머스가 된 후 같은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정말 기분 좋은 친구”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저자는 남녀 뇌의 차이를 주장하는 이유를 사회에 퍼진 성적 불평등이 불공평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남성과 여성의 타고난 차이 탓으로 돌리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연구 자료와 사례를 통해 신경(뇌) 성차별인 ‘뉴로섹시즘’을 설명하고, 성 중립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까지 귀띔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이럴 땐 “앙대요”vs “대요”… 엇갈린 美 대학 성폭력 기준

    미국 대학들이 학내 성폭력 방지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캠퍼스 내 성폭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이어 교육부가 성폭력 대처 방안이 미흡한 대학들을 일일이 지목하고 나선 데 따른 조치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적극적인 동의’(Affirmative Consent)다. 싫다고는 했지만 소극적이었다거나, 명확한 의사표현이 없어 사실상 동의한 것과 다름없다는 식의 변명을 차단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다소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의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당장 올해 가을 학기부터 성폭력뿐 아니라 성차별에 관련된 사안까지 모두 다 들여다볼 수 있는 실무팀을 구성, 운영키로 했다. 이 팀의 전문조사관들은 학생들의 불만을 들여다본 뒤 교육에 있어서 남녀평등을 규정한 연방법 ‘타이틀 9’(Title IX)에 걸맞은 적절한 조치와 정책 등을 제안하게 된다. 증거의 50% 이상이 성폭력 쪽으로 기울면 성폭력사건을 다루는 기준에 맞춰 처리한다. 가해 용의자는 익명을 요구할 수 있지만, 그것이 관련 조사의 지연이나 다른 방식의 해결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다만 성폭력 반대운동 단체에서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적극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부분은 법률적 검토 결과 ‘성적 본성에 있어서 불쾌한 행위’(Unwelcomed Conduct)를 금지한다’는 식으로 다소 완화했다. 비판을 의식한 듯 대학 측은 “불쾌한 행위는 아주 폭넓게 해석될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대학들은 ‘적극적 동의’에 그야말로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안티오크대학 같은 곳은 아예 성관계의 단계마다 구두로 명확하게 동의의 뜻을 표시하도록 했다. 캘리포니아주에 제출된 법안은 학생들이 “의식적이고도 분명하게” 성관계에 미리 동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골드만 삭스는 남성 천국”… 성차별 소송당해

    “골드만 삭스는 남성 천국”… 성차별 소송당해

    세계적인 금융 투자 기업인 골드만 삭스가 기업 내에 만연된 성차별 문화로 전 여성 임직원들에 의해 미국 연방 법원에 소송을 당했다고 미 언론들이 2일(현지 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부사장 출신인 전 여성 임원 크리스티나 첸-오스터와 샤나 오리크는 1일 맨해튼 연방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골드만 삭스는 ‘남성 클럽’의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폭음이 만연했으며 여성들은 성적으로 차별을 받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주장했다. 이들 여성 임직원들은 보수 면에서도 남성 동료에 비해 21%나 적게 지급받았으며 승진 기회도 다른 남성 직원에 비해 23%나 적게 부여받았다며 골드만 삭스에 만연해 있는 남성 중심 기업 문화를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남성 임원들은 빈번하게 스트립 바 등을 여행하고 다녔으며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철저하게 배제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골드만 삭스를 상대로 차별을 이유로 첫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이번 추가 소송은 기업 내 성차별적 문화를 지적함으로써 집단 소송으로 확대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추가적인 성차별 문제에 관해 골드만 삭스 측은 “소송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일 뿐 소송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들의 주장을 평가 절하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미국 월가에 있는 골드만 삭스 (자료 사진) 김원식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 성립 요건 (강용석 전 의원 사건)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 성립 요건 (강용석 전 의원 사건)

    판례의 재구성 8회에서는 ‘강용석 전 국회의원의 아나운서 비하 발언’의 모욕죄 성립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된 대법원 선고 ‘2011도15631’ 판결을 소개한다. 판례의 의미와 해설을 형법 분야의 권위자인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 사건 소개 및 판례 의의 ‘女 아나운서 모욕’에 명예훼손 고소 피해자 특정 안돼 모욕죄 인정 안해 2010년 7월, 강용석 전 의원은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뒤풀이 회식을 했다. 한 여학생이 아나운서가 장래 희망이라고 하자, 그는 “아나운서로 성공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아나운서연합회 회원인 여성 아나운서 154명은 강 전 의원을 고소했다. 그는 아나운서들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법원과 항소심 법원은 강 전 의원의 유죄를 인정했다. 피고인의 발언이 ‘여성 아나운서들 개개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성이 있는 경멸적 표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강 전 의원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의 법리오해를 이유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피고인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하고 저속하지만 여성 아나운서 일반을 대상으로 한 것일 뿐,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개별 구성원들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님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대법은 형법상 모욕죄의 성립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다만 강 전 의원이 해당 사실을 보도한 기자를 고소한 부분은 무고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이 판결은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의 성립 요건’에 대한 종래 판례의 입장을 사건에 적용했지만, 이전 판례들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지도층의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발언에 면죄부를 줬다며 아나운서연합회와 여성단체 등이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판결의 요지 개별 아나운서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 안 줘 ‘모욕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피해자는 특정돼야 한다. 이른바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은 모욕의 내용이 집단에 속한 특정인에 대한 것이라고 해석되기 힘들고, 개별 구성원에 이르러 집단표시에 의한 비난 정도가 희석돼 개별 구성원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그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원칙이다.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지 않아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으로 평가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성립할 수 있다. 한편 개별 구성원에 대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구성원 수가 적거나, 당시의 주위 정황 등으로 보아 집단 내 개별 구성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을 때에는 구성원 개개인이 피해자로 특정된다고 봐야 한다. 구체적 기준으로는 ▲집단의 크기 ▲집단의 성격 ▲집단 내에서의 피해자 지위 등을 들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대상판결은 피고 강용석 전 의원의 발언이 여성 아나운서 일반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그 개별 구성원인 피해자들에게는 모욕의 정도가 희석돼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며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구체적 이유로는 ①‘여성 아나운서’ 집단의 경계가 불분명한 점 ②피고의 발언이 ‘한국아나운서연합회’만을 지칭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발언의 경위와 표현 방식 및 정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발언이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한 근본적인 사회적 평가를 변동시킨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들었다. ■ 오영근 한양대 교수 해설 집단 가리켜도 특정인 지칭 명백해야 성립 “여자 아나운서” 표현은 충분한 구체성 없어 ●명예의 개념 모욕죄의 보호법익은 명예다. 일반적으로 명예의 개념에는 외적 명예, 내적 명예, 명예감정 등이 있다. 외적 명예란 “저 사람은 훌륭하다”처럼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말한다. 외적 명예는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내적 명예)에 비해 과대 또는 과소평가돼 있을 수 있다. 내적 명예란 외부의 평가와는 무관한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의미한다. 이런 가치는 인간이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외부에 의해 침해될 수도 없다. 명예감정이란 자신에 대한 주관적 평가로서 쉽게 말해 자존심을 의미한다. 모욕죄의 보호법익이 명예감정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통설과 판례는 외적 명예라고 한다. ●법인격 없는 단체의 명예주체성 피고인의 발언이 방송국 아나운서들의 모임인 ‘한국아나운서연합회’라는 단체에 대한 모욕죄에 해당하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연인 이외 집단이나 단체가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통설은 자연인 외에 법인은 물론이고 법에 의해 인정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통일된 의사 형성을 할 수 있으면 법인격 없는 단체도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호회나 사교단체 등은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해 소수설은 자연인만이 명예의 주체가 되고 법인 및 법인격 없는 단체는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한다. 판례는 자연인과 법인이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점에서 절충적 입장에 있다. 아나운서연합회는 ‘법에 의해 인정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통일된 의사 형성을 할 수 있는 단체’이므로, 통설에 의하면 피고인의 발언이 이 연합회에 대한 모욕죄에 해당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수설은 물론이고 판례에 의하면 이 연합회가 법인은 아니므로 그 자체에 대한 모욕죄는 성립할 수 없다. 판례가 이 연합회에 대한 모욕죄가 아닌, 소속된 여자 아나운서 154명 개인에 대한 모욕죄의 성립 여부를 문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건대 ①모욕죄의 ‘사람’에 ‘법인’이나 ‘법인격 없는 단체’ 등을 포함시키는 것은 유추해석에 해당되고 ②명예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단체와 될 수 없는 단체의 구별이 모호하며 ③‘법으로 인정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통일된 의사 형성을 할 수 있는 법인격 없는 단체’와 동호회나 사교클럽의 구별이 모호하고 ④명예는 프라이버시의 일종인데 법인이나 법인격 없는 단체가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없으며 ⑤법인이나 법인격 없는 단체가 아닌 그 구성원에 대한 모욕죄를 문제 삼으면 되므로 이들 단체에 대한 모욕죄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명예의 주체는 자연인에 한정해야 한다. 법인이나 법인격 없는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은 대부분 그 업무에 관한 것이므로 신용훼손죄나 업무방해죄의 문제로 다루면 충분하다.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 피고인의 발언이 아나운서연합회의 구성원인 154명의 개인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한 모욕죄 즉,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다.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집단이 특정돼야 하고 둘째, 특정된 집단의 구성원 수가 어느 정도 제한돼야 한다. 셋째로 구성원 전원에 대한 것이어야 하고 예외를 인정하는 평균적 판단이어선 안 된다. 대상판결은 ‘여성 아나운서’라는 표현이 아나운서연합회에 등록돼 있는 여성 아나운서를 의미하는지도 분명치 않아 이 연합회 회원인 295명 혹은 154명의 개인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한 모욕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한다. 또 피고인의 발언이 이 연합회에 등록된 개인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한 것이라 해도 그 전원에 대한 것은 아니고 예외를 인정하는 평균적 판단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역 장관 중 일부가 뇌물을 받았다’와 같이 특정된 집단의 일부 구성원을 지칭한 경우, 구성원 전원에 대한 모욕죄가 성립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판례는 “‘서울 시민’ 또는 ‘경기도민’과 같은 막연한 표시에 의해서는 명예훼손(모욕)죄를 구성하지 않지만, 집합적 명사를 쓴 경우에도 그 범위에 속하는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명백하면 이를 각자의 명예를 훼손(모욕)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는 ‘피해자 특정’의 문제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발언이 특정 아나운서에 대한 모욕이고, 이러한 모욕행위가 154차례 내지 295차례에 걸쳐 행해진 것과 같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피고인이 언급한 ‘여자 아나운서’는 ‘서울시민’, ‘경기도민’보다는 구체적이지만 모욕죄에 요구되는 정도의 구체성까지 갖췄다고 볼 수는 없다. 예컨대 ‘현직 장관들 중 뇌물을 안 받은 사람은 없다’라고 했다면 현직 장관 전체가 특정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직 장관들 중 상당수가 뇌물을 받았다’고 발언했고 이것만으로는 뇌물을 받은 장관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면 아직 모욕죄의 피해자가 특정됐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의 발언은 전자보다 후자에 더 가깝다. 나아가 후자에서보다 피해자가 더 추상적으로 적시됐으므로 피해자가 특정됐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상판결의 입장은 타당하다. 한 가지 부언한다면, 이상의 논리는 비교적 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모욕죄로 기소하고, 제1심 법원과 항소심 법원이 모두 모욕죄의 유죄를 인정했다는 것은 매우 의아한 일이다. 오영근 교수는 ▲1956년 서울 ▲서울대 법학과, 법학 박사 ▲독일 본 대학교 방문연구교수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한국형사법학회 회장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형사판례연구회 회장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 ▲법무부 형사법개정 특별분과위원회 위원
  • 황금종려상에 ‘윈터 슬립’… 터키의 거장, 칸을 깨우다

    황금종려상에 ‘윈터 슬립’… 터키의 거장, 칸을 깨우다

    터키 영화 ‘윈터 슬립’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7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터키의 거장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은 ‘윈터 슬립’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윈터 슬립’은 속물 같은 삶을 살던 한 중년 남성이 아내와의 관계에 위기를 겪으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3시간 16분에 걸쳐 그린다. 심사위원장 제인 캠피온은 “2시간이 더 길었더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리듬이 완벽했다”고 극찬했다. 세일란 감독은 ‘우작’(2003)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스리 몽키스’(2008)로 감독상을, ‘원스 어폰 어 타임 아나톨리아’(2011)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칸의 총아’로 꼽힌다. 그가 내놓은 ‘윈터 슬립’은 칸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3.4점)을 받으며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점쳐졌다. 2위인 심사위원대상은 이탈리아의 여성 감독 알리스 로르워처의 ‘더 원더스’에, 감독상은 ‘폭스 캐처’를 연출한 미국의 베넷 밀러 감독에게 돌아갔다. 특히 평가가 엇갈렸던 ‘더 원더스’의 수상은 심사위원단에 여성을 두 명 포함시키는 등 성차별을 해소하려는 올해 칸영화제의 분위기와 맞물린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심사위원상에는 캐나다 출신의 25세 신예 자비에 돌란의 ‘마미’와 장 뤼크 고다르의 ‘아듀 오 랑가주’가 나란히 올랐다. ‘맵스 투 더 스타스’의 줄리앤 무어(왼쪽·미국)와 ‘미스터 터너’의 티모시 스폴(오른쪽·영국)은 각각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올해 칸에서는 유럽·북미 영화가 강세인 반면 아시아 영화는 부진했다. 경쟁 부문에 오른 18편 중 아시아 작품은 일본 가와세 나오미의 ‘두 번째 창’뿐이었다.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권현주 감독의 ‘숨’은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했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한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전도연은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 “유명 감독이든 아니든 선입견 없이 심사하려고 노력했다. 다른 심사위원과 함께 영화를 본 것은 즐겁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남성 중심적 뉴스산업의 차별에 맞서 퓰리처상 받은 로버트슨·그레이엄 존경”

    “남성 중심적 뉴스산업의 차별에 맞서 퓰리처상 받은 로버트슨·그레이엄 존경”

    최근 ‘여성 차별’ 논란 속에서 해임된 질 에이브럼슨(60) 전 뉴욕타임스(NYT) 편집국장이 19일(현지시간) “더 심하고 더 남성 중심적인 뉴스 산업의 차별에 맞서 퓰리처상을 받은 NYT의 낸 로버트슨과 워싱턴포스트의 캐서린 그레이엄을 존경한다”고 의미심장한 소회를 밝혔다. AP통신, NYT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리스트대 졸업식 연설에서 “사랑하던 일을 잃는 것은 분명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그러나 나는 여전히 신문 잡지 편집 등 관련 업계의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졸업식 연설은 지난 14일 NYT에서 퇴직한 뒤 나온 첫 공식 발언이다. NYT 역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인 에이브럼슨의 전격적인 교체를 둘러싸고 일각에서 ‘여성에 대한 급여 차별’ 때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뉴욕타임스 회장 겸 발행인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자질 부족’이 해고 사유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남학생도 치마 입고 등교…프랑스서 성차별 반대운동

    남학생도 치마 입고 등교…프랑스서 성차별 반대운동

    최근 프랑스에 있는 한 고교의 많은 남학생이 치마를 입거나 ‘성차별 반대’ 내용이 담긴 배지를 달고 등교하는 진풍경을 벌였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6일 프랑스 서부 낭트 지역에 있는 클레망소 국립고등학교 앞에서 치마를 입은 남학생들을 포함한 여러 지지자가 동성 결혼 찬성 및 성차별 반대 시위를 펼쳤고 이를 반대하는 이들과 충돌이 일어나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프랑스 중심으로 확산 중인 ‘치마를 걷어 올리자’(Ce que souleve la jupe)라는 성차별 반대 운동의 하나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시위는 전날 시교육 당국의 승인 아래 진행된 성차별 반대에 관한 토론회에서 일부 참석자가 동성 결혼 등의 주제를 바꾸려 하면서 동성 결혼 찬성파와의 마찰을 빚었고 결국 이 사태가 확대돼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길다. 1인당 연간 2092시간(2012년 기준), 하루 평균 10시간 30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위다. 그러니 최근 공개된 OECD의 ‘더 나은 삶 지수’ 가운데 ‘일과 생활의 균형’ 부문에서 한국이 36개국 중 34위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여성들은 직장에서 장시간 근로를 감당하더라도 집에서까지 여전히 집안일과 양육 책임을 많이 짊어진다. 1일 가사노동시간(2009년 기준)이 여성 취업자는 2시간 34분(비취업자 4시간 41분)으로 남성 취업자의 36분(비취업자 1시간 4분)에 비해 4.3배나 된다. 남성 분담이 서서히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매우 더디다.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 중 임신·출산·육아가 52.5%다. G마켓의 2010년 부부의 날 설문에서 ‘가사 노동, 육아 공동 분담’(28%)은 ‘가장 부러운 부부관계’ 1위로 꼽혔다. 게다가 여성가족부의 실태조사 결과 부부폭력 발생률은 45.5%(2013년 기준)에 이른다.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여성의 결혼만족도가 떨어진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제3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 결과 ‘다시 태어나도 현재 배우자와 꼭 다시 결혼하겠다’는 응답은 남성이 45%인 반면 여성은 19.4%에 그쳤다. 2000~2010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상담 4만 7887건 중 여성은 86.2%로 남성의 6.2배다. 이혼 신청자도 여성이 훨씬 많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여성이 40.4%로 남성(27.8%)보다 높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18명으로 계속 세계 꼴찌다. 여성의 결혼·출산 파업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올해 가족친화포럼 총회 개회사를 통해 “저출산은 국가 발전뿐 아니라 기업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이상 정부 문제만이 아니라 기업 문제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는 암울하다”고 말했다. 가족친화경영은 근로자의 사기 진작과 이직률 감소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의 덫에서 벗어나 3만 달러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여성의 경제 참가율을 더 높여야 한다. 이제는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근로자와 국민의 ‘저녁이 있는 삶’과 일·가정 양립을 위해 여건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남성들은 집안일과 아이돌봄을 ‘내 일’로 알고 함께하고, 가정폭력과 성차별이 사라지도록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여성들이 결혼할지 말지, 결혼하면 출산할지와 출산 후 사직할지 여부 등을 놓고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해야 한다. ‘남녀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유엔여성(UN Women)은 양성평등을 향한 변화를 위해 남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도록 촉구하는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여성차별 해소를 위해 남녀 공동 노력을 강조하는 동영상이 올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녀’를 위한 ‘그’들이 더 많아져 적극 나설 때다. 둘이 하나 되는 부부의 날(5월 21일)을 멋진 변신의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happyhome@seoul.co.kr
  • 女선수 ‘가슴위 광고’는 유죄? 무죄? 성 상품화 논란

    女선수 ‘가슴위 광고’는 유죄? 무죄? 성 상품화 논란

    과연 이같은 형태의 광고를 ‘성 상품화’로 볼 수 있을까? 최근 일부 여자 테니스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에 붙은 광고를 놓고 ‘성차별주의’(sexism) 논란이 뜨겁게 일고있다. 한마디로 여성의 가슴에 광고를 붙여 남성들의 시선을 끌고자 하는 얄팍한 수법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의 불씨를 당긴 광고는 이탈리아 출신의 미녀 테니스 선수 카밀라 조르지의 유니폼 등에 붙어있다. 세계랭킹 54위로 촉망받는 선수인 조르지는 최근 로마 대회에 스폰서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문제는 그 로고의 위치였다. 남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양쪽 가슴에 선명하게 광고가 새겨져 있는 것. 특히 이같은 광고가 남자 선수의 경우 어깨 부근에 위치해 있는 것과 비교돼 성 상품화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이 광고가 조르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유명 테니스 선수인 슬로바키아의 도미니카 시불코바, 폴란드의 아그니에스츠카야 라드반스카도 양 가슴에 광고가 집중적으로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테니스 경기의 경우 전세계 수억명의 사람들이 TV로 지켜본다” 면서 “광고주 입장에서는 로고가 최대한 주목받는 곳에 노출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 ‘신종 광고’를 지켜보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광고가 ‘성 차별적’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광고 못지 않게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 자체도 선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女테니스 선수 유니폼 ‘가슴’에 광고 논란

    女테니스 선수 유니폼 ‘가슴’에 광고 논란

    과연 이같은 형태의 광고를 ‘성 상품화’로 볼 수 있을까? 최근 일부 여자 테니스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에 붙은 광고를 놓고 ‘성차별주의’(sexism) 논란이 뜨겁게 일고있다. 한마디로 여성의 가슴에 광고를 붙여 남성들의 시선을 끌고자 하는 얄팍한 수법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의 불씨를 당긴 광고는 이탈리아 출신의 미녀 테니스 선수 카밀라 조르지의 유니폼 등에 붙어있다. 세계랭킹 54위로 촉망받는 선수인 조르지는 최근 로마 대회에 스폰서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문제는 그 로고의 위치였다. 남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양쪽 가슴에 선명하게 광고가 새겨져 있는 것. 특히 이같은 광고가 남자 선수의 경우 어깨 부근에 위치해 있는 것과 비교돼 성 상품화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이 광고가 조르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유명 테니스 선수인 슬로바키아의 도미니카 시불코바, 폴란드의 아그니에스츠카야 라드반스카도 양 가슴에 광고가 집중적으로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테니스 경기의 경우 전세계 수억명의 사람들이 TV로 지켜본다” 면서 “광고주 입장에서는 로고가 최대한 주목받는 곳에 노출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 ‘신종 광고’를 지켜보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광고가 ‘성 차별적’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광고 못지 않게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 자체도 선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라가르드, 美여대 졸업식 연설 불발

    라가르드, 美여대 졸업식 연설 불발

    국제통화기금(IMF) 최초의 여성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58) 총재가 미국의 명문 여자대학 가운데 하나인 스미스칼리지의 졸업식 연설자로 서지 못하게 됐다. 12일(현지시간) 캐슬린 매카트니 스미스칼리지 학장은 성명을 통해 오는 18일 졸업식 연설자로 라가르드 총재 대신 루스 시먼스 브라운대학 학장이 나선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의 졸업 연설이 불발된 것은 일부 학생과 교직원들의 반발 때문이다. 반대자들은 청원을 통해 “모든 여성의 평등과 단결을 위해 일한다는 스미스칼리지의 이념과 IMF는 성격이 배치된다”며 라가르드 총재의 졸업 연설에 거부감을 표했다. IMF가 성차별이나 저개발국 문제 같은 세계 자본주의의 단점을 대표하는 기구 중 하나라는 주장이다. 매카트니 학장은 이에 대해 “특정인을 졸업식 연설자로 초청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시각이나 정책을 대학이 승인함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반대론자들은 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번 일은 깊이 숙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한국의 ‘양성평등’ 100점 만점에 63점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한국의 ‘양성평등’ 100점 만점에 63점

    우리나라의 남녀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 문제에 대한 대답도 남녀에 따라 다르기 쉽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곤충이라도 좋으니 수컷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차별을 절감한 여성도 있겠다. 반면 유교적 전통에 익숙한 나머지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당하는 세상이 됐다고 개탄하는 남성도 있을 것이다. 그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63점대다. 2013년 우리나라가 자체 분석한 국가성평등지수(63.9)와 세계경제포럼의 성(性)격차지수(GGI·Gender Gap Index·0.635)를 기준으로 할 때 그렇다. 낙제를 겨우 면한 수준이다. 남녀 격차만 반영하는 GGI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36개국 중 111위다. 반면 유엔개발계획의 성불평등지수(GII·Gender Inequality Index) 순위는 우리나라가 2012년 0.153으로 148개국 중 27위다. 순위가 상반돼 혼란스러울 수 있다. GII는 모성사망률과 청소년출산율 등 복지 수준 자체도 남녀 격차와 나란히 반영한 수치여서 100점 만점이 아니고, GGI와 비교하기도 어렵다. 남성연대가 “여성에게 할례와 명예살인 등을 자행하는 국가들이 우리보다 상위인 엉터리 자료”라고 GGI를 비난하는 것은 여성 인권 수준이 무시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남녀 격차도 의미는 있다. 종합하면 우리나라가 여성의 복지 인권 수준이 절대평가로는 높지만 남성 대비 상대적 평등 수준은 낮은 셈이다. 특히 GGI 14개 지표 중 우리나라는 건강 및 생존(0.973)과 교육적 성취(0.959)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관리직(0.11), 장관 수(0.14), 국회의원 수(0.19), 소득(0.44) 등이 점수가 낮아 개선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부위원회 여성 참여율을 17년까지 40%로 높이는 등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100여개 대기업과 정부 등으로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를 6월 중 구성, 여성의 승진을 제약하는 ‘유리천장’ 등 성차별이 사라지도록 자발적 추진을 유도할 방침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안이환 교수는 “사회에서는 취약 부문인 기업 여성임원의 할당제를 공기업부터 시행하고, 가정에서는 아빠에게만 허용하는 유급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를 통해 양성평등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식 개선이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다양한 역할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가정과 사회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송현주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가사담당자로 분리시켜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도 현모양처(賢母良妻) 이데올로기에 어긋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는 식의 성 역할 고정관념이 보편화돼 있다”며 개선을 촉구한다. 아버지가 가족의 대표로서 가족 구성원에 대해 일방적인 권위나 지배를 행사하는 가부장제(家父長制)도 마찬가지다. 부부라는 한자의 뜻도 남편(夫)은 하늘(天)보다 더 높고, 부인(婦)은 빗자루(?·추)를 든 여자(女)라는 식이다. ‘아침부터 같이 돈 벌고 퇴근해서 자기는 컴퓨터하며 게임하고 저는 아들 둘과 씨름하며 집안일까지 해서 불만을 토로하면 고작 그거 해놓고 뭘 생색내냐고 이야기합니다.’ 한 여성 사이트에 오른 여성의 푸념이다.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례다. 1일 가사노동시간이 2009년 기준 여성은 취업자 2시간 34분, 비취업자 4시간 41분인 데 비해 남성은 취업자 36분, 비취업자 1시간 4분으로 일하는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일하는 남성의 4배 이상일 뿐 아니라 노는 남성의 2배가 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남성이 집안일과 아이 돌봄을 ‘도와주는 일’이 아니라 ‘내 일’로 알고 함께하지 않으려면 맞벌이 배우자를 얻으려 하지 말라는 말도 나온다. 전문직 여성 A씨는 최근 병원에 치료받으러 갔더니 의사가 “아줌마”라고 부르더란다. 주위를 살펴보니 남성에게는 “아저씨”가 아니라 옷차림에 상관없이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불쾌한 나머지 전문용어도 써가며 까칠하게 굴었더니 금세 “선생님”으로 호칭이 바뀌더란다. 여성 차별이 일상화된 모습이다. 물론 지난해 사법연수원 출신 판사 신규 임용자 중 78%, 검사 임용자 중 71%를 여성이 차지한 만큼 현재 전체 판사의 27%, 검사의 25%인 여성 비율이 머지않아 절반을 넘어서는 등 각계에서 남녀 비율 역전이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집안일과 아이 돌봄 등으로 인해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유리천장이 걷혀야 가능한 이야기다. 기간도 오래 걸린다. 그러는 동안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8명으로 세계 최저를 유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지구에서 소멸하는 1호 국가가 될 것으로 유엔인구기금이 예측했을 정도다. 양성이 평등해야 남녀 모두 행복할 수 있다. 한쪽이 좀 편해지거나 높아지려다가 상대방이 불행을 느끼면 결국 모두 불행해진다. 남녀는 크게 보면 상쟁(相爭)이 아니라 상생(相生)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happyhome@seoul.co.kr [용어 클릭] ■양성평등 임신, 출산 등 신체적 차이는 인정하되, 성별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 편견, 소외, 폭력을 받지 않고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으며,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국내외 양성평등의 역사

    양성평등의 역사는 곧 여성 인권 신장의 역사다. 양성평등과 관련한 세계적 사건은 1979년 제정되고 1981년 발효된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이다. 유엔이 공식 채택함에 따라 각국 정부는 이행 상황을 4년마다 정기적으로 보고하게 돼 세계 양성평등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세계여성의 날이 제정된 1975년 멕시코시티를 필두로 1995년 베이징에 이르기까지 4차에 걸쳐 열린 세계여성대회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1984년 CEDAW에 서명한 데 이어 이듬해 여성발전기본계획을 수립했다. 1995년 여성을 가사활동에서 풀어주기 위한 사회적 여건 조성, 여성 취업 촉진 제도장치 마련 등 여성의 사회 참여를 위한 10대 과제를 발표하고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했다. 2001년 여성부가 신설됐고, 성별영향분석평가제와 성인지예산제는 몇 년 전부터 시행 중이다. 사관학교 여생도 입학 허용과 군 가산점제 폐지는 1990년대 후반 이뤄졌고, 호주제와 동성동본 금혼제 등은 몇 년 전 폐지됐다. 삼국시대에는 신랑이 장인 장모 집(丈家·장가)에 가서 혼례를 올린 뒤 그곳에서 장기간 살았고, 조선 전기까지 상속에서 아들 딸 차별 없는 자녀 균분제가 시행됐다. 그러나 조선 후기부터 신부가 결혼하자마자 시집(媤宅)에 가고, 출가외인, 칠거지악, 과부 재혼금지, 남아선호 등 유교문화의 남존여비 악습이 횡행했다. 그러다가 여성 교육수준 향상과 여성 참정권 보장(1948년), 서구문물 유입, 핵가족화 등에 따라 여성 인권의식이 함양되고,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바뀌면서 여성 사회진출이 늘어나는 등 양성평등의 기틀이 마련됐다. happyhome@seoul.co.kr
  • 대졸 여성 男보다 스펙 좋지만 월급은 50만원가량 적게 받아

    여성 대졸자의 스펙(어학성적, 자격증 등)은 남성보다 높지만 취업 시장에서는 성차별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성의 취업 가능성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이유 중 20%는 능력과 관계없는 단순 성차별 결과였다. 24일 고용정보원의 ‘청년 노동시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졸업 평점은 83.6점(100점 만점)으로 남성(79.8점)보다 3.8점(4.8%) 높았다. 자격증이 있는 여성 대졸자도 76.8%로 남성(68.5%)보다 훨씬 많았다. 수도권 소재 대학 졸업 비율은 여성이 43%로 남성(41.2%)보다 1.8% 포인트 높았다. 토익성적은 여성은 764.9점, 남성은 764.8점으로 거의 비슷했다. 이 조사는 대졸자 72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성은 인문, 교육, 자연, 의약, 예체능 등 분야에서 남성보다 스펙이 좋았고, 남성은 사회, 공학 분야 출신의 스펙이 여성을 앞질렀다. 여성의 주요 스펙이 남성보다 높았지만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190만원으로 남성(239만 9000원)보다 49만 9000원이 적었다. 비정규직 취업자 비율의 경우 남성은 12.8%였지만 여성은 18%나 됐다. 비정규직의 임금도 여성은 148만 9000원으로 남성(186만 1000원)보다 37만 2000원 적었다. 첫 직장에서 여성이 승진할 확률은 5.7%로 남성(8.1%)보다 2.4% 포인트 낮았다. 여성의 취업 가능성은 남성보다 떨어졌는데 이유 중 80.7%는 생산성의 차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19.3% 중 12.7%는 남성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었고, 6.4%는 여성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아직도 여성 인력 활용 꺼리는 공공기관들

    지난해 314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중 여성은 25.3%였다. 네 명 중 한 명꼴인데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42곳은 여성 비율이 10%에도 못 미쳤다. 업무 성격이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은 기관이라지만 대한석탄공사 등 너댓 곳은 여성이 1~2%대에 불과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여성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한 게 사실이다. 여성에게 문을 더 열어야 한다. 여성 고용률이 높아져야 하는 이유는 남녀평등 때문만은 아니다. 남녀 불문하고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인구가 많은 것은 경제력, 곧 국력과도 연결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여성은 가정에서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는 여성의 고용률이 낮았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전이다. 사법시험 등에서 여풍이 불어닥치는 등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늘어나긴 했지만 차별은 여전하다. 승진과 처우에도 차별이 심해 고위 공무원이나 기업의 임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높은 장벽이 가로막는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률은 5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1.8%보다 크게 낮다. 대졸 여성은 62.1%로 OECD 평균 82.6%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여성들의 고용을 꺼리는 이유는 임신과 육아에 대한 부담 탓이다. 출산과 육아 휴가를 법으로 정해 놓아도 그만큼 노동력을 손실한다고 생각하니 여성들의 고용을 기피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여성들은 출산을 회피하고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출산을 하고 직장을 포기하는 경력 단절 여성은 전체 기혼 여성의 20%에 이른다. 이런 풍토를 깨는 데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 여성 채용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출산과 육아 휴가를 적극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편견 의식과 차별은 민간기업이든 공기업이든 여전히 크다. 여성이 일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를 대지만 여군이나 여경의 활약에서 보듯 업무 성과의 차이는 미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노동에서 성차별이 2030년까지 사라지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2% 증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남녀 간 취업률 격차나 임금 격차가 OECD 최고 수준이다. 여성의 승진과 공평한 처우를 가로막는 ‘유리천장 지수’도 꼴찌다. 이런 현실을 깨지 않고서는 선진국 진입은 요원할 뿐이다.
  • [씨줄날줄] 군내(軍內) 여풍과 군대문화/박찬구 논설위원

    우리 여군의 역사는 1950년 6·25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9월 부산에서 500명 정원의 여자의용군이 창설됐다. 한 해 전 육군 예비역 소위로 임관한 여성 배속장교들의 건의에 따른 것이다. 고(故) 김현숙 초대 병과장은 당시 ‘모병을 회피하기 위해 각처를 돌아다니는 일부 남자들의 비겁한 태도에 여성들은 통한을 금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승만 대통령에게 의용군 모집을 건의했다. 여군의 발자취는 여군교육대와 여군훈련소를 거쳐 1970년 여군단 창설, 1990년 여군학교 승격 개편으로 이어졌다. ‘선배 여성장교’들은 퇴역 이후 고초를 털어놓곤 했다. ‘총이 없으면 부지깽이라도 들고 나가서 싸운다’는 심정으로 일선을 누비며 자부심을 느꼈지만, 결혼과 출산의 어려움으로 군을 떠난 뒤에는 나라의 무관심 속에 생활고와 병마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여성에게 사관학교가 개방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다. 공군에서 97년 여성의 사관학교 입학을 허용했고, 98년과 99년 육사와 해사도 뒤를 밟았다. 학생군사교육단(ROTC)도 2010년과 이듬해 숙명여대와 성신여대에 각각 창설됐다. 올해부터는 육군의 전투병과인 포병, 기갑, 방공 등을 포함한 24개 전 병과에 여군 장교와 부사관 배치를 허용하고 육군 3사관학교에서도 여생도를 선발키로 해 금녀(禁女)의 벽을 거듭 허물었다. 양성 평등의 시대 조류를 반영하고 갈수록 줄어드는 장교 자원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최근 들어 시대 조류에 역행하는 조짐이 공사와 ROTC에 이어 육사에서도 확연하다. 공사가 졸업성적 1위를 차지한 여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주지 않으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번복하는가 하면, 군 당국이 ROTC 후보생 군사훈련 평가에서 여대가 2회 연속 1위를 차지하자 위화감 조성을 이유로 학교별 순위를 없애고 등급제로 바꾸기로 했다. 육사는 올해부터 생도의 성적 평가 시 여성에게 불리한 군사훈련과 체육과목 등의 가중치를 높이는 대신 일반학 과목의 가중치는 낮추기로 했다고 그저께 밝혔다. 최근 2년 사이 여생도가 잇따라 수석졸업을 차지하자 성적 산정 방식을 바꾼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모병을 회피하던 남성의 비겁함’에 총과 부지깽이를 마다하지 않던 선배 여성장교들은 이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성중심의 군 문화에서 배척당하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우리 군 조직은 여전히 인권 후진과 성차별의 미망(迷妄)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곱씹어볼 일이다. 박찬구 논설위원 ckpark@seoul.co.kr
  • 일반학 줄이고 군사학·체육 늘리고… 육사, 성적 산정 여성 불리하게 변경

    일반학 줄이고 군사학·체육 늘리고… 육사, 성적 산정 여성 불리하게 변경

    거세게 불고 있는 ‘여풍’(女風)으로 군의 장교 양성 체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공군사관학교에서 수석을 차지한 여생도의 대통령상을 차석 남생도에게 주려다 이를 번복하는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육군사관학교가 성적 산정 방식을 여생도에게 불리하게 바꾸기로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육군은 정예 장교의 전투력 향상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항변하지만 공교롭게도 여자 생도가 2년 연속(2012년, 2013년) 수석 졸업을 차지한 이후 발표돼 평가 방식의 타당성과 성차별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육군사관학교는 올해부터 재학생들의 성적을 산정할 때 학과 교육인 일반학의 비중을 낮추고 군사적 능력, 신체적 능력, 훈육 영역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에는 일반학(지적 능력) 146학점, 군사학·군사훈련 24학점, 체육 6학점, 훈육 20학점 등 총 196학점의 성적을 합산하는 방식이었다. 바뀐 방식은 분야별로 가중치를 달리해 지적 능력, 군사적 능력, 신체적 능력, 훈육 영역별로 5:3:2:2의 가중치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백분위로 환산하면 일반학 비중은 기존 73%에서 약 42%로 낮아졌고 군사적 능력은 14%에서 25%, 체육은 3%에서 17%, 훈육은 10%에서 17%로 비중이 높아졌다. 육군은 이 같은 조치가 전투형 부대 재창출을 목표로 지난 1년간의 연구 결과에 따라 리더십 등의 기본 자질과 야전 임무 수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육군 관계자는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 우수한 군인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으냐”며 “군인적 품성과 자질을 갖춘 정예 장교 육성이라는 목표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남자 상급 생도가 여자 하급 생도를 성폭행하는 등 생도들의 잇단 일탈 행위가 부각된 점도 이 같은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남녀 생도 간 체력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성별에 따른 차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기준으로 43.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여생도(남생도 경쟁률은 18대1)들의 일반학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등상 수상 기준인 졸업 성적 1~7위에 포함되는 여생도 수가 기존 방식대로 산정하면 2명이 되지만 바뀐 기준을 적용할 경우 1명으로 줄어든다. ‘군인적 품성과 자질’ 평가의 경우 주관적 요소를 어떻게 객관화하느냐도 문제로 남는다. 앞서 군 당국이 학군사관(ROTC)후보생 군사훈련 평가에서 여자대학이 2회 연속 1위를 차지하자 위화감 조성을 이유로 학교별 순위를 없애고 등급제로 바꾼 사례와 마찬가지로 군에서 여군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사관생도의 군사적 능력 비중 평가를 늘린다는 방향은 기본적으로 옳지만 군이 역설적으로 그동안 얼마나 적합한 평가를 해 왔는지 돌아볼 일”이라면서 “우수 인재들의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책적으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ROTC도 성차별 논란

    ROTC도 성차별 논란

    군 당국이 여자대학 학군사관(ROTC) 후보생들이 군사훈련 평가에서 2회 연속 1위를 차지하자 학교별 순위를 매기지 않고 등급제로 평가 방식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군 소식통은 20일 “앞으로 ROTC를 운영하는 대학을 1위, 2위 등 순으로 평가하던 방식을 등급제로 묶어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기존에는 각 대학 110개 학군단을 1위, 2위 등 순으로 줄세워 평가했지만 지난해 하계훈련부터 ‘최우수’(20%), ‘우수’(50%), ‘보통’(30%) 등으로 등급을 부여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숙명여대가 2012년 하계군사훈련 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고 성신여대가 지난해 초 동계훈련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이 같은 계획이 나와 일각에서는 성차별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자대학 중 ROTC가 있는 학교는 숙명여대와 성신여대 2곳뿐이다. 군 관계자는 “학군단들의 위화감 조성과 사기저하 방지를 위해 등급제로 바꾼 것일 뿐 여대 출신의 ROTC가 연속 1위를 차지한 것과 등급제 전환은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무 복무의 일환으로 ROTC를 선택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 ROTC는 진심으로 군인이 되고 싶어 지원한 경우로 마음가짐부터가 다르다”면서 “여대 ROTC는 남성 중심의 타교 ROTC에도 신선한 자극이 되는데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순위제를 폐지한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사, 대통령상 결정 번복… 결국 수석 여생도에 수여

    공군사관학교가 오는 27일 졸업식에서 졸업성적 1위인 여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수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체력검정 등을 이유로 졸업성적 2위인 남자 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주기로 한 당초 결정을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자 번복한 것이다. 공군사관학교는 20일 교육운영심의위원회를 열고 졸업성적 1위인 여생도 정모(23)씨에게 대통령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대통령상 수상자에 대한 결격사유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해석했다는 국회 등의 지적을 수용해 대통령상 수상자를 다시 변경했다”고 말했다. 공군에 따르면 정씨는 학점 3.94로 졸업성적이 공사 전체 1등을 차지했다. 1등을 차지한 생도는 결격사유가 없으면 졸업식 때 영예의 대통령상을 받는 게 관례였지만 공사 측은 지난 6일과 14일 1, 2차 교육운영심의위원회를 통해 학점 3.92로 2위인 남자 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수여하고 정씨에게는 다음 순위인 국무총리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