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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단체 “박원순 성추행 의혹 인권위가 나서서 직권조사하라”

    여성단체 “박원순 성추행 의혹 인권위가 나서서 직권조사하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서 이번 사안을 철저하게 조사하라며 직권조사를 요청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28일 인권위 앞에서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촉구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인권위는 피해자의 진정 없이도 직권조사가 가능하다”며 “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직권조사 요청서에는 피해자가 진정을 통해 판단 받으려 했던 사실관계가 모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진정 형식이 아니라 직권조사를 요청한 이유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범위를 넘어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개선할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제도 개선 권고를 요청하기 위함”이라며 “인권위의 해당 사안 조사와 제도개선 권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포함해 서울시청 내 성추행 방조 의혹, 비서 채용 기준의 성차별적 요소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인권위 직권조사 발동 요청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인권위 직권조사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방조·묵인과 피소 사실 유출 의혹들의 규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의 협조가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성추행 방조·묵인과 피소 사실 유출 관련 의혹에 대해 현재 경찰과 검찰이 수사 중이지만, 증거 보전을 위해 요청했던 서울시청 비서실 압수수색은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아버지가 이런 꼴 안 보셔서 다행” 코르테스 미 하원의원 연설

    “아버지가 이런 꼴 안 보셔서 다행” 코르테스 미 하원의원 연설

    “저 역시 누군가의 딸이랍니다. 감사하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요호 의원이 자기 딸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지 않으시네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국 연방 하원의원(30·뉴욕주 민주)이 아버지 뻘의 테드 요호(65·플로리다주 공화당) 하원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23일(이하 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밝혔다. 그녀는 지난 20일 의사당을 떠나던 요호 의원이 계단에서 아는 척 다가와 했던 말들에 대해 22일 의회 연설을 통해 사과한 것이 남성들의 나쁜 행동 “패턴”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코르테스 의원은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연좌농성에 들어간다며 “이번 이슈는 한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문화에 관한 것”이라며 “여성에 대한 폭력과 거친 말들을 받아들이는 문화, 그것을 뒤받쳐주는 전체 구조”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호 의원이 아내와 딸들을 들먹이며 변명한 것이 더 역겹게 느껴진다며 맨앞의 발언을 했다. 요호 의원은 로저 윌리엄스(텍사스주 공화) 하원의원과 함께 다가와 인사를 건네며 “역겹다. 당신은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 코르테스 의원의 주장이다. 한 기자가 옆에서 지켜봤는데 그는 범죄를 빈곤과 연결시키는 코르테스의 발언들에 대해 두 의원이 “짧지만 열띤 대거리”를 주고받았다고 묘사했다. 민주당의 ‘젊은 여성 특공대’ 중 한 명인 그녀는 요호 의원에게 “무례하다”고 쏘아붙인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 뒤 요호 의원은 딴데로 가버렸는데 취재진들이 성차별 언동을 했다는 식으로 보도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의 의원실은 성차별 언어를 쓰지 않았으며 다만 헤어질 때 그가 혼잣말로 “헛소리(bullshit)”라고 했을 뿐이라고 했다.그는 전날 의회 연설을 통해 “대화 도중 도발적인 매너”를 보인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는데 코르테스 의원은 이날 그가 결혼도 했고 딸들도 있어 자신의 말을 “아주 똑똑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요호 의원이 “내 열정이나 하나님과 가족, 나라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 사과할 수가 없다”고 연설한 것에 빗대 “스스로를 열정의 자리에 갖다 놓고 정책적이거나 정치적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사안을 이해하고 열정적으로 토의해 충심으로 이 나라와 우리가 봉사하는 국민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고 여러분에게 일일이 맹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아내나 딸들에게 하는 말과 언론이 지켜보는 앞에서 의원이 하는 말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자신은 이런 발언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뉴욕 브롱크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노동 계층으로 일한 전력 때문에 무수히 성차별적인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엄청난 상처를 받지는 않지만 식당에서 시시덕거리는 남정네와 요호 의원의 발언에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케빈 맥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내년 1월 은퇴하는 요호 의원이 사과했으면 받아들이는 게 도리라며 요호 의원을 감쌌다. 요호 의원 역시 예의를 갖출 것을 코르테스 의원에게 주문한 바 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주 민주) 하원 의장은 그런 성차별 발언은 “우리 사회에 엄존하는 태도의 천명” 같은 것이라며 “적어도 20년을 (의회) 지도부에, 18년을 있었지만 그들(공화당 의원들)은 이름들을 함부로 불러댄다고 먼저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바버라 리(캘리포니아주 공화) 하원의원도 “개인적으로 일생 동안 중상과 인종차별, 성차별을 경험했다. 공직에 선출된 뒤에도 이런 일은 멈추지 않는다는 내 말을 믿어달라”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가부 폐지’ 10만 동의에… ‘존속·강화’ 맞불 청원 등장

    ‘여가부 폐지’ 10만 동의에… ‘존속·강화’ 맞불 청원 등장

    여성가족부 폐지 청원에 맞선 존속 청원이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등장했다. 여가부 폐지 청원이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소관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 관련위원회인 여성가족위원회 및 국회운영위원회에 회부된 지 하루 만이다. 청원인 이모씨는 지난 22일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여성가족부의 존속 및 권한 강화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취약계층인 여성과 청소년, 아동을 특별히 보호하고자 하는 헌법 정신과 국가의 존재 이유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부서가 바로 여가부”라며 청원 취지를 밝혔다. 이어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며 “여가부가 어떤 성차별 정책을 펼치고 있느냐. 어떤 정책이 남성 혐오를 조장하고 있느냐”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청원 내용에서 “여가부의 정책 어디를 들여다봐도 남성 혐오를 조장하고 성차별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여가부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정책 성별영향분석’은 1995년 UN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채택된 행동강령을 근거로 2002년 12월 정부가 도입한 것으로 양성 평등 사회로 가는 가장 기본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했다.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언급한 청원인은 “여가부가 이 사건에서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주장을 보고, 가장 필요한 것은 여가부가 성폭력 가해자를 즉시 고발할 수 있는 고발권이라는 것을 확신했다”면서 “피해자들을 위해 가해자들을 직접 고발하는 아주 현실적인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가부 존속 및 강화 청원은 23일 오후 5시 현재 15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청원이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나흘 만에 10만 동의를 얻었다. 해당 청원인은 “여가부는 남성 혐오적이고 역차별적인 제도만 만들며 국가 예산을 낭비했다”며 “하는 일은 없고 세금만 낭비하며 남녀갈등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정의기억연대 사건과 박 전 시장 사건에서 수준 이하의 대처와 일처리 능력을 보였다”며 “여성 인권 보호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여가부는 박 전 시장 사건이 터진 후 닷새 뒤에야 “‘피해자 보호원칙’에 따라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지난달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기도 했다. 한편 여가부는 이날 폐지 주장과 관련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성지 여가부 대변인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폐지 의견은 여가부의 역할에 대한 큰 기대감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더 많은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문] 서울시, 성추행 자체 조사단 철회 “피해자단체 참여 거부 유감”

    [전문] 서울시, 성추행 자체 조사단 철회 “피해자단체 참여 거부 유감”

    “합동조사단 사실상 어려워”“인권위 조사시 적극 협조”서울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성추행 의혹에 관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가 이뤄질 경우 적극 협조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이날 ‘피해자 지원 단체 2차 기자회견에 대한 서울시 입장’이라는 황인식 대변인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이렇게 밝혔다. 이는 피해자 지원 단체들이 이날 오전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진상조사단 구성 제안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오늘 피해자 지원단체가 서울시 진상규명 조사단 불참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합동조사단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며 유감을 표하면서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통해 조사를 의뢰할 경우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또 “현재 진행 중인 방조·묵인, 피소사실 유출 등과 관련한 경찰, 검찰 수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하루빨리 적극적 조사와 진실규명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서울시 입장 전문.●서울시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적극 협조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피해자 지원 단체 2차 기자회견에 대한 서울시 입장- 서울시는 성희롱·성추행 피해사건에 대한 조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가 이뤄질 경우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서울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7월 13일 피해자 지원 단체는 1차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는 본 사건의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직장으로, 규정에 의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을 구성해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피해자 측의 의견을 수용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결정하고 7월 15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후 직접 방문, 4차에 걸친 공문 발송 등을 통해 피해자 보호 단체에 지속적으로 합동조사단 참여를 요청했지만 만남이 성사되지도 답변을 받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피해자 지원단체가 서울시 진상규명 조사단 불참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합동조사단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서울시는 피해자 지원 단체의 진상규명 조사단 참여 거부에 유감을 표하며,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통해 조사를 의뢰할 경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방조·묵인, 피소사실 유출 등과 관련한 경찰, 검찰 수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서울시는 하루 빨리 적극적 조사와 진실규명이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그것은 지금의 사회적 논란을 종식시키고, 서울시 직원이기도 한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일상 복귀를 지원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특히 서울시는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하고 공직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언제라도 요청할 경우 적극 검토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지금 사태에 책임 있는 주체로서 조사, 수사 모든 과정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성차별·성희롱적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자체적인 노력도 병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의혹 미리 알았나’…대답없는 남인순

    ‘박원순 성추행 의혹 미리 알았나’…대답없는 남인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와 오랜 기간 함께 일을 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고위원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임순영 특보로부터 사전에 박원순 전 시장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응답하지 않고 빠르게 국회의사당을 빠져나갔다. 그는 ‘박원순 전 시장과 연락한 적 있냐’, ‘피해자의 2차 기자회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여성 인권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으로서 한마디 해달라’ 등 이어지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임순영 특보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서울시 내에서 가장 먼저 인지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남인순 최고위원의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당 젠더폭력대책TF 위원장인 남인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리감찰단 구성 등 특단의 대책으로 환골탈태하겠다”며 “선출직 공직자의 성 평등 교육 연 1회 의무화와 미이수 시 제재 조치, 성폭력 가해자 무관용 원칙, 성범죄 징계시효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의 성 평등 교육 실시 현황을 조사하고 2018년 이후 성희롱, 성차별 근절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며 “모든 공공기관의 여성폭력방지대책위원회를 민관 합동으로 구성해 인권담당자를 배치할 것”을 제안했다.남인순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박원순계로 분류된다. 국내 여성운동의 원로라 할 수 있는 남인순 최고위원은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 국면에서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피해자를 향해 사과 메시지를 내면서도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를 고집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하직원이 혐오감 느꼈다면 ‘성희롱’

    부하직원이 혐오감 느꼈다면 ‘성희롱’

    양성평등 강사가 말하는 ‘위계 성희롱’ “동등한 관계에서 친밀함을 나타내는 행동과 위계 관계에서의 성희롱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행위라도 상대방이 똑같이 받아들일 수는 없어요.” ●박 前시장 두둔하며 조롱… 성희롱 이해 부족 기업과 공공기관 대상 양성평등교육 전문 강사인 이은희(58) 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6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으로 고소한 전직 비서 측이 근무 때 겪은 성차별과 성희롱 피해를 추가로 알리자 온라인에서 피해자에 대한 비난 강도가 한층 거세졌다. 박 전 시장을 두둔하며 다른 사람과 팔짱 낀 사진을 올려 “나도 성추행범이냐”고 조롱하거나 고소인에게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면 고소인도 범죄자다”, “비서가 시장에게 속옷 정도 가져다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날 선 반응이 터져 나왔다. 14년 동안 양성평등 교육을 담당해 온 이 강사는 “회식 자리에서 술을 강권하는 등의 일반 ‘갑질’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성(性)과 관련해서는 왜 더 빨리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를 탓하는 경향이 있다”며 위력에 의한 성희롱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꼬집었다. 현재 양성평등기본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은 성희롱 행위자가 상급자라는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과 모욕감을 주는 행위를 하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넓게 보고 있다. 이 강사는 “박 전 시장이 비서에게 보냈다는 속옷 사진의 경우 일각에서는 ‘박 전 시장이 원래 소탈한 성품이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속옷 셀카를 올린다’고 주장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SNS에 공개한 것과 업무 외 시간에 개인적으로 부하 직원에게 보낸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직장 관계자는 퇴근 후 메시지 자체가 잘못” 결혼한 상사가 미혼인 직원에게 ‘20대로 돌아가고 싶다’, ‘데이트를 하고 싶다’ 등 성적인 뉘앙스를 내포한 발언을 하는 것도 위계에 의한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강사의 설명이다. 실제 늦은 밤이나 주말에 동료 여직원에게 업무와 관련없이 사적인 만남을 강요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행위를 성희롱으로 보고 징계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한 과거 판결도 있다. 당시 재판부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라고 봤다. 이 강사는 “회사에 갓 들어간 어린 직원은 직장생활에서의 도움을 위해 당연히 상사에게 잘 보이려 하는데, 상급자는 이를 이성으로서의 호감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적으로 친한 친구가 아닌 직장 내 관계에서는 퇴근 이후 사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 자체가 잘못일 수 있다는 교육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박원순 문자’ 왜 성희롱이냐구요?” 양성평등 강사가 답했다

    “‘박원순 문자’ 왜 성희롱이냐구요?” 양성평등 강사가 답했다

    “동등한 관계에서 친밀함을 나타내는 행동과 위계 관계에서의 성희롱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행위라도 상대방이 똑같이 받아들일 수는 없어요.” 기업과 공공기관 대상 양성평등교육 전문 강사인 이은희(58)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6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으로 고소한 전직 비서 측이 근무 때 겪은 성차별과 성희롱 피해를 추가로 알리자 온라인에서 피해자에 대한 비난 강도가 한층 거세졌다. 박 전 시장을 두둔하며 다른 사람과 팔짱 낀 사진을 올려 “나도 성추행범이냐”고 조롱하거나 고소인에게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면 고소인도 범죄자다”, “비서가 시장에게 속옷 정도 가져다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날 선 반응이 터져 나왔다. “회식은 ‘갑질’ 알면서 성희롱은 왜 피해자만 탓하나요” 14년 동안 양성평등 교육을 담당해 온 이 강사는 “회식 자리에서 술을 강권하는 등의 일반 ‘갑질’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성(性)과 관련해서는 왜 더 빨리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를 탓하는 경향이 있다”며 위력에 의한 성희롱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꼬집었다. 현재 양성평등기본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은 성희롱 행위자가 상급자라는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과 모욕감을 주는 행위를 하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넓게 보고 있다. 이 강사는 “박 전 시장이 비서에게 보냈다는 속옷 사진의 경우 일각에서는 ‘박 전 시장이 원래 소탈한 성품이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속옷 셀카를 올린다’고 주장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SNS에 공개한 것과 업무 외 시간에 개인적으로 부하 직원에게 보낸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친구 아닌 직장 내 관계는 사적 메시지 자체가 문제될 수도 결혼한 상사가 미혼인 직원에게 ‘20대로 돌아가고 싶다’, ‘데이트를 하고 싶다’ 등 성적인 뉘앙스를 내포한 발언을 하는 것도 위계에 의한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강사의 설명이다. 실제 늦은 밤이나 주말에 동료 여직원에게 업무와 관련없이 사적인 만남을 강요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공무원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보고 징계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한 과거 판결도 있다. 당시 재판부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라고 봤다. 이 강사는 “회사에 갓 들어간 어린 직원은 직장생활에서의 도움을 위해 당연히 상사에게 잘 보이려 하는데, 상급자는 이를 이성으로서의 호감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적으로 친한 친구가 아닌 직장 내 관계에서는 퇴근 이후 사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 자체가 잘못일 수 있다는 교육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재련 변호사 “제3자 진정한 인권위 조사 안 받아…필요시 직접 진정”

    김재련 변호사 “제3자 진정한 인권위 조사 안 받아…필요시 직접 진정”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밝혀달라고 촉구한 피해자 측이 제3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사건 조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제3자가 인권위에 제기한 진정 사건 조사에는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18일 보도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관련 단체와 추가 협의를 하고 필요할 경우 피해자가 직접 주체가 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12일 박원순 전 시장의 인권침해 행위와 이를 방조한 서울시청 공무원들을 조사하고, 책임자 징계 등 관련 조치를 권고해달라고 인권위에 진정했다. 진정을 접수한 인권위는 최근 차별시정국 성차별시정팀 소속 조사관을 해당 사건 담당 조사관으로 배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그 외에도 ‘여성의당’이나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등 여러 단체가 비슷한 취지로 인권위에 진정했다. 피해자 측이 제3자 진정 사건에 대해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피해자와 무관한 단체들이 인권위에 진정한 사건들 대부분은 각하 처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32조(진정의 각하 등)에 따르면 피해자가 아닌 사람이 한 진정에서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을 경우 인권위는 진정을 각하하게 돼 있다. 김재련 변호사는 2018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당시에도 서지현 검사의 법률대리인을 맡아 초기 활동을 주도했다. 당시 김재련 변호사는 서지현 검사를 대신해 성추행 피해와 이후 2차 피해를 조사해달라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인권위는 서지현 검사 사건을 비롯해 검찰 전반의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직권조사하기로 2018년 2월 결정하고, 전문 조사관 9명을 포함한 직권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후 서지현 검사의 사건이 재판 중에 있다는 이유로 같은 해 7월 직권조사를 중단하고 각하로 진정 사건을 종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취중생] 상사가 비서 괴롭힌 이유, 웃지 않아서였다

    [취중생] 상사가 비서 괴롭힌 이유, 웃지 않아서였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시장의 단순한 실수다’ 혹은 ‘비서의 업무는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이라고 해 피해자가 더이상 말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이미경 소장이 지난 13일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공개한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지원단체들과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비서로 일한 피해자에게 음란한 문자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며 피해자를 성적으로 괴롭혔고 집무실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했습니다. 최근 4년 동안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박 전 시장의 가해행위는 2018년 ‘미투’ 운동이 정치·문화·예술·교육 등 사회 각계 각층으로 퍼져나간 이후에도 계속된 것입니다.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또 지난 16일 피해자가 서울시에서 박 전 시장의 기분을 좋게 유지하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장이 마라톤을 할 때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라는 말을 하고, 박 전 시장으로부터 결재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에게 박 전 시장의 심기 보좌 혹은 ‘기쁨조’ 같은 역할을 사전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쯤에서 ‘비서’란 어떤 일을 하는 노동자를 가리키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세계비서협회(IAAP)는 비서를 다음과 같이 정의(영문을 국문으로 번역한 정의)하고 있습니다. “비서는 숙달된 사무기술을 보유하고, 직접적인 감독 없이도 책임을 수행할 능력을 발휘하며, 솔선수범의 자세와 분별력을 갖고 주어진 권한 내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간부적 보좌인이다.” 세계비서협회가 정의하는 비서 수칙들 중에는 상사가 사소한 일로 방해받지 않도록 한달지 상사의 습관과 요구사항, 성격 등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등 상사의 심기 관리와 관련한 수칙도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수행하는 업무와 관련한 다양한 지식과 숙련된 기술, 정확한 표현력과 이해력을 요구하는 수칙이 훨씬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상사들은 여성 비서에게 비서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전문성이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성 역할을 강요합니다. 남성 상사가 여성 비서에게 성적으로 접근하고, 웃음을 강요하고, 업무 범위를 정하지 않은 채 사적인 심부름을 지시하는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여성 비서에게 성 역할 강요 이로 인해 비서들은 직장 내 성폭력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또는 노동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입니다. 서울신문은 지난 17일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를 통해 ‘비서에 대한 상급자의 갑질’ 제보 사례를 일부 확인했습니다. 제보자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건 발생 일시와 지역, 직장 이름, 제보자 이름과 나이 등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비서로 일한 A씨는 어느 날부터 업무에서 배제됐습니다. 회사 대표는 직원들에게 ‘A씨가 일을 똑바로 못 한다’는 취지의 말로 A씨를 험담했고, A씨를 빼고 다른 직원들과 회식을 하는 등 A씨를 따돌렸습니다. 또 A씨가 하던 일을 다른 직원에게 맡겼고, A씨가 업무상의 이유로 전화를 해도 연락을 안 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 대표가 A씨를 괴롭힌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얼굴 표정 때문이었습니다. A씨는 “대표가 나를 가리켜 ‘평소에 웃지도 않고 표정이 안 좋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어떻게 항상 미소를 유지하고 있을 수가 있나”라고 말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A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스트레스만큼이나 극심한 취업난에 일자리를 새로 구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고 A씨는 말합니다. B씨는 상사의 사적인 심부름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상사는 자신이 집에서 만들어 먹을 음식 재료를 B씨에게 사오도록 했습니다. 자신이 키우는 화분에 물을 주는 일도, 자신이 입을 옷을 세탁하는 일도 스스로 하지 않고 모두 B씨에게 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B씨의 퇴근 시간은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상사의 그날 기분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C씨는 상사의 가족을 수행하는 일까지 했습니다. 상사 배우자가 어느 모임에 갈 때도 데려다줘야 했고, 때로는 상사의 아들·딸을 ‘모시러’ 가야만 했습니다. C씨는 휴일에도 쉴 수 없었습니다. 그의 상사는 C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주말과 공휴일마다 골프를 치러 다녔습니다. 이렇게 초과근무를 하는 날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C씨는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 내 성폭력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사건이 아닙니다. 또 단순히 가해자 개인의 일탈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업무상 위력이 작용하는 직장 내에서의 권력 구조 속에서 하급자는 상급자로부터 성폭력과 갑질 등 각종 인권침해를 당해도 인사상 불이익, 나쁜 소문 등이 두려워 저항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습니다. 또 직장 동료들도 같은 구조 속에 있기 때문에 동료들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상사가 눈빛만으로도 문제를 은폐할 수 있는 위계 구조 속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폭력이 발생합니다.여성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위협한다 우리는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가 노동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 피해자에게 ‘4년 동안 뭘 하다 이제 와서 말하느냐’, ‘왜 진작 일을 그만두지 않았냐’고 비난하는 2차 가해는 책임을 져야 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잘못된 질문입니다. 첫 번째 질문은 오랜 시간 고통을 겪은 피해자가 이제 겨우 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질문이고, 두 번째 질문은 피해자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질문입니다. 특히 ‘왜 그만두지 않았냐’는 식의 질문은 피해자가 하는 일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말이기도 합니다. 모든 노동은 가치가 있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은 “시장의 ‘기분 좋음’은 상식적인 업무 수행이 아닌 여성 직원의 왜곡된 성 역할 수행으로 달성됐다”면서 “이는 사실상 성차별이며, 성폭력을 조장·방조·묵인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박 전 시장 사건에서 잊지 않아야 할 점은 ‘직장 내’ 성폭력이라는 점입니다. 직장 내 성폭력은 여성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악화시키고,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의 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지 않습니다. 업무상 위력을 행사해 피해자에게 성적인 접근을 하고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에게 그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박 전 시장 사건은 박 전 시장의 단순한 ‘실수’가 아닙니다. 경찰과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고, 검찰이 제대로 기소하고, 법원이 제대로 처벌해야 하는 대상으로서의 ‘성폭력’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찰 ‘서울시가 박원순 성추행 사건 묵인’ 고발사건 수사 착수

    경찰 ‘서울시가 박원순 성추행 사건 묵인’ 고발사건 수사 착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비서인 피해자를 성추행·성희롱한 사실을 알고도 서울시 관계자들이 이를 묵인·방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경찰이 범죄혐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17일 “서울시 관계자들의 (박 전 시장 사건) 방임 및 묵인 혐의와 관련하여 오늘 오후 고발인인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가세연은 2016년 7월부터 최근까지 차례로 박 전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주명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 오성규·고한석씨, 그리고 2018년 1월~지난해 4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민주당 의원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전날 경찰에 고발했다. 가세연은 고발장에서 “전직 비서실장들은 피해자의 업무상 중간관리자인데 피해사실을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묵살하는 식으로 방조했다”면서 “윤 의원은 전직 부시장으로 피해자로부터 피해 신고를 받은 비서실 직원들로부터 보고를 받거나, 실제로 본인이 피해자를 알았고 어려운 상황을 인지했음해도 이를 묵인하고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전직 비서실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상한 낌새를 채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무엇을 몰랐던 것인가. 시장실과 비서실은 일상적인 성차별, 성희롱 및 성추행 등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업무 환경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피해자는 2016년 1월부터 매 반기별 인사 이동을 요청했고, 번번이 좌절된 끝에 지난해 7월에서야 근무지를 이동했다. 그런데 올해 2월 다시 비서 업무 요청이 왔고, 피해자는 인사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 등의 시선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고사하겠다’고도 얘기했으나 인사담당자는 문제 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경찰은 서울시청 6층에 있는 이 사건 증거를 보전하고 수사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서울시, 민주당, 여성가족부 등 책임 있는 기관은 피해자의 피해에 통감하고 진상규명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 등으로 호칭하며 유보적, 조건적 상태로 규정하고 가두는 이중적인 태도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서울경찰청은 “여성단체 등에서 추가로 제시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면서 “압수수색영장 발부 등 강제수사가 가능한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토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시장의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북경찰서는 현재 참고인 조사를 통해 박 전 시장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젠더특보)에게도 출석 조사를 요구해 현재 출석 일자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 특보는 지난 8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오후 4시 30분쯤)하기 전인 같은 날 오후 3시쯤 박 전 시장에게 ‘시장님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외부 인사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밤 9~11시쯤 박 전 시장과 회의를 했다. 임 특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의 당시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은 몰랐다”고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원순 시장 기분 좋게 만드는 ‘기쁨조’ 역할 강요받았다”

    “박원순 시장 기분 좋게 만드는 ‘기쁨조’ 역할 강요받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16일 피해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다. 피해자 A씨는 박 전 시장의 비서로서 시장의 기분을 좋게 유지하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A씨를 돕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장 비서 업무의 성격은 시장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었으며 상식적인 업무 수행이 아닌 여성 직원의 왜곡된 성역할 수행으로 달성됐다”면서 “이는 사실상 성차별이며 성폭력 발생과 성역할 수행에 대한 조장, 방조이자 묵인과 요구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측은 ‘시장이 마라톤을 할 때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는 이유로 주말 새벽 출근해야 했고, 서울시 인사들이 결재를 잘 받을 수 있게 시장의 기분을 살피라며 심기 보좌 또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운동을 마치고 시장실 샤워실에서 씻을 때 비서가 속옷을 가져다줘야 했으며 샤워를 마친 시장이 벗어둔 운동복과 속옷을 챙기는 일도 비서 업무였다고 피해자 측은 밝혔다. 피해자는 아침저녁으로 시장의 혈압을 재야 했는데 박 전 시장으로부터 “자기(피해자)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서 기록에 안 좋아”라는 성희롱 발언을 듣기도 했다.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를 서울시는 철저히 무시했다. 피해자는 2016년 1월부터 반기마다 인사이동을 요청한 끝에 지난해 7월에야 비서실을 나갔다. 올해 2월 다시 비서 업무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피해자는 인사 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 등의 시선이 있을 수 있어 고사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인사 담당자는 문제 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피해자 측은 밝혔다. 피해자 측은 A씨 외에도 서울시에서 발생한 성추행 피해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회식 때 노래방에서 허리 감기 ▲술 취한 척 뽀뽀하기 ▲집에 데려다준다며 택시에서 추행하기 ▲바닥 짚는 척 다리 만지기 등이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일상적으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피해자 측은 “성폭력 사안 발생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난 4월 행정직 비서관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지난 8일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뒤 전현직 고위 공무원과 임기제 정무 보좌관, 비서관 등이 피해자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정치적 진영론과 여성 단체에 휩쓸리지 말라’, ‘힘들었겠지만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 거다’라는 식의 위로를 가장한 2차 가해성 메시지로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측은 “서울시가 전날 내놓은 진상규명 대책으로는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면서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시청 6층(비서실)에 있는 증거를 보전하고 수사 자료를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와 더불어민주당, 여성가족부 등에는 “진상규명 필요를 말하면서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 등으로 호칭하는 이중적 태도를 멈추고 적극적인 성폭력 문제 해결과 문화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박원순 사건 ‘피해 호소인’ 논란에 유시민 딸이 뿔난 이유(종합)

    박원순 사건 ‘피해 호소인’ 논란에 유시민 딸이 뿔난 이유(종합)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후 박 전 시장 고소인에 대해 일각에서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면서 ‘피해자’ 용어 선택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피해호소인’ 이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한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출신 류한수진(30)씨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말을 가져다 쓰기 전에 말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길 바란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류씨는 이 용어를 쓰게 된 계기를 설명한 뒤 “박원순 고발자는 ‘피해자’로 칭하는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류씨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자녀이기도 하다. 서울대 ‘담배 성폭력’ 사건 때 처음 등장 2011년 서울대에서 발생한 ‘담배 성폭력’ 사건을 두고 학생들이 2년여에 걸쳐 논쟁하는 과정에서 ‘피해호소인’과 ‘가해지목인’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당시 한 여학생은 어느 남학생이 ‘대화할 때 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했다’며 성폭력 신고를 했고, 신고를 받은 단과대 학생회장이 이를 반려하면서 학내 논란이 벌어졌다. 일부 학생단체가 단과대 학생회장이 2차가해를 했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후 진상 조사와 논쟁 끝에 단과대 학생회장을 2차가해자로 규정한 이들은 “사건 성격규정을 능동적으로 하지 않아 ‘담배’ 부분까지 무리하게 성폭력으로 인정해버리는 모양새가 됐다”며 “‘피해자 중심주의’를 왜곡한 것을 반성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당시 사회대 학생회장이었던 류한수진씨는 “회칙에 따르면 이 사건을 성폭력으로 보지 않는 제가 2차 가해자가 될 수도 있으나,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할 의사가 없다”며 회장직을 사퇴했다. 다음해 회칙 개정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사회대 학생회는 류씨를 팀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의견 수렴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에서는 ‘성차에 기반을 둔 (성차별적) 행위’도 성폭력으로 본다는 기존의 회칙을 없앴고, 관련 용어와 함께 피해 호소인이 보장받아야 할 권리, 가해 지목인의 의무 등을 규정하게 됐다고 류씨는 설명했다. 류씨는 “사건을 은폐하거나 해결을 방해하지 말란 취지의 것이 태반”이라고도 말했다. 여성 연대·남성 연대에 일침 “일말의 고민 해달라” 여성 단체는 현행 법률에도 확정 판결 전에 ‘피해자’라는 말을 쓰는 사례가 있다면서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는 것에 전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법학자인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형사절차상 주의해야 하는 것은 범죄자(가해자)를 확정 판결 전에 유죄추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썼다. 류씨는 “여성 연대는 말을 지우기 전에, 남성 연대는 말을 가져다 쓰기 전에 말한 사람의 목소리를 제발 좀 듣고 일말의 고민이라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류씨는 “피해자를 영원히 피해 호소인으로, 피해자의 고발을 영원히 일방적 주장으로 가둬 둘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런 용어를 제안하고 회칙을 만든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 기대할 기관 부재류씨는 “시 당국이나 정당의 대표로서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겠으나 시민으로서 저는 이 시점에서 고발자 분은 피해자로 칭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가가 성폭력 문제 해결에서 내내 보여 온 극단적인 무능과 남성 중심적 편향, 민주당이 이 문제에 보여온 어정쩡하고 보수적인 자세, 서울시가 이미 문제제기를 묵살했다는 해당 여성의 고발을 고려할 때 사실 이 문제에 (서울대) 회칙의 ‘원론’을 적용할 수 있긴 한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류씨는 “절차 이전에 가·피해를 확정짓지 않는다는 것은 성인지적인 의미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가 이뤄진다는 전제 위 도입된 원칙인데, 이 사건의 그 어디서도 그러한 절차를 기대할 만한 기관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식 기관의 대표들이 피해 호소인이란 대체어를 고집하는 것은 정말 유감스럽게도 실제로 보수 언론과 야당, 논객들의 말대로 사건 자체를 무화하거나 최소한 가해자의 불명예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비친다. 의도와 상관없이 그런 효과를 어느정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인권위 ‘박원순 성추행 의혹’ 조사 착수…‘피해 호소인’ 용어도 진정(종합)

    인권위 ‘박원순 성추행 의혹’ 조사 착수…‘피해 호소인’ 용어도 진정(종합)

    사준모 “박원순의 여직원 인권침해,동조한 서울시청 공무원 징계해달라”국가인권위원회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전직 비서 성추행 의혹을 밝혀달라는 진정 사건에 대해 15일 담당 조사관을 배정하고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에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전직 비서를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으로 계속 부르는데 대해서도 용어로 인한 2차 가해를 가하고 있다는 진정이 추가 접수됐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이 박 전 시장 고소인을 ‘피해 호소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성추행 피해를 부정하는 ‘2차 가해’라며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해달라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해찬, 사과한다면서 ‘피해자’ 용어 대신“피해 호소인 고통을 정쟁 삼지 말라” 서울시 “직원, 공식적으로 시에 피해 말 안해” 이 대표는 이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해 직접 사과하면서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번 통렬한 사과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호소인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을 멈추고 당사자 고통을 정쟁과 여론몰이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얼핏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비서에 대해 피해를 입은 데 대한 사과를 표명하는 듯하면서도 거듭 ‘피해 호소인’이라는 생경한 표현을 쓴 것이다. 이 대표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문제와 관련, “피해자 입장에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고인의 부재로 당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진상조사가 어렵다”면서 “피해 호소인의 뜻에 따라 서울시에서 사건 경위를 철저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야권에서 고소인의 수사 내용 유출 및 성희롱 사건 은폐·무마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과 서울시 대신 검찰에서 특별검사 등으로 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정쟁”으로 일축하고 ‘피해 호소인이 서울시에서 조사하라고 했다’며 책임을 지우는 뉘앙스를 풍긴다. 서울시 황인식 대변인은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이라는 표현만 있고 ‘피해자’라는 표현이 없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이 직원이 피해에 대해 아직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말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인권위, ‘박원순 성희롱 의혹’ 조사관 배정피해 당사자 조사 원치 않으면 ‘각하’ 처리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한 인권침해 진정을 제기한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날 오전 담당 조사관이 배정됐다고 사준모측에 문자 메시지로 통보했다. 인권위가 배정한 조사관은 인권위 차별시정국 성차별시정팀 소속 조사관이다. 담당 조사관이 배정되면서 인권위가 공식적인 조사 절차를 시작한 셈이 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사준모는 최근 박 전 시장의 인권침해 행위와 이를 방조한 서울시청 공무원들을 조사하고, 책임자 징계 등 관련 조치를 권고해달라고 인권위에 진정했다. 다만 이번 진정처럼 제삼자가 진정한 사건의 경우 피해 당사자가 조사 진행을 원치 않으면 ‘각하’ 처리될 수도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인권위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정 사건 조사 착수

    인권위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정 사건 조사 착수

    국가인권위원회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밝혀달라는 진정 사건에 대해 15일 담당 조사관을 배정하고 공식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진정을 제기한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날 오담당 조사관이 배정됐다고 사준모측에 문자 메시지로 통보했다. 인권위가 배정한 조사관은 인권위 차별시정국 성차별시정팀 소속 조사관이다.담당 조사관이 배정되면서 인권위가 공식적인 조사 절차를 시작한 셈이 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사준모는 최근 박 전 시장의 인권침해 행위와 이를 방조한 서울시청 공무원들을 조사하고,책임자 징계 등 관련 조치를 권고해달라고 인권위에 진정했다. 다만 이번 진정처럼 제삼자가 진정한 사건의 경우 피해 당사자가 조사 진행을 원치 않으면 ‘각하’ 처리될 수도 있다. 사건 공론화 이후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인권위가 긴급 구제조치를 권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진정 사건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더라도 인권침해나 차별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인권위가 직권으로 인권침해 중지나 관련 공무원 직무배제 조치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인권위는 올해 초 연령 제한으로 활동지원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한 고령 중증장애인에게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라고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 긴급구제 조치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유언장엔 사과 한줄 없는데 진실규명도 없이 ‘2차 가해’

    유언장엔 사과 한줄 없는데 진실규명도 없이 ‘2차 가해’

    “고소녀 찾아내겠다” “男 비서 뽑아야”무분별한 신상털기·성 차별적 ‘펜스 룰’심리·정신적 압박… 잘못된 메시지 우려SNS ‘#피해자와 연대’ 해시태그 번져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경우 피해 호소인의 설 곳은 어디일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우리 사회에 던져진 질문이다. 그러나 답을 고민하기도 전에 피해 호소인을 향한 2차 가해가 시작됐다. 온라인상 무분별한 신상털기는 물론 여권 인사들이 피해 호소인에 대한 언급 대신 “박 전 시장의 생전 공이 컸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의 배경이 피소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건은 법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그렇게 법적으로 피해를 규명하고 구제할 기회는 사라졌다. 심지어 박 전 시장의 유언장에조차 피해 호소인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없었다.12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피해 호소인을 ‘고소녀’라고 부르며 ‘누군지 찾아내겠다’, ‘박 전 시장의 죽음은 고소녀의 책임’이라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고소의 배경에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참에 남자 비서로 싹 바꾸자’는 등의 성차별적인 ‘펜스 룰’ 주장도 이어진다. 장례 공동집행위원장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이날 브리핑을 통해 “피해 호소인에게도 박 전 시장의 죽음은 큰 충격이고, 고통스러운 시간일 것”이라면서 “고인, 유가족은 물론 피해 호소인에게도 피해가 없게 해 달라”고 거듭 요청할 정도였다. 일련의 현상은 명백한 2차 가해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최근 일어나는 일부 현상들은 피해 호소인에게는 엄청난 심리적·정신적 압박이 될 뿐 아니라 앞으로도 ‘피해를 입더라도 침묵만이 여성이 지켜야 할 룰’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피해 호소인과 연대하겠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박원순_시장을_고소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라는 해시태그가 번졌고, 여러 여성단체에서도 속속 동참했다. 가장 처음 입장문을 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8일 박 전 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고소됐고, 조사와 수사 협조를 해야 할 시간이었다”면서 “피해자가 말할 수 있는 시간과 사회가 이것을 들어야 하는 책임을 사라지게 하는 흐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박 전 시장의 장례가 5일간의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고 유력 인사들이 공적인 추모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생전 그가 가진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이 사건이 자칫 잘못된 방식으로 기억되거나 미화되지 않도록 더 많은 시민이 피해자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설 자리 없어진 피해 호소인…진실규명도, 사과도 없었다

    설 자리 없어진 피해 호소인…진실규명도, 사과도 없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추모 속신상털이·억측글 등 피해 호소인에 2차 가해온라인엔 연대 움직임 일어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경우 피해 호소인의 설 곳은 어디일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우리 사회에 던져진 질문이다. 그러나 답을 고민하기도 전에 피해 호소인을 향한 2차 가해가 시작됐다. 온라인상 무분별한 신상털기는 물론 여권 인사들이 피해 호소인에 대한 언급 대신 “박 전 시장의 생전 공이 컸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의 배경이 피소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건은 법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그렇게 법적으로 피해를 규명하고 구제할 기회는 사라졌다. 심지어 박 전 시장의 유언장에조차 피해 호소인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없었다. 12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피해 호소인을 ‘고소녀’라고 부르며 ‘누군지 찾아내겠다’, ‘박 전 시장의 죽음은 고소녀의 책임’이라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고소의 배경에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참에 남자 비서로 싹 바꾸자’는 등의 성차별적인 ‘펜스 룰’ 주장도 이어진다. 장례 공동집행위원장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이날 브리핑을 통해 “피해 호소인에게도 박 전 시장의 죽음은 큰 충격이고, 고통스러운 시간일 것”이라면서 “고인, 유가족은 물론 피해 호소인에게도 피해가 없게 해 달라”고 거듭 요청할 정도였다. 일련의 현상은 명백한 2차 가해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최근 일어나는 일부 현상들은 피해 호소인에게는 엄청난 심리적·정신적 압박이 될 뿐 아니라 앞으로도 ‘피해를 입더라도 침묵만이 여성이 지켜야 할 룰’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피해 호소인과 연대하겠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박원순_시장을_고소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라는 해시태그가 번졌고, 여러 여성단체에서도 속속 동참했다. 가장 처음 입장문을 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8일 박 전 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고소됐고, 조사와 수사 협조를 해야 할 시간이었다”면서 “피해자가 말할 수 있는 시간과 사회가 이것을 들어야 하는 책임을 사라지게 하는 흐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박 전 시장의 장례가 5일간의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고 유력 인사들이 공적인 추모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생전 그가 가진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이 사건이 자칫 잘못된 방식으로 기억되거나 미화되지 않도록 더 많은 시민이 피해자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여경 ‘포순이’… 바지는 입고 편견은 벗었다

    여경 ‘포순이’… 바지는 입고 편견은 벗었다

    여경을 상징하는 캐릭터 ‘포순이가’ 탄생 21년 만에 치마 대신 바지를 입었다. 성별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해 속눈썹을 없앴고, 단발머리는 귀 뒤로 넘겼다. 7일 경찰위원회는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경찰관 상징 포돌이·포순이 관리규칙 일부 개정 규칙안’을 심의·의결했다. ‘포순이 바지 입기’는 경찰청 훈령·예규에 불필요한 성별 구분과 고정관념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추진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포순이 모습이 성별 고정관념과 성차별적 편견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훈령과 예규를 전반적으로 정비하다 보니 8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남녀 경찰관을 나타내는 포돌이와 포순이는 경찰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police’의 ‘po’(포)와 조선 시대 치안기관인 ‘포도청’의 ‘포’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1999년 두 캐릭터를 만든 후 포순이는 항상 치마를 입고 속눈썹과 함께 단발머리로 귀가 감춰진 채로 그려졌다. 캐릭터는 국내 만화계의 거장인 이현세 화백이 만들었다. 그는 두 캐릭터를 만든 공로 등을 인정받아 명예 총경(경찰서장급)으로 위촉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듣고 치안 상황을 신속·정확하게 수집해 각종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의미에서 포돌이와 마찬가지로 포순이도 귀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뒷조사 다 했다” 성추행당한 병사들, 협박에 신고도 못 해

    “뒷조사 다 했다” 성추행당한 병사들, 협박에 신고도 못 해

    ‘황제 복무 논란’ 공군3여단, 이번엔 간부 상습 성추행 ‘황제 복무’ 논란이 불거진 공군 3여단 소속 한 부대에서 부사관이 수 개월간 상습적으로 병사들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는 24일 기자회견에서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3여단) 예하 방공포대 소속 간부인 강 모 중사가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소속 병사들을 상대로 폭언·욕설을 일삼았을 뿐 아니라 성희롱·성추행까지 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중사는 지난 4월 다수 병사 앞에서 특정 병사를 지칭하며 “○○○ 엉덩이는 내꺼다. 나만 만질 거니까 허락받고 만져라”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순찰 중 한 병사에게 공포탄을 전달하면서 양손에 쥐고 성행위를 묘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강 중사는 “신고해라. 내가 네 뒷조사 다 해놨다” 등의 협박성 발언도 했다고 센터 측은 주장했다. 센터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공군 방공포대 특성상 2차 피해를 우려한 병사들이 신고를 주저해온 것 같다. 국방부 징계 규정상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음담패설이나 성희롱·혐오 표현을 징계 처리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혜린 센터 간사는 “공군은 가해자의 보직을 즉각 해임하고 엄중 처벌하라”면서 “국방부는 좁은 범위의 성희롱만을 처벌하는 현행 규정을 전면 재검토해 성희롱·성차별 표현과 관련한 징계 절차 개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센터는 확보된 진술을 바탕으로 법리검토 후 가해자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공군 3여단은 최근 한 병사가 상관인 부사관에게 빨래와 음료수 배달 심부름을 시키고, 1인 생활관을 사용하는 등 ‘황제 군 복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군 당국은 지난 12일부터 감찰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병사의 아버지인 나이스그룹 최 모 부회장은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국민 10명 중 9명 “나도 차별의 대상·소수자 될 수도”

    국민 10명 중 9명 “나도 차별의 대상·소수자 될 수도”

    “코로나 이후 타인 혐오 심각해져” 88.5%는 차별금지법 제정 찬성 국민 10명 중 9명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신도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는 비율이 90%에 육박했다. 23일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000명 중 91.1%의 응답자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나도 언제든 차별의 대상이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아주 많이 했다’가 19.8%, ‘조금 했다’ 53.2%, ‘지금 그런 생각이 든다’ 18.1%였다. ‘전혀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8.9%에 불과했다. ‘나도, 내 가족도 언젠가 차별을 당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90.8%였다. 인권위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진 혐오와 차별 사례를 접하면서 차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별·혐오 대상이 된 집단이 어디인지 복수로 물어본 결과 종교인이 59.2%로 가장 높았고, 특정 지역 출신이 36.7%, 외국인·이주민이 36.5% 등이었다. 우리 사회의 차별 문제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는 82.0%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가장 심각한 차별로는 ▲성별 ▲고용 형태 ▲학력·학벌 ▲장애 ▲빈부격차 등이 꼽혔다. 지난 1년 동안 실제로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7.2%였다. 차별을 받은 이유(복수 응답)로는 성차별(48.9%)과 연령에 대한 차별(43.4%)이 가장 많았고, 경제적 지위(23.9%), 학력(21.3%) 등이 뒤를 이었다. ‘성소수자도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한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은 73.6%였고, ‘여성, 장애인, 아동,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도 92.1%로 조사됐다. 학교에서의 인권 교육 강화, 국민인식 개선 교육 강화 등 각 차별 시정 정책에 대해 찬성·반대 여부를 물은 결과 ‘차별금지 법률 제정’에 88.5%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한국 야생화에 재미있는 이름이 많다. 열매가 갈고리처럼 달라붙어서 ‘도둑놈의갈고리’, 지린내가 나니까 ‘쥐오줌풀’, 열매가 개의 성기를 닮았다고 ‘개불알풀’…. 그 밖에 ‘광릉요강꽃’, ‘도둑놈의지팡이’, ‘개털이슬’, ‘족도리풀’들도 특이한 모양이나 특성을 따라 이름을 붙인 경우다. 사연을 담은 이름도 적지 않다. 사위질빵은 사위를 향한 장모의 사랑이 담뿍 담겨 있다. 사위가 처가에 와서 나무를 하러 가는데 너무 많이 지면 힘들다며 장모가 이 덩굴식물로 질빵을 만들어 주었다. 사위질빵은 쉽게 끊어지는 특성이 있다. 아름다운 미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잎과 줄기에 작고 딱딱한 가시가 촘촘히 나 있는 풀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해서, 볼일을 본 뒤 휴지 대신 밑을 닦으라고 이 풀을 내주었단다. 이름만으로도 며느리에 대한 증오가 배어나오는 듯하다. 이현세의 만화,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에 등장하는 꽃도 며느리밑씻개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옛날에 며느리가 밥이 잘 됐나 보려고 밥풀 몇 알을 입에 넣다가 시어머니한테 들켰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밥을 훔쳐 먹는다며 때려 죽였는데 그 후 며느리 무덤가에 밥풀을 닮은 꽃이 피었다. 실제로 꽃을 보면 피처럼 붉은 꽃잎 한가운데 밥풀 무늬 두 개가 선명하다. 유형은 비슷하건만, 사위질빵은 장모의 사랑을, 며느리밑씻개 등은 시어머니의 서슬 푸른 증오를 담고 있다. 백년손님 사위는 씨암탉까지 잡아 고이 모시고, 며느리는 몸종 정도로 여기던 풍습을 꽃 이름에서까지 확인하는 듯해 늘 씁쓸한 기분이다. 얼마 전 태백산에서 기생꽃을 보았다. 기생꽃은 멸종위기 2급의 희귀식물이다. 이 꽃 역시 모양 때문에 이름을 얻었는데, 희고 고운 꽃이 기생의 고운 얼굴이나 장신구를 닮았다는 것이다. 나는 귀한 꽃을 만난 기쁨에 SNS에 꽃 사진을 올리고 이름까지 달아 주었다. 얼마 후 한 여성이 댓글을 달았는데 창피하게도 난 그 댓글을 읽고 나서야 기생꽃이라는 이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름 성차별이나 여성비하 언어에 민감한 편이라 여겼건만 나 역시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댓글은 “꽃 이름에 꼭 이렇게 여성비하 개념이 들어가야 할까요?”였다. 꽃 이름 갖고 웬 호들갑이냐 할지 몰라도, 호칭은 부르거나 불리는 대상의 존재를 규정하므로 모든 차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며느리가 남편 식구들을 서방님,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게 온당치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노예제 시대에 흑인들을 학대하고 죽이고 강간하고 매매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도, 노예를 사람이 아니라 가축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 들었다. 꽃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서라지만 그 이름이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풍류로 남성의 흥을 돋우는 일이 직업인 여성”을 뜻한다면 여성 입장에서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며느리밑씻개의 어원은 일본 이름 “마마코노시리누구아”에서 비롯했다. 마마코는 의붓자식이란 뜻이고 시리누구아는 밑씻개를 뜻한다. 일본에서 왜 “의붓자식”이 미움의 대상인지 모르겠으나, 그걸 우리말화하면서 작명자가 굳이 며느리로 바꾸었다면 그 “남자”가 평소 여성을 어떤 존재로 여겼는지 짐작할 만하다. 우리 삶 속에는 여전히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밑씻개 같은 차별의 언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낙엽을 화냥기에 비유하고 ‘인어상 찌찌’ 운운하는 글을 쓰거나 읽고도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박수갈채를 보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기생꽃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칭송했는데 무슨 문제냐는 투다.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퍼포먼스가 유행인가 보다. 거대담론에 대한 문제제기도 좋지만 내 주변에, 내 생활에, 내 의식ㆍ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차별의 잔재도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그런데 이현세는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이름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그 꽃의 정확한 이름은 꽃며느리밥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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