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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키즈존 만든 사장님, 성소수자 돕는 스님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예스키즈존 만든 사장님, 성소수자 돕는 스님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6)혐오를 막는 보통사람들 이 시대의 혐오는 평범해서 더 독하다. 보통 사람들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채 혐오 차별의 가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흔해져 버린 혐오를 누가 막아 낼 수 있을까. 해결의 실마리는 건강한 공감 능력을 갖춘 평범한 사람들이 쥐고 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법·행정적 제재를 통해 혐오 확산을 막는 것만큼 사회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혐오 차별에 대항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마지막회에서는 우리 사회의 혐오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학교 안 혐오 막는 교사모임 ‘샘’ 농담의 외피를 쓴 혐오차별은 노골적인 혐오보다 더 위험하다. 최소한의 경각심조차 무너뜨리고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또래들이 쓰는 말투 등에 민감한 10대는 우스갯소리를 가장한 혐오표현을 쉽게 따라 쓴다. 예컨대 “50㎏ 넘으면 그게 여자냐” 같은 표현이 그렇다. 진지하게 말한 건 아니더라도 행간에는 ‘남성은 능력, 여성은 외모’라는 성차별 인식이 깔려있다. 학생들이 혐오에 대항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갖추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전국 초중등 교사들이 모여 만든 ‘인권교육을 위한 교사 모임 샘’(이하 샘)은 주목할 만한 단체다. 인권 문제에 관심이 큰 초등 교사들이 1996년 결성했는데 이후 중·고교 선생님들이 합류했다. 2주에 한번 꼴로 모여 학교 안의 인권 문제나 관련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교사들이 연대해 만들어낸 성과는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놓은 ‘혐오차별 대응하기’ 워크숍 교안은 샘 소속 교사 6명이 1년간 작업한 결과물이다. 일선 학교들이 혐오차별 예방 교육을 할 때 이 교안을 활용한다. 샘 소속 교사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혐오차별에 대항하는 법을 꾸준히 가르친다. 예컨대 박범철(44) 교사가 일하는 경문고는 매년 여성의날(3월8일)마다 교내 행사를 하고 있다. 벌써 5년째다. 사립 남자고등학교에서 여성의날 행사를 꾸준히 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박 교사는 “올해는 교내 급식·환경미화 관련 일을 하는 여사님(여성 노동자)과 행정실 주무관님 등을 주목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치렀다”면서 “학교라는 공간을 학생·교사·학부모 중심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다른 구성원도 있다는 걸 되새기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모임 소속인 김유진 교사(서울 선사고)는 “혐오차별 대응 등 인권 교육은 가랑비에 옷 젖듯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기 교육 등을 통해 한번에 혐오 감수성을 크게 끌어올리는 건 어렵지만, 학교와 교사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면 차츰 변화가 생긴다는 얘기다. ● ‘노키즈존’ 대신 ‘예스키즈존’ 제주 카페 사장 강은정씨 “여기 노키즈존 아니었어요?”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의 디저트 상점 ‘이정의댁’은 세련된 외관 때문에 이런 오해를 자주 산다. 하지만 이 카페는 제법 알려진 ‘예스키즈존’(어린이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에 대항해 어린 고객을 적극적으로 받는 가게)이다. 7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제주 토박이 강은정(38)씨는 “같은 자영업자로서 노키즈존을 전혀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굳이 누군가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장사를 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에게 어린 시절이 있었고, 그때의 기억이 평생 가는 만큼 더 배려해 줘야 한다는 게 강씨의 철학이다.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노키즈존 운영이 아동 차별이라고 판단했지만 여전히 많은 음식점과 카페가 나이를 이유로 출입을 막는다. 아이들이 떠들거나 뛰어다니면 다른 고객이 피해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연령을 기준삼아 입장을 원천 불허하는 건 평등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씨도 아이가 앉아있는 테이블에는 더 신경이 쓰인다. 부모가 음료를 마시는 사이 몇몇 아이들이 강씨의 반려묘인 ‘덕만이’를 쫓아다니며 짓궂게 대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대응하면 된다. “부모에게 정중하게 말하면 대부분은 아이들이 알아듣게 훈육하더라”는 게 경험을 통해 배운 지혜다. 강씨는 제주에서 평생 산 외할머니 이름을 따 카페를 작명했다. 동네 구멍가게처럼 누구나 ‘오멍가멍’(‘오며가며’의 제주 사투리) 들러 수다 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서로 자주 만나고 어울려야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혐오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 험한 사람들 이니에요” 중국 교포 자율방범대원 최미화씨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중국교포 밀집지역인 이 동네에는 언젠가부터 우범지대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청년경찰’이나 ‘범죄도시’ 등 대림동을 무대로 한 범죄영화가 흥행하면서 편견이 더 고착화했다. 중국에서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로 변방만 맴돌던 교포들은 한국에서도 ‘잠재적 범죄자’라는 인식 탓에 속앓이한다.25년 전 한국에 정착한 지린성 출신 교포 최미화(60)씨는 혐오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율방범대를 꾸려 12년째 매주 금요일과 주말 저녁 대림동을 순찰한다. 경기 시흥 자택에서 대림동까지는 왕복 4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편견을 조금이라도 지우기 위해 번거로움을 자처한다. 최씨는 다른 교포 약 20명과 함께 야광 조끼를 입고 순찰을 돈다. 거리에서 잠이 든 취객을 깨워 집으로 돌려보내고, 술집에서 다툼이 있으면 당사자를 말리기도 한다. 그는 “경찰이 할 일이지만 서로 사정을 아는 동포끼리 말이 더 잘 통할 때도 있다”고 했다. 최씨는 “중국 동포 특유의 거센 억양 때문에 잘 싸운다는 오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포끼리 약간 목소리를 높여 말하는 정도인데도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서로 싸운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는 “임금체불을 당하거나 중국과는 다른 국내 행정 시스템을 이해 못해 관청 등에서 험한 말을 하는 동포들이 있다”면서 “이들을 보면 창피하기도 하지만 속사정을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고 했다. ● 성소수자 끌어안는 효록 스님 매년 퀴어문화축제가 열릴 무렵이면 일부 종교단체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며 성소수자를 향해 혐오표현을 쏟아낸다. 이 때문에 ‘모든 종교는 성소수자를 배척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 효록 스님(52)은 수년째 성소수자를 위한 인권 활동을 해오고 있다.그가 처음 성소수자와 인연을 맺은 건 2014년이었다. 그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유족과 고통을 나누려고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성소수자 불자 모임을 소개받았다. 이미 15년째 자체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때부터 모임의 초대 지도법사가 돼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있다. 모임은 보통의 법회와는 달리 심리치유 중심으로 운영된다. 매달 한 번씩 많게는 20여명이 모여 차분히 대화한다. 성소수자로서 받았던 상처와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 치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심리학자인 스님은 이들이 내면을 잘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님은 2016년 종교계에서 최초로 성소수자 신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내면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성소수자 신자들은 불교를 통해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수용 받는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부처님은 성소수자와 차별 없이 수행을 같이 했다”면서 “불교에서는 성소수자가 차별받는 존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율장(불교의 계율)에서도 인간이 성적 쾌락을 즐길 수 있는 성기와 항문, 구강 중 어느 것도 우열을 가려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무지(無知)하기 때문에 혐오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혐오는 내면의 어떠한 분노가 사회적 약자에게 투사된 것이기에 자기 마음속을 잘 들여다보고 사랑으로 채워야 멈출 수 있다”면서 “또 상대를 제대로 알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 남직원 말고 여직원만…“집에서 수건 세탁해오라” 새마을금고 ‘갑질’ 의혹

    남직원 말고 여직원만…“집에서 수건 세탁해오라” 새마을금고 ‘갑질’ 의혹

    전북 남원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서 여직원에게만 밥 짓기, 빨래하기 등 업무 외 성차별적 ‘갑질’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남직원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24일 직장갑질 119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 8월 남원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입사한 A씨는 출근 후 밥 짓기, 설거지, 빨래 등 업무 연관이 없는 지시를 인계받았다. A씨는 창구 업무를 하다 오전 11시가 되면 밥을 지었고, 지점장으로부터 밥의 상태 평가도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남성, 여성 화장실에 있는 수건을 직접 수거해 집에서 세탁해오라는 지시, 냉장고를 청소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A씨는 남직원 아닌 여직원만 이러한 지시를 받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담당 과장은 ‘시골이니까 이해하라’, ‘왜 너만 유난 떠느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시가 2년간 이어지자 A씨는 직장갑질 119에 도움을 청했고, 최근 국민신문고에 진정을 넣었다. 이후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 측은 이 사안에 대해 무책임한 답변만 내놓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언론 통화에서 “이 사건 책임자인 상무가 외부 일정이 있어 출장 중”이라며 “10분 전까지 자리에 있었는데 방금 나갔다”고 무성의하게 답했다. 또한 다시금 연결한 전화에선 “책임자가 통화 중”이라며 “연락처를 남겨달라”고만 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수십 년 전에나 있을 법한 시대착오적 성차별이 아직도 만연하다”며 “좁고 재취업이 어려운 지역사회 특성상 드러나지 않은 유사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 전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밥 짓고 빨래하고…새마을금고 갑질 논란

    전북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신입 여직원이 밥 짓기, 빨래하기 등 업무와 무관한 지시와 성차별적 갑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중앙회가 자체 조사에 나섰다. 24일 새마을금고 중앙회와 직장갑질119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월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에 입사한 A씨가 업무와 무관한 밥 짓기, 설거지 등을 지시받았다. 또 A씨는 화장실에 비치된 수건을 직접 수거해 집에서 세탁해오거나 냉장고를 청소할 것을 요구받고 잦은 회식과 제주 워크숍 참석 등을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국민신문고에 진정을 넣고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이에 중앙회 차원에서 현재 고충처리담당부서 직원들을 파견해 전반적인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며 “규정 위반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날 경우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 “못생기면 결혼 못 해”…주의받은 ‘안녕 자두야’ 내용은

    “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 “못생기면 결혼 못 해”…주의받은 ‘안녕 자두야’ 내용은

    “선크림 좀 바르고 다녀. 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자두 아빠)“공부 잘해도 못생기면 결혼 못하는 세상이라고!”(자두)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에 나오는 주인공 ‘자두’와 가족의 대사다. 10여년 전 제작된 작품이더라도 성차별적 고정관념이 담긴 장면을 그대로 방영했다면 양성평등 규정을 위반한 것이 맞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이정희)는 최근 애니메이션 제작사 A사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제기한 ‘제재 조치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방송사들은 2020년까지 A사가 10여년 전 제작한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를 방영해왔다. 지난해 1월 방통위는 “안녕 자두야의 일부 에피소드가 방송심의규정상 양성평등 규정을 위반했다”며 방송사들에 ‘주의 처분을 하기로 의결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안녕 자두야‘의 ‘예뻐지고 싶어’ 편이다. 이 에피소드에는 주인공 자두에게 아버지가 “밖에서 놀 땐 선크림 좀 바르고 다녀. 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자두에게 어머니가 ‘공부나 악착같이 하라’고 말하자, 자두는 “공부 잘해도 못생기면 결혼도 못 하는 세상이라구!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쁘게 낳아줬으면 됐잖아!”라고 투정하는 모습도 있다. 방통위는 해당 내용이 방송심의규정 제30조 3항 양성평등에 대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주의 처분은 방송법에 따른 제재 중 가장 낮은 단계다. A사는 방통위 조처에 불복해 “방송사들에 내려진 주의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주의 조처는 애니메이션 및 에피소드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주제 의식을 간과한 것”이라면서 “비지상파 방송에서 반영됐고 시청률도 높지 않아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방통위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애니메이션 에피소드가 양성평등 규정을 어긴 게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편이 제작된 지 10년이 넘기는 했으나 제작 이후 2020년까지 어린이 방송 채널에서 계속 방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어린이들에게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는 부분을 지금의 시각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은 방송 내용의 함의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며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내레이션에 성차별 요소와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가치관 형성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경찰, 첫 혼성 경찰관기동대 출범한다

    경찰, 첫 혼성 경찰관기동대 출범한다

    1999년 ‘여경 기동대’ 창설女 비중 3.3%그쳐..성차별 문제제기지난해 관련 규칙 삭제..의경 감축 대체 여성 경찰관기동대가 창설된지 23년 만에 첫 혼성 경찰관기동대가 23일 출범한다.경찰청은 경남경찰청 2기동대에 여성 제대를 추가한다고 22일 밝혔다. 앞으로 집회·시위 관리, 민생치안 지원 등 각종 현장에 남녀 경찰관을 함께 배치하고 성별 구분없이 교육 훈련을 할 예정이다. 사무실, 휴게실, 화장실, 샤워장 등 시설 정비도 마쳤다. 현재 경찰관기동대는 대부분 남자 경찰관으로 구성돼 있고 여경기동대는 서울·부산·대구·광주·경기·경남 등 일부 지역에만 별도 편성돼 있다. 전체 기동대원 1만 2540명 가운데 여성은 416명으로 3.3%에 그친다. 경찰은 1999년 평화로운 집회·시위 문화를 만들겠다며 처음 여경기동대를 창설해 여성·장애인·노약자 등 약자의 보호 관리와 검거 등의 임무를 부여했다. 당시 각종 집회·시위에 투입된 여경기동대는 복장도 진압복 대신 교통복을 착용했는데 시위대가 과격하게 나서지 못하도록 여경 제대를 내세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처럼 역할이 다른 여성기동대에 대해 여성은 여성대로, 남성은 남성대로 성차별을 조장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경찰청은 지난해 말 ‘경찰관기동대 운영규칙’에서 여성기동대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영국,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여성 기동대를 별도로 설치한 곳은 없으며 남녀 혼성으로 편성하고 있다. 혼성 기동대 출범 배경에는 의경 감축으로 인한 인력 대체 목적도 있다.경찰 관계자는 “혼성 기동대 운영으로 유기적이고 입체적 현장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시범 운영 후 전국으로 확대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성범죄 처벌엔 관용 없다”…中당국, 100일 만에 3만 명 이상 체포

    “성범죄 처벌엔 관용 없다”…中당국, 100일 만에 3만 명 이상 체포

    중국이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처벌을 강화해 데이트 성폭력과 온라인 성범죄 등 성범죄와의 전쟁에 승리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중국 공안부 당위원회 위원이자 부부장인 두항웨이는 최근 성폭력 범죄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특별조치 추진회의를 개최해 일명 ‘100일 작전’으로 불리는 성범죄 방범 특별 강화 행동으로 총 2만 8000 건의 성폭력 범죄 사건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원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지난 4월 시작된 약 100일간의 성폭력 범죄 집중 수사 기간 동안 검찰청, 법원, 교육기관, 여성연맹 등과 연계해 총 3만 2000명의 성범죄 용의자를 체포해 처벌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안부는 성범죄 단서 발굴에 집중, 적시에 공안부 경찰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하는 등 무관용 처벌 원칙을 고수했다.  특히 데이트 성폭력, 미성년자 성폭행, 온라인을 통한 성폭력 범죄 등에 대해 광범위한 단서 수집을 위해 대규모 경찰 수사 인력을 투입했고 그동안 중국 성범죄 수사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피해자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2차 가해를 입혔던 피해자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피해자 정보 보호에 공안 당국이 개입해 철저한 보안 수사를 진행하는 등 사건 처리 절차를 표준화했다.  당국은 사건 수사 시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법률 지원과 심리 상담 등 연관 부서와 협력을 강화, 포괄적인 책임을 준수했다는 자체 평가도 내놓았다. 이번 중국 공안부의 대대적인 성범죄자 체포 작전은 중국 최고의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의 성폭력 범죄 무관용 처벌 원칙 선언의 일환에서 실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월, 중국 장쑤성의 한 마을에서 목에 쇠사슬이 묶인 채 가축 헛간에서 발견된 여성 사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중국 당국과 공안부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진 바 있다.  당시 쇠사슬에 묶인 채 20년 동안 8명의 자녀를 강제 출산해야 했던 피해 여성이 과거 매매혼을 당한 성범죄 피해자라는 사실까지 추가 공개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특히 이 사건은 중국 내 뿌리 깊은 성범죄와 이를 부부 간의 사적인 영역으로 여겨 공안부의 개입을 꺼렸던 중국 사회의 고질적인 성차별 문제 등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됐는 평가다.  2013년 유엔(UN)이 중국 중부의 한 지역에서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남성이 배우자에게 물리적 혹은 성적 폭력을 가한 적 있다고 시인했다.  또,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아내에게 폭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비슷했을 정도로 그간 중국에는 뿌리 깊은 성차별과 성폭력이 도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더욱이 중국에서는 2016년이 돼서야 가정폭력을 범죄로 규정해 처벌을 법규화한 바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매매혼 등이 잦은 지역을 대상으로 결혼 허가증을 철저히 관리해 인신매매 범죄를 단속하고, 야간 순찰 인력을 2배로 늘리는 등 구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성보호법과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 처벌 원칙을 강화해 여성 인권의 합법적인 권리 보호를 약속했다. 
  • 포항제철소 직장내 성희롱 과태료 부과

    포항제철소 직장내 성희롱 과태료 부과

    고용노동부가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장내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포스코측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관련자를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일 노동부에 따르면 관할 포항지청은 지난 6월 21일부터 시행한 직권조사 결과 직장내 성희롱 금지를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 12조 직장내 성희롱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노동부 조사결과 성희롱 사실이 확인된 이후 피해자가 근무부서 변경을 요청했는데도 사측이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가해자와 빈번하게 접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노동부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포스코측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앞서 포항제철소의 한 여직원은 자신을 성폭행·성추행·성희롱한 혐의로 직원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노동부는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하는 등 2차 가해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자를 입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포스코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피해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동부가 지난 6월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포스코 포항제철소 소속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장내 성희롱 사건 발생시 비밀 유지가 잘 안 된다는 답변이 많았고,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내 성희롱 경험이 있어도 신고 후 불이익을 우려하거나 회사내 처리제도를 신뢰하지 못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부 포항지청은 지난 4일 경영진을 상대로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직장내 성희롱·성차별 관련 조직문화와 사내 고충처리 제도, 사건 발생시 대응체계를 개선토록 했다. 자체 진단을 통해 2차 피해를 예방하는 대책도 마련한다. 노동부는 사업주의 개선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특별감독을 시행해 근로조건 전반을 심층적으로 점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21만 직장인 매주 서너번 켜는 ‘식권앱’… “서비스 라이벌은 카톡”

    21만 직장인 매주 서너번 켜는 ‘식권앱’… “서비스 라이벌은 카톡”

    땀을 뻘뻘 흘리며 사무실로 들어선 기자에게 전자식권 플랫폼 스타트업 스마트올리브의 박현숙 대표는 아이스커피를 권했다. 기자는 의자에 앉자마자 대뜸 ‘라이벌 기업이 어디냐’고 도발했다. 예상 외의 질문인 듯 그녀는 고개를 한쪽으로 비스듬히 돌리면서 미간을 모았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녀는 “카·카·오·톡”이라고 천천히 힘주어 말했다. 요즘 잘나가는 음식 배달 업체나 동종 업체가 아닌 답변에 기자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인터뷰 전의 사전 조사에서는 분명히 모바일 식권 업체로 알고 왔는데…. ‘착오를 일으켰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책상에 올려놓은 회사 소개서를 다시 내려다봤다. 분명 ‘전자식권 플랫폼 서비스’로 명시돼 있다. “아니, 여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가 아니잖아요?”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카카오톡을 라이벌로 지목한 이유를 설명했다. “카카오톡은 일단 가입자 5000만명이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카톡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서비스다. 카카오는 꽃배달도, 택시 호출 사업도 한다. 보험업 빼고 다 한다. 이런 카카오가 모바일 식권 분야에 진출한다면 그 뒤는 상상하기 싫다.” 카카오가 모바일 식권 사업에 진출할지는 불투명하지만 그녀의 이런 답변에선 현재는 동종업계에서 라이벌이 없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한국 최고 모바일 식권회사로 우뚝 박 대표가 모바일 식권 사업에 뛰어든 뒤론 눈물의 연속이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녀는 2002년 외국계 기업에 입사해 정보기술(IT) 매니저로 일하면서 `복지 플랫폼’, 특히 전자식권에 눈을 떴다. “점심 해결은 그때나 지금이나 직장인의 소소한 행복이자 고민이다. 당시엔 규모가 큰 회사도 직원들이 주변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비치된 장부에 줄을 그어 표시했다. 구내식당에서는 버스 회수권처럼 생긴 종이식권을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외국계 회사에서 13년간 일하다 나온 그녀는 개발자로 한 국내 한 기업에 영입돼 전자식권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녀도 이 회사 지분 20%에 투자했다. 하지만 회사는 앱 개발은 뒷전이고 수익에만 혈안이었다. 그녀가 몸담은 회사 대표가 제휴를 맺은 또 다른 회사 대표와 경영권 다툼까지 벌여 경영은 엉망이었다. 박 대표는 ‘이럴 바에야 내가 하자’는 생각에 박차고 나와 자본금 1억원으로 회사를 세웠다. 그때가 39살이던 2016년 6월이었다. 이듬해 4월 그는 전자식권을 론칭했다. “창업 후 이전 회사와의 소송도 얽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낮에는 기업과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시장을 새로 뚫고, 밤에는 앱 개발에 매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창업 7년차인 스마트올리브에 대해 박 대표는 “정보기술 기반의 전자식권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운영하는 결제 플랫폼 회사”라고 말했다.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모바일 식권 회사로, 고객의 요구를 단시간에 해결해 서비스할 수 있다. 도입한 회사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박 대표가 자랑하는 앱 올리브패스는 구내식당과 사내카페, 외부 음식점의 식사와 사내 자판기·주차료 및 전기 충전은 물론 사내 복지시설 등의 결제와 복지 포인트 관리, 배달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기술 서비스를 기반으로 앱 결제와 예약은 물론 영양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다. 회사와 이용 업체는 실시간으로 이용 현황과 금액을 알 수 있고, 광고와 이커머스 등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19조 식권 시장…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국내 식권 시장 규모는 한 해에 19조원에 이른다. 국내 상용 근로자 약 1575만명이 회사가 지원하는 식대 월 10만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기업과 학교 등의 단체급식 시장도 15조 7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스마트올리브를 포함한 모바일 식권 상위 3개 업체의 연간 거래액은 ‘불과’ 2000억원대여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식권 업체들도 사정이 어려웠다. “코로나 규제가 풀렸지만 재택근무를 요구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이에 직원들의 출근을 독려하고자 식대 지원 상향과 같은 당근을 제시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우리로서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달 현재 스마트올리브에 가입한 곳은 대기업과 구내식당과 병원, 관공서 등 300여개사로, 앱을 다운받은 직장인은 21만여명에 이른다. 가맹 음식점은 3000여곳이다. 케이터링 업체와 신선샐러드, 가정간편식(HMR), 일반적인 식사와 햄버거와 피자, 치킨 등을 비롯해 커피와 와인을 서비스하는 업체들도 들어와 있다. “우리 앱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내놓은 신제품을 많은 사람에게 한꺼번에 알리고, 시식 반응을 살피기에도 적격이다.” 박 대표는 그간 약 3만개의 기업을 직접 찾아갔다. “어떤 기업은 10번 정도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했다. 만나는 상대는 주로 회사 총무과 직원들이다. 이들은 모바일 식권을 도입하면 편리하고, 누수되는 금액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구내식당의 경우 예약제 도입으로 잔반과 잔식 등의 손실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기존 관행대로 하려는 타성에 젖어 잘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젠 회사 로비에 들어서면 분위기를 한눈에 알아챌 수 있다. 한번은 어떤 기업이 오라고 해서 갔는데, 의자도 권하지 않더라. 그래서 옆의 직원에게 ‘커피 한잔하시고 오라’며 내보낸 뒤 그 의자에 앉아서 설명한 적도 있다. 바깥에는 혁신적이라고 소문난 기업도 예상 외로 보수적이고 완고한 곳도 많다. 예컨대 어떤 회사는 모바일 식권을 회사 변경 1㎞ 이내에서만 사용하게 한다든지, 점심 식사만 가능하게 하고 커피와 차는 허용하지 않는다든지 한다. 기업 문화를 파악할 수 있어 나에게도 경영 공부가 된다.” 수익 구조에 대해 묻자 박 대표는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수료로 운영된다”고 짧게 말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묻자 그녀는 잠시 뜸을 들였다. “가입 기업으로부터 이용 금액의 1~2%, 가맹 음식점으로부터 결제 금액의 2~3%대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부가가치, 즉 수익성이 높지 않다 보니 많이 뛰어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창업 7년차 손익분기점 넘어서 “올해부터 월매출이 20억원을 찍고 연 2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플랫폼 사업이 창업 7년 차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상장된 내로라하는 업체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손익분기점에 넘어선 것, 대단한 일 아닌가?” 현재의 기업 가치는 300억원대라고 했다. 작지만 자신만의 성(城)을 스스로 일궜다는 자부심이 물씬 묻어났다. 여성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어려움을 묻자 박 대표는 스스럼없이 조직 관리라고 털어놓았다. “회사 대표로서 영업과 마케팅, 자금 관리도 힘들었지만, 회사 분위기를 다잡는 조직관리가 가장 힘들었다. 창업 당시 조직관리에 미숙했던 30대여서 조금만 실수해도 ‘경험 없는 여성이라서’라는 말이 들려왔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이게 회사 경영하는 데 큰 경험이 됐다. 이젠 파트너를 보는 눈이 생겼다. 여성 CEO로서 선을 명시하기 어려운 성차별과 성추행 문제가 여전한 것 또한 안타깝다.”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게 말은 쉽지만 수익 모델이 말처럼 ‘핫’하지 않다. 그러나 모바일 식권 플랫폼은 다르다. 식권 사용자는 모두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 즉 언제든지 지갑을 열 수 있는 사람이다. 이들이 현재 21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최소 일주일에 서너 번 규칙적으로 우리 앱을 열고 들어온다. 이게 우리의 힘이다. 누적 다운로드 건수를 내년쯤 100만, 3년 이내에 300만 이상으로 키울 생각이다.” 박 대표의 눈은 모바일 식권을 넘어 결제 앱으로 향하고 있다.
  • “성폭력 지적하면 ‘메갈’이라 공격”…인하대에 붙은 대자보

    “성폭력 지적하면 ‘메갈’이라 공격”…인하대에 붙은 대자보

    “판을 갈 때다. 평등한 학교, 안전한 학교를 세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이길 넘어 ‘뒤늦은 과제’임을 분명히 말한다.” 최근 ‘성폭력 사망’ 사건이 벌어진 인하대에 붙은 대자보의 내용이다. 대자보를 쓴 학생 A씨는 “학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여성 구성원들은 성별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는 공격에 숨 죽여야 했다”면서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학교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25일 교내에 ‘당신의 목소리를 키워 응답해주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해당 글에서 A씨는 “공공연하게 떠드는, 자극적인 가십거리를 공공연하게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학교 커뮤니티에서, 정치권에서, 언론에서 공공연하게 떠든다”며 “반면 숨죽여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폭력이 걱정돼 불쾌한 상황에도 ‘친절’하게 살아야 하는 여성들. 이전의 학내 성폭력 사건과 평소 학내 성차별적 문화를 지적하면 ‘꼴페미’, ‘메갈X’으로 공격 당할까 봐 자기를 검열하는 사람들. 그들은 화나도 참고, 무력감을 느끼며 좁은 공간에서 숨죽여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실추된 ‘위신’은 무엇이냐”고 되물으면서 “이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떠드는 이들의 위신은 너무 무겁게 다뤄지지만 반면 숨죽여 말하는 이들의 위신은 너무 가볍게 다뤄진다”고 지적했다. A씨는 “누구는 ‘갑자기’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잠재적 가해자’로 불려서, ‘입결과 학벌’이 떨어져 ‘남성’으로써, ‘대학생’으로서 위신이 무너졌다고 말한다. 이들은 공공연히 자기 체면이 무너져 화가 난다 떠든다”며 “반면 다른 누군가는 폭력과 수치가 걱정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낀다. 이들은 숨죽이며 자신과 동료 시민의 안녕을 걱정한다”고 했다. A씨는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성 의대생들이 단톡방을 만들어 여학우들을 성희롱하고, 남성 총학생회장 후보가 한 여성 학우를 스토킹했을 때도, 한 남학생이 여학생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을 때도, 교내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조롱하고 헐뜯는 게시글들이 늘 올라올 때마다 누군가는 성별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며, 섣부른 일반화하지 말라며, 잠재적 가해자로 몰지 말라며, 우리 학교의 아웃풋과 입결은 그래도 괜찮을 거라며 자기 체면을 걱정하는 말을 공공연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면 누군가는 폭력, 수치를 걱정하며 안전하고 평등하게 살 권리에 대해 숨죽이며 말했다”면서 “이렇듯 숨죽여 말하는 이들을 보기 앞서, 서로의 안녕을 묻기에 앞서, 수치와 폭력의 역사를 기억하기에 앞서, 평등하고 존엄하게 살 권리를 말하기에 앞서, 성별과 지위에 따라 구분되는 현실을 보지 않고 자랑스러운 인하대의 역사, 명예, 입결, 아웃풋 따위를 논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냐”고 지적했다. A씨는 “판을 갈 때다. 최근 마주한 전대미문의 사건은 평등한 학교, 안전한 학교를 세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이길 넘어 ‘뒤늦은 과제’임을 분명하게 말한다”며 “오늘날 학교가 맞은 위기는 무엇을 우선 말하고, 우선 듣고, 우선 답해야 하는지 가리지 못해 벌어졌다. 뻔하고 시끄럽기만 한, 내용 없는 소리가 아닌 대안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이어 “대안은 지금까지 숨죽여 말한 이들의 목소리, 움직임이 공공연해지기 시작할 때 찾을 수 있다”며 “이제는 숨죽여 말하던 이들이 공공연하게 말해야 할 때다.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학교를 만들자 제안한다. 이 외침에 대자보로, 포스트잇으로, 댓글로, 행동으로 응답해달라”고 제안했다.A씨 대자보 이후 26일에는 ‘성차별을 성차별이라 부르지 못하고’라는 제목의 또 다른 대자보가 학교에 붙었다. 익명의 인하대생 B씨도 “인하대 내부는 물론, 여러 대학가에서 여성이 모욕당하고, 물리적, 성적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끔찍한 장면을 목도하고도 우리는 개인의 일탈, 숨기고 묻어야 할 끔찍한 오류로 치부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5일 새벽, 인하대 단과대학 건물에서 1학년 여학생이 같은 학교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준강간치사 등 혐의로 가해자인 인하대 1학년생 A(20)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인하대는 학칙에 따라 A씨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와 성교육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 尹 ‘여가부 폐지 로드맵’ 조속 지시에…野 “카미카제 명령이냐”

    尹 ‘여가부 폐지 로드맵’ 조속 지시에…野 “카미카제 명령이냐”

    윤석열 대통령이 여성가족부에게 ‘여가부 폐지 로드맵’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야권에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야권 인사들은 ‘카미카제’ 등 거친 비판을 쏟아내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6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국정 실정에 대한 국민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갈라치기 정치의 전면에 나선 형국”이라면서 “연이은 인사 참사와 사적 채용 논란, 권력기관 장악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갈라치기 정치로 상쇄하려는 것이라면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적인 비교에서 대한민국은 절대적 수준에서는 양호한 여성 인권 수준을 보이지만, 경제활동 참여율 등에서 남녀의 상대적 격차는 여전히 상당하다”면서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도그마에서 빠져 한 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눈을 떠 대한민국의 ‘구조적 성차별’을 직시하고, 남녀를 갈등으로 몰아가려는 분열의 정치를 멈추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97그룹’(1990년대학번, 1970년대생) 당권 주자인 강훈식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업무를 보고하러 갔는데, 업무를 하지 말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라면서 “카미카제 명령을 가만히 듣고 있는 여가부장관의 사진, 민망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어 “저들은 여가부 폐지라는 극단적인 갈라치기와 혐오로 지지율을 끌어올려 집권에 성공했다”면서 “마치 특권의 상징인 것 마냥 불필요하다던 영부인 부속실도 폐지했지만 결과는 어떻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단순히 혐오에 부응하는, 포퓰리즘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여가부 폐지를 원점에서 책임있게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의 키를 가진 170석 여당으로서, 여가부 폐지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강력 저지 의사를 밝혔다. 같은 97그룹 당권 주자 강병원 의원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에 “20대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니, ‘젠더 갈라치기’라는 얄팍한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면서 “지지율로 목이 마르니 분열이라는 바닷물이라도 마신다는 소탐대실 정치의 극치”라고 비꼬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25일 여가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현숙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여가부 업무를 총체적으로 검토해 여가부 폐지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라”며 여가부 폐지를 재차 촉구한 바 있다.
  •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1회>혐오 택한 정의의 사도들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왜 그럴까. 서울신문 스콘랩은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1. 내집단만 향하는 공감 소속 집단 지키려 소수자 밀어내 애착 클수록 이주민에게 부정적 제한된 공감력… 외집단엔 무관심  “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2. 비뚤어진 자기확신 내 견해에 도움되면 거짓도 믿어 부정적 고정관념·혐오 고리 굳혀 “거부할 권리도 존중돼야” 정당화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3. 접하지 못하면 커지는 편견 성소수자 만나본 이들 혐오 낮아 남성 나이들수록 성차별 완화돼  “만나서 다양한 가치 알아야 이해”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정의감 때문에”, “동료 지키려고” 평범한 혐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의감 때문에”, “동료 지키려고” 평범한 혐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1회> 1000명 인식조사 등으로 본 ‘혐오의 원인’소속 집단 애착 클수록 ‘타인 혐오’ 가능성“나는 안 틀려” 삐뚫어진 자기 확신도 문제타인 만나 ‘공감 반경’ 넓혀야 혐오 줄어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이 돼 버린 혐오 이야기를 담은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연재를 시작한다. 첫회에서는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1> 내가 속한 집단만 향하는 공감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율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2> “내 생각은 틀리지 않는다”는 자기 확신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3> 만나야 풀린다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 [팩트+] 中법원 “미혼女 난자 냉동 금지, 정자는 가능”…판결 이유는?

    [팩트+] 中법원 “미혼女 난자 냉동 금지, 정자는 가능”…판결 이유는?

    중국에서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을 둘러싸고 열린 첫 재판에서 원고가 패소했다. 원고는 미혼 여성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 등 25일(이하 현지시간)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혼인 쉬짜오짜오(34)는 2018년 베이징 수도의과대학병원을 찾아 자신의 난자를 냉동 보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병원은 쉬 씨가 미혼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난자 냉동 보관은 기혼 여성의 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었다. 쉬 씨는 “당분간 일에 집중하고자 난자를 냉동 보관하려 했다. 외국에서 난자를 채취해 냉동 보관하는 방법도 알아봤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 베이징에 있는 병원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병원의 반대에 부딪힌 쉬 씨는 2019년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에서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 보관 권리와 관련해 제기된 최초의 소송이다. 이후 그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및 판사와 보건 당국 등에 탄원서를 보냈다. 이후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미혼 여성의 출산권 보장을 위한 시험관 시술, 난자 냉동 보관 지원 등의 긍정적인 의견이 나왔지만, 법원은 쉬 씨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법원은 22일 재판에서 “병원 측이 난자 냉동 보관 요구를 거절한 것은 미혼 여성의 권리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중국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 규제, 성차별 논란으로 이어져  중국 미혼여성의 난자 냉동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난자를 냉동 보관하려면 신분증과 결혼 증명서, 출산 가능증서 등 세 가지 증명서가 필요하다. 현지 법률상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을 위법으로 분류하진 않으나, 출산과 관련해 ‘부부가 최대 3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다’는 내용만 명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 자녀를 출산하고자 하는 미혼 여성은 출산 휴가나 산전 검사 등의 공공혜택을 받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 인민대표대회 의원 일부는 지난 2016년부터 미혼 여성의 보조생식기술(ART) 사용 권리에 관한 권고안을 지속해서 제출했다. 그러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의학적 위험성과 윤리적 문제를 이유로 미혼 여성의 보조생식기술 사용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보조생식기술이란 불임증을 치료하고자 난자 또는 정자를 조작하고, 이를 활용한 인공수정 등을 의미한다. 중국의 난자 냉동 규제를 둘러싼 논쟁은 성차별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남성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합법적으로 정자를 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여성에게만 난자 냉동을 규제하는 이유를 ‘난자 및 대리모 암시장의 활성화 우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2019년 당시 “수십 년 동안 남자가 전통적인 가족 단위의 중심이자 사회의 기반이며, 미혼 여성은 혼자 아이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사상을 관료들이 퍼트려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최초의 난자 냉동 규제 관련 재판에서 패소한 쉬 씨는 항소하겠다며 “우리가 자신의 몸에 대한 주권을 되찾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 백종원♥ 소유진 ‘82년생 김지영’ 됐다

    백종원♥ 소유진 ‘82년생 김지영’ 됐다

    배우 소유진이 연극 ‘82년생 김지영’에 김지영 역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극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발간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재해석된 작품이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시대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내면화된 성차별적 요소를 겪으며 성장한 김지영씨의 이야기를 그렸다. ‘82년생 김지영’은 국내에서 130만부 넘게 판매됐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30여개국에 수출되는 등 화제를 모았고, 소설의 인기를 바탕으로 2019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도 국내 관객 367만명을 동원했다. 소유진은 연극 ‘82년생 김지영’에 캐스팅된 것과 관련해 “우리 삶 속에서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23회 김상열 연극상을 받은 안경모 연출과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작품상을 받은 김가람 작가가 연극으로 재해석한 연극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9월 1일부터 11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 “24세 이하 미혼女 누구나 참가 가능”…부활한 ‘고추아가씨’

    “24세 이하 미혼女 누구나 참가 가능”…부활한 ‘고추아가씨’

    “수영복 심사는 없어요” ‘고추의 고장’ 경북 영양군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영양 고추아가씨 선발대회’를 4년 만에 재개한다. 일각에선 성 상품화 논란 등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영양군은 17일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를 다음 달 4일 예선, 19일 본선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같은 미인대회다. 진·선·미 등 입상자를 예선과 본선을 통해 뽑는다. 심사는 워킹(걷기), 영양고추에 관해 묻는 식의 인터뷰, 한복 착용 후 모습, 의상 맵시와 조화미, 화술 등을 심사위원이 각각 점수로 계산해 진·선·미를 가린다. 수영복 심사는 없다. 영양군은 진·선·미를 나눠 각각 상금 500만원, 300만원, 200만원을 지급한다. 예선과 본선에 참가만 해도 상금을 준다. 다만 만 18세 이상부터 24세 이하 미혼여성만 참가할 수 있다. 예선 참가자는 20만원과 특산물을, 본선은 의상비와 교통비로 120만원을 받는다. 입상자 전원은 하복·동복 각 한벌씩 맞춤한복이 별도로 주어진다. 영양고추아가씨로 뽑히면 영양고추 모델, 영양군 홍보 모델 등으로 다음번 고추아가씨가 선발되기 전까지 2년간 활동한다.영양군 “고추 홍보위해 필요하다” 영양군이 고추아가씨를 뽑는 이유는 전국 대표적인 고추 주산지를 알리기위해서다. 영양고추아가씨 선발대회는 1984년 처음 열렸다. 이후 매년 혹은 2년에 한 번씩 꾸준히 개최됐다. 그러다 2018년 제19회 대회 후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 영양군 관계자는 “영양고추아가씨 출신 중에 미스코리아 대회 입상자도 꽤 있고, 말 그대로 영양고추를 알리는 간판 같은 역활을 해왔다”며 “지역 특산물인 고추 판로를 위해 홍보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미인대회를 두고, 부적절한 성 상품화 논란 등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여성단체 등이 헌법에 규정한 평등권과 인격권을 침해하는 미인대회 철회를 꾸준히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은 대회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여성·시민단체들은 “영양군은 성 상품화와 성차별을 조장하는 미인대회 행사 강행을 사죄하라”며 ”국가인권위는 헌법에 규정한 평등권과 인격권을 침해하는 미인대회 철회를 권고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지역 여성단체의 진정을 받은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경북도 등 자치단체에 여성을 신체 등급화하고 전시하는 미인선발대회 사회적 의미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지자체장의 예산 지원과 사업 운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박지현 “인하대 사망 사건…정치인·대통령·법원 모두 공범”

    박지현 “인하대 사망 사건…정치인·대통령·법원 모두 공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인하대 재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비극적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대학교에서 대학생이 남성 동급생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추락해서 사망하는 일이 터졌다”며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으로 피해자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참담하다. 학문과 지성이 넘쳐야할 대학교 안에서 발생한 상상조차하기 힘든 비극”이라면서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가해자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동료 대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도대체 대한민국에 여성이 안전한 공간이 있기는 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과연 우리 공동체가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사회적 합의는 하고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폭력과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감싸기 바쁜 정치인들, 구조적 성차별은 없고 여성가족부도 폐지해야 한다는 대통령, 성 착취물을 수십만 건이나 유통한 중범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법원, 모두 이 사건의 공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언론을 향해서는 “비극적인 죽음을 당한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유사한 성범죄를 막는 데는 관심조차 없다. ‘누가 더 자극적으로 보도하는가’ 경쟁이라도 하듯 선정적인 단어를 남발하고 있다”며 “특히 피해자는 ‘여대생’으로, 가해자를 ‘동급생’으로 표현했다. 피해자는 피해자일 뿐이지 피해자가 오롯이 ‘피해자’가 아닌 ‘여대생’으로 호명되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보도 행태는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며 “비극적인 일로 자식을 잃은 유족분들 가슴이 얼마나 찢어질지도 깊이 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렇게 반복되는 참담한 비극을 막으려면 입법부는 제대로 된 법을 만들고, 행정부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고, 사법부는 가장 엄중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며 “피해자의 죽음은 이 모든 것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사회적 죽음”이라고 강조했다.
  • 새내기 대학생 추락사…그날 인하대에서 무슨 일이

    새내기 대학생 추락사…그날 인하대에서 무슨 일이

    지난 15일 새벽 3시 50분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1학년 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단과대학 3층에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A씨는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로 머리에 출혈이 있었고, A씨가 입었던 옷은 교내 다른 장소에서 발견됐다. A씨는 계절학기 시험을 치기 위해 사건 전날 학교를 찾았다. 당일 오후 2시 시험을 마친 A씨는 마찬가지로 시험을 마친 같은 학교 남학생 B씨와 술을 마셨다.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오전 1시 30분 같은 학교 남학생 B씨가 A씨를 부축한 채 학교 건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건물에 다른 일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현장에는 B씨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학교 건물 안에서 A씨를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른 장소에서 나온 옷들로 미뤄볼 때 B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확인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했고,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화돼 긴급체포됐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16일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A씨의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A씨가 성폭행을 피하려다 3층에서 스스로 떨어진 것인지, B씨가 밀어 떨어졌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도대체 대한민국에 여성이 안전한 공간이 있긴 한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성폭력과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감싸기 바쁜 정치인들, 구조적 성차별은 없고 여성가족부도 폐지해야 한다는 대통령, 성착취물을 수십만 건이나 유통한 중범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법원, 모두 이 사건의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 화장실 악취 방치하면… 결국엔 안방을 향한다[OTT 언박싱]

    화장실 악취 방치하면… 결국엔 안방을 향한다[OTT 언박싱]

    2017년 미얀마 내에서는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집단학살이 벌어졌다. 난민이 된 이들은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과 로힝야족의 생명을 맞바꾸려 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Social Dilemma)가 그 이유를 설명한다. 소셜미디어가 만든 확증 편향의 딜레마, 그 어두운 소용돌이가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이다. 이 작품에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에서 일했던 이들이 뭉쳐 한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당신이 빠진 ‘소셜 딜레마’에서 탈출하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소셜미디어는 대중적으로 발전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일상을 공유하며 소통의 창구이자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아고라를 형성했다. 문제는 이 공간이 인간을 사유의 동물이 아닌 슈퍼 컴퓨터의 뉴런으로 만든다는 점이다.“고객을 사용자라 부르는 산업은 불법 마약과 소프트웨어 산업뿐이다”라는 예일대 명예교수 에드워드 터프트의 말처럼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하면 고객을 더 중독시킬지 고민한다. 클릭을 유도하고 애플리케이션(앱)에 머무르는 시간을 증가시키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유튜브의 알고리즘이다.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흥미를 느낄 만한 영상을 연달아 제시한다. 이 과정에 대해 작품은 ‘현대판 트루먼쇼’라고 말한다. 자신의 삶이 방송을 위해 조작되고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다는 걸 몰랐던 트루먼처럼 성장을 위한 사업의 한 부품이 되어 확증 편향에 빠져들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 딜레마는 두 가지 방향 중 어느 쪽을 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는 상황을 의미한다. 확증 편향은 내집단을 강화하고 외집단을 적대한다. 극단으로 향하면 남는 건 상대를 향한 불신과 증오다. 미얀마의 국민 앱으로 자리잡았던 페이스북은 사업을 위해 혐오에 침묵했다. 소셜미디어의 파급력은 가짜뉴스나 혐오를 자극하는 글을 삽시간에 퍼지게 만든다. 이 영향력은 오프라인 공간까지 향한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는 정치의 양극화라는 현상에 직면했다. 현대에 다시 등장한 아고라가 폭력과 비방으로 얼룩진 혐오의 공간이 돼 버린 것이다. 이를 잘 보여 주는 캐릭터가 국내에서도 유명한 개구리 페페다. 왓챠 다큐멘터리 ‘밈 전쟁: 개구리 페페 구하기’는 이 캐릭터가 어떻게 혐오의 ‘밈’(meme)이 됐는지 설명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 처음 등장한 ‘밈’은 문화나 사회현상이 유전자처럼 진화하고 전달될 수 있음을 뜻하는 단어다. 온라인 공간에서 밈은 짧은 영상이나 사진 등을 여러 차례 가공하며 즐기는 놀이 문화를 의미한다. 미국의 인디 작가 맷 퓨리는 자신의 학창 시절을 바탕으로 한 만화 ‘보이즈클럽’의 캐릭터 페페가 인기를 얻자 즐거움을 느낀다. 이 감정이 슬픔으로 바뀐 건 밈 경쟁이 시작되면서다.페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밈은 점점 더 극단을 향한다. 반유대주의, 동성애 혐오, 성차별, 인종차별 등의 게시물에 페페를 등장시키며 혐오의 상징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이 현상이 심화된 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출마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을 내세운 트럼프의 극우 가치관에 열광한 이들은 트럼프와 페페를 합성한 사진을 유포했다. 한 작가의 순수한 예술적 영감이 온라인 유저들에 의해 정체성을 빼앗긴 것이다. 두 편의 작품은 화장실(온라인)의 악취를 방치하면 안방(오프라인)을 향한다는 걸 보여 준다. 클릭이 절대적인 진리가 돼 버린 온라인 공간은 관심을 위해서는 누군가를 확증 편향의 중독에 빠뜨려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 준다.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현대에 이런 현상은 폭력과 테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지닌다. 트루먼이 스스로 ‘쇼’를 끝냈듯 잠시 스마트폰을 꺼둘 때 광장은 청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여성경제활동법 시행… 여가부 중심으로 여성노동정책 추진체계 강화해야”

    “여성경제활동법 시행… 여가부 중심으로 여성노동정책 추진체계 강화해야”

    여성경제활동법 시행을 맞아 여성가족부 중심으로 여성노동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성경제활동법은 2008년부터 시행했던 경력단절여성법을 지난해 12월 전부 개정해 지난달 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경력단절여성법이 혼인과 임신,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 중 재취업 희망자를 지원하는데 국한된 반면 여성경제활동법은 경력단절 자체를 예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1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제33차 젠더와 입법 포럼에서 박선영 선임연구위원은 “여성 1인가구와 여성 가구주가 증가하고, 혼인기피·만혼·저출산이라는 변화가 생겨났다”며 법이 제정된 2008년 이후 한국의 가족 구성과 가구 형태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여성의 비정규직화와 저임금 등 노동시장의 성차별적 구조도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한편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 환경도 바뀌었다”고 밝혔다. 개정된 법은 성별임금격차 축소 등 노동시장의 젠더불평등 문제를 포괄함에 따라 실효성 제고를 위한 추진체계 개편이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박 위원은 “고용노동부에서 맡고 있는 남녀고용평등 확보 및 촉진,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지원책 등이 여성의 생애주기별, 일자리 특성을 반영한 정책이라 보기 어렵다”며 “특히 청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 가시화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가부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지원을 넘어서 경력단절예방으로, 일 중심으로 생애를 설계하는 청년 여성을 포함해 전 연령대 여성들에게 구체적인 정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여성노동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학력의 아이 키우는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증가하고 비정규직·저임금 등 취약한 일자리에 머무르는 여성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2018년부터 비취업 경력단절여성의 대졸 이상 비율은 40%를 초과해 지난해 42.8%를 기록했다. 반면 중졸 이하 비율은 2014년 3.7%에서 지난해 1.8%로 하락했다. 지난해 여성 비정규직은 449만 1000명으로 2009년대비 31.2%포인트 증가했으며, 전체 비정규직 중 여성 비율 또한 2009년 53.5%에서 지난해 55.7%로 2.2% 포인트 상승했다. 김난주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닌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등 노동권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취업 지원 등을 명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새일센터 사업의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인프라 강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요양보호사·가사노동자도 ‘연대 울타리’… 일하는 여성 다시 뭉친다

    요양보호사·가사노동자도 ‘연대 울타리’… 일하는 여성 다시 뭉친다

    일하는 여성들이 다시 연대하고 있다. 여성들의 노조 조직률은 20년 만에 6%대를 회복했고, 여성 조합원 비율(민주노총 기준)은 성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인 35.8%를 기록했다. 10여년 만에 양대 노총을 포함한 6개 단체가 ‘여성노동연대회의’를 출범하고, 오랜 세월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던 가사노동자나 요양보호사 등도 노조의 첫발을 뗐다. 실제 노조에서는 여성 노동자들의 가입 비중이 늘었다. 민주노총에서 2013년 여성 조합원의 수는 15만 6000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22.9%였다가 2021년 현재는 40만 4000명으로 35.8%까지 늘었다. 여성들의 노조 조직률은 1980년 17.0%를 기록한 이래 하락을 거듭하다가 2009년 5.0%로 최저점을 기록한 후 2019년 현재 20년 만에 6%를 돌파했다. 학교나 병원 같은 ‘여초’ 직장들, 여성들이 많이 속한 비정규직 직장 구성원들의 노조 편입이 늘며 생겨난 추세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학교 비정규직 여성들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민주여성노조 가입과 여성 비율이 높은 요양, 돌봄, 의료 사업장 등에서의 유입이 증가했다”며 “전체적으로 조직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여성 조합원의 증가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사안별 대응 벗어나 ‘공동 모색’ 일터에서의 성차별을 뚜렷이 인지해 ‘일하는 여성’으로서 사안을 넘나들며 연대하는 것도 요즘 경향이다. 지난 1일에는 6개 여성단체가 ‘일터의 성차별 해소’를 주창하며 ‘여성노동연대회의’를 발족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고용·노동 성차별이 악화한 상황에서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가 연대회의 출범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참여 단체는 양대 노총이라 불리는 한국노총·민주노총,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다. 연대회의는 10여년 만에 부활한 여성노동운동 연대체다. 2009년 49개 여성노동단체가 ‘민생 살리고 일자리 살리는 생생여성행동’을 발족한 이래 단체별·사안별 대응이 늘며 연대체 활동은 약화됐다. 최진협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여성 노동 단위들이 성별 임금 격차나 채용 성차별 등에 대해 사안별로 연대하다 보니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다”며 “노동시장 안에서의 성차별을 드러내기 위한 공동의 모색을 해 보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노동 인정받은 가사·돌봄직도 조직화 ‘노동자’의 권리 개념이 희박했던 직종이 노동자성을 인정받으며 조직화를 꾀하기도 한다. 지난달 16일 가사노동자법 시행과 함께 가사노동자를 조직한 최초의 노조가 출범했다. 2012년 발족된 한국가사노동자협회를 뿌리로 하는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가사·돌봄서비스지부다. 조합원은 150여명이지만 앞으로 협회 전체 회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을 독려할 계획이다. 최영미 가사·돌봄서비스지부장은 “가사노동자법 시행이 노조 발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며 “노동자성을 되찾음과 동시에 1980년대 ‘여공’으로 일하며 노조의 기억이 남은 5060 세대들이 창립 멤버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서비스연맹 돌봄서비스분과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사회서비스원노동조합이 통합해 출범한 돌봄노조도 비슷한 맥락이다. 노우정 돌봄노조 위원장은 “전체 조합원 3000명 중 95%가량이 여성”이라며 “코로나19 시기 필수 노동자로 호명됐지만 법정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부여하는 규정이 5명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됐음에도 휴일 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현실 등으로 인해 노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났다”고 말했다. ●교섭은 남자? 여성 대표성 제고해야 여전히 ‘남초’인 노조에서 여성들의 낮은 대표성은 심각한 문제다. 노조 간부 자리에는 여성들이 진출하지 못하거나 교섭국처럼 실제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되는 곳에는 남성들이 많다. 노조 여성국장, 여성 몫 부위원장들이 “성평등 단협안을 만들어 놔도 교섭위원은 남성이라 실제 교섭 과정에서 논리가 체화되지 않은 남성 교섭위원이 사측을 설득할 의무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차별 해소와 노조 내 성평등 구현이 깊게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노조에서 먼저 여성 대표성을 제고해야 직장 내 성평등 실현도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육아·돌봄이 여성들의 발목을 잡는 한편 여성이 노조 간부가 되는 경우 사용자 측에서 승진 누락 등의 불이익을 주는 일이 더 많다고 들었다”며 “성평등 단협안 등을 통해 여성 교섭위원 수를 늘리고, 사내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여성들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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