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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大中대통령 노벨평화상/ 전문가 특별좌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향후 남북관계와 국내정치는 물론 국제외교 및 세계 인권·민주화 분야 등에 큰 영향을 미칠전망이다. 대한매일은 15일 특별 좌담을 마련,평화상 수상의 의의를조명하고 국내외적인 영향을 점검했다.좌담에는 유장희(柳莊熙)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유승남(柳勝男)국민대 행정학과 교수,손봉숙(孫鳳淑)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이 참석했다. ◈ 노벨평화상 수상 의의. ■손 이사장 세계 어느 지역보다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높은 유일한분단국가라는 특수 상황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상을 받은 것은 한반도의 앞날을 생각할 때 의미있는 일입니다.특히 한반도가 민주주의를숭상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평화를 원하는 나라로 대접 받고 책임과의무를 다하는 과제를 부여받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유 원장 그동안 노벨평화상이 주로 서방국가에 집중됐다는 부정적평가도 있었지만 이제 동양권으로 시선이 돌려졌습니다.한국이 고통의 역사를 승화시켜 세계평화와 인권증진을 위해 새롭게 등장하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됩니다. ■유 교수 이번 수상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과거 한국과 아시아지역의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기울인 노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대통령 취임후 전 세계 마지막 남은 냉전지역에서 민족 공존공영체 실현과 한민족 발전을 위한 획기적 업적을 인정하는영광스런 수상이지요. ◈ 남북관계. ■손 이사장 이번 수상은 남북관계 개선에 굉장히 기여할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동북아 평화구도 정착에 탄력이 붙을 것입니다.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 관계에서 외교 발언권을 강화하는 계기를마련했고,북한의 개방을 이끌기 위한 국제적 협조와 지원을 얻는데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국내적으로는 이번 수상이 장기적·지속적으로 국민 합의의 바탕 위에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돼야합니다.임기내 ‘통일 대통령’보다는 통일의 기반을 놓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길 바랍니다. ■유 교수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광범위한 국민 지지를 획득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그동안 대북정책에서 발목을 잡는다는 느낌을 준 야당과 기득권층에서 ‘통일대통령’ 논의 등 정치적 화두를 꺼내는 것은 통일이 1,2년내 단시일 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에서성급합니다.아직까지 냉전 이데올로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층이적지 않습니다.그러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햇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6·15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인 인권부문 개선작업을 확대해 나가는데 사회 저변에 큰 저항이 없을 것입니다.권력구조논의나 인도적 식량지원 문제 등에서는 광범위한 국민 동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합니다. ■유 원장 이번 수상이 남북 관계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입니다.노벨평화상이 워낙 권위가 있어 수상 자체가 세계적으로 우리의 대북정책이 인정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대북정책의 국제적 인정이라는 측면에서 북한의 경제 회생을 위해 세계은행(IBRD)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국제금융기금(IMF)의 지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됐습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 대통령이 세계의 ‘큰 어른’이 됐다고 해도과언이 아닙니다.이제 여유를 갖고 대북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도 김 대통령의 수상에 자극을 받아 남북평화에 초석을 쌓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제사회에 등장하는 등 남북관계에서 분발하는 쪽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 국제외교. ■손 이사장 향후 다자외교 측면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특히 오는 20,21일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채택될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서울선언이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맞물려 우리 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높일것입니다. ■유 교수 국제신인도도 증대될 것이 분명합니다.국내 해외자본 유치나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이번 ASEM과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의체(APEC) 회의에서도아시아 인권과 민주화 영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 원장 외교 무대에 코리아의 시대가 왔습니다.무엇보다 이번 ASEM에서는 우리가 의장국이며,김 대통령은 의장이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입니다.개회식에서 한바탕 축제분위기가 조성될 것입니다.이런 여건에 힘입어 정보통신망 구축을 통한 아시아와 유럽의 정보통신 교환과 21세기 실크로드로 불리는 유라시아 철도 시스템 구축 등 아시아와 유럽의 협력관계를 구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의제들을 우리가앞장서서 제안하고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11월 브루나이에서열리는 APEC 정상회담을 통해 김 대통령이 제시할 역내 선진국·개도국간 지식공유 사업 활성화 구상,여성이 참여하는 APEC 활동 방향의구체적 방안 등에도 큰 힘이 실릴 것입니다. ◈ 국내외 인권·민주화. ■손 이사장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우리나라가 인권을 중시하는 선진국 대열에 오르는 계기가 됐습니다.대통령은 이미 인권사각지대인 동티모르에 한국군을 파병함으로써 우리가 인권을 이슈로 외국에 군대를 파견할 수 있는 나라라는 점을 보여 줬습니다.여성 노동자 등의 인권문제도 대통령이 꾸준히 개선시켜 나갈 과제입니다. ■유 교수 이번 수상의 배경에는 인권신장 등 대통령의 과거 업적이크게 평가됐습니다.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위해서는 국내적으로남녀간 성차별 문제,소외계층 인권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국가보안법도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합니다. ■유 원장 김 대통령은 미얀마,동티모르 등 세계적 인권문제에 직간접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이제는 대북문제에서도 노벨수상자로서 인권문제에 대해 발언할 때가 됐습니다.국내에서는 지역갈등,소외계층 인권 문제를 적극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 정치·경제적 효과. ■손 이사장 이번 수상 발표 직후 ‘대통령이 이제 내정에 신경을 쓰면 좋겠다’는 얘기가 많습니다.‘초당적 입장이 되어 달라’며 여당총재직을 버리라는 주문도 있지만 거기까지는 못가더라도 이제는 국제적인 지도자로서 ‘큰 정치’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입니다.남남문제도 해결이 안되는 데 어떻게 남북문제,나아가 국제문제를 해결하겠습니까.2년 남짓 임기동안 대통령이 너무 정권재창출에 매달리지 않아야 큰 정치가 가능합니다. ■유 교수 ‘이제 내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는 기본 전제가 잘못됐습니다.지금까지는 국내정치는 방치하고 외교만 했다는 얘기입니까.‘큰 정치’가 필요하다는 원론에 반대할 사람은 없겠으나편가르기식의 대립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정치현실이 문제입니다.야당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북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기 보다 원칙없이 시비만 걸었습니다.국회가 정쟁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대안모색의 정책활동도 이뤄지지 못했습니다.정치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관용과 포용의 정치,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 등의 풍토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유 원장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은 단기적으로 국가 신인도가 올라가는데 일조할 것입니다.공장이나 주식을 팔고 우리나라를 떠나던 외국투자가들 사이에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시각이 지나친 기우’ 라는심리적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중장기적으로는 원칙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집권 후반기에 개혁정책이 느슨해 질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던 국내 기업을 상대로 4대부문 개혁 조치를다시 한번 밀어붙일 수 있는 활력을 얻게 됐습니다. ◈ 결론. ■손 이사장 노벨평화상에는 앞으로도민주화와 인권신장 등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해 달라는 주문이 들어 있습니다.대통령은 국제적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과의무가 막중해졌습니다.국제적으로 우리보다 위상이 낮은 나라에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국내 정치 측면에서는 대통령이 권력을 분산하면서 큰 틀에서 정국을 풀어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 교수 정부 차원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에 걸맞게 인권과 민주주의신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국정 운영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앙 정부나 정당에서 권력 집중화 현상을 줄여 탈권위주의 정치를지향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남북간 공존공영 체제나 화해 움직임은긍정적으로 진전될 것으로 보입니다.국민화합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남남갈등,동서갈등 등 특정정당 지지가 지역별 분할체제로 짜여져 있는 것은 국가발전에 저해됩니다.이는 균형적 인사정책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엘리트 층의 광범위한 동의로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대협약을 이루는 노력이필요합니다.정당이 정책으로 대결하는 체제로 재편되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무엇보다 각종 선거에서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고양되어야 합니다. ■유 원장 지난 100년간 노벨평화상 수상자 83명 가운데 47명은 미국,영국,프랑스,스웨덴,독일 출신이었습니다.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한세계적 인물이 이들 나라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나머지 수상자는 비극과 고통의 현장에서 나타난 투사입니다. 김 대통령은 세계 평화에 기여한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투사이기도한 점이 특이합니다.우리나라는 전 세계 인권국가 틈에 끼면서도 그렇지 못한 나라에도 끼여 있는,즉 세계 평화를 위한 징검다리 구실을할 수 있습니다.국정지표를 좀더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 위한 국내외적인 분위기도 성숙됐습니다.따라서 앞으로는 4대개혁이 더욱 힘을얻을 전망입니다. 정리 박찬구 주현진기자 ckpark@
  • 만델라 ‘금세기 세계 지도자상’ 수상

    [런던 AFP 연합]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81)이 11일 ‘올해의 국제여성 협회’가 수여하는 ‘금세기 세계 지도자상’을 받았다.또 러시아의 여성 우주 비행사로서 1963년 최초로 지구궤도를 선회했던 발렌티나 테레쉬코바(63)씨는 ‘금세기 가장 위대한업적을 달성한 여성’으로 선정됐다. 협회는 만델라 전대통령에게 수여한 표창장에서 ‘그는 스스로 본보기가 되어 반목과 원한을 용서,관용,긍정적 행동으로 바꿀 수 있다는사실을 인류에게 가르쳤다’고 기록했다.테레쉬코바씨는 지난 63년6월15일 보스토크-Ⅵ호를 타고 70시간 동안 우주 유영을 한 공로로표창을 받았다. 런던 로열 카페에서 개최된 이번 시상식에는 각계 유명 여성 인사약 500명이 참석했으며 유명 페미니스트 작가와 패션 디자이너,팝 가수 등 남자가 연사로 초대됐다.협회는 탁월한 일에는 성차별을 둘 수없다는 인식하에 이번 시상식에 처음으로 남성을 포함시켰다.
  • 한의학 연구원장 선임 갈등 ‘점입가경’

    한의학연구원장 선임을 둘러싼 관련 기관간 내홍(內訌)이 가라앉지않고 계속 불거지는 양상이다. 연구원을 주관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산업기술연구회는 지난달 31일신임 연구원장 후보로 김정숙(金貞淑)·성현제(成賢濟) 책임연구원을 내정했으나 내부 문제로 최종 낙점을 하지 못한 채 재공모를 결정했다. 당시 김정숙씨가 이사회 투표에서 많은 표를 얻었지만 한의사협회가 김씨가 ‘약사 출신’이라며 반대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자 여성약사회가 총리실에 탄원서를 냈고,여성계도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에 차별시정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 문제를 명백한 전문직 여성의 성차별로 규정하고 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당사자인 김정숙씨는 서울지방법원에 재공모 절차중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현재 재공모에는 김정숙씨를 포함,모두 5명이 응모를 한 상태다.김남주(金南珠)씨는 한의학박사로 연구원 근무경력이 있으나 지난번 신청에서 1차 탈락했다.손숙영(孫淑英)씨는 여한의사회 회장을 지낸 한의사다.고병희(高炳熙)씨는 경희대 한방병원 부교수이며 이구원씨는 마산 삼대한의원 원장이다. 산업기술연구회는 심사를 거쳐 이들 가운데 3명을 선택했으며 김정숙씨는 여기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연구회는 오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지운기자 jj@
  • 남북한 인구 7,000만 넘었다

    여성 3명중 1명이 매일 성폭행,가정폭력 등에 시달리며 성감별,영아살해 등으로 매년 6,000만명의 여아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성적 차별은 여성의 피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발전저해 등 상당한 ‘사회적 대가’를 요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남성들의 인식변화가 필수적인 것으로 지적됐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20일 ‘발표한 2000년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임신,출산 합병증으로 매년 50만명(하루 1,400명,1분당 1명꼴)의 여성이 사망하고 있다. 또 매년 5,000만명이 인공임신중절을 받으며 이중 2,000건은 불안전한 방법에 의한 중절이다.이 때문에 7만8,000명이 숨지고 수백만명이상해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피임실천율은 지난 1987년부터 계속 떨어져 겨우 11%에 그치고 있다. 또한 교육을 받지 못한 3억명의 어린이들중 3분의 2는 소녀이며,8억8,000만 문맹성인 중 3분의 2가 여성이다. 보고서는 성차별로 인해 사회·경제 개발이 상당히 둔화되고 있다고지적하면서 여성의 중등교육 진학률이 1%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은 0. 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보고서는 또 노동시장에서 성불평등을 제거하면 여성 임금은 50% 이상 증가하고 국내총생산은 5% 증가한다고밝혔다. 한편 보고서에 집계된 올해 세계인구는 60억5,500만명이며,25년 뒤에는 78억2,37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반도 인구는 99년말 현재 남한 4,680만명,북한 2,400만명으로 총7,080만명이었다.평균인구증가율(남한 0.8%,북한 1.6%)을 감안할 때오는 2025년에는 남한 5,250만명,북한 2,940만명 등 총 8,19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계됐다. 평균수명은 남한의 경우 남자 68.8세,여자 76세,북한은 남자 68.9세,여자 75.1세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세계 평균(남자 63.3세,여자 67. 6세)에 비해 5∼8세 높았다. 허윤주기자 rara@
  • [대한광장]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위하여

    평등에는 절대적 평등과 상대적 평등이 있다.절대적 평등은 누구나똑같이 대우받아야 한다는 개념이고,상대적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공평’의 개념이다.공평한 몫이 주어져야 하는 경우에도 무조건적 절대적 평등을 주장한다면,이는 평등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이와 같이 ‘평등’에 대하여 객관적이고,공정한 자세를 견지하면서 판단하려고 노력해도,우리 사회에서 ‘성별의 차이에 따른 불평등’은 가정과 직장,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나고있다.특히 성에 의한 차별은 의식적이고 체계적인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분야의 불평등 문제보다 심각성이 더욱 크다. 물론 관행적이고 무의식적인 차별도 존재하며,이는 제도적인 차별보다 더 해소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일례로 우리 사회에서 ‘아줌마’라는 호칭이 갖는 함축적 의미와아줌마들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해보자.‘아줌마’란 말은 호칭에 불과하지만,흔히 전업주부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고있으며,‘아줌마’에 대한 통념은 대체로 인격비하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텔레비전의 각종 프로그램에서 아줌마는 항상 철면피와 뻔뻔한 역할로 희화화(戱畵化)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전업주부가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독립적으로 살아가거나,무게있고 진지한 캐릭터로 그려지는 것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본 적은 거의 없다.주부는 기껏해야 가족을 위해희생하는 역할로 그려질 뿐이다. 따지고 보면 ‘아줌마’는 가부장적 성별 분업이라는 유교적이며 전통적인 가치관과 질서의 희생물일 뿐이다.그러나 이들의 삶도 일하는 여성 못지 않게 독립적이고 치열한 것이다.아줌마들은 소위 근로시간 단축도 임금인상도 없이 끝없는 가사노동을 되풀이하며,갈등과 조화 속에서 가정이라는 인적 조직체를 관리·경영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빠른 속도로 변화해왔다.여성의 사회적 지위도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물론 고용상의 성차별은 노동시장의 진입 시점에서부터 퇴출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다양하게존재하고 있지만,법제도와 정책적 측면에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이루어져 왔다.특히 21세기 무한경쟁,지식기반사회의 시대를 맞이하여,정부는 한 쪽의 성에만 편향된 인력활용 구조는 국가경쟁력 확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기본 인식하에 국가인력의 효율적 활용차원에서 여성 정책의 기조를 바꾸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직업생활을 하지 않는 대다수의 여성들,특히 아줌마라 불리는 전업주부들의 평등과 지위향상은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과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요원하다.전업주부들은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가사노동에 대한 저가치화(devaluation)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결집된 힘을 통해 대항할 수 없으며,가정과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 해도 공동전선을 구축하여 개선 노력을 할 수 없다.아줌마 집단에 대한 매스컴의 비하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때문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주부는 가정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사회 및 국가발전에 대한 이들의 몫과 기여도는 직업을 갖고 사회에서 활동하는 여성 못지 않게 중요하다.집에서 가정만을 관리·경영하는 전업주부나 일하는 여성이나 모두가 정당하게 대우받고 행복해야만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현실적으로 전업주부가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인격의 존엄성을 존중받으며,가정과 사회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게 하는 문제에 법이나 정책,제도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적다.정작 중요한것은 주부의 지위를 존중하는 사회분위기의 확립과 주부의 역할 및가사노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여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머지않아 인권위원회가 발족하고,여성특별위원회도 여성부로 승격하게 된다.이와 같은 조직의 신설이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이루기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그동안 우리 사회가 인권보장이나 평등의 대상으로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던 대상들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있어야 할 것이다.평등이야말로 국가경쟁의 원동력이고,최고의 국가발전전략이기 때문이다. 김 소 영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세계 여성지도자 활동 ‘눈에 띄네’

    세계 각국의 여성지도자들이 이번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우먼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수적으로도 많을 뿐 아니라 실제 활동에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세계 여성지도자들은 정상회의 하루전인 지난 5일 유엔본부에 모여여성지위,성차별 등의 문제들과 관련해 지난 100년의 진전을 평가하고 앞으로 다룰 과제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라트비아 대통령,메들린 올브라이트미국 국무장관,킴 캠벨 세계여성지도자회의(CWWL) 의장 등 여성 국가원수,정부수반,장관,국제기구 수반 등 수십명에 달했다. 비케-프레이베르가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 여성지도자 회의를 열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빅토리아 여왕 혼자 고군부투했던 1900년 이후 이뤄진 진전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세계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다”고 말했다. 현재 189개 유엔 회원국에서 지난 100년동안 국가원수나 정부수반을 지낸 여성은 모두29명에 불과하다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이날 회의는 세계 여성지도자회의(CWWL)의 후원으로 이뤄졌다.전 캐나다 총리였던 캠벨 CWWL 의장은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온다면 전세계에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이날 세계평화유지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여성교육 확대,여성에 대한 폭력 추방 등을 집중 논의했다.매리 로빈슨 아일랜드총리는 여성차별 금지를 법제화하는 의정서에 서명을 거부한 호주측에 재고를 촉구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 당선

    신혜수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회장이 지난 8월 31일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제11차 여성차별철폐협약 당사국회의에서 임기 4년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에 당선됐다.22개국 입후보자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신혜수 후보는 총 투표참가국 158개국 중 101개국의 지지표를얻었다.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의거해 설립된유엔내 최고 권위의 여성문제 전문가기구다.
  • [네티즌 이슈] 음란물 규제

    *전통으로부터의 성해방. 누가 성(性)을,섹스를,요즘 유행하는 말로 섹슈얼리티를 억압과 금기의 역사라고 했던가.영화나 포르노 비디오가 넘쳐난다고 해서 하는말이 아니다. 부부교환 그룹 섹스가 등장하고, 성인전용 영화관까지생겨날 마당이지 않은가.지금 성 담론은 지칠 줄 모르고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성이 ‘안방’에만 머물던 은근과 은유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성이 언어와 담론의 세계로 전면적으로 등장한 것은 20세기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보수적 전통이 남다른 한국 사회에서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성이 ‘해방’돼가고 있다.이렇게 된 데에는특히 IMF와 후기 자본주의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시키는한편으로 과잉 생산-소비-폐기에다 과잉욕구, 허위욕망까지 불러내기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창궐하는 성담론은 기득권의 정치적음모론이나 자본주의 논리만으로는 규정할 수 없다.PC를 통해 자기 방에서 세계적 수준의 성 스펙터클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세상이지 않은가.또 동성애자들이 공공연하게 주장을 펼치고,급진적 페미니스트 그룹이 여성전용 카페를 열어 ‘Cunt Cabaret’이란 행사도 열고 있고 있다. 이같은 성담론은 이제 동성애와 여성해방운동의 정점에 머무르면서,억압적 사회구조 자체를 깨면서 성담론의 금기를 깨고 확장시키는 데복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섹슈얼리티의 심화는 도리어 현대인의성에 대한 몰입으로 전화시키고 있다. 가볍고 쾌락적인,즐기고 파는성들이 이미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남녀의 성 역할이 연장된다는 점이다.지난 98년 PC통신 천리안에서 채팅 중이던 여성 이용자가 남성으로부터 성에 관한 폭언을 담은 메모를 받은 것과 그 처리과정은 성차별 이데올로기가 통신상에서도 그대로 재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폭언을 한 남성이용자는 경고를 받은 데 그쳤지만 여성이용자는 ‘화냥년’이라는 ID가 성폭력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ID를 빼앗겼다. 풍미하는 성담론을 통해 성차별과 같은 전통을 극복하는 한편으로이런 논의 자체가 자칫 쾌락적인 문화를 생산해내는 것으로 나갈 수있음을 주의하는 일이 진행돼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본다. 민영기 온나라커뮤니케이션 웹PD. *실효성 있는 규제안 마련. 현대는 억압된 성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기치로 내걸고 소설,영화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인터넷 음란물사이트에 하루 접속자가 20만명이 넘고,정부에서 규제하면 할수록 지능적인 프로그램의 개발로 네티즌을 유혹하고 있다. 작금의 이런 풍속도가 하나의 새로운 문화흐름으로서의 성의 해방을말하고 있다면, 그 속에는 신념과 철학을 가진 그 주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그리고 그 주체의 팽창도 보여야 한다.그 흐름이 한 문화로서 자리를 잡든 못 잡든,일단은 주체로서의 움직임이 명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어디에서나 거리낌없는 성에 대한 담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그런 담론을 접할 때마다 나는 그 주체의 부재를 느낀다.어디까지나 나는 아닌 남의 이야기로서의 담론들이다.고대로마에 성행했던 검투사에 광분했던,민중들이 있었다.죽기까지 싸우는 검투사들을 흥분해서 바라보는 객체로서의 민중들,이 훔쳐보기의 민중들은 절대로 한 문화를 주도할 수 없다.바라는 관객이 있으므로 무대에 나서는 사람이 있고 흥행을 붙이는 거간꾼이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이는 사창가의 포주처럼 섹스라는 상품을 내세워 돈을벌자는 상업적 의도 외에 아무런 의미도 둘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문화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그 옛날부터 뒷골목에서 쉬쉬하며 남의 눈을 피해가며 주고받던 암호였던 것이다.단지 지금 무분별한 시대의 조류를 타고 뒷골목을 벗어나서 공공연한 장소에서 거래가 되는 것뿐이다.우리는 다만 우리가 사는 이 장소를 이 뒷골목 집단에게 내어주고 말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안되는 일이다. 나와 내 가족이 사는 곳에 유흥가가 들어섬을 반대하는 이치와 같이우리가 일상으로 대하는 공간에 이들의 범람은 마땅히 제한되어야 할것이다. 다행히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이를 규제하겠다고 한다.그러나 과연 얼마만한 실효성이 있을지 걱정이다.다른 선진국들도적극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음란물사이트들의 운영 능력이 첨단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결국 우리정책 입안자들도 이런 점을 주지하고 단지 사이트를 검색해서 경고하거나 폐쇄시키는 모니터 수준의 단속이 아니라,그들 실력 이상의전문 요원을 동원,실효성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안윤미 소설가
  • 새천년 첫 광복절 김대통령 경축사/ 연설 全文-1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광복 55주년이 되는 날이자 새천년 21세기에 처음 맞는 8·15 경축일입니다. 이 뜻깊은 날을 맞아 먼저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을 위해 희생하신 선열들을 추모하며 삼가 명복을 비는 바입니다.유가족 여러분에게도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또한 생존해 계시는 독립유공자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려 마지않습니다. 지금 이 시간은 이산가족의 남북간 동시 상호방문이 처음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순간입니다.어찌 감격의 눈물을 금할 수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55년전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우리 민족에게 다시 없는 기쁨이었습니다.그러나 동시에 엄청난 비극과 시련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국토의 분단,동족상잔의 전쟁,그리고 경제의 황폐화가 이어졌습니다.반세기 동안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동포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는 적대와반목의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확고한 안보태세 아래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왔습니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다시 일어나 경제를 일으켰습니다.세계가 주시하는 가운데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 냈던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독재체제의 삼엄한 탄압과 횡포 아래서도 민주화의 실현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았습니다.1997년 마침내 헌정사상 최초로 국민에 의해 여야간 정권교체를 실현하는 대업을 이루는데성공했습니다.참으로 자랑스러운 국민의 힘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시련은 그치지 않았습니다.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그 순간부터 우리는 IMF의 관리를 받아야 하는 경제위기를 맞이했던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또다시 일어섰습니다.‘금 모으기 운동’으로 대표된바와 같이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국가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모았습니다.그리고 우리는 해냈습니다.전세계는 또 한번 우리 국민의 놀라운 저력과 불굴의 의지를 확인하고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저는이 자리를 빌려 위대한 우리 국민에 대하여 한없는 자랑스러움과 감사의 뜻을 밝히고자 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55주년 광복절을 맞아우리는 조상들과 선열들의 얼이 깃들어있는 이 독립기념관에서 그 어느 때보다 떳떳한 심정으로 그분들의영전에 보고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우리 민족사에 영원히 남을대업을 우리가 지금 이룩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달전 우리는 분단 55년만에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습니다.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을 7천만 민족과 세계 앞에 선포했습니다. 우리 민족 스스로 민족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6·15남북공동선언이야말로 오늘의 광복절에 대한 최대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는 바입니다. 남과 북은 지금 두 정상의 합의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과 장관급 회담 등 후속조치들을 착실히 진행시키고 있습니다.이러한 진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로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지도 이제 2년반이되었습니다.정부는 국민과 하나가 되어 짧은 기간동안 많은 일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언론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고 있습니다.시위·집회·결사의 자유도 보장되고 있습니다.모든 노동운동이 합법화되었고 노동자의정치참여가 허용되었습니다.최루탄이 사라졌습니다. 여성차별 금지와 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이 제정되는 등 여성의 권리도 대폭 향상되었습니다.시민단체의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되어 국정과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한국은 이제 세계적인 인권국가의 반열에 서고 있는 것입니다. 경제분야에서도 우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무엇보다 우리는 급박했던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38억달러에불과했던 외환보유고가 이제 900억달러에 이르렀습니다.금리·환율·물가가 크게 안정되었습니다.무역수지와 경제성장도 견실한 기조를유지하고 있습니다.실업률이 OECD국가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일부에서 몇차례씩 제기했던 경제대란설의 우려도 모두 극복해 냈습니다. 우리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튼튼히 바꾸기 위해 금융·기업·공공부문·노사관계의 4대 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4대 개혁과 병행해서 지식정보화 혁명을 추진하는데 전력을 다했습니다.정보 인프라 스트럭처의 구축과 전 국민을대상으로 한 정보화 교육의 확대,벤처기업의 육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이제 아시아에서 가장 앞서가는 정보화 국가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외환위기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저소득층이 생계에 어려움을겪게 된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해왔습니다.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정부는 획기적인 결단을 내렸습니다. 새로 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4인 가족 기준으로 월92만원까지 생계비가 보장됩니다.이제 돈이 없어서 밥을 굶거나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자녀를 교육시키지 못하는 일은 더 이상 없게 되었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보고드리는 바입니다. 시행과정에서 일부 진통도 있었지만 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의료보험 등 4대 보험을 모두 실시함으로써 선진 복지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의약분업도 국민에게 일시적인고통과 불편을 끼치고 있는 것은 가슴아픈 일입니다만,국민 여러분과 후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시행해 나가야 할 정책인 것입니다. 한편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한 안보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우리 국군은 최고 사령관인 대통령을 신뢰하는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위한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한·미간의 안보협력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국민 여러분이 국정에 대해 많이 염려하고 계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쓰러져가는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는 참으로 힘이 들었습니다.국민의 정부는 부단한 노력을 다했지만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4대 개혁의 미완성,도덕적 해이,개혁피로 증후군과 집단이기주의,그리고 정치의 불안정 등 나라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일이 많습니다. 이제 개각의 단행과 더불어 국정 제2기로 접어들었습니다.앞으로 더욱 굳은 개혁의지와 투명하고 일관되며 효율적인 정책집행을 통해 시장과 국민을 안심시키고 신뢰와 희망을갖도록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이미 설정한 민주주의,시장경제,생산적복지의 3대 국정철학 아래 앞으로의 임기동안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5대 목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인권국가,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를만드는데 헌신하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평생을 인권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몸바쳐 왔습니다.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인권법’을 시행하겠습니다.국민 여러분의공감대 위에 ‘국가보안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자 합니다.약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겠습니다.‘부패방지법’을 빠른 시일 안에입법하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인권이 살아 숨쉬는 나라,부정이 결코 용납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고야 말겠습니다. 민주주의는 확고한 법질서의 토대 위에서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국가와 사회의 기강을 해치는 집단이기주의와 불법·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해 나가겠다는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 방송계 “선정·폭력프로 싹부터 자른다”

    문화부장관이 TV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하면서이것이 방송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일각에서는 방송의 독립성을 운운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도 있지만이것은 문제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7월 각 방송사마다 프로그램 개편이 단행된 후 한 달 동안 각 신문의방송비평기사들은 각종 연예정보프로그램과 오락프로그램의 선정적 내용을줄곧 신랄하게 지적해 왔다.물론 문제된 방송 내용이 개선된 경우는 전혀 없이 마이동풍에 그치고 말았다.그래서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지금 주무부처장관의 강력한 비판이 있기 전에 각 방송사나 방송위원회 차원에서 일부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적절한 자율적 조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을 포함하여 공중파 방송들의 선정성 문제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시청자의 재미와 호기심을 앞세워 연예인의 사생활을 들춰내고 여성 연예인과 미스코리아,10대 소녀의 몸매를 엿보는 ‘벗기기 경쟁’은 한마디로낯뜨거울 정도이다. 그리고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을 보자면 스포츠신문의 연예면이나 여성지를 본뜬 TV판에 지나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최근 각 방송사마다 연예정보프로그램을 확대하면서 최소한 2개 이상 편성하고 있으며 그것도 주말 가족시간대로 옮겼다.내용도 ‘연예인의 사생활 캐기'가 기본이다.뉴스 캐스터의점잔을 흉내내면서 시청자들에게는 아무 필요도 없는 스캔들을 좇아 확인하거나 시시콜콜한 개인사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연예인의 경우 아무리대중의 인기를 먹고산다고 하지만 저렇게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당하는데 헤헤거리고 있으니 정말 배알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한결같이 연예저널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연예정보프로그램의 수준은 한마디로 연예인의 뒤꽁무니를 좇아다니는 파파라치에 다를 바 없으며 ‘타블로이드 TV'라고 불려도 할 말 없을 정도이다. 그뿐 아니라 방송사가 뉴스 시간을 자사 드라마 홍보에 이용하는 일까지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공익성을 생명으로 해야할 방송뉴스마저 자사 이기주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정말 문제다.왜냐하면 그 연장선에서 볼때 결국 뉴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훼손되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문제의 본질은 방송계의 고질적인 병폐이자 골치덩어리인 시청률경쟁이다.프로그램이 방영된 다음날 시청률 표를 받아드는 PD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제작진의 불감증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 방송법이 제정된 뒤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처럼 자세를 돌변한 방송사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8년 12월에 발족한 방송개혁위원회가 3개월 동안 방송프로그램의 공익성 제고 방안 등 각종 방송개혁 현안을 다룰 때 각 방송사들은 앞다퉈 공영성 및 공익성을 강조한 편성 방안들을 시청자 앞에 연이어 제시한 적이 있다.방송협회 차원에서도 자정을 결의하기도 했다.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런 모습들은 한낱 ‘방개위 눈치보기’에 급급한 처사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상파 방송은 결코 케이블방송이나 인터넷 방송과 같을 수는 없다.방송채널의 본분에서 벗어나는 프로그램은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오락프로그램들을 없애자는 얘기는 아니다.공익성을 담보하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친 시청률 경쟁을 낳는 구조적 측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특히 새로 제정을 앞두고 있는 심의규정에는 선정성과 폭력성의 기준이강화되고 특히 여성 비하나 성차별적인 내용에 대한 기준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또 방송심의 결과는 새로 마련된 방송평가제도에 철저하게 연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기고] 방송 폭력·선정성 심의기준 강화 시급

    문화부장관이 TV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하면서이것이 방송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일각에서는 방송의 독립성을 운운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도 있지만이것은 문제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7월 각 방송사마다 프로그램 개편이 단행된 후 한 달 동안 각 신문의방송비평기사들은 각종 연예정보프로그램과 오락프로그램의 선정적 내용을줄곧 신랄하게 지적해 왔다.물론 문제된 방송 내용이 개선된 경우는 전혀 없이 마이동풍에 그치고 말았다.그래서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지금 주무부처장관의 강력한 비판이 있기 전에 각 방송사나 방송위원회 차원에서 일부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적절한 자율적 조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을 포함하여 공중파 방송들의 선정성 문제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시청자의 재미와 호기심을 앞세워 연예인의 사생활을 들춰내고 여성 연예인과 미스코리아,10대 소녀의 몸매를 엿보는 ‘벗기기 경쟁’은 한마디로낯뜨거울 정도이다. 그리고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을 보자면 스포츠신문의 연예면이나 여성지를 본뜬 TV판에 지나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최근 각 방송사마다 연예정보프로그램을 확대하면서 최소한 2개 이상 편성하고 있으며 그것도 주말 가족시간대로 옮겼다.내용도 ‘연예인의 사생활 캐기'가 기본이다.뉴스 캐스터의점잔을 흉내내면서 시청자들에게는 아무 필요도 없는 스캔들을 좇아 확인하거나 시시콜콜한 개인사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연예인의 경우 아무리대중의 인기를 먹고산다고 하지만 저렇게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당하는데 헤헤거리고 있으니 정말 배알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한결같이 연예저널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연예정보프로그램의 수준은 한마디로 연예인의 뒤꽁무니를 좇아다니는 파파라치에 다를 바 없으며 ‘타블로이드 TV'라고 불려도 할 말 없을 정도이다. 그뿐 아니라 방송사가 뉴스 시간을 자사 드라마 홍보에 이용하는 일까지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공익성을 생명으로 해야할 방송뉴스마저 자사 이기주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정말 문제다.왜냐하면 그 연장선에서 볼때 결국 뉴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훼손되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문제의 본질은 방송계의 고질적인 병폐이자 골치덩어리인 시청률 경쟁이다.프로그램이 방영된 다음날 시청률 표를 받아드는 PD들의 절박한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제작진의 불감증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그리고 무엇보다 새방송법이 제정된 뒤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처럼 자세를 돌변한 방송사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8년 12월에 발족한 방송개혁위원회가 3개월 동안 방송프로그램의 공익성 제고 방안 등 각종 방송개혁 현안을 다룰 때 각 방송사들은 앞다퉈 공영성 및 공익성을 강조한 편성 방안들을 시청자 앞에 연이어 제시한 적이 있다.방송협회 차원에서도 자정을 결의하기도 했다.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런 모습들은 한낱 ‘방개위 눈치보기’에 급급한 처사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상파 방송은 결코 케이블방송이나 인터넷 방송과 같을 수는 없다.방송채널의 본분에서 벗어나는 프로그램은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오락프로그램들을 없애자는 얘기는 아니다.공익성을 담보하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친 시청률 경쟁을 낳는 구조적 측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특히 새로 제정을 앞두고 있는 심의규정에는 선정성과 폭력성의 기준이강화되고 특히 여성 비하나 성차별적인 내용에 대한 기준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또 방송심의 결과는 새로 마련된 방송평가제도에 철저하게 연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동황 광운대 신방과교수
  • [여성 선언] 왜 성찰하지 않는가!

    장원 사건이 터지자마자 녹색연합은 장원을 제명시켰다.얼마후 대전대학교에서는 장원의 교수직을 해제했다.‘매우’ 신속한 대처였다.하지만…성찰하는 모습은 아니었다.누가? 장원,장원을 필요로 하던 시민단체,학교 모두 다말이다. 성폭력 문제를 다루고 있는 여성단체에서 실무자로 일하는 후배가 당시 이런 말을 했다.“왜 그렇게 단칼에 장원을 잘라버리고 말지?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하지만 사건 이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장원의 ‘공동체’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내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많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관해 말한다. 그들은 페미니즘 이론서를 그대로옮길 만큼 해박한 지식과 언변으로 무장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여성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만은 아직 개발돼 있지 못하다.왜 그럴까? 여성을 인간으로 대하는 아버지를 본 적이 없는 한국의 남성들. 여성을 인간으로 대하는 선생님을 만나보지 못하고 성장한 한국의 남성들.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보다는 조용히 남자(남편이든 애인이든)의 뜻에 따르는 여성을 더 ‘인간답게’ 느끼는 한국의 남성들. 그래서많은 남성들이‘평소 하던 대로’ 행동하거나 말하면 그것이 ‘성차별’ 이돼버리는 것이다.우리나라처럼 여성의 인권에 대한 ‘일상적 무시’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회에서 남성으로서 누리는 일상의 기득권에 민감해지지 않는다면 성폭력 같은 ‘일상적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자기 감수성으로 가져가기는 불가능하다. 성폭력은 ‘관계’의 문제다.여성과 남성,권력이 더 많은 자와 적은 자,그리고 소위 ‘가해자’와 ‘피해자’를 둘러싼 ‘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하다.성폭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당사자들뿐 아니라 가해자·피해자가 속한 집단에도 심각한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장원 사건의 경우 피해자인 오양,가해자인 장원 그리고 이 둘이 다 소속돼있던 녹색연합 그리고 녹색연합을 포함한 시민운동단체(여기에는 여성운동단체도 포함된다)가 ‘공동체’인 셈이다.어찌보면 90년대 이후 활기를 띤 시민운동단체를 지지해온 우리 사회의 시민들이 더 큰 의미에서 ‘공동체’에속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장원 사건은 그가 속한 공동체인 녹색연합과 시민단체에 ‘상처’를 주었으며 시민들에게 ‘상처’를 주었다.그리고 이에 대한 대처는 지나치게 신속하기만 했다.‘장원 제명’.마치 암세포를 잘라내듯 장원을 제명하는 모습이‘우리는 깨끗해’라고 강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잘라내면 깨끗해질 문제인가?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들은 자신이 ‘가해자’임을 극구 부인한다.발뺌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자신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장원은 구속된후 자신의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아마 여전히 부인하고 있을 것이다. 스스로가해자임을 인정할 수 없는 가해자의 ‘상처’를 그대로 안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믿었던 인권운동가가 실은 ‘성추행범’이었다는데 ‘배신감’을느꼈다.그리고 그 배신감은 시민운동 진영으로 향했다.그것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성폭력의 책임을 당사자에게만 돌려서 그 사람을 ‘처벌’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그 방법으로 우리는 어떤 자유도 얻을 수 없다. 적어도 사건을 공개하면서 그것을 공동체 전체의 문제로 받아 안아야 했다. 장원을 제명하는 것과 함께 그것이 장원이라는 특정 개인만의 문제가 아님을성찰했어야 했다. 그리고 십여 년을 함께 일해 온 동지 장원이 자신을 성찰하도록 공동체의 힘으로 거듭나야 했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때 ‘사과’할 힘이 생긴다.장원은 그렇지 못했다.장원의 공동체도 그렇지 못했다.오로지 장원을 ‘제거’하기에 급급했으니까.묻고 싶다.이제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지?왜 함께 성찰하려 하지 않는가!이 숙 경 @zooma 편집장
  • 性감별 논란 배경·판결 파장

    현행 의료법이 태아 성감별 의사에 대해 면허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남아선호 사상과 낙태로 인한 심각한성비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다. 의료법 52조는 ‘성감별로 적발된 의사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보건복지부도 지난 96년 성감별 의사 처벌을 대폭 강화한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을 마련,시행하고 있다.검찰은 같은 해 10월 성감별 의사와 조산사 등 18명을 적발,이중 5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당시 검찰이 성감별과 낙태시술을 한 의사를 처음으로 구속하는 등 엄정한사법처리 의지를 보이자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수)는 다소 낮아지는 듯했다.지난 86년 111.7,94년 115.5로 급증하던 출생성비가 96년 111.7,97년 108로 떨어졌다.그러나 98년 출생성비는 110을 기록,세계 평균수치인 105∼106을 다시 초과했다. 이는 남아선호 사상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성감별과 낙태 등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낙태와 성비 불균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여성계의 시각이다. 법조계에서도 성감별 문제는 논란의 대상이었다.현행 의료법은 성감별 행위를 면허취소 사유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따라서 복지부는 자체 ‘의료관계행정처분 규칙’을 준용,면허정지 등으로 처벌을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상위법과 하위법이 서로 차이가 나 법원은 지난 98년 면허정지가 가혹하다며 소송을 냈던 산부인과 의사 최모씨(53)에게 “의료법상 근거가 없는 정지처분은 무효이며 취소가 마땅하다”고 판결,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성감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면 담당 재판부가 위헌제청 등을 통해 법 보완이나 개정을 추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법원의 판결은 성감별을 용인하는 듯한 인상을 줄 우려가있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의사협회·여성단체 반응. ◆의사협회 성감별은 의사윤리에 위배되는 것이며 자연질서에 배치되는 일이다.성감별을 한 의사에 대해 행정기관이 처벌을내리는 것에 대해 할 말이없다. 우리도 회원 자격을 정지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성감별 의사에 대해 의료법에 정해진 대로 일률적으로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사안의 경중에 따라 처벌수위를 달리하는 등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분만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임산부는 낙태가 불가능한 만큼 처벌 수위를 달리해야 할 것이다. 또 쌍벌주의를 적용,성감별을 알려달라는 의뢰자에 대해서도 함께 처벌이내려져야 음성적인 성감별이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유상덕기자 youni@◆여성단체 ‘시대착오적 판결’이라는 반응이다.한국여성단체연합 로리주희(盧李周嬉·33·여)인권부국장은 “성감별이 낙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법원의 판결이 미치는 파장이나 남아선호,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현실을감안하면 이번 판결에 대해 우려가 크다”면서 “실제 임신 말기의 산모가위험을 무릅쓰고 여아를 낙태하는 경우도 많아 성감별은 여아 생존의 심각한위협”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상담소 이안혜성(李安惠晟·35·여)사무국장은 “의료법상 면허취소 사유로 규정된 의사의 성감별에 대해 법원이 면허정지 취소처분을 내린 것은 스스로 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번 판결은 법원도성감별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 성차별의 단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이상록기자
  • 법원, 태아 성감별 사실상 허용

    법원이 태아 성감별로 의사면허가 정지된 의사들이 낸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낙태 등 생명 경시 풍조를 조장하고 심각한 성비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의료법상 엄격히 금지돼 있는 성감별을 사실상 허용해주는 것으로 여성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趙炳顯부장판사)는 25일 2명의 임산부에게 성감별을 해줘 7개월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D산부인과 의사 박모씨(54)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면허자격 정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면허 정지처분을 취소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같은 법원 행정11부(재판장 趙龍鎬부장판사)도 지난달 다섯번의 성감별 사실이 적발돼 7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H산부인과 의사 한모씨(43)가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이 법원 행정12부(재판장 李在洪부장판사) 역시 지난 2월 성감별로 자격정지를 받은 J산부인과 의사 주모씨(56)가 낸 소송에서 주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잇따른 판결에서 의사들이 태아 성감별을 한 위법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상적 진료 과정에서 식별한 것일 뿐 성감별을 목적으로 검사하거나돈을 받지 않았고 ▲임신 30주가 넘어 낙태가 불가능한 임산부 중 낙태 우려가 없는 경우에 한정됐으며 ▲성감별을 받은 임산부들이 실제 낙태하지 않고정상 분만한 반면 의사들은 면허 정지로 해고 위협과 신용에 큰 손상을 입게 되므로 자격정지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한 재량권 남용이라고 밝혔다. 행정법원의 한 판사는 “성감별 의사에 대한 면허 취소만 규정하고 세부 처벌 규정이 모호한 현행 의료법 아래서 단순 성감별 의사들에 대한 면허 정지처분은 다소 가혹해 적절한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 단체들은 낙태 유무를 떠나 성감별은 명백한 범법 행위이고 성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성감별 의사에 대한 처벌은 수많은 논의를 거쳐 마련한 기준과 법 취지를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며“법원의 판결이 낙태 조장 등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대한시론] 여성부 신설에 부쳐

    정부기구 개편으로 여성부 신설이 일정에 올랐다.현대의 소외계층이라면 여성과 제3세계 민중이라고 하듯이 여성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인류해방의 문제이고 사회 전체의 건전성 여부의 척도가 되는 문제다.이 점을 우리는 “등잔밑이 어둡다”는 격으로 무심히 지나친다.21세기 인류가 당면한 기본문제가 환경과 자원의 보존,인구,정보화와 삶의 질 향상등의 문제라고 할때 여성과 제3세계민중과 소수인종·민족 및 종파의 소외문제는 21세기 사회의 가장 중요한 숙제이다. 여기서 우리는 여성부 신설이 단순한 기구개편에 그치는 것만은 아님을 알수 있다.현재 한국은 세계여성권한척도 조사대상국 102개국 중에서 78위로나타나고 있다.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래 반세기가 넘게 여성의 지위는외견상으로나 실제로도 상당히 향상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한편 깊이 실질을따져보면 성 차이에 따른 성차별의 완고한 편견, 엄청난 가정폭력과 고질화된 직장에서의 성희롱,여성의 사회진출의 엄청난 제약과 차단,미혼모와 매춘문제에서 드러나는 약자로서 여성에 대한 무책임한 방치와 성의 상품화의 병리,여성 개발교육에서 원천적 거세에 가까운 제약과 거부 및 미숙 등 할말이많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현재의 여성특위로선 제도상 활동 등의 사정거리에 한계에 막히게 됨을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알수 있다. 원래 여성에 대한 차별과 소외의 문제는 가족제도에서부터 남녀관계에 대한인식을 비롯해 교육과 문화활동, 직장과 노동현장,공적활동에 대한 사회제도등에 이르기까지 각 부문에 관련되고 있다. 따라서 소외의 요인도 봉건 유습과 편견에서부터 남성편중 우위의 사회제도의 부작용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게뒤얽혀 있다. 특히 남성우위사회에서 조성되어 온 여성에 대한 비하와 학대,착취와 수탈,죄의식없이 자행되는 성희롱과 여성의 성 상품화의 묵인 등 사회적 퇴폐와 타락상이 뿌리깊이 잠재되어 있다.어떤 사회건 특정 부류나 계층을 차별하고 성차이로 인한 성차별을 하는 부조리와 모순을 남겨둔채로 건전한 사회가 될 순 없다.사람의 절반을 비인간화하고 우매한 객체로 방치하는 사회구조로는 현대정보기술혁명으로 발전하는 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 우리가 지난 20세기에 사회발전에 전기를 이루게 한 최대의 혁명을 들자면1917년의 사회주의 혁명보다도 1968년의 서구산업사회에서의 여성해방운동,흑인인종차별반대운동,관리사회의 비인간화의 질곡에 대한 항의로써 지식인의 이의제기와 대학혁명 및 반전평화운동을 들어야 한다.이 1968년의 혁명의유산을 우리가 어떻게 이어가느냐 하는 것이 과제이다. 여기서 우리는 여성에 대한 정책의 문제와 그를 제도화하는 여성부 신설을 들게 되는 것이다.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정부조직법의 개편입법에서 재경-교육 장관의 지위승격과 여성특위의 부로서 확대개편은 사람의 절반인 여성의 인간화를 구현해21세기 정보기술혁명에서 그 인적자원도 올바르게 대접해서 활용하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현대의 여성문제는 여성운동의 초창기처럼 교육받고 재능있는 소수 여성의지위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대다수 근로 여성과 가사노동·육아에 종사하는평범한 대다수 여성의 문제이다.동시에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의 희생자이기도 한 미혼모나 매춘에 희생된 힘없는 약자로서 여성의 문제이며,가정폭력에시달리는 파탄가정의 구성원인 여성과 직장의 성희롱에 남모르게 괴로워하고번민하는 경제적 사회적 약자로서 여성의 문제이기도 하다.따라서 우리는 여성특위가 그동안의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해서 지금 노출되고 있는 여성문제에 차분히 대처해 나가기 위한 제도의 뒷받침으로서 여성부 신설에 힘을실어주어야 한다.따라서 신설될 여성부는 유관 타부처와 업무의 중복 마찰보다 협조와 상호보완으로 나가야 한다.그러면 여성부 고유업무영역을 확실하게 주도해 나가게 될 것이다.여성부만이 조정하고 집행할 고유영역은 이미법안이 제시하고 있는 바이다.결국 여성문제는 사람의 절반인 여성들이 오랜역사속에서 떠메어 온 질곡,여성에 대한 천시와 차별의 편견과 유습,그로 인한 노예적 객체화의 비인간화를 해소하는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폭력이나 직장 안에서 차별이나 성희롱이나,어느 하나를들어봐도 문제가 복잡하다.그 문제는 한국사회의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문제가 하나로 뭉쳐진 복합적 성격을 띤 문제다.더구나 그러한 문제가 어느한개의 고리로 풀어질 수 없는 어려운 각종 요인이 복합적으로 중첩된 문제이기 때문에 여성부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여성부 신설이 왜 필요한가를 넘어서,여성부를 어떻게하면 일해 나갈수 있게 설치해서 밀어주느냐 하는 것이 과제가 되고 있음을인식해야 한다. 韓 相 範 동국대교수·법학
  • ‘인간개발지수’ 한국 세계31위

    [제네바 연합] 한국은 평균수명,교육과 소득 수준 등을 종합해 계량화한 ‘인간개발지수(HDI)’에서 조사대상 174개국중 31위에 올랐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29일 유엔사회개발 특별총회가 열리고 있는 제네바의 유엔유럽본부에서 발표한 연례보고서는 한국을 31위에 랭크,46개국이 선정된 상위그룹에 포함시켰다. 보고서는 특히 총론 부분에서 ‘아시아의 가치’에 관한 별도의 항목을 마련,금융위기 극복과정을 설명하는 가운데 한국이 인도네시아.대만(臺灣)과함께 시민적 정치적 권리증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고조되는 등 개방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의 여성 임금이 남성 임금의 5분의 3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성차별은 많은 나라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불평등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HDI 순위에서 세계 1위는 7년 연속으로 캐나다가 차지했으며 노르웨이와 미국이 2,3위를 각각 고수했다.
  • 유엔·국제금융기구 공동 추진 모든 어린이에 초등교육 제공

    [제네바 연합] 유엔은 국제 금융기관들과 협력해 향후 15년에 걸쳐 전세계극빈층 인구를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26일 발표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사회개발 특별총회에서 ‘모두를 위한 더나은 세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빈곤문제 완화를 위해 ‘야심차지만성취 가능한’ 7개항의 목표를 제시했다. 유엔과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4개 국제기구들이 공동 기초한 보고서는 또 전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초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2015년까지 어린이 사망률을 3분의 2 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들 4개 국제기구가 범세계적 사회문제 개선을 위해 공동 보조를 취하기는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세계 각국이 사회적 차별과 성차별을 줄이고 빈곤층에 소득증대기회를 확대해주는 정책을 추구할 경우 2015년까지 빈곤층의 비율을 지금의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7월21∼23일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앞두고 G-8 국가들의 요청으로작성됐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하루 1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절대빈곤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구는 95년 10억명에서 현재 12억명으로 늘어났다. 유엔 보고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2015년까지 취학연령 어린이 1억명 이상이 교육 기회를 박탈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어린이 사망감소율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남녀차별금지법 시행1년/ 앞선法 못따르는 의식’머나먼 性평등’

    *성과와 과제. 지난 22일 서울 서초동 여성특별위원회(위원장 백경남) 남녀차별신고센터.9명의 조사관이 상담전화를 받느라 바쁘다.주저하는 목소리의 여성이 조사관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한다. “사장님이 어제 회식에서요.블루스를 추자고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고….회사 가기가 너무 싫고 무서워요…”“사장의 행위는 명백한 성희롱입니다.여성특위에 정식으로 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하시죠”“불이익이 있으면 어쩌지요”“만일 시정명령을 어길 경우 처벌할 수 있고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비용을 특위에서 지원하니 걱정마십시오”“…”숱한 논란끝에 제정되었던 남녀차별금지및 구제에 관한 법률(이하 차별금지법)이 오는 7월1일로 시행 1주년을 맞는다.그동안 관행으로 눈감아 왔던 성희롱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단초를 마련한 차별금지법은 한국여성의 인권을획기적으로 신장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남녀차별금지법 시행이후 올 5월까지 여성특위 차별신고센터에는 총 1,500여건의 상담이 들어왔다.고용상의 차별부터 직장내 성희롱 등에 대한여성들의상담,고발이 기다렸다는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리 결과도 괄목할 만 하다.지방의료보험조합내 승진인사 차별 시정권고조치,성희롱 동사무소 동장 징계,진료중 성추행 의사에 손해배상금 판정 등등….또한 대학 예능계신입생 성별 구분모집에 대해 직권조사를 시도,해당 대학으로부터 폐지를 약속받아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와함께 수치심 등의 이유로 저조했던 직장내 성폭력,특히 성희롱에 대한여성들의 신고의식도 높아졌다.지난해 한국성폭력상담소(소장 최영애)에 접수된 상담내역을 보면 성폭력사건 2,584건중 직장내 강간,성추행,성희롱등직장내 성폭력이 570건으로 22.2%를 차지한다.98년도 14.6%에 비해 훨씬 높아진 수치다. 성폭력상담소 장윤경 사무국장은 “차별금지법 실시로 여성들의 권리의식이한층 강화된 것 같다”며 “여기에는 징계등 처벌 조항의 확보가 큰 역할을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지난 93년 서울대 신교수 사건을 통해 성희롱문제가 우리사회의 수면위로 떠오른지 6년만의 결실이었다. ‘선량한 남성들까지 범죄집단으로 매도한다’는 비난이 터져나오고, 남성 국회의원들에 의해 규정이 상당히 완화되는 등 산고(産苦)도 컸다. 시안 마련 단계에서부터 법의 시행까지 전체 과정을 지켜본 여성특위 박우건정책조정관은 “차별금지법은 세계적으로도 선진적 법안”이라며 “미국은고용기회평등위원회(EEOC)에서 유사한 법률을 운용하지만 여성전담기구에서여성인권을 다루는 국가는 한국이 최초”라고 자평한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이 완전히 성공작이라고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성희롱과 관련해 가해자가 아닌 사업주의 처벌만 명시돼 있고 여성특위가 결정한 시정권고 등의 조치에 불응할 경우에는 피해자가 직접 민사소송을내야하는 등 부담이 크다. 다음은 공공기관과 사기업에 연 1회이상 의무화된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문제.현재까지 공공기관의 성희롱 교육은 외견상으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있다.여성특위에 따르면 국가기관 2,717곳중 97%인 2,238곳이 교육을 받았고지자체도 303개기관중 87%가 교육을 마쳤다.그러나 종업원 10인이상 사기업체의 교육실태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실태조사가 어렵다는 것은 처벌도 유명무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여성들의 60%이상이 5인이하 사업장에서 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세소규모사업장의 집단교육 등의 방안이 무척 시급한 실정이다. 형식적이고 허술한 교육도 문제로 지적된다.여성특위 인터넷게시판에 글을올린 회사원 이태규씨는 “모든 남자직원을 성희롱 예비 범행자로 간주하는것도 억울한데 뻔한 내용으로 강제교육을 듣고 있자니 시간이 아깝다”며 성희롱 교육을 꼬집었다. 의식이 여전히 법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 98년 1,31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적이있다’는 여성이 84%,‘행한 적이 있다’는 남성이 85.3%나 됐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순결 이데올로기는 여성들의 신고를 방해한다.여성특위의 올해 상담사례 544건중 신고서로 정식 접수된 것은 87건으로 겨우 10.6%에 그친 것도 신고로 인한 제2의 피해를 우려한 것으로 볼수 있다. 정강자 여성민우회 대표는 “이달 초 열린 UN여성 총회에서 한국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보고하자 전세계 참석자들이 깜짝 놀라더라”며 “그러나 선진적제도와는 별개로 실효성에서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이 ‘절반의 성공’에 그치지 않기 위한 선결과제는 뭘까.정 대표는 “강력한 법 집행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개선위원회에 시정권고를넘어 명령권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말한다.법적 선진성과 의식적 후진성 사이의 괴리를 깨기엔 가벼운 시정권고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그는또한 “여성들이 직종별 문제를 집단적으로 제기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허윤주기자 rara@. *인터뷰/ 남녀차별신고센터 조진우 조사관. “성희롱사건엔 무엇보다도 증거가 우선입니다.억울한 마음에 무작정 신고부터 하시지 마시고 증거를 꼭 챙기세요” 여성특위 차별개선조정관실 조사담당관 조진우과장이 여성 피해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당부다. 행시출신인조진우과장은 정무2장관실에서 일하다 6년간의 미국유학을 마친뒤 지난 2월조사담당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녀가 책임을 맡은 남녀차별신고센터는 9명의 조사관이 고용차별,성희롱 상담과 신고접수를 담당한다. 조과장이 차별신고센터에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2월초 부산에서 발생한 동사무소 동장의 여직원 성희롱사건. 마침 설날연휴가 겹쳐 신고접수 1주일만에 연락을 해보니 그동안 온갖 회유와 협박에 시달린 여직원이신고포기 의사를 비쳤다. 가까스로 설득해 사건을 조사하면서 무조건 문제를덮으려고만 하는 사회의 뿌리깊은 관행과 여성에 대한 편견을 절감했다.이사건은 결국 동장을 징계하고 다른 곳으로 발령내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조과장은 “성차별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적절한 선에서 합의하는 것이가장 바람직하다”고 전제하고 종종 이런 여성특위의 태도가 성차별문제를해결하는 데 ‘지나치게 유연하다’는 비난을 받기도한다고 안타까워 한다. 그러나 ‘유연한 합의’는 여성이 나중에 직장에 복귀해 적응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 최선의 해법이라고 믿고 있다.성희롱 사건을 심사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증거다.성희롱이 발생하는즉시 제3자에게 알리거나 녹음을 해두면 나중에 조사관이 심사할때 아주 요긴하다.구체적 행위가 담긴 항의편지를 써서 보내되 만일을 대비해 사본을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한편 조사관이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냉철한 자세를 꼽는다. “얼마전 중소기업 여직원의 ‘여자라서 승진에서 밀렸다’는 신고를 조사해보니 회사측 인사책임자의 설명은 영 달랐어요.양쪽의 얘기를 다 들어보고정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조과장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특위내에 전문성있는 ‘차별개선위원회’가없다는 점.현재 차별신고에 대한 최종결정은 특위위원장,노동부 등 관련부처차관 6명,위촉위원 7명으로 구성된 ‘여성특위 전원회의’가 대신한다. “전원회의 만으로는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아 일처리가 어렵습니다.앞으로여성부로 조직이 격상되더라도 법률전문가들로 보강된 ‘차별개선위’가 설치되지 않으면 실효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윤주기자. *제5회 여성주간 새달 1∼7일. 제5회 여성주간 행사가 ‘21세기,이제는 여성’을 주제로 7월1∼7일 다채롭게 펼쳐진다. 남녀평등 구현과 여성권익 신장을 위해 96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여성주간’은 여성특위 등 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민간여성단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여성특위는 전국적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기념식 장소를지방으로 옮겨,부산시 문화회관에서 7월5일 오후2시30분 개최하기로 했다.각계인사 1,500여명이 참가하는 기념식에선 유공자 포상 및 남녀평등 글짓기대회 우수작 시상,합창공연 등이 열린다. 또한 서울에서는 여성주간을 기념하기 위해 경복궁,덕수궁,창경궁,종묘 등 4대고궁을 일요일인 2일 오전9시부터 여성과 동반가족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여성단체들이 준비한 행사중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딸기(딸들아,기지개 펴자)콘서트’.2일 오후4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DDR경연대회,페이스페인팅,마임 등 퍼포먼스축제와 여성인디밴드 콘서트가함께 어우러진다. 전국주부극단연합회는 1∼14일 여의도 굿모닝증권 300홀에서 주부들의 자아정체성과 애환을 그린 제4회 전국주부 연극제를 개최한다. 이밖에 ‘성차별 없는 세상만들기 글짓기 대회’(서귀포시여성단체협의회 3일),‘한중일 여성문학 국제학술대회’(한국여성문학학회 5∼6일),‘차이를넘어 하나로-어울림 여성예술제’(충북여성장애인회 7일)등 7개행사가 여성특위 지원으로 마련된다. 허윤주기자
  • [사설] 여성부 신설 바람직

    정부의 여성특별위원회가 최근 구체화한 ‘여성부 추진 기본방안’은 여성정책의 권한 강화를 지향하면서도 ‘작은 조직’ 등으로 여론을 상당폭 수렴한 흔적이 적지 않다.따라서 이대로라면 지금까지의 논란을 접고 여성부를신설해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연초 신년사에서 여성부 신설 방침을 밝힌 이후 공청회 등에서 찬반 양론이 맞서왔었다.독일을 제외한 외국에 여성부라는 정부조직이 없는데다 과연 여성정책을 별도로 분리해낼 필요가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다만 우리는 남존여비(男尊女卑)의 관행과 의식이 굳어진 우리 사회의 현실등을 감안할때 여성부 신설의 타당성은 충분하다고 본다.여성차별의 낡은 제도를 고치고 교육과 의식 개혁을 통해 남녀 동등을 추진하는 것은 사회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또 인구의 절반인 여성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함으로써초래되는 국가 인력자원의 낭비도 없애야 한다.특히 성희롱이나 가정내 폭력의 희생자인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성부 신설방안은이러한 사회적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에서 적절하다고 평가된다.여성특위가 강조하듯 여성부신설방안은 한마디로 ‘강력하고 효율적인 여성부’를 지향하고 있다.이를 위해 여성정책의 조정·집행기능과 함께 여성차별 구제 기능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성부가 여성정책의 핵심업무를 전담하면서 관련 법령 제안권과 부(部)령제정권을 확보하고 남녀차별 사안에서 시정명령권을 갖는다는 것은 여성인권의 강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또 조정기능에서도 다른 행정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여성정책을 추진할때 여성부와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기로 한 것이 주목된다. 여성부 규모를 여성특위는 1실4국17과에 150여명으로 잡고 있다.현재 여성특위 인원보다 3배 정도로 늘어나게 되지만 다른 부처에 비해 여전히작은 조직으로서 문제삼을 것은 없다고 본다.여성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하고 성과를 거두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다만 앞으로 정부 정책가운데 어떻게 여성정책을 별도로 떼어내고 부처간의원만한 합의를 도출해내느냐가 문제이다.정책중복 등 행정력 낭비를 줄이려면 다른 부처의 이해와 협력이 절대 필요하다.또 여성정책은 ‘여성운동’의단순 연장선상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여성부 신설때 감안해야 한다. 여성정책은 구태를 벗어나야 하지만 너무 앞서가지 말고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 속도에 맞춰야 거부감없이 수용될 것이다.
  • 여성 우선해고 금지 권고문

    노동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성을 우선 해고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공정한 해고기준 마련 등을 요청하는 권고문을 금융기관 및 공기업,50대기업등 180여곳에 보냈다고 18일 밝혔다. 금융기관 2차 구조조정 등을 앞두고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부당해고를 막기위한 조치다. 노동부는 권고문을 통해 공정한 해고기준 마련 외에 고용안정협약에 여성차별방지 내용을 포함시키고,산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자를 우선 감원하지 말고,사내 커플이나 맞벌이 등을 이유로 기혼여성에게 퇴직을 강요하지 말 것등을 요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여성차별과 관련된 민원이 발생하는 사업장은 특별점검을 실시,불법사항이 확인되면 사법처리하는 등 엄중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득정기자 djwoo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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