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차별
    2025-12-11
    검색기록 지우기
  • 특목고
    2025-12-11
    검색기록 지우기
  • 라스
    2025-12-11
    검색기록 지우기
  • 가가
    2025-12-11
    검색기록 지우기
  • 박중훈
    2025-12-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51
  • [발언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우리 민족의 전래 고유정신인 ‘두레’는 발전시켜야 할 민족의 소중한 유산이라고 봅니다. 60년대 까지만 해도 농촌에 계승되었던 두레는 매년 7∼8월 김매기철에 온 동네 주민이 한 데 모여 농악대를 앞세우고 김매기를 하는 행사였습니다.두레에 참여한 농가의 논뿐만 아니라 노약자나 장정이 없는 농가의 논의 김까지 매어 주는 축제였습니다.그러한 아름다운 정신이 산업화 과정에서 대부분 상실된 채 일부 지역에서만 명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희망의 싹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나는 그 연유를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나누어 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과거엔 고용에 있어 여성차별 문제가 많이 거론됐지만,지금은 청년실업이 가장 절박한 화두가 아닌가 싶습니다.얼마 전 각종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기업 등의 하반기 채용인원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거나 아예 채용계획이 없다고 합니다.각종 채용 박람회에는 젊은이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지만 실제 취업의 기쁨을 누리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이력서를 들고 이곳저곳 찾아다녔지만 어느 곳에서도 취업의 기회를 찾지 못해 상실감에 빠진 젊은이들의 모습이 TV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합니다.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 청년실업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점을 모색하는 데 함께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일자리는 줄어만 가는데 자기 몫만 더 챙기겠다는 이기주의,기업환경이 어려워졌다며 해외 노동시장으로만 눈을 돌리는 풍토 모두 우리 젊은이들을 절망으로 빠뜨릴 뿐입니다.정부와 정치권은 정부 차원의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거나,해외 일자리 알선 방안은 없는지,인턴제도 확대 방안은 없는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오창수 전주 보훈지청
  • [열린세상] 갈등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시절이 수상하다.한꺼번에 분출하는 온갖 갈등과 더불어 태풍 매미의 습격은 우리 사회의 어수선함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하지만 자기 시대를 태평천하로 여긴 시대는 좀처럼 드물다.그럴수록 갈등을 과장할 것이 아니라 갈등을 조율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 신화의 오디세우스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온갖 시련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때문이다.그 중에는 스킬라와 카리브디스가 버티고 있는 해협을 무사히 빠져나와야 하는 시련도 포함되어 있었다. 머리가 여섯 개인 스킬라는 절벽 위에서 긴 목을 늘어뜨려 지나가는 뱃사람들을 잡아먹었다.카리브디스는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바다괴물이었다.오디세우스는 소용돌이를 피하기 위해 스킬라가 사는 절벽 쪽으로 붙어서 노를 저어나갔다.운 나쁜 여섯 명이 스킬라에게 희생당한 대신 배에 탄 모든 사람은 무사히 소용돌이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소수의 희생으로 다수의 안녕을 구한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이런 전략은 근대 공리주의의 원형이며,이는 우리 시대에도 ‘건전한’ 상식으로 통한다.공리주의는 다수의 복지를 위해 소수의 ‘우연한’ 희생을 정당화한다.여기서 잠깐 다시 생각해 보자.소수는 정말 ‘운 없는’ 사람들이며 다수는 소수의 희생을 정당화할 만큼 건전한가? 우리사회에서 ‘소수’로 지목된 계층은 노조,농민,신빈곤층,장애인,성적 소수자들이다.다수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노조는 시민들의 발목을 붙잡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장애인 ‘성차별’ 고용금지법안을 거론하는 여성 장애인 역시 극소수의 경쟁력 없는 장애여성들의 소란일 따름이다.신빈곤층은 게으른 자들이고,성적 소수자는 비정상일 따름이다. 다수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그들의 논리에 의하면 여성,농민,노동자,장애인,신용불량자,성적 소수자들은 머리가 여섯 개인 스킬라의 재물이 될 ‘운 나쁜’ 희생자일 뿐이다.공익을 위해서,전체의 안녕을 위해서 제거되어야 할 오디세우스의 희생자들처럼.과연 그러할까? 호주제를 예로 들어보자.인구의 절반인여성들이 반세기가 넘도록 질곡을 호소하면서 호주제 폐지를 주장해 왔다.그러나 전통수호주의자들에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수’ 재혼 여성의 문제일 따름이다.그들에게 호주제 존속만이 가족을 결속시키고 가정을 지킬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호주제가 폐지되면 가족이 붕괴되고 해체되어 완전히 근친상간의 도가니에 빠질 것이라 예단한다. 호주제가 가족을 묶어준다는 것은 환상이다.호주제가 존재하고 있는 지금도 가족 붕괴는 가속화되고 있다.결혼한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하며 기혼여성은 출산을 기피한다.출산율 세계 최하위라는 객관적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남성이 가족을 부양하던 시대는 지났다.맞벌이로도 생활비와 교육비를 부담하기 빠듯하다.이 위에 여성에게는 양육,가사노동,노인보호 등의 무거운 짐이 포개진다.미래의 여성들은 출산은커녕 결혼마저 거부할지도 모른다. 가족 붕괴는 호주제 폐지 때문이 아니다.일차적 원인은 시장경제의 불안정성에 있다.그런데도 유교적인 윤리는 시장경제의 위기가 초래한 부담을 비시장의 영역인 가정,특히 여성에게 떠넘기는 데 앞장선다.호주제 폐지에 반대하는 전통주의자들은 사회 안전망에 대한 요구를 막아버림으로써 자신들이 수호하려는 가족의 해체를 가속화시키는 자기모순에 빠져버린 것이다. 소수의 희생을 요구하는 공리주의의 모순도 이와 다르지 않다.그러므로 가족해체를,사회적 갈등을 막는 길은 갈등을 봉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갈등을 협상하는 데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임 옥 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 “서울대 성희롱 예방교육” 권고/인권위 “간호사 성희롱교수 특별인권교육”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3일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서울대 총장에게 성차별 예방대책 수립과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2월 서울대 의대 이모 교수의 간호사 성희롱 사건을 인격권 침해로 규정하고,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서울대 총장과 서울대 병원장에게 성차별 및 인권침해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성희롱 예방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성희롱·성폭행 사건 발생시 공정하게 조사·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토록 권고하고,이 교수에게는 인권위가 마련한 특별인권교육을 받도록 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 2월 비뇨기과 이 교수가 수술 도중 간호사에게 성희롱으로 받아들여지는 발언을 하고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이에 대해 이 교수는 “간호사의 준비 부족에 대한 불만을 농담으로 표현한 것이고 수술 도중 간호사가 모니터를 가려 순간적으로 머리를 밀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그러나 ▲피해자,목격자,참고인 등의 진술내용 ▲서울대 병원장이 공식사과를 한 사실 ▲이 교수가 간호사들에게 사과한 점 ▲이 교수에 대해 서울대측이 내린 감봉 2월의 징계 등을 종합 검토,이 교수의 행위가 인격권 침해와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서울대는 내년부터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을 위한 온라인 교육강좌를 개설키로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盧대통령 6개월 진단 / 노사대타협 경제동력 살려야

    ■경제·노동분야 이필상 고려대 교수(경영학) 경제가 심각한 불황국면에 처해 있다.소비심리는 실종되고 기업투자는 마비상태와 다름없다.여기에 청년실업은 늘고 가계부채는 쌓여 국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이런 상황에서 참여정부는 3가지 경제과제를 부여받았다. 우선 정부는 시장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여 비리구조를 청산하고 건전한 시장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또 신산업을 개발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무엇보다도 정부는 노사대타협을 이루어내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힘을 모아야 한다. 참여정부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내놓았다.그러나 현실적 대안의 부족으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오히려 추경편성과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정책을 펴 투기만 확산시키고 위기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첫째,정부는 재벌개혁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천명하고 증권집단소송제,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총액출자제한강화 등의 개혁정책을 제시했다.효율적인 시장제도를정착시키기 위한 핵심적 시장 개혁정책이다.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불황이 날로 악화되자 기업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논리에 밀려 후퇴하고 있다. 둘째,정부는 동북아중심경제건설을 목표로 물류,금융,첨단산업의 발전 계획을 제시했다.이 계획은 미래 우리 경제의 생존수단을 찾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과제이다.그러나 문제는 논의만 많을 뿐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오랜 산고 끝에 인천의 송도,영종,청라 지구를 경제특구로 지정하여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그러나 규제,노사,조세 등에 있어서 기업하기 힘든 나라인 우리나라에 외국인 투자가 얼마나 들어올지 미지수이다. 한편 정부는 2008년까지 국민소득 2만달러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기술혁신,시장개혁,문화혁신,동북아 중심,지방화 등 5대 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그러나 이 역시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셋째,정부는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여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 정책은 갈등의 연속이다.두산중공업 사태에서 무노동 무임금원칙이 무너졌다.철도청의 민영화는 노조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또 화물연대의 (1차)파업사태도 정부의 양보로 타결되었다.이렇게 되자 재계는 투자를 못하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극한적 반발에 나섰다.현대자동차의 노사 협상이 노조의 주장을 대폭 수용하는 선에서 이루어지자 재계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주5일 근무제의 정부안을 수용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이 가운데 화물연대는 다시 파업에 돌입하여 곳곳에서 물류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현재 우리 경제는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혼란과 갈등이 극심한 상태이다.여기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노사대타협을 이루어낸 후 개혁과 동력 회복이라는 양면작전을 효과적으로 펴야 우리 경제는 새로운 희망과 질서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투자의 활력을 되찾고 경제영토인 시장 확대를 위해 세계무대로 나선다.그러나 정부가 기본 기조를 잃고 우왕좌왕할 경우 우리 경제는 난파선위에서 편을갈라 싸움을 벌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그리하여 경제를 구조불능의 침몰상태로 몰고간다. 출범 6개월을 맞은 참여정부에 경제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는 강력한 의지와 소신을 촉구한다. ■언론정책분야 김민환 한국언론학회 회장(고려대 교수) 일부신문 여론 과점 집중견제 갈등 공영방송 소유구조등 재정비 시급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언론은 최소한 몇 달 동안 정부를 흔들지 않는 것이 선진국의 관행이다.우리나라에서도 이 관행이 점차 뿌리를 내리는가 싶었는데,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와 신문은 정권출범 초기부터 적대의식을 숨기지 않은 채 대립하고 있다. 우리 신문은 대체로 가족소유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그런데다 몇 개의 신문이 여론형성과정을 지배하고 있다.이들 신문은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을 바탕으로 개혁세력에 대해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주요 신문이 이런 정파성을 지양하지 않는다면,그리고 정부가 언론의 소유구조나 시장구조를 바꾸어 언론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놔야 한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면,정부와 언론의 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개연성이 있다. 노무현 정부의 언론 관련 행적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첫째,이른바 조·중·동이 여론형성 과정을 과점하는 시장구조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난다.대통령이 동아일보나 조선일보가 아니라 한겨레신문을 방문한 것이나,첫 인터뷰를 인터넷 신문과 한 것에서 이런 의지를 읽을 수 있다.청와대의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제를 도입한 데에도 주류 신문을 견제하려는 전술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오보를 내는 신문에 대한 제소도 주류 신문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들어 노무현 정부는 일부 신문의 과점 상태를 시정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두 가지 조치를 취했다.그 하나가 공동배달제의 검토이다.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마이너신문이 판매망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공동배달제 시행에 관한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다른 하나는 신문고시의 개정이다.정부는 이 고시를 개정해 거대신문이 자전거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독자를 유인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정부기구가 직접 단속할 수 있게 했다. 둘째,신문의 소유구조 개혁에 관하여는 아직까지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이 문제는 법 개정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접어둘 가능성이 크다. 셋째,방송에 관한 개혁정책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공영방송의 소유구조나 방송 3사의 과점 문제도 쟁점이 되기에 충분하다.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관한 정책을 재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넷째,언론에 관한 담론이나 정책이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가 배제된 채 주로 대통령이나 청와대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에 국제문제나 경제문제 등 큰 문제에 집착하고 작은 일은 내각에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언론에 관한 한 주무부서가 제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다섯째,언론 문제에 관한 대통령의 발언이 표현 방식이나 용어 등에 있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빈번히 일고 있다.최근에 청와대는 일부 신문이 정부에 대해 막말 수준의 비판을 하고 있다고 불평한 바 있지만 언론계에서는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부적절한 어법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와 언론은 “건전한 긴장관계”를 벗어난 지 오래다.이런 갈등으로 언론도 신뢰도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정부 역시 얻은 게 없다.정부는 언론개혁을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여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개혁분야 오석홍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 정부개혁에 관한 노무현 대통령 정부의 방향 설정과 기초 작업은 건강해 보인다.개혁의 기조는 현시대의 세계화된 개혁원리에 충실한 것이다.개혁의 청사진은 행정개혁학 원론처럼 평이하고 친근하다. 노무현 정부 출범기의 정부개혁 또는 그 계획을 긍적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여러 징상(徵狀)들이 있다.참여와 대화의 강조는 소비자시대·국민중심주의 시대의 요청에 부응한다.탈권위주의적 변화는 이미 체감되는 성과이다. 공직자들을 개혁세력화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지방화의 결의도 주목할 만하다.인사행정의 투명화,그리고 지역주의 타파에도 희망이 보인다.공직임용에서의 여성차별·이공계 차별을 없애려는 정책 역점도 한층 강해 보인다.공직에 비혜택 집단을 대표시키려는 의지가 분명하다. 반부패시책의 효력도 앞으로 현저히 커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어둠 속에서의 ‘짜고 해먹기’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하지 않은 것들의 가치를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집권 초기에 으레 해오던 공무원 숙청과 기구 개편을 하지 않았다. 민심을 얻고 개혁하는 것 같이 보일 수 있는 아주 뚜렷한 호재를 버린 용기는 대단한 것이다.장관을 자주 바꾸지 않기로 한 방침도 같은 줄거리의 이야기이다. 민심수습·국면전환·희생양 지목·감투배분 등을 위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장관경질은 통치지도자에게 너무 큰 유혹이다.이를 뿌리친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개혁정책을 뒷받침해 줄 중요한 자산들을 가지고 있다.기성제도들의 피로 또는 파탄,신세대·비혜택계층의 조직화,세계화된 개혁물결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정치적 흠결이 적은 사람들이 정부를 주도하는 것도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갈 길이 수월한 것은 물론 아니다.신질서의 추진은 다수에 대한 소수의 싸움이다.거대한 저항이 기다리고 있다. 논리가 아니라 감정 때문에 저항하는 감정적 저항자들과의 화해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말과 생각이 다른 문화지체자들과의 논쟁도 힘들 것이다.변동이 몰고 올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 때문에 떠는 많은 인구를 달래는 것도 난제이다. 개혁추진세력은 개혁을 향한 강한 신념과 의지 그리고 탁월한 창의력을 가지고 의표를 찌르는 모험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무릇 모든 인간사에서 처럼 개혁에도 숙성기간이 필요하다.졸속이나 건너뛰기는 금물이다.개혁을 하려면 기성 질서를 해체하는 혼돈의 단계를 피할 수 없다. 혼돈이 없으면 개혁은 기회를 얻지 못한다.개혁의 전주(前奏)인 혼돈은 완전한 무질서가 아니라 질서 있는 무질서이다.무질서의 측면밖에 못 보는 많은 사람들의 불평에 대응하는 방책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도대체 예전 같지가 않다,총체적 위기다 등등의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위무하는 방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숙성기간을 거쳐 급진적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개혁추진자들은 상당기간 ‘관리된 혼돈’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그에 이어 개혁실현 그리고 개혁정착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거기까지 가면 대체로 임기 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사설] 호주제 대안, 충분한 여론 수렴을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무부의 민법 개정안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1960년 민법 시행과 함께 도입된 호주제는 그동안 많은 문제점이 지적돼 폐지 여론이 고조돼 왔다.남성 중심의 호주 및 호주 승계 순위를 규정해 부계 혈통주의를 제도화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남아 선호와 성차별을 조장하고 이혼 가족이나 미혼모 자녀 등에게 호적과 성(姓)문제로 인한 고통을 안겨준 점 등이다.이번 개정안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면서도 가족 제도와 국민 관습을 존중하려는 노력을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호주 중심의 가족단위 호적을 대체할 새 신분등록제도로 개인별 신분 등록제를 도입한 것은 일면 파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그러나 개인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이고 여성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호주가 바뀌거나 어린 아들,손자가 어머니,할머니를 대신해 가장이 되는 불합리한 상황 등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또 여성계가 폐지를 요구해 온 부성(父姓)강제 조항에 대해서는 부성을 원칙으로 하되 부부가 합의하면 어머니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로 조정했다. 다만 재혼한 여성의 자녀에 대해서는 가정법원의 판단을 거쳐 성을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은 피해자들의 불편을 줄여 줄 수 있는 현실적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개념이 법률상 사라진다는 점에서 심리적 공허와 개인주의 심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가부장적 가족 가치를 중시하는 유림 등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법제도는 국민 경험과 감정을 도외시할 수 없다.이 점에서 가족법도 예외가 아니다.앞으로 정기 국회 상정까지 입법예고,관련 부처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충분한 토론을 거쳐 국민의 뜻이 모아진 최선의 합의안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 [씨줄날줄] 미녀응원단

    북한이 2002년 가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이어 21일 개막된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미녀 150명을 포함한 302명의 응원단을 파견하자 제2의 ‘북녀 신드롬’이 일 것인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북한의 미녀 응원단은 부산아시아드의 성공에 결정적 기여를 한 ‘히트상품’이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이들과 북한 선수단이 불참할 경우 보따리를 싸겠다고 해외 보도진들이 공언할 정도로 행사 성공의 핵심요소가 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 여대생들이라면서도 또다시 하나같이 예쁜 미녀들로만 구성된 응원단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못 엇갈린다.국내외 관중들의 관심을 돋우어 북한팀에 대한 호의와 함께 대회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는 긍정론이 있는가 하면 여성을 대상시하는 북한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가 엿보여 언짢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논란의 와중에서 지켜져야 할 기본 원칙은 체제가 다른 사회의 현상에 대해 일방의 잣대를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는 점일 것이다.북한에서 보낸 응원단은 남측에서 생각하는 일반인 구성이라기보다는 공연단성격이 짙어 보인다.무용이나 음악 등 공연예술에 여성 구성이 많은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치어리더 등 대학이나 스포츠구단의 응원단에 여성이 많은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성차별적 측면에서 문제는 미녀 응원단의 구성보다는 미녀 응원단을 바라보는 남측 남성이나 일부 언론의 시각이 아닐까.시시콜콜한 신체 부분까지도 품평을 하는 등 성적(性的) 응시를 부추기고 ‘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대통령까지 나서서 유감표명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남북이 함께하는 스포츠잔치가 개막되었다.부산아시아드의 ‘미녀 응원단’은 민간 스킨십을 통해 남북이해의 폭을 넓혔고 북한 로동신문에 의해 ‘2002년 10대 사변’에 뽑히기도 했다고 한다.이제 세계의 젊은이들이 만나는 대구에서 제2의 ‘북녀 신드롬’이 재연된다 한들 무슨 흠을 잡으랴.다만 회가 거듭되는 만큼 남측 관중의 참여태도 등 여러면에서 보다 성숙한 모습을 기대할 뿐이다. 신연숙 논설위원
  • “시민단체의 ‘대법판결 보수적’비판은 법원 길들이기 의도 엿보여”

    오는 9월 신임 대법관 선임을 앞두고 일부 시민단체들이 대법원 판결이 보수적이라고 비판하자 현직 부장판사가 ‘법원 길들이기’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지법 북부지원 박철(朴徹) 부장판사는 최근 법원 내부통신망에 “일부 단체들이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대법관 전원을 보수주의자로 매도한 것은 진실에 반할 뿐 아니라 ‘법원 길들이기’ 의도마저 엿보인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박 판사는 “대법원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설 수준의 비난을 일삼으면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민주주의에서 다수와 소수는 더불어 살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눠야 하는 상대방이란 사실을 명심하고 판결에 대한 승복과 예의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특히 대법원이 최근 환경·인터넷·여성차별·외국인차별·아동보호·성희롱 등 분야에서 진보적인 견해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면서 “비학문적 방법에 기초한 매도는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대법원이70대 할머니 황혼이혼 패소판결,부부사원 정리해고판결,한총련 이적단체 규정판결 등을 잇따라 내놓자 “대법원이 보수적 인사로 구성돼 소수자를 위한 판결이 나오기 어렵다.”고 비판해 왔다. 정은주기자 ejung@
  • 책 / 섹시즘 ­남자들에 갇힌 여자

    정해경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2일 종영된 MBC TV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남녀주인공이 주고받은 대사 한 대목. “궁금한 게 있는데,엄마는 왜 엄마라 부르고 아빠는 왜 아버지라고 불러?”(남자) “음… 엄마는 어머니라고 부르면 섭섭해하시고,아빠는 아버지라고 부르면 좋아하시거든.”(여자) 어째서일까? 언어구조상 엄연히 ‘엄마’는 ‘아빠’,‘아버지’는 ‘어머니’와 짝을 이뤄야 하는데…. ‘섹시즘(Sexism)-남자들에 갇힌 여자’(정해경 지음,휴머니스트 펴냄)는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지은이는 연세대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과 폴란드에서 음운론과 형식문법을 공부하며 석·박사 학위를 딴 37세의 여성 언어학도.“여성과 남성에 내면화된 언어가 각각의 성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다른 가치를 형성해왔다.”는 지은이는 “법과 경제,사회구조,가부장제 이데올로기처럼 언어도 여성을 억압하는 기제”라고 주장한다. 책은 서두에서부터 ‘섹스’(性)란 단어 자체가 ‘남자의 말’이라고 쐐기를 박는다.여성의 성은 ‘성별’이 되어결국 욕망의 대상이 되고 말지만,남성의 성은 보편성을 가진 ‘기준’이 된다는 것.이 논리를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이끌어내는데,그 덕분에 책은 쉽게 설득력을 얻어간다.우리말뿐만 아니라 영어·독어·폴란드어 등 외국어의 사례를 두루 적시한 것도 저자의 주장을 귀담아듣는 데 보탬이 된 인상이다. 예컨대 한국어 호칭에 스민 여성차별의 흔적.‘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어떤가.‘어른’이란 호칭의 사전적 의미가 결혼한 남자를 뜻하건만 여성에게는 해님·달님 같은 무생물에까지 붙여지는 ‘님’이란 호칭이 고작이라는 것. 남녀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뚜렷이 구별되는 것도 그렇다.‘얌전한’‘수줍은’‘순종적인’ 등 여성에겐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속성이 남성에게 붙여질 때는 부정어로 변한다.하지만 ‘씩씩한 여자’처럼,반대의 경우는 긍정적인 뜻을 품는다.이같은 남성중심의 언어조합은 영어에서도 마찬가지.‘Handsome woman’(잘생긴 여자)은 칭찬이다. 서구사회를 풍미한 단어들에도 여성억압의 기제는 곳곳에서 드러난다.이상적인 어머니의 역할을 뜻하는 ‘Momism’은 여성을 가사노동에 묶어두기 위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부산물이라고 꼬집는다.소쉬르·촘스키·비트겐슈타인 등의 언어학 이론들도 자주 등장해 논리가 입체적으로 보강된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대한포럼] 여성들의 반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파업이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여성들의 ‘출산파업’이 그것이다.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것이다.파업을 이끄는 지도부도 없고,찬반투표도 없었지만 파업은 강도 높게 진행중이다. 통계청이 이달 중순에 발표한 ‘세계 및 한국 인구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임여성 한사람이 낳는 평균 자녀수(합계 출산율)는 지난해 1.17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미국(2.01명)이나 프랑스(1.90명)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인구 1000만명 이상인 77개 국가의 여성들 가운데 한국 여성이 가장 출산을 기피한 결과라고 한다.그러고 보니 상당히 오래 전부터 그들에게서 수상한 낌새가 엿보였다.‘딩크(DINK)족’들이 출현했을 때 그 낌새를 알아 차렸어야 했다. “제 인생의 1순위는 제가 하는 일입니다.아이는 갖지 않을 거예요.”“사랑해서 결혼했지 아이를 목적으로 결혼한 건 아니잖아요.” 단호한 ‘출산거부 선언’에 맞장구가 이어진다.자녀를 갖지 않은 맞벌이 부부들이 모이는 딩크족 동호인 사이트에 가면 이런 유의 대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이들이 내거는 삶의 모토는 ‘Double Income,No Kids.’ 일하는 삶에서 보람을 찾고 자녀에는 가치를 두지 않는다.요즘에는 그들의 2세대 격인 ‘딘스(DINS)족’까지 등장했다.‘Dual Income,No Sex’가 말해주듯 일에 지쳐 거의 성생활을 하지 않고 지내는 부부들이다. 인구학자들은 한국의 출산율 급락을 매우 기형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어느 나라나 소득이 불어나면 그에 반비례해 출산율이 낮아진다.출산율이 떨어지면 젊은 인구는 줄고 노인들만 남아 노동력이 고갈되고 사회가 활력을 잃게 된다.이를 ‘인구구조의 노화(老化)’라고 한다.문제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에 불과한 한국이 3만달러를 넘는 선진국들보다도 노화가 빨리 오고 있다는 점이다.갈 길은 먼데 인구구조가 조로(早老)해 매우 기형적인 ‘애늙은이’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만약 여성들이 파업의 강도를 더 높인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종족보존 욕구마저도 위태로워질 것이다.물류대란을 일으킨 화물연대나 철도노조의 파업과는 차원이 다르다.아이를 낳지 않겠다니.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극단적인 투쟁에 나서게 한 것일까.붉은 머리띠를 동여매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분명 사회를 향해 격렬한 구호를 외쳐대고 있다.남성들을 향해 보이지 않는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있을 것이다.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켕기는 구석이 있다.고등학교에 다니는 큰아이를 낳을 때 그 성스러운 고통의 순간을 나는 아내와 함께하지 못했다.둘째를 낳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바쁘다는 핑계로,혹은 무관심으로,그냥 얼버무리고 지나갔다.애들이 아파 병원에 가거나,집안 대청소를 할 때도 ‘이건 내 일이 아니야.’라고 했다.아내가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허덕일 때 알고도 모른 척 해온 것이 한국 남성들의 표준형일 것이다.가정에서,사회에서,그런 관습과 무신경이 쌓여 겉으론 평온한 것 같지만 속으론 과격한 ‘출산파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성들은 지금 지쳐 있다.독이 잔뜩 올라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파업투쟁을 선택했다.그것은 뿌리깊은 성차별에 대한 항의다.‘일과 가정’ 2중의 짐을 지고 사는 여성들의 하소연이다.육아 부담을 사회가 공유하자는 절박한 호소다.여성들이 남성우월주의 사회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를 흘려 듣지 말자.출산파업이 길어지면 결과는 파국이다.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내일부터 앞치마를 두를 것이다. 염 주 영 논설위원 yeomjs@
  • 오피니언 중계석/법륜스님 ‘불교와 사회운동’강연

    현대사회에서 불교는 더이상 현실과 괴리된 ‘산중 종교’에 머물 수 없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사회의 발전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그러면 불교가 이 시대 한국에서 사회의 공동선(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일까? 20일부터 25일까지 경기 용인 삼성휴먼센터에서 열리는 ‘2003 참여불교 세계대회’ 사흘째인 22일 정토회 지도법사인 법륜 스님이 ‘불교와 사회운동’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다음은 강연 요지다. 불교는 깨달음의 가르침이다.깨달음이란 어떤 신비한 현상이 아니라,사실을 있는 그대로(실상) 아는 지혜를 말한다.불교의 사회운동은 사회적 모순을 깨닫고,그 모순을 제거하는 실천적 삶이다.부처님은 계급이 있는 사회에서 계급이 없는 사회를 제시했고,여성차별이 있는 사회에서 성차별이 없는 사회를 제시했다.이처럼 부처님은 시대를 앞서서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셨다.차별이 없음을 아는 것이 깨달음이며,차별을 없애는 것이 자비다. 불교의 사회운동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사회현상에 대해서 올바르게 인식하고,그 사회적 모순을 개선해 나가는 불교인들의 실천을 말한다.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실현하는 붓다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당연히 계급·인종·남녀·민족·문화·종교의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을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한 불교인의 사회운동은 마땅히 이 차별을 철폐하는 방향성 위에 서있어야 하며,그 과정과 결과에서도 또다른 차별이나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계율이란 일상에서의 말과 행위를 깨끗이 하는 것이다.즉 스스로 말과 행위를 다듬고,사회적으로 말과 행위를 정화시키는 것이다. 불교의 사회실천운동은 다름아닌 계율의 실천인 것이다.그런데 사회현상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그러므로 이 산업사회의 시대에는 개인의 성실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올바른 정립이 중요하게 요구된다.부처님이 당시의 시대적 모순을 해결했듯이 우리들은 이 시대의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좀더 폭넓은 이해와 실천을 바탕으로 이 시대 불교인의 실천덕목으로서 사회운동을 당당히 제시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불교인의 사회실천운동을 정리하면 우선 방법에 있어서 법에 맞게,계율에 맞게 해야 한다.불교인의 사회적 실천은 그 목적뿐만 아니라 목적을 이루는 방법도 법에 맞아야 한다.즉 모든 실천은 반드시 평화적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둘째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수행을 기본 입장으로 하는 불교인은 어떤 실천을 행할 때에도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아야 한다. 셋째 시대의 요구를 안아야 한다.불교의 깨달음은 현실의 고(苦)를 진단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환경운동,인권운동,평화운동,복지운동,교육운동,정신문명운동 등 삶과 사회의 각 분야의 고를 진단하고 무지를 타파하여,현실을 개선하는 실천운동이 되어야 한다. 넷째 시대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해야 한다.불교인의 사회운동은 사회적 모범을 보이는 수행자의 운동이 되어야 한다.자기변화와 세계변화라는 두가지 측면이 자기 삶 속에서 통일되는방향으로 나아가는 신문명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깨달은 분,붓다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가르쳤다.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인간이 평등함을 이 사회에 구체적으로 실현시켜야 한다.인류 공동의 선(善)인 평등이 실현되는 것이 정토세계(淨土世界)이다.그런 미래에 대한 비전을 불교인들이 제시해야 한다.수행은 현실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며 나와 세상을 함께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개개인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깨달음의 삶이 필요하다.그리고 이러한 개인적 깨달음은 사회 속에 구현되어야 완성되는 것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여교사 38% “성차별 경험”

    여교사 3명 중 1명은 학교에서 성차별이나 성희롱으로 굴욕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전국 여교사 12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내 성차별 실태조사’ 결과,응답자의 38%가 ‘교직원 사이에 성차별이나 성희롱을 이유로 굴욕감을 주는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없다.’는 응답은 62%였다.성차별이나 성희롱 사례로는 ‘차 시중이나 손님 접대’가 23.3%로 가장 많았고,‘부장·담임 임명시 남성교사보다 차별’(22%),‘회식 자리 술따르기,술권유,신체접촉’(15.9%) 등의 순이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여성가구주 291만8000명 10명중 2.8명만 노령연금 / 통계로 본 여성의 삶

    우리나라 여성의 삶이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여전히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통계청이 2일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먼저 남자보다 적게 태어난다.신생아 100명당 아들이 딸보다 5.4명 많다(2001년 기준).그나마 셋째아이는 아들이 무려 41.4명이나 많다. 딸이 아들보다 많게 태어나는 자연성비를 훨씬 웃돌아 딸들이 보이지 않게 ‘지워졌음’을 알 수 있다.밀레니엄(새 천년) 시대에도 남아 선호사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평균 학력은 고졸.이 중 일부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지만 남자 임금의 64%만 받는다.또 10명 가운데 7명은 직장내 성차별을 느끼고 있다. ●결혼…이혼…재혼 27살(2002년 통계)에 결혼을 한다.동갑내기나 연하의 남자와 결혼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동시에 이혼율도 높아지고 있다.평균 37.1세에 이혼해 37.9세에 재혼한다.초혼·이혼·재혼 나이가 모두 전년보다 0.2∼0.4세가량 높아졌다.가구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 가구주’는 2003년 291만 8000명으로 28년전(85만명)에 비해 무려 3.4배 늘었다.그러나 노령연금을 받는 여성은 10명중 2.8명에 불과했다. ●평생 1.3명 아이 낳고,0.7회 낙태 평생동안 낳는 평균 자녀 수는 1.3명(2001년 기준).1970년의 4.54명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이같은 추세라면 우리나라도 조만간 프랑스처럼 ‘아이낳는 여자’에게 각종 특혜를 주고 아이 낳기 캠페인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반면 인공 낙태수술을 한 여성은 1000명중 33명으로 전년(44명)보다 줄었다.피임기술이 발달한 탓이다.낙태 횟수는 평균 0.7회. ●여성 네티즌 늘었지만 주된 용도는 ‘e메일’ 아내가 집안일의 대부분을 맡고 있는 경우도 전체의 89%를 차지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20세 이상 기혼 여성의 대부분(96.8%)은 하루 3시간40분을 가사일에,2시간을 음식 준비에 쏟고 있다.여가활동은 여전히 TV시청(62.3%)이 1위를 차지했다.하루 평균 TV시청 시간은 3시간58분.컴퓨터와 인터넷을 할 줄 아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주된 용도는 ‘전자우편’으로 남성의 ‘게임’과 대조적이었다. 안미현기자 hyun@
  • 취업성공 열쇠는 면접

    한 기업의 전통과 문화는 신입사원 공채때 고스란히 드러난다.기업의 비전이 신입 사원들의 어깨에 걸려 있는 만큼 회사측은 프리젠테이션,집단 토론 등 다양한 시험을 통해 다면적으로 평가를 한다.따라서 응시자들은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무엇을 중시하는지를 사전에 알면 합격의 길은 그만큼 가까워진다.상반기 대규모 공채를 준비중인 대한주택공사,대우인터내셔널,두산테크팩의 인사담당 임원들에게 취업의 비결을 들어본다. ■주공 성운기 인력개발처장 “당락의 관건은 시험 성적이나 외국어 능력이 아닌 면접입니다.한순간 잘 포장해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기보다 숨김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대한주택공사 성운기 인력개발처장은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앞두고 응시자들에게 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 처장은 주공의 공채 특징으로 역량평가 중심의 면접 방법을 꼽았다.회사에 필요한 역량을 응시자가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이를 위해 응시자들에게 직무 분석과 조직 평가를 하고 실무진,임원진의 2단계 면접을 한다. 특히 주관적인 평가를 배제하기 위해 면접관에게 수험번호 이외의 학력, 본적, 주소 등을 배제한 무자료면접(Blind Interview)을 실시한다.실무진 면접에서는 주공의 인재상인 전문가 정신과 책임감,팀지향 정신,창의성을 주로 본다.임원 면접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인성 등을 알아본다. 또 남녀 성차별을 막기 위해 면접조별로 반드시 한 명 이상의 여성 면접관을 배치한다.여성 응시자가 혹시나 받을지 모를 불이익을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성 처장은 “단계별로 시험 성적을 합산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전 단계의 성적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면서 자신감을 갖고 공채 시험에 응해줄 것을 당부했다. ■대우인터내셔널 박성현 이사 대우인터내셔널 박성현 이사는 국제적인 감각과 창의력,신뢰 등을 신입 사원의 덕목으로 꼽았다. 그는 “종합상사는 해외 비즈니스를 주로 하기 때문에 어학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면접시험 때 많이 본다.”고밝혔다. 전형은 인성검사,면접 1·2차로 나눠 실시된다.인성검사와 1차 면접은 교양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초적인 자질을 테스트한다.2차 면접은 하나의 주제를 정해 프리젠테이션을 한다.영어 면접은 기본으로 제2 외국어 실력도 알아본다. 응시자들이 당황스러워할 만한 질문도 쏟아진다.담당 팀장들이 심사관으로 직접 참여,희망하는 인재를 직접 고른다. 박 이사는 입사 지원서에 본인이 희망하는 부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를 권유한다.아무래도 자신이 맡고 있는 부서를 지원한 응시자에게 더 많은 눈길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이번 공채에서는 상품,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브랜드 영업 부문에서 인력을 많이 채용할 예정이다.박 이사는 또 자기 소개서는 자신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작성하기를 조언했다.지원 동기와 소신,사명감,비전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인재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테크팩 이계성 부사장 “전공지식과 어학능력,조직 적응력이 당락의 변수가 됩니다.” 포장용기 종합업체인 두산테크팩이계성 부사장은 신입사원 공채의 심사 기준을 이같이 밝혔다. 이 부사장은 두산의 인재상인 긍지와 전문가,열정,매사에 긍정적인 자세를 두 차례 면접을 거치며 테스트한다고 설명했다. 1차 면접은 팀장들이 나서 적극성과 창의성,국제성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한다. 특히 입사 동기,동아리 활동,전공지식 등은 반드시 물어본다.예를 들어 이공계 출신의 응시자에게는 ‘자기 부상열차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라.’는 식이다. 또 간단한 영어 인터뷰도 한다.2차 면접은 가상 상황을 설정한 간접시나리오 형식을 동원한다. 이 부사장은 “응시자의 인성 및 역량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면접 방식을 동원할 것”이라며 “응시자 5∼7명이 참가하는 집단토론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공채는 공장,생산,품질 관리 부문의 인력이 부족한 만큼 이공계와 상경계 전공의 응시자가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학교 성적은 참고 사항일 뿐 당락을 좌우하지 않는다.”며 “패기있는 젊은이들이 후한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
  • 노동부가 性차별 광고? / 일용직 모집 여성 명기 물의 일으키자 중단

    성차별을 단속해야 할 노동부가 성차별 모집광고를 하다 말썽이 나자 중단했다. 노동부는 지난 19일부터 홈페이지에 ‘직원 모집공고’를 통해 ‘비서 및 일반사무 보조업무를 담당할 일용직 직원을 채용한다.’는 채용 안내문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채용인원 여1명’이라고 성(性)을 밝혀 노동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성차별 모집 공고’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모집공고에 성을 명기하는 것은 성차별 모집공고이기 때문이다.노동부 내부에서조차 성차별이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박종식’이라는 필명을 가진 네티즌은 게시판을 통해 “노동부는 여자나 남자만 뽑는다고 공고하거나 저임금 직종에 여성만 채용하는 것도 성차별이라며 인터넷광고나 생활정보지 광고를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노동부는 일반 기업체의 성차별 모집공고를 모니터링하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시정하라.”고 비난했다. ‘알림이’라는 네티즌은 “일용직 모집공고에 여직원으로 명시돼 있는데 비서 및 일용직은 반드시 여성이 해야 한다는 법이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앞장서야 할 노동부가 일용직을 뽑는 것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 문제가 확산되자 노동부는 20일 문제의 모집공고를 삭제해버렸다. 노동부 관계자는 “미처 성차별이라는 생각없이 모집공고를 내게 됐다.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다른 방법을 통해 직원을 모집하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수기자
  • “성차별·성희롱 예방” 광진구 상담센터 설치

    기초자치단체에 성차별 및 성희롱을 없애려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2일 ‘직장내 성차별 및 성희롱 예방대책’을 마련,시행에 들어갔다.직원 상호간 존중과 평등을 실천하며,공직사회 내부로부터 남녀차별을 없애고 성희롱을 예방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우선 남녀차별 및 성희롱 고충상담센터를 설치하고,전자결재 코너에 사이버 고충상담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연 1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남녀차별의식 개선 및 부서별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동구기자
  • 여성권익 디딤돌·걸림돌 선정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은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올해의 여성권익 디딤돌 다섯과 걸림돌 둘을 선정,시상했다. 디딤돌에는 ▲한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저널 ‘IF’(발행인 박옥희·사진) ▲직장내 성희롱 혐의자를 상대로 끝까지 싸워 성희롱 혐의 결정을 받아낸 죽암휴게소 여성노동자 김매환씨 ▲한국 기업 최초로 기업의 성희롱 예방의무와 함께 성희롱 발생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는 승소 판결을 얻어낸 롯데호텔 여성노동자 50명 ▲대법원 승소로 사내부부 우선해고가 여성차별적 범죄임을 알린 알리안츠 박보선,명영선,이선이,김옥화씨 ▲선불금 갈취혐의로 사기죄로 고소당한 탈 성매매여성 2명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대구지검 상주지청 구자헌 검사가 뽑혔다. 걸림돌에는 장상 총리서리 임명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서울시 여성정책실을 폐지하고 복지·여성국 내 일개 과로 축소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선정됐다. 허남주기자 yukyung@
  • [넷피니언 리더] 언니네 (www.unninet.co.kr) 조지혜 대표 · 변형석 운영자

    ‘여성주의로 숨쉬는 마을’을 기치로 내건 ‘언니네’ 사이트에서는 흔한 남성우월주의자의 욕지거리나 감정의 배설을 찾아보기 어렵다.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진다.여성주의 사이트 ‘언니네’가 유난히 돋보이는 이유다. ‘언니네’는 2000년 4월 선을 보였다.대표인 조지혜(28·여)씨와 사이트운영자 변형석(33)씨 등 연세대 출신 여성주의자 7명이 중심이 됐다.7명의 공동 운영진이 1주일에 한차례 정기 모임과 온라인 모임을 갖는다.하지만 실질적인 주인은 ‘언니네’에서 동고동락하는 2만여명의 여성 회원들이다. ‘언니네’ 사이트는 성폭행,성차별 등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아픔을 함께 풀어내는 자유칼럼방 ‘자기만의 방’,여성 현안을 소개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기획특집’,회원들의 자발적인 커뮤니티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들은 자신의 사연을 풀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최근 한 여성 회원이 이혼의 상처로 힘들어하는 글을 올리자 다른 회원들이 만나 위로해 주는 등 직접적인 도움의 손길도 주고받는다. ‘언니네’와 같은 여성주의의 등장은 통일·평등 등 80년대를 풍미했던 거대 담론들이 여성에 대한 억압을 줄이지 못했다는 반성을 배경으로 한다.변씨는 “기존 사고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여성 억압적인 모순들을 짚어내고 해결하는 게 우리의 소중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그 수단으로 웹진을 선택한 것은 온라인의 여성 친화적인 성격 때문이라고 했다.조씨는 “직접 말하기 어려운 상처들은 화면을 통해 좀 더 손쉽게 털어놓을 수 있고,그 과정에서 스스로 자기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언니네’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사업자등록을 통해 영리단체로 변신할 예정이다.사이트를 유료화하고,언니네 칼럼방의 글을 출간하는 등 다양한 수익 방안을 구상중이다. 조씨는 ‘언니네’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성들이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자극하고 여성주의를 각자의 삶까지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호주제 연내 폐지”지은희 여성장관 “”개인호주제 추진””

    그동안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호주제가 연내에 폐지될 전망이다. 지은희(池銀姬) 여성부장관은 4일 남녀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현행 호주제를 올해 안에 폐지하고 그 대안으로 개인별로 호적을 갖는 ‘1인1적(一人一籍·개인별 신분등기)제’의 도입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호주제 폐지에 소극적이었던 법무부측도 폐지론자인 강금실 장관이 부임함으로써 곧 새롭게 입장을 정립할 예정이다. 1인1적제는 미국·유럽 등 서구에서 채택하고 있는 호적 편제로,출생과 동시에 한 사람이 하나의 신분등록부를 가지는 방식이다.즉,한 가정에 가족이 5명이라면 호적이 5개가 있는 셈으로,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혁명적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여성단체 등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이라는 시대정신에 가장 부합한다.”며 이 제도의 도입을 주장해왔으나,법무부와 유림(儒林) 등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흔들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지 장관은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제 폐지의 대안으로거론되는 가족부(家族簿)제와 1인1적제 가운데 어떤 쪽으로 추진할 것인가란 질문에 “결국 비용이 덜 드는 방식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1인1적제를 선호했다.가족부제는 부부와 미혼자녀로 구성되는 핵가족별 호적 편제로,지 장관 이전의 여성부가 1인1적제가 너무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중간단계의 대안으로 내세웠던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선 공약대로 호주제는 폐지하고 1인1적제가 최적이라는 데 대통령직인수위의 의견이 모아졌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 때 호주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주당의 정세균 정책위의장도 “정부에서 협의를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폐지를 논의,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호주제 폐지에 대해서는 아직 찬·반 양론이 있는 만큼 서두를 일이 아니며,신중히 논의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그러나 한나라당은 지난해 대선 때 “호주제 폐지를 목표로 우선 호주승계순위를 재조정하고 친양자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집을 냈었고,이회창후보도 “임기 내 호주제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정부·여당의 호주제 연내 폐지방침이 확정되면 강력 반대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남주 김상연기자 carlos@
  • [건강칼럼]일이냐 아기냐

    올해 서른 다섯살 난 김모씨.디자이너로 능력을 인정받고 멋지게 살아가는 커리어 우먼이다.7년 전에 결혼을 했지만 일 때문에 5년 간이나 피임을 한 끝에 아기를 갖기로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2년 동안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이렇다 할 원인도 모른 채 세월만 보내야 했다. 김씨가 우리 병원의 부인과를 찾았을 때는 불임 때문에 심신이 무척 지친 상태였다.처음엔 그도 별 기대를 안 하는 눈치였다. 김씨는 특별하게 드러난 증상이 없어 그동안 검사를 미뤄오다 최근 산부인과 검사를 해 본 결과 난소의 기능이 특별히 약화돼 있었고,한 쪽 난관이 막혔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였다.우리 병원에서 실시한 한방 검사에서는 혈액에 어혈과 노폐물이 많아 하복냉이 심한 상태여서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자신의 일 때문에 임신을 미루다 불임에 이르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살펴보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의외로 많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35세 이상 전문직 기혼여성중 절반 이상이 아이가 없다.40세 이상의 여성 42%도 자녀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성은 200만개의 난자를 ‘신의 선물’로 갖고 태어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수가 급격히 준다.30대에는 10만 개,40대에는 1만 개 정도로 그 수가 감소하는 것이다.단순하게 난자의 수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30세를 넘어서면서부터 난자의 노화가 진행돼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난자가 증가하는가 하면 이런 영향 탓에 수정능력이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뿐만 아니라 어렵게 수정이 되어도 착상이 잘 안되는 문제도 있다.애를 갖는다 해도 임신유지가 힘들며 유전질환의 빈도도 증가해 유산 위험성이 훨씬 높아지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생체리듬이 7년 주기로 변하는 것으로 본다.28세를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하는 여성의 생식능력은 35세를 지나면서 쇠퇴기에 들어서기 때문에 임신 성공률도 그만큼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육아시설이 마땅찮은 현실에다 직장내 성차별의 장벽이 여전한 여건에서 직장여성들이 임신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족쇄가 된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 때문에 임신을 미루다가 불임에 이르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평생 여피족으로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건강할 때 임신을 계획하고,미리 검진을 받는 것이 현명한 여성의 지혜가 아닐까. 강 명 자 꽃마을 한방병원장
  • ‘反戰’ 외치러 이라크로 가는 허혜경씨 “美의 패권·석유 노린 더러운 전쟁 꼭 막아야”

    “이라크에서는 매일 수백명의 아이들이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량과 약품이지 폭탄이 아닙니다.” 15일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국제공동반전평화대행진’이 열린 서울 대학로에는 다음날 전쟁을 막기 위해 이라크로 출국하는 ‘한국 이라크 반전평화팀’의 허혜경(사진·29·여)씨가 자리를 함께 했다.허씨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조차 송두리째 파괴시키는 전쟁을 막기 위해 출국을 결심했다.”면서 “무엇보다 패권과 석유를 얻기 위한 ‘더러운’ 전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는 “요르단에 난민지원 활동을 하러 떠난다.”고 말해두었지만 혹시 ‘잘못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 내 폭격이 예상되는 지역에 들어가 육탄으로 폭격을 저지하는 사실상의 ‘인간방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죽으러 가는 게 아니다.”면서 ‘인간방패’란 표현을 쓰지 말아달라던 허씨는 “결심은 쉬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영상이 떠올라잠을 못이룬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이라크행을 결심하기까지는 전쟁과 성차별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이라크 여성들에 대한 ‘동지적 연대감’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진보정당인 사회당 당원이자 여성해방연대 회원인 허씨는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자기방어 능력이 약한 여성과 어린이”라면서 “반전·평화운동은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운동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허씨 등 4명의 반전평화팀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요르단에 도착한 뒤 지난 7일 출국한 1진과 합류해 이라크로 향할 예정이다. 5명으로 구성된 3진은 다음주 이라크로 떠난다. 이세영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