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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2030 그들은 누구인가] 한국의 20대는 ‘희망의 세대’

    한국 사회를 갈등과 분열의 구조가 아닌 통합의 구조로 이해하고 있는 젊은 세대가 몰려오고 있다.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미래를 낙관하는 이들을 ‘희망의 세대’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사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훨씬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특히 우리 사회에 대한 믿음이 누구보다도 강한 20대 신세대가 있어 한국 사회의 앞날은 밝다. 창간 100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20대,누구인가’를 밝히는 의식조사를 실시했다.그 결과 젊은 세대의 의식구조가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사는 20대부터 30대에 이르는 4개 세대집단(cohort)으로 나누어 진행됐다.30대와의 비교 분석을 거쳤을 때 20대의 실상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20대전반은 아직 한국 사회 안에서 책임있는 구성원으로 충분히 기능하고 있지는 않았다.이들은 노무현 정권 출범으로 더욱 공고화된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는 신세대다.공동체 의식보다는 개인주의에 젖어 있고,정치에 대한 관심도 적은 데다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관용성도 낮았다. 하지만 이들은 풍요롭게 성장했고,그 결과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그리고 우리 사회의 갈등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한국사회에 대한 믿음도 상대적으로 높았다.반면 30대후반은 흔히 386세대라고 불리는 집단의 말미에 속하는 저항적 민주화 세대이다.제5공화국과 6월항쟁을 경험한 세대로 사회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정치적 관심과 관용성이 높고 정치참여에 적극적이지만,한국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낮았다. 30대후반이 가장 진보적인 반면 20대전반이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전체적으로 30대후반으로 갈수록 한국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반면 20대초반으로 갈수록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조사를 주도한 이남영(숙명여대 교수) KSDC소장은 “30대가 우리 사회를 분열의 구조로 이해하고 있다면 20대는 통합의 구조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지역차별,빈부격차,세대갈등,여성차별 등이 구시대의 산물이라면 20대는 평등에 기초한 개인주의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특히 “평등에 기초한 개인주의가 현대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 민주주의의 장래는 밝아 보인다.”면서 “인권개선,법앞의 평등,자유경쟁 등 아직 한국 민주주의가 내재화하고 있지 못한 부분을 크게 개선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 [씨줄날줄] 性차별 배상/오풍연 논설위원

    “유리천장을 깨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공한 여성들이 곧잘 던지는 말이다.성차별 제도가 빠르게 철폐되고,각종 정책도 양성(兩性) 평등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여성이 고위직으로 진출하는 데는 여전히 장애가 많다.조직에서는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므로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승진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실제로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제한에 부딪힌다.이런 무형의 장벽을 일컬어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은 10개 기업,13명에 불과하다고 한다.그러다 보니 여성 중역의 탄생은 그 자체만으로도 뉴스감이 되고 있다.각종 수치에서도 드러난다.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72.4%가 “직장 생활에서 성차별이 있다.”고 응답했다.반면 학교와 가정생활에서 ‘성차별’이 있다는 응답은 32.9%,40.9%에 그쳤다.사회 진출 이후 차별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국에서는 유명 기업들이 소송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세계적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가 최근 전직 여성 간부 등이 제기한 성차별 소송에서 5400만달러(약 62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보도다.뉴욕 월스트리트에 ‘성차별’ 주의보가 발효될 법하다.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월마트도 같은 소송에 휘말렸다.법원은 월마트 여직원 6명이 “임금과 승진에서 차별 당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집단소송으로 인정한 것이다.여기에 전·현직 여직원 160만명이 참가한다고 한다.그런 만큼 보상금 규모도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등 사상 최대 소송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쯤 되면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수십억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고도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다. 프랑스는 오는 9월부터 남녀차별 철폐에 앞장선 기업들에 ‘평등마크’를 붙이는 제도를 실시한다고 한다.타산지석으로 삼아도 좋을 듯하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모건스탠리, 性차별 보상금 5400만弗

    미국 2위의 증권사인 모건 스탠리가 12일 여성 직원들에 대한 승진 및 임금 인상 차별 혐의를 인정,340명에게 5400만달러(약 60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와 합의했다. 필립 퍼셀 모건 스탠리 회장은 이날 공개된 성명서에서 “모건 스탠리는 다양성을 존중한다.”며 “공동 목표(남녀평등고용)을 위해 EEOC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모건 스탠리가 EEOC와 합의한 보상금 규모는 성차별 관련 보상금으로는 사상 두번째로 많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모건 스탠리가 원고측의 모두 진술을 앞두고 전격 합의안을 발표한 것은 전·현직 여직원들이 사내 차별 및 성추행 실태 등을 폭로할 경우 회사의 대외이미지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도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모건 스탠리는 이번 집단소송의 주 원고인 전 채권 판매 담당 간부 앨리슨 슈펠린(42)에게 1200만달러를 지급키로 했다.또 4000만달러는 모건 스탠리 전·현직 여성 직원 가운데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접수,심의하게 될 펀드에 지급되며 200만달러는 성 차별 방지 프로그램에 쓰이게 된다.모건 스탠리는 또 내부 옴부즈맨과 외부 모니터 제도를 도입,승진 및 보상 분석을 수행하는 등 작업장에서 여성의 역할을 향상시키는 등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담당 재판부인 리처드 버만 지방법원 판사는 “이번 사건은 월가에서 여성들의 권리를 향상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로부터 항복을 얻어낸 슈펠린은 해고 당하기 직전인 2000년 연봉 130만달러를 받는 소위 ‘잘 나가는’는 채권 거래인이었다.그녀는 1998년 여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이사직 선임에서 탈락했고,연봉도 남자 동료들보다 작았다며,최고 7200만달러의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그녀는 이밖에 남자 직원만 참가하는 골프 회동,고객에게 스트립쇼 관람 접대 등에 대해 회사측에 항의했다가 2000년 해고당했다. EEOC는 지난 2001년 모건 스탠리를 상대로 채권 담당 간부였던 슈펠린을 포함해 이 회사 여직원 340명을 대리해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성차별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미 월가의 금융회사들은 지난 8년 사이 성 및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 혐의로 잇따라 송사에 휘말려 있다.메릴린치는 최근 성차별과 관련해 전직 증권 담당 여직원들에게 220만달러를 보상금으로 지급키로 합의하는 등 메릴린치와 스미스 바니가 지금까지 지급한 보상금 총액은 2억달러가 넘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자치구마다 법률·세무상담 서비스

    자치구마다 법률·세무상담 서비스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6·5 재보궐선거’의 영향으로 중단했던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재개한다.게다가 다음달부터 공공기관이 매월 둘째,넷째주 토요일에 문을 닫는 ‘토요격주휴무제’가 실시됨에 따라 일부 자치구는 상담시간 등을 조정,주의가 요구된다.특히 각종 무료 상담을 확대운영키로 결정한 지치구들도 눈에 띈다. ●토요휴무제로 시간 조정 법률상담 등 각종 무료 서비스는 기부행위로 간주돼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금지된다.한 자치구 관계자는 “지난 3월 선거법 개정으로 금지기간에 관한 규정이 삭제됐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해석상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전례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대문구는 지난 6개월 동안 중단했던 무료 법률상담을 28일부터 시작했다.중구와 영등포구,서초구,강북구 등도 다음달부터 재개할 계획이다.이 가운데 서초구는 세무·건축·가사·부동산임대차 등 구정 업무와 관련된 상담을 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또 토요격주휴무제 도입에 따라 토요일에 법률상담을 실시하던 자치구는 다음달부터 서비스 시간을 조정한다.이에 따라 노원·은평구(매주 토요일)와 강남구(둘·넷째주 토요일)는 첫째·셋째주 토요일로 옮겨 실시한다.특히 양천구와 용산구는 토요격주휴무제를 계기로 무료 법률상담을 확대운영키로 결정,주목을 받고 있다. 양천구의 경우 매주 토요일 법률·세무·건축상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축소가 불가피해지자 월요일로 시간을 변경했다.게다가 건축상담(2650-3310∼4)은 월·수·금 오후 1∼5시로 서비스 시간을 대폭 늘렸다.또 용산구는 법률상담을 월 2차례(둘째·넷째주 화요일)에서 4∼5차례(매주 월요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진,여성전용 법률상담실 운영 또 일반적인 법률상담 이외에 특색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자치구들도 있다. 우선 광진구의 경우 토요일 오전 9시∼낮12시 여성전용 무료법률상담실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이곳에서는 지난 3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이 된 최일숙(38·여) 변호사와 정영원(39·여)·안한주(42·여) 변호사 등 3명이 이혼과 가정,성폭력,성차별 등 여성인권과 관련된 법률문제를 상담한다. 또 서대문구는 법률상담을 관내 주민뿐만 아니라,은평·마포구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영등포구에서는 다음달 5일부터 8월13일까지 사법연수원생들이 관내 동사무소를 순회하며 무료 법률상담 봉사활동을 편다. 이밖에 세무상담의 경우 강남구(02-2104-1453)는 둘째·넷째주 금요일 오후 2∼4시에,노원구는 셋째주 토요일 오전 10시∼낮12시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도봉구는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 부동산관련 무료 상담(2289-1837)을 실시한다. 한편 자치구 이외에 무료로 법률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법률구조공단(국번없이 132)과 대한변호사회(02-3476-4000),법무사회(02-511-1906∼9),한국가정법률상담소(02-782-3427) 등이 있다.또 사법연수원은 인터넷 홈페이지(jrti.scourt.go.kr)를 통해 법률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장세훈 김기용기자 shjang@seoul.co.kr
  • 자치구마다 법률·세무상담 서비스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6·5 재보궐선거’의 영향으로 중단했던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재개한다.게다가 다음달부터 공공기관이 매월 둘째,넷째주 토요일에 문을 닫는 ‘토요격주휴무제’가 실시됨에 따라 일부 자치구는 상담시간 등을 조정,주의가 요구된다.특히 각종 무료 상담을 확대운영키로 결정한 지치구들도 눈에 띈다. ●토요휴무제로 시간 조정 법률상담 등 각종 무료 서비스는 기부행위로 간주돼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금지된다.한 자치구 관계자는 “지난 3월 선거법 개정으로 금지기간에 관한 규정이 삭제됐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해석상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전례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대문구는 지난 6개월 동안 중단했던 무료 법률상담을 28일부터 시작했다.중구와 영등포구,서초구,강북구 등도 다음달부터 재개할 계획이다.이 가운데 서초구는 세무·건축·가사·부동산임대차 등 구정 업무와 관련된 상담을 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또 토요격주휴무제 도입에 따라 토요일에 법률상담을 실시하던 자치구는 다음달부터 서비스 시간을 조정한다.이에 따라 노원·은평구(매주 토요일)와 강남구(둘·넷째주 토요일)는 첫째·셋째주 토요일로 옮겨 실시한다.특히 양천구와 용산구는 토요격주휴무제를 계기로 무료 법률상담을 확대운영키로 결정,주목을 받고 있다. 양천구의 경우 매주 토요일 법률·세무·건축상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축소가 불가피해지자 월요일로 시간을 변경했다.게다가 건축상담(2650-3310∼4)은 월·수·금 오후 1∼5시로 서비스 시간을 대폭 늘렸다.또 용산구는 법률상담을 월 2차례(둘째·넷째주 화요일)에서 4∼5차례(매주 월요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진,여성전용 법률상담실 운영 또 일반적인 법률상담 이외에 특색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자치구들도 있다. 우선 광진구의 경우 토요일 오전 9시∼낮12시 여성전용 무료법률상담실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이곳에서는 지난 3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이 된 최일숙(38·여) 변호사와 정영원(39·여)·안한주(42·여) 변호사 등 3명이 이혼과 가정,성폭력,성차별 등 여성인권과 관련된 법률문제를 상담한다. 또 서대문구는 법률상담을 관내 주민뿐만 아니라,은평·마포구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영등포구에서는 다음달 5일부터 8월13일까지 사법연수원생들이 관내 동사무소를 순회하며 무료 법률상담 봉사활동을 편다. 이밖에 세무상담의 경우 강남구(02-2104-1453)는 둘째·넷째주 금요일 오후 2∼4시에,노원구는 셋째주 토요일 오전 10시∼낮12시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도봉구는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 부동산관련 무료 상담(2289-1837)을 실시한다. 한편 자치구 이외에 무료로 법률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법률구조공단(국번없이 132)과 대한변호사회(02-3476-4000),법무사회(02-511-1906∼9),한국가정법률상담소(02-782-3427) 등이 있다.또 사법연수원은 인터넷 홈페이지(jrti.scourt.go.kr)를 통해 법률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장세훈 김기용기자 shjang@seoul.co.kr˝
  • 이공계 살리기/마이니치신문 지음

    도쿄대 니시무라 하지메 명예교수는 어느날 동년배 중 서민용 주택 단지에 살고 있는 것은 자신을 포함한 이공계 출신 뿐이고 인문계 출신은 대부분 고급 주택가로 이사가고 없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그렇다면 인문계 출신과 이공계 출신의 평생 소득 격차는 얼마나 될까.평균 5억 2000만원이다.상무 이상의 임원도 이공계 출신은 19%로 인문계 출신 30%에 비해 훨씬 뒤쳐진다.1998년에 오사카 대학 마쓰시게 히사카즈 교수 연구팀이 한 국립대의 입학 성적이 거의 같았던 이공계 학부와 인문계 학부 출신 등을 추적해 추산한 결과다. 일본 이공계의 위기를 정면으로 다룬 ‘이공계 살리기’(사이언스 북스 펴냄,마이니치신문 과학환경부 지음,김범성 옮김)는 탈 이공계 엑소더스가 수그러들지 않는 우리 사회에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과학 기술 입국’을 부르짖더니 처우가 이 것밖에 안되느냐는 이공계 인들의 불만이 단순한 볼멘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공계 내적으로도 문제가 없는지 객관적으로 성찰한다.무미건조하다는 이공계에 대한 외부의 편견,이공계 내부의 여성차별,내부 비리를 은폐하는 패거리 문화,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줄 모르는 문화 등 어두운 부분을 냉정하게 평가·분석한다. 마이니치 신문이 2002년 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300명에 가까운 이공계 인사 인터뷰, 평생 소득 분포 조사,이공계 학생들의 하루 생활 시간표에 이르기까지 이공계 사람들의 삶과 연구, 처우와 미래 등 방대한 취재 자료를 토대로 연재했던 기사를 책으로 묶었다.일본의 한 신문은 이 책이 나오자 “인문계 인간마저도 ‘이공계를 응원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소개했다.아직까지 이공계 위기의 담론만 있을 뿐 사회적으로 이공계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1만 5000원. 황진선기자 jshwang@seoul.co.kr˝
  • [국민연금 무엇이 문제인가] (7) 까다로운 수급조건

    “남편이 죽으면 아내는 5년간 유족연금을 받는다.거꾸로 아내가 연금을 내다가 죽으면 그 남편은? 남자는 그 5년도 못받는다.왜냐면 남자는 소득이 있게 마련이니까,소득없는 경우는 아예 고려하지도 않았단다.”(국민연금 반대운동본부 게시판) 국민연금을 둘러싼 또 다른 불만은 연금수급권을 제한하는 조항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유족연금이 대표적이다.지금은 남편이 국민연금을 내다 사망하면 아내는 5년간은 무조건 연금을 받다가 일시 중지된 뒤 50세부터 다시 받는다.그러나 연금에 가입한 아내가 먼저 세상을 뜨면 남편은 유족연금을 못받는다.남편이 60세가 넘거나,중증장애(장애 2등급 이상)일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수급자격이 생긴다.연금은 소득이 없는 사람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지급되는데,60세 이하의 남성은 소득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남편이 유족연금을 못받게 되면,수급권은 2순위인 자녀에게 넘어가지만 이 경우도 18세 미만일 때만 연금을 탄다. 이런 기준 때문에 지난해 12월 말 현재 유족연금을 받는 아내는 무려 17만 554명에 달하지만,남편은 4057명에 그치고 있다.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생길 만하다. 보건복지부 연금재정과 관계자는 “남녀차별이라는 불만이 오래 전부터 나와 형평성을 유지하는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연금의 수급기준에 대한 불만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지금은 암이나 심장질환,간경변 등의 질환을 처음 발견하고 2년이 지난 뒤 장애진단이 나와야 장애연금이 지급된다.하지만 치료비로 당장 한푼이 아쉬운 판에 2년이나 기다리기 어렵다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마희열 급여관리1팀장은 “이런 민원을 고려해 장애연금 지급 기준을 지금보다 6개월 단축,초진일로부터 1년 6개월로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자는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분할연금도 줄곧 논란의 대상이다.분할연금은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이 이혼하면 배우자에게 연금액의 절반까지를 나눠주는 제도다.보험료를 낼 때 배우자가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는 취지에서다.지금은 이혼 후 분할연금을 받다가 재혼하면 연금지급이 중단된다.대상자가 여성이 훨씬 많아 대표적인 여성차별 조항으로 지목돼 왔다.이 조항도 재혼해도 분할연금은 계속 받도록 연금법 개정안에 이미 반영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발언대] 두레정신 계승하자/오창수 전주보훈지청

    흐릿한 황사터널을 벗어나 온 대지가 푸름으로 가득한 6월입니다. 생동의 6월을 맞아 우리 모두 희망의 두레나무를 심길 제안합니다.마음속의 두레나무입니다. 두레는 우리 민족의 전래 고유정신인 나눔의 정신입니다.우리 모두가 반드시 계승발전시켜야 할 민족의 유산이라고 봅니다. 두레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농촌에 계승되었습니다.매년 7∼8월 김매기철에 온 동네주민이 한데 모여 농악대를 앞세우고 동네 전체 논을 대상으로 김매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두레에 참여한 농가의 논뿐만 아니라,노약자가 있거나 장정이 군에 나간 가정 등 일꾼이 없는 농가의 논까지도 아우르는 김매기축제였습니다.그러한 아름다운 정신이 산업화과정에서 대부분 상실된 채 일부 명맥만 이어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두레나무는 생명과 희망의 상징입니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희망의 싹이 보이지 않는다고들 합니다.특히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나누어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고 있습니다. 고용분배의 정의를 강조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흔히 말할 때 불평등한 사회정의를 논할 때 소득분배를 일률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다른 관점에서 봅니다.각자 열심히 일해서 얻은 개인소득을 분배한다는 것은 개인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것이라 봅니다.소득분배보다는 고용분배가 시급하다 하겠습니다. 고용에 있어 먼저 논의되는 것이 여성차별문제가 많이 논의되고 있으나 남성,여성의 문제는 차별화가 아닌 조화의 정신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나 당장 실현할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고용의 안정적인 배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그래서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는 희망의 두레나무 심기 운동에 동참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누가 누구에게 미루고 말 것도 없습니다.정치인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나눠주기 위한 효과적인 제도의 입법화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최소한 현실성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도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고용분배를 위한 입법화가 시급합니다.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나누어주어야 하며 이에 따른 장애요소나 부조화가 있다면 반드시 개선하는 고용분배 입법화가 시급하다 하겠습니다.17대 국회와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백범선생은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방향으로 문화민족,문화대국을 제시했습니다.청년실업,고용창출,고용분배를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풀려고 하지 말고 우리의 고유한 민족문화인 두레운동을 접목시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모두 힘을 모읍시다. 오창수 전주보훈지청˝
  • 우면산내셔널트러스트 송정숙 이사장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자원이나 문화자산을 가려 훼손을 막고 관리 활동을 펴는 시민환경운동이다.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증여,자원봉사가 이 운동의 원동력이다. 국내에서는 10여년전 광주 ‘무등산공유화운동’이 시발이다.현재 해남 당두리 철새 도래지 등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지난해에는 서초구 우면산 개발에 반대하는 인근 주민들이 트러스트를 조직, 벌써 9000여명의 환경파수꾼을 모았다.재단법인 우면산내셔널트러스트 이사장인 송정숙 전 보건사회부 장관을 만났다. ●개발에 숨통조이는 시민의 허파 지난 1983년 정릉에서 서초동으로 거주지를 옮긴 송씨는 지금까지 21년째 이곳에 살고 있다.서초동이 말하자면 제2의 고향인 셈이다.벌판이던 우면산 일대는 강남 개발의 붐을 타고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뤘다.그러나 개발의 불도저는 하루가 다르게 자연을 마구잡이로 밀어냈다. “지난 2000년 지정된 개발행위 허가제한지역은 내년 8월 6일까지만 적용이 됩니다.더 이상 우면산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죠.지난해에는 토지 소유주들이 아파트나 주유소를 지으려고 허가신청까지 냈습니다.” 법이라는 산소호흡기를 걷어내면 우면산은 곧 생명력을 잃는다.토지를 이용해 최대 이문을 남기려는 개발업자들에게 환경보호는 헛구호일 뿐이다.지난 2002년 난개발을 우려한 주민들이 부랴부랴 한 데 모였다.이들은 매입을 통해 우면산을 보호하자는 데 동의하고 지난해 6월 창립 총회를 가졌고 법인 등록까지 마쳤다.그러나 현실적으로 155만평에 이르는 방대한 녹지를 매입할 수는 없었다.‘개발 1순위 지역’을 우선적으로 사들이기로 했다.서초동 산 56의3인 예술의전당∼서초동 산51의1인 서울시교육원입구까지 총면적 2만 9600㎡(약 8954평)인 사유지 34필지와 국·공유지 3필지가 우면산트러스트의 매입 1차 대상지이다.이 지역은 현재 농지와 임야지역으로 자연녹지,등산로,약수터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면산파수꾼 9000여명 모여 “법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면 거대 자본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대신 집단민원 같은 시민운동을 펴야 합니다.천문학적인 매입 비용 탓에 우면산 일대를 모두 사들일 수는 없고 먼저 주요 지점만 집중적으로 사들일 계획입니다.” 1차 매입 대상지 가운데 남부 순환대로변 1000여평을 우선 협상 대상지로 꼽았다.공원에 출입하는 요충지로 먼저 이곳을 확보하면 상징적인 효과까지 의미가 크다.일단 여기에 드는 비용을 공시지가의 두배 선인 30억원으로 책정하고 모금에 나섰다.지난해 6월20일부터 시작된 모금액은 가파르게 쌓여 현재 8억 8000여만원에 이르렀다.여기에 서초구가 기부하는 10억원까지 합하면 목표금액에서 11억여원이 모자란다.기부액을 약정한 사람들만도 9000명에 이르렀다.1계좌당 1만원. “2002년 말 구청을 중심으로 우면산 보호 모임이 생겨 처음부터 참여했습니다.창립멤버 30여명 가운데 임시의장을 맡다가 정식 재단이 세워지자 이사장으로 선출됐죠.” ●내가 사는 곳… 불평만 할 수 없었다 구청에서 환경운동에 나서는 것이 선거법에 저촉됐기 때문에 최근에는 사실상 휴면상태에 있었다.선거도 끝난 만큼 다시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우면산 트러스트에는 김기수 전 검찰총장,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고승덕 변호사,가수 김창완,영화배우 고은정씨 등이 참가하고 있다.재단법인의 회원은 법인의 구성으로 토지 공동 소유주가 된다.법적으로 녹지로 지킨다는 전제 하에 토지주인이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교육적으로 상당히 좋아요.트러스트 시민운동은 불편사항이란 욕구불만을 쏟아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돈이지만 자신의 힘으로 투자해서 책임도 지고 수고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송씨는 언론인 출신이다.서울시내 여기자를 다 꼽아봐도 20명이 안 되던 시절인 지난 1961년부터 취재현장을 누볐다. “당시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별로 없었습니다.시험을 쳐서 갈 수 있는 직업이 은행원,기자,선생님 등이 고작이었죠.하지만 한 번도 그 일이 지겹다거나 후회한 적은 없었습니다.” 일부 편견이 존재하지만 기자란 직업이 여성에게 잘 맞는다고도 했다.언론사가 보수적인 분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차별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개인에 대한 평가도 상당히 공정하다고 말했다. ●女기자서 女장관까지 ‘남다른 길’ 보건사회부 장관은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있다 제의를 받았다.여성 특유의 감성,맛깔스러운 어휘 선택과 분석력이 돋보였던 그의 칼럼은 이미 언론계에 정평이 나 있었다.뭔가 새로운 일을 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흔쾌히 받아들였다.장관 재직 당시 약사법 때문에 많이 휘둘린 것이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장관은 차분하게 앉아서 정책을 구상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고 땅에 발을 붙일 새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 놓았다.서울과 과천을 오가며 승용차 안에서 업무를 보기 일쑤였다. “재직기간이 좀 길었으면 기획도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죠.우리 사회는 항상 격동상태에 있어서 입안,집행,결정하는 사람이 정착하기가 쉽지 않아요.” 요즘에는 외부 원고를 소일거리 삼아 가끔 쓰면서 지내고 있단다.하나뿐인 아들은 현재 미국에서 비교언어학을 공부하고 있다. “손주가 둘 있는데 그애들 이름으로도 트러스트 계좌를 만들어야겠어요.멀리 떨어져 사는 할머니가 해 줄 수 있는 좋은 선물인 것 같아요.”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내셔널트러스트란 영국은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의 여파로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프랑스의 석학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맨체스터를 방문하고 난 뒤 “더러운 하수구에서 전세계를 비옥하게 만드는 땀의 강물이 흘러 나오지만 인간은 문명의 기적을 이룩한 여기서 야만인이 됐다.”고 토로했다.이에 변호사 로버트 헌터는 “사유지라서 산림을 보호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보호할 대상을 소유하겠다.”면서 내셔널트러스트협회를 만들었다. 영국에서 처음 출발한 이 운동은 점차 스코틀랜드,호주,아일랜드,미국,일본 등으로 퍼졌다.1907년 영국에서는 내셔널트러스트법도 만들어졌다.현재 영국 국민의 5%인 300만명이 회원이며 국토의 1.5%,해안선은 17%를 소유하고 있다. ■ 송정숙 이사장 프로필 ▲1936년 10월28일 대전 출생 ▲1957년 이화여자대학교 국문학과 2년 수료 ▲1960년 건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3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졸업 ▲1962∼1970년 한국일보 기자 ▲1972년 서울신문 문화부장 ▲1980∼1993년 서울신문 논설위원 ▲1993년 신영연구기금 이사장 ▲1993년 보건사회부 장관 ▲1993∼1998년 서울신문 고문 ▲2003년∼현재 우면산내셔널트러스트 이사장 ˝
  • 석탄일 다시보는 부처님 가르침

    문명의 혜택 속에서 살아가지만 영혼의 메마름을 안고 사는 현대인.오늘날 이들에게 부처의 가르침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26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각 방송사에서는 그 의미를 탐색하는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KBS1 ‘은둔의 땅,무스탕’의 1부 ‘히말라야에서 만난 부처’(밤 12시)는 마부,승려와 함께 히말라야 협곡을 따라가며 마음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2부 ‘바람이 전해준 이야기’(6월2일 밤 12시)는 히말라야의 작은 마을 남걀에서 승려가 되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KBS1 ‘청화,56년간의 증거’(오후 10시)에서는 승려 청화의 삶을 돌아본다.눕지 않고 자지 않는 극단적 고행은 ‘무엇이 진정한 풍요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MBC ‘大·自·由·人-한국의 비구니’(오후 10시50분)는 여성차별의 벽이 높은 불교계에서 구도에 매진해 온 비구니들을 조명한다.EBS ‘내 안의 부처’(낮 12시)는 네팔과 한국의 두 승려가 내 안의 부처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KBS2는 오세암 암자에 얽힌 전설을 그린 애니메이션 ‘오세암’을,SBS는 조폭과 스님의 코미디영화 ‘달마야 놀자’를 방송한다.아리랑 TV는 ‘주한 대사들의 템플스테이’를,Q채널은 ‘사찰음식으로 부처를 만나다’와 ‘가장 인간적인 부처’를,SkyHD는 서울대출신 세 스님의 수행이야기 ‘선객’을 방영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서울YMCA, 100년만의 여성참정권?

    국가인권위원회는 18일 서울 YMCA가 여성 회원에게 총회 의결권과 선거권,피선거권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하는 성차별 행위라고 밝혔다.인권위는 지난해 1월 김모(41)씨가 진정한 사건에 대해 이같이 결정,여성회원들에게 총회 의결권 등을 허용할 것을 서울YMCA측에 권고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총회 회원자격을 규정하는 ‘서울YMCA헌장’에는 ‘2년 이상 회원으로 서울YMCA 활동에 참여한 만20세 이상의 기독교회 정회원인 사람’으로만 자격을 한정하고 있을 뿐 성별에 대한 제한은 없었다.또 전국 43개 지역 YMCA 중 서울을 뺀 나머지 지역에서는 여성회원에게총회 의결권 등을 주고 있으며 YWCA도 남성 정회원의 총회 의결권 등을 일부 인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위는 “서울YMCA가 설립된 100여년 전에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미약해 남성 중심의 조직운영이 이뤄져 왔을 수도 있지만,사회변화의 흐름을 감안할 때 관습이라는 이유로 여성회원의 참정권 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YMCA 여성회원들은 지난 2월28일 제101차 총회에서도 총회 참석과 참정권 인정을 요구했지만 서울YMCA는 별다른 해명없이 남성회원들의 투표만 인정한 채 20분 만에 총회를 끝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아시아 4龍중 한국만 ‘뒷걸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데 반해 주요 경쟁국들은 잰걸음으로 제갈길을 가고 있다. 초고속통신망 세계 최고를 기록하는 등 일부 하드웨어 인프라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노사·보건·교육 등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둔 인프라 구축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특히 노사관계가 최악이었다.대학교육이 경제적 수요를 충족하는가 여부도 59위로 거의 꼴찌였다. IMD는 323개의 항목을 마련하고 57개 기관에서 자료를 수집한 결과를 근거로 순위를 매긴다.또 4000여명의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통계의 허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 IMD측 설명이다. 국내 경제활력도,정부 효율성,기업 효율성,인프라 등 크게 4분야로 나눠서 평가한다.IMD 평가는 지난 해부터 저장성(중국)과 마하라슈트라(인도) 등 대규모의 지역경제권을 대상에 포함시키고 순위 선정 기준도 인구 2000만명 이상과 미만 지역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올해 조사는 51개국과 9개 지역경제권을 대상으로 했다. ●물가지수·외국인투자 각각 55위 지난해 40위에서 49위로 크게 떨어졌다.고용증가율(42위),물가지수(55위),외국인직접투자(55위) 등이 부진했다.특히 기업인들이 설문조사에서 연구개발설비와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 한국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응답했다.국내총생산 수출 경상수지 등에서는 20위내에 들었다. ●정부 효율성은 36위 36위를 기록 지난해 37위가 비교해 거의 제자리다.소항목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그래도 괜찮은 부문은 중앙정부의 국내부채,준비금,재정수지,금리,환율 안정 등으로,모두 10위권 안이다.반면 물가통제와 여성의원 비율,성차별,정부 조달시장의 대외개방,정치불안,정당의 경제과제 이해도,정책의 일관성,보호무역주의,외국인의 기업인수 등은 50위 밖이었다. ●기업 효율성 45위서 29위로 지난해 45위에서 29위로 크게 뛰어 눈길을 끌었다.일반 사회인의 개혁마인드(3위),1인당 신용카드 발행건수(4위),기업경영자의 국제경험(5위),근로시간(7위),상장기업수(8위) 등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노사관계는 60위로 꼴찌였다.지난해 30개 경제권 비교자료에서도 여전히 꼴찌였다.주주의 권리와 책임,주주의 이해 존중,금융규제 등에서도 50위 밖이었다. ●인프라 27위… 3단계 상승 지난해 30위에서 27위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기술(8위)·과학(19위) 인프라가 평균 이상이었지만 보건(37위)·교육(44위)·기본(55위)인프라가 빈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초고속통신망(1위)외에도 특허생산성·특허인가건수(3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인구의 피부양자 비율,인터넷 사용자수,대학진학률,인터넷 이용료,연구개발인력,첨단제품수출 등이 10위안에 들었다. 대학교육의 경제적 수요 충족도(59위) 외에도 교사대 학생비율,산업용 전기요금,국제전화요금,공공교육예산,고급 엔지니어의 노동시장 공급 등은 모두 50위권에 머물렀다. ●IMD의 쓴소리 IMD는 한국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 매력을 높여 동북아 경제중심을 지향하고 ▲부패없는 사회를 보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구조를 세우며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쟁력 있는 외국기업 유치 ▲직장생활과 가족의 웰빙이 상호균형을 갖도록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라고 충고했다. IMD는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한반도 평화·번영 구축 ▲부패 추방 및 행정서비스 개선 ▲자유롭고 투명한 시장질서와 기업 친화적인 국가건설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 ▲신산업육성 및 고용창출 등을 제시했었다.이같은 권고를 받고도 한국이 별 나아진 점이 없는 셈이다. 제네바 연합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아시아 4龍중 한국만 ‘뒷걸음’

    아시아 4龍중 한국만 ‘뒷걸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데 반해 주요 경쟁국들은 잰걸음으로 제갈길을 가고 있다. 초고속통신망 세계 최고를 기록하는 등 일부 하드웨어 인프라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노사·보건·교육 등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둔 인프라 구축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특히 노사관계가 최악이었다.대학교육이 경제적 수요를 충족하는가 여부도 59위로 거의 꼴찌였다. IMD는 323개의 항목을 마련하고 57개 기관에서 자료를 수집한 결과를 근거로 순위를 매긴다.또 4000여명의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통계의 허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 IMD측 설명이다. 국내 경제활력도,정부 효율성,기업 효율성,인프라 등 크게 4분야로 나눠서 평가한다.IMD 평가는 지난 해부터 저장성(중국)과 마하라슈트라(인도) 등 대규모의 지역경제권을 대상에 포함시키고 순위 선정 기준도 인구 2000만명 이상과 미만 지역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올해 조사는 51개국과 9개 지역경제권을 대상으로 했다. ●물가지수·외국인투자 각각 55위 지난해 40위에서 49위로 크게 떨어졌다.고용증가율(42위),물가지수(55위),외국인직접투자(55위) 등이 부진했다.특히 기업인들이 설문조사에서 연구개발설비와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 한국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응답했다.국내총생산 수출 경상수지 등에서는 20위내에 들었다. ●정부 효율성은 36위 36위를 기록 지난해 37위가 비교해 거의 제자리다.소항목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그래도 괜찮은 부문은 중앙정부의 국내부채,준비금,재정수지,금리,환율 안정 등으로,모두 10위권 안이다.반면 물가통제와 여성의원 비율,성차별,정부 조달시장의 대외개방,정치불안,정당의 경제과제 이해도,정책의 일관성,보호무역주의,외국인의 기업인수 등은 50위 밖이었다. ●기업 효율성 45위서 29위로 지난해 45위에서 29위로 크게 뛰어 눈길을 끌었다.일반 사회인의 개혁마인드(3위),1인당 신용카드 발행건수(4위),기업경영자의 국제경험(5위),근로시간(7위),상장기업수(8위) 등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노사관계는 60위로 꼴찌였다.지난해 30개 경제권 비교자료에서도 여전히 꼴찌였다.주주의 권리와 책임,주주의 이해 존중,금융규제 등에서도 50위 밖이었다. ●인프라 27위… 3단계 상승 지난해 30위에서 27위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기술(8위)·과학(19위) 인프라가 평균 이상이었지만 보건(37위)·교육(44위)·기본(55위)인프라가 빈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초고속통신망(1위)외에도 특허생산성·특허인가건수(3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인구의 피부양자 비율,인터넷 사용자수,대학진학률,인터넷 이용료,연구개발인력,첨단제품수출 등이 10위안에 들었다. 대학교육의 경제적 수요 충족도(59위) 외에도 교사대 학생비율,산업용 전기요금,국제전화요금,공공교육예산,고급 엔지니어의 노동시장 공급 등은 모두 50위권에 머물렀다. ●IMD의 쓴소리 IMD는 한국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 매력을 높여 동북아 경제중심을 지향하고 ▲부패없는 사회를 보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구조를 세우며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쟁력 있는 외국기업 유치 ▲직장생활과 가족의 웰빙이 상호균형을 갖도록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라고 충고했다. IMD는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한반도 평화·번영 구축 ▲부패 추방 및 행정서비스 개선 ▲자유롭고 투명한 시장질서와 기업 친화적인 국가건설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 ▲신산업육성 및 고용창출 등을 제시했었다.이같은 권고를 받고도 한국이 별 나아진 점이 없는 셈이다. 제네바 연합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여성을 행복하게, 당당하게

    “여심(女心)을 파고 들어라.” 자치단체마다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에 바쁘다.여성이 당당해져야 가정과 사회가 골고루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여성전용 법률상담실을 열었다.물론 상담료를 따로 받지 않는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낮 12시에 운영되는 상담실도 여성 변호사 세 사람이 맡는다.지난 3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무총리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에 오른 최일숙(38·민변 여성인권위원 성매매방지팀장) 변호사와 정영원(39)·안한주(42) 변호사 등 서울 동부지역 여성인권 전문가들이다.이혼,가정폭력,성폭력,성차별 등 여성인권과 관련된 사건을 여성의 관점에서 다루고 여성이 관련된 법률사건에 대해서는 무료로 상담해준다. 강남구(구청장 권문용)는 ‘자녀와 함께 성장하기’라는 이색 프로그램을 내놓았다.어머니들이 자녀를 더 이해하고,부모로서 어려움을 서로 털어놓고 얘기하는 가운데 자녀에게 힘을 북돋워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강좌는 매주 목요일에 진행한다.가정의 달인 다음달 6일부터 27일까지 오전 10시30분∼낮 12시 기초과정을,6월 3∼24일 중간과정,7월 1∼22일 마무리 과정이다. 전문가 3명이 자녀의 자율성 키워주기,자녀 성교육,자녀와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자녀의 학습도우미 되기,부모역할훈련 등 체계적인 교육은 물론 자녀와 함께 성(性)문화 엿보기,자원봉사 등 현장실습도 곁들여 뜻깊은 자리가 될 것 같다.한달 과정에 참가비 3만원. 강동구(구청장 권한대행 박용래)는 ‘나의 주장 발표회’ 작품을 공모한다.관내거주 여성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실생활 속에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할 것인지 느낀점을 200자 원고지 15장 분량으로 보내면 된다.마감은 다음달 22일이며 동사무소에서도 접수한다. 송한수기자 oneko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3)여자라는 이름의 논개(下)

    논개가 왜장을 죽이고 자신도 투신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됐다.그런데 왜장 기다 마코베의 죽음이 있은 뒤 진주성에 주둔하던 왜적들이 스스로 진주를 떠나자 진주사람들은 이를 예사롭게 보지 않았다.논개의 혼이 왜적들을 물리친 것이라고 여기게 된 것이다.그리하여 남강 기슭 맨바닥에 조촐하게 제상을 차리고 고맙다는 인사를 올렸다. 진주 사람들이 보기로는 진주는 물론 조선 모두를 돌아보아도 민중들의 가슴에 응어리져 있는 국가와 유생 관리들에 대한 미움과 원한을 씻어내고 위로해 주는 사람으로 논개만 한 이가 없었다.민중들이 비록 무지하고 빈곤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할 인정과 의리,사람과 하늘 사이에 있어야 할 생명존중과 함께 사는 이치를 알고 실천하는 것으로 치자면 양반관료들보다 훨씬 나았다.양반관료들은 자기 이익과 편리를 지키기 위해 민중들이 글 배우는 것을 막고,토지를 소유하지 못하게 했으며,끝없는 의무와 복종만을 강요하는 법과 제도를 휘둘러 왔었다. 더욱이 임진왜란이 터진 뒤로 보여 준 양반관료들의 비겁함과 무능은 극치를 이루었고,그런 자들을 믿고 의지하면서 그날까지 살아 온 것을 후회했다.공자 맹자며 유학이며 성리학,향교 서당이며,정승 판서 따위가 그토록 치사하고 졸렬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왜적이 쳐들어오자 양반관료들은 우마차에다 금은보배와 첩실까지 챙겨 싣고는 깊은 산중으로 도망쳤다.오도 가도 못하고 남은 민중들은 고스란히 왜적들에게 유린당했다.그때 논개라는 기생이 왜장을 죽이고,놀란 왜적들이 황망히 진주성을 버리고 도망가자 진주는 금방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났다.그 공적은 단연코 논개에게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그래서 남강 기슭에다 제상을 차려 놓고 울면서 절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민중의 마음이었다.솔직하고 진솔한 예절이었다.이런 광경을 서울에서 내려 온 암행어사가 보았다.진주성 전투가 남긴 가장 감동적인 사건이자 양반관료들에 대한 묵시적 항거이기도 한 이 사건은 곧 정부에 전해졌지만 정부에서는 묵살해버렸다.부끄러웠기 때문이리라. ●도망치기 바빴던 양반들 버젓이 공신에… 그 후 진주성 전투에 대한 논공행상이 있었다.그런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진주성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온갖 핑계로 다른 곳에 있던 양반관료들과 도망가서 숨어 있다가 전쟁이 끝난 뒤에 돌아온 양반들이 공신으로 오른 반면,전라도에서 의병으로 와 죽은 이들의 이름은 아예 들먹이지도 않은 것이다.몇 몇 대표급 전라도 의병장들은 전쟁공훈자로 이름이 올랐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모두 제외되었다.게다가 하나같이 남자들뿐이었다. 화려한 직함과 함께 사당에 위패가 모셔지고,봄 가을로 나라에서 장만한 제물을 차려 놓고 제사를 올렸다.어떤 때에는 왕이 손수 지은 축문이 내려지기도 했다.진주사람들이 보기로는 당연히 논개의 이름도 공훈자 반열에 올라야 하고,사당을 짓고 제수도 내려주는 것이 온당한 처사라고 여겼지만 유생들이 장악하고 있는 조정에서는 어느 누구도 논개의 이름을 거론하는 자 없었다.험한 말로 개나 소도 훈장을 받는데 어찌하여 논개를 이렇게 홀대할 수 있느냐는 분노가 일기 시작했다.민중들의 서운함 안에는 그동안 국가로부터 천시당하고 억압받았으며 수탈과 능멸로 고통받아온 자신들의 불만도 들어 있었다. 그때부터 논개가 죽은 날만 되면 진주사람들이 남강가에 모여서 성대한 제사를 올리기 시작했다.그 잘난 남자들은 위패 위에 올라서 사당의 향내를 맡으며 국가가 내린 제물을 받았다.논개는 민중 개개인들이 장만한,소박하지만 진실이 어린 조촐한 제물들을 받았다.제상이 없을 때도 있었다.강가 모래 위에다 거적을 깔고 그 위에다 제물을 진설했다.유교 예절에 따른 제상 배열이 아니라 민중들이 마음대로 차린 제상이었다.향로 대신 모래를 모아서 향을 피웠다.제사에는 수백 명의 제관들이 참여했다.그들 어느 누구도 논개의 형제나 친인척이 되는 이는 없었다.논개를 안다거나 만나본 사람도 없었다.다만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다.그런데도 제 부모 형제의 제사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엄숙했다.누가 참석하라고 지시한 것도 아니었다.논개의 죽음에 감동한 민중들 스스로가 제관이 된 것이다. ●진주 민중 146년간 탄원… 영조때 사액내려 제사가 끝난 뒤엔 논개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토론이 벌어졌다.대표자가 뽑히고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만들어졌다.대표자 중에는 정식(1683∼1746) 같은 선비도 있었다.그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에서는 먼저 진주목사와 경상우병사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이렇게 시작된 탄원서는 그 뒤로 대를 이으면서 계속되었다. 진주목사나 경상우병사로 부임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 탄원서로 골머리를 앓았다.참으로 집요하게 계속되는 탄원서 중에는 가끔 비변사나 왕에게까지 전달된 적도 있었다.그러나 묵살로 일관했다.진주사람들도 오기가 있었다.끝까지 가보자며 탄원서를 쉬임없이 올렸고,그때마다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추가시켰다.그러기를 146년 동안이나 계속했다. 결국 조선 정부에서도 더는 논개의 공적을 묵살할 수 없었다.그리하여 1740년(영조16) 정부에서는 ‘의기논개지문(義妓論介之門)’이란 사액(賜額)을 내려 논개의 공적을 공식화했다.죽은 지 146년 만에 사당이 지어지고,위패가 모셔져 눈비 맞으며 강가에서 민중들이 모시던 제사가 소원을 이룬 것이다. 그 후 진주목사 정현석은 논개의 삶이 지닌 역사적 큰 뜻을 기려서 ‘의암별제(義岩別祭)’라는 매우 소중한 제례의식을 창안하여 논개의 삶을 기림과 동시에 진주사람들의 끈질기고 뜨거운 논개 사랑을 예술로 승화시킨 행사를 만들었다. 의암별제는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단순한 제사의식이 아니라 조선의 넋과 멋을 모두 담고 있는 악(樂),가(歌),무(舞)를 근간으로 3일 밤낮 계속되는 화려하고 장엄한 대제전으로서 민족예술을 지향했다는 점이다.또한 논개의 죽음이 지닌 자유정신과 혁명성을 담아내기 위해 제사가 끝난 뒤 사흘 밤낮으로 뒤풀이가 벌어지는데,사방에서 몰려든 인파가 남강가에서 축제를 벌였다.이리하여 의암별제는 진주 특유의 풍류가 되었고 문화잔치였으며 전국 최초의 예술행사의 전형이 되기도 했다. ●성계옥 선생 82년 만에 ‘의암별제’ 재현 이렇듯 품격과 재미를 균형있게 구비한 의암별제를 통하여 논개 정신의 불멸성을 민중 속에 심어오던 이 예술행사는 한일병합 이후 총독부로부터 조선민족주의 선전 행사로 지목되어 탄압받다가 끝내 금지되었다.의암별제를 주도했던 진주기생들은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촉석루에 숨어들어 제사를 모시기도 했다.발각당한 기생들은 고문을 받아 의암별제 명맥이 끊어졌다.그 뒤 나이 든 기생들은 해마다 제사 때가 되면 촉석루 대신 의암에 올라 주먹으로 바위를 치면서 절규하기도 했다. 의암별제는 단절된 지 82년 만인 1992년에 성계옥 선생에 의하여 재현되어 다시 볼 수 있게 된,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형식의 제사의식을 겸한 예술의 한 형식이다. 이렇듯 논개는 진주사람이나 전북 장수인들만의 논개가 아니라 한국인의 가슴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조선의 마음이다.논개의 근대성은 오늘날 한국 여성들의 진취성과 도전정신의 원류이자 성차별의 시대상을 온 몸으로 극복해 낸 한국여성의 전설이다.혼자서 꾸는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여럿이서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눈 앞의 이익을 좇는 삶은 이웃의 삶까지 더럽힌다는 역사적 교훈을 오늘에 다시 되새기게 한다.‘여성을 바로 보지 못하면 인간의 미래는 어둡다.’는 명제를 우리에게 안겨 준 논개. 올 봄 진주에는 논개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축제가 열린다.사랑하는 사람들이여,논개를 만나거든 물어보시라.누가 논개를 죽었다고 하는지.˝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3)여자라는 이름의 논개(下)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3)여자라는 이름의 논개(下)

    논개가 왜장을 죽이고 자신도 투신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됐다.그런데 왜장 기다 마코베의 죽음이 있은 뒤 진주성에 주둔하던 왜적들이 스스로 진주를 떠나자 진주사람들은 이를 예사롭게 보지 않았다.논개의 혼이 왜적들을 물리친 것이라고 여기게 된 것이다.그리하여 남강 기슭 맨바닥에 조촐하게 제상을 차리고 고맙다는 인사를 올렸다. 진주 사람들이 보기로는 진주는 물론 조선 모두를 돌아보아도 민중들의 가슴에 응어리져 있는 국가와 유생 관리들에 대한 미움과 원한을 씻어내고 위로해 주는 사람으로 논개만 한 이가 없었다.민중들이 비록 무지하고 빈곤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할 인정과 의리,사람과 하늘 사이에 있어야 할 생명존중과 함께 사는 이치를 알고 실천하는 것으로 치자면 양반관료들보다 훨씬 나았다.양반관료들은 자기 이익과 편리를 지키기 위해 민중들이 글 배우는 것을 막고,토지를 소유하지 못하게 했으며,끝없는 의무와 복종만을 강요하는 법과 제도를 휘둘러 왔었다. 더욱이 임진왜란이 터진 뒤로 보여 준 양반관료들의 비겁함과 무능은 극치를 이루었고,그런 자들을 믿고 의지하면서 그날까지 살아 온 것을 후회했다.공자 맹자며 유학이며 성리학,향교 서당이며,정승 판서 따위가 그토록 치사하고 졸렬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왜적이 쳐들어오자 양반관료들은 우마차에다 금은보배와 첩실까지 챙겨 싣고는 깊은 산중으로 도망쳤다.오도 가도 못하고 남은 민중들은 고스란히 왜적들에게 유린당했다.그때 논개라는 기생이 왜장을 죽이고,놀란 왜적들이 황망히 진주성을 버리고 도망가자 진주는 금방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났다.그 공적은 단연코 논개에게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그래서 남강 기슭에다 제상을 차려 놓고 울면서 절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민중의 마음이었다.솔직하고 진솔한 예절이었다.이런 광경을 서울에서 내려 온 암행어사가 보았다.진주성 전투가 남긴 가장 감동적인 사건이자 양반관료들에 대한 묵시적 항거이기도 한 이 사건은 곧 정부에 전해졌지만 정부에서는 묵살해버렸다.부끄러웠기 때문이리라. ●도망치기 바빴던 양반들 버젓이 공신에… 그 후 진주성 전투에 대한 논공행상이 있었다.그런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진주성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온갖 핑계로 다른 곳에 있던 양반관료들과 도망가서 숨어 있다가 전쟁이 끝난 뒤에 돌아온 양반들이 공신으로 오른 반면,전라도에서 의병으로 와 죽은 이들의 이름은 아예 들먹이지도 않은 것이다.몇 몇 대표급 전라도 의병장들은 전쟁공훈자로 이름이 올랐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모두 제외되었다.게다가 하나같이 남자들뿐이었다. 화려한 직함과 함께 사당에 위패가 모셔지고,봄 가을로 나라에서 장만한 제물을 차려 놓고 제사를 올렸다.어떤 때에는 왕이 손수 지은 축문이 내려지기도 했다.진주사람들이 보기로는 당연히 논개의 이름도 공훈자 반열에 올라야 하고,사당을 짓고 제수도 내려주는 것이 온당한 처사라고 여겼지만 유생들이 장악하고 있는 조정에서는 어느 누구도 논개의 이름을 거론하는 자 없었다.험한 말로 개나 소도 훈장을 받는데 어찌하여 논개를 이렇게 홀대할 수 있느냐는 분노가 일기 시작했다.민중들의 서운함 안에는 그동안 국가로부터 천시당하고 억압받았으며 수탈과 능멸로 고통받아온 자신들의 불만도 들어 있었다. 그때부터 논개가 죽은 날만 되면 진주사람들이 남강가에 모여서 성대한 제사를 올리기 시작했다.그 잘난 남자들은 위패 위에 올라서 사당의 향내를 맡으며 국가가 내린 제물을 받았다.논개는 민중 개개인들이 장만한,소박하지만 진실이 어린 조촐한 제물들을 받았다.제상이 없을 때도 있었다.강가 모래 위에다 거적을 깔고 그 위에다 제물을 진설했다.유교 예절에 따른 제상 배열이 아니라 민중들이 마음대로 차린 제상이었다.향로 대신 모래를 모아서 향을 피웠다.제사에는 수백 명의 제관들이 참여했다.그들 어느 누구도 논개의 형제나 친인척이 되는 이는 없었다.논개를 안다거나 만나본 사람도 없었다.다만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다.그런데도 제 부모 형제의 제사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엄숙했다.누가 참석하라고 지시한 것도 아니었다.논개의 죽음에 감동한 민중들 스스로가 제관이 된 것이다. ●진주 민중 146년간 탄원… 영조때 사액내려 제사가 끝난 뒤엔 논개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토론이 벌어졌다.대표자가 뽑히고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만들어졌다.대표자 중에는 정식(1683∼1746) 같은 선비도 있었다.그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에서는 먼저 진주목사와 경상우병사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이렇게 시작된 탄원서는 그 뒤로 대를 이으면서 계속되었다. 진주목사나 경상우병사로 부임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 탄원서로 골머리를 앓았다.참으로 집요하게 계속되는 탄원서 중에는 가끔 비변사나 왕에게까지 전달된 적도 있었다.그러나 묵살로 일관했다.진주사람들도 오기가 있었다.끝까지 가보자며 탄원서를 쉬임없이 올렸고,그때마다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추가시켰다.그러기를 146년 동안이나 계속했다. 결국 조선 정부에서도 더는 논개의 공적을 묵살할 수 없었다.그리하여 1740년(영조16) 정부에서는 ‘의기논개지문(義妓論介之門)’이란 사액(賜額)을 내려 논개의 공적을 공식화했다.죽은 지 146년 만에 사당이 지어지고,위패가 모셔져 눈비 맞으며 강가에서 민중들이 모시던 제사가 소원을 이룬 것이다. 그 후 진주목사 정현석은 논개의 삶이 지닌 역사적 큰 뜻을 기려서 ‘의암별제(義岩別祭)’라는 매우 소중한 제례의식을 창안하여 논개의 삶을 기림과 동시에 진주사람들의 끈질기고 뜨거운 논개 사랑을 예술로 승화시킨 행사를 만들었다. 의암별제는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단순한 제사의식이 아니라 조선의 넋과 멋을 모두 담고 있는 악(樂),가(歌),무(舞)를 근간으로 3일 밤낮 계속되는 화려하고 장엄한 대제전으로서 민족예술을 지향했다는 점이다.또한 논개의 죽음이 지닌 자유정신과 혁명성을 담아내기 위해 제사가 끝난 뒤 사흘 밤낮으로 뒤풀이가 벌어지는데,사방에서 몰려든 인파가 남강가에서 축제를 벌였다.이리하여 의암별제는 진주 특유의 풍류가 되었고 문화잔치였으며 전국 최초의 예술행사의 전형이 되기도 했다. ●성계옥 선생 82년 만에 ‘의암별제’ 재현 이렇듯 품격과 재미를 균형있게 구비한 의암별제를 통하여 논개 정신의 불멸성을 민중 속에 심어오던 이 예술행사는 한일병합 이후 총독부로부터 조선민족주의 선전 행사로 지목되어 탄압받다가 끝내 금지되었다.의암별제를 주도했던 진주기생들은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촉석루에 숨어들어 제사를 모시기도 했다.발각당한 기생들은 고문을 받아 의암별제 명맥이 끊어졌다.그 뒤 나이 든 기생들은 해마다 제사 때가 되면 촉석루 대신 의암에 올라 주먹으로 바위를 치면서 절규하기도 했다. 의암별제는 단절된 지 82년 만인 1992년에 성계옥 선생에 의하여 재현되어 다시 볼 수 있게 된,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형식의 제사의식을 겸한 예술의 한 형식이다. 이렇듯 논개는 진주사람이나 전북 장수인들만의 논개가 아니라 한국인의 가슴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조선의 마음이다.논개의 근대성은 오늘날 한국 여성들의 진취성과 도전정신의 원류이자 성차별의 시대상을 온 몸으로 극복해 낸 한국여성의 전설이다.혼자서 꾸는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여럿이서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눈 앞의 이익을 좇는 삶은 이웃의 삶까지 더럽힌다는 역사적 교훈을 오늘에 다시 되새기게 한다.‘여성을 바로 보지 못하면 인간의 미래는 어둡다.’는 명제를 우리에게 안겨 준 논개. 올 봄 진주에는 논개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축제가 열린다.사랑하는 사람들이여,논개를 만나거든 물어보시라.누가 논개를 죽었다고 하는지.
  • [씨줄날줄] 조영래 기념홀/신연숙 논설위원

    세상에서 ‘사랑’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책은 아마도 성경일 것이다.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의 15가지 모습을 표현해 ‘사랑’장으로 불리거니와 성경은 이웃은 물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가르침으로 가득하다.그렇다면 ‘사랑’이란 말이 전혀 나오지 않는 유명한 책은? 고등학교시절 문학을 가르쳤던 나의 은사는 그건 육법전서라고 말했었다.법대를 나왔지만 문학으로 전공을 바꿔 지금은 대학교수로 계신 그분은 자신이 진로를 바꾼 것은 순전히 사랑 애(愛)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법전의 냉정함 때문이었다고 갈파했다.법전에는 ‘사랑’이 없어도 법률가에게는 ‘사랑’이 있기도 하다는 것을 은사는 몰랐던 것일까,알면서도 반어법을 구사했던 것일까,지금도 가끔씩 궁금해진다.인간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실천했던 고 (故)조영래 변호사 같은 이의 삶이라면 학생들에게 법률가에 대해 다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 법대가 학교 안에 ‘조영래 기념홀’을 헌정한 것은 반갑다.‘조영래 기념홀’은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법률가의 표상으로서 조영래의 정신을 되새기게 할 것이다.법률가로서 조영래는 공익과 인권 변론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한 선구적 인권변호사로 평가받는다.최초의 주민집단소송으로 기록되는 망원동수재사건,여성차별을 시정한 여성조기정년제 사건,5공 몰락을 재촉했던 부천서 성고문사건,최초의 환경소송이었던 진폐증 환자사건 등 역사적 사건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러나 조영래를 잘 아는 이들은 거창한 목표보다는 작은 것,인간으로서 꼭 필요한 것에 따뜻한 사랑을 보냈다는 데에 조영래의 진면목이 있다고 말한다.43세로 요절하기까지 학생운동 및 민주화운동가,인권변호사 등으로 보여줬던 정의감과 용기는 인간에 대한 작은 애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그의 일생을 지배했던 전태일과의 인연도 그가 원했던 대학생 친구가 돼 주겠다는 결심에서 시작됐다. 법전은 냉정하지만 법률가는 따뜻한 가슴으로 법을 활용할 수 있다.‘조영래 기념홀’이 부디 법학도들에게 조영래의 인간사랑을 전수해 주기를 기대한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베지테리안, 세상을 들다/쓰루다 시즈카 지음

    채식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그것은 지성인의 새로운 삶의 양식,말하자면 음식에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것이다.일본의 채식문화연구가인 쓰루다 시즈카가 쓴 ‘베지테리안,세상을 들다’(손성애 옮김,모색 펴냄)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한마디로 베지테리안(vegetarian),즉 채식주의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보기에 육식문화는 차별과 불평등을 조장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굶주리게 만드는 ‘악’이다.그런 관점에서 베지테리안이었던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의 책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의 한 대목을 인용한다.“…미식가의 종말은 거지다.어리석은 해설가가 좋은 책을 망치듯 신은 악마처럼 요리사에게 고기를 줬다.가난한 자는 위(胃)를 위해 먹을 것을 구하고 부자는 먹을 것을 위해 위(胃)를 구한다.” 육식문화는 반(反)페미니즘 문화인가.인류가 고기를 먹게 된 역사를 살펴보면 육식의 과정에서 남성우월과 여성차별이 있었음은 분명하다.레스토랑이 나타나고 미식가가 등장하기 시작한 18∼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선 ‘식도락’이란 이름의 육식이 자주 행해졌다.하지만 그것은 문학가,의사,변호사,성직자 등 특권계급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미식과 육식의 주류문화에서 여성들은 늘 배제됐다.일본에서도 고기를 먹는 사람은 주로 남성들이었다.메이지 중반까지 육식은 여성과 무관한 일이었다.그러나 책의 초점은 이같은 육식문화의 횡포를 지적하기보다는 ‘시대의 선구자’로서의 베지테리안들의 삶을 조명하는 데 있다.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윤회전생을 믿고 육식을 금한 대표적인 인물이다.피타고라스는 그 금기를 지킨 300명의 ‘형제단’ 제자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빵과 꿀,야채와 과일만을 먹으며 지냈다.피타고라스의 윤회사상은 플라톤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존 밀턴,퍼시 비시 셸리,레오 톨스토이,헨리 데이비드 소로,미야자와 겐지 등에게 영향을 미쳐 베지테리안의 길을 걷게 했다.저자는 이런 베지테리아니즘과 페미니즘이 행복하게 결합한 대표적인 예로 존 레넌을 든다.한때 ‘여성은 세계의 노예’란 노래를 불러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던 레넌은 훗날 자타가 공인하는 ‘남자주부’가 됐다. 월드워치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21세기는 인구증가에 의한 ‘기아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곡식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히 중요한 것이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책은 브론슨 올코트 등 미국의 초절주의자들이 시도한 ‘프루트랜즈(Fruitlands)’ 같은 베지테리안 공동체의 이상과 좌절도 하나의 참고사례로 소개한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 [열린세상] 여성정치인의 시대인가/정현백 성균관대 역사학 교수

    요즈음 만나는 사람마다 여성정치인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최대 정당인 한나라당 대표로 박근혜씨가 선출되었고,민주당의 추미애씨는 선대위원장을 맡았으며,세 정당 모두에서 여성대변인의 활약도 괄목할 만하다.과연 여성의 시대는 도래한 것인가. 며칠전 한 일간지의 여성언론인은 이런 여성정치인의 활약은 위기 국면의 ‘땜질용’이라고 역설하였다.분명 잘 나가는 시절이라면 정치권이 이 좋은 자리를 여성에게 줄 리가 없다.그렇더라도 여성정치인이 이렇게 정치의 전면에 부각되는 것은 여성도 정치판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여성정치인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그들은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대표에 선출되었을 때,어떤 여성단체도 이를 환영하거나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지 않았다.또한 어떤 매체도 박씨의 등장을 여성정치가의 약진으로 대서특필하지는 않았다.이는 우선 그가 박정희 대통령의 후계자로 인식될 뿐,여성 박근혜로 비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여성계가 침묵한 이유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여성이 당 대표에 선출된 것만을 환영할 수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또 정책제안의 측면에서 보자면 박씨는 세세한 선심성 선거공약을 제외하면 아직 이렇다 할 정치관이나 정견을 피력한 적이 없어,그의 등장을 환영할 수도 비판할 수도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 박근혜씨가 연설 도중 보인 눈물이나 추미애씨가 하고 있는 삼보일배는 국민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이런 감성적인 접근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남성인 정동영씨 역시 끊임없이 이미지 정치를 연출하고 있다.그러나 여성정치인의 경우 자칫 정책·정강의 제시 없는 감성적인 접근은 정치가로서의 무게와 신뢰감을 깎아 내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마찬가지로 세 당의 여성대변인이 벌이는 상호간의 비방과 폄훼도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민망하기 짝이 없다. 여성들이 벌이는 이 대리전쟁을 보면서 우리는 ‘여성이 많이 진출하더라도 과거의 부끄러운 정치문화가 끊임없이 재생산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여성계는 초기단계부터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였다.그 결과 여성계는 비례직을 56석으로 늘리고 그중 5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조항을 명문화하였다.당에 따라서 지역구 공천에서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실행하는 데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그 결과 이번 총선에 여성 지역구 신청자는 66명,비례직 신청자는 91명에 이르렀다.선거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17대에는 여성 의원의 비율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 여성계가 진행해 온 총선 대응활동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에 못지않게 ‘맑은 정치의 구현’이 중요한 화두였다.이는 생물학적인 여성의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여성의 참여아래 ‘맑은 정치’를 구현하는 것만이 성차별을 없애고 보통 여성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여성주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여성 국회의원이 대폭 늘어나는 17대 국회에서는 여성정치인들이 남성들의 정략에 따른 패싸움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또한 이들이 부패한 정치문화를 청산할 수 있는 맑은 정치,여성주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선두주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이런 바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여성유권자들의 감시와 견제가 중요하다.이제 우리 여성들은 정치가들의 가식적인 이미지 정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이를 위해서는 투표에 앞서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정강을 꼼꼼히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여성을 보다 많이 국회에 보내야 할 뿐 아니라,우리가 뽑는 여성은 맑은 정치,여성주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선량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함께 명심하자. 정현백 성균관대 역사학 교수 ˝
  • ‘취업 면접’ 전문가 조언 “면접 스터디로 실전대비”

    최근 남녀공학 대학에서 여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면접 강좌가 개설돼 인기를 끌고 있다.여학생들의 취업난이 더 심각하다는 증거다. 한양대가 개설한 ‘여학생 취업상담을 위한 면접 클리닉’에서 만난 표경희(61) 취업전문컨설턴트는 “그만큼 취업에서 면접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면접이 취업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지난 30년간 이화여대 취업정보센터 실장을 지낸 그는 현재 프리랜서로 전국 각 대학에서 취업특강을 맡고 있다. 취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면접,어떻게 준비해야 할까.그는 “면접 스터디를 통해 실전처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각종 고시공부를 위해 스터디 그룹을 꾸리듯 준비하라는 것.“과거에는 그룹차원의 대규모 채용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계열사별 소규모 채용과 수시채용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형식적이던 면접은 옛날 얘기가 된 거죠.” ●압박면접등 훈련통해 극복 그는 “기업측은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압박면접,집단토론,프리젠테이션 등 다양한 면접 방식을 도입한다.”면서 “당연히 취업 준비생들의 대비도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접에서는 크게 인성,전문지식,조직융화도 등 세 가지를 평가합니다.특히 인성이 중요한데 기본자세와 표정,표현능력에서 나타나죠.예의바르고 단정한 자세와 밝은 표정,그리고 정확한 발음 등이 요구됩니다.” 그는 또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거나 궁지로 몰아가는 압박면접에서는 당황해서 쉽게 무너질 수 있는데 이는 훈련을 통해서만 극복가능하다.”면서 “예상문제를 뽑아 멤버들끼리 실전연습을 해보면 상대적으로 비교가 돼 자극을 받기 때문에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취업 역시 정보와의 싸움이다.인맥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지원하려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학교선배를 통해 기출문제를 입수하거나 기업문화에 대해 미리 알아두면 유리할 수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기업문화등 정보수집도 중요 지원한 회사에 대한 관심과 포부를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다.“최근 은행에 취업한 한 남학생은 그 은행에 대한 고객반응을 조사해서 면접관들에게 보고서로 제출했답니다.당연히 합격했고 입사 전부터 사내에서 화제가 됐죠.” 서류심사도 마찬가지라며 자신이 그 회사를 위해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자기소개서에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마케팅 분야에 지원한 한 여학생은 부모님이 운영하는 옷가게에서 일을 도우면서 얻은 마케팅 노하우를 소개하며 포부를 당차게 밝혔습니다.열심히 하겠다는 당연한 말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심사관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죠.” 그는 또 “회사에서는 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면서 “아르바이트나 인턴십 등을 통해 취업 희망 분야에 대한 경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어학연수보다 관련 분야의 경력이 더 어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무원 면접땐 공직관등에 각별히 주의 공무원 면접은 일반 기업과 성격이 다르다고 밝혔다.공무원 면접에서는 공직관·윤리관·국가관 등이 중시된다.주로 나오는 질문은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공무원과 민간기업 사원과의 차이 등이다.공직사회의 부정비리나 정치 참여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대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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