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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FF 레드카펫, 女배우들 ‘베스트 & 워스트’

    PIFF 레드카펫, 女배우들 ‘베스트 & 워스트’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지난 7일 부산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화려하게 개막식이 열렸다.이 자리에는 전도연 손예진 김윤진 강수연 김현주 공효진 김민희 이소연 최강희 수애 한지혜 최송현 이민정 조여정 등 ‘레드카펫의 꽃’이라고 불리는 여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이들은 하나같이 어느때보다 가슴골 라인과 각선미가 드러나는 우아한 롱드레스로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내며 레드카펫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서울신문NTN은 2010년 트렌드를 반영해 패션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베스트&워스트’ 드레서를 선정했다.Best & Best 전도연 ‘우아 + 섹시를 겸비한 인어공주’‘칸의 여왕’ 전도연 다웠다. 전도연은 이날 클래비지 라인을 드러낸 블랙 컬러의 롱드레스로 주목을 받았다. 움직일때마다 다리 라인이 드러나 아찔함을 더했다.전도연의 트렌디한 블랙 드레스에 우아한 업 헤어는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그녀는 드레스 디자인보다는 소재를 통해 과감함을 보여줬는데 특히 까무잡잡한 피부와 어우러진 블랙 시스루 드레스와 걸을 때마다 살짝 보이는 다리 라인은 그녀의 섹시미를 돋보이게 했다.뿐만 아니라 가슴 부분에 비즈장식과 물결처럼 떨어지는 다리라인이 마치 인어공주를 연상하게 하며 최고의 레드카펫위 여신으로 등극하게 했다.BEST 손예진 ‘그녀가 입어 아름다웠다’손예진은 이날 스킨 컬러 시폰에 블랙 망사로 장식된 튜브톱 드레스를 선택해 여성스러움을 부각시켰다. 무엇보다 손예진이 입은 드레스는 ‘다른 여배우들이 입었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화를 잘 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녀의 러블리한 매력이 드레스를 더욱 빛나게 했다는 것.손예진은 자신의 하얀 피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스킨톤의 드레스를 선택하고 내추럴한 헤어, 메이크업으로 강약을 조절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상의 부분에는 꽃잎모양이 약간 올드한 감을 들게 했지만 블랙 망사 속에 스킨 컬러가 손예진의 매력과 어울려 그녀를 아름답게 빛냈다. 한마디로 그녀의 장점을 잘 살린 스타일이라는 평이다.Worst & Worst 김윤진 ‘강약 조절 실패’김윤진은 파격적인 디자인의 펄장식 깃털로 휘감은 드레스와 헤어 스타일로 눈길은 끌었지만 한눈에 봐도 과해보인다는 평이다. 여기에 붉은 립스틱을 바른 강렬한 메이크업이 더해져 강한 인상을 줬다.한마디로 강약 조절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부담스럽게 연출한 그녀의 패션은 마치 연극이나 뮤지컬의 무대의상처럼 과장 돼 보였다. 차라리 그녀의 롱드레스가 짧았다면 워스트는 면했을 것이라는 평도 있다.Worst 김현주 ‘나이 들어보이는 성직자 이미지’오랜만에 공식석상에서 얼굴을 비친 김현주 역시 레드카펫 위에서 아쉬웠던 스타. 어깨에서 가슴과 배까지 상체라인이 전체적으로 둔탁하고 남의 옷을 입은 듯 몸에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왼쪽 팔에 시스루 디테일은 섹시함보다는 나이가 들어 보였고 다리라인을 제외한 모든 노출이 거의 없는 다크 네이비 컬러의 드레스는 마치 성직자를 연상하게 했다.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
  • 음악으로 빈곤 청소년 30만명에 ‘희망의 빛’

    음악으로 빈곤 청소년 30만명에 ‘희망의 빛’

    음악을 통해 빈곤층 청소년을 밝은 세상으로 이끄는 예술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El Sistema)’의 창시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71·베네수엘라) 박사가 서울평화상을 받는다. 서울평화상위원회(위원장 이철승)는 2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엘 시스테마라는 사회적 시스템을 창안하고 운영에 헌신한 지휘자, 작곡가이자 경제학자인 아브레우 박사를 제10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총 대신 악기” 35년간 빈민층 사회개혁 이철승 위원장은 “국내 각계인사 1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전 세계에서 추천된 4000여명의 전·현직 국가원수급 인사와 유명 정치인, 평화운동가와 인권 및 구호단체 등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객관적이고 엄정한 심사를 했다.”고 밝혔다. 1939년 트루히요에서 태어난 아브레우 박사는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호세 앙헬 라마스 고급음악학교에서 작곡과 피아노, 오르간 등을 배우고 조교수와 작곡가를 거쳐 지휘자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석유경제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정부 경제관련 부서에서 주요 직책을 맡기도 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1975년 카라카스의 빈민가 차고에서 전과 5범의 소년을 포함한 11명의 청소년에게 사재를 털어 악기를 사주고 연주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등 음악교육을 시작했다. 이후 더 많은 빈민층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 마침내 청소년 예술 교육 시스템인 엘 시스테마를 탄생시켰다. 엘 시스테마는 오케스트라가 이상적인 사회의 표본이며, 오케스트라 활동에 빠르게 적응하면 할수록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결과를 주게 된다는 아브레우 박사의 이상을 현실화한 사회운동이다. 그는 지난 35년간 30만명의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악기를 나눠주고 질서와 책임의 가치를 익히게 해 청소년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을 빈곤과 무질서에서 벗어나게 하는 사회 개혁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현재 102개 청년 오케스트라와 55개 유소년 오케스트라로 구성된 이 네트워크의 구성원은 10만여명에 이른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상임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 같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를 다수 배출하기도 했다. ‘총 대신 악기’라는 모토로 빈민층의 사회개혁에 나선 아브레우 박사는 독신이다. 그는 “나는 학생들을 책임지는 교사이다. 그 책임감은 성직자와 같은 절대적인 헌신을 필요로 한다.”며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새달 27일 시상식… 상금 20만달러 아브레우 박사는 서울평화상위원회를 통해 “빈곤층 청소년들에게 인생의 가치를 일깨워 주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인정받은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27일 서울에서 열린다. 상장과 상패, 20만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격년제로 시상하는 서울평화상은 1990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첫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2008년 수전 솔티 미국 디펜스포럼 회장까지 총 9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국경없는 의사회’(1996년)와 코피 아난(1998년) 전 유엔 사무총장, 무함마드 유누스(2006년) 박사는 서울평화상 수상 뒤 노벨평화상도 받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코란 소각’ 후폭풍 불붙은 반미 시위

    “코란을 모욕한 자를 죽여라.” 9·11 테러 추모식은 끝났지만 미국 복음주의교회 테리 존스 목사가 촉발한 ‘코란 화형식’의 후폭풍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정작 무슬림을 분노케 했던 존스 목사는 지난 11일 추모식 직전 미 정부 측의 압력 등에 밀려 코란 소각 계획을 철회했다. 그러나 일부 백인 남성들이 코란을 찢어 변을 닦는 시늉을 하고 불태우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면서 세계 각지 무슬림들을 자극했다. 때문에 반미 시위는 한층 격화됐다.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 직위인 ‘그랜드 아야툴라’ 2명은 13일(현지시간) “코란을 불태운 자는 피를 흘려야 한다.”고 외치며 ‘이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는 파트와(이슬람 율법에 따른 명령)를 내놓았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구체적인 살해 대상은 명시하지는 않은 채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 역시 코란 소각 계획을 ‘엄청난 범죄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미국 정부와 이스라엘의 배후설을 주장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도 코란 소각 계획과 관련, “전례 없는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미국 정부 개입설을 제기했다. 라리자니 의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가 야만적인 행동에 대한 지원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전 세계 무슬림들로부터 단호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 카슈미르에서는 이날 경찰이 코란 훼손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던 무슬림 수천여명에게 발포하는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인도 정부 측은 경찰 1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CNN은 18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고 보도, 희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6월 이후 최악의 폭력사태”라면서 “존스 목사가 추진한 코란 소각 계획이 카슈미르의 무슬림 반정부 시위대를 자극했기 때문에 이전 시위보다 훨씬 더 격렬했다.”고 전했다. 티머시 로머 인도 주재 미국대사는 반정부 시위가 반미 시위로 확산되자 “코란 신성모독은 불경스럽고, 분열적이며,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면서 “일부의 코란 모독이 미국의 가치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앞서 12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반미 시위에서는 시위대 2명이 사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9·11 테러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이슬람사원 건립을 추진하는 파이살 압둘 라우프 이맘(이슬람 성직자)은 “모스크 건설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일부 세력들이 이번 논란을 정치적 이득과 개인의 명성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9·11 9주년 아직 ‘聖戰’중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9·11 테러가 일어난 지 9년이 흘렀건만, 당시 미국과 이슬람, 나아가 지구촌 전체가 입은 상처는 더 깊어만 가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미국 내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되면서 종교 갈등이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9·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이슬람사원 건립 계획을 둘러싼 논란은 급기야 한 미국 교회의 이슬람 경전 쿠란 소각 계획으로 옮겨붙으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오바마 “쿠란 소각땐 알카에다 급증 ”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연일 쿠란을 불태우겠다는 계획을 강력 비판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테리 존스(58) 목사는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게인즈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획을 철회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 실제로 쿠란을 소각한다면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가입하는 대원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이슬람의 금식월인 라마단이 무슬림 국가별로 9~11일 종료됨에 따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 각국의 미국대사관에 자체 경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또 반미시위가 예상되는 지역에 나가 있는 미국인들에게 각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보수 진영도 존스 목사에게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세라 페일린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 겸 알래스카 주지사는 페이스북에 “사람들은 원할 경우 쿠란을 태울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갖고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9·11 테러 현장에 이슬람 사원을 짓는 것처럼 불필요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라운드 제로 근처 이슬람사원 건립계획을 지지했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표현의 자유인 수정헌법 제1조는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한다.”며 존스 목사를 옹호하고 나섰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게인즈빌시 당국은 교회 측의 옥외 소각 허가 신청을 기각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 수정헌법 제1조 때문에 소각 행위를 원천 봉쇄할 수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 ●모스크 건립 중간선거 이슈로 비화 이슬람권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오는 18일 열리는 아프간 총선에 후보로 나선 이슬람 성직자인 모하메드 무크타르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성전인 쿠란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불태워진다면 전 세계 무슬림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어디에 있든 눈에 보이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종교 간 화합과 공존의 상징으로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슬람 사원 계획은 오히려 그간 잠복해 있던 종교 간 갈등을 폭발시키는 뇌관이 돼 버린 양상이다. 연일 찬반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선거 이슈로 비화하고 있다. 반이슬람 정서는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된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조사에서 이슬람 사원을 다른 곳에 지어야 한다는 응답은 67%나 됐다. 특히 응답자의 20%가 무슬림에 대한 적개심이 있다고 인정했고, 33%는 미국민 중 무슬림이 다른 종파보다 테러리스트들에게 더 호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증도가자/김성호 논설위원

    1999년 말 타임지가 지난 1000년간 인류사상 최대의 영향을 미친 발명으로 꼽은 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였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BBC도 한결같이 가장 위대한 발명으로 구텐베르크의 혁명을 꼽았다. 이렇듯 압도적인 구텐베르크 인정은 지식·정보의 혁명적 대량생산과 확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사가들은 서양사의 큰 획을 그은 르네상스며 종교개혁, 산업혁명, 시민혁명의 바탕에 그의 금속활자와 인쇄술을 놓고 있다. 구텐베르크 발명 활자의 관심은 ‘42행 성경’으로 결집된다. 1455년 독일 마인츠에서 인쇄된 라틴어 성서. 처음엔 고작 180부가 인쇄됐다는 ‘42행 성경’은 특권층과 소수 성직자의 전유물이던 성서를 대중으로 확산시키는 결정적 계기였다. 기독교사상에 매몰된 유럽세계에 성서의 대량 보급이 몰고온 파장은 파괴적이었을 것이다. 서방세계가 지난 1000년 동안 최대의 발명가로 쿠텐베르크를 한목소리로 치켜세움이 괜한 게 아니다. 세계 최고의 발명인 구텐베르크 활자본보다 78년이나 앞선 금속활자본의 존재를 아는 서양인이 얼마나 될까. 2001년 구텐베르크 활자본과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심체요절(직지·1377년). 서양인들이 그토록 치켜세운 것보다도 두 세대나 앞선 세계공인의 문화재다. 16세기 일본 ‘시경경기’ ‘권학문’ 같은 서책에 한국의 활자인쇄법을 전수 받았다는 기록이 있고 보면 직지 활자의 영향력 또한 비단 한반도에만 머물지 않았을 터. 그런데도 동아시아 변방의 작은 문화쯤으로 평가절하됨은 안타까운 일이다. 직지 활자보다도 최소한 130년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 12점의 발견에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1377년 간행된 목판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증도가·보물 758호)’의 글자체며 크기·모양이 똑같다는데. 벌써부터 교과서와 세계사를 새로 써야 한다는 성급한 주장이 무성하다. 목판본 증도가 말미에 등장하는 전대의 금속활자에 대한 언급이 근거라지만 금속활자본 아닌 목판본과의 비교나 불명확한 출토지로 봐선 인정까지의 과정이 험난해 보인다. 우수한 문화 가치의 발견과 자긍심이야 탓할 게 있을까. 그러나 섣부른 우월감과 자신이 불러온 낭패의 사례는 숱하다. 완전한 검증의 문제가 거론되는 이유다. 가뜩이나 엉터리 국새 파문으로 뒤숭숭한 때다. 실체의 온전한 확인과 부인할 수 없는 검증이라면 세계인들도 무시하지 못할 게 아닌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아시아 복음화, 길을 찾는다

    아시아 복음화, 길을 찾는다

    아시아 20여개 나라 가톨릭 평신도 대표 400여명이 서울에 모였다. ‘오늘날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님을 선포하기’를 주제로 1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되는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5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가톨릭평신도대회에는 대회장이자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의장인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추기경을 비롯해 아시아 주교회의연합(FABC) 의장 티로나 로날도 주교, 인도네시아 주교회의 의장 시투모랑 주교 등 고위 성직자와 아시아 각국 평신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열렸던 대륙별 주교대의원회의 이후 아시아 대륙에서는 서울에서 첫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대회는 ‘아시아 교회의 선교 사명 수행’ 발표를 시작으로 ▲예수 그리스도, 아시아를 위한 선물 ▲평신도 그리스도인을 중심으로 본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 등 7가지 주제발표와 패널토론, 마테오 리치 신부 전시회와 영화상영, 절두산 순교성지 순례 등으로 이뤄진다. 유영훈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사무국장은 “올해 대회는 선교사 없이 평신도의 힘으로 교회를 세우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룬 한국 교회의 역동성과 저력을 국제적으로 확인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박해의 칼날 앞에서도 꿋꿋이 복음을 증거한 한국 신앙선조의 순교정신을 되새기며 아시아 복음화 미래를 조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음화율’(인구대비 신자비율)이 10%를 넘어선 우리나라와 달리 아시아 대륙은 필리핀을 제외하면 평균 복음화율이 1%에 머문다. 아시아 교회는 극심한 빈부격차와 종교 간 분쟁 등으로 인해 복음을 전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대회는 아시아 교회가 이런 현실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아시아인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선포하고, 희망을 전할 수 있는가를 집중 논의하는 국제적 행사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막가는’ 멕시코 마약조직 美 밀입국 72명 집단살해

    ‘막가는’ 멕시코 마약조직 美 밀입국 72명 집단살해

    2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의 국경지역인 멕시코 산페르난도시 근처 목장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시신 72구는 멕시코 마약밀매조직 카르텔이 집단 살해한 불법 이민자들로 확인됐다. 멕시코 정부가 대대적으로 벌여온 ‘마약과의 전쟁’이 실패하면서 멕시코 전역에서 마약 조직의 횡포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외신들은 26일 “마약 밀매를 주요 소득원으로 삼던 멕시코 마약 조직들이 밀입국자들의 쌈짓돈까지 뜯어내기 시작했다.”면서 “지금껏 거리 상인, 성직자 등을 상대로 무차별 갈취 행각을 벌여온 마약조직에게 불법이민자 약탈이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에서 마약 조직에 의한 집단 살인사건은 최근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에 희생된 남성 58명과 여성 14명은 모두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브라질 등을 떠나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했던 민간인들이라는 사실에 멕시코 정부가 한층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마약 조직은 불법 이민자들을 납치한 뒤 금품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마구 총을 쐈다. BBC는 “미국 밀입국자들은 브로커에게 줄 돈과 함께 정착에 필요한 목돈을 갖고 있어 마약 카르텔의 표적이 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마약 조직들은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밀입국자들의 약점을 철저하게 악용하고 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정부 당국은 이민자들의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멕시코 정부가 지난 4년여 동안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엉뚱하게 불똥이 튄 쪽은 이웃 국가들이다. 로이터통신은 “멕시코 정부가 군경 병력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남쪽 이웃 국가들로 활동 거점을 옮겨 세력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마약 조직들이 안데스 일대에서 생산된 마약의 수송코스로 활용하던 중미 지역을 최근에는 무기와 마약을 숨겨놓을 아지트로 삼고 있다. 멕시코 마약 조직들이 중미의 토지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도 같은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사청문회] 2007년 박연차 기내난동 전날 함께 술자리

    [인사청문회] 2007년 박연차 기내난동 전날 함께 술자리

    2007년 이후에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알게 됐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해 온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둘째날인 25일 “2006년 가을에 알게 됐다.”고 말을 바꿨다. 비슷한 시기 박 전 회장 소유의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치고, 2007년 박 전 회장의 기내 난동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같이 술을 마신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당초 김 후보자는 서면 답변 등을 통해 “박 전 회장과는 2007년 이후 알게 됐고, 2008년 이후에 몇 차례 골프를 같이 쳤다.”고 밝혔고, 청문회에서도 수차례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오후 질의에서 박영선 의원이 이를 다시 추궁하자 “정확하진 않지만 2006년 가을쯤”이라고 말을 바꿨고, 박 의원은 곧바로 김 후보자와 박 전 회장이 2006년 10월 함께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는 또 “2006년 재선(5·31 지방선거) 전에는 박 전 회장과 전혀 교류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이 “2006년 6월 이후부터는 만났을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신 거죠?”라고 묻자 “정확하게 더듬어 보겠다.”고만 답했다. 김 후보자는 2007년 12월3일 박 전 회장의 기내 난동 사건이 있기 전날 골프장 안에 있는 식당에서 함께 식사와 술자리를 가진 사실도 시인했다. 이광재 강원지사가 태광비나를 방문할 무렵인 2006년 8월 김 후보자가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의 일정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서갑원·이광재 의원은 그 직전에 갔던 일로 돈을 받았다고 기소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도내 성직자 한 분과 종교행사 관계로 간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이 “함안 마애사 무진스님과 같이 간 것을 목격한 분이 있다. 무진스님은 박 전 회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고 있는데, 어디서 무슨 종교행사를 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저와 상관이 없다. 개인의 문제라 밝힐 수 없으니 양해해 달라.”며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곧이어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이 “동행한 성직자에게서 박 전 회장 이야기를 듣지 못했느냐.”고 묻자 “같은 고향이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고 해 또다시 말바꾸기라는 빈축을 샀다. 인사청문특위는 삼성의료원에 입원해 증인출석을 거부한 박 전 회장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박 전 회장의 주치의가 “심장에 문제가 있어 급사의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보여 증인 출석은 무산됐다. 김 후보자에게 돈을 빌려준 형수 유귀옥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2002년 2월 빌려준 3500만원은 운영하던 유치원을 팔아서 받은 계약금이고, 2006년 6월에는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파트를 담보로 6000만원을 대출받아 빌려줬다.”면서 “통장으로 거래한 내역이 있기 때문에 차용증 없이도 다 증명이 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아직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고, 야당 의원들은 이 자금이 김 후보자 본인의 돈이거나 ‘스폰서’가 대준 돈인데 가족들의 명의만 빌린 것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지혜·오이석·강주리기자 wisepen@seoul.co.kr [용어 클릭] ●동행명령제 국회의 국정조사·국정감사 등의 증인이나 참고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해당 증인과 참고인을 동행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제도. 동행명령을 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이를 거부할 경우 3년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동행명령제는 1988년 국회 운영위 국회관계법개정5인소위 위원장이던 박희태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도입됐다.
  • [美 무슬림 논란 2題] 모스크는 이미 그라운드제로 이웃

    “모스크는 이미 오랫동안 ‘그라운드 제로’의 이웃이었다. 심지어 9·11테러 당시 공격대상이었던 미 국방부 청사 안에서도 무슬림들은 수년 전부터 기도회를 열어 왔다.” 9·11 테러 참사가 일어났던 세계무역센터가 위치한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이슬람 종교시설인 모스크 건립 문제를 두고 논쟁이 확산되고 있지만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는 먼저 그라운드 제로 옆은 안 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그라운드 제로 주변에 모스크가 존재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 건립 예정지인 건물은 이슬람 성직자가 예배장소로 사용해 오던 곳이다. 또 옛 세계무역센터에서 동북쪽으로 다섯 블록 떨어진 곳에도 맨해튼 모스크가 이미 존재한다. AP는 심지어 9·11테러 참사 현장 가운데 한 곳인 미 국방부 청사에도 이슬람 신도들을 위한 기도 공간이 있다고 꼬집었다. 국방부는 2002년 11월 청사에 납치 항공기가 충돌했던 곳에서 24m 떨어진 곳에 100석 규모로 예배시설을 만들었다. 이 곳에선 무슬림뿐 아니라 개신교, 가톨릭교, 모르몬교, 힌두교, 유대교 신도들도 돌아가며 각자 종교의식을 거행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군인이나 9·11희생자 유족한테서 항의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 ‘집창촌 歷史’ 묻고 동북권시대 열 ‘친환경 驛舍’ 우뚝

    ‘집창촌 歷史’ 묻고 동북권시대 열 ‘친환경 驛舍’ 우뚝

    “청량리 민자역사 준공은 동대문은 물론 중랑, 노원, 성북 등 서울 동북부시대가 활짝 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18일 청량리 민자역사 준공식에 참석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남다른 감회에 젖어 들었다. 청량리 민자역사의 준공을 기점으로 ‘588 집창촌’ 일대가 확 바뀔 예정이어서 이 일대에 부는 변화의 바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실 그는 1998~2002년 동대문구청장 시절 집창촌 여성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미력이나마 힘써왔다. 2000년에는 당시 고건 서울시장에게 무조건적인 집창촌 철거 대신에 미사리 등 서울 변두리로의 이전을 건의하기도 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이전해줘 음성적으로라도 양성화해 주자는 의도였다. 마치 풍선을 누르면 옆이 팽창하는 풍선효과처럼 주택가 등으로 옮겨 가 음성적인 성매매만 기승을 부려 선량한 부녀자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 게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는 집창촌 여성들의 인권을 조금이나마 보호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찾아가는 상담소’를 운영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0년 초 집창촌에는 샤워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아 위생환경이 매우 열악했다.”면서 “460여명에 달하는 윤락녀들에 대한 성착취가 심해 그들의 고민해결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행정구역상 동대문구 전농동 588 일대에 있는 집창촌은 2003년부터 총 사업비 243억원을 투입해 집창촌을 통과하는 답십리길~롯데백화점 간 폭 2m, 2차로를 폭 32m, 8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로 인해 77개동이 철거된 상태이며 현재는 80여개 업소만 남아 있다. 청량리 일대의 향후 변화는 2003년 11월 지정된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의 개발진척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집창촌이 있는 전농동과 용두동 일대 35만 7699㎡는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개발 계획에 따르면 2015년까지 개발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는 도로공사와 집창촌 일부 철거, 인근 용두동 동부청과시장이 철거된 상태다. 특히 집창촌이 있던 청량리 민자역사 주변 청량리 도시환경정비구역(7만 686㎡)에는 150~180m 높이의 주거·업무, 판매 건물 5개동과 10층 규모의 문화시설 1개동이 들어선다. 그러나 서울시가 당초보다 건물 동수를 줄이고 대규모 광장문화를 조성하는 변경된 계획안을 다음달 내놓을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집창촌 일대 개발에 또 하나의 화두는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성바오로병원(6600여㎡) 존폐여부다. 1957년 전농2동에 둥지를 튼 성바오로병원은 1961년 5월 성직자들의 땀방울과 지역주민들의 염원이 모여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에 편입되면서 재탄생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유 구청장은 “인근에 병원들이 밀집돼 있어 존치 땐 수익성 보장이 불투명해 대규모 건립이 필요하다.”면서 “항간에는 남양주 등으로의 이전얘기가 흘러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진환 성바오로병원 홍보담당자는 “이전하느냐, 다시 짓느냐 하는 문제는 보상·재원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면서 “아직 개발청사진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 존폐여부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인근 용두동 동부청과시장도 2015년까지 현대화된다. 지하 7층, 지상 45~55층, 총 면적 26만㎡의 타워형 건물 4개동이 세워지고 기존 매장의 5배인 2만 3000㎡의 판매시설과 999가구의 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또 상권 활성화를 위해 매장에는 세계 요리 식자재 마켓, 세계음식백화점, 아카데미 등 세계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복합단지로 거듭난다. 옛 롯데백화점 부지개발도 큰 관심거리. 민자역사와 연결된 200m 높이의 49층 규모의 고층 랜드마크 타워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청량리가 ‘강북의 코엑스’이자 동북권의 신경제·문화·업무의 중심지로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침례 받다 물에 빠져 죽은 아기 ‘황당’

    침례 받다 물에 빠져 죽은 아기 ‘황당’

    아기가 침례를 받다가 숨지는 황당한 사건이 동유럽 몰도바에서 발생했다. 침례를 준 성직자는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23일 발생했지만 뒤늦게 보도된 사건이다. 몰도바 북서부의 그리스 정교 교회에서 침례를 받은 6개월 된 아기가 숨을 쉬지 못하고 병원으로 옮겨지다 사망했다. 경찰의 조사 결과 아기는 물에 빠진 사람처럼 물을 먹고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기의 부모는 “침례를 줄 때 성직자가 아기의 입을 막지 않았다. 코만 막은 채 아기를 물속에 넣었다가 뺀 게 사인이 됐다.”며 침례를 집전한 성직자를 고발했다. 언론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문제의 성직자는 아기의 입을 막지 않은 채 그리스 정교 방식에 따라 3번 아기를 물속에 넣었다 들어올린다. 성직자의 부주의가 아기를 죽음으로 몰고간 셈이다. 외신은 “사망원인이 밝혀짐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유죄가 확인될 경우 침례를 집전한 성직자에게 최고 3년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성직자는 경찰조사에서 책임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귀신들린 아들’ 6년동안 지하실에 감금한 아버지

    아들이 귀신들렸다고 믿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한 아버지가 아들을 6년 동안 손발을 체인으로 묶어 지하실 방에 감금한 사실이 아랍 뉴스에 보도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마카(Makkah)에 사는 터키라고만 알려진 29세의 남성이 발견되었을 때는 거의 혼수상태였다. 그의 아버지는 “터키가 귀신에 들리면 온몸에 경련이 일고, 몸을 비틀며 눈이 흰자위만 남게 된다.” 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귀신에 들린 터키는 ‘지니’라는 여자의 목소리를 낸다.”고 주장했다. 6년 전 터키가 이상한 행동을 보이자, 아버지는 아들을 이슬람 성전으로 데려갔다. 코란을 읊는 성직자들은 터키의 입에서 나오는 지니의 목소리를 듣자 기겁을 했고 어느 누구도 터키의 몸 안에 있는 지니의 혼을 사라지게 하지 못했다. 성직자 중의 한명이 터키의 아버지에게 그를 체인으로 묶고 코란을 읽어 주라는 충고를 했고, 그로부터 6년 동안 아버지는 아들을 지하실에 가두고 코란을 읽어 주었다. 터키의 아버지 자신도 9살 이후 40년 동안 여자귀신을 보았다가 종교의 힘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믿고 있었다. 음 알-카라 대학교의 교수인 모하메드 알-수하리 교수와 인권위원회 직원이 이 집을 방문했을 때 터키는 가난한 환경 속에 거의 혼수상태로 식사와 화장실 편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알-수하리 교수는 사회복지 위원회와 연락을 해 터키의 가족이 보다나은 숙소에서 생활 할 수 있게 하고 터키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가입을 시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 tvbodaga@hanmail.net
  • [월드이슈] 영웅의 흔적에 가격표를 붙이다

    [월드이슈] 영웅의 흔적에 가격표를 붙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던가. 여기에 한 마디가 더해져야 할 것 같다. “이름을 남긴 사람은 돈도 남긴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의 성기,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의 머리카락, 베토벤의 머리뼈…. 역사와 재생 불가의 희소성, 여기에 수십~수백년의 시간이 얹어지면 ‘돈’이 만들어진다. 그것도 수십, 수백억원의 거금이 된다. 영웅들은 사라졌다. 그러나 그들의 체흔(體痕)과 유품은 오늘날 경매시장에서 비싼 값에 사고 팔리며 열띤 각축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한 지구촌의 유동자금은 올 상반기 국제 경매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궈놓았다. 돈 놓고 돈 먹는, 유품 경매 현장을 살짝 들여다 본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의 저력은 여전했다.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그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열린 잭슨의 유품 경매에서 그가 무대에서 꼈던 크리스털 장갑 한 장은 예상가보다 2만~3만달러 높은 19만달러(약 2억3000만원)에 팔렸다. 잭슨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없지만 그의 유품을 통해 조금이라도 그를 느끼고 추모하는 마음이 경매를 통해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경매는 일반인들이 역사 속 인물이나 유명인사들과 간접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돈이고, 투자상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유명인과 관련된 모든 것은 경매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신체의 일부분도 경매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유명인의 경매품 중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칭송받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남긴 ‘물건’은 다소 충격적이다. 1924년 뉴욕에서 열린 나폴레옹 유골 경매에 매물로 나온 것 중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끈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성기였다. ●나폴레옹 머리카락 1623만원에 낙찰 약 3.8cm 길이의 성기는 한 성직자가 나폴레옹의 시신 부검 과정에서 몰래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에 나온 당시에는 800달러에 낙찰됐다. 이후 1977년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비뇨기과 전문의 존 킹즐리 라티머가 최초 낙찰가보다 4배 가량 오른 2900달러에 구매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나폴레옹의 머리카락이 경매에 나와 1만9000뉴질랜드달러(약 1623만원)에 팔렸다. ●케네디 연애편지도 인기상품 지난해 11월에는 아돌프 히틀러와 함께 대표적인 독재자로 꼽히는 베니토 무솔리니의 뇌가 경매 사이트에 등장하기도 했다. 무솔리니의 뇌는 1966년 일부만이 그의 아내에게 돌아갔으며 수십 년간 행방이 묘연했던 나머지 일부분이 1만5000유로(약 2300만원)에 매물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뇌까지 사고 판다는 논란이 일면서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1967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에 의해 잘린 체 게바라의 머리카락은 2007년 경매에 나와 10만달러에 그의 열혈 추종자의 손으로 넘어갔다. 체 게바라의 머리카락 경매는 영국 청교도 혁명을 이끈 올리버 크롬웰에 비하면 아주 평범한 경매에 속한다. 1661년 부관참시를 당하며 사라졌던 그의 머리 부분이 약 130년이 지난 뒤 경매에 나온 것이다. 경매를 통해 그의 후손에게 돌아간 머리는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 재구매해 현재는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매장됐다. 유명인의 신체 외에도 윈스턴 처칠이 피우다 만 시가, 존 F.케네디가 쓴 연애편지(사진 위) 등과 같은 유품도 경매에 나와 인기 상품으로 팔렸고 오는 8월에는 비틀스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아래)도 경매에 나올 예정이다. 나길회·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한국, 종교의 시대 맞았지만 권력·물질에 얽매여 10년뒤엔 ‘텅 빈 교회’ 될수도”

    “한국, 종교의 시대 맞았지만 권력·물질에 얽매여 10년뒤엔 ‘텅 빈 교회’ 될수도”

    현 정부 출범 이후 크고 작은 잡음이 여러 분야에서 일었지만, 가장 두드러진 곳 중 하나가 종교 분야였다. 교회 장로 출신 대통령의 언행은 일부 타종교인들의 반발심을 갖게 했고, 급기야 ‘범불교도 대회’ 같은 움직임을 낳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 등 정신적 지도자들이 나란히 우리 곁을 떠났다. 게다가 용산참사, 4대강 사업 반대 운동 등 예민한 사회 이슈를 거치며 종교인들의 목소리는 매일같이 신문지면과 방송을 채웠다. 이런 현상을 두고 백찬홍(49) 씨알재단 운영위원장은 “지금 한국 사회는 ‘종교의 시대’에 왔다.”고 말한다. 최근 신간 ‘종교의 안부를 묻는다’(평사리 펴냄)를 내고 한국 사회의 종교 권력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그를 28일 서울 신문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백 위원장은 “한국 사회는 항상 국가권력의 힘이 가장 컸지만 최근 몇 십년 사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최근에는 그중 종교계의 목소리가 가장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 한국 사회의 종교는 ‘시대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특정 교회 인사들이 정부에 대거 기용되는 등 개신교는 친정부 성향이 커졌다. 불교는 반대로 ‘차별 철폐’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와 각을 세웠고, 천주교는 각종 사회 이슈에서 배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 즉, 종교가 종교 자체가 아닌 권력과 사회와의 밀접한 배치 안에 놓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소리가 커진 것과 별개로 종교들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 백 위원장이 내세우는 주장의 핵심이다. 개신교는 일부 교회 부패 문제로, 또 불교는 최근 정권과의 석연치 않은 관계 문제로 불안정하다. 천주교 역시 더 이상 ‘포스트 김수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더 큰 문제는 종교 문제에 끊임없이 경제논리가 끼어든다는 점이다. 교회나 절, 성당 등에 관계없이 한국의 종교 공동체는 평신자 직제에서도 돈이 없는 사람이 배제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백 위원장의 말대로 “신앙이 돈독해도 돈이 없으면 장로든 신도회장이든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백 위원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에는 유럽과 같이 주일에도 교회가 텅텅 비는 ‘교회 공동화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10년 내 그런 변화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력과 경제력을 가진 특정 계층들은 종교에서 더 이상 현실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을 때 쉽게 떠나버린다. 그러니 그런 집단에만 의존할 경우, 공동체는 빠른 시일 내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 해답은 뭘까. 간단하다. “종교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는 것” 그는 “예수도 그랬고 석가모니도 그랬듯이 마음에 영성을 채운 뒤 평화·생명을 외치고, 또 고통받고 소외된 자들을 끌어안는 것이 종교 본연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그 임무에 따를 때만 종교가 꾸준히 일정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본다. 아울러 그는 현실적인 답도 내놨다. “현재 한국 종교들 앞에는 여러 가지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오랫동안 배제됐던 성(性)적 소수자 문제, 여성 성직자의 권한 설정, 또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문제가 그것입니다. 한국의 종교들은 미래 가치를 고민하고 이들을 적절히 감싸안을 방안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생명존중’ 천주교 16개 교구가 뭉친다

    마더 테레사(1910~1997) 수녀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한 1985년의 일이다. 판문점을 찾은 테레사 수녀에게 곁에 있던 한 한국인 신부가 말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통일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때 테레사 수녀의 답은 이랬다. “한국은 낙태가 너무 많습니다. 부모 자식도 하나 되기 힘든데, 어떻게 남남이 하나 되길 바라겠습니까.” 새달 9~11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열리는 ‘2010 전국 생명대회’는 이런 가슴아픈 질책을 기억하는 한국 천주교가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을 외치며 범천주교 차원에서 기획한 행사다.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태아보호·장기기증, 제가 하겠습니다’를 주제로 한 이 행사는 천주교 내부는 물론 우리 사회의 ‘생명 감수성’을 높이는 운동을 전개한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공동주최하며, 성직자 및 신자들 1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회는 천주교 16개 교구 생명운동 관계자들이 모이는 생명포럼, 청년들이 참여하는 청년생명캠프, 전국 성당 신자들이 참여하는 생명다짐의 날 행사 등으로 구분된다. 마지막날인 11일 오후에는 정진석 추기경과 주교들의 공동 집전으로 ‘생명수호 파견미사’도 봉헌된다.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총무 송열섭 신부는 29일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는 사랑이 없는 사회와 마찬가지”라면서 “대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고자 한다.”고 대회 취지를 설명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왜 종교비판서라고 찍혔나

    [고전 톡톡 다시 읽기] 왜 종교비판서라고 찍혔나

    “원숭이의 후손이라고! 오, 맙소사! 우리 모두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시다. 만약 사실이라면 그것이 널리 알려지지 않도록 기도합시다.” 이것은 ‘종의 기원’ 출간 후 우스터(Worcester) 주교의 부인이 토했다는 탄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열렬한 완고함, 사실이라면 널리 알려지지 않도록 기도하자는 노예 근성 등이 너무나도 잘 담겨 있다. 게다가 공동 조상의 후손일 원숭이와 인간을, 조상-후손 관계로 착각하는 유치한 오류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그래서인지 이 문구는 오늘날까지도 창조론자들을 조롱하고 풍자하는 데 널리 애용되어 왔다. 한데 어떨까? 만일 다윈이 ‘종의 기원’을 통해 비판한 게 기독교가 아니라면, 또한 늙고 완고한 성직자와 신학자들을 비판한 게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종의 기원’을 통독해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이 책은 과학과 과학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서다. 협소한 종교 비판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다윈 하면 종교 비판가요, 열렬한 과학 옹호자를 연상하게 될까? 그 해답은 (과학자들을 비롯한) 근대인들이 다윈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종교(기독교) 비판가로 협소화시켜왔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근대인들은 진화론을 여기저기 손봐서 기존의 과학 체계 안으로 포섭하였다. 다윈이 엄연히 자연선택설이라 명명한 것을 적자생존설 혹은 자연도태설로 바꿔버린 것, 생존을 위한 분투를 생존경쟁으로 협소화시킨 것 등이 그 명백한 증거다. 우리는 지난 150년간, 과학의 신학적 태도를 온존시키기 위해, 종교를 주적으로 만들어온 것이다. 예컨대 현대 천문학의 대표 주자인 ‘빅뱅 이론’을 보라. 태초에 있었다는 ‘말씀’ 대신 엄숙하게 들어앉아 있는 ‘물질’이 보이는가! 니체가 갈파한 대로 신만 몰아내고 신의 자리는 그대로 남겨져 있는 형국. 이리하여 갈릴레오와 뉴턴 이래의 물리학과 천문학은 진화론 혁명의 칼날을 피해 지금껏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 [부고] 천주교 원로 조순창 신부 선종

    천주교 원로사제 조순창 신부가 15일 오후 위암으로 선종했다. 77세. 1933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난 조 신부는 1959년 사제품을 받은 후 해군 군종신부와 명동성당 보좌신부를 거쳐 주로 서울·경기 지역 본당의 일선 주임 신부로 사목했다. 조 신부는 2008년 사제수품 50주년(금경축)을 한 해 앞두고 펴낸 책 ‘사랑-언제 꺾어 가셔도 좋을 꽃으로 피어나고져’에서 “하느님, 저를 이토록 늙게 하셔서, 지은 죄를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라고 고백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빈소는 명동성당 내 지하성당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17일 오전 10시 정진석 추기경과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다. 장지는 서울대교구 용인공원 묘지 내 성직자 묘역. (02)727-2444.
  • [열린세상] 4대강 사업의 해법/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열린세상] 4대강 사업의 해법/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4대강 사업’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6·2 지방선거의 쟁점은 단연 4대강 사업이다. 환경단체와 종교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일에는 법원이 4대 강 사업 취소 소송과 관련하여 현장검증을 벌였다. 4대강 사업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찬성, 반대. 이 두 가지 외에는 전혀 선택의 여지가 없는가. 환경단체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대 종단의 성직자가 연대하여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이유는 ‘생명과 환경’의 보호다. 원칙적으로는 옳다. 감히 누가 소중한 생명을 짓밟는 일에 찬성한다 하겠는가.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토목사업은 인류의 복지를 위해 어느 정도 자연을 변형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오두막을 하나 지을 때도 그 자리에 있는 자연 상태를 변형시키지 않고 세우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4대강을 개발할 때 지나친 자연 훼손을 줄이면서 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할 수 있으리라.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결국, 4대강은 유죄와 무죄를 확실히 말하는 법원으로 가는 신세가 됐다. 모든 문제를 꼭 법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으로 그 사업의 실행과 절차상에 하자가 있는지는 따지고 볼 일이다. 그런데 법원의 한강 잠실수중보 현장 검증에서 국민소송단과 국토해양부는 같은 사실에 다른 해석과 결론을 내렸다. 국민소송단은 보가 설치되면 하류 부분의 수질이 나빠지고 홍수의 위험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토해양부는 수량이 많아져 수질이 좋아지며 홍수 증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서식지 마련에도 주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논쟁을 해결하려면 관련 정보를 공정하고도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 절대적으로 좋거나 완전히 나쁜 것은 드물다. 환경과의 조화를 꾀하면서도 경제적 부(富)를 창출하고자 벌이는 ‘4대강 살리기’도 그렇다. 4대강 사업을 하는 것이 막연히 좋을 것이라거나 나쁠 것이라고 추측하거나 짐작하지 말고 구체적이고도 명백한 사실을 말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국책사업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일인 만큼 국민의 관심과 참여는 권리이자 의무다. 4대강 개발이 지나치게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 사실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정부든 언론이든 환경단체든 종교단체든 국민 그 누구든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강을 정비하는 일이 우리나라의 재해예방과 경제와 복지를 분명히 향상시키는 점이 있다면 이 역시 확실히 알려져야 한다. 정부는 당당하게 정책을 추진하라. 4대강 사업으로 자연과 경제를 더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라. 만약 사업 추진 과정에서 경제적 불이익과 심각한 환경훼손이 명백히 보인다면 당연히 바로잡아야 한다. 찬반논쟁보다는 4대강 사업의 올바른 추진에 힘써야 한다. 4대강 사업 자체를 전면 부정하거나 무조건 찬성하는 극단론보다는 4대강 사업의 득실(得失)을 명확히 하고 과연 어떻게 해야 좋을지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자. 찬반 논쟁으로 힘을 소모하기보다는 합의와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 환경이 지나치게 훼손된다면 그 방지책을 말해야 할 것이며,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더 나은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추상적이고 막연하고 편협한 주장으로 자기 이익만을 내세울 것인가. 정치·경제·종교·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요즈음, 자신의 작은 이익을 버리고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중시하여 어느 정도 희생할 마음가짐이 있는지 되물어 보라. 나의 이익에는 반하지만 전체의 이익에는 도움이 된다면 남을 포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진다. 정부는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국민과 경제와 환경을 모두 살리는 미래지향적 국책사업이 되길 기대해 본다.
  • ‘지동설’ 코페르니쿠스 두번째 장례식

    ‘지동설’ 코페르니쿠스 두번째 장례식

    지동설을 주창한 16세기 폴란드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 유해가 22일(현지시간) 폴란드 동북부 프롬보르크 대성당에 사망한 지 5세기 만에 최고의 예우를 갖춰 ‘영웅’으로 재안장됐다. 대성당 측은 코페르니쿠스의 사망 467주기 다음날이자 대성당 창립 750주년인 이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탄압에 대한 유감도 표시했다. 또 폴란드 국민들은 코페르니쿠스를 국민영웅으로 칭송하는 추모행사를 갖기도 했다. 새로 세워진 검은 화강암의 묘비에는 지동설을 표시하는 태양계의 도형을 새겨 넣었다 천문학자·수학자이며 가톨릭 성직자였던 코페르니쿠스는 1543년 재산관리인으로 일하던 대성당의 지하묘지에 아무런 표식도 없이 묻혔다. 이후 폴란드와 스웨덴 공동연구진은 2005년 묘지에서 발굴한 부러진 코와 왼쪽 눈 위 흉터, 치아를 비롯해 코페르니쿠스가 사용한 책에서 나온 두 올의 머리카락 등의 DNA검사를 통해 유해를 확인했다. 또 생전에 그려진 초상화와도 대조했다. 요제프 지친스키 루블린 대주교는 재매장 예식을 집전하는 강론에서 “가톨릭 수호자라고 지칭한 이들이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규탄하면서 취한 지나친 조치”에 대해 비판했다. 바티칸 교황청은 지동설의 논리를 담은 코페르니쿠스의 저서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가 출간된 지 반세기도 더 지난 1616년 배교적 저술로 규정, 금서목록으로 지정했다가 1835년에 들어서야 삭제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암브로시오스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한국인 높은 자살률 큰 죄”

    암브로시오스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한국인 높은 자살률 큰 죄”

    “정교회의 풍부한 영성과 가르침을 한국 교회에 올바르게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 정교회가 올해로 한국 선교 110주년을 맞는다. 각종 기념 행사를 앞두고 지난 17일 서울 아현동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59) 대주교는 “정교회를 신종 교회나 이단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교회는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교회”라면서 “한국에 정교회를 바르게 알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교회는 1900년 러시아의 한 선교사가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곧 이어 러·일 전쟁이 터지고 일본의 식민지배가 계속되면서 맥이 끊겼다. 이후 미미한 교세를 이어오다 1975년 소티리오스 대주교가 한국에 들어온 뒤 조직화됐다. 지금은 3000~4000명의 신자와 7명의 한국인 사제를 두고 있다. 그리스에서 태어난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2대 교구장으로 2008년 착좌했다. 소티리오스 대주교와의 인연으로 1998년 한국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10여년 한국생활을 해온 그는 “한국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이라면서 “사람들이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의 소중함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교회는 가톨릭과 마찬가지로 신앙을 지키기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살을 종교적인 ‘죄’로 규정한다. 110주년 기념행사도 이 문제를 다룬다. 오는 29일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친구인가, 적인가? 죽음의 신비에 대한 정교회의 신학’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 여러 나라 정교회 연구자들이 발제자로 나서며 천주교, 유교 등 다른 종교 연구자들이 토론자로 참가한다. 각국 성직자들이 참석하는 성찬 예배와 그리스 비잔틴 성가대 공연 등도 110주년 기념행사로 준비 중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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