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성직자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 조계사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 변호인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 형사처벌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 숙명여대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59
  • 1600년 금녀 깨나… 교황, 여성 부제 검토위 설립

    프란치스코 교황이 1600년간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가톨릭 성직 중 부제직을 여성에게 허용하는 문제를 다룰 위원회를 설립했다. 교황청은 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치열한 기도와 충분한 숙고 끝에 여성 부제직 검토 위원회를 발족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남성 성직자 7명, 수녀 2명, 여성 신학 교수 4명 등 총 13명을 위원으로 임명했으며 그중 바티칸 신앙교리성 장관인 루이스 프란치스코 라다리아 페레르 대주교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다만 위원회의 첫 회의 소집일과 활동 기간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교, 사제에 이어 가톨릭 성직 중 가장 낮은 품계인 부제는 미사와 고해성사를 집전할 수 없지만 세례·혼인·장례 예식의 주례, 강론, 교구·교회 행정 보조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검토위 위원으로 들어간 필리스 자가노 미국 호프스트라대학 교수는 “가톨릭에서 여성은 성직자가 될 수 없기에 교회 내 주요 직책에서 배제된다”며 “여성에게 부제를 서품해 성직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이 여성 부제를 허용한다면 전 세계를 뒤바꿀 만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 교회 초기인 기원후 5세기쯤까지만 해도 여성 부제의 존재가 기록에 등장하지만 이후 여성의 부제 서품은 금지됐다. 독일의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과거 여성에게 부제를 허용하려는 시도가 모두 좌절된 사실을 언급하며 “이 문제로 교회가 양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임스 브레츠케 보스턴대 교수는 “여성 부제가 허용된다면 여성이 사제에 절대 서품될 수 없다는 주장은 약화될 것”이라며 여성 부제 허용 논의가 사제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가톨릭교의 오래된 금기를 깨는 파격 행보를 보여 왔다. 교황은 교회에서 여성이 더욱 많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해 부활절 직전 성목요일에 열린 세족식에 관행을 깨고 여성을 참여시킨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가톨릭에서 죄인으로 간주되는 낙태한 여성을 사면하는 권한을 한시적으로 사제에게 허용했으며 이혼자와 성소수자를 교회가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IS 종교전쟁 선동 맞서… 유럽 가톨릭-이슬람 ‘화합의 손’ 잡았다

    IS 종교전쟁 선동 맞서… 유럽 가톨릭-이슬람 ‘화합의 손’ 잡았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종교 간 대립을 유도하고 테러 전선을 확대하려는 상황에서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각지에서 가톨릭과 이슬람 교계가 합동 미사와 추모식을 거행했다. 84세의 성당 신부까지 살해하는 등 극단으로 치닫는 IS의 테러가 자칫 유럽 내 무슬림을 고립시킬 조짐을 보이자 두 종교가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 화합과 관용의 정신을 과시한 셈이다. 프랑스 루앙 대성당에는 31일(현지시간) 가톨릭 신자 2000여명과 무슬림 100여명이 지난달 26일 IS추종자에게 살해당한 자크 아멜 신부를 추모하는 미사에 함께 참여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사를 집전한 도미니크 레브런 루앙 대주교는 무슬림에게 “여러분의 미사 참가는 신의 이름으로 죽음과 폭력을 거부한다는 것을 확인해줬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프랑스 북부 도시 랭스의 생레쥐 성당에서는 무슬림 30명이 티셔츠를 맞춰 입고 미사에 참석했다. 티셔츠에는 “테러리즘은 종교나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써 있었다. 같은 날 독일 뮌헨 성모교회에서 열린 이란계 독일인 총기 난사 희생자 추모식에도 기독교 신자뿐 아니라 무슬림과 유대교도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리하르트 막스 추기경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참석한 이날 추모식에서 “불신과 공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뮌헨의 이슬람 지도자 다리 하제르는 “2주 동안 잇따라 테러를 당한 독일이 증오와 폭력의 악순환 속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화답했다.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이슬람연맹의 압둘라 코졸리노 사무총장은 나폴리 생제나로 성당에서 강론을 했고 로마 성모마리아 성당에서는 3명의 이슬람 성직자(이맘)가 앞줄에 앉아 미사에 참여했다. 무슬림들의 가톨릭 미사 참석은 프랑스무슬림평의회(CFCM)를 비롯한 유럽 각국 이슬람 단체들이 연대와 애도의 의미로 미사 참석을 제안해 성사된 것이다. 이는 가톨릭교계와 유럽 정치지도자들이 이슬람과 테러를 구분하고 포용하려는 화합의 손을 먼저 내밀었기에 가능했다. 아멜 신부가 살해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7일 “이는 종교 간 전쟁이 아니다”고 이슬람과 테러를 연계시키는 것을 경계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슬람을 폭력과 동일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테러 뒤에는 돈의 우상화와 사회 불평등이 자리잡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이슬람의 폭력에 대해 말하려면 가톨릭의 폭력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IS는 테러를 부추기며 끊임없이 종교 갈등에 불을 지피려 시도했다. IS는 온라인으로 유포한 영문 선전잡지 표지에 한 조직원이 교회 지붕에서 십자가를 떼어버리는 사진을 게재하며 “서방에 숨은 전사들은 지체 없이 기독교인을 공격하라”고 촉구했다. IS는 교황도 테러의 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롬바르드주 보바르노 사원의 이맘 아흐메드 엘 발라지는 AP에 “테러범은 이슬람을 모욕하고 있으며 그들은 무슬림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英총리 남편은 1600兆 굴리는 금융사 중역

    英총리 남편은 1600兆 굴리는 금융사 중역

    마거릿 대처(1925~2013) 이후 26년 만에 영국의 여성 총리가 된 테리사 메이(59)의 배우자인 필립 메이(왼쪽·58)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필립은 대처의 남편 데니스 대처(1915~2003)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냈지만 아내가 영국 총리가 된 이상 조명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데일리익스프레스 등은 13일(현지시간) 총리로 취임한 메이가 1997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로 화려한 커리어를 밟아 나간 반면, 남편 필립은 성공한 금융인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피하며 살아온 점이 대처 부부와 닮았다고 소개했다. 사업가 출신인 데니스가 아내의 정치 입문 뒤 사업 확장을 포기하고 가정을 돌봤듯 필립 역시 아내가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걸 보며 그를 외조하는 데 주력했다. 필립은 프루덴셜 포트폴리오 매니저스, 도이체 자산운용 등에서 근무했고 2005년부터는 미국계 금융사인 ‘캐피털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캐피털 그룹은 1조 4000억 달러(약 160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메이 부부는 옥스퍼드대에 재학 중이던 1976년 처음 만났다. 당시 이 대학에서 유학하던 베나지르 부토(1953~2007·여) 전 파키스탄 총리가 사교파티 자리에서 두 사람을 맺어 줬다.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1980년 9월 성공회 성직자인 메이의 아버지 허버트 브레이저가 있는 옥스퍼드셔 휘틀리 교회에서 결혼했다. 메이 부부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메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뜻하지 않게 아이를 갖지 못하게 돼 안타깝지만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담담히 밝히기도 했다. 다만 메이는 남편이 금융계의 거물인 만큼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모든 경제정책에서 남편과의 관련성 여부를 의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세종의 적솔력(박현모 지음, 흐름출판 펴냄) 세종실록을 10여 차례 통독하고 세종에 관한 시민강좌를 운영해 온 박현모 여주대 교수가 썼다. 적솔력(迪率力)은 세종실록에 나오는 ‘성심적솔’(誠心迪率)에서 나온 용어로 “지도자가 앞장서서 끌어가고 솔선수범함”을 뜻한다. 저자는 적솔력을 ‘리더십’을 대체할 단어로 제안한다. 이외에 한 발 앞서 주도하라는 ‘선발제인’(先發制人), 임금도 또 한 명의 곽씨로 선을 행해야 한다는 ‘군역곽씨’(君亦郭氏)를 세종 통치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다. 저자는 세종을 “항상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인문학적 태도를 지녔던 인물로, 인문 고전을 적극 활용하고 고급 정보와 문자권력을 백성과 공유해 삶의 수준을 높였다”고 평가한다. 284쪽. 1만 6000원. 왜 상인이 지배하는가(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 지음, 이유영 옮김, 원더박스 펴냄) 영국 옥스퍼드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류 역사를 상인·현인·군인의 세 집단이 서로 대립 또는 협력하고 노동자 집단을 억누르거나 구슬리는 과정에서 권력을 행사했다고 본다. 저자는 이런 집단 구분을 ‘카스트’로 정의한다. 근대 이전까지 지배적 카스트로 군림한 군인은 영웅적 전사이자 가부장적 아버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 현인은 직업으로 따지면 성직자·공직자 격으로 특정 이데올로기를 수호하거나 지배질서를 개혁하는 역할을 한다. 상인 집단의 성격은 오늘날 시대정신에 가장 가깝다. 자본주의가 극단화한 오늘날 상인 집단이 세계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분석한다. 500쪽. 1만 9800원. 그림동화 남자 심리읽기(오이겐 드레버만 지음, 김태희 옮김, 교양인 펴냄) 독일의 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그림 형제의 동화 중 ‘헨젤과 그레텔’, ‘두 형제’, ‘수정 구슬’, ‘북 치는 소년’ 등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을 심리학으로 분석했다. 이 동화들의 이야기 구조를 단순화하면 남자 주인공이 시련을 넘어 행복을 찾는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는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된 인격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그림 동화인 ‘두 형제’, ‘수정 구슬’에서는 남자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한 공주를 살리기 위해 각각 용, 야생 들소와 싸운다. 저자는 용과 야생 들소를 내면의 독립을 가로막는 주인공의 아버지로 설명한다. 712쪽. 2만 8000원. 1만 시간의 재발견(안델스 에릭슨·로버트 풀 지음, 강혜정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그동안 우리는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그 분야에 ‘1만 시간’은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저 오랫동안 열심히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틀렸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처음 주장한 저자는 ‘노력은 왜 우리를 배신하는가’라는 과감한 질문과 함께 책을 써 내려간다. 저자는 ‘1만 시간의 법칙’의 핵심은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얼마나 올바른 방법’인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즉, 1만 시간의 핵심은 ‘무턱대고 열심히 하기’가 아닌 ‘다르게 열심히 하기’라고 말이다. 산을 오르는 최선의 길은 ‘의식적인 연습’이고,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독자를 이끌고 있다. 416쪽. 1만 6000원. 여덟 번의 위기(원톄쥔 지음, 김진공 옮김, 돌베개 펴냄) 현재 10퍼센트를 넘나들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멈추어 섰고, 그 추동력도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이 책은 현대 중국이 경험한 8차례의 위기를 설명하며 아홉 번째 위기가 ‘여덟 번의 위기’와 다르다고 본다. 중국의 경제가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와 긴밀하게 연동된 국면에서 중국의 위기가 곧 글로벌 위기이자, 중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한국에는 거대한 쓰나미 같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1949~2009년의 중국이 겪은 위기를 다루고 있지만, 글로벌 산업화와 금융화의 체제 속에서 중국발 경제 위기가 앞으로 도래할 세계의 위기라는 경고로 읽혀진다. 428쪽. 1만 9500원.
  • 폴란드서 발굴된 한 많은 ‘뱀파이어 유골’ 일반 전시

    폴란드서 발굴된 한 많은 ‘뱀파이어 유골’ 일반 전시

    지난 2014년 5월 폴란드 북서부에 위치한 카미안 포모르스키 마을 공동묘지에서 특이한 모습의 유골이 발견돼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당시 학계와 언론에서 이 유골에 붙인 별칭은 각종 문화작품과 영화의 단골소재인 '뱀파이어'. 최근 유럽언론들은 2년 전 발굴된 뱀파이어 유골이 지역 내 카메인 박물관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2년 전 우연히 발굴된 이 유골은 16세기에 매장된 것으로 물론 진짜 전설 속 뱀파이어일 가능성은 없다. 학계에서 이 유골에 뱀파이어라는 으스스한 타이틀을 붙인 이유는 독특한 매장방식 때문이다. 이 유골의 입에는 커다란 돌이, 정강이와 대퇴골 부위에는 날카로운 철못이 박혀있었다. 그렇다면 왜 당시 주민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시체를 매장한 것일까? 13~17세기 사이 지금의 폴란드를 비롯 불가리아 등지의 주민들은 뱀파이어로 여겨진 인물을 특이한 방식으로 매장했다. 심장 부위에 금속 재질에 말뚝을 박거나 이번 폴란드 사례처럼 신체 부위를 고정해 파묻는 것이다. 이는 뱀파이어가 다시 무덤에서 부활할 수 없도록 한다는 의미로 자신들과 후손들을 지키기 위해 대대로 내려오는 풍습이다.    곧 폴란드의 뱀파이어 유골은 사후에 부활해서 흡혈하는 것을 막고 다시 무덤에서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봉인의식인 셈이다. 한 가지 의문은 더 있다. 과연 어떤 사람이 뱀파이어로 지목돼 죽어서도 편히 안식이 들지 못했냐는 것이다. 고고학자와 역사가 들은 이에 대해 여러 추론을 내놓고 있다. 첫 번째로 뱀파이어로 여겨져 묻힌 이들은 대부분 지식인, 귀족, 성직자등 특권층으로 치열한 권력 암투에 밀린 희생양이라는 주장. 두 번째는 해당 시기 유럽은 흑사병 공포가 만연했는데 일부 특권층을 뱀파이어로 몰고 병균의 원인으로 지목해 살해하는 방식으로 민중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다. 종합해보면, 과거 실존했던 뱀파이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무시무시한 흡혈귀가 아닌 역사적 흐름에서 불가피하게 희생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6월 민주항쟁’이 반란?···전두환, 민주항쟁 진압 軍 투입 검토했다

    ‘6월 민주항쟁’이 반란?···전두환, 민주항쟁 진압 軍 투입 검토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 동원을 검토했던 사실이 미국 정부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29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6·29 민주화 선언 닷새 전인 1987년 6월 24일 전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개스틴 시거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나 “공공안전이 완전히 사라지고 무정부 상태가 발생할 경우 정부는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무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내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거론하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국가를 파괴하려는 반란세력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6·29 민주화 선언은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노태우 민주정의당(민정당) 대표위원이 당시 국민들의 반독재,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여 발표한 시국 수습을 위한 특별선언이다. 전 전 대통령은 시거 차관보에게 군대 동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공공안전의 완전한 소멸’, ‘무정부 상태’, ‘내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 등 표현을 사용했다. 만약 전두환 정권이 6월 민주항쟁에 나선 국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했다면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초월하는 유혈참극이 벌어질 수도 있었으나 정권 내부의 이견 등으로 최악의 비극을 피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은 국민일보가 입수한 ‘시거 차관보와 전두환 대통령의 회동’이라는 제목의 미 정부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회동에 배석했던 제임스 릴리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전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국무부에 보고했던 문서다. ‘6월 민주항쟁’ 당시 군대 동원과 관련한 전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서에서 전 전 대통령은 반정부 세력에 대해 강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1987년 6월 23일 방한했던 시거 차관보는 다음날인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전 전 대통령을 90분 동안 만났다. 6월 민주항쟁으로 벼랑에 몰렸던 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등 야당 총재들과 연쇄회담을 갖고 시국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전 대통령은 시거 차관보에게 경제 같은 이슈들에 대해 매우 잘 대처해 왔기 때문에 반대세력이 개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이어 “87년을 격동의 해라고 판단했지만 최근 몇 주간 폭력은 예상보다 심했다”고 토로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미국은 한국정부를 지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손 쓸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 정부에 위험 부담이 크다”고 미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또 그는 김영삼 총재와의 회담 내용을 시거 차관보에게 설명하며 “김 총재가 민주화에 대한 개념정의 없이 민주화만 계속 요구했다”고 비꼬았다. 전 전 대통령은 시거 차관보 앞에서 자신의 업적을 과대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전임 대통령들이 영구집권하려고 노력했으나 나는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된 이후 날짜를 정해 퇴임하는 첫 대통령”이라고 자화자찬한 뒤 “법이 정한 임기를 지키려고 하자 반대세력이 ‘레임덕’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반(反)정부 세력을 정치인, 공산주의자, 성직자 등 세 가지 그룹으로 분류했다. 특히 “미국의 성직자들은 낙태를 반대하지만 한국 교회에 있는 반정부 성직자들은 정부 전복을 이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난장판 영국 맡을 선장 ‘제2의 대처’ 메이 뜬다

    난장판 영국 맡을 선장 ‘제2의 대처’ 메이 뜬다

    브렉시트파 “이민 못 막아” 속속 발뺌 “재투표” “EU와 타협” 목소리 커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되자 그간 장밋빛 공약으로 유권자들을 홀려 온 브렉시트 진영이 속속 말을 바꿔 논란이 되고 있다. 브렉시트 진영이 헬스케어와 이민, 경제 등 세 가지 분야에서 거짓 공약을 내걸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비판했다. 탈퇴 지지자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이 매주 EU에 내는 분담금 3억 5000만 유로(약 4500억원) 전액을 국가의료제도(NHS) 재원으로 돌리겠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3억 5000만 유로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미 각종 복지 혜택으로 되돌아오고 있어 지킬 수 없는 약속으로 확인됐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또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이민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EU 탈퇴 진영의 나이절 에번스 보수당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부가 이민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만 공약했지 이민자를 줄이겠다고 말하진 않았다”고 발뺌했다. CNN은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 지지자들에게 사기당한 것과 같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을 후회하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기디언 래크먼은 “브렉시트가 실제 벌어지면 영국과 EU 모두에 큰 피해인 만큼 양측이 (적절한 선에서) 타협할 것”이라면서 “재투표가 그 방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는 덴마크와 아일랜드가 EU 가입 국민투표 부결 이후 재협상에서 일부 양보를 얻어내 EU에 가입한 사례를 소개하며 “EU가 영국에 이민 문제만 양보하면 EU 잔류파들이 재투표를 발의해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라미 하원의원도 가디언 기고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권고적인 것일 뿐 법적 구속력은 없다”면서 “의회가 자체 권한으로 재투표를 의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하면서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월 2일까지 선출될 새 내각의 총리 후보로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과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선 브렉시트 진영을 이끈 존슨 전 시장이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해 메이 장관을 ‘보리스 대항마’로 내세울 것 같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영국 남부 이스본에서 성공회 성직자의 딸로 태어난 메이 장관은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금융 컨설턴트로 자리를 옮겨 일하다 런던 기초의원을 지냈고, 1997년 런던 서부 버크셔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2010년 내무장관에 기용된 뒤 지금까지 일하고 있어 지난 100년간 최장 내무장관직 재임 기록도 갖고 있다. 이민·치안 등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 대처 전 총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늘은 나, 내일은 너’… 대구 성모당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오늘은 나, 내일은 너’… 대구 성모당

    “오늘은 나, 내일은 너”(Hodie mihi, Cras tibi)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 올 것이며, 늘 삶 속에 공존한다라는 강렬한 메시지가 도심 한 가운데에 있다. 대구(大邱)의 중심 반월당 네거리 바로 옆, 남산동 천주교 사제 묘역 입구에 새겨진 라틴어 구절이 바로 그것이다. 이 곳에는 1911년 이래 지금까지 선종하신 70여명의 성직자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또한 묘역 주변에는, 흔히들 베일에 싸인 천주교 성지(聖地)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성모당과 성 유스티노 신학교 기념관, 그리고 다양한 대구교구의 여러 부속 건물들이 있다. 이 곳에는 1910년대 이래 근대 건축물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외부로는 단지 ‘천주교 성지’로만 알려져 일반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다. 그러하기에 지금까지 도심의 번잡함을 떨쳐 낸 채 조용한 명상과 치유의 공간으로 남아 있게 된 귀한 장소이다. ● ‘주여, 이 병을 낫게 해 주십시오!’- 치유의 기적, 성모당(聖母堂) 대구 중구 남산동은 천주교가 만들어 낸 100년의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다. 이 남산동 중심에는 대구대교구의 성 유스티노신학교, 성직자묘역, 성 김대건기념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원 등 수많은 천주교 관련 시설들이 모여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공간은 단연 ‘성모당(聖母堂)’이다. 이 곳은 수많은 병자들의 병을 낫게 해 준다는 치유와 기적의 장소로도 외부에 알려져 있어 늘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50년 가까이 대구에서 살았지만 이런 멋진 곳이 있었는지를 잘 몰랐습니다. 앞으로 가족들과 종종 올 것 같습니다."라며 성모당을 방문한 여병철(48)씨는 연신 감탄을 멈추지 못하였다. ‘성모당’은 예로부터 천주교의 성지로서 그 이름값을 든든히 하고 있지만 천주교 신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경우 낯선 장소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종교적 입장을 지니지 않은 채로 방문하여도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장소이다. 1911년 4월 8일 조선교구에서 분리 설정된 천주교 대구교구(大邱敎區)의 초대 교구장 드망즈(Demange, 안세화安世華) 주교는 모국인 프랑스 ‘루르드(Lourdes) 지역의 성모님’을 대구교구(大邱敎區) 주보(主保)로 하여 주교관, 신학교, 성당을 건립하기를 희망하였다. 만약 이 계획이 이루어진다면 프랑스 루르드 지역의 세계적인 성지인, 1858년 성모 마리아가 발현(發現)한 ‘루르드 동굴’과 똑같은 ‘동굴’을 이 곳에 만들어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겠다는 허원(許願)을 드린다. 그러던 와중 동료 선교사가 깊은 병에 걸리자, 다시금 성모 마리아에 치유기도를 하고 동료 선교사의 병이 낫자 성당 완공에 앞서 성모당 건립을 먼저 계획하고 결국 1918년 8월 15일에 완공을 한다. 이로써 프랑스의 루르드 성모 동굴과 거의 흡사한 동굴 모양의 특이한 건축물이 대구에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현재도 선명히 남아있는, 성모당 건축물 상부에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원죄없이 잉태하신 성모님과의 약속대로)'라는 글을 새겨 놓아 약속을 지켰음을 알리고 있다. ‘성모당’은 지금도 수많은 방문객들의 안식처와 사유의 공간으로 늘 인적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더구나 이 곳은 질병에 대한 치유의 성지라는 명성이 높아 병마에 시달리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안식의 공간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흔적을 - 성 유스티노 신학교 기념관 성모당 바로 앞에는 드넓은 잔디운동장을 앞에 두고 있는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있다. 바로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성소(聖召)인 성 유스티노 신학교 기념관이다. 앞서 성모당을 만든 대구교구(大邱敎區)의 초대 교구장 드망즈(Demange, 안세화安世華) 주교가 사제 양성을 위해 1914년에 지은 건물이다. 이 건물은 1912년 7월 9일, 명동 성당을 만든 프와넬 신부의 계획아래 축조하여 1914년 10월 1일에 신학교로 문을 연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을 혼재하여 만든 고풍스러운 건물로서 중심부는 당시의 원형대로 남아 있다. 이 건축물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온 이유는 1946년부터 1991년까지 대건중·고등학교의 건물로 사용되어 왔기에 아직도 사람의 흔적을 듬뿍 담은 건축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게 되었다. 현재 이 건축물 내부는 기념관으로 꾸며져 있어, 1910년대 당시 건물의 원형을 그대로 관람객들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내부에는 나무 바닥 그대로의 당시 설교단이 있다. 언제가는 내려 앉아 다가올 신(神)의 은총을 기다리던, 젊은 수사의 손길 가득했던 오래된 설교단은 보는 이로 하여금 100년의 시간을 훌쩍 넘는 경험을 하게 한다. 또한 이 곳에서 풍금, 서신, 책상 등을 통해 당시 1910년대 시대의 의미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가 있다. 더불어 성 유스티노 신학교 학생이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흔적도 남아 있어 천주교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곳이기도하다. 또한 신학교 주변에는 사제묘역과 더불어 샬트르 수녀원, 김대건 신부 기념관 등 수많은 천주교 관련 근대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어 종교를 넘어선 휴식의 공간을 대구 도심 한 가운데서 찾을 수 있다. <사진 6.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원 코미넷관. 1927년 건립 당시의 원형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재단법인 천주교 대구 성바오로수녀회 소속으로 일제시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역사가 이어져 왔다.> <성모당에 대한 여행 10문답> -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여행지라는 명칭보다는 성지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도심에 위치한, 원형 그대로 보존된 흔하지 않은 천주교 관련 사적지이다. 하지만, 종교를 넘어 누구에게나 의미있는 공간은 분명하다. 혼자 방문한다면 이 곳의 의미는 더 커질 듯. 진정 강추한다! 2. 교통편은 어때요? -성모당의 주소는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 225-1이다. 버스 : 남산초등학교 - 651, 609, 836, 300, 402, 808 남문시장 - 503, 649, 106, 414-1, 805, 405, 704, 410-1, 202, 706, 349, 650, 518, 420 지하철 : 1호선 반월당역 or 명덕역 하차 성모당 옆 / 2호선 : 신남역 하차 성모당 옆 3.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요 ? -일반적인 대도시 주거지 가운데 있는 곳이서 편의시설은 무난하다. 다만, 주차를 하려면 대구대교구청의 주차장에 세워야하기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4.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어떻게 이 장소가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그것도 100년동안. 5. 대구 근대골목투어 운영진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 공간이 단지 제 5코스 길 남산 100년 향수길 안에만 가두지 않길 바란다. 분명 대구근대골목투어 전체를 통틀어 가장 경쟁력있는 명소다. 이 곳을 기점으로 하여 관덕정, 제일교회, 계산성당, 진골목, 서문시장, 달성공원. 북성로, 동성로, 김광석 골목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외지인들에게는 가장 설득력있는 코스다. 근대골목투어의 시작과 끝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반월당 네거리 건너편 길을 건너야 된다는 것은 투어 코스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 5코스이다보니 외면받는 경향이 있는 듯 해서 너무 안타깝다. 6. 홈페이지 주소 및 도움되는 사이트 주소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http://www.daegu-archdiocese.or.kr/ - 대구근대골목투어 공식 홈페이지 http://gu.jung.daegu.kr/new/culture/pages/main/ 대구 투어를 하기 전에 이 사이트 주소는 반드시 기억해서 이용하면 좋다. 7. 먹거리 정보와 식당 정보는? -전통적으로 대구 남산동 주변이 먹거리 천국이다. 동네 골목 골목 세월의 내공이 묻어 나는 식당들이 많아서 먹거리 투어로도 손색이 없다. 근대골목투어를 왔다면 남산동이나 남문시장 주변에 가성비 최강의 식당들이 많다. -대구 맛집 정보는 http://blog.naver.com/cyberokuk 를 참조.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나요? -너무 많다. 우선 대구 근대 골목 투어는 총 5가지 섹션으로 열려 있다. 경상감영달성길, 근대문화골목, 패션한방길, 삼덕봉산문화길, 남산100년향수길이 그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대구근대골목투어 공식 홈페이지 http://gu.jung.daegu.kr/new/culture/pages/main/ 에서 찾아보자. 9. 이 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장소는? -단연 사제 묘역이다. 삶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대구대교구의 성모당과 성 유스티노 성당, 사제 묘역은 여행지가 아니라 천주교 성지이다. 이에 걸맞은 옷차림과 예의는 갖추어야 한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길섶에서] 밥값/최광숙 논설위원

    한 성직자는 주례사에서 ‘밥값’을 강조한다고 한다. 신랑은 남편의 도리, 신부는 아내의 도리를 다하면 잘살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유명 인사들의 주저리주저리 ‘행복’을 강조하는 지루한 주례사보다 간결하면서도 살아가면서 꼭 새겨야 할 얘기이지 싶다. 하지만 이런 ‘밥값’ 말고 진짜 밥을 먹고 내야 하는 ‘밥값’ 얘기가 요즘 심심찮게 들린다. 생계형 범죄들이 많다는데 다 따지고 보면 밥값이 없어서다. 정태연 중앙대 교수는 한국인의 밥값 지불 유형을 각자 내기, 회비, 상사(선배), 경제력, 번갈아 내기, 자발적 등 6가지 유형으로 정리한 적이 있다. 가만히 유형을 살펴보면 예전에는 누군가 한 명이 ‘총대’를 메고 밥값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세상 인심이 그랬다. 그런데 팍팍한 살림살이 때문인지 이제는 여러 명이 밥을 먹어도 계산은 각자 하는 ‘더치페이’가 많아졌다고 한다. 1000원을 보시함에 넣고 건강식 절밥을 먹을 수 있는 서울 강남 봉은사의 점심도 어찌 보면 더치페이다. 선배의 번개로 어제 점심을 맛나게 했다. 그 선배, 옆 테이블의 후배들 밥값도 흔쾌히 냈다. 요즘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그의 따뜻한 성품은 어디서든 드러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동방 정교회, 그리스서 1000년 만의 시노드(주교대의원대회) 열려

    동방 정교회, 그리스서 1000년 만의 시노드(주교대의원대회) 열려

    동방 정교회 각 분파 수장들이 1000년 만에 머리를 맞대고 통합을 타진한다. 다만 정교회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불참으로 역사적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전 세계 동방 정교회는 오는 19일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의 막을 올린다. 동방 정교회가 시노드를 개최하는 것은 1054년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로 갈라진 교회 대분열 이후 약 1000년 만이다.  1주일 간 이어지는 이번 만남은 동방 정교회 14개 분파 수장이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동해 동방 정교회의 역할과 내부 통합, 다른 종교와의 관계 등 교회 현안을 논의하는 시노드를 열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정교회가 최근 “동방 정교회 내 각 교회들 사이의 의견차가 해소된 뒤로 시노드를 연기해야 한다”며 불가리아, 조지아 정교회 등과 함께 불참을 선언했다. 정교회 통합을 명분으로 열리는 이번 시노드의 타격이 예상된다.  이번 시노드에는 카타르 성직자 임명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안티옥(현 터키 안타키아) 총대주교도 불참하고,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르비아도 옵서버 자격으로만 참석한다. 러시아 측이 내세우는 교회 내부의 이견은 대다수 동방 정교회 분파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동방 정교회 내에서 최고 영적 지도자로 인식되는 콘스탄티노플(현 터키 이스탄불) 대주교의 바르톨로뮤 1세 총대주교와 러시아 정교회를 이끄는 키릴 총대주교 간 기 싸움도 시노드 불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동방 정교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동방 정교회는 로마 가톨릭과 결별한 뒤 동유럽과 러시아 등지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현재 그리스 정교회와 러시아 정교회 등 14개의 지역별 종파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 정교회 신도 수는 전 세계 동방 정교회 신도 2억 5000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억 3000만명을 차지해 세력이 가장 크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우리는 사라지지도 겁먹지도 않을 것” 전세계 무지갯빛 추모

    “우리는 사라지지도 겁먹지도 않을 것” 전세계 무지갯빛 추모

    “따가운 시선 피했던 곳인데…” 성소수자들 피난처 공격에 충격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12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른바 게이를 포함한 레즈비언·양성애자·성전환자(LGBT) 같은 성소수자들이 충격과 경악에 휩싸였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특히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면서 성소수자의 지위가 일부 향상됐지만 여전히 차별적인 시선과 제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성소수자에게 일종의 피난처인 ‘게이 나이트클럽’을 목표로 범행을 저질러 충격은 더한 상황이다. 실제로 6월 ‘성소수자 인권의 달’을 맞아 보스턴과 워싱턴 등 미 전역에서 벌어진 기념행사 장소에는 경찰력이 증강 배치되는 등 보안이 한층 강화됐다. 참사 후 많은 게이바도 이미 보안 조치를 강화했거나 할 계획이다. 미시시피주 잭슨에서 게이바를 운영하는 제스 판돌포는 “클럽 운영자로서 이번 사건은 굉장한 공포”라며 최소한 한 명 이상의 무장경비를 두고 사람이 더 많을 경우 보안인력을 증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샌타모니카에서도 성소수자를 겨냥한 총격 기도가 경찰에 발각됨에 따라 성소수자의 불안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LGBT 인권단체 대표인 레이철 티벤은 “사람들이 차이를 두려워하는 다른 이로부터 공격 대상이 되면 그들은 춤을 추러 갈 때도, 기도하러 나갈 때도 안전하지 않다”며 “우리가 다름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는 사회에 살게 되면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직자이자 유명 게이 작가인 폴 라우센부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이트클럽은 성소수자에게 사회의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나 함께 모여서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앨라배마의 싱크탱크 남부빈곤법센터의 마크 포톡은 “미국 성소수자 중 혐오 범죄 피해자 비율은 유대인, 흑인보다 2배 높으며 무슬림보다는 4배, 히스패닉보다는 14배 높다”고 진단했다. 성소수자의 불안과 공포가 가중되고 있지만, 혐오 범죄에 맞서 성소수자에 대한 연대감을 표현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 보호의 상징인 뉴욕의 게이클럽 ‘스톤월 인’에서는 사고 발생 몇 시간 뒤 수백명의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이 희생자를 위해 기도를 올리고 꽃을 바쳤다. LGBT 지지자인 메트로폴리탄 공동체 교회의 목사 알리산 롤런드는 “우리는 사라지지도, 겁먹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랜도와 뉴욕 등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도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철야 행사가 열렸다. 미국 뉴욕 9·11 테러 현장에 세워진 원 월드트레이드 센터는 첨탑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조명으로 밝혔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13일 “연대의 의미로 에펠탑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조명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발생한 총격 테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이스라엘 텔아비브도 시청 외관을 무지갯빛 조명으로 장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왕좌의 게임’ 하이 스패로우·프란치스코 교황 닮은 외모 화제

    ‘왕좌의 게임’ 하이 스패로우·프란치스코 교황 닮은 외모 화제

    "우리 닮았나요?" 국내에서도 인기리에 방영 중인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시즌6에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하이 스패로우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닮았다는 주장이 SNS를 통해 퍼져 화제에 올랐다. 특히 9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는 하이 스패로우 역을 맡고있는 배우 조나단 프라이스의 인터뷰도 게재했다. 실제로 인터넷에 공개된 비교 사진들을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과 프라이스는 닮은 꼴 외모다. 두 사람의 외모 비교가 더욱 화제가 되는 이유는 프라이스가 맡고있는 배역인 하이 스패로우의 캐릭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하이 스패로우는 종교집단을 이끌고 있는 수장이다. 넝마같은 옷을 입고 등장하는 하이 스패로우는 독실한 성직자지만 정치적인 감각도 매우 뛰어나다. 왕족을 감옥에 가두고 능욕할 정도의 힘을 가진 그의 모습이 과거 '카노사의 굴욕'을 연상시킨다는 평. 카노사의 굴욕은 1077년 주교를 임명하는 서임권을 둘러싸고 신성로마제국 황제와 교황과의 싸움에서 교황이 승리한 사건을 말한다. 그러나 프라이스는 "솔직히 내가 교황과 닮았다고 생각치 않는다"면서도 "정말 닮았냐?"고 반문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되던 날 아들과 딸에게 '아빠가 교황이냐?'는 문자가 왔다"며 웃었다. 흥미로운 사연은 하나 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를 다루는 영화의 캐스팅 1순위이기 때문. 프라이스는 "아르헨티나의 한 영화사가 교황의 전기 영화를 제작할 예정으로 출연해주기 원하고 있지만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크게 말하거나 성관계 거부해도…파키스탄 ‘아내 처벌’ 입법 추진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아내에 대한 체벌을 허용하는 입법이 추진된다고 CNN 등 외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단순한 문화 차이를 넘어선 명백한 여성 인권 침해인 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키스탄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 보도를 보면 ‘이슬람 이념 자문위원회’는 남성에게 아내를 ‘가볍게’ 체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최근 제출했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이념 자문위원회는 법령이 이슬람 교리에 부합하는지 검토·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헌법기구다. 권위 있는 이슬람 성직자와 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법안에 따르면 아내가 남편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남편이 원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으면 남편이 아내를 때려도 된다. 특별한 종교적 사유가 없는데도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성관계 뒤 또는 월경 기간에 목욕하지 않아도 체벌할 수 있다. 아울러 히잡을 쓰지 않거나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말하고 낯선 사람과 대화해도 체벌 대상이 된다. 다만 체벌의 강도는 가벼워야 하며 강한 폭력은 금지된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무함마드 칸 시라니 의장은 법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여자를 벌할 필요가 있다면 가벼운 구타는 허용돼야 한다”면서 체벌의 강도와 관련해 “두려움을 주려면 작은 막대기가 필요하다”고 표현했다. 위원회의 법안은 권고 성격이며 의회를 통과해야 확정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슬람 국가선 마누라 때려도 된다?…파키스탄 아내 체벌 허용법 추진 논란

    이슬람 국가선 마누라 때려도 된다?…파키스탄 아내 체벌 허용법 추진 논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아내에 대한 체벌을 허용하는 입법이 추진된다고 CNN 등 외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 보도를 보면 ‘이슬람 이념 자문위원회’는 남성에게 아내를 ‘가볍게’ 체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최근 제출했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이념 자문위원회는 법령이 이슬람 교리에 부합하는지 검토·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헌법기구다. 권위 있는 이슬람 성직자와 학자들이 구성원이다.  법안에 따르면 아내가 남편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남편이 원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으면 남편이 아내를 때릴 수 있다.  특별한 종교적 사유가 없는데도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성관계 후 또는 월경 기간에 목욕하지 않는 아내도 체벌할 수 있다.  아울러 △히잡 미착용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말하기 △남편 허락 없이 타인에게 현금 제공 △낯선 사람과 대화 등도 체벌 대상이다.  다만 체벌의 강도는 가벼워야 하며 강한 폭력은 금지된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무함마드 칸 시라니 의장은 법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여자를 벌할 필요가 있다면 가벼운 구타는 허용돼야 한다”면서 체벌의 강도와 관련해 “두려움을 주려면 작은 막대기가 필요하다”고 표현했다.  법안에는 또 남편의 사전 동의 없이 피임약을 복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위원회는 최근 파키스탄 의회에서 무산된 ‘펀자브 여성 보호법’이 이슬람적이지 않다고 비판하고 그 연장선에서 아내 체벌 허용 법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위원회의 법안은 권고 성격이며 의회를 통과해야 확정된다.  한편 최근 파키스탄에서는 피임약과 피임기구 방송광고가 금지됐다.  파키스탄 전자매체 규제기구(Pemra)는 ‘순진한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부추긴다’는 여론을 들어 피임 제품 방송광고를 못 하게 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만수르 사망 탈레반, 새 최고지도자 아쿤자다 지명

    만수르 사망 탈레반, 새 최고지도자 아쿤자다 지명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15년째 내전 중인 탈레반(그림)이 최고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무하마드 만수르가 미군의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후계자를 지명했다.  25일 파키스탄 일간 ‘돈’ 인터넷판에 따르면 아프간 탈레반은 슈라(최고위원회)를 열어 만수르 체제의 부지도자 2명 가운데 한 명인 물라 하이바툴라 아쿤자다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임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아쿤자다는 이슬람 성직자로서 그동안 탈레반을 대표해 종교 규범을 발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쿤자다의 군사적 역할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만수르 아래 또다른 부지도자로 강경 군사그룹인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그대로 부지도자를 맡으며 탈레반 설립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 물라 야쿠브가 새로 부지도자로 발탁됐다. 지난해 아프간 탈레반 최고지도자에 취임한 만수르는 지난 21일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 주에서 차를 타고 가다 미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미국 국방부는 “만수르가 미국에 구체적이고 급박한 위협이 되는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사살 이유를 설명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미군이 자국 영토에서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벌인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탈레반은 25일 오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법원직원들의 출근 버스에 자폭테러를 벌여 10명을 살해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이달 초 카불에서 처형된 조직원 6명의 복수라고 밝혔다.  탈레반이 새 최고지도자를 발표한 당일 바로 자폭 테러를 벌인 것은 아쿤자다 최고지도자 아래에서도 아프간 정부와 대화에 나서기보다 테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146년 ‘남성 성직자 총장’ 벽 뚫었다

    146년 ‘남성 성직자 총장’ 벽 뚫었다

    첫 여성 평신도… “변화 실현하겠다” 미국의 대표적 가톨릭계 사립대학인 시카고 로욜라대가 처음으로 비성직자·여성을 총장으로 선출했다. 미국 가톨릭 예수회 재단이 운영하는 시카고 로욜라대는 23일(현지시간) 조 앤 루니(55)를 24대 총장으로 발표했다. 1870년 창설된 이 대학에서 루니는 146년 역사상 첫 여성 총장이자 첫 평신도 총장이 됐다. 임기는 오는 8월 1일 시작되며, 2021년 만료된다. 루니는 시카고 소재 매니지먼트 컨설팅업체 ‘휴런 콘퍼런스’ 관리총책 겸 변호사이며 켄터키 주 루이빌의 스팰딩대 총장, 매사추세츠 주 뉴튼의 마운트아이다대 총장 등을 지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9월 루니를 미 해군 2인자 자리에 지명했으나, 미군 내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입장이 논란이 돼 취소됐다. 당시 루니는 성폭력을 비롯한 중범죄 기소 여부를 군 지휘체계에서 자유로운 외부 사법기관이 결정하도록 한 커스틴 질리브랜드(민주·뉴욕) 상원의원의 입법안에 이의를 제기했다 반발을 샀다. 그는 “평신도의 입장이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하고 커뮤니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변화의 흐름에 맞춰 대학에 주어진 사명을 확대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28] 천주교 여성 사제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28] 천주교 여성 사제

     차별 없는 평등은 모든 종교들이 한결같이 존중하고 높이 사는 큰 가치중 하나이다. 종교에서 내세우는 평등이란 신분의 귀천과 지위의 고하는 물론 남녀의 높낮이 없는 동등의 존귀함을 말한다. 불교에서 가림이 없다는 무차(無遮)나 기독교에서 모든 이가 다 사제라는 ‘만민사제’는 모두 가리지 않는 무차별의 으뜸 개념일 것이다. 오히려 나보다 못한 이들에 대한 배려와 베품의 강조일 것이다.그런데 막상 현실 종교 안에서 그 차별 없는 동등의 가치는 무시되기 일쑤이다. 여전히 거개의 종교에서 최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자리에 있는 여성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흔히 종교계의 남녀 차별을 말할 때 여성 스님인 비구니가 지켜야 하는 여덟 가지 공경 법인 팔경법(八敬法)이 들먹거려진다. 그중에서도 여덟번째 항목은 차별의 으뜸으로 여겨지곤 한다. ‘비구니가 비록 1백 년을 큰 계를 지녔어도 큰 계를 받은 새 비구 아래 앉아 공경하고 예배할 것이다’ 불교의 수행과 공동체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두고두고 차별의 적폐로 통하는 대목이라 여겨진다.  천주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른바 사제(司祭) 위상을 둘러싼 논쟁의 부분이다. 잘 알려졌듯이 사제의 출발은 예수 부활을 증거하는 12사도에 있다. 12사도를 시작으로 이어져 내려온 천주교 사제는 모든 전례와 신행을 주도하고 의사 결정을 좌우하는 순명(順命)의 꼭지점이랄 수 있다. 그런데 가톨릭사상 여성 꼭지점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여전히 전 세계 가톨릭을 통틀어 전무하다.  ‘보편의 종교’인 가톨릭에 그 남녀 차별의 철폐 조짐이 일고 있다. 그 변화의 싹은 다름아닌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성 부제’ 허용 방안 검토에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2일 각국 수도원 대표들이 참석한 알현 행사에서 “여성에게도 부제직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위원회를 창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가톨릭 수장이 공개적으로 천명한 견해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후속 절차가 있을 것이란게 천주교계의 공동된 관측이다.  천주교에서 부제는 사제를 보좌하는 위상을 갖는다. 유아 세례며 혼배 미사, 미사 강독 처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권한과 역할이 주어지는 직책이다. 그러나, 사제처럼 성체 성사나 고백 성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교황청 발터 카스퍼(독일) 추기경의 귀띔은 이제 변화의 요구와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천주교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성이 교회 조직 내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수 년에 걸친 요구가 있었다” 실제로 바티칸내 가장 진보적 성직자로 꼽히는 카스퍼 추기경은 교황의 발언 직후 이탈리아 일간지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성 부제 허용 문제에 대해 격론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성 부제가 최종 허용되기까지의 절차와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고인 셈이다. 심지어 카스퍼 추기경은 “교회 양분”의 우려까지 입에 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직후부터 가톨릭의 유례없는 전향적 발언과 행동으로 관심을 끌어왔다. 남녀 차별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 교회 공동체 속 여성 역할의 강조는 여러 번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지난 부활절 직전의 성 목요일 세족식에선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참여시키기까지 했다. 관행을 깬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행 깨기는 이 땅에서도 적지않은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의 온건, 진보 성향의 논쟁이 한국천주교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한국 천주교에서도 공동체속 여성 역할에 대한 인정과 위상 강화를 향한 요구의 목소리는 그냥 넘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최근 만난 천주교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의 한 여성 교수는 이렇게 힘주어 말한 바 있다. “초기 그리스도교회에서 예수님은 늘 여성 제자들과 함께 활동했어요. 베드로와 바오로 같은 사도들도 여성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여성 사제의 탄생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참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여성들도 가톨릭 신자로서의 자부심과 자존감을 갖고 교회 기구로부터 참여 요청을 받을 경우 주저 없이 나서야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여성 부제 허용 검토… “여성 성직자 탄생할까”

    프란치스코 교황, 여성 부제 허용 검토… “여성 성직자 탄생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여성 부제’ 허용을 검토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해 ‘금녀’의 영역이었던 가톨릭에서 여성 성직자가 나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각국 수도원 대표들이 참석한 알현에서 여성에게도 부제직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위원회를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천주교에서 부제는 사제를 보좌해 유아 세례, 혼배 미사, 미사 강독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직책이다. 그러나 사제처럼 성체 성사나 고백 성사는 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교황이 세계 각지에서 온 수녀들을 만난 자리에서 초기 교회에서처럼 여성에게 부제를 맡기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여성 부제는 오늘날 가능하다”면서 이같은 구상을 검토할 위원회의 창설 계획을 언급했다. 교황은 평소에도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활발해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올해 부활절 직전 성 목요일에 열린 세족식에서는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여성도 참여시키기는 등 교회 내 여성의 지위 향상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부제 허용을 검토하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교황의 이런 평소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교황은 그동안 여성의 사제 서품에 대해서는 “문이 닫혔다”며 가능성을 배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업인이 새 도약 만들어 달라” 朴대통령, 비즈니스 포럼 참석

    “기업인이 새 도약 만들어 달라” 朴대통령, 비즈니스 포럼 참석

    이란 방문 마치고 오늘 귀국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하고 큰 틀에서의 협력 관계 증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청와대가 3일 밝혔다. 하메네이는 “테러와 지역의 불안정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이를 해결하기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으나 “만남 자체가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북한에 일종의 압박 메시지로 작용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하메네이는 신정(神政) 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절대 권력을 보유한 가장 높은 지위의 성직자이자 통치권자이다. 박 대통령은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 400여명을 격려하면서 “밟으면 밟을수록 선명한 색을 드러내는 페르시아의 명품 카펫처럼 양국 국민은 역경을 겪을수록 더 힘차게 도약해 왔다”며 “세계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양국 기업인이 다시 한번 저력을 발휘해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우정의 나무를 심으면 그 열매는 영원한 행운’이라는 이란의 국민시인 허페즈의 말을 인용해 “오늘 우리가 우정의 나무를 함께 심는다면 영원한 행운이 우리와 함께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테헤란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1대1 상담회에서는 우리 경제사절단 123개사와 현지 바이어 494개사 간에 이뤄진 904건의 상담 중 31건이 성사돼 5억 3700만 달러어치의 계약 성과를 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해외에서 16차례 개최된 단일 상담회로는 역대 최대 성과다. 박 대통령은 동포 대표를 접견하고 이란 국립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한국 대통령의 첫 이란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으며 4일 귀국한다. 테헤란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로하니의 중도·개혁파 승리… 이란 개방 탄력

    여성 17명 배출… 성직자 넘어서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원을 뽑는 총선 실시 결과 중도·개혁파 의원 수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보수파 의원을 앞서 이란 정부가 추진하는 ‘개방 노선’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여성 당선자도 이란 혁명(1979년) 이후 최다인 17명이 배출돼 성직자 출신 의원 수를 넘어서는 등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AFP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정치 세력의 근본적 변화를 반영하는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결선 투표(1차 투표에서 1등이 25% 이상 득표하지 못한 경우에 실시)에서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지지하는 개혁·중도파가 우위를 보였다. 이번 결선 투표로 결정된 68석 가운데 로하니 대통령을 지지하는 ‘희망의 명단’ 측이 38석을 가져갔다. 보수파는 18석, 무소속은 12석을 챙겼다. 이를 통해 중도·개혁파는 새 의회(총원 290석)에서 모두 133석을 확보했다. 과반(146석)에는 13석이 부족하지만 경쟁 세력인 보수파(125석)보다는 많아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총선은 2013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서방 국가들과 핵협상에 나서 이란의 개방을 이끈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이 강하다. 이번 선거 승리 덕분에 그의 개방 정책도 당분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성 당선자는 17명으로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에 지금의 정치 체제가 확립된 이후 가장 많다. 반면 성직자 출신은 16명으로 역대 최저로 기록됐다. 이란 의회에서 성직자 출신 의원이 여성 의원 수에 못 미치게 된 것은 혁명 이후 처음이다. 지난 의회에서 성직자 의원 수는 27명이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