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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우뇌인간

    “얘,복 달아난다.” 예전에는 젓가락을 잡거나 글을 쓸 때 왼손을 쓰면 당장 이런 꾸지람이 날아왔다.심지어는 “왼손을 쓰는 건 불효자식이야.”라는 무시무시한 ‘억압’도 있었다.또 또래 사이에서 왼손잡이 아이는 ‘짝배기’라고 놀림을 받는 왕따 신세였다.이런 씁쓸한 풍경은 요즘에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우리는 오른손이 왼손을 깔보는 ‘오른손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볼 때 왼손잡이에 대한 이같은 차별은 전혀 근거가 없다.오히려 왼손을 쓰는 게 우뇌를 발달시켜 머리를 좋게 하는 지름길이다.198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뇌과학자 로저 스페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좌우가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좌뇌는 언어 분석 수리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우뇌는 감각 종합 직관 등을 맡는다.이후 촉발된 뇌과학 연구는 좌뇌는 오른손과,우뇌는 왼손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지능지수(IQ)는 좌뇌와,감성지수(EQ)는 우뇌와 관련돼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뇌과학은 한마디로 ‘두뇌개발’을 하려면 좌우의 뇌를 함께 써야 하며,이를위해서는 왼손과 오른손을 함께 써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실제로 왼손잡이에 대한 인식이 우리보다 나은 서구사회에서는 이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듯 유명한 왼손잡이들이 많이 나왔다.레오나르도 다빈치,아인슈타인 등 예술가와 과학자는 물론 로널드 레이건,빌 클린턴 등 정치인도 있다.포천지가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선정한 헨리 포드도 ‘사우스포’다.이들은 요즘으로 말하면 ‘우뇌인간’이다. 좌뇌의 분석력과 우뇌의 직관력을 종합해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고나 할까. 최근 국내에서 왼손잡이의 설 땅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정몽준 의원을 중심으로 왼손잡이 용품의 생산을 촉진하고 왼손잡이용 공공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 조항의 신설이 추진되는 것이다. 왼손잡이에 대한 정확한 국내통계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전체인구 중 15%가 왼손잡이라는 수치를 보면 우리나라에도 왼손잡이가 무척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이번 법 조항이 우리나라에도 조화를 중시하는 우뇌인간형이 많이 탄생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 “여성공직자 늘려 부패척결 계기로”여성단체들 큰 기대

    여성부는 신임 총리서리의 임명소식이 전해지자 한명숙(韓明淑) 장관 주재로 긴급 실·국장회의를 열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여성의 총리서리 발탁은 이번 정부에서 여성의 힘이 그만큼 커진 것을 의미한다.”면서 “향후 여성정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은 논평을 통해 “정치와 공직에 여성의 참여비율이 높을수록 부패도가 낮다.”면서 “임기 말 총체적 부패국면에서 여성을 국무총리로 지명한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지도자연합 유혜림 사무총장은 새 총리에 대해 “인격과 능력을 두루 갖춘 분인 만큼 적극 환영한다.”면서 “여성할당제 등을 확실하게 추진,정치계에도 여성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달라.”고 당부했다. 여성정치연대도 김모임,이춘호,조현옥 공동대표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해 “진정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고 부패를 척결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길 바란다.”면서 “인권 존중,균등한 기회보장이 이루어지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소연기자 purple@
  • 7·11 개각/ 첫 여성총리 장상

    “갑작스러운 지명 소식에 놀랐지만 중립내각을 이끌고 연말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라는 천명(天命)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여장부’,‘마당발’,‘도덕주의자’,‘원칙주의자’,‘이화여대 110년의 금기를 깬 첫 기혼 총장’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은 장상(張裳·63) 총리서리가 11일 오전 이화여대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담담하게 소신을 피력했다. 여성계와 학교 전체는 “경사가 났다.”며 들뜬 분위기였지만 정작 본인은 정권 말기 중임(重任)을 맡아 어깨가 무거운 듯 차분한 표정이었다. 장 총리서리는 “여성이기 때문에 발탁된 것이 아니라 중립내각의 성격을 분명히 하기 위해 정치에 몸담지 않고 행정 경험이 있는 사람을 고른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그는 “처음 서리직을 제의받고 다소 주저했지만 ‘21세기는 여성지도자의 리더십이 적극 확대되어 남녀가 평등한 입장에서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과 대통령의 생각이 맞아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장 총리서리는 이어 정권 말기 격랑을 정치 경험이 없는 여성총리가 헤쳐나갈 수 있겠느냐는 일부 우려를 의식한 듯 “총장직을 6년 동안 맡으면서 한번도 불협화음을 낸 적이 없다.”고 말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인(知人)들이 말하는 장 총장서리는 선이 굵으면서도 세심한 사람이다.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개혁 성향과 과감한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으며,강력한 카리스마로 주변 사람을 끌어들이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96년 총장 취임 이후 학내에서 전통적으로 금기시됐던 ‘재학중 결혼’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해 왔으며,결혼한 대학원생 등을 위해 교내 탁아교실을 확대 운영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조기숙(趙己淑) 교수는 “여성을 총리서리에 지명한것 자체가 역사적 사건이며 어느 정당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원칙주의자라는 점에서 중립선거관리 내각의 수장으로 최적의 선택”이라고 기뻐했다. 평북 용천 출신인 장 총리서리는 숙명여고를 거쳐 62년 이화여대 수학과를 마치고 연세대 신학대로 편입했다.이어 미 예일대와 프린스턴대에서 신학 석사와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77년 입국,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한국 YWCA연합회 부회장,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장,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남편인 연세대 박준서(朴俊緖) 교수는 “워낙 유능하고 성실한 사람이기 때문에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총리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남편으로서 모든 힘을 다해 돕겠다.”고 외조(外助)를 다짐했다. 연세대 부총장을 지냈던 박 교수는 “아내는 집안 일에 소홀함이 없었고 일을 할 때면 큰 방향만 잡아놓은 뒤 작은 것은 융통성있게 대처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장 총리서리가 연세대로 편입한 직후 처음 만나 미 예일대로 함께 유학을 떠났다가 70년 석사과정 재학 당시 결혼했다.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조현석 임일영기자 hyun68@
  • ‘우먼파워’ 어디까지 왔나/공무원서 재계까지 거센 女風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남녀 성차별과 불평등의 벽이 높지만 최근들어 여성취업률이 높아지고 활동 영역도 넓어지는 등 빠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있다.각계의 변화 모습과 함께 원인과 전망,그리고 아직도 여성 진출이 미약한 분야 등을 짚어본다. 성차별과 금녀의 벽을 무너뜨리는 여풍(女風)이 미풍에서 광풍으로 서서히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교원 채용이나 7,9급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여성의 비율이 높아진 것은 오래된 이야기지만 요즘은 행정고시·외무고시는 물론 사법시험에서도 여성 합격자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여성들의 활약은 경제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오랫동안 중년 남성의 활동 무대처럼 여겨져 왔던 은행가나 증권가에도 실력으로 승부를 거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하지만 정계나 고위 공직의 여성진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공무원 - 최근 최종합격자를 낸 제36회 외무고시에서는 전체 합격자의 절반에 가까운 45.6%가 여성이었다.외무고시의 여성합격자 비율은 1998년 16.7%에서 2000년 20%,2001년 36.7%로 높아져 왔다.한국여성개발원이 통계청 자료등을 기초로 작성한 ‘2001년 여성 통게연보’에 따르면 공무원 채용시험 합격자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83년 7.6%에서 2000년 29.7%로 크게 증가했다. 사법시험은 83년 3.7%에서 2001년 17.5%로 13.8%포인트가 늘었다.사시의 ‘여인천하’는 사법연수원을 거치면서 더욱 두드러진다.올해 연수원을 수료한 사법연수원생의 경우 종합성적 ‘톱10’중 여성이 6명이었다.판·검사 임용자 204명중 48%가 여성으로 남녀 비율이 같아지고 있다. 행정고시는 사시보다 여성 진출이 더욱 활발하다.여성합격자가 83년 1.3%에서 2001년 25.3%로 무려 24%포인트가 급증했다.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국세청에선 지난달 말 일선세무서장 인사에서 제연희(諸蓮姬·55) 서기관을 김천세무서장으로 발령했다.여성 세무서장 배출은 66년 국세청 개청 이래 36년 만에 처음이었다.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부서도 나오고 있다.농촌진흥청 생활개선과에는 남성직원이 한 명도 없다.김화님(金和任·56) 과장을 비롯한 지도관 5명,지도사 5명,기능직 3명 등 13명 전원이 여성들이다. 일선 농촌현장을 돌아다닐 일이 많지만 육아와 가사,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만의 고충과 애환을 서로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우선 남성들이 없어 못하는 술을 억지로 마시느라 고민할 필요가 없다.또 집에 일이 있는 사람은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나머지 일은 다른 사람들이 품앗이로 처리한다. ◆경제계 - 여성인력 진출이 힘들었던 한국은행도 최근 신입행원의 10% 이상을 대졸여성이 차지하는 등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다.90년대 들어 대졸여성이 해마다 평균 2∼3명씩 입행하기 시작,지난해 51명중 6명,올해 59명중 6명 등 10%를 넘어섰다.최근 인사에서는 김선희(金善姬·50) 차장이 여성 최초로 부국장(2급)으로 승진하는 등 승진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에도 여성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애널리스트 분야에선 기존 음식료·유통·섬유의복 등의 전통적 여성선호 분야에서 벗어나 철강·미디어·시황전문가 등으로 영역을넓히고 있다. LG투자증권 이은영(35) 애널리스트는 철강,삼성증권 김기안(32) 애널리스트는 교육·출판 분야에서 각각 독보적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금녀의 분야에 여성 인력이 과장이나 부장급으로 기용되는 사례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굿모닝증권의 김민선(35) 과장은 증권사 최초의 투자설명회(IR)담당자로 발탁된 케이스다. 외국계 증권사로는 HSBC(홍콩-상하이뱅킹코퍼레이션)의 이정자 서울지점장,UBS 맹선영 이사 등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투신업계도 예외가 아니다.지난해말 한국투신운용은 박영화(49) 부장을 주식운용부 부본부장으로 영입했다.미국 메릴린치증권 계열의 펀드그룹에서 일한 경력이 평가됐다. 여성 지점장도 여러 군데서 나오고 있다.몇년전 쌍용투자증권(현 굿모닝증권)에서 국내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지점장이 탄생한 이래 지난해 대우증권에서 이원규 삼풍지점장이 배출됐고 얼마 전엔 세종증권에서 김옥순(32) 지점장이 나왔다.한국투자신탁증권 박미경 부장도 마포지점장에서 지난해말 남성전유물이었던 홍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계 등 미진한 분야 - 그러나 아직도 여성 진출이 미미한 분야도 적지 않다.국회의원,고위공직,기업고위간부 등 3개 분야의 여성 점유율은 세계 최하위수준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특히 여성의 정치계 진출은 ‘까마득히 먼 미래의 일’로 평가되고 있다. 6·13 제3기 민선 지방선거에서 4415명의 당선자중 여성 당선자는 142명으로 3.2%에 불과했다.1998년 6·4지방선거에서 여성 당선자 비율이 2.2%였던 것에 비한다면 여성 당선자가 조금 늘어난 데 불과하다.지난 2기 선거에서는 여성 기초단체장을 1명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부산 지역에서 2명이 선출됐다.기초의원 당선자는 77명,광역의원은 63명으로 이전 선거때보다 각각 21명,22명이 늘어났다. 다소 늘었다고 하지만 올해 여성계가 여성의 정치 진출 30%를 목표로 한 것에 비하면 3.2%는 형편없는 수치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최근 논평을 통해 “상당수의 여성후보들이 여성을 배제하는 정치환경 속에서 경선이라는 형식적 민주주의에 걸려 경선을 포기해야 했다.”면서 낙후된 여성의 정치참여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여성정치인 육성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인과 전망 -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어려운 것은 육아 부담과 사회적 편견,가사부담 등이 커다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국민들의 의식 변화와 함께 법과 제도의 개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행자부 최양식(崔良植) 인사국장은 “최근 공무원 채용 시험을 통해 우수한 여성 인력이 공직에 대거 투입되는 바람직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앞으로 여성 관리자 비율을 10%까지 높이도록 한 여성임용목표제를 적극실시해 이들이 고위 관리직까지 오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부의 한 관계자도 “남녀고용평등법·남녀차별금지법·영유아보육법·여성경제인지원법·여성발전기본법 등이 점차적으로 만들어지고 더 나아가 여성을 전담하는 부처까지 탄생,여성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여성들이 가정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여성계에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을 한층 더 높여 나가기 위해 시행 3년을 맞은 남녀차별금지법이 실질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강제이행 규정인 ‘시정명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주병철 손정숙 김소연 최여경기자 purple@
  • 노동생산성 2분기 연속 증가

    노동생산성이 작년 4·4분기에 이어 1·4분기까지 연속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경기회복세의 영향도 있으나 주로 인력 감원에다 인건비 상승 억제에 힘입은것이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는 10일 ‘2002년 1·4분기 노동생산성 동향’을 통해 산출량을 노동투입량으로 나눈 노동생산성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9%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00년 4분기(3.6%)에 한자릿수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 1분기 4.8%,2분기 1.0%,3분기 0.2% 등 계속 둔화세를 보였다.그러나 작년4분기부터 10.3% 늘어나며 상승세로 전환한 뒤 올 1분기까지 2분기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했다. 이런 상승세는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 2.0%에서 올 1분기에 3.7%로 높아진데다 노동 투입량이 -7.5%에서 -7.3%로 지난해 3분기 이후의 감소세가 계속된 데 따른 것이다. 근로자수는 4분기 -3.7%에서 1분기에 -4.0%로,근로시간도 -3.9%에서 -3.5%로 각각 감소세가 지속됐다. 업종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보면 경공업의 경우 같은기간 4.4%에서 9.6%로,중화학공업도 11.3%에서 12.3%로 각각 증가폭이 커졌다. 한편 노동비용을 산출량으로 나눈 단위노동비용은 0.6% 줄었다.업종별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경공업(-0.1%)의 경우 감소세로 전환됐고 중화학공업(-0.4%)은 감소폭이 크게 둔화됐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노동생산성 상승세는 산업생산증가세가 확대된 덕도 있지만 근로자수가 크게 줄면서 제조업노동투입량이 감소한 영향이 더크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남원 산자락서 창극 볼까, 민속국악원 여름맞이 공연 다채

    주5일 근무제를 가장 반기는 음악인들이 있다.전북 남원에 있는 국립민속국악원 사람들이다. 지난 92년 문을 연 민속국악원은 97년 새 공연장을 마련했다.832석 규모로,필요할 때 객석을 뒤로 밀어젖히면 복판을 ‘마당’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창극전용 공연장이다. 동편제 판소리의 본고장으로 ‘민속악의 성지’를 자처하는 남원인 만큼 ‘춘향가’의 고향 광한루가 건너다 보이는 산자락에 민속국악원이 자리잡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가 하는 것이었다.남원시 인구는 고작 10만명이 조금 넘는다. 남원사람들이 아무리 ‘소리’를 사랑한다고 해도 민속국악원 객석을 매일같이 채우기란 어려운 일이다. 당연히 남원사람들을 위한 민속국악원이 아니라,전 국민을 위한 민속국악원이 되어야 한다.따라서 남원을 찾아 공연 한편을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제공할 주5일 근무제는 민속국악원에게 주어진 좋은 기회다. 천리를 마다 않고 찾아갈 만큼 볼만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면 지리산이나 광한루를 목적지로 했다가 민속국악원을 들르는 것이 아니라,민속국악원 공연을 찾았다가 지리산·광한루를 덤으로 보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기회를 놓치면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여건이 좋아졌음에도 민속국악원 활성화에 실패한다면 변명의 여지는 없다.당연히 문화관광부와 전라북도,남원시 당국도 민속국악원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다행히 민속국악원은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각종 정기 및 기획 공연말고도 매월 2·4주 토요일 오후3시에 ‘토요 국악무대’를 갖는 것은 ‘전 국민의 민속국악원’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올 여름휴가철에도 ‘관광객을 위한 특별 국악공연’을 마련했다.오는 19∼20일과 31일,그리고 8월1일과 23∼24일 광한루앞 요천 특설무대에서 오후 8시에 마당을 펼친다. 사물놀이와 국악가요,단막창극,기악합주,남도민요,민속무용 등 민속국악원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무료공연. 지리산이나 섬진강을 피서지로 정했다면 남원을 그냥 지나치지 말자.(063)620-2322∼7. 서동철기자dcsuh@
  • 아파트재건축 무더기 연기

    서울·수도권내 30곳의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이 취소됐다.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재건축이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5일 서울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고덕,둔촌 등 서울 20곳과 과천,수원 등 경기 10곳이 지구단위계획 확정시한을 넘겨 구역지정 자체가 취소됐다. 지구단위계획은 일정규모 이상 지역에서 재건축 등을 통해 공동주택을 지을때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것으로 용적률과 교통시설 등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과천시는 지난 5월 재건축 용적률을 저층 190%,고층 250%로 주공아파트 지구단위계획안을 확정,경기도에 심의를 의뢰했으나 시한을 넘겨 구역지정이 무산됐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광명시 철산·하안동 등지도 이번 지구단위계획구역 취소의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고덕 택지지구와 둔촌대지조성지구 내 아파트 19개 단지 2만 9000여가구도 확정시한을 넘겼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최소한 6개월 가량 재건축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건축 프리미엄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가격도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김경두기자 golders@
  • 문학사상 7월호 ‘월드컵 축시’ 퍼레이드

    ‘달마는 왜 동쪽으로 왔는가,전생의하멜처럼/히딩크는 머나먼 서쪽에서 온달마/그의 눈길이 머무는 찰나 우리들의 심장 붉게 열리고/그의 손끝이 향하는 곳 승리에 굶주린 전사들이 돌진한다/골문을 향해 대포알처럼 날아간포탄이 터질 때마다/용장의 주먹은 하늘 깊은 곳을 꿰뚫는다’(최동호 시인의 ‘공놀이하는 달마의 붉은 심장’중에서) 문예월간지 ‘문학사상’은 7월호에 우리나라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축하하는 시작 특집을 마련하고 중견 시인들의 축시 11편을 실었다. 지난달 22일 광주에서 우리 대표팀이 스페인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하자 최동호씨를 비롯해 유경환 김후란 유안진 이가림 오세영 신달자 송수권 문정희 노향림 나태주씨 등 11명의 중진과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인들이 태극전사들에게 보내는 축시를 모아 실은 것. 유경환 시인은 ‘그들은’이라는 시에서 ‘오오,진정 빛나는 깨달음이여/눈물지운 영광/청산으로 구비칠 백두대간 힘줄이여/다시 한번 우리 서로 껴안아볼/새 역사의 투혼을 얻었노라’고 적었다. 김후란 시인도 ‘우리는뛰었다 그리고 이겼다’에서 ‘광대한 녹색 그라운드에/꿈꾸던 용이 일어서고/동양의 심장이 힘있게 뛰었다/쏟아지는 빗줄기도/폭발하는 태양도/두렵지 않았다’고 감격의 순간을 기렸다. 그런가 하면 송수권 시인은 ‘반세기의 레드 콤플렉스도 떨쳐버리고/서구열강의 콤플렉스도 떨쳐버리고/질곡의 역사도 활활 벗어던지고/내친 걸음 한달음에 가자/민주화의 성지,광주에서 또 한 번/황금이마와 거미손 지칠 줄모르는/황금의 두 발로 새로 쓴 4강 신화’라고 감격의 격정을 토로했으며 유안진 시인은 ‘멋지다 눈부시다 황홀하다’에서 ‘지축도 흔들렸다 뻗치는 승리 승리의 환희로/태극전사 발끝에서 놀아라 공이여 지구(地球)여!/우리의 발(足)로 쓰자 새 역사를,세계사를/우리가 창조해낸 기적(奇蹟)으로 신화(神話)로/이 땅의 붉은 열기 전 세계를 달구어/이제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자존심’이라며 각별한 시심으로 우리 대표팀의 투혼과 위업을 기록했다. 심재억기자
  • 청송군수 1년6월형 선고

    대구지법 의성지원은 26일 한나라당 청송군수 후보 공천과 관련,김찬우 의원에게3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종갑(60)청송군수에 대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죄를 적용,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의성 김상화기자
  • ‘호기심천국’ 중학교 性교육교실 르포 “”性 알수록 통제력 생겨””

    지난 6월20일,수업과 교실청소가 막 끝난 남강중 2학년 7반 학생들은 귀가대신 다시 자리에 앉았다.보충수업이라면 지친 얼굴이겠건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청소년성교육전문강사 조춘숙(42)씨가 교탁 앞에 서고,지난 성교육시간에 ‘성(性)이란 단어로 연상되는 말’을 모둠별로 써내려간 종이 ‘섹스,몰카,자위,정액,성기,신음소리,삽입,오양 비디오,성폭력…’을 펴보이자 ‘킥킥’아이들의 웃음이 터졌다. 오늘은 ‘인간관계와 성’이 주제임을 밝힌 강사는 비디오‘너 무슨 생각하고 있니?’를 보여줬다.15분짜리 비디오의 내용은 남녀 두 학생이 노래방에서 생일케이크를 나눠먹으며 서로 입가에 묻은 크림을 닦아주다 입맞춤까지 할 상황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그러자 교실은 조용해졌고,침 넘어가는 소리까지 들렸다.거기서 멈춘 비디오가 여간 아쉽지 않다는 아이들에게 강사는 ‘만약 성적접촉이 계속됐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신체구조교육부터 이성교제,결혼까지= ‘키스’에만 온통 관심이 쏠린 아이들은‘신체접촉은 필요한가’‘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라는 다소 위험한 선을 오락가락하는 논의를 거쳐 남녀는 물론 결혼 전·후 모두에게 순결의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강사는 자신의 신체변화에 대한 관심은 물론 이성에 대한 관심도 생기는 것이 당연한 사춘기의 특성임을 밝혔다. 단 이성관계는 부모님이 염려하듯 그렇게 걱정스러운 것만은 아님을 전제,“이성친구를 통해 상대방을 배려하고,동시에 자신의 의사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인간관계를 배우는 과정을 거쳐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여자의 노(no)는 예스(yes)’라는 말에 대해 강사는 학생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거뭇거뭇 수염이 난 뒤편의 학생은 “당연하다.여자들은 내숭을 떤다.”고 큰소리로 말해 교실은 웃음바다가 됐다.그러자 강사는 “왜곡된 의사소통이 오해와 성폭력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남녀모두 성적자기결정권은 자신이 갖는 것이며,남자니까 여자가 싫다는데도 억지로 신체접촉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에 몇몇의 아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서로 마주보았다.‘성폭력은 인권침해이자 범죄행위’라는 설명에 이르러 아이들의 얼굴에서 장난기가 사라졌다. 박종우(14)군은 “참 재미있어요.궁금한 게 많았는데 선생님께서 정확하게 가르쳐주시니 정말 도움이 돼요.”라고 성교육 시간을 반겼다. ◇性,정확하게 알고싶어요= 강의를 마친 조씨는 “처음 ‘性’이라 쓰면 ‘선생님,변태예요.’라고 지극한 관심에 앞서 거부반응부터 보입니다.물론 관심을 숨기기 위함이기도 하지만요.그래서 性=마음(心)+몸(生)이라는 등식부터 가르치며 ‘성이란 단순히 성기의 결합이나 유희가 아니라 성역할과 성문화,그리고 생명의 탄생으로 연결시켜가는 것’임을 가르칩니다.”고 설명했다.앞으로 임신·출산·피임교육은 물론 인공임신수술 현장을 담은 비디오까지 보게 될 성교육시간은 성병과 에이즈,다시 성폭력 문제를 짚을 것이라 일러줬다.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학교 성교육시간을 1년에 10시간으로 권장하고 있다.지난해 8시간 강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0년의 4.7시간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학교현장에서 교과시간이 아니라 재량활동과 관련교과를 활용하는것이 대부분이고,강당에 전교생이 모여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성교육을 대신하는 학교가 많은 게 현실이다. 남강중에서 한국가족보건복지협회에서 훈련받은 성교육전문가를 초빙한 것은 98년부터다.처음에는 “이 다음에 자라면 모두 알 텐데 뭘 미리 가르치느냐?”는 것이 학부모나 교사의 공통된 반대이유였다.그러나 학교에서는 ‘성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알수록 성적 통제력이 생긴다.’는 성교육 당위성을 내세워 오랜 시간 설득,어렵사리 시작했다. 이민구 교장은 “최근 청소년들이 호기심으로 성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사건이 늘고 있어요.성교육을 받고 있는 우리 학교에서는 단 한건의 불미스러운 사건도 없자 요즘엔 학부모들도 성교육에 대해 찬성하십니다.”이 교장은 매년 성교육을 위해 5500원씩 받아야 하는 현실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여성정책담당관실의 조사에 의하면 유치원 교사 98.6%가 성교육의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한다.또 초등학교 고학년 91.5%가 야한 장면이 담긴 대중매체를 본 적이 있으며,중학생 28.2%가 “서로 사랑하면 결혼전이라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그러나 학생들의 성지식은 10점 만점에 3점에 지나지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13세 미만 형사미성년 가해자가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이은화(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청소년복지과) 성교육담당자는 “그릇된 성문화를 쉽게 접하는 이 시대에 맞는 성교육이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부모가 먼저 性교육 받자 “저는 중2 남자입니다.제 문제는 아직 몽정과 사정을 못 해본 것입니다.초등학교때부터 음란사이트에는 몇 번 들어가 봤는데,성기에 털도 나고 콧수염도 났는데 왜 저는 아직 사정을 못할까요?”성(性)교육 사이트의 게시판에 뜬 또래보다 성장이 늦은 것 같다는 한 중학생의 ‘엄청난 고민’이다. 부모들로서는 “아직 어려서 우리 애는아무것도 몰라.”라고 말하지만 아이들은 성문제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고,나름의 고민을 잔뜩 안고 있다.게다가 초등학교 5∼6학년이면 보기 시작한다는 음란사이트와 야한 사이트를 많이 아는 것을 자랑거리로 생각하는 아이들의 문화를 무시하고,‘내 아이만은 예외’라는 턱없는 자만심을 내세울 수도 없는 시대가 됐다.교사들은 “요즘엔 공부를 잘 한다고 야한사이트 안 보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래 벌써 20만명이 다녀간 사이트 ‘중학생을 위한 성교육교실(jun5417.pe.kr)’운영자 전갑남(48·강화중 기술·가정교사)씨와 부인 신숙자(44·강화여성의 전화 성폭력상담소장)씨 부부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만 하지 말고 성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아이들과 성을 이야기한다는 게 말처럼 쉬울까.‘배꼽에서 태어났다’는 말을 제외하고는 아이와 성이야기를 한 적도 없는데 도대체 어디까지,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아이들과 성을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다.부모가 먼저 성교육을 받자. 인터넷의 성교육 사이트를 둘러보며 흐름을 읽고,게시판에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요즘 아이들의 성문화 현주소를 통해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성교육·상담전문가 오세의(55)씨는 “인간이 성에 대해 관심을 갖는 행위는 자기 정체성과 자아를 찾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인식을 부모들도 가져야 한다.”고 못박는다.부모세대가 단지 숨기려고만 하는 성행위 그 자체에 대한 호기심뿐 아니라 자연의 섭리,음양의 조화 속에서 생명의 존엄성,사랑의 가치까지 깨닫게하는 것이 성교육이라는 것이다. -어떤 사이트를 볼까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www.yline.re.kr 내일여성센터 www.ausung.net 구성애의 아우성 www.9sungae.com 한국성폭력위기센터 www.rape119.or.kr 한국여성의 전화연합 www.hotline.or.kr 알고싶은 성 www.guidance.co.kr/newsite/clinic/sex05.asp 청소년 세계 www.youth.co.kr 한국성폭력상담소 www.sisters.or.kr 허남주기자
  • 태안·울산 약사 래미안아파트 분양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다음달 1일부터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과 울산시 약사 동에서 래미안 아파트 264가구와 1004가구를 각각 분양한다고 25일 밝혔다. 래미안 태안 2차 아파트는 모두 32평형짜리로 용적률이 187%에 불과해 주거 환경이 쾌적한 것이 특징이다. 화성 신도시 예정지와 태안 택지개발지구 사이에 있으며,영통지구와 태안지구를 잇는 신설도로를 통해 기흥·수원인터체인지로 연결된다.삼성물산은 부근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화성지방산업단지가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래미안 울산 약사2차 아파트는 33∼54평형으로 단지 인근에 자연녹지공간이 많고 용적률도 161%에 불과하다.국내 최초로 친환경건축물 우수예비인증을 받았다.단지를 중심으로 중구청,등기소가 있고 도심 접근이 쉽다.북부순환도로를 타면 울산공항까지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번에 공급되는 래미안 태안2차와 울산 약사2차 아파트 평당 분양가격이 400만원 안팎으로 인근 아파트 값보다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태안2차 1588-3588,약사2차 (052)293-3303. 류찬희기자
  • [오늘의 눈] ‘축제의 장’으로 승화된 금남로

    한국 축구팀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광주 시민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80년 5월,터질 듯한 긴장감과 분노의 함성으로 뒤덮였던 전남도청앞 금남로가 이날은 환희와 기쁨의 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누구도 드러내놓고 얘기하기를 꺼리며 비극의 현장으로만 각인돼 있던 이 거리에서 신바람나는 굿판이 벌어졌다.혀를 깨무는 울분이 아니라 모두 다함께 어깨춤을 추며 외쳐댄 한마당 축제의 장이었다. 이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빛고을 광주에서 쏘아올릴 것인가.’에 5000만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렸다.광주는 그때 5월처럼 들끓었다.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듯,‘가자 금남로로,오라 도청앞으로’가 다시 한번 연출됐다.정오를 넘어서면서 20여만 인파로 금세 붉게 물들었다. 광주 시민들이나 전국 방방곡곡에서 달려온 붉은악마들이 민주화 성지에서 ‘히딩크 신화’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맘껏 토해냈다.마침내 태극전사들이 120분 혈투에 이어 승부차기로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침시키는 순간,지축이 흔들리는 함성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왔다.감당할수 없는 붉은 열기는 금세 금남로와 충장로를 적시고 광주 시가지 전체를 온통 열광의 도가니 속에 빠져들게 했다. 금남로가 어떤 곳인가.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광주 민중항쟁의 불을 지폈던 역사의 현장이 아니던가.이곳에서 젊은이들은 민주화와 정의를 외치다 스러졌고 아직도 자식 잃은 어머니의 울부짖음이 귓가에서 망령처럼 떠도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22년의 세월이 흘러 꿈에나 그려보던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제 광주는,아니 금남로는 희망과 공존의 마당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종래의 ‘광주시민만의 행사’라는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 민족은 하나’라는 거대한 외침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광주 월드컵 구장을 찾은 손님들이 “광주시민들은 정말 남다르다.”고 감탄했다.격정의 환희와 열정을 고스란히 가슴 속에 쓸어담는 지혜에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밤늦게까지 시내 곳곳에서 저마다 승리의 감격을 가슴에 안은 채 차에 올라타 태극기를 흔들며 질주하는 소동을 벌이고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를 외쳐댔지만 이날만은 그 흔한 안전사고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남기창/전국팀 기자kcnam@
  • KBS 2TV 공영성 최저 MBC·SBS보다 낮아

    KBS 2TV의 공영성이 MBC와 SBS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 KBS가 최근 방송법 규정에 따라 경영평가단을 구성해 작성·공표한 ‘2001년도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BS 2TV의 공영성지수(PSI:Public Service Index)는 67.7점을 기록해 MBC(69.4),SBS(69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KBS 1TV의 PSI는 72.7점으로 다른 두 방송사에 비해 높았다. PSI란 KBS와 한국언론학회가 공동으로 개발한 방송프로그램의 공영성 측정지수다.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3사 프로그램 255개 가운데 공영성 지수가 가장 낮은 프로그램 15%범위 안에 KBS 2TV의 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편성비율이나 공영성지수에서 KBS 2TV가 이미 상업방송과의 차별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 월드컵/’스페인호’침몰 시키던 날/“브레이크 없는 한국”세계가 열광

    “세계인들이여,보았는가! 대한민국의 저력을.” 태극전사들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22일4700만 국민은 가슴 터질 듯한 감격을 마음껏 내뿜었다. 사상 최대의 길거리 응원단은 축구 역사를 다시 쓴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민주주의 상징인 광주 금남로에서 시작된 붉은 잔치의 물결은 밤새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이날 길거리 응원에 나선 인파는 500만명으로 폴란드전 50만명,미국전 77만명,포르투갈전 279만명,이탈리아전 420만명까지 포함,연인원 1326만명이 응원전에 참석했다.월드컵 한국전이 열린 다섯차례 동안 길거리 응원전에 참여한 ‘붉은 인파’가 전국민의 30%에 이르는 셈이다. -상암을 거쳐,요코하마로= 전국 314곳의 길거리 응원장에 몰려 나온 500만여명의 시민들은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고,아리랑을 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시민들은 “상암에서 독일을 누르고,요코하마에서 결승전을 치르자.”며 기염을 토했다. 전국 간선도로와 주택가에서는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태극기를 매달고 경적을 울렸으며,행인들은 이에 맞춰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인라인 스케이트와 스케이트 보드를 탄 ‘폭주족’들도 태극기를 달고 밤거리를 달리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서울에서는 230만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섰고 시청 앞과 광화문 주변에만 160만여명이 모여 ‘붉은 바다’의 장관을 연출했다. 재미교포 박성현(43)씨는 “한민족이라는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울 때가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온 몸을 태극기로 두른 채 광화문에 나온 이호석(21)씨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 역사의 완결편을 쓰려고 한다면 한국이 우승할 때까지 며칠만 더 참아달라.”고 환호했다. 15만명이 운집한 서울 상암동 평화의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한국팀이 기어이 상암경기장의 잔디를 밟게 됐다.”며 감격해했다. 외국인들도 한국 축구의 저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잠실야구장에서 집단응원의 장관을 목격한 일본인 야스히로 고요시마(27)는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가 될 자격이 있다.”면서 “일본 축구는 다시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부러워했다. 아내와 함께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광화문 전광판 앞에서 한국을 응원한 GM-대우사장 닉 라일리(43)는 “한국인의 저력을 실감한 하루였다.”며 감탄했다. -국민 화합의 성지,무등골= 광주 월드컵경기장과 주변 길거리 응원단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무등골이 떠나갈 듯 ‘대∼한민국’을 외쳤다.온 도시가 붉은 물결로 일렁거렸고 전국에서 몰려온 30만여명의 길거리 응원단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얼싸안고 감격을 나눴다. 전남도청 앞 광장은 태극기와 한반도기로 출렁거렸다.지난 80년 5·18 당시 외쳤던 ‘독재타도’는 ‘대한민국 만세,히딩크 만세’로 바뀌었다.이날의 감격은 그날의 ‘대동 한마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한성규(39·사업)씨는 “한국인의 하나됨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일상 속의 이기심을 떨쳐내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행복한 주말 나들이= 한국팀의 첫 주말 경기를 맞아 가족과 친구,직장 동료등이 끼리끼리 모여 흥겨운 잔치를 벌였다. 대다수 기업체가 이날을 임시 휴무일로 정했고,한화·SK·현대자동차·코오롱 등 대기업 직원들은 오전 근무만 마치고 서둘러 거리로 뛰쳐 나갔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의 ‘1급 브랜드’가 된 질서정연한 응원도 더욱 빛을 발했다.시민들은 경기가 끝나자 마자 약속이나 한듯 쓰레기를 주웠다.대학생 김지현(20·여)씨는 “축구팀의 실력만큼이나 시민의식도 성숙했다.”고 말했다. 결혼식을 서둘러 마치고 나온 하객들도 눈에 띄었다.광화문 근처 한 성당에서 사촌언니의 결혼식을 보고 하객 30여명과 함께 나온 김은진(23)씨는 “신혼부부가 가장 좋은 선물을 얻었다.”고 말했다. -상경한 대표팀 환영인파= 대표팀이 이날 광주에서 올라와 여장을 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는 오후 8시부터 2000여명의 인파가 몰려나와 선수들을 열렬히 환호했다.저녁 10시30분쯤 호텔에 도착한 선수들은 피곤한 표정으로 환영나온 시민들과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은 채 급히 호텔로 들어갔다. 시민들은 ‘오∼필승 코리아’를 연호하고 ‘아이 러브 히딩크’깃발을 흔들면서 지친 선수들을 환영했다.선수들은 객실에 올라간 뒤 음료수를 들면서 호텔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속출한 안전사고= 시민들이 봇물처럼 밀려든 길거리 응원장에서는 안전사고가 속출해 경찰을 긴장시켰다. 승리가 확정된 직후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오토바이를 타던 이모(19)군 등 2명은 응원나온 김모(20·여)씨를 치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응원 무대 뒤에서 쏘아 올린 축포의 불꽃이 근처 서울센터 빌딩 17층 외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에 옮겨붙어 화재 소동이 벌어졌으나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서울소방방제본부 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역 길거리 응원전에서 실신 5명,탈진 26명,부상 73명 등 모두 153명의 환자와 9명의 미아가 발생했다. 한편 부산에서 평소 심장질환을 앓아온 박모(77·여)씨는 홍명보 선수가 마지막 골을 넣는 순간 ‘이겼다.’고 외친 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광주 최치봉·이창구 윤창수기자 window2@
  • [사설] 장하다! 불굴의 투혼

    또 이겼다.도저히 믿기지 않는 승리였다.승부차기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따낸 귀중한 승리였다.전세계는 우리가 보여준 불굴의 투혼에 깜짝 놀라면서 오는 25일 서울 상암경기장을 주시하고 있다. 오로지 정신력의 승리였다.폭주 기관차처럼 달리는 우리 선수들과 무적함대 스페인팀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면으로 맞붙어 불꽃을 튀겼다.지난 18일의 이탈리아전에서 쌓인 피로가 덜 풀렸을 우리 선수들이지만,사력을 다해 뛰었다.마침내 승부차기에서 이운재 골키퍼가 한골을 막은 데 이어 홍명보가 승부를 갈랐다.온 국민은 가슴 터지는 감동을 가누지 못하고 밤새 축제를 벌였다.스페인의 골문으로 120분간 내내 쇄도했던 우리 선수들과 거스 히딩크 감독,국민 모두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주역들로 기록될 것이다.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은 역시 빛났다.스페인이 수비에 치중하다 기습 공격에 나설 것을 미리 알아챈 듯했다.스페인의 기습을 방어하기 위해 전반에 이을용을 교체 투입한 다음 후반에는 젊은 선수 이천수와 노장 황선홍을 기용,스페인의 골문을줄기차게 두들겼다.운도 좋았다.스페인이 쏜 슛은 우리 골키퍼가 막거나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갔다.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이 날의 승리는 우리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도래했음을 알린다.관중들이 그려낸 ‘프라이드 오브 아시아’(아시아의 자존심)라는 말처럼 우리가 아시아를 대표하며,세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게다가 경기가 열린 빛고을 광주가 어디인가.지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민주주의를 이끈 성지다.이곳에서 터져나온 기쁨과 환희의 외침은 우리나라가 과거의 질곡을 모두 벗고 앞으로 하나가 되어 나갈 수 있음을 예고해 준다. 붉은악마들의 목소리는 전과 마찬가지로 우렁찼다.그들의 응원은 6월의 높은 하늘로 메아리치며 울려 퍼졌다.그들은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면서 때로는 안타까움의 탄성을,때로는 열화 같은 응원의 함성을 질렀다.그들의 응원은 지친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생명수였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경기는 두 차례뿐이다.지난 20여일간 무려 다섯 차례나 경기를 치렀다.내친 김에 4강전도 잘 치르고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땅까지 밟았으면 하는 마음이다.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비록 승리의 행진을 계속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좌절할 필요는 없다.아쉬움은 있겠지만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붉은악마를 비롯한 국민 모두는 혼신의 노력을 다 쏟았고 이미 신화를 이룩했기 때문이다.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따라서 앞으로는 경기의 승패에 관계없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대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기고] 광주 ‘4강 성지’ 새역사를

    오∼필승 코리아,오∼대한민국,이순신 장군 후예들아,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침시켜라. 드디어 오늘이다.광주 월드컵 경기장.태극 전사들은 스페인 무적함대를 만나 4강진출을 놓고 대해전을 벌인다.무적함대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 과정에서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가 1588년 5월 영국 정복을 위해 전함 127척,수병 8000명,육군 1만 9000명,대포 2000개로 편성해 출전한 대함대다. 그러나 영국 엘리자베스 1세가 ‘바다의 영웅’으로 치켜올린 F 드레이크 제독에게 크게 완패해 본국으로 돌아갔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바로 이런 역사를 안고 있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을 맞아 광주는 지금 한국인들의 열망을 응집시켜 엄청난 빛을 내뿜고 있다.4700만 국민들이 하나되어 ‘코리아’를 외친다.1980년 5월,그때처럼 전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 남녘 땅 빛고을 광주로 모아지고 있다.그러나 오늘은 축제의 시작이다. “스페인의 젊은이들이여,오라 광주로.오라 코리아의 민주주의 성지 광주로.” 헤밍웨이의 작품인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에 나오는 현장.광주는 1937년 내란에 휩싸인 스페인을 알고 있다.일찍이 평화와 자유를 위해,인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싸운 나라가 스페인이다.무력으로 정권을 강탈하기 위해 자국 국민들을 대량으로 학살했던 파시스트의 대명사 프랑코 장군에 맞섰다. 피카소가 “다시는 내 조국 스페인의 땅을 밟지 않으리라.”라고 통곡하며 그렸던 불멸의 대작 ‘게르니카의 학살’ 현장과 ‘5월 광주’는 너무나 닮은 모습이었다. 시인 로르카가 그렇게도 사랑하며 노래했던 나라 스페인,그리고 그의 고향 그라나다의 산과 강.조국을 너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죄목 때문에 프랑코 장군의 병사에게 총살당했던 로르카의 시편은 그래서 지금도 읽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벌거숭이 산 위에 홀로 선 십자가.아 눈물의 안달루시아 사라져버린 마을이여!’ 20세기를 넘어서면서 어쩌면 역사적 상처가 너무나도 유사한 스페인과 한국,이 두나라가 자랑하는 대표 선수들이 하필이면 ‘광주’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으니 기막힌 아이러니요,운명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그러나 이번사건은 비극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 중의 축제가 아닌가. 부산에서 폴란드를 2대0으로 격파,2002 한·일 월드컵 주최국으로 멋지고 통쾌하게 출발했던 코리아.미국과는 대구에서 1대1로 멋진 싸움을 보여줬고 인천에서는 세계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포르투갈을 1대0으로 꺾고 목말라하던 16강에 올랐던 한국 대표팀.‘아주리 군단’이라 하던가,지중해 파도를 일으키며 달려든 ‘로마제국의 병사’를 2대1 역전승으로 물리치고 꿈에나 그리던 8강에 진출했다.전국은 연일 열광과 환희로 달구어진 도가니다. ‘Be the Reds’라고 새겨진 붉은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과 경기장,거리와 거리를 채우며 거대한 바다인 듯이 출렁이는 코리아,코리아 사람들.도시와 농촌을 가리지않고 온 나라가 하나됨의 마음과 열정으로 넘실넘실 물결치는 모습을 볼 때,정말 그 누군들 감격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 올해 6월의 대한민국이다. 정말 어디에서 이런 저력,이런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것일까.선수들은 물론이고,4700만 국민들 모두삶의 자신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우리들 스스로도 알 수 없는,놀라지 않을 수 없는 빛나는 공동체 정신이 어디에 고스란히 숨겨져 있다가 저렇듯 아름다운 힘으로 솟구쳐 나오는 것일까? 축구 대표팀과 모두 하나가 된 코리아,코리아 사람들.그렇다,바로 오늘이다.한국이 80년 5월 광주를 통해서 한국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썼듯이,2002년 6월22일 오늘,한국은 광주에서 다시 ‘코리아 4강 진출’이란 새 기록을 월드컵 역사에 남길것이다.‘아아 우리 사랑 한반도,코리아 파이팅’. 김준태/ 시인.조선대 초빙교수
  • 시선 - 천진난만한 눈으로 본 ‘부처의 땅’ 인도

    동자승을 주로 화폭에 담아온 원성 스님이 어머니 금강스님과 함께 한 인도여행기.단순한 여행기 차원을 넘어 인도 풍경과 불교 성지들을 직접 찍은 사진과 독특한 시·산문으로 풀어낸 구성이 흥미롭다. 원성 스님은 천진난만한 동자승 같은 제 얼굴만큼이나 때묻지 않은 동심을 순수하고 정겨운 모습으로 표현해 온 독특한 구도자.‘시선’은 그가 그려온 그림 속 동자승과는 또 다르게 나름대로 세상과 불교를 보는 그만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지인 룸비니 동산과 부처님이 생전에 가장 오래 기거하던 기원정사,화장탑과 열반상이 모셔진 열반사 마하파리니르 사원이 있는 쿠시나가라,최초의 불교사원 죽림정사,최초의 불교대학 날란다대학,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인 보리수 나무가 있는 부다가야 등 그가 들른 불교성지마다에 이채로운 글을 붙였다. 불교성지와 그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거리 풍경,그들의 삶과 이야기가 우화처럼 그려진다.구걸을 하거나 거리에서 장사를 하지만 맑은 미소를 잃지 않는 거리의 어린이들,행인들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길가에서 용변보는 사람과 그 곁에서 목욕하는 사람,작은 거울 하나만 달랑 달아놓은 거리의 이발소 등 부처님의 땅 인도에서 느끼는 감격과 설렘이 천진스러운 시선에 모아진다. 원성 스님이 자신을 뒤따라 출가한 어머니 금강스님과 동행하면서 느낀 ‘곁에 있어도 그리운’ 어머니에 대한 소회와 정도 곳곳에서 드러난다.어머니를,여행길을 함께 나선 동행자가 아닌 도반으로 표현하면서도 자식의 정을 감추지 못하는 흔적이 역력해 묘한 서글픔을 전한다.9000원.김성호기자 kimus@
  • 월드컵/“民主성지를 4강성지로”/흥분·기대 교차 ‘빛고을’

    ‘민주의 성지를 4강 성지로.’ 월드컵 한국-스페인전을 사흘 앞둔 19일 광주는 벌써부터 흥분과 기대로 휩싸였다. 시민들은 광주를 한국팀 4강 진출의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며 손님맞이 등으로 분주하다. 금남로와 경기장 주변에는 한국팀 4강 진출을 기원하는 각종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외지 관람객이 몰려드는 등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이탈리아를 물리친 18일 밤 늦게부터 극성팬과 외지인 등 200여명이 서구 풍암동 월드컵경기장 종합안내센터 앞에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입장권 구입’을 위한 줄서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조직위가 19일 오전 ‘입장권 현장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벽보를 붙이자 이를 찢어내고 관계자에게 항의하는 등 소동을 피우기도 했다.이들은 조직위측이 텐트 철거를 요구하며 ‘현장판매 불가’를 재차 통보했음에도 불구,이날 오후 늦게까지 줄을 흐트리지 않은 채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한국-스페인전이 열리는 22일 광주시내 초·중·고교가 일제히 휴업한다. 광주시교육청은 19일 “8강전이 열리는 날이 토요일인 데다 수많은 인파가 광주로 몰리고 학생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고취시키기 위해 시내 250여개 학교가 휴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거스 히딩크 한국 대표팀 감독과 대표선수 전원에게 명예시민증을 주기로 했다.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 당선자는 “100년에 한번 이뤄지기도 힘든 월드컵 8강전을 기념하고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에게 광주를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는 경기 당일 50만명의 국내외 월드컵 관광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교통·숙박·위생 등 각종 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당초 10여곳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길거리 응원’의 열기를 한데 모으기 위해 전남도청앞 광장,상무시민공원,쌍암공원 등 3곳으로 압축했다. 경기 전날과 당일에는 차량 2부제 실시와 함께 경기장과 역·공항·터미널 등을 오가는 셔틀버스 100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 붉은악마 응원복과 태극기 각 1만개, 스페인 국기 5000개를주문해 입장객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특히 시는 김대중 대통령이 22일 경기를 관람하겠다고 밝힌 데다 스페인의 후안카를로스 국왕이 전격적으로 이곳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경찰 50개 중대,6000여명을 경기장 주변 등에 배치해 보안을 강화할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월드컵/ 시청앞 ‘16강 성지’ 새 명소로

    ‘시청 앞으로’ 이번 월드컵 거리 응원을 계기로 서울시청 앞이 시민들 사이에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한국전이 열리는 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손을 잡고 거리 응원에 나서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도심 주변 주택가에서는 이웃과 함께 시청 앞에 나가 길거리 응원을 벌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폴란드와 미국전에 이어 14일 포르투갈전에서는 가족단위 응원객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붉은 악마’ 티셔츠와 붉은 두건으로 치장하고 태극기와 축구공 등을 얼굴에 그려넣은 가족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87년 6·10 민주화항쟁 당시 ‘넥타이 부대’로 가득 메워졌던 시청 앞이 월드컵‘16강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김해종(34·회사원·마포구 합정동)씨는 이날 아내 이경희(35)씨와 함께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데리고 시청 앞 광장을 찾았다.김씨는 “단체 응원의 감동을 온 가족이 느끼고 싶었다.”면서 “질서있는 단체응원을 통해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세살난 딸과 함께 나온 주부 김옥희(35·마포구 대흥동)씨는 “18일 경기 때는 이웃들과 함께 나올 예정”이라면서 “경기가 끝난 뒤 응원단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우는 등 아이들이 성숙한 시민의식과 공동체의식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활짝 웃었다. 윤창수기자
  • 장흥·보성 어촌계 우수상

    청정해역인 득량만을 끼고 있는 전남 장흥·보성지역 어촌계가 해양수산부의 수산업무 평가에서 우수 어촌계로 선정됐다.여수지방해양수산청 장흥수산기술관리소는12일 “해양수산부가 최근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79개 어촌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1년도 수산업무 추진 평가에서 장흥군 안양면 용곡,보성군 벌교읍 상진 등 2개 어촌계가 우수 어촌계로 선정돼 3억원(용곡 2억원,상진 1억원)의 특별사업비를 지원받는다.”고 밝혔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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