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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단체 정부지원금 투명해지나

    시민단체 등 민간단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이 투명해질까. 행정자치부는 23일 올해 182개 민간단체의 237개 공익사업에 7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원금의 투명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의식,정부보조금이 적정하게 사용되도록 현장지도를 강화한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정부지원금은 시민단체의 자금줄(?) 지난 98년부터 정부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일부 시민단체는 지원금을 운영자금으로 전용해 왔다.원래 지원금은 시민단체가 제출한 사업 목적에만 사용토록 돼있으나 일부 단체는 인건비와 사무실 임차료 등 경상비로 처리했다. 지난해의 경우 겨레하나되기운동연합,한국교통시민협회,공동선협의회 등 75개 단체가 총 1억 782만원을 사업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했다.이들 단체가 사용한 부정 사용액은 전액 회수되며,불응하면 국세체납절차를 밟게 된다. 김두관 행자부장관은 이날 시민단체 지원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첫 언론브리핑의 주제로 이 문제를 선택했다.시민단체 지원에 관한 투명성 확보와 엄격한 실사 방안이 골자였다. 김 장관은 시민단체 지원사업에 대한 평가기준을 지난해보다 10% 높인 평균 70점으로 상향조정하고,지난해의 평가결과 반영비율도 15%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선정사업에 대해서도 1차로 지원액의 60%를 지급하고 8∼9월에 중간평가를 거쳐 나머지 40%의 지원 여부를 결정토록 한다는 것이다. ●관변단체는 없다 김 장관은 취임 직후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바르게살기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 등 관변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었다.지자체가 예산편성지침을 통해 관변단체에 정액지원하던 관례를 없애겠다는 뜻이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98년 26억 5000만원을 지원받았던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는 올해 2억 75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한국자유총연맹(12억 7000만→2억원)과 바르게살기협의회(8억 5000만→1억 4000만원)도 지원금이 현격히 감소했다. 김 장관은 “관변단체에 대한 준 강제성 지원은 없애겠지만 이들 단체가 민간시민운동단체로 거듭나,지원사업 기준에 합당하다고 판단되면 (지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모든 존재가 다 중요… 종교 맹신은 곤란”/ 29일 원불교 창교 88주년 좌산 이광정 종법사 인터뷰

    “환경은 생존의 바탕입니다.인간이 독점하려는 것은 위험합니다.환경운동은 바로 ‘처처불상 사사불공’ 즉,이 세상에 모든 존재가 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오는 29일 대각 개교절 88주년에 앞서 22일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원불교 좌산(左山) 이광정(李廣淨·67) 종법사는 환경문제로 말을 풀어나갔다. “정부가 원불교 성지인 영광을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 후보지로 선정했다는 소식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자손대대로 부담을 안겨 줄 사안은 결코 찬성할 수 없는 것입니다.” 소태산 박중빈이 원불교를 창교한 대각 개교절을 맞아 ‘한 생각을 잘 다스리자’는 법문을 준비했다는 좌산 종법사는 “지금 이 세계는 새 기운이 감돌고 있으나 아직도 과거 세상의 묵은 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모든 사람이 마음 공부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각종 악업의 사슬이 펼쳐 있고 어리석은 중생들이 말려들어 큰 고초를 겪고 있으니 이 모두는 우리의 마음이 짓는 한 생각 따라좌우되는 문제입니다.이 한 생각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좌산 종법사는 특히 종교는 맹신이 아니라 진리적 합리적 신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전을 일으킨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는 “싸우는 것을 능사로 삼는 이는 졸장이며 싸우지 않고 이기는 자야말로 지혜로운 자”라고,후세인에게는 “결과가 뻔한데도 ‘알라가 승리를 준다.’며 자살 테러를 부추긴 것이야말로 맹신적 신앙의 대표적 예”라고 각각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담을 쌓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해악을 자초한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좌산 종법사는 “자식에게 재산과 학식을 물려준다 해도 마음이 온전치 않으면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며 늘 마음을 챙겨 정신주체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익산 김성호기자 kimus@
  • 이런 책 어떼요 /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과 신의 전사들

    제임스 레스턴 지음 이현주 옮김 / 민음사 펴냄 ‘아이반호’‘로빈 후드’ 등 수많은 로맨스에 등장하는 유럽의 전설적인 인물 사자왕 리처드와 아랍인들의 해방자 살라딘의 대결을 그린 이야기 역사.십자군 원정과 지하드의 절정에 서 있는 두 인물의 대결이 긴박하게 펼쳐진다.리처드는 예루살렘 성지탈환이라는 종교적 대의명분에 목숨까지 바치는 헌신적이고 남성적인 왕,중세 기사도를 대변하는 훌륭한 왕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책에 따르면 이런 모습은 훗날 낭만적 서정시인들이 지어낸 일종의 영웅만들기에 불과하다.실제론 무모하고 잔인하며 허장성세를 즐기며 사치스러운 인물이었다는 것이다.1만 3000원.
  • ‘17년전 악몽’ 화성 연쇄살인사건 / 그곳은 아직도 떨고 있다

    장기미제사건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심리적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폐해가 심각하다.강력 사건의 범인은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회적 인식을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80,90년대 미궁에 빠진 대표적 강력사건인 화성연쇄살인과 이형호군 유괴피살의 ‘사건 이후’를 점검하고,사회적 예방책과 치유방안을 진단해 본다. 화성은 아직도 떨고 있다.86년 9월부터 91년 4월까지 살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부녀자 10명이 잔혹하게 살해된 경기도 화성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극심하다.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살인마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밤이면 공포에 휩싸인다.유족들의 가슴 속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앙금처럼 남아 있다. ●시효없는 유족들의 고통 “범인 잡는 공소시효는 지났다지만 딸을 잃은 마음의 생채기에 시효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8일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 사는 할머니 김모(76)씨는 아들 이모(52)씨와 함께 집 앞 공터에서 수십장의 빛바랜사진과 옷가지를 태우며 울먹이고 있었다.회한이 서린 집을 부수고 새로 집을 짓기 위해 공사를 하다 발견한 딸의 흔적이었다.사진 속에서는 86년 12월 밤에 귀가하다 처참히 살해된 김씨의 딸(당시 23세)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딸을 잃은 후유증으로 하루하루를 심장약으로 버티고 있다는 김씨는 “죽을날이 가까워 이젠 가슴속의 딸을 그만 놓아주기로 했다.”면서 “딸한테 가기 전에 범인이 잡히는 모습을 꼭 봐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아들 이씨는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동생의 사진과 유품을 버렸는데,어머니가 일부를 17년 동안 몰래 간직하고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해 인근 태안읍에서 딸 권모(당시 25세)씨를 잃은 소모(72·여)씨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10년전 화성을 떠나 경기 평택시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소씨는 “지금도 고향인 ‘화성’ 얘기만 들으면 가슴이 떨려 밤잠을 설친다.”면서 “이사한 뒤에는 딸의 유골이 뿌려진 고향 근처엔 가지도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여전히 불안한 주민들 모두 5명의피해자가 발생했던 태안읍 일대는 최근 택지개발 붐으로 사건 현장이 거의 다 아파트건설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동네 어귀에서 만난 주민 김모(42·여)씨는 “아직도 불안과 공포는 여전해 밤에는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그는 지금도 전화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순찰대 번호로 자동 연결되도록 단축 다이얼을 지정해 놓고 있다. 두 명의 여학생이 희생된 태안읍 A중학교에서도 어두운 흔적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노초록(15)양은 “가끔 친구들끼리 17년전 희생당한 선배들이 공부하던 교실과 책상을 가리키며 ‘우리도 혹시 비슷한 피해를 입지 않을까.’라며 수군거린다.”면서 “선생님들도 틈만 나면 어두워지기 전에 귀가하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귀가용 렌터카와 상담소에도 주민 발길 잇따라 어둠이 밀려오자 화성 일대에는 자체 조직한 ‘민간 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승합차를 타고 학교 주변이나 농지 등 우범지역을 순찰했다.정남면 자율방범대 윤태준(45·사업) 대장은 “으슥한 산길과 가로등이 없는 취약지역이 많아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면서 “부족한 경찰 인원으로는 서울보다 넓은 화성지역을 순찰할 수 없어 주민이 스스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심야 귀가용 렌터카’가 속속 눈에 띄었다. 박모(36·여)씨는 “밤 11시가 넘으면 버스는 물론 택시도 끊기기 때문에 자가용이 없는 주민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지난 99년 주민들의 요구로 도입된 렌터카는 갈수록 수요가 늘어 당초 57대에서 257대로 급증했다. 2001년 6월부터 민간 자원봉사자 12명이 꾸리고 있는 ‘화성시 가정상담소’ 진인문(50) 소장은 “주민들이 유사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잠재적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30여명의 주민이 상담을 신청,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화성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 ■사건 개요·수사 상황 ‘얼굴없는 살인마’는 화성지역의 인적이 드문 논바닥과 야산 등지에서 10대 여중생에서부터 70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처참하게 살해했다. 88년과 90년,91년 발생한 7,9,10차 사건을 빼고는 살인사건 공소시효인 15년을 모두 넘겼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은 범인이 잡혀도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는 없지만,주민의 불안감을 씻고 나머지 사건들의 해결 열쇠를 찾기 위해 수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최근에는 화성사건을 소재로 삼은 영화나 소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의 진실은 베일에 가려 있고,유가족의 가슴에 맺힌 한도 풀리지 않고 있다.경찰은 희생자들이 ▲성폭행당한 뒤 목이 졸렸고 ▲두 손이 뒤로 묶였으며 ▲희생자의 옷으로 재갈이 물렸고 ▲흉기로 시체가 모독을 당했다는 공통점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왔다.범인이 검거된 8차사건 등 일부는 모방사건으로 추정하지만,대부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동원된 경찰만 연인원 180만명이 넘는다.1만 8000여명이 증인·참고인·용의자 등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지문과 유전자 감식 의뢰건수만 4만여건에 이르렀다. 사건의 비중이나 파급 효과 못지 않게 부작용도 많았다.용의자로 지목된 3명이 고문이나 수사 후유증으로 숨지거나 자살했다.한 용의자는 92년 6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연행된 뒤 당직 변호사와의 단독 면담에서 범행을 자백했지만 1년 만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근 수사는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화성을 떠난 주민이 많은 데다 제대로 보존된 증거자료도 거의 없어 추가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97년 이후에는 수사본부가 대폭 축소돼 수사본부장인 화성경찰서장과 수사과장,형사계 요원 등 모두 7명만 편제돼 있다.태안파출소에 수사본부 팻말이 걸려 있지만,수사본부 요원들은 다른 강력사건도 함께 맡고 있다. 화성경찰서 형사2계장 방종찬(46) 경위는 “9차 사건 용의자의 머리카락 모근이 남아있는 만큼 당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은 연령대의 변태성욕자 등이 적발되면 DNA 대조 작업 등을 벌일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사 진척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화성 이두걸기자 douzirl@ ■미제사건 사회적 후유증 강력 미제사건은 ‘다음에는 내가 피해자가 될 수있다.’는 극도의 공포심을 확산시킨다.일부 시민은 자신을 예비 피해자로 상상하기도 한다. 때문에 시민들은 사건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심리에 빠져든다. 전문가들은 화성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밤길을 피하거나 빨간 옷을 꺼리고 사건 현장과 비슷한 야산 등지에 접근하지 않으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분석한다.오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아 공포심이 가중되면 시민들은 ‘나를 방어할 사람과 사회적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호신장비나 방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자구책을 찾게 된다. 문제는 시민들이 이 과정에서 경찰 등 수사기관과 사회 시스템 전반을 불신하게 되고,막연한 불안감으로 주변사람을 불신하고 적대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40·범죄사회학) 교수는 “미제 사건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후유증은 범인이 잡히고 나서도 단시일 내에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내 시간·비용의 중복투자가 계속 뒤따르게 되고,또 다른 ‘모방범죄’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는 계속된다.”고 설명했다.그는 “수사기관은 72시간 내에 현장에서 대부분 소멸되는 중요 증거와 단서를 확보토록 초동수사 시스템을 강화하고,최소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사건 진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공황장애’ 전문가인 유상우(40)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강력 미제사건의 직·간접 피해자들은 세월이 흘러도 악몽을 꾸거나 극도의 긴장상태를 보이는 등 ‘병적인 불안’ 상태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기 쉽다.”면서 “주변 사람의 따뜻한 시선과 적절한 심리치료만이 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대 표창원(37·범죄심리학) 교수는 “실적과 승진,고위층의 요구에 더 신경쓰는 한국의 수사관행으로는 미제 사건과 그로 인한 사회적 후유증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 치유에 우선 순위를 두는 수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英등 외국에선 “완전범죄는 없다.20,30년이 걸리더라도 범인은 꼭 잡아낸다.” 영국 클리블랜드 경찰은 1989년 87세 여성을 성폭행한 뒤 달아났던 A(34)씨를 최근 구속했다.사건 초기 범인을 놓쳤던 경찰은 과거자료를 토대로 유전자분석 등 첨단 수사기법을 이용,14년 만에 사건을 해결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밖에도 1980년대 중반 10,20대 여성 68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던 ‘기차역 연쇄살인사건’의 범인과 1993년 이탈리아 출신 10대 유학생을 성폭행했던 교사도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쇠고랑을 찼다. 이처럼 수십년이 지난 미제사건이 속속 해결되는 것은 영국 경찰의 합리적인 수사 시스템 때문이다. 영국의 일선 경찰서는 사건 발생 이후 14일 이내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즉각 전국 32개의 ‘미제수사팀’으로 전송한다. 형사와 법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미제팀은 이후 사건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2년마다 한번씩 재수사를 한다. 재수사에서는 최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총동원하게 된다. 일단 범인이 잡히더라도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몇년씩 보강수사를 벌이는 것도 영국·캐나다 등 외국 수사체계의 주요한 특징이다. 지난해 캐나다를 떠들썩하게 한 ‘돼지농장 연쇄살인 사건’은 장기수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수십 명의 매춘여성이 살해돼 밴쿠버 외곽 한 농장에 묻혔던 이 사건은 지난해 초 범인이 잡힌 뒤에도 1년이 넘도록 보강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고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해 깊이 2m의 흙더미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범인의 진술과 달리 추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는 “초동수사 때 범죄현장을 철저히 보존,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냉동보관소에 보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면서 “냉동보관소도 태부족하고 시체나 증거 등을 장기간 보존하지도 않아 재수사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부시의 전쟁 /美101공수사단 나자프 진입/ “美軍환영… 물·식량 달라”

    미군이 2일(현지시간) 그토록 원하던 이라크 민간인의 환영을 처음 받았다.미 101공수사단이 진입한 이라크 중부 나자프에서였다.이슬람 시아파의 성지인 나자프에서 101공수사단의 1·2연대 병사들은 자신들을 환영하는 시민들을 만났다. 그러나 이들은 이내 곧 미군에게 물과 식량 등을 요구,앞으로 이라크 민간인들의 호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도적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입증했다.또 시아파가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미군의 지원을 믿고 봉기했지만 버림받아 사담 후세인 정권의 압박을 받았던 과거를 잊지 않고 “여기에 머물 것이냐,떠날 것이냐.”라며 당혹스러운 질문을 퍼부었다. 이날 미군은 나자프의 남쪽과 북쪽에서 진격해 들어갔다.사람들은 7번 고속도로에 나타난 미군들에게 다가와 “고맙다.훌륭하다.”라며 일단 말문을 열었다.집권 바트당이 물러난 뒤 미군이 무엇을 가져다주기를 원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이라크인은 “민주주의,위스키,그리고 섹시함(sexy)”이라고 대답해 주위 군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환영인사를 끝낸시민들은 미군이 나자프를 포위했던 4일 동안 모든 배급이 끊겼다며 물과 식량을 요청해 왔다.더 필요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로켓포용 폭탄이 쌓여 있는 건물을 가리키며 이를 제거해 달라고 부탁했다.다른 이라크군의 무기 은닉장소와 훈련장소를 스스로 알려주기도 했다. 더 많은 군중을 만난 곳은 이슬람교의 시조 모하메드의 사촌이자 사위로 시아파 교도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성인 이맘 알리 이븐 아부탈리브의 무덤이 있는 이슬람 대사원이었다.미군은 나자프 중심에 위치한 이곳을 기지로 미·영 연합군을 공격하던 이라크군을 소탕한 뒤 정찰근무에 나섰다가 몰려드는 군중을 만났다.한 미군은 “군중이 점점 불어났다.”며 “이들은 매우 온화했다.”고 밝혔다. ●정신적 지도자 10년연금 풀려 미군의 진격으로 이곳의 정신적 지도자인 알리 알세스타니는 십년 이상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났다.나자프는 시아파의 문학과 신학의 중심지다.시민들의 환영과 달리 알세스타니는 미군을 만나기를 꺼리고 있다.크리스 휴즈 대령은 도시를 다스리는 문제 때문에만나기를 요청했으나 알세스타니는 하루 뒤 답을 해주겠다고만 밝혔다.미군의 생각에 대한 대중의 반신반의를 대변한 셈이다. 미군은 이곳에 1개 연대를 계속 주둔시킬 계획이다.아직도 건물에 숨어 미군을 향해 사격하는 페다인 민병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2020 서울 도시기본계획’ 내용/ 마곡·상계등 4곳 전략 육성지로

    3일 발표된 ‘2020년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은 서울의 미래상을 ‘자연과 인간,역사와 첨단이 어우러진 세계도시’로 설정했다.계획안은 5월까지 공청회,시의회 및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쳐 6월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받으면 확정·공고된다. ●강북 중점 개발 1도심,5부도심,11지역중심,53지구중심 체제는 2011년 계획과 유사하다.그러나 마곡·망우·상계·연신내가 새로운 전략육성중심지로 설정돼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한다.고용을 창출할 만한 업무·상업시설 등이 부족해 장거리 통근 인구가 많고,교통에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 4개 지역에 기업 본사 등을 유치,‘직주(職住)근접형’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이들 지역은 뉴타운이나 지역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시 우선권을 준다. 부도심으로 지정된 상암은 남북교류 거점으로 육성된다.디지털미디어시티(DMC) 등 첨단 미디어산업으로 특화된다.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월드컵경기장·월드컵공원 등과 어우러져 통일시대에 대비한 ‘신도시 기능’을 맡는다. ●시민 80% 대중교통 이용 청계천 복원,시청앞 광장 등으로 인해 더욱 나빠질 교통환경은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체계를 개편해 돌파한다는 복안이다.계획대로라면 2020년 서울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현재 64%에서 80%로 늘게 된다. 중앙버스전용차로 확대,버스 우선신호 도입 등으로 간선버스 기능이 강화되며 공영개념이 도입된다.지하철 9호선 연장,도시철도·지하철 연계,공항철도 신설 등을 통해 수도권 도시철도 총 연장을 현재 486㎞에서 690㎞로 늘린다.광역간선도로도 509㎞에서 800㎞로 늘어나 시속 19㎞에 불과한 버스 속도가 2020년에는 간선버스 기준 40㎞로 빨라진다. 신림·삼양·평창동 등에 자기부상열차,모노레일 등 신교통수단 100㎞를 건설하겠다던 2011년 계획은 이렇다 할 성과없이 2020년 계획에도 ‘검토중’으로 남았다. ●문화·생태·복지도시 지향 주5일 근무제 확산,노령화 사회 진입 등 달라질 환경에 맞추기 위해 현재 인사동 1곳에 불과한 문화지구를 홍대·대학로·서초·남산·청담으로 확대한다.노인요양시설 25곳을 새로 마련한다.4대문 안을 역사도시로 만들기위해 문화재 주변 경관 관리를 강화하고,서울을 상징하는 ‘페스티벌’도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 경계를 둘러싼 ‘환상산림생태축’을 조성하기 위해 녹지연결이 끊어진 26곳을 잇는다.중랑천·탄천·안양천·홍제천을 자연 하천으로 만든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로 녹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린벨트내 비오토프(인공생물서식공간) 1·2등급지와 공원지역을 계속 그린벨트로 묶어두기로 했다.그린벨트 해제 지역도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친환경적으로 정비하고,1종 일반주거지역 기준으로 저층·저밀도 개발을 유도한다. ●“행정수도 이전시 수정” 이번 계획안에는 행정수도 이전,남북통일 등 큰 변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수도권 인구에 대한 고려없이 단순히 서울시 인구만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는 등 한계도 드러냈다.이종상 도시계획국장은 “인위적인 인구 감소 정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행정수도 이전 등이 구체화되면 도시계획안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시네 드라이브] 사투리 연기가 흥행대박 좌우?

    영화 촬영현장에 때아닌 사투리 열풍이 강하다.경상,전라,강원 등 사투리의 출처도 다양하다.코미디 붐 속에 손쉽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로 사투리를 끌어들이는 추세인데,배우들이 덩달아 바빠졌다. 가을 개봉을 목표로 새달 1일 크랭크인할 ‘황산벌’팀의 사투리 연습은 살벌(?)할 정도다.영화는 백제 계백장군과 신라 김유신 장군의 대결을 그리는 코미디.영화 전체가 영·호남 사투리로 진행되는 터라 주인공들의 사투리 대사는 필수다.계백의 부인을 맡은 김선아의 노력은 눈물겹다.전라도 출신인 매니저의 주선으로 여수 토박이 아줌마에게 시나리오를 보낸 뒤 사투리 육성을 녹음테이프로 공수받아 흉내내기에 여념이 없다.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달달 외우다시피 하며 역사공부에도 한창인 계백 역의 박중훈은 아예 촬영현장에 ‘전담선생’을 모셔갈 계획이다.김유신 역의 정진영도 뒤질세라 경상도 출신의 조연 김인문과 사투리만 쓰는 술자리를 따로 마련하고 있을 정도. 지난달 28일 개봉한 ‘선생 김봉두’는 배경이 강원도 산골.아역배우 5명은 촬영 두달 전부터 영월 출신의 극중 조연에게서 강원도 사투리를 과외수업받았다.장규성 감독이 강원도 시골 출신인 덕도 톡톡히 봤다. 이처럼 감독이 지방출신이면 사투리의 결은 한결 더 생생해진다.차태현과 유동근이 부산사람으로 설정된 코미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부산 출신인 오종록 감독이 일일이 억양과 발음을 교정해주고 있다.‘친구’의 장동건과 유오성이 사투리를 흠없이 구사한 것도 부산 출신 곽경택 감독의 공이었다.곽 감독은 번번이 대사를 녹음해 배우들에게 나눠줬다.‘가문의 영광’에서 익살스러운 호남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한 유동근은 ‘사투리의 달인’으로 통한다.가깝게 지내던 탤런트 김성한에게 개인교습을 받은 결과였다.‘선생 김봉두’에서 인정많은 학교 소사로 나온 성지루도 강원도 토박이의 생활용어를 직접 녹음해가며 사투리를 익혔다.요즘 배우들에게 사투리는 액세서리 수준을 넘어섰다.힘껏 공들일 수밖에.‘친구’가 대박터질 때 최고의 유행어는 장동건의 대사 한줄,“고마해라,마이 무따 아이가.”였으니. 황수정기자
  • 티켓다방 선불금 무효화/ 청소년보호법 개정 추진 성매매 덫 악용 차단키로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청소년의 성매매를 뿌리뽑기 위해 이른바 ‘티켓다방’ 등 청소년고용 금지업소의 선불금 등 각종 채무를 무효로 하도록 하는 내용의 청소년보호법 개정을 추진중이라고 2일 밝혔다. 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티켓다방 업주들이 미성년자를 고용하면서 선불금을 주고 이를 미성년자를 옭아매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어 이같은 채무를 없애주는 것이 청소년 성매매 근절의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티켓다방을 근절하기 위해 지난달 6일 개설된 신고센터(홈페이지 youth.go.kr 또는 02-735-1388)를 통해 신고된 청소년 고용 티켓다방 업주 49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위원회에 접수된 피해사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가출한 유모(18)양의 경우 지난달 6일까지 경기 안성과 화성지역의 티켓다방 4개 업소에 선불금 350만원에 고용됐으며,심모(17)양도 지난 2월까지 전남 여수와 광양지역의 티켓 다방 7개 업소에 고용돼 티켓영업과 윤락을 강요받았으며,선불금 850만원을 포함해 채무가 1150만원에 이르렀다. 현재 윤락행위등 방지법에는 윤락 관련 채무를 무효로 하고 있으나 티켓다방 등 미성년자 고용금지 대상 업종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 이들 업종에 불법취업한 청소년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관변단체 보조금 형평성 잃었다

    지역별 인구규모등 고려없이 획일 지원 “큰 도시일수록 불리” 탄력운용 요구 높아 새마을단체 등 각종 관변단체에 대한 정부의 획일적인 보조금 지원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지역별 인구 규모 등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 형평성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한국예총의 경우 인구 51만 3424명(2002년 말 기준)인 경북 포항시 지부와 9860명인 울릉군 지부가 같은 액수인 연간 21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2.3%인 1만 5830명에 이르는 경북 의성군과 17.5%인 6303명에 불과한 고령군의 노인회가 같은 보조금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는 “단체별 회원 및 주민 수요에 따라 지원금이 차등화되지 않아 도시 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관변단체 보조금 지원이 효율성이나 탄력성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행정자치부가 지역에 조직을 둔 새마을단체 등 13개 관변 단체에 연간 240만∼3600만원(국비 등)씩 정액 보조하도록 예산편성지침을 기초자치단체에 내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별 연간 지원액은 관행적으로 새마을 단체가 3600만원으로 가장 많다.한국예총 2100만원,지방문화원에 2000만원이 지원되고 있으며,바르게살기운동지부 1600만원,한국자유총연맹 1200만원,대한노인회와 상이군경회 등 4개 보훈단체에는 1000만원씩이 지원되고 있다.이들 단체는 개별 법령에 따라 공공건물 무상 사용 혜택도 받고 있다.다만 시·군 체육회에 대해서는 인구 규모를 감안해 보조금 지원이 차등화돼 있다.인구 30만명 이상 연간 1210만원,15만∼30만명 미만 800만원,15만명 미만 480만원,군 단위는 240만원이 지원되고 있다. 일선 지자체 관계자들은 “기준과 원칙이 없는 관변 단체 지원에 대한 행자부의 예산지침은 형평성을 간과한 것”이라며 “인구 규모에 따라 세분화하고 차등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재정과 임상규 지방예산팀장은 “관변 단체에 대한 지원은 개별 법령에 따라 상한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보조금 지원 전반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포항 김상화기자 shkim@
  • [男男女女] 장관님, 미인이시네요

    “미인이십니다.” 장관으로 임명돼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들은 인사말이 이렇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정권에서 ‘우등생’이었던 두 여성 장관은 위와 같은 인사말을 종종 들었다.기자는 한명숙 전 여성부 장관이 2001년 미국에서 열린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 참가했을 때 동행취재한 경험이 있다.장관으로 임명된 지 한달 정도 지난 신임 장관은 세계 각국의 여성계 인사들과 뉴욕의 특파원,교포 등을 열심히 만났다. 한 장관이 한국 언론사의 뉴욕 특파원들과 만났을 때 남성 기자들의 첫 인사말은 “미인이십니다.”였다.한 장관은 뭐라 대답할 말이 없었는지 특별한 대꾸없이 웃으며 지나갔던 것으로 기억난다. 역대 최장수 여성 장관이란 기록을 남긴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한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다.역시 남성 사회자는 첫 마디로 김 전 장관에게 “미인이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김 전 장관 또한 별다른 대답없이 약간은 어색하게 다음 대화로 넘어갔던 것 같다.여성 장관들은 미인이라는 인사말에 대개 무색해했다. 남성장관을 처음 만났을 때 “참 미남이시네요.”와 같은 인사말을 하는 경우를 들어본 적은 없다.외모에 대한 평은 비록 좋은 뜻에서 하는 말일지라도 공식 석상에서 장관을 두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칭찬에 익숙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모에 대한 인사말에 대개는 쑥스러워하고 이는 두 여성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여성의 사회 진출에 관심이 많은 한 남성 공기업 사장을 만났을 때 위와 같은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그는 “아직 여성 장관이 낯설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외모에 대한 인사말을 건네는 이들은 분명히 장관이 여성임을 인식하고 말을 하는 것이다.하지만 미인이라는 말이 상대방을 어떤 기분에 빠뜨릴지는 생각을 안하는 듯하다. 새 정권에는 여성 장관이 지난 정권의 딱 두 배인 4명이나 된다.이들이 오랫동안 장관직에 머무르며 좋은 평가를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제는 여성 장관이 미인이고 아니고를 떠나 장관으로 대접받고 인정받을 때가 아닌가 싶다.물론 이미 그렇긴 하지만 여전히 여성 장관들 주변에는 그들의 옷차림이나 사소한 행동거지를 놓고 물고 늘어지는 시선과 말들이 있다.여성이 껄끄럽게 느끼는 상황은 남성도 무신경하게 넘어가지 않고 상대방이 불편해 함을 알면 좋겠다. 여성 장관이 앞에 붙은 ‘여성’이란 말을 떼고 열심히 일할 수 있고,남성과 여성이 함께 일하기에 훨씬 좋은 분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윤창수기자 geo@
  • 새달 불가·유가식 계룡산산신제...민속신앙 전통 되살린다

    계룡산은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한국 민속신앙의 성지이다.그 계룡산 일원에서 새달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 동안 ‘2003 계룡산 산신제’가 열린다.불가식 및 유가식 산신제,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무(巫)식 산신제 등 우리 산악신앙을 한데 아우르는 종합 산신제다.이처럼 다종교 산신제가 된 것은 역대 왕조가 이념은 달리 해도,계룡산을 한결같이 영험하고,신령스럽게 여긴 데 따른 것이다. 산신을 모시는 신앙은 유사 이전부터 한민족에 면면히 계승되어 왔다.고대에는 무(巫)의 의례로 치러졌다.고려시대에도 도교와 불교의 영향을 받았지만 전통의 큰 줄기를 지켰다. 유교를 지배이념으로 하는 조선왕조에서도 묘향산과 계룡산,지리산에 각각 북악단과 중악단,남악단을 세워 국가 차원에서 산신에 제사를 지냈다.보물 제1293호로 지정된 중악단은 삼악(三岳)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제사용 건물(祠宇)이다. 조선왕조의 패망과 함께 잊혀진 계룡산 산신제가 다시 햇빛을 본 것은 지난 98년.이후 해마다 음력 3월16일(올해는 양력 4월17일) 산신대제가 시작된다.갑사·동학사에 버금가는 계룡산의 큰 절 신원사는 그동안에도 이날에 맞춰 법식을 갖춘 산신대제의 전통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4월17일 오전 10시 중악단에서 불가식으로 산신제를 먼저 봉행하면 18일에는 산과 강에 제사지내는 유가식 산천(山川)제가 벌어진다.유가식 산신제는 오전 6시 ‘세종실록’에 나온 대로 복원한다.이어 오전 11시 금강의 수신(水神)에 제사지내는 수신제는 공주시 웅진동 고마나루 강변에 있는 웅진단 자리에서 펼쳐진다. 무식 산신제는 19일 오후 1시부터 열린다.계룡면 양화리는 토착신앙이 뿌리깊게 전승되고 있는 고장.충청도의 법도있는 굿판을 이어가는 법사와 보살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마을 산신제는 주민의 소원뿐 아니라 지역의 화합,나아가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며 경건하게 베풀어진다. 이번 산신제는 단순한 산신제가 아니라 마을 주민 및 멀리서 찾아온 관람객들이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축제로 펼쳐진다.공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놀이패 풍장이 매일 풍물놀이를 펼치고,몸짓배우 이두성도 매일 어릿광대 마임으로 어린이 관람객을 반긴다. 특히 18∼20일에는 일본의 인형극단 PUK가 인형극,19∼20일에는 중국 무속인들이 만족(滿族)의 굿을 선보인다.19∼20일에는 극단 고마나루가 강강술래,19일에는 전통민속문화보존회가 작두굿을 펼치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마련된다. 계룡산 산신제 보존회는 “다종교 공존의 특성을 지녔던 우리 민족은 여러 종교가 별다른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공존해 왔다.”면서 “대표적인 전통종교인 무·불·유가 한데 어울리는 계룡산 산신제는 우리가 종교적으로 얼마나 조화로웠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041)855-4933. 서동철기자 dcsuh@ ◆산신제보존회장 구중회교수 “산은 국토를 지켜주는 수호신이자,먹을 것과 땔나무를 제공하는 삶의 터전이었습니다.사람들이 산에 소원을 빌었던 것은,산이 그 간절한 뜻을 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계룡산산신제를 주관하는 산신제보존회 구중회(사진·공주대 국어교육과 교수)회장은 “요즘의 자연보호 개념은 매우 추상적이지만,선인들에게산과 강은 존경을 넘어 경배의 대상이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산신제보존회는 지난 97년 심우성 공주민속극박물관장 등이 중심이 되어 창립된 뒤 98년부터 조선 고종시대 이후 100여년만에 국행제의(國行祭儀)로 산신제를 재현하고 있다. 구 교수는 “중악단이 있는 계룡산은 토착신앙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제사를 지낸 마지막 보루”라면서 “영산 계룡산을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룡산산신제를 재현하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당초 대전지역에서 보존회를 꾸려가려 했지만,일부 기독교단체가 반대하여 공주지역으로 중심지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행사를 거듭하다 보니 산신제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그 만큼 산신제가 미신이라는 인식도 많이 완화되고 있다.”고 다행스러워했다. 산신제보존회가 행사를 주관하고 있기는 하지만,구 교수는 주민들의 참여를 강조한다.해마다 주민들이 주변 무속인들을 대상으로 산신제의 주무법사를 뽑도록한 것도 그렇다. 그는 “산신제는 장기적으로 주민들 스스로 기틀을 잡아,꾸려가야 할 것”이라면서 “같은 차원에서 올해 산신제 부대행사도 줄타기와 예절교육 등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오늘날 산신제를 여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국토를 숭앙하던 선인들의 지혜를 다시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이 행사를 잘 발전시켜 산을 주제로 한 멋있는 축제를 하나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서동철기자
  • 법제처, 개혁입법 연내 193건 제·개정

    재난관리기본법 제정과 검찰청법 개정 등 참여정부의 ‘개혁 코드’에 맞는 법률안의 제·개정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26일 법제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행정자치부 등 24개 정부 부처는 참여정부의 개혁 정책을 법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34건의 법안을 제정하는 등 올해 안에 193건의 법안을 제·개정키로 했다.법안의 대부분은 참여정부의 ‘3대 국정목표’,‘12대 국정과제’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상반기 중 34개 개혁입법 제정 신규 제정되는 34개의 법안은 새 정부의 개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제정이 시급한 법안들로 상반기 중 입법화된다. 국가재난의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되는 ‘재난관리기본법’은 오는 8월 재난관리청 신설을 앞두고 ‘정부조직법’의 개정과 함께 5월 중 국회에 제출돼 처리된다.또 삶의질 향상을 위해 희귀·난치병환자 등 만성질병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국가만성병관리법’은 오는 6월 국회에 제출되며,악취배출 허용기준을 명시한 ‘악취방지법’도 다음달 국회에 제출된 뒤 6월 시행될예정이다. 또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 제정되는 ‘지방대학육성지원법’과 ‘지방과학기술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정부회계체제를 복식부기로 전환하기 위한 ‘정부회계법’,철도안전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철도안전법’ 등이 제정된다. ●개혁코드에 맞춰 159건 법안 개정 우선 외국인 투자활성화를 위한 ‘외국인 투자촉진법’이 대폭 개정된다.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외국기업전용연구단지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외국 기관의 투자를 유치한 전문기관에 성공보수를 지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해고제한 규정을 강화하는 ‘근로기준법’과 고등학교 이하 각급 사립 학교에서도 외국인 교원을 임용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이 이뤄진다. 특히 검찰인사위원회를 심의 기구화하고 검찰의 상명하복을 규정한 ‘검찰청법’을 개정하며,성년의 연령기준을 19세로 낮추는 등의 ‘민법’도 연내 개정키로 했다. ●정책 우선순위 따라 연내 입법화 법안은 정책우선 순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입법화된다.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25건의 예산부수법안을 제외한 134건의 법령은 8월 이전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34건은 12월 임시국회에서 각각 처리될 예정이다. 법제처 관계자는 “예산부수법안 이외에 올해 통과가 필요한 법률안은 상반기 임시국회에 제출돼 처리될 수 있도록 각 부처를 독려할 방침”이라면서 “입법과정에서 국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국민생활과 관련되는 중요한 법률은 일간 신문에 광고를 내고,해당부처 홈페이지를 통해 전문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내년예산 6~7% 증액...정부 118조~119조 편성

    내년도 예산 규모가 올해(111조원)보다 6∼7% 늘어난 118조∼119조원으로 짜여진다.올해는 지난해보다 5.3% 증가한 절약예산이었던 데 비하면 내년에는 국세수입과 지출이 비슷한 균형예산에 해당된다.내년에 세금은 올해보다 6조∼7조원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2004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의결했다.중앙 부처들은 이같은 지침에 따라 제각기 예산요구서를 작성해 5월 말까지 기획예산처에 제출해야 한다. 이 지침은 우리 경제가 대내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경제활성화 대책 등으로 5%대의 성장을 달성한다는 전망에 기초한 것이다.국세는 6조∼7조원이 더 걷히지만 국채발행과 공기업 주식매각 등을 통한 수입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예산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인프라구축,보육서비스 확충,여성의 사회활동 참여 활성화,국민임대주택 건설,지방대학 중심의 연구·개발(R&D) 등에 집중 편성된다. 철도·항만 등 대량수송시설 투자,농어촌복지 증진,중소기업 기술·인력개발에도 많이 배분된다. 또 내년부터 재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복식부기와 발생주의 회계제도가 도입된다. 이와 함께 정부 부처들이 운용하는 공무원연금기금 등 60개의 기금 운용은 자산운용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전문가에게 위탁하도록 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전국 모든 돼지 백신접종, 콜레라 이천·화순지역 확산

    돼지콜레라가 급속 확산됨에 따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돼지 890만마리에 대해 긴급 예방접종이 실시된다. 농림부는 21일 돼지콜레라 발생농장 중심의 살처분과 제한적 예방접종만으로는 더 이상 돼지콜레라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전면적인 접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돼지콜레라는 지난 18일 전북 익산에서 첫 발생한 데 이어 이날 경기도 이천·평택·화성지역과 전남 화순,경북 성주지역에서 돼지콜레라 증세가 보고되는 등 6개 시도,13개 시군의 21개 농장으로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 이들 농장의 대부분이 경기도 김포의 S축산에서 씨돼지를 들여온 것이 특징이다.S축산의 일부 돼지는 지난해 김포지역에 콜레라가 발생한 이후에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측은 돼지콜레라가 콜레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의 콧물·침·분뇨 등에 다른 돼지가 접촉함으로써 옮는 점을 감안,분양된 씨돼지가 교배 과정에서 흥분해 다량의 침과 콧물을 흘리면서 감염 위험성이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경운·김포 김학준기자kimhj@
  • 물벼룩을 환경파수꾼으로...‘점프’ 횟수 첨단장치로 측정 한강수질 오염 여부등 관측

    1000만 시민의 젖줄인 한강의 수질 감시에 물벼룩 8마리와 2억 5000만원짜리 첨단기계가 동원된다. 서울시 환경보건연구원(원장 김명희)은 21일 물벼룩을 이용한 생물경보장치를 노량진 한강수질자동측정소에 시범 도입해 운영한다고 밝혔다.이번에 도입한 경보장치는 물벼룩의 ‘점프’ 횟수를 전기충격장치로 측정해 수질오염 정도를 가늠하던 기존 방식에서 8가지의 다양한 지수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한걸음 나아간 것이다.점프 횟수는 물론 유영속도 변화추이 등 특이한 행동들을 경보장치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감지,독성지수로 자동환산돼 오염정도를 관측할 수 있다.물벼룩의 운동내용은 24시간 내내 그래프로 그려져 높이나 횟수에 미세한 변화라도 나타나면 즉각 경보음이 울리고 물벼룩의 상태를 수질검사소에 자동으로 통보하도록 설계돼 있다. 수질측정에 이용되는 ‘다프니아’ 물벼룩은 8마리가 한조를 이뤄 1주일씩 교대로 측정 수조(水槽)에 들어가 오염감시 파수꾼 역할을 해낸다.한강 물은 한 시간 단위로 1ℓ씩 경보장치에 달린 호스를 통해 끌어올려진다.몸길이가 불과 0.5∼2.5㎜인 물벼룩은 머리에 붙은 2쌍의 촉각을 저으면서 톡톡 튀듯이 헤엄친다.물벼룩은 독성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물에서는 규칙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만 독성물질에 노출되면 움직임이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물벼룩을 이용한 경보장치는 1978년 독일에서 처음 개발해 이후 20여년 동안 라인강 수질관리에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됐다. 송한수기자 onekor@
  • 28일 개봉 ‘선생 김봉두’- ‘촌지 교사’가 벌이는 폭소해프닝

    ‘선생 김봉두’(28일 개봉·제작 좋은영화)에 대해 풀어야 할 오해가 둘 있다.우선 하나는 거창한 일대기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제목과는 달리 영화는 지극히 소시민적인 소재에서 요령있게 몸집을 키운 폭소 드라마라는 점.다음은,싱겁게 헐렁한 이미지로 단독주연은 왠지 버거울 것 같던 차승원이 1인 주인공 구도의 드라마에 성공적으로 도전했다는 점이다.물이 오를 대로 오른 차승원의 코믹연기는 가장 큰 감상포인트. 초등학교의 총각 선생님 김봉두(차승원)는 첫눈에도 존경받을 스승상과는 거리가 멀다.촌지를 상습적으로 받아챙기는 그에게 아무래도 뭔 일이 생길 것만 같은데,아니나 다를까.학부모의 항의소동에 징계를 받고 시골 분교로 쫓겨난다. 전교생이 다섯명뿐인 강원도 산골학교로 재빨리 카메라를 옮긴 영화는 자잘한 폭소 에피소드들을 속사포처럼 토해낸다.마을주민들이 열어준 환영잔치에서 만취한 선생님은 가라오케에서 하던 버릇을 그대로 내놓고,아무리 기다려도 돈봉투 하나 들어오지 않는 맥빠진(?) 수업시간은 툭하면 자습으로 때우더니,그것도 모자라 술집 아가씨를 사택으로 불러들이기까지…. ‘불량선생’이 할 수 있는 온갖 아이디어들을 펼쳐놓는 영화는 주인공의 개인기에 철저히 기댔다.차승원이 끼지 않는 장면이나 설정이 하나도 없을 정도.담배 한갑 못 구하는 오지생활에 질린 그가 혼자 고스톱을 치는 대목쯤에 이르면 아무리 점잔을 빼려 해도 터지는 웃음보를 감당할 수 없다. 영화를 끌어가는 또 다른 힘은 다섯 제자들의 순수한 동심이다.땟국 줄줄 흐르는 아이들은 폐교를 획책하는 불량선생님의 음모를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깊은 정을 쌓아간다.비록 ‘소품’ 같은 느낌이 들지만,김봉두에게 참스승의 의미를 깨우쳐주는 신인 아역배우들의 순박한 연기는 놀랄 만큼 능청스럽다. 영화는 90% 이상을 강원도 산골에서 찍었다.청정 오지마을의 계절변화를 멀찍이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것도 낭만주의 관객에겐 별미.감독의 의도대로,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원풍광과 코미디가 절묘한 운율을 빚어내는 데는 성공했다.그러나 극장을 나설 때 까닭모를 허전함에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도있겠다.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코믹 에피소드들로 관객을 무장해제시키려는 감독의 욕심이 넘쳤다.주인공이 스스로의 위선에 갈등하고 주위와 화해하는 동기들이 에피소드 더미에 묻혀 흐리멍텅해졌다. 분교의 노총각 소사 역에 성지루,김봉두의 ‘천적’인 마을 어르신 역에 변희봉.연기력 탄탄한 조연들이자,나홀로 주인공의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힘의 균형을 찾아주는 장치다. 황수정기자 sjh@
  • 이슈 따라잡기/방만지원 가능성 더 크다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이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 등 ‘국민운동단체’(이른바 관변단체)에 대한 정부지원 규모를 자치단체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이들 단체에 대한 정부지원 중단으로 직결될 수 있다.하지만 김 장관이 밝힌 예산편성지침 폐지가 오히려 정부의 민간단체 지원을 방만하게 만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지방정부가 민간단체 활동 지원 정부의 민간단체 지원은 ‘지방재정법’과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등을 근거로 한다.지방재정법에서는 새마을운동단체와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한국예총·대한노인회·한국소비자연맹·체육회·상이군경회·전몰군경유족회·전몰군경미망인회·대한무공수훈자회·지방문화원·광복회 등 13개 단체를 ‘정액보조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는 이들 단체에 중앙정부가 정한 ‘예산편성지침’(기준액)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광역 시·도는 단체별로 한도를 정하고 있으며 단체지원 총액이 10억 9100만원을 넘을 수 없다.시·군 1억 5500만원,자치구 1억 3400만원,일반구 5000만원 등이 한도다. 정액보조단체가 아닌 사회단체에 대해서도 자치단체별로 운영비 등을 지원할 수 있다.서울 12억원,부산과 경기 10억원,기타 시·도 8억원,시·자치구 2억 8300만원,군 1억 7300만원,일반구 1억 6100만원 등이다.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에서는 민간단체(관변·시민·사회단체)가 추진하는 사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통해 행자부와 자치단체가 각 75억원씩 모두 15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지난해 행자부는 174개 단체의 236개 사업,각 시·도는 1630개 지방민간단체에 각각 지원했다.새마을운동협의회와 바르게살기운동본부·한국자유총연맹 등 국민운동단체에 지원된 규모는 6억 1700만원이다. ●오히려 정부지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김두관 장관이 자치단체의 민간단체 지원에 대한 지방재정법의 예산지침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지방정부에 자율성을 주겠다는 취지다.지방분권시대를 열겠다는 국정운영 방향과 맥이 닿는다.이렇게 되면 지원이 대폭 축소되거나 중단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산지침이 폐지되면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지만 방만하게 운영될 공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선출직인 각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등이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영향력이 큰 각종 민간단체의 지원요구를 무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게다가 관변·사회단체의 구성원은 지역유지가 많다.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민간단체 지원액의 지역별 편차가 커져 민간단체의 지역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부문화의 전통이 취약한 상황에서 회원들의 회비나 기부를 통한 민간단체의 재정 자립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지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정부의 민간단체 재정지원은 민간단체의 양적 성장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질적 성장 측면에선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따라서 민간단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직접 지원방식과 불투명한 지원동기 등을 개선해 세제감면이나 우편료,시설사용 등의 편의 제공이나 기금조성 지원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장세훈기자 shjang@
  • “알록달록 열대어랑 놀아요”돌보기 편해 인기

    회사원 성지연(사진·31·여·옥션 PM실 디자인랩팀 과장)씨는 요즘 열대어 기르기에 흠뻑 빠져 있다.지난해 여름 친구가 선물로 준 구피 4마리로 시작한 열대어 기르는 법을 하나하나 배우는 재미가 쏠쏠한 데다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이 좋아 하루도 떨어져 살 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됐다. 성씨는 현재 구피·블랙몰리·레드 플래티·카디날·야마토 새우·생이 새우 등 모두 6종 15마리의 열대어를 기르고 있다.1년 가까이 열대어를 기르다 보니 나름대로 노하우를 터득한 그녀는 이제 새로운 인기 어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의 탕가니카호산 시클리드를 구입해 길러볼 생각이다. 열대어 애호가들 사이에서 요즘 ‘탕가니카호산 시클리드’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 탕가니카호산 시클리드에는 옐로 스트라이프드·람프롤로그스·칼부스·레가니·브리카르디·렐리우피 등 여러 종류가 있다.이중 대표적인 것이 옐로 스트라이프드 시클리드.선명한 노란색 바탕에 갈색의 옆줄 무늬가 쳐져 있어 작고 깜찍하고 귀엽게 생겼다.그러나 남미 아마존 등에서 서식하는 다른 시클리드처럼 성질이 거칠어 작은 열대어들을 괴롭히기 때문에 따로 길러야 한다. 숫놈은 약간 검은 색깔을 띠는 반면 암놈은 더욱 노란색이 선명하다.평균 수명은 2년 안팎이며,크기는 7~12㎝ 정도이다.가격은 1만원~수십만원까지 다양하다. 탕가니카호산 시클리드 등 열대어 기르기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취미생활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관리가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것.수돗물을 사용하면 되는 데다,아파트의 경우 난방할 필요가 없고 먹이도 하루 1,2번 정도 주면 된다. 열대어를 기르기 위해서는 수조(수족관)를 마련해야 한다.수조의 크기는 2자(가로 60㎝,세로 45㎝,폭 30㎝)를 비롯해 6자·8자 등이 있고,가격은 5만~20만원. 열대어 구입은 서울 청계천 7가 애완동물 상가내의 열대어 가게나 인터넷 쇼핑몰(www.trofish.net,www.fishplus.co.kr) 등을 이용하면 된다.수조의 물은 수돗물을 그릇에 받아 하루동안 놔뒀다가 사용하며,1주일에 3분의1씩 갈아주면 된다. 성씨는 “난태생인 구피의 경우 한달에 한번씩 10~20마리씩 새끼를 자주 낳아 기르는재미가 쏠쏠하다.”며 “특히 낳은 새끼들의 색깔이 모두 달라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김규환기자 khkim@
  • [마당] 양지면에 살다

    용인시 양지면 제일리로 이사한 지 어느덧 2년여가 지났다.판교로 이사와 주소를 서울특별시 대신 경기도라고 적을 때도 약간 생소함을 느꼈었는데,이제는 OO면 OO리로 적어야 하니 농촌으로 퇴거한 느낌이다.그러나 무슨 상관이랴!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으면 강남은 1시간내 도달할 수 있고,생활에 불편이 없으니 자족하며 산다.양지는 고읍으로 해발 300m 산줄기로 에워싸인 과히 넓지 않은 분지에 자리잡은 햇살 바른 동네이다. 면사무소는 양지산(해발 약 290m) 자락에 자리하여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지에 나지막하고 길게 지은 흰색의 청사로,주소 이전 신고하러 찾았을 때 산뜻하면서도 정겨운 인상이었다.마당 한쪽에는 옛날 양지현 시절 현감들의 송덕비 불망비 등이 줄서 있어 양지 향교와 함께 전통어린 동네에 왔다는 자긍심에 일조한다. 그러나 정작 짧은 시간에 일체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양지산 능선에 나 있는 산책로와 면사무소 마당 끝에 있는 약수터였다.등산로를 찾던 여름에 우연히 알게 된 산책로는 참으로 반가웠다.산은 과히 높지않지만 능선 양측은 급경사를 이루고 꾸불꾸불 나 있는 3∼4㎞의 산책로는 무성한 숲과 함께 심산에 든 느낌을 준다.불도저로 길을 밀었는지 양쪽에 생긴 작은 둑은 마치 오래 된 토성의 폐허 같아서 산책에 흥취를 돋운다.소나무와 잡목이 빽빽하고,사이사이 햇살이 드는 곳엔 철쭉이 덩굴을 이루고,봄철 숨은 듯 음지에 파랗게 돋아난 은방울 꽃밭은 이목은 끌지 못하지만,일본 이름 ‘스스란’ 그대로 오래된 고향의 상징이다.초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솔잎에 덮인 푹신한 길은 스산한 바람에도 날리지 않아 안온한 느낌을 주며,군데군데 설치한 벤치는 땀을 식히며 쉬는 데 더없이 편하다.걷히는 안개 자락을 따라 걸을 땐 사색하기에 십상이다.내자와 걷는 1시간여의 산책은 적막하기 쉬운 농촌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활력소이다.나는 면사무소 마당에 있는 약수터에서 3일에 한번씩 물을 긷는다.물 맛이 좋아 수질검사표를 들여다 보지 않아도 믿을 수 있다. 분지의 동남쪽 골짜기로 오르는 해발 300m 산의 북사면에는 스키장이 있다.그리고 앞 골배마실 깊은 골에는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가 있다.천주교 최초 신부의 유적은 마치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차돈의 행적을 보는 듯하다.종교는 달라도 주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니 역시 우연한 행복에 속한다.다시 문수봉 줄기를 타고 남으로 가면 미리내 성지에 닿게 되는데,골짜기 곳곳에 천주교 박해시절 은둔지였던 성지가 남아 있다. 어디 그뿐이랴! 봄철에는 꽃나무 묘목과 고추 배추 등의 모종을 5일장이 서는 김량장과 백암장에서 산다.더러는 죽산과 진천으로 진출하기도 한다.시골장에서 자질구레한 물건을 사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이것저것 들고 나와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촌로들의 모습은 농촌의 원형이 남아 있는 듯 보여 안도를 하기도 하는데,이 풍경도 지나칠 수 없는 재미다. 뭐니뭐니 해도 양지면에 살면서 누리는 큰 행복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오대산 설악산을 손쉽게 드나드는 것이다.양지 톨게이트를 나서서 1시간이면 소사 휴게소에 닿을 수 있어 강원도 접경지대에 사는 듯 생각하며 쉽게 문을 나선다.월정삼거리·진부장에서 사는 고랭지 쌀·채소는 우리 식탁의 축복이다.양지면에서 사는 동안 욕심 떨어버리고 고즈넉하고도 넉넉하게 누리며 살고 싶다. 강 인 구
  • [외교관 통신] 유명환 駐이스라엘 대사

    “꼬리가 무척 긴 운석이 고요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을 보고 마침내 예루살렘에 평화가 오는구나 하고 기대했다.그런데 그것은 이라크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었다.” 이스라엘 교수 한분이 며칠전 10년전 1차 걸프전을 회상하며 한 말이다.그 분은 조만간 ‘꼬리 긴 아름다운 운석’이 예루살렘 밤하늘을 또다시 지나갈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토대’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그러나 인류역사상 이 도시만큼 정복과 파괴에 시달린 곳도 없다.서기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의 명령에 따라 ‘돌위에 돌하나 남지 않도록’ 파괴된 이 도시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의 결과로 2000년 만에 다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손으로 돌아왔다. 1948년 이스라엘의 독립으로 이곳에서 살던 100만여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집과 재산을 모두 남겨두고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로 피신,지금까지 난민촌에서 살고 있다.이들은 유엔 등 국제기구의 원조에 의해 연명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할 일도 없다.하마스,지하드,알악사 브리게이드 등 무장조직들은이 젊은이들을 조직에 충원할 수 있다.일주일이 멀다하고 터지는 자살폭탄 테러는 이들의 소행이다.2년 반이나 지속되는 소위 ‘민중항거’로 팔레스타인인 2000여명,이스라엘인 700여명이 희생됐다.보복이 보복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것이 어느 것의 보복인지 앞뒤를 알 수가 없다. 공중버스,식당,상점 등을 목표로 한 팔레스타인인 자살테러는 이스라엘인들의 생활방식을 바꿔 놓았다.한 교민 부부는 교회에 갔다가 오는 중에 버스에 새로 올라탄 승객의 인상이 좋지 않아 무작정 내려 힘들게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식당마다 경비원들이 손님들을 일일이 검사한 뒤 들여보내는 것도 익숙해진 풍경이다.어느날 식사를 한 뒤 청구서를 보니 주문하지 않은 항목의 금액이 적혀 있었다.손님들이 안심하고 식사하도록 한 경비원의 수고료라는 게 식당측 설명이었다. 식당에서 자리잡기도 쉽지 않다.가급적 창가쪽을 원하는 사람도,기둥근처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 자기 보호 방법에 따라 행동양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환경 적응능력은 무척 뛰어난 것 같다.테러로 수십명이 죽은 자리도 그 다음날이면 흔적도 없이 말끔히 치워져 있다.테러로 파괴된 식당 자리에 같은 간판의 식당을 차려도 사람들이 그대로 드나든다고 한다.전쟁이 한창이던 베이루트와 예루살렘 주재 특파원을 지낸 미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개구리’론이 떠올랐다.끓는 물속에 개구리를 집어 넣으면 금방 뛰쳐나와 살지만,찬물에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적응하다 그대로 죽고 만다는 이야기다. 주변 아랍국가들은 형제인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하여 네번이나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렀으나 모두 이스라엘에 패배하고 말았다.10년전 걸프전에서 미군 및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은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겨냥,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스라엘을 전쟁에 끌어들여 걸프전에 참여한 아랍국가들로 하여금 총구를 이스라엘로 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곳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그래서 이번에도 미국 및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이라크는 반드시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금 이곳은 이라크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가스 마스크가 지급되고,집집마다 대피시설을 만들고 유리창문을 봉하고 비상시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그러나 시내는 오히려 차분하게 내려앉은 분위기다.이곳을 떠나면 지중해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단호함이 읽혀지기도 한다. 많은 외국인들이 이미 본국으로 대피했고,각국 외교관들의 수도 줄고 있다.우리 교민 500여명 중 상당수도 귀국했다.토요일에 열리는 한인교회의 예배당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있어 쓸쓸하게 느껴진다.미처 대피못한 교민들의 표정이 자못 심각해졌다.전쟁이 임박하면 이나라 남쪽 끝 국경도시로 피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절박한 상황에서 용서와 관용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그러나 평화는 힘에 의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지난 3000년의 예루살렘 역사속에서 50여차례 정복이 있었으나 평화는 아직 이름뿐이다.민족·종교간 갈등은 용서와 관용 없이는 풀어질 수 없는 것 같다.저쪽이 살면 내가 죽고,내가 살면 저쪽은 죽어야 한다는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의 논리가 지배하는 한 평화는 요원하기만 하다.기독교,이슬람교,그리고 유대교가 모두 성지로 삼고 귀중하게 생각하는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이 아직도 전쟁의 공포와 자살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인류의 양심에서 볼 때 한없이 수치스럽다. ●유명환(柳明桓·57)대사 약력 서울대 행정학과,외시 7회,싱가포르 1등 서기관,주미 대사관 참사관,공보관,청와대 외교비서관,북미국장,주미 공사,대테러 및 아프간문제 담당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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