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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마곡지구 운하 연결

    강서구가 한강변 마곡유수지와 마곡지구 중앙 지점 9호선 신마곡 사이에 1.4㎞ 상당의 운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맞물려 한강과 마곡지구를 운하로 연결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청사진이다. 구는 이를 위해 제대로 된 접안시설을 건설,‘한강∼강서습지생태공원∼궁산 전통 문화유적지∼마곡지구∼양화진∼마포나루’를 연계하는 관광 코스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양화진과 마포나루는 강서구 건너편인 마포구에 있다. 서울시에서도 강서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방화대교 아래 습지 생태공원에서 올림픽대로를 따라오면 궁산이 보인다. 궁산엔 양천향교(서울시 기념물 제8호)와 소악루(서울시유형문화재 40호), 양천고성지(국사사적지 제372호) 등 문화재가 산적해 있다. 소악루에서 본 한강의 일출과 일몰은 이미 그 명성이 알려져 있다. 궁산에서 내려오면 가양동에 허가바위(서울시기념물 제11호)와 허준박물관, 한의학연구소 등이 있다. 김도현 구청장은 “겸제 정선이 이곳 현감으로 있으면서 한강변을 주제로 그림을 많이 그렸다.”면서 “서울에서 한강의 옛 모습을 알 수 있는 곳은 강서뿐이어서 문화재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강서구의 계획대로 마곡유수지와 마곡지구 한강을 연결하는 운하가 건설되면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한강~마곡지구 운하 연결

    강서구가 한강변 마곡유수지와 마곡지구 중앙 지점 9호선 신마곡 사이에 1.4㎞ 상당의 운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맞물려 한강과 마곡지구를 운하로 연결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청사진이다. 구는 이를 위해 제대로 된 접안시설을 건설,‘한강∼강서습지생태공원∼궁산 전통 문화유적지∼마곡지구∼양화진∼마포나루’를 연계하는 관광 코스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양화진과 마포나루는 강서구 건너편인 마포구에 있다. 서울시에서도 강서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방화대교 아래 습지 생태공원에서 올림픽대로를 따라오면 궁산이 보인다. 궁산엔 양천향교(서울시 기념물 제8호)와 소악루(서울시유형문화재 40호), 양천고성지(국사사적지 제372호) 등 문화재가 산적해 있다. 소악루에서 본 한강의 일출과 일몰은 이미 그 명성이 알려져 있다. 궁산에서 내려오면 가양동에 허가바위(서울시기념물 제11호)와 허준박물관, 한의학연구소 등이 있다. 김도현 구청장은 “겸제 정선이 이곳 현감으로 있으면서 한강변을 주제로 그림을 많이 그렸다.”면서 “서울에서 한강의 옛 모습을 알 수 있는 곳은 강서뿐이어서 문화재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강서구의 계획대로 마곡유수지와 마곡지구 한강을 연결하는 운하가 건설되면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분쉬의학상에 이경수 교수 대한의학회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제정한 분쉬의학상 제16회 본상 수상자로 성균관의대 영상의학교실 이경수 교수가 선정됐다. 또 젊은의학자상 기초 부문에는 전남대의대 약리학교실 국현 교수, 임상 부문은 서울대의대 내과학교실 강현재 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본상 수상자인 이 교수는 저선량 CT를 이용한 폐암선별검사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공로 등이 인정됐다. 시상식은 11월15일 오후 6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다. 말라리아 치료제 ‘말라론’ 출시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은 급성 비복합성 열대열 말라리아 치료제 ‘말라론’을 최근 출시했다. 이 약은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가 듣지 않는 내성지역에서 1차 예방약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질병관리센터에서 권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말라리아는 열대 아프리카, 남미 아마존 강 주변 지역, 인도차이나 반도 주변 등을 중심으로 매년 3억∼5억 명이 감염되는 질병으로,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에 이른다. 성숙지방세포 분리배양기술 개발 세원셀론텍(회장 장정호)은 지방조직에서 지방전구세포(지방이 되기 직전의 세포)와 성숙지방세포를 각각 분리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다고 최근 밝혔다. 이 회사 중앙연구소 장재덕 박사는 “이번 기술을 이용하면 일반 세포 크기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성숙지방세포까지 분리, 배양함으로써 지금까지 버려질 수밖에 없었던 대량의 지방세포를 모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20개 병원 조울병 공개강좌 한국아스트라 제네카가 후원하는 조울병 공개 강좌가 12월까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20개 종합병원과 전문병원 등에서 열린다. 이 강좌는 조울병 환자와 가족, 조울병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에게 조울병에 대한 의학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투병 생활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에게는 조울병 정보 책자와 함께 간식, 기념품 등이 제공된다. 문의(02)2190-7318. 화병 임상시험 환자 선착순 모집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은 화병 환자의 이완 훈련 및 음악청취 프로그램 효능에 대한 임상시험 환자를 모집한다. 대상은 30∼50대 여성 환자이며, 선착순 30명으로 참여를 제한한다. 문의(02)440-7134.
  • [24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회사 회식자리에 참석하던 창석씨는 아내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자상한 엄마였던 나연씨에게 해줄 것이 없는 현실에 창석씨는 목이 멘다. 다음날이 되자 사위에게 할 말이 있다며 장모가 창석씨를 부른다. 고생하는 사위가 자신의 탓인 양 안타깝던 장모는 어렵게 이혼 이야기를 꺼낸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직장인의 무려 70% 이상이 15분 이내에 식사를 마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빨리 먹는 식습관은 위식도 역류 질환을 비롯한 소화기계 질병은 물론 현대인 최대의 적이라는 비만을 유발하고 있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소홀하기 쉬웠던 ‘씹는 것’의 중요성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주몽(MBC 오후 9시55분) 수용소에 찾아간 주몽과 오마협은 유민들을 이끌고 부여를 떠난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송주는 금와와 유화가 머무는 막사에 찾아가 이를 알리고, 송주의 말에 금와와 유화는 크게 안도한다. 한편, 예소야와 시종이 주위를 살피며 잰걸음으로 걸어가는데 하후천과 병사들이 이들을 가로막고 설란에게 데려간다.   ●수명연장프로젝트 TV종합병원(SBS 오후 7시5분) ‘뱃살’을 주제로 3가지 복부 비만의 유형을 알아보고, 유형에 따른 뱃살 빼기 공략법을 공개한다. 아랫배 비만의 경우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셀룰라이트의 모습을 함께 확인하고, 셀룰라이트를 예방하는 복부 마사지법을 소개한다. 김흥국, 인순이, 김종민 등 출연자들과 함께 배워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아르헨티나에 중동지역의 성지를 본뜬 테마파크가 있다.2000년 전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한 이곳에 해마다 수천 명이 방문한다. 모든 관광객이 볼 수 있도록 30분마다 재현하는 예수님 부활장면이 이곳의 하이라이트. 이슬람교와 유대교 역시 함께 보여주고 있는데 이슬람 사원도 눈에 띈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패션은 발끝에서 완성된다. 같은 옷을 입어도, 구두에 따라 색다른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센스있는 구두 연출부터 더 날씬하고 더 길어 보이는 비결, 어울리는 구두 선택까지 가을 구두와 부츠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최신 유행 구두로 다시 태어나는 신발장 속 묵은 구두들의 알뜰한 변신도 지켜본다.
  • [만나고 싶었습니다] 함형구 강원도 고성군수

    “북한의 핵 실험으로 당장은 어려움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금강산관광 등을 테마로 남북교류의 명소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함형구 강원도 고성군수는 23일 접경지에 위치해 그동안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지만, 금강·설악·동해바다가 어우러진 동해안 최대의 자연관광지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7월 건설교통부가 추진하는 개발촉진지구 시범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꿈은 현실이 되고 있다. 연 50억원씩 들여 10년 동안 토지공사와 금강산관광 개발사업과 연계한 복합관광단지 및 남북교류 배후지 조성에 나서는 것. 성과에 따라 정부의 추가지원도 가능하다는 것이 함 군수의 설명이다. 함 군수는 “토지공사와 지역종합개발계획을 수립, 내년 상반기부터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서 “복합관광단지, 집단취락지역 정주기반 조성작업에 참여할 수 있어 낙후된 지역균형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촉진지구지역 내 대상지가 확정되면 500억원을 지원받아 주민 소득증대 특화사업과 관광휴양단지 조성에 나서고, 이 지구에 입주하는 중소기업에는 조세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함 군수와 토지공사측은 25일 종합개발 추진에 따른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종합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함 군수는 “아야진을 어선의 안전한 정박과 아름다운 항만으로 만들기 위한 개발사업이 2011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태풍과 해일시 속초항으로 대피하던 고성지역 어선들이 안전하게 피항할 수 있게 되고, 주변의 깨끗한 산과 바다를 살려 관광미항으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항내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해수유통구도 설치된다. 특히 해양심층수 사업을 본격화해 동력산업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함 군수는 “대부분 지역이 군사시설과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의 제약이 많다.”면서 “정부로부터 대폭적인 축소·해제를 이끌어내 고성을 금강·설악의 관광요충지로 만드는 데도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北수학용어 ‘어깨수·옹근수’ 아시나요”

    “어떤 수나 문자의 오른쪽 위에 거듭제곱 횟수를 나타내는 것을 남한에서는 ‘지수’라고 하는데 북한에선 ‘어깨수’라고 해요.” 5년째 대안학교인 성지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천정순(41·여)씨는 1997년 12월 가족과 함께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이다.북한의 한 중학교에서 11년 간 수학교사로 일하다 남편과 시댁 식구 7명과 함께 정든 고향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 왔다.한국에 정착한 뒤 알게 된 경찰관을 통해 성지중·고를 소개받아 2001년 3월부터 교편을 잡았다. 수학 공식이나 원리는 북한과 같지만 사용하는 용어가 많이 달라 처음엔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매일 ‘수학의 정석’을 공부하면서 용어를 익혔어요. 가끔 수업시간에 북한 용어와 비교해서 알려주죠. 북한은 순우리말을 사용해서 이해하기 더 쉬운 경우가 많거든요.” 여러마디식(다항식)이나 늘같기식(항등식), 빈모임(공집합)과 같은 용어로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이 많지만 옹근수(정수)나 잦음수널림기둥그라프(히스토그램)와 같은 용어를 알려주면 교실은 웃음바다가 된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자칫 지루해 하기 쉬운 수학에 친밀함을 느껴 간다. 천씨는 남한 학생들이 북한의 또래 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최근 다른 교사와 함께 ‘남북의 청소년’이라는 책을 펴냈다. 남북한의 학교생활과 교과과정 차이를 풀어썼다.“북한은 학생들이 집단 등교를 해요. 잘못을 해서 반성문을 쓰면 전체 학생들 앞에 나가서 읽어야 하죠.” 천씨는 “다른 데서는 탈북자는 안된다는데 학교에서 선뜻 믿어주고 맡겨줘 감사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열린세상] 호남고속철 ‘백제역’ 긴급제안/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중국대륙을 뒤흔든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과 형제의 연을 가진 백제는 바다를 이용한 세계화 속에서 학문·과학기술을 일으킨 부강한 해양왕국이었다. 한국역사상 영토를 가장 크게 넓혔고 만주 대륙을 호령한 광개토대왕의 아들 장수왕에게 쫓겨 한강유역을 빼앗긴 후 좁고 험준한 공주(웅진)로 수도를 옮겼다. 고구려와 민족 동질성을 가진 형제 국가였으나 개국 후 400년이 지난 후 불구대천의 적이 되었으니 외교에서는 영원한 혈맹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이 진리인가 보다. 떠오르는 아시아의 멧돼지 중국의 몰역사적인 동북공정(역사침탈)과 일본의 한국침략 이전에도 이처럼 전쟁은 항상 있었던 것이다. 국력의 기초를 이루었던 농업생산력에 필요한 호구가 고대 국가에서 중요하였듯이 오늘날 서울의 강남·서초구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인구와 지방세수에서 기인한다. 인구 30만명의 공주시와 8만명의 부여군은 백제 역사의 흔적들이 무성영화시대의 추억처럼 퇴색한 그림과 느린 몸짓으로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비켜서서 있다. 부여에 있는 문화재 사관학교인 국립한국전통문화학교도 노쇠한 도시의 깊은 그림자에 묻혀 가쁜 숨을 내쉬고 있다. 신동엽·정한모·김덕수와 같은 걸출한 예술인을 배출한 금강은 백제의 흥망을 지켜보며 세월을 묻고 흐를 뿐이다. 농염한 배우 같은 섬세한 중국 상왕조의 공예도 흉내낼 수 없는 금속 주조기술과 역사·철학·신화가 응축된 백제 금동대향로를 탄생시킨 위대한 예술가의 후예가 바로 부여이다. 백제는 일본고대국가를 개화시킨 하이테크와 문화과학의 수출국인 동시에 일본왕실의 뿌리가 된다. 백제를 일본에서는 ‘큰나라’, 짝퉁이 아닌 진짜 의미의 ‘구다라’라 부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문화와 역사가 부강한 국가를 가지고 싶다.’는 염원과 희망은 핵실험 외교로 벼랑 끝 전술의 곡예 속에서 침몰하는 북한에도 고구려 역사문화 찾기가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물질적 후진은 극복할 수 있지만 정신적 피폐와 역사 상실은 어떤 암보다 무서운 질병이다. 정부는 오송에서 남공주 익산으로 연결되는 호남고속철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고속도로와 톨게이트마저 없는 부여 인근에 국가적 사업으로 고속전철역이 생긴다는 희소식이다. 역사 관광의 핵심도시이면서 교통여건과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주변지역으로 치부됐던 부여 공주에 새로운 활력을 일으킬 것이다. 일본의 오사카, 아스카, 교토에는 백제의 숨결·전통이 어린 역사 현장이 지금도 남아있다. 오사카에는 백제 지명의 철도역이 남아 있지만 한국에는 그러한 역 이름이 없다. 이 역은 역사적 문화적 긍지와 자부심은 물론 공주와 부여군민의 21세기를 향한 꿈과 시대적 함성이 담긴 ‘백제역(신백제역)’으로 명명돼야 한다. 아울러 천안 논산고속도로의 ‘남공주 톨게이트’도 ‘백제 나들목’으로 바꿔 부르기를 권한다. 일본의 고대무역 도시 하카다와 함께 국제항구인 후쿠오카처럼 부여와 공주를 아우른 ‘백제문화직할시’가 탄생되어야 한다. 세계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청양·서천·보령·대천·서산·홍성을 국제적 문화·관광도시로 키워 중국과 일본, 캄보디아와 인도까지 이어지는 항로를 열었던 찬란한 백제 역사 문화 부흥운동의 성지로 삼아야 한다. 2017년 늦가을 고속철 ‘백제역’에서 내려 1400여 년 전 신화를 만들었던 21세기 백제 르네상스의 미래지향적 신문화도시를 걸어 보고 싶다. 교과서에 쓰여지지 않은 국제법의 정의에 따르면, 국가가 가진 대륙간 탄도탄과 인공위성의 수에 따라 국토와 대륙붕 영해마저도 달라진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조상이 물려준 역사문화의 힘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국가 경영을 추진할 때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도 발을 붙일 수 없을 것이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고금을 초월한 진리가 아닐까. 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 한강 뱃길 출근 내년엔 현실로

    한강 뱃길 출근 내년엔 현실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버스를 타고 들어서자 오른쪽에는 하늘공원, 왼쪽에는 노을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쪽에는 과거 쓰레기 동산이었던 난지도의 모습을 잊지 말라는 듯 마포자원회수시설의 굴뚝이 우뚝 솟아 있다. 저 굴뚝이 머지 않아 전망대로 거듭난다니,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사이를 잇는 ‘하늘다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높이 96m에 길이만 450m에 이를 하늘다리 전망대에서는 선유도와 여의도지구는 물론 멀리 한강 하구의 고즈넉한 모습도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서울시가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둘러보며 ‘한강르네상스’의 청사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선상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아직은 과거의 무분별한 개발로 척박해진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지만, 둔치 곳곳에 푸르게 뿌리를 내리는 나무들을 보며 머지않은 미래에 진정한 서울의 젖줄로 거듭날 한강의 모습을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었다. 선착장에 가기 위해 지나친 난지 지구 캠프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반팔로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이 눈에 띄었다.3년 뒤 월드컵 공원과 시민공원을 잇는 길이 50m의 보행녹도가 완성되면 그곳에서 달리기 내기를 하는 아이들로 활기가 넘칠 것이다. 난지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상류 쪽으로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양화대교 북단 즈음의 언덕에 높게 솟은 십자가가 보인다.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로 수많은 신자들이 피를 흘렸던 절두산이 바로 저곳이다. 서울시의 계획대로 내후년 절두산 성지 주변에 홍보관과 학습관이 설치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어두운 우리 근대사에 대해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평일 오전, 요트 몇 척만이 유유히 떠가고 있는 한강은 유난히 넓어 보였다. 차를 타고 무심히 다리를 통해 건너다니기만 했던 한강의 폭이 1㎞나 된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놀라게 된다. 곧 내년 가을부터 운행될 관광콜택시와 수륙양용버스가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외국인들은 철마다 물새떼들이 찾아와 알을 품는 밤섬을 지나치면서 서울에 이런 곳이 있냐며 눈에 휘둥그레질 것이다. 직장인들도 ‘오늘은 차가 막혀 배를 타고 출근했다.’고 예사롭게 말하게 될 것이다. 유람선이 잠수교 밑을 지나자 차들이 쌩쌩 속도를 내며 달리는 반포대교가 올려다 보인다. 하지만 눈을 감으니 내년이면 완성될 반포대교 낙하분수가 조명을 받아 반짝일 환상적인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쯤이면 보행전용도로로 바뀔 잠수교에서 유람선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이들도 있으리라. 이날의 짧은 여정은 수중보가 설치되어 있는 잠실대교를 앞둔 선착장에서 끝이 났다. 지금은 4m정도의 낙차가 나는 수중보까지 갈 수 없지만, 배가 지나다니게 되면 항로를 잇는 갑문 역할을 해줄 것이다. 잠실 선착장에 내리니 밑둥 지름이 40㎝가 넘는 나무들이 곳곳에서 인사를 했다. 이팝나무와 느티나무, 메타세콰이어 등 인공그늘막을 대신해줄 아름드리 나무들은 4년 안에 한강 둔치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5000그루나 자리를 잡게 된다. 이 나무들은 지난 수해 때 한강 둔치가 며칠씩 침수됐을 때에도 끄떡없이 견뎌냈다. 한강을 푸르게 할 이 ‘친구’들이 궂은 비바람에도 굳게 뿌리내려주길 바라며 잠실 선착장을 떠났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Seoul in] 호암산 등산로 3억 들여 정비

    금천구(구청장 한인수) 호암산(315m)을 찾는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사업비 3억원을 들여 등산로를 정비한다. 지난 장마 때 훼손된 곳도 복원한다. 시흥 2동 호암산문∼잣나무 약수터∼호암산 주능선 등이 공사지역이다. 또 등산로 주변에 느티나무 등 11종의 나무도 심을 계획이다. 편의시설도 세련되게 바꾼다. 정비공사는 오는 12월 중순 마무리되고, 공사 기간에도 등산은 가능하다. 호암산에는 호암사와 한우물 산성지, 석구상 등이 있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60~70년대 ‘국민가수’로 명성 오기택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60~70년대 ‘국민가수’로 명성 오기택 씨

    아빠가 있다. 늘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준다. 하지만 어느새 멀어지기 시작했다.1997년 외환위기(IMF)때였다. 고개 숙인 아빠들이 늘어났다. 며칠동안 방황하다 힘없이 돌아오는 아빠들이 많았다. 이무렵 생겨난 동요가 새삼 생각난다. ‘딩동댕 초인종 소리에 얼른 문을 열었더니/그토록 기다리던 아빠가 문 앞에 서 계셨죠/너무나 반가워 웃으며 아빠 하고 불렀는데∼/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시계바늘을 40년 전으로 돌린다.6·25전쟁의 후유증, 배고픔과 가난으로 아빠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자식들에게만큼은 가난을, 무지를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꾹꾹 참고 견뎠다. 한(恨)도 그리 많아 두다리 쭉 펴고 잠을 제대로 자본 날이 얼마였을까. 그런 1966년에, 노래 하나가 툭 튀어 나왔다. ‘이 세상의 부모마음 다같은 마음/아들 딸이 잘 되라고 행복 하라고/마음으로 빌어주는 박영감인데/노랭이라 비웃으며 욕하지 마라/나에게도 아직까지 청춘은 있다/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부라보 부라보 아빠의 인생’ 이 노래는 당시 아빠의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전국적으로 급속히 퍼졌다. 이른바 국민가요로 애창됐다. 이심전심, 세월이 지난 IMF때에도 자주 불렸다. 지금도 회갑잔치나 40대 이상의 남성들이 거나하게 술한잔 마시면 단골로 나오는 노래 메뉴 중 하나다. ●해남서 내년부터 ‘오기택 가요제´ 개최 특유의 저음 가수 오기택(64). 분명 한 시대를 풍미했다. 지난 63년이었다. 밤깊은 서울 마포에서 바라본 영등포는 불빛만 아련했다. 은방울자매가 부른 ‘마포종점’의 가사 중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처럼 영등포는 먼 곳이었다. 또 있다. 오죽하면 ‘진등포’였을까. 사람마다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늘 땅이 젖어 있었다. 이럴 때 스무살의 젊은 청년 오씨가 불현듯 나타나 ‘영등포의 밤’을 구성지게 불렀다.‘궂은 비 하염없이 쏟아지는 영등포의 밤/내가슴에 안겨오는 사랑의 물결∼/아 영원히 잊지 못할 영등포의 밤이여’ 한자락 쫙 깔린 바리톤 목소리로 가슴을 후벼 팠다. 당시 영등포 사람들은 거의 ‘애국가’처럼 불렀다. 고단한 민초의 삶을 토해냈고 미래의 꿈과 사랑을 위한 이중주였으니….3년 뒤에는 남궁원·엄앵란 주연으로 같은 제목의 영화가 나왔고 노래를 부른 오씨까지 출연하면서 ‘영등포의 밤’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뿐만 아니다. 오씨는 66년도에만 ‘아빠의 청춘’에 이어 ‘고향무정’‘충청도 아줌마’‘마도로스 박’을 연이어 불러 히트치면서 단숨에 국민가수로 떠올랐다.‘구름도 울고 넘는 저 산아래∼’로 시작되는 ‘고향무정’은 타향살이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향수의 리얼리즘으로 다가갔다. 지금도 명절때 가족끼리 만나면 즐겨 부른다. 또 명사들을 만나 18번이 뭐냐고 물으면 ‘고향무정’을 꼽는 사람이 많다. ‘충청도 아줌마’ 역시 지금의 40대 이상에겐 한두 소절의 가사를 중얼거릴 정도로 친숙해져 있다.‘와도 그만 가도 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충청도 아줌마가 한사코 길을 막네∼’ 두번에 걸쳐 10대가수상을 받은 오씨는 그렇게 60∼70년대를 풍미했다. 일본까지 원정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가 녹음한 노래만 무려 1000곡이 넘는다. 지금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모든 부와 영예, 인기를 뒤로 하고 외롭게 혼자 재활치료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노래말처럼 ‘아련한 불빛’과 ‘쓸쓸한 여의도 비행장’을 생각하며 회한에 빠져 있다. 이런 그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 두가지가 날아들었다. 첫번째는 전남 해남군에서 내년 10월부터 ‘오기택 가요제’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충청도 아줌마’의 노래비가 곧 세워진다는 것. ●바다낚시 갔다 뇌출혈로 죽을 고비 오씨를 만나기 위해 아파트 문을 노크했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한손으로 벽을 기대며 애써 맞이한다. 오씨는 10년전 6시간의 뇌수술을 받고 깨어나 언어장애와 왼쪽 팔·다리 마비증상이라는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 그러니까 1996년 12월30일이었다. 낚시광인 그는 제주 추자도로 혼자 낚시를 떠났다.10일간 낚시할 수 있는 야영 준비물을 챙기고 도착한 곳은 상(上)추자의 ‘염섬’이라는 무인도. 이날 오후 50㎝ 크기의 감성돔 3마리를 기분좋게 낚고 상추자 주민들과 새해 첫날을 맞이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내일은 폭풍주의보라는 라디오 뉴스가 흘러나왔다. 철수 준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오기로 돼 있던 배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31일에도, 그 이튿날에도 배는 오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없어 연락할 방법조차 없었다. 1월2일 아침. 폭풍주의보가 해제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배가 곧 오겠지 하며 다시 짐을 꾸렸다. 이때였다. 갑자기 어지러움 증세와 함께 왼쪽 팔·다리의 힘이 쭉 빠지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운이 없게도 바다쪽으로 경사진 낭떠러지 바로 앞이었다. 게다가 솔잎이 바닥에 널려 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미끄러져 바다에 떨어질 판이었다. 겨우 오른손을 뻗어 옆에 있는 소나무 가지를 잡았다. 설상가상, 팔에 힘이 점점 빠졌다. 바지의 허리띠를 겨우 풀어 오른손을 소나무에다 칭칭 감았다. 캄캄한 밤이 됐다. 배가 고프면 솔잎으로 허기를 채웠다. 입술이 덜덜 떨릴 정도로 진눈깨비의 추위까지 엄습했다. 아무 노래나 마구 불러댔다. 부처님과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몸 전체가 꽁꽁 얼었다. 낚싯배가 온 것은 1월3일 오전 10시였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오씨는 제주경찰청 헬기로 긴급 후송돼 제주 한라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4일 오후에는 대한항공편으로 서울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다. “뇌출혈이지요. 평소 혈압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했습니다. 해병대에서 고된 훈련을 받았기에 24시간을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오씨는 손목의 흉터를 보여준다. 당시 소나무에 감겨진 자국이다. 침이란 침은 다 맞아보고 약이란 약은 다 써봤다고 했다. 독자로 태어나 세살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일찍 작고해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동안 재활치료하느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혼을 안 한 후회도 많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향인 해남에서 먹을 것을 조금씩 보내주는 훈훈한 인정이있었다. 치료비는 잘나가던 시절 벌어놓은 것으로 충당했다. ●날마다 헬스클럽서 걷는 연습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체력과 강한 의지로 언어장애는 약간 극복했지만 노래 부를 정도는 아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하루에 한번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힘겹게 걷는 연습을 하며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매년 그랬듯이 올겨울에도 쑤셔오는 몸 때문에 태국에 가서 요양할 예정이다. “그때 ‘영등포의 밤’을 불러 영등포 지역의 땅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노래요? 어릴 때부터 잘한다고 했지요. 고복수 선생님이 운영하는 동아예술학원에 들어가면서 가수가 됐습니다.” 오씨에겐 두가지 이력서가 있다. 가수와 골프.80년부터 시작한 골프실력은 88년 제5회 광주CC 챔피언 등 각종 아마추어대회에서 10여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한다는 특유의 성미 덕분이다. 나이가 비록 60대 중반이지만 가수로서의 재기의욕도 그만큼 강하다. 노래가 좋아 결혼도 못했다는 그는 잠시 창너머 한강쪽을 바라본다.“정말 아까운 노래들이 많아요. 생전에 팬들에게 보답하는 기회가 꼭 한번 왔으면 좋겠네요.” ■ 오기택이 걸어 온 길 ▲1943년 해남 출생 ▲59년 서울 성동공고 졸업 ▲62년 동아예술학원 2년 수료 ▲61년 제 1회 KBS 주최 직장인 콩쿠르대회 1등입상 ▲63년 ‘영등포의 밤’‘가버린 영아’로 데뷔 ▲65년 해병대 만기제대 ▲67년 제2회 부산문화방송 10대 가수상 수상 ▲75년 한국연예인협회 이사 ▲79년 동협회 가수분과위원장 ▲86∼91년 일간스포츠 초청 연예인 자선골프대회 연속 우승 ▲90년 싱가포르 렉스오픈 아마추어 1위 ▲97년 1월 추자도 인근 무인도에서 낚시 도중 뇌출혈로 쓰러짐 ▲2006년 반야월 가수예술공로상 수상 # 주요 히트곡 ‘아빠의 청춘’‘영등포의 밤’‘고향무정’‘충청도 아줌마’‘찾아온 고향’‘비내리는 판문점’ 등. 현재까지 1000여곡 발표 km@seoul.co.kr
  • 민주화·인권운동의 영원한 대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산 증인이자 광주지역의 대표적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홍남순 변호사가 14일 오전 2시10분 타계했다.94세. 유족으로는 13∼14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기훈(53)씨를 포함해 기원, 원숙, 광숙, 기섭, 성욱, 영욱 등 5남2녀가 있고 부인 윤이정씨는 1992년 세상을 떠났다. 영결식은 17일 오전 10시 광주시 민주시민장(장의위원장 박광태 광주시장)으로 치러진다.그는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생애를 바친 ‘우리시대의 어른’이자 ‘행동하는 양심’‘광주의 혼’이었다. 고인은 1912년 전남 화순의 중농 집안에서 2남 1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학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고인은 땔감을 해다 팔아 모은 돈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스물한살이던 1933년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에 건너간 그는 고물장사를 하며 와카야마(和歌山)시립 상공학교를 졸업했다. 고국에 돌아와 1948년 제2회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마흔의 나이에 6·25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1953년부터 10년 동안 광주지법과 고법, 대전지법에서 판사를 지냈고 1963년 ‘호남 민주화 운동의 산실’인 광주 동구 궁동 자택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이후 그의 삶은 한국 민주화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했다. 1965년 한·일협정 반대 발언으로 문제가 된 전 국회의원 유옥우 사건을 필두로 학생, 문인, 정치인 등 양심수들을 위해 60건 이상의 무료 변론을 해 ‘법보다는 양심’을 중시하는 변호사로 명성을 얻었다. 특히 1973년 전남대 ‘함성지 사건’,1976년 ‘3·1 구국선언’,1977년 시 ‘겨울공화국’으로 파면된 양성우 시인의 노예수첩 필화사건,1978년 전남대 송기숙 교수 등의 교육지표사건 등 30여건의 긴급조치법 위반 사건을 맡아 ‘긴급조치 전문변호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은 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1980년 5월20일 서울을 출발, 다음날에야 광주에 도착해 ‘피의 화요일’을 목격한 그는 같은 달 26일 16명의 수습위원들과 함께 소위 ‘죽음의 행진’에 나선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년 7개월간 복역 뒤 다음해 12월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석방된 뒤 그는 광주 구속자협회 회장,5·18광주민중혁명기념사업 및 위령탑 건립추진위원장 등을 맡아 ‘끝나지 않은 5·18’의 진상규명과 시민들의 명예회복 활동에 진력했다. 그러나 본인은 피해보상을 신청하라는 주위의 권유에 “죽은 사람들에게 부끄럽다.”며 거부하다 지난해 5·18 유공자로 인정됐다.1985년 가톨릭 인권상과 1986년 대한변호사회 인권상,199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웰빙도시의 꿈, 차근차근 이뤄 나가겠습니다”

    “웰빙도시의 꿈, 차근차근 이뤄 나가겠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행복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전주언 광주시 서구청장은 13일 “취임이래 ‘행복도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서구는 최근 상무·풍암지구 등 신도심과 대규모 택지단지가 들어선 중심구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 지구가 기존의 시가지와 양극화를 이루는 도시구조를 갖고 있다. 지역간 균형발전이 현안으로 떠오르는 이유이다. 전 구청장은 “우리구를 5개 지역으로 나눠 권역별 특성화 개발계획을 짰다.”며 “우선순위에 따른 예산투입과 도시개발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구는 상무지구를 호남 최고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가꾸기로 하고, 내년 1월부터 24시간 행정업무 지원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평일엔 오후 6시∼자정, 토·일·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사무소와 은행, 택배, 병원 등을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무지구에 컨벤션 산업 육성을 위한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불법 주정차 단속과 거리청소에 나서 쾌적한 도시공간을 유지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금호·풍암지구는 ‘웰빙 주거타운’으로 조성한다.300석 규모의 풍암동 어린이도서관을 내년중 착공하고, 풍암제 및 중앙공원 일대를 ‘웰빙숲’으로 가꾼다. 화정·염주지구는 생활체육·레저벨트로 개발한다. 염주종합체육관, 월드컵경기장, 중앙공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라톤·걷기·인라인 스케이트 등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대회를 연다. 양동·광천·농성지구는 쇼핑·복합 뉴타운으로 조성된다. 양동시장을 광주의 대표적 재래시장으로 육성하고, 구 시가지인 농성·광천동은 주택재개발 및 정비사업에 나선다. 유덕·서창지구에는 시가 추진하는 영어마을과 특수목적고 등을 유치해 문화교육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전 구청장은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속에 교육·복지·문화·레저를 즐길 수 있는 ‘웰빙도시’를 만드는 데 모든 지혜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가을에는♡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버려 두었던 단어 몇 개를 내 가슴에 품고 마음 깊이 스며들도록 할 것입니다그것은 은혜. 감사. 사랑. 평화. 순결. 용기. 자유. 겸손. 지혜. 용서. 고독. 진실. 동행. 영원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행하지 못한 몇 가지 일들을 할 것입니다.그것은 사랑하기. 욕심 버리기. 단순하기. 따뜻하기. 깊이 생각하기. 목소리 낮추기. 격려하기.칭찬하기. 오래 참기. 많은 나누기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잊고 지내던 내 이웃을 향해 조용히 다가갈 것입니다.그분들은 외로운 사람. 가난한 사람. 마음에 상처입은 사람. 슬픔 속에 있는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 몸이 갇힌 사람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자연의 모습을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볼 것입니다.그것은 붉은 단풍 위에 펼쳐지는 쪽빛 하늘. 황금 들판. 투명한 햇살 속에서 익어가는 열매들에 핀 들국화 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정겹고 아름다운 소리를 귀담아들어 볼 것입니다. 그 소리는 가을을 전하는 노랫소리. 풀벌레 소리. 가을비 소리. 농부의 타작 소리. 아이의 웃음소리. 가족의 기도 소리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내 마음밭에서 자라고 있는 몇 그루 나무를 뽑아낼 것입니다.그 나무는 불평의 나무. 낙심의 나무. 의심의 나무. 이기심의 나무. 교만의 나무. 무관심의 나무. 게으름의 나무입니다. - 정용철님의 책 <마음이 쉬는 의자>에서-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가을이 깊어갑니다.언젠가 저장해 두었던 위의 글을 다시 읽으니 좋아서 나누고 싶습니다.10월에는 추석연휴가 끼어있으니 가족들과의 모임 외에도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분들도 많을 것 같네요. 우리도 가을이 되면 성지 순례를 하거나 코스모스와 억새풀이 출렁이는 곳으로 종종 가을 소풍을 가기도 합니다.수녀는 늘 사랑 속에 자신을 다스리는 수행자, 남을 가르치는 선교사이며 교육자, 알뜰한 살림꾼이며 요리사, 사소한 것으로도 멋을 내는 생활 속의 예술인,모든이에게 마음이 열려있는 기도자, 아픈이의 위로자... 참으로 모든이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종합선물셋트’가 되어야 하니 때로는 삶이 고달프지 않겠어요? 각 개인이 다 할 수 없는 것을 공동체는 서로 서로 보완하게 해 주어 좋습니다. 공동체의 고마움을 새롭게 절감하는 요즘이에요. 저도 언제 기회가 오면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싶어요자주는 아니지만 간병하며 제 나름대로 터득한 몇가지 사항을 혹시 다른분들에도 참고가 될까하여 생각나는대로 적어둡니다. 입으로 외우는 염경기도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성심으로 돌보는 행위 역시아주 중요한 기도의 예식임을 새롭게 절감하면서 말입니다.♥ 얼굴 표정은 늘 밝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환자의 기분도 밝아집니다♥ 말씨는 평소보다 좀 더 상냥하고 공손하게 해야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마음놓고 필요한 심부름을 시킵니다♥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병상의 그분에게만 마음과 시선을 집중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돌봄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받아들이며 쓸쓸해 하지 않습니다 ♥ 때로 환자가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고집을 부릴 때는 충분히 들어준 다음 ‘알아본다’고 하며 간호사에게 가서 지혜를 구하고 마음이 다치거나 자존심 상하지 않게 평화적으로 설득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믿고 의지합니다♥ 대화를 할 수 있을 적엔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워줍니다:그러면 기분이 좋아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신나게 들려주기도 하지요♥ 앞의 소임자에게 인계받은 사항 외에도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살펴보고 연구하여 메모를 했다가동의 하에 실행합니다:그러면 간혹 동화나 시도 읽어주며 공감대가 형성 됨을 느낄 수 있고 환자의 팔을 주무를 적엔 손톱이 닿아 안 아프게 해야겠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환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지향으로 자신의 피곤함과 어려움은(나중에 쉬면 되니까)들키지 않게 관리합니다:그래서 화장실 봉사할 적엔 냄새도 안 나는 것처럼 더 명랑하게 말하고 보호자의 밥은 더 맛있게 먹겠다고 작정하면 정말 그렇게 되더라구요.이 밖에도 많지만 오늘은 이쯤 할게요. 사랑이란 달콤한 낭만이 아니라 때론 자신과의 외로운 투쟁임을 배우고 당연한 것도 기적처럼 느껴지며 매사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는 곳 또한 병원인 것 같습니다.제가 최근의 어느날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있던데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옮겨 적습니다.”사람들은 왜 그리 극단적인 말을 할까. 왜 좀 더 순하게 말을 하지 못하고 흥분된 기분을 절제 못하고 막말을 내뱉는 것일까.화가 나면 그리해야하는 것일까-->(화가 난다는 이유로 그리해도 되는 것일까)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더라도 속상하고 그러 인해 엷은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모처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한 안부를 묻고 상대의 주변상황에 대한 이야길 하는게 옳지,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소문,험담 그리고 자신의 질병 고통, 자랑부터 시작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대하면 금방 슬픈 마음이 된다. 나도 종종 이런 실수를 하지만 더욱 깨어있어--주위를 밝고 따뜻하게 하는 대화자가 되고 싶다. 요즘 저의 곁에 있는 책들은,<파인애플 스토리>(김두화 역/나침반), <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도요새), <마더 데레사의 단숨한 길>(마더 데레사.백영미 역/사이), <새벽을 흔들어깨우리라>(마리아 루이스 스카퍼란다.강우식 역/바오로 딸), <길에서 만난행복>(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김항섭 역/바오로 딸), <길리아드:에임스 목사의 마지막 편지>(마릴린 로빈스.공경희 역/지식의 날개), <안데르센 동화 123가지>(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한국어린이문화연구소 엮음),<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황금 나침반), <루쉰의 편지>(리우푸친 엮음.임지영 역/이룸), <소걸음으로천리를 가다>(정수일/칭비), <낙천주의 예술가>(다니엘 리베스킨트.하연희 역/마음산책), <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노향림/창비) 등입니다.올 해 안으로 해인의 신간 두 권이 출판사는 다르지만 쌍둥이 자매처럼 나오게 되었답니다.1986년 <두레박>이후 20년만에 분도출판사에서 하나, 2004년 봄 이후 마음산책에서 하나 나오는데 아직 제목은 확실히 정해 지지 않고 논의 중입니다.하나는 그간 지면에 발표되었던 글들이, 하나는 수년간의 해인방 소식에서 가려뽑은 글들을 토대로 한 것들이 묶여지는데...나오면 읽어주셔요!’한 개의 두루마리 만드는데 나무 세 그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오늘 우리집 화장실에 들어가니 이런 글귀가 적혀 있네요.아껴쓰란 말일테지요. 사실 우리는 물 전기 종이를 낭비하는 경향이 많아요. 어쩌다 여행길 휴게소 화장실에 들어가 사람들이 물을 쓰거나 공동으로 비치된 화장지를 말아서 가져가는 걸 보면 제가 며칠 간 쓸 것을 한꺼번에 가져가곤 합니다. 모든 걸 아직 흔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적에 좀 더 절약하는 우리가 되도록 해요. 저렇게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보고도 여러분의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아셨지요?이 가을 부디 성실하게 노력해서 더욱 행복한 나날 이루시길 비오며, 부산 광안리에서....해인 수녀
  • 천주교 월간지 ‘경향잡지’ 창간100주년

    천주교 월간지 ‘경향잡지’ 창간100주년

    한국 천주교회에서 발행하는 종합 월간지 ‘경향잡지’(발행인 정명조 주교)가 창간 100돌을 맞았다. 1906년 천주교계의 순 종교잡지로 창간,1933년 주교회의에서 공식 기관지로 인정된 ‘경향잡지’는 거의 매호에 교회소식을 실어 해방 이전의 교회 실상뿐 아니라 시기별 신학 사조나 흐름 파악에 귀중한 자료이다. 창간 이래 대한제국과 일제식민지, 미군정, 대한민국을 관통하며 한국사회를 지켜봐온 천주교회의 증언록이기도 하다. 한국 기네스북 언론·출판 부분에 국내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잡지로 등재되어 있는 ‘경향잡지’는 비단 종교뿐만 아니라 잡지 출판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정받는다. 일제 강압 속에서 우리글을 지키기 위해 처음부터 순 한글을 지켜왔으며 창간 당시 ‘법률문답’이란 고정란을 설정, 한국 최초로 지상 법률상담을 시작하기도 했다. 1972년도에 발행인을 맡았던 김수환 추기경은 100주년 기념호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 말씀의 전달자로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 ‘경향잡지’가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언제나 밝게 빛나기를 빈다.”고 축하했다. 한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경향잡지’ 창간 10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130명의 성지순례단을 구성해 교황청을 방문,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경향잡지’를 봉정하고 돌아왔다. 오는 19일 오후 4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강당에서 열리는 창간 100돌 기념식에는 1964년에 주필을 맡았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 60년 이상 구독하고 있는 장기 독자들이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칭짱철도에 열린 티베트 사람들

    칭짱철도에 열린 티베트 사람들

    티베트 사람을 만나거든 이름을 물어볼 일이다. 기분까지 좋아지곤 한다. 다만 한자로 적힌 이름으로는 그 뜻을 알기 어렵다. 표음 문자인 티베트어를 한자로 음차한 때문이다. 대개는 성(姓)이 없이 나뉜 두마디 음절이 각각 아름답고 좋은 뜻을 담게 마련이다. 현지에서 만난 공무원들의 이름을 예로 들면 이렇다. 니마츠런(尼瑪次仁)에서 니마는 ‘태양’이고 츠런은 ‘장수(長壽)’를 뜻한다. 뤄쌍랑제(羅桑朗杰)의 뤄쌍은 ‘지혜’를, 랑제는 ‘맞서 이길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자시바이전(札西白珍)은 ‘길상(吉祥)스러운 백련화(白蓮花)’를 가리킨다. 이름에 자주 등장하는 거쌍(格桑)은 ‘즐거운 날’이다. 라싸(拉薩)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이름만큼 삶도 행복할까 티베트인의 삶도 이름만큼이나 행복하고 아름다울까. 수도 라싸 한 구석에 있는 ‘라모체 사원(小昭寺)’은 그 일면을 확인시켜 줄지 모르겠다.‘간절함’에 관한 한 라모체는 티베트의 상징 부다라(布達拉)궁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짧은 순간이나마 석가모니상에 손을 얹어 기도하고 돌아서며 짓는 순례자들의 표정은 실로 신심(信心)의 극치…. 이 순간을 위해 길게는 수개월을 걸어서 라싸를 찾은 이들이다. 티베트 불교의 성지(聖地) ‘조캉 사원(大昭寺)’ 주변에서 온 몸을 던지는 오체투지(五體投地)의 무리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칭짱철도 시닝에서 라싸까지 이르는 차창밖 ‘풍경화’와 그 풍경화 속의 사람들은 너무도 뚜렷이 대비된다. 이어지는 설산(雪山)과 끝없는 초원,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크고 작은 호수들…. 풍광은 그림같으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누가봐도 고단해 보인다. 설산 밑의 벌판에 덜렁 지어진 흙벽돌 집은 초원의 바람조차 막기 어려워 보인다. 어정쩡한 도시 노동자의 복장을 한 중·장년의 남녀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5072m의 탕구라산역 주변에서도 공사를 한다. 관광객들은 숨조차 쉬기 힘들어하던 곳이다. 티베트인 아니면 산소마스크를 끼고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티베트자치구 성도인 라싸라고 별다르지 않다.100일도 안돼 보이는 아이를 품에 안고 구걸에 나선 20대 젊은 여성은 유별난 기억을 남겼다. 워낙 갓난 아이였던 탓에 ‘유아 마네킹’을 들고 구걸에 나선 줄 알았다. 쓴 웃음을 지으며 아이의 볼을 만져보는 순간, 살아있는 생명임을 알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적선(積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일부지역 아직도 일처다부제 물론 이들의 생활 이면에는 이방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또 다른 면이 많다. 르카저(日喀則)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일처다부제가 남아 모계(母系) 사회가 유지되고 있기도 하고, 시체를 토막내 독수리에게 던지는 천장(天葬)이 행해지는 곳이 티베트이다. 여전히 한 건물 안에서 사람과 가축이 동거(同居)하는 일도 흔하다. 최근 티베트 자치주가 유목민 거주 정책의 한 방편으로 주택 개량을 유도하면서 ‘티베트식으로 짓되, 사람과 가축이 다른 건물에 살 것’을 전제 조건으로 내놓았을 정도다. 라싸 외곽 한 마을에서 들른 개조된 집들은 과연 사람과 짐승이 별거 중이었다. 그러나 집집 대문마다에 얹혀진 뿔달린 야크의 머리는, 유목민과 가축의 잠자리를 떼어놓는 일이 ‘위생’ 측면 말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문을 갖게 한다. 야크의 머리는 집안을 보호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징물이다. 어찌보면 천장(天葬)도 윤회로서의 의미 외에, 자신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새나 들짐승과의 공생(共生)과 동거를 전제로 하는 것일는지도 모른다. # 점심때 퇴근했다 오후 3시 다시 출근 무엇보다 티베트가 외지와 다르다는 점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하는 것은 ‘태양’이다. 사진 전문가들은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역시 햇볕”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셔터를 눌러댄다. 얼굴에 얼음 든 듯한 티베트인의 빨간 광대뼈는 햇빛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금도 티베트 사람들이 점심 식사와 함께 퇴근했다가 오후 3시에 다시 출근하는 것을 놓고 ‘한낮의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 표준시간을 베이징에 두다보니 실제보다 빨라진 출근시간을 조정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들에게 지난 7월 개통된 칭짱철도는 많은 것을 실어나르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한류(韓流)도 그 가운데 하나다. 라싸대학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신정민·공미옥 부부는 “드라마를 본 현지 주민들이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시내 소매점의 한 종업원들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기자를 가리키며 ‘한국 사람’이라고 귀엣말을 주고받는다. 티베트에 가거든 티베트 사람들의 해맑은 표정을 사진기에 많이 담아둘 일이다. 칭짱철도가 티베트 사람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비교가 될 것이므로.
  • [부고] 학술원 회원 정후섭 박사 별세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인 농학자 정후섭(鄭厚燮) 서울대 명예교수가 8일 오후 8시 숙환으로 별세했다.76세.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고인은 서울대 농대 교수와 서울대 농업개발연구소장을 거쳐 한국식물보호학회, 한국균학회, 한국식물병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1984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고 1991년에는 성지학술상을 수상했으며 저서에는 ‘식물병리학’(공저),‘채소병해충방제법’(공저)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고병렬씨와 아들 덕기(미국 라쿠엘연구소 실장)씨, 딸 윤정씨가 있다. 빈소는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10시30분.(031)219-4110.
  • [이슬람 문명과 도시] (20) 중앙아시아 最古 종교도시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이슬람 문명과 도시] (20) 중앙아시아 最古 종교도시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11세기 초 카라한 왕조와 17세기 초 부하라 칸국의 수도이기도 했던 부하라는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중앙아시아 이슬람 최대의 성지로 꼽히고 있다. 한때 이슬람 성직자를 양성하면서 과학·문화·종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던 부하라는 지금도 서부지역 문화 중심지로 가장 밀도 있는 종교적·민족적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부하라에 가면 언제나 이브라힘과 파티마의 집에서 지낸다. 그들은 부하라 시내 중심가 유적 근처에서 호텔 ‘이브라힘 파티마’를 운영한다. 처음 갔을 때인, 그러니까 7년 전에는 방을 개조한 객실 6개로 시작한 아담하고 작은 호텔이었는데 어느덧 객실 20개의 제법 번듯한 호텔로 자리잡았다. 이브라힘은 파티마의 아들이다.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도와 시작한 호텔운영이 파티마 오빠(우리말의 오빠가 아니라 여자에 대한 존칭어미)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로 인해 날로 번창하고 있다.18살 때부터 부모를 도와 호텔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이브라힘은 만날 때마다 의젓하고 듬직한 것이 대견하다. 부하라에는 우즈베크 민족보다 이브라힘과 파티마 모자처럼 타직 민족들이 더 많이 산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들끼리는 타직어를 사용하고, 공공장소에서는 우즈베크어나 러시아어를 쓴다. 부하라가 우즈베크의 도시임에는 분명하나 오늘날 부하라 시민은 타직 민족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민족적으로 타직 민족의 왕조였던 사마니드왕조와 관련이 있어서다. 타직 민족은 파미르계 타직과 서부지역의 타직으로 나뉘는데, 서부 지역의 타직 민족은 비교적 온순하고 문화적 기질이 강하다. 상도의나 윤리도 잘 알고 있다. 이브라힘과 파티마 모자에게서 볼 수 있듯, 변하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 빛난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부하라를 정겨운 마음으로 둘러본다. 붉은 모래 사막인 키질쿰을 끼고 있는 부하라는 인구가 약 25만명으로 자랍샨 강 하류에 자리잡고 있는 오아시스 도시다. 동부 타지키스탄에서 발원한 자랍샨 강은 나보이주를 지나면서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를 지역적·문화적으로 연결시켜 준다. 기원 전에 이미 이 강을 따라 농경문화가 꽃피기도 했다. 지금도 부하라 곳곳에 있는 미나레트(첨탑)는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모래사막에 지친 대상들에게 등대와 같은 이정표이자 편안한 안식처다. 11세기 초 카라한 왕조와 17세기 초 부하라 칸국의 수도이기도 했던 부하라는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중앙아시아 이슬람 최대의 성지로 꼽히고 있다. 한때 이슬람 성직자를 양성하면서 과학·문화·종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던 부하라는 지금도 서부지역 문화 중심지로 가장 밀도 있는 종교적·민족적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부하라는 원래 산스크리트어 ‘뷔하라(수도원)’에서 나왔다. 부하라가 종교도시임을 알려주는 단서다.8세기 아랍의 침입으로 종교와 언어 모두 이슬람화하면서 부하라에는 중앙아시아 최초의 이슬람 성원이 세워졌다. 그 후 칭기즈칸의 침입에도 종교적 정체성은 변함없었다. 구소련 시절에도 우즈베크 전역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신학교가 존재했던 곳이 바로 부하라이다. 부하라는 중앙아시아에서 제일 오래된 도시다. 부하라와 호레즘(히바) 지역은 도시문명이 일찍부터 발달해 약 25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흔히 4대 세계문명발상지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를 7개로 늘린다면 부하라와 호레즘, 즉 소위 ‘트랜스 옥시아나(아랍어로는 ‘마베레나흐르’라고 함)’라 불리는 이 지역도 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부하라는 지금처럼 이슬람의 냄새를 피우기 전에도 융성한 도시문화를 가꾸며 발전했다. 이슬람뿐 아니라 조로아스터교, 불교 등으로 통해 중앙아시아 특유의 오아시스 도시문화를 꽃피워 왔다. 한때, 부하라에는 메드레세(이슬람신학교)가 200개 이상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파손되거나 방치됐지만, 그나마 양호하게 보존된 메드레세는 40개 정도다. 그러나 시내 곳곳에 퍼져 있는 이슬람 유적은 과거 부하라의 종교적 번영을 잘 보여준다. 특히, 기원후 1세기쯤 지어졌다는 마고키 아타리 이슬람성원은 부하라의 종교사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타직어로 ‘동굴 안쪽’이라는 뜻의 ‘마고키’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봐서 후대에 새롭게 이름지어진 이슬람성원일 가능성이 크다.1936년 러시아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된 마고키 아타리 성원은 원래 불교와 조로아스터교의 종교사원으로 만들어졌지만 훗날 이슬람에 의해 개조돼 이슬람 성원으로 활용됐다. 칼랸 미나레트는 부하라의 상징물이다. 어디에서 어떤 각도로 부하라 시내의 이슬람 유적을 찍어도 반드시 카메라에 잡히는 건축물이다. 칼랸은 타직어로 ‘크다, 웅장하다’란 뜻으로 예배를 알리는 본래의 역할 외에도 길잡이 등대의 역할도 했다. 칼랸 미나레트는 47m 높이에다 계단이 100개나 된다. 초석은 직경만 9m이고, 기층 부분에서 다시 10m 지하로 들어가 있다. 미나레트는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원주형으로 작은 벽돌을 14개의 층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어긋나게 쌓아올린 전축형 탑이다. 대부분 벽돌을 쌓아 올린 중앙아시아 특유의 건축법이다. 칼랸 미나레트 옆이 칼랸 성원이고, 광장을 낀 맞은편에 미르 아랍 메드레세가 있다. 부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르 아랍 메드레세는 두 개의 푸른 아치형 돔을 갖고 있다. 청색과 흰색 타일을 적절히 조화시킨 모자이크 문양은 티무르 제국 말기의 문양으로 평가된다. 정면에 있는 칼랸 성원과 달리, 미르 아랍 메드레세는 이층구조다. 이곳의 교육연한은 7년이다. 지금도 학교로 쓰인다. 중정을 둘러싼 회랑의 1층에는 회의실·도서관·식당 등이 있고,2층은 신학생들의 기숙사다. 구소련 시절에도 학교의 역할을 계속 했다. 시험을 통해 뽑힌 학생들은 아랍어·쿠란·이슬람법·물리·화학 등의 과목을 배운다. 이곳 출신들은 종교 지도자, 예배 인도자로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2004년 5월 2차 세계대전 승전 59주년 기념행사장에서 사망한 체첸의 4대 민선 대통령 아흐마드 카디로프 역시 이 학교 출신이다. 정면의 다양한 타일장식을 하나하나 구경한 뒤 작은 쪽문을 열고 들어가서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지 않게 조용히 구경하고 혹 그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가볍게 눈웃음으로 인사를 건넸다. 다시 나무 쪽문을 열고 나오는 나를 발견한, 눈망울이 큰 타직 소년은 이내 아는 체를 한다. 우즈베크 이슬람 중앙회에서 운영하고, 전통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미르 아랍 메드레세는 이슬람에 관심있는 젊은이라면 누구나 입학하려 한다. 그들은 이곳에서 종교인으로서의 몸가짐과 교양을 배운다. 크고 탁 트인 우렁찬 목청으로 기도시간을 알리고, 어떻게 예배를 인도할 것인지 배운다. 초롱초롱한 눈매를 가진 10∼18살의 어린 학생들은 묵묵히 이슬람 성직자의 길을 밟아나간다. 이들의 마음과 행동거지 속에서 나는 중앙아시아 이슬람의 밝은 미래를 읽었다.
  • “개성공단 사업 중단될라” 불안

    북한 개성공단에서 의류를 생산하는 신원은 9일 오전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서울 본사는 수시로 개성에 전화를 걸어 조업 상황과 이상징후 등을 파악했다. 박성철 신원 회장은 개성에서 조업이 중단됐을 경우 등을 가상한 특별대책을 논의했다.●산업계 “경제혼란 최소화 기대”다음달부터 개성공단에서 LCD TV·모니터 부품을 본격 생산하는 매직 마이크로도 하루종일 긴장 속에 ‘정보 안테나’를 곧추세웠다. 장비 설치를 위해 이날 공단에 입주한 직원 2명이 “별다른 조짐은 없다.”고 전해왔지만 생산 일정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산업계는 ‘북한 핵실험’사태에 충격과 심각한 경제 악영향을 우려했다. 투자 감소와 국가 신인도 하락, 국외 자금 유출, 남북경협 차질 등 경제 불안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부에 경제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주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논평에서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 저하, 증시 등의 외국인 투자가 이탈 등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정부는 북한 핵실험으로 촉발된 경제적 충격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대책을 세워 이번 사태를 조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中企 투자시찰단 예정대로 파견 중소기업중앙회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로 중소기업의 개성공단 투자심리가 위축돼 개성공단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앙회는 다음달 7일 당초 계획대로 중소기업 임직원 150여명으로 구성된 개성공단 투자시찰단을 파견할 예정이다.●우리은행 개성지점 “동요없어”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북핵 사태’에 따른 동요를 감추면서도 불안감을 내비쳤다. 지난 6월부터 손목시계를 생산하는 로만손도 이날 오전 김기문 사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좀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유일하게 북한에 지점을 두고 있는 우리은행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변화가 생긴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이기철 이창구 김경두기자golders@seoul.co.kr
  • [문화마당] 달구경/황주리 화가

    어릴적 추석은 꿈에 부풀어 기다리던 즐거운 축제였다. 송편과 빈대떡과 과일들이 그림처럼 쌓여 있던 차례상 앞에서 어린 동생과 나는 그저 즐거웠다. 빛깔 고운 때때옷을 입고 친척집을 향하던 발걸음은 아무 걱정 없는 새들의 날개처럼 마냥 가벼웠다. 새들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시가 떠오른다. 하지만 새가 되지 못하고 어른이 된 나는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어린 우리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어머니의 걱정이 무엇이었는지,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의 부채가 얼마나 되었는지 어린 우리는 알 턱이 없었다. 저녁이면 휘영청 달은 밝았고,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쉬워 넓은 대청마루에 앉아 하염없이 달을 바라보던 그리운 한옥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바로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지 오래다. 하도 그 옛집이 그리워 나는 아파트를 구경하러 여러 번 갔었다. 아무런 추억도 불러내지 못하는 고층 아파트의 전망은 북악산과 저 멀리 청와대까지 다 보여 아주 근사했다. 요즘도 꿈에 보이는 그리운 골목길은 누가 다 가져갔을까? 막다른 골목길 하늘 위에서 어린 나를 내려다보던 한가위 보름달을 어찌 잊으랴? 달구경을 가고싶다. 성북동이나 평창동 골짜기 쯤이면 아직도 옛날 맛을 내는 달 구경을 할 수 있을까? 대학 시절 어느 추석날 누군가와 달구경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이종 사촌오빠의 고종 사촌 형이던 그는 무척 얼굴이 잘 생긴 청년이었다. 그를 보면 가슴이 늘 설레던 나는 추석에 우리 집에 인사차 들른 그와 함께 달구경을 나섰다. 아마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는 절두산 성지였을 것이다. 별들은 빛났고, 달님의 얼굴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이 부신 대보름 밤이었다. 나는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 그 잘 생긴 청년은 나에게 좋아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오랜 나의 짝사랑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몹쓸건 정말 이내 심사,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나는 그가 나랑 아주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는 그 누구와도 맞지 않았을지 모른다. 너무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자라지 못한다고, 정말 그가 그랬다. 생각처럼 그는 행복하지 못했다. 첫 결혼에 실패하고 재혼을 했지만,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는 2년 전 어느 날 암에 걸려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병원 영안실에서 만난 그의 사진은 늘 그렇듯 참 잘 생긴 청년이었다. 그 옛날 달구경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을까? 삶의 형이상학은 언제나 현실의 형이하학에 자리를 내주고 만다. 세상의 많은 여자들은 그렇게 맑고 바르고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남자와 잘 살아내지 못하는지 모른다. 적당히 세속적인 세상의 남자들이 가정을 더 잘 꾸려가는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아직도 그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내려다보는 달님은 세상이 점점 더 망가지는 이유가 바로 그렇게 세속에 물든 우리 탓이라고 꾸짖는다. 하지만 장을 보는 사람은 안다. 장바구니에 담긴 우리들 일용할 양식을 위해 치러지는 돈이 얼마나 가볍고 무가치한지를…. 장바구니 가득하던 추석의 기억은 어른이 되면서 서서히 그 의미가 사라져갔다. 남색 마고자를 입으신 우리 아버지가 대문을 열고 들어서던 마당 넓은 한옥이 헐려 사라진 뒤였을까? 이제는 세상에 없는 아버지와 할머니의 목소리를 잊어버려서일까? 내게 추석은 이제 별 의미없는 휴가의 한 부분일 뿐이다. 어디 내게만 그러랴? 사는 일이 넉넉한 사람들은 외국 여행을 떠나고, 이제나 저제나 가난한 사람들은 2006년 추석 대보름에도 배가 고픈, 이 불공평한 세상에 평화 있으라. 무정한 세월에 닳아, 그조차 마음이 변한 달님 하나가 무심히 우리를 내려다본다. 황주리 화가 ●알림 이달부터 필진이 바뀝니다. 새 필진은 다음과 같습니다.▲황주리(화가) ▲여건종(숙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황현산(문학평론가·고대 불문과 교수) ▲임영균(중앙대 사진학과 교수)
  • 용산 민족공원 가닥 잡히나

    정부가 용산공원의 구체적인 경계를 용산공원 특별법에 명기하라는 서울시의 요구를 적극 수용키로 하면서 용산 민족공원 추진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간 갈등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국무조정실 산하 용산공원건립추진단은 3일 “서울시 요구대로 공원의 구체적인 경계와 상업지구로 개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특별법에 명기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공원 조성지구의 구체적인 경계를 법에 담지 않을 경우 일부 지역을 상업지구 등으로 개발할 우려가 있다며 특별법에 공원 조성지구의 구체적 경계를 명시하고 건설교통부 장관의 용도변경 권한을 삭제하자는 특별법 수정안을 국무조정실과 건설교통부에 제출한 바 있다. 건교부 측은 당초 법령에 구체적인 면적까지 기술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맞지 않고 그런 사례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경계의 지번까지 명시하자는 서울시 안에 대해서도 양측이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 측이 번지까지 특별법에 명기할 경우 나중에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자 서울시 측은 지번 대신 행정동이나 ‘자연녹지지역’으로 경계를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건교부 장관의 용도 변경 권한을 명시한 특별법 14조 삭제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서울시 조성일 도시계획과장은 “정부에서는 이 조항을 남겨두되 용도변경 대상 항목을 몇 가지로 제한하자고 하지만 장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삭제하자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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