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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첨단 기기 갖춘 보조공학센터는

    최근 시각 장애를 딛고 사법시험을 통과한 최영씨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점자 문제집과 음성지원 컴퓨터의 지원 덕택이다.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휠체어를 탄 채 강의를 한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브 호킹 박사가 훨체어에 앉아서도 어려운 빅뱅 이론을 설명하고 강의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된 것이다.신체 장애를 최대한 극복하게 해주는‘보조공학기기’들이 얼마든지 개발돼 있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4층에는 보조공학센터가 개설돼 있다.이 곳에는 최첨단 보조공학기기가 전시돼 있다.2005년부터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기금으로 보조공학기기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고 있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 소리를 증폭시켜 주는 기기,시각 장애인도 독서가 가능토록 하는 확대기,점자정보단말기 등도 갖추고 있다.양손과 발이 불편한 경추장애인에게는 얼굴로 마우스 인식이 가능한 특수마우스를 통해 IT 세상도 접할 수 있다. 또 개별적인 장애수준에 맞춰 제작해 주는 맞춤형 보조공학기기도 있다.앉은 상태의 휠체어가 선 자세로 바뀌기도 한다.발 작업용 테이블과 특수키 발누름장치를 통해 컴퓨터와 키보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도 있다. 공단은 다양한 보조공학기기를 통해 장애인의 고용유지 비율을 꾸준히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내년에는 90억원을 지원받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지원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고객맞춤 철도상품 개발에 온힘”

    “고객맞춤 철도상품 개발에 온힘”

    “내실 있는 마케팅팀을 구성,맞춤형 철도상품을 만들고 싶습니다.고유가 시대를 맞아 고객의 욕구만 잘 충족시키면 철도상품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2008년 코레일 최고 영업인’으로 선정된 서울지사 영업팀 윤여희(38) 파트장은 기축년(己丑年) 새해를 도약하는 해로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 160억원 올려 지난해 윤 파트장이 이끌고 있는 영업팀 마케팅파트(4명)에서 올린 영업수익은 160억원에 달한다.기존 철도영업은 일반·개별여행상품 판매가 고작이었다.영업이익 160억원은 열차표 한두 장을 파는 기존 영업 방식으론 결코 달성할 수 없는 불가능한 수치다. 윤 파트장은 유가 상승으로 온 나라가 시름하던 때 기업체 타깃 공략을 세웠다.친환경·저렴한 교통수단인 철도의 경제성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전략은 주효했다. 2007년 98개이던 철도이용계약수송이 지난해 12월 현재 190개로 2배 증가했다.계약수송이 늘면서 영업팀의 수입도 50% 향상됐다. ●운임할인권·성지순례 상품 각광 운임할인권을 판촉물로 활용한 것도 각광을 받았다.기업이나 은행 등에 100장 단위로 운임할인권을 대거 구입해,고객사은품이나 우수고객 선물로 활용토록 설득했다.여기에 통신업체가 가세하면서 인쇄비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윤 파트장은 또 철도를 활용하는 틈새시장으로 종교단체의 성지순례를 선보였다.충북 제천 베론성지와 전북 익산 나바위성지,충남 보령 갈뫼못성지 등과 연계된 열차상품을 20개 운행,4억원의 수입을 올렸다.성지순례 열차는 도보순례가 중시된다.역에서 내려 1시간 거리 정도를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지역의 전통 5일장 등을 포함시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차량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는 평소 막연하게 짐작했던 철도상품의 경쟁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한 해였다.”면서 “새해에는 보다 강력한 마케팅으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파트장은 1993년 철도청에 입사해 여객사업본부에서 주로 근무해온,이른바 철도상품 개발 전문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나는 빈 칸에 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다.‘해당 정보와 일치하는 아이디는 다음과 같습니다.jeonghyuns**’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끝 두 자리는 별표로 표시한다는 설명이 붙지만 나머지 철자는 뻔하다.정현수.그러니까 숨겨진 두 글자는 알파벳 ‘oo’인 셈이다.화면 상단의 비밀번호 찾기로 들어간다.아이디와 이름,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 인증번호를 차례로 채운다.마지막으로 새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뜬다.정현수의 보안장치는 너무 허술했다.현실과 가상으로 나누어진 그의 공간.탐사 삼 일째,잠입은 성공적이다. 첫째 날은 집 안을 둘러보고 청소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불청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냄새였다.숙성이라고 해야 할까,부패라고 해야 할까.여러 소(素)들이 섞여 오랜 시간 묵은 냄새.증발된 삶의 흔적들이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고여 있었다.음식 냄새,담배 냄새,가구 냄새,하수구 냄새…….그리고 그의 체취.좀 더 강한 냄새부터 잔향까지.모두가 뒤섞여 도무지 구분되지 않는,냄새들의 저장소.금세 두통이 도졌다.발코니로 다가가 창을 열었다.앞 동은 층고가 낮고 뒤쪽은 야트막한 산이 배경인 아파트의 21층.벌거벗고 집안을 활보해도 될 만큼 자유로운 높이에 그는 살고 있었다.발밑으로 솜뭉치 같은 먼지들이 풀풀거렸다.청소기를 돌리고 썩은 음식들을 내다 버렸다.자정이 넘은 시각,음식물 쓰레기통 뚜껑을 여는 남자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둘째 날은 늦잠을 잤다.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는 그의 침구 속에서,나는 배가 고파 눈을 떴다.냉장고 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생수 두 통뿐이었다.주방 수납장에서 라면 몇 봉지를 발견했다.계란도 단무지도 김치도 없이,끓인 라면을 뚜껑에 덜어 두 끼를 때웠다.정현수의 휴대전화를 충전해 전원을 켰다.다행히 잠금 설정은 되어있지 않았다.전화번호 저장함은 텅 비어 있었다.통화목록도 모두 지워져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수신함에 읽지 않은 메일 수백여 통이 쌓여 있다.나는 잠깐 망설인다.메일들을 클릭하는 순간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해.스팸메일이야 그렇다 쳐도,수신 확인은 그의 실존을 증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되지 않겠는가.어쩌면 나에겐 그것이 더 나은 일인지도 모른다.우선 광고메일들을 체크해 휴지통으로 보낸다.발신자가 백화점이나 은행,식당,웹사이트 등의 상호로 표시되거나 제목에 ‘대출’,‘오빠’,‘신제품’ 같은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으면 무조건 삭제한다.그러고 나니 순수한 의도와 목적을 가진 듯한 메일 여섯 통이 남는다.지난달에 수신된 두 통은 결혼식과 돌잔치 안내가 제목으로 올라와 있고,한 통은 ‘형 잘 지내요?’로 안부를 전하는 메시지다.네 번째 메일의 제목은 ‘수정 관련사항입니다’,발신인은 ‘한강병원’이다.언뜻 봐선 그의 사적인 일에 관한 내용인 듯싶다.정현수는 유부남이었을까.내용을 살펴본다.안녕하세요.한강병원 원무과 김 대리입니다.제작해 주신 홈페이지에 오류가 발생하여 문의 드립니다.추가로 수정을 원하는 부분도 상세하게 적어두었으니 첨부파일을 참고하세요.비용 관련 협의는 전화로 했으면 합니다.연락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신인이 ‘리쉬케쉬’인 메일 두 통을 놓고 고민한다.리쉬케쉬는 실명일까,닉네임일까.‘제목 없음’이 제목인 이 메일은 광고일까,아닐까.얼핏 대부업체 상호 같은 느낌도 든다.인터넷 새 창을 열어 검색어를 입력한다. 요가와 명상의 도시 리쉬케쉬.갠지스 강의 상류에 위치한 히말라야의 관문이다.힌두교인의 성지이므로 이곳에서 푸자를 하고 꽃접시를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요가의 본고장이라 수많은 아쉬람과 요가선생들이 있고,비틀스가 구루(guru) ‘마하리쉬 마헤쉬’를 찾아와 머무르면서 더욱 유명해진 도시.장기간 요가와 명상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장소이며 금주와 채식의 고장.술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고 100% 채식을 하므로 이곳에서는 달걀조차 먹을 수 없다……. 수행자의 도시에서 온 메일.역시 판단하기가 어렵다.어쩌면 그가 가입한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의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가입한 카페 목록을 열어본다.삼십대 중반의 남자라면 대부분 가입했음직한 성격의 카페들이 주르륵,여섯 개가 뜬다.등산,음악,사진,재테크,여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CEO클럽.정현수의 직함은 대표이사였다.회사명은 ‘펨토테크놀로지’.첫째 날,그의 명함에 찍힌 회사 전화번호를 눌러보았다.결번이었다.명함 우측 상단엔 ‘네트워크 솔루션’이라는 단어가 인쇄돼 있었다.회사 도메인을 주소창에 입력했다.웹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닫게 된 그 회사의 CEO가 정현수였다.한강병원에서 발주를 받은 건 회사를 폐업하기 전이었을까,아니면 이후일까.그가 되기 위해선 그를 완벽히 알아내야 한다.나는 리쉬케쉬에서 온 메일을 열어보기로 결심한다. 수신날짜가 8월 5일인 첫 번째 메일은 사진 한 장과 두 줄의 메시지가 전부였다. 내가 지금 이곳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잊으려고 노력 중이야.마음이 편안해지고 있어.요즘 사귄 새 친구를 소개할게. 허름한 골목길,얼룩소 한 마리가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사진.소의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게 물인지 침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 메일은 내용 없이 인물 사진만 첨부돼 있다.통통한 체형에 단발머리인 여자는 무표정하다.그렇지만 딱딱하게 굳지 않은,오히려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다.아마도 발신인의 사진 같다.두 통의 메일로는 아무것도 추측할 수가 없다.그녀는 정현수와 어떤 관계일까.수신된 날짜는 10월 17일.내가 그를 발견하기 하루 전에 도착한 것이다. 마른 낙엽을 수북이 덮고 그는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 평일 오후의 등산로는 한산했다.매표소 앞 매점에서 김밥과 라면을 사먹고 네 시쯤 오르기 시작한 산행이었다.중년부부 두 쌍과 젊은 여자 한 명,대학생으로 보이는 일행 대여섯 명 정도가 그날 마주친 사람 전부였다.어디서 넘어왔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모두 하산 길이었다.조용한 산길에서 서로 말없이 길을 터주며 걸음을 재촉했다.깔딱고개를 지날 땐 평소보다 심하게 헉헉거렸다.지난밤 과도하게 마신 술과 담배 때문이었다.계곡을 치고 올라온 지 한 시간이 지났다.정상이 눈앞에 보였다.숨이 턱까지 차올랐다.마지막에 사람을 가장 고통스럽게 담금질하는 건 산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조금 있으면 해가 질 시간이었다.산속의 어둠은 모든 것을 까마득하게 지워버린다.주변은 물론,시야에서 사라진 길 위에 서있는 내 모습 까지도.검은 하늘과 더 짙은 능선의 경계만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야간산행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당혹감을 넘어 두려움으로 온몸을 굳게 만드는 어둠.나는 산속의 어둠쯤 두렵지 않았다.거의 매일 오르내린 덕분에 눈 감고도 헤칠 수 있는 길이었다.호흡은 가빠도 마음은 더없이 고요했다.등산객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나를 판단하지 않는 산.그곳에 있을 때 나는 가장 자유롭고 평등했다. 물든 단풍은 정상 근처에서만 볼 수 있었다.발밑에선 낙엽들이 사각,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가을은 아직 오지 않고 가뭄이 세상을 바짝바짝 말리고 있었다.나는 용변 볼 장소를 찾아 길을 등졌다.널찍한 바위 뒤편에 쭈그리고 앉아보았다.굽이진 길 위로 하산하는 일행이 보였다.소변이야 대충 돌아서서 금방 끝낼 수 있지만 엉덩이를 까고 앉아야 하는 일은 더 은밀한 장소여야 했다.아래쪽은 급경사였다.다른 길을 찾아볼 여유는 없었다.나는 내리막 경사를 따라 미끄러지듯 뛰었다.이 정도면 됐다 싶은 곳에 바지를 내리고 앉았다.어느새 파리들이 다가와 윙윙거렸다. 발끝으로 낙엽을 모아 용변을 덮었다.역시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냄새가 심했다.시큼하고 들큼하고 구렸다.손가락으로 코를 싸쥐고 발로 계속 낙엽을 찼다.사위는 이미 어둑해지고 있었다.대충 정리를 끝내고 비탈길을 오르던 나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누가 불러 세운 것 같기도,알 수 없는 신호를 받은 것 같기도 했다.내가 앉아있던 주변을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내려다봤다.불룩하게 솟은 무언가가 보였다.바위도 아니고 흙도 아니었다.나는 슬금슬금 내려가 다시 그 자리에 섰다.그리고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유심히 살폈다.수북한 낙엽 사이로 푸른 옷자락이 보였다.손바닥으로 낙엽을 헤쳤다.역한 냄새가 훅 끼쳤다.푸른 상의에 검은 바지 차림의 누군가가 엎드려 있었다.그의 등에 손바닥을 댔다.차가웠다.이봐요.나는 푸른 옷의 오른팔을 들춰보았다.표피가 터질듯 부풀어 오른 파리 유충들과 딱정벌레 무리가 굼실거리고 있었다. 요동치는 마음과 달리 나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다.불현듯 오한이 들고 온몸이 떨려왔다.나는 망설였다.그냥 모른 척 되돌아가고 싶었다.후들거리는 발이 붙박인 듯 움직이지 않았다.휴대전화를 꺼내 ‘119’를 눌렀다.깊은 계곡 안이라 통화불능이었다.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통화를 시도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조금만 기다려요.그 말은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었다.천천히 몸을 움직여 일을 진행했다.구조대원들이 발견하기 쉽도록 그를 덮은 흙과 나뭇가지,낙엽들을 옆으로 치웠다.벌레들이 놀란 듯 꼬물거렸다.파리들이 머리 위를 맴돌았다.냄새 때문에라도 더는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현장 정리를 마치고 돌아서려던 그때,또다시 무언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그의 바지 뒷주머니 위로 반쯤 삐어져 나온 지갑. 나는 침착하게 등산장갑을 손에 꼈다. 어차피 이 사람에겐 소용없는 물건 아닌가.발견한 구조대원이 유족들을 수소문해 돌려줄 수도 있겠지.하지만 나와 같은 누군가가 이것을 먼저 발견한다면…….장갑 낀 손으로 지갑을 빼냈다.몇 장의 카드와 신분증,현금은 십만 원도 채 안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내 의도와 상관없이 유예된 삶에서 벗어날 방도를 궁리 중이었다.좀 더 잘살기 위해 선택한 길인데 어쩌다 보니 한가운데 갇혀버린 채 덜컥 문이 닫혔다.세상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사람들 또한 그랬다.서른 살 넘은 무직자인 나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어릴 적 친구들뿐.누구도 나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나는 이제껏 그 흔한 연애조차 못 해봤다.더 나은 모습으로 더 좋은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현재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없었고 그런 내가 적응할 수 있는 집단이나 장소 역시 없었다.하지만 그건 명백히 내 잘못이 아니다.나는 열심히 노력해 왔다.단 한 번도 샛길로 빠져보지 않은 그야말로 모범생이었다.그렇다 해도 나를 그럴듯하게 돋보일 수식어가 없는 한,내 삶은 유예 중인 거였다.이제 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전면적인 궤도 수정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벌써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내집마련을 목전에 두고 있는 또래들을 보면 더욱 극심한 절망감에 빠졌다.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오던 길 계속 가는 것도 불안하고 새 길을 찾아내는 것 역시 자신 없다.나는 내 인생의 판을 새로 짜고 싶었다.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갑에서 현금 대신 신분증을 꺼냈다.아이 손바닥만 한 작은 플라스틱 판 안에 그의 정보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이름은 정현수.나와 동성(同性)이고 나보다 한 살이 많다.뿔테 안경에 회색 스웨터 차림의 증명사진 속 그는 나이보다 조금 더 늙어 보였다.주소지는 서울의 남쪽 신도시에 위치한 아파트……. 순간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이제껏 한 번도 품어보지 못한 생각이,그야말로 섬광처럼 떠올랐다.나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어댔다.아니다.그것은 전부를 버려야 가능해지는 일이다.지금까지의 나,나의 생활,인간관계,과거 행적까지 모두. 그럴 수 있겠는가. 모든 일은 순식간에 처리됐다.‘그럴 수 있겠는가’에 대한 결단은 내리지 못한 채였다.나는 내 지갑의 신분증을 꺼내 그의 것과 맞바꿨다.신용카드 한 장과 그의 명함도 몇 장 챙겼다.현금은 건드리지 않았다.주머니에 지갑을 원래대로 꽂아두었다.오른쪽 앞주머니를 더듬어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까지 갈취했다.딱딱한 그의 골격이 손가락에 닿았다.헤친 낙엽과 흙을 다시 그의 몸 위에 덮었다.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깜깜한 그곳을 어떻게 등지고 하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가을밤,산중의 바람은 차가웠다.땀에 젖은 바지가 다리에 자꾸 휘감겼다.어지러워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주저앉았다.멀리서 매점 불빛이 반짝였다.내 삶을 최초로 이탈하는 순간이었다. 두 통의 메일로 봐선 정현수와의 관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현재 인도에 머물고 있는 여자는 두 달 간격으로 소식을 전해왔다.그것도 너무나 간략하게.여자의 이전 소식을 알 수 있을까 싶어 메일 보관함을 뒤졌다.정현수가 따로 보관 중인 메일은 없었다.휴지통마저 텅 비어 있었다.그는 관리가 철저하고 주변정리가 깔끔한 사람이었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들은 폴더 별로 분리되어 탐사하기가 수월했다.‘사진방’ 폴더를 클릭한다.날짜 및 장소별로 지정된 폴더 안에 인물 사진은 그의 독사진 몇 장뿐이다.나머지는 모두 풍경사진.내친김에 앨범을 찾아보기로 한다.서랍과 책꽂이,장식장,심지어 다용도실까지 뒤졌지만 그 흔한 졸업앨범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그는 누구일까.나는 갑자기 불안해진다.그를 빌리기로 결심한 이후 가장 걱정되는 점이 그의 인간관계였다.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과 통화목록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용기를 내지 않았던가.그러니 오히려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그래도 설마 했지만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최소한의 관계인 가족조차도.모든 인연에 무관한 그의 삶이 어쩌면 의도에 의한 것은 아닐까,궁금해진다. 사흘간의 탐사 끝에 비로소 나는 그가 되어 사는 일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아파트 정문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상가 식당에서 백반을 사먹었다.식사 후엔 동네 주변을 산책했다.나는 정현수 대신,아니 정현수가 되어 거리를 쏘다녔다.그의 옷은 내게 헐렁했다.살을 좀 찌워야 하지 않을까,나는 잠시 고민했다.키는 더 늘일 수 없으니 소매와 바짓단을 줄여야 할 것이다.거대한 체구와는 다르게 정현수는 심플한 취향을 가졌다.살림살이 역시 단출했다.옷장,침대,컴퓨터 책상,주방가구.거실엔 한쪽 벽을 책장으로 채웠을 뿐 마땅히 갖춰야 할 티브이와 소파가 없다.드문드문 꽂혀 있는 책들은 대부분 IT와 경영관련 서적이고 간간이 ‘줄리아나의 리더쉽’,‘협상의 원포인트 레슨’ 같은 처세 관련 책들이 눈에 띈다.옷장 서랍 밑바닥에 통장 대여섯 개가 나란히 깔려 있었다.모든 공과금은 정해진 날짜에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그는 통장마다 맨 앞 장 귀퉁이에 연필로 비밀번호 네 자리를 적어두었다.잔고는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관계없음’으로 인한 정현수의 삶은 외로웠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익숙한 내게는 무척 다행한 일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아버지는 내가 중학생이던 때 엄마와 이혼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엄마는 늘 내게 말했다.명심해라.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걸.아버지와 결혼할 당시 엄마는 항공사 승무원 시험 최종합격을 앞두고 있었다.사랑에 빠져있던 엄마는 결혼을 선택했고 그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어긋난 거라고.그때 내가 승무원의 길을 택했더라면…….평생을 잊지 못할 아쉬운 선택에 엄마는 탄식했다.그건 모르는 일이죠.그 길에서 또 어떤 일이 엄마를 어긋나게 했을지.어쩌면 지금보다 더 참혹했을 수도 있어요.나는 혼자 중얼거렸다.알밤을 맞을 일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고귀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믿는 일이,원래 주어진 참혹한 삶을 인정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였다. 졸업 후 여기저기서 취업 제의가 들어왔다.금융권의 계약직 사원으로 취직한 동기들이 앞다퉈 나를 데려가려고 나섰다.나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이년째 낙방 중이었다.마음만 먹으면 중소기업 정규직 자리도 널려 있었다.서른이 넘도록 용돈을 타 쓰는 일이 괴로웠던 나는 솔깃했다.하지만 엄마가 고집을 부렸다.출발점이 어디냐에 따라 네 인생이 달라지는 법이야.지금 그렇게 아무 곳에나 들어가면 너는 평생 그 좁은 바닥에서 푸드덕거리다 끝날 게다.어려워도 더 넓고 깊은 물에 뛰어들어야 해.나중에 후회 없으려면 엄마 말 잘 들어라.그렇게 삼 년이 더 흘렀다.취업문은 좁아졌고 동기들은 제 밥줄 잡고 있기도 힘겨워했다.엄마는 내가 큰 물에 몸을 던지는 일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그리고 나는 지금 첫 단추를 새것으로 갈아치웠다. 받은 편지에 대한 답신을 보낸다.기쁜 날 참석 못해 미안하다.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당분간 메일로만 연락이 가능할 것 같다.안부를 물어온 정현수의 후배에게도 마찬가지 내용이다.리쉬케쉬의 여자에게는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마지막으로 한강병원 김 대리에게 짧은 메시지를 적는다.보내주신 수정안 잘 받았습니다.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마감이 겹쳐 당장은 진행이 어렵습니다.조금만 말미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며칠 후에 전화 드릴게요. H은행 통장정리기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다.입출금 명세를 기록하는 기계음이 찌익 찍,지루하게 이어진다.다른 은행에 비해 시간이 길다.인쇄되는 내용이 많은 걸로 보아 이곳이 정현수의 주거래은행인 모양이다.답신을 보낸 다음날 전화가 걸려왔다.정현수의 휴대전화가 울리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받아야 하나,말아야 하나.벨소리는 길게 이어졌고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잠시 후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한강병원 김 대리입니다.유지보수비 외에 수정비용을 따로 지불해드려야 할까요.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응답을 하지 않으면 또 전화가 걸려올지도 몰랐다.나는 간단히 답신을 보냈다.그건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투입구에서 빠져나온 통장을 받아 살핀다.한강병원으로부터 매달 일정금액이 입금되고 있었다.김 대리가 말한 유지보수비,프로그램에 대한 사후관리비쯤 되는 것인가.그러잖아도 잔고가 떨어져 걱정하던 참이었다. 전화벨이 울린다.발신번호를 확인하고 수신버튼을 누른다.네,정현수입니다.나는 또박또박,이름을 밝혔다.웹마스터 P가 인사말도 없이 웅얼거린다. “요청하신 작업은 사흘이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아,예.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결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지갑에서 정현수의 신용카드를 꺼내 일련번호 열여섯 자리를 불러준다. 홈페이지 수정작업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정현수의 실력까지 덮어쓸 순 없었으니까.김 대리에게 답신을 보낸 후 컴퓨터에서 ‘한강병원’ 폴더를 찾아냈다.나로서는 알 수 없는 파일들만 수두룩했다.집에서 가까운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찾아가 기존 프로그램의 수정과 보완이 가능한지를 물었다.담당자는 원본 파일들을 가져오라고 했다.집으로 돌아와 저장장치에 파일을 복사했다.그리고 어제 그것들을 P에게 건네주고 왔다. 지하철 역 입구에 서서 잠시 고민한다.오늘 저녁으론 무얼 먹을까.내가 살던 집 근처엔 할머니 혼자 삼십 년 넘게 꾸려온 순댓국집이 있다.좁은 공간에 테이블 여섯 개가 전부여도 끼니때가 되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맛 소문이 났다.요즘 자꾸 그 맛이 당긴다.정현수의 집으로 가는 길과 순댓국집으로 가는 길은 서로 반대 방향이다.어떻게 할까.주변을 무심히 둘러본다.길 건너 환한 불빛,‘병천○○순대’ 체인점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횡단보도 쪽으로 몸을 돌려 걷는다.어쩌면 할머니 순대를 다시 먹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진다.내 안에 축적된 기호와 습성들을 완전히 지울 방법은 없을까.나는,정현수니까. 온라인 원격교육 사이트에 로그인한다.첨삭해야 할 리포트가 다섯 개 올라와 있다.통신교육업체의 수강생들이 문제지를 풀어 올리면 그것을 채점하는 일이 나의 몫이다.각 과정별로 교재는 무료로 제공된다.나는 그 교재를 읽고 함께 제공된 답안지를 참고삼아 점수를 매긴다.의뢰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완료하면 되는 일이다.딱히 어렵거나 촉박하지도 않다.외부활동 없이 집에서 책을 읽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된다.대신 보수는 적다.리포트 한 건당 삼천 원.그럭저럭 웬만큼만 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며칠 동안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돌며 일을 찾았다.남은 잔고와 한강병원에서 입금되는 유지보수비로는 관리비와 공과금 납부도 빠듯했기 때문이다.앞으로 생존에 관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정현수의 떡고물을 축내려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니까.결과물을 보고 김 대리는 아주 만족해했다.이번에는 그의 전화를 피하지 않았다.윗선에서 따로 비용지불은 어렵다고 합니다.대신 제가 술 한 잔 사도록 하죠. 수강생의 이름을 클릭하고 점수 칸을 채운다.참고가 될 만한 사항은 교재에서 발췌해 따로 코멘트를 달기도 한다.객관식과 주관식 문항에 꼼꼼히 답을 단 사람들에게서 성실한 삶의 태도가 느껴진다.대부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다.교재 내용은 직장 내 소통과 개인적인 성공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회사 내에서 상사가 지켜야 할 점,동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설득과 대화의 심리학…….틈틈이 다른 일자리를 더 알아봐야겠다.언제까지나 방구석에 처박혀 지낼 수만은 없다.정현수의 전공과 이력이라면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겠지.새로운 영역을 배우는 일,마음이 설렌다.그리고 상황이 된다면,아니 무엇보다 먼저,연애를 하고 싶다. “선배님,오랜만입니다.” 몸집이 작고 다부진 체구의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나는 한강병원 로비의 회전문을 등지고 서 있었다.김 대리와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전전긍긍했다.지난번 빚진 거 갚아야죠.정 선배님 얼굴도 보고 싶고,한 잔 사겠습니다.처음엔 핑계를 대며 몇 번 거절했다.서슴없이 ‘선배’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그가 정현수의 어느 시절 후배인지,그저 의례적으로 사용하는 호칭일 뿐인지,알아낼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무작정 미루고 있는 것도 불안했다.세 번째 전화를 받았을 때 어쩔 수 없이 수락을 한 거였다.나는 최대한 정현수처럼 보이도록 치장했다.사진 속 그의 것과 비슷한 뿔테안경을 구입했다.옷장에서 가장 낡은 옷을 골랐다.낡은 것은 오래 묵었다는 증거 외에 그만큼 애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두툼한 회색 니트를 꺼내 입었다.키높이 구두를 신었더니 바짓단을 접지 않아도 되었다. “작년 봄 제작 회의 때 뵙고 이번이 두 번째네요.살이 좀 빠지신 것 같습니다.제가 기억하는 선배님 첫 인상은 꽤나 듬직한 체격이었는데요.허허.” 당혹스런 속내와 달리,나는 머쓱하게 웃었다.불판 위에서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어간다.김 대리가 잔을 든다. “과묵한 건 여전하시네요.” 선후배 사이긴 해도 두 번째 만남이라고 하니 저쪽도 어색한 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취기가 오르면서 분위기는 조금 부드러워졌다.티브이에서 저녁뉴스가 방영되고 있지만 취객들의 소음에 뒤섞여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다.화면과 자막을 흘끔거린다.불콰해진 김 대리는 말이 많아졌다.이 나라 국민치고 내일이 불안하지 않은 사람 없습니다.침체의 늪에 이제 막 첫발이 빠졌을 뿐인데요,자신이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요.저희 병원도 감원의 칼바람이 언제 휘몰아칠지 몰라 매일 살얼음판입니다.나는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동조와 연민이 담긴 눈길을 보냈다.따끈한 온돌 방바닥에 엉덩이를 지지며 우리는 조금씩 노곤해졌다. “그런데,신 선배는 아직 연락 없어요?” 우물거리던 입놀림을 멈추고 그를 건너다본다.기어이 우려하고 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그는 정현수와 사적인 관계였다.둘의 공통분모,신 선배라니. “아직…….” “참,세상 일 알 수 없고 믿을 놈 아무리 없다 해도 어떻게 신 선배가 그럴 수 있어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이쯤에서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야 할까.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면 곤란한데. “정 선배님이야,회사 일로 알게 됐지만 신 선배하고 저는 수업도 같이 듣고 꽤 가까웠거든요.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고요.” 그가 고기와 술을 추가로 주문하고 담배연기를 후,뱉으며 말을 잇는다. “선배님 많이 드세요.형수님 소식도 들었습니다.지난여름 동문 모임에서요.어딘가로 떠나셨다면서요…….혼자서 얼마나 힘드세요.” 나는 점점 궁금해진다.신 선배라는 사람은 정현수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정현수의 아내는 누구이며 어떤 이유로 그에게서 떠난 걸까.혹시 리쉬케쉬의 여자일까.이대로 묵묵히 김 대리의 말을 듣고 있어도 괜찮으리라.아마 정현수였더라도,지금의 분위기에선 그랬을 것이다.그의 몸이 시계추처럼 좌우로 흔들린다. “이게 다 신 선배 때문 아닌가요?그 사람 절대 용서하지 마세요.동업자이기 전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들었습니다.자기 혼자 잘살자고 그런 짓을 하다니요.결국 경쟁사만 좋은 일 시키고,회사 문 닫고,자기는 도망쳐버리고,친구도 잃고,이게 뭐예요.어떻게 정 선배한테 그럴 수 있냐고요…….” 풀썩,김 대리가 옆으로 쓰러진다.불판 위에선 까맣게 눌어붙은 고기조각이 오그라들고 있다. 김 대리의 말을 정리해 보면 신 아무개와 정현수는 절친한 친구이며 동업자였다.그런데 신씨가 정현수를 배신하고 회사를 닫게 만들었다.이후 정현수의 아내가 그의 곁을 떠났다. 만취해 그대로 잠이 든 그를 힘겹게 깨워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선배님 잘살아요.김 대리가 눈을 꿈뻑이며 중얼거렸다.나는 그의 등을 두어 번 다독이고 택시를 잡았다. 메일함을 연다.리쉬케쉬에서 메일이 도착했다.‘회귀’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삶의 의미를,내가 사는 이유를 찾아내고 싶어 떠나온 지 벌써 이 년이 지났어.나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지만 그것이 내가 찾아낸 정답이라면 당신은 아마 웃을 테지?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아야겠어.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이곳에서의 삶도 그곳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사람 사는 모습은 엇비슷하고 어디에 머물든,어떻게 살든,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당신 많이 보고 싶다. 여자의 도착 예정일은 11월 28일이라고 했다.앞으로 일주일 후면 그녀는 정현수를 찾아 이곳에 올 것이다.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연은 무엇일까.나는 그녀를 맞이해야 할까,피해야 할까.그렇게 되면 나의 일생일대 프로젝트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다른 삶을 원했던 이유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 때문이었다.나는 무능한 사회부적응자였으니까.새로운 길을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가 어려웠다.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모두 접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 나는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한 번만 더,이번엔 되겠지.미련을 쉽게 접을 수 없었다.모든 것을 내 손으로 허물어야 하는 일이 아직은 자신 없다.그곳으로 돌아가 다시 내가 된다면 똑같은 고민과 패배감에 휩싸여 매일 산에 오르는 일만 반복할지 모른다.나는,나로 사는 것이 두렵다. 서가에 꽂힌 책들을 멍하니 바라본다.우측 선반 맨 위,낯익은 제목이 시야에 들어온다.만년수험생으로 타 분야 서적을 읽을 시간이 없던 내게 친구 녀석이 선물해줬던 책.‘잠깐 머문 곳도 내게는 고향’이라는 인상적인 구절이 떠오른다.의자를 놓고 올라가 그것을 꺼내든다.툭.발밑으로 무언가 떨어져 내린다.누런 서류봉투가 반으로 접혀 있다.도톰하다.책을 내려놓고 봉투 안의 내용물을 꺼낸다. 모두 같은 장소에서 찍힌 수십 장의 사진이다.리쉬케쉬의 여자와 정현수.새하얀 예복을 입은 그들은 행복해 보인다.그와 그녀가 공유했던 삶의 윤곽…….봉투와 책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두고 쫓기듯 도망치듯 나는 밖으로 뛰쳐나온다.정현수 당신,고작 이런 거였어?그를 빌리기로 작정했던 순간 내가 바라던 상황은 이런 게 아니었다.적어도 나보다 나은 인생일 거라 믿었는데…….이런 삶을 나더러 어떻게 살아내라고.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뒷산을 오르고,다시 내려와 걷는다.인도를 따라 무작정 뛰고 헉헉대며 걷다가 호흡이 잦아들면 다시 뛴다.어느 방향이든 상관없다.지극히 외롭고 무거운 그의 삶을 벗어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정현수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지 모르겠다.그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였을까.어쨌든 그는 실족하지 말았어야 했다.그렇게 마침표를 찍은 삶을 내가 이어 사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이것은 무늬만 다른 삶 외에 어떤 뜻이 있는가.지금의 삶이 차곡차곡 쌓여 미래가 되고 어느 지점쯤에 다다르면 나는 또 새 판을 짜고 싶어질까. 리쉬케쉬의 여자처럼 나도,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옷장 안 깊숙이 넣어두었던 등산복을 꺼내 입는다.두꺼워진 허리에 바지 지퍼가 올라가지 않는다.허리띠 버클을 조정해 간신히 채운다.배낭을 메고 그의 신분증과 휴대전화,신용카드와 명함,열쇠꾸러미를 주머니에 넣는다.현금카드,통장,그동안 사용하던 물품들은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았다.마지막으로 현관에 서서 집안을 둘러본다.돌아온 그의 여자가 낯선 흔적을 발견할 수 없길 바라며. 어둑해진 산길을 천천히 오른다.사각거리던 낙엽들이 어느덧 수북이 쌓여 발목을 푹신하게 감싼다.오랜만의 산행이라서일까,무거워진 몸 때문일까.걸음이 쉽지 않다.리쉬케쉬의 편지 내용이 떠오른다.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새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남의 인생을 덮어쓰는 일,그것은 결국 누구의 삶도 아니었다.과거를 버려둔 채 현재의 나를 바꿀 수는 없는 거였다.그런데 길이 낯설다.그날 내려왔던 그대로 마른 계곡을 따라 길을 잡았는데 이쯤 나타나야 할 바위가 보이지 않는다.하산 길 이정표를 지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는데. 이정표 지점부터 다시 시작한다.부쩍 떨어진 기온에 으슬으슬 한기가 든다.그를 다시 만나야 하는 일이 내키진 않지만 내 자리로 돌아가려면 이곳을 꼭 거쳐야 한다.빌린 물건을 돌려주고 맡긴 내 물건도 되찾아야 하니까.이제 회계사 시험공부 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다시 나로 돌아가 모든 것을 엎고 새 삶을 시작할 것이다.조만간 납골당의 엄마에게 인사드리러 가야겠다.발걸음이 빨라진다.계곡 깊이 내려앉은 어둠에 더 이상 앞을 분간하기가 힘들다.랜턴을 켠다.십여 미터 전방에 그날의 바위가 보인다.나도 모르게 진저리를 친다. 바위 뒤를 돌아 내려선다.낙엽더미에 무릎이 푹,빠진다.벌레도 냄새도 거의 사라졌다.춥고 건조한 초겨울의 바람 덕분이리라.발견 당시 유충들의 먹잇감이나 다름없었던 정현수.죽음 이후의 삶은 이곳에서 더 의미 있고 유용했을지 모르겠다.장갑을 끼고 낙엽을 헤집는다.정확한 지점이 어딘지 헷갈린다.앉아 있던 자리 주변을 몇 군데 파헤친다.다시 몇 걸음 옮겨본다.일어서서 발로 바닥을 굴러본다.어느 지점쯤,돌출된 나무뿌리를 밟은 듯 딱딱한 느낌.자리에 앉는다.장갑 낀 손으로 그곳을 더듬어 굴곡을 살핀다.머리끝까지 소름이 돋는다.잘 있었어요…….나도 모르게 울컥,감정이 솟는다. 수분이 빠져나간 그의 둔부는 아래로 쑥 꺼져 있다.지갑이 꽂힌 자리만 조금 도드라질 뿐.나는 챙겨온 정현수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낸다.먼저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를 그의 바지 앞주머니에 밀어 넣는다.어쩐지 이전보다 헐렁해진 느낌이다.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낸다.휴대전화의 감촉이 손끝에 와 닿는다.채우고 흐르던 내용물이 사라지고 지지대만 남은 그의 몸.갑자기 누군가 머리칼을 잡아챈 듯 정수리에 극심한 통증이 인다.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펼쳐 신분증을 교환한다.꽂혀있던 내 것을 꺼내고 가져온 그의 것을 쑤셔 넣는다.그리고 재빨리 지갑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둔다. 모든 것은 끝났다.이제 나는 돌아가 내 삶의 새 판을 짤 것이다.그럼,잘 있어요.인사를 마치고 신분증을 내 지갑에 꽂는다.그런데 뭔가 이상하다.손끝에서 느껴지는 낯선 이물감.신분증을 다시 꺼낸다.바닥에 두었던 랜턴을 집어 그것을 비추어 본다.경련으로 요동치는 내 손바닥 위의 이것은……,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의 주머니에 있던,내가 꺼낸 신분증에 기록된 낯선 사진과 정보.이름 한재우.주민등록번호 690125……. 무릎이 꺾인 듯 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그의 지갑에 넣어두었던 내 신분증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정현수가 보관하고 있어야 마땅할 내 물건.대체 누가 나와 똑같은 짓거리를 한 걸까.여기 이렇게 얌전히 엎드려 있는 이 사람은……,누구인가!나는 거칠게 그를 뒤집어 가슴팍을 움켜 일으킨다. 손에 들린 파란 등산복 밑으로 우수수,무언가 떨어져 내린다.
  • [2008년 진 별들] 박경리·이청준 대작 남기고 흙과 천국으로

    [2008년 진 별들] 박경리·이청준 대작 남기고 흙과 천국으로

    ●국내 무자년 올 한 해는 국내외 인사들의 부음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에선 한국문학계의 두 큰 별이 졌다.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82) 선생이 5월5일 한 줌 흙으로 돌아갔다.선생은 1969년 현대문학에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해 94년 8월까지 원고지 4만장 분량을 탈고,한국 현대 문학사에 금자탑을 세웠다.굴곡진 한국 현대사 속에 새겨진 개인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짚어냈다.폐암 진단 후에도 치료를 거부한 채 원주 토지기념관에서 기거했다.유해는 고향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미륵산 기슭에 묻혔다. 4·19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이청준(69)은 7월31일 역시 폐암으로 타계했다.소설 ‘서편제’와 ‘이어도’에서 토속신앙과 전통문화를 탁월하게 묘사했다.실화가 바탕인 대표작 ‘당신들의 천국’은 소록도 한센인 병원에 부임한 원장과 원생들 사이 갈등과 화해를 통해 자유,구원의 상관관계를 그렸다.생전에 25권 전집이 발간된 흔치 않은 작가이기도 했다.박경리와 이청준,두 작가에게는 문화예술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국악계의 큰어른 성경린은 3월5일 97세를 일기로 영면했다.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지휘보유자로 1986년부터 국립국악원 사범으로 재직해 온 궁중음악계의 산 증인이었다.31년 이왕직 아악부원 양성소를 졸업한 뒤 61년 국립국악원장을 지냈다.이왕직 아악부원 양성소 후신인 국립 국악고등학교 교장직도 역임했다.후학을 위해 2000년엔 관재국악상 기금으로 1억 7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대중문화계는 스캔들성 궂긴 소식이 이어졌다.톱탤런트 최진실(40)이 10월2일 스스로 생을 마감해 연예계는 물론 온나라가 발칵 뒤집혔다.최씨가 탤런트 안재환 자살 및 사채업 괴담의 악플에 시달렸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성론이 일었다.그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란 CF광고 멘트로 연예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뒤 20년 넘게 꾸준히 톱스타의 자리를 지켰다.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난한 어린시절,매니저의 죽음,야구선수 조성민과의 이혼 등 불행의 연속이었다.사후에도 아이들 양육권과 유산상속을 놓고 조씨와 가족들간 분쟁이 이어졌다.그의 죽음으로 사이버 모욕죄 입법이 추진되기도 했다.앞서 탤런트 안재환(36)은 9월8일 서울 노원구 주택가 골목 승합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지난해 11월 개그우먼 정선희와 결혼한 새신랑이자 서글서글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터라 그의 죽음은 의문부호였다.수사 결과 40억원의 사채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이로 인해 고리사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타살설 및 정선희씨의 방송진행 중단 등 후유증이 이어졌다. 해양법학계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독도 전문가인 박춘호(78) 국제해양법 재판관은 11월12일 작고했다.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때 한·일 어업분쟁을 보고 해양법 연구에 발을 들였다.1996년 우리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던 유엔 사법기구 고위직에 한국인으로 처음 진출했다.독일 함부르크에 설립된 국제해양법재판소 초대 재판관으로 당선됐고 2005년 9년 재선에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동성제약 창업주 이선규 회장이 84세를 일기로 영면했다(3월17일).이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 1세대로 ‘정로환’ 등 토종 브랜드를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주요 기업의 안주인들도 잇달아 타계했다.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구본무 회장의 모친인 하정임(85)씨가 1월9일 타계했다.여든이 넘도록 제사상을 직접 차리며 살림을 꾸렸다.두산가(家)는 9월16일 정신적 지주 명계춘(95)씨를 잃었다.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부인이자 18살에 30명이 넘는 대가족의 맏며느리로 들어가 장남 용곤(두산 명예회장),2남 용오(성지건설 회장),3남 용성(두산 회장) 등 6남1녀를 키워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97)옹은 9월 말일 세상을 떴다.생전 멸치어장으로 큰 돈을 벌어 아들의 정치인생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정계에선 그의 멸치선물을 받아보지 못했으면 정치인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을 정도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손자이자 동아일보 회장을 지낸 김병관(74)씨도 2월25일 타계했다.89년부터 동아일보 사장 겸 발행인을 맡으며 동아일보를 이끌었다.서울신문 사장 출신인 원로 언론인 장기봉(81)씨도 8월28일 유명을 달리했다.65년 신아일보를 창간했지만 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종간을 맞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 밖에 소설가 홍성원(71·5월1일),조선왕조 마지막 무동 김천흥(98·8월18일)옹,정진숙(96·8월22일) 을유문화사 회장,춘향가 예능보유자인 오정숙(73·7월7일) 명창,중문학 개척자이자 독립투사였던 차주환 (88·12월2일)박사,탤런트 박광정(46·12월15일) 등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해외 해외에선 ‘러시아의 양심’ 솔제니친(89)이 8월3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옛소련 반체제 작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용소 생활을 토대로 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와 ‘암병동’ 등의 작품으로 70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그러나 73년 옛 소련의 인권탄압을 기록한 ‘수용소 군도´ 를 내놓으면서 반역죄로 강제추방당했다.그는 16년 만인 90년에야 러시아 시민권을 회복했다.조국에 돌아간 뒤에도 서방 물질주의를 비판하며 조국 부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지난해 6월 러시아는 그에게 예술가들의 최고 명예로 꼽히는 국가공로상을 수여했다. 32년간 철권통치를 펼치다 88년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수하르토(1월27일)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86세로 숨졌다.한때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지만 국제투명성기구는 ‘20세기 가장 부패한 정치인’으로 그를 지목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 스로트’(Deep throat·익명의 제보자)였던 윌리엄 마크 펠트 전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12월18일 95세로 사망했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영원한 반항아였던 배우 폴 뉴먼(83)이 9월27일 암으로 숨졌다.‘상처뿐인 영광’으로 스타덤에 오른 뒤 58년 마틴 리트 감독의 ‘길고 긴 여름날’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85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컬러 오브 머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아카데미상 후보에 10회나 올랐다.감독으로 나서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동물원’을 연출하기도 했다.지난해 6월 그의 은퇴의 변은 “기억력과 자신감,창의력이 점점 퇴화되고 있어 연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벤허’와 ‘십계’로 유명한 미국 영화배우 찰턴 헤스턴(4월5일)은 84세를 일기로 숨졌다. 5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88)경은 1월11일 세상을 떠났다.53년 5월29일 네팔인 세르파 텐징 노르게이와 함께 에베레스트에 최초로 오른 후 20세기 가장 위대한 탐험가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문명의 충돌’ 저자인 새뮤얼 헌팅턴(81) 하버드대 교수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타계했다.고인은 “이념은 가고 문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서 서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아시아 유교문화권의 충돌을 예견한 석학이다.비교정치,민주주의 분야에서 제3의 물결 등 17권의 저서,90여편의 논문를 발표했다.그러나 그의 서구중심적 시각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프랑스의 세계적 디자이너 이브생 로랑(71·6월1일)도 하늘나라로 떠났다.그는 여성 패션에 최초로 바지정장을 도입해 여성에게 자유를 입힌 패션혁명가였다.가브리엘 샤넬,크리스티앙 디오르를 이은 상업화 세대 전 마지막 오트 쿠튀리에(고급맞춤복 디자이너)다.이브생 로랑은 “블랙에는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색상이 존재한다.”고 한 블랙예찬론자이기도 했다. 정리 이재연기자 osacl@seou.co.kr
  • 유지태 “‘스타의 연인’은 첫사랑 같은 작품”

    유지태 “‘스타의 연인’은 첫사랑 같은 작품”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을 통해 데뷔 첫 드라마에 도전한 배우 유지태가 “ ‘스타의 연인’은 내게 첫사랑 같은 작품”이라며 강한 애착을 보였다. 유지태는 지난 28일 서울대 캠퍼스에서 진행된 야외촬영에서 “배우 생활 10년만에 처음으로 출연한 드라마여서 마치 첫사랑의 연인같은 느낌이 든다. 나의 필모그래피에 부끄럽지 않을 작품으로 남기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유지태는 또 극중 ‘이마리’(최지우)의 캐릭터에 대해 “겉모습은 화려한 톱스타이지만 나름대로 상처를 갖고 있으며 때로는 너무나 귀엽고 엉뚱한 스타일이라서 촬영 도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새침한 미소와 애교 어린 응석으로 철수의 마음을 녹이고 있는 마리의 모습은 요즘 시청자들 사이에서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최지우는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마리 캐릭터는 가장 사랑스러운 여인의 모습이어서 가슴에 와 닿는다. 정말 좋은 작품에 출연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작사 올리브나인의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처음에는 뻔한 내용의 드라마인줄 알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너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요즘 들어 시청자 소감과 다시보기가 폭증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스타의 연인’은 철수를 버리고 떠났던 엄마(김지숙)의 등장, 마리에 대한 우진(이기우)의 프로포즈, 마리와 서대표(성지루)의 싸움, 은영(차예련)의 귀국 등 많은 이야기의 전개로 재미를 더해갈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굿모닝 닥터] ‘성기 콤플렉스’ 오해와 진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자신의 생식기 크기에 굉장히 예민하다.심지어 성격이 특이한 사람은 작은 성기가 창피해 대중탕에도 가지 않는다.모든 남성들은 정도의 차이일 뿐 성기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고 한다.비뇨기과 중에서도 남성학을 전공한 필자가 보기에도 정상(?)보다 훨씬 큰 성기를 가진 사람이 성기를 더 크게 할 수 없겠느냐며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의학적으로 음경의 길이는 치골이라고 불리는 음경 시작 부위 바로 위쪽 뼈에서 음경을 앞쪽으로 견인시킨 상태에서 귀두 끝,즉 요도 입구까지의 길이를 말한다.참고로 한국인의 평균 음경 길이는 약 10㎝이고,평균 음경 둘레는 약 12㎝다. 우리나라 남성의 잘못된 성지식 중 대표적인 것은 성기 크기가 성행위시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그래야만 남자다워 보이고 부인에게 큰소리도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여성조차 남성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하지만 여성의 생식기 구조와 흥분 과정을 안다면 남성 성기의 크기와 성적 흥분은 크게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여성의 생식기 신경세포는 요도구 위쪽의 ‘음핵’과 질 앞쪽 3분의1 지점에 대부분 분포한다.따라서 질 뒤쪽은 자극을 해도 별 반응이 없다.바꿔 말하면 남성의 음경이 여성의 질 앞쪽만 적절히 자극할 수 있다면 충분한 흥분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이런 자극에 필요한 음경의 길이는 7㎝ 이상이면 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여름, 40대 중반의 남성이 진료실을 찾았다.한눈에도 어딘가 굉장히 불편해 보였고,걸음걸이는 똥 저린 어린 아이 같았다. 그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음경을 더 크게 만들 욕심으로 주사기로 ‘바세린’을 주사했다.”며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지만 3개월 뒤부터 주사한 부위에서 고름이 나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바세린은 피부 보습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연고제다.검사 결과 이 남성은 음경 전체가 염증으로 뒤덮여 고통을 받고 있었다. 곧바로 전신 마취를 하고 바세린과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불행하게도 그 환자는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행복한 부부 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한순간의 실수가 너무도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부모님이 주신 몸을 소중히 다루자.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교수
  • 진주성 내 무분별 공연 통제

    사적 제11호인 진주성 안에서 무분별한 공연 등을 하는 행위가 앞으로 통제된다.진주시는 진주성안에서 시설물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을 허가해 주는 내용의 ‘진주성 관리·운영 조례 개정안’이 시의회에서 통과됐다고 24일 밝혔다.진주성 안에서 각종 행사에 따른 공연 등이 무분별하게 진행돼 시설물과 사적지의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이에 따라 개정안은 공연장소를 사적지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성지안 국립진주박물관 앞 야외공연장으로 제한했다.또 진주 시민들에게 진주성 입장료를 50% 할인해 주던 것을 전액 면제해 주기로 했다.진주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Zoom in 서울]천호·성내동 일대 첨단업무도시로

    [Zoom in 서울]천호·성내동 일대 첨단업무도시로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일대가 2015년까지 첨단 업무도시(조감도)로 바뀐다.40층 높이의 고층 빌딩과 물류·유통시설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22일 천호동 453과 성내동 일부 지역 등 27만 7100㎡에 대한 ‘천호·성내 재정비촉진계획’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천호·성내지구는 기존 ‘주거지형 뉴타운 개발’이 아닌 상업과 공업,역세권,지하철역,간선도로 교차지 등을 묶은 도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이른바 ‘중심지형 재정비촉진지구’로 개발된다. 시는 전체 38개 구역을 ‘촉진구역’(우선사업이 가능한 구역·5곳)과 ‘존치정비구역’(장기개발구역·12곳),‘존치관리구역’(보존구역·21곳) 으로 나눠 개발한다.그 중 우선 사업이 가능한 천호동 3곳,성내동 2곳 등 5개 구역을 촉진구역으로 분류해 내년부터 도시환경정비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이곳엔 업무 판매시설이 들어선다.건축물 높이는 120~160m가량으로 허용된다.용적률은 성내2촉진구역 410%,나머지 구역은 760~940%가 적용된다. 천호동 현대백화점의 오른쪽 블록엔 40층짜리 고층빌딩이 지역 랜드마크로 신축된다.또 기존 로데오거리는 20~30대가 즐겨찾는 야외 문화시설로 꾸며져 ‘젊음의 거리’로 특화된다.주민 숙원사업인 천호동~성내동 상권을 연결하기 위해 각 동의 지하주차장 일부를 ‘스트리트몰’과 ‘선 큰 광장’(빛이 드는 지하상가) 등으로 건립한다.스트리트몰과 선 큰 광장은 지하명소로 개발된다. 시는 또 현대백화점 뒤쪽을 유통산업 지역으로 키운다.기존 상업 시설을 개선해 ‘물류·유통·상업의 메카’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천호대로와 접한 로데오거리의 오른쪽에는 오피스빌딩과 호텔 등 ‘일반 업무와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성내동 일대는 디지털 콘텐츠 육성지구로 개발된다.도로도 정비된다.간선도로와 보조간선도로의 연결체계를 구축한다.한강~재정비촉진지구~일자산 녹지축을 잇는 도심 그린웨이도 조성한다. 또 일반분양 2378가구,임대주택 112가구,존치관리구역 1088가구를 포함해 모두 3578가구의 주택도 공급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HAPPY KOREA] 태양열·지열로 농사 짓는 저탄소 녹색마을

    [HAPPY KOREA] 태양열·지열로 농사 짓는 저탄소 녹색마을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다.이는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고,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겠다는 뜻이다.표현 자체만 보면 실생활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주위를 돌아보면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나 지역자원이 산재돼 있다.태양,지열,바람,가축 분뇨 등을 활용해 이른바 ‘에너지 농사´를 짓고 있는 이웃들도 볼 수 있다.이들이 바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 강원 화천 ‘하늘빛 호수마을’ 지열로 농가주택 냉·난방 상용화 농촌에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 원인 중 하나로 난방을 꼽을 수 있다.농촌이나 저소득층이 난방용으로 활용하는 등유는 도시나 중산층이 쓰는 도시가스보다 훨씬 비싸다.게다가 비싼 기름값 때문에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드넓은 농촌에 도시가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북한강 상류에 자리잡은 강원 화천군 하남면 ‘하늘빛 호수마을’은 해법을 지열에서 찾고 있다.원리는 간단하다.땅 속은 연중 15℃ 정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수를 끌어올려 30℃를 웃도는 여름철에는 지하수가 열을 빼앗고,영하 10~20℃까지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지하수에서 열을 얻는 방식이다. 현재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은 대형 건물이나 축사·비닐하우스 등 농가시설에는 상용화됐지만,소규모 농가주택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또 태양광과 태양열은 각각 전기,온수를 만드는 데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때문에 화천처럼 겨울철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추운 지역은 지열 냉·난방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화천군청 관계자는 “농촌의 경우 생계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난방비”라면서 “고령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농가소득을 높이는 것 못지 않게,생계비용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내년부터 15억원을 들여 하늘빛 호수마을 전체 240여가구 중 우선 50가구에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현재 30평짜리 농가주택은 난방(10월 중순~3월 중순)과 냉방(7월 중순~9월 중순) 비용으로만 연간 350만원 안팎을 지출하고 있다.하지만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하면 연간 37만~86만원으로 최대 10분의1 수준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경기 안성 ‘두리마을’ 버리는 폐식용유가 바이오디젤로 변신 ‘쓰다 버린 폐식용유가 자동차에 유용한 바이오디젤로 바뀐데요.’ 4400여명이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이를 둘러싼 마을 주민 9000여명으로 이뤄진 경기 안성시 보개면·금광면 일대 ‘두리마을’은 지난해 한경대의 지원을 받아 13만㎡ 부지에 허브·유채 등을 심은 경관농장(플로랜드)을 조성했다.이어 지난 3월 경관농장 중앙에 문을 연 ‘커뮤니티센터’는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센터 1층에 들어서면 한 쪽에 놓인 요상하게 생긴 기계가 눈에 들어온다.이 기계가 바로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는 생산시설이다. 바이오디젤은 일반 경유보다 폭발력이 뛰어나고,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분의1 수준이다.이런 바이오디젤은 콩기름이나 유채기름,동물성지방 등에서 뽑아낸다.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콩기름에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하지만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콩 가격이 올라 바이오디젤 생산비도 뛰고 있다. 반면 이곳에서는 폐식용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다.수거비를 포함한 생산비용은 ℓ당 1000원 안팎이다.다만 일반 식당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는 불순물이 많아 재활용이 어렵고,대학 구내식당 등 대규모 급식시설에서 쓰인 폐식용유만 사용할 수 있어 아직은 생산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하지만 적어도 자원 재생 등에 대한 훌륭한 친환경 체험학습장이 되고 있다.지역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차츰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으로도 번지고 있다. 자신의 차에 바이오디젤을 넣는다는 한경대 산업협력단장 박장우(44) 교수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 있지만 고유가는 물론,친환경 시대에 걸맞는 자원 재활용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 전남 장흥 ‘우산마을’ 지렁이 분변토로 고소득… 생태계 복원도 농약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농촌에서도 지렁이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하지만 한반도 남단 끝자락에 자리잡은 전남 장흥군 장평면 ‘우산마을’ 주민들은 꼬물꼬물 움직이는 지렁이를 친환경 농법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지렁이를 브랜드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마을 중심에 위치한 장평초교는 1990년대 초 폐교된 이후 방치되다가 지난 2005년 ‘지렁이 생태학습장’으로 탈바꿈했다.당시 군청이 부지를 매입한 뒤 ‘지렁이 박사’로 통하는 진병교씨에게 임대했다.지금은 연간 체험방문객만 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이에 진씨는 올 초 생태학습장에 대한 소유권 등을 주민들이 주축이 된 영농법인에 넘기고,‘월급 사장’ 역할을 맡고 있다. 주민들은 이처럼 참여의 길이 마련되자,다양한 연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장흥은 산지가 많아 전남·북을 통틀어 소를 가장 많이 사육한다.당연히 배설물 처리문제가 처치곤란한 상황이다.하지만 우분을 지렁이 배설물이 섞인 ‘분변토’로 만들면 폐기물이 친환경 유기 퇴비로 바뀔 수 있다.분변토는 흙에 섞여 있는 불필요한 유기물을 분해해 거름지게 하고,산소를 공급하며,보습성까지 높이는 역할을 한다. 주민들은 올 초 지렁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변토 생산을 위해 6600㎡의 부지를 확보했다.이는 연간 2000t의 우분으로 400t의 분변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분변토 20㎏의 시세가 5000원∼1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1억∼2억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지렁이 자체도 의학용 등으로 1㎏당 5000원~2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여기에 자연생태계 복원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주민 김병선씨는 “마을 전체 농경지를 분변토를 활용하는 친환경 농업단지로 만들고,농산물에 대해서는 공동 생산·판매하는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 에너지 자립에 관광 부수입 ‘1석2조’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바닷가 야산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24개의 바람개비를 떠올리게 한다.가까이 다가서면 이 바람개비는 3만㎡ 부지에 들어선 높이 80m 직경 82m의 거대한 풍력발전기로,바닷바람을 맞아 붕붕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이곳은 연간 10만㎿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상업용 풍력발전단지이다.이는 연간 2만여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자,영덕군민들이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처럼 풍력발전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풍력발전은 에너지 변환기술이다.발전설비의 날개가 바람에 의해 돌아가면서 운동에너지가 발생하고,운동에너지는 다시 발전기를 거치면서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경제성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영덕군은 대게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변변한 공장 하나 없다.이처럼 뭉칫돈이 들어올 곳이 없다보니 지방재정은 열악하다.하지만 무리하게 공장을 짓기보다 청정지역이라는 포장을 씌웠다.쓸모없는 돌맹이도 돌담으로 쌓아올리면 자원이 되듯,바람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한 풍력설비를 갖춰 ‘에너지 자립’을 이뤄낸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도 얻고 있다.지난 2005년 4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풍력발전단지는 인근 해맞이공원과 더불어 이색 관광지라는 입소문이 차츰 번지면서 올 한 해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만 무려 60만명이 넘는다.때문에 관광수익 증가는 물론,고용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또 발전단지의 상당 부분이 군유지인 탓에 임대료와 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연간 1억원 가까이 수익도 얻고 있다. 영덕군청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는 풍력에너지를 주목할 수밖에 없고,대규모가 아니더라도 마을 단위 중·소형 설비를 갖추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영암·해남 관광레저기업도시 탄력

    영암·해남 관광레저기업도시 개발계획(일명 J-프로젝트)이 그간 논란을 빚어온 간척지 일부를 빼고 추진될 전망이어서 사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19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내년 1월 열리는 국토해양부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J-프로젝트 6개 사업지구(87.9㎢·2660만평) 가운데 기업도시 시범구역인 삼호지구(9.2㎢)와 구성지구(21.8㎢) 등 2곳만 개발승인을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도는 당초 해남 산이면 간척지(1-1·2지구)인 초송지구(20.5㎢)를 포함해 개발승인을 신청했었다.그러나 농식품부가 간척지 경작권을 들어 양도·양수를 반대하면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상정마저 물거품이 되자 신청대상에서 일단 제외하고 추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이로써 도와 농식품부 사이에 걸림돌이었던 초송지구가 빠져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가 유력해졌다. J-프로젝트에 돈을 출자하기로 한 민간기업 모임체인 특수목적법인(SPC)은 삼호지구(4500억원)가 금호산업·대림건설·삼환기업 등이고,구성지구(8600억원)는 보성건설·송촌건설 등이다. 앞서 공사에 들어간 영암읍 삼포지구(4000억원)는 SK건설·금광기업·전남도 등이 참여해 국제포뮬러원 국제자동차대회(2010~2016년)를 치를 트랙(서킷)을 짓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나머지 송천·초송·부동 등 3개 지구 가운데 송천지구(해남군 산이면 간척지 2-1지구·15.4㎢)에는 대규모 농업단지와 농식품 가공단지를 만들기로 최근 발표했다.또 부동지구(16.64㎢)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참여한 대한도시개발이 자금난을 이유로 참여를 포기해 사업구역 조정이 시급하다. 김홍식 도 기업도시과 개발계획담당은 “삼호와 구성지구는 다음달 중앙도시계획위원회 통과와 실시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말쯤 착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고] 부산에서 함께 걸어요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부산지사가 개최하는 ‘제243회 부산시민 걷기대회’가 오는 21일 열립니다.대회에 앞서 부산시 생활체육협의회 단학연구회의 기공체조 시범이 펼쳐집니다.추첨을 통해 TV,자전거 등 푸짐한 경품을 드립니다. ●모이는 때·곳 21일 오전 11시,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 대공원(성지곡수원지) ●행운상 제공업체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부산지사(TV),부산시 생활체육협의회(자전거),㈜아모레퍼시픽 부산지사(화장품),㈜트렉스타(등산화),㈜세정(인디안패션 셔츠), 배달사(고급시계),㈜동마(놀이동산 초대권),동보서적(도서상품권),㈜학산(비트로상품교환권),통도환타지아(자유이용권),㈜천호식품(천호통마늘진액),㈜패기앤코(스포츠용품),부산아쿠아리움(입장권),㈜유앤미푸드텍(벅스햄버거) ●후원 부산광역시·부산광역시 교육청 ●협찬 ㈜세정(인디안) ●문의 서울신문 부산지사 (051)462-2852 ●주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부산지사, 부산시 생활체육협의회
  • 바네사 허진스, 맥심 선정 ‘2009 최고 섹시 스타’

    바네사 허진스, 맥심 선정 ‘2009 최고 섹시 스타’

    미국판 남성지 맥심 1월호는 배우 겸 가수인 바네사 허진스를 ‘2009년 가장 섹시한 스타’로 선정했다. 맥심은 “허진스는 장래가 촉망되는 차세대 하이틴 스타이다”며 “그녀는 매혹적인 눈매와 굴곡있는 몸매, 매끈한 구리빛 피부를 가진 최고 섹시미녀이다”라고 허진스를 발탁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 더욱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당대 최고 스타인 스칼렛 요한슨과 팝가수 리한나, 힐러리 더프 등을 제치고 인지도도 낮고 나이도 가장 어린 허진스가 1위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섹시미녀로 선발된 허진스의 대변인은 “허진스는 이번 발표에 매우 감사해하고 있다” 며 “그녀는 자신이 아직 어리고 부족한 점도 많은데 최고 자리에 앉게 되어 오히려 부끄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20살인 허진스는 지난 2003년 영화 ‘써틴(thiteen)’으로 데뷔했다. 허진스는 현재 월트 디즈니의 청춘 뮤지컬 영화 ‘하이 스쿨 뮤지컬3(high school musical)’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해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성호 선임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31) 원불교 영산선학大 미하일 아브데예프 예비교무

    [김성호 선임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31) 원불교 영산선학大 미하일 아브데예프 예비교무

    전남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의 영산성지는 원불교 으뜸 성지.창교자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의 탄생가며 구도처,대각지,그리고 초기 9인 제자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원불교 교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이 영산성지 오른 편에 우뚝 선 영산선학대학교는 원불교 성직자인 교무가 될 꿈을 키우는 예비 교무들이 밤낮 몸과 마음 다스리기에 열중한 채 교리와 마음 공부를 익히는 원불교 교육기관.전북 익산의 원광대 원불교학과와 함께 교무 육성기관으로선 쌍벽을 이루는 4년제 원불교 전문대학으로 현재 27명이 수업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 학생인 미하일 아브데예프(34·한국명 원신영·러시아)는 모스크바 대학서 화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모스크바의 원불교 교당을 찾았다가 출가,“제대로 된 원불교 교전을 번역해놓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우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손이 시릴 만큼 쌀쌀한 날 해거름,총총걸음을 옮겨 찾아간 영광 영산선학대 교정에서 원불교 정복 차림으로 합장한 채 기자를 맞은 미하일 아브데예프.아직은 교리를 공부하는 학생 신분이어서일까,긴장한 낯빛이 역력하다.꼿꼿한 자세로 자신을 소개하는 예비 교무의 양 손목을 감고있는 시계가 퍽 인상적이다.시계를 흘깃흘깃 쳐다보는 기자의 눈길을 알아챈 이방인이 “매일 매일 마음 공부와 수행의 잘잘못을 재는 유무념 시계”라며 웃는다. 선(禪)을 공부하는 데 시간과 장소가 따로 없다는 ‘무시선 무차선’ “어느 때 어느 장소에 있건 끊임없이 ‘나’를 챙겨 찰나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푸른 눈의 원불교 예비 교무와의 만남은 그렇게 무시선 무차선으로부터 시작됐다. “일어나는 모든 마음을 알아차린다는 선(禪)의 기본은 모든 생각을 통제하는 것입니다.업장을 소멸시키고 고치는 수행이라면 굳이 앉아서만 할 필요가 있을까요.수행이 잡념을 버리고 일심을 키우는 목적이라면 일상 생활을 버려 산중을 택할 까닭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1월 한국에 와 3월부터 선학대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했으니 본격적인 원불교 교리 공부를 한 지는 9개월째.짧은 공부 이력이지만 기자에게 들려주는 원불교 교리며 수행론이 녹록지 않다.인터뷰 내내 “할 일이 따로 있다.”며 거듭 입에 올리는 목표는 바로 원불교 경전인 교전을 러시아어로 완벽하게 번역해놓겠다는,단순 명료한 작업이다. 원불교 교전 번역이 꿈일 바에야 굳이 출가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종교는 과학적인 이론을 갖추지 못한 허황된 믿음일 뿐´이라는 관념에 충실했던 과학도가 한국의 군소 민족종교에 빠져살게 된 속내가 몹시 궁금해진다.옆에 앉아 인터뷰를 묵묵히 지켜보던 한 교무가 나지막한 소리로 귀띔한다.“어릴 적부터 가부좌 틀기를 좋아했다고 해요.원불교에서 말하는 이른바,전생인연이지요.” ‘전생 인연’ 교무의 말마따나 아브데예프가 원불교와 맺은 인연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옛 소련 남우랄 지역인 첼랴빈스크에서 태어난 아브데예프는 철도회사 기술자인 부모의 영향을 받은 때문인지 화학에 천재적인 소질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고등학교 시절 이런저런 화학 올림피아드의 모든 상을 휩쓸었다.모스크바 국립대 화학과와 러시아과학원 석유화학합성연구소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쳐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모스크바 근교 트로이스크의 레이저정보연구소에 스카우트돼 5년여간 일등 연구원 생활을 했다.피할 수 없는 운명일까.언어에도 관심이 많았던 대학 졸업반 시절 20개 언어에 능통한 친구로부터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 찾은 게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 한국어학교.당시 모스크바에는 한국 교회가 20여개 있었지만 종교에 거부감이 컸던 만큼 믿음을 권유하는 종교시설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모스크바에선 유일한 원불교 교당을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종교색’에의 의심이 적지 않았지만 한국인 교무의 말,행동이 남달라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수행하던 중 결국 부처님오신날 교인들 앞에서 출가의 뜻을 밝혀 귀의했다. “처음 접한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의 분위기는 분명 종교와는 멀었어요.철저하게 실천을 고집한 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성직자의 사는 방식과 말들은 제가 알고 있던 종교인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지요.” 교무의 말에서 모순을 찾기 위해 직접 실행해보고 잘못을 찾아내려 했지만 날이 갈수록 스스로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한다.신앙보다는 한 성직자의 실천행과 ‘나’와 ‘남’을 가리지 않는 인간적인 모습에서 감화를 받은 셈이다. 그때부터 불교 서적을 찾아 혼자 공부를 시작했고 특히 헤르만 헤세의 ‘고타마 싯다르타’를 비롯해 ‘선불교의 공안 모음집’‘티베트 불교’같은 책에서 내생,후생의 사상을 알고 윤회에 눈뜨기 시작했다고 하니 원불교 교무가 그의 모습에서 ‘전생인연’을 떠올릴 만도 하다. 대학 졸업반 때 우연히 맺은 원불교와의 인연은 대학원,연구소 시절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14년.원불교 교당을 드나들며 모스크바에서 이룬 업적도 적지않다.한국인 교무의 법문을 러시아어로 통역하면서 한국인 교무와 함께 러시아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3권을 4년여에 걸쳐 펴냈고 소태산 대종사가 직접 쓴 교전인 정전도 4년간에 걸친 작업 끝에 번역해놓았다.한국어 교재는 주러 한국대사관서 요청한 프로젝트.지금은 러시아 중·고교는 물론 대학들이 채택해 쓰고 있고 얼마 전부터 국내 대형 서적에서도 팔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 교재와 정전을 만들고 번역하면서 출가의 뜻을 굳혔던 것 같아요.” 2005년 많은 러시아 현지인들과 한국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국 출가 서원을 했고 2년간 현지에서 행자 기간을 거쳐 “한국에서 교무로 살겠다.”며 지난 1월 한국행을 결정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어를 배우려 교당을 찾았지만 결국 부족한 나 자신을 메워줄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섰던 것 같아요.” 모자란 ‘나’를 채우기 위한 수행의 방편으로 신앙을 시작했지만 갈수록 남을 위한 제중(중생제도)에의 뜻이 커진다는 푸른 눈의 예비 교무.“한국 말은 알아듣지만 말 마디 마디에 담긴 깊은 뜻인 말귀까지는 아직 서툴다.”며 나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원불교 경전 번역에의 의지를 다진다. “한국인,한국문화와 어울리면 어울릴수록 그냥 한국인이 좋고 한국 문화가 편해져 전생에 한국 사람이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는 그는 어차피 출가한 만큼 원불교 최고의 성직자인 ‘갑종 전무 출신’이 될 수 있도록 거듭 거듭 기도한다고 한다.나의 모든 몸과 마음을 철저하게 바쳐 수행과 대중 교화에 매진한다는 원불교의 모범적인 출가자 ‘갑종 전무 출신’. “파란 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 그 동기니라” 불쑥 찾아왔다 불쑥 떠나는 객에게 정색하고 들려주는 원불교 정전 제1 총서 ‘개교의 동기’편.“아마추어가 아닌 전문가의 식견으로 제대로 된 원불교 교전을 꼭 번역해내겠다.”는 소신이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영광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하일 아브데예프는 ●1974년 옛 소련 첼랴빈스크 출생 ●1995년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 한국어학교서 원불교와 첫 인연 ●1996년 모스크바 국립대 화학과 졸업 ●1998년 원불교 귀의 ●2001년 러시아과학원 석유화학합성연구소 박사학위 ●2001~2005년 트로이스크 레이저정보연구소 연구원,러시아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3권 발간 ●2004~07년 원불교 정전 번역 ●2005년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서 출가 서원 ●2008년 1월 한국 입국 ●현재 전남 영광 영산 선학대학교 3학년 재학
  • 문보령, 첫 드라마 데뷔작서 ‘주제곡’ 부른다

    문보령, 첫 드라마 데뷔작서 ‘주제곡’ 부른다

    신인 문보령(25)이 첫 드라마 데뷔작에서 드라마 주제곡을 부르는 영예를 안았다. 문보령은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KBS 1TV 후속 TV소설 ‘청춘예찬’(극본 최민기·연출 이진서) 제작발표회에서 극중 순결 역과 더불어 드라마 주제곡을 부르게 된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배우로 활약했던 독특한 경력이 좋은 점수를 받게 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연 문보령은 “본래 연기자를 지망하면서 내가 출연하는 작품의 주제곡을 부르는 것이 꿈이었는데 현실이 됐다.”고 감격 어린 소감을 전했다. 극중 문보령의 캐릭터는 순영(유다인 분)의 이란성 동생으로 철없는 사고뭉치 가수 지망생. 아빠를 빼닮은 선머슴아 같은 외모와 출중한 노래 솜씨로 여고생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노래 솜씨가 중요한 배역인 까닭에 문보령은 까다로운 오디션을 거쳐 순결 역을 낙점됐다. 이진서 감독은 문보령을 캐스팅 하는 과정에서 예사롭지 않은 노래 실력을 발견하고 순결 역은 물론 ‘청춘예찬’ 드라마 주제곡을 불러 줄 것을 제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션에서 ‘목포의 눈물’을 구성지게 불러 합격점을 받은 문보령은 “19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맞게 ‘목포의 눈물’을 오디션 곡으로 준비해 오라고 하셨는데 60-70연대 옛날 노래라 배우는데 애를 먹었다.”고 털어 놓으며 “부단한 노력 끝에 오디션에서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다.”고 기쁜 속내를 드러냈다. “특별히 음악을 전공하거나 보컬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 문보령은 “감독님이 순결 역에 딱 맞는 연기자를 찾기 위해 굉장히 많은 사람을 염두해 뒀다고 들었는데 어렵게 맡은 배역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청춘예찬’은 1960년대 후반 전주 시외버스 터미널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시대극으로 유다인, 한여운, 이인, 김동건, 김영준, 문보령, 서신애, 박창익 등이 캐스팅 됐으며 내년 1월 5일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Healthy Life] 의료정보 허와 실 (4) 지방간

    [Healthy Life] 의료정보 허와 실 (4) 지방간

    건강진단을 받으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지방간 경고.건강의 지표로 생각하지만 어떤 문제 때문에 생기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환자는 드물다.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간연구소 김윤준 교수를 만나 지방간의 실체에 대해 상세히 들었다. ●지방간에 걸린 간은 어떤 모양인가? 지방간에 걸리면 정상적인 간보다 약간 딱딱해지고 뾰족한 오른쪽 끝이 뭉툭해지는 형상이 나타난다.이것은 초음파 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확인할 수 있다.하지만 간이 살찐다거나 커진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간에 지방이 침착돼 일부 부어오른 것처럼 보일 뿐이다.색상은 기존 적갈색에서 노란색으로 점차 변하게 된다. ●지방간의 진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눌 수 있다.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을 구분하는 기준은 남성의 경우 하루 알코올 20g(소주 2잔),여성은 알코올 10g(소주 1잔)이다.또 지방이 간 무게의 5~1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 지방간으로 확진하게 된다.간기능 검사를 통해 혈청 아스파라진산염 아미노전이효소(AST)와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혈청 알칼리 포스파테이즈(ALP) 등의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면 지방간이라고 생각하는 환자가 많은데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조직검사가 가장 정확하지만 실제로 이 검사를 받으려는 환자는 많지 않기 때문에 간기능 검사,초음파 검사 등 다양한 검사결과를 종합해 의사가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지방간도 증상이 있나? 지방간이 있는 환자도 대부분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인처럼 보인다.피로감과 전신 권태감 또는 오른쪽 상복부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까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의 양상과 정도가 다양하다.지방간의 증상은 지방의 축적 정도와 축적 기간,다른 질환의 동반 유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방간이 왜 우리 몸에 해롭나? 지방간은 비만,고혈압,인슐린 저항성 등 여러 대사증후군의 한 측면이 될 수 있다.대사증후군 환자의 신체 상태를 점검해보면 지방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즉 성인병이 이미 발병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 알코올성 지방간이 진행돼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극히 드물지만 간암과 간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이런 환자가 술을 많이 마시면 복수(腹水)가 차고 간에 염증이 심하게 나타난다.복수와 염증이 나타날 정도면 지방간을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지방간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지방간이 생기는 원인은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지방간이 명백하게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알코올성 지방간은 특히 과다한 음주가 문제가 된다.앞서 언급한 대로 남성은 하루 소주 2잔,여성이 1잔 이상을 매일 마시면 문제가 된다.남성의 경우 일주일에 몰아서 소주 14잔을 한꺼번에 마시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지방간 환자라면 특히 음주를 경계해야 한다.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고지혈증,약물 복용 등이 주요 원인이 된다.여성은 남성에 비해 술을 많이 마시지 않기 때문에 여성 지방간의 경우 원인의 90% 이상이 비만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지방간이 오나? 그렇다.고칼로리 음식이나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해 생기는 ‘고중성지방혈증’이나 ‘고콜레스테롤혈증’에 지방간이 흔히 동반된다.한국인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편은 아니다.하지만 복부비만이 있는 환자가 많아 안심할 수는 없다.엉덩이나 가슴,팔 등에 쌓이는 피하지방은 해롭지 않지만 내장이나 장간막,간 등에 쌓이는 지방은 매우 해롭다.따라서 지방이 많은 육류를 비롯해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는 최대한 줄여야 한다. ●지방간이 쉽게 생기는 체질이 따로 있나? 매일 과도하게 음주를 하는 사람은 지방간이 쉽게 생기지만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기 쉬운 체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고지혈증,대사증후군,비만,고혈압 등을 가진 환자에게 생기기 쉽다.이런 병은 유전적인 경향도 높아 지방간이 생기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게 상책이다. ●지방간을 약물로도 치료할 수 있나? 의학계에서 몇 가지 약품을 두고 치료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현재 시판되는 약으로 지방간을 치료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다.다만 적절한 체중 감소,금주,당뇨병 및 고지혈증의 치료,운동 등은 지방간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는 식이요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일단 지방간 진단이 내려지면 단순한 안정은 해로우며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일단 간에 축적된 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섭취하는 열량을 줄여야 한다.에너지 부족상태가 되면 이를 보충하기 위해 간 내부의 지방이 분해돼 점진적으로 지방이 제거된다. 다만 양질의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해 줘야 한다.단백질은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지방을 혈액으로 방출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체중 1㎏ 당 1.2g 이상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 좋다.또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동물성 기름은 체지방이 되기 쉽기 때문에 섭취량을 줄이는 대신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지방은 하루 60g 미만으로 섭취해야 지방간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단맛이 나는 식품에는 체지방이 되기 쉬운 과당 등이 많으므로 가능하면 섭취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당질을 위주로 한 식사는 지방간을 일으키기 쉽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상태가 완전히 안정된 이후에 고단백식을 하면서 영양소를 적극적으로 섭취해 체력을 높인다. 글ㆍ사진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살찐 사람도 체중 줄이면 예방… 운동하며 한달 1㎏정도가 적당 비알코올성 지방간 즉 술과 관련이 없는 지방간은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체중을 서서히 감량하면 간의 기능이 좋아지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하지만 일부 비만하지 않은 환자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비만의 기준은 서양과 같이 과거에는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25 미만으로 본다.따라서 지방간을 예방하려면 체중을 줄여 BMI를 2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해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일주일에 1.6㎏ 이상으로 체중을 줄이면 오히려 지방간이 악화되거나 새로 생길 수 있다. 마음이 급한 사람은 체중을 빨리 빼기 위해 수술을 받기도 하는데,이때도 지방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고도비만 환자에게 많이 시행하는 공장·회장우회로술처럼 위장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게 되면 지방간이 쉽게 생긴다.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해 줄여야 하는 체중은 한달에 1㎏ 정도가 적당하다. 일년이면 12㎏이다.한번에,또는 장기적이라도 너무 많은 양을 감량하는 것도 좋지 않으므로 자신의 체중에서 5~10% 정도만 감량해야 한다.체중을 급격하게 감량하다가 체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지방간을 막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운동이다.하루 30분 이상,일주일에 2~3회씩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지방간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지방간이 있는 환자라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 지방간이 사라지고 점차 간기능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물론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지방간 치료 건강기능식품 없다 지방간을 치료한다는 건강기능식품 광고를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실제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가 정답이다. 현재 개발된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된 제품은 없다.오히려 일부 건강기능식품은 전문가의 진단 없이 복용하면 간 기능을 크게 해칠 수도 있다. 다만 몇 가지 식품은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지방간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실제로 비타민,단백질 등이 풍부한 음식은 탄수화물이나 지방 함유 비율이 높은 음식보다 많이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채소류도 좋다. 단백질이 많은 음식은 닭가슴살,생선,콩,두부 등이다.반면 기름기가 많은 돼지고기 껍질 등은 지방간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 강남지역 경찰 도넘은 불법 주정차

    서울 강남지역 경찰 도넘은 불법 주정차

    경찰의 불법 주차가 도(度)를 넘어서고 있다.주차공간이 부족하거나 다소 멀다는 등의 이유로 인도에 버젓이 차를 세우는 예가 허다하다.다세대 주택 등에 거주하는 일반 시민에겐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며 과징금을 물리는 현실에 비춰보면 경찰의 이같은 처신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특히 일부 경찰 지구대는 인도에 아예 주차구역을 임의로 정하거나 관할 구청에 주차선을 그어달라고 부탁하는 식으로 편법 주차를 하고 있다.이 때문에 이 일대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10일 밤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수서경찰서 도곡지구대 주변 인도에는 지구대 소속 순찰차와 경찰관들의 개인 승용차가 즐비하게 서 있었다.직원들의 자가용 앞 유리창에는 A4용지에 ‘이 차는 도곡지구대 차량입니다.’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불법 주정차 단속 공무원에게 ‘같은 식구 차량이니 단속하지 말라.’는 묵언의 신호로 오해를 살 만했다.문제점을 지적하자 경찰들은 그제서야 잘못을 인정하며 인도에서 차를 뺐다. 도곡지구대 관계자는 “주차선은 지난해 12월 강남구에 요청해 그린 것”이라면서 “인도에 주차하는 게 잘못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강남구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도곡지구대의 요청이 있어 유관 기관 협력 차원에서 차량 5대를 주차할 수 있도록 흰색 선을 그려줬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 “시민들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행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송파경찰서 가락지구대·잠실치안센터·방이지구대,서초경찰서 서이지구대·서초지구대,강남경찰서 삼성지구대·압구정지구대 등도 마찬가지였다.지구대 인근 인도에 순찰차와 경찰 직원 차량이 불법 주차돼 있었다.방이지구대는 도곡지구대와 마찬가지로 인도와 차도에 흰색 선으로 주차공간을 만들어놓고 있다.방이지구대 관계자는 “큰 도로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골목길이라서 아무 문제가 없고 구에서도 허락해줬다.”고 말했다.하지만 송파구 자동차관리과 관계자는 “인도에 경찰서 등 관공서의 주정차구역을 허가해준 적이 없다.”면서 “임의로 주차구역을 설정해 차를 주차시켜 놨다면 도로 불법주정차보다 더 큰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구청 단속 관계자들은 경찰차와 경찰 직원 차량의 불법주차를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한 구청 관계자는 “인도에 주차된 공무집행 차나 경찰차,경찰직원 차량도 불법주차 단속 대상”이라면서 “하지만 지구대 앞 인도에 주차돼 있는 차량을 단속하기 위해 출동하면 ‘곧 순찰하러 나갈 것이다.’고 말해 단속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지역 주민인 이모(25)씨는 “며칠전 집 인근의 은행 앞에서 볼일이 있어 잠깐 차를 세워놓는 바람에 벌금을 물었다.”면서 “그 자리에 순찰차와 경찰관 차량도 함께 주차돼 있었는데 내 차만 단속에 걸렸다.”고 말했다. 건국대 법학과 한상희 교수는 “경찰 등 공무원들이 자기들 편의를 위해 법을 위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면서 “우리 사회는 아직 경찰의 권력 남용을 막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내부 감찰과 시민단체 등의 외부 감시 체계가 조화를 이루며 작동해야 경찰의 불법 행위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장유식 변호사는 “경찰의 이같은 무단 주차는 공무원의 재량권 남용”이라면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일수록 준법정신이 더 강조돼야 하고,그것을 벗어났을 때는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스타의 연인’ 첫회 9.5% 시청률 산뜻한 출발

    ‘스타의 연인’ 첫회 9.5% 시청률 산뜻한 출발

    한류스타 최지우와 유지태의 캐스팅으로 방송전부터 화제를 모은 SBS 새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이 9.5%의 시청률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11일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 결과에 따르면 10일 첫 방송된 ‘스타의 연인’은 9.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을 벌인 MBC ‘종합병원2’는 14.7%, KBS 2TV ‘바람의 나라’는 17.2%를 기록했다. 이날 ‘스타의 연인’은 첫 장면부터 석양의 바닷가에서 검은 실루엣으로 떨어지는 풍광을 비춰주며 영화같은 분위기로 시작됐다. 화려한 색감과 은은한 조명, 독특한 카메라 워킹과 다양한 앵글, 빠른 장면 전환의 묘미를 살린 편집 등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을 듣기에 충분했다. 특히 기존의 멜로드라마가 보여줬던 진부한 설정 대신 오수연 작가 특유의 감성멜로가 스토리 라인에 중량감을 실어줬다는 평이다. 잡지사 기자역의 정운택과 기획사 대표역의 성지루 등 조연들의 안정된 연기력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신현준, 공형진, 김지석, 박보영 등 10명의 연기자가 특별출연해 벌인 카메오 열전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이에 제작사 올리브나인의 관계자는 “첫 회부터 시청자 반응이 좋고 앞으로 최지우와 유지태의 러브라인이 본격 전개될 예정이어서 시청률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방송 후 나간뒤 시청자 게시판에는 ‘기대했던 것 이상이다’, ‘영화 같은 드라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등 호평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종현의 나이스 샷] ‘골연’과 ‘MQ’를 아시나요

    골프 하면 그동안 자연에서 볼을 치며 자연감을 만끽하는 자신과의 싸움으로 정의를 내리곤 했다.넥타이를 풀어헤치고 편안한 복장으로 맑은 공기와 바람,싱그러운 햇살을 받으며 날아가는 하얀 공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속에서 찌든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지는 그것이 바로 골프라고 했다. 또 골프만큼 누구에게 제재를 받거나 잘못된 것을 지적받지 않는 스포츠도 없다.결국 스스로 심판이 되어야 하고,스스로 몰입해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운동이다.그렇다면 룰과 에티켓은 반드시 중시되어야 한다.골프를 쳐보면 그 골퍼의 인격과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들 한다.그래서 요즘 골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오가는 언어가 MQ(Moral Quotient)이다.이른바 도덕성지수다.감성지수는 EQ,지능지수는 IQ,그리고 이 외에 직장에서 재미있게 표현하는 ‘잔머리지수’를 ZQ로 부르고 있는 것과 같다. MQ 지수가 높으면 함께 플레이하기 좋은 골퍼,반대로 MQ 지수가 낮으면 꺼려지는 골퍼다.골퍼라면 누구나 MQ가 높은 사람으로 평가 받길 원할 것이고,그렇지 못하다면 한번쯤 반성해야 할 일이다. 여기에 ‘제4의 인연’으로 불리는 ‘골연’도 중요한 사회적 관계로 여겨지고 있다.그동안 한국은 학연과 지연,혈연을 빼놓을 수 없는 인간관계로 평가해 왔다.이 세 가지 인연은 인간 관계를 결속시키기도 하고,국가 발전을 저해하기도 했다.그런데 요즘 이들보다 ‘골연’을 더 중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골연’이다.이른바 골프를 통해 알게 된 인연과 특정 관계다. 사실 골프는 타 스포츠와 달리 비즈니스란 관계 안에서 끈끈하게 운동으로 발전해 왔다.골프가 비즈니스 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우선 자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두 번째는 목욕탕에서 다 벗고 보여줄 수 있다는 투명성에 있다.그리고 세 번째는 상대방의 됨됨이를 알 수 있으며 잘 치고 못 치고를 자연스레 조절할 수 있는 접대 라운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네 번째는 골프가 비즈니스를 더욱 매끄럽게 할 수 있고,짧은 시간이지만 골프라는 매개체를 통해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국내 대학,대학원에 골프와 관련된 최고위 과정 학과가 50개가 넘는 것도 바로 골연과 크게 연관된다.K대학 골프 최고자 과정에서 만난 50명은 뜻을 모아 경기도 용인에 골프장 건설을 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A골프장 회장은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관련 대학원을 찾고 있다는 소문이다. 골프는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면서 발전을 꾀한다.단순히 자연을 즐기는 레저스포츠가 아닌,서로의 인격을 가늠하고 좋은 인연을 통해 유기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MQ와 골연.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일이다.자칫하면 상호 비방과 또 다른 악연으로 번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올해의 여성 CEO’ 대상 선정

    박술녀 박술녀한복 대표와 민은자 드림아이에듀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여성지 Queen 주관 ‘2008 올해의 퀸 시상식’에서 ‘올해의 여성 CEO 대상’을 수상했다.‘2008 올해의 퀸’에는 김옥희 여의도떡방 대표,노혜숙 숙명여대 전 평생교육원장,송경애 투어익스프레스 대표,이신정 페이스라인 치과원장,이영주 패션디자이너,이윤정 쉬즈굿닷컴 대표,정지행 한의학 박사 등이 선정됐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학생부군신위’ 출연 오정해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학생부군신위’ 출연 오정해

    죽은 자의 한을 풀어낸다.산 자의 죄를 어루만진다.켜켜이 쌓였던 업보의 마디마디를 허공에 흩뿌린다.‘북망산천 멀다더니 눈감으니 황천일세,님의 가슴 부여잡고 울어 울어도,뿌리치며 속절없이 떠나가네 ,어쩌면 이렇게도 야속하게 가시나요,부질없는 세상사만 홀로 남겨두고,간다 간다 나를 두고 정든 님 떠나간다∼’ 꽃상여 타고 이승을 떠나는 시아버지를 향해 효성지극한 며느리가 목놓아 부르는 효부곡(孝婦哭)이다.누가,왜 그토록 처절하게 울어댈까? 연기자이자 소리꾼으로 잘 알려진 오정해(38)씨.그는 요즘 자신이 직접 작창(作唱)한 소리와 함께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마당놀이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다.한창 배꼽을 잡고 웃다가도 가슴을 후벼파는 오씨의 효부곡이 나오면 다들 눈물바다를 이룬다. ●내년 뉴욕공연·음반 출시 그의 마당놀이는 연극,영화,판소리,뮤지컬 등에 이어 연기자 생활 15년만에 또 하나의 장르를 허물고 있어 눈길을 끈다.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공연 중인 마당극 ‘학생부군신위-환장하겠네’(1월4일까지)에서 마음씨 착한 만삭의 효부로 등장한다.삶과 죽음의 경계,인연이 끊어짐에 대한 애달픔,그리고 북망산천으로 떠난 이의 죽음을 노래하는 역할을 가슴 ‘찡하게’ 소화해낸다. 오씨는 이번 마당놀이를 시작으로 내년 초에 있을 뉴욕 공연과 음반 출시 등 말 그대로 새로운 ‘예인의 길’을 걷고 있다. 이래저래 궁금증이 생겨 지난 주 오씨를 만났다.장소는 공연장 인근 카페.인터뷰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다.그는 영화 ‘서편제’의 송화로 이미 스타가 된 지 오래이기에 팬들이 잘 모르는 부분은 없을까 고민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는 “감기약을 먹어서인지 좀 취하네요.”라고 인사말을 건넨다.“대사를 까먹으면 어떡하느냐.”고 하자 “공연 시작할 때쯤 깨지 않겠느냐.”며 웃었다.솔직털털한 성격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그의 말은 거침이 없었고 조리가 있었다.“책을 많이 읽어 말을 잘 하느냐.”고 했더니 “책을 끼고 살 정도로 좋아하지만 달변이라는 얘길 안 들을 만큼만 읽고 있다.”고 했다.에구! 대화가 거듭될수록 원숙한 여인의 향기가 양파껍질처럼 벗겨진다고나 할까. 자연스럽게 삶의 주변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됐다.알고 보니 그는 바느질 솜씨가 수준급이다.재봉틀이 애지중지 목록 1호란다.틈만 나면 동대문시장에서 원단을 사다가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하루종일 재봉틀을 껴안고 있는 경우도 많다.그렇게 만든 옷을 입고 외출하면,동료들이 ‘옷이 참,이쁘다.´고 칭찬한다.그러면 얼른 그 자리에서 옷을 벗어줄 정도로 마음이 약하다. ●남편 식당서 자장면 배달도 그의 남편은 두 가지 사업을 한다.하나는 전공(시애틀대학 국제경영학)과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안양에서 퓨전 중식당을 경영한다.오씨는 공연이 없는 날에는 식당에서 자장면 배달도 마다하지 않는다.오는 손님들에게 90도 각도로 머리를 숙여 맞이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럴 때마다 손님들은 ‘오정해 자장면’을 주문한다.오씨가 갖다주는 자장면이 더 맛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갑인 남편과는 친구처럼 지낸다.영화,독서 등 취미도 둘 다 비슷하다.12년 전 뮤지컬 ‘쇼 코미디’에 출연할 때 동료 배우 최정원씨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얼마나 천생연분이었기에 만난 지 4일만에 오씨는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승낙을 했다.그것도 점심시간 국수집에서 말이다.오씨는 거절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앞섰고 얼떨결에 ‘알았다.’고 대답했다.이름 석자도 제대로 모를 때였다.이를 두고 오씨는 ‘기네스북감’이라며 웃는다. ●다도 접하면서 마음의 공간 커져 12살된 아들과는 반드시 존칭어로 대화를 나눈다.이때 두 가지 원칙을 꼭 지킨다.‘공부해라.’와 ‘왜,그걸 안 하느냐?’는 식의 말은 절대 안 한다.대신 ‘해야 되는 이유’를 조근조근 설명해준다.또 인사와 예절의 중요성을 늘 강조한다.남에게 자신을 가장 잘 알리는 첫번째 방법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인사성이 밝은 아이로 귀여움을 받는다. 화제를 바꿨다.마당놀이에서 다루는 ‘죽음’으로 옮겼다. →나이보다 앞선 세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삶과 죽음이란 어떻게 다가오던가요.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죽음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아직은 30대이지만 주변에서 누가 죽었을 때마다 인생을 더 가치있게 살아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죽음이 가까이에 있으면 욕심이 없어집니다.욕심이라는 생각에서 부작용이 생겨나고 그것이 나를 짓누르겠지요.또 욕심에서 무엇을 쥐어본들 얼마나 나에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가장 긍정적인 데서 내 안의 행복을 찾으려고 합니다.” →올해 연예인들 죽음이 많았습니다.왜 그럴까요. “스타라는 사람은 대개 한쪽으로 편향될 수 있습니다.때문에 그걸 잃으면 공허함에 빠지고 맙니다.어린 나이에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모든 것을 군대처럼 움직여야 하고,그러다보니 정서적인 불균형이 생기고 그걸 못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절교육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인터넷이 어느날 갑자기 나왔거든요.이에 대한 폐해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악플을 달지 말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예절교육이 없었습니다.연예인들이 바로 그 첫번째 희생자가 된 것이지요.저 같은 경우는 10년 전 다도(茶道)를 접했습니다.차 한 잔을 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갖고 향기와 꽃,다기의 아름다움을 감상했지요.마음의 그릇이 커지는 것을 느겼습니다.엄마는 엄마의 모습,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는 가장 기초는 엄마가 아니겠습니까.찻잔 앞에 앉아 있을 뿐인데,찻잔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 안의 모습을 자주 끄집어냅니다.요즘 젊은 연예인들도 공허함과 정서적 불균형을 메울 어떤 것을 생각하고,또 자신의 속을 보여줄 친구나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연기자와 소리꾼,어느쪽으로 더 애정을 쏟는지요. “둘 다 최선을 다하는 편입니다.어릴 적에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어요.여섯살 때 고전무용을 배우다가 우연히 국악원에 들어갔고 김소희 선생님의 문하생이 됐지요.1992년 미스 춘향 진 선발 당시 임권택 감독에게 발탁되면서 영화로 데뷔했지요.” →그때 김소희 선생의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영화 서편제 이전에 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서 이원승씨와 함께 연극 ‘하늘천따지’에 출연했지요.김소희 선생님 몰래 했습니다.한 달이 지나 말씀드렸더니 화를 내시면서 반대를 하셨지요.서편제 출연할 때에는 임 감독님이 선생님한테 찾아가 인사드리고 흔쾌히 허락까지 받았습니다.” ●10년 뒤엔 더 성숙해질 것 →내년에는 어떤 계획을 세웠습니까. “지난 10월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한국의 전통소리 공연이 있었지요.그때 저도 출연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귀국하면서 내년 2월쯤 뉴욕 브로드웨이극장에서 공연약속을 하고 왔습니다.한국의 판소리와 미국의 재즈를 접목시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릴 생각입니다.웬만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보다 인기 끌 자신도 있습니다.브로드웨이에 한국전용관이 생길 수 있도록 말입니다.또 내년에는 새로운 곡을 만들어 단독 음반을 꼭 낼 생각입니다.” 그는 현재 원광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논문만 곧 완성하면 이력 하나 더 붙게 된다. 논문 주제는 ‘심청가’라고 한다.올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중간에서 뒤를 돌아보았다면 내년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그런 한해가 될 것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인생이나 연기,소리 등에서) 깊이의 첫단계로 삼을 것입니다.혹 좌절하고 느려지더라도 10년 뒤에 보면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들게 말이죠.”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71년 목포에서 출생했다.여섯살 때 고전무용을 시작하다가 우연히 국악을 배우기 시작했다.이후 인간문화재 김소희 선생의 직계제자가 됐다.‘춘향가´ 이수자인 그는 학창시절부터 국악경연대회나 명창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1992년 미스 춘향 ‘진’으로 선발되면서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 ‘서편제’(1993년)로 데뷔했다.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서울관객 100만 돌파 등 최고의 흥행기록을 한 ‘서편제’로 일약 스타가 된다.이후 태백산맥(1994년),축제(19 96년),천년학(2007년) 등에 출연하면서 이 시대의 연기자이자 소리꾼으로 자리매김했다.최근에는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전통소리 공연을 가져 호평을 받았으며,지금은 마당극 ‘학생신위부군’에 출연하고 있다.중앙대 국악예술학 석사를 거쳐 현재 원광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남편과는 1997년 결혼했으며 슬하게 아들 하나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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