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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세 도우미 조연들 맹활약

    대선이 다가올수록 유세 현장의 분위기도 달아오르면서 여야의 유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후보를 대신해 전국을 누비며 유세를 펼치는 조연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새누리당은 지역·본부별로 유세단을 꾸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K-move 원정대’를 이끌며 선거운동 초반부터 각 대학을 다니며 특강을 이어왔다. 청년본부의 ‘빨간운동화유세단’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게릴라식 유세를 펼치고 있다. 서울시당의 ‘행복드림유세단’은 서울 출신의 박진·원희룡·이혜훈 전 의원 등이 모여 인파가 많은 백화점, 터미널 앞 등에서 유세를 하며 3040 세대 직장인·주부 등을 주로 만나고 있다. 강원도당은 운동원들이 ‘빨간고무장갑유세단’을 선보이기도 했다. 연예인들로 구성된 ‘누리스타’도 현장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가수 설운도, 탤런트 송재호·송기윤, 개그맨 김정렬·황기순·김정렬 등 많은 연예인들이 참여했다. 민주당은 여성 의원 중심으로 모인 ‘구하라유세단’이 여성과 젊은 층을 공략하며 활발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서민경제 및 일자리를 구한다는 뜻의 구하라유세단은 율동패와 함께 움직이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청년위원회에서는 ‘청년불패유세단’이 대학가를 다니며 투표 시간 연장 등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영화배우 명계남씨와 문성근 상임고문의 역할이 크다. 이들은 문 후보가 도착하기 전 연단에 올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바람’을 잡는다. 마치 연극을 하듯 유세를 펼치는 명씨는 짙은 녹색 바지에 노란색 코트, 톡톡 튀는 헤어스타일로도 좌중의 시선을 끈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부겸·박영선 전 공동선대위원장, 도종환 의원 등도 유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주말화제] 오디션의 경제학

    [주말화제] 오디션의 경제학

    “결과는…60초 후에 공개됩니다.”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4’(슈스케4) 진행을 맡은 MC 김성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라면, 자동차 등 온갖 CF(직접 광고)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카메라가 다시 생방송 현장을 비추자 심사위원석의 큰 컵이 모니터에 잡힌다. 컵에는 ‘KB국민카드’라는 글씨(간접 광고)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우승자는 로이킴!” 발표가 나오자 결승전을 보러 온 학생들이(티켓 마케팅) 환호성을 지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디션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디션은 곧 돈”이라고 입을 모은다. 참가자나 심사위원이 몸에 걸치는 의상부터 먹고 마시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오디션의 경제효과는 얼마나 될까. 지난 23일 끝난 ‘슈스케4’ 메인 후원사인 KB국민카드의 경우 가시적인 효과만 170억원으로 추산됐다. 후원사인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직접 광고 효과 40억원, 간접 광고 효과 95억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온라인 광고 효과 30억원, 티켓 판매 등 고객 판촉 효과 5억원이다. KB국민카드 측은 “무형의 브랜드 이미지 홍보 효과와 연계상품 매출 등까지 감안하면 실제 경제효과는 훨씬 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0억원+α’인데 α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KB국민카드는 로이킴의 초상을 활용한 체크카드 출시로도 재미를 봤다. 윤창수 KB국민카드 광고팀장은 “11월 19일 카드 출시 이후 8영업일 만에 3737장이 발급됐다.”고 밝혔다. 오디션은 기획사의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발휘한다. 교보증권 정유석 책임연구원은 지난 27일 내놓은 ‘그녀들이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슈스케 출신으로 구성된 신인 걸그룹 TLC-F(가칭)와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서 발탁된 이하이 등이 YG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 100억원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음반시장도 춤을 춘다. K팝스타 시즌 1에서 3위를 차지한 백아연이 레이첼 야마가타의 ‘비비 유어 러브’를 부르자 이 곡은 방송 직후 대박이 났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야마가타의 최근 내한공연이 매진 사례를 기록했을 정도다. 경제효과가 과장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협찬광고(PPL)는 20~30대에게 효과가 확실히 클 것으로 판단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 홍보 효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장은 “단순히 광고 단가만 따질 게 아니라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기 전후 시청자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경북 ‘100주년 타임캡슐 광장’ 흉물 전락

    경북 ‘100주년 타임캡슐 광장’ 흉물 전락

    경북도 개도(開道)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조성된 타임캡슐 광장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28일 문경시 등에 따르면 도는 1996년 10월 문경읍 문경새재 도립공원 제1관문 일원에 ‘경북 100주면 타임캡슐 광장’을 조성했다. 광장 중앙에는 5형 구조로 특수 제작된 첨성대 모형(직경 1m, 높이 1.5m)의 타임캡슐이, 주변엔 도내 23개 시·군 현황판 등이 설치됐다. 타임캡슐에는 경북 도민의 생활상과 산업, 경제, 교육, 문화, 정치, 행정, 자연, 환경, 경북의 미래 등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문물 100개 품목 475종의 실물이나 축소 모형과 이를 CD롬으로 제작한 영상물이 저장됐다. 경북 탄생 500주년이 되는 2396년 10월 23일 개봉될 예정이다. 도가 이곳에 타임캡슐 광장을 조성한 것은 서울 및 수도권 등 타 지역 관람객 유치가 가능하고 역사적으로 경상감사 부임 시 업무와 직인을 교환하던 장소라는 점이 감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장 조성 이후 관리 부실로 시·군 현황판 등 일부 시설물이 훼손 또는 부식된 채 방치돼 관광객 등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울릉·성주·청도·영양군 등 상당수 시·군 현황판(스테인리스)은 내용을 거의 알아볼 수 없도록 훼손됐다. 또 광장 곳곳에는 담배꽁초와 과일 껍질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관광객 이모(50·고령군 고령읍)씨는 “경북도가 전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문경새재 입구에 타임캡슐 광장을 조성해 놓고 관리를 제대로 안 해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①프랑스 리옹, 안시,샤모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①프랑스 리옹, 안시,샤모니

    France & Italy 알프스와 지중해의 속살을 유영하다 파스텔톤 건물들, 벽돌 깔린 좁다란 골목길, 1년 내내 보수 공사 중인 중세 성당. 유럽의 흔한 마을 풍경이다. 허나 그 안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삶의 결은 가지각색이니, 그 틈 속을 유영하며 각 도시의 매력을 탐닉하는 것이 유럽 여행의 매력일 터. 프랑스의 론알프스, 이탈리아의 파르마와 친퀘테레에서 먹고 마시고 풍경을 만끽하는 여행을 즐겼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France Lyon리옹 프랑스의 풍요로운 식탁을 엿보다 프랑스 동남부 론알프스Rhone Alpes 지역을 여행한다면 파리가 아닌 리옹Lyon을 기점으로 잡는 게 좋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산동네로 가기에 앞서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파리 못지않은 문화유산과 세련미를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TGV를 타고 온 2시간 기차길이 피곤치 않았던 이유도 미식의 나라에서도 으뜸간다는 미식의 도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리옹 파르디외Part Dieu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타고 수백년의 역사를 겹겹이 머금고 있는 역사지구로 향했다. 먼저 가파른 산턱을 오르는 푸니쿨라 열차를 타고 해발 281m 높이의 푸르비에르 언덕으로 향했다. 비잔틴 양식의 탑이 견고히 버티고 있는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은 여느 유럽의 성당이 그러하듯 내부공사가 한창이었다. 성당의 오른쪽에는 론강과 손강이 사이좋게 흐르는 도심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맑은 날이면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까지 보인다고 한다. 언덕 비탈길 중턱에는 4세기 로마극장의 뼈대가 남아 있다. 과거 로마의 식민도시였으며 갈리아 지방의 수도로 명성을 떨친 리옹의 옛 흔적으로 중세시대를 거치며 파괴됐던 극장은 20세기 들어 원형을 복원해 축제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평지에 이르자 수세기 동안 상업도시로 번성했던 리옹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역사지구 골목길이 나타났다. 기뇰 인형극이나 리옹이 낳은 스타 생떽쥐베리와 뤼미에르 형제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것을 포기하고 리옹의 미식을 즐기기 위해 벨르꾸르 광장Place Bellecour 쪽으로 들어섰다. 좁다란 골목은 찬란한 햇볕을 맞으며 리옹의 가정식, 부숑Bouchon을 즐기는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기뇰 인형으로 실내를 꾸민 한 식당에서 한국에서도 친근한 재료로 만든 푸짐한 음식들을 즐겼다. 채소와 계란 반숙, 햄이 어우러진 리옹식 샐러드, 와인과 치즈로 버무린 소곱창, 매콤한 해산물 찜, 소발바닥 무침, 피스타치오가 곁들여진 소시지, 여기에 하우스와인까지. 프랑스 음식은 너무 창의적이어서 도전하기 힘들다는 이방인의 편견은 리옹에서 보기 좋게 무너졌다. 1 리옹은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대표적인 미식 도시다. 가정식 레스토랑을 일컬어 부숑Bouchoun이라 한다 2 푸르비에르 언덕에서 내려다본 리옹의 도심 풍경. 리옹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기뇰Guignol 끈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인형을 조종하는 인형극으로 리옹 곳곳에서 인형을 볼 수 있고, 라 메종 드 기뇰La Maison de Guignol 등에서는 인형극을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다. 부숑Bouchon 리옹의 전통 가정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채소와 소시지, 오리, 돼지고기 등 현지에서 생산된 재료를 활용하며 다소 기름진 것이 특징이다. 리옹관광청 웹사이트에서 부숑을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다. www.en.lyon-france.com ●France Annecy안시 산과 호수가 껴안은정겨운 마을 안시Annecy는 2018년 동계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신 도시다. 그러나 고작 겨울스포츠의 도시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도시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서정적인 도시로 꼽는 안시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안시호수와 알프스 산맥이 조화를 이룬 호젓한 풍경에 더해 중세 건축물과 고요한 운하까지 있어 느긋한 휴식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스키 브랜드 살로몬Salomon,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Millet, 주방기구 테팔Tefal 등이 안시에서 시작됐다 하니 어딘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국경 없는 자본 세계에서 우리는 이런 식의 소통에 익숙해져 있다). 안시에 도착한 것은 태양이 호수 반대편 산봉우리를 붉게 색칠하고, 상점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잠들기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호텔 잠자리가 아닌 ‘잠자리Libellelue’라는 뜻을 지닌 디너크루즈에 탑승하기 위해 항구로 갔다. 안시성을 뒤로하고, 호수 위를 유유히 흐르며 낭만적인 음악과 함께 정찬을 즐기는 크루즈였다. 달콤한 프랑스식 와인 칵테일 키르Kir부터 애피타이저로 나온 달팽이 요리, 대구살과 튀김이 곁들여진 메인코스, 여기에 프랑스 시골동네여서 더 어울리는 흘러간 미국 팝송을 들으며 달빛이 흐르는 호수의 정취를 만끽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구시가지 산책길에 나섰다. 마침 매주 세 번씩 서는 장이 펼쳐졌고, 집에서 만든 소시지와 치즈, 신선한 야채를 가지고 나온 상인들과 장바구니를 들고 모인 주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아침의 선선한 공기에 싱싱한 야채, 과일 냄새, 짭쪼름한 치즈 냄새에 사람 사는 냄새까지 더해진 풍경은 정겹고 따뜻했다. 안시에는 대형 슈퍼마켓도, 유명한 체인 빵집도 없다. 그저 농부들과 상인들이 애정과 자존심을 담아 길러내고 만들어낸 사람 냄새 나는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이 또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북적이는 시장통을 벗어나 안시의 상징 ‘팔레드릴Palais de l’isle’로 향했다. 호수 위에 반영된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이 건물은 12세기 성주의 집이었다가 이후 행정관청, 감옥 등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꾸며진 실내에 들어가 보니 약 10도 정도 기울어진 침상이 있었다. 불과 지난 세기까지 프랑스인들은 심장이 발과 같은 높이에 있으면 죽을까 봐 이렇게 잠을 청했다고 한다. 자는 순간까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습속은 어디 간들 닮아 있는 것이다. 안시를 둘러본 여행자들은 구시가지 건물들과 산과 호수로 어우러진 도시의 풍경이 스위스나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닮았다고 말하곤 한다. 15세기부터 프랑스 혁명때까지 약 3세기 동안 사보이가Saboy家에서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의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으니 당연하다. 3 운하 위에 비친 팔레드릴의 모습이 신비감을 일으킨다 4 이른 아침, 물안개 피어오르는 안시호수 주변의 평화로운 풍경 5, 6 안시에서는 수시로 시내 중심가에 재래시장이 펼쳐진다. 신선한 야채, 가정에서 만든 치즈, 소시지 등을 구입할 수 있다 ▶travie info 사보이Savoy 11세기를 전후해 지금의 프랑스 남동부, 이탈리아 북부, 스위스 제네바 등을 통치했던 왕가. 알프스 이남 지역에서 맹위를 떨쳤다. 디너 크루즈 안시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품위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뉴 종류에 따라 50유로(메인 요리+디저트 혹은 애피타이저)부터 82유로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www.annecy-croisieres.com ●France Charmonix샤모니 산을 동경하는 이들의 궁극의 성지 스쳐가기엔 아까운 도시 리옹과 안시를 거쳐 유럽 최고봉 몽블랑Mont Blanc이 있는 산악마을 샤모니Charmonix로 향하는 길, 기차 속에서 설렘과 기대감은 더욱 높아져 갔다. 샤모니로 가는 관문, 생제르베 레 벵Saint Gervais les Bains 역에서 널찍한 창으로 알프스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지역열차로 갈아탔다.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몸체만한 등산배낭을 멘, 혹은 암벽등반용 로프를 어깨에 짊어진 여행자들이 하나둘 기차에 올라타자 유럽의 지붕으로 향하는 흥분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마치 메카로 몰려가는 비장한 무슬림의 틈에 끼인 이교도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샤모니몽블랑역에 도착하자마자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나는 ‘그저 산이 있기에 오른다는’ 산꾼은 아니기에 몽블랑(4,810m)에서 가장 가까운 봉우리 ‘에귀 뒤 미디Aguille du midi’에 올라가 눈앞에 펼쳐지는 겹겹의 봉우리를 볼 요량이었다. 50명을 빽빽히 채운 케이블카는 순식간에 3,842m 정상으로 치달았다. 전망대에는 어린이부터 휠체어를 탄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 다국적 관광객들이 탄성을 내지르며, 알프스 봉우리와 그 위를 개미떼처럼 오르고 있는 산악인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스위스 쪽의 알프스와 캐나다 로키산맥을 올랐던 경험을 떠올리며 몽블랑을 비교해 보니 풍경 그 자체보다도 빙하 위를 걷는 산꾼들이 많다는 것이 달라 보였다. 정상에 오르니 이 ‘성스러운 산’을 그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휙 보고 내려가기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 왔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핀란드 헬싱키에서 왔다는 30대로 보이는 등산객에게 물었다. “몽블랑은 어떻게 오게 됐지?” “평소에 등산을 좋아했고 몽블랑을 오랫동안 동경해 오다 여름휴가를 이용해 왔지.” “그럼 이제 돌아가는 길인가?” “아니 오늘까지 4주째인데, 일주일 더 있을 계획이야. 몽블랑은 지독한 매력을 가진 산이거든.” 부럽기 그지없는 답이 돌아온다. 나름 ‘아웃도어맨’을 자처하는 나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아쉬움을 무릅쓰고 샤모니 마을로 돌아왔다. 4주 휴가는 없었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몽블랑에서 불어오는 공기를 쬐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샤모니에서 빙하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스키와 같은 거친 아웃도어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길 만한 ‘소프트한’ 아웃도어도 많다. 샤모니 마을을 순회하는 꼬마열차를 타고 관광을 즐기거나 루지,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샤모니 레저파크도 있다. 물론 국내 테마파크나 디즈니랜드 수준을 생각하면 실망할 것이다. 유럽 최고봉 몽블랑을 바라보며 아기자기한 재미를 누린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게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샤모니 몽블랑은 산악 여행자들의 성지다. 다른 여느 알프스 산보다 등산가들이 많은 것은 최고봉 몽블랑이 있기 때문이다 2 한여름에도 설산이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의 샤모니 마을 3 샤모니 몽블랑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 가파른 능선을 타고 몽블랑 꼭대기까지 올라 볼 수도 있다 ▶travie info 아귀 뒤 미디Aguille du midi 케이블카 샤모니에서 아귀 뒤 미디 정상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는 성인 기준 왕복 31.40유로다. 이외에도 해발 1,913m의 몽땅베르Montenvers로 가는 산악열차, 생제르베Saint Gervais에서 출발해 해발 2,372m의 에이글Nid d’Aigle로 향하는 열차, 길이 20km에 달하는 빙하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까지 가는 기차도 있다. www.chamonix.com 취재협조 레일유럽 www.raileurope.co.kr, 시크아울렛 www.chicoutletshopping.com/ko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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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화학물질과장 조은희△정책홍보팀장 전용식△유역총량과장 유승광△수질관리〃 정진섭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 안상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이사관 승진△행정관리담당관 임성영 ■한국도로공사 ◇전보 <팀장>△기획 정광철△성과관리 김선일△정보계획 민경숙△노무후생 윤경종△녹색교통 진규동△건설계획 조남훈△설계기준 곽석환△해외사업 신용석△사업계획 이세홍△인력개발 현병업<건설사업단장>△수도권 주국돈△삼척속초 김정열△음성제천 정민△담양함양 유시영△함양성산 최훈석△울산포항 유병철△안동영덕 이명훈△부산외곽 김완열△냉정부산 김동인△평택시흥 조주기△인천김포 박태영<지사장>△인천 손용민△화성 김동희△이천 이성근△원주 김시환△충주 이석남△진천 서봉영△당진 김희경△부안 강남원△상주 이병웅△영천 김정효△양산 서무원△진주 백해흠<소장>△동서울영업 장성조△제천도로관리 강운△성주도로관리 구남준△창녕도로관리 이용운<관리처장>△경기본부 손진식△강원본부 노승렬△전남본부 이호경<기술처장>△강원본부 이춘주△충청본부 김재형△전북본부 이학구△전남본부 임근용△경북본부 임형택△경남본부 이일원<파견>△ITS-KOREA 김재현◇승진 <팀장>△교통기계 서병진<소장>△서서울영업 신금수△서해대교관리 박홍진△고성도로관리 김성진△보령도로관리 이용양<지사장>△수원 강문식△대관령 조성범△춘천 배상복△강릉 박재은△무주 신동희△논산 김흥태△진안 박정희△광주 이창봉△담양 하태근△구미 봉영채△군위 박양흠△울산 김석출△순천 이두행△구례 조용하<원장>△연수 서경석<파견>△한국도로교통협회 임한무△교육 김장환 정영윤 김동수 배명열 김주연 박종건 ■강원대 △다문화연구소장 한건수 ■한국서부발전 ◇승진△감사실장 임승태△발전운영팀장 김순교△건설총괄〃 김귀태△신규사업개발팀장 김경재<태안발전본부>△경영지원처장 송재섭△제3발전처장 주재영 ■한전KPS ◇실장△감사 최상현△원전수출사업 김수엽△중부전문정비 이재권△원전전문정비 경현수◇처장△인사노무 이진호△경영지원 조기연△서인천사업 이형주△보령사업 김순익△울산사업 조화석△삼천포사업 진욱성◇지점장△서울 이용호△동해 김형배△남제주 이규현△한림 양재필△양양양수 조창영△산청양수 김수석△삼랑진양수 김현재△청송양수 박운남△파주 이찬웅◇사업소장△서천 장익환△호남 김정호△분당 안종근△하동 표청수△제주 김종남△영흥 김종철△여수 한성규△영광제2 김상철△울진제2 공점상△신고리제2시운전 양창은△청평 서동창△화성 이재봉△베마기리 서일영△와르다 유상돈△일리한 손춘호△다하키 김용규△암바토비 신정균◇사업처장△영광 류성근△울진 김용옥△신고리 황인옥◇지사장△서울송변전 신상수△부산송변전 김병곤△대전송변전 김원채△인도 구능모◇원장△인재개발 공수호△원자력연수 김도섭△기술연구 전선한◇센터장△GT정비기술 조진영△신재생대외 김남중
  • 전통신화에 인생 담은 만화 ‘신과 함께’ 완간

    한국 전통 신화와 3년간 동고동락하던 만화가 주호민(31)의 ‘신과 함께 3부-신화편’(왼쪽·애니북스 펴냄) 단행본이 마침내 나왔다. 2010년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된 ‘신과 함께’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였다. 직장인 대상 만화도 아니었는데 30, 40대 남녀 네티즌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1부 저승편(전 3권)은 물론 2부 이승편(전 2권), 3부 신화편(전 3권)까지 고루 사랑받았다. 그 인기를 타고 2010년 1월에 내놓은 1부 저승편은 단행본만 각 권 2만 5000부씩 모두 7만 5000부가 팔렸고 이듬해 나온 이승편도 1만권씩 2만권이 팔렸다. 권당 가격은 1만원이 넘는다. 올해 각종 문학상과 상금을 휩쓴 소설가 정영문이 내놓은 소설 10권을 합쳐도 1만권이 채 팔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화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1부 저승편이 가장 강한 인상을 주었다. 망자가 저승으로 가면서 이승에서 지은 죗값에 따라 벌을 받는 장면이 7단계로 나와 있다. 작가는 물론 대부분의 독자들은 1단계를 넘지 못하고 걸려 넘어질 것이다. 자신이 죄를 짓는지도 모르는 채 열심히 살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다짐하게 됐다. 단순한 권선징악인데 감동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는 것이 독자들의 고백이다. 2부 이승편은 ‘용산 참사’를 배경으로 해 재개발과 강제 이주의 문제점을 가택신을 중심으로 그렸다. 가택신은 집터를 지키는 성주신, 부엌을 가꾸는 조왕신, 화장실을 점령한 측신, 된장·고추장·간장 맛을 관장하는 철융신 등 이제는 낯설어진 전통신들이다. 재개발 지역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를 보호하고 자신의 터를 지키려는 신들의 악전고투가 눈물겹다. 우리 가택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며 고속성장의 뒤안길을 돌아보게 했다. 3부 신화편은 일종의 프리퀄(전편들보다 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이다. 1, 2부의 신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경기, 제주 신화 등을 참고해 일부는 각색하고 일부는 창작했다. 이를테면 대별소별전에서 대별왕이 하늘의 태양을 파괴하는 내용은 모든 백성이 참여하는 것으로 각색했다. 작가는 “영웅보다는 개인의 참여가 중요하고 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참정권 등을 강조하기 위해 넣었다.”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생을 살아봐야 공감할 수 있는 만화를 앞으로도 그리겠다.”고 했다. ‘성인만화가’ 선언이다. 저승편은 영화 ‘광해’를 제작한 리얼라이즈 픽처스에서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내년에 영화로 만들 예정이다. ●고우영 ‘십팔사략’ 컬러판 출간 만화가 고우영(1938~2005)이 그린 ‘십팔사략’(오른쪽·전 10권)이 컬러판으로 새로 나왔다. 중국의 역사를 만화로 축약한 것인데 1990년대 초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된 언어 표현이 돋보인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공공하수도 관리 ‘우수’ 대구시 등 8곳 2억 포상

    전국 시·군을 대상으로 공공하수도 운영 관리 실태 점검, 평가 결과 대구시와 경기 부천시, 충북 제천시, 경북 성주군이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또 경기 안양시, 경북 김천시, 전북 무주군, 강원도 양주군이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환경부는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시상식을 개최하고 이들 지자체에 인증패와 포상금 총 2억원을 지급했다.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대구시는 하수처리시설 유입 수질이 고농도인 121%인데도 방류 수질을 기준 이내로 관리하는 한편 하수 찌꺼기 감량화율을 66.7%까지 낮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하수 처리 인구 20만 이상인 도시 그룹 중에는 부천시가, 하수 처리 인구 5만명 이상 도시 중에는 제천시, 5만명 미만의 군 단위 지자체에서는 성주군이 각각 최우수 지자체로 꼽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安 때리기’로 文 미는 새누리

    새누리당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다만 ‘안철수 때리기’ 방식은 기존 ‘네거티브 공세’에서 벗어나 일종의 ‘무시 전략’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비한 김빼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 후보가 다시 만나 권력을 어떻게 나눠 먹을지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면서 “안 후보가 순수한 마음으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용퇴하지 않으면 순수한 동기를 훼손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는 안 후보를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어떤 양보를 해도 문 후보가 이긴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면서 “야권 단일후보는 문 후보로 정해지는 수순만 남았다고 보고 이에 맞는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철 선대위 부위원장도 “안 후보는 이미 절반쯤 타버린 불쏘시개인데 본인만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렇듯 안 후보를 깎아내리는 데는 최근 여론조사 추이나 야권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문 후보로 단일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에 대한 공략이 단일화 효과를 줄이기 위한 ‘싸움의 기술’인 셈이다. 문 후보가 단일 후보로 확정될 경우 선거 프레임(구도)을 짜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안 후보로의 단일화 가능성을 전면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안 후보에 대한 비판 자체가 안 후보의 강점인 변화·혁신 이미지를 지워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안 후보가 최종 상대로 정해질 경우 정치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을 들어 박근혜 후보의 ‘책임 있는 변화’와 안 후보의 ‘불안한 변화’ 구도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대구경찰청 설용숙 경무과장, 지방 여경 첫 경무관 승진

    대구경찰청 설용숙 경무과장, 지방 여경 첫 경무관 승진

    대구지방경찰청 경무과장 설용숙(53) 총경이 13일 지방청 소속 여성 경찰로서는 처음으로 경무관 승진자로 내정됐다. 경찰청은 이날 설 총경과 박재진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등 총경 12명을 경무관 승진자로 내정했다. 설 과장은 김인옥 전 제주경찰청장, 이금영 경찰청 경무국장에 이어 세 번째 여성 경무관이다. 충북 보은 출신으로 대구대(행정학)와 경북대 대학원(행정학)을 졸업했다. 1977년 순경 공채 28기로 임용돼 경북 성주경찰서장, 대구 남부경찰서장, 대구 수성경찰서장, 대구 북부경찰서장 등을 지냈다. ■경찰청 ◇경무관 승진△여성청소년과장 박재진△강력범죄수사〃 이재열△경호〃 박진우△장비〃 강인철△경찰쇄신추진단 임호선△외사수사과장 김원준<서울지방경찰청>△교통안전과장 허경렬△경무〃 박화진△경비1〃 이상철<대구지방경찰청>△수사과장 김임곤<경기지방경찰청>△화성동부서장 강성채
  • 성은재단 13일 ‘로봇의 신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서’ 포럼 특강

    성은재단 13일 ‘로봇의 신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서’ 포럼 특강

     성은재단(이사장 김성은 경희대 교수)이 주관하고 글로벌리더스포럼이 주최한 제9차 글로벌리더스포럼이 13일 오전 7~9시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성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김종훈 국회의원, 고승덕 전 국회의원,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 등 70여명의 분야별 리더들이 참석했다. 오상록 KIST 로봇기반교육지원단장은 특강에서 “메가트렌드 변화에 따른 로봇 수요의 증가로 미래 로봇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며 다른 기술과의 융합으로 여러가지 형태의 산업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 12월 2일까지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춘향과 심청이 한 인물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눈먼 아비를 봉양하는 효녀 춘향, 철부지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하는 몽룡, 쓸쓸한 중년 변학도, 감초 역할의 방자와 뺑덕네 등을 동원해 인생의 가치를 찾는다. 동서양 악기가 어우러진 풍성한 음악, 다양한 전통 공예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3만 5000~5만원. (02)766-2937. ●연극 ‘채권자’ 12월 2일까지 서울 혜화동 게릴라극장. 구스타프는 전 부인 태클라에게 복수하기 위해 태클라의 현 남편 아돌프를 찾아가 아내를 의심하게 한다. 아내를 향한 의구심을 키운 아돌프는 충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스웨덴 극작가 스트린드베리는 부부의 갈등이 얼마나 잔인하고 위험한 전쟁이 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연희단거리패 오동식이 연출했다. 1만 5000~3만원. (02)763-1268. 국악·무용 ●정가극 ‘영원한 사랑, 이생규장전’ 14~18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조선시대 최초 한문소설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이생규장전’에 담긴 죽음을 초월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정가극으로 만들었다.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디지털 영상기법으로 환상적인 극으로 연출했다. 안현정 이화여대 교수가 작곡, 황의종 부산대 교수가 음악지도와 편곡, 이희준 서강대 교수가 극본을 맡았다. 1만~3만원. (02)580-3300. ●창작무용 ‘그대, 논개여!’ 16~18일 서울 장충동 해오름극장. 의기(義妓) 논개와 그녀가 죽인 왜장이 인간적으로는 서로 끌렸을지 모른다는 허구적 상상에서 출발했다. 윤성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2001년 선보인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를 토대로 장편무용극으로 확장했다. 힘찬 군무가 특징. 2만~7만원. (02)2280-4115. 클래식 ●라 트라비아타 14·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솔오페라단이 이탈리아 포기아시(市)의 움베르토 지오다노극장과 합작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올린다. 19세기 파리 사교계를 무대로 코르티잔(상류사회 남성이 사교계에 동반하는 공인된 정부)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을 그렸다. 3만~20만원. 1544-9373. ●서울시향 비르투오소 시리즈Ⅵ 1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미국의 차세대 지휘자 제임스 개피건이 서울시향을 지휘한다. 2004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개피건은 스위스 최고(最古) 교향악단 루체른심포니의 수석지휘자와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의 수석 객원지휘를 맡고 있다. 인상주의 성향이 짙은 관현악 레퍼토리,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등을 들려준다. 생상스의 첼로협주곡 1번은 중국 첼리스트 왕젠이 함께한다. 1만~6만원. 1588-1210 미술·전시 ●강강훈 개인전 22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주변 인물들을 아주 거대한 화면 크기로, 땀구멍과 솜털까지 세세하게 그려내는 극사실화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작가가 선보이는 신작들이다. 인물화뿐 아니라 이를 반전으로 뒤집어 놓은 작품들까지 함께 선보인다. (02)549-7575. ●김동유 개인전 30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강남. 메릴린 먼로의 얼굴을 모아 박정희의 얼굴을 만드는 등 독특한 이중 얼굴 작업으로 명성을 누려 왔던 작가가 새로운 시리즈 크랙을 선보인다. 전통적인 서양 명화를 자글자글한 주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성과 속을 뒤집는 개념의 연장선상에 있다. (02)519-0800.
  • 편지로 풀어쓴 과학과 인간·정치

    ‘행위자연결망이론’ 주창자인 프랑스의 과학기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쓴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이세진 옮김, 사월의책 펴냄)는 반가운 편지다. 독일의 한 여대생에게 보내는 6통의 편지이다 보니 따뜻하고 친절하다. 독특한 의견을 내놓는 기괴한 프랑스 사람의 느낌이 없다. 그뿐 아니라 ‘우회’ ‘번역’ ‘시험’ ‘코스모그램’ ‘사물들의 의회’ ‘사실물’과 ‘우려물’ 같은 개념이 어떻게 나왔는지, 이 개념들을 발판으로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홍철기 옮김, 갈무리 펴냄)에서 근대와 탈근대를 모두 비판하면서 비(非)근대로 어떻게 치달아 가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원제가 ‘코기타무스’(cogitamus)라는 점이 상징적이다. 근대인의 출발점은 코기토(cogito), “‘나는’ 생각한다”다. 라투르는 그 복수형 표현인 코기타무스, “‘우리’는 생각한다”로 고쳐 말한다. 여기까지라면 과학자와 과학 연구의 객관성 신화를 부인하는 구성주의 입장의 과학사회학과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라투르는 ‘우리는’의 범위를 확 넓혔다. 사람뿐 아니라 각종 실험도구 같은 ‘사물’들은 물론 연구자가 익힌 지식 체계나 익히도록 해 주는 교육 시스템 같은 지식과 제도 같은 요인까지 다 포함시켰다. 이 웬 엉뚱한 소린가 싶은데 라투르는 ‘우회’ 개념으로 돌파해 나간다. 도구, 제도, 지식 모두 출발점에서는 행위자였으나 너무 익숙해지면서 모두 사물화, 추상화됐다고 본다. 그러니까 우회가 우회를 거듭하면서 애초의 모습을 잃어버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라투르에게 과학이란 객관적으로 멀어지는 “해방과 근대화”라기보다 주관적으로 다가오는 “밀착과 생태화”다. 안철수의 입을 통해 유명해진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는 사이버펑크 명언은 이 관점의 전환을 겨냥한 말이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삶 그 자체에 더욱 가까워지기 때문에 과학은 정치의 대상이어야 하고 지난 세월 종교처럼 세속화의 대상이어야 한다. 라투르가 자신의 주장을 ‘정치인식론’ 혹은 ‘과학인문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대선 D-40] 김성주 특별당비 2억원… “청소년 해외진출 지원”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최근 특별당비로 2억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8일 “우리 청년과 청소년들이 좁은 한국을 벗어나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멘토링부터 일자리를 찾는 것까지 돕는 ‘K-무브(move)’ 공약을 위해 쓰도록 사재로 냈다.”면서 “저소득층 아이들이 글로벌 경제 영토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라고 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MCM 등으로 유명한 성주그룹의 회장이다. 김 위원장과 함께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과 서병수 사무총장도 이날 각각 특별당비 5000만원을 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朴, 여성대통령론 앞세워 ‘女心’ 공략

    朴, 여성대통령론 앞세워 ‘女心’ 공략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7일 여성 유권자들을 향한 구애 행보를 이어 갔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으로 유권자들의 눈이 야권에 잔뜩 쏠린 가운데 여성 대통령론을 앞세운 ‘마이웨이’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박 후보의 공개 일정 4개 중 당 행사 2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여성들과의 만남이었다. 박 후보 곁에는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함께했다. 오후 2시 여성유권자연맹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해피바이러스 콘서트’에 참석한 박 후보는 “국가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 인재를 대거 양성하고 정부 요직에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간 영역에서도 여성 고위직 비율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글로벌 시대 여성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늘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흑백 갈등을 무너뜨리고 사회통합에 앞장서는 지도자”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그 자체가 쇄신이고 그것보다 더 큰 대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이 국가 리더십의 중심에 서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정치쇄신이라는 것이다. 이후 박 후보는 서울여대 학생누리관에서 열린 ‘걸 투(Girl Two) 콘서트’에 참석해 여대생들과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여성 대통령론과 관련, 새누리당은 김지하 시인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는 등 일정 부분 효과를 봤다고 평가하고 있다. 당분간 여성 대통령론을 더욱 부각시키면서 야권 단일화 카드에 맞설 계획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시집에 대들고 바람 피우는 역 실컷… 실제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거예요”

    “시집에 대들고 바람 피우는 역 실컷… 실제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거예요”

    #장면 1. 지난 3월 북한산 기슭의 한 사찰. 30대 초반의 여배우가 내림굿 장면을 재연했다. 다리가 풀린 채 손에는 무구(巫具)를 들고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어들 무렵 옆에서 지켜보던 무당이 몸 주위에 향을 피웠다. “나중에 들었는데 주변 잡귀들이 실제 굿판인 줄 알고 ‘접신’하려는 것을 떼어 놓았다고 하더군요. ”(민지영) #장면 2. “‘아내는 외출 중’편을 찍을 때 상대 배우에게 대사가 끝나기 전 야멸차게 따귀를 때리라고 주문했죠. 따귀를 맞은 한그림이 원망스러운 듯 눈물을 펑펑 쏟아내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이 나왔죠. 그날 밤 싸이월드에 올려진 뺨이 퉁퉁 부어오른 그림이 사진을 보면서 ‘난 참 잔인한 놈이구나’ 싶더라고요.”(박기현 PD) KBS 2TV의 장수 드라마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2’가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사랑과 전쟁2’는 동시간대의 ‘위대한 탄생3’(MBC)와 ‘고쇼’(SBS) 등을 제치고 매주 7~8%대의 시청률로 수위를 지키고 있다. 1999~2009년까지 시즌 1을 방영하며 부부 생활 지침서 역할을 했던 드라마는 지난해 11월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제작진에겐 19세 미만 시청 금지라는 ‘성인 드라마’ 딱지가 주홍글씨가 되곤 한다. 결혼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놓고 ‘혼수’ ‘주식 중독’ ‘기러기 아빠’ ‘성형 중독’까지 다양한 얘기를 풀어놓지만 성적인 요소에 치중한다는 비판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간혹 지상파 방송사의 공채 출신인 연기자들을 재연 배우로 오해하곤 한다. ●박기현 “실제 사례 약하게 표현”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사랑과 전쟁2’의 배우 민지영(33)과 한그림(26), 박기현(40) PD를 만났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이 ‘결혼 방정식’에 대한 2040 제작진의 얘기를 들어봤다. →시즌 1부터 간통, 성희롱 등의 성적 요소가 비교적 많아 각인 효과가 생겼다. 시즌 2는 다양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막장’ 드라마란 비판이 나오는데. -박 기본적으로 이야기로 승부를 하다 보니 소재 자체가 세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제 사례들은 드라마보다 더 충격적이라 오히려 순화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민 ‘친절한 미숙씨’편에서 극 중 며느리가 시어머니 밥상을 차려 주지 않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는 시어머니 밥에 락스를 탔다고 하더라. ●민지영 “키스 어색하다고 아빠가 핀잔” →소재는 어디서 얻나. -박 100% 실제 사례다. 카운셀러로 출연한 변호사에게 제공받기도 하고 온라인 카페를 뒤져 찾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직접 제보하는 경우도 있다. -민 이건 얘기하면 안 되는데(웃음), ‘주폭 마누라’편은 작가 어머니 얘기라고 하더라. ‘아들을 위하여’편에선 아들을 위해 신내림을 받은 실제 주인공을 만났다. →결혼도 안 한 처녀들이 극에서 가정 파탄과 이혼을 반복하는 연기를 하는 데 대한 가족들 반응이 궁금하다. -민 2000년 첫 출연 때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 남동생까지 여섯 식구가 앉아 잔뜩 기대하고 TV를 봤다. (내가) 남자와 모텔에 들어가 속옷을 보이는 장면부터 식구들이 하나둘 조용히 방으로 사라지더라(웃음). 결국 상기된 얼굴로 어머니와 단둘이 끝까지 봤다. 요즘은 오히려 아버지가 ‘가짜로 키스하는 게 너무 티 난다’며 진짜처럼 하라고 부추기신다. →시즌 1에서 수십 가정을 파탄 내 ‘국민 불륜녀’라는 별명까지 붙었는데. -민 예전에 길을 걷다 보면 ‘아가씨 왜 그랬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기분 나쁘지 않더라(웃음). 다만 8년 정도 시즌 1에 출연하다 보니 다른 사극에 출연해도 사람들은 늘 ‘사랑과 전쟁’에서의 이미지로만 보더라. 그래서 2008년 잠깐 드라마를 접고 대학로에 돌아가 연극을 했다. 연기의 폭이 좁아진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시즌 2를 시작할 때 출연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팔색조 연기 변신이 최근 화제다. -민 ‘실종’편의 실어증 아내 역을 위해 말더듬이 친구까지 불러내 연구했다. 이렇게 매회 70분 드라마의 주연을 맡으니 연기력도 늘더라. →주량은? ‘주폭 마누라’편의 폭탄주 제조법이 인상적이었다. -민 연기를 하다 맥주 반 캔을 마시고 그대로 뻗은 적도 있다. 촬영 전 후배들이 조언해준 대로 했는데 ‘물레방아주’ ‘충성주’까지 단 한 번에 엔지 없이 완벽히 소화해 나도 놀랐다. ●한그림 “주변에선 결혼 못 할까 걱정들” →한그림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 극중 얄미운 시누이부터 살가운 며느리까지 연기하는데 어느 쪽에 가까운지 도통 모르겠다. -한 집에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해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웃음). 대학 1학년 때 휴학하고 모델 일을 하면서 문화센터에서 요리를 배웠을 정도로 성격이 적극적이다. →연기 혹은 제작을 하며 지켜본 결혼의 실제 모습은. -민 26살 때부터 극 중에서 시어머니께 대들고 바람 피우고 다 해봐서 이제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웃음).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것 같다. -박 ‘반면교사’라 할까. 부부관계가 저렇게 되면 안 된다고 얘기하니 가정을 더 화목하게 만드는 것 같다. 지난해에 결혼했는데 잘 살고 있다(웃음). -한 주변에선 ‘너 결혼 못 할 수도 있다’고 농담하는데 한번 사는 인생에서 결혼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막말戰

    대선 혼전 양상이 심해지면서 후보 캠프에서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논평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지만, ‘사회정치적’인 여성으로서 여권 신장과 양성 평등에 무슨 기여를 했는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박 후보가 제기한 ‘최초의 여성 대통령론’을 겨냥한 것이다. 정성호 당 대변인도 “출산과 보육,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 고민하는 삶을 살지 않았던 박 후보에게 여성성은 없다.”고 가세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성차별적 발상”이라며 반발했다. 김성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야당 후보들을 겨냥해 “박근혜 헌 신의 발치도 따라오지 못하면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야권에서 감히 생물학적으로만 여성이라느니, 인격 모욕 발언을 남발한 것은 그 자체가 수구적이며 역사 퇴보적인 행태”라면서 ”야권은 국민,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4)경북 고령군 우륵로·정정골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4)경북 고령군 우륵로·정정골길

    경북 고령군은 인구 3만 5000여명의 작은 고장이지만 대가야의 고대문화가 창달했고 가야금 문화를 꽃피웠던 역사적 가치를 지닌 지역이다. 고령 시가지와 가까운 대가야박물관과 왕릉전시관 등에서는 아직도 고분 발굴이 진행되고 있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전형적인 역사 유적지인 반면 가야금을 테마로 하는 우륵박물관과 가얏고마을 주변은 소박한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고대 도읍지로서의 웅장함과 가야금 고향의 예술혼이 함께 내려오는 곳이 바로 고령이다. 도로명 주소 사업과 함께 새롭게 탄생한 길 이름들은 이러한 고령의 역사·문화적 유산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령 시가지를 지나 우륵박물관과 정정골, 가얏고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들은 ‘우륵로’와 ‘가야금길’ ‘정정골길’로 각각 명명되며 고령의 예술혼을 길 이름으로 승화하고 있다. ‘우륵로’는 이름 그대로 가야금을 창시한 고령 출신의 악사 우륵에서 유래했다. 기존 지번 주소로 고령군 고령읍 헌문리 229-2번지에서 시작해 고령읍 쾌빈리 488번지를 종점으로 하는 길이 848m의 거리다. 2009년 행정적으로 도로명이 고시되기 이전에도 지역 사람들은 이 거리를 ‘우륵로’라고 불렀다. 특별히 누가 정하지도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부르던 길 이름은 도로명 주소사업이 시작되며 공식적으로 이름을 갖게 됐다. 우륵로의 시작점은 고령군의 중심지이자 고령종합시장이 위치한 중앙공원 네거리다. 고령종합시장에서는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5일장이 열려 합천과 거창, 성주 등에 사는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장을 본다. 중앙공원에는 원래 조선시대에 쾌빈정이라는 정자가 있었고, 일제시대에는 경찰서가 들어서 있었다. 그만큼 이곳은 과거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던 중심지였다. 외부에서 온 손님에게 연회를 베풀었다는 의미의 쾌빈정은 ‘쾌빈리’라는 지역명으로 이어졌고, 우륵로 주변의 도로들에도 ‘쾌빈 1·2·3·4길’라는 이름이 각각 붙여졌다. 우륵로 종점 부근의 야트막한 동산에는 우륵의 영정각과 기념탑이 조성된 공원이 있다. 1977년 건립된 우륵기념탑은 높이 16m로 12현의 가야금을 형상화했다. 과거 고령 아이들은 공원을 놀이터 삼아 노는 것이 일상이었다. 우륵기념탑의 철제 부분에 돌을 던지며 노는 것이 당시 아이들의 흔한 모습이었다. 돌을 맞은 기념탑은 마치 악기가 울리듯이 ‘웅~’ 소리를 냈는데 이 소리가 아이들에게는 재밌게 들렸나 보다. 우륵기념탑은 일종의 거대한 장난감이었던 것이다. 인구가 줄고, 젊은이들이 떠난 고령에서 누가 더 높이 돌을 던졌는지, 누가 던졌을 때 소리가 더 컸는지 내기를 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 됐다. 우륵로를 자동차로 3분여 지나 우륵박물관 길목으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가야금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인근 대가야박물관과 연계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우륵박물관은 전국 유일의 가야금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으로 장구, 아쟁 등 다양한 국악기 자료가 전시돼 있다. 이 때문에 교육적 가치가 높아 학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또 우륵국악연구원이라는 이름의 가야금 공방에는 가야금 연주와 제작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돼 인기가 높다. 이곳에는 가야금 장인 김동환(45) 악기장과 제자 2명이 숙식을 같이하며 명품 가야금을 제작하고 있다. 22가구가 사는 정정골마을을 지나는 ‘정정골길’은 가야금길과 바로 이어지는 길이 802m 의 도로다. 정정골마을도 가야금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우륵이 대가야 가실왕의 명을 받고 가야금을 창제한 곳으로, 그가 가야금을 연주할 때 산골 곳곳으로 ‘정정하게’ 소리가 울렸다는 의미에서 마을 이름이 ‘정정골’이 됐다. ‘하가라도’(下加羅都) ‘달기’(達己) 등 우륵이 작곡한 12곡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정정골에 조성된 가얏고마을은 2007년 행정안전부와 서울신문사가 주관한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공모사업을 통해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 인근 중화저수지에 자연생태학습장을 조성하고 가야금을 주제로 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쌀 생산에 머물던 소득원을 확장했다. 조성 초기에는 지자체의 전시성 사업이 되지 않겠느냐는 편견도 있었지만, 이곳에서 농사 체험과 가야금 연주 체험 등을 즐기는 방문객은 1년에 1만여명이나 될 만큼 고령의 대표적인 소득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가야금과 연관된 도로명은 아니지만 ‘쌍쌍로’라는 재미있는 길 이름도 고령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쌍쌍로는 서로 마주하고 있는 고령 쌍림면과 합천 쌍책면의 경계 길 이름으로, 두 지역명에서 한 글자씩 따온 이름이다. 당초 고령은 ‘쌍림로’로, 합천은 ‘쌍책로’로 각각 이름을 짓겠다고 주장하다 결국 각자 한 글자씩 이름을 내놓기로 했고, 서로 똑같이 ‘쌍’ 자를 제시해 탄생한 도로명이다. 글 사진 고령 안석기자 ccto@seoul.co.kr
  • 朴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장 큰 정치쇄신”

    朴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장 큰 정치쇄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론’을 부각시키며 여성 표심을 겨냥한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근엄한 정치인’이란 기존 이미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부드러움을 무기로 한 여성 리더로서의 장점을 내세워 정책쇄신뿐 아니라 이미지 변신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28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자 정치쇄신”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축사에서 “글로벌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부드러움과 강력한 리더십, 그리고 부패와 권력 다툼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국민만 생각하고 국민과 동행할 수 있는 여성 대통령 시대로 정치 패러다임을 바꾸자.”면서 “영국의 대처,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여성 지도자의 섬세하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당선되면 여성을 정부 요직에 중용하겠다.”며 보육정책 등 여성정책을 국가 정책의 핵심으로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당의 위기를 두 번이나 극복한 자신의 정치 역정을 상기시키며 “지금이야말로 어머니 같은 희생과 강한 여성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도 했다. 앞서 박 후보는 전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성혁명시대 선포식’에서도 “여성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큰 정치쇄신”이라고 언급했다. 역대 남성 대통령이 권력 다툼이나 부패 사건에 휘말려 국민이 바라는 희망을 이루지 못했지만 여성 대통령이라면 교육·보육·학교폭력·전세난·청년실업 등을 보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2회 위드베이비 유모차 걷기대회에서 보육정책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후보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여성’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여성 후보’란 화두는 지지층 확장에 한계가 있고 특히 새누리당 표밭인 영남권에서 보수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당에서 기피해 왔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와 대비할 때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 후보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중앙선대위 인사들이 최근 부쩍 ‘여성 대통령론’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각종 간담회에서 ‘박 후보의 별명은 그레이스 박’이라는 등 여성적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박 후보의 보육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강남 코엑스의 영화관에서 팝콘 판매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는 등 20·30세대 표심잡기에도 힘을 쏟았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창조교육 외치는 朴 “교육기회 불평등 해소해야”

    창조교육 외치는 朴 “교육기회 불평등 해소해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4일 “정부가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창조교육론’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경제적 능력의 차이가 교육기회의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아 교육부터 초·중등 교육까지 정부의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학 등록금 및 학자금 대출 이자 인하를 비롯해 경제적 상황에 따라 상환방식을 다양화하는 ‘맞춤형 등록금제도’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배경과 지역에 상관없이 온 국민에게 교육 기회가 열린 나라가 바로 제가 추구하는 100%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특히 “글로벌 인재의 육성이야말로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면서 자신의 교육구상이 최근 발표한 ‘창조경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의 창조경제에는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개인의 창의성을 활용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취지가 담겼다. 그는 “학생 개개인의 꿈과 끼를 깨워 주는 창조교육으로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도 ‘케이 무브’(K-move)를 주장하며 박 후보의 구상을 뒷받침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 청년들이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걸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매번 강조했던 김 위원장은 “전 세계 양질의 대학에 3인 1조로 대학생 원정대를 만들어 해외에서 공부하도록 하고 매년 2만명씩, 5년간 10만명의 글로벌 용병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골드미스의 리더인 박 후보가 육아 대통령이 돼야 한다.”면서 “여성은 결혼하든 안 하든 본능적으로 모성애를 타고 난다. 확실하게 육아혁명을 일으켜 달라는 게 선대위에 합류한 가장 큰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이날도 빨간 목도리에 빨간 운동화, 배낭을 멘 김 위원장은 “여성혁명을 하자.”면서 “정부가 여성의 육아를 도와주고 남성도 공동으로 육아를 책임지도록 남성 육아휴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法 “친딸 성폭행한 아버지 신상정보공개 말라” 판결 왜?

    청주지법이 친딸을 성폭행한 아버지의 신상정보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재범을 막기 위해 친딸 성폭행범의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박성규)는 24일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2)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착용 10년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우려해 신상정보 공개 고지 명령은 부과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B(43)씨에게도 징역 7년과 전자발찌 착용 7년 등을 선고했지만 신상정보 공개 명령은 하지 않았다. 청주지법이 이런 판단을 내린 이유는 신상정보 공개 명령은 지역 주민으로 하여금 범죄자의 접근을 예측할 수 있게 함으로써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지만 성범죄 전과가 없는 친딸 성폭행범의 경우 불특정 피해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높지 않아 공개 명령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전자발찌 부착만 갖고도 피해자에 대한 재범을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버지에 의한 사건일 경우 피의자 얼굴이 알려지면 피해자를 쉽게 유추할 수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법조계는 청주지법의 판결이 적절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우려한 점에 공감하고 있다. 황성주 변호사는 “친딸 성폭행 범죄는 엽기적인 사건이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럴 경우 성범죄 요지를 간략하게 표기해도 피의자 공개와 동시에 피해자 신분이 노출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원근 변호사는 “성폭행 피의자가 공개되면 이웃들이 피의자의 가족들까지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면서 “성폭행당한 친딸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를 안고 살면서 이웃들에게 외면까지 당할 수 있어 철저하게 보호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성폭행당한 친딸의 나이 등 주변 여건을 감안해 아버지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법원 윤성식 공보판사는 “청주지법의 이번 판결을 계기로 친딸 성폭행 아버지의 신상공개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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