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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덕수궁 앞마당을 빼앗았나

    누가 덕수궁 앞마당을 빼앗았나

    대한문 쌍용차 해고자 분향소 보수단체, 대형스피커 군가 틀고 “시체팔이” 추모객에 욕설 퍼부어 양측 몸싸움에 부상자까지 발생 이틀간 충돌 끝에 분향소 옮겨 “여기서 왜 이래. 청와대 앞으로 가라고.”4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5년 만에 차려지자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보수단체 회원들이 “금속노조가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며 거칠게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경찰이 분향소 주위를 에워쌌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은 막무가내였다. 일부 회원은 분향소 안으로 들어가 훼방을 놓거나 추모객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시체팔이’ 등 모욕적 표현도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추모객과 보수단체 회원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노조원 등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보수단체가 분향소 바로 옆에 세워 둔 차량의 스피커에선 시끄러운 군가가 계속 흘러나왔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대한문은 태극기의 안방이다”고 외쳤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달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주중씨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 3일 대한문 앞에 다시 분향소를 차렸다. 김씨는 끝내 자살을 택한 30번째 해고자다. 하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은 분향소가 설치되자 곧바로 추모객을 위협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폭력적인 방해 행위는 이틀 동안 계속됐다.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광장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대한문은 쌍용차 해고자의 추가적인 죽음을 막게 해 준 의미가 깊은 곳”이라고 호소했다. 쌍용차 노조는 김주중씨의 49제가 열리는 날까지 이곳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노조는 2012년 4월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해 1년가량 운영했다. 당시 중구청은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사유로 분향소를 강제로 철거했다. 충돌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가 1순위로 집회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성향의 집회가 열리면 먼저 신고한 쪽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하지만 경찰은 전날 쌍용차 노조 측에 “1순위 집회에 방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 통보’를 하는 것에 그쳤다. 이날 오후 쌍용차 노조 측이 분향소 위치를 덕수궁 담벼락 쪽으로 옮기면서 조용해지는 듯했지만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박주민 의원이 분향소를 찾으면서 재차 충돌이 발생했다. 보수단체 소속 60대 남성은 조문을 마치고 나온 표 의원의 목덜미를 잡는 등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틀간 폭행, 재물손괴 등 총 7건의 사건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생일에 오픈카 퍼레이드” 107세 할머니의 꿈, 시민들 덕에 이루다

    “생일에 오픈카 퍼레이드” 107세 할머니의 꿈, 시민들 덕에 이루다

    “생일에 오픈카 타고 퍼레이드 한번 해보고 싶어” 미국 오클라호마주(州) 스틸워터에 사는 마이다 루이스 할머니가 마음속에만 간직했던 오랜 꿈이다. 그런데 이 할머니는 최근 107세 생일을 맞이해 많은 사람 덕분에 이 꿈을 이뤄 화제가 되고 있다. 지역 내 한 요양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는 루이스 할머니는 얼마 전 한 직원에게 “생일이 얼마 안 남았는데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위와 같이 답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보호소 직원들은 할머니를 위해 오픈카를 예약하고 시내 중심가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기 위한 준비를 했다. 퍼레이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었기에 보호소 측은 주변 회사에 협조문을 보내 할머니를 위해 퍼레이드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이들이 생각했던 퍼레이드는 기껏해야 수십 명이 모이는 것에 불과했지만, 이후 한 시민이 할머니의 생일에 시내 중심가에서 퍼레이드가 있을 예정이다는 소식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무려 800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석을 약속한 것이었다. 실제로 지난 21일 오후 스틸워터 시내 중심가에는 시민 수백 명이 모였다. 이들은 저마다 루이스 할머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플래카드나 풍선, 꽃 또는 성조기 등을 들고 있었다. 또한 지역 경찰관들 역시 루이스 할머니의 생일 퍼레이드를 위해 경호를 자청했다. 이후 이날 퍼레이드에서 찍힌 사진을 보면 루이스 할머니는 은색 메르세데츠벤츠 컨버터블을 타고 시내 중심가에 나타났고 많은 시민은 그런 할머니에게 환호하며 생일을 축하했다. 이날 퍼레이드에 참여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냈다는 인근 회사 직원 토니 아이비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긍정적인 상황이다. 오늘은 모두가 웃었고 기분 나빠 보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모든 시민이 하나가 된 날이었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도 野도 못 믿어”…태극기 집회, 길을 잃다

    “美도 野도 못 믿어”…태극기 집회, 길을 잃다

    ‘친미반북’ 외쳐 온 보수 단체들 “트럼프 대통령에 배신감 느껴” “회담 한 번으로 평화가 오겠나” 북미 해빙 분위기에 혼란 커져 선거 패배 더해 보수 분열 가능성‘태극기 부대’가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박근혜 석방’과 ‘친미 반북’을 외쳐 온 이들이 6·12 북·미 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를 거치며 신념과 현실의 극단적 부조화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장면은 태극기 부대가 가졌던 기존의 피아(적군과 아군) 식별을 붕괴시켰다. 보수 정치세력의 궤멸로 귀결된 지방선거는 태극기 시위의 동력을 급속도로 약화시켰다. 실제로 17일 예정됐던 북한 규탄 집회가 열리지 않은 사례도 잇따랐다. 보수 집회의 ‘성지’가 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지난 16일에 집회가 열리긴 했지만, 참가자 수는 크게 줄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보수 단체 집회 장소인 대한문, 광화문광장,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최근 만난 시위대는 대부분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모(68·여)씨는 “모두가 ‘북·미 회담 쇼’에 속고 있다”고 단언했다. 박씨는 “북한, 미국, 한국의 집권자들이 자기 정권을 강화하려는 쇼를 펼치고 있다”면서 “굶어 죽으면서 개발한 핵무기를 북한이 정말로 포기할 것으로 믿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북한 주민이) 미국을 철천지원수라고 생각한 세월이 얼마인데 회담 한 번으로 평화가 찾아오겠느냐”라면서 “결국 우리나라만 ‘적화’될까 겁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조모(60대 초반)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자뻘인 김정은과 동등한 위치에서 회담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보고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국익을 위해 철저히 계산된 회담을 한 것일 뿐 미국은 절대 북한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냈다. 반면 이모(76·여)씨는 “한국을 도와준 든든한 동맹국 대통령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려 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제 트럼프를 못 믿겠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수 단체 회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탄생한 지방선거의 결과 역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김모(78)씨는 “선거 결과가 상당히 불쾌하고 의심스럽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석방됐으면 절대로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모(71)씨는 “자유한국당이 공천을 잘못했다. 이게 다 홍준표 대표 책임”이라며 분노했다. 박모(68·여)씨는 “문재인 정권이 신문과 방송을 장악해 태극기 집회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좌파들만 홍보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모(76·여)씨는 “투표용지를 3번 접으라 해서 접었는데 3번 접으면 전자개표기가 읽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면서 “수개표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치관에 혼란이 온 데다 지방선거에서 대패하면서 보수 진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찬반에 따라 보수가 중도 보수와 극우 수구세력으로 명확하게 분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백악관,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공개…문 대통령도 등장

    백악관,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공개…문 대통령도 등장

    미국 백악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6·12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의 실물을 공식 공개했다. 13일(현지시간) 백악관 기념품 판매 사이트를 보면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렸던 12일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념주화의 앞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체적인 옆모습이 각각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마주 보고 있다. 주화 테두리의 하단에는 ‘평화회담’이라는 한글과 영어 단어가 양각으로 새겨졌다. 뒷면은 확 바뀌었다. 백악관 전경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담겼던 애초 디자인이 변형됐다. 백악관 전경 위로 에어포스원 대신 올리브 가지를 물고 날아가는 비둘기 도안이 등장했다.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적어 ‘Historic 역사적인’이라는 문구도 넣었다. 바깥 테두리에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4월 27일 평화 번영과 한반도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는 문구가 적혔다. 안쪽 테두리에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 새로운 희망, 새로운 리더십’이 영문으로 들어갔다. 백악관 기념품 판매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최고지도자가 과거에서 미래를 응시함으로써, 우리는 세계 지도자의 새로운 세대의 부상을 목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화는 첫 기념주화로, 두 번째와 세 번째 기념주화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주화의 지름은 약 5.7㎝, 가격은 49달러(약 5만 3000원)이다. 현재 선주문을 받고 있으며, 배송은 8월 1일 시작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 관측 … 단계적 북·미 수교 가능성

    [6·12 북미 정상회담]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 관측 … 단계적 북·미 수교 가능성

    양국 정상 “새로운 관계” 천명 연락사무소 교류·소통 ‘상징’ 美, 北 비핵화 이행 감시 가능 北, 정상국가 발돋움 효과 커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린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70년 적대관계를 유지해 온 양국이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서명한 공동성명 1항에는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에는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명시되지 않지만 전례로 봤을 때 연락사무소 설치가 첫 단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향후 북한의 비핵화 이행 정도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대사관으로 격상하는 등 북·미 수교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데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못박지 않은 만큼 북·미 수교까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상당히 오래 시간이 걸릴 것”라며 “북·미 수교는 가능한 한 빨리하기를 원하나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워싱턴·평양 간 연락사무소 개설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사무소 설치는 대립과 불신을 이어 온 북한과 미국이 교류와 소통의 채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북·미 간 긴밀한 연락 시스템이 구축되면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의 동력을 이어 나갈 수 있다. 미국은 리비아를 비핵화시켰을 당시 연락사무소를 통해 비핵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 미국은 2004년 6월 리비아에 연락사무소를 먼저 설치한 뒤 2005년 10월 리비아 핵 프로그램 중단을 발표하자 2006년 이를 대사관으로 승격했다. 반면 북한은 미국 등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지향하는 정상국가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27 정상회담에서 개성 지역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합의했다. 2000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대통령과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논의했지만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좌초됐다. 만약 연락사무소가 개설된다면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대사관으로 격상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대사관 설치는 양국 사이 정상적인 국교가 성립됐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 평양에 성조기가, 미국 워싱턴DC에 인공기가 각각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대사관 설치는 의회의 승인를 얻어야 하는 만큼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미 대사관이 없는 국가는 북한과 부탄, 이란 등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평양 문수동 외교공관 단지 등에는 중국, 러시아 등 24개국의 대사관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대사관이 설치된다면 장소는 문수동 일대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을 세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비핵화를 전제로 평양에 미국 대사관 설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의 종착지는 북·미 수교다. 북한의 국가적 숙원 과제인 북·미 수교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 협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식 외교 관계 수립까지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과거 베트남, 중국 등 적대국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했을 때도 4~8년이 걸렸다. 북·미 수교 논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의 마지막 해인 2020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과의 후속 회담을 다음주에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김 의원장)는 여러 번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가 진전될 여지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미 수교로 가는 단계를 밟을 것”이라면서도 “어느 시기에, 어떻게 되는지는 향후 실무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김정은 “모든 것 이겨내고 여기 왔다”… 대결 구도에 종지부

    [6·12 북미 정상회담]김정은 “모든 것 이겨내고 여기 왔다”… 대결 구도에 종지부

    성조기·인공기 배경으로 첫 대면 36분간 단독회담 뒤 발코니 대화 트럼프 “매우 좋아” 金 “판타지 같아” 햄버거 대신 소갈비 등으로 오찬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아주 좋은 대화가 될 것이고 엄청난 성공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영광입니다. 우리는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이고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습니다.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 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미 양국 정상이 12일 오전 9시 10분(한국시간 오전 10시 10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단독회담장에서 모두 발언을 주고받자 긴장감이 감돌던 회담장 분위기가 일순 화기애애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듣자마자 활짝 웃은 뒤 김 위원장에게 손을 내밀었고 ‘엄지 척’을 해 보이며 크게 웃었다. 이날 양국 정상 간의 첫 만남은 국력이나 나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 두 정상이 대등한 관계로 보이도록 배려와 조율이 이뤄진 외교 무대였다. 향후 양국이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여 줬다는 평가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2분쯤 숙소인 시내 샹그릴라호텔을 떠나 회담장인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센토사섬에 도착했을 무렵인 오전 8시 13분쯤에는 김 위원장이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에서 전용 차량을 타고 카펠라호텔로 떠났다. 두 정상의 숙소는 57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회담장 입구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오전 8시 53분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이 먼저 회담장 입구에 도착했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왼팔에 서류철을 들고 오른손에 안경을 벗어 든 채 차에서 내렸다. 이어 8시 59분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 ‘캐딜락원’이 회담장 건물 앞에 도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카펠라호텔로의 출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했음에도 도착은 김 위원장이 먼저 한 셈이다. 이는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배려로 풀이된다. 회담장으로 들어서는 두 정상 모두 역사적 회담의 무게를 느끼는 듯 얼굴에 웃음기가 없었다. 오전 9시 4분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으로 양쪽에서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서서히 걸어 나온 두 정상은 12초간 악수했다. 손을 꽉 잡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보여 준 거친 악수는 아니었다. 이어 두 정상의 기념 촬영이 이어졌다. 뒤편에 성조기 6개와 인공기 6개를 번갈아 배치하는 방식으로 양국의 국기 12개가 세워져 있었다. 촬영을 마친 두 정상은 통역을 뒤로하고 단독회담장으로 향했다.단독회담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상석’을 양보하는 모양새였다.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이 앉거나 걸을 때 그들의 정면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왼쪽이 상석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쪽에 앉았다. 통역 이외 배석자 없이 이뤄진 일대일 단독정상회담은 오전 9시 16분부터 9시 52분까지 약 36분간 진행됐다. 양 정상은 단독정상회담 종료 후 2층 옥외 통로를 따라 확대정상회담 쪽으로 함께 걸어갔다. 도중에 발코니 앞에 서서 담소를 나누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정상회담이 어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매우 좋았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질문에 웃음만 띤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세상 사람들은 이것(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공상과학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 정상은 곧이어 배석자들이 함께하는 확대정상회담에 돌입, 1시간 40분간 진행한 뒤 오전 11시 34분쯤 회담을 종료하고 업무 오찬에 들어갔다. 확대정상회담에는 미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이, 북한 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이날 업무 오찬은 양식과 한식이 어우러진 메뉴로 전채요리, 메인코스, 후식 순으로 제공됐다. 우선 전채요리로는 아보카도 샐러드와 전통적인 새우 칵테일, 꿀 라임 드레싱을 곁들인 망고 및 신선한 문어회, 한국식 오이 요리인 오이선이 나왔고, 이어 레드와인 소스와 찐 브로콜리를 곁들인 소갈비 요리, 바삭바삭한 돼지고기가 들어간 양저우식 볶음밥, 대구조림이 메인 음식이었다. 디저트로는 다크 초콜릿 타르트와 체리 맛 소스를 곁들인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이 나왔다. 한식이 돋보인 오찬 음식에는 북·미 간 화해와 교류라는 정치·외교적 의미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당시 ‘햄버거 대좌’ 발언으로 인해 과연 햄버거가 식탁에 오를지 주목됐으나 결국 메뉴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이날 오후 1시 39분쯤 서명식장의 육중한 문을 열고 함께 나란히 걸어 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대형 원목 테이블 앞에 앉았고 이어 각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건네는 공동성명 서류를 받아들고 1시 42분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중요한 문서에 서명한다”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회담 도중 김 위원장에게 아이패드를 꺼내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외관계를 개선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발전된 북한의 모습을 그린 동영상을 보여 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마무리 시점에 김 위원장에게 보여 줬는데 아주 좋아하는 듯했다”면서 “북한의 높은 미래 수준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향했고, 김 위원장도 이날 저녁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와 중국 전용기 등을 이용해 평양으로 출발했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미정상회담 식탁에 햄버거가 빠진 이유

    북미정상회담 식탁에 햄버거가 빠진 이유

    트럼프 2년 전 “김정은과 국빈만찬 대신 햄버거 먹을 것”2018 북미정상회담에서 정상국가 원수로 존중 대접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전세계의 시선은 이들의 점심 식탁에 쏠렸다. 과연 햄버거가 오를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날 메뉴에 햄버거는 없었다. 대신 전통 한식을 중심으로 양식과 중식을 적절히 섞은 조화로운 코스 요리가 식탁에 올랐다. ☞ 북미정상 동서양 화합의 메뉴 공개…소갈비, 오이선, 대구조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2년 전부터 북미정상회담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햄버거는 왜 메뉴 선정에서 제외됐을까. 이런 의문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맥락을 살펴보면 자연스레 풀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겠다고 한 말은 지난 2016년 6월 15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유세 현장에서 나왔다.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사를 거듭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곳(북한)에 가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김정은이 여기(미국)에 오겠다고 하면 받아들이겠다”면서 “대화한다는 게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건가.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한 반격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북핵 문제를 놓고 대화할 것이며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꼴을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던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에 회의적인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유세에서 김 위원장과의 대화방침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면서도 성대한 국빈만찬은 대접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가 큰 만찬을 베풀었는데도 우리를 비난하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김 위원장에게 국빈만찬을 제공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메뉴가 바로 햄버거다. 그는 “일찍이 본 적 없는 식사를 하겠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겠다. 그리고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과도 만찬 없이 더 좋은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햄버거 비용조차 미국이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김 위원장과 대화는 하겠지만, 그를 다른 나라 정상과 동등하게 대접하지는 않겠다는 게 2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싱가포르 회담장에서 김 위원장을 약 2시간 30분 동안 마주한 트럼프 대통령의 표정과 말투, 행동은 더할 나위 없이 너그러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정상국가의 원수로 깍듯이 대접했다. 김 위원장이 그토록 바랐던 바이기도 하다. 두 정상은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나란히 도열한 로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의지를 담은 정상회담 합의문을 도출했다. 통역사 없이 산책도 즐겼다. 이렇게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두 정상이 햄버거로 ‘야박한’ 끼니를 떼울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기싸움 악수’ 대신 ‘부드러운 악수’

    트럼프·김정은 ‘기싸움 악수’ 대신 ‘부드러운 악수’

    ‘세기의 회담’이 막을 올렸다.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났다. 회담 전부터 두 나라 정상이 어떻게 악수를 할지 관심이 모아졌는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기싸움 악수’ 대신 ‘부드러운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단독 회담을 하기 전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세기의 악수’를 나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돌발적인 악수 자세로 여러 차례 화제가 됐다.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먼저 만났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9초간 이어진 긴 악수에 당황해하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3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아예 악수를 나누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악수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등에 엄지손가락 자국이 하얗게 날 정도로 손을 꽉 잡았다. 이에 비해 김정은 위원장의 악수 스타일은 평범한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에서 그의 악수는 평이했다. 하지만 호옹을 통해 상대와의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포옹을 하지 않았지만 환담장 밖에서, 그리고 환담장 안에서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담장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어 무한한 영광이다. 우리는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고 전혀 의심 없이 굉장한 성공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어렵게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쉬운 길 아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는 말”이라고 동의의 뜻을 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0초간 ‘세기의 악수’…70년 냉전의 벽 허문 미소와 스킨십

    10초간 ‘세기의 악수’…70년 냉전의 벽 허문 미소와 스킨십

    ‘세기의 만남’이 마침내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중립국인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고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 미국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된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으로 양쪽에서 나온 두 정상은 약 10초간 악수과 함께 간단한 담소를 나눴다. 두 정상 모두 활짝 웃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팔을 툭툭 치는 등 특유의 친근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어 두 정상은 통역과 함께 단독 회담장으로 향했다. 회담장으로 이동하면서도 두 정상은 다정하게 대화했다.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가볍게 터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전쟁 정전 후 70년 가까운 적대관계를 이어온 양국의 현직 정상이 최초로 만나 북미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 수 있는 세계사적 사건을 연출한 것이다.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미·소 정상회담에 비견되는 역사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분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출발해 12분 만에 회담장에 도착했다. 서방 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한 김 위원장을 태운 리무진 차량도 이보다 11분 뒤인 오전 8시 12분에 무장한 경호차량 20여 대의 호위를 받으며 하룻밤 머문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출발, 8시 30분에 회담장에 도착했다.긴장된 표정의 김 위원장은 회담 6분 전인 8시 53분 리무진 차량에서 내렸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그는 왼쪽 겨드랑이에 두꺼운 검은핵 서류철을 끼고, 오른손으로는 뿔테 안경을 든 채로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이어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빨간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1분 전인 8시 59분 도착했다. 사진촬영과 모두발언에 이어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인 일대일 담판에 들어갔다. 최초로 마주앉은 두 정상이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놓고 합의에 이르러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수 있을지 지구촌의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 지켜봤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 지켜봤다

    문재인 대통령도 TV로 ‘역사적 만남’을 지켜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면을 시청했다. 특히 두 정상이 성조기와 인공기 앞에서 악수하는 장면에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문 대통령은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국무회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회의를 시작할 때쯤 다같이 생중계를 지켜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오전 10시 김 위원장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 내 회담장으로 입장하는 장면을 TV로 봤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되는 직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입장문을 낼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 회담과 업무 오찬 등을 마치고 한국시각으로 오후 5시에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그에 따라 문 대통령의 입장문은 오후 6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민복 차림으로 서방 외교 데뷔… 리총리와 회담때 여유만만

    인민복 차림으로 서방 외교 데뷔… 리총리와 회담때 여유만만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도착하며서 비핵화 담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특히 김 위원장은 사상 첫 북한 지도자의 서방 외교무대 데뷔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 등에서 여유 있는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인공기를 단 차량을 타고 싱가포르 시내를 질주하는가 하면 리셴룽 총리와의 회담 때 유력 참모들을 배석시킨 채 자신감 있고 자유분방한 몸짓을 보였다. 얼마 전까지 세계에서 고립된 ‘은둔의 지도자’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김 위원장의 의전 차량 및 인민복 복장, 핵심 수행원 등 지난 4월 27일 열렸던 남북 정상회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판문점이 아닌 싱가포르라는 것을 의식한 듯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경호로 외부에 모습을 노출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36분(한국시간 3시 36분)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기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군청색 인민복 차림으로 사각형의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뒤에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의 수행을 받았다. 이어 비비안 발라크리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의 영접을 받은 뒤 VIP 전용 출구로 공항을 빠져나갔다.오후 3시쯤부터 창이공항의 VIP 전용 출구의 바깥 도로로 총 22대의 북 차량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기 중이던 경찰 모터사이클 11대가 앞장섰고 선루프를 열고 행렬을 촬영하는 차량 3∼4대가 뒤를 이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전용 벤츠 리무진이 움직였다. 리무진 전면에는 인공기를 걸었고 뒷좌석 문 중앙에는 금빛으로 된 북 국무위원회 표식이 있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이용한 차량을 항공기를 통해 공수한 것으로 보인다. 차량 행렬의 후미에는 구급차 1대, 경찰 승합차 3대, 순찰차 2대가 뒤따랐다.  싱가포르 경찰은 김 위원장의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이 위치한 ‘탕린 로드’까지 교통을 통제했고, 김 위원장은 약 20~30분 만에 숙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정문 구역을 호텔 이름을 적은 큰 회색 천으로 가렸다. 이 천의 길이가 거의 땅에 닿을 정도여서 차량의 정차 유무 정도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었다. 차량 탑승자의 신원을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한 것으로 이에 따라 차량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다만 차량들이 호텔 로비에 멈춰 서자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방탄경호단’이라는 별명이 붙은 경호원들이 차량에서 뛰어나와 호텔로 달려 들어갔다. 전 세계 기자들이 통제를 받았지만, 북한 기자 2명은 승합차 천장 유리를 열고 방송 카메라로 운집한 취재 인파를 촬영하는 등 자유롭게 활동했다.  해당 호텔의 경비는 ‘요새’라 불릴 정도의 최고 수준으로 강화됐다. 진입로에는 차량검문대가 설치됐고 4대의 경찰차량으로 검문대 주변을 이중으로 봉쇄했다. 시빌 디펜스(Civil Defense·민방위)라는 글씨가 적힌 응급차도 보였다. 대부분의 경찰은 허리에 권총을 차고 있었지만 일부 경찰은 좀더 큰 자동소총을 들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수백명의 경찰이 호텔 주변에 배치됐다. 지난 9일 설치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한 콘크리트 가림벽도 쫙 깔려 있었다. 차량을 이용한 ‘돌발 진입’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였다.  이곳에서 여장을 푼 김 위원장은 오후 6시 25분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리셴룽 총리를 만나기 위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궁을 향했다. 10여분 뒤 둘은 만남을 시작했고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부가 집안일처럼 성심성의껏 제공해 주고 편의를 도모해 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며 최근 승진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참석해 리셴룽 총리에게 거수경례를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비핵화 의제와 관련해 양측이 군사적 긴장 완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회담장에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샹그릴라호텔은 직선 거리로 570m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도 타워 윙에서 트럼프 대통령 숙소인 밸리 윙으로 이어지는 복도식 통로에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고, 최대 1000명을 수용하는 연회장인 아일랜드 볼룸 쪽에도 차단막이 설치됐다. 이곳에서도 정상회담 관련 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또 호텔 측은 밸리 윙 입구와 타워 윙 쪽 국기 게양대에 싱가포르 국기와 나란히 성조기를 게양했다.  호텔 직원은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호텔 전체를 봉쇄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를 것으로 보이는 밸리 윙은 차단되지만 일반인이 묵는 타워 윙은 북·미 정상회담 당일인 12일에도 영업을 한다는 뜻이다. 두 정상의 숙소는 세기의 담판을 가질 센토사섬 ‘카펠라호텔’까지 10㎞ 정도 떨어져 있으며 차량으로 2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씨줄날줄] 싱가포르 김치햄버거/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싱가포르 김치햄버거/황성기 논설위원

    북한과 미국의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햄버거가 등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외교관들은 고개부터 젓는다. 몇 가지 이유를 꼽는다. 첫째, 정상회담이라면 오찬이든 만찬이든 식사를 대접하는 호스트가 있어야 하는데, 제3국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호스트, 게스트 설정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정상회담 일정이 베일에 가려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점심, 저녁을 함께 한다는 계획은 공표되지 않았다. 둘째, 두 정상이 같이 식사를 하고 누군가가 호스트를 하더라도 메뉴를 사전에 정해야 하는데, 북·미 창구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의전·경호를 총괄했던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미국과의 협의를 마치고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가려다 어제 밤 싱가포르로 돌아갔다. 그러나 미국의 카운터파트를 언제 만날지는 불투명하다. 셋째로는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햄버거를 트럼프 대통령이 권하더라도 김 위원장이 덥석 먹기엔 북·미의 신뢰가 너무 약하다는 게 결정적이다. 김치햄버거가 대안이다. 싱가포르의 한 호텔이 재빠르게 개발한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를 오늘부터 15일까지 한정 판매한다고 한다. 닭고기 패티 위에 김치를 얹었고, 미국의 성조기와 북한의 인공기를 꽂았다. 부식으로 프렌치프라이와 김밥을 곁들여 12싱가포르달러(약 9621원)라고 한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 공식 만찬에서 거제도 가자미 구이, 한우 갈비구이, 돌솥밥 등 전통 요리를 먹었는데, 김치는 메뉴에 없었다. 어느 외교관은 “트럼프가 김치를 싫어한다면 김치를 넣은 햄버거 등을 메뉴에 올리기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김치햄버거의 원조는 당연히 한국이다. 국내에 몇 건이 출원돼 특허청에 등록된 상태다. ‘미니 김치햄버거’는 소고기 29.786%, 돼지고지 44.679%에 일반 김치보다 젓갈을 5% 적게 넣어 산성도(PH) 4.7이 되게 숙성시킨 김치로 패티를 만드는 방식이다. 롯데리아가 개발한 ‘김치버거’ 시리즈도 특허 상품이다. 2001년 시판되자마자 하루 6만개가 팔리는 돌풍을 일으키며 진화를 거듭했으나 2016년 아쉽게도 판매를 중지했다. 북·미가 정상회담을 1박2일로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박2일간 오찬, 만찬을 한 번도 같이 하지 않는 것은 외교 관례상 어색하다. 4·27 남북 정상회담 때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만찬에 손님인 북측이 옥류관 냉면을 들고 온 전례가 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한 성격 때문에 ‘(김치)햄버거 오찬’이란 서프라이즈도 점쳐진다. 김치햄버거가 좋겠지만, 트럼프가 순수 햄버거를 고집하면 김 위원장도 평양냉면으로 맞서 볼 일이다. marry04@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출시…“닭고기 패티 위에 김치”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출시…“닭고기 패티 위에 김치”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 ‘트럼프-김정은 햄버거’가 출시된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5성급 호텔인 로열 플라자 온 스카츠는 8일부터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를 내놓는다. 이 햄버거 세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을 기념해 미국과 한국의 요소를 적절히 결합했다. 닭고기 패티 위에 김치를 얹었고, 햄버거를 미국의 성조기와 북한의 인공기로 장식했다. 또한, 감자튀김과 함께 한국 메뉴인 김밥을 특별히 곁들였다. 이 세트와 함께 팔릴 ‘정상회담(Summit) 아이스티’는 전통 미국식 아이스티에 한국의 맛을 더해줄 유자를 가미했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6월 12일을 기념해 ‘정상회담 아이스티’의 가격은 6싱가포르달러(약 4800원),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는 12싱가포르달러(약 9600원)로 책정했다. 8일부터 15일까지 저녁 시간에 판매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혹한의 장진호 전투, 피가 얼어붙어 살아남았다”

    “혹한의 장진호 전투, 피가 얼어붙어 살아남았다”

    “총에 맞아 철철 흐르던 피가 추운 날씨에 바로 얼어붙으면서 자연 지혈이 됐다. 그래서 살아남았다.”한국전쟁 당시 가장 참혹했던 격전지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던 엘리엇 소틸로(83)는 그때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또 다른 참전 군인은 “탄약이 다 떨어지고 차량마저 폭격으로 고장 나자 부상병들이 ‘우리를 버리고 이곳을 떠나라’고 등을 떠밀어 울면서 철수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장진호 전투에서 살아남은 퇴역 군인들로 구성된 ‘장진호 전투 생존자 모임’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주 월요일)를 기념해 27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시에서 31번째 추모 행사를 벌였다. 이번 모임은 장진호 전투 다큐멘터리 관람과 전사자 추모 예배, 보은 만찬 등 1박 2일간 진행됐다. 워트링(85) 지회장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미 전역에 200여명의 동지가 살아 있었으나, 이제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77명만 남았다”고 말했다. 참전 노병들은 선물로 받은 겨울 외투에 새겨진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미정상회담 취소 맞물려 기념주화 가격도 인하

    북미정상회담 취소 맞물려 기념주화 가격도 인하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된 가운데 백악관이 앞서 발행했던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가격을 인하했다.백악관 기념품 판매 사이트를 보면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는 ‘오늘의 상품’으로 지정돼 판매가가 기존 24.95달러(한화 약 2만 7000원)에서 19.95달러(2만 1500원)으로 낮아졌다. 또 상품 설명에는 이 기념주화가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디자인됐지만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제작될 것이라고 나와 있다. 또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으면 환불 요구도 가능하다고 돼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 결과에 상관없이 정치사적으로 독특한 가치가 있기에 대부분 소장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이날 백악관으로는 기념주화 환불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고 백악관 방문객 센터의 한 직원이 전했다.대통령의 국제통신업무를 관할하는 백악관 통신국(WHCA)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주 초 발행한 기념주화에는 각각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주 보는 옆모습의 흉상이 새겨졌다. 앞서 기념주화 발행 소식이 전해졌을 때 현지 언론들은 북미정상회담이 실제로 열리기 훨씬 전부터 기념주화가 나오는 것은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백악관은 기념주화 제작 및 유통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던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팔 “분노의 날” 시위 유혈 충돌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팔 “분노의 날” 시위 유혈 충돌

    미국이 14일(현지시간)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대사관 개관식을 개최했다. 이날은 이스라엘 건국 70주년 기념일이다. 팔레스타인은 격렬한 분노에 휩싸여 전역에서 대규모 반(反)이스라엘 시위 ‘분노의 날’에 돌입했다. 이날 특히 가자지구 시위가 격화하면서 이스라엘군이 실탄을 발사해 최소 52명이 숨지고 1200여명이 다쳤다.●이스라엘 축구단에 트럼프 이름 붙여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대신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예루살렘의 거리에 이스라엘 국기와 나란히 성조기를 내걸었다. 이스라엘의 프로축구 명문팀 ‘베이타르 예루살렘’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기리고자 팀 이름을 ‘베이타르 트럼프 예루살렘’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저녁 이스라엘 외교부에서 전야제를 겸해 열린 연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있다. 우리 국민은 그의 대담한 결정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면서 “예루살렘은 지난 3000년 동안 유대 민족의 수도였고 70년 동안 이스라엘의 수도였다. 영원히 우리의 수도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므누신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 동시에 새 대사관을 개설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면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거듭 강조했다. 개관식은 물리적 충돌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삼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스라엘은 행사장 주변 인근 교통을 차단했고 팔레스타인 접경 지역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주변에 보병 여단 3개 대대를 추가로 배치했다. 미국을 따라 대사관을 옮길 예정인 과테말라, 파라과이를 비롯해 난민 문제 등으로 유럽연합(EU)과 대립 중인 헝가리와 루마니아, 체코 등의 대표단이 개관식에 참석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지역의 대표단은 불참했다.●교통 차단·3개 대대 추가 배치 ‘삼엄’ 국제사회가 이번 문제의 매듭을 풀어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유엔 등 국제기구는 그간 수차례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 예루살렘 수도 주장 등을 비판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했다. 팔레스타인은 외로운 투쟁을 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는 이스라엘, 미국과 함께 반이란 연대 구축을 모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가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에 동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앞서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면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사우디 국영언론은 서방 외신을 인용해 팔레스타인의 반대 시위, 미 대사관 이전 소식을 인용해 보도했고 왕실이나 외무부도 따로 비판 성명을 내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이 분노의 날 시위로 저항을 시작한 가운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미국 대사관 이전에 대해 “모든 아랍인, 아랍 국가에 대한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100만명의 순교자를 이스라엘에 보내겠다”고 경고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미국이 현대판 십자군전쟁을 하겠다는 진짜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 전쟁에서 후퇴와 유화정책은 소용없다”며 미국에 맞서는 성전(지하드)을 촉구했다.이날 가자지구에서는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 북쪽 분리장벽을 돌파하기 위해 타이어를 태워 연기를 피우면서 이스라엘군의 시야를 가리고 분리장벽으로 향했다.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은 실탄을 쐈다. 14세 소년을 포함해 최소 52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지고 1200여명이 다쳤다. 일일 사망자로는 2014년 7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집중 폭격한 이후 최다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사상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루살렘 관광 케이블카 설치 논란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개관식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서예루살렘과 동예루살렘을 잇는 관광 케이블카 설치 프로젝트를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케이블카 설치는 기존의 서예루살렘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점거한 동예루살렘에 대한 관할권까지 강화하는 조치다. 야리브 레빈 이스라엘 관광장관은 “케이블카 프로젝트는 관광객과 방문객들이 통곡의 벽에 더 쉽고 편하게 접근하게 함으로써 예루살렘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트럼프 “특별한 밤… 한반도 비핵화 자랑스러운 업적될 것”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트럼프 “특별한 밤… 한반도 비핵화 자랑스러운 업적될 것”

    트럼프 부부 새벽 2시 45분 마중 “꿈만 같다… 매우 매우 행복” 소감 취재진 200여명 붐벼 관심 반영석방된 미국인 3명이 탑승한 여객기는 예상보다 늦은 10일 오전 2시 45분쯤(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 안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탑승한 여객기는 이보다 앞선 2시 30분쯤 도착했다. 길게는 31개월간 고통의 시간을 보낸 한국계 미국인들의 무사 귀환을 환영하기 위해 두 대의 소방차를 이용해 초대형 성조기를 공중에 펼쳤다. 새벽 시간임에도 200명 이상의 기자들이 앤드루스 기지에 몰려들어 미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공군기지를 향하면서 트위터에 “그들(더이상은 인질이 아닌)을 환영하러 가고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북한에서 풀려난 자국민의 귀환을 현장에서 영접한 것은 매우 드문 케이스로 알려졌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부부는 김동철·김학송·김상덕씨가 탄 여객기로 들어가 먼저 인사를 나눴다. 이후 트위터에 올린 여객기 안의 영상을 보면 이들은 편안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고, 김상덕씨는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할 때 가슴에 손을 얹어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몇 분 후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함께 여객기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귀환자들은 열렬한 환호에 화답하듯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양손엔 승리의 브이(V)를 그려 보였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김동철씨는 “꿈만 같다. 우리는 매우 매우 행복하다”고 한국어로 말했고, 통역이 이를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김씨는 ‘어떤 대우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노동을 많이 했고, 병이 났을 때는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감격 어린 목소리로 “정말로 위대한 이 세 명을 위한 특별한 밤이다. 이 나라에 있는 것을 축하한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이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억류자 석방과 더불어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린 한반도 비핵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곧바로 워싱턴DC의 월터 리드 육군 의료센터로 이송돼 검진을 받았다. 석방된 미국인들이 정보당국을 먼저 면담해야 하는 내부 규정에 따라 이들의 가족 및 지인들은 기지로 마중을 나오지 않았다. 세 사람의 석방은 북·미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현실화한 성과다. 이들을 석방하는 것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사전 석방설도 불거졌다. 이어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이들을 언급하며 “주목하라”라는 트윗을 올리면서 송환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들과 함께 돌아올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어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령’으로 이들의 송환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하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드디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이들은 국무부가 공개한 성명을 통해 “우리를 집에 데려다 준 미국 정부,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과 미 국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도쿄 인근의 주일미군 요코타 공군기지, 알래스카를 거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귀국 장면을 생중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트위터를 통해 앤드루스 공군기지가 이들을 맞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 등을 시시각각으로 올리면서 취재 경쟁을 벌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란 강경파 “핵 활동 착수”… 美·유럽 분열에 미소 짓는 中·러

    이란 강경파 “핵 활동 착수”… 美·유럽 분열에 미소 짓는 中·러

    친서방파 로하니 리더십 큰 상처 “유럽, 절대 보증해야 핵합의 유지” 이란 하메네이, 수정안도 거부 의사 英·佛 “핵합의 수호에 전념할 것” 러, 시리아·리비아 등 영향력 확대 中, CNCP 가스전 개발 반사이익이란의 핵무장부터 미국과 유럽의 동맹 균열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로 국제 정세에 격랑이 일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핵합의 파기가 이스라엘,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위협을 높이고 중동에서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이란에서 강경파가 힘을 얻어 시리아, 예멘 등지에서 이슬람 종파 간 분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합의 성사에 따른 경제 개방을 최대 업적으로 삼았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로하니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이란의 친(親)서방·개방·개혁 세력의 약화도 불가피하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3년 집권한 뒤 핵합의 및 개방 정책으로 전임 보수 정권에서 심각해진 경제난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9일 “핵합의에 참석한 유럽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을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들이 핵합의 유지와 이행을 절대적으로 보증하지 않는다면 계속 우리가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진정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럽 3개국은 그간 핵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란에 재협상을 요구한 만큼 어떠한 핵합의 수정도 거부하겠다는 의미다. 이란의 군부 및 종교계 등 강경·보수 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5년 당시 핵합의에 깊이 관여했던 알리 코람 전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계략에 넘어가 국제 협정을 어겼다”며 “이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강경파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경고했다.강경파가 로하니 대통령을 축출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무함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사악한 미국인들이 핵합의에서 발을 뺀 것을 환영한다. 애초에 믿을 수 없는 합의였고 미국의 파기 전에도 유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란 의회의 보수 정파 의원들도 핵합의 파기 소식이 알려지자 단상에서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국에 항의했다. 이란 강경파는 우라늄 농축을 곧바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아볼파즐 하산 베이지 의원은 “이란은 무능력했다. 이제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을 재개할 것”이라면서 “이슬람 공화국 이란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핵 활동에 나서겠다. 미국과 동맹국에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는 수일 내에 핵활동에 착수하겠다는 이란 강경파의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핵합의를 파기한대도 당장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또 핵합의를 지지하는 유럽과의 무역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잇따라 미국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유럽에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의 엇박자는 비단 이번 이란 핵합의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탈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유보 등 유럽과 함께 추진한 다자 협정들에 제동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압박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전념할 것이며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국영 TV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 없이 핵합의에 남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필요하다면 우리는 어떠한 제약도 없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핵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미소를 띠는 건 러시아다. 러시아는 자국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였던 ‘미국과 유럽의 분열’을 큰 노력 없이 얻어 냈다. 시리아와 리비아 등지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러시아가 미국의 핵합의 파기를 이용해 ‘미국은 언제든 국제 합의를 깰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국가이며 시리아, 리비아가 의지할 만한 국가는 러시아뿐’이라는 식의 선전전을 벌일 수도 있다. 중국에도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CP)는 이란 사우스파르스 해상 가스전 개발에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토탈, 지멘스 등 유럽 기업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우려해 사업에서 손을 떼면 경쟁자가 사라져 CNCP에 유리해진다. 이란의 적성국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재앙적인 이란 핵합의를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버락 오바마’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결정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살인소설’과 선악의 경계

    [유진모의 테마토크] ‘살인소설’과 선악의 경계

    케이퍼 무비와 필름 누아르 등 일부를 제외한 상업영화는 선과 악의 경계가 명료한 대중문화 콘텐츠다. 그런데 최신작 ‘7년의 밤’(추창민 감독)과 ‘살인소설’(김진묵 감독)을 보면 한국 영화가 많이 특이해졌다. 타이틀 롤이 악인 ‘터미네이터’(1984)조차도 결국 터미네이터가 졌지만 한국은 다르다. ‘7년의 밤’은 부자 영제와 빈자 현수가 주인공이다. 현수는 늦은 밤 음주운전을 하다 한 소녀를 치자 병원에 데려가는 게 아니라 질식사시킨 뒤 호수에 유기한다. 소녀의 아버지 영제는 인맥을 동원해 현수가 범인임을 알아채곤 철저하게 복수한다. 기둥 줄거리는 평이하지만 주제의식은 많이 다르다. 영제는 마을의 최고 유력인사인데 집안에선 폭력 가장이다. 견디다 못한 아내는 집을 나가 이혼소송 중이고, 오랫동안 영제의 학대를 받아온 소녀는 그날도 아버지의 폭행을 피해 도망가다 차에 치인 것이었다. 평생 착하게만 살아온 현수가 가해자가, 악독한 영제가 피해자가 돼 고통받는 아이러니! ‘살인소설’은 여당 국회의원인 장인의 지원을 받아 지방선거에서 시장 당선이 유력시되는 경석과 평생 정치인의 거짓말과 부자의 횡포에 당하고만 살아온 서민 순태가 주인공이다. 경석은 불륜의 연인과 별장으로 가던 중 잡견을 치어 죽이고, 그 광경을 목격한 개 주인 순태가 경석을 옥죄어간다. 당연히 경석, 아내, 장인, 불륜의 여인 등이 악인이고 순태가 착한 사람이다. 그런데 스토리는 관객의 상식을 뒤엎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할리우드에서 보듯 영화가 정한 선과 악의 정체성이 명쾌해야 관객 다수의 공감을 사고, 그럼으로써 흥행에 직결된다. 그런데 최근 한국 영화는 왜 이럴까?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지고 가치관과 개념이 붕괴되는 최근 한국 영화의 사조는 한국 특유의 정치·사회적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헌법이 정한 주권을 독재정권이 강탈한 걸 당연시하며 살아온 국민은 지성과 지식인들의 민주화 운동 덕에 20세기 말미에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검·경의 수사 결과 속속 드러난 데서 보듯 지난 두 정권이 정치와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십년 이상 퇴보시키는 동안 다수의 국민은 민주화 운동은커녕 다시 박정희 시절의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었다. 몇 년 새 유독 돌출 행동을 일삼는 ‘태극기-성조기 부대’가 대표적이다. 요즘 우리 국민의 가치관은 매우 복잡한데 극과 극의 양축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극렬하게 부닥치는 양상이다. 정서란 게 다양할 수 있지만 한 사회에선 대체로 패러다임이란 게 있기 마련인데 최근 10년은 좀 다르다. 이토록 국민들 간의 치열한 이념대결이 한국전쟁 이후 있었는지 의아할 정도다. 소설 ‘7년의 밤’은 2011년 출간됐고, ‘살인소설’의 시나리오 초고는 그보다 1년 앞서 나왔다. 이명박 정권 치하에서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던 지식인들은 선과 악의 경계가 애매모호해지고, 어떤 게 올바른 가치관인지 판단 능력과 기준이 불분명해진 사회적 분위기가 안타까웠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살인소설’은 정치 풍자 블랙코미디 내용에 스릴러의 형식이다. 대사와 많은 시퀀스와 플롯에서 정치인과 공직자와 부자의 비열함, 이기주의, 이중성, 부도덕, 부조리 등을 비롯한 범죄행위를 대놓고 헐뜯는다. 정치가와 부자는 전부 가식적이거나 요즘 재벌 2세처럼 안하무인으로 묘사된다. 두 영화의 작가는 박근혜 탄핵을 예상할 수 없었겠지만 국가 위기에 경종을 울리고픈 의지는 강했던 듯하다. ‘택시운전사’와 ‘1987’이 겹쳐진다.
  • 북미, 정상회담 장소 놓고 ‘신경전’... 유력 후보지는 어디?

    북미, 정상회담 장소 놓고 ‘신경전’... 유력 후보지는 어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5곳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최종 회담 장소가 어디로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트 대통령이 북미회담 시점을 ‘6월 초’라고 못 밖으면서, 장소를 들러싼 북미 간의 신경전이 가장 큰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미국과 북한은 후보지의 정치적 의미, 실용성, 효과 극대화 등을 노리며 치열한 ‘밀당’을 벌이는 것으로 관측된다. 장소에 따라 상징성과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회담 후보지로 5곳이 검토된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미국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노(No)”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지금까지의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는 평양, 판문점(또는 제주도), 스위스, 울란바토르(몽골), 스톡홀름(스웨덴) 등이 거론된다. 판문점과 제주도는 애초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회담의 최적의 장소로 거론돼 왔다.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평화의 섬으로 대표되는 제주도 역시 북미 모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북미 첫 회담보다 장소를 제공하는 국가들에게 관심이 쏠리게 하는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한국의 영내인 판문점과 제주도는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또 앞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지인 판문점은, 그 상징성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의 의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북한은 미 측에 평양 개최를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개최지로도 평양을 주장했다. 미국을 100% 신뢰할 수 없는 북한으로서는 평양 이외의 지역을 택하는 것 보다는 내부의 불만과 혼란을 감안하더라도 안방에서 미국을 상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선제압 효과가 크다는 점이 부각된다. 그런 북한에 대해 물밑 협상을 벌여온 미 협상측은 북한에게 “경호상 수백 명의 미국 선발대가 성조기를 매단 캐딜락 수십대를 타고 평양을 누비고 다녀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을 던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대로 미국은 워싱턴 DC를 회담장소로 제안했을 수 도 있다. 세계 ‘보안관’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굴복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미국 방문을 이뤄진다면 자신에 대한 리더쉽에 의문을 표하는 많은 이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양측 모두 상대국을 방문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따라서 양측 입장이 부딧치며 평행선을 달릴 경우 제3국 개최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현재 거론되는 제3의 장소로는 몽골과 스위스, 스웨덴이 거론된다. 몽골은 그나마 북한에서도 가깝고 몽골의 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개혁개방을 역설하기도 해, 북한으로서는 회담 장소로 검토할 수 있는 곳이다. 김정은이 유학을 했고 중립국이기도 한 스위스는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 등 북미 회담에 관심이다. 북한과 오랫동안 신뢰관계를 유지해 온 스웨덴도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서 중재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곳이다. 스웨덴은 미국을 대신해 북한에서 미국인들의 영사업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지난달 17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스웨덴을 방문해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를 만나기도 했다. 양측 간의 면담 내용은 비공개였지만 일각에서는 리 외무상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된 김정은의 메시지를 뢰벤 총리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뢰벤 총리도 이날 낮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웨덴 중재자 역할론’을 거듭 밝혔다. 이 경우 북한의 열악한 항공기 상황을 감안할 때 스웨덴과 스위스에서 전세기를 대여해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위스를 유학한 경험이 있는 김정은으로서도 장소에 대해 미국이 양보를 안할 경우 차악(次惡)으로 스위스나 스웨덴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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